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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출처: 경기페미행동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주의자 나혜석 동상이 있는 수원 나혜석 거리.

    426일 일요일, 이곳에 10년 전 강남역을 기억하는 후배 페미니스트들이 모였다.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경기페미행동, 부천새시대여성회, 평화와자치를열어가는부천연대, 경기여성연합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라! 여성폭력 다이인(die-in)1)이다. 특히, 경기페미행동과 부천새시대여성회, 평화와자치를열어가는 부천연대는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경기권역의 이름으로 캠페인과 경기 여성폭력 다이인을 주최하고 있다. 1차 경기 여성폭력 다이인은 부천에서 열었으며, 2차 경기 여성폭력 다이인(die-in)은 지금 이곳, 수원에서 열리고 있다.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는 제주, 대구, 서울, 강원 등 전국을 순회하며 여성폭력 다이인(die-in)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원이 13차이다. 이들은 강남역을 이야기한다. 벌써, 10년도 지난 강남역 그 사건이다. 범인은 강남역 근처 화장실에 숨어 6명의 남성을 보낸 뒤에 일곱 번째로 들어온 여성을 살해했다. 범행동기는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였고, 범인은 여자라서 죽였다라고 자백했지만, 수사기관은 여성혐오 범죄로 명명하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2)에 따르면 혐오범죄란, 편견을 동기로 한 범죄행위를 뜻한다. 혐오표현이나 차별과 달리 혐오범죄는 살인, 폭력, 방화 등 기존의 범죄를 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혐오범죄를 규제하는 방법은 가중처벌하는 것이다. 소위 묻지마 살인이었으면 일반 살인죄이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을 이유로 살인했다면 혐오살인죄에 해당하여 중한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는 혐오범죄법이 없어서 판사 개개인의 재량에 따라 양형에서 가중 사유로 고려하는 수준이다.

     

    한가지 더 살펴볼 것은, UN여성에 대한 폭력 철폐선언3)에 등장하는 젠더기반폭력’(여성에 대한 폭력)이란 단어이다. 이 선언에서 젠더기반폭력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 역사적으로 불평등한 권력 관계의 표명이며, 여성에 대한 폭력이 남성과 비교하여 여성을 종속적인 지위에 놓이도록 강제하는 중요한 사회적 메커니즘의 하나로 인식하도록 돕는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직후, 사람들은 강남역으로 모여서 포스트잇을 붙였다. 포스트잇이 벽을 가득채웠다. 서울세이프ON: 성평등아카이브는 강남역살인사건의 추모 포스트잇을 분석했다4). 세 단어로 이어진 문구 중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가 가장 많은 유형이었고, 그다음으로 주세요유형으로 이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라는 메시지다. 단지 여성이란 이유로 살해되었고, 나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는 의미이다.


    출처: 여기모아 홈페이지(강남역 살인사건, 등록번호 F0001)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현실을 마주한 시민들이 매년 거리로 나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국가를 향해 여성혐오범죄를 인정하고, 여성혐오범죄에 관한 통계를 만들고, 여성혐오범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출처: 불꽃페미액션

    출처: 서울여성회

     

    2차 경기 여성폭력 다이인은 시민에게 말 걸기로 행사를 시작했다. 2~3명이 한 조가 되어 피켓과 서명부를 들고 흩어졌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여성폭력 해결을 위한 선언에 함께 해주세요라며 말을 걸었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고 있는 사회를 설명하며 선언 참여를 독려했다.


    출처: 경기페미행동
     

    이후, 나혜석 동상 앞 여성폭력 STOP’ 피켓을 든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심지선 경기페미행동 대표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죽어야 했던 그녀는 또 다른 나입니다.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겠습니다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 그는 이제 우리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개인의 피해 경험 말하기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사회구조적 성차별의 문제임을, 내 탓이 아님을 각성한 전국의 3,500여 명이 넘는 선언자들과 함께 외치는 집단의 목소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동희 경기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여성 살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폭력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여성 일상을 파괴하는 사이 국가와 사회는 여전히 뒤늦게 움직이게 된다는 것조차 알고 있습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지 않는 사회, 살아남았다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회, 그날까지 우리는 계속 말하고, 계속 모일 것이라며 연대를 약속했다.

     

    정새봄 경기페미행동 활동가는 젠더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을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 문화에서 찾았다. 정 활동가는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여성이라는 특정한 삶을 강요받습니다. 부모님은 제게 세상을 향해 싸우는 법이나 단호하게 안 돼라고 말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이 폭력의 진짜 이름은 여성에 대한 길들이기라고 규정하며,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순결, 거절을 허용하지 않는 문화, 그리고 죽음 직전까지도 친절해야 한다는 그 지독한 강요가 지금의 젠더 폭력을 이 사회에 뿌리 깊게 박아 넣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 사회와 기술 발전 이면에 숨겨진 여성혐오를 지적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종민 한신대학교 민중가요 중앙노래패 보라성 노래전수팀장은 대학은 안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회는 이를 다루지 않으려 합니다. 심지어 학생들마저 자꾸 알려지면 대학 입학률이 떨어질 것이라며 덮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라며 씁쓸한 현실을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기술자는 사용자에게, 사용자는 기술에 책임을 미루는 식으로 책임을 외주화하고 있다며 비판하며, “이런 여성혐오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10년 전의 강남역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출처: 경기페미행동
     

    이후 참여자들은 저항의 의미로 다이인(Die-in)을 진행했다. 다이인(Die-in)에 참여한 한 시민은 차가운 바닥에 누워 여성폭력으로 희생된 이름을 떠올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땅에 쓰러져 침묵하는 이들의 행동은 역설적으로 그 어떤 외침보다 크고 날카롭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고 있었다.

     

    1) 다이인(die-in)이란 시위 참가자들이 죽은 것처럼 땅에 쓰러지는 시민불복종 행동의 일환이다. 주로 공권력이나 정책에 의한 생명권 침해를 고발할 때 사용되며, 억압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1970년대 환경 운동 현장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비폭력 저항의 이론가 진 샤프(Gene Sharp)가 정립한 비폭력 투쟁 방법론의 현대적 변용으로 평가받는다.

    살아남았다는 말이 필요 없는 사회로 - 수원서 열린 여성폭력 다이인(Die-in)
    연두

    조회수 18

    2026-04-30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공익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싶다면? 공익위키를 찾아보세요!

    여러분들은 자료를 찾을 때 어떠한 사이트를 참고하시나요?

    많은 경로들이 있지만 특히 00백과와 00위키 같은 사이트들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로는 접근성이 좋다는 것과 여러 사람들이 수정하면서 최신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사용자는 보다 빠르고 다양하게 정보를 생산하고 취득할 수 있는 효과를 보게 됩니다.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도 공익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끔 공유 자산을 제작하는 이른바, ‘공익위키사업을 진행하게 됐는데요.

    그 체험 현장인 2026 경기북부 공익위키 콘텐츠 제작 회의에 다녀왔습니다!


    회의에 집중하는 참석자들
     

    우선 공익위키사업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까요?

    해당 활동은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의 협력과 함께 2024년부터 진행됐으며 올해부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사업으로 이관되며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사업 명칭 그대로 공익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지역이나 사회의 이슈들을 다루고 여러 공익활동을 기록하며 아카이브한 공익위키를 만들어왔는데요. 이를 통해 시민의 시각으로 지역의 변화를 기록하며 공익활동의 연속성을 다음 세대에게도 넘겨주는 지역 활동 기록의 민주화’, 과거를 저장하는 것만이 아닌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인 활동의 연속성’, 누구나 자료를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공공 기록 플랫폼인 공유 자산으로서의 정보의 가치를 창출해왔습니다.

     

    올해 센터가 마련한 목표는 공익위키를 통해 공익활동가의 활동을 기록하고 공익활동을 지식화해 이를 시민과 공유하며 공익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는데요. 예로 경기 공익위키라는 공간에 시민사회단체들이 경기 지역 기반 공익활동과 이슈를 중심으로 한 기록을 게재하고 경기시민사회 온라인 자료관 과도 연동해 누구나 공익 정보를 읽고 가공할 수 있는 시도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링크: 공익위키 https://gongikwiki.mixon.io/pages/1033

     

    이와 관련한 2026 경기북부 공익위키 콘텐츠 제작 회의에서는 경기 공익위키에 게재될 예정인 위키 콘텐츠를 실습을 통해 제작해 보기로 하였는데요. 참석하신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세움공동체, 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 등의 여러 시민 단체별로 모둠을 이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 검증된 자료 출처 사용, 독자 연구의 금지 등의 작성 규칙을 만든 후 공유 문서를 기반으로 공익위키 초안 한 편을 작성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나아가 이를 통해 공동작업을 기반으로 작성한 경험과 정보를 모아 위키 문서를 만들어 공익위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의정부 지역의 시민사회운동 발자취를 분야별로 정리하는 것을 달성하는 오늘의 목표도 설정하였습니다.

