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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이라니 제목이 조금은 도발적이지요? 수원시립미술관이 312일부터 진행 중인 이 기획전은 여성의 일, 일하는 여성을 주제로 합니다. 과거부터 어쩌면 현재까지도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여성 노동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산업현장에서 착취당하는 여성 노동자는 물론이고 엄마의 가사노동과 돌봄노동, 그리고 기지촌 접객원이라는 약소국의 주변부 노동까지 폭넓게 다룹니다. 국내외 8명의 작가가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이번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카위타 바타나얀쿠르의 작품들 셔틀(2018)                                                                                                     염색(2018)

     

    그중에서도 태국 작가 카위타 바타나얀쿠르의 비디오 작업물 직물 퍼포먼스는 강렬한 원색과 기괴한 움직임으로 단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신체를 활용해 셔틀, 물레, 염색 등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직물산업의 공정과 그로 인한 아시안 여성들의 노동 착취 문제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반복 재생되는 영상을 넋 놓고 바라보다 보면 화려한 색상 너머로 사람과 도구의 구분이 사라진 후기 자본주의의 비애가 전해집니다.

     
     

     

    아니, 이것들이 왜 여기에?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들을 감상하다가 느닷없이 화장품 외판원 가방과 버스 안내양 모자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제는 유물이 됐지만 1960~1970년대를 살아낸 중년 관람객이라면 옛 추억이 떠오르는 물건들입니다. , 그랬었네요. 우리 엄마들, 언니들의 삶이 녹아있는 엄연한 여성 노동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기획전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4월 마지막 토요일에는 아로마 요가와 명상, 그리고 전시 투어를 묶은 힐링 이벤트 <Love yourself>가 열렸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해온 성인 여성들에게 무료로 휴식을 선사하는 시간이었는데 30명 정원이 금방 마감되었다네요.

    프로젝트 룸에서는 전시 연계 스크리닝이 진행 중입니다. 여성 노동을 다룬 총 10편의 영화가 하루 두 편씩 번갈아 상영됩니다. (상영일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켄 로치나 다르덴 형제처럼 사회 이슈를 파고드는 해외 거장들의 작품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화제작 <카트>, <다음 소희> 등 라인업이 탄탄합니다. 각종 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3편의 다큐멘터리에서는 구로공단 노동자, 북한이탈주민, 평화시장 봉제공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습니다. 팝콘과 콜라는 없지만, 빈백소파에 누워 미술관 속 영화관을 맘껏 누리며 그 목소리들을 들어봐도 좋겠습니다.

     

    로사 로이의 작품들

     

     

    열심히 일하는 여러분, 51일은 잘 쉬셨나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례적으로 근로자의 날이라 칭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노동절, 메이 데이(May Day)라는 이름이 더 익숙합니다. 1886년 하루 8시간 노동을 보장받고자 거리로 나섰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얼마나 달라졌고 한편으로는 또 얼마나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특히 여성 노동은 긴 세월 평가 절하가 더 심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사 로이의 작품 속 여성들처럼 그녀들은 언제나 일하는 가운데 서로 연대하며 적극적으로 삶을 영위해 왔습니다.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자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사랑하지 않을 방법이 없는 당신으로 고쳐 읽어야겠습니다. 그만큼 여성의 일에 대해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역설을 담은 의도적 오역인가 봅니다. 전시는 69일까지 계속됩니다. 가끔씩 야간 운영도 있고 수원, 화성, 오산시민은 25% 할인도 해주네요. 막을 내리기 전에 수원 행궁광장으로 한 번쯤 시간 내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녀(Can’t Help but Love Her)’를 만나러 가시기 바랍니다.

     

    수원시립미술관(Suwon Museum of Art)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 위치한 미술관. 현대산업개발의 기부채납으로 201510월 완공되었다. 개관 당시 기부자에 대한 예우 및 기부문화 확산을 이유로 현대산업개발 브랜드명이 들어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정식 명칭으로 확정하여 수원시민과 문화예술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논란은 공공미술관 이름바로잡기 시민네트워크결성과 범시민 반대서명운동으로까지 이어졌으나 아이파크라는 명칭은 그대로 강행되었다.

    2022년 광주에서의 잇따른 붕괴사고로 현대산업개발의 이미지가 실추되자 시의회에서 조례 개정을 통해 결국 7년 만에 아이파크를 삭제하고 수원시립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에 따라 영어 약칭도 SIMA에서 SUMA로 바뀌었다.

