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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미리캔버스 creator: kimup
     
     
    ● 10대 중심으로 확산되는 디지털 성범죄의 실태와 구조적 문제
     
    최근 대한민국 사회는 청소년 사이에서 급격히 확산되는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청의 사이버 성폭력 집중 단속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검거된 피의자 3,557명 중 절반에 가까운 1,761명이 10대로 확인되었으며, 딥페이크 범죄에 한정할 경우 그 비율은 61.8%에 달합니다. 이는 단순히 청소년 일부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 성범죄가 10대 문화 내부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더욱이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 중 96% 이상이 여성으로 나타났으며, 피해자의 대다수가 10대 및 20대 청년층이라는 점은 이 문제가 단순한 일탈 행위를 넘어서 구조적 젠더 폭력임을 시사합니다. 특히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34명이었던 디지털 성폭력 피해 학생 수는 2023년에는 1,898명으로 4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는 단기간 내에 급증한 수치로, 범죄의 양상과 파급력이 학교 커뮤니티 내에서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단순히 영상물 유포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일상과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칩니다. 피해 사실을 인지한 피해자들은 불안감과 수치심, 사회적 낙인 우려로 인해 신고를 주저하거나, 결국 학교를 자퇴하거나 전학을 택하는 등 2차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피해자들은 범죄의 특성상 ‘장난’ 또는 ‘실수’로 치부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디지털 성범죄가 단지 기술적 악용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과 대응 체계의 미비에서 비롯된 구조적 폭력임을 다시금 드러냅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10대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지금 우리 사회는 단순한 범죄 처벌을 넘어, 예방과 회복을 위한 통합적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 실태로 드러난 구체적 범죄 사례
     
    디지털 성범죄는 단순히 온라인 공간에서 음란물을 주고받는 수준을 이미 훨씬 넘어섰습니다. AI 기반 딥페이크 기술, 메시징 플랫폼을 이용한 접근, 아동·청소년 대상 성 착취 유도, 지인·교사 등 가까운 관계를 악용한 범죄까지 그 양상은 점점 교묘하고 잔혹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범죄는 피해자가 직접 찍지 않은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피해로 이어지며, 주변 인간관계·학교생활·정서 발달 등에 심각한 파장을 낳습니다.
     
    최근 송치된 1인 2역 신종 접근 사건은 디지털 범죄가 현실의 성범죄와 결합할 때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가해자는 중고거래로 접근해 연락처를 확보한 뒤, ‘전 여자친구’라는 가계정을 활용해 피해자의 신뢰를 얻고, 결국 나체 영상을 전송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경찰에 신고하겠다"라고 협박하며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까지 저지른 이 사건은 디지털 범죄가 물리적 범죄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부산 지하철 불법 촬영 사건 역시 현행 대응 체계의 허점을 보여줍니다. 가해자는 이전에도 동일 범죄로 처벌받았음에도 재범을 반복했고, 심지어 검찰 조사를 받는 기간에도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이는 디지털 성범죄자에게 재범 위험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며, 현행 처벌 수위로는 범행 억제가 어렵다는 지적을 더욱 강화합니다.
     
    아동 대상 성착취물 요구 사건은 특히 심각합니다. 19세 대학생이 10세 아동에게 게임 아이템을 미끼로 성착취물을 요구하고 이를 유포하려 한 사건은, 청소년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디지털 공간에서의 성적 착취가 얼마나 손쉽게 이뤄지는지를 명확히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해 “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처럼 여러 사건들은 디지털 성범죄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인식의 부족, 미흡한 처벌, 불완전한 피해자 보호 체계가 결합된 복합적 문제임을 보여주며, 청소년 가해·피해가 빠르게 증가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경고 신호이기도 합니다.
     
     
    ● 왜 10대가 중심인가?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들이 디지털 성범죄의 주요 가해자 및 피해자로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다양한 구조적 요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기술의 대중화 및 접근성의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전문가만이 활용할 수 있었던 딥페이크 기술이 이제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사진 한 장만으로도 실제처럼 보이는 음란 합성 영상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재미’나 ‘호기심’ 수준에서 범죄에 접근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윤리 교육의 부재입니다. 성교육 자체는 연간 15시간으로 의무화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체육·과학·도덕 등의 수업 중에 일부 내용으로만 다뤄지거나, 추상적인 개념 위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 유형이나, 불법 촬영물·딥페이크 영상의 법적 책임,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학생들이 이러한 행위를 단순한 장난이나 놀이로 오인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제재가 약하다는 점입니다. 촉법소년 제도와 소년법에 따라 일정 연령 이하 청소년은 형사처벌이 어렵거나 경미한 처벌만 받는 구조 속에서, 범죄에 대한 죄책감이나 두려움 없이 범행을 반복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실제로 불법 촬영이나 딥페이크 제작·유포로 적발된 청소년들 중 일부는 적발 이후에도 같은 방식의 범죄를 되풀이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예방적 차원의 처벌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전면화된 사회 구조도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SNS, 오픈 채팅방, 온라인 게임 등을 통해 익명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이미지를 공유하는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흐려지고, 친구나 교사의 얼굴을 합성하거나 장난처럼 음란물을 유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결국 디지털 성범죄를 단순한 ‘놀이 문화’로 받아들이게 만들며, 청소년들이 스스로 범죄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심각한 피해를 양산하는 주체가 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피해자 지원 시스템의 현실과 한계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정부는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제도적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큽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2023년 기준 약 30만 건에 달하는 성착취물 삭제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단 13명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한 명의 직원이 하루 평균 50건 이상의 삭제 요청을 처리해야 하는 비현실적인 구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긴급한 삭제가 필요한 피해자의 경우에도 즉각적인 조치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피해 영상이 온라인에서 단 몇 시간 내에 수백만 건 이상 유포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인력 부족은 심각한 2차 피해를 유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인력을 기존 13명에서 23명으로 증원하고, 24시간 상담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과부하 상태에 있는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피해자의 요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플랫폼과 즉시 협력하여 삭제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인력 증원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습니다.
     
    또한, 피해자 지원 범위 역시 제한적입니다. 심리상담, 법률지원, 영상 삭제 지원 등이 제공되고 있으나, 피해자의 회복을 위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지원 체계는 아직 미흡한 편입니다. 특히 청소년 피해자의 경우, 가족이나 교사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혼자 고통을 감내하는 사례가 많아, 익명성 보장과 접근성 높은 상담 시스템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요컨대, 현재의 피해자 지원 체계는 폭증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감당하기에 구조적으로 한계에 직면하고 있으며, 보다 실질적이고 촘촘한 대응 시스템 마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과 방심위의 한계
     
    디지털 성범죄 대응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기능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딥페이크 영상, 불법 촬영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을 심의하고 차단하는 법적 권한을 갖고 있으나, 이를 실질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2008년 21명이던 통신심의 인력은 2024년 43명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처리 건수는 무려 12배 이상 증가해 1인당 연간 수만 건의 심의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인력 1명당 하루 수백 건에 달하는 불법 콘텐츠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실상 심층적인 검토는커녕 단순 필터링 수준에 그치는 부실 심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플랫폼 측의 책임 문제도 심각합니다. 유튜브, X(구 트위터), 메타 등 글로벌 플랫폼에 접수되는 불법 촬영물 및 성착취물 신고는 2023~2024년 한 해에만 39만 건을 넘어섰지만, 실제 삭제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낮고, 대부분 자체 내부 기준에 따라 처리 여부가 결정됩니다. 특히 신고 이후 심의 착수까지 수 주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흔해, 영상이 인터넷상에서 수천, 수만 건으로 복제·확산된 뒤에야 뒤늦은 삭제 조치가 이루어지는 구조적 문제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플랫폼은 국내법보다는 본사 정책을 우선시하여 삭제 요청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거나,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문제 영상을 방치하기도 해 피해자 보호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디지털 성범죄의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재 제도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 제도적·사회적 개선 방안
     
    디지털 성범죄의 확산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제도적, 교육적, 기술적, 사회적 차원의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로,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의 실질적인 강화가 필요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 성교육은 추상적이고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실제 사례 기반의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딥페이크 제작이나 불법 촬영, 음란물 공유가 명백한 범죄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젠더 감수성, 디지털 시민의식, 책임감 등을 포함하는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교사에 대한 전문 연수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둘째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법적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단순한 ‘자율 규제’에만 의존하지 않고, 삭제 지연 시 과징금 또는 벌칙을 부과하는 강제력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해시 기반 불법 콘텐츠 자동 탐지 시스템, AI 기반 모니터링 툴 등 기술적 대응 시스템의 도입을 의무화하여 실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셋째,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인력과 기능도 대폭 확대되어야 합니다. 현재는 수도권 중심의 집중 구조로 인해 지역 피해자는 접근조차 어려운 실정이며, 삭제 요청부터 심리상담, 법률 지원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시스템의 전국적 확대가 필요합니다. 또한 24시간 긴급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특히 청소년 피해자를 위한 익명 기반 상담, 트라우마 치료, 학교 복귀 지원 등 세분화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합니다. 넷째로, 청소년 가해자에 대한 대응 역시 형벌 중심이 아닌 교정·교육 중심의 처벌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자’는 접근보다는, 범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재범 방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보호관찰 제도 등을 통해 가해자 스스로 책임을 인식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접근금지, 영상 유포 방지 조치, 2차 피해 예방 장치 등의 제도적 보완도 필수적입니다.
     
    이처럼 다층적 대응이 수반되어야만, 기술을 앞질러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에 실효적으로 대응하고,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포함한 사회 전체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편리함과 연결성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그 그늘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얽히는 디지털 성범죄는 이제 단순한 청소년 일탈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제도의 허점을 드러내는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기술의 진보를 따라가는 단속만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켜낼 수 있는 윤리적 기준과 교육, 그리고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입니다. 딥페이크나 불법 촬영물 같은 디지털 성범죄는 한 사람의 인격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 있는 ‘현대의 폭력’이며, 이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데 있어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이 무지와 호기심 속에서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피해자들이 침묵 속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우리는 지금보다 더 빠르고 깊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성범죄 없는 안전한 온라인 환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모두가 지켜야 할 필수적인 권리입니다.
    

     
    딥페이크 영상 590개 만든 15살…아이들은 왜 괴물이 되었나
    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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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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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미리캔버스 creator: Anemone123
     
    
    ● 청년 우울증 증가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청년기(19~39세) 우울증 환자는 2014년 약 11만 명에서 2023년 36만 명 수준으로 증가해 10년 사이 225%라는 매우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적 변화가 아니라, 청년층의 정신건강이 구조적·사회적 압박 속에서 점점 취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특히 청년기 우울증이 2020년 이후 만성질환 1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통적으로 만성질환을 주도하던 고혈압·간질환 등을 제치고 정신질환이 1순위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가 큽니다.
     
    세계적 추세를 보더라도 보통 우울증은 노년층에서 높게 나타나지만, 한국은 예외적으로 20~30대의 유병률이 70대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는 독특한 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청년들이 경제적 불안, 고용 불안정, 사회적 경쟁, SNS 비교 압박 등 복합적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중장년층 못지않은 정신적 과부하를 견디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다시 말해 청년층의 우울은 개인적 취약성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정책적 허점이 누적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민감한 그룹을 직접적으로 압박한 결과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청년 우울증 증가세는 단순한 건강 지표가 아니라, 청년 세대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 청년 우울증의 구조적 원인
     
    청년 우울증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취약성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니라, 청년을 둘러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사회 구조의 변화 속에서 청년층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고, 이러한 압박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며 정신건강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먼저 경제적 불안정은 청년 우울증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드는 반면 단기 계약직과 플랫폼 노동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청년들은 안정적인 소득과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전세 사기, 급격한 월세 상승, 주거 안정성까지 겹치며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주거는 인간의 기본권과 밀접한 요소인 만큼, 이 영역에서의 불안은 곧 삶 전체가 위협받는 감각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취업난과 과도한 경쟁 문화는 청년들이 성장기부터 지속적으로 느껴온 압박을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확대시키는 구조입니다. 청소년기 입시 경쟁, 대학 입학 이후 스펙 경쟁, 졸업 직후 취업 경쟁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실패는 곧 낙오로 간주된다는 공포가 형성됩니다. 이는 스스로를 과도하게 평가절하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게 만드는 심리적 위축으로 연결됩니다.
     
    더불어 SNS가 강화한 비교 압력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노출되는 타인의 화려한 일상, 성공담, 자기 계발 콘텐츠는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편집된 경우가 많지만, 이를 접하는 청년들은 ‘나는 뒤처지고 있다’는 감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비교는 자존감 저하와 자기혐오를 유발하며, 때로는 현실과 스스로 간의 격차를 극단적으로 왜곡해서 받아들이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고립과 관계의 얕아짐도 우울감을 심화시키는 원인입니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디지털 의존도 증가로 관계의 깊이가 줄어들고, 청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안정적으로 지탱해 줄 지지망을 찾기 어렵습니다. 겉으로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듯 보이지만 정작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상대는 사라졌고, 이로 인해 외로움과 고립감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형성됩니다.
     
    결국 청년 우울증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사회 구조적 압력이 겹겹이 쌓인 결과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주거·노동·디지털 환경 전반에서의 정책적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의 심리학적 영향
     
    심리학에서는 외로움이 우울증의 가장 강력한 촉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연결돼 있다는 감각이 약해지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해 줄 타인이 없다고 느껴질 때 발생하는 깊은 심리적 허기와 같습니다. 특히 청년기는 인간관계가 빠르게 변하고, 정체성과 역할이 유동적으로 재구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외로움이 자리 잡으면 그 영향이 더욱 크게 확대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청년들은 학창 시절의 비교적 안정된 관계망을 벗어난 뒤, 사회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스스로 구축해야 합니다. 그러나 취업 준비, 경제적 불안, 반복되는 실패 경험 등 다양한 압박 속에서 관계 형성은 점점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을 찾지 못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사소한 문제에도 자기비난이 과도하게 커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심리적 변화는 점차 ‘나는 혼자다’, ‘누구도 나를 돕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굳어지며 고립감을 강화합니다. 또한 외로움은 스트레스 상황을 크게 증폭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같은 어려움이라도 주변에 공유할 사람이 있으면 감정의 충격이 완화되지만, 고립된 상태에서는 작은 실패도 삶 전체를 위협하는 사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확대 해석은 우울한 생각을 반복시키고, 사고의 폭을 극도로 좁히며 현실 판단력을 약화시키게 됩니다. 결국 외로움이 지속되면 청년은 자신이 사회로부터 분리된 존재라고 느끼고, 이 감정이 장기화될수록 우울증 발병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외로움이 개인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관계를 맺기 어렵게 만드는 노동 환경, 심리적 지지체계를 약화시키는 경쟁 중심 사회, 온라인 소통이 대면 교류를 대체하며 생긴 관계의 얕아짐 등이 구조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외로움은 개인이 만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연결망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구조적 손상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지뿐 아니라 공동체와 정책의 개입이 함께 필요합니다.
     
