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공익활동이라고 하면 흔히 돌봄, 기부, 캠페인, 환경정화처럼 눈에 잘 보이는 활동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공익은 반드시 큰 구호나 거대한 사업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가 가진 재능을 이웃과 나누고, 그 시간을 통해 참여자가 즐거움과 성취감을 얻고,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대화가 생긴다면 그것 역시 중요한 공익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손으로 만드는 체험을 통해 사람을 잇고, 관계를 회복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공익의 의미를 넓혀가는 공익단체 ‘감성누리’를 소개하려 합니다.
감성누리는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재능기부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사회공익을 실현하고자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문화예술인의 창작 활동과 행복한 삶을 지향하며,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교육·전시·체험·공익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문화 활성화와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목적을 살펴보면 감성누리의 활동이 단순히 공예를 가르치거나 작품을 전시하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감성누리에게 공예는 사람을 만나는 방법이고, 문화는 지역사회 안에서 관계를 회복하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가죽공예가 최승애 대표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감성누리의 활동은 문화를 통한 공익활동의 좋은 사례입니다. 참여자는 단순한 수강생이 아니라 직접 만들고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작가는 자신의 문화재능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공익활동가가 되니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공예는 문화가 되고, 문화는 공익활동이 됩니다.
감성누리, 공예로 지역을 만나다
감성누리는 2023년 창립 이후 군포시 자원봉사단체로 등록하며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혀왔습니다.

2025년에는 한국도자재단과 경기도 내 공예문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2026년에는 군포시송부종합사회복지관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프로그램 운영 협업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감성누리는 개인의 취미나 전시 활동에 더해, 지역의 복지와 문화 향유 기회 확대에 기여하면서 문화를 통한 공익활동에 적극적으로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 감성누리의 활동은 ‘문화로 공익을 실천한다’는 방향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자원봉사 단체공모사업인 ‘공예·공연으로 잇는 마음’은 공예와 공연을 결합한 관계 회복형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복지관 4곳에서 총 7회, 140명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또한 생활문화공동체 지원사업 ‘아름다움 더하기’는 전시와 공예체험, 작가와의 만남을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활동들이 중요한 이유는 감성누리가 공예를 ‘보는 문화’에만 머물게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성누리는 시민이 작품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작가와 만나고, 자신의 작품을 완성해보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공예가 작품으로만 남지 않고 사람 사이를 오가며 대화와 관계를 만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감성누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지역 주민과 소통해 왔습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가죽공예 체험부스, 장애인 대상 카드지갑 만들기 재능기부 수업, 가족 단위 가죽팔찌 만들기 체험, 마을축제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공예의 문턱을 낮추고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넓혀오고 있답니다.
작가와 함께한 공예 체험이 보여준 것
감성누리는 ‘공예, 아름다움 더하기-작가와 함께하는 공예 체험 프로그램’이나 ‘군포 공예문화 아카이빙 성과 공유회’처럼 문화 활동을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하지만 감성누리는 단순히 그간 해왔던 결과물을 전시만 하거나, 발표 형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할 수 있는 자리와 함께 마련하여, 지역문화 활성화의 기능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왔습니다.
‘공예, 아름다움 더하기Ⅱ’는 이런 감성누리의 활동 방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군포시 평생학습마을 상상숲전시실에서 전시와 체험, 작가와의 만남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시민들은 완성된 공예 작품을 관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가의 설명을 듣고 직접 재료를 만지며 공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철쭉 품은 카드 지갑, 원석 팔찌, 라탄접시, 키링, 모루꽃, 심플 키홀더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공예가 특정한 전문가의 작업실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으로 들어올 수 있음을 보여주었죠.

특히 작가와 함께한다는 점은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의미였습니다. 시민이 단순히 정해진 결과물을 따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안내를 받으며 재료를 고르고, 색을 맞추고, 자신의 손끝으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보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최승애 대표님이 준비했던 ‘철쭉 품은 카드 지갑’ 체험은 군포의 지역적 상징을 공예 안에 담아낸 활동이기도 했는데요. 지역의 특색에 맞게, 공동체가 공유하는 문화적 특성을 살려, 지역 주민들이 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잘 느껴졌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공예는 단순한 만들기 체험이 아니라, 지역의 이미지를 손끝으로 경험하고 자신만의 결과물로 남기는 문화 활동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겠죠.
