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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5
18년 만의 국민연금 개혁, 그 의미와 과제 : 국가와 사회의 존재 이유
제갈현숙(한신대학교 강사)
대한민국은 노인을 위한 나라일까?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본 사람보다 보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인구에 회자했고, 무엇보다 제목이 담고 있는 강렬함으로 한 번 듣게 되면 잊기 어렵다. 영화의 제목처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어떤 나라이고, 대한민국은 그런 국가가 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노인빈곤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했던 2009년부터 한국은 줄곧 1위를 차지해 왔다. 최근 발표된 노인빈곤율은 38.2%로(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빈곤층에 속한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K-컬처로 부상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는 상당히 모순되는 우리 사회의 이면이다.
누구든 노인이 되고, 노인이 되면 소득 활동에 제한이 온다. 사회적으로는 은퇴가 강요되고, 새로운 일자리는 구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신체적 노화로 마음먹은 대로 일하기도 어렵다. 사회적, 신체적 배경으로 노인이 되면, 대다수 사람은 소득단절에 직면하고, 소득이 단절되면 누구든 빈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산업화와 함께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생산성 높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서 고령 노동자 퇴출을 요구했고, 이를 위해서 노년기 소득단절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필요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은 고령 노동자 퇴출을 위해 퇴직제도를 본격화하면서,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공적 연금제도를 보편화하기 시작했다. 즉 퇴직이라는 강제 규정은 퇴직 이후의 소득보장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전제로, 국가가 공적연금제도를 운영해야 하는 배경이 됐다.
노인을 위한 나라의 출발은 공적연금제도를 통해 적어도 노인 빈곤을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의 책임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높은 노인빈곤율을 보면,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
국민연금이 ‘내 돈 내 산’ 또는 ‘적금’이라고요?
국가가 국민연금을 운영하는 목적은 노후 빈곤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노후 빈곤 예방을 위해 국민연금 급여를 통해 보장돼야 할 소득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 방식은 어떻게 돼야 할지가 가장 제도의 핵심축이 된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방식으로 운영한다. 대부분 국가에서도 사회보험방식으로 공적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GDP의 2/3 이상인 1,200조 원 이상을 연금기금을 적립하지 않는다.
사회보험은 민간보험과 다르게 각자가 낸 보험료만큼을 급여로 지급하지 않는다. 그 대신 ‘소득대체율’을 적용해서, 모든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 대비 연금급여 수령액의 비율을 사회적으로 정한다. 이번 개혁 이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0%로, 은퇴 전 월평균 소득이 200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약 80만 원을 보장하는 것이다. 즉 급여 수준을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확정급여(Defined Benefit) 제도이다. 그러므로 가입자 각자가 낸 보험료 총액과 받게 될 급여 수준은 직접 관련되지 않고, 전체 경제활동 상태가 중요하다. 한 사회에서 일정 나이에 이르러, 소득 활동을 하게 되면 강제적으로 공적연금에 가입되고, 사회가 파괴되지 않는 한 새로운 가입자와 새로운 수급자는 연속해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경제활동을 하는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기반으로 연금 수급자에게 급여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요 재정 이상의 재원을 적립할 필요가 없다. 한국의 건강보험처럼 대다수 국가는 연금기금을 적립하지 않고 그 해 필요한 재원을 걷어서 바로 지급한다. 그러므로 많은 미디어에서 국민연금을 ‘내 돈, 내 산’처럼 또는 적금처럼 취급하는 것은,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의도적인 혼란 야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은 국회와 정부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제3차 국민연금 개혁, 왜 오래 걸렸을까?
대통령선거 전인 3월 20일, 국회는 지난 3년간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국민연금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1988년 10인 이상 사업장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시작됐던 국민연금은 1998년과 2007년 두 차례 개혁 이후 18년 만에 제도적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1, 2차 연금개혁은 제도가 시행된 이후 매우 빠르게 진행됐던 반면, 3차 국민연금 개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차이는 이전 두 번의 연금개혁이 모두 소득보장은 축소하면서 보험료만 인상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고, 그 결과 노후 빈곤 예방에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다는 비판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선 두 차례의 연금개혁을 통해 보험료율은 3%에서 현재 9%로 세 배 인상됐지만, 소득대체율은 70%에서 40%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 초기 제도 유입을 위해 낮게 설정했던 보험료 수준이 정상화됐고, 더 인상해야 한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그러나 제도 도입 20년 만에 소득대체율을 이렇게 낮춘 국가는 이례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인하지 않는다. 그 결과 한국의 공적연금은 OECD 국가 중 낮은 소득대체율 국가에 머물고 있다. OECD 회원국 평균 소득대체율은 50%를 넘지만, 한국은 31.2%로 19.5% 낮다. 두 번에 걸친 소득대체율 인하 조치로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 빈곤 예방은 어려워졌다.
