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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챗gpt 활용 ai제작
     
    
    최근 인공지능(AI)은 과제물 작성, 디자인, 음악, 글쓰기 등 다양한 창작 활동 영역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생들의 리포트 작성이나 기업의 마케팅 콘텐츠 제작, 예술 창작 분야까지 그 영향력이 확장되면서, AI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닌 창작 주체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저작권 체계가 전제로 했던 ‘인간 중심 창작’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며, 법적·윤리적 논쟁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창작이라는 행위가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으로 간주되었으나, 이제는 AI가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자동 생성함으로써 인간의 창작을 보조하거나 심지어 대체하기까지 합니다. 이는 단지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저작물의 정의, 창작자의 범위, 저작권의 귀속과 같은 근본적인 법적 개념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법적 보호 여부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창작자와 플랫폼, 이용자 간의 권리 충돌과 법적 분쟁이 계속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AI 창작물과 저작권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논의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 AI란?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는 인간의 인지 능력을 모방하거나 이를 능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알고리즘 기반 기술입니다. 이 중에서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 후, 인간의 개입 없이도 새로운 이미지, 텍스트, 음악, 영상 등을 자동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텍스트 생성 기능을 제공하는 OpenAI의 ChatGPT, 이미지 생성 도구인 Midjourney, 그리고 음악 제작 플랫폼 Suno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성형 AI는 기존의 단순 자동화 기술을 넘어서 창작의 영역까지 진입함으로써, 기존의 창작 개념과 저작권 체계에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 AI 창작물의 저작권 인정 여부
    AI 창작물이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오늘날 AI 시대의 저작권법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입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른 법적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창작의 본질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저작권법은 ‘인간의 창작행위’를 보호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AI가 스스로 생성한 이미지, 텍스트, 음악 등 결과물이 아무리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라 하더라도, 인간이 창작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면 현행 법체계 하에서는 이를 ‘저작물’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실제 창작 과정에서는 대부분 인간이 AI에게 특정한 지시를 내리거나, 생성된 결과물 중 일부를 선택하고 편집·수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처럼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저작권 보호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단순히 “고양이 사진을 그려줘”라는 명령을 AI에게 내린 경우, 창작에 기여한 부분이 거의 없으므로 인간의 창작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사용자가 수십 개의 프롬프트를 실험하고, 그중에서 창의성이 드러나는 결과물을 선별해 세부적으로 편집하거나 다른 이미지와 조합하여 최종 작품을 완성했다면, 이러한 행위는 창작성 있는 창작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용자가 AI 도구를 마치 디자인 소프트웨어처럼 활용해 이미지의 구조, 색상, 구도, 스타일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드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며, 이는 저작권 인정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또한 AI가 생성한 창작물의 저작권 귀속 주체에 대한 문제도 중요한 논점입니다. AI 자체는 법적 인격체가 아니므로, 창작물의 권리를 AI에게 귀속시킬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그 권리를 누구에게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크게 세 가지 입장이 존재합니다. 첫째는 AI를 활용한 이용자에게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는 인간이 AI를 도구로 활용해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했음을 강조하는 시각입니다. 둘째는 AI 개발자나 플랫폼 운영자에게 귀속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생성된 결과물이 AI의 설계 구조와 알고리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 자에게 일정한 권리를 부여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셋째는 AI가 완전 자율적으로 생성한 결과물은 무저작물로 간주하고 공공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는 창작물 이용의 자유와 기술의 개방성을 중시하는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은 2023년 기준,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생성한 작품에 대해 저작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이 생성 과정에 실질적으로 개입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예외적으로 해당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이 인정될 수 있다는 입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창작 기여도에 따라 AI 결과물에 대한 권리 귀속을 유연하게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와 관련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나 판례가 없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법 해석의 통일성과 입법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AI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추어 인간의 창작 개입 범위를 어떻게 정의할지, 그 경계를 법적으로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생성형 AI 플랫폼의 법적 책임
    생성형 AI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매우 강력한 창작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간단한 명령어 몇 줄만으로 문학 작품, 이미지, 음악, 영상 등을 손쉽게 생성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능은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생성형 AI 플랫폼은 저작권 침해, 명예훼손, 허위정보 생성 등의 잠재적인 법적 위험성을 함께 내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플랫폼의 책임 범위와 한계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플랫폼 사업자는 자신이 직접 창작에 관여하지 않으며, 단지 기술적 도구를 제공하는 중립적인 입장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즉, 이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와 그 결과물에 대해서는 플랫폼이 직접적인 통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는 과거 인터넷 포털이나 동영상 공유 사이트처럼 플랫폼의 기술적 중립성을 인정받는 논리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반대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생성형 AI의 작동 방식을 설계하고, 학습 데이터를 선택하며, 결과물의 특성과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저작권 침해나 명예훼손과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플랫폼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나 정책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면 ‘방조’ 혹은 ‘과실’에 따른 법적 책임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3년 게티이미지(Getty Images)가 생성형 AI 기업 스태빌리티 AI(Stability 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는 자사의 저작권 이미지 수천만 장이 Stability AI의 학습 데이터로 무단 사용되었다며, 이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특히 AI가 생성한 이미지에 게티이미지의 워터마크가 그대로 나타나는 경우도 포착되면서, AI가 원본 저작물을 단순히 학습하는 수준을 넘어 ‘재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AI 플랫폼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생성물이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할 경우, 플랫폼에도 일정한 법적 책임이 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판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미국에서 코미디 작가 사라 실버먼(Sarah Silverman)을 포함한 작가들이 메타(Meta)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책과 텍스트가 사전 동의 없이 AI 학습에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며, AI 플랫폼이 타인의 저작물을 학습한 결과를 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간접적인 침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한 ‘도구 제공자’로서의 책임을 넘어서, AI 플랫폼이 결과물의 법적 문제에 대해 일정 수준의 감시 및 통제 의무를 지닌다는 주장으로 해석됩니다.
     
    이처럼 생성형 AI 플랫폼의 법적 책임을 둘러싼 논의는 단순히 기술적 기능의 제공을 넘어, AI의 작동 방식과 결과물에 대한 사회적 책임, 나아가 윤리적 기준 수립과도 연결됩니다. 앞으로 플랫폼 사업자는 저작권 침해나 권리 침해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를 강화해야 하며, 이용자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공, 신고 시스템 운영, 침해 시 신속한 삭제 조치 등을 통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입법기관은 플랫폼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기술 발전과 권리 보호의 균형을 도모해야 합니다.
     
     
    ● 향후 과제와 정책적 제언
    AI의 발전과 함께 창작 환경은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인간의 창작 활동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는 저작권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향후 저작권법은 기술의 발전을 수용하면서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균형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첫째, AI 창작물에 대한 창작성 기준을 법적으로 명확히 정립해야 합니다. 현재는 인간의 개입 정도에 따라 저작권 인정 여부를 판단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실무에서 혼란이 큽니다. 프롬프트 제공, 결과물 선택, 편집 및 조합 등의 창작 행위 중 어떤 수준 이상이 되어야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AI 학습 데이터의 수집과 이용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AI가 무단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학습해 생성한 콘텐츠가 원 저작물과 유사하거나 이를 침해할 경우, 이는 심각한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 개발자는 학습 데이터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저작자의 동의를 받거나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용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원 저작자에게 일정한 보상이나 수익 배분이 가능한 시스템 도입도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AI 플랫폼에 대한 책임 기준도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성형 AI 플랫폼이 생성한 결과물이 법적 문제를 일으킬 경우, 단순한 도구 제공자라는 입장에서 벗어나 일정 수준의 주의 의무를 지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신고 시스템 강화, 사전 필터링 기술 도입, 침해 콘텐츠에 대한 신속한 삭제 조치 등의 기술적·정책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넷째, 저작권 보호와 기술 혁신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입법이 필요합니다. 무분별한 규제는 AI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으며, 반대로 무제한적 자유는 창작자의 권리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정 범위 내에서의 공정 이용을 인정하면서도, 창작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 설계가 요구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적 기준 마련과 협력이 중요합니다. AI는 국경을 초월하여 작동하기 때문에, 개별 국가의 법제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습니다. 국제 저작권 협약과 AI 기술 규범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한국 역시 이에 적극 참여하여, 국제적 기준 형성과 국내 입법 간의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처럼 AI 시대의 저작권 문제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창작과 소유, 공정성과 책임, 법과 윤리의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는 중요한 사회적 의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제도의 정비와 함께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공론화, 교육, 그리고 국제적 연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AI와 저작권법: 현실과 쟁점 
    주야

    조회수 541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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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반환공여지1), 무엇이 문제이고 경기북부에 무엇을 남겼나?

    경기북부는 대한민국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군사시설과 개발제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중첩 규제로 인해 수십 년간 낙후되어 왔습니다. 특히 의정부·동두천·포천 등은 전국 기초지자체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지역주민들의 교육, 복지, 문화생활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미군기지의 집중 배치입니다. 1953년 한국전 정전협상 이후 경기북부는 한미안보협력을 이유로 수많은 주한미군기지를 받아들였고, 이는 국방이라는 대의 속에서 지역의 개발 가능성과 자산을 오랜 기간 제약받게 만든 구조였습니다. 경기북부에는 반환된 기지만 해도 30여 개에 이르며, 그 면적은 약 2,000(600만 평)이상입니다. 예를 들어 의정부의 CRC(Camp Red Cloud)2)는 약 87, 캠프 스탠리3)250이상입니다. 반환 대상 기지 중 상당수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장기간 도시계획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들 기지가 차지했던 자산 가치(공시지가 기준)2023년 기준 약 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이 땅은 수십 년간 무상으로 사용되었으며, 지역은 오히려 출입제한과 환경오염, 보상 부재에 시달렸습니다.

     

    주한미군기지 및 한국군 주둔지는 군사시설보호구역, 고도제한, 출입통제를 낳고 이는 개발지연, 토지 이용 제한, 지역 공동화를 유발했습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해당 지역을 과밀 억제권역으로 지정하여 대기업·대학·공공기관 유치를 제한했고 일자리 부족·인구 유출 등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 환경보호 명목의 개발 제한 구역 시행은 개발제한, 도시 성장의 왜곡을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군부대 인근 토지 개발 행위 제한, 토지매매·건축행위 제한 등으로 재산권 침해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산림보호구역 및 수변구역 규제는 산림,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을 통해 친환경 개발조차 지연시켰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균형개발 총량규제는 국토부의 광역권 개발 총량제인데 이 때문에 산업단지 조성, 공공시설 이전 등 제약이 가해졌습니다. 상수도보호구역 및 환경규제는 수질보호를 이유로 공장과 공공시설을 제한하였고 산업단지 유치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지역산업 기반을 약화시켰습니다. 지금은 많이 완화되었지만 군 공항, 미군기지 인근 비행안전구역 등을 사유로 고도제한을 실시하여 고층건물 높이 제한 등으로 도심 발전에 한계를 설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중첩 규제가 경기북부에 끼친 핵심 악영향은 경기북부의 전 지역에 오랜 세월동안 그늘을 짙게 드리웠습니다. 경제 낙후와 일자리 감소, 대기업·공공기관 이전 제한으로 청년층 이탈, 저생산성 산업 구조 고착이 고질적인 병폐가 되었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심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정주 여건의 악화는 인구 유출을 초래했고, 이는 지역 공동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문화 기반의 부족으로 젊은 세대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도시 공간의 불균형과 난개발, 정비계획에서 소외된 구도심의 슬럼화, 그리고 개발 가능한 토지의 부족으로 인해 외곽 위주의 확장이 이루어지면서 도시 기능의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주거·교통·문화 인프라 부족에 국책사업·광역교통망 투자 우선순위에서 제외됨으로 인해서 수도권에 있음에도 수도권답지 않은 생활환경 속에서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서 재정자립도 최하위권 고착화 되었고 세수 기반 약화 자체 사업 추진력 부족과 중앙정부 의존도 상승 정책 독자성 결여라는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중첩 규제는 경기북부가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지방보다 열악한 처지에 놓이게 만든 구조적 원인입니다. 규제 완화 또는 지역특례법 제정 없이는 근본적인 전환이 어렵다는 점이 정책적 교훈입니다.