지역주민과 함께 만드는 공예문화의 공익적 가치
‘군포 공예문화 아카이빙 성과 공유회’ 역시 같은 맥락의 행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행사는 군포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예인들의 작업과 삶을 기록하고, 그 성과를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가죽, 도예, 라탄, 목공, 섬유, 글라스 등 다양한 분야의 공예인들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군포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공예문화의 기반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공예인의 인터뷰 영상, 작업 과정을 담은 아카이빙 영상을 자리에 모인 참가자들과 함께 보면서, 시민들이 공예의 매력을 느끼고 공예가 갖는 공익적 의미를 참가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답니다.

이후 아카이빙 성과 공유회에서 시민들은 영상 속에서 보았던 공예인들을 현장에서 만나고, 가죽 카드지갑 만들기, 라탄 바구니 만들기, 입욕제 만들기, 비즈 액세서리 만들기, 비누 꽃바구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에 참여했습니다. 기록된 공예문화가 체험을 통해 다시 시민의 손끝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지역문화는 단순히 지역 안에 문화예술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활성화되지 않죠. 시민이 그 존재를 알고, 직접 만나고, 경험하고, 다시 자신의 일상 안으로 가져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문화가 됩니다. 감성누리는 공예 작가와 시민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공예를 어렵고 낯선 분야가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생활문화로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공예, 아름다움 더하기Ⅱ’와 ‘군포 공예문화 아카이빙 성과 공유회’를 비롯한 감성누리의 공익활동은 문화활동을 통해 공익적 목적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시를 통해 지역 공예인의 작품을 소개하고, 체험을 통해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며, 작가와 시민이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넓혔습니다. 감성누리의 공익활동은 문화가 지역 주민의 일상으로 들어가고, 그 경험이 다시 관계와 참여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데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고령화 시대, 문화를 통한 공익이 더욱 필요한 시대
감성누리의 활동은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흔히 100세 시대에 어르신을 위한 지원은 돌봄과 생활지원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생존만을 생애의 목적을 두지 않죠. 자신의 삶을 가치있게 영위하고, 끊임없는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습니다. 건강과 안전을 위한 돌봄이 중요하듯, 삶의 활력과 관계를 위한 문화적 경험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오래 사는 사회가 더 풍요로운 사회가 되려면 어르신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배우고, 만들고, 표현하고, 서로 만나는 기회가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감성누리는 그 필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르신은 수업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됩니다. 가죽을 손에 쥐고, 바느질을 따라가고, 장식을 붙이며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참여자를 능동적인 주체로 만드는 것이죠. 손을 움직이는 동안 집중이 생기고,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며, 결과물이 완성되면 성취감이 남습니다. 이러한 문화체험은 어르신에게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자신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문화체험은 이웃 간의 연대를 만드는 데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함께 모여 손을 움직이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만들고, 서로의 완성을 응원하게 합니다. “어떻게 하는 거예요?”, “이 색이 더 어울리네요” 같은 가벼운 말들이 오가며 관계가 시작됩니다. 공예가 개인의 손끝에서 출발하지만 공동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사회에서는 어르신의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지역 안에서 계속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 중요해집니다. 감성누리의 활동은 각자가 가진 문화재능을 활용해 어르신들에게 체험과 성취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문화로 본 공익이 고령화 시대의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문화로 실천하는 공익활동의 가능성
가죽 한 조각이 작품이 되기까지는 여러 번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자르고, 맞추고, 꿰고, 다듬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지역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의 큰 변화보다 작은 만남과 실천이 반복될 때 더 단단해집니다. 감성누리의 활동은 그 작은 손길의 의미를 보여줍니다. 문화를 통해 어르신의 일상에 활력을 더하고, 이웃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재능기부를 통해 사회공익을 실천하는 일. 이것이 감성누리가 만들어가는 문화공익의 모습입니다.
문화로 이루어가는 공익활동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재능을 이웃과 나누는 순간, 누군가의 손끝에서 성취감이 피어나는 순간, 함께 웃으며 서로의 작품을 바라보는 순간에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감성누리가 보여주는 공익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고, 작지만 오래 남는 문화의 힘입니다.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공익의 한 방향이 그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조회수 137
2026-09-02※「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세계 아이들 셋 중 하나는 배움에서 소외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6억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인터넷에 연결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이는 수억 명의 아이들이 질 높은 교육 자료를 접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 세계에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은 무려 2억 4천만 명에 달하며, 저소득국가에서는 전체 인구의 85%가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냉혹한 현실 앞에서, "인터넷 없이도 AI가 가르칠 수 있다"는 역발상을 실현해 나가는 단체가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부를 둔 글로벌 비영리단체 러닝이퀄리티(Learning Equality)다.