     
    ● 개인의 경험이 드러내는 현실
     
    청년 우울증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는, 어린 시절과 성인기에 걸쳐 연속적인 상처를 겪은 한 30대 초반 창작자의 경험을 들 수 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폭력과 따돌림을 겪었고, 성인이 된 뒤에는 부모를 연달아 떠나보내는 극심한 상실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심리적 기반을 흔들어 놓는 강한 외상으로 작용했고, 결국 일상적인 대면조차 어려워지는 대인기피와 깊은 우울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한동안 자신이 예전처럼 생기 있고 빛나던 사람이 아니게 된 것만 같다는 느낌을 반복했다고 말합니다. 이는 트라우마가 개인의 자존감과 정체성에 얼마나 근본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우울증이 단순한 기분 저하가 아니라 ‘존재의 변화’를 동반하는 질환임을 시사합니다.
     
    또 다른 사례는 20대 후반 여성으로,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으로 인해 일상 기능을 수행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던 경험을 들려줍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책 한 줄을 읽는 것조차 버거워졌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기본적인 행동도 큰 노력이 필요해졌습니다. 이처럼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상태는 우울증의 주요 징후 중 하나입니다. 그는 고립감이 심해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사고가 강화되었고, 작은 문제도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느껴졌다고 회상합니다. 결국 전문 상담을 통해 자신의 사고 패턴이 부정적 방향으로 과도하게 왜곡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이를 교정해 나가면서 점차 회복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 두 사례는 청년 우울증이 단순히 감정적인 슬픔을 넘어, 사고·행동·관계·기능 전반을 침식하는 질병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개인이 혼자 감당하거나 의지로 버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외상 경험·사회적 고립·경제적 압박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복합적 결과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들의 경험은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는 가벼운 표현과는 전혀 다른, 삶의 기반을 뒤흔드는 중대한 문제임을 분명히 드러내며, 한국 사회가 청년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 국가·사회 정책의 변화와 과제
     
    최근 정부는 청년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러 제도적 개선을 추진 중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변화는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기존 10년에서 2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보다 빠르게 정신질환을 발견하고 치료로 연결하려는 취지입니다. 특히 우울증뿐만 아니라 조현병, 조울증 등 주요 정신질환까지 검진 항목에 포함시켜 조기 개입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층 특성을 반영한 전문 심리 상담 서비스나 회복 지원 프로그램 등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실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선 공공 상담기관에 대한 낮은 신뢰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과거 상담 경험에서 충분한 공감이나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느낀 청년들이 이후 다시 상담을 시도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접근성의 한계도 존재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시간적 여유나 지리적 거리,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공공 심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경우 해당 시설 자체가 부족하거나 접근이 어려운 문제가 빈번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정책 홍보의 부재입니다. 상담 프로그램이나 지원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들이 그러한 서비스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홍보 방식이 일방적이거나 청년층이 주로 활용하는 채널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정책은 문서상 존재할 수 있으나, 실제로 당사자들이 정보를 접하고 이용할 수 없는 구조라면 실효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신건강 관련 제도는 단순히 ‘있느냐’보다 ‘얼마나 쉽게, 신뢰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한 제도 마련을 넘어, 정책에 대한 인식 제고, 신뢰 회복, 현실적인 접근성 개선이 병행되어야 하며, 청년이 자신의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실질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데 정책적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 청년이 활용할 수 있는 정신건강 관리 전략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청년이 스스로의 심리 상태를 인식하고 회복력을 기를 수 있도록, 단계별 접근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 전략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정신건강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단계는 ‘기본 생활 패턴 점검’입니다. 정신건강의 붕괴는 대개 수면장애, 불규칙한 식사, 신체 활동 부족 등 일상 리듬의 무너짐과 함께 시작됩니다. 이른바 ‘생리적 기반’이 흔들릴 때 감정 조절 능력 역시 급격히 떨어지게 되며, 이는 우울의 초기 징후로 작용합니다. 특히 햇빛 노출이 부족하거나 야간 활동이 많을 경우 세로토닌 등의 기분 조절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단계는 ‘정서 안정화 전략’입니다. 요가, 명상, 복식호흡과 같은 신체 기반 안정 기법은 교감신경의 과잉 흥분을 가라앉히고 불안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인지 거리 두기’ 기법은, 반복되는 부정적 사고의 고리를 끊는 데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실패자야"라는 자동적 사고를 "내가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로 전환하는 방식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습니다. 3단계는 ‘전문 치료 개입 시점’입니다. 만약 기능 저하가 2주 이상 지속되고, 수면이나 식욕, 집중력, 대인관계 유지가 어려워질 정도라면 즉시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정신과 진료는 단지 약물 처방에 국한되지 않으며, 인지행동치료(CBT), 대인관계치료(IPT), 트라우마 치유 상담 등 다양한 맞춤형 접근이 가능하며, 치료 반응도 일반적으로 빠른 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개입이며, 늦어질수록 회복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됩니다.
     
     
    ● 살아남는 것의 가치
     
    오늘날 청년들은 생애 주기의 가장 역동적인 시기를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수많은 불확실성과 사회적 압박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미래 가능성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용 불안정, 주거 문제, 비대면 시대의 관계 단절, 그리고 SNS를 통한 비교 스트레스는 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와 회복 경험자들은 공통적으로 강조합니다. 우울증은 의지력이나 성격 탓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병이며, 혼자의 힘만으로 벗어나야 하는 고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꾸준한 치료와 정서적 지지를 통해 다시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 이전보다 더 탄탄한 자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죽지 않는 선택"은 생존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고통 속에서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서의 가능성을 믿고 지키려는, 절박하지만 가장 용기 있는 선언입니다.
     
    청년 우울증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나 일시적 감정의 기복으로 치부될 수 없습니다. 이는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인권적 과제이자 복지 정책의 핵심 영역이며, 노동 구조 전반을 재설계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회적 경고입니다. 그 해결은 거창한 제도 이전에, 청년들의 고통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고, 함께 버텨낼 수 있도록 사회가 역할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나는 왜 무기력한가…정답은 ‘이것’에 있었다
    주야

    조회수 281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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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은 유난히 ‘남겨두는 일’을 많이 생각하게 하는 계절입니다. 사진첩을 넘기고, 한 해를 돌아보는 짧은 회고를 쓰고, 쓰던 다이어리를 정리하거나 새 다이어리를 펼쳐보기도 하죠. 일상을 잘 기록하는 사람도, 기록에 서툰 사람도, 이 시기만큼은 무언가를 남겨두기 위해 자연스럽게 손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출처 : AI활용 일러스트 이미지 제작
     
     
    올해 저는 여러 현장에서 ‘기록이 만들어지는 순간’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시민기록자 양성교육, 공익활동 사례발굴, 활동 현장 스케치까지 다양했지만, 그 현장들을 거치며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기록은 개인의 회고를 넘어서 활동의 의미를 붙잡아두는 일이라는 것. 흩어지기 쉬운 장면들을 붙들고, 누군가의 목소리를 다음 사람에게 건네는 일이 공익활동의 기반이 된다는 것을, 저는 여러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 사라질 뻔한 순간들이 남는다는 것
     
    어떤 현장에서든, 기록은 늘 비슷한 순간을 데려옵니다. 당장은 사소해 보이는 장면이 시간이 지나면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하고, 한 사람의 말 한 줄이 다음 사람에게는 시작점이 되기도 합니다.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캠프를 스케치하던 날, 한 참여자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여기서 나온 얘기, 내일 되면 반은 잊힐 텐데 기록해두면 좋겠어요.”
    제가 “기록할게요”라고 답하자,
    다른 한 명은 “우리 활동이 남는다고 생각하니 힘이 나요”라며 웃었습니다.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캠프 프로그램 중 / 출처 : 에디터 또봉
     
     
    그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우리가 이어가는 활동은 대부분 과정 중심이고, 과정은 기록하지 않으면 증발합니다. 누군가의 문제의식, 한 문장 짜리 제안, 회의의 뉘앙스, 현장에서 느낀 온도 같은 것들. ‘남겨진다는 것’이 사람에게 어떤 힘이 되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기록이란, 어떤 멋진 글쓰기 기술보다도 ‘사라질 뻔한 일을 존재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습니다. 기록이 없었다면 금방 잊힐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페이지에 남는 순간, 활동은 더 이상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공동의 자산이 됩니다.
     
     
    2.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흐르게 할 것인가
     
    기록을 하다 보니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비워야 할지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현장의 이야기를 정리할 때도, 사진을 고를 때도, 어떤 문장을 앞에 둘지 고민하는 과정이 길었습니다. 지금은 사소해 보여도 나중에 빛날 장면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가 공동의 기억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록은 ‘모든 것을 남기는 작업’이 아니라, 다음 사람이 다시 걸어갈 때 도움이 되는 길을 다듬어두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불필요한 설명을 덜어내고 핵심만 남기는 이 과정에서 기록은 단순 정리를 넘어 ‘해석’이 되고, 그 해석이 쌓이면 활동의 역사가 됩니다. 올해 기록을 하며 배운 가장 큰 점은 이것이었습니다. 기록은 거창한 작업이 아니라, 작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의 기준은 단 하나였습니다.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기록은 결국 다음 사람을 향한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올해 깊이 체감했습니다.
     
     
    3. 공익활동에서 기록이 사라졌을 때
     
    공익활동은 대체로 과정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만나고, 논의하고, 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긴 호흡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기록되지 않으면 쉽게 끊어집니다. 그 단절이 반복되면 결국 ‘처음부터 시작하는 활동’만 늘어가게 됩니다. 올해 저도 많은 횟수는 아니지만 여러 현장을 보면서, 기록이 남아 있을 때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어려웠던 지점들이 올해는 자연스럽게 개선되었다는 참가자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고, 한 활동가의 문제의식이 다음 기수의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기록은 공익활동을 끊어지지 않는 흐름으로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문서 한 장, 사진 몇 장, 인터뷰 한 줄이 다음 사람에게는 소중한 지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캠프 프로그램 중 / 출처 : 에디터 또봉
     
     
    4. 올해 만난 기록의 새로운 감각
     
    올해 여러 현장을 기록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시민기록컨퍼런스에서 마주한 전시형 아카이브였습니다. 종이 문서나 보고서로만 남아야 했던 기록들이 천 위에 인쇄된 이야기들, 설치물과 이미지의 구조로 확장되어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기록이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록된 문장들이 하나의 전시 구조 안에서 서로를 이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 전시 서문 / 출처 : 에디터 또봉
     
     
    특히 전시 서문 앞에서 오래 멈춰 서 있었습니다. ‘실타래는 본디 풀기 위해 뭉친다’는 문장으로 시작해, 서로 다른 사람들의 기록이 한 맥락으로 연결되어가는 과정을 조용히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 문장을 읽는 동안, 올해 내가 남긴 원고들도 그 실타래의 일부로 걸려 있다는 사실이 조금 낯설고 조금 기뻤습니다. 혼자 써 내려간 글이 누군가의 기록 옆에서 공존하고, 전시를 보러 온 사람이 그 글을 읽고 잠시 멈춰 설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로운 감정으로 다가왔습니다. 기록이라는 일이 누군가의 시간과 마음을 ‘없어지지 않게’ 만드는 일이라는걸, 전시장 안에서 다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 전시 내용 중 / 출처 : 에디터 또봉
     
     
    또한 전시의 구성 자체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작가 은유의 강의에서 들었던 “글을 쓰면 적어도 내가 바뀐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조금은 바뀐다.”라는 문장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전시는 개별 기록자들이 경험한 변화의 흔적을 한데 모아 보여주고 있었고, 그 덕분에 기록자의 변화가 공동체의 변화로 번져가는 흐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은 기록자라는 역할을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함께 연결되는 자리’로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기록이 문서를 넘어 이야기와 공간, 전시와 구조,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방식으로 확장된다는 것. 그것이 올해 내가 만난 기록의 가장 큰 변화이자 가능성이었습니다.
     
     
    5. 내년으로 건너가게 하는 기록의 힘
     
    12월이 되면 저는 늘 사진 정리를 합니다. 폴더 속 흐릿한 사진들을 지우고, 남길 사진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한 해가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됩니다. 그러고 나면 자연스럽게 내년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떠오르곤 합니다. 기록은 결국 ‘다음 해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라는 걸 새삼 느끼는 순간들입니다. 기록이 쌓인다는 것은 단순히 저장이 아니라 준비입니다. 올해의 흐름을 정리해야 다음 해의 방향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에디터 활동을 통해 ‘기록자는 특별한 전문가가 아니라, 그 자리에 있었던 ‘누군가’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작은 모임이라도, 한 장의 사진이라도, 짧은 인터뷰 한 줄이라도 기록되는 순간 그것은 사회적 의미를 갖고 공유할 수 있는 자원이 됩니다. 우리의 일상이, 누군가의 활동이, 지역의 공익 실험이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아두는 일. 그 일을 하는 사람은 부족하지 않고, 더 많아져야 합니다.
     
     
    출처 : AI활용 일러스트 이미지 제작
     
     
    공익활동은 기록될 때 비로소 힘을 갖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함께 걸어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기록 한 줄이 지역의 공익활동을 더 오래이어주고, 당신의 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게는 다음 활동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년의 공익활동은, 당신의 기록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기록의 계절, 남겨두는 일에 대하여
    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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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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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간 올해의 뒷모습을 감상하다 눈을 떠 보니 벌써 크리스마스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2025년 연말은 어떠신가요? 아침 공기가 코끝을 시큰하게 하는 요즘처럼 아릿했던 감동과 환희도 있었지만 이미 지나간 후회와 미련을 상상하자니 꽤 묵직한 쓸쓸함도 밀려옵니다.
     
