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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푸른에코학습마을
    ― 환경·인문·공동체가 어우러지는 의왕시 오전동의 지속가능 배움터
     
     
    ● 늘푸른에코학습마을 김미경 대표 인터뷰로 살펴보는 에코학습마을의 현재와 미래
     
    환경을 생각하는 일은 거창한 정책이나 캠페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일상의 작은 선택들, 물 한 컵을 줄이는 일, 쓰레기를 분리하는 습관, 공동체 안에서 자연을 함께 돌보는 시간이 모여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갑니다.
     
    의왕시 오전동에 자리한 늘푸른에코학습마을은 바로 이러한 작은 실천을 일상 속 배움과 연결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글누리도서관이 환경 특화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한 이 마을학습공동체는, 환경·인문·공동체 활동을 종합적으로 담아내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평생학습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는 늘푸른에코학습마을의 프로그램과 특징을 소개하고, 활동을 이끌고 있는 김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이 마을이 추구하는 가치와 미래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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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푸른에코학습마을 김미경 대표 / 출처: 에디터 럭비공
     
     
    “환경교육은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지는 배움입니다”
     
    Q1. 늘푸른에코학습마을 활동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환경과 공동체 활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평소에도 지역에서 작은 실천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글누리도서관이 환경 특화 도서관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주민분들과 함께 환경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 역할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김대표는 환경 교육뿐 아니라 주민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큰 열정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환경학습’은 단순 교육이 아니라 주민이 서로 관계를 맺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Q2.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인상적인 변화가 있으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처음에는 환경 문제가 멀게 느껴졌던 주민분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실천을 제안하고, 지역 환경의 변화를 이야기해 주실 때입니다. 예를 들면 플로깅 활동을 통해 쓰레기 문제를 직접 체감하고,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분들이 늘어났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을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며 ‘이 활동이 정말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Q3. 활동가로서 어려움은 어떤 점에 있으신가요?
     
    “환경 교육은 단기간에 효과가 보이는 활동이 아니어서, 참여를 꾸준히 이어가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또 예산이나 장기 프로그램 운영의 안정성이 부족해 지속 관점에서 어려움도 있습니다.”
     
    김대표는 자원·공간·협력체계가 지속가능한 교육의 핵심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Q4. 앞으로 늘푸른에코학습마을이 지향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일상 속에서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의 배움터’가 되고 싶습니다. 또 지역 단체, 학교, 시민단체와의 연계를 더욱 확대하여 지역 전체가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생태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포부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세대 간 환경학습 플랫폼 확대, 지역환경 기반 시민 프로젝트 강화, 환경활동가 및 녹색 일자리 모델 구축으로 환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입니다. 이 필수적인 가치를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곳이 늘푸른에코학습마을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하셨습니다.
     
     
     
     
    활동사진 / 출처: 에디터 럭비공
     
     
    늘푸른에코학습마을은 글누리도서관이 운영하는 환경 특화 학습공동체로, 환경·인문학·공동체·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환경 감수성 교육, 인문학 강좌, 주민 참여형 생태 활동, 환경 일자리·활동가 양성을 통해 시민이 일상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도록 돕는 지역 기반 생태 교육 모델입니다.
     
     
     
     
    늘푸른에코학습마을 / 출처: 에디터 럭비공
     
     
    “책과 사람, 환경이 이어지는 열린 배움터”
     
    늘푸른에코학습마을은 환경을 배우고, 삶을 돌아보고, 공동체 속에서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의왕시의 중요한 환경학습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배움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참여한 주민 한 분 한 분이 스스로 환경의 주체로 성장하고, 그 변화가 마을로 확장되며, 마을의 변화는 다시 시민의 삶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환경으로 배우고, 사람으로 성장하고, 공동체로 실천하는 공간 그것이 바로 늘푸른에코학습마을이 지향하는 미래입니다.
    

     
     
    책과 사람, 환경이 이어지는 열린 배움터
    럭비공

    조회수 167

    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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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미리캔버스 creator: Anemone123
     
    
    ● 청년 우울증 증가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청년기(19~39세) 우울증 환자는 2014년 약 11만 명에서 2023년 36만 명 수준으로 증가해 10년 사이 225%라는 매우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적 변화가 아니라, 청년층의 정신건강이 구조적·사회적 압박 속에서 점점 취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특히 청년기 우울증이 2020년 이후 만성질환 1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통적으로 만성질환을 주도하던 고혈압·간질환 등을 제치고 정신질환이 1순위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가 큽니다.
     
    세계적 추세를 보더라도 보통 우울증은 노년층에서 높게 나타나지만, 한국은 예외적으로 20~30대의 유병률이 70대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는 독특한 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청년들이 경제적 불안, 고용 불안정, 사회적 경쟁, SNS 비교 압박 등 복합적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중장년층 못지않은 정신적 과부하를 견디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다시 말해 청년층의 우울은 개인적 취약성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정책적 허점이 누적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민감한 그룹을 직접적으로 압박한 결과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청년 우울증 증가세는 단순한 건강 지표가 아니라, 청년 세대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 청년 우울증의 구조적 원인
     
    청년 우울증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취약성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니라, 청년을 둘러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사회 구조의 변화 속에서 청년층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고, 이러한 압박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며 정신건강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먼저 경제적 불안정은 청년 우울증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드는 반면 단기 계약직과 플랫폼 노동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청년들은 안정적인 소득과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전세 사기, 급격한 월세 상승, 주거 안정성까지 겹치며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주거는 인간의 기본권과 밀접한 요소인 만큼, 이 영역에서의 불안은 곧 삶 전체가 위협받는 감각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취업난과 과도한 경쟁 문화는 청년들이 성장기부터 지속적으로 느껴온 압박을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확대시키는 구조입니다. 청소년기 입시 경쟁, 대학 입학 이후 스펙 경쟁, 졸업 직후 취업 경쟁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실패는 곧 낙오로 간주된다는 공포가 형성됩니다. 이는 스스로를 과도하게 평가절하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게 만드는 심리적 위축으로 연결됩니다.
     
    더불어 SNS가 강화한 비교 압력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노출되는 타인의 화려한 일상, 성공담, 자기 계발 콘텐츠는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편집된 경우가 많지만, 이를 접하는 청년들은 ‘나는 뒤처지고 있다’는 감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비교는 자존감 저하와 자기혐오를 유발하며, 때로는 현실과 스스로 간의 격차를 극단적으로 왜곡해서 받아들이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고립과 관계의 얕아짐도 우울감을 심화시키는 원인입니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디지털 의존도 증가로 관계의 깊이가 줄어들고, 청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안정적으로 지탱해 줄 지지망을 찾기 어렵습니다. 겉으로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듯 보이지만 정작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상대는 사라졌고, 이로 인해 외로움과 고립감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형성됩니다.
     
    결국 청년 우울증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사회 구조적 압력이 겹겹이 쌓인 결과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주거·노동·디지털 환경 전반에서의 정책적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의 심리학적 영향
     
    심리학에서는 외로움이 우울증의 가장 강력한 촉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연결돼 있다는 감각이 약해지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해 줄 타인이 없다고 느껴질 때 발생하는 깊은 심리적 허기와 같습니다. 특히 청년기는 인간관계가 빠르게 변하고, 정체성과 역할이 유동적으로 재구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외로움이 자리 잡으면 그 영향이 더욱 크게 확대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청년들은 학창 시절의 비교적 안정된 관계망을 벗어난 뒤, 사회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스스로 구축해야 합니다. 그러나 취업 준비, 경제적 불안, 반복되는 실패 경험 등 다양한 압박 속에서 관계 형성은 점점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을 찾지 못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사소한 문제에도 자기비난이 과도하게 커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심리적 변화는 점차 ‘나는 혼자다’, ‘누구도 나를 돕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굳어지며 고립감을 강화합니다. 또한 외로움은 스트레스 상황을 크게 증폭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같은 어려움이라도 주변에 공유할 사람이 있으면 감정의 충격이 완화되지만, 고립된 상태에서는 작은 실패도 삶 전체를 위협하는 사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확대 해석은 우울한 생각을 반복시키고, 사고의 폭을 극도로 좁히며 현실 판단력을 약화시키게 됩니다. 결국 외로움이 지속되면 청년은 자신이 사회로부터 분리된 존재라고 느끼고, 이 감정이 장기화될수록 우울증 발병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외로움이 개인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관계를 맺기 어렵게 만드는 노동 환경, 심리적 지지체계를 약화시키는 경쟁 중심 사회, 온라인 소통이 대면 교류를 대체하며 생긴 관계의 얕아짐 등이 구조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외로움은 개인이 만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연결망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구조적 손상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지뿐 아니라 공동체와 정책의 개입이 함께 필요합니다.
     
     
    ● 개인의 경험이 드러내는 현실
     
    청년 우울증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는, 어린 시절과 성인기에 걸쳐 연속적인 상처를 겪은 한 30대 초반 창작자의 경험을 들 수 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폭력과 따돌림을 겪었고, 성인이 된 뒤에는 부모를 연달아 떠나보내는 극심한 상실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심리적 기반을 흔들어 놓는 강한 외상으로 작용했고, 결국 일상적인 대면조차 어려워지는 대인기피와 깊은 우울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한동안 자신이 예전처럼 생기 있고 빛나던 사람이 아니게 된 것만 같다는 느낌을 반복했다고 말합니다. 이는 트라우마가 개인의 자존감과 정체성에 얼마나 근본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우울증이 단순한 기분 저하가 아니라 ‘존재의 변화’를 동반하는 질환임을 시사합니다.
     
    또 다른 사례는 20대 후반 여성으로,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으로 인해 일상 기능을 수행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던 경험을 들려줍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책 한 줄을 읽는 것조차 버거워졌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기본적인 행동도 큰 노력이 필요해졌습니다. 이처럼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상태는 우울증의 주요 징후 중 하나입니다. 그는 고립감이 심해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사고가 강화되었고, 작은 문제도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느껴졌다고 회상합니다. 결국 전문 상담을 통해 자신의 사고 패턴이 부정적 방향으로 과도하게 왜곡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이를 교정해 나가면서 점차 회복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 두 사례는 청년 우울증이 단순히 감정적인 슬픔을 넘어, 사고·행동·관계·기능 전반을 침식하는 질병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개인이 혼자 감당하거나 의지로 버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외상 경험·사회적 고립·경제적 압박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복합적 결과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들의 경험은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는 가벼운 표현과는 전혀 다른, 삶의 기반을 뒤흔드는 중대한 문제임을 분명히 드러내며, 한국 사회가 청년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 국가·사회 정책의 변화와 과제
     