     

     

    오염된 자연을 다시 지역의 품으로

    반환된 미군기지의 또 다른 문제는 심각한 토양·지하수 오염입니다. 환경부와 국방부의 합동 조사 결과, 벤젠·석유계 탄화수소(TPH)·납 등의 오염이 다수 기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었습니다. 이러한 오염을 정화하는 데 드는 비용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정화 주체가 한국 정부로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미군 측은 SOFA(주한미군지위협정)에 의거 현재 상태로 반환을 고수하고 있고 오염 정화 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또한 정화 방식에서 자연경관·건물 보존과의 충돌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CRC 내 예배당과 벙커는 보존 가치가 있지만, 해당 부지에 유류오염이 존재할 경우 철거 없이 정화가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다음이 요구됩니다.

    - 국방부 주관이 아닌 지자체 주도형 정화 및 보존 계획 수립

    - SOFA 개정 요구, 또는 한미 간 정화비용 분담 협정체결

    - 문화재·환경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지별 맞춤형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

     

    철수 이후의 공동화(空洞化)4), 경제적 재설계는 필수

    반환된 기지들은 지역 공동화(空洞化)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 인천의 캠프 마켓, 의정부의 CRC 그보다 더 큰 캠프 스탠리 등은 반환 이후 수년이 지나도 개발 지연으로 방치되거나, 군사시설로 제한된 용도만 부여된 상태입니다. 이는 경기북부가 자체 재정이나 개발역량이 부족한 반면, 중앙정부의 관심과 투자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성남 판교는 1990년대 초 공군비행장 이전과 함께 국책개발지구로 지정되어 첨단산업단지로 전환되었습니다.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는 항만·미군기지를 시민 친화적 상업·문화지구로 개발해 도시의 대표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경기북부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그간의 희생에 대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따라서 경기북부는 국가 주도의 종합개발계획 수립을 통하여 경기북부형 판교 또는 메디-웰니스 산업지구 모델 등의 종합개발계획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광역교통망 확충 연계형 개발 죽 GTX-C 노선, 순환도로 등과 연계한 상권·인프라 구축이 요구됩니다. 그간의 희생을 고려할 때, 공익적 기능과 수익 모델을 병행한 공원·박물관, 창업 지원 시설, 의료 복합 시설 등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절실합니다.

     

    의정부의 선도적 사례: CRC 공론장의 의미

    2025, 의정부시는 전국 최초로 미군기지 반환을 둘러싼 시민 공론장(CRC 공론장)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시민, 전문가, 정치인,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주제로 숙의하고, 실질적 대안을 도출했습니다.

     

    공론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첫째, CRC 부지는 시민의 땅으로 무상양여 되어야 한다.

    둘째, 개발은 정부가 주도하되, 시민의 참여와 지역의 이익이 우선되어야 한다.

    셋째, 보존과 경제개발이 균형 잡힌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민주도 공론장은 참여민주주의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전국 미군기지 반환 논의의 새로운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아가야 할 방향 : 도민과 함께 만드는 공정한 전환

    미군기지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닙니다. 미군기지는 국가 안보라는 대의로 지역민의 희생을 담보로 사용되었기에, 반환 후에는 그 희생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시민 모두의 공유지(Commons)로 전환될 당위성이 있습니다. 공동체 복원, 환경·역사 보존, 참여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무상양여와 공공적 활용은 필수적입니다. 이는 환경 정의, 지역 균형발전, 그리고 참여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이제는 전문가와 정치인만이 아닌 경기북부 주민과 전 도민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시기입니다.

     

    경기북부는 오랜 시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왔습니다. 이제 그 땅은 희생의 상징에서 희망의 공간이자 공공의 공간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헌법이 말하는 정의이고, 지속가능한 지역의 미래입니다.

     

    1) 미군반환공여지 : 한국정부가 주한미군에 기지, 시설, 군사훈련 등에 필요한 땅을 공여해 미군이 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땅으로, 미군기지와 시설을 포함해 미군의 군사훈련을 위해 확보한 땅이었으나 사용목적 종료 후 한국정부에게 반환된 땅을 뜻함 (출처 : 경기뉴스포털)

    2) 캠프 레드 클라우드(Camp Red Cloud) : 2018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과 녹양동에 걸쳐있던 주한 미국 육군의 군영으로, 시설관리사령부 태평양 지역대에서 관리하였다.(출처 : 위키백과)

    3) 캠프 스탠리 :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에 위치한 주한미군 제8군의 군영으로, 46수송중대 등 여러 부대가 주둔했었다. 1955년 천막 마을로 시작해 1969년부터 본격적으로 건물이 들어섰다. 2017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폐쇄되었다.(출처 : 위키백과)

    4) 공동화(空洞化) : 으레 있어야 할 것이 없어져 텅 비게 됨(출처 : 네이버 한자사전)

     

     

     

     

     

     

     
    [기획]미군반환공여지, 도민과 함께 만드는 공정한 전환이 필요하다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 위원장 최경호

    조회수 191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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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된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통일’의 문제는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주제입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모두가 알고 있고, 대통령 선거에서도 항상 통일 정책은 중요하게 거론됩니다. 하지만 분단된 지 80여 년이 가까워지고,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세대는 분단된 대한민국만 경험하다 보니 남과 북이 하나 되는 통일의 문제는 사실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매년 실시하고 있는 「통일의식 조사(2023)」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3.8%입니다. 이는 정기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최저치라고 합니다. 반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조사 이래 최고치인 29.8%까지 상승했다고 합니다.
     
    분단을 논하며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평화’의 문제입니다. 1950년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을 겪은 후 현재까지 남과 북은 '종전'이 아니라 '정전' 상태입니다. 한반도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엄밀히 말하면 언제 전쟁이 다시 개시될지 모르는 그런 상황인 것입니다. 외국 군대인 주한미군이 아직 주둔하고 있으며, 남과 북의 접경 지역을 비롯해 한반도 곳곳에서 끊임없이 전쟁 훈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단지 남과 북 사이의 대결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반의 대결 구도, 그 한가운데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가 놓여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평화’의 문제는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제40기 평화통일지도자과정 입학식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이런 현실에서 꾸준히 평화 통일을 주제로 시민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비영리 공익 단체가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20년이 넘게 지속적으로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을 진행해 오고 있는 사단법인 한겨레평화통일포럼입니다. 지난 4월 17일 제40기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을 시작한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을 찾아가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40기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 입학식에는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 강신하 이사장·이천환 상임대표를 비롯해 동문, 40기 입학생 등 7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입학식은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 동문들과 입학생들을 맞이하는 강신하 이사장의 환영 인사말로 시작됐습니다. 강 이사장은 "국가보안법에 의해 북에 대한 왜곡된 정보만 알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번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 강의를 통해 북을 제대로 알고 통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평화통일이 아닌 멸공통일을 추구했던 지난 정부의 논리를 넘어, 헌법에 근거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라며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이천환 상임대표는 "한국전쟁이라는 어마어마한 역사적 과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참사를 후대들에게 물려주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라며 "좋은 강의 듣고, 서로 토론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지도자 과정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제40기 평화통일지도자과정 강의 현장 / 사진출처: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제공
     
     
    이어 입학식의 주요한 순서로 40기 입학생 한 명 한 명 서로 소개하고 기대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입학생들은 “솔직히 평소 통일에 관해 관심을 가지지 못했는데, 강사진을 보니 기대됩니다.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큰 고민 없이 참여했는데, 그 마음이 지도자 과정을 수료할 때는 소중한 경험으로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는 등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 40기는 입학식을 시작으로 6월 26일까지 매주 다양한 분야의 전문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며, 접경 지역인 연천·동두천 현장 기행을 통해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시간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 김진향 前)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장창준 한신대학교 교수, 김태형 심리학자, 최현진 평화통일 기행 전문 해설사, 김누리 중앙대학교 교수, 진천규 통일 TV 대표, 신대광 지역사교육연구소 소장, 손미희 우리 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공동대표가 나서 평화통일에 대한 강의를 진행합니다.
     
    이번에 40기를 시작한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은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이 창립한 이후 연 2회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매 기수마다 40~5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11주간 진행되는 과정을 마치면 총동문회에 소속되고,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 회원으로 가입해 시민이 주축이 되는 평화통일 운동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안산 지역에서 역사성을 지닌 시민 교육 프로그램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을 주최하고 있는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이후 평화통일의 흐름에서 창립했습니다.
     
     
    5.18영화 공동체 상영 현장 / 사진출처: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제공
     
    백두산-단둥 평화번영탐방(백두산 천지) / 사진출처: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제공
     
    인문학 기행 현장 / 사진출처: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제공
     
    다문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체험활동 현장 / 사진출처: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제공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 김현주 사무국장은 “평화통일에 대한 인식을 넓혀가고, 평화통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정책사업 등을 실천하는 단체로 시민들과 함께 통일 운동을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이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교육 사업인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은 평화통일 문제를 비롯해 국내외 정세, 남북의 역사·경제·문화 등을 주제로 강연을 듣고 비전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한겨레평화통일포럼은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 외에도 ‘남북경제교류협력아카데미’, ‘백두산-단둥 평화번영탐방’, ‘청소년 평화통일교육’, ‘고려인·새터민·다문화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 체험’, ‘이북 영화 상영’, ‘인문학 기행’, ‘평화통일 관련 정책활동’(토론회, 심포지움, 기자회견 등) 등 다양한 평화통일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에서 조금은 멀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평화’와 ‘통일’은 반드시 생각해 보고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입니다. 더불어 시민으로서 평화통일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기 위한 다양한 시민운동에 참여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는 6월 15일은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25주년입니다. 25년간 남북 관계는 수없이 부침을 거듭하고 있고, 오히려 분단이 더 고착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번 더 평화통일에 대해 생각해 보는 6월이 되기를 바랍니다.
    