    문득 지금의 멀고도 가까운 이웃들의 삶은 어떤지 궁금해졌습니다. 1인 가구가 800만을 초월한 시대입니다.1) 수많은 콘크리트 속에 많은 생명이 가려져 있지만 옆 옆집의 외로운 사정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겠죠. 혼자 의식주를 해결하는 삶은 주체적인 걸까요? 고독한 걸까요?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가 3천900명이 넘었다2)는 것을 보면 전자라고 단언하기는 아마도 힘들어 보입니다.
     
    바라던 질문을 꺼내봅니다. 이처럼 씁쓸한 현실 속, 넘쳐나는 쓸쓸한 사람들을 챙겨주는 천사는 과연 있을까요? 1인 가구라는 이름으로 단순히 정의된 모습 뒤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꿈틀거리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사실 이런 사람들을 찾고 싶었습니다. 회색 지대의 세상 속에서 밝은 금빛 햇살을 내리쬐며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해주는 존재는 흔치 않으니까요.
     
    한 해의 끝에서 언젠가 이들의 귀중함을 알리고자 했던 소망을 지금 풀어보려 합니다.
     
     
    ▶1인 가구 청년들이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1인 가구 청년
     
    활기찬 청춘이란 옛말일까요? 2024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29세 이하와 30~39세에 해당하는 청년층의 비율은 35.2%를 기록하며3) 꽤 큰 규모를 보였습니다. 이 중에는 ‘고용·주거·경제 배제형’, 경제·건강·사회관계의 ‘다중 배제형’, ‘건강·주거 부분 배제형도’ 속해있었습니다.4) 이처럼 다양한 문제에서 결핍과 외로움을 겪고 있는 1인 가구 청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시민사회조직들이 있었습니다.
     
    1. 안산청년협동조합
     
    경기청년지원사업단은 경기도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과 원활한 사회적 교류를 형성하도록 지원하는 「경기도 청년 1인 가구 지원 프로그램 공모사업」을 실시했던 적이 있는데요.5) 이에 안산청년협동조합이 최종 선정됐었습니다. 해당 조합은 안산시 다농마트 청년몰의 청년 상인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다양한 문화 사업을 형성하기 위해 설립한 협의체인데요. 1인 가구 지원 활동으로 그린 테라피, 감정 식사 워크숍, 독서와 필사 등의 활동을 제공하기로 하였습니다.6)
     
    이를 통해 청년들이 문화 활동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며 공동체의 연대감도 체감할 수 있었는데요. 이렇듯 시민사회조직이 청년과 소통해 왔던 행보들은 혼자 사는 청년들에게 고독함을 넘어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2. 사각지대청년지원센터 봄
     
    사각지대청년지원센터 봄은 사각지대 청년이 겪는 문제 해결과 자립을 지원하는 단체인데요.7) 대표 활동으로 “청소년 쉼터 퇴소 청년의 따뜻한 겨울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사랑의 열매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었습니다. 이를 통해 자립 청년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8) 생활 기반을 형성해 주려는 모금 활동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해당 사업은 2024.11.08. ~ 2025.02.10.의 기간 동안 223명의 시민들이 총 2,635,000원을 모금했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센터는 겨울철 생활비 지원, 자립 상담, 당사자 모임의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9) 이처럼 시민사회가 제공한 따뜻한 마음은 청년들의 연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3. 민달팽이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은 비영리 주거 모델 실험과 제도 개선을 기반으로 청년 주거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입니다.10) 특히 상당한 피해를 일으켰던 전세 사기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요. 예로 전/월세 주거 상담 및 교육, 세입자 네트워크 구축, 전세 사기 대응 정책 제언 등의 활동11)을 통해 1인 가구 청년들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달팽이집’ 사업은 청년들이 낮은 거주비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최소 6개월 이상 거주 기간을 보장하면서 이웃들과의 모임을 통해 단절감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12) 이처럼 시민사회의 청년 주거권을 지키기 위한 책임감은 1인 가구 청년들에게 큰 지지대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청년이 시민단체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1인 가구 중·장년
     
    ‘끼인 세대’라 불리는 중·장년층의 1인 가구 규모는 상당합니다. 2024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40~69세 중·장년층의 비율이 45%를 차지하며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습니다.13) 또한 2017~2023년 동안 40~60대의 고독사가 전체의 75%를 기록하며 심각한 규모를 보여주었습니다.14) 이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 정서적 지지의 부재, 구조적 배제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요. 따라서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동참하는 시민사회 주체들이 늘어났습니다.
     
    1. 중·장년 잡(JOB) 페스타
     
    올해 부천시는 부천고용센터·부천 일자리센터·부천지역 노사민정협의회 등 12개 관계 기관과 함께 주관한 ‘2025 중장년 잡(JOB) 페스타’를 개최하였습니다. 본 행사에서는 구직자에게 취업(이력서·자기소개서·면접) 컨설팅, 취업 타로, 이력서 사진 촬영 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실시간 면접을 시행하는 현장 채용 부스도 운영하였습니다.15)
     
    특히 중·장년 집중 취업 지원 주간을 따로 마련하여 경력·노무·창업 상담을 제공하였는데요.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구조와 패러다임에 적응하고 경력 단절, 조기 퇴직, 나이 차별 등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취업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16) 이번 행사는 중·장년 1인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컸습니다.
     
    2. 외로움 없는 서울
     
    서울시는 시민들의 외로움을 해소하고 정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외로움 없는 서울’ 사업을 기획하였습니다.17) 특히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제공자와 수혜자의 역할을 담당하며 시민사회의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것이 큰 장점인데요. 예로 외로운 시민들이 기부된 라면 식사와 함께 고립·은둔 회복 시민의 상담을 받는 ‘서울 마음 편의점’, ‘외로움 없는 주간’에 진행되는 시민들의 ‘외로움 토크 콘서트’, 고립·은둔을 겪은 인플루언서의 고립·은둔 시민을 격려하는 캠페인18)을 통해서 ‘고독함’이라는 문제를 더욱 이해할 수 있는 체험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서울시는 함께 잇다, 연결 잇다, 소통 잇다의 미래 도시를 구상하였는데요.19) 이러한 행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사회에 건강한 정신문화가 형성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1인 가구 중·장년 사람들끼리 라면 식사와 함께 교류하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3. 한국한아름복지회(現 오픈도어)
     
    한국한아름복지회(現 오픈도어)는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소외된 부문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를 만드는 활동에 힘써왔습니다. 예로 1인 가구 주제와 관련한 지자체 컨설팅20), 약 3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오픈도어' 포럼, 법 연구 등의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재단법인 숲과 나눔과 함께한 '1인 가구 권리 시리즈'라는 부제의 토론회를 통해 제안된 정책들을 실현시키고자 국회, 서울시, 구의회와 협력하였습니다.21)
     
    5번의 토론 동안 분석한 300개 이상의 관련 정책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안전, 건강, 고립 등의 의제들은 특수청소업체 대표, 경찰, 사회복지사 등의 1인 가구 방문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도움과 함께 정교하게 분석되었는데요. 따라서 9개 분야의 122개 정책을 담은 제안서를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22) 혹여 한 두 문장의 조항들이 있다 하더라도 어딘가에 혼자 지내고 있는 중·장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것입니다.
     
     
    1인 가구 노년
     
    말년의 외로움은 부담스러운 상황이 더욱 발생합니다. 2024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70세 이상에 해당하는 노년층의 비율은 19.8%를 기록하였는데요.23) 인생의 마무리로 향하고 있는 만큼 돌봄 공백, 건강 붕괴, 안전 문제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시민사회는 이러한 위협을 잊지 않고 어르신에게 편안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 오산돌봄사회적협동조합
     
    오산돌봄사회적협동조합은 노인 장기 요양 사업을 진행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예로 기본적으로 몸을 가꾸고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신체 활동 지원을 제공합니다. 또한 가사 서비스를 담당합니다. 나아가 장기 요양 5등급(치매 등급) 수급자에게는 인지 자극과 훈련을 통한 재활형 방문요양을 지원합니다.24)
     
    활동 지원사와 요양보호사 정기 회의를 통해 조합의 발전도 추구하고 있는데요. 나아가 타 단체 후원과 지역 사회 돌봄 토론회도 진행하며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25) 최종적으로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실버산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2. 한마음 봉사단
     
    을지대학교 한마음 봉사단은 생명 존중을 위한 연구와 봉사활동을 합니다.26) 올해에는 의정부 노인종합복지관에서 '2025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힐링 스페이스(Healing Space)' 행사를 개최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예로 혈압·혈당 측정 및 교육, 치매 자가 진단 및 예방 안내, 스트레스 볼링 및 긍정 처방 등의 지원을 계획하였습니다.27)
     
    이를 통해 학부생들은 의료 실력을 함양하고 지역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돌보지 못했던 심신 건강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민간 의료 서비스 향상과 다양한 계층의 소통 창구를 마련함으로써 올해의 지역사회를 충만하게 만들었습니다.
     
    3. (사)대전‧세종소비자공익네트워크
     
    (사)대전·세종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소비자 주권을 확보하고 공정한 시장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조직인데요.28) 관련 사업으로 어르신 대상 보이스피싱을 방지하기 위해 대전시 서구종합재가센터와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예로 소비자 교육, 공익 캠페인, 협력 사업 및 상호 지원의 체계를 마련29)하겠다는 전반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기준으로 소비하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에도 같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는데요.30) 우리 사회의 데이터 안보와 건강한 소비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걸로 해석됩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활동이 모여 신종 사기 범죄에 낯선 노년층의 개인정보 보호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것입니다.
     
     
    ▶시민단체의 어르신 대상 보이스 피싱 예방 교육이 진행되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모든 1인 가구가 소외된 채 불만족한 삶을 사는 것은 물론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 있듯이 혼자 버텨야 하는 삶에서 오는 고민과 압박감의 무게는 꽤 묵직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세상은 이상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가정을 내린 채 살아갑니다. 사별한 배우자를 떠올리며 혼자 잠에 드시는 어르신, 취업을 못 해 돈이 없어 나가지 못하는 한 청년, 초라한 밥상을 겨우 차린 채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중·장년의 모습을 떠올리며 착잡한 마음에 시달리는 게 힘들 때도 있었으니까요. 이후 벅차게 밀려오는 표현하기 힘든 응집된 감정 덩어리는 스스로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습니다.
     
    외로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겨울 눈이 오면 매서움과 포근함에 사로잡히고 싶어 어김없이 외투를 걸친 후 쏟아져 나온 사람들을 관찰합니다. 가끔 혼자 바라봐야 하는 풍경을 못 견뎌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사랑했던 사람과 첫눈을 맞았을 때의 허전함보다는 좋았습니다. 식어가고 있진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고독함의 본질은 혼자라는 물리적 상태를 넘어 마음의 결핍에서 오는 것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혹은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하는 무언가에 찔려가면서도 앉아있는 가시방석과 같은 표면적인 상황에서 오는 정서적 결손이 내 상태를 흔드는 핵심 요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눈을 헤치고 집에 도착한 순간에도 알 수 있었습니다. 데워지는 장판 위에 누워 문득 불안함과 외로움이 덧없음과 눈곱만큼의 차이인 것을 깨달은 걸 후회할 찰나, 어머니는 제게 손으로 주무른 말랑한 귤을 건네셨습니다. 지나치게 멍든 귤의 달콤함과 따뜻함은 제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 낸 촉감, 말, 눈빛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소외된 이웃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고독이 지겨워 삶의 의미를 못 찾았던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살아갈 유일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오는 크리스마스. 올해만큼은 여러분들이 홀로 버티는 사람들을 먼저 품어주려 다가가 보는 산타가 되는 건 어떨까요? 아직 크리스마스는 오지 않았고 한 사람의 소망도 남아있으니까요.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산타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1인 청년·노년·중장년의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참고자료]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초스코스

    조회수 316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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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은 공익활동가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강력한 신념과 투지가 넘치는 혁신가? 삶이 여유 있어 활동하는 사람? 수입이 적은 사람?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공익활동가를 확실히 정의하기에는 어려운 면도 다소 있는데요. 특히 자원봉사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자리 잡은 공익활동의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공익활동과 비영리 일자리의 사회적 인정과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연구 결과와 토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기도 비영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포럼)을 개최하였습니다. 현장으로 떠나보실까요?
    
     
    개회식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차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
     
    1. 발제
     
    이번 3차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에 앞서 열린 2차 포럼도 있었는데요. 당시 논의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비영리경영연구소(이명신 소장)가 함께 발간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발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해당 연구의 목적은 비영리 부문의 공공·사회경제적 기여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모델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공익 일자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올해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사업’과 함께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의 통합 체계로 재편하였는데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사업으로도 추진되었지만 예산의 규모와 안정성 문제로 성과는 미비했습니다.
    
     
    이명신 소장(비영리경영연구소)의 발제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아울러 중앙정부와 경기도 일자리 정책은 중소기업, 사회적기업, 공공기관 등을 중점으로 계획돼 비영리 영역은 여전히 소외되고 정규직 전환 고용 연계 사업인 ‘청년 일자리 매치업 취업지원 사업’은 비영리단체의 열악한 재정구조로 사실상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영리 일자리는 타 산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투입 예산의 규모가 클수록 고용 유발 효과도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예로 향후 3년 동안 총 300억 원을 비영리 일자리에 투자할 경우 생산유발효과 약 489.9억 원, 고용유발효과 약 198.42명, 부가가치 유발효과 214.8억 원의 성과와 최종 GRDP(지역 내 총생산) 기여율도 0.00366%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향후 과제 및 종합 제언으로는 1. 비영리 통계 기반 강화 2. 사회경제적 효과 검증 체계화 3.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4. 협력적 거버넌스 및 사회적 대화 5. 청년 공익활동가 정책 강화 6. AI와 비영리 일자리 대응 7. 기본 사회 및 기본소득 연계 8. 일의 패러다임 전환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최종 보고서 내용 링크:
     
     
    2. 패널 토론
     
    3차 협력 사업에서는 2차 포럼에서의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패널 분들의 토론을 이어가기로 하였습니다. 패널로 노주현(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사무국장), 김혜영(헤이영 대표/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위원), 손석환(사회적협동조합 마을로 상임이사), 조철민((사)시민 이사)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패널토론/ ⓒ에디터 직접촬영
     
    
    1-1. 비영리 일자리의 발전 가능성
    (경기도청년공익활동인턴일 경험 사업을 중심으로)
    -노주현-
     
     
    
    노주현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가의 낯선 영역
     
    가족들조차도 본인의 공익활동가로서의 직업·정의·경계에 대해 모를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도 행정 일을 진행할 때 공익활동가가 속한 직업·직군 분류 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느낄 때 불편하다고 생각합니다.
     