    최근 정부는 청년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러 제도적 개선을 추진 중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변화는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기존 10년에서 2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보다 빠르게 정신질환을 발견하고 치료로 연결하려는 취지입니다. 특히 우울증뿐만 아니라 조현병, 조울증 등 주요 정신질환까지 검진 항목에 포함시켜 조기 개입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층 특성을 반영한 전문 심리 상담 서비스나 회복 지원 프로그램 등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실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선 공공 상담기관에 대한 낮은 신뢰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과거 상담 경험에서 충분한 공감이나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느낀 청년들이 이후 다시 상담을 시도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접근성의 한계도 존재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시간적 여유나 지리적 거리,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공공 심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경우 해당 시설 자체가 부족하거나 접근이 어려운 문제가 빈번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정책 홍보의 부재입니다. 상담 프로그램이나 지원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들이 그러한 서비스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홍보 방식이 일방적이거나 청년층이 주로 활용하는 채널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정책은 문서상 존재할 수 있으나, 실제로 당사자들이 정보를 접하고 이용할 수 없는 구조라면 실효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신건강 관련 제도는 단순히 ‘있느냐’보다 ‘얼마나 쉽게, 신뢰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한 제도 마련을 넘어, 정책에 대한 인식 제고, 신뢰 회복, 현실적인 접근성 개선이 병행되어야 하며, 청년이 자신의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실질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데 정책적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 청년이 활용할 수 있는 정신건강 관리 전략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청년이 스스로의 심리 상태를 인식하고 회복력을 기를 수 있도록, 단계별 접근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 전략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정신건강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단계는 ‘기본 생활 패턴 점검’입니다. 정신건강의 붕괴는 대개 수면장애, 불규칙한 식사, 신체 활동 부족 등 일상 리듬의 무너짐과 함께 시작됩니다. 이른바 ‘생리적 기반’이 흔들릴 때 감정 조절 능력 역시 급격히 떨어지게 되며, 이는 우울의 초기 징후로 작용합니다. 특히 햇빛 노출이 부족하거나 야간 활동이 많을 경우 세로토닌 등의 기분 조절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단계는 ‘정서 안정화 전략’입니다. 요가, 명상, 복식호흡과 같은 신체 기반 안정 기법은 교감신경의 과잉 흥분을 가라앉히고 불안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인지 거리 두기’ 기법은, 반복되는 부정적 사고의 고리를 끊는 데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실패자야"라는 자동적 사고를 "내가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로 전환하는 방식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습니다. 3단계는 ‘전문 치료 개입 시점’입니다. 만약 기능 저하가 2주 이상 지속되고, 수면이나 식욕, 집중력, 대인관계 유지가 어려워질 정도라면 즉시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정신과 진료는 단지 약물 처방에 국한되지 않으며, 인지행동치료(CBT), 대인관계치료(IPT), 트라우마 치유 상담 등 다양한 맞춤형 접근이 가능하며, 치료 반응도 일반적으로 빠른 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개입이며, 늦어질수록 회복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됩니다.
     
     
    ● 살아남는 것의 가치
     
    오늘날 청년들은 생애 주기의 가장 역동적인 시기를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수많은 불확실성과 사회적 압박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미래 가능성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용 불안정, 주거 문제, 비대면 시대의 관계 단절, 그리고 SNS를 통한 비교 스트레스는 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와 회복 경험자들은 공통적으로 강조합니다. 우울증은 의지력이나 성격 탓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병이며, 혼자의 힘만으로 벗어나야 하는 고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꾸준한 치료와 정서적 지지를 통해 다시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 이전보다 더 탄탄한 자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죽지 않는 선택"은 생존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고통 속에서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서의 가능성을 믿고 지키려는, 절박하지만 가장 용기 있는 선언입니다.
     
    청년 우울증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나 일시적 감정의 기복으로 치부될 수 없습니다. 이는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인권적 과제이자 복지 정책의 핵심 영역이며, 노동 구조 전반을 재설계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회적 경고입니다. 그 해결은 거창한 제도 이전에, 청년들의 고통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고, 함께 버텨낼 수 있도록 사회가 역할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나는 왜 무기력한가…정답은 ‘이것’에 있었다
    주야

    조회수 359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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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간 올해의 뒷모습을 감상하다 눈을 떠 보니 벌써 크리스마스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2025년 연말은 어떠신가요? 아침 공기가 코끝을 시큰하게 하는 요즘처럼 아릿했던 감동과 환희도 있었지만 이미 지나간 후회와 미련을 상상하자니 꽤 묵직한 쓸쓸함도 밀려옵니다.
     
    문득 지금의 멀고도 가까운 이웃들의 삶은 어떤지 궁금해졌습니다. 1인 가구가 800만을 초월한 시대입니다.1) 수많은 콘크리트 속에 많은 생명이 가려져 있지만 옆 옆집의 외로운 사정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겠죠. 혼자 의식주를 해결하는 삶은 주체적인 걸까요? 고독한 걸까요?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가 3천900명이 넘었다2)는 것을 보면 전자라고 단언하기는 아마도 힘들어 보입니다.
     
    바라던 질문을 꺼내봅니다. 이처럼 씁쓸한 현실 속, 넘쳐나는 쓸쓸한 사람들을 챙겨주는 천사는 과연 있을까요? 1인 가구라는 이름으로 단순히 정의된 모습 뒤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꿈틀거리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사실 이런 사람들을 찾고 싶었습니다. 회색 지대의 세상 속에서 밝은 금빛 햇살을 내리쬐며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해주는 존재는 흔치 않으니까요.
     
    한 해의 끝에서 언젠가 이들의 귀중함을 알리고자 했던 소망을 지금 풀어보려 합니다.
     
     
    ▶1인 가구 청년들이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1인 가구 청년
     
    활기찬 청춘이란 옛말일까요? 2024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29세 이하와 30~39세에 해당하는 청년층의 비율은 35.2%를 기록하며3) 꽤 큰 규모를 보였습니다. 이 중에는 ‘고용·주거·경제 배제형’, 경제·건강·사회관계의 ‘다중 배제형’, ‘건강·주거 부분 배제형도’ 속해있었습니다.4) 이처럼 다양한 문제에서 결핍과 외로움을 겪고 있는 1인 가구 청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시민사회조직들이 있었습니다.
     
    1. 안산청년협동조합
     
    경기청년지원사업단은 경기도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과 원활한 사회적 교류를 형성하도록 지원하는 「경기도 청년 1인 가구 지원 프로그램 공모사업」을 실시했던 적이 있는데요.5) 이에 안산청년협동조합이 최종 선정됐었습니다. 해당 조합은 안산시 다농마트 청년몰의 청년 상인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다양한 문화 사업을 형성하기 위해 설립한 협의체인데요. 1인 가구 지원 활동으로 그린 테라피, 감정 식사 워크숍, 독서와 필사 등의 활동을 제공하기로 하였습니다.6)
     
    이를 통해 청년들이 문화 활동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며 공동체의 연대감도 체감할 수 있었는데요. 이렇듯 시민사회조직이 청년과 소통해 왔던 행보들은 혼자 사는 청년들에게 고독함을 넘어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2. 사각지대청년지원센터 봄
     
    사각지대청년지원센터 봄은 사각지대 청년이 겪는 문제 해결과 자립을 지원하는 단체인데요.7) 대표 활동으로 “청소년 쉼터 퇴소 청년의 따뜻한 겨울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사랑의 열매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었습니다. 이를 통해 자립 청년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8) 생활 기반을 형성해 주려는 모금 활동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해당 사업은 2024.11.08. ~ 2025.02.10.의 기간 동안 223명의 시민들이 총 2,635,000원을 모금했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센터는 겨울철 생활비 지원, 자립 상담, 당사자 모임의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9) 이처럼 시민사회가 제공한 따뜻한 마음은 청년들의 연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3. 민달팽이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은 비영리 주거 모델 실험과 제도 개선을 기반으로 청년 주거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입니다.10) 특히 상당한 피해를 일으켰던 전세 사기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요. 예로 전/월세 주거 상담 및 교육, 세입자 네트워크 구축, 전세 사기 대응 정책 제언 등의 활동11)을 통해 1인 가구 청년들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달팽이집’ 사업은 청년들이 낮은 거주비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최소 6개월 이상 거주 기간을 보장하면서 이웃들과의 모임을 통해 단절감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12) 이처럼 시민사회의 청년 주거권을 지키기 위한 책임감은 1인 가구 청년들에게 큰 지지대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청년이 시민단체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1인 가구 중·장년
     
    ‘끼인 세대’라 불리는 중·장년층의 1인 가구 규모는 상당합니다. 2024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40~69세 중·장년층의 비율이 45%를 차지하며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습니다.13) 또한 2017~2023년 동안 40~60대의 고독사가 전체의 75%를 기록하며 심각한 규모를 보여주었습니다.14) 이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 정서적 지지의 부재, 구조적 배제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요. 따라서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동참하는 시민사회 주체들이 늘어났습니다.
     
    1. 중·장년 잡(JOB) 페스타
     
    올해 부천시는 부천고용센터·부천 일자리센터·부천지역 노사민정협의회 등 12개 관계 기관과 함께 주관한 ‘2025 중장년 잡(JOB) 페스타’를 개최하였습니다. 본 행사에서는 구직자에게 취업(이력서·자기소개서·면접) 컨설팅, 취업 타로, 이력서 사진 촬영 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실시간 면접을 시행하는 현장 채용 부스도 운영하였습니다.15)
     
    특히 중·장년 집중 취업 지원 주간을 따로 마련하여 경력·노무·창업 상담을 제공하였는데요.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구조와 패러다임에 적응하고 경력 단절, 조기 퇴직, 나이 차별 등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취업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16) 이번 행사는 중·장년 1인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컸습니다.
     
    2. 외로움 없는 서울
     
    서울시는 시민들의 외로움을 해소하고 정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외로움 없는 서울’ 사업을 기획하였습니다.17) 특히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제공자와 수혜자의 역할을 담당하며 시민사회의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것이 큰 장점인데요. 예로 외로운 시민들이 기부된 라면 식사와 함께 고립·은둔 회복 시민의 상담을 받는 ‘서울 마음 편의점’, ‘외로움 없는 주간’에 진행되는 시민들의 ‘외로움 토크 콘서트’, 고립·은둔을 겪은 인플루언서의 고립·은둔 시민을 격려하는 캠페인18)을 통해서 ‘고독함’이라는 문제를 더욱 이해할 수 있는 체험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서울시는 함께 잇다, 연결 잇다, 소통 잇다의 미래 도시를 구상하였는데요.19) 이러한 행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사회에 건강한 정신문화가 형성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1인 가구 중·장년 사람들끼리 라면 식사와 함께 교류하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3. 한국한아름복지회(現 오픈도어)
     
    한국한아름복지회(現 오픈도어)는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소외된 부문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를 만드는 활동에 힘써왔습니다. 예로 1인 가구 주제와 관련한 지자체 컨설팅20), 약 3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오픈도어' 포럼, 법 연구 등의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재단법인 숲과 나눔과 함께한 '1인 가구 권리 시리즈'라는 부제의 토론회를 통해 제안된 정책들을 실현시키고자 국회, 서울시, 구의회와 협력하였습니다.21)
     
    5번의 토론 동안 분석한 300개 이상의 관련 정책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안전, 건강, 고립 등의 의제들은 특수청소업체 대표, 경찰, 사회복지사 등의 1인 가구 방문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도움과 함께 정교하게 분석되었는데요. 따라서 9개 분야의 122개 정책을 담은 제안서를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22) 혹여 한 두 문장의 조항들이 있다 하더라도 어딘가에 혼자 지내고 있는 중·장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것입니다.
     
     
    1인 가구 노년
     
    말년의 외로움은 부담스러운 상황이 더욱 발생합니다. 2024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70세 이상에 해당하는 노년층의 비율은 19.8%를 기록하였는데요.23) 인생의 마무리로 향하고 있는 만큼 돌봄 공백, 건강 붕괴, 안전 문제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시민사회는 이러한 위협을 잊지 않고 어르신에게 편안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 오산돌봄사회적협동조합
     
    오산돌봄사회적협동조합은 노인 장기 요양 사업을 진행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예로 기본적으로 몸을 가꾸고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신체 활동 지원을 제공합니다. 또한 가사 서비스를 담당합니다. 나아가 장기 요양 5등급(치매 등급) 수급자에게는 인지 자극과 훈련을 통한 재활형 방문요양을 지원합니다.24)
     
    활동 지원사와 요양보호사 정기 회의를 통해 조합의 발전도 추구하고 있는데요. 나아가 타 단체 후원과 지역 사회 돌봄 토론회도 진행하며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25) 최종적으로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실버산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2. 한마음 봉사단
     
    을지대학교 한마음 봉사단은 생명 존중을 위한 연구와 봉사활동을 합니다.26) 올해에는 의정부 노인종합복지관에서 '2025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힐링 스페이스(Healing Space)' 행사를 개최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예로 혈압·혈당 측정 및 교육, 치매 자가 진단 및 예방 안내, 스트레스 볼링 및 긍정 처방 등의 지원을 계획하였습니다.27)
     
    이를 통해 학부생들은 의료 실력을 함양하고 지역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돌보지 못했던 심신 건강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민간 의료 서비스 향상과 다양한 계층의 소통 창구를 마련함으로써 올해의 지역사회를 충만하게 만들었습니다.
     