주: 평균소득자 기준의 의무연금(mandatory schemes: 공적연금+의무민간연금) 제도의 소득대체율로,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가정함.
낮은 소득대체율은 결국 급여 적정성으로 연결된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73.7%가 60만 원 미만의 저급여 상태에 머물고 있다. 기초연금을 추가하더라도 노후최소생활비에 도달하지 못한다.
주: 국민연금 공표통계(2023. 11월 말 기준)
이러한 이유로 3차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 사항을 소득보장 강화를 위한 소득대체율 인상과 적립 기금의 규모를 국민연금의 안정으로 보면서 소득대체율은 더 낮추고 보험료율을 인상하자는 의견으로 갈리며 대립해왔다. 이에 지난해 국회에서는 연금개혁 최초로 시민대표단을 조직하면서 연금개혁 공론화를 추진했다.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두 입장에 대해 시민들은 똑같은 조건에서 학습하고 토론하면서, “더 내고(보험료율 13%), 더 받는(소득대체율 50%)” 개혁안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윤석열 내란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새롭게 정부안을 내면서, 세대 간 갈등을 조장했다. 1년 넘는 사회적 쟁점은 올해 국회 협의를 통해 표면상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보험료는 9%에서 13%로 44.4% 인상됐지만, 소득대체율은 40%에서 43%로 7.5% 상향됐을 뿐이다. 이러한 개혁은 시민대표단의 결정과는 상당한 거리가 존재한다.
국민연금 개혁은 계속될 테지만, 어떻게?
제3차 연금개혁이 단행된 이후 당시 일부 언론과 대통령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세대 갈등의 불씨가 더욱 지펴졌다. 이번 개혁을 통해 기성세대가 더 많이 받고, 청년세대는 덜 받게 됐다는 불공정 시비였다. 이 시비를 가리기 위해서 먼저 소득대체율 하락 과정을 봐야 한다.
1차 개혁으로 70%에서 60%로 축소, 2차 개혁으로 50%로 하락시킨 후, 2028년까지 매해 0.5%씩 하락시켜 40%까지 낮추도록 했다. 이는 뒤집어 보면, 1970년생 이상은 국민연금 시행과 동시에 가입할 수 있었고, 그러므로 소득대체율이 높았던 시기의 적용을 받으므로 최근 가입자에 비대 소득대체율이 높은 편이다. 바로 이 점을 시민대표단은 중요하게 봤다. 현세대 노인 빈곤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 즉 청년세대의 노인 빈곤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대체율 상향이 정답이 된다. 소득대체율이 43%가 아니라 50%로 상향될 때, 노후최소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제10차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노후최소생활비는 월 136만1천 원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43%일 때 급여액 평균은 119만5천 원으로 최소생활비에 미치지 못하지만, 소득대체율 50%로 상향하면 급여액 평균은 139만 원으로 최소생활비를 달성하게 된다. 소득대체율 50%로 상향할 때, 실제 혜택을 받게 되는 세대는 50대 이상이 아니라, 보험료 기여 기간이 많이 남은 청년세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언론과 일부 정치인들은 이러한 측면을 부각하지 않고, 단지 보험료 총액과 급여액 총액만 단순 비교하며 세대 간 위화감을 조성했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은 세대 내 연대(계층 간 재분배)뿐만 아니라, 세대 간 연대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이 된다. 그런데 재정을 둘러싸고 세대 간 연대보다는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국가는 ‘내가 노인이 돼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를 불식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키워왔다. 대한민국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국민연금은 중단될 수 없다. 또한 연금기금이 설혹 고갈돼도, 이는 국민연금 중단과 관련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공적연금을 운영해 온 독일에서 나치 정권은 전쟁을 일으키며, 적립됐던 기금을 모두 탕진했지만, 현재까지 연금제도는 잘 유지되고 있다. 대신 전쟁 후 적립식 재정 운용에서 부과식, 즉 한 해에 지출된 재원을 가입자에게 걷어서 그 해 지급하도록 개혁했다. 이는 국가가 노후소득 자금을 멋대로 사용하거나, 거대 기금으로 국민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개혁으로 평가됐다. 독일의 연금기금은 총급여의 한 달 정도의 규모보다 적게 적립되어 운영한다. 독일제도에 비추어 보면, 국민연금기금은 거대규모로 2064년까지 유지될 뿐만 아니라(기금 유지를 위한 개혁 지속), 보험료의 급격한 인상을 완충해 줄 수 있다. 즉, 국민연금기금은 제도를 좌우하는 키가 아니라, 보험료 인상을 조절해 줄 수 있는 완충 기금 또는 준비금적 성격을 띤다. 이 오해를 국가가 제대로 풀 때, 청년들의 불안은 연대로 전환될 수 있다.