2. 러닝이퀄리티는 어떤 단체인가

러닝이퀄리티는 2012년 UC 샌디에이고 인지과학 박사과정생이던 제이미 알렉상드르(Jamie Alexandre)가 공동 창립했다. 창립 당시 전 세계 아이들의 3분의 1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인터넷 접속 인구도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그는 "단순히 기술을 갖다 붙이는 방식으로는 진정한 교육 형평성을 달성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들의 핵심 프로젝트는 콜리브리(Kolibri)다. 콜리브리는 오프라인 우선(offline-first) 교수·학습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제품 생태계로, 콜리브리 학습 플랫폼, 커리큘럼 정렬 도구(Kolibri Studio), 공개 교육 자료(OER) 라이브러리, 그리고 다양한 교육 환경을 위한 구현 툴킷으로 구성되어 있다.
콜리브리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완전히 작동한다는 점이다.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나 재활용 노트북 같은 저가 기기에 설치해 로컬 서버를 구성하면, 주변 기기들이 이 서버에 접속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교실 내부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전기와 기기만 있다면 오지의 난민 캠프든, 교도소든, 산간 농촌 학교든 디지털 교육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그 결과는 인상적이다. 2024년 기준으로 콜리브리는 31개 언어로 제공되며, 22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고, 2024년 한 해에만 5만 3천여 건의 신규 설치가 이루어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 UNICEF, 세계비전(World Vision) 등 국제기구들도 콜리브리를 교육 프로그램에 공식 편입했다.
3. GPT-4를 '변환 AI'로 쓰다 — 커리큘럼 자동 정렬

콜리브리가 제공하는 교육 자료가 아무리 방대해도, 그 자료가 각 나라의 학교 교육과정에 맞춰 정렬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기 어렵다. 케냐 중학교 1학년 수학 시간에 미국식 커리큘럼 기반의 Khan Academy 영상이 그대로 뜬다면, 교사와 학생 모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닝이퀄리티는 GPT-4를 핵심 도구로 채택했다. 단순한 채팅 보조 도구가 아니라, 교육 자료를 각국 교육과정 체계에 맞게 자동으로 분류·구조화하는 '변환 AI(Transformative AI)'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케냐 Form I(9학년) ICT 교육과정을 예로 들면, 그 커리큘럼은 열(column), 행(line), 섹션으로 구성된 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인간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기존 자동화 시스템이 처리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였다. 러닝이퀄리티는 GPT-4를 활용해 이 이미지로부터 교과 주제 트리(topic tree)를 실시간으로 추출하고, 커리큘럼 주제 및 하위 주제를 자동으로 식별하도록 했다. 이 구조는 이후 자동화된 추천 모델과 결합돼 해당 주제 체계에 맞는 콘텐츠를 탐색·정렬하는 데 활용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다. 커리큘럼 정렬 작업은 단순하다고 해도 지루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며, 이는 비용과 인력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긴급 상황에서 새로운 기준에 맞춰 빠르게 정렬해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UNHCR은 이 과정의 자동화를 강력히 지지해 왔다.
4. 캐글 경진대회로 AI 모델을 고도화하다

러닝이퀄리티는 AI 모델 개선을 내부 개발팀에만 맡기지 않았다. 전 세계 머신러닝 전문가들을 초대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택했다.
이들은 학습 에이전시 랩(The Learning Agency Lab) 및 UNHCR과 파트너십을 맺고 캐글(Kaggle) 머신러닝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교육 콘텐츠가 특정 커리큘럼 주제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 예측하는 모델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2,000만 건 이상의 콘텐츠 항목과 1만여 개의 교육자 큐레이션 폴더로 구성된 다언어·다과목 데이터셋(STEM 강조)을 활용해, 참가자들은 수동 정렬 프로세스를 크게 능가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대회를 통해 발견된 핵심 인사이트는 앙상블 임베딩 모델의 효과였다. 단일 AI 모델이 아닌 여러 특화 임베딩 모델을 결합함으로써, 다양한 교육 자료와 커리큘럼 기준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었다. 알렉상드르 대표는 비영리 단체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명확한 목표 설정, 엄밀한 테스트 데이터 기반의 평가, 그리고 이런 경진대회 같은 개방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5. 오디오·영상 자료도 AI로 처리한다 — Whisper 연동
텍스트로 된 교육 자료를 커리큘럼에 정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콜리브리 라이브러리에는 방대한 분량의 동영상과 오디오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정렬하려면 내용을 먼저 텍스트로 변환해야 한다.