     
    실습을 진행하는 참석자들
     

    우선 공익 위키의 주제를 정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예로 모둠별 각 시민 단체의 역사와 변천사 또는 지역 공익 이슈 현장 기록 중 하나를 선택하기로 하였는데요. 대부분의 모둠들이 단체의 역사 및 변천사가 내포된 단체 소개 주제를 선택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제목들의 예시를 살펴보자면

    꿈이룸교육공동체는 지구하자! 기후 위기 프로젝트,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은 청년이 만들어가는 환경운동,

    세움공동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로 설정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주제에 따른 상세 내용을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해 봤는데요.

    참고 기준으로 단체별 개요배경활동 내용성과라는 큰 틀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작성하게 된다면 어떠한 하위 항목들이 포함될 수 있는지 예시를 들어주었는데요. 개요에는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했는가 등의 요약본이 들어갈 수 있고 배경에는 활동 시작의 이유와 지역 상황 등을 서술하는 방식을 추천하였습니다. 활동 내용과 성과에는 각각 활동 날짜·장소·참여 인원 등의 구체적인 사항이 명시되고 성과를 통해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가 포함되는 것을 추천하였습니다.


    협력을 위한 그라운드룰이 작성된 실습용 공유 문서 화면 모습
     

    이를 참고하여 모둠별로 나름의 방식이 들어간 내용을 전개하여 기록하였는데요.

    예로 개요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세움공동체는 장애인이 자신의 의 주인공이 되고 지역에서 어울려 사람답게 사는 자립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라고 밝혔고 경기북부시민자치연구소는 경기북부지역 시민사회 발전과 시민자치를 위한 정책을 연구하고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곳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는 의정부 지역에 거주하거나 사업장이 있는 사람들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 실현과 시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지향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서술하였습니다.

     

    배경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는 수십년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미군 기지 지역의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생태·평화·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공익적 개발을 지향한다고 소개했습니다. 꿈이룸교육공동체는 전 세계적 기후 위기 현상에 대한 다각적 탐구를 통한 실천적 해결 역량을 함양한다는 내용을 담았고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은 대한민국의 압축적 성장에 따른 사회적 병폐의 원인을 밝히고 미래를 향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정보를 기록하였습니다.


    실습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조원들의 모습
     

    활동 내용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은 제56회 지구의 날 행사 부스 진행 및 플로깅 등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였습니다. 미군반환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는 CRC 시민 공론장· CRC 봉사단· 하나로 합창단 등의 활동을 정리하였고 경기북부시민자치연구소는 지역 현안 대응 사업의 예시로 의정부시 예산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주민자치는 어디쯤 와있나?” 주민자치회 긴급 점검 토론회, 다만세의정부(다시 만나는 세상 의정부) 사업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명시하였습니다.

     

    성과 혹은 기대효과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꿈이룸교육공동체는 학생 주도 기후행동 실천 확산, 시민 참여 기반 확장성 확보, 학교·마을 연계 교육 모델 구축 등의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는 공익 위키의 역할에도 집중해 시민들이 지역 변화 과정을 기록하면서 지역의 주인이라는 효능감이 고취되며 지역 민주주의를 강화한다는 관점에서 의의를 두었습니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은 지워진 목소리를 수면 위로 올려 공동의 기억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에 주목하였습니다.

     

    추가로 자료 관련 사진과 링크를 삽입하고 출처와 참고 자료를 기재한 뒤 재량껏 다른 글에 댓글도 달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실습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후 일정으로 지속적인 콘텐츠 보완과 소통을 하기로 하였고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와도 공익 위키의 방향성에 대해 의논해 보기로 하였는데요. 다가오는 7월 워크숍에서는 추가 토의를 하며 공익 기록방식에 대해 고민해 보고 관련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도 공익위키를 진행할 계획이니 향후 생성될 양질의 공공 기록물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단체 사진
     

    아는 게 힘이다.”라는 말이 더욱 와닿는 것은 갈수록 복잡한 세상에서 정보가 하나의 권력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아카이빙을 하며 자료를 취하면 취할수록 마음은 편해졌지만 막상 나에게 오기까지의 경로에 대한 감사함은 놓치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번 만남은 기록보다 공익위키 속 단어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수고와 헌신적인 마음가짐의 가치에 더욱 무게중심을 두었습니다. 십시일반으로 모인 이러한 무형 자산들이 지역을 넘어 우리 사회의 공익활동을 열린 지식 창고로 만들어 누구나 공익과 어우러질 수 있는 세상을 형성하지 않을까요?

     

    공익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싶다면? 공익위키를 찾아보세요!
    초스코스

    조회수 23

    2026-04-30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아이들의 손끝이 분주했다.

    흰 종이 위에 조심스럽게 찍힌 분홍빛 잎사귀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고, 그 위로 검은 원이 조용히 감싸 안는다.

    작은 숨소리와 함께 집중하는 눈빛들. 누군가는 혀를 살짝 내밀고, 누군가는 친구의 작품을 힐끔 바라보며 다시 자신의 종이로 시선을 돌린다.

    그날, 퇴촌의 한 공간은 조용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지난 18, 광주시 퇴촌청소년문화의집이 진행한 4월 문문데이 프로그램 함께 걷는 기억의 길: ‘나비의 꿈현장이다.

    이 프로그램은 나눔의 집과 연계해 청소년들에게 역사와 인권, 그리고 기억의 의미를 전하는 자리였다.

     

    책 속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오전, 아이들은 나눔의 집 역사관 앞에 모였다. 줄을 맞춰 서 있지만, 표정은 제각각이다.

    호기심, 긴장, 그리고 아직은 잘 모르는 무언가에 대한 막연함.

     

    도슨트의 설명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졌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관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 시간을 살아낸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눈이 달라지는 순간이었다.


     

    벽에 걸린 사진과 기록들, 그리고 조각상 앞에서 발걸음이 느려졌다.

    어떤 학생은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고, 또 다른 학생은 친구에게 조용히 진짜 있었던 일이야?”라고 묻는다.

     

    광수중학교 2학년 한 학생은 취재 중 이렇게 말했다.

    책에서 봤을 때는 그냥 역사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까그냥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좀 무거웠어요.”

     


     

    손으로 남기는 기억

    역사관 관람이 끝난 뒤 이어진 체험 활동. 아이들은 못다 핀 꽃판화와 나만의 책갈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만들기 시간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달라졌다.

    누군가는 꽃을 아주 작게 찍었고, 누군가는 종이 가득 꽃을 채웠다.

     

    왜 이렇게 만들었어?”라는 질문에 한 초등학생이 답했다.

    많이 피지 못해서요그래서 많이 찍었어요.”

    그 짧은 문장은, 오전에 들었던 이야기들이 아이들 안에서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함께 배우고, 함께 책임지는 시간

    이번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었던 또 하나의 장면은 ‘TC서포터즈였다.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퇴촌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 자치기구는 이날 초등학생들의 이동을 돕고 활동을 함께했다.

     

    한 고등학생 서포터즈는 이렇게 말했다.

    동생들 챙기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같이 배우니까 더 책임감이 느껴졌어요. 그냥 봉사가 아니라같이 기억하는 느낌이었어요.”

    누군가는 배우고, 누군가는 돕고, 그리고 모두가 함께 기억하는.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선 이유였다.

     

    돌아가는 길, 아이들의 표정

    프로그램이 끝나고 아이들은 각자의 작품을 들고 있었다.

    종이 위의 꽃은 모두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은 같았다.

    한 학생은 책갈피를 가방에 넣기 전 잠시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이거 집에 가서도 계속 볼 거예요. 오늘 기억하려고요.”

    그 말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을 가장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나눔의 집 - 기억을 지키는 공간

     

    경기도 광주시 퇴촌에 위치한 나눔의 집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들의 삶과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된 공간이다.

