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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독립영화 장기자랑이 개봉했다. ‘막이 오르면 모두가 주인공이 된다는 카피와 슬픔을 넘어서는 세월호 가족 극단의 분투를 담았다 해서 개봉 전부터 올해 나만의 세월호 추모 방법으로 영화 관람을 손꼽아 기다렸다. 영화 개봉 당시 수원에는 상영 극장이 없어 안산까지 가야 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두 시간 남짓 걸렸다. 시내버스에서 바라본 안산에는 검은 상복 차림 시민이 눈에 많이 띄었다. 바로 어제가 추모제였으니 밝은 차림을 하고 노란 리본 하나 없이 영화를 보러 온 내가 송구스러웠다. 극장에 도착했지만, 영화에 대한 마땅한 안내를 찾기 어려웠다. 그 흔한 포스터도 눈에 띄지 않았다. 여기는 안산이지 않은가? 상영관 주변에 추모할 수 있는 뭐라도 있었다면 어떨까? 멀티플렉스 극장의 무신경함에 속이 상했다. 처음에 텅 비어 있던 객석이 드물게라도 채워져서 다행이었다.

     

    출처-4.16 재단 홈페이지

     

    영화 초반에는 세월호 가족극단 노란리본이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연극이나 무대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그저 보통 고등학생을 둔 엄마들이다. 수인, 동수, 예진, 애진, 영만, 순범, 자신의 이름보다 2학년 몇 반 누구 엄마로 더 많이 불리는 이들은 아이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려니 뭐라도 해야 했고, 그것이 연극이었다고 한다. 이번 장기자랑9년 전 그날 아이들이 무사히 제주에 도착했더라면, 수학여행에서 했을 장기자랑 무대를 엄마들이 아이들 대신에 펼쳐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으로 시작됐다.

     

    이 연극이 가장 좋은 점은, 우리 아이들은 제주도에 도착을 못 했지만, 내가 내 아이의 모습으로 볼 수 있더라고요, 아프면서도 좋더라고요

     

    극 중 인터뷰처럼 엄마들은 슬픔을 꾹꾹 녹이며 아프면서도 웃을 수 있는, 평범한 일상 가까이 다가가 보려 애쓰는 그런 사람들이 됐다. 서로 주인공을 맡고 싶은 욕심도 부린다. 아이들도 엄마들처럼 그랬을 것이다. 조금 더 주목받는 배역을 맡으려고 몰래 연습도 하고, 의상도 고르고 했을 것이다. 실제 수학여행을 가던 날 뮤지컬 배우를 꿈꿨던 예진이는 친구에게 장기자랑 때 입을 옷과 모자를 빌렸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예진 엄마 박유신 씨 모습에서 그날 들떴던 예진의 모습이 겹친다. 영화는 아마도 참사 희생자라는 말에 이들 모두를 납작하게 가두지 말고, 저마다 개성과 꿈, 욕심이 있는 살아 숨 쉬었던 개인임을 잊지 말아 달라 당부하는 것 같다.

     

    영화 장기자랑(출처-4.16 재단 홈페이지)

     

    엄마들은 연극을 준비하며 시기 질투도 하고, 의견이 달라 갈등도 빚지만 슬픔에 관한 한 굳은살이 웬만큼 밴 분들 아닌가? 작은 칭찬 한마디에 벼렸던 맘을 풀기도 하고, 속 좁은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 함께할 맘을 먹는다. 오랫동안 인내심 있게 이들을 지켜본 감독의 카메라가 없었다면 표현하기 힘들었을 장면이다.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등 뭐 하나 확실히 되지 않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일지 알면서도, 한 걸음씩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엄마들을 보니 오히려 내가 위로받는 기분이다.

     

    장기자랑’ 1주차 상영관 지도(경기, 충청, 영동권) / (출처-4.16 재단 홈페이지)

     

    상업 영화의 틈 속에서 개봉관을 찾기 어려운 장기자랑과 같은 영화는 보통 공동체 상영을 통해 만나게 된다. 공동체 상영이란 관객이 직접 상영회를 기획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영화를 관람하는 방법이다. 온라인에 검색해 보니 장기자랑공동체 상영을 한 지역이 여럿, 눈에 띈다. 특히 부산 초록영화제 팀은 지난해 내가 활동하며 만났던 팀이어서 반갑다. 독립예술영화 유통 배급 지원센터인 인디그라운드(영화진흥위원회 산하)의 커뮤니티 시네마 지원 사업에 함께 참여했었는데, 아쉽게 올해는 지원 사업이 중단됐는데도 초록영화제 팀이 장기자랑상영회를 연 소식을 접하니, 수원에서도 상영을 추진하고 싶은 조바심이 든다.

    공동체 상영의 백미는 영화 상영을 한 후 영화감독이나 출연자 등과 관객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같은 자리에서 호흡하며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 나누는 대화의 밀도는 어떤 강연이나 토론회와 비교할 수가 없다. 주인공 엄마들이 들려줄 영화 밖 영화 이야기가 궁금한데 접할 기회가 없었다. 공동체 상영이 필요한 이유다.

     

    출처-초록영화제 인스타그램, 관악공동행동 웹페이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지역 영화관은 지역민들의 친교, 대안적 영화 상영, 소수민족의 문화생활 참여특히 지역 노동시장과 지역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를 본 적 있다. (지속 가능한 독립예술영화관을 위한 정책 제안’, <인디그라운드 연속 정책 포럼 2차 자료집> ) 여기서 지역 영화관이란 상업 영화를 상영하는 멀티플렉스가 아니라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을 말한다. 경기도의 경우 부천과 파주에 있다. 경기 남부에는 전용관이 없고 대신 지역 미디어센터가 그 기능을 대신한다. 수원미디어센터는 매달 정기상영회를 열고 관객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한다.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프로그램 가운데는 매주 토요일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누는 영화수다를 진행하는데 대상 영화가 독립예술 영화 외에 상업 영화도 포함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시민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한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수원미디어센터 독립다큐 성덕관객과의 대화 모습

     

    내가 공동체 상영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지난해 실제 공동체 상영을 기획한 경험으로부터 시작됐다. 인디그라운드 지원으로 밀려난 자리란 상영회를 열었는데. 재개발, 재건축 바람에 밀려나는 사람들과 동물권 이야기가 주제였다. 수원도 구도심이 재개발돼 신축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시점이라 더욱 이 주제에 관심이 갔다. 집값, 땅값 등 부동산 서사에 익숙한 우리를 그곳에 살던 사람들, 그곳에 살던 고양이에 시선을 맞춰보라는 영화의 제안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재건축 지역인 둔촌주공아파트에서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를 진행한 활동가

    이인규 작가에게 한 관객이 왜 그토록 둔촌주공아파트를 떠나지 못하는지 물었다. “내가 사랑하는 공간이, 추억이 서린 곳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게 너무 슬펐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답변을 통해, 사적 욕망이 공공의 사유로 확장되는 사례를 알게 되었다.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지 않았다면 애써 생각하지 않았을 대목이다.

     

    독립영화 불시착 in 수원-‘밀려난 자리이인규 작가와의 대화 모습 / 출처-시민기획단 나침반

     

    영화 장기자랑에서 패션모델을 꿈꿨던 순범이 엄마 최지영 씨는 참사 이후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다. 그 이유를 영화에서 이렇게 밝힌다.

     

    왜 그래야 했는지 알아야 하니까 멈출 수 없고 몸으로라도 표현할 수밖에 없어서라고

    이 절실한 마음을 함께 나눌 장기자랑공동체 상영이 수원에서도 이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기자랑은 순식간에, 극장에서 사라졌다. 대신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에서 유료로 볼 수 있다. 혼자보다는 함께 이야기 나눌 부분이 많기에, 공동체 상영은 여전히 유효하다.

     
    공공의 사유, 공동체 상영에 대하여
    다름

    조회수 935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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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기후위기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보셨나요?

     

    기후위기 시대에서 누군가에게 은 안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장 위험한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폭염과 한파로 인한 온열·한랭질환 환자가 제일 많이 발생한 실내 공간이 이었으며, 작년 8월 기록적 폭우로 반지하 주택에 살던 주민이 세상을 떠난 참사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기후위기는 주거권의 위기로 다가왔지만 기후위기와 주거권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미비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다산인권센터(이하 다산)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이하 센터) 함께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의 문제를 살펴보고자 기후위기와 주거권이라는 주제로 지역실태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준비해서 5월에 지역실태조사에 참여할 시민조사단을 모집하였고, 인터뷰에 참여할 수원지역주민을 추천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실태조사 준비를 위한 시민조사단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기후위기와 주거권 실태조사의 출발을 알리는 시민조사단교육현장의 분위기를 전해봅니다.