     

     
     

     

    평화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시민 교육, ‘평화통일 지도자 과정’
    레지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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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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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출처 : 챗gpt를 활용한 ai제작
     
     
     
    ● 영 케어러란 누구인가?
    영 케어러(Young Carer)란 가족 내에서 질병, 장애, 정신질환, 노화 등으로 인해 자립이 어려운 구성원을 돌보는 역할을 수행하는 아동·청소년 또는 청년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만 18세 이하를 기준으로 하며, 경우에 따라 만 25세 이하의 청년까지 포함되기도 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일상적인 가족의 일원으로서 돕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성인이 담당해야 할 간병, 가사노동, 감정적 지지, 생계 보조 등의 책임을 실질적으로 떠맡고 있습니다. 영 케어러가 수행하는 돌봄의 범위는 매우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신체적으로 거동이 어려운 부모나 조부모를 부축하거나, 약을 챙겨주고 병원에 동행하는 일은 물론, 식사 준비, 청소, 세탁 등의 가사노동까지 맡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장애가 있는 동생을 돌보거나, 우울증이나 중독 증세를 앓는 가족 구성원을 정서적으로 지지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영 케어러는 또래와는 다른 무게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주변에 알리기 어려워하며, 오히려 '가족이니까 당연하다'는 사회적 시선 속에 침묵을 강요받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책임은 아동·청소년기라는 생애 주기의 특성과 맞지 않아 학업을 포기하게 하거나, 또래 관계 형성에 제약을 주고, 자아 정체성 발달을 방해하는 등 다층적인 문제를 야기합니다.
     
     
    ● 한국 내 영 케어러의 실태
     
    한국에서는 아직 영 케어러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가 존재하지 않고, 관련 통계 또한 극히 제한적입니다. 공식적인 전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채, 대부분의 영 케어러는 비가시적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구에서는 청소년의 약 2~3%가 영 케어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돌봄 취약 가정에서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조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2023년 김지선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가족 돌봄 청년 기초 연구’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만 9세에서 18세 사이의 영 케어러는 총 7만 885명으로, 해당 연령대 인구의 약 3.5%에 해당합니다. 이는 국내 최초로 실시된 영 케어러 규모 추산 결과로, 지금까지 은폐되어 있던 청소년 돌봄자의 존재를 드러낸 중요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이 추산은 기초생활수급 가구 중 장애인, 중증 질환자, 70세 이상 노인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생계 책임을 지는 소년·소녀 가장, 알코올 중독자나 치매 환자 가족을 간병하는 경우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10대 영 케어러는 부모나 조부모의 질환·중독 문제를 대신 떠안고, 생계비 마련부터 간병, 가사노동까지 전방위적인 책임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정작 본인의 학업이나 진로 탐색, 또래 관계 형성 등 청소년기에 반드시 필요한 성장 과정은 희생되기 쉽습니다. 학교생활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중도 포기하게 되는 사례도 적지 않으며, 결국 이들은 사회적 안전망 바깥에서 ‘미래를 저당 잡힌 청소년’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영 케어러라는 용어는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부모 등에게 무보수로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청소년'으로 정의됩니다. 영국, 호주 등은 이들을 독립된 사회정책 대상으로 인정하고, 생계비 지원, 돌봄 서비스 제공, 교육 지원 등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보호 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영 케어러를 위한 정부 차원의 공식 추산이나 체계적인 지원책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국제 학계에서는 한국의 영 케어러 대응 수준을 총 7단계 중 최하위인 7단계, 즉 ‘무반응 국가’로 분류하고 있어 제도적 공백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영 케어러는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숨겨진 집단’, ‘잊힌 최전선’으로 남아 있으며, 제도적 보호 없이 가족 내 돌봄 부담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들을 사회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실질적 정책 개입과 지원 체계 마련을 논의해야 할 시점입니다. 
     
     
    ● 영 케어러가 겪는 어려움
    영 케어러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단순히 육체적인 노동에 그치지 않고, 삶의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문제로 나타납니다. 첫째, 이들은 돌봄 책임으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가족의 간병을 마치고 등교해야 하거나, 병원 동행, 가사노동 등의 이유로 결석과 지각이 반복되며, 심지어는 학업을 포기하게 되는 사례도 발생합니다. 이는 결국 학력 단절, 진로 제한, 취업 기회의 박탈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사회적 계층 고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정서적·심리적 부담과 사회적 고립 또한 심각한 문제입니다. 또래와는 다른 책임감과 부담 속에서 성장한 영 케어러는 우울, 불안, 죄책감, 분노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에 노출됩니다. 친구와의 관계를 맺을 여유가 없고, 여가 생활 역시 단절되어 고립감을 느끼기 쉬우며,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조차 ‘가족을 배신하는 행위’로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불어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아르바이트나 부업을 병행하는 등 경제적 책임까지 떠맡는 경우도 있어, 청소년이 감당하기에는 과도한 짐을 지고 살아가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 케어러는 교육, 정서, 사회, 경제 등 전 영역에서 다층적인 어려움을 경험하며, 그에 따른 종합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 국내 제도적 변화와 정책 동향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영 케어러와 같은 위기 청년·아동에 대한 제도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국가 차원의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가족돌봄 등 위기 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하였으며, 이는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과 청년에 대한 종합적 지원 체계를 법제화한 최초의 시도입니다. 이 법안의 제정 목적은 사회적 고립이나 돌봄 과부하 등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 청년과 아동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의 보장과 사회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이 법안은 우선 ‘가족돌봄 아동·청년’을 34세 이하로서 돌봄이 필요한 가족에게 간호, 간병, 일상생활 지원 등의 무보수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병역의무 이행자에 대해서는 그 기간을 연령에 가산하여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립·은둔 아동·청년’은 타인과의 교류가 극히 제한되거나 상당 기간 동안 좁은 거주공간에 머물며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으로 정의함으로써, 다양한 위기 양상을 포괄하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제도적 운영 측면에서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아동정책조정위원회 및 청년정책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5년마다 ‘위기 아동·청년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며, 3년마다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발적 지원이 아닌, 중장기적 정책 설계와 집행이 가능해집니다. 지원 체계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위탁·지정한 기관·단체가 전담하며, 실태조사나 본인 신청을 통해 발굴된 위기 청년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각각의 사례에 맞춘 맞춤형 사례관리 계획을 수립하여 사회보장급여를 연계·지원합니다. 사례관리 종료 시까지 지속적인 관리가 의무화된 점은 큰 특징입니다. 구체적인 지원 항목으로는 심리상담, 건강관리, 학업 연계, 취업 준비, 주거 안정 지원뿐 아니라, ‘가족돌봄 아동·청년 특별지원’, ‘고립·은둔 청년 맞춤형 프로그램’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자기 돌봄을 위한 시간과 비용까지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마련된 점은 기존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보건복지부장관이 위기아동·청년 정책센터를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모범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을 ‘전문지원기관’으로 인증하는 체계도 함께 도입됩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는 정책의 실효성과 현장성과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으로, 향후 실행 과정에서의 평가와 개선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법안은 단순한 복지 확장의 의미를 넘어, 그동안 ‘가정 내 문제’로 은폐되어 온 영 케어러의 삶을 사회의 책임으로 전환시키는 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향후 실제 법 집행 시 충분한 예산 확보, 전문 인력 배치, 지역 간 형평성 등의 문제가 뒷받침되어야만 제도의 목적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 해외의 영 케어러 지원 사례
    영 케어러 문제는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 사회적 이슈로 다루어지고 있으며, 각국은 제도적 대응과 복지 지원을 통해 체계적인 보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영국은 2014년 ‘아동 및 가족법(Children and Families Act)’을 제정하여 영 케어러를 공식적으로 법에 명시하고, 지방정부에 실태 파악 및 지원 의무를 부여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영국 내 많은 학교에서는 ‘Young Carers in Schools’라는 전국 단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사가 영 케어러를 조기에 인지하고 학업·정서·생활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습니다. 또한 ‘Care Advice Line’과 같은 전용 상담 창구를 통해 이들에게 심리적 상담과 정보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호주는 ‘Carer Gateway’라는 국가 차원의 온라인 플랫폼과 ‘Young Carers Network’를 구축하여, 영 케어러가 본인의 상황을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호주는 이 외에도 청소년 돌봄자를 대상으로 한 수당과 학업 보조금,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학교와의 협력 서비스 등 다양한 재정적·교육적 지원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20년부터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이 공동으로 영 케어러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보건·복지·의료·교육을 아우르는 연계 시스템을 바탕으로 학교 교직원, 지역 복지 담당자, 병원 등이 협력하여 조기 발굴과 사례 관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지방자치단체별 전담창구를 설치하고, 영 케어러를 위한 상담, 지역 사회 자원 연계, 단기 돌봄 지원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역 실정에 맞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국, 호주, 일본은 제도적 정의뿐 아니라 교육, 상담, 경제 지원, 지역 기반 연계에 이르기까지 다층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향후 영 케어러 정책을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고 사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영 케어러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보이지 않는 돌봄 노동자’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가족의 간병과 가사노동, 정서적 지원까지 맡으며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이들은, 공식적인 복지 체계나 제도에서조차 인식되지 못한 채 긴 시간 침묵 속에서 고립되어 왔습니다.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돌봄의 책임을 가족, 특히 여성과 아동에게 전가해왔고, 영 케어러 문제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개인의 책임이나 ‘효(孝)’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돌봄이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이들의 인권은 계속해서 침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 케어러는 단지 가족을 돕는 아이들이 아니라, 국가의 공적 돌봄 시스템이 부재하거나 작동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구조적 취약계층입니다. 이들은 학업, 진로, 친구 관계, 자기 돌봄 등 청소년기에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기고 있으며, 그로 인해 성인이 되어도 교육·고용·건강 등 다방면에서 장기적인 손실을 겪을 위험이 큽니다.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위한 조기 발견 시스템, 정서적·경제적 지원, 교육 연계, 법적 보호 체계가 마련되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돌봄의 공공성을 확대하여 아동·청소년이 가족의 돌봄 공백을 메우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와 사회는 이제라도 영 케어러의 존재를 분명히 인식하고, 그들의 권리 회복과 자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아동과 청소년은 미래의 주체이기 이전에 현재의 권리 주체이며, 이들의 삶을 책임지는 것은 복지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지금 이들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우리 사회가 얼마나 포용적이고 책임 있는 공동체인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입니다.
     
    
     

     
     
     
     
    내가 엄마를 돌본다고요?… 교복 입은 간병인들의 비밀
    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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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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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출처 : 챗gpt 활용한 ai제작
     
     
    
    여러분, “도서관의 날”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도서관의 날은 책을 통해 누구나 지식과 문화를 자유롭게 접하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정신을 키우자는 뜻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날입니다. 이날은 도서관의 소중한 가치를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이용하여 다양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확산시키도록 응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도서관법 개정(2022년 12월 8일 시행)에 따라 매월 4월 12일로 지정되었으며, 2023년 첫 법정기념일을 맞이하였습니다. 도서관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서관의 날부터 1주간을 도서관 주간으로 정하여 도서관들은 해당 기간에 취지에 적합한 도서관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위해 이번 해인 2025년에도 전국 도서관에서 강연, 체험행사, 기념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안양시의 도서관들에서 어떻게 도서관의 날을 기념하였는지 살펴볼까요?
     