    1990년대 초 시민사회의 노력과 불교계의 지원으로 설립된 이곳은,

    처음에는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 공간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역사관이 함께 운영되며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확장됐다.

     

     

    나눔의 집은 단순한 복지시설을 넘어, 일본군 위안부문제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곳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는 개인의 고통을 넘어 전쟁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함께 운영되는 역사관은 이러한 기억을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피해자들의 증언 영상과 당시의 사진, 기록물, 조형물과 전시가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경험으로서의 역사를 제공한다. 특히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히 이루어지며, 교과서 밖에서 살아있는 역사를 배우는 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나눔의 집은 후원금 관리 문제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겪으며 운영 구조를 재정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후 공공 관리 강화와 투명성 확보를 중심으로 체계를 개선하고 있으며, 역사 교육 기능을 유지·확대하는 방향으로 운영이 이어지며, 기억과 기록을 전하는 교육 기관으로서의 의미는 더욱 강조되고 있다. 과거를 보관하는 공간을 넘어, 기억을 현재로 불러와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장소로 특히 청소년들이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자신의 언어로 기억을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 이곳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현재형으로 살아난다.

    나눔의 집은 그렇게, 사라지지 않는 기억을 지키며 조용하지만 오래 지속될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가 계속 이야기하는 한, 그리고 이렇게 손끝으로 남기는 한.

     

    나눔의집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가새골길 85

    [법인사무국] T: 031-768-0064 | F: 070-4786-7608

    [역사관] T: 031-768-0065 | F: 070-4786-7605 | Email: nanumuse@naver

    기억을 손끝에 새기다 - 퇴촌에서 만난 <나비의 꿈>
    두근

    조회수 67

    2026-04-28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ESG로 피어나는 생명의 터전

    경기도 의왕 포일습지, 민관협력으로 맹꽁이의 귀환을 준비하다

    식목일을 맞은 202643일 오후, 의왕시 포일동의 한 습지 일원이 이례적인 활기로 가득찼습니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현대로템, 의왕시청 환경과, 한국환경보전원, 시민환경단체 자연의 벗관계자 분들이 참여했습니다.

     

    식목일 참여자 사진

    포일습지 자연환경복원 및 생물다양성 증진사업 겸 ESG 환경실천 행사'로 열린 이날 행사는 민간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과 지자체의 환경복원정책이 맞닿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번 사업은 현대로템이 추진하는 ESG 사회공헌 캠페인 블루리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블루리본은 수소 에너지의 상징인 블루와 생태계 복원의 의미를 담은 리본(Re-BORN)’을 결합한 개념으로, 미래 산업과 자연 환경의 공존을 지향하는 기업 철학이 반영된 프로젝트입니다. 단순한 환경 정화 활동을 넘어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포일습지는 과거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던 공간이었으나, 도시 개발과 환경 변화로 인해 점차 기능이 약화되었습니다. 습지는 물을 저장하고 정화하는 역할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로서 중요한 생태적 가치를 지니지만, 관리 부재와 오염으로 인해 점점 그 역할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와 기업, 환경단체가 협력하여 복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본격적인 식목에 앞서 진행된 에코플로깅활동은 참여자들에게 환경 보호의 의미를 몸소 체험하게 했습니다. 습지 주변 곳곳에 방치된 폐기물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자연 회복의 시작이 정화라는걸 몸으로 알게 됩니다. 참여자들은 이후 직접 삽을 들고 나무를 심고, 흙을 고르고, 묘목의 뿌리를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한 뒤, 다시 단단히 다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생태 복원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현대로템은 이날 행사를 통해 포일습지를 지속가능한 환경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와 지속적인 복원 활동을 통해 지역 생태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고, 기업이 지역사회와 협력해 환경 문제 해결에 나서는 ESG 경영의 좋은 사례로 평가될 것입니다.

    의왕시는 지난 202579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현대로템과 한국환경보전원과 '자연환경복원 및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의왕시는 행정적 지원을 뒷받침하고, 한국환경보전원은 전문적 자문을 지원하고, 자연의벗은 시민 참여 기반의 활동을 담당하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서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생태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자연교실과 시민들에게는 휴식과 공존의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묘목이 자라 숲을 이루듯, 이번 복원 사업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를 더할 것이고, 사라진 습지에 다시 초록을 심는 일. 포일습지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가 지속가능한 환경을 향한 더 큰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포일습지
     

    맹꽁이(학명: Kaloula borealis)는 여름 장마기에 맞춰 번식하는 양서류로, 오염에 매우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습지의 수질 오염이 심하면 알이 자라지 못하고, 농약이나 폐수의 영향으로 개체가 급감합니다. 따라서 맹꽁이가 서식하는 곳은 오염이 적고 생태균형이 잘 유지된 지역으로 평가됩니다

    환경단체들은 맹꽁이를 일종의 도시생태계 건강지표종으로 분류합니다.

    , 포일습지에 다시 맹꽁이가 돌아온다면 이는 단순히 한 종의 복원이 아니라, 그 생태계가 지닌 물·식물·곤충·조류 등 다양한 생명의 순환이 복원되었다는 상징입니다.

     

    시민참여형 학습장으로서의 생태학습장

    포일습지는 단순한 서식지 복원이 아닌 시민 참여형 학습장으로 개발 중입니다. 의왕시는 관내 학교와 협력해 맹꽁이 생태교실’, ‘도시생태 모니터링 체험’, ‘수질 변화 관찰 수업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같은 교육활동은 자연보전의 세대 간 인식 차이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지역 전체의 환경의식을 높이는 사회적 효과로 이어집니다.

     

    ② '시민참여형 관리모델의 필요성

    포일습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맹꽁이 서식지 복원과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맹꽁이는 수질과 환경 변화에 민감해 습지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종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생태복원은 조성보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습지는 수질·식생·기온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향후 시민참여를 넓히려면 일회성 행사보다 정기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의왕시 환경과가 주관하는 공공일자리 사업이나 포일습지 지킴이단’, 가족 참여형 생태탐방, 학교 연계 관찰수업, 계절별 정화활동 같은 방식이 있으면 참여의 문턱이 낮아집니다. 여기에 생태DB나 스마트 모니터링이 더해지면, 시민의 참여가 기록과 데이터로 축적되어 더 신뢰도 높은 복원 관리가 가능합니다.

    또한 복원 성과를 주민들에게 주기적으로 알리는 소통도 중요합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 예를 들면 새로 자란 식생, 돌아온 곤충, 관찰된 양서류 같은 정보를 공유하면 우리 동네 이야기가 되고 나의 삶에 반영이 됩니다. 관심은 보여주는 방식에 따라 커지고, 참여는 보이는 성과가 있을 때 더 오래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시민의 관심이 단순한 응원을 넘어 생태 감시와 기록으로 이어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민들이 수질 변화, 식생 변화, 생물 출현 여부를 함께 살피고 공유한다면 복원 사업의 지속성은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포일습지는 그런 의미에서 시민이 생태 회복의 결과를 함께 확인하는 열린 현장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시민기반 ESG 생태관리 모델은 투명성, 지역 사회를 향한 진정성, 그리고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주민 스스로가 환경복원의 주체가 되면서 기업의 공시 자료 너머에 있는 실제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시민들이 알 수 있고 이해관계자의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사회의 필요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어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태DB(디지털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스마트 모니터링 체계의 단계적으로 도입도 지속가능한 생태계 보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겠습니다.

     

    복원 이후의 과학적 관리와 습지의 사회·문화적 가치 확산

    일반적으로 복원을 위한 관리로 3단계 관리시스템으로 운영이 됩니다.

    (1) 기초 모니터링 단계 수질, 식생변화, 생물 출현 종수 조사

    (2) 안정화 단계 맹꽁이 번식 밀도 및 알 산란지 확인

    (3) 지속 관리단계계절별 식생 순환 맞춤 

     

    한국환경보전원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생태음향 장비를 도입해 맹꽁이의 울음소리를 자동 인식·분석하는 ‘AI 음향 모니터링 시스템을 검토 중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 관리가 도입되면, 생태변화를 계량적으로 기록하여 효율적 유지관리가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습지는 생물의 서식지이자 시민의 휴식처, 나아가 도시문화공간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지닙니다. 향후 습지 내 둘레길 및 생태전시 공간을 조성해 문화·교육·관광이 결합된 ESG 생태공원 형태로 발전시킨다면 이는 단순한 환경보전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체험하는 생활 속 ESG’의 구체적인 모델이 됩니다.