     

     

    시민조사단 교육의 시작은 빈곤사회연대 이원호 집행위원장님의 주거빈곤가구 실태를 중심으로 한 기후위기와 주거권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주셨습니다.

     

    카피바라1)가 노르델타를 점령했다 로 교육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카피바라가 점령한 노르델타는 부자들을 위한 계획도시로 자신들만의 게이티드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기존 마을과 노르델타 사이에는 3m 높이의 장벽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게이티드 커뮤니티는 주거공간의 독점과 양극화를 보여주었습니다. 대한민국도 ‘THE PALACE73’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바칩니다라는 광고와 같이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1) 카피바라'는 남아메리카의 파라과이와 브라질 남부에 사는 설치류 동물이다. 노르델타가 지어진 파라나강 습지는 '카피바라'의 서식지였다. 그러다 보니 노르델타가 지어진 이후 '카피바라'가 도시에 출몰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 모습을 본 몇몇 이들이 카피바라를 '계급 투쟁 선봉장'으로 묘사하며 이슈가 되었다.

     

    카피바라를 통한 주거의 불평등의 교육 이후 기후위기와 주거권의 관계에 대해 교육이 진행 되었습니다. 기후 재난 상황에서 주거권을 보장받고 있지 못한 취약계층에게 집은 흉기가 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로 쪽방촌의 여름 내부 표면 온도가 60도가 넘는 사진과 겨울철 얼음계단이 된 동자동 쪽방건물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작년 8월 폭우 참사 당시 살아남은 근처 주민의 인터뷰 내용2)을 공유해 주었습니다.

    2) 반지하에서 10년을 거주하시면서 침수 피해가 자주 발생해서 잠들기 전에 누전차단기를 미리 내리고 혹시 몰라 문을 열고 잤었다. 그래서 참사 당일 탈출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와 주거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정책과제를 공유하고 면접조사 시 유의사항을 안내하며 이원호 집행위원장님의 교육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기후위기와 주거권에 대한 처음 하는 실태조사입니다. 모두들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원호 집행위원장님의 마지막 말 때문이었을까요. 교육이 끝난 이후 다산의 찐 활동가에 시민조사단의 역할과 설문지에 대한 설명이 진행되었는데, 시민조사단 의 눈빛이 열정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시민조사단 교육을 시작으로 6월부터 35명의 수원시민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가 진행합니다. 기초설문과 함께 심층인터뷰를 통해 실제 기후위기를 겪은 상황, 그리고 필요한 정책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 대안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시민조사단과 활동가 사이의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더 나은 연구와 인터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민조사단과 활동가들이 함께 21조로 움직이는 만큼 서로에게 힘이 되는 과정이 되길 바래봅니다.

     

    시민조사단의 일은 인터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6월부터 7월까지 진행되는 인터뷰가 끝난 이후 평가회를 통해 실태조사 중 느꼈던 소감을 나누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10월 중 도민들과 함께 공론화할 수 있는 포럼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제안된 정책은 시민조사단과 활동가들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해 경기도와 시군에 적극 제안하려고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폭염, 폭우와 싸우며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을 시민조사단과 다산 활동가, 센터 활동가들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부탁드립니다.

     

    [현장스케치]기후위기와 주거권, 시민이 조사하다.
    라이언

    조회수 932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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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이?>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출연자 송지효가 젊은이라는 이야기로 웃음을 안겼습니다. 평균나이 42세가 넘어가는 출연진들 사이에서 우리 젊은이들끼리 회식하자.’는 내용에서 비롯된 단어 선택이었는데요. ‘젊은이’, 과연 우리는 누구를 젊은이라고 할까요?

     

    출처: 유튜브_2023. 2. 13. #Runningman #런닝맨#예능맛ZIP런닝 MT 2.zip 런닝맨 / 예능맛ZIP / RunningMan

     

     

    <세상을 바꾸는 젊은이, 청년>

     

    젊은이의 사전적 의미는 나이가 젊은 사람을 칭하는데요. 우리말 가운데, 어린이젊은이어른의 구분으로 알 수 있듯이 사회계층의 하나로 젊은이란 개념을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근대 초기에는 소년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이때 소년은 20세 미만의 학생 신분을 갖는 사회계층을 가리키는 것이고, 이보다 높은 연령층을 일컫는 말이 젊은이인데요. 이는 일반적으로 1830세 전후의 연령층을 의미합니다. 1920년대에 청년단체 가운데 젊은이 모듬이란 명칭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곧 靑年會를 순우리말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출처: pixabay

     

    역사적으로 젊은이들은 세상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주도했었는데요. 3·1운동, 4·19의거, 광주와 부마의 민주항쟁, 6·10 민주화운동 등 수많은 독립운동 속에서 젊은이들은 앞장섰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로 촛불을 들은 이도, 세월호 참사 때 촛불을 들고 단상에 오른 이들도 모두 젊은 청년들이 이끌었습니다.

     

     

    <‘청년 삶 실태조사의 시작>

     

    지금을 사는 젊은이, 청년의 삶은 어떨까요?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가 드디어 나왔는데요! 이 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청년기본법 때문입니다. 청년기본법은 2022218일부터 시행된 법안이며, 청년기본법 제11조에 따라 청년의 실태를 조사하여 청년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조사 결과를 공표해야 합니다. 조사는 청년기본법에 따라 2년마다 실시하는데, 이번 조사 결과는 바로 첫 번째 조사 결과입니다.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는 20227월부터 8월까지 만 19~34세의 청년 가구원을 대상으로 시행했는데요. 목표 표본은 15,000가구였으나 최종 분석에는 14,966가구, 14,966명의 청년의 응답이 활용되었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청년에 대한 일반사항, 주거, 건강, 교육·훈련, 노동, 관계·참여, 사회인식·미래설계, 경제 등 8개 분야, 200개 항목에 이르는 정부 최초 청년 삶 전반에 대한 조사로 정부의 공식 청년통계로 자리 잡게 된다고 합니다. 청년 정책을 개선, 발전시키는 중요한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하니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청년 삶 실태조사 주요 결과>

     

    우리나라 청년가구 중, 청년이 가구주인 가구는 43%, 부모 등에 속해 있는 청년이 가구원으로 있는 비청년 가구주 가구는 57%의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교육수준은 대졸이 61.4%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대학재학이 24%, 고졸이 14.6%을 차지하였습니다.

     

    출처: 청년포털_[보도자료] 2022년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 발표

     

    조사 결과 중, 주거 부분을 살펴보면 청년 중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은 57.5%로 남자(59.7%)가 여자(54.9%)보다 조금 높게 나타났으며,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이 비수도권보다 부모와 동거하는 수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출처: 청년포털_[보도자료] 2022년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 발표

     

    부모에게 독립하려는 구체적 계획은 67.7%가 없다고 응답하였는데요. 그 이유는 생활비 절약이 56.6%로 가장 높은 응답을 차지했습니다.

     

    청년이 가진 현재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 구조는 어떨까요? 삶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점수(0~10)로 삶의 만족도를 조사해보니, 6.7점이 나왔습니다. 국민 전체 삶의 만족도 5.9(’19~’21 평균, 통계청, 국민 삶의 질 2022)보다는 높게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행복감 6.9, 자유로운 선택 6.9, 사회에 대한 신뢰는 5.2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청년포털_[보도자료] 2022년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 발표

     

     

    경제 항목에서는 청년이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고 사회활동을 하는 데 영향을 주는 기본 사항들을 조사하였는데요. 생활비, 소득, 재산, 부채 등이 해당합니다. 생활비는 가구 단위로 묻되, 소득과 부채 등은 가구와 개인 단위로 조사하여 청년의 경제적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자세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청년이 속한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303만 원, 지출항목으로는 식료품비(96만 원), 연금보험료(32만 원), 교통비(27만 원), 교육비(24만 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 1인 가구의 경우를 살펴보면, 월평균 생활비는 161만 원, 지출항목은 식료품비(48만 원), 주거비(22만 원), 연금보험료(13만 원), 교통비(12만 원) 순입니다.