    3. (사)대전‧세종소비자공익네트워크
     
    (사)대전·세종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소비자 주권을 확보하고 공정한 시장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조직인데요.28) 관련 사업으로 어르신 대상 보이스피싱을 방지하기 위해 대전시 서구종합재가센터와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예로 소비자 교육, 공익 캠페인, 협력 사업 및 상호 지원의 체계를 마련29)하겠다는 전반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기준으로 소비하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에도 같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는데요.30) 우리 사회의 데이터 안보와 건강한 소비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걸로 해석됩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활동이 모여 신종 사기 범죄에 낯선 노년층의 개인정보 보호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것입니다.
     
     
    ▶시민단체의 어르신 대상 보이스 피싱 예방 교육이 진행되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모든 1인 가구가 소외된 채 불만족한 삶을 사는 것은 물론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 있듯이 혼자 버텨야 하는 삶에서 오는 고민과 압박감의 무게는 꽤 묵직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세상은 이상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가정을 내린 채 살아갑니다. 사별한 배우자를 떠올리며 혼자 잠에 드시는 어르신, 취업을 못 해 돈이 없어 나가지 못하는 한 청년, 초라한 밥상을 겨우 차린 채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중·장년의 모습을 떠올리며 착잡한 마음에 시달리는 게 힘들 때도 있었으니까요. 이후 벅차게 밀려오는 표현하기 힘든 응집된 감정 덩어리는 스스로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습니다.
     
    외로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겨울 눈이 오면 매서움과 포근함에 사로잡히고 싶어 어김없이 외투를 걸친 후 쏟아져 나온 사람들을 관찰합니다. 가끔 혼자 바라봐야 하는 풍경을 못 견뎌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사랑했던 사람과 첫눈을 맞았을 때의 허전함보다는 좋았습니다. 식어가고 있진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고독함의 본질은 혼자라는 물리적 상태를 넘어 마음의 결핍에서 오는 것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혹은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하는 무언가에 찔려가면서도 앉아있는 가시방석과 같은 표면적인 상황에서 오는 정서적 결손이 내 상태를 흔드는 핵심 요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눈을 헤치고 집에 도착한 순간에도 알 수 있었습니다. 데워지는 장판 위에 누워 문득 불안함과 외로움이 덧없음과 눈곱만큼의 차이인 것을 깨달은 걸 후회할 찰나, 어머니는 제게 손으로 주무른 말랑한 귤을 건네셨습니다. 지나치게 멍든 귤의 달콤함과 따뜻함은 제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 낸 촉감, 말, 눈빛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소외된 이웃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고독이 지겨워 삶의 의미를 못 찾았던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살아갈 유일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오는 크리스마스. 올해만큼은 여러분들이 홀로 버티는 사람들을 먼저 품어주려 다가가 보는 산타가 되는 건 어떨까요? 아직 크리스마스는 오지 않았고 한 사람의 소망도 남아있으니까요.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산타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1인 청년·노년·중장년의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참고자료]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초스코스

    조회수 348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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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은 공익활동가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강력한 신념과 투지가 넘치는 혁신가? 삶이 여유 있어 활동하는 사람? 수입이 적은 사람?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공익활동가를 확실히 정의하기에는 어려운 면도 다소 있는데요. 특히 자원봉사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자리 잡은 공익활동의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공익활동과 비영리 일자리의 사회적 인정과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연구 결과와 토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기도 비영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포럼)을 개최하였습니다. 현장으로 떠나보실까요?
    
     
    개회식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차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
     
    1. 발제
     
    이번 3차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에 앞서 열린 2차 포럼도 있었는데요. 당시 논의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비영리경영연구소(이명신 소장)가 함께 발간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발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해당 연구의 목적은 비영리 부문의 공공·사회경제적 기여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모델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공익 일자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올해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사업’과 함께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의 통합 체계로 재편하였는데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사업으로도 추진되었지만 예산의 규모와 안정성 문제로 성과는 미비했습니다.
    
     
    이명신 소장(비영리경영연구소)의 발제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아울러 중앙정부와 경기도 일자리 정책은 중소기업, 사회적기업, 공공기관 등을 중점으로 계획돼 비영리 영역은 여전히 소외되고 정규직 전환 고용 연계 사업인 ‘청년 일자리 매치업 취업지원 사업’은 비영리단체의 열악한 재정구조로 사실상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영리 일자리는 타 산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투입 예산의 규모가 클수록 고용 유발 효과도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예로 향후 3년 동안 총 300억 원을 비영리 일자리에 투자할 경우 생산유발효과 약 489.9억 원, 고용유발효과 약 198.42명, 부가가치 유발효과 214.8억 원의 성과와 최종 GRDP(지역 내 총생산) 기여율도 0.00366%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향후 과제 및 종합 제언으로는 1. 비영리 통계 기반 강화 2. 사회경제적 효과 검증 체계화 3.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4. 협력적 거버넌스 및 사회적 대화 5. 청년 공익활동가 정책 강화 6. AI와 비영리 일자리 대응 7. 기본 사회 및 기본소득 연계 8. 일의 패러다임 전환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최종 보고서 내용 링크:
     
     
    2. 패널 토론
     
    3차 협력 사업에서는 2차 포럼에서의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패널 분들의 토론을 이어가기로 하였습니다. 패널로 노주현(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사무국장), 김혜영(헤이영 대표/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위원), 손석환(사회적협동조합 마을로 상임이사), 조철민((사)시민 이사)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패널토론/ ⓒ에디터 직접촬영
     
    
    1-1. 비영리 일자리의 발전 가능성
    (경기도청년공익활동인턴일 경험 사업을 중심으로)
    -노주현-
     
     
    
    노주현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가의 낯선 영역
     
    가족들조차도 본인의 공익활동가로서의 직업·정의·경계에 대해 모를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도 행정 일을 진행할 때 공익활동가가 속한 직업·직군 분류 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느낄 때 불편하다고 생각합니다.
     
    ● 청년 공익활동가 인턴 면접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 공익활동가 인턴을 선발하고자 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면접자들의 공익활동가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과 열의 뒤에는 가려진 청년 취업 실태의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예로 조직의 경직성, 지속되는 비정규직 신분, 단기간에 능력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스템의 부정적인 경험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공익활동’을 통해 다른 장점을 찾고자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와 가능성
     
    청년과 함께 가꾸어 갈 비영리 일자리에서의 핵심은 신선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로 몇 가지 원칙을 마련해 봤습니다.
     
    □ 처음부터 너무 많은 일을 하지 말자.
    □ 단체의 특성상 바쁠 때는 아주 바쁘니 한가할 때 여유를 누리자.
    □ 늘 (본인이) 혼자 일을 해와서 일을 공유하는 것이 어설플 수 있으니 이해 바란다.
    □ 퇴근 시간이 되면 주저 없이 일어나자.
     
    결론적으로 일반 사회에서의 경쟁 시스템·지속적인 비정규직 구조·능력을 빨리 증명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스템·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들과의 차별점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처음 공익 활동을 경험하는 청년들이 비영리 일자리의 가능성에 주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겪은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처럼 공익 활동의 가치·의미와 경력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인정받아 비영리 일자리가 활발히 개발되기를 바랍니다.
     
     
    1-2. 지역의 다양한 비영리 일자리를 통해 바라본 과제
    -손석환-
     
     
    
    손석환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비영리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
     
    비영리 일자리는 ‘착한 일’을 하므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에 적은 급여가 당연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이에 필요한 ‘돈’도 중요합니다. 예로 중앙정부 일자리 정책에서는 비영리 영역이 지원 사업에서 다수 배제되어 있습니다. 한편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를 중소기업·소상공인·사회적 경제 섹터 내에서 해석하며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거시적으로 보자면 비영리 일자리는 공공의 지원 제도 없이 자생할 수 없는 문제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청년들에게는 한계가 있는 직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회 소득 제도도 다소 의문이 생기는데요. 좋은 취지이지만 지원 제도를 넘어 실질적인 일자리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
     
    물론 사회적 경제 영역은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투입되는 시간·에너지·업무량에 비해 낮은 급여, 철학·희생·보람에 의존하는 일자리, 초라한 법적 지위·제도, 폐쇄적 조직문화와 같은 한계들은 10년 전에도 똑같은 논의를 했었던 부분입니다.
     
    따라서 향후 5가지의 측면에서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가 논의됐으면 좋겠습니다.
     
     비영리 영역의 가난은 정당한 것인가?
     매년 논의되는 뻔한 문제와 대안 얘기는 바뀔 수 있을까?
     청년의 미래가 기대되는 영역인가? 비영리 영역의 주된 대상은 누구일까?
     비영리의 경제적 기반은 최소 어느 정도의 규모여야 할까?
    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이 수립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1-3. 2030 세대에게 매력적인 비영리 일자리 고찰
    -김혜영-
     
     
    
    김혜영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서두
     
    청년 활동가가 사라지며 공공 의제를 다루고 정책·공익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활동가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자원봉사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영리 영역은 매력적인 경력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합니다. 따라서 커리어 성장·인정 요소를 제안하며 청년 맞춤형 커리어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커리어 성장
     
    청년들은 비영리 영역에서 높은 연봉·복지와 같은 안정감보다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성장감을 상대적으로 크게 고려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전문가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경영·기획·마케팅 등의 역량 함양 및 비영리 영역에 특화된 ‘사회적 임팩트 설계·측정 능력’, ‘지역 사회 기반 문제 해결 역량’, ‘커뮤니티 조직화 및 시민 참여 촉진 능력’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추천합니다. 조직·개인의 성과 및 전략 분기별 점검, 해외 연수·장학생 지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커리어 인정
     
    비영리 활동가를 자원봉사자 정도로 인식하는 데 전환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문 인정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예로 ‘비영리 활동가 인증 제도’를 통해 연수·교육·현장 경력 등의 점수가 기준 충족 시 커리어로 인정해 줘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회계’의 도입으로 역량 강화·조직 관계·공동체 신뢰 등의 성과를 지표화해 자기효능감과 사회적 환원율을 가시화해야 합니다. 이는 활동가의 삶의 기반을 보장하는 수단이 돼야 합니다.
     
     
    1-4.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어떤 과제가 필요한가_사례와 제안
    -조철민-
     
     
    
    조철민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비영리 일자리 관련 사업 사례
     
    경기도는 관련 조례에 ‘비영리 일자리’ 조항을 명시하는 등 선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여러 비영리 일자리 정책 사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로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공익활동 사회적 인정에 관한 연구 조사 및 담론 형성 사업,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계획 중인 공익활동 사회적 인증 시범 사업인 ‘안양 공풀’이 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방향
     
     공공인재 양성 과정이라는 변화된 관점
    비영리 일자리 지원은 예산을 받는 ‘수혜적 관점’이 지배적이어서 투자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도 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공공인재 양성의 ‘투자’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는 담론과 홍보 활동이 필요합니다.
     