당장 적은 소득과 월급으로 사회보험료를 내는 게 부담되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국민연금제도가 강제 가입이 아니라면, 우선 절반의 재정 책임을 지고 있는 기업은 당장 사회보험료를 거부할 수 있다. 또한 시민들도 인생의 다양한 질곡에서 먼 미래의 보장을 위해 현재 보험료 기여를 피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개인 투자나 개인연금으로 시장을 통한 상품계약으로 진행될 경우, 시장의 위험 요소를 개인이 감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일정 소득 이상이 되지 못할 경우, 미래를 위한 대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연금이 제도화되기 이전 세대는 노후를 위한 준비가 불가능했다. 그때보다 경제가 발전했으므로 개인의 상황이 좋아졌다고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임금노동자 8명 중 1명이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이고, 5명 중 1명은 200만 원 미만 임금을 받고 있다. 즉 노후소득 보장은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일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서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간 사회적 부양제도에 국가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한국 사회는 초저출생이 심화되었고,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이 노후까지 보장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 빈곤 예방이 실현돼야 한다. 이에 대한 국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감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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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분야 활동가 및 당사자들이 바라는 우리 사회의 모습
계엄으로 인해 치러진 조기 대선을 맞이하여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이하 경기공익센터)에서는 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청년, 퀴어, 풀뿌리단체 등 6개 분야의 활동가와 당사자 약 60명을 대상으로 5월 15일 ~ 26일까지 '내가 바라는 우리사회의 모습'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주민 분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핵심 키워드: 결혼이민자, 일자리 확대, 교육, 한국생활 적응
이주민 분야에서는 특히 결혼이민자를 위한 실질적 지원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일자리 확대와 교육 기회 제공, 한국생활 적응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이중언어 교육환경 조성과 지역별 다문화 커뮤니티 운영을 통한 정보 공유도 중요한 요구사항이었습니다.
"시혜의 대상이 아닌 변화의 주체로 서고 싶다"는 목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장애인 분야: "당연한 일상을 꿈꾸며"
핵심 키워드: 장애, 평등, 평화, 소망, 희망, 배리어프리, 장애인이동권, 함께
장애인 분야에서는 **'평등'과 '장애인이동권'**이 가장 강조되었습니다. 차별 없이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웃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도 비 오는 날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사회, 계단 때문에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배리어프리 환경이 절실합니다.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아주 작은 관심"이라는 한 마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청소년 분야: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핵심 키워드: 공정한 세상, 정의, 행복한 사회, 청소년 권리, 인권, 양심, 안전
청소년들은 무엇보다 '공정한 세상'과 '정의'를 강조했습니다. 나이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공정한 대가를 받으며 지낼 수 있는 사회, 돈과 권력이 아닌 정의와 양심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원했습니다. 행복하고 안전한 사회에서 청소년의 권리와 인권이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세요. 청소년이 행복한 나라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듭니다"라는 메시지가 울림을 줍니다.
청년 분야: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핵심 키워드: 다양성, 청년, 민주주의 회복, 사회적 불평등 해소, 차별 없는 세상, 존중, 기후위기 대응, 협치, 청년일자리, 노동권
청년들은 '다양성'과 '민주주의 회복',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가장 많이 언급했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에서 서로 존중받으며 살아가기를 원하고, 경력이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청년일자리와 노동권 보장을 바랐습니다. 또한 서로 비난하기보다 국민을 위해 협력하는 협치 정부를 원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 균형발전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습니다.