     

    출처: 청년포털_[보도자료] 2022년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러한 조사 결과들을 청년 삶의 현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청년 정책의 방향에 대해 논의할 때 사용되는 자료로 앞으로 꾸준히 조사하여 연구자료이자 정책자료로서 시계열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대한 연구보고서와 데이터 전체는 아직 공개 전인데요! 통계청의 품질점검을 거친 뒤, 각각 정책연구관리시스템 PRISM (https://www.prism.go.kr/homepage/)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https://kosis.kr/index/index.do), 마이크로데이터 통합서비스(https://mdis.kostat.go.kr/index.do)에 상반기 중 공개될 예정이니 참고해주세요.

    보도자료 보러가기

     

     

    <필요한 정보를 모아놓은 청년포털>

     

    청년을 조사한 결과가 활용되는 곳, 바로 청년정책! 어떤 정책이 있을까요? 질문에 대한 답은 청년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청년을 위한 맞춤 정보를 제공하고 청년들의 참여와 소통을 위한 창구기능을 하는 곳입니다.

     

    출처청년포털

     

    정책 이름과 내용, 유형, 지역으로 상세 검색하여 원하는 청년 정책을 바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취업지원, 창업지원, 주거와 금융까지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출처: 청년포털_청년정책

     

    청년포털 바로가기

     

    지역별로 진행하고 있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한 눈에 보고 싶으시다고요? 그렇다면 광역청년플랫폼으로 방문해주세요. 16개의 지역별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에 바로 연결이 되는데요! 경기도에 대해 궁금하다면 경기청년포털을 클릭해주세요.

     

    출처: 청년포털_광역청년플랫폼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공동체와 참여기구 소개부터 청년에 대한 최신정보인 일자리, 자기개발, 주거, 법률, 정책정보 등청년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경기청년 마음상담소까지 청년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정보들을 모아서 제공하고 있으니 방문해서 필요한 정보를 알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젊은이, 바로 청년은 세상의 많은 변화를 이끈 존재였습니다. 청년이 건강하고 안전하다면 세상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사는 곳이 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청년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경기청년포털 바로가기

     

    <참고자료>

    청년의 역사적 등장

    http://contents.history.go.kr/mobile/nh/view.do?levelId=nh_049_0040_0050_0010_0010

    [신영전 칼럼] 언제나 젊은이들이 옳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992797.html

     

     

     
    우리가 알아야 할 청년의 삶과 정책
    소소

    조회수 1229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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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공익활동을 기록하다.”

     

    3기 아카이브 에디터 발대식과 공익활동 시민기록자 양성교육 심화과정 1, 2강을 마친지 얼마 안 된 듯한데, 벌써 1분기를 마치고 2분기 3강이 시작되었다.

    이번, 2분기 3강은 지난 1분기 아카이빙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된 정보들을 함께 공유하고, 기록활동가들의 네트워크 구축과 콘텐츠 제작 관련한 애로사항도 함께 나누며 새롭게 시작하는 2분기 활동을 위한 교육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의 발굴과 에디터의 역량을 강화하는 시간으로 성남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시민기록자인 센터 3기 에디터는 지난 33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남부센터 대회의실에서 20명으로 구성되어 위촉장을 받고, 경기도 31개 시·군을 기반으로 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1분기의 공익웹진은 보다 다양한 내용의 현장취재를 통해 새로운 주제와 함께 소중한 경기도민의 삶의 현장을 깊이 알아 갈 수 있는 내용들이 소개되었다. 이는 경기도 31개 시·군 현장에서 시민들의 참여는 민주주의가 더욱 성숙하고 국가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용인에디터 지구별 / 수원에디터 주야, 심지, 라이언, 다름, 봉봉맘 / 화성에디터 소소, 알랜 밤하늘, 참비움 /

    고양에디터 생강 평택에디터 바람자전거 / 의왕에디터 유유당, 럭비공 / 의정부에디터 라라 /

    하남에디터 목소리해결사 / 성남에디터 해피런 / 시흥에디터 수수꽃다리 / 군포에디터 옐로 구피 / 남양주에디터 공익인간

    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웹진

     

    공익웹진 콘텐츠 현황은 1분기 35, 5,000회가 넘는 조회수와 콘텐츠별 평균 조회수가 192건 이상으로 유익한 공익활동 이야기들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1분기 에디터들의 활동 내용은 정말 다양하다라라 에디터의 “3기 아카이브 에디터 발대식현장스케치와 생강 에디터의 선거는 바뀔 수 있을까?”로 시작한 공익웹진은 탈북민과 세계여성의날, 장애인, 학생인권, 한글학교, 기후정의파업, 노동조합, 민주화운동, 세월호참사, 자립준비청년, 더큰이웃 아시아, 비건과 제로웨이스트, 병원 안심동행서비스 등 평소 관심에서 벗어난 지역 소식을 통해 31개 시·군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역의 한발 앞선 비전을 꿈꾸며 나아갈 수 있는 감사하고 소중한 콘텐츠가 되었다.

     

    정기회의를 통해 지난 1분기를 돌아보며, 공익활동 에디터로써 활동에 더욱 열심히 참여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며 2분기 활동의 행복한 출발을 시작하였다. 

    2분기에 센터가 준비한 다양한 계획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경기도 시·군 공익활동의 심층취재이다.

     

    * 경기도 시·군 센터 설립현황도 함께 알아보자.

    2021년도 설립된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구리시공익활동지원센터

    2022년도 설립된 안성시공익활동지원센터,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성남시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북부지부)

     

    지역별 공익활동지원센터를 거점으로한 다양한 지역별 사회문제들과 현안들을 발굴하여 지역 간 그리고 시민들과의 소통의 역할 상호 협력자로서 지속가능한 경기에 초석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영리스타트업 분야, 기획사업, 현안대응 분야 등 지역별 공익단체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취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경기북부 공익의제 발굴단 사업으로 경기북부 생태도시를 인터뷰하는 등 공익단체와 더 가까이 다가갈 에디터들의 활동을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

    에디터 정기회의 과정 중 공익콘텐츠 진료소를 통해 자신의 프로젝트 조감도를 점검하고 상호 간의 활동 목표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소그룹 토의 시간도 가졌다.

     

     

    사례발굴팀은 정신건강, 참사, 사회이슈, 시민단체, 성소수자인원, 외국인협오, 외국인노동자”, 현장취재 1조는 독립운동, 통일, 플로깅, 디지털역사, 문해, 마을공동체, 생태도시, 평택평화센터, 공익단체”, 마지막 현장취재 2조는 비도시, 공공공간, 1인가구복지, 분단의길, 사진, 어린이해방선언, 공익활동활성화, 평화를 찾자까지 다양한 키워드들이 언급되었다. 2분기에 얼마나 다양하고 알찬 웹진들이 등장할지 매우 기대되는 회의였다.

     

     

    이어 옥소폴리틱스 고승혁 대표의 시민기록자 양성교육 심화과정 3뇌피셜로 혼자말하는 콘텐츠 너머로가 시작되었다. GPT와 옥소AI를 활용해서 상호작용 콘텐츠를 만들고, 오픈AI 플랫폼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교육하였다.

     

     

     

    고승혁 대표는 이제는 시대의 변화 속에 글보다는 이미지 속에 담겨진 핵심적인 메시지 전달이 현실적이라고 전했다.

    지난 지면 신문의 구독자, 신문열독율의 추세를 비교해 보며, 90%의 열독율이 이제 10% 이하로 떨어지고, 10% 속에서도 지면을 보는 시간은 불과 3분 미만이라는 것이다아마도 10%도 관련된 소수 인원임을 감안한다면, 현실적으로 글을 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된다며 이제는 마음속 진정성을 잘 전달하는 것과 그리고 집중할 수 있는 감정과 감성을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시민기록자의 사명과 소신은 남다른 것 같다.