    포일습지는 지금 막 첫 단추를 끼운 단계입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 보여준 민관의 협력, 시민의 참여, 기업의 ESG 실천, 그리고 생명에 대한 존중은 이미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습지의 물길은 느리게 흐르지만, 그 속에 자연의 회복력과 사람의 의지가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포일습지의 변화는 도시 한복판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의 회복 실험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가 환경과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의 증거입니다.

    맹꽁이의 울음이 다시 퍼질 그날, 포일습지는 단순한 자연복원지가 아닌 ESG 실천의 상징이자 세대를 잇는 생태교육의 장이 되어 있을 것이며, 꾸준한 관심과 참여가 이어질 때 포일습지는 앞으로 시민이 자주 찾고, 배우고, 돌보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복원은 한 번의 조성으로 끝나지 않으며,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있을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습지로 지역 주민, 학교, 봉사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관리 체계가 자리 잡을 때, 진정한 생태 회복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ESG로 피어나는 생명의 터전
    럭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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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23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성남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킹덤 작은 도서관에는 매일 책 향기만큼이나 따스한 미소로 이웃을 맞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 중심에서 1년째 실무자로 자원활동을 하며 도서관의 살림을 도맡고 있는 김은경 자원활동가님을 만나,

    도서관이라는 공익공간이 우리 지역에 전달하는 보람과 기쁨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성남시 분당구 미금로 170, 남현문화센터 402호에 있는 킹덤작은도서관을 소개합니다.

     

    Q1. 도서관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들의 만남이다.

    "가장 즐거운 건 역시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예요. 아이들이 도서관 문을 열고 새로 들어온 책이 있나 설레는 표정으로 들어와 책장을 훑어보는 모습이 너무 예뻐요. 삶며시 들어오는 녀석들, 우당탕 들어오는 녀석들 다양하지만 책을 읽는 모습이나 저희가 준비한 독서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하는 아이들을 보면 이 일을 잘했구나싶어 저도 모르게 힘이 납니다. 아이들이 도서관이 집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여기며 찾아와 주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Q2. 이곳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경험하나요?

    "도서관은 독서를 통해 생각을 넓히고 창의적이 사고력을 키우며 세상에 이로움을 주는 성장 플랫폼으로 자유 민주주의의 시민으로 성장을 돕는 평생학습관입니다. 특히 작은 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이웃 사랑방으로 안심하고 누구나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지요.

    이 곳에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책이 어떻게 관리가 되는지를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나눕니다. 도서 대출과 반납에 대한 전산 시스템 사용법도 배우고요. 수많은 책이 도서관에 들어와 이용자를 만날 준비를 마치는 전 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책과 도서관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독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2025년에는 그림책으로 하는 영어 교실을 통해서 영어는 언어로 쉽게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2,500권으로 시작해서 현재 약 7,000권을 갖게 되었고 지금도 희망 도서를 꾸준히 구입하며 학생과, 성인 모두가 성장하는 모습 속에서 보람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Q3. 운영하시면서 보람찼던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최근에 진행했던 북큐레이션전시가 기억에 남아요. 특정 주제를 정해 책을 전시했는데, 평소 눈에 띄지 않던 책들이 주제별로 묶어서 새롭게 소개되는 모습이 좋았어요. 아이들도 평소보다 더 큰 관심을 보이며 즐겁게 참여해 주었고요. 다양한 책속에서 길을 찾고 새로운 관점에 대한 발견으로 지속적인 독서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는데, 아이들이 책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많이 뿌듯했습니다.”

     

     

    Q4. 자원활동가로서 어려운 점도 있으실 텐데, 그럼에도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사실 제가 성격상 아주 꼼꼼한 편은 아니라서, 새로 도입된 시스템을 배우거나 도서관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일이 가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책과 아이들 곁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옵니다. 현재 저를 포함해 총 7명의 자원활동가가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는데, 이 일이 주는 '보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Q5. 앞으로 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요즘 아이들이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책 읽기를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도서관이 조금 더 편안한 사랑방 같은 곳이 된다면 아이들이 다시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도 유익한 특강이나 프로그램을 더 활성화해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독서의 기회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성남시의 지속적인 지원 덕분에 도서관이 3년째 잘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의 소중한 공간으로 남길 바랍니다.“

     

    [기자의 시선]

    김은경 선생님과의 인터뷰 내내 도서관은 단순한 '책 저장소'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아이들의 꿈이 자라나는 '살아있는 공간'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이 공간을 지켜가는 사랑은 전하는 분들이 함께 하고 있어서 우리의 내일은 한 권의 좋은 책처럼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도서관이 주는 보람과 기쁨: 책장 사이에서 피어나는 아이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살리고 세우고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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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23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대한민국 연극제 경기도대회 포스터)

    # 대한민국 연극제와 지방 연극 그리고 지방 배우

    1. 배우라는 이름을 확인하는 자리

    지방의 배우들에게 대한민국 연극제가 무엇이냐고 인터뷰를 했다.

    "연극제는 봄입니다. 일 년을 버티게 해주는 봄이요."

    "저한테는 꿈의 무대예요. 그 무대에 한 번 더 서고 싶어서, 나머지 시간을 견디는 것 같아요."

    "대한민국 연극제가 있어서, 나는 생활인이 아닌 연극배우라는 자존감을 확인합니다."

    이 말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된 구조가 보인다. 연극제는 목적지가 아니라 이유다. 그 무대에 서기 위해 나머지 계절을 견딘다. 카페 앞치마를 두르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고, 낮에는 대사를 외우면서. '생활인'으로 보내는 364일을 버티게 해주는 것이, 단 하루의 그 봄이다.

    이 말들이 아름답게 들리면서도 어딘가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그 간절함의 크기가 현실의 열악함과 정확히 비례하기 때문이다. 꿈의 무대라는 말은, 그만큼 평소의 무대가 꿈처럼 멀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글은 대한민국 연극제를 비판하는 글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 축제가 지방 배우들에게 갖는 의미가 진지하고 무겁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글이다.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만 제대로 된 요구를 할 수 있다.

     

    (연습장면, 비루한 연습실)

    2.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무게

    1977'대한민국 연극제'로 시작해 '전국지방연극제', '전국연극제'를 거쳐 다시 현재의 이름을 되찾은 이 행사는, 국내 연극계에서 가장 큰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경연의 장이다. 전국 16개 시·도의 극단들이 예선을 거쳐 한자리에 모인다.

    그런데 명칭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흔적이 있다. 한때 이름에 버젓이 들어 있던 '지방'이라는 단어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행정적으로는 '전국'이라는 말이 더 포괄적이고 격조 있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름에서 지방이 지워지는 동안, 지방의 현실도 조금씩 의제에서 멀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결정한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이 축제가 진정으로 대한민국 전역의 연극인들에게 공평한 무대를 보장하고 있는가. 이 물음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면, 이름값을 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극단 유혹)

    3. 두 달의 연습, 하루의 무대

    지방 연극의 현실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숫자다.

    안산의 한 극단은 연극제 참가를 위해 두 달간 주 6, 하루 최대 10시간씩 연습에 매진했다. 300시간이 넘는다. 배우들은 대사를 외우고 동선을 조율하고 감정을 쌓아올렸다. 그리고 단 하루 공연을 마친 뒤 손에 쥔 출연료는 40만 원 남짓.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주일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이 숫자가 불편한 이유는, 숫자 자체가 냉정하기 때문이다. 열정을 수치로 환산하면 이렇게 된다. 공연이 끝난 날 밤, 로비에서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웃던 배우가 집에 돌아가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장면을, 우리는 너무 쉽게 외면해 왔다.

    물론 배우들도 안다. 연극이 처음부터 돈이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동의 대가가 없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정당한 임금을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는, 위로처럼 들리지만 실은 구조적 방치의 다른 이름이다. 배우가 무대 위에서 빛나는 것과, 무대 밖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서로 충돌하지 않아야 한다.


    (무대연습)

    4. 예산표의 구조

    공연 예산을 짜다 보면 항목들의 위계가 눈에 보인다.