    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비영리 일자리
    국제노동기구(ILO)의 ‘괜찮은 일자리’ 지표를 적용해 비영리 조직 스스로 재정적 기반 확충·민주적인 조직문화 형성·공익활동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비영리 조직 지원, 특히 중·소 규모의 비영리 조직들의 안정적 일자리를 위한 불필요한 규제나 편견 해소도 중요합니다. 나아가 비영리 일자리의 원활한 채용을 위한 박람회 개최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의 가치·관심 제고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비영리 시민사회·공익활동의 가치를 이해하고 관련 일자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예로 공교육 혹은 청소년 교육·체험 과정에서 시민사회·공익활동의 이해와 비영리 일자리의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져야 합니다. 나아가 청년·중장년·경력단절 여성 등의 공익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종합 토론
     
    자리에 참석해 주신 공익활동가와 센터 관계자분들도 패널분들과 종합 토론을 이어가기로 했는데요. 주요 내용을 흐름 순으로 담아보았습니다.
    *패널 이외 토론자: 이명신(비영리경영연구소), 유일영(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김유리(사단법인 시민)
     
    이명신) 비영리 일자리가 직업으로써 인정받은 경우가 전무하다 보니 우리의 생계와 환경과 관련된 고민이 많은데요. 하지만 이를 넘어 AI가 비영리 일자리에 주는 변화까지 고민하면서 더욱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사실 공익활동은 소통·공감과 같은 대면 서비스의 일이라 비교적 안전하고 AI 기술은 업무에 활용하는 정도로 생각했지만 상황은 예측 불가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예로 경기도는 3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가 많아 행정 일이나 단순 업무에 있어서 인력 소모가 많은데요. 이에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10인 이상의 단체도 자동화에 따라 직원이 불필요하게 될 수 있는데요.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가 소멸해 가는 미래에 비영리의 대 공황이 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유일영) 김혜영 대표에게 2030 세대의 입장을 질문하고 싶어요. 커리어의 성장과 인정을 통해 비영리 일자리의 활력을 되찾아 온다고 하셨는데 활력이 있었던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활동가가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명칭은 무엇이 좋을까요?
     
     
    
    서울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박승배 센터장(왼), 유일영 팀장(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김혜영) 시민사회단체에 속해 있을 때 4·50대 활동가가 막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분들의 2·30대 시절이 활력이 있던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활동가라는 단어 자체가 ‘돈은 포기하고 사회적 가치를 쫓는다’는 상징으로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는 활동가의 분류를 세분화한 하나의 단어가 등장했으면 좋겠어요.
     
    김유리) 개인적으로 오히려 활동가라는 단어를 더 쓰려고 해요. 중간지원조직들이 생겨나면서 단어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다고 봐요. 예로 매니저·코디네이터 등의 직급으로 표현하는 것에 비해 직업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단어는 부족한 경우도 생기거든요. 또한 NPO·시민단체 보다 임팩트 지향 조직·소셜 섹터라는 단어들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좀 더 상징성 있는 단어가 생겨야 한다고 봅니다.
     
    추가로 이명신 소장께 질문하고 싶어요. 현재 사회연대 경제는 정부의 123대 국정 과제에 들어갔지만 시민 사회 과제는 564개 세부 과제에 크게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비영리민간단체의 범위 설정 문제도 있는데요. 정부 정책 대상에서의 단체 등록 시 비영리성과 공익성이 필수지만 민법상에는 공익성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비영리사업으로 구분되지만 공익 단체로는 모호한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고민도 하셨을까요?
     
    이명신) 비영리성·공익성·자율성 요소들의 논란은 발생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비영리의 Member-serving(회원 기반 활동)과 Public-serving(공익활동)의 관점을 볼까요? 우리는 주로 시민 사회 활성화 관련 논의에서 Public-serving과 비정치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큽니다. 반면 미국은 둘의 구분은 있으되 혼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로 총기 협회의 경우 Member-serving 및 501(c)(4)*에 해당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Council on Foundations(재단협의회)는 재단을 지원하는 것이 주 업무이므로 관련 정책 옹호 활동을 활발히 전개합니다.
     
    *501(c)(3): 제한된 정치 참여와 시민 참여 활동이 가능한 자선공익 조직 501(c)(4):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시민 참여 활동이 가능한 사회복지 조직
     
     
    결론적으로 모두는 ‘비영리성’이라는 목록으로 묶이는데요. 우리도 굿즈 판매·바자회를 통한 부가적인 수익은 발생하지만 수익 목적의 활동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비영리 일자리와 사업의 경계를 엄격하게 나누기보다 유연하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혜영) 향후 비영리 일자리는 구조·문화적인 변화가 맞물려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의식적인 변화가 없으면 물리적인 변화도 한계가 있는 것처럼요. 아! 공익활동가의 명칭을 떠올려보니 몇 가지 아이디어가 생각나요. 저처럼 정책활동에 참여하는 경우 정책 참여 구조설계사는 어떨까요?
     
    이명신) 사회문제 해결 전문가, 지역사회 공동체 서비스 기획자, 의제 정책 설계자라는 단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체 기념 촬영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오늘 나눈 얘기들을 토대로 비영리 일자리와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 동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실증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 공익 활동의 가능성은 경기도 시·군 센터와 함께 비영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영리사업의 아픈 손가락이기도 했던 투자 가치가 낮은 ‘부실주’라는 편견은 이제 회복됐을까요? 당당하게 말해봅시다! 비영리 일자리가 돈 잡아먹는 하마라고? 오히려 돈 찍어 내는 황금 거위란다!
     
     

     
    [현장스케치]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3차 포럼(의정부) - 돈 잡아먹는 하마? 돈 찍어 내는 비영리 일자리는 어때?
    초스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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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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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에디터 바람자전거입니다.
    최근 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AI로 재편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뉴스를 봐도 AI, 내년도 준비 회의나 워크숍을 해도 AI가 빠지지 않습니다. 업무에서 만이 아니라 AI로 편지를 쓰고, 사주도 보고, 상담도 하는 지금, 이러한 AI의 발전으로 가장 먼저 IT 기업의 일자리들이 줄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불안감이 사회적 스트레스가 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비영리 일자리로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는 주제로 경기도-시·군 센터 네트워크 협력포럼이 열렸습니다. 비영리 일자리 AI시대에 어떤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비영리 일자리로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 포럼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현실과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포럼은 경기도의 지역 특성상 1차 군포, 2차 평택 안성, 3차로 의정부로 나눠서 진행되었습니다. 필자는 2025년 11월 28일 금요일 오후2시, 평택대학교 제2피어선빌딩 2층 소강당에서 개최된 포럼에 참여했습니다.
     
     
     
    진행을 맡아주신 김낙빈 안성시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좌)과 발제 후 질문에 답하고 계시는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장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2차 포럼의 사회는 김낙빈 안성시공익활동지원센터장, 발제는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 토론으로는 김혜련 평택안성흥사단 운영위원, 용솟음 비상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조철민 (사)시민 이사 3분과 현장에는 평택, 안성, 수원 등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활동가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포럼 참석자들과 현장 질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비영리 일자리가 지역의 미래에 어떤 포지션으로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읽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결과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이 발표한 연구는 2025년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연구의 핵심은 비영리 일자리의 개념 정립, 생태계 진단, 규모 추계, 그리고 정책 제안입니다.
     
     
     
     
    #2.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규모와 경제적 기여
     
    연구결과, 경기도의 비영리 부문은 상당한 규모와 경제적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놀라운 발견부가가치 기준 경기도 GRDP의 비영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료 14.35%에 이릅니다. 이는 미국의 GDP 대비 비영리 비중 5.4% 보다 훨씨 높은 수치입니다. 비영리는 생산 유발, 고용 유발,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상당합니다.
    특히 고용 유발 효과는 전 산업 평균 1.1명 대비 6.1명으로 훨씬 높습니다. 비영리는 노동 집약적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큽니다.
     
     
    #3.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실: 텅 빈 지원
     
    연구 결과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실은 한마디로 “텅 빔”이었습니다. 아무데도 주문할 데가 없습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 예산은 청년 공익활동가 통합 지원 체계 구축(3억 1천만원)과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사업(1억 3,600만원)을 합쳐 약 4억 4,600만원 입니다. 반면 기회소득 정책(농업인, 체육인, 아동 돌봄, 장애인, 기후 행동 등)에는 수백억 원이 투입됩니다.
     
     
    #4.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제안
     
    연구진은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라는 슬로건 아래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란 단순히 물질적 투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비영리 공익 활동을 가치 있는 활동으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자리는 생존이고 자존감이며,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자신의 삶을 자리 잡게 하는 매개체입니다.
     
     
     
     
    3개년 예산 제안: 1단계 100억 원 2단계 100억 원, 3단계 100억 원, 총 300억 원을 투입했을 때 경기도 GRDP에 기여하는 효과와 고용 창풀 효과를 분석했습니다. 
     
    ※ 해외 사례 참고: 일본과 폴란드의 세금 1% 기부 제도, 네이버후드 매칭 펀드(공익 활동에 쓰인 시간·재능·현물·현금에 정부가 보조금을 매칭), 비영리 일자리 플랫폼 등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토론과 질의 응답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연구자의 발제에 이어 현장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생생한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3명의 토론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토론1 : 비영리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로 이어지려면
     
    김혜련 평택안성홍사단 운영위원은 평택 지역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평택시민사회단체연대 담쟁이에는 24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지만, 상근 활동가가 있는 곳은 반상근까지 포함해도 약 7곳 정도입니다. 자체 활동 공간을 가진 곳은 더 적습니다.
     
    “활동가로 일하면서 사회 이슈에 민감해야 하고, 지역사회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내가 고용주인지 고용되는 노동자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김혜련 위원은 연차가 오래되면서 경력에 맞는 급여를 받지 못해 위탁 운영 기관으로 이동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비영리 일자리의 업무 역역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행정인지 마케팅인지 구분이 어렵고, 닥치는 일을 모두 해야하며, 메뉴얼도 없습니다. 활동가의 입장에서 3가지 정책 제안을 하였습니다.
     
     
     
    토론 2: 공익과 생존사이, 지역 비영리 일자리의 현실
     
    용솟음 비상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청년 활동가의 관점에서 생생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비상구는 “어떻게 하면 평택에서 더 재미있게 청년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청년 공간을 만들고 공익 활동을 시작했지만, 수익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행사나 단기 프로그램 등 외부 사업을 병행하면서 처음 설립 목적과 방향성이 흔들리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공익을 위한 활동도 지속 가능한 기반이 있을 때 비로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한 고민은 저희만의 고민이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비영리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구조적 과제입니다.”
     
     
    비영리 일자리는 단순히 고용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지속 가능성 그 자체입니다. 공익을 위해 출발한 단체들이 생존 때문에 방향을 잃지 않도록,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토론 3: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어떤 과제가 필요한가
     
    조철민 (사)시민 이사는 사례와 제안을 중심으로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비영리 일자리 관련 사업은 많지 않습니다.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청년 인턴제), 공익 활동의 사회적 인정(직업 분류 코드 상향), 활동가 진로와 노동권 논의, 참여 수당 제도(광주광역시 광산구) 정도입니다.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 조례에 비영리 일자리 조항이 명시된 유일한 광역 조례를 가지고 있으며, 청년 인턴 사업과 기회소득 정책 등을 선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공익 활동이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인식의 전환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로부터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비영리 일자리,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비영리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 정책이 아닙니다. 이것은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투자이며,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지키는 기반입니다. 경기도 비영리 부분은 GRDP의 14.35%를 차지하며, 67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고용 유발 효과는 전 산업 평균보다 높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경제적 기여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텅 비어 있습니다. 정책적 지원은 미비하고, 사회적 인식은 낮으며, 활동가들은 생존과 공익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인식전환: 공익 활동가를 공공인재로 인정하고,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책적 지원: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쓸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비영리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우리로부터 시작: 선배 활동가든 청년 활동가든, 우리 스스로가 먼저 주장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지역 특성 반영: 시군마다 공익 활동 환경이 다릅니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일자리 구조가 필요합니다.
     