     
    안양시 곳곳에서 펼쳐진 문화축제, 다양한 ‘도서관의 날’ 행사
     
    출처: 안양시
     
     
    지난 4월, 경기도 안양시의 관내 10개 공공도서관은 도서관의 날 및 도서관의 주간을 맞이하여 ‘꿈을 키우는 씨앗, 도서관에 묻다.’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독서문화 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책과 사람, 상상력과 현실이 만나는 특별한 한 주. 시민들은 도서관이라는 지식과 문화의 공간에서 작지만 큰 힘을 지닌 여러 가지 꿈들을 키우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관양, 비산, 호계, 안양어린이, 벌말 도서관 등에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층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렸습니다.
     
     
    관양도서관
    관양도서관에서는 4월 14일, ‘업사이클링 팝업북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4월 19일에는 ‘윤정선 작가와의 만남 <퇴근 후, 그림책 한 권>’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같은 날 안양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과년도 잡지를 선착순으로 무료 배부하기도 하였습니다.
    출처: 관양도서관 홈페이지
     
     
    호계도서관
    호계도서관에서는 4월 4일부터 5월 9일까지 성인을 대상으로 ‘도서관 속 비주얼 씽킹’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같은 기간에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접하는 비주얼 씽킹’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4월 26일에는 ‘최정은 작가와의 만남 <비주얼씽킹, 스토리로 말하라>’ 강연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양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책 속 그림 전시 <꽁꽁꽁 피자>’를 열었습니다.
     
     
    안양어린이도서관
    안양어린이도서관은 그 이름에 걸맞게 어린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4월 12일, ‘반짝반짝 빛나는 자개 책갈피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4월 19일, ‘장희정 작가와의 만남 <놀이터의 비밀>’ 강연을 열었습니다. 4월 15일과 17일에는 ‘이야기와 함께하는 영어 그림책 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벌말도서관
    벌말도서관에서는 안양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4월 12일부터 30일까지 과년도 잡지를 선착순으로 배부하였으며, 4월 12일에는 ‘이윤정 작가와의 만남 <문해력 뛰어난 아이는 이렇게 읽습니다>’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초등학교 3~4학년을 위한 ‘보드게임으로 즐기는 세계사’ 프로그램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양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4월 19일과 30일 각각의 날에 ‘향기로 떠나는 마음 여행’, ‘특별 영화 상영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출처: 벌말도서관 홈페이지
     
     
    비산도서관
    비산도서관에서는 4월 19일, 안양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과년도 잡지를 배부하였으며, 4월 한 달간 ‘시민 창작 그림책 원화 전시 <말풍선 키우기>’를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4월 11일~5월 2일까지 ‘천미진 작가의 <그림책 글쓰기 워크숍>’ 프로그램을 주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생들을 위한 ‘복슬복슬 모루인형 만들기’ 체험을 4월 19일에 진행하였습니다.
     
    출처: 비산도서관 홈페이지
     
     
    특히, 4월 한 달 동안 비산도서관 2층 로비에서 진행되었던 ‘시민 창작 그림책 원화 전시 <말풍선 키우기>’는 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따뜻한 영감을 불어넣었습니다. 2024년 비산도서관 시민 그림책 작가 특성화 프로그램 『내 꿈을 칠하다: 청년 그림책 작가』우수작 5종 원화를 전시하는 행사로, 새파란(김예인) 작가의 <말풍선 키우기> 원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도서관에서 피어난 작은 꿈들
     
    ‘도서관의 날’은 단순히 하루를 기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책 한 권, 한 번의 강연, 한 번의 체험 활동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작은 씨앗처럼 심어지고, 그 씨앗이 성장 과정을 거쳐 희망찬 꿈으로 자라나게 됩니다. 이번 안양시의 다양한 도서관 행사들은 사람들에게 문화의 빛을 비춰주고, 꿈의 씨앗을 심어준 뜻깊은 것들이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강연과 체험, 다양한 전시를 통해 책과 사람이 연결되고,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도서관은 단순한 지식 저장소의 역할을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한 중요한 문화 공간으로 기능할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다양한 지역의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다채로운 ‘도서관의 날’ 행사에 참여하여 책과 함께,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리고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경험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책과 이야기, 그리고 타인과의 소통이 주는 감동은 여러분의 마음속 깊이, 오랜 시간 동안 자리할 것입니다.
     
    또한, 반드시 도서관의 날 행사가 아니더라도 안양시를 비롯하여 다양한 시의 도서관에서 매달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살고 계신 지역의 도서관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여러 가지 색다른 프로그램들과 강연들, 전시회들을 직접 체험해 보시는 것은 어떤가요? 이제 도서관은 점점 더 진정한 문화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이 문화의 공간을 통해 세상을 넓히고 더 많은 꿈을 키워가기를 소망합니다.
     
    '도서관의 날'은 책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간의 가치를 다시 새기는 날입니다. 도서관들은 지식과 문화, 꿈이 자라는 터전이 되어주었습니다. 오늘 심은 작은 꿈은 책과 함께 자라며, 우리의 미래를 더욱 밝히게 될 것입니다.
     
    

     

     

    “꿈을 키우는 작은 시작”, 2025 안양시 도서관의 날 행사
    코코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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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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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의 달, 변화하는 가족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한국 사회의 가족 구성 변화와 경기도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과연 지금, 우리는 어떤 가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을까요?

    통계에 따르면, 2020년과 2023년을 비교했을 때 전통적인 2세대 가구(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정)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1세대 가구와 1인 가구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한국 사회가 더 이상 ‘전통적 가족’을 기준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양한 생활양식이 확산되며, 가족의 형태 역시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가족은 ‘혈연 중심의 집단’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관계의 방식’으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기도 역시 변화하는 가족 형태를 반영한 정책과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가정의 달은 그저 기념의 시간이 아니라, 변화하는 가족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라며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출처 : 2023년 한눈에보는 가족실태조사(여성가족부)

     

     

    아래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가족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음을 보여줍니다. 결혼 후 반드시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전통적 가치관은 점차 약해지고 있으며,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성은 40~50%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선택과 삶의 방식이 존중받는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가족 형태가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에 대한 정서적 유대와 본질적 기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가족은 서로 돕고 의지하는 편이다”(81.9%), “있는 그대로를 인정한다”(75.0%), “모두의 의견을 존중한다”(72.5%), “상당히 친한 편이다”(71.0%) 등 모든 항목에서 70% 이상의 공감대를 보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결국, 가족은 어떤 모습이든 ‘서로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관계’라는 본질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 2023년 한눈에보는 가족실태조사(여성가족부)

     

    앞서 세대구성의 변화에서도 살펴 보았듯이 1인 가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문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여성은 아플 때나 위급한 상황에서 적절한 도움을 받기 어렵고, 남성의 경우는 균형 잡힌 식사와 같은 일상적인 건강 관리에서 큰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려되는 점은 사회적 고립의 위험입니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 위험군 중 여성의 비율이 62.3%로 남성(37.7%)보다 높았으며,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그 비중이 더욱 크게 나타났습니다.이제 우리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지원을 단순한 주거 차원을 넘어 정서적·사회적 돌봄의 문제로 확장해 바라보아야 합니다. 1인 가구에 있는 구성원들이 외로움 속에 방치되지 않도록 사회적 연결망과 맞춤형 지원이 강화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 가장 '다문화적인' 가족이 살아가는 곳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가족 형태가 공존하는 지역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특징은 다문화가구 비율이 전국 1위라는 점입니다. 전체 다문화가구원 중 약 30.7%가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을 만큼, 경기도는 다문화가족의 삶의 터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곧 경기도가 ‘다양성의 일상화’를 가장 앞서 경험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문화가족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제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경기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문화관련 정책과 지원사업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2023년 경기도 다문화가족 실태조사(경기도여성가족재단)

     

    경기도 내 다문화가족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제 이들의 삶은 일시적인 정착이 아닌 ‘장기적 정착’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책도 단순한 초기 적응을 넘어, 양육 지원, 고용 안정, 노후 준비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녀 교육과 사회 적응을 위한 통합 서비스, 그리고 경제적 자립을 위한 한국어 교육 및 취업 지원은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꾸준히 이어져야 합니다. 경기도는 이러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관련 정보는 경기도청 누리집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청누리집

     

    경기도는 도내 31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업무를 지원하며, 지역 사회와의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는 각 지역의 특성과 필요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가능하게 하고, 다문화가족이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누리집에서는 경기도 31개 시·군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직접 연결되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필요한 서비스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누리집

     

     

     

    한부모가족, 더 이상 혼자만의 책임이어서는 안 됩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족 형태 중 하나는 바로 한부모가족입니다. 여성가족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입니다. 한부모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체 가구의 60.3% 수준에 불과하며, 특히 84.2%가 이혼으로 인한 가정으로, 평균 1.5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육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현실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들의 삶은 늘 불안정한 경계에 놓여 있습니다. 이에 경기도는 ‘한부모가족 지원 거점기관’을 통해 양육비 청구 소송 지원, 위기 임산부 지원사업 등 실질적인 정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 10월 개설된 ‘위기 임산부 안심상담 핫라인’(010-4257-7722)은 출산과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에게 긴급한 도움을 제공하는 창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관련한 자세한 정책은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복지포털 ‘복지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한부모가족 지원 거점기관

    복지로 사이트

    출처 : 2024년 한부모가족실태조사(여성가족부)

     

    가정의 달,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며

    경기도의 가족 형태는 전통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점차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등 새로운 가족 형태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 사회의 인식 또한 함께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 2025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획일화된 틀로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서야 합니다. 다양한 가족이 존중받고, 책임있는 연대가 있는 사회. 이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방향이길 바랍니다.

    [기획]그림으로 보는 경기도 가족의 변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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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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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4월 16일(수)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1년이 되는 날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그동안 우리는, 그리고 우리 사회는 무엇이 변했을까? 세월호는 사람들의 기억에 희미해졌을까? 4월 12일(토), 광화문의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 현장에 가서 확인해 보자.
     
     
    
    출처: 4.16연대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2025년 4월 12일, 기억·약속 시민대회장은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기억은 무엇이며 우리는 누구일까? 세상을 바꾸는 주체가 “기억하는 우리”라고? 과연 서십자각에서부터 광화문 앞까지 행사장엔 ‘기억하는 우리들’이 가득했다. 비가 오고 점점 바람이 세찬 날씨 속에도 기억하는 사람들 5천여 명이 다녀갔다(집회 측 추산).
     
    10년이 더 흘렀다고 세월호 참사를 잊는 게 아니라고 사람들은 보여주고 있었다. 윤석열 한 사람 파면으로 사회 대개혁이 보장되는 게 아님을 똑똑히 아는 사람들이었다. 어떻게 생명 안전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갈까? 어떻게 사회 대개혁을 이룰까? 탄핵 집회장에 나갔던 그 깃발들이 펄럭였다.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슬로건은 ‘애도’와 ‘기억’과 ‘연대’의 힘이었다.
     