퀴어 분야: "사랑하는 권리, 존재하는 권리"
핵심 키워드: 차별금지법, 혼인평등, 성소수자 인권, 혐오 반대, 동성혼 법제화, 성별정정법, 트랜스젠더·퀴어, HIV/AIDS 감염인
성소수자들은 '차별금지법'과 '혼인평등'을 가장 절실하게 요구했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동성혼 법제화를 통해 법적 보호와 사회적 인정을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 보장과 혐오 반대, 성별정정법 개선 등을 통해 직장과 학교에서 더 이상 숨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원했습니다.
소수자 안에서도 더욱 소외되기 쉬운 트랜스젠더나 HIV/AIDS 감염인에 대한 관심도 컸습니다.
"모두가 서로를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표현이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풀뿌리단체 분야: "지역에서 시작하는 변화“
핵심 키워드: 풀뿌리단체, 지속가능성, 연대, NGO 자생력, 공존사회, 청소년, 이주민, 성평등, 평화
풀뿌리단체 활동가들은 '풀뿌리단체'의 역할과 '지속가능성', '연대'를 가장 강조했습니다. 지역사회가 변화의 출발점이며, NGO의 자생력을 키워 공존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청소년과 이주민이 배제되지 않는 사회, 성평등이 실현되는 사회, 평화를 중심으로 한 사회를 바랐습니다.
"평화는 노력과 연대로 만들어집니다"라는 메시지가 인상 깊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세상
6개 분야 모든 응답자들의 목소리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키워드는 '존중', '평등', '공정', '함께'였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사회는 특별히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고, 각자의 목소리가 존중받으며, 함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입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 "모두의 공익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도민 여러분의 참여와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관심과 배려로 시작하는 변화가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다시 한번 6개 분야(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청년, 퀴어, 풀뿌리단체) 설문에 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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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
미군반환공여지1), 무엇이 문제이고 경기북부에 무엇을 남겼나?
경기북부는 대한민국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군사시설과 개발제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중첩 규제로 인해 수십 년간 낙후되어 왔습니다. 특히 의정부·동두천·포천 등은 전국 기초지자체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지역주민들의 교육, 복지, 문화생활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미군기지의 집중 배치입니다. 1953년 한국전 정전협상 이후 경기북부는 한미안보협력을 이유로 수많은 주한미군기지를 받아들였고, 이는 국방이라는 대의 속에서 지역의 개발 가능성과 자산을 오랜 기간 제약받게 만든 구조였습니다. 경기북부에는 반환된 기지만 해도 30여 개에 이르며, 그 면적은 약 2,000만㎡(600만 평)이상입니다. 예를 들어 의정부의 CRC(Camp Red Cloud)2)는 약 87만㎡, 캠프 스탠리3)는 250만㎡ 이상입니다. 반환 대상 기지 중 상당수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장기간 도시계획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들 기지가 차지했던 자산 가치(공시지가 기준)는 2023년 기준 약 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이 땅은 수십 년간 무상으로 사용되었으며, 지역은 오히려 출입제한과 환경오염, 보상 부재에 시달렸습니다.