    ● 청년 공익활동가 인턴 면접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 공익활동가 인턴을 선발하고자 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면접자들의 공익활동가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과 열의 뒤에는 가려진 청년 취업 실태의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예로 조직의 경직성, 지속되는 비정규직 신분, 단기간에 능력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스템의 부정적인 경험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공익활동’을 통해 다른 장점을 찾고자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와 가능성
     
    청년과 함께 가꾸어 갈 비영리 일자리에서의 핵심은 신선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로 몇 가지 원칙을 마련해 봤습니다.
     
    □ 처음부터 너무 많은 일을 하지 말자.
    □ 단체의 특성상 바쁠 때는 아주 바쁘니 한가할 때 여유를 누리자.
    □ 늘 (본인이) 혼자 일을 해와서 일을 공유하는 것이 어설플 수 있으니 이해 바란다.
    □ 퇴근 시간이 되면 주저 없이 일어나자.
     
    결론적으로 일반 사회에서의 경쟁 시스템·지속적인 비정규직 구조·능력을 빨리 증명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스템·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들과의 차별점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처음 공익 활동을 경험하는 청년들이 비영리 일자리의 가능성에 주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겪은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처럼 공익 활동의 가치·의미와 경력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인정받아 비영리 일자리가 활발히 개발되기를 바랍니다.
     
     
    1-2. 지역의 다양한 비영리 일자리를 통해 바라본 과제
    -손석환-
     
     
    
    손석환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비영리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
     
    비영리 일자리는 ‘착한 일’을 하므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에 적은 급여가 당연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이에 필요한 ‘돈’도 중요합니다. 예로 중앙정부 일자리 정책에서는 비영리 영역이 지원 사업에서 다수 배제되어 있습니다. 한편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를 중소기업·소상공인·사회적 경제 섹터 내에서 해석하며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거시적으로 보자면 비영리 일자리는 공공의 지원 제도 없이 자생할 수 없는 문제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청년들에게는 한계가 있는 직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회 소득 제도도 다소 의문이 생기는데요. 좋은 취지이지만 지원 제도를 넘어 실질적인 일자리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
     
    물론 사회적 경제 영역은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투입되는 시간·에너지·업무량에 비해 낮은 급여, 철학·희생·보람에 의존하는 일자리, 초라한 법적 지위·제도, 폐쇄적 조직문화와 같은 한계들은 10년 전에도 똑같은 논의를 했었던 부분입니다.
     
    따라서 향후 5가지의 측면에서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가 논의됐으면 좋겠습니다.
     
     비영리 영역의 가난은 정당한 것인가?
     매년 논의되는 뻔한 문제와 대안 얘기는 바뀔 수 있을까?
     청년의 미래가 기대되는 영역인가? 비영리 영역의 주된 대상은 누구일까?
     비영리의 경제적 기반은 최소 어느 정도의 규모여야 할까?
    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이 수립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1-3. 2030 세대에게 매력적인 비영리 일자리 고찰
    -김혜영-
     
     
    
    김혜영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서두
     
    청년 활동가가 사라지며 공공 의제를 다루고 정책·공익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활동가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자원봉사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영리 영역은 매력적인 경력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합니다. 따라서 커리어 성장·인정 요소를 제안하며 청년 맞춤형 커리어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커리어 성장
     
    청년들은 비영리 영역에서 높은 연봉·복지와 같은 안정감보다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성장감을 상대적으로 크게 고려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전문가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경영·기획·마케팅 등의 역량 함양 및 비영리 영역에 특화된 ‘사회적 임팩트 설계·측정 능력’, ‘지역 사회 기반 문제 해결 역량’, ‘커뮤니티 조직화 및 시민 참여 촉진 능력’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추천합니다. 조직·개인의 성과 및 전략 분기별 점검, 해외 연수·장학생 지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커리어 인정
     
    비영리 활동가를 자원봉사자 정도로 인식하는 데 전환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문 인정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예로 ‘비영리 활동가 인증 제도’를 통해 연수·교육·현장 경력 등의 점수가 기준 충족 시 커리어로 인정해 줘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회계’의 도입으로 역량 강화·조직 관계·공동체 신뢰 등의 성과를 지표화해 자기효능감과 사회적 환원율을 가시화해야 합니다. 이는 활동가의 삶의 기반을 보장하는 수단이 돼야 합니다.
     
     
    1-4.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어떤 과제가 필요한가_사례와 제안
    -조철민-
     
     
    
    조철민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비영리 일자리 관련 사업 사례
     
    경기도는 관련 조례에 ‘비영리 일자리’ 조항을 명시하는 등 선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여러 비영리 일자리 정책 사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로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공익활동 사회적 인정에 관한 연구 조사 및 담론 형성 사업,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계획 중인 공익활동 사회적 인증 시범 사업인 ‘안양 공풀’이 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방향
     
     공공인재 양성 과정이라는 변화된 관점
    비영리 일자리 지원은 예산을 받는 ‘수혜적 관점’이 지배적이어서 투자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도 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공공인재 양성의 ‘투자’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는 담론과 홍보 활동이 필요합니다.
     
    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비영리 일자리
    국제노동기구(ILO)의 ‘괜찮은 일자리’ 지표를 적용해 비영리 조직 스스로 재정적 기반 확충·민주적인 조직문화 형성·공익활동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비영리 조직 지원, 특히 중·소 규모의 비영리 조직들의 안정적 일자리를 위한 불필요한 규제나 편견 해소도 중요합니다. 나아가 비영리 일자리의 원활한 채용을 위한 박람회 개최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의 가치·관심 제고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비영리 시민사회·공익활동의 가치를 이해하고 관련 일자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예로 공교육 혹은 청소년 교육·체험 과정에서 시민사회·공익활동의 이해와 비영리 일자리의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져야 합니다. 나아가 청년·중장년·경력단절 여성 등의 공익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종합 토론
     
    자리에 참석해 주신 공익활동가와 센터 관계자분들도 패널분들과 종합 토론을 이어가기로 했는데요. 주요 내용을 흐름 순으로 담아보았습니다.
    *패널 이외 토론자: 이명신(비영리경영연구소), 유일영(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김유리(사단법인 시민)
     
    이명신) 비영리 일자리가 직업으로써 인정받은 경우가 전무하다 보니 우리의 생계와 환경과 관련된 고민이 많은데요. 하지만 이를 넘어 AI가 비영리 일자리에 주는 변화까지 고민하면서 더욱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사실 공익활동은 소통·공감과 같은 대면 서비스의 일이라 비교적 안전하고 AI 기술은 업무에 활용하는 정도로 생각했지만 상황은 예측 불가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예로 경기도는 3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가 많아 행정 일이나 단순 업무에 있어서 인력 소모가 많은데요. 이에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10인 이상의 단체도 자동화에 따라 직원이 불필요하게 될 수 있는데요.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가 소멸해 가는 미래에 비영리의 대 공황이 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유일영) 김혜영 대표에게 2030 세대의 입장을 질문하고 싶어요. 커리어의 성장과 인정을 통해 비영리 일자리의 활력을 되찾아 온다고 하셨는데 활력이 있었던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활동가가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명칭은 무엇이 좋을까요?
     
     
    
    서울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박승배 센터장(왼), 유일영 팀장(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김혜영) 시민사회단체에 속해 있을 때 4·50대 활동가가 막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분들의 2·30대 시절이 활력이 있던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활동가라는 단어 자체가 ‘돈은 포기하고 사회적 가치를 쫓는다’는 상징으로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는 활동가의 분류를 세분화한 하나의 단어가 등장했으면 좋겠어요.
     
    김유리) 개인적으로 오히려 활동가라는 단어를 더 쓰려고 해요. 중간지원조직들이 생겨나면서 단어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다고 봐요. 예로 매니저·코디네이터 등의 직급으로 표현하는 것에 비해 직업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단어는 부족한 경우도 생기거든요. 또한 NPO·시민단체 보다 임팩트 지향 조직·소셜 섹터라는 단어들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좀 더 상징성 있는 단어가 생겨야 한다고 봅니다.
     
    추가로 이명신 소장께 질문하고 싶어요. 현재 사회연대 경제는 정부의 123대 국정 과제에 들어갔지만 시민 사회 과제는 564개 세부 과제에 크게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비영리민간단체의 범위 설정 문제도 있는데요. 정부 정책 대상에서의 단체 등록 시 비영리성과 공익성이 필수지만 민법상에는 공익성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비영리사업으로 구분되지만 공익 단체로는 모호한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고민도 하셨을까요?
     
    이명신) 비영리성·공익성·자율성 요소들의 논란은 발생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비영리의 Member-serving(회원 기반 활동)과 Public-serving(공익활동)의 관점을 볼까요? 우리는 주로 시민 사회 활성화 관련 논의에서 Public-serving과 비정치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큽니다. 반면 미국은 둘의 구분은 있으되 혼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로 총기 협회의 경우 Member-serving 및 501(c)(4)*에 해당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Council on Foundations(재단협의회)는 재단을 지원하는 것이 주 업무이므로 관련 정책 옹호 활동을 활발히 전개합니다.
     
    *501(c)(3): 제한된 정치 참여와 시민 참여 활동이 가능한 자선공익 조직 501(c)(4):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시민 참여 활동이 가능한 사회복지 조직
     
     
    결론적으로 모두는 ‘비영리성’이라는 목록으로 묶이는데요. 우리도 굿즈 판매·바자회를 통한 부가적인 수익은 발생하지만 수익 목적의 활동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비영리 일자리와 사업의 경계를 엄격하게 나누기보다 유연하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혜영) 향후 비영리 일자리는 구조·문화적인 변화가 맞물려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의식적인 변화가 없으면 물리적인 변화도 한계가 있는 것처럼요. 아! 공익활동가의 명칭을 떠올려보니 몇 가지 아이디어가 생각나요. 저처럼 정책활동에 참여하는 경우 정책 참여 구조설계사는 어떨까요?
     
    이명신) 사회문제 해결 전문가, 지역사회 공동체 서비스 기획자, 의제 정책 설계자라는 단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체 기념 촬영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오늘 나눈 얘기들을 토대로 비영리 일자리와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 동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실증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 공익 활동의 가능성은 경기도 시·군 센터와 함께 비영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영리사업의 아픈 손가락이기도 했던 투자 가치가 낮은 ‘부실주’라는 편견은 이제 회복됐을까요? 당당하게 말해봅시다! 비영리 일자리가 돈 잡아먹는 하마라고? 오히려 돈 찍어 내는 황금 거위란다!
     
     

     
    [현장스케치]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3차 포럼(의정부) - 돈 잡아먹는 하마? 돈 찍어 내는 비영리 일자리는 어때?
    초스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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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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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익활동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가 공익활동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 6층 세미나실 전경과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참가자들 / ⓒ에디터 직접 촬영
     
     
    단풍이 마지막 빛을 발하며 거리에 나뒹굴던 11월 11일, 수원 인계동의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 6층 세미나실에는 바깥의 차가운 늦가을 공기와는 사뭇 다른, 뜨겁고 열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날은 ‘2025년 경기도 민관협력 네트워크 연찬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이 행사는 경기도 공익활동 기본 계획 3기 수립을 위해 소통하고 고민을 나누며,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하는 의제들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는데요.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에 의거해 수립되는 ‘제3기 경기도 공익활동 기본계획’이 책상 위 보고서가 아닌, 활동가들의 삶을 지탱하는 단단한 대지가 되길 바라는 간절함이 담긴 자리였습니다.
    기본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어느 한쪽의 노력만 있어서는 안 되겠죠. 이날 행사에는 3기 기본 계획 수립 연구를 맡은 조철민 위원을 비롯하여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 위원회 위원들, 경기도청 소통협치관실 공무원과 안양, 광명, 평택 등 시군 공익활동지원센터 관계자와 활동가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날의 행사는 유명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습니다.
     
     
     
    경기도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 이정아 위원장, 경기도소통협치관 김정훈 인사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의 개회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 ⓒ에디터 직접 촬영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의 증진은 우리 사회의 공존과 지속 가능성을 견인하는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공익활동의 증진을 위해 늘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런 분들이 모인 자리여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자리를 마련하면서도 마음이 참 많이 쓰였답니다. 저는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해서 앞으로 3년 동안의 행보에 대해 논의하고 힘을 모아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어서 이 자리의 중요 안건이기도 한 경기도 공익활동 기본 계획 수립과 관련한 의견도 전달했습니다.
     
    “저는 한 과정이 계획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곳곳에서 살아 움직이고 그 살아 움직이는 것이 다시 우리들 삶의 변화로 연결되기 위한 긴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의견이 경기도의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명화 센터장님의 말처럼, 이날 자리는 지난 4년간 쉼 없이 달려온 경기도 공익활동의 성과를 자축하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 앞에 멈춰 서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생존을 고민하는 치열한 성찰의 장이었습니다. 나아가 이날의 성과를, 다음을 위한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자리였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2025년 경기도 민관협력 네트워크 연찬회에 참석하게 된 취지와 활동 의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내빈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를 방증하듯, 통상적인 관공서 행사와는 다른 내빈 소개가 눈에 띄었습니다. 본래라면, 인사말은 의례적으로 빠르게 지나갔을 테지만, 이날은 달랐습니다. 내빈들이 하나하나 돌아가면서 행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향후의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허정호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운영위원장 역시 이번 연찬회의 취지가 단순한 회의가 아닌, ‘같은 고민을 나누는 자리’임을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자리에 참석한 이들의 참여 취지와 활동 의지를 들으면서 40여 명의 참석자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연대감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는 민관협력이란 문서상의 협약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눈 맞춤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2.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를 그리는 시간
     
    먼저, 기존 1기와 2기 계획을 점검하고 3기 계획안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기본계획 이행 진단 및 발전 방안 연구’라는 이름 아래 조철민 (사)시민 이사의 발표로 진행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서는 기존 정책을 돌아보고 이를 점검하는 시간이 필수겠죠!
     