     
    출처: 4.16연대
     
     
    ‘기억하는 우리’ 중에 ‘세월호와 이태원 세대’가 돋보였다. 시민참여 마당 활동 속에도 자유 발언대 마이크에도, 우산 속에 듣고 박수 치는 청중에도 젊은이들이 많았다. 노래하고 춤추고 행사 진행하고 자원봉사하고, 모두 세월호와 이태원 세대 청년들이 했다. 아니, 세월호 참사는 나이와 세대를 통합해 이루는, 평범한 사람들이 주체가 되는 시민운동임을 볼 수 있었다.
     
     
    시민참여 마당, 놀며 체험하며 기억하며
     
    출처: 4.16연대
     
    시민들은 오후 2시부터 25개의 노란 ‘시민참여 마당’ 천막을 자유롭게 방문하며 즐길 수 있었다. 구경하고 체험하고 질문하고 대화하고 만들며 노는 공간이었다. 노란 리본을 만드는 사람, ‘기억 엽서’를 쓰고 ‘리본 리폼’을 하고 ‘기억의 벽’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사람. 노란 옷을 입은 4.16 가족협의회 부모님들의 공방과 기억 상점에서 기억 물품을 만들며 함께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를 비롯한, ‘재난 참사 피해자 연대’라는 이름의 연대체였다. 사회적 참사는 결코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었다. 기간제교사노동조합원들은 “김초원 선생님~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배지를 나눠주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천막에서는 아이들이 세월호 책을 보고 있었다. ‘비건 감자튀김’ 푸드트럭은 이 광장의 다양성과 포용성의 상징처럼 보였다.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대한민국 재난 참사 연대기, 재난 참사 피해자 연대
    2023년 12월 16일 발족한 재난 참사 피해자 단체들의 연대체다. “누구도 우리처럼 오래, 우리만큼 깊이 고통받지 않기를 바란다.”라는 마음으로 활동한다. 재난 참사 피해자 연대 소속 9개 단체는 다음과 같다.
    1) 2.18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2003. 2. 18): 대구 중앙로역 방화 화재로 최소 192명이 희생된 사건. 전동차 내장재, 1인 승무원제,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의 미흡한 초기 대처가 피해와 고통을 키웠다. 추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2) 4.16 세월호 참사(2014. 4. 16): 인천발 제주행 여객선이 진도 해상에서 침몰, 국가의 구조 방임으로 단원고 학생 250명을 비롯한 승객 등 304명이 희생된 재난 참사이자 국가 폭력 사건.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생명 안전 공원 건립 등의 문제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3) 7.18 공주 사대부고 병영 체험학습 참사(구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참사/2013. 7. 18): 학교 체험학습으로 참가한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공주 사대부고 2학년 5명이 희생된 참사. 학교의 관리 감독 미흡, 무자격 교관 운영, 태안군의 관리 감독 소홀, 복종의 문화 역시 참사의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4) 가습기 살균제 참사: 1994년부터 17년 동안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로 수많은 시민이 심각한 건강 손해를 입은 한국 최초의 생화학 제품 재난. 2023년 12월 31일 현재 공식 사망자 1,843명, 피해 인정자 6,048명으로 현재도 매일 피해가 드러나는 중이며, 피해 인정 싸움이 진행 중이다.
    5) 광주 학동 참사(2021. 06. 09.): 학동 4구역 재개발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의 하도급 업체가 철거를 진행 중 빌딩이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한 사건. 안전조치 미흡 무리한 철거 등이 주요 원인. 현재까지도 피해 보상과 추모 문제가 남아 있다.
    6)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1999. 06. 29.): 백화점이 무너져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부상한 사건. 단일 재난으로 최대 피해자 발생. 사주의 탐욕적 이윤 추구와 관계 공무원들의 결탁이 원인으로 지적되었으나 처벌은 미흡. 현재까지도 추모의 문제가 남아 있다.
    7)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2017. 03. 31.): 남대서양을 항해하던 철광석 운반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가 선사 폴라리스의 과실로 침몰해 22명이 희생된 사건. 원인 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이 해결되지 않았다.
    8)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 참사(1999. 06. 30.): 유치원생 등 23명이 사망한 화재 사건. 모기향에 의한 발화로 결론지었지만, 유가족들은 누전과 관리 소홀, 비리 결탁 주장.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요구가 있다.
    9)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인천 학생 화재 참사, 1999. 10. 30.): 상가 화재로 청소년 등 5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친 사건. 불법영업과 공무원 간의 유착 비리가 원인을 제공했으나 피해자들(평균연령은 17세)의 호프집 출입에 대한 비난으로 2차 가해가 심각했다. 일부 피해자의 피해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출처: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영상]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 출처: 4.16연대
     
     
    [영상] 누가 이태원 참사 159번째 희생자를 만들었나 / 출처: 뉴스타파
     
    
    통합과 연대의 민주시민 발언대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2시 반부터 65분간 시민 10명이 자유발언대에 올랐다. 4.16 약속 지킴이 도봉 모임의 이경숙, 4.16 해외 연대의 유준조, 불꽃페미액션 활동가 선물, 개인 시민 로라, 민주노총 노동안전 보건실장 최명선, A 학교 사안 공대위 교사 지혜복, 녹색연합 활동가 이다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박경석, 동물해방물결 소장 김도희, 전국 불안정노동 철폐연대 상임활동가 김혜진. 가려졌던 목소리가 드러나는 자리이자 통합과 연대의 발언대였다.
     
    첫 발언자인 이경숙 님은 12.3 이후 첫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던 날 실망하고 집에 왔는데, 응원봉을 든 청년들은 그 추운 날 저녁에도 여의도를 지켰다는 걸 알게 돼서 부끄러웠다며 고백했다. “그때부터 각성한, 아니 계몽된 도봉 엄마들 카톡 방은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따듯한 차랑 주먹밥 만들어 학생들한테 주고 싶다. 그래, 좋아요, 주먹밥 만들까? 카톡 방에 있던 네 명 모두의 뜨거운 찬성으로 주먹밥 연대를 결의하였습니다.”
     
    불꽃페미액션 활동가 선물은 “모든 죽어간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내며” 세월호 세대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2014년 4월 16일, 고등학생 2학년이었던 저는 희생자의 대다수인 단원고 학생들과 동갑입니다. 같은 경험을 했는데 저는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죄스러웠습니다. 그때 사회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참사 피해자들과 함께 서겠다는 마음으로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 참가했습니다.”
     
    동물해방물결의 김도희 활동가는 며칠 전 충북에서 조류인플루엔자로 살처분되는 닭들 “17만 9천 명(命)”을 소환했다. 더 이상 죽여서 지키는 사회에 익숙해져선 안 된다고. “지워진 생명을 다시 불러내는 일, 안전의 기준을 새롭게 다시 쓰는 일, 그리고 그 기준에 인간과 비인간, 모든 생명이 함께하는 일, 그 일을 하겠다”라고 다짐하며 호소했다. “세월호를 기억한다는 것은 단지 과거를 되새기는 일이 아닙니다. 기억은 외침이 되어야 하고, 외침은 전환이 되어야 합니다.”
     
     
    세월호와 이태원 세대의 목소리
    본 행사는 비상 행동 활동가이자 군 인권센터 김형남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단원고 2학년 9반 고 진윤희 양의 어머니 가족협의회 김순길 사무처장은 “10년하고 1년, 기억·약속 시민대회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로 시작해 “가만히 있지 않겠다, 다짐하며 서로의 버팀목이 돼 온 시민들”에 대해 일일이 감사했다. “우리의 발걸음이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로 지난해 12월 3일부터 이 광장에 응원봉을 들고나온 2030 세월호 이태원 세대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청년들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라고.
     
     
    출처: 4.16연대
     
     
    발언대에는 박세희 4.16연대 공동대표, 송해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호림 내란청산사회대개혁비상행동 공동의장, 남아름 영화 <애국 소녀> 감독이 차례로 올랐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재현 군의 어머니 송해진 님의 목소리는 봄비에 젖어 있었다. “소중한 자녀를 잃은 아픔을 안고, 세월호 부모님들이 지난 11년간 감내해 오신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박근혜와 윤석열, 이 두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일어난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는 결코 우연한 사고가 아닌, 국민의 생명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한 결과라 지적했다. “두 정권 모두 참사 이후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비난과 혐오를 제어하지 않았고, 오히려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을 방해했다"라는 사실을 말할 때 “비통한 마음”을 고백했다.
     
     
    세월호 참사와 마찬가지로, 이태원 참사의 진실도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되어 공개되지 않고 봉인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2년 반이 되었음에도, 이태원 참사 특조위는 아직 진상조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유가족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참사의 모든 진실을 밝히고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순 없지만, 우리는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부디 우리 아이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이 긴 여정에 저희와 함께해 주십시오. 이 땅의 아이들이 안전한 일상을 누리며 각자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모든 재난 참사 피해자들과 연대하여 한 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
    - 고 이재현 군 어머니 송해진 님 발언문 중
     
    16살 고등학생 고 이재현 군(2006. 4. 17.~ 2023. 12. 12.)은 이태원 참사의 159번째 희생자로 세상을 떠났다. 참사로 가장 가까운 친구 2명을 잃고 극심한 죄책감과 2차 가해로 고통받았다. “이태원에 놀러 간 게 잘못”이라는 말을 비롯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허위 정보 유포, '순수한 유가족다움' 강요, 노골적인 조롱·혐오 표현, 성희롱 및 욕설 등이었다. 정부는 2차 가해에 적절한 대처 대신 ‘상처를 딛고 일어나려는 본인의 노력과 의지가 문제’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세심한 참사 생존자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계속 지적하고 있지만 달라진 게 없다.
     
     
    남아름 님은 세월호 세대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 <애국 소녀>를 만든 감독이다. 자신을 4.16 청년 세대라고 소개하면서도, 세월호에 대한 부채감과 복잡한 감정에 도망치기 바빴던 20대를 다룬 고백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그러나 세월호가 가르쳐 준 가장 큰 것은 ‘연대’하는 데에 어떤 ‘자격’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었고, ‘참사’란 그저 지나칠 남의 일이 아니라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할 ‘우리’의 일이라는 것을 배웠기에 용기를 냈단다.
     