주한미군기지 및 한국군 주둔지는 군사시설보호구역, 고도제한, 출입통제를 낳고 이는 개발지연, 토지 이용 제한, 지역 공동화를 유발했습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해당 지역을 과밀 억제권역으로 지정하여 대기업·대학·공공기관 유치를 제한했고 일자리 부족·인구 유출 등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 환경보호 명목의 개발 제한 구역 시행은 개발제한, 도시 성장의 왜곡을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군부대 인근 토지 개발 행위 제한, 토지매매·건축행위 제한 등으로 재산권 침해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산림보호구역 및 수변구역 규제는 산림,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을 통해 친환경 개발조차 지연시켰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균형개발 총량규제는 국토부의 광역권 개발 총량제인데 이 때문에 산업단지 조성, 공공시설 이전 등 제약이 가해졌습니다. 상수도보호구역 및 환경규제는 수질보호를 이유로 공장과 공공시설을 제한하였고 산업단지 유치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지역산업 기반을 약화시켰습니다. 지금은 많이 완화되었지만 군 공항, 미군기지 인근 비행안전구역 등을 사유로 고도제한을 실시하여 고층건물 높이 제한 등으로 도심 발전에 한계를 설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중첩 규제가 경기북부에 끼친 핵심 악영향은 경기북부의 전 지역에 오랜 세월동안 그늘을 짙게 드리웠습니다. 경제 낙후와 일자리 감소, 대기업·공공기관 이전 제한으로 청년층 이탈, 저생산성 산업 구조 고착이 고질적인 병폐가 되었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심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정주 여건의 악화는 인구 유출을 초래했고, 이는 지역 공동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문화 기반의 부족으로 젊은 세대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도시 공간의 불균형과 난개발, 정비계획에서 소외된 구도심의 슬럼화, 그리고 개발 가능한 토지의 부족으로 인해 외곽 위주의 확장이 이루어지면서 도시 기능의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주거·교통·문화 인프라 부족에 국책사업·광역교통망 투자 우선순위에서 제외됨으로 인해서 수도권에 있음에도 수도권답지 않은 생활환경 속에서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서 재정자립도 최하위권 고착화 되었고 세수 기반 약화 → 자체 사업 추진력 부족과 중앙정부 의존도 상승 → 정책 독자성 결여라는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중첩 규제는 경기북부가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지방보다 열악한 처지’에 놓이게 만든 구조적 원인입니다. 규제 완화 또는 지역특례법 제정 없이는 근본적인 전환이 어렵다는 점이 정책적 교훈입니다.
오염된 자연을 다시 지역의 품으로
반환된 미군기지의 또 다른 문제는 심각한 토양·지하수 오염입니다. 환경부와 국방부의 합동 조사 결과, 벤젠·석유계 탄화수소(TPH)·납 등의 오염이 다수 기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었습니다. 이러한 오염을 정화하는 데 드는 비용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정화 주체가 한국 정부로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미군 측은 SOFA(주한미군지위협정)에 의거 ‘현재 상태로 반환’을 고수하고 있고 오염 정화 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또한 정화 방식에서 자연경관·건물 보존과의 충돌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CRC 내 예배당과 벙커는 보존 가치가 있지만, 해당 부지에 유류오염이 존재할 경우 철거 없이 정화가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다음이 요구됩니다.
- 국방부 주관이 아닌 지자체 주도형 정화 및 보존 계획 수립
- SOFA 개정 요구, 또는 한미 간 ‘정화비용 분담 협정’ 체결
- 문화재·환경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지별 맞춤형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
철수 이후의 공동화(空洞化)4), 경제적 재설계는 필수
반환된 기지들은 지역 공동화(空洞化)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 인천의 캠프 마켓, 의정부의 CRC 그보다 더 큰 캠프 스탠리 등은 반환 이후 수년이 지나도 개발 지연으로 방치되거나, 군사시설로 제한된 용도만 부여된 상태입니다. 이는 경기북부가 자체 재정이나 개발역량이 부족한 반면, 중앙정부의 관심과 투자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성남 판교는 1990년대 초 공군비행장 이전과 함께 국책개발지구로 지정되어 첨단산업단지로 전환되었습니다.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는 항만·미군기지를 시민 친화적 상업·문화지구로 개발해 도시의 대표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경기북부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그간의 희생에 대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따라서 경기북부는 국가 주도의 종합개발계획 수립을 통하여 경기북부형 판교 또는 메디-웰니스 산업지구 모델 등의 종합개발계획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광역교통망 확충 연계형 개발 죽 GTX-C 노선, 순환도로 등과 연계한 상권·인프라 구축이 요구됩니다. 그간의 희생을 고려할 때, 공익적 기능과 수익 모델을 병행한 공원·박물관, 창업 지원 시설, 의료 복합 시설 등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절실합니다.
의정부의 선도적 사례: CRC 공론장의 의미
2025년, 의정부시는 전국 최초로 미군기지 반환을 둘러싼 시민 공론장(CRC 공론장)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시민, 전문가, 정치인,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주제로 숙의하고, 실질적 대안을 도출했습니다.
공론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첫째, CRC 부지는 시민의 땅으로 무상양여 되어야 한다.
둘째, 개발은 정부가 주도하되, 시민의 참여와 지역의 이익이 우선되어야 한다.