     

     

     

    노동절에 어울리는 전시회 나들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
    참비움

    조회수 24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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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영상으로 기록 하다

    안녕하세요, 경기도 공익활동 지원센터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는 '공익인간'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시민기록 컨퍼런스 공기놀이세션별 토론 중에 섹션1 "시민, 영상으로 기록하다" 토론섹션에 참여한 후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겠습니다

     

     

    세션별 토론

    세션별 토론 주제

    세션1: “시민, 영상으로 기록하다

    좌장 엄상미(화성시 정책아카이빙 전문관/정책자문관(전략사업담당관)

    패널 박경태(영화감독,대표작:<거미의 땅>(2013),<임신한 나무와 도깨비>(2019), 오가음(컬쳐플레이트 기획자)

     

     

    "시민, 영상으로 기록하다" 세션1의 좌장은 엄상미 화성시 정책아카이빙 전문관이 패널로는 박경태 영화감독과 오가음 컬쳐플레이트 기획자가 참여하였습니다. 박경태 영화감독과 오가음 컬쳐플레이트 기획자들의 이야기는 기록과 영상이 어떻게 지역사회와 이야기를 만들고 공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하였습니다.

     

     

     

    "생산과 수집 그리고 해석의 세 가지 차원" - 박경태 독립영화 감독의 시민 영상 기록

     

    박경태 독립영화 감독은 "영상으로 역사 쓰기: 생산과 수집 그리고 해석의 세 가지 차원"이라는 주제로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대표작인 <거미의 땅><임신한 나무와 도깨비>를 통해 이야기가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박경태 감독은 기지촌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건들을 어떻게 영상으로 기록하고 지역사회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영상 기록이 지역사회의 어려움과 변화를 어떻게 담아내고 공유하는지 강조했습니다.

     

     

    첫 번째 차원은 영상 기록의 생산입니다. 박경태 감독은 구술 영상 자료와 사진을 통한 공간 기록의 1차적인 기록물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다큐멘터리나 공공미술을 통해 2차적인 내러티브를 만드는 것이 영상의 또 다른 생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작품인 <거미의 땅>은 기지촌을 둘러싼 문제의식과 폐허로 남은 장소에 대한 재현과 기록의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또한, 기지촌에서 벌어진 과거의 문제와 현재의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영상으로 기록해야 하는 문제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었습니다.

    두 번째 차원은 수집과 해석입니다. 박경태 감독은 현장 사람들이 기록한 가족사진, 가계부, 편지, 일기, 그리고 이방인에 의해 기록된 사진과 영상 아카이브를 발굴하는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통해 당시 형성된 공적 기억의 토대를 이해하고 새로운 역사쓰기의 가능성을 만들어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 번째 차원은 해석입니다. 박경태 감독은 기지촌에서의 기록과 낙인을 가시화하는 과정을 언급하였습니다. 특히, 한 미군의 홈 비디오 영상의 기록과 아카이브는 언젠가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의 미래 작품인 <나를 떠나지 말아요>(2024 예정)도 이러한 관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원을 통해 박경태 감독은 시민 영상으로 지역의 어려움과 변화를 담아내고,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지역사회를 더 풍요롭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지역 이야기의 창조자, 기획자 오가음의 미소와 열정"

     

    세션에서 두 번째로 이야기한 손님은 기획자 오가음이었습니다. 오가음 기획자는 영상 매체를 통해 지역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콘텐츠로 만드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경험인지를 나누었습니다. 그녀는 영상을 통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공유하며, 시민들이 영상을 통해 어떻게 지역사회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오가음 기획자는 남편을 따라 이사를 온 화성이라는 낯선 동네에서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를 공유하였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엿보게 되었고, 화성에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합니다. 그녀는 화성시 마을 자치센터의 "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지역을 미래로 향해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오가음 기획자는 지역사회에서의 기록과 활동이 얼마나 중요하며, 지역사회의 다양한 음성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공유함으로써 지역을 활기차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녀는 지역사회를 콘텐츠로 담아내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이루어가는 활동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자 다짐하였습니다.