     
    20살의 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많은 또래가 세월호를 계기로 처음 광장에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때 어른들은 저희 세대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세월호 세대’, 4.16 세대라 명명된 저희 또래는 “그러면 나는 어떤 어른이자 시민이 되어야 할까?”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나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풀리지 않은 질문을 20대 내내 품고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세월호가 청년 세대에게 던졌던 그 질문들이 우리를 2024년 계엄의 광장으로 불러들였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무장한 군인들이 총을 들고 우리를 위협하더라도,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라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세월호의 노란 리본은 우리를 엮어주는 연대의 끈이자 신뢰의 안전망이 되었고, 세월호는 우리가 다양한 색깔의 깃발과 응원봉을 들고 광장에서 춤출 수 있게 해 준 프리즘이었습니다. 20살의 세월호가, 30살의 계엄령을 막아주었습니다. 윤석열 탄핵 결정문에는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라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덧붙이고 싶습니다. 세월호 이후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썼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
    - 남아름 님 발언문 중
     
     
    
    출처: 4.16연대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기억하는 사람들은 행사 영상에도 있었다. 현장에도 참가한 《저주 토끼》의 정보라 작가는 영상에서 세월호가 “시민운동의 문화를 바꾸었다”라고 정리했다. 11년 전 고3이던 세월호 세대 가수 ‘버둥’에 이어 나온 3인조 가수 ‘브로콜리 너마저’는 노래 ‘졸업’을 부르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이 노래를 만들면서 이 시기 지나면 이 노래 부를 기회 많이 없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그런데 세상이 더 어렵고 복잡해지는 일들이 많다며 노래를 시작했다.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넌 행복해야 해.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청계 광장에서 집회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엄마의노란손수건분들이 거기서 서명 받으니까 저도 그냥 껴서 서명 받고. 그러다 장마잖아요, 7월이면. 서명지가 젖어요. 그러면 몸으로 가리고 이렇게 밑에 집어넣고 그랬었는데 지나가던 분이 편의점 앞에 파라솔 있잖아요. 그걸 사 오셨더라고요. 10만 원 줬대요. 그런 돌봄의 형태로 표현하는 분이 되게 많았고.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나도 애 키우는 엄마라서, 나도 아빠라서, 나도 선생님이라서, 그냥 지나가던 사람 아무나 가서 연대하고. 모두가 환영받고 모두가 평등하게 고생하고. 시민운동의 문화를 바꾼 굉장히 결정적인 계기가 세월호 부모님들의 활동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현재의 광장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평등인 거 같아요, 평등. 안전.”
    - 정보라 작가
     
     
    출처: 416합창단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기억·약속 시민대회는 4.16 합창단의 노래와 함께 마무리됐다. 비가 잦아든 덕분에 합창단 순서 직전에 무대의 천막이 치워졌다. 노란 단복을 입은 30명의 목소리로 ‘돌덩이’와 ‘봄날’이 울려 퍼졌다. 마지막 노래 '화인'과 함께 “반드시 진상 규명” “끝까지 책임자 처벌” 등이 적힌 작은 현수막이 단원들 손에 손에 펼쳐졌다. “눈물을 털고 일어서자고 쉽게 말하지 마라. 하늘도 알고 바다도 아는 슬픔이었다. 이제 4월은 내게 옛날의 4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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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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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인터뷰이(김서원)
     
     
    도종환 시인은 시 화인에서 4월을 이렇게 말한다. “이제 4월은 내게 옛날의 4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도 지난 날의 바다가 아니란다. 2014416일 그날 때문이다. 그게 어디 시인 한 사람만의 고백일까. 11년 전 4월 그날 이후 삶이 바뀌었노라, 고백하는 한 사람을 소개한다. 4.16 합창단원이자 활동가 파주 시민 김서원(도로시) 님과의 일문일답이다.
     
     
    사진출처: 416합창단
     
     
    자기소개와 근황 인사 부탁한다
    파주에 있는 여성 위기 청소년 쉼터에서 밥하는 일을 한다. 24시간 생활시설인데 활동가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울타리가 되도록 맛있는 밥을 해 주는 게 내 일이다. 청소년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게 내 즐거움이다. 예산에 맞게 좋은 재료 공급 시스템을 만들었다. 매주 월요일 퇴근 후 안산으로 4.16 합창단 연습하러 가고, 다양한 공연 활동도 한다.
     
    윤석열 파면 결정 나오는 순간 제일 먼저 4.16가족들이 떠올랐다. 4.16 합창단에서 노래한 건 3년이지만 세월호 가족들 곁에 있는 건 11년째다. 세월호 참사로 나는 정치가 개인의 삶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다. 정치에 무관심한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투표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유언으로 남기고 싶을 정도다.
     
    사람들이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자기 인생을 나누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내 삶도 그렇다. 그날이 나를 깨웠다.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며, 다른 삶을 살게 해줬다. 남태령에 트랙터 몰고 온 농민들 얘기 중에 그곳에 세월호 아이들이 와 있는 거란 말이 있었다. 맞다. 나도 합창단에서 노래할 때 항상 아이들이 함께 있음을 느낀다.
     
     
    20140416 참사 당일의 기억은?
    애들 키우고 닥치는 대로 일하고 아파트 평수랑 좋은 대학 보낼 생각하고 살았다. ‘애들은 왜 나를 따라주지 않나, 남편은 왜 이렇게 무식할까, 나는 왜 이렇게 고생할까라며 늘 화가 차 있었다. 노는 날도 놀 줄 모르고 신나는 생각은 죽어도 못 하는 일 중독자였다. 그런데 수학여행 간 아이들이 돌아오지 못했다고? 갑자기 내 삶이 다 부질없어 보였다.
     
    당일 제일 먼저 찾은 게 우리 애들이었다. 애들이 어디 있지? 아들하고 연락이 돼서, 배고프지, 라며 짜장면을 사줬다. 짜장면을 먹이는데 더 할 말이 없었다. 우리 애들은 교복 입고 이러고 다니는데 그 애들은 못 돌아왔잖아. 더 얘기할 수가 없고 마음이 안 잡혔다.
     
     
    생일 가족 포스터 
    사진출처: 인터뷰이(김서원)
     
     
     
     
    4.16 활동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있었나?
    갈피를 못 잡다가 지역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서명받는 사람들이 있길래 참여하고 그 곁에 있게 됐다. 2015년 들어서 별이 된 아이들의 생일 모임을 한다는 말이 들렸다. ‘, 그럼 내가 음식을 할 수 있겠다싶어 김경환 목사님과 네댓이 안산으로 갔다.
     
    가 보니 안산의 치유 공간 이웃이었다. 우리는 각각 작은 개다리소반에 밥상을 받았다. 정말 정성스럽게 차려진, 울컥 뜨거운 눈물이 나는 밥상이었다. 가족들에게 차려지는 밥상이라는 생각에 나는 계속 울면서 밥을 먹었다. 이영하 선생님이 그러더라. “이곳은 야전병원이라고. 투쟁하고 다치고 지치면 잠깐 쉬어 가는 곳이라고. 그게 4.16 활동과의 연결이었다.
     
    봉사자 엄마들이 금요일엔 돌아오렴(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창비, 2015) 책을 소리 내어 읽는 모임을 만들었다길래 함께 했다. 혼자서는 엄두를 못 내던 책을 같이 낭독하며 실컷 울었다. 점차 노란 리본을 만든다든가 동네에서 세월호 특별법 서명대에도 섰다.
     
     
    치유공간 이웃(이웃): 20149~20212월까지 안산에 있었던 치유 공간. 정신과 의사 정혜신·심리기획자 이명수 부부가 제안하고 시민단체 활동가 이영하 전 대표(50)가 실무를 맡았다. 수많은 활동가와 봉사자들이 4.16 가족들이 안심하고 울고, 편하게 밥 먹고 쉴 수 있게 함께 했다. 별이 된 아이들의 생일 모임으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밥은 먹었어요?(이영하, 걷는사람, 2022)와 영화 <생일>(2019, 이종언 감독)에 이웃 이야기가 더 있다.
     
     
    사진출처: 인터뷰이(김서원)
     
     
    별이 된 아이들의 생일 모임과 밥 이야기
    첫 생일 상차림을 위해 연 계좌에 80만 원이 모였다. 양을 대중 못해 장 보고 나니 딱 만원 남더라. 이 정도로 돈이 든다면 내 카드 긁을 각오까지 했다. 그렇게 준비된 영만이 생일 모임에 단원고 아이들과 사람들이 엄청 왔다. 50인분이란 음식이 100명 먹고도 남아, 화수분이라며 싸 주었다.
     
    다음 모임은 다음팀이 단톡방을 열어 준비했다. 별이 된 아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좋아하는 메뉴로 준비했다. 나는 그런 팀을 조직하고 식재료를 연결하고 음식도 만들었다. 수많은 봉사자들이 함께하는 이웃밴드에 모여들었다. 저명한 여성들인 십자매회를 비롯해 신부님, 선교사님 그리고 시민들의 후원과 봉사로, 매달 40만 원 정도로 생일 모임을 할 수 있었다.
     
    2015년 겨울에는 가족들을 위해 김장을 했다. 고양파주 생협과 유기농 식당 네트워크에서 재료를 댔다. 괴산 농부님들이 연결됐다. 몇백 포기 배추가 트럭으로 오고, 성당에서 기도하던 할머니들이 나와서 배추를 절이고 소금, 고춧가루, 깨 등을 아낌없이 가져오고, 뒷정리를 도왔다. 가족들께 보내고 쌍용차나 투쟁하는 분들에게도 보내고, 이웃에서 먹을 수 있었다.
     
     
    단원고 2학년 6반 고() 이영만(1998.2.19.~2014.4,16.) 은 형제 중 막내로 약하게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자라 축구를 좋아하고 5km 마라톤에서 상을 받았다. ‘미소천사로 밝고 순한 성격에 엄마와 학교와 친구들을 좋아하고 공부도 잘해 우주공학자를 꿈꾸었다. 2023이영만 연극상이 제정됐다.
     
     
    4.16 활동 이전에도 음식하기 좋아했나?
    나는 41남 중 막내딸인데, 아버지가 내 밑에 남동생이 난 후로 서원이가 제일 예쁘다라는 얘기를 자주 하셔서 그렇게 알고 컸다. 어깨동무 잡지에서 나는 요리 칼럼을 제일 먼저 읽는 아이였다. 신문도 잡지도 요리 쪽을 1번으로 봤다. 중학교 때 레시피를 보고 낯선 피자를 직접 만들어 봤다. 할라피뇨, 피망 등 없는 건 집에 있는 재료로 대체했다.
     
    엄마가 정육점에서 살이 치렁치렁하게 큰 돼지고기 덩이를 사 온 적이 있는데 내가 신문에 나온 레시피를 보고 돈까스를 만들었다. 소금 후추만 쓰란 법 있냐, 간마늘로도 재고, 양파로, 우리 아버지 좋아하시는 청양고추 양념으로도 재어 튀겼다. 온 식구가 얼마나 맛있게 먹겠어. 입 짧은 남동생과 아버지가 너무 좋아하니, 우리 엄마는 늘 내게 고마워했다.
     
    언니들은 나를 요리 천재라고 불렀다. 장사하고 늦게 돌아오는 엄마에게 내가 만든 음식으로 밥상을 차려 드리면 서원이 때문에 내가 한숨 돌린다라며 좋아하셨다. 엄마가 아침에 도시락을 10개 싸던 시절, 내가 만든 반찬 덕에 엄마 수고가 줄어드는 게 좋았다.
     
     
    참사 이후의 달라진 삶 이야기
    돈도 안 벌고 안산과 파주를 오가며 생일상 차리는 일을 한 2년 했다. 아이디어로 생각하던 음식을 다 만들어 봤다. 그러나 절대 나 혼자 한 게 아니란 걸 말하고 싶다. 연대의 힘을 배웠다. 같이 메뉴 짜며 마음을 나눈 유가족들과 십시일반 힘 보태 함께 한 활동가들이 있었다.
     