셋째, 보존과 경제개발이 균형 잡힌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민주도 공론장은 참여민주주의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전국 미군기지 반환 논의의 새로운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아가야 할 방향 : 도민과 함께 만드는 공정한 전환
미군기지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닙니다. 미군기지는 국가 안보라는 대의로 지역민의 희생을 담보로 사용되었기에, 반환 후에는 그 희생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시민 모두의 공유지(Commons)로 전환될 당위성이 있습니다. 공동체 복원, 환경·역사 보존, 참여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무상양여와 공공적 활용은 필수적입니다. 이는 환경 정의, 지역 균형발전, 그리고 참여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이제는 전문가와 정치인만이 아닌 경기북부 주민과 전 도민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시기입니다.
경기북부는 오랜 시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왔습니다. 이제 그 땅은 희생의 상징에서 희망의 공간이자 공공의 공간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헌법이 말하는 정의이고, 지속가능한 지역의 미래입니다.
1) 미군반환공여지 : 한국정부가 주한미군에 기지, 시설, 군사훈련 등에 필요한 땅을 공여해 미군이 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땅으로, 미군기지와 시설을 포함해 미군의 군사훈련을 위해 확보한 땅이었으나 사용목적 종료 후 한국정부에게 반환된 땅을 뜻함 (출처 : 경기뉴스포털) 2) 캠프 레드 클라우드(Camp Red Cloud) : 2018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과 녹양동에 걸쳐있던 주한 미국 육군의 군영으로, 시설관리사령부 태평양 지역대에서 관리하였다.(출처 : 위키백과) 3) 캠프 스탠리 :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에 위치한 주한미군 제8군의 군영으로, 제46수송중대 등 여러 부대가 주둔했었다. 1955년 천막 마을로 시작해 1969년부터 본격적으로 건물이 들어섰다. 2017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폐쇄되었다.(출처 : 위키백과) 4) 공동화(空洞化) : 으레 있어야 할 것이 없어져 텅 비게 됨(출처 : 네이버 한자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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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조회수 809
2025-04-08
2024년 11월 1일,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아시아-태평양 성곽유산 비교연구 접근법(Comparative Approach to Fortification in the sia-Pacific)'을 주제로 국제 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서울시, 경기도, 고양시 주최, 세계유산 심사기구인 이코모스 산하 군사성곽유산 전문 위원회인 이코포트(ICOFORT),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이코모스코리아의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송인호위원장(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의 기조 발표를 시작으로, 주원(중국 난징성곽 보호관리센터장), 아시시 트램바디아(인도 보존건축가), 카르멘 블롱 의장(필리핀)의 발표로 이어졌다.
‘한양의 수도성곽’ 국제학술회의 일정표
주요 발표 내용을 한국과 중국으로 정리해 보면 '한양의 수도성곽'은 세 개의 대규모 성곽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례로, 세계적인 대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문화유산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성곽 유산으로는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 복합유산을 꼽을 수 있다. 이 성곽군은 18세기 조선 시대 수도 한양의 방어를 위해 완성되었으며, 최근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되었습니다. 특징으로는 수도를 둘러싼 한양도성, 위급 시 대피용으로 쌓은 북한산성과 두 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으로 이 성곽군은 고대부터 18세기까지 한반도 수도방어시설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송인호 위원장(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의 기조 발표자료
동아시아 대표 수도성곽인 중국 베이징성과 난징성, 일본 에도성과 교토 오도이 외성, 베트남 탕롱 황성과 후에 성곽을 한양의 수도성곽과 비교로 일본은 봉건 시대 다이묘의 권력을 상징하였고, 중국은 오랜 기간에 걸친 방어 체계의 진화를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건축 기술로는 한국의 성곽은 표준화된 소성석 축성기술을 적용했으며, 일본은 목조와 석조를 결합한 독특한 건축 양식을 보여주며, 중국은 다양한 지형에 적응한 건축 기술을 선보인다.
문화적 의미로 각 성곽은 해당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며, 당시의 정치, 군사,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주원(중국 난징성곽 보호관리센터장) 발표자료
중국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대표적인 성곽 유산으로 만리장성은 198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방어 구조물로 춘추전국시대부터 명나라까지 2000년 이상에 걸쳐 건설되었고 동서로 약 21,196km에 달하는 길이이다.
다양한 지형에 적응한 뛰어난 건축 기술을 보유한 핑야오 고성은 199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중국 산시성에 위치하여 현재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고대 도시 유산이다.