    “모든 비영리 활동가에게 비영리 일자리 정책이 에어비엔비 같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꿈꿉니다.”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
     
    단체사진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지역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활동가가 오래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 때, 좋은 공익 활동도 장기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공익을 위해 출발한 단체들이 생존 때문에 방향을 잃지 않도록,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며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이것이 AI의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현장스케치]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2차 포럼(평택)
    바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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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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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포럼이 열린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현장의 역동성에 주목하면서 미래를 향한 진취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숨겨진 곳을 밝히고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온 공익 활동가들. 그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이제는 ‘좋은 일’을 넘어 ‘좋은 일자리’로 당당히 인정받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익활동을 하는 사람이 웃을 수 있는 좋은 일자리, 비영리 일자리”
     
    11월 18일 화요일,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와글와글터에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시군 센터가 협력하여 진행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공론화 포럼’은 이 중요한 전환점을 알리는 희망의 장이었습니다. 이 자리는 공익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활동가의 안정적인 삶에서 찾고, 그들의 노동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함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며 정책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포럼의 취지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박은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장 /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2025년 한 해, 연구 사업으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연구 사업을 담당한 박은주 정책협력팀장님은 이번 연구에 대해 “아주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적은 예산이지만 굉장히 괄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저희는 자평하고 있습니다”라며 그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이 연구 결과가 단순한 보고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전역에서 한번 같이 얘기를 나누고 지역에서 비영리 일자리가 좀 자리 잡고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어떤 인식이라든지 제도 개선에 대한 제안들을 끌어낼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는 포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비영리 일자리 관련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것과 더불어, 비영리 일자리에 관한 인식을 확장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행사는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박은주 정책협력팀장님의 안내와 함께, 공익 활동의 미래를 향한 희망적인 비전이 담긴 인사말로 문을 열었습니다.
     
     
    유명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이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님은 서두에서 이 연구가 단순히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활동가들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과제였음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연구 결과가 나온 직후의 벅찬 감동을 나누며, “우리가 드러내지 않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우리가 우리의 활동이 가치 있는 활동으로만 평가했던 이 부분이 경제에 있어서의 하나의 축을 담당하고 있었구나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공익 활동이 사회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바를 가시적으로 정리하고, 이와 관련한 논의를 확장해 나갈 기회를 마주하게 된 것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나아가, 이 중요한 연구 결과가 보고서로만 머물지 않고 “어떻게 경기 지역에 있는 활동가들과 이거를 공론화하고 알릴 건가에 대한 고민”에서 이 포럼이 시작되었음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센터장님은 최근 행안부의 조직 개편 등 국가적 차원에서 시민사회 활성화에 대한 방향 전환의 물꼬가 터지고 있음을 언급하며, 비영리 일자리나 사회적 가치를 국가 정책적 변화라는 큰 틀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정책과 관련한 내용을 배우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정라원 군포시협치지원 팀장님이 참가자들에게 포럼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날 포럼의 시작을 함께해 준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는 정라원 군포시 협치지원팀장님은 이 자리가 “현장 체험을 가진 활동가 정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비영리 일자리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임을 강조했습니다. 정 센터장님은 현장의 노력이 곧 정책의 방향이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 “여러분들의 경험과 의견이 비영리 현장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힘이 될 것이고 지역사회의 공익 가치를 확장하고 사회적 인정을 받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천희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올해 하반기에 개소한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도 이 포럼을 함께 준비했는데요, 천희 센터장님은 관련 사업으로 안양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익활동 사회적인증 사업 소개와 함께, 경기센터와 광명센터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비영리 일자리 논의를 확장하는 계기로서 포럼의 의미를 짚어주셨습니다.
     
     
    포럼 진행을 하고 있는 권예성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포럼의 전체 진행은 두번째 발제를 진행한 곳이기도 하며, 역시 오늘 포럼을 함께 준비한 권예성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인사말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포럼이 시작되었습니다. 포럼의 첫 순서로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장님이 발제를 담당해 주셨습니다. 이명신 연구소장님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결과’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비영리 일자리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그 사회경제적 기여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수익 배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입니다.”
     
    이 소장님은 시민사회 활성화 논의에서 공익 활동가의 노동 인권과 일자리 개선 문제가 오랫동안 소외되어 왔음을 지적하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이명신 소장님의 발제 / ⓒ에디터 직접 촬영
     
     
    활동가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지만, 정작 자신의 노동 인권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소장님은 이 움직임이 “떼를 쓰는 게 아니라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습니다. 헌법에 명시된 모든 국민의 ‘일할 권리’ 보장을 비영리 분야에서도 강력히 요구해야 함을 역설한 것이죠. 시민사회 활성화의 핵심이 바로 ‘사람’과 ‘권리’에 있다는 본질을 짚어 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를 위해서, ‘일’을 재정의하고 일자리의 경제적 기여에 관해 분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인정과 존경 등 관계에 기반이 되고 자신을 성장시켜 자기실현과 사회의 공익에 기여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죠. 일자리가 담당하는 역할이 광범위해지면서 일자리 관련 정의도 포괄적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포괄적인 정의로는 정책을 만들 수가 없죠. 그래서 포괄적인 정의를 바탕으로 비영리 일자리를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수익 배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로 정의했습니다. 소장님은 비영리 일자리 종사자의 규모와 경제적 기여 효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며, 비영리가 실제적으로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를 경제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정책 활성화의 근거를 만든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소장님은 경기도의 다양한 일자리 정책 속에서 비영리 분야가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구체적인 통계로 제시하며, 특히 규제 정책은 많으나 지원을 위한 정책이 부족함을 지적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논의를 인용하며 ‘기여적 정의(Contributive Justice)’를 위한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사회 모든 구성원이 공동선에 기여하는 역할에 따라서 존엄과 존경을 받는 그런 사회가 돼야 한다.”라는 비전을 제시하는 슬로건인데요. 연구는 이러한 비전 아래 일자리 기반 조성, 창출 지원 강화, 거버넌스 구축 등 촘촘한 활성화 정책 타겟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발제를 들으면서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공익활동이 언제까지나 ‘선행’으로만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행은 누군가의 자발성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공익활동의 수요는 사회의 다변화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익활동에도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 있으니 공익활동 역시 하나의 일자리로 상정하고 어떻게 ‘좋은 일자리’로 탈바꿈 시킬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경험하게 되었답니다.
     
     
    “공익 활동은 나의 비약적인 성장 터전”
     
    두 번째 발제는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3년간의 연구 중, 올해 진행된 광명시 공익 활동가 FGI(표적집단심층면접) 결과를 중심으로, 박영선 (사)시민 정책위원께서 맡아주셨습니다. 박영선 위원님은 한양대학교에서 제3섹터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도 활동하고 계시는 분이랍니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활동가들이 실제로 느끼는 자기 성장과 사회적 인정에 대한 간절한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박영선 (사)시민 정책위원의 두 번째 발제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박영선 위원님은 FGI를 통해 활동가들이 활동 과정에서 경험하는 개인적 성취와 변화가 매우 역동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활동가들은 공익 활동을 통해 ‘내가 변했어’,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됐어’ 혹은 ‘인생의 다음 단계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라는 식의 생각을 하곤 한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저 역시 공익활동을 하면서 기존에 접할 일이 거의 없었던 영역에 새로 도전하게 되기도 하고, 전혀 보지 못했던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보면서 제 역량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열정과 투지에 불타오르기도 했는데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생각일 뿐이었던 제 안의 변화를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말로 들으니 새로운 기분이었습니다. 공익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은 타인을 위한 헌신을 넘어, 활동가 스스로의 삶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을 느끼고 있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답니다.
    하지만 박영선 위원님은 여기서 더 나아가서, 우리 사회가 활동가들을 향한 사회적 인정이 단순한 개인적 만족을 넘어, 공익 활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와 사회적 임팩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활동가의 일을 지나치게 가볍게 생각하는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공익활동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일례로 한 활동가는 결혼 전 상견례에서 장인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이해시키기 위해 거의 1시간 동안의 설명을 거쳐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는 공익 활동의 정체성이 사회적으로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현실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박영선 위원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사회적 자산화’의 중요성을 제시했습니다. 가령 매달 ‘이달의 활동가’나 ‘이달의 사업’을 선정하여 그들의 활동 기록을 활동가 아카이빙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겠죠. 박 위원님은 활동가 아카이브가 갖는 교육적 가치의 중요성도 제시했습니다. 오늘의 활동 기록 자체가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는 강력한 교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지려면, 시민사회의 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공 홍보의 장에 단체의 성과를 공공적으로 게시하면서 점진적으로 공익활동이 비영리 일자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발제가 마무리 된 후 이어진 토론의 현장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직접 촬영
     
     
    발제가 마무리 된 이후에는 앞선 발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한 의견을 듣고 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현실을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다각화할 수 있어, 좋은 논의의 장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익활동의 범주 설정을 위해서는 사회와의 끊임없는 대화와 협상이 필요합니다.”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전 대표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토론의 첫 번째 주자인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전 대표는 오랫동안 현장 활동가로 지내온 경험을 바탕으로, 비영리 일자리가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짚어주었습니다. 이하나 전 대표는 공익 활동의 범주 설정에 있어 ‘정치 활동’의 경계 문제를 언급하며, 공익활동의 범주와 관련한 해석이 정권이나 지자체 단체장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죠. 이하나 전 대표님은 우리가 이런 논의에 뛰어들어. 계속해서 대화와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런 과정이 있어야 공익활동이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역동성을 지니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하나 전 대표님은 지역사회에서 청년 지원을 받은 활동가를 길게 고용할 수 없어 결국 내보내야 했던 사례나, 행복마을관리소의 단기 계약직 고용 관행을 언급하며 비영리 일자리의 고용 불안정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공익활동이 좋은 일자리가 되기 어렵게 만드는 난관이므로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 할 요소겠지요.
    가장 뜨거운 주제였던 ‘비영리는 왜 돈을 얘기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도 이하나 전 대표님은 피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일자리에 관한 질문을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비영리 분야에 10년 넘게 일하면서 돈 달라는 이야기 하는 사람 저밖에 없었습니다. ‘얼마를 줄 거냐’라는 이 질문을 저만 수월하게 하고 대부분 못 물어봐요. 남의 급여를 위해서는 열심히 투쟁하면서, 본인 문제는 하나도 챙기지 못하는 상황은 옳지 않아요. 현재 비영리 일자리로는 생존이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이하나 전 대표님은 돈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물어본 사람을 민망하게 만드는 문화를 꼬집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영리와 이윤 추구, 그리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인건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할 때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특히 선배 활동가들이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여 후배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모범을 보여야 함을 피력했습니다.
    사실 저 역시 이 토론을 듣기 전에는 인건비와 영리 추구에 대한 구분이 희미했던 것 같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인건비를 받으면 공익활동이 아닌 것만 같았어요. 하지만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었는데, 일단 저부터가 비영리 일자리에 관한 생각을 고쳐먹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개인적인 성장이 사회적 과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경력 인정’ 되는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론 및 질의에 참여하고 있는 강은숙 광명평생교육사협회 이사 / ⓒ에디터 직접 촬영
     
     
    마지막 토론자인 강은숙 광명평생교육사협회 이사님은 현장에서 겪는 노동의 실질적 가치 문제와 사회적 인정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끌었습니다.
    강은숙 이사님은 공익 활동 영역에서 노동이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너무 당연시되고 그런 문화를 선배들이 계속 학습을 시켰던 관습을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활동가들의 노동은 보상받아야 하며, 이는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본 전제입니다. 강은숙 이사님은 공익 활동가의 정당한 보상에 대한 인식을 사회 전반적으로 끌어올려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강 이사님은 공익 활동가들이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내는 경력 설계와 성장 경험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경력 인정 체계가 확립되지 않으면 공익활동은 일자리로서 인정받기 어려워질 수도 있겠죠.
     