    그런 중에 나는 이혼했다. 2015년 봄, 불교팀 주방에서는 고기 요리를 할 수 없어서 우리 집으로 장을 봐서 모였다. 남편이 폭발해 소리쳤다. “세월호 참사 안 났으면 어찌 살았겠냐, 죽은 아이들 생일상 차리느라 가족들 밥은 안 차려주냐?” 그는 상을 뒤엎고, 빌려온 큰 팬을 내 쪽으로 던졌다. 남편이 일베처럼 보였다. 그날 나는 온 가족을 모아 놓고 이혼을 선언했다.
     
    살아온 날들을 부정해야 했고 다른 일은 눈에 들어오지 않던 때였다. 내 마음은 그를 용납할 수 없었다. 이혼이 정리되는 몇 달간 남편이 현관문 열고 들어오면 내 몸이 아프고 소화가 안 됐다. 딸이 나서서 이혼 서류를 갖다 줄 정도였다. 그는 안 하겠다고 버텼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18년의 결혼 생활, 연애까지 25년의 관계가 그해 말 허무하게 끝났다.
     
     
     
    사진출처: 인터뷰이(김서원)
     
     
    이혼 후에도 계속 활동가로
    내가 저질렀으니 더 절실하게 활동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시국에 민중총궐기 촛불집회가 매주 있었다. 생일 모임 후에 벙커 원 교회 친구들과 토요일에 청계천으로 갔다. 매주 집회 광장에서 뭘 해볼까 궁리하다 주먹밥을 만들어 팔기로 했다. 잘 안 팔리더라. 그래서 그냥 나눠줬더니 사람들이 돈을 던지고 가더라. 그 후 뭐든 나눔으로 했다. 소녀상을 지키는 학생들, 청와대 앞 법외 노조, 비정규직 집회, 블랙리스트 예술인들. 노숙 농성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토요일 새벽에 밥을 해서 싸우는 분들에게 가서 나누었다.
     
    가진 것 까먹으며 살았다. 고기 안 사 먹고 애들 학원 안 보내고 보험 깨고 적금 해지하고 연금 없어지고 전세가 월세로 줄었다. 불만 많던 아들이 생일 모임에 참여해 보고 반항을 끝내더라. 세월호 당시 중2였던 딸도 생일 모임에 다녀간 후 엄마를 이해하더라.
     
    박근혜 탄핵 후 지역에서 소수당 진보당에 입당했다. 4.16 활동할 때 제일 묵묵히 함께한 그분들과 파주에서 4.16과 함께 노래하는 일을 시작했다. 음식 만들던 사람들과 함께 공모사업으로 파주 4.16 합창단을 3년 하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안산 4.16 합창단까지 하게 됐다. 4년 정도 한 동네 부엌 천천히에서 청소년 시설로 올해 직장을 옮겼다.
     
     
    그동안 소진되는 느낌은 없었나?
    성과 위주의 인간이었는데 왜 없겠나. 파주 시민 합창단 3년 차 공연을 지역에 있는 5개 팀 연합으로 잘 올린 후였다. 장애인 가족팀이 40여 명이 참여해서 한 100명이 했다. 행복하게 끝나고 손뼉 치고 각계 인사들이 인사하고 있는데, 김서원 때문에 불편한 일이 많다는 소리가 들렸다. 다음 날 페이스북에 관련 내용이 올라왔다. 한 번도 생각 못한 일이었다. 내 욕심대로 활동한 적 없다고 자신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맡은 일을 많이 정리하고 직장 일과 4.16 합창단만 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여기저기 삐끗대는 몸도 돌보며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사진출처: 인터뷰이(김서원)
     
     
    4.16 참사 11주기를 맞는 소회는?
    11년간 할 만큼 활동하고 나니 속에 화가 많이 풀리고 너그러워졌다. 대규모 음식을 몇 년 하다 보니 나는 음식 전문가가 돼 있었다. 이제 나는 몸도 마음도 이전의 내가 아니었다. 성과 위주의 인간이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변했다. 밥하는 일과 파주랑 안산 4.16 합창단 활동이 날로 재미있다.
     
    그런 중에 작년에 엑스 남편하고 재결합하고 혼인신고도 했다. “당신은 활동 자유롭게 하고 내가 이제 당신한테 은혜 갚게 해 줘라는 그의 말에 내 마음이 열린 거다. 밥이나 사나 했더니 그는 점점 밥을 해 주고 싶다더라. 그는 원하던 삶을 되찾은 셈이다. 가족밖에 모르는 성실한 남자였으니까. 바꿔 말하면 나에게도 완벽주의를 요구하고 자식과 남편만 바라보길 원했더랬다. 그 집착과 강요와 구속이 내겐 화로 쌓였던 거다.
     
    4.16 참사와 함께 깨졌던 관계가 4.16 활동 덕분에 다시 이어진 거다. 남편은 노년에 내 수발을 잘 들려고 자기 몸 관리 열심히 했다는 사람이다. 우리 관계도 이전의 관계가 아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나이 든 연인이 되었다. 내가 4.16 합창단 공연하고 늦게 오는 날 그는 세탁기 돌리고, 냉장고 채우고, 맥주 두 캔 먹을 안주 준비해 놓고, 나 데리러 나온다. 돌아보면 이혼은 신의 한 수였다. 아니면 우리가 서로의 가치를 몰랐을 거다.
     
     
     
    사진출처: 인터뷰이(김서원)
     
     
    이후의 계획이나 꿈은?
    이 일을 오래 하고 싶다. 이젠 장사하는 곳에서 밥을 상품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그런 소질이 없다. 내 엄마, 아버지에게 밥해줬던 재미, 우리 엄마가 늦게 들어왔을 때 내가 밥 퍼서 김치하고 줘도 세상에, 서원이 덕분에 엄마가 이렇게 밥을 맛있게 먹는구나.”라며 내 자존감을 키워준 밥이다. 밥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밥을 해 주는 일이 나는 즐겁다. 매일 출근할 때 일하러 가는 마음보다는 아이들을 키우러 가는 마음이다. 먹이고, 입히고, 안전하게 재우고, 내 밥을 먹고 애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더불어 4.16 가족 곁에서 4.16 합창단을 오래 하는 게 꿈이다.
     
     

     
     
     
    이제 나는 이전의 내가 아니다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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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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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채꽃이 만개하는 4월의 제주는 어느 곳보다도 따뜻하고 볼 것이 많은 곳입니다. ‘폭싹 속았수다’, ‘우리들의 블루스같이 유명 드라마의 배경이 되며, 누구든 마음이 동하면 떠나는 한국인의 여행지인 제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아름다운 섬이지만, 그 뒤에는 아픈 역사도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77년 전 봄, 제주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1948, 제주의 봄>
     
    오널 삼일절 기념식이랜 행 ᄉᆞ람들 하영 모여이수다. 3시쯤 되어신가. ᄆᆞᆯ 탄 경찰이 지나감신디 ᄆᆞᆯ이 막 앞에 이신 아이를 차분거 아니마씸? 겐디 순경이 그냥 가부런게. 막 부애나부난 ᄉᆞ람들이랑 고치 쫓아가그냉 돌 던져부렀주게. 그때, 큰 소리가 들려오는거라. 순경들이 폭도인줄 알아신지, ᄉᆞ람들한테 총을 쏴분거 아니?(*사건 당시 가상의 목격자 시점으로 작성)
     
      ⇒ 오늘 삼일절 기념식이 열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오후 3시가 되어갈 때였습니다. 기마 경찰이 타고 있던 말이 갑작스레 흥분하기 시작하며 앞에 있던 아이를 차버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그런데 저 기마 경찰은 아이를 살펴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가는 겁니다. 화가 난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그를 쫓아가 돌을 던졌습니다. 그때,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경찰들이 폭동으로 오인한 것인지,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아댄 것입니다.”
     
    <제주 3.1발포사건 영상보기>
     
    출처 : 제주 4.3 평화재단 유튜브
     
    사건의 시작은 194731, 제주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서의 제주 삼일절 발포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날, 6명의 도민이 총에 맞아 사망하였고, 이에 격분한 도민들의 분노가 커져 총파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로당이 조직적으로 참가한 것을 본 미군정은 제주의 70%는 좌익 동조자라며 제주에 빨갱이 섬이라는 굴레를 씌웠습니다. 이후 경찰과 서북청년단을 동원하여 1년간 2,500여명을 구금하고 폭행하였습니다.
     
    194843일 새벽, 제주 오름마다 붉은 봉화가 솟아올랐습니다. 남로당 제주도당을 중심으로 한 무장대가 봉기를 일으켰다는 신호였습니다. 그들은 경찰서와 서북청년단을 습격했고, 5.10 총선거를 반대하였습니다. 결국 제주는 과반수 미달로 인해 투표가 무효 처리되었으며, 남한에서 유일하게 선거를 거부한 지역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를 공산 폭동으로 규정하였습니다. 19481117일 계엄령이 선포된 후 군과 경찰의 대대적인 토벌 작전이 진행되었으며, 무장대뿐만 아니라 민간인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희생되었습니다. 마을이 불태워지고, 빨갱이로 몰린 수많은 사람들이 학살당했습니다. 심지어 어린아이와 노인, 여성까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제주도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고, 사람들은 산으로, 동굴로 숨어 목숨을 부지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54, 7년여 만에 군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4.3 사건은 막을 내렸습니다. 아이들이 뛰놀던 마을은 파괴되었고, 살아남은 이들은 오랜 세월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부와 사회는 이 사건을 금기시했고, 제주도민들은 ‘4.3’이라는 숫자조차 입 밖에 내기 어려웠습니다. 추정 희생자는 총 3만명, 제주 인구의 10%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에서 6.25 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참조)
     
     
    <봄이 지나간 제주>
     
    큰 비극을 겪은 제주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중산간마을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자신들의 마을에 공비출몰지역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그곳을 떠나고는 하였습니다. 제주 각지에는 이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린 잃어버린 마을이 많았습니다. 4.3 사건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은 당대에 그치지 않고 유가족들에게 대물림되었습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연좌제에 의해 감시당하고 사회 활동에 심한 제약을 받았습니다. 현재까지도 제주 4.3 평화재단은 연좌제 피해사례를 접수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주도민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폭도라는 꼬리표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픈 사건을 더욱 꽁꽁 감추게 되었습니다.
     
    1978년 발표된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 삼촌은 잊혀지기를 강요당한 4.3의 비극적 역사를 끄집어내는 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4.3 사건의 아픔을 개인의 이야기로 풀어내 그로 인한 피해가 개인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를 강렬하게 보여주었고, 당시 그 사건을 침묵해야 했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제주 4.3을 널리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2000년대에 들어서야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와 명예 회복이 이루어졌으며, ‘제주 4.3 특별법이 제정되어 4.3 사건을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었습니다. 2003, 대한민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제주 4.3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후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과 보상이 진행되었으며, 4.3 평화공원이 조성되어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고자 했습니다.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공공누리
     
    현대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4.3 사건을 기억하는 활동들이 많아졌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4.3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로 사람들에게 당시의 비극을 담담히 그리고 사무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에서는 2023년부터 제주 4.3 영화제를 열어 4.3뿐만 아니라 평화와 인권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제주 4.3의 역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2025년에 열릴 여러 행사에서 함께 마음을 나누고, 깊은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소개합니다.
     