명청시대의 전형적인 한족 도시 구조로 6km에 달하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전통적인 중국 도시 계획과 방어 시스템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이다.
시안 성벽은 2014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도시 방어 시스템 중 하나이다. 명나라 시대에 건설된 거대한 군사 방어 시설로 13.7km 길이의 직사각형 성벽 98개의 망루와 4개의 주요 성문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원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는 매우 특별한 사례로, 일반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는 원본 그대로의 건축물만 등재가 가능하나 수원화성은 복원된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등재되었다.
등재 이유는 수원화성의 축성 당시 설계도와 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화성성역의궤'라는 문서가 보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화성성역의궤'와 같은 기록물의 중요성은 첫 번째 역사적 가치를 갖고 있다. 과거의 사건, 의사결정, 그리고 문화를 보존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화성성역의궤'는 조선시대 수원 화성 건설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여 건축 기술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했으며 문화유산 보존하고 복원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다. '화성성역의궤'의 상세한 기록 덕분에 6·25 전쟁으로 파괴된 화성의 성곽과 문을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록은 법적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며 정확하고 상세한 '기록'은 화성과 같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데 기여했다.
이 문서를 바탕으로 원형에 매우 가깝게 복원할 수 있었고 조선 정조의 효심과 정치적 포부가 담긴 건축물로 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군사적 방어 기능과 상업적 기능을 동시에 갖춘 독특한 평산성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구조를 자랑한다. 그 가치는 건축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화성성역의궤는 2007년 조선왕조의궤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었다.
이는 수원화성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수원화성의 또 다른 특징은 설계도와 작업 진행 기록이 온전히 남아있어 현대에 유지보수를 해도 세계유산 자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원화성이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닌, 지속 가능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수원화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 노력과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중요한 사례다. 이는 단순히 건축물의 보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기록물의 중요성도 함께 인정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팔달문 전경(출처 : 위키디피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국가들이 취하는 접근 방식은 포괄적인 연구 및 문서화, 성곽의 역사적, 문화적, 건축적 가치에 대한 심도 있는 학술 연구 수행, 성곽의 현재 상태, 보존 상태, 역사적 중요성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보존 및 관리를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다른 국가의 유사한 성곽 유산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해당 성곽의 독특성과 보편적 가치를 입증할 수 있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필요한 경우 성곽의 복원 및 보수 작업을 통해 원래의 건축 기법과 재료를 최대한 원형에 맞혀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더불어, 국제 전문가 자문,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등 국제 전문가들의 자문 및 평가를 수용하여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명확히 제시하는 준비 과정을 통해 성공적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다.
특히 상술된 ‘화성성역의궤’는 수원 화성의 건설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귀중한 아카이브로 정확한 복원의 기반, 역사적 가치와 정확한 복원 가능성 인정, 기술과 도구들에 대한 기록, 공사에 참여한 1,800여 명의 이름, 주소, 근무일수, 임금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당시의 노동 환경과 사회 구조를 이해와 미복원 시설에 대한 조사와 연구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발생한 변화는 보존 및 관리 강화, 더욱 체계적이고 엄격한 보존 정책 수립, 정기적인 모니터링 및 보수 작업 실시이다.
그리고 국내외 관광객 수의 급격한 증가, 관광 인프라 개선 및 확충,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경제적 효과도 가져온다.
이러한 영향으로 연구 및 교육 기회 확대로 이어지며 학술 연구 활동 증가,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으로 국제적 인지도 상승, 문화 교류 기회 확대 및 지역 주민의 인식 변화,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 증가, 보존 활동에 지역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된다.
이에 따라 국제 기준에 맞는 관리 시스템 도입되어 전문 인력 양성 및 배치가 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모색을 함과 동시에 문화유산 보존과 지역 발전의 균형 추구, 환경친화적인 관광 정책이 수립된다.
이러한 변화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이후 더욱 체계적인 보존 관리와 함께 국제적 관심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이번 국제회의는 '한양의 수도성곽(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의 유네스코 등재 신청서 작성에 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곽 관련 세계유산 전문가들과의 비교유산 연구 진행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리고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 복합유산은 아직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지 않았지만, 그 독특한 가치와 의미를 인정받아 우선등재목록에 선정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보존 노력을 통해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등재 후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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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