     
    3기 계획안 수립 관련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조철민 (사) 시민 이사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1기의 지원 정책 계획은 초창기 지원 정책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연결’, ‘확산’, ‘역량강화’와 이를 추진하기 위한 기본적인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2기는 2022년 조례 계정을 통해 ‘공익활동 촉진 및 지원’에서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으로 확장된 정책의 지평을 반영하기 위한 목표 아래 계획 수립이 진행되었습니다. 1기 기본계획 시기가 황무지에 센터를 세우고 조직을 만드는 '기반 조성'의 시기였다면, 2기는 그야말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꽃피운 '실험의 시대'였다고 정리해 볼 수 있겠네요.
     
     
    3기 계획안 수립과 관련한 논의를 위해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참가자들 / ⓒ에디터 직접 촬영
     
     
    3기는 1기와 2기의 계획을 발판 삼아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여러분 피자 좋아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피자의 토핑이 피자의 장르를 정하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피자의 기본은 도우에 있습니다. 저는 시민사회는 도우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라는 탄탄한 도우 위에 토핑이 들어가야 완성되는 것이죠. 문제는 아무도 이 도우를 가꾸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유일하게 도우를 신경 쓰는 기본 계획이 바로 저는 이 기본 계획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기본 계획에 대해서 논의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철민 이사는 참가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비유를 해가면서 기본 계획이 지닌 중요한 이유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가 궁극적인 목적에 집중하게 된 이유 역시 이런 ‘기본’과 ‘근본’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대비하기에는 정책 역량이 한정적이죠. 그래서 3기의 비전·전략 체계를 세 가지로 압축했습니다. 첫 번째는 ‘지속가능한 지원’입니다. 이는 기존에 진행되던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잘 유지하는 지원입니다. 정책이나 정권이 바뀌면 기존에 잘 운영되고 있던 지원 사업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을 단순히 정책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폐기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실제로 제가 참여했던 공익활동 단체의 한 영역이 지원 사업 중단으로 사라졌던 경험도 있었답니다. 이미 해당 공익사업을 진행하면서 노하우가 쌓였는데, 경험과 노하우가 쌓인 사업의 내용을 확장하거나 수정하지 않고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낭비가 아닐 수 없죠. 3기 계획안에서는 이 점을 인지하고 더 나은 사업을 만들어 나가는 효율적인 방법을 지향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유기적인 연결과 협력’입니다. 공익사업은 절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죠. 그런데 공익사업을 막상 시작하면 공익활동지원센터에 부담이 가중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민-관이 서로 협력하고 비영리 단체와 기업체, 도민이 각자의 영역을 맡아 함께 할 수 있는 방식을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공익활동 영향력 확산’입니다. 세 번째 과제는 앞선 두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조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시민사회는 무척이나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눈에 잘 보이지 않죠. 완성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실제로 지닌 가치보다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세 번째 과제는 그 영향력을 높여보자는 의도에서 설정된 것이랍니다.
     
     
     
    비전 전략 체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열정적으로 질의하는 참가자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직접 촬영
     
     
    저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조철민 이사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각자가 느꼈던 공익활동 현장은 어땠는지, 3기 계획안 수립에는 어떤 내용들이 더 들어가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3기 계획안의 핵심 과제를 비롯한 설명을 경청하였습니다. 이후, 참가자들은 설명을 들은 것에 대해 깊이 있는 질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세심하고 현실적인 질문에 듣고 있는 저도 생각과 고민의 깊이가 심화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3. 오늘의 노력이 계획을 어느새 현실로 만든다.
     
     
    점심 식사 시간에도 모여서 공익활동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현장 / ⓒ에디터 직접 촬영
     
     
    도시락은 일반식과 비건식으로 준비되었습니다. 참가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도시락에서도 느껴져,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의 나아가는 방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맛있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이후, 2부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2부 행사에서는 지역별 시민사회 활성화 관련 현황과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시민사회 활성화 관련 현황과 사례를 공유하고 있는 모습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지원센터가 경기도 각 지역에 나뉘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현황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지 않는 이상 서로의 어려움을 알게 되기 쉽지 않습니다. 참가자들은 정책적 측면과 현실적 측면에서의 현황과 사업 사례를 공유한 내용을 듣고 서로 머리를 맞대어 개선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후에는 자유 토론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날 하루 동안 들었던 여러 현황과 사례, 정보, 계획 등과 관련하여 시민사회 활성화에 도움 될만한 협력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이었기에 참석자들의 열의도 뜨거웠습니다.
     
     
    자유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우리 경기도가 31개 시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직 개수 자체는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권역별로 센터가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떤 방향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할까요?”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을 위한 다각적 측면의 논의를 이어가는 모습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족한 인프라나 시설,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부족한 예산과 효율적인 자원 활용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고,
     
     
     
    공익활동을 위한 현실적인 문제에 관한 논의를 이어 나갔던 참가자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직접촬영
     
     
    “아까도 청년 신규 활동가 육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청년들이 무엇을 바라고 여기에 와서 공익활동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사회라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는데, 이제 전처럼 인건비 없이 공익이라는 이름에만 기대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간은 이런 문제를 잘 논의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드러내 놓고 이야기해 보아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와 공익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아주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를 토의의 장으로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협치형 중간조직에 관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혹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는 않을까요? 이에 대한 안전장치는 고민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제언에 더해서 현황 공유 순서에 나왔던 사업 계획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도 허투루 듣지 않고 실질적인 조언과 질의를 하기 위해 애쓰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바로 시민사회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의 시작은 문제를 정확하게 아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지 못하고 현재 상태를 알지 못한다면 결코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을 할 수 없죠. 오늘의 자리는 우리의 현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었습니다.
     
     
    단체사진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시민사회 활성화도, 공익활동의 증진도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늘 어려움이 따르죠. 하지만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것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의 희망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떠나는 이들의 곁에는 언제나 동료들이 있습니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이 있기에 더욱 힘이 되었던 오늘 이 자리가 공익활동과 시민사회의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되길 바랍니다.
     

     
    [현장스케치] 오늘의 협력은 미래가 된다_경기도 민관협력 네트워크 연찬회
    옐로 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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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8


  • 우리의 온도는 1올라갔습니다

     

    김정현(청년플로우 2기 위원장)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36.5 ℃입니다. 이 온도는 '공익활동'이라는 몸을 안전히 유지합니다. 

    경기도에서 활동하면서, 동료 청년활동가가 주변에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매번 느끼고 있었다. 기성활동가들과 추구하는 것 그리고 이를 얻어가는 방식도 너무 다른 상황에서, 지역에서 혼자인 것 같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했었다. 운 좋게 지역에서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꿈꾸는 공익활동을 속 터놓고 이야기하기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청년플로우(이하 청플‘)는 이러한 갈증 속에서 하나의 오아시스처럼 발견되었다. 내가 활동하는 지역의 공익활동지원센터가 폐쇄된 상황 속에서, 광역센터는 나에게 존재감이 없었다. 알았다고해도 타지역에 있는 공간이, 나의 활동에 도움을 줄 거라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그런 나의 이목을 끌고 생각의 전환을 만든 건 청플이었다.

    경기도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위원회 청년플로우청플의 공식 명칭이다. 나는 종종 이 이름에 담긴 함의를 생각해 보곤 하였다. ‘청년활동가인 우리가 교류하며 만들어낼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번 청플 2기 활동은 우리 조직의 존재 의의를 돌아보며, 활동을 전개한 것 같다.

    위원들은 경기도 내 공익활동센터와 활동공간을 방문하며, 각자의 활동을 공유하고 앞으로 같이 할 내용을 채워나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는 내부 간담회를 거쳐,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을 탐색하는 외부 간담회를 지나, 한 발짝 쉬며 앞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캠프를 진행하게 되었다.

    내부 간담회에서는 서로의 인생을 탐색하면서 공익활동을 하게 된 계기, 앞으로의 목표 등을 나누었다. 모호하게만 알았던 서로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었고, 위원회에서 어떠한 공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외부 간담회에서는 앞으로도 공익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는 문제 인식 속에서, 다양한 지수를 매개로 청년의 목소리를 녹아내는 행사를 마련하였다. 현장에 참여한 이들은 각자의 처한 공익활동의 어려움, 주변의 시선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을 편하게 나누었고, 이를 통해 서로를 응원하고 자신의 지속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네트워크 캠프에서는 바인딩북 제작 및 방탈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면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깊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은 날이 되었다. 청플 위원이 참여한 공익활동 페스타 세계시민대회에서는 공동주관 단체로서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청년 중심의 목소리를 공식적인 공론장에서 표현할 수 있었다.

    모든 행사 준비 과정에서 위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프로그램의 주역으로 나섰다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청년 활동가는 언제든 현장의 앞에서 그리고 핵심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계기들이었고, 나는 그러한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다.

    운영 과정에서 센터의 지지와 담당자의 헌신이 우리의 자리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업무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이겠지만, 이는 청년활동가를 동등한 동료로 대하는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충분히 해결될 일들이다.

    인간은 몸이 침투한 바이러스를 처리하기 위해 체온을 올리곤 한다. 특히 겨울철 체온이 1상승하면 면역 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져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체온이 조금만 올라가더라도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긴다.

    나는 사람의 신체 반응이 공익활동의 체계와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끔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럼에도 일련의 과정들이 유의미한 건, 효율과 사익만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 사회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 면역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세상을 유지하고 또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가기 때문이다.

    15명의 위원들은 서로를 알아가고 최종적으로 나를 알아가는 한 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온도를 다시 정상적으로 올리기 위한 힘을 얻었다. 각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우리는 경기도라는 몸에서 지역을 구하기 위한 지킴이로 살아갈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안정감은 지속 가능한 활동의 원동력이다. 이렇게 살아가다 공익의 온도1올랐을 때, 청플 활동이 우리에게 크나큰 부분이었음을 인지할 것이다.

    청플 위원들과 함께, 정상 체온이 된 사회를 즐길 날을 고대한다.

     


    담당자와 청플 위원들 1차 간담회

     



     우리의 세계를 열자

     

    노민주(수원환경운동연합 활동가)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80 ℃입니다.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우리의 세계를 열었어요.

    안녕하세요, 수원환경운동연합 노민주입니다. 수원환경운동연합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2025 공익활동가 역량강화 지원사업을 통해 2030 여성 활동가 교육을 진행했습니다교육의 주제는 여성 청년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연애, 주거, 상담, 노동으로 선정했습니다.

    지난 해 12월 윤석열 퇴진 광장은 응원봉 광장이라고 불릴 만큼, 응원봉을 든 2030 여성이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2030 여성 활동가 교육광장에 모인 여성들의 목소리와 응원봉의 불빛이 서울을 넘어 우리의 일상까지 연결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노동을 주제로 교육했습니다. 강사로 노무사사무소 씨앗의 이지혜 노무사님이 애써 주셨습니다. 이날은 청년 노동 경험을 톺아보고, 근로계약서 작성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교육 참여자들은 노동자로서 권리와 의무 등의 정보가 부족하고, 부당한 상황을 판단하는 근거와 대처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습니다또한 자신의 노동 경험을 공유하며 2030 여성으로서, 활동가로서 처한 상황과 고민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2030 여성의 불안을 개인의 것으로 축소하고, 예민하다는 이미지를 재생산한다는 사실에 공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위로받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30 여성 활동가 교육을 톺아보니, 단순한 교육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느낍니다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너의 하루는 어때? 오늘도 안녕해?”라고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우리의 세계를 여는 자리였습니다.


     2강 사진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가들의 진정한 동반자 모델로 우뚝 서다!

     

    이바다(평화누리 상임대표)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100 ℃(펄펄 끓음)입니다. 단순한 학습을 넘어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는 시간이었어요.

    이번 2025년 경기북부 공익의제 해결형 프로젝트 1권역 사업은, DMZ 인접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임진각, 덕진산성, 해마루촌 등을 둘러보는 평화·생태·역사 탐방과 ‘DMZ접경지역 시민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와 토론을 내용으로 고양, 파주지역 활동가들이 12일동안 교류와 향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이번 과정에서 가장 큰 성과는, 접경지역 시민사회가 한 공간에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했다는 점입니다. DMZ 일대의 역사·문화 탐방과 발제와 토론이 결합되면서, 단순한 학습을 넘어 네트워크와 교류가 함께 이뤄지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임진각, 덕진산성, 해마루촌 등 현장 탐방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포함한 남북 문제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적절하게 배치돼 분단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평화와 화해를 위해 시민 활동가들이 담당해야 할 일들을 고민하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사업에서 돋보였던 것은 활동가들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스텝들과의 긴밀한 협업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주로 사업의 콘텐츠 발굴과 내용을 공유하는 일에 주력하였고, 센터 스텝들은 활동가들의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제반 환경과 필요한 섭외를 도맡아 주었습니다. 이러한 역할분담과 협력 덕분에 일정과 장소, 먹거리 등에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기획 의도에 맞게 프로그램이 잘 추진되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제안으로는, 탐방과 주제 토론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구조로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이번에는 활동가들 중심의 사업이었다면 이 경험을 살려 DMZ지역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번 참여를 통해 느낀 점은, 접경지역이라는 공통된 조건을 가진 단체들이 함께 연결될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각자 고유의 활동을 넘어, 함께 기획하고 함께 실천할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 계기를 만들어 준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이 이어져, 지역 시민사회가 더 넓은 연대와 실천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DMZ 시민사회 생명 평화 포럼 및 워크숍



    모여라, 의정부 기후환경 지킴이

     

     최순덕(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 기후환경분과장)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1.5 ℃입니다. 지구 평균 기온을 낮추기 위한 우리 모두의 실천행동 목표 온도입니다.