    바로 공익활동을 기록하는 시민기록자의 임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호기심과 충동에 의한 기록, 보여주기식의 기록으로 따라가서는 안 될 것이다. 현실적인 추세와 시민기록자로서의 균형은 보는 견해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중심은 진정성인 듯 하다. 나날이 발전하는 좋은 콘텐츠를 활용하여 진정성 있는 기록을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교육 외에도 센터는 에디터의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가 무료 상담을 통해서 보다 내실있는 취재 활동가로 나아가도록 공익활동 상담소와 연계해 관련분야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 에디터의 역량강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앞으로 3기 아카이브 에디터 시민기록자 20명의 역량이 지속가능한 경기지역 공익활동에 더욱 큰 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현장스케치]3기 아카이브 에디터 2차 정기회의 및 공익활동 시민기록자 양성교육 심화과정
    해피런

    조회수 912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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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항쟁의 시민,  오늘의 시민

      

    (인권재단 사람)이사 박래군

     

     

    시민의 등장과 시민사회의 성장

     

    시민은 보통 국민과 거의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이기는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다르다. 시민은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국가의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사람이며, 권리와 함께 의무도 갖고 있으며, 이를 이행하는 사람들을 통칭한다. 국민은 국적이 기준이 되지만, 시민은 국적, 국경과는 상관없이 국가와 사회공동체의 일원이다. 시민권은 주로 정치적 권리(참정권)를 소유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공민이란 말도 같은 의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민이란 말이 일반화된 것은 아마도 6월 민주항쟁 이후일 것이다. 1980년대에는 주로 민중을 호명했다. 권력에 억압당하고, 자본에 착취를 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가리키고, 이들이 변혁, 혁명의 주체로 상정했다.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농민 등의 경제적사회적 약자들을 통칭하는 말이었다. 의식 있는 민중들의 광범위한 투쟁을 통한 독재권력과 자본주의 체제의 변혁을 주로 주장했던 게 1980년대까지였다. 이때는 민중을 조직하고, 지도하는 지식인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그러므로 당시 대학생과 지식인들은 고통 속에서 새날을 염원하는 민중들을 조직하고 지도할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인식하였다.

     

    그런데, 6월 민주항쟁 전 기간 중에 대학생과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넥타이 부대가 상징하는 새로운 일군의 계층들이 적극적으로 항쟁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의 폭압정치, 공포정치에 맞서서 그들이 거리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제 6월 민주항쟁은 소수의 대학생이나 지식인들만의 투쟁을 넘어서는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사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시민들의 존재는 종종 역사의 전면에 나타나고는 했다. 1960년의 4.19에서도 시민들의 등장했고, 1980년 광주에서도 시민들은 항쟁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1980년대 오랜 독재권력의 폭압에 주눅들어 있던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오는 상황이 되자 군부세력은 기만적인 항복선언(6.29선언)을 했다.

     

    6월 민주항쟁 이후가 그 이전과 달랐던 것은 시민단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민들은 이제 일시적으로 등장했다가 일상으로 돌아간 침묵하는 존재가 아니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권위주의 권력(군부독재 정권)의 힘이 막강할 때는 모든 사회운동의 목표는 단일한 목표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독재권력이 저지르는 일상적인 사찰과 납치와 체포, 고문, 언론통제, 간첩조작, 사법살인 등이 비밀경찰(안기부, 보안사, 대공분실 등)과 사법부에 의해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의회정치는 실종되고, 심지어는 그런 과정에서 투옥과 의문사, 자결이 잇따르는 상황에서는 독재정권 타도와 같은 큰 목표 외에는 다른 주장들을 펼칠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 모든 사회운동은 우선적으로 독재권력을 타도하는 데로 집중되게 된다.

     

    하지만 6월 민주항쟁은 이런 숨 막히던 독재의 힘이 이전과는 다르게 약화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정치적 공간이 열리자 가장 먼저 그 공간을 치고 나온 이들은 노동자들이었다. 19877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전개되었던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으로 1,300개의 민주노조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이들이 1990년대 내내 성장하게 되면서 한국사회의 불평등 정도를 완화시키면서 사회에 여러 가능성들을 열어놓게 된다. 이제 대학생들 중심의 사회운동이 조직된 노동자들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속속 등장했다. 1988년 민변, 1989년 경실련, 전교조, 1993년 인권운동사랑방, 1994년 참여연대 등이 대표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이다. 환경, 여성단체, 생활협동조합 등이 시민들의 삶 속에 뿌리 내려갔다. 아울러 소수자들도 단체들을 만들어갔다.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과거 국가범죄 인권피해자 등이 모두 6월 민주항쟁 이후 민주화과정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주체로 등장하게 된다. 권위주의 권력에 짓눌렸던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한국사회는 분단냉전체제가 강요하는 이분법의 세계를 넘어서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1990년대 중반까지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이 열리는 희망이 주로 논의되던 시기였다.

     

    IMF 외환위기와 시민사회의 분 

     

    희망적인 민주화 과정을 밟아나가던 한국사회에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체제가 도입된 것은 1997년 말에 터진 IMF 외환위기였다. 국가부도의 위기에 몰린 김대중 정권은 IMF가 요구한 긴축재정, 구조조정(노동의 유연화), 민영화를 수용했다. 김대중 정권에서는 과거부터 민주화운동 세력이 주장해온 양심수(정치범)의 석방과 권력기관의 통제를 강화하고, 국가인권위원회를 설치하고, 과거 국가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의문사진상규명위, 제주4.3명예회복위원회 등을 구성해서 활동하게 했다. 이로서 김영삼 정권에서 미진했던 상당 부분의 개혁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구조조정으로 쫓겨난 노동자들이 실업자가 되었고, 거리에는 노숙자들이 넘쳐났다. 생존을 위한 경쟁은 치열해졌고, 자살률이 이 시기부터 높아졌다. 김대중 정권에 이어 등장한 노무현 정권에서도 기본적인 기조는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 불평등은 날로 심화되었다.

     

    시민사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안들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정책에 개입하였다. 특히 “200016대 총선 때 400개가 넘는 시민 단체로 구성된 총선시민연대는 실정법으로 어기면서 불복종운동을 전개하였고, 이는 구체적인 성과를 낳았다. 정치권력과 거버넌스를 구성해서 정치와 행정에 적극 개입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신자유주의 체제가 고착되는 것을 막지를 못했다. 시민들은 경쟁과 효율을 앞세운 경제적 권력 앞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내몰렸다. 노무현 정권에 이어서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의 등장으로 시민들은 지금까지 이룬 민주주의가 급격히 후퇴하거나 파괴되는 상황을 목격하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게 된다.

    20144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IMF 이후 지옥도로 변한 우리 사회의 진면모를 한 순간 모두에게 드러나게 하는 충격적 사건이었다. 세월호가 바다에 침몰하는 전 과정과 국가가 기만적인 구조 쇼를 목격한 시민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특별법 제정 서명은 운동을 시작한지 2개월 만에 350만 명 시민들의 서명(최종적으로는 650만 명)으로 모여졌고,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가로막으려는 박근혜정권과 당시 여당의 집요한 정치공세를 뚫고 국회에서 법 제정까지 이뤄냈다.

     

    이게 나라냐!”는 구호에서부터 가만히 있지 않겠다.”, “행동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4.16 이후는 그 이후와 달라야 한다.”고 시민들은 인식하게 된다. 4.16 세월호참사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돈만 아는, 승자독식의 잔인한 야만사회로 전락했다는 인식, 그리고 경쟁과 효율을 앞세우다 보니 정작 중요한 생명과 안전이란 가치에 시민들은 주목했다. 그런 가운데 여당이 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의 전면 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이끌어냈다.

         

    2023년 오늘 시민의 과제

     

    36년 전 6월 민주항쟁 때는 시민들은 거의 단일한 정치적 요구를 내걸고 싸웠다. , 직선제를 통한 독재 타도였다.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정치적 민주화는 대체로 절차적 민주주의 정도에 머물렀다. 시민들이 생각했던 경제적, 사회적 민주주의는 87년 헌법에도 담기지 못했고, 이후 민주정권에서조차도 중요한 정책과제로도 삼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재벌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는 신자유주의적인 방향과 결합되면서 강화되었다. 그러니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이제는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는 사다리마저 사라졌다.