    '극장 대관비, 무대 제작비, 조명·음향 감독비' 이 항목들은 협의의 여지가 적다. 전문 기술직의 노동이고, 그 가치는 이미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예산표의 마지막 줄, 배우 출연료에 이르면 종종 이런 말이 나온다.

    "배우들은 이해해 줄 거예요. 다들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은 비용으로 계산되고, 무대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은 열정으로 계산된다. 공연 포스터에는 배우의 얼굴이 가장 크게 실리지만, 예산표에서 배우의 몫은 가장 얇다. 이것이 예산 부족의 문제만은 아니다. 배우의 노동을 '조정 가능한 항목'으로 인식해 온 오랜 관행의 문제다.

    지방에서는 이 구조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서울이라면 최소한 관객이라도 모인다. 지방에서는 홍보 비용도, 관객 동원도, 극장 대관료도 모두 극단이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마다 문화예술 지원금의 편차가 크고, 어떤 지역은 연극제 참가 자체를 재정 문제로 포기한다. 지원을 받지 못하면 참여할 수 없는 구조에서, '전국' 연극제는 사실상 '여건이 되는 지역의 연극제'가 된다.


    (무대연습)

    5. 서울이 참여한 이후

    대한민국 연극제에 서울과 경기도가 참여하게 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였다. 수도권의 활발한 연극 활동이 이 무대에 합류함으로써 경연의 수준이 높아졌고, '전국'이라는 이름에 실질이 생겼다.

    다만 그 과정에서 생긴 새로운 불균형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재 서울·경기 지역 예선에는 20여 개 이상의 팀이 참가하지만, 본선 진출 티켓은 다른 지방 광역시와 동일하게 1장이다. 수십 개 극단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수도권과, 극단 수 자체가 적어 예선 경쟁이 낮은 지방이 같은 조건으로 출전권을 나눠 갖는 방식이 형평성에 맞는지는 논의해볼 문제다.

    이것은 서울을 견제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의 규모와 여건을 반영한 탄력적인 진출 구조가 오히려 전체적인 경연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정한 경쟁은 동일한 조건이 아니라 적절한 조건에서 나온다.


    (인터뷰: 안산시 연극협회 지부장 성정선)

    6. 지방 연극이 말라가면

    지방 연극이 위기라는 말은 오래된 이야기라 식상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오래됐다는 것이 덜 심각하다는 뜻은 아니다.

    지방 배우들이 무대를 떠나는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진로가 바뀌는 일이 아니다. 그 배우가 무대에 올리던 이야기들이 함께 사라진다. 안산 공단 노동자의 이야기, 충청도 어느 마을의 기억, 남해 어촌의 계절들. 이런 이야기들은 서울의 극장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땅의 언어와 속도와 냄새를 가진 사람들이 그 땅에서 살아가야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들이다.

    연극은 항상 지역에서 자랐다. 그리스의 광장에서, 중세 유럽의 마을 광장에서, 조선 시대의 난장에서. 연극이 지역을 잃으면, 연극은 무언가 근본적인 것을 잃는다. 지방 연극은 한국 연극의 변방이 아니라 토양이다.


    (배우, 스텝, 연출)

    7. 대한민국 연극제가 할 수 있는 것들

    대한민국 연극제가 지방 연극 생태계를 혼자 책임질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극 경연이 무엇을 제도화하느냐는, 업계 전체에 신호를 보내는 일이다.

    몇 가지를 제안한다.

    출연료의 최저 기준을 만드는 것이 첫걸음이다. 공적 지원금을 받아 올리는 공연이라면, 배우의 노동에 최소한의 대가를 보장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지원금이 무대 장치에만 쓰이고 배우에게는 돌아오지 않는 구조만큼은 막을 수 있다.

    본선 진출 작품의 순회 공연도 검토할 만하다. 단 하루의 공연으로 끝나는 현재 시스템은 두 달의 준비에 비해 너무 짧은 무대를 준다. 본선 작품들이 인근 지역 소도시를 돌며 공연할 수 있다면, 배우들은 더 많은 출연 기회를 얻고 지역 관객들은 좋은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연습 공간과 공연장 접근성도 빼놓을 수 없다. 대관료가 부담스러워 공연을 못 올리는 상황이 없도록, 공공 극장의 지역 극단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연극제의 지속성을 위해, 지자체 재정이나 단체장의 의지에 좌우되지 않는 국비 지원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행사라면, 국가가 그 이름에 걸맞은 책임을 나눠 져야 한다.

     

    (무대를 기다리며)

    8. 연습실 문 앞에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대한민국 연극제가 있어서 자신이 배우라는 사실을 확인한다고 했던 그 배우. 그 말 속에는 감동이 있지만, 동시에 질문도 있다. 왜 배우는 연극제가 있을 때만 배우일 수 있는가. 연극제가 없는 나머지 364일은 무엇인가.

    이 축제가 진정으로 지방 연극인들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자리가 되려면, 그 자존감이 단 하루의 무대에서만 확인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연습실 문을 여는 매일이 배우로서의 하루여야 한다. 오디션을 기다리는 시간도, 아르바이트와 연습을 병행하는 고된 날들도.

    그러기 위해서는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열정은 이미 충분하다. 지방의 배우들은 이미 오래, 너무 오래 충분히 헌신해 왔다. 이제는 그 헌신이 지속 가능한 삶과 충돌하지 않도록, 제도가 뒷받침해야 할 차례다.

    대한민국 연극제는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아니, 되어야 한다. 이 나라 연극의 가장 권위 있는 자리가, 가장 먼저 그 이름에 책임을 지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은 대한민국 연극제 현장 자료와 한겨레신문 비정규직 연극인 윤희웅의 노동 수기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말의 폭력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대한민국 연극제와 지방 연극 그리고 지방 배우
    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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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23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봄이 오면 유독 마음이 무거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416일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거예요.

    그런데 올해는 달랐습니다. 눈물만이 기억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함께 손을 맞잡고 꽃을 접고, 영상을 보고, 길을 걸으며 새삼 느꼈습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이렇게도 다양하더라고요.

     

    [416생명안전교육원 내 조형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자리한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을 소개합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이란?

    4.16생명안전교육원은 2014416,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 교사 11명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교육과 희망으로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경기도교육청 직속기관입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외부 모습]
     

    교육원은 크게 기억관(기억교실)과 미래희망관으로 구성됩니다.

    두 공간은 같은 건물 안에 함께 있어, 한 번의 방문으로 기억에서 희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추모와 교육, 전시, 프로그램이 사계절 내내 운영되며,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기억관 - 그날의 교실이 그대로

    단원고 4.16기억교실

    기억관은 교육원 별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층 사월홀, 2층과 3층에 걸쳐 10개의 기억교실과 교무실이 운영됩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선생님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책상, 의자, 교실 문, 칠판, 사물함까지 그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있습니다.

    교실 안에 들어서면 발걸음이 절로 조심스러워집니다. 비어있는 의자,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 그리고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있는 아이들의 흔적.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그 공간에 서 있으면, 무언가가 가슴을 조용히 두드립니다.

    국가지정기록물 제14202112,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되었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1층 내부 모습]

    1층 사월홀 - 기억을 만나는 첫 번째 공간

    기억교실을 오르기 전, 1층 사월홀에서는 먼저 영상을 시청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기억을 샌드아트로 풀어낸 영상은 단원고 학생들이 교실을 떠나기까지의 긴 여정, 교실 이전 협의 과정, 그리고 기억교실이 지금의 자리에 놓이기까지의 이야기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전달합니다.

    2014415, 제주도 수학여행을 앞두고 설레어 하던 아이들의 모습. 그다음 날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416. 학생들의 제적 처리를 둘러싼 유가족과 교육청의 갈등, 교실 존치를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싸움, 그리고 끝내 교실을 지켜낸 이야기까지. 영상을 보는 내내 마음이 여러 번 흔들렸습니다.

    "기억교실이 존재한다는 건, 그 아이들이 아직도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뜻이야."

    영상 속 한 문장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1층 사월홀 영상시청]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함께 걷는 순례

    기억관 1층 사월홀에서 영상을 시청한 뒤, 기억교실을 방문하고, 그 이후에는 기억과 약속의 길 순례가 이어집니다. 이 프로그램은 4.16기억저장소와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이 함께 20147월부터 매달 진행해온 시민 순례 프로그램입니다.