    저는 의정부 지역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실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주민들과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익활동가입니다. 공익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노후화된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을 인근 마을로 이전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열린 시민공론장에 참여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환경 문제는 결국 지역주민들의 삶과 건강, 그리고 미래 세대의 권리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고 공익활동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을 보장받는 것은 행복권과 건강권과 같은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연대하여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한 감시와 참여에 나서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생활 속 환경문제를 함께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지역 공동체 활동을 통해 친환경적 삶을 실천하는 지역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탄소중립 실천행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마을 공동체가 쉽고 즐겁게 기후행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지난해 공익활동지원센터 1기업1단체 지원사업에 참여했었고 올해 역시 사업에 선정되어 환경 지킴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에너지전환에 대한 이해교육, 에너지절약 캠페인, 기후변화가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학습하는 마을하천 생태체험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주제로 한 기후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주민들이 쉽고 즐겁게 환경 지킴이로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사업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시민들의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된 대응책은 여전히 부족한 현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 시민단체가 주민들과 직접 호흡하며 기후 관련 공익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실천 행동의 가치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연을 보호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개인의 노력이 지역사회와 연대한다면, 그 파급 효과는 더욱 크고 넓게 확산될 것입니다. 나의 작은 공익 활동을 숫자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개인의 작은 실천이 하나하나 모이면 행복의 온도가 되어 우리 사회에 따뜻한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작은 바램이 있다면 지구환경 지킴이로서의 작고 소소한 실천 행동이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온도계가 될 수 있도록 더 활기차게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DMZ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 교육에 참여한 지역주민들

     


    8월 22일 에너지의 날 불끄기 캠페인 참여 후 주민들이 인증샷과 함께 참여소감을 공유

     
    2025년 센터가 만들어낸 공익의 온도
    김정현(청플 위원장), 노민주(수원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이바다(평화누리 상임대표), 최순덕(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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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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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
    어디선가 본 것 같고 들은 것 같은 말인가요?
    네, ‘2025년 공익활동페스타 세계시민대회’ 슬로건입니다. 그럼 이런 노래는 아실까요?
    “그대가 걸어온 길은 외롭고 힘겨웠지만 우리 함께 걸어가는 이 길은 이젠 외롭지 않아요…”
    네, 거기서 불린 노래 ‘함께’의 가사죠. 한달 전 일이라 시의성도 현장감도 모자라는 뒷북 소리가 될까 조심스럽지만, ‘기록’과 ‘약속’의 힘을 의지하려 합니다. 지난 9월 30일(화) 수원 컨벤션센터 4층에서 보고 듣고 만나며 경험한 ‘연결된 우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행사 웹자보 /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라는 슬로건처럼 국내외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만나고 연결되는 축제였습니다. 기조강연과 4개의 주제 세션에서 토론하며 공익활동의 주제를 찾아가는 탐구의 기회이자, 경기도의 공익단체와 활동가들, 그리고 시민이 교류하는 기회였습니다. 더불어 시민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변화를 고민하고 연결과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도 됐겠죠?
     
     
     
    '공익광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오)
     
     
    사회적 경제의 베이스 캠프 경기도, 기념식
    수원 컨벤션센터 4층 계단을 오르면 바로 앞에 ‘공익광장’이 방문객을 맞았습니다. 넓은 로비 천장엔 알록달록 풍선이 떠 있고 바닥엔 말랑말랑한 컬러 소파가 가득하죠. 세계시민대회를 알리는 현수막과 지역의 공익활동을 보여주는 사진을 둘러보며 방문객은 안내데스크로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넓은 창가엔 차탁과 의자 그리고 다과가 준비돼 있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죠. ‘공익광장’을 걸어 컨퍼런스 홀로 가는 길목에서 대형 현수막이 말을 걸었습니다.
     
    “2025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깊은 연대로 더 넓은 협력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경기도 공익단체 이름들과 5기 아카이브 에디터 이름이 빼곡이 적힌 걸개였습니다. DMZ스테이, 느린이웃, (사)경기시민연구소울림, 경기평화교육센터, 그물코평화연구소, 구구컬리지, 생생아쿠아, 라운지플러스… 120여개 공익단체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5기 아카이브 에디터 21명의 이름도 있었으니 제 이름 ‘꿀벌’도 일별하고 갔겠죠?
     
    경기도가 사회적 경제의 베이스 캠프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컨퍼런스 홀에서 있었던 공익활동페스타 기념식에서 들었답니다. 여느 공식 행사처럼 국민의례, 내빈소개, 그리고 축사와 공익활동가들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는데요. 고영인 부지사가 대독한 김동연 지사의 축사가 인상적이었어요, 경기도가 다양한 공익활동들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경제의 베이스 캠프’라고 했거든요. 지난 정부가 사회적 재정을 계속 삭감한 거 아시잖아요. 그럴 때 경기도는 도리어 예산을 늘리고 공익활동의 가치를 확산했다네요. 인상적인 한 대목만 옮겨보겠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익활동 단체 간 협력을 공고히 하는 ‘1기업 1단체 공익 파트너십 캠페인’. 청년들 스스로 자신의 공익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공익해봄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공익 활동의 토대를 다져왔습니다. 경기도는 또한 ‘사회적경제’의 베이스캠프이기도 합니다. 전국 최초로 도청에 ‘사회적경제국’을 신설했고, ‘경기도 사회적경제원’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정부가 사회적경제 예산을 감축할 때 경기도는 오히려 예산과 재정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기업과 기관이 협업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컬렉티브 임팩트’도 강화했습니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부의장(왼),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오)의 축사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광장에 마련된 포토존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평화가 미래다”, 공익활동박람회
    기조강연장 건너편 공간에서는 ‘공익활동박람회’가 열렸습니다. 공익활동단체, 사회적경제조직, 비영리법인,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공익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단체들로 구성된 부스가 방문자들을 기다리는 곳이죠. 공익활동단체 운영을 위한 전문가들의 현장 상담과 컨설팅과 홍보, 조합원 모집, 즉석 미팅도 이루어졌습니다. 공익활동가들은 좋은 정보를 얻고 공익 주체들간의 연대의 장이 되었습니다.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비영리IT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주) 더한다, (주) 리맨, (주)아이퀘스트,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찾아가는 공익활동 상담소"가 보입니다. 이중에 ‘동행’은 이름처럼 ‘공익활동가의 비빌 언덕’이 되어 동행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입니다. 전문직종에 협의회가 있고 사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사회보험이 있듯, 공익활동가들에게 제대로 된 사회 안전망이 되고자 한다는데요. 공익활동가들이 회원으로 조합비를 내고 연대하고 상호부조하는 곳이랄까요. 공익활동가들이 신뢰받는 사회를 만드는 게 동행의 꿈이요 공익활동가의 지속가능한 활동과 존중받는 삶을 위한 안전망을 만드는 게 사명이라고 하네요.
     
    복도에 책상 하나 놓고 홍보하는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운동’ 활동가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성병관리소 홍보 자료와 함께 크고 무거운 책 『동두천을 찾고, 잇다,』(36,000원)와 “평화가 미래다” 손수건(10,000원)을 팔고 있었습니다. 활동가님들과 인사하고 이야기한 후 “평화가 미래다”에 연대하는 맘으로 책과 손수건을 샀습니다. 이 무거운 책을 펴낸 ‘동두천역사문화연구회’는 2020년 5월에 설립된 작은 동아리라네요. 동두천에서 태어났거나 오래 살고 있는 5명의 동두천 사람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고 공부하며 탐방한 결과물이랍니다.
     
    『동두천을 찾고, 잇다,』가 소개하는 ‘성병관리소’를 옮겨 적어 봅니다.
    “1971년부터 추진된 ”기지촌 대책사업- 기지촌정화사업“의 일환으로 1973년 기지촌성매매여성들의 성병을 관리하기 위해 세운 기관이 있던 건물이다. ‘양주군성병관리소’로 동두천 상봉암2리인 소요산에 6천766㎡ 부지에 2층 규모로 세워졌다. 흔히 ‘낙검자수용소’, ‘몽키하우스’, ‘언덕위의 하얀 집’으로 불리웠다. 1996년 3월 폐쇄되었고 현재 건물만 남아 있다.” (22쪽)
     
     
     
    공익활동박람회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다양한 센터 및 네트워크 소개 전시(왼),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운동을 위한 후원물품 판매 부스(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왼), 에디터(오)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 기조강연
    이번 세계시민대회의 주제는 기조강연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립타이완대학교 사회학과 허밍슈 교수가 “대만의 최근 시민운동 : 블루버드액션에서 the great recall 까지(Taiwan's Recent Citizen Movements : From the Bluebird Action to the Great Recall)”를, 이어서 “한국 시민사회의 변화와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도전들”이라는 제목으로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서복경 교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모든 강연에는 수어통역이 있었습니다. 허밍슈 교수의 영어 강연은 통역기를 통해 동시통역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허밍슈 교수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시민사회의 변화를 짚으며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시민사회의 흐름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야기한 후 이런 결론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대만의 시민사회 운동은 민주주의 발전과 긴밀히 연결되어 왔다. 야생백합운동(Wild Lily Movement)은 반독재 투쟁의 상징이 됐고, 해바라기운동(Sunflower Movement)은 권위주의의 확장에 저항했다. 밀크티연대(#MilkTeaAlliance)로 국제적 민주주의 위기에 적극 대응했다.
    한편, 학생 중심이던 시민사회 주체가 여성과 K-팝 팬 같은 집단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복경 교수는 국내의 내란과 탄핵 집회의 양상을 중심으로 분석한 후 연결과 협력, 통합을 위한 과제로 “광장과 일상을 잇자’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광장에 대한 통계가 전부가 아니라며 한국사회가 나야가야 할 구체적인 시민운동의 방향과 활동 과제를 이렇게 제시했습니다.
     
    “2050년 이후 급격한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저출생 추세의 반전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인구 감소 사회에 적응하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을 위해 평생교육과 기술 습득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지역 의료·요양·돌봄 체계와 교통·주거 등 사회 전반의 고령 친화적 재설계가 요구된다. 또한 고령화로 인해 소수자로 전환되는 아동·청소년·청년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세대 간 공존을 위한 사회적 기획이 필수적이다.”
     
     
     
    국립타이완대학교 사회학과 허밍슈 교수(왼),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서복경 교수(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가 싱어송라이터 퍼플민이 노래하다
    기조강연 후 그 자리에 도시락 점심이 제공되더니 무대에서 한 사람이 노래를 하더군요. 특별공연이라네요. 수수한 셔츠 차림의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참 맑았습니다. 공익활동가들을 지지하고 위로하는 가사가 들렸어요.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공익활동 행사에서 본 듯해서 저는 눈과 귀를 뗄 수 없었습니다. 3곡을 부르고 자리를 뜨는 그분을 알고 싶어서 후다닥 따라갔죠. 인사하고 다짜고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 그런 연결이자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싱어송라이터 퍼플민 이도영 님과의 일문일답입니다.
     
    Q. 노래를 3곡 불렀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음향 장치도 별로 같던데, 목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은 알겠는데 다른 2곡은 잘 몰라서 죄송하다.
    ‘우리 가는 길’과 ‘함께’를 불렀다. 같은 노랫말인데 ‘우리 가는 길’은 발라드 버전이고 ‘함께’는 행진 버전이다. 그 두 곡을 우리 집 식탁에서 1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만들었다. ‘우리 가는 길’ 노랫말을 써서 곡을 붙이고 보니 마음에 들었다. ‘이거 행진 버전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행진 버전으로 또 곡을 썼다. 그렇게 같은 노랫말에 두 노래가 함께 만들어졌다.
     
    Q. 노래 두 곡을 어떻게 한 시간 동안 만들 수 있나. 노랫말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2018년 서지현 검사를 시작으로 미투가 있을 때였다.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마음,‘위드유 With you’의 마음으로 노랫말을 썼다. 이후에 불러보니 두 노래가 연대의 자리에 다 잘 어울리더라. 연대 활동 나갈 때마다 부르는 애창곡이 됐다. 오늘도 이렇게 시민사회 공익활동가들이 함께하는 자리에 어울리는 곡으로 선곡했다. 이런 자리에 ‘우리 가는 길’하고 ‘함께’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부른 건데, 괜찮았나?
     
    Q. 물론이다. 노래에 이끌려 말 걸게 됐다.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었다. 시간 내 주심에 감사한다. 이런 자리에서 만났으니, 노래하는 활동가? 이게 꿈이었는지, 소개 좀 해 달라.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음악 듣기를 좋아했다. 13살 여름에 엄청 충격적인 일을 겪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왔다. 그전에는 책 읽기와 공부를 좋아했는데 책도 못 읽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도 잘 안 들리는 등 집중력이 떨어지는 병이었다. 근데 음악은 다르더라. 학습 장애에 난독증인데 음악은 들렸다. 그래서 음악에 미치다시피 빠져 살게 되었다. 평생 음악만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중학교 때부터 꿈이 음악인이었지만 그시절엔 집안 형편이 어려운 내가 실현할 수 없는 꿈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문학 전공으로 뒤늦게 대학에 진학했는데 음악에 대한 꿈은 접어지지 않더라. 대학 노래 동아리라도 들어가야지 했는데 대통령이 전두환인 시대였다. 노래 부르고 있을 때가 아닌 거라. 언더서클에서 학생운동하며 음악인으로 사는 꿈은 접었다. 대학 졸업 이후에도 계속 음악은 듣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지만 음악과 상관없는 직업으로 살았다.
     
     
     
    공익활동 페스타 퍼플민 특별공연(왼), 퍼플민 인터뷰 사진(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Q.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게 살다 보면 일치하기 쉽지 않은데, 참 좋겠다. 무슨 일을 하며 살다 어떻게 이런 노래하는 활동가가 되었는지 말해 달라.
    학원에서 고등학생 입시 강사하며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 서울 살다가 고양시로 이사했는데 대학 때 학생운동 같이 한 선배가 고양시민회 사무국장이더라. 회원이 됐는데 당시 이런저런 사정으로 내가 경제적 가장으로 살던 시기인지라 전업활동가는 못하고 적극적 후원회원으로 살았다. 그시절 나의 꿈은 하루라도 빨리 전업 시민사회활동가로 사는 거였다.
     
    경제적 가장 역할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즈음에 고양 여성민우회에서 진행하는 성폭력 예방 상담원 양성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고양여성민우회 회원이 됐다. 비상근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2021년 1월 총회에서 고양여성민우회 대표로 선출되어 4년간 상임대표로 활동했다.
     
    민우회 활동 시작 시점보다 조금은 전에 친하게 지내던 동네 음악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했는데, 밴드활동은 멤버들 사정으로 중단되었지만 내가 창작이 가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게 되었다.
     
    와~ 유능하다. 싱어송라이터라니 정말 멋지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음악을 워낙 많이 듣다 보니 멜로디도 쓸 수 있더라. 어릴 때부터 글 쓰기를 많이 해서 노랫말은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작곡을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걸 알게 되니까 멜로디가 막 떠오르고 일주일에 한 곡씩 쓰고 그랬다. 나도 스스로한테 놀랐다. 작곡하는 사람이 제일 신기했는데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거다.
     