    문재인 정권에 들어서서 사회적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책은 거의 외면되었고, 다시 재벌중심의 경제체제는 강화되었다. 거기에 기후위기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생존조건임이 확인되었다. 여성과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은 혐오세력의 공격 앞에 노출되었지만,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에 들어와서는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 다가가는 양상마저 목격하게 된다. 불안은 심화되고, 미래는 불투명해진 오늘, 어느 나라보다 초고령사회, 저출산 사회, 희망 없는 청소년들과 노인들의 자살이 이어지는 자살사회, 빈곤층은 배제되고 외면당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눈떠보니 선진국이 아니라 눈떠보니 소수의 부자만 잘 살고, 그들만을 위한 권력의 횡포가 극심해지는 그런 나라와 사회가 되었다. 이제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 공갈협박범이 되고, 유혈진압의 대상이 되는 반민주의 상황, 세월호참사를 겪은 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나라에서 10.29 이태원 참사를 충격적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시민사회는 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세력으로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 학생운동가들의 헌신도 없고, 1990년대 밤을 새면서 대안을 만드는 열정도 없고, 실정법을 어기면서도 가치를 지향하던 원칙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는 대전환을 요구하고, 디지털 기술은 급격하게 삶의 조건을 바꾸는데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거기에 한국에서 가장 후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정치의 개혁을 위한 비전도 내놓지를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어디에도 희망 있는 미래는 없는 듯이 보인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서 포기할 것인가? 그럴 수는 없다는 시민들이 각자의 벽을 넘어서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할 때다. “민주주의에 왕도는 없다.”고 했다. 누군가 나를 대신해서 문제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주저앉는다면, 그것은 시민이 아니다. 노예의 삶이다. 노예의 삶을 거부하고 사회의 구성원임을 자각하는 것, 국가는 이런 시민들이 운영하는 것이라는 자각, 그로부터 스스로 헌법 제1조가 말하는 권력의 원천으로서의 국민(즉 시민)이 되겠다는 각성이 일어나야 한다. 소수 엘리트와 전문가가 주도하는 민주주의는 기만이었다는 것을 확인한 시민들은 다시 세상을 바꾸기 위한 토론을 벌이고, 어딘가 나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단체를 찾을 것이고,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모임을 가질 것이고, 그러면서 그 힘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 국회와 지방의회에 요구해야 한다. 지금 자원을 다른 데 쓸 게 아니라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는 예산을 증액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탈석탄, 탈석유 산업의 퇴출과 신재생 에너지 중심의 산업의 전환을 위해 획기적으로 정책 전환을 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공생-공유-공정이 실현되고, 진실-안전-연대의 가치가 실현되는 민주주의를 위한 길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 더는 뒤로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것을 위한 첫 걸음은 4.16세월호참사 때 모두가 경험한 공감의 능력을 키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 혼자만 잘 살 수 없다는 것, 그래서 고통당하는 생명들을 외면하지 않는 것, 그 고통에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첫 걸음을 떼어보자. 고인이 되신 백기완 선생이 하셨던 말씀처럼 한 발 떼기가 어려울 뿐, 한 발을 내딛고 나면 길이 열린다. 세상에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시민들이 너무도 많다. 어디에서든 그런 시민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를 확장해가보는 것, 그래서 인간관계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관계까지 확장해가려는 노력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때이다.

    [기획]6월 항쟁의 시민, 오늘의 시민
    <인권재단 사람> 이사 박래군

    조회수 1087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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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진실을 함께 찾아갑니다.

     

    - 황무지 -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뿌리로 약간의 목숨을 남겨 주었다.

    - T.S 엘리엇 -

     

     

    매화로 시작해 개나리, 진달래를 거쳐 화려한 벚꽃이 만개하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4월의 봄. 길고 긴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에 우리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

     

    194843,

    1960419,

    2014416,

     

    19484월에 일어난 제주 4.3 사건은 남로당을 처단한다는 이유로 7년 간이나 제주도민을 학살한 사건이다. 성인 남자는 말할 것도 없고 등에 업힌 갓난아기도 총에 맞아 희생되었다.

     

    19604. 19혁명은 이승만이 장기집권을 하기 위해 선거부정(3.15)이 벌어지면서 학생과 시민이 중심 세력이 되어 일으킨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로 이어졌다. 4.19 혁명의 촉발은 당시 최류탄이 박힌 고등학생 김주열 시신이 발견되면서였다.

     

    2014416일 세월호 참사는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인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4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타고 있어서 청소년들의 희생이 컸다.

     

     

     

    <비설(飛雪)- 희생자 변병생(호적명:변병옥) 모녀의 기념조각>

     

    출처 : 4.3 평화공원 홈페이지

     

    - 참여작가 : 강문석, 고길천, 이원우, 정용성

    - 설치년도 : 2002

     

    194916일 봉개동 지역에 2연대의 토벌작전이 펼쳐지면서 군인들에게 쫓겨 두 살 난 젖먹이 딸을 등에 업은 채 피신 도중 총에 맞아 희생된 당시 봉개동 주민 변병생 모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기념조각이다.

     

     

    <4.19 혁명 당시 수원초등학생들의 연좌시위>

     

    출처 : 4.19혁명기념 도서관 홈페이지

     

       

    <세월호 참사 8주기 선상 추모식>

     

    출처 : 4.16 재단 홈페이지

     

    모든 죽음이 안타깝고 슬프지만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죽음은 부모에게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국가 책임에 의한 죽음이 희생자와 유족들을 추모하고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며 그들을 더욱 아프게 한다.

     

    45일은 평화의 소녀상앞에서 매달 첫 번째 수요일마다 열리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원수요문화제가 있었다.

    매번 수원시의 여러 시민단체가 주관이 되어 행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번 제72회 수요문화제는 수원 YWCA와 수원시민단체협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하였으며, 특별한 분들이 함께 참여해 주셨다.

     

     

    202210.29일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비가 쏟아지는 행사장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피해자들의 아픔을 공감해주셨다.

    세월호 참사 9주기가 돌아오는 봄, ‘이태원 참사라는 국가 부재의 사건을 겪은 또 다른 유가족들이 비 오는 날 거리로 나왔다. 159명의 억울한 죽음이 생겨난 이유와 국가의 책임에 대해 국가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것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4.3사건 피해자, 4.19혁명 피해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 등 여러 사건의 피해자가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건 당시 은폐하고 왜곡된 사실에 대한 진실을 규명할 것, 이와 관련된 책임자를 처벌할 것,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 재발을 방지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부끄럽고 슬픈 역사로 기억되는 이태원 참사’.

    우리는 그날의 진실을 밝혀내야 하지만 진실을 밝히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부끄러운 역사, 숨겨왔던 역사를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학교에서 가르치고 사회에 알리며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명예를 찾아줘야 한다.

    그리고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의 진실을 기억하지 않고 망각한다면 우리 사회의 정의는 뿌리부터 흔들린다고 생각한다.

    이번 수요문화제에서 발언해주신 유가족의 말씀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아 나를 돌아보게 한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지만 , 내가 겪지 않았던 일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고 행동해왔나?

     

    (발언해 주신 이태원 참사 유가족 발언 중에서 발췌함)

    안녕하십니까10.29일 이태원 참사로 하나밖에 없는 딸을 잃은 000 아빠 000입니다.

    오늘은 참사가 일어난 지 159일째입니다. 지난 5개월 여간 국정조사와 특수본 수사에서 제대로 밝히지 못한 그 날의 진실은 아직도 저희 유가족들을 아프게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34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이 상식적이고 간단한 조항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지 저는 159일 전에는 몰랐습니다. 제가 헌법 조항을 이렇게 되새길 줄 몰랐습니다.

    참사 이후 저는 수많은 재난과 참사의 피해자분들을 만났습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 000아버님, 아내 분과 7살 난 따님을 참사로 잃으셨습니다. 제 딸 00이 하나만 해도 이렇게 힘든데 아내 분과 딸, 그분의 전부였을텐데 머리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20년 전 그때는 미처 헤아리지 못한 그분의 아픔을 제가 겪어보고서야 알게 되어 눈물이 났습니다.

    여기 평화의 소녀상 앞에 서니 다시 한번 위안부할머니들께서 겪으셨을 만행과 지금껏 제대로 위로해 주지 못한 대한민국의 모든 정부에 대해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중략)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 피해자인 할머님들과

    강제징용 생존 어르신분들, 그리고 모든 재해재난 피해자 여러분들에게

    미처 여러분의 마음을 늦게 알게 되어 죄송합니다. (중략)

     

     

     
    공감의 작은 날개짓이 연대의 꽃을 피우다!
    봉봉맘

    조회수 893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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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샘추위도 지나고 햇살이 내리쬐는 봄날에 예쁘게 핀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기도 하면서 마음이 들뜹니다. 그런데 이 따뜻한 봄에 들뜬 마음으로 나선 여행길에서, 차갑게 세상을 떠난 분들이 계셨습니다. 2014416. 제가 고3 , 한 살 동생이었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어른들의 탐욕과 무책임에 희생되었습니다. 그 이후 어른이 되고 맞이하는 4월의 봄들은 저에게 더 이상 마냥 즐거울 수 없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4.16 세월호 참사

    세월호참사는 2014416일에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여객선)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여, 탑승 승객 중 29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대형 참사입니다. 세월호의 침몰 과정이 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전국민이 함께 안타까워하고 분노하고 울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수학여행을 떠나던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 262명이 희생된 사건이어서 마음이 더 아린 그날이었습니다.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원인은 화물 과적, 무리한 선체 증축, 조타수의 운전 미숙 등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더하여 언론의 오보, 해경 등 구조당국의 무능함, 승객 구조의 책임을 저버린 선장 등 있어서는 안 되는 문제들이 겹치며 충분히 구조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참사 발생원인과 사고 수습과정 등에 대한 의문들은 해결되지 않았고,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들이 있었지만 9년이 지난 지금도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9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모임들이 열렸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2023415()에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문화제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참사 9주기 안산지역준비위원회 아홉 번째 봄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준비하였고 많은 안산 시민분들과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신 시민분들이 함께 해주셨는데요. 그날의 기억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문화제