    단원고 아이들이 걸었던 등굣길, 산책길, 학원을 오가던 골목길을 함께 걸으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억을 나눕니다. 유가족 어머님들로 구성된 가족운영위원이 직접 안내와 해설을 맡아 진행합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2층 기억교실복도 통로]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 기억관 1층 사월홀 집결 (사전 확인 권장)

    > 문의 : 4.16기억저장소 031-410-0416

     

    미래희망관 - 기억이 희망으로 피어나는 전시 공간

    미래희망관은 기억관과 함께 교육원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매달 새로운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 공간으로, 세월호 참사와 기억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이 조용하고도 깊게 관람객에게 말을 건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전시]
     

    20264월에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기념한 2부작 기획전 , 기억에서 희망으로가 진행 중입니다.

    전시 1 봄을 닮은 그대의 시간, 열두 해의 세월

    > 작가 : 이종구 / 단원고 학생 반별 회화 13

    > 전시 기간 : 2026. 4. 1.() ~ 4. 29.()

    > 전시 장소 :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134)

    > 관람 시간 : 평일 09:00~18:00 | 주말·공휴일 휴관 | 무료

    > 문의 : 031-229-7662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전시]
     

    전시 2 세월의 생명들 - 열두 해를 지나 희망을 보다

    > 작가 : 이구영 / 아크릴 회화 19

    > 전시 기간 : 2026. 4. 1.() ~ 5. 21.()

    > 전시 장소 : 4.16기억전시관 3(안산시 단원구 인현중앙길 38)

    > 관람 시간 : ~09:00~18:00 | ··공휴일 휴관 | 무료

    > 문의 : 031-411-7372

     
    [416생명안전교육원 미래희망관 1층 전시 및 416기억전시관 전시안내표]
     

    함께하는 손길 - 소안지 봉사활동

    4.16생명안전교육원의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에는 지역 단체들의 따뜻한 손길이 함께합니다. 그 중 소안지(소소한 일상 속 안전지킴이)는 생명안전 교육 단체로, 지역 주민에게 안전과 환경교육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3월에는 4월을 기억하는 꽃 만들기 봉사를, 4월에는 기억식을 앞두고 다양한 체험 부스 사전 준비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기억식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함께 손을 움직이다 보면 슬픔이 조금씩 연대의 온기로 바뀌는 걸 느낍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꽃을 접고, 부스를 준비하고, 그 길을 함께 걷는 것. 그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입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에서 3월 기억식을 준비하는 꽃 만들기 봉사활동 소안지팀]
     

    제가 방문한 날도 마침 4.16 러닝크루 '다시 봄' 특별 행사가 열렸습니다.

    함께 달리고, 함께 웃고, 함께 이름을 기억하는 그 장면을 바라보는 내내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픔을 기억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오히려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어요. 이런 방식의 추모가 있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아오는구나 싶었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외부에서 진행된 러닝크루 다시봄 행사진행모습]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 당일에도 러닝크루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장 슬픈 날에도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기억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는 방법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때로는 함께 달리는 것도, 번호를 등에 달고 그 길을 걷는 것도 기억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하게 밝혀주기도 한다는 것을 이날 느꼈습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 외부에서 진행된 러닝크루 다시봄 행사진행모습]

     

    "우리는 별이 되어 사라진 게 아니라, 은하수를 만들어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걸 기억해 줘."

    기억교실에서 들려온 영상 속 한 마디입니다.

    4.16생명안전교육원은 그 은하수를 함께 지켜가는 공간입니다. 봄날, 한 번 그 길을 걸어보세요.

     

    방문 안내

    > 4.16생명안전교육원 (기억관 + 미래희망관) : 경기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134

    > 기억과 약속의 길 :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오후 / 기억관 1층 사월홀

    > 운영 문의 : 031-414-0416 / 전시 문의 : 031-229-7662

    > 관람료 : 무료

     


    기억이 희망이 되는 공간 -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
    안산사라

    조회수 149

    2026-04-21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416, 또 한 해가 지나갔습니다.

    벚꽃 잎이 흩날리는 안산 화랑유원지에 노란 바람개비 12개가 세워졌습니다.

    '안전한 나라, 약속을 넘어 책임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무대 위로 맑고 뜨거운 봄볕이 내리쬐었습니다.

    올해는 다를 거라는 기대를 품고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달랐습니다.


    [416기억식 현장]

    신청부터 입장까지, 달라진 절차

    올해 기억식은 참여 절차부터 예년과 달랐습니다. 사전 신청 없이는 입장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잠깐 스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화랑유원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416기억식 출입구역 안내 배너]
     

    흰색 텐트 안에서 검은 옷을 입은 스태프들이 노트북으로 참석자를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안전 가드레일과 붉은 로프가 정돈된 입장 동선을 만들어 두었고, 노란 안내 배너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복잡하게 느껴지기보다, 오히려 이 정도 격식과 절차가 있어야 마땅한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16기억식 좌석배치도 배너]
     

    생각해 보면, 이 꼼꼼한 절차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안전'의 실천이었습니다. 추모하는 마음을 지키기 위한 절차, 유가족과 참석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 까다롭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우리의 안전을 위한 배려였습니다.


    [416기억식 B구역 출입구 가는 길]
     

    12년 만에 채워진 앞자리

    기억식에 12년 동안 참석해오면서 매번 가슴 한켠이 무거웠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맨 앞자리, 즉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리가 늘 비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가족 대표는 이날 무대에서 그 마음을 직접 전했습니다.

     
    [기억식에 참여하신 대통령과 영부인 유가족분들과 만나는 모습]
     

    "참 오래 기다렸습니다. 이 기억식에 맨 앞자리 한 자리가 지난 11년 동안 늘 비어 있었습니다. 그 자리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리입니다. 그런데 마침내 세월호 참사 12주기의 이 자리가 채워졌습니다."

     
    [기억식에 참여하신 대통령님 추모메시지 전달하시는 모습]
     

    2026416, 이재명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기억식에 처음으로 참석했습니다. 참사 이후 네 번의 정권이 바뀌는 동안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이 자리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대통령은 희생자를 추도하고 유가족과 함께 자리에 앉아 손을 맞잡았습니다. 예전처럼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어수선하거나 불편한 장면도 없었습니다. 추모식다운 추모식이었습니다. 유가족분들 마음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생각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들은 기억의 말씀들

    이재명 대통령은 무대에 올라 깊은 애도와 함께 책임을 다짐했습니다.

    "12년이 흘렀지만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우리 모두가 똑똑하게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을 반드시 지켜내는 나라를 만들어 놓겠습니다"고 다짐했습니다.

     
    [기억식에 참여하신 대통령님 추모메시지 전달하시는 모습]
     

    4.16재단 박승열 이사장은 지난 12년을 돌아보며 세 가지를 요청했습니다.

    첫째,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이 더 이상 미뤄지지 않을 것.

    둘째,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혐오와 폭언을 근절하는 대책 마련.

    셋째, 4.16 생명안전공원이 하루빨리 완공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

    참사 당일 대통령 기록물을 비롯한 정부 기관의 자료 공개도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유가족 대표 김종기 운영위원장(단원고 2학년 1반 고 김수진 학생 아버지)

    "오늘 대통령님의 참석은 12년을 기다려온 저희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게 가장 따뜻한 위로"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도 잊지 않았습니다. 진상 규명 완수, 책임자 처벌, 그리고 4.16 생명안전공원으로 흩어진 아이들을 데려오는 일. 그것이 남은 과제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같은 교복, 같은 언덕 - 후배가 전한 기억 편지

    이번 기억식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장면이 있었습니다. 예년에는 세월호 생존자가 희생 학생들에게 기억 편지를 전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단원고등학교 현재 재학 중인 2학년 학생이 선배들에게 직접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12주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기억식에 참여한 참여자들 모습]
     

    "선배님들이 입으셨던 붉은색 체육복과 교복을 입고 저희도 매일 학교 언덕을 오릅니다. 숨이 조금 차오르는 그 길을 지나 복도를 걷고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평범한 일상이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교복을 입고, 같은 언덕을 오르는 후배가 선배의 이름을 부르는 그 장면은 기억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단원고 후배들의 다짐처럼, 기억하는 일이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함께한 이들의 목소리 - 연대가 치유가 되다

    기억식 현장에는 유가족과 시민만이 아니라 지역의 정치인들도 함께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시의원 예비후보 박민정 후보는 기억식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억은 힘이 세고, 연대는 치유가 되며, 책임은 변화를 만듭니다. 오늘 기억식에서 맞잡은 손길들은 서로에게 치유가 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을 것입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단단한 씨앗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억식 장소 바닥한켠에 쓰여진 메시지 기억, 약속, 책임]
     

    기억식에서 맞잡은 손 하나하나가 치유가 된다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12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힘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에서 나왔다는 것을, 그 말이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오후 416, 사이렌이 울릴 때

    기억식 마무리 즈음, 사회자가 말했습니다.