    노래를 만들고 나니 부르고 싶더라. 그래서 ‘퍼플민’이라는 노래팀을 민우회 안에서 사람을 모아서 만들었다. 고양여성민우회 송년회에서 처음으로 내가 만든 노래를 불렀고 주변인들이 음원으로 발표하면 좋겠다고 해서 이후 다섯 곡의 음원을 발표하고 고양 지역을 중심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지속하게 되었다.
     
    Q. 퍼플민은 같은 사람들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나?
    구성원은 바뀌며 이어져 왔다. 음악적으로 서로 잘 맞아야지 그냥 친하다고 같이 노래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그게 가장 힘들다. 공연은 상황에 따라서 혼자도 하고 같이도 하는 식이다.
     
     
     
    퍼플민 앨범 및 유튜브 계정 / 출처: 퍼플민
     
     
    Q. 퍼플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는 어디서 들을 수 있는지 알려 달라.
    멜론과 지니 등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고, 네이버에 퍼플민을 치면 노래 정보가 나온다. 유튜브 채널도 있다. 퍼플민 유튜브에 공연 영상도 올리고 좋아하는 커버곡도 한 달에 한 곡 정도 올리고 있다.

     

     
    공익활동 페스타 퍼즐 세레모니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지속-공존-지역-연결, 지속가능한 공익활동 생태계로
    이제 다시 컨프런스홀로 가 볼까요? 오후 5시부터는 페스타의 마지막 순서인 폐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4개의 세션에서 오간 이야기를 서로 발표하며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청플2기 최승환 위원은 세션2가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다회”였다며, “공익단체의 조직문화와 재정문제 등 공통의 어려움들을 나누는 유익한 자리”였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어서 허밍슈 교수와 일본의 한창희 센터장의 소감 발표가 있었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유명화 센터장이 마무리 인사했습니다.
    “특히 대만과 일본과 태국의 연사를 초대해 한국 사회와 아시아의 생생한 경험을 듣고, 도전할 과제를 논의하는 장이었습니다. 지속, 공존, 지역, 연결로 지속가능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를 만들고 우리의 현안을 씩씩하게 해결해 갑시다.”
     
    마지막 순서는 네 개의 핵심 키워드를 대표자들이 하나씩 들고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무대 앞 퍼즐판에 맞추는 세레모니였는데요. 모두의 박수 속에 이번 세계시민대회의 정신이 “지속, 공존, 지역, 연결”로 둥글게 완성되었습니다.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온 공익활동이 다시 서로를 만나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이 현장 전체를 따뜻하게 감쌌습니다. 그렇게 2025 세계시민페스타는 서로의 이야기가 모여 만들어낸 울림 속에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그대가 걸어온 길은 외롭고 힘겨웠지만”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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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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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세션에서 공익활동을 지속하는 데 활동가들이 마주한 현실적인 고민을 들었습니다. ‘공익활동과 로컬리티 집담회’가 주제인 세션 3에서는 또 어떤 생각을 나누고 과제를 지니게 될지 궁금합니다. 어느 지역이나 풀어야 할 고유한 사회 문제가 있게 마련인데, 이들 문제에 어떻게 맞서고 해법을 찾는지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2025 공익활동 페스타 배너(왼), 세션3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세션3 공익활동과 로컬리티 집담회
    경기도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과제
     
     
    사회 이상우(공유공존공공을 위한 연구소 이사)
    해외 사례 한창희(일본 요코하마시민협동추진센터 센터장)
    발표 김동윤(사)세움 공동체이사)
    김남주(일동청소년공간 그늘 대표)
    김성길(경기 중북부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권예성(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장)
     
     
    사회 이상우(공유공존공공을 위한 연구소 이사)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유공존공공을 위한 연구소’ 이상우 이사의 사회로 일본 요코하마 사례와 경기 북부와 남부에서 4개 단체가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관련한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한창희(일본 요코하마시민협동추진센터) 센터장의 사례 발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한창희(일본 요코하마시민협동추진센터 센터장)
     
    ‘일본 요코하마시민협동추진센터’는 요코하마 시청사 1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루 방문객만 2만 4천 명이 넘을 정도로 시청의 민원 창구 기능을 톡톡히 합니다. 생활하기 쉬운 요코하마를 만들기 위해 행정, 시민, 기업, 대학 등의 협력체를 구축해 도시 문제를 지속가능한 형태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단체입니다. 
     
    발표자인 한창희 센터장은 건축 설계를 전공했고, '다기능 커뮤니티 공간과 마을을 어떻게 연결하고 만들어 나갈까'라는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쓴 것을 계기로 센터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센터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16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각자 다른 도시 정책과 의제를 고민합니다. 한 센터장은 직원의 나이 구성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최근 공모사업으로 보이스 피싱 예방 사업을 했고, 발달 장애 치료 센터와 협업해서 발달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줄이는 활동을 합니다. 상담 활동 지원으로 최근에는 기립성 조절 장애로 학교생활이 힘든 청소년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빈집을 학교 밖 청소년들의 커뮤니티 공간과 연결하는 문제도 고민 중이에요. 협동적 학습과 공동 창조와 관련한 세미나와 워크숍을 열고 지역 사회 구성원들에게 맞는 의제를 발굴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국내외 여러분이 저희 센터를 방문하는데요. 센터에 와서 보시는 사업들은 대부분 성공한 사례들이고 사실 실패한 사업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런 부분을 항상 생각하면서 저희 사례를 참고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김동윤(사)세움 공동체) 이사의 사례 발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김동윤(사) 세움 공동체 이사)
     
    저희 ‘세움 공동체’의 슬로건은 ‘다 함께 세우는 세상이 든든하고 아름답습니다.’입니다. 경기 북부 지역에 있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왜’라는 질문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왜 우리 아이는 학교로 가지 못하지?', '왜 우리 아이는 다른 지역에 가서 교육받아야 할까?'라는 고민이 있었고, 이를 함께 고민하는 시민단체와 함께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발달장애인 방과 후 교실, 재활 보장구 무료 수리 사업 등을 했고,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센터와 공용 카페까지, 당사자들의 생애 주기로 세움은 성장했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징검다리 축제’는 비장애인과 발달장애인 학생들이 서로 교류하는 축제인데, 의정부에서 최초로 시작했습니다. 장애인 운동으로 확대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동두천에 야학을 설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포천에는 장애인 자립생활센터를 설립해 이동권 개선과 관련된 활동들을 함께 하였고 특수학교 설립까지 함께하였습니다.
     
    김남주(일동청소년공간 그늘) 대표의 사례발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김남주(일동청소년공간 그늘 대표)
     
    저희 동네는 안산시 상록구 일동입니다. 일동의 지역아동센터를 다녔던 보호자들이 모임을 시작해 지역아동센터에서 겪었던 다양한 놀이 문화를 나누고 사춘기에 동네 친구 간에 관계가 깨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안산에는 '울타리너머'라는 오래된 마을공동체가 있는데요. 여기를 주축으로 세월호 참사 때는 마을에 '카페 마실'을 함께 만들기도 했어요. 마을 공동체가 좀 오래 활동하고 이런 분위기가 있는 동네였기 때문에 저희도 용기를 내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동네 특성이 아파트가 없고 다가구들만 있습니다. 바로 옆에 산과 식물원이 있고 그래서 이런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많이 놀아서 동네 동생들에게 놀이지도를 만들어 배포하거나 동네 플로깅 활동도 하고 연결 지어 환경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했습니다.
     
    마을 만들기 지원 사업을 받아 본격적으로 청소년 공간 마련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성남 등 다양한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있는 지역에 탐방을 가기도 했고요. 청소년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해 볼지 워크숍을 하면서 저희의 공간을 꿈꾸었습니다. 그렇게 ‘그늘’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늘’은 ‘그들은 늘’의 줄임말입니다. 아이들이 지은 이름이에요. 청소년들은 그늘에서 뭘 더 하고 싶다기보다, 동네에서 청소년의 얘기를 더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더 주도적으로 그늘의 활동을 계획하고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청소년들과 함께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재정 마련과 관계 기관과의 협력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습니다.
     
     
    김성길(경기 중북부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사례 발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김성길(경기 중북부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먼저 경기 북부 10개 시군 시민활동가들과 함께 10대 의제를 선정한 경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양, 파주 권역에서는 DMZ 접경 지역과 관련한 공익활동 방안을 찾고, 동두천, 의정부 권역에서는 생활 폐기물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선정되었습니다. 가평과 구리 권역에서는 공익활동에 시민이 참여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과제를 선정하였고요. 각 의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예를 들어 동두천에서는 1회 용품 없는 축제를 운영한다거나, 의정부의 경우는 1회 용품 줄이기를 활성화하는 지원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습니다. 지역에 있는 마을과 마을 간에 자매결연을 하여 저희 단체가 빠지더라도 지속적으로 관련한 사업을 마을 사업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권예성(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의 사례 발표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권예성(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장)
     
    저희가 소개해 드릴 사업은 광명 시민과 교육 활동가가 함께 만들어간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공론장 ‘의제의 시간’입니다. 이 사업을 하게 된 데는 되게 슬픈 사연이 하나 있습니다. 저희가 23년도에 센터 위탁을 받았는데 24년도에 사업비가 60%가 삭감됐습니다. 주어진 보조금만으로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 저희가 외부 공모 사업을 추가로 받아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광명 시민이 제안하고 해결을 바라는 현안을 3개의 큰 대주제로 나눴고, 세 차례의 공론장을 통해서 각각의 대 주제별 의제 15개를 선정했습니다.
     
     
    광명센터에서 추진한 의제사업 / 출처: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홈페이지
     
     
    광명 시민이 주축인 의제 발굴단과 함께 총 2천 명의 시민이 의제 선정에 참석했습니다. 행정과 협업을 함으로써 민간 협치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광명시의 여덟 번째 의제 중에서 청소년 부모의 건강한 자립을 위한 올케어 지원이라는 의제가 발굴됐는데 이 청소년 부모에 관한 조례가 광명시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론장을 통해서 광명시 청소년 부모 지원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대부분 그 토론장이 어떤 제도화나 실천이 되게 제한적인데 저희는 10개월 동안 시민들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의미 있었다는 피드백을 받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종합토론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플로어 질문과 종합 토론
     
    ● 요코하마 센터는 대단히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데, 센터 직원 수는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아서 어떻게 엄청난 규모의 일을 그 적은 수의 사람들과 하실 수 있는지 비결이 궁금합니다.
     
    한창희: 업무를 나눌 때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일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근무자들의 특성이라든가 근무자들의 시간 이런 거를 잘 배려해서 업무가 연속성 있게 하고, 저희 직원 중에서 시의 공무원 출신들이 5명 정도 있어서 관과 원활하게 협력하는 구조로 돼 있는 점도 성과를 내는 요인입니다.
     
    ● 처음엔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던 당사자의 움직임이 제도적인 지원을 받으며 공익적인 모습으로 확장된 단체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김동윤: 저희 단체에서 어려웠었던 점은 발달장애인과 관련한 제도가 부재한 상태에서 단기성과 위주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있고요. 재정이 안정적이지 못하니까 공모에 의존하다 보니 거기에 노력과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기관의 유지나 연속성이 좀 위협받았었던 경험도 있고요. 참여하시는 분들만 계속 참여하니까 공동체에 피로감이 쌓이고 분열을 하는 아픈 경험도 했습니다.
     
    김남주: 민관이 같이 협력할 때 저는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저희가 공간이 생긴 지 3년 차인데 아직도 동이든 시든 저희를 파트너로서 여기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자존감이 무너지는 상황도 대단히 많았습니다. 관계 기관과의 관계는 숙제인 것 같습니다.
     
    권예성: 저희 센터는 개관한 지가 2년 조금 지났거든요. 광명 지역 주민들에게 저희 센터를 알리는 것 자체가 되게 어려웠습니다. 제가 명함을 600장을 찍었는데 600장이 이제 거의 다 소진 상태예요. 그 정도로 시민들을 많이 만나고 명함을 나눴고요. 제가 시민들과의 관계 확장을 위해서 노력했던 것 중의 하나는 시민이 있는 곳을 저희가 찾아갔습니다. 지역의 많은 축제나 동마다 하는 주민자치회에도 갔는데, 심지어 잡상인으로 오해를 받고 쫓겨난 적도 있습니다. 시민들이 저희 센터에 쉽게 접근하실 수 있도록 가까워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센터의 지원 영역을 단체에서 동아리와 개인한테까지도 확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김성길: 저는 아직도 구시대적 활동가라서 당사자 운동을 하는 분들을 찾아가 협의하고 파악을 하는 편입니다. 환경운동뿐만 아니라 이제는 시민들하고 접촉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요즘도 환경운동연합에서 어디 집회 가자고 그러면 아무도 안 나오시는데, 물고기 조사하러 가자 그러면 한 30~40명 모이시거든요. 그러니까 저희 회원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해야 합니다. 실제적인 요구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당사자 운동을 넘어서 실제로 나에게 필요한 흥미 있는 활동을 했으면 하는데 아직 길을 잘 못 찾아서 그걸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한창희: 거점을 만들고 창구를 365일 열면서 운영하고 있는 건 저희 센터밖에 없습니다. 이게 많은 업무가 몰리니까 장단점이 있는데요. 저도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사람과 저 사람을 연결하면 좋겠다’는 식의 협업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합니다.
     
    ● 끝으로 보람을 느낄 때나 요즘 중점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을 나눠주세요.
     
    한창희: 저희 활동을 다음 세대에 연결해 줘야 하는데, 예산이라든가 임금과 처우 부분에서는 그리 좋지가 않으니까, 활동을 권장하고 그러지 못합니다. 그래도 젊은 분들이 한두 명씩 간간이 활동가로 들어오면 그분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과제이고 성장한 면을 보는 것이 보람입니다.
     