     

     

    안산문화광장에는 여러 사전부스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마음을 그리는 페이스페인팅, 4.16 공방, 기억나비 팔찌 만들기 등 416일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부스들을 마련한 것 같았어요. 광장의 한 나무에 노란 리본을 걸며 추모의 글을 적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풍물마당 터주의 공연을 처음으로 4시 문화제가 시작되었어요. 경쾌하게 울리는 꽹과리 소리와 둥둥 두들기는 북 소리를 들으니 이후 순서들이 더욱 기대가 되었는데요. 상모 끝에 달린 노란 리본이 계속 눈에 들어왔어요. 어쩐지 구슬프게도 들리는 태평소 가락을 들으며 오늘 이 문화제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다음은 세월호참사로 안타깝게 곁을 떠난 학생들과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또 작년에 있었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짧게 묵념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묵념을 마치고 여는 발언으로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김순길 사무처장님께서 마이크를 잡으셨습니다. 사무처장님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가족을 떠나보낸 피해자들에게 혐오와 모독으로 고통을 받기도 했지만, 옆에서 손잡고 걸어주신 시민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할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아픈 기억을 깊이 묻어버리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머물렀던 자리에 세월호를 기억하고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공간, 4.16 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하여 국민의 생명이 존귀하게 존중받는 세상으로 변화하자는 소원을 전해주셨습니다.

     

     

    기억공연 첫 순서로 우리동네지역아동센터아이들이 아름다운 합창을 들려주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보니, 자녀를 잃은 부모님과 가족분들의 애끓는 심정이 다시 떠올랐어요. 어른들의 무책임으로 또다른 희생이 뒤따르지 않도록 모두가 부모의 심정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 힘을 더해야 할 것 같아요.

     

     

     

    이어서 50인 시민오케스트라 단원분들이 멋진 공연을 이어가셨습니다. 2개월 동안 자발적으로 모여서 준비하신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곡을 편곡하여 연주해주시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 쉬지 않고 애써오신 분들에게 위로의 노래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산의 공동체 라디오 단원FM에서 제작한 영상으로, 세월호참사를 여전히 기억하며 잊지 않겠다는 시민분들의 다짐을 담은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다음 기억공연으로 아트벨라르떼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중 세월호참사 추모 노래인 잊지 않을게를 불러주셨어요. 바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평등평화세상 온다의 김송미 대표님의 기억 발언이 이어서 시작되었습니다. 자신이 손가락을 치료해주었던 학생이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그때를 떠올리시며, 세월호참사 이후로 아예 다른 삶을 살고 계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대로 규명해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상식적인 답을 듣기 위해서 잊지 않을게, 함께 할게.’라고 했던 9년 전 그 약속의 무게를 지키고 있고, 함께 지키고 있는 시민분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응원해주셨습니다.

     

     

    뒤이어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이 연극의 한 꼭지를 떼어 보여주셨습니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신 어머니께서 하늘에 있는 자녀를 향해, 하루에 하나씩 나비를 접는 것처럼, 그렇게 또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는 다짐의 대사를 듣고 그 걸음에 저를 포함한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공연을 마치고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부모님께서 발언을 이어주셨는데요. 이 자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분들뿐만 아니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분들께서도 자리해주셨었습니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참사가 국가의 무능함으로 또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목소리가 더 이상 지워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잊지 못할 아픈 시간들을 견디고 계실텐데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찾아주신 유가족분들을 보고 연대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되었어요.

     

     

    다음으로는 100인 시민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하얀 티와 청바지로 맞춰입은 시민분들이 각자의 자유로움을 담아 춤을 추셨습니다. 저도 함께 박수치고 들썩이다 보니 희망의 기운이 가득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고 있고, 한 마음으로 위로하며 사회가 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마지막 공연으로 문화제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기억은 영어로 Remember이지요. 어느 분께서 말씀해주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Remember라는 단어 속에 기억하나됨의 의미가 담겨있다고요. Re-기억함으로, member-하나가 된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9년이 잊혀 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세월호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그날의 기억들을 여전히 안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 기억들이 모이면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치가 더 존중되는 사회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기억으로 하나되다 –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문화제
    심지

    조회수 1160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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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재난과 공동체 회복에 관한 교육 재난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주관: 사회혁신연구소)이 지난 330일과 31일 양일간 수원 유스호스텔에서 진행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9주기와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교육에 직접 참여해봤습니다.

     

    재난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교육 현장 @사진 제공-사회혁신연구소

     

    첫째 날 강의는 재난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으로 시작해 재난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로 맺었습니다. 사회적 참사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과 화재 등 사회적 재난과 지진, 홍수 등 자연 재난,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기후 위기 등 오랫동안 축적돼 발생하는 느린 재난까지, 재난의 범주를 확장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생활안전지도(https://www.safemap.go.kr/main/smap.do)에 표시된 지진과 산불 발생빈도를 보니, 전국 어느 한 곳 안전지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이라 그렇지 뭐라며 무심히 지나쳤던, 최근 유난히 잦았던 화재 안내 문자가 퍼뜩 떠올랐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전국의 지진(왼쪽)과 산불(오른쪽) 발생 현황 지도 (출처-생활안전지도)

     

    재난은 공동체에 불평등, 갈등, 편견의 씨앗을 심습니다. 공동체의 역량에 따라 이 씨앗은 든든한 화해란 열매를 맺기도 하고, 위태로운 불화로 끝내 공동체 파괴라는 불행을 낳기도 합니다. 재난에 대응하는 공동체의 역량을 어떻게 키울까?는 이번 교육의 최종 목적이기도 합니다. 각종 재난에 취약한 시민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는 강연이었습니다. 기습 폭우에 목숨을 잃은 반지하 주민, 팬데믹 상황에 더욱 취약한 요양시설 노인과 장애인, 한여름 감당하기 힘든 폭염에 시달리는 쪽방촌 사람들 등 소득이 낮을수록, 관계 맺는 사람이 적어 고립될수록 재난에 무방비로 당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같이 불평등한 현실을 바로 인식해야만 공동체의 역량을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집중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재난에 대응하는 공동체의 다섯 가지 주요 역할 강의 中 @사진 제공-사회혁신연구소

     

    이틀째는 재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역할을 살펴봅니다. 2007년 발생한 충남 태안 허베이 스피릿호 원유 유출 사고사례는 재난으로부터 회복이 얼마나 지난한지 보여줍니다. 재난 발생 초반만 해도 전국에서 자원봉사자가 몰려 순식간에 오염된 해안을 정비하면서 훈훈한 분위기가 가득했지만, 중반에 책임을 져야 할 삼성 중공업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면서 지역사회에 허탈감을 안겼습니다.

    게다가 삼성 중공업의 지원금을 둘러싸고 지역 공동체가 격하게 대립하면서 여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재난에 대응하는 공동체의 다섯 가지 주요 역할을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1) 희생자에 대한 추모, 애도, 공감 2) 피해 주민에 대한 명예훼손, 혐오 대응 3) 피해 주민과 소통법 학습 4) 주민 소통 확대 및 갈등 중재 5) 지역 내 자원 연계 및 활용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태안의 사례가 안타깝지만, 탁월한 재난 시민성을 보여준 사례 또한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을 태우고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무료 운행을 한 착한 다람쥐 택시’, 2년 전 큰 홍수를 당한 구례에서 평소 서로를 돌보는 지역 문화 덕에 단 한 사람의 인명피해도 없었던 사례,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중앙 미디어가 제대로 다루지 않는 지진 피해와 구호 정보의 소통 창구가 되었던 온라인 카페 포항맘 놀이터등 위기에 더욱 빛난 시민들의 대응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모둠별로 재난 대응에 필요한 자원과 활동을 찾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사진 제공-사회혁신연구소

     

    교육 참가자들의 머리와 손이 바빠진 워크숍 시간, 첫째 날에는 상황별 재난 시나리오에 따라 갈등을 체감하고 중재해 보았고, 둘째 날에는 지역별로 모둠을 나눠 우리 지역에서 발생 위험이 높은 재난 상황을 설정해 보고, 대응할 수 있는 자원과 활동에 관해 토론했습니다. 지도 위에 재난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지역과 대응할 자원이 있는 공간을 표시해 보았는데 시각화를 통해 재난과 안전 문제에 한결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참여한 수원 모둠의 경우 아파트가 밀집해 생활 화재 위험이 큰데 평소 대피 훈련도 부족하고, 안전한 대피로도 잘 모른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됐습니다. 수원 FM 등 공동체 미디어를 통해 지역의 안전 정보를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참여한 시민의 소감 발표로 교육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지역 맞춤 재난 안전 매뉴얼을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장애인 당사자로 말씀드리면 재난 약자를 고려한 매뉴얼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 등 제가 활동하며 만났던 분들이 생각나 숙연해진 시간이었습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공동체 운동을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

       

    참사로 인해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기를, 여럿이 함께 추모하는 마음을 모으는 봄날이 되길. 저의 바람도 더해봅니다.