     
    “우리 스스로 변하고, 당당히 요구하고, 권리를 인정받는 비영리 일자리 노동자가 되자!”
     
    토론이 마무리되고 플로어에서는 발제와 토론에 대한 여러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발제와 토론에 대한 질의응답이 열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 / ⓒ에디터 직접 촬영
     
     
    비영리 일자리의 범위 설정에 대한 플로어 질문에 대해, 이명선 소장님은 “비영리의 어떤 캐파를 크게 가져가는 것이 저희가 대정부나 대기업 또는 대시민과 소통할 때도 저는 오히려 오히려 이게 더 전략적으로도 맞다”라며 전략적 포괄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처럼 비영리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포괄적인 범위 속에서도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맞춤화된 정책을 따로 만들어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정책은 항상 포용성을 가지게 되어 있으므로, 그 안에서 가장 힘든 대상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오늘 포럼은 공익 활동가 스스로가 ‘명예로운 활동’을 넘어 ‘전문적인 노동’으로서의 권리와 가치를 주장하고, 그에 합당한 사회적 인정과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긍정적인 전환점이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의 경제적 기여를 통계로 확인하고, 활동가들의 깊은 내면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도 하면서, 경기도 공익 활동 생태계가 더욱 성숙하고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논의가 연구로 끝나지 않고 현실화할 수 있도록, 현장 활동가와 정책 전문가들은 직면한 현실의 문제와 난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협력할 것입니다. 공익 활동이 우리 사회를 이끄는 견고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 공익 웹진을 접하신 여러분께서도 이 희망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현장스케치]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1차 포럼(군포)
    옐로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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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15
  •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이명신(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

     

     

     

     

    1. 왜 지금 비영리 일자리인가?

    최근 인구구조의 변화,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처럼 복합적인 사회 변동이 가속화되면서 비영리부문은 정부·시장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공백을 메우며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중추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공익활동이 전문성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게 수행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고용 기반 위에 활동가가 존재해야 하며, 그 활동이 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비영리 일자리는 이러한 공익활동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사회 기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자, 공익활동 종사자의 권리 보장과 역량 축적을 가능케 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다시 말해, 비영리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 창출을 넘어,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공동체 회복을 이끄는 구조적 토대(Social Infrastructure)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비영리 일자리는 정상적인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제도적 보호에서 배제된 경우가 많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시민사회의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공익활동의 사회적 기여에 상응하는 고용 안정성과 제도적 인정을 확보하는 것은 단지 노동시장 측면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민주주의와 포용적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비영리부문은 전통적으로 강조되어 온 사회적 기여뿐만 아니라 GDP·고용·세수·산업연관 효과 측면에서도 주요 산업군 못지않은 경제적 파급력을 가진 거대한 경제 엔진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연구소의 보고서(2013)에 따르면,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비영리부문은 GDP의 평균 4.5%를 차지하며, 일부 국가는 7%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찍이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노동의 종말에서 3섹터 일자리 증가를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비영리부문이 고용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에서 점차 핵심 산업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고령화·기후위기·돌봄노동 수요의 증가에 따라 향후 10년간 고용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2. 비영리 일자리 정책 현실은 어떠한가?

    UN 등 국제사회와 주요 선진국은 비영리부문의 사회적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조세 혜택, 재정지원, 제도적 기반 구축 등을 통해 시민사회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정치·경제적 환경은 이러한 흐름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지자체 간 시민사회 인프라 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제도적 기반이 취약한 지역일수록 비영리단체와 활동가의 지속가능성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현재 중앙정부는 비영리부문을 위한 별도 일자리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정부는 영리사업을 진행하는 법인에 대해서도 성장 정책을 쓰면서 공익적인 일을 위해 사람을 고용하고 활동하는 비영리에는 오히려 지원하기를 꺼린다. 쏟아지는 일자리 정책은 중소기업이나 사회적기업 쪽으로 혜택이 심하게 쏠려 있으며, 비영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공익활동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사회적 인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기도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적 기반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광역단체로서,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2021) 제정을 통해 공익활동에 대한 지원이 일부 제도화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와 일자리 전략은 부족하며, 경기도 내 비영리단체 및 공익활동가들은 고용 불안정, 낮은 처우, 경력 인정 부재, 사회안전망 미비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경기도 내 시군의 시민사회 활성화 관련 조례에서조차 비영리 일자리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관련 항목을 명시한 곳은 경기도와 용인시가 유일하며, 평택시와 광명시가 사회적 인정과 지지를 포함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경기도를 포함한 국내 비영리 일자리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조사, 정책평가, 데이터 구축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영리 일자리 창출 및 안정적 고용환경 조성을 위한 종합적인 연구와 정책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며, 경기도 차원의 선도적인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이에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2025.6~10)>를 통해 비영리부문이 지역사회에서 수행하는 공익적 역할로 인한 사회경제적 기여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공익 일자리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3. 비영리 일자리란 무엇인가?

    비영리 일자리(Nonprofit Job)’에 대해서는 아직 학술적·법적·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으며,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상태이다. 비영리 일자리가 사회적으로 보편적 개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비영리 고유성과 노동시장의 보편 기준이 조화를 이룰 때, 비영리 일자리는 특수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 전반에서 인정받는 고용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비영리 일자리란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익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로 포괄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정책에 적용하기 위해서 실체적으로 정의하면, 비영리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수익배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조직에서 일정한 보상을 받고 수행하는 유급 노동을 의미한다. 이는 자원봉사나 임시 활동과 구별되며, 사회문제 해결, 공동체 지원, 시민 권익 보장 등을 목표로 하는 지속할 수 있는 직업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4. 비영리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 기여도 창출하는가?

    기업통계등록부를 활용해 경기도 내 비영리 사업체를 추출한 결과, 2023년 기준 경기도 내 사업체 3,262,054곳 중 비영리부문에 속하는 사업체는 163,482곳으로 전체의 약 5.01%를 차지하였다. 비영리부문 사업체 종사자 수는 670,938명이며, 전체의 약 13.14%에 이른다. 비영리는 타 산업에 비해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예산 투입 대비 고용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비영리의 경제적 기여를 측정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202411월 발표한 ‘2021-2022년 산업연관표2022년 기업통계등록부를 활용하였다. 2022년 비영리부문 사업체 매출은 1177,1934,400만 원(평균 161,105만 원)이다. 2022년 경기도 GRDP 5873,286억 원 중 비영리부문의 부가가치는 842,914억 원으로, 경기도 GRDP 대비 비영리 비중은 14.35%이다. 비영리 부문은 해당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치며, 이러한 영향력은 지역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경기도 비영리 부문 규모 및 경제적 기여 효과>

     

    구분

    내용

    비영리

    부문

    규모

    사업체

    1. ) 156,333(전체의 약 5.01%)
    1. ) 163,482(전체의 약 5.01%)

    사업체 종사자

    1. ) 624,161(전체의 약 12.45%)
    1. ) 670,938(전체의 약 13.14%)

    경제적 기여

    (’22)

    사업체 매출

    1. 7,1934,400만 원(평균 161,105만 원)

    생산유발

    • 생산유발효과) 1922,425억 원
    • 생산유발계수) 1.633

    고용유발

    • 고용유발효과) 778,589
    • 고용유발계수) 6.614

    부가가치유발

    • 부가가치유발액)842,914억 원
    • 부가가치유발계수) 0.716

    GRDP

    • GRDP14.35% (경기도 GRDP 5873,286억 원 중 비영리부문은 842,914억 원)

    *: 본 연구에서 비영리는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 임의단체, 특수법인, 사회적경제를 모두 포함

     

    5.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일자리는 곧 인간의 생존이고 자존감이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굳건하게 자리 잡게 하는 매개체이다. 일자리의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사회적 가치를 모든 사람이 인식하고, 사회가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일자리를 키워야 한다. 나아가, 그 일자리가 삶을 옭아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좋은 일자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일을 통해 생산적·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은 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모든 사람의 일할 권리를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고 실현하는 것을 의미하는 기여적 정의를 강조한다. 이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공동선에 기여하는 역할에 따라 존엄과 존경을 인정받는 사회를 지향하는 개념으로, 단순히 소득이나 부의 분배를 넘어 노동의 사회적 가치와 기여를 중시한다.

    기여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는 단순히 재정적 지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비물질적 차원, 즉 비영리 활동과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인정·존중·신뢰를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비영리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적정 보수와 안정적 근로조건 같은 물질적 기반이 강화되어야 하는 동시에, 그들의 공익적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사회적 명예를 부여하는 문화적·제도적 인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 두 축이 함께 갖춰질 때 비영리 일자리는 지속가능하고 매력적인 직업 선택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민선 8기 경기도 일자리 정책은 기회소득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를 공공정책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동시에 청년·여성·장애인·중장년 등 대상별 맞춤형 지원과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민선 8기의 정책 방향을 충실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영리 일자리를 정상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로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특정 부문을 보완하는 차원이 아니라, 경기도가 지향하는 포용적·균형적 일자리 정책을 완성하는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체계도>

    근거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

    6(기본계획의 수립) 9항 비영리 일자리 지원 및 정보 제공에 관한 사항

    비전

    지속가능한 공익활동 기반 조성으로 시민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경기도

    슬로건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목표

    비영리 일자리 창출과 질적 개선을 통해

    공익활동가의 안정적 활동 기반 마련 및 시민사회 활성화 실현

    3

    추진전략

    1. 비영리 일자리 기반 조성

    2. 비영리 일자리 창출 및 지원 강화

    3. 지역 기반 비영리 일자리 거버넌스 구축

    9

    추진과제

    1-1.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2-1. 비영리 일자리 통합지원체계 구축

    3-1. 비영리 일자리 위원회 구성 및 운영

    1-2. 경기도 일자리 정책 비영리 포용 확대

    2-2. 건강한 일터 문화 조성

    3-2. ·군 단위 비영리 일자리 모델 확산

    1-3. 일자리 통계 구축 및 실태조사 정례화

    2-3. 공익활동가 사회적 인정 방안 마련

    3-3. 민간·지역 주도 경기사회연대기금 조성

     

     

    본 연구는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근거와 확산 가능한 연구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특히 비영리부문을 단순한 사회서비스 영역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재조명하며 그 경제적·사회적 파급력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점이 의미 있다. 이는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공적 관심을 높이고, 경기도를 포함한 지역 단위의 지속 가능한 비영리 일자리 정책 수립에 필요한 실증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정책적 의의를 동시에 가진다.