러닝이퀄리티는 2023년 구글 서머 오브 코드(GSoC)를 통해 기여자와 협력해 OpenAI의 Whisper를 활용한 전사(轉寫) 편집기를 Kolibri Studio에 시범 탑재했다. 이 프로젝트는 모든 멀티미디어 OER 자료를 위한 전처리 파이프라인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UI 기능을 제공했다.
이로써 러닝이퀄리티의 AI 파이프라인은 텍스트 문서는 물론, 동영상·오디오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반자동 커리큘럼 정렬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됐다. 현재 콜리브리 라이브러리에는 173개 언어의 교육 자료가 수록되어 있으며, STEM, 공중보건, 인터넷 안전, 교사 연수, 코딩, 생활 기술 등 K-12 전 과정을 포괄하는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6. 한국 교육 현장에 주는 시사점 — 가능성과 한계 사이에서
러닝이퀄리티의 사례는 기술이 교육 자원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를 국내 교육 환경에 적용할 때는 가능성과 함께 뒤따르는 위험과 한계를 균형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교육부와 교육단체, 학부모단체 사이에서 AI·디지털 교육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술의 도입은 신중한 설계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보조 수단으로서의 가능성. 우선 AI 기반 커리큘럼 정렬 기술은 교육 지원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율화 수단이 될 수 있다. 국내 교육 지원 비영리단체들은 교육부 교육과정이나 학년별 성취 기준에 맞는 콘텐츠를 선별하는 데 상당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자동 분류 기술을 보조적으로 활용한다면 이 과정을 단축하고, 절약된 자원을 실제 교육 현장 지원에 집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AI를 교사나 교육 전문가의 대체재가 아닌 조력자로 위치시키는 것이다. 러닝이퀄리티 역시 자동화된 정렬을 최종 판단은 아니라, 교육자의 검토를 전제한 '반자동' 프로세스로 설계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 교육 도구의 혜택은 특정 계층에 한정될 때보다, 보편적 복지의 관점에서 설계될 때 더 넓고 지속 가능한 사회적 효과를 낸다. 그렇기 때문에 도서·산간 지역, 경제적 취약계층, 학습 결손이 누적된 학생 등 교육 접근성이 낮은 다양한 상황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오프라인 우선 설계 철학이 이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인터넷 접근성이 불안정한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 교육 솔루션은 디지털 격차를 심화시키기보다 오히려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고려해야 할 위험과 한계. 그러나 AI 교육 도구의 도입이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도 직시해야 한다. AI가 생성하거나 추천하는 콘텐츠에는 편향이 내재될 수 있으며, 자동화된 커리큘럼 정렬이 교육의 다양성이나 지역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또한 디지털 기기와 AI 도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교사-학생 관계나 현장 중심의 교육 문화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학부모와 교사, 교육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도입 논의 과정이 기술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러닝이퀄리티의 모델이 남기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기술 자체보다 설계 철학에 있다. 명확한 교육적 목표, 엄밀한 평가, 그리고 교육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협업. 이 세 가지가 갖춰질 때, AI는 교육 형평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출처>
- 전 세계 2.6억 명 오프라인, 아이들 셋 중 하나 교육 소외 Learning Equality 공식 홈페이지 (learningequality.org)
- 저소득국 인구 85% 인터넷 미접속 GuideStar, Foundation for Learning Equality INC 프로필 (guidestar.org)
- 학교 미취학 아동 2억 4천만 명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unesco.or.kr)
- 콜리브리 220+ 국가·지역 설치, 2024년 5만 3천 건 신규 설치, 31개 언어 제공 GuideStar (guidestar.org, 2024)
- Whisper 연동 전사 기능 (GSoC 2023) Learning Equality Medium 블로그 (medium.com/learning-equality, 2026.04.08)
- 173개 언어 K-12 콘텐츠 제공 About Kolibri (learningequality.org/kolibri/about-kolibri)
- 카메룬 수학 점수 14% 향상, 창의·비판적 사고 36% 향상 AI for Cause (aiforcause.org, 2026.03.15)
- 과테말라 수학 향상, 미국 교정시설 GED 취득 지원 HundrED (hundred.org/en/innovations/kolibri)
- 우간다 난민 교사 훈련 및 콜리브리 활용 사례 UNHCR (unhcr.org, 2021)
- 케냐 카쿠마 난민 캠프 활용 사례 Offline Internet (offlineinternet.org, 2024.09)
- AI와 교육 형평성 — AI 격차(AI divide) 이슈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멀티미디어언어학습 저널, Vol.27 No.4 (2024)
- 제이미 알렉상드르 창립 배경 및 비전 Fast Forward (ffwd.org, 2024.12.06)
조회수 161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