     
     
     
    [현장스케치]재난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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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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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NGO 활동가를 대상으로 하는 조직관리 역량강화워크숍이 328일과 29일 양일간 수원에서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지원 아래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무쑤사미 쿠마란 교수(Dr. Muthusami Kumaran)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공동주관했다. 벌써 14년째 해마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쿠마란 교수는 미국 내 비영리단체뿐 아니라 9개 국가에서 3천 명 이상의 NGO 리더들을 교육해온 전문가다. 본 프로젝트 역시 제주, 부산, 대구, 광주에 이어 경기도가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개최지였는데, 도내 15개 시군에서 28개 공익단체 지도자들이 참가했으며 그중에는 청년 분야를 비롯한 스타트업 단체의 차세대 리더들도 여럿 포함되었다.

     

    영어와 순차통역으로 총 8개 세션을 진행한 워크숍은 가르치는 이에게도 배우는 이에게도 녹록지 않은 하루 7시간의 강행군이었다. 특히나 경기 북부 활동가들은 출퇴근 정체를 뚫고 오가는 데만 네다섯 시간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GO의 처음과 끝을 개괄하고 실제적인 팁까지 얻었다는 점, 그리고 경기도라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서로 몰랐던 각 분야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네트워크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현장에 함께했던 두 명의 에디터가 대강이나마 그 이틀의 풍경을 그려 본다.

     

     

    첫째날 내부 역량강화

     

    강의에 앞서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장성근 이사장의 환영사와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의 격려사가 있었다. 이어 주한미국대사관 로버트 포스트(Robert Post) 공보공사참사관의 영상인사도 화면에 띄워졌다. 시민활동가 출신 염 부지사님의 염원처럼 미국 NGO 그룹들의 선한 의지로 마련된 이 같은 기회를 통해 우리도 국제사회의 대등한 일원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본격적인 워크숍에 돌입하기 전, 참가들 앞에는 NGO에 관한 사전지식과 경험을 확인하는 설문지가 놓였다. 전혀 없다(1)부터 아주 많다(4)까지 4단계 중 3, 4번 표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워크숍을 마칠 때쯤이면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

     

    오전의 두 세션은 크게 보면 NGO의 기반과 리더십에 관한 강의. 시민단체, 비영리단체, 비정부기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NGO의 정의부터 주요 구성요소까지 NGO의 기본 토대를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우리 단체의 미션은 무엇이고 어떠한 비전과 핵심가치를 갖는지 간단명료하게 하나의 문장 안에 담아내야 했다. 이는 몇십 년 전통의 단체든 햇병아리 단체든 모두에게 공통으로 요구되는 작업이다. 현재 우리나라 등록 NGO는 약 15천 개로 커피숍의 1/5에 불과한 현실에서, 나는 왜 이 단체를 시작했으며 우리 단체의 활동이 이 세상에 왜 필요한지 처음 그때로 돌아가 스스로에게 묻는 참가자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했다.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거버넌스도 중요하다. 정관과 조례는 어떻게 만들고 바람직한 이사회는 어떻게 구성하는지, 그리고 대표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짚어나갔다. 실제로 쿠마란 교수 자신이 몇 군데 NGO 이사회에 속해 있어 본인의 단체를 예로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참가자들도 가상의 NGO를 떠올리면서 이사회의 적정 규모와 구성원 자격을 고민해보았다. 반면 취약한 이사회의 전형에 대해서도 배웠는데, 아무리 그 단체에서 기여도와 애정이 클지라도 한 사람이 너무 장기간 이사회에 관여할 때 오히려 단체의 성장을 방해하는 고인 물이 되어버린다는 설립자증후군은 몇몇 실무자의 헌신으로 유지되는 우리나라 NGO 실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후 세션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내용이 이어졌다. 체계적인 프로그램 계획과 평가는 그동안 어쩌면 NGO가 덜 주목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기업에서나 익숙한 논리모델을 이제는 NGO 영역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 보조금 같은 기회를 십분 활용하고자 한다면 효과적이고 꼼꼼한 서류 작성이 중요하다. 계획서 작성 시에는 목표, 시기, 대상, 방법을 명시하고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기대하는 결과는 단기-중기-장기로 세분하여 작성한다. 좋은 계획이란 체계적인 평가시스템까지 포함하는 것이고, 그 평가는 다시 다음 계획에 활용된다. 계획만 잘 짜면 이미 반은 달성한 셈. 이번 다섯 차례 한국 워크숍도 3년 전 쿠마란 교수의 성공적인 계획서가 거둔 열매라고 한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세션이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조직을 둘러싼 주변 상황은 언제나 역동적이기 때문에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NGO에도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전략계획은 새로운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을 때 3-5년 단위가 적절하다. 첫날 마무리 활동으로 참가자들은 SWOT 분석을 통해 자기 단체의 강점-약점-기회-위협을 한 가지씩 적어보았다. 시간 관계상 발표는 다섯 명에 그쳤지만, 인력과 재정의 부족은 거의 모든 NGO가 공감하는 약점이었다. 발표 단체의 고민을 들으며 쿠마란 교수의 즉석 처방이 내려지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소통과 협업이었기에 참가자들은 자연스레 내일의 강의를 기대하게 되었다.

     

     

    둘째 날 외부 역량강화

     

    둘째 날도 쿠마란 교수의 한국어 인사 안녕하세요.”로 활기차게 시작되었다. 쿠마란 교수에게도 강행군이었을 텐데 어제의 피로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참가자들에게 다가가고 많은 것을 주고자 하는 열정만 느껴졌다. 세션 5를 시작하기 전에 3명의 참가자들에게 첫째 날에 대한 소감을 들었다.

     

    “NGO 활동가로 살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무엇인가를 주는 입장이었는데 모처럼 듣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많은 NGO들은 작은 규모와 적은 보수로 큰 사업을 하는데 규모가 있는 단체의 사례를 들어 괴리감이 있었지만 미션, 비전을 고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동안 주먹구구로 달려왔는데 환기하고 제고하는 계기로 삼게 되었다.”
    우리 NGO들이 나아갈 방향성을 알려주었고 동기부여가 되었다.”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전략

     

    쿠마란 교수는 자신은 메신저 역할을 할 뿐이라며 적용은 참가자 여러분이 해야 한다, 이번 워크숍에서 얻은 정보를 동료와 자원봉사들과 나누면 좋겠다, 예시로 미국의 큰 NGO의 사례를 들었지만 작은 규모 NGO, 중간 규모 NGO, 이제 시작하는 NGO도 적용 가능하다면서 컨셉에 집중해달라고 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용을 잘한다면 쿠마란 교수에게도 참가자들에게도 좋은 성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둘째 날 역시 4개의 세션이 기다리고 있었다. 첫째 날이 내부역량 강화였다면 둘째 날은 NGO가 외부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외부역량 강화라고 할 수 있었다.

    세션 5에서는 NGO는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단체를 소개하고 하는 일을 알리는 마케팅 역시 중요하다커뮤니케이션은 NGO의 환경에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회흐름에 따라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고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커뮤니케이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리서치와 자료조사를 통한 계획 속에 이루어지므로 과학이자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마케팅을 NGO에 적용한 로빈후드 마케팅을 설명하면서 NGO가 세상에 정보를 주기 때문에 세상의 지지를 얻어야 기부자, 자원봉사자도 확대할 수 있다며 마케팅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눈에 띄는 로고, NGO 성격을 표현한 창의적인 한 줄 슬로건 등 NGO의 브랜딩도 강조했다.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을 위한 좋은 파트너로 미디어를 언급했다.