    오가음 기획자의 이야기는 시민들이 지역사회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지역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가는데 큰 영감을 주었으며, 그녀의 열정과 활동은 지역사회의 미래에 밝은 희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먼 곳에서 온 마을기록 활동가, 함께 지역을 기록하며 걸어가다"

     

    서울 중랑구에서 온 한 마을기록 활동가가 수원까지 오는 길이 멀다는 고민을 품었지만, 이번 행사에 참여해보니 오길 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지역 마을 영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동료를 찾는 것이 어려워 고민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마을기록 활동가는 이 행사를 통해 소중한 인연을 찾은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이렇듯 함께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걸어가는 일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친구와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을을 위해 지역을 위해 이웃이 함께 기록해가는 행복한 세상을 바랍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 컨퍼런스 "공기놀이"에 참여하면서, 저에게는 동료를 만나고 새로운 인연을 맺는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지식을 공유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경기도 공익활동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공유하는 분들을 만나며, 미래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방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함께 시민기록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료를 찾을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공기놀이"를 통해 만난 모든 분들과 함께 지역사회와 공익활동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며, 미래에도 더 많은 협력과 공헌을 이어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함께 나누는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장스케치]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 세션1_“시민, 영상으로 기록하다.”
    공익인간

    조회수 431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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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암별곡 콜로키움 현장

     

    2020년 일상이 멈추고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경기도민,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지원정책이 만들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전시, 공연 등 예술인들의 활동 또한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프로젝트를 마무리 했거나, 현재 진행중입니다. 경기도 의왕시는 공모를 통해<<월암별곡:공공미술프로젝트>가 당선되었고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동고개를 탐사중인 우리동네미술 탐사대작가

     

     

    <월암별곡:공공미술프로젝트>우리동네미술 탐사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작가들을 선정하였습니다. 세 개의 장소, 그 장소의 대표작가와 참여작가들이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작업중인 이동고개 이야기

     

    공공미술프로젝트는 설치 되는 공간이 중요한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위치해 많은 사람들의 접근이 가능해야 합니다. 사유지가 아닌 공공부지에 설치 되어야하고, 되도록 많은 시민들에게 노출되는 장소여야 합니다.

     

    이동고개 이야기는 이동고개에 4차선 도로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옹벽에 금속구조물이 만들어집니다. 이 장소는 고천과 부곡을 연결하는 보도가 있지만 시민들이 머무는 곳은 아닙니다. 대신 다수의 차량이 신호대기 중이나 이동하면서 길고 높은 옹벽에 시선이 머무르게 되는 곳입니다. 현재 언제 그렸는 지 모를 벽화가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 오봉산의 아기장수 이야기가 대표작가와 참여작가의 협업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왕송생태습지에서 작품의 재료를 채집중인 참여작가

     

     

    두번째 공간은 왕송생태습지는 사시사철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고 주변지역에서도 입소문이 나는 곳입니다. 왕송호수로 흐르는 금천의 물길중 일부를 왕송생태습지로 유입시키고 깊은 연못, 얕은 연못에 다양한 수생식물들을 식재해 수질정화기능을 하고 있으며 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오두막과 연못, 데크길에서 작가들이 질문을 만들었고 그 답이 하나, 둘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부곡동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지금 현재 왕송호수의 시민들을 담은 작품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철도박물관과 왕송생태습지를 연결하는 지하보도

     

     

    의왕시 삼동과 왕송생태습지를 가깝게 연결하는 것은 철도박물관 앞 철길아래에 위치한 지하보도입니다. 현재 많은 시민들의 보행로로 이용되고 있지만 눈길 둘 곳 없는 오래된 통과동선일 뿐입니다. 이 곳의 관리는 한국철도공사에서 맡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가장 가깝게 만나는 공공미술이 되는 장소로 <우리동네 미술관>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과 앞으로도 함께 만들어 갈 공간으로 변화할 예정이지만 철길이 지나는 공간이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철도공사와의 협력이 더욱 중요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철길옹벽 하부 <월암랩소디> 시민참여프로젝트

     

     

    <월암별곡:공공미술프로젝트>의 작품은 일부작품을 제외하고 3년의 존치기간을 가집니다. 공공공간에 설치 되는 여러 작품들은 다양한 공공기관의 협조 또는 조정을 통해 지역주민들을 만나게 됩니다. 지역주민들이 예술과 더욱 가깝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예술가들의 작품과 공공기관들의 협력과 고민, 이 모든 것이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월암별곡:공공미술프로젝트>거점공간

     

     

    월암별곡을 통해 본 공공미술프로젝트의 공익성
    유유당

    조회수 1896

    202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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