     

    *본 원고는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주요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를 참조하기 바람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 바로가기

         2025 공익활동페스타  ‘공익활동과 비영리생태계’ :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발표1   이명신(NPO경영연구소 대표)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이명신(비영리연구소 소장)

    조회수 365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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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 개요와 최근 동향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취업사기 및 인신매매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나 해외 일자리를 미끼로 청년들을 현지로 유인한 뒤 여권을 빼앗고, 불법 도박 콜센터나 보이스피싱 조직에 강제 투입시키는 방식입니다. 범죄에 협조하지 않으면 감금, 폭행, 고문 등을 당하며, 일부는 사망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외교부는 10월 16일부터 캄폿주 보코산, 바벳시, 포이펫시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수도 프놈펜은 ‘적색경보’로 상향해 출국 자제를 권고했습니다. 특히 프놈펜은 다수의 국내 금융사가 진출한 지역으로, 현지 주재원과 직원들의 신변 안전 확보가 긴급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신한·우리·KB·BNK 등 주요 금융사들은 비상 연락망 구축, 야간 이동 제한, 위험지역 출입 통제 등 내부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는 납치·감금 피해자의 귀국을 위한 항공료, 숙박비, 구조활동비 등 긴급 예산도 편성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 취업사기 수법과 범죄의 실태
    최근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취업사기 사건은 단순한 채용 사기를 넘어선 국제적 조직범죄의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특히 고수익 해외 일자리,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청년들을 유인한 뒤, 현지에서 감금, 폭행, 강제 노동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불법 콜센터, 보이스피싱 조직, 도박 사이트 운영 등에 가담하게 되며, 거부할 경우 고문과 협박을 당하기도 합니다. 사기 수법은 치밀하고 조직적입니다. 대부분은 온라인 커뮤니티, SNS, 심지어는 지인의 소개를 통해 접근하며, ‘비자 무료’, ‘숙식 제공’, ‘초보자 가능’이라는 문구로 신뢰를 유도합니다. 일단 계약을 체결하거나 현지에 도착하면 여권을 압수당하고,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되며 사실상 인신매매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일부 피해자는 조직 내부 감시를 피해 탈출하거나, 가족 또는 외교부를 통해 구조 요청을 보내기도 하지만, 탈출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이 같은 취업사기는 2023년 말부터 본격화되었으며, 2025년 들어 매달 20~30건의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초반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들이 주된 대상이며, 대부분이 경제적 압박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배경으로 이러한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피해자 중 일부는 감금된 채 범죄에 가담하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되어 한국으로 송환되는 사례도 있으며, 이는 단순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전락하는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범죄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스캠 산업’으로 불리는 구조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캄보디아 현지에는 약 20만 명에 달하는 다양한 국적의 인력이 조직적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취업사기를 기반으로 한 인신매매, 금융 사기, 도박 운영 등 다양한 범죄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관련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강화하고 있으나, 범죄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어 사전 예방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의 소개로 피해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경고나 주의 촉구만으로는 실질적인 피해를 막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취업사기는 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국제 범죄이며, 강제노동과 인신매매, 폭력 등이 결합된 심각한 인권 침해입니다. 피해자 다수는 귀국 후에도 정신적 충격과 사회적 낙인 등으로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심리적 지원체계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한국 청년 고용시장과 구조적 배경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청년 대상 취업사기 사건은 단순한 개별 범죄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 배경에는 장기화된 청년 고용난과 구조적인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1%로, 전년 동월 대비 0.7% 포인트 하락하였습니다. 이는 17개월 연속 하락세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장기간 기록입니다. 반면 전체 고용률은 같은 기간 63.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청년층만이 고용 회복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청년 인구 감소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청년층이 원하는 ‘질 높은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 산업 구조가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반도체 등 한국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은 자본 집약적인 특성상 고용 창출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여기에 ‘경력직 선호’ 현상이 더해져 신입 청년의 취업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플랫폼 산업의 급성장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퀵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의 일자리는 늘었지만, 고용 안정성과 사회안전망이 부족해 장기적인 커리어로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들이 단기 일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력 없는 노동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청년 고용의 불안정은 ‘쉬었음’ 인구의 증가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기준,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50만 4천 명을 넘었으며,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50만 명을 돌파한 수치입니다. 현재도 40만 명 안팎의 인원이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은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며 사실상 사회적 단절 상태에 놓여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정부는 청년고용 장려금, 구직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수천억 원의 재정을 투입하였지만,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부족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정책이 폐지되거나 축소되는 등 혼선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실질적인 ‘고용 사다리’ 복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많은 청년들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고용난 속에서, 일부 청년들은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비현실적인 유혹에 쉽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생활비 부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청년들의 심리를 압박하고 있으며, "열심히 일해도 벼락 거지"가 된다는 절망감이 팽배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캄보디아 사건은 단지 외국에서 발생한 범죄가 아니라, 대한민국 내부 고용 시스템의 균열과 청년 안전망 부재가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외교부 및 금융권의 대응
    최근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 청년 대상 취업사기 및 인신매매형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외교부와 국내 금융권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외교부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캄보디아 내 고위험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하였습니다. 특히 2025년 10월 16일부터는 캄폿주 보코산, 바벳시, 포이펫시 등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였으며, 수도 프놈펜도 ‘적색경보(3단계)’로 상향 조치했습니다. 적색경보는 현지 체류자의 긴급용무 외 출국과 여행 예정자의 여행 취소·연기를 권고하는 단계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경보 조치는 해당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프놈펜 지역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BNK 금융그룹 등 다수의 금융기관이 진출해 있으며, 이들은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야간 외출 제한, 위험지역 출입 금지 등의 내부 지침을 마련하였고, 가족을 포함한 전 직원 대상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역시 현지 법인을 통해 유사한 안전 수칙을 운영 중이며, 수출입은행은 현지 사무소와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며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BNK 금융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현지 피해자 지원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법인(BNK캐피탈)은 약 1억 원 규모의 긴급예산을 편성하여, 납치·감금 피해자의 국내 송환을 위한 항공료 및 숙박비, 구조 활동에 필요한 차량 렌트비, 통역비, 유류비 등을 현지 한인회를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귀국 후 건강검진 등의 사후 지원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BNK는 고수익 해외 아르바이트와 관련한 사기 예방 홍보물을 제작하여 캄보디아 공항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예방 캠페인을 넘어 범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처럼 외교부와 금융권의 대응은 단순한 사후조치에 그치지 않고, 현지 정보 수집, 피해자 구조, 예방교육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사들은 자사 직원의 보호는 물론, 현지 한인 사회와 협력하여 전체 한국인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취업사기의 수법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고, 온라인을 통한 피해자 유인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대응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외교부와 금융권의 협업은 단기적 위기관리 차원을 넘어, 향후 해외 진출 청년과 기업에 대한 구조적 안전망으로 확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각 기관 간의 정보 공유 체계 구축,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구조 프로토콜 마련, 실질적인 예산 지원 확보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 민간 구조 활동과 피해 지원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년 대상 취업사기 사건에 대해 민간 차원의 구조 활동과 피해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단법인 한인구조단은 현재까지도 캄보디아 내 피해 청년들을 구조해 귀국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캄보디아 한인회 및 현지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감금 상태의 피해자를 파악하고, 물리적 감시가 느슨한 순간을 포착해 신변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구조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2023년 말부터 이 같은 사건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2025년 들어서는 한 달 평균 20~30건에 달하는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으로, 경제적 압박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해외 고수익 일자리에 응한 경우입니다.
    이들이 구조 요청을 보내는 경로는 다양한데, 일부는 탈출 후 구조단에 직접 연락하기도 하고, 또 일부는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요청이 접수되기도 합니다. 구조된 피해자들은 단순히 귀국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감금, 폭행, 협박 등의 심각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으며, 일부는 국내에 돌아와서도 후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한인구조단은 귀국 후 건강검진, 심리 상담, 법률 지원 등 다양한 회복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외교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부 금융사와 기업도 민간 구조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BNK 금융그룹은 약 1억 원의 긴급 예산을 편성해 귀국 항공료, 숙박비, 차량 렌트비, 통역비 등 구조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현지 한인회를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사후 구조활동에 참여한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현재 민간 구조 활동의 가장 큰 문제는 지속성과 재정적 한계입니다. 한인구조단과 같은 민간단체는 자발적인 기부와 협찬에 의존하고 있어 구조 활동의 범위와 속도에 한계가 있으며, 현지 위험지역에 대한 정보 접근이나 구조 실행력도 정부 차원의 협조 없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이 귀국 이후에도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질 우려가 있다는 점도 구조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일부 피해자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강제로 가담했다는 이유로 국내법상 처벌을 받거나 수사 대상이 되기도 하며, 이는 피해자 구제라는 근본적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민간 구조 활동이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구조지원 예산 확대, 민관 협력체계 구축, 피해자에 대한 법적·심리적 보호 장치 마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범죄의 ‘가해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신속한 사실 확인과 법적 구제 절차도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민간의 역할이 분명히 중요한 시점이지만, 이들이 감당하기에는 점점 복잡해지는 국제 범죄 구조에 있어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 앞으로의 해결 방안을 위한 제언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청년 대상 취업사기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부주의나 범죄 집단의 일탈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은 구조적인 청년 고용불안, 국제 범죄 조직의 확산, 국가적 대응 체계의 미비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입니다. 따라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를 위한 다섯 가지 제언입니다.
    첫째, 해외 취업 정보의 국가 인증 및 검증 시스템 도입이 시급합니다. 현재 해외 일자리 관련 정보는 대부분 민간 에이전시나 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어, 취업 희망자가 허위 정보에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나 외교부 차원에서 검증된 해외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국가 차원의 ‘해외 취업 인증 플랫폼’을 운영하여 국민들이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청년 대상 사기 예방 교육의 전국적 확대가 필요합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취업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대부분 일회성으로 그치고 있습니다. 교육 대상도 제한적이며 홍보도 미흡합니다. 교육부와 협력해 고등학교, 대학교, 청년센터 등에서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실효성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며, 학부모 대상 프로그램도 병행해야 합니다.
    셋째, 위기 상황에 대응 가능한 외교 인프라와 구조 프로토콜 강화가 필수입니다. 현재 피해 구조는 대부분 민간단체나 한인회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외교부는 주요 고위험 지역에 ‘해외 국민 보호 전담 인력’을 상주시켜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구조에 착수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해야 합니다. 또한 피해자 구조와 송환에 필요한 예산도 상시 확보해야 합니다.
    넷째, 피해자에 대한 법적·심리적 보호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일부 피해자는 강제 가담한 범죄로 인해 한국 귀국 후에도 처벌을 받거나 낙인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법적 구제 절차와 함께 정신 건강 회복을 위한 상담, 의료 지원, 일상 복귀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하며, 이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째, 청년 고용의 질적 개선과 고용시장 구조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청년들이 해외 고수익 일자리라는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려면 국내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신성장 산업 분야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청년 대상 맞춤형 직무 교육 확대, 경력 단절 청년 지원 등이 병행되어야 하며, 청년층이 장기적인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이 조심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청년을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한 구조적 실패를 드러낸 것입니다. 이제는 경고가 아닌 실행의 시간이 필요하며, 정부, 지자체,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청년들이 더 이상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은 왜 캄보디아로 갔나… 일자리의 붕괴가 부른 비극
    주야

    조회수 1118

    2025-11-12
  •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박미경

     

      지난해 6,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19세 청년 노동자의 수첩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남에 대한 얘기 함부로 하지 않기,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 운동하기, 구체적인 미래 목표 세우기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한 청년의 다짐이었습니다. 그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배워가며 성장하길 바랐습니다. 이 글은 그가 얼마나 성실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진1.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청년 노동자의 메모장

     



      55년 전, 19701113, 서울 평화시장에서 분신 항거한 스물두 살 청년 노동자 전태일도 그랬습니다. 그가 남긴 대학노트 7권의 일기장에는 절망은 없다라는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배움을 갈망한 나머지 입던 잠바를 팔아 중·고등 수험서를 사고, 평화시장의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근로기준법을 지키며 일하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구체적으로 꿈꾸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누구보다 진실했으며, 인간답게 일하며 살고 싶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그 바람은 다르지 않습니다.