    권예성: 저희가 예산을 안 줘도 결국에는 해낸다는 점을 보여줘 자긍심이 크고요. 그만큼 광명시 의제 선정 활동이 저희 센터에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남주: 가정사가 굉장히 복잡한 청소년들이 어디 의논할 어른도 마땅치 않고 근데 가끔 저희 공간에 와서 한 번씩 수다를 떨고 갑니다. 그럴 때마다 이 친구들이 마음 편히 터놓을 누군가가 있구나! 느껴질 때 우리 공간이 지속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늘’ 활동을 하며 자란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공간 운영을 하려고 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김동윤: 장애인 내 병변 뇌출혈로 쓰러진 분이 계셨는데 누구도 이분은 자립을 못 하고 혼자 못 살 거라고 했는데, 단체에서 이분을 모셔 와서 한 4년에 걸쳐서 지역에서 자립하도록 지원했습니다. 그분이 하실 수 있는 말은 ‘바보야’, ‘멍청아’ 이거밖에 없으셨는데 자립하시고 나더니 ‘최고야’, ‘천재야’ 이렇게 하시고 그렇게 수십 년을 생활 시설에 사시다가 한 7년간 자유를 누리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중심이 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으면, 이 맛에 활동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성길: 지역에 쓰레기 소각 시설이 들어온다고 하면 그럴 때 막으러 가자! 그래서 주민들하고 가서 막고 싸움에서 이기고 이런 과정이 다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결국 시민들이 하신 거고, 저는 다만 환경에 대해서 조금 더 먼저 공부를 했으니까, 이렇게 가면 어떨지 제안할 뿐이거든요. 시민들과 뭐든 함께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것이 활동의 의미 아닌가 합니다.
     
     
    패널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마무리
     
    이상우: “지역사회 안에서 아주 개별적인 문제지만 굉장히 비슷한 경로로 서로 모이고 모아져서 그것이 어떤 조례라든지 제도화의 경로로 갈 수도 있고 당사자들의 어떤 힘에 나머지 역량들이 또 붙어서 계속 자생적인 모양을 갖춰 가기도 하는 다양한 모습들의 사례를 오늘 보았습니다. 이 다섯 지역의 사례 가운데 하나라도 인사이트가 있어서 각 지역에서 원하시는 활동을 유익하고 재미있게 진행하시기를 바랍니다.”
     
     
    각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활동가들의 노고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듯 묵직하게 느껴지는 세션 3이었습니다. 활동의 기쁨과 슬픔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공익활동가들의 모습이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주제세션3: 공익활동과 로컬리티 집담회
    다름

    조회수 442

    2025-10-29
  •  
     
    
     
    세션 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
    : 비영리(공익) 활동과 조직운영 활동의 변화, 세대의 전환
     
     
    사회 이인신(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패널 허밍슈(국립대만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최승환(청년플로우 위원)
    김재순(유스보이스 대표)
    김별(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이광호(펭귄의 날갯짓 공동대표)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세계시민대회, 세션 2의 주제는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입니다. 이인신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사회로, 오전 행사 기조강연자였던 국립 대만대학교 허밍슈 교수와 4명의 공익활동가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공익 활동을 하며 현장에서 경험한 활동의 부침과 의미를 되짚어보았는데요. 공익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간략한 단체 소개로 시작한 두 번째 세션 이야기의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션 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 각자의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김재순(유스보이스 대표): 학교 밖 청소년을 잇고 나답게 성장하는 청소년 단체 ‘유스보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별(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수원 지역 2030 여성 청년 커뮤니티인 ‘허밍버드클럽’을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광호(펭귄의 날갯짓 공동대표): 정신질환과 고립, 은둔 당사자 청년들과 동행하는 단체로, 수원에서 동료 지원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승환(청년플로우 위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청년플로우’ 2기 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 단체 활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주시겠어요?
     
    김재순: 2002년 다음 세대 재단이라는 재단 법인의 청소년 사업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청소년이었어요. 제 청소년기에 아주 큰 울림을 준 활동이라 청년 활동가로도 계속 활동하다가 어느 날 '유스보이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되었습니다. 2020년도에 좀 더 제가 하고 싶은 활동에 집중하는 지금의 유스보이스를 분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별: 다산인권센터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었어요. 계엄령과 탄핵 광장 이후에 주목받았던 2030 여성 청년들의 목소리가 응원봉 불빛에 국한되어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우리 일상과 연결 지을 수 있을까 고민을 바탕으로 시작한 커뮤니티가 허밍버드클럽이고, 연애, 노동, 주거, 상담 4개 주제를 정해 수다회와 강연을 열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이광호 활동가, 김별 활동가, 김재순 활동가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광호: 저희는 정신 질환과 고립을 경험했던 당사자 청년들이 모여 있는 단체입니다. 우리가 더 이상 돌봄의 주체 혹은 서비스 받는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도 똑같은 시민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혹은 돌봄을 주고받는 존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추석 때 가족들이랑 있는 걸 힘들어하거나 혹은 다들 친구들이랑 놀러 가는 데 나만 혼자인 것 같은 박탈감을 느낄 때가 있거든요. 저희 쉼터에 와서 명절 음식도 먹고 간단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왼쪽부터 허밍슈 교수, 최승환 활동가, 이광호 활동가, 김별 활동가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최승환: 청년 플로우는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청년들의 정책 의견을 듣고 정책의 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작은 위원회이고요, 16명이 참여하고 있고, 최근에는 오늘 자리와 비슷한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 단체 안에서 세대 간 소통에 어려움이 있나요? 어떻게 해결하나요?
     
    최승환: 제가 신입 활동가일 때 저랑 제 사수는 15년 이상 활동에 차이가 있었어요. 보도 자료 하나 써봐 이러는데 보도 자료가 일단 뭔지도 모르겠는 거예요. 그 소통이 그 간극이 너무 큰 거죠. 그분은 저한테 어디까지 알려줘야 되지?라는 생각을 하는 거고 저는 내가 어디서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지?라는 그 간극이 너무 컸던 경험이 있습니다.
     
    김별: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보다 2030 여성과 청년을 시민사회에서도 이럴 것이라는 약간 도상으로 여기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김재순: 저는 젊은 분들과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어쨌든 비영리 단체로서 사실 많은 급여를 줄 수 없는 거는 대부분 알잖아요. 그럼에도 이곳에서 일하는 이유는 어쨌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인정이 저는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요즘에는 어떤 일을 했을 때 그 일을 왜 잘했는지 또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운영하는 담당자나 대표가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자리가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이광호: 일단 저희 조직은 다 20~30대거든요. 이게 장점이면서 단점인데 어느 정도 수평적인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는 수평어를 원래 사용했었어요. 이게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반으로 돼야 하는데 이게 처음부터 이 조직에 있던 사람들은 이걸 이해하고 있는데, 중간에 들어오는 사람은 이걸 반말로 인식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야기하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이게 굉장히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수평어를 사용하지 않아요. 그리고 또 다른 문제의식은 공익 활동 자체의 중간 소통 구조가 없지 않나 하는 건데요. 저희만 그런 건가 싶고, 직업으로 이 활동을 하는 분들과 자원활동으로 하는 분들 사이 생각의 갭도 상당히 커서 이 부분도 소통이 필요한 것 같아요.
     
     
    ● 허밍슈 교수님께 질문드립니다. 선배들 세대는 사실은 활동에서 자원봉사의 개념이 컸어요. 권위주의 정권이랑 싸우기 위해서 나의 일상은 당연히 버리고 활동하는 돈도 받지 않고요. 근데 민주화가 진행되었고 이제 공익활동이 하나의 직업이 되었거든요. 여기로 취업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고 여기에서 오는 혼란도 있습니다. 혹시 대만은 상황이 어떤지요?
     
    허밍슈: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한국 사회가 대만보다 선후배 관계에 있어서 더 혼란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만에도 이러한 세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젊은 사람들이 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익단체가 의사 결정을 민주적으로 하고 젊은 세대의 기여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대격차를 해소해야 공익활동도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단체마다 조직의 의사 결정 구조를 평가하는 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재순: 저희는 프로젝트 매니저분들이 다 계세요. 프로젝트마다 담당자가 따로 있어서 의사결정 구조는 충분히 여러 토의나 회고를 해서 진행하고요. 그래서 저희 동료들은 의사결정 부분은 많이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승환: 5인 이하 사업장에서 조직 문화 점검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었었어요. 그리고 선배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조직 문화 점검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는 결론이었어요. 하지만 지리산 이음이라는 단체는 3명인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조직 문화 점검이 유의미한 결과를 낳는다고 해서 작은 단체는 조직 문화 점검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이광호: 조직 문화에 대해 점검하는 것도 노동입니다. 그렇죠.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저는 너무나 고민인데 아까 말씀드린 직업으로서의 활동가로 살고 있는 분들에게 이런 것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그리고 너무나 제한적인 자원이 우리에게 있는데 그 자원 안에서 이것들에 기여한 것들을 어떻게 보상을 만들 것인가도 고민입니다.
     
    허밍슈: 공익활동이라는 단어를 여기서 처음 들었습니다. 대만에서는 시민사회 NGO나 에드보커시라는 단어를 씁니다. 대만의 NGO도 소규모고 보수도 적습니다. 안정적인 펀딩이 중요하다고 보고요. 이 길을 선택한 젊은이들의 희생은 막아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는 실험이 공익 활동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정적인 재원을 바탕으로 더 전문성을 갖춘 활동을 한다면 대중으로부터 존중받을 것이고 공익 활동 영역도 자격과 권한이 더 커지리라 기대합니다.
     
    김별: 지금 이 세션에서 되게 중요한 키워드 두 개가 지속 가능성과 세대 전환이었는데 사실 지속 가능성과 세대 전환을 원하는 이유 그리고 이걸 중요한 가치로 삼는 이유가 이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고 그러기 위해서 조금 더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고 싶다고 저는 해석을 했거든요. 근데 우리가 만나길 바라는 2030에게는 조직과 단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선이고 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얼굴을 만나기 위해 준비되지는 못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봅니다.
     
     
    ● 시민사회단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활동가로 키워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고민을 요즘은 좀 하고 있거든요.
     
    이광호: 저는 사실 벌어놨던 돈을 쓰면서 그냥 거의 자원봉사 활동을 했는데 보통 사람들이 자기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면서 이 활동판의 언어를 익혀가면서 활동을 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우리는 다른 언어를 쓰고 있고요.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판에 들어오면요. 그게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 홍보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홍보할 때 신경 쓰는 지점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김재순: 예전에 했던 방식의 공익 활동보다는 요즘 청년들이 저 활동이 되게 참신하고 재밌다 즐겁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느낄 수 있게끔 홍보합니다. 10대나 20대 분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게 인스타그램이더라고요. 템플릿 만들어서 나름 좀 예쁘게 올리고 네이밍 같은 경우도 그냥 지원 사업 이렇게 올리는 게 아니라 요즘 분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도로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최승환: 대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대에서 40대까지는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그에 맞는 포스터를 만들고, 전 시민을 대상으로는 하는 건 욕심이 아닌가 합니다.
     
    박별: 홍보 자체도 고민이지만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해요. 연애, 노동, 주거 이런 것들을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노동이나 주거 이런 단어들에 대해서 오는 어떤 편견 같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이게 굉장히 허밍버드 클럽이 좀 오픈되어 있다고 느끼지만, 막상 이렇게 활동을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인권 센터에서 하니까 뭔가 딱딱한 걸까 편견을 가지는 분들이 좀 계시더라고요.
     
    이광훈: 저희 홍보의 기준은 재미입니다. 우리가 봤을 때 재미없으면 홍보안을 다 고쳐야 합니다. 근데 요즘에는 점점 더 정형화되고 있긴 합니다. 인스타에 아무래도 청년분들이 가장 많다고 느껴서 주로 인스타에 홍보합니다.
     
     
     
    플로어 토론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대만에서는 각 단체가 안정적인 재정 확보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허밍슈: 대만도 안정적인 재정 확보는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NGO나 다른 커리어를 갖고 일을 하면서 공익 프로젝트를 만들어 크라우드 펀딩을 받기도 합니다. 이건 상업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NGO는 대만에도 없습니다.
     
     
    ● 시민단체가 새로운 공익 활동가를 맞기 위해서 어떤 조직 문화와 고민이 함께 되어야 할지 듣고 싶습니다.
     
    김별: 활동가가 학생 운동을 거쳐서 노동 운동을 거쳐서 너무 자연스럽게 투입되는 이런 스타일은 이제 조금 올드 스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을 시작할 때 예전처럼 뭔가 이 조직에 충성해야 하고 어떤 운동이 내 하나의 삶과 일치시키는 거는 요즘 2030에게는 통하지 않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허밍슈 교수님께 궁금한 점인데요. 대만은 최근에는 일상에서 어떤 공익활동을 하고 있나요?
     
    허밍슈: 대만도 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시대가 지나 열의가 식었습니다. 2014년 대만의 해바라기 운동1) 이후 시민운동은 제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기업을 만들거나, 시골 서점이나 지역 신문을 운영하거나, 다른 커리어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사회활동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지금은 전반적으로 사회복지 아웃소싱 영역에서 서비스 제공 위주의 활동이 많습니다.
     
     
    세션2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마지막으로 오늘 참여한 소감을 나눠주세요.
     
    최승환: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이런 얘기를 되게 mpo 지원센터부터 오랫동안 얘기를 해왔고 조금 조금씩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광훈: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연대와 환대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너무 각자 살기가 너무 바쁘고 각자 눈앞의 이익이나 자본에 대한 것들을 축적하는 것들이 너무 중요한 가치가 돼버렸는데 그거에 투쟁해야 하는 것 같아요.
     
    김별: 우리가 지속할 수 있고 세대 전환을 정말 원한다면 지금 어딘가에 떠돌고 있을 어떤 단체에 가입하지 않아서 또는 조직 안에 없어서 그렇게 발화하지 못한 채 떠도는 말과 얼굴을 떠올려 본다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이 또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요?
     
    김재순: 최소한 유스 보이스라는 곳에서 일할 때만큼은, 더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급여나 나름의 문화와 복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하고 파트너십을 할 때 비용을 당당하게 제시도 하기도 합니다. 공익 활동을 할 때 돈에 대한 부분들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사회나 문화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젊은 청년분들이 더 일하고 싶어 하고 더 가치 있게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허밍슈: 대만에서는 NGO 패널 토론은 이렇게 흥미롭지 않습니다. 창의적인 의견 교환이 인상적입니다. 공익 활동의 생명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고요. 한국 공익활동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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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만 해바라기 운동은 2014318일부터 410일까지 23일 동안 대만의 대학생과 사회운동세력이 대만의 국회인 입법원을 점령한 사건으로, 졸속처리한 양안서비스무역협정에 대해 항의 활동을 벌였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주제세션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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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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