     
     2025년 제주4.3 기억하는 방법
     
    1.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 제주 전시
    - 2024123일부터 202556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이야기' 전시가 열립니다. 이 전시는 보스니아 War Childhood Museum과 협력하여 진행되며,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경험을 조명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삶을 살펴보며 4.3사건이 아이들에게 어떤 비극이 되었는지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77주년 제주4.3 경기도청 특별 전시회 <만화, 4·3과 시대를 그리다 in 경기>
    - '만화, 4·3과 시대를 그리다 in 경기'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2025328일부터 2주간 진행되며, 경기도청(수원)과 경기도청 북부청사(의정부) 1층 로비에서 열립니다. 이번 전시는 전국시사만화협회와 함께하며, 현직 시사만화가들이 다수 참여하여 '만화로 보는 4·3'이라는 주제로 4·3 사건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경기도민들에게 4·3의 역사적 의미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전시는 제주 4·3 사건의 전국화와 대중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경기도 지역에서도 4·3의 역사를 되새기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가 아닌 지역에서도 함께 4.3을 기억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3. 제주4·3평화재단 주최 온라인 추모관
    - 제주4·3평화재단의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추모관을 운영하고 있어 온라인으로도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습니다. 마련된 행사에 참여하기 어려운 분들은 제주4·3평화재단의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희생자들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4. 영화 목소리들
    - 다큐멘터리 영화로, 한 헌신적인 제주 4.3 연구자의 길을 따라가며, 어둠 속에 봉인되어 온 제주 여성들의 경험, 침묵 속에 잠겨있던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끌어냅니다. 202542일 개봉 예정이니 꼭 관심 갖고 함께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저의 고향은 제주입니다.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어머니께 4.3 사건에 대해 전해 들을 것이 있는지 여쭤보고자 전화를 드렸습니다. 면사무소에서 근무하시던 어머니의 이모부께서 4.3 사건 당시 희생되셨다는 이야기, 어머니의 동네에서는 같은 날 열댓 가구가 동시에 제사를 지낸다는 이야기 등을 듣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는 다시 전화를 걸어오셨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4.3 이야기는 밖에서 함부로 하지 마라.”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출처 : 에디터 제작 / GPT 활용 ai 생성 이미지
     
     
    70년이 넘도록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제주는 아직 그날의 봄에 살고 있습니다. 따뜻한 바람 속에서도, 피어난 유채꽃 사이에서도, 그날을 기억하는 이들의 눈빛 속에서는 아직도 두려움과 슬픔이 아련히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날의 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제주가 온전히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어루만지는 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부로 하면 안되는 이야기 - 제주 4.3사건
    또봉

    조회수 2230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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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센터 공익기록활동가인 아카이브 에디터와 함께 공익웹진콘텐츠를 매주 발행하고 있습니다. ‘공익웹진은 다양한 공익활동에 대한 정보와 공익활동단체들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2023년 공익웹진 만족도 조사에 이어 2024년에 두 번째 공익웹진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였고 총 614명의 참여로 만족도 조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20241211일부터 1219일까지 실시된 2024 공익웹진 구독자 만족도 조사 결과를 아래와 같이 공유 드립니다.

     

    [이용 경로 및 현황 / 구독이유]

     

    공익웹진 이용 경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센터 SNS’ 센터 홈페이지를 통한 방문율이 높았습니다. 특히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SNS를 통한 이용 경로가 확연히 늘어난 것을 보아 2024년 신설된 인스타그램의 영향으로 센터 홍보가 원활히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향후 SNS활용을 통한 이용자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해관계자 추천 및 소개는 2023년과 비슷한 응답자로 확인 됨에 따라 센터 직원 및 내부 이해관계자의 홍보활동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타 응답으로는 ‘2022년 센터 단체지원사업 참여를 통해 알게되었다는 응답이 있었는데 위와 마찬가지로 센터사업과 연계된 공익활동가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공익웹진의 존재와 홍보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에는 PC를 통한 접속이 55.1%로 모바일을 통한 접속보다 높게 나왔으나 2024년에는 모바일 접속이 PC접속 보다 높은 응답율을 보였습니다. 위 결과로 보아 모바일 기기이용자가 점차 많아짐에 따라 채널에 적합한 뷰어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확인하였습니다.

    공익웹진 접속 주기의 경우 지난 2023년과 마찬가지로 1~4방문하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며, 주요 이용자 그룹은 주기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덜 빈번한 이용을 선호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익웹진이 업로드 주기인 주 3회 이상 방문하는 사람은 65명으로 2023년 만족도 조사의 비슷한 수준(71)으로 응답함에 따라 약 10%이상의 응답자들은 지속적으로 공익웹진을 주기적으로 빈번하게 이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타의견으로는 비정기적 방문, 필요시 방문 이라는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대다수 응답자(88.5%)가 월 1~10회 이내로 방문하는 것으로 보아 2025년에는 공익웹진 콘텐츠를 홍보하기 위한 전략과 업데이트 주기 조정방안 마련이 필요함을 확인했습니다.

     

     

     

     

    공익웹진 구독 이유는 경기도 및 시·군 공익활동지원센터 활동 소식 및 사업 현황을 알고 싶어서 공익활동정보 및 지역현황과 이슈를 알고 싶어서의 이유가 가장 높은 비율로 나왔습니다. 위 결과를 통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소식과 지역별 공익활동 정보 수집에 목적성을 둔 공익웹진이 충분히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도와 비교하였을 때 경기도의 공익활동단체를 알고 싶어서라는 답변과 아카이브 에디터 및 시민기록 활동 전반에 관심이 많아서라는 응답 비율이 줄어든 것을 보아 향후 사업과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릴 필요성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공익웹진 만족도]

    공익웹진 전반에 관한 만족도는 85.3%로 대부분의 구독자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23년 대비 만족도가 3%올랐음을 확인했습니다.

    매우불만족(1)~보통(3)으로 응답한 응답자의 의견을 통해 공익웹진 내용 간소화’, ‘임팩트 있는 전달’, ‘디자인개선’, ‘이벤트 개최’, ‘유튜브나 SNS를 활용한 홍보등 다양한 홍보채널을 활용하여 다채로운 공익웹진 콘텐츠를 선보이길 원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공익웹진을 통해 원하는 공익활동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85.6% 응답자가 얻을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제출해주었습니다.

     

     

     

    공익웹진 정보의 유익성 부분에서는 86.6%(4.34 / 5)의 응답자가 유익하였다고 답하였으며 공익웹진을 통해 공익활동에 대한 관심도가 올랐다는 응답자가 85.8%(4.29 / 5)로 공익웹진을 통해 공익활동 활성화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익웹진 주제의 다양성에 대한 만족도 결과는 84.8%(4.24 / 5)로 공익웹진 주제가 다양한 주제로 발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응답자분들께서 준 공익웹진에 대한 전반적 개선의견을 통해 다양한 홍보채널과 콘텐츠활용으로 웹진을 좀 더 도민들에게 친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습니다. 특히 독자들과의 소통이 가능한 이벤트 등을 개최하여 흥미롭게 진행되면 좋겠다는 의견과 2023년에 진행했던 성향테스트2024년 운영된 공익위키-메타버스와 같이 흥미로운 방법으로 공익활동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콘텐츠가독성 개선을 위한 시각적 자료 활용(인포그래픽 등)에 대한 의견이 다수 제출되었습니다.

     

    긍정적 의견으로는 초심 잃지 않고 끝까지 진보하는 공익웹진이 되길 바라며 응원한다는 의견과 다양한 공익활동정보와 단체이야기를 소개해 주어서 감사하다는 의견, 유용한 정보와 다양한 이슈거리를 다뤄서 좋았다는 의견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공익웹진을 응원해주시는 구독자분들의 성원에 힘을 받아 사회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공익활동 정보와 단체정보를 공유해드리도록 노력하곘습니다!

     

     

     

     

     

    공익웹진 구독자 의견 반영 여부의 경우 지난 2023년에 진행한 공익웹진 구독자 만족도 조사결과로 나온 개선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하였습니다. 발행주기 관련 개선사항에서는 84.4%(4.22 / 5)의 만족도를 기록했으나 앞서 언급된 공익웹진 응답자의 주기와 실제 발행주기가 현실적인 차이가 있어서 개선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상대적 만족도가 낮은 카테고리별 디자인 차이 구분81.8%(4.09 / 5)로 향후 가독성을 높이고 후킹할 수 있는 썸네일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응답자 기본정보]

    설문 응답자 중 대다수인 56.2%는 일반회사원이었으며 공공기관 공무원, 시민기록자/기록활동가, 공익활동단체는 각 11%씩의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2023년과 비교하였을 때 일반도민(일반회사원)의 참여가 약 7% 이상 높아진 것을 통해 공공 또는 비영리분야 활동가들 뿐 아니라 일반도민들의 참여가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구독자들의 연령대 분포는 30~40대가 72.6%로 가장 많은 참여를 보이며 중·장년층이 웹진을 선호하고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였습니다. 202330~40(54.6%)응답률과 비교했을 때 약 18%가 늘어난 것으로 보아 중·장년층의 공익웹진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50~60대는 2023년에는 98(21.6%)이 참여하였으나 2024년에는 66(10.7%)으로 줄어들어 세대별 연령대에 맞는 만족도 조사 홍보와 콘텐츠 제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응답자 지역 분포는 고양, 과천, 광명, 광주, 구리, 군포, 김포, 남양주, 동두천, 부천, 성남, 수원, 시흥, 안산 등 경기도 28개 시·군 및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경남 충북, 울산 등 에서 참여했습니다.

    응답자 중 서울이 197명으로 가장 많은 지역을 차지하며 수원, 의정부 등도 상당한 수의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수도권 지역(서울, 수원, 의정부, 성남, 안양 등)이 전체 사용자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웹진이 주로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해당 지역의 다양한 공익활동에 관심을 가진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수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만족도 설문에서 응답자 중 85.6%(4.28 / 5)가 높은 공익웹진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보이고지난 2023년 공익웹진 구독자 의견 반영여부 83.6%(4.18 / 5)의 만족도 결과로 보아 전반적인 공익웹진에 대한 만족도는 좋으나 디자인, 가독성 등 추가로 개선할 사항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웹진 디자인의 경우 사용자 편의성, 시각적 가독성, 레이아웃 등에 대한 피드백을 수용하여 웹진의 디자인을 더욱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이 필요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참여 경로는 센터 SNS(페이스북, 블로그 등), 홈페이지뉴스레터 등을 통한 접근이 가장 높았으며, 참여자 연령대는 30~40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SNS를 통한 이용 경로가 확연히 늘어난 것을 통해 향후 SNS를 활용한 다양한 공익웹진 콘텐츠 제작 필요함을 확인했습니다.

    향후, 만족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익웹진 및 아카이브 에디터 운영에 관한 발전방안 계획을 수립하여 효과성을 제고할 계획입니다.

     

     

    2024 공익웹진 구독자 만족도 조사결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조회수 1407

    20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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