    사진2. 전태일의 일기에 적힌 글씨 

     

     

    인간의 나라를 향한 미완의 여정

      전태일은 아무도 소외되지 않고, 인간적인 존중과 대접을 받는 사회를 꿈꾸었습니다. 그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친 지 55년이 지났지만, 그 목소리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스물두 살 청년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전태일의 외침은 한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한 질문이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긍지는 무엇인가?’

      그로부터 반세기가 흘렀건만, 전태일이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불평등과 양극화는 오히려 깊어졌습니다. 비정규직, 플랫폼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이주노동자, 프리랜서 등 이름은 달라도 불안정한 일자리에 놓인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청년 세대는 미래를 설계하기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퇴직 후에도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나라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전태일이 말했던 덩이’, 끝내 목적지까지 굴리지 못한 과업은 지금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덩이를 이어 굴려야 할 책무는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아직도 머나먼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과정보다 결과, ‘사람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습니다. 불안정한 노동의 확대는 노동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기도 합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인식이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경기도 곳곳의 산업단지, 물류센터, 봉제공장, 돌봄 현장에는 전태일의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노동 환경이 남아 있습니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 산재와 과로의 위험, 불공정한 하도급 구조 속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기계 부품처럼일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이러한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품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전국 최대의 산업지대를 품고 있으며, 제조업·운수·돌봄·플랫폼 노동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그만큼 경기도의 변화는 곧 한국 노동 현실의 변화를 상징합니다. 경기도민이 인간의 나라를 향한 발걸음에 함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대와 나눔, 전태일 정신의 다른 이름

      전태일 정신의 핵심은 연대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통보다 동료의 고통을 먼저 생각했고, 자신이 아닌 우리를 위해 싸웠습니다. ‘바보회삼동회라는 이름으로 동료들과 함께 공부하고, 법을 읽고,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그의 행동은 거대한 조직이 아닌 작은 연대로 첫 발을 디뎠습니다. 오늘날 이 연대의 정신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청년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연대하고, 이주노동자들이 지역 시민들과 함께 문화 프로그램을 열며, 돌봄노동자들이 협동조합을 세워 서로의 권리를 보호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거창한 구호보다 훨씬 더 전태일답습니다’. 연대와 나눔은 전태일이 남긴 가장 현실적인 유산입니다.

     

    사진3. 동료 시다, 미싱보조들과 함께 (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전태일)

     

     

    1113, 국가기념일로 기억해야 하는 이유

      ‘1113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할까요? 기념일 제정은 과거를 추모하기 위한 절차가 아닙니다. 그것은 국가가 노동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인간의 존엄을 제도적으로 천명하는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휴일이 아니라, 새로운 기억의 방식입니다.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노동 존중의 가치를 시민 모두가 공유하고, 사회가 제도적으로 기리는 일입니다.

      1113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다면 그날은 과거를 기리는 날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내일을 약속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노동 없는 성장이 아니라 노동이 존중받는 발전을 향한 대한민국의 선언이 될 것입니다.

     

    사진4. 11월 13일 국가기념일 지정 전태일 시민행동 추진 [전태일과 다시 만난 세계 토론회]

     

     

    경기도민이 함께 만드는 변화

      국가기념일 제정은 중앙정부의 몫이 크지만, 그 출발은 시민에게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이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노동자 수가 가장 많고, 청년과 이주노동자, 플랫폼 종사자 등 다양한 노동 형태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경기도는 이미 노동권 보호를 위해 여러 정책을 선도해 왔습니다. 노동국 설치, 노동복지센터 운영, 4·5일제 시범업체 추진 등은 일하는 사람이 살기 좋은 경기도를 향한 발걸음이었습니다. 여기에 전태일 정신을 기리는 국가기념일 운동이 더해진다면 주권자인 시민의 자발적 연대는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시민과 지방정부, 학교, 노동단체가 함께 1113일의 의미를 알리고, 작은 기념행사를 열며 전태일의 뜻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린다면 기념일 지정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그의 바람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사람이 사람답게,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바랐을 뿐입니다.

      인간의 나라는 경제지표로 세워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서로의 존엄을 인정하고, 약한 이웃의 삶을 함께 책임지는 사회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비로소, 전태일이 꿈꾸던 인간의 나라가 완성될 것입니다.

      전태일의 죽음이 20세기 한국 사회가 노동 존중 사회로 거듭나는 출발점이었다면, 국가기념일 지정은 노동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경기도민과 함께 전태일이 이루지 못한 덩이를 굴려, 목적지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획]전태일이 꿈꾸었던 인간의 나라/11월 13일 국가기념일 지정 경기도민이 함께
    박미경(전태일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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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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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의 마지막 날, 월말이라 분주한 마음이면서도 왠지 설레는 건 황금연휴가 코앞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단체가 공들여 준비한 2025공익활동페스타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날이었거든요. 올해 페스타의 주제는 세계시민대회. 오전에 두 차례 기조강연이 있었고, 점심 식사 후 오후부터는 4개의 주제 세션에 돌입했습니다.
     
     
    세션 1 사회: 조철민 박사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제가 취재한 세션 1의 주제는 공익활동과 비영리 생태계입니다.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시간이었는데, 사회는 ‘사단법인 시민’의 조철민 박사님이 맡았습니다. 세션 1을 선택한 이들의 관심 키워드는 아마도 ‘일자리’였을 것 같네요. 공익활동이 그저 착한 일이 아니라 이제는 어엿한 일자리가 될 수 있을까? 저도 이런 고민과 기대로 세션 1을 찾아갔습니다.
     
     
    발표 1.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황과 과제
     
    ‘보이지 않는 일자리에서 (썩) 괜찮은 일자리로’라는 부제가 눈길을 끕니다. 발표자인 이명신 NPO경영연구소 대표님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를 수행 중이었고, 발표 당시 연구가 거의 막바지 단계였습니다.
    정책에서는 일자리와 고용 관계를 함께 말합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1999년 처음 제시한 ‘Decent Job’은 괜찮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 품위 있는 일자리 등으로 번역되지요. 연구자는 더 나아가 ‘Meaningful Job’(의미있는 일자리) 개념을 제시합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근무 환경에서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기여 등 생의 의미 추구가 가능한 일자리. 여러분의 일자리는 과연 ‘의미 있는 일자리’인가요?
     
     
    발표 1: 이명신 소장(NPO경영연구소)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비영리 일자리를 하나의 산업으로 명확히 분류하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적인 국가 통계가 없고 주무부처도 제각각인 실정입니다.
    이번 연구는 비영리법인과 비영리민간단체에 더하여 사회적경제까지 범위에 포함시켰는데요. 연구 결과, 많은 비영리 단체가 경기도에 몰려 있으면서 GRDP(지역내총생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IMF나 팬데믹 같은 위기 때 비영리 일자리는 오히려 고용이 늘어 충격 흡수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경기도 기회소득 / 사진 출처: 경기도 홈페이지
     
     
    그런데도 고용 안정성, 사회적 안전망, 경력 인정 등에서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네요. 규제만 있고 지원은 거의 없습니다.
    중앙부처 일자리 정책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돼 있고, 그나마 낫다는 경기도에서조차 ‘베이비부머 라이트 잡’과 ‘청년복지 포인트’ 정도만 신청 가능합니다. 예술인, 체육인, 농어민 등 다양한 분야의 도민에게 지급하는 경기도 기회소득도 현재 공익활동가는 해당이 없는데, 사회적 기여로 봤을 때 우리가 행정에 충분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미흡한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도 더 많은 지자체의 조례 제정과 실효성 있는 고용 연계가 필요합니다.
     
     
    발표 2. 『중장년층 공익활동가의 활동과 삶』실태조사로 본 지원정책 방향
     
    두 번째 발표로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여진 사업처장은 중장년 활동가 당사자들의 정책적 요구를 살폈습니다. 동행은 전국의 공익활동가 3천 명이 조합원으로 상부상조하며 안전망을 만들어가는 조직입니다.
     
    동행이 2023년 12월 40~69세 현직 및 퇴직 활동가를 대상으로 온라인 진행했던 설문조사에 따르면, 활동가들의 임금 수준은 같은 중고령층 노동자 평균 임금보다 월 100만 원가량 현저히 낮습니다. 이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도 취약합니다. 특히 오래된 상급 책임자일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더 심한데요. 본인의 임금이 조직의 열악한 재정에 부담을 준다고 느끼지만, 막상 떠나려고 해도 후임을 구하기가 힘듭니다.
     
     
    발표 2: 여진 사업처장(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러한 상황의 중장년 활동가들이 가장 바라는 건 그래도 공익활동 분야에서 전임제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가치지향적인 활동을 해왔던 이들은 여전히 비영리 생태계에 머물기를 희망합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 이들을 위한 정책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장려금 등 직접적인 금전 지원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면, 현행 경력지원제도를 개선해서 비영리 일자리를 조성하고, 활동 경력을 살린 새로운 소득 모델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 밖에도 자기돌봄 프로그램이나 네트워크 등 중장년 활동가들이 고립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의 지향을 이어갈 수 있는 종합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발표 3. 청년 비영리 노동자의 목소리
     
    마지막 발표는 정책 설계에서 배제된 청년 활동가들의 경험과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틈사이청년연구 박정효 연구원을 비롯한 4명의 청년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를 계기로 만나 경기도미래세대재단 연구사업을 위한 팀을 꾸렸습니다. 이들은 주변에서 젊은 활동가들이 자꾸만 떠나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발표 3: 박정효 연구원(틈사이청년연구)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선행연구 자료를 찾아 고찰하고, 경기청년포털에서 크롤링 기법으로 정책을 분석하며, 비영리단체 및 개인 활동가들을 심층 면접하는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을 통해 얻은 결론은 역시나 사각지대 발견이었네요. 청년 정책이 주로 영리적인 취업이나 창업 중심이라 비영리 청년 노동자가 배제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에서도 안타까운 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5인 미만 단체에서 일하는 청년 활동가는 단체의 사정이 뻔하다 보니 4대보험 얘기를 차마 꺼내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남을 돕는 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은 병원비조차 없어 ‘동행’의 도움을 받는 사연도 아이러니했지요. 20대에 갓 들어왔을 땐 몰랐는데 30대에 접어드니 친구들의 급여와 비교해서 자괴감이 든다는 인터뷰이도 있었습니다. “미래 계획은 꿈도 못 꾼다"라는 말은, 활동가로서의 경력이 정당하게 인정되는 기여적 정의가 실현되어야만 사라지지 않을까요?
     
     
     
    주제 세션 1 강연장(왼), 한창희 센터장(요코하마 시민협동추진센터)(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주제 세션 3 발표자이기도 한 요코하마 활동가의 질문에 나름의 시사점이 있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10년 전의 일본과 그대로 닮았는데, 우리는 왜 굳이 비영리의 틀을 고집할까? 기업의 CSR(사회적 책임), ESG 경영 등 외연을 더 확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번 페스타의 모토가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인 만큼 비영리 생태계에도 유연한 태도가 요구됩니다. 중장년과 청년 활동가 사이에 조금은 다른 결이 존재하지만, 의미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줄어든 건 결코 아니었습니다. 개인 활동가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을 뿐이죠. 이러한 시대 흐름을 포착해 내면서도 지켜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예민하게 점검하는 일이 우리의 과제일 것입니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주제 세션1: 공익활동과 비영리생태계
    참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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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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