    "12회 동안 세월호 앞에 선 우리가 가장 많이 되뇌었던 말은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였습니다."

    무대 위로 12개의 노란 바람개비가 돌고 있었습니다.

     
    [기억식 진행 아나운서]
     

    오후 416, 안산 시내에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304명의 이름을 기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순간만큼은 2014416일이 어제처럼 느껴졌습니다. 12년째 이 자리를 함께하면서, 올해만큼 뿌듯하게 돌아온 날이 없었습니다.

     

    4·16재단에서 전합니다

    세월호참사 12주기 기억식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번 기억식에는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해 희생자를 추도하고 피해가족을 위로하며 손을 맞잡았습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열두 번째 봄, 여러분 덕분에 우리는 기억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기억이 힘이 되어 진실이 밝혀지고 참사 피해자들의 권리가 온전히 지켜지도록, 단원고 후배들의 다짐처럼 안전 사회를 향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4·16재단은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4·16재단 [문자로 안내된 메시지]

    기억식 현장 사진: https://bit.ly/20260416_416foundation

     
    [기억식 참여해서 받은 물품중 노란리본 뒤에 적힌 기억식 식순]
     

    기억의 힘은 셉니다. 기록의 힘도 셉니다. 12년을 포기하지 않고 이 자리를 지켜온 유가족들, 매년 함께해 온 시민들, 이제는 같은 교복을 입고 선배의 이름을 부르는 후배들, 그리고 손을 맞잡으며 연대의 온기를 전한 모든 이들. 그 연결이 있었기에, 올해 드디어 비어 있던 앞자리가 채워졌습니다.

     
    [기억식 참여해서 받은 물품중 식순이 적힌 노란리본]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기억하는 한, 그 봄은 영원합니다.

     

    이 글은 20264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 현장을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2년 만에 채워진 그 자리 -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 현장을 기록하며
    안산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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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21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의왕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도시경제분과 정기회의 리뷰

    2026년 사업계획과 지역 활동을 중심으로

    2026417일 오후 5, 의왕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실에서 도시경제분과 정기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2026년 사업과 활동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그동안 추진해 온 지역 활동과 교육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회의는 비교적 실무 중심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참석자들은 도시경제분과 위원들과 관계자들로 구성되었으며, 간단한 인사 이후 곧바로 주요 안건에 대한 보고와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지난 활동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졌습니다.

    도시경제분과는 그동안 지역경제와 지속가능성을 연결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특히 지속가능한 소비지역 기반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지역축제와 연계한 친환경 장터 운영이 있습니다. 이 장터에서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소상공인들이 참여하여 친환경 제품과 지역 생산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시민들에게 어떤 소비가 지속가능한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교육의 장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또한 공정무역 제품 홍보 활동도 꾸준히 진행되었습니다. 커피, 초콜릿 등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공정무역의 개념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윤리적 소비에 대한 시민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소비를 단순한 경제행위가 아닌 사회적 가치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지역 내 소상공인과의 연계 활동도 중요한 부분으로 다뤄졌습니다.

    도시경제분과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 왔으며, 특히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는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홍보하는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는 지역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되었습니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지속가능한 소비 교육’, ‘지역경제 이해 교육등이 운영되었으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환경 연계 교육도 일부 진행되었습니다. 교육은 강의 중심이 아닌 체험과 사례 중심으로 구성되어 참여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후 2026년 사업계획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올해 도시경제분과의 핵심 방향은 지역 기반 지속가능경제 강화시민 참여 확대로 정리되었습니다. 단순한 행사 운영을 넘어, 지속적인 참여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주요 목표로 제시되었습니다.

     

    먼저, 친환경 장터의 확대 운영이 계획되었습니다.

    기존의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정기적인 운영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참여 주체도 더욱 다양화할 예정입니다. 사회적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소상공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되, 친환경 제품과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을 기준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이 논의되었습니다.

    또한 지역 화폐 및 로컬 소비 활성화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지역 내에서 소비를 순환시키는 구조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이 함께 추진될 예정입니다.

     

    공정무역 관련 활동도 강화됩니다.

    기존의 홍보 중심에서 벗어나 체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학교 및 기관과 연계한 교육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공정무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도시경제분과에서는 특히 교육과 실천의 연결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인식을 높이고, 그 인식이 실제 소비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 소비 실천단과 같은 형태의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시민들이 직접 활동에 참여하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었습니다.

    또한 지역축제와의 연계도 중요한 전략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축제는 많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을 알리고 체험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플랫폼이 됩니다. 도시경제분과는 환경분과, 교육분과와 협력하여 통합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협력 네트워크의 중요성도 강조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지역경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 시민단체, 기업, 교육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존 협력기관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발굴하는 것이 과제로 제시되었습니다.

    또한 활동의 성과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도 논의되었습니다. 단순한 행사 횟수가 아니라, 참여자 수, 교육 효과, 소비 변화 등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성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회의를 통해 느낀 점은 도시경제분과의 활동이 단순한 경제 활성화 차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소비, 생산, 유통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 만큼,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시민이 주체가 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이 점점 강화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도 분명합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이러한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동기 부여와 프로그램의 다양화도 중요할 것입니다.

    이번 도시경제분과 정기회의는 과거 활동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구체화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지속가능한 지역경제라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개념이, 실제 활동과 계획을 통해 점점 현실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도시경제분과의 활동이 어떻게 구체화되고, 시민들의 삶 속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지 기대해봅니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의왕시가 더욱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지속가능한 소비 중심의 사회적 가치 실천
    럭비공

    조회수 145

    2026-04-21
  •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길을 따라온 게 아니라 휠체어와 함께 길을 만들며 여기까지 왔어요.” 

    그의 이야기는 이 한 문장에서 시작한다. 늦게 시작한 공부와 일, 아이를 키우며 멈춰야 했던 시간, 그리고 다시 장애인 활동가로 살기까지, 그는 휠체어로 스스로 길을 내며 살아왔다.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총괄팀장이자 동료상담가 조은상 활동가를 소개한다.


    = ‘동료상담가’라는 말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소개부터 부탁해요.

    - 저는 안산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IL’)에서 동료상담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장애인이라고 하면 도움과 서비스를 ‘받는 사람’을 상상하잖아요. 자립생활센터 동료상담의 정신은 장애인을 세상을 바꾸는 주체로 바라보는데요, 장애인 당사자가 또 다른 장애인 동료와 하는 상담이죠. 단순히 ‘비슷한 처지끼리 하는 대화’가 아니라, 기존의 전문가 중심 상담 모델로부터 해방된 고도의 정치·사회적 치유와 임파워먼트
    Empowerment 과정이라 할 수 있어요.

    정신과 의사나 사회복지사가 장애인을 진단과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상담이죠. 동료상담은 그런 전문가주의Professionalism로부터의 해방된 평등한 관계 모델이라 할 수 있어요. 장애인 스스로가 자기 삶의 전문가라고 선언하는 거죠. 자격증의 권위가 아니라 장애를 안고 살아온 ‘생존의 역사’ 자체가 상담의 강력한 도구죠. 상담의 목표 역시 상담가가 아니라 내담자 스스로 ‘자기결정권’으로 설정하고요.

    동료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대등한 관계로 진행해요. 한쪽이 가르치거나 답을 주는 게 아니라, “나도 그랬다”는 공감을 서로 나누는 거죠. 이 모든 과정이 자립생활 모델과 결합해요. 내면의 힘을 길러서 결국 시설이나 집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살아가게 하는 힘. 더 나아가 개인의 변화를 넘어, 사회의 책임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동력이 되고요.


    = 와~ 자립생활센터가 어떤 곳인지도 소개해 주셔야겠어요.
     