     

    기금조성

     

    그 다음 세션으로 다양한 기금조성 방법과 효과적인 보조금 신청방법이 이어졌는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자금조달 필요하다. 기금모금은 민주주의 필수적인 사회의 권리, 시민의 권리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기금조성 방법으로 NGO 관계자부터 모범적으로 먼저 기부해야 하고 80/20법칙을 말했다. 실제로 20% 기부자가 80%의 기부금을 낸다. 적은 금액이지만 나머지 80%가 낸 모금도 정말 중요하다. 20%의 핵심 기부자층이 단단해지고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기금조성은 NGO의 하고자 하는 일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꼼꼼한 계획과 단계별 실행에 있다.

    보조금 신청서 작성 방법으로 쿠마란 교수가 직접 작성한 보조금을 제안서를 예시로 들면서 신청서를 작성하기 전 넉넉한 사전 준비 시간과 프로젝트에 대한 필요성을 논리적인 모텔로 작성하면 도움이 된다.

     

    마지막 세션에서 어쩌면 이번 워크숍의 실질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참가자들 네트워킹과 협업을 위해 실무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5개 모둠으로 나눠 자기가 속한 단체와 자신을 소개하고 협업 사례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역에 따라 단체의 성격에 따라 규모에 따라 NGO의 협업의 수준은 달랐다. 여러 이슈를 다루는 NGO나 긴밀한 네트워크 가진 지역은 협업하는 단체도 다양했고 실제로 협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행정보다 NGO들과 협업이 더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보았고 연대가 없었다면 NGO로 시작 자체가 불가능했었다는 단체도 있었다.

    네트워크가 약한 지역이나 아젠다가 다른 단체는 협업이 어려웠고 대부분 NGO가 예산이 없고 실무자가 부족해 겸직이 많아 매일매일 닥치는 일을 해결하다 보니 시간과 노력을 할 여력이 없고 실무자 일만 가중시킬까 염려했다.

     

    네트워킹 및 협업의 경험 나눔 모둠활동

     

    좋은 성과로 NGO 활동가들이 모이는 양방향 소통방(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그 자리에서 벌써 협업을 약속한 단체도 있었다쿠마란 교수는 협업으로 인한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그래도 협업을 구축하는 것이 좋다, NGO는 어려움을 같이 극복해야 한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이틀간 워크숍을 함께 한 참가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쿠마란 교수가 직접 수료증을 수여하였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현장스케치에 참가한 에디터들에게도 수료증을 주셨다. 생각지 못한 선물이다.

     

    NGO 활동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필요하다. 어렵고 힘들지만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경기도는 가장 넓은 지역,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곳이다. 31개 시군마다 각자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행정의 획일화 된 정책만으로는 곤란하다. NGO 단체가 행정의 간극을 메우는 중요한 주체라는 생각이 든다. NGO에게는 시민사회의 역할과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이 더욱 요구된다. 그 해결책은 역시 활동가들의 내·외부적 역량 강화와 다양한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31개 시·NGO 리더들이 이번 워크숍에서 한 걸음 나아갈 힘을 얻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수료식 후 기념사진

     

     

    NGO리더들을 위한 조직관리 역량강화 워크숍 in 경기

    자료집 다운로드 / 참고자료 다운로드

     

     

     

     
    [현장스케치]차세대 NGO리더들을 위한 조직관리 역량강화 워크숍 in 경기
    참비움, 알랜

    조회수 1265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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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글이 공유되는 곳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아카이브에는 공익활동에 관한 자료들이 모여 있어, 공익활동에 관한 자료나 정보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살펴보는 곳입니다. 여러분은 관심영역의 자료를 어디에서 찾으시나요? 최근, 기록의 중요함과 체계적 정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 다양한 자료들을 기록하고 모으고 있습니다.

    다양한 주제 중 환경과 사회영역에서 필요한 자료를 수월하게 찾을 수 있도록 환경과 사회영역에 관한 주요 아카이브를 소개합니다. 엄밀하게 환경/사회 영역을 구분한 것이 아니라서 구분이 애매할 수도 있지만, 필요한 자료를 찾는 공간에 초점을 두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0. 들어가면서

    환경/사회 영역 아카이브를 소개하기 전에 디지털아카이빙의 개념과 웹 아카이브 활동 사례를 간단히 다룬 글이 있습니다. 서울시NPO지원센터 아카이브에 올라온 글인데,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 주소 :

    http://www.snpo.kr/bbs/board.php?bo_table=npo_aca&wr_id=2435&sfl=wr_14&stx=%EC%9B%B9(디지털아카이브 소개와 활용사이트 안내)

     

    1. 환경 아카이브 풀숲(https://ecoarchive.org)

    환경 아카이브 풀숲은 재단법인 숲과 나눔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카이브입니다. 풀숲에는 여성환경연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생산한 자료, 구도완 등 개인 연구자들의 자료, 시대별 반핵탈핵운동의 변화 4대강 사업과 환경 이슈 등 환경과 관련된 주요 주제와 관련된 내용들이 있습니다.

     

     

     

    2. 그린아카이브(http://seff.kr/green-archive/)

    그린 아카이브는 우수한 환경영상물을 확보하고 널리 보급하기 위해 서울환경영화제가 운영하고 있는 환경영상자료원입니다. 그린아카이브에는 동물 플라스틱 로컬운동 등에 관한 주제로, 서울환경영화제를 통해 출품된 영화를 포함하여 약 400편에 이르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작품들은 대여, 열람 등이 가능합니다.

     

     

     

    3. 카라 아카이브(https://archive.ekara.org)

    카라 아카이브는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카이브로, 동물권 관련 자료를 정리해놓고 있습니다. E-전시 페이지에서는 동물권행동 카라의 활동, 160여건의 동물 관련사건 판결문, 카라의 동물들등의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카라 아카이브는 시민들이 자료와 사진을 쉽게 기증할 수 있는 참여 아카이브로 설계했으며, 연구자 정책입안자 활동가 동물권에 관심있는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4. 오픈아카이브(https://archives.kdemo.or.kr/main)

    오픈아카이브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픈아카이브는 한국 민주화운동 사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민주화운동 이후의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주 내용과 형태를 살펴보면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노동운동, 빈민운동, 농민운동, 학생운동등에 관한 자료를 사료 사진 구술 등의 형태로 기록 및 정리해놓고 있습니다.

     

     

    5. 세월호 아카이브(https://sewolarchive.org/about)

    세월호 아카이브는 세월호 참사의 기록에 시민과 연구자가 자유롭게 접근함으로써,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세월호 이후 한국 사회의 변화를 제안하는 빠띠, 우주당, 정보공개센터, 한겨레21’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졌습니다. 세월호 아카이브에 담긴 내용은 세월호 참사 당일 음성기록을 포함한 타임라인, 세월호 판결문 보고서, 세월호와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6. 한국의 코로나19 시민 아카이브(http://korea-covid19.net/)

    한국의 코로나19 시민 아카이브는 시민건강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카이브입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언론보도, 연구, 정책자료 중에서 인권과 사회정의, 건강불평등과 민주적 공공성등과 관련된 자료가 모아져있습니다. 아카이브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코로나19 행사, 불평등과 차별, 공공보건의료, 거버넌스, 노동, 의약품/보건기술, 인권, 젠더입니다. 시민아카이브라는 이름처럼, 아카이브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내용을 함께 채워가는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7. 한국 아동 청소년 데이터 아카이브

    (https://www.nypi.re.kr/archive/board?menuId=MENU00215&siteId=null)

    한국 아동 청소년 데이터 아카이브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자체 생산한 조사데이터를 논문 교육 기타 등의 이유로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사데이터의 자료 유형은 횡단조사와 패널조사가 있으며 자료목록은 한국아동 청소년통합조사, 아동 청소년인권실태조사, 한국청소년패널조사, 다문화청소년패널조사, 학업중단청소년패널조사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청소년 인구 생활시간 건강 학습 경제활동 등에 대한 통계도 있으니 아동 및 청소년과 관련된 연구자나 활동가가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8. 인권아카이브(http://www.hrarchive.or.kr)

    인권아카이브는 인권연구소 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인권에 대한 정보의 확산과 공유를 위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인권아카이브는 다산인권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 인권단체연석회의 등의 인권단체, 네트워크, 연대대체에서 생산한 기록(1990년대 이후)들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인권아카이브는 간단한 디자인과 포스터 등에 대한 시각장애인접근성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찾고자 하는 주제나 자료가 선명하면 인권아카이브 활용이 수월합니다.

     
    환경/사회 영역 아카이브 소개
    생강

    조회수 1639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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