    장애인복지관과 비교해 볼게요. 이전엔 서비스를 받거나 이용하러, 즉 이용자로서 장애인복지관을 드나들었어요. IL센터에서는 장애인이 행동의 주체가 돼요. 이용 시설이 아니라 장애인이 직접 일하고 활동하고 사회를 바꾸기 위해 움직이는 단체죠. 환경과 사회를 장애물이 없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사회 변혁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을 돕는 것을 넘어서 사회를 바꾸는 일이에요.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은 삶의 운동이자 삶의 일부예요.

    IL의 가장 기본 정신이 권리옹호, 자기결정권과 자기선택권인데요. 어디서 살지, 무엇을 먹을지, 누구를 만날지와 같은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부터 인생의 큰 항로까지,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고자 해요. 거기엔 실패할 권리도 포함돼 있고요. ‘장애인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 장애인이 없어서는 안 된다’라는 당사자주의고요. 소장부터 내부의 주요 의사결정자들까지 센터 인력의 과반수가 장애 당사자인 것도 그 때문이고요.

    장애가 있다고 사회와 격리된 시설에서 살아야 할까요? IL은 비장애인과 똑같이 지역사회 안에서 어우러져 사는 것을 지향해요. 물리적 건물만이 아니라 교육·노동·문화생활 등 모든 사회적 기회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죠. 장애인이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을 문제로 보는 사회적 장벽Social Barrier’이 문제라고 보는 겁니다. 이 운동의 핵심은 개인의 재활이나 극복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에 있는 거죠.


    = 어쩌다 이렇게 엄청난 곳에 발을 들이게 되었을까요?

    - 처음엔 아는 언니 따라왔죠. 사진 동아리 ‘포커스휠’에 나가면서도 별로 적극적인 회원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센터에서 동료상담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동료상담을 진행해본 게 첫 출발이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센터활동도 하게 되고 그러다가 집단동료상담 리더 교육을 받으면서 생각이 크게 바뀌었어요. 제 자신과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죠. 내가 ‘불쌍하고 불행한’ 장애인이 아니라, 사회적 차별과 구조적 모순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 거죠. 장애인 동료상담가들이 당당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그전에는 직업을 갖기 위해 자격증도 따고 사회가 원하는 기준에 나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면 센터 활동과 동료상담을 하면서 왜 자립생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왜 이 일을 하는지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는 직업이 아니라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금까지 센터에서 간사부터 팀장, 센터장까지 경험했고, 지금은 상록수IL센터 총괄팀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IL센터이지만 일에 집중하다 보면 가끔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갈등이 생길 때도 있어요. 그래서 현장의 동료들을 만나면서,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계속 스스로 돌아보게 돼요.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업무 회의 사진제공 조은상


    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사무실 책상 앞에서 사진제공 조은상


    IL센터 활동 동료상담 사진제공 조은상



    = 공부를 늦게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장녀로 태어나 돌 무렵에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걷지 못하게 됐어요. 동생이 셋이었으니 넉넉지 않은 형편에 부모님은 저만 집중해서 돌보기 어려웠을 거예요. 입학할 나이가 됐지만 학교까지 이동하는 것도 어려웠고, 동생들을 희생시킬 순 없지 않냐는 말을 듣고 자랐어요. 그럴 때마다 부모님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아무 말 못 하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집에서 가정교사를 통해 조금씩 공부했지만 늘 공부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책을 읽었어요. 

    20대에 직업 훈련원에서 옷 만드는 기술을 배워 취업을 하고 보니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20대 후반에 검정고시를 시작했어요. 결혼하고 보니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하는 건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힘들다는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느낌이 더 컸어요. 방송대 교육학과를 계속 장학금 받으며 졸업했어요.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능했어요. 서로 과제를 알려주고 시험 정보를 나누면서 함께했던 경험이 컸어요. 그때 공부는 혼자보다 공동체 안에서 함께 하는 것이라는 걸 느꼈어요. 
     

    = 장애 여성으로서 전에 하신 일과 사회생활에 대해 들려주실 수 있어요?

    - 장애인이라고 하면 부모가 희생하거나 당사자가 희생하거나 그런 구조잖아요. 공부 기회를 놓치고 사회에 나갔기 때문에 저는 더 열심히 배우고 일했어요. 장애인기능대회가 있었는데 나가서 금메달을 땄어요. 이제 세계 대회를 나갈 수가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열심히 연습했고 프라하 세계 장애인 기능대회 나갈 티켓도 땄어요. 그런데 저한테 기술 가르쳐준 선생님들이 그렇게까지 할 거 있냐고 반대하시더라고요. 처음부터 하지 말라고 하든지, 장애인에 대한 기대가 아예 없구나, 상처를 많이 받았죠. 튀지 않고 착한 장애인이길 원했던 것 같아요.

    제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도 그랬어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작업장이었는데, 수녀님들이 제 결혼을 걱정하고 반대했어요. 부모님도 심하게 반대해서 5년을 미루다 결혼했어요. 동료상담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도 비슷했어요. 장애 여성은 교육, 결혼, 출산, 일 등 여러 선택에서 뒤로 밀리고 편견의 대상이에요. 직장에 다닌다고 하면 놀라고, 집이 깨끗하다고 놀라고, 아이를 키운다고 해도 놀라요. 장애인은 돌봄을 받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해요. 저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그 평범함이 오히려 특별한 일이 되는 느낌이 있어요.


    = 비장애인 여성도 두려워하는 결혼인데 참 씩씩하게 사셨어요. 아이 낳고 키우며, 또 워킹맘으로 살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 30대 후반에 아이를 가졌을 때도 일을 쉬지 않았어요. 배가 불러서 운전하기 힘든데 사장님이 나와서 같이 밥이라도 먹자며 부르셨어요. 당시엔 생소했던 강아지 옷 만드는 일이었는데 일이 많아서 새벽 7시에 출근해서 야근까지 하는 날이 많았어요. 한번은 폭설이 내려 청계 터널에서 2시간을 갇혀 있었는데, 다음 날 보니 타이어가 터져 있더라고요. 저는 천주교 신자인데 아이랑 저랑 정말 주님이 살려주셨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결혼할 때도 그랬어요. 장애인이 어떻게 살 거냐, 아이는 어떻게 키울 거냐. 저도 아이는 낳지 말자 생각했었죠. 일을 계속하고 싶었고 양육에 자신도 없었죠. 어느 날 밤늦게 퇴근하면서, 일만 하는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를 갖기로 했어요. 임신과 출산 과정은 쉽지 않았어요. 이동도 어렵고 병원 가는 것도 힘들었어요.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일을 할 수 없었어요. 맡길 곳이 없어서 제가 아이를 돌보게 되었어요.


    안산의 리프트 택시 사진제공 조은상


    상록수 센터에서 진행된 안산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사진제공 조은상


     

    = ‘착한 장애인’이라는 기대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 가족 안에서 화목하게 살기 위해서는 많이 참아야 했어요. 장애인이기도 하고 여성이라는 점이 겹치면 어떨까요? 장애인 여성은 더 많이 참고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어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자존감은 많이 낮아져 있었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남들보다 사회생활도 그렇고 뭐든 다 늦었으니까 나는 더 빨리 잘해야 할 것 같은 그런 생각이었어요. 이걸 ‘맏딸 콤플렉스’라고 하죠? 부모님한테 걱정을 끼쳐드리고 싶지 않고, 장애인이라 못한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딱딱 다 잘 해내려고 했어요. 하지만 10년 IL 활동을 하며 조금씩 달라졌어요.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서로 힘들게 하잖아요. 이제는 못 하는 건 못 한다고 말해요. 어머니에게도 이번에는 못 간다고 말하게 되었어요. 그럴 힘이 생겼죠. 


    =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아이를 키우다가 어느 순간 다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한 언니가 등록금을 내줄 테니 공부를 꼭 하라고 말했어요. 누군가가 나를 믿어준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버지도 응원해 주셨어요. 마흔 넘어 다시 공부할 때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셨어요. 엄마가 보내준 김치 통 사이에 아버지가 학비에 보태라고 몰래 30만 원이 든 봉투를 넣어두셨는데, 김칫국물에 젖은 그 봉투를 보고 마음이 짠했던 기억이 지금도 나요.


    =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나 삶의 전환점이 있었나요?
     

    - 2014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저를 많이 도와주던 언니도 돌아가시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였어요. 그 시기에 세월호 참사도 있었고요. 솔직히 우울함도 있었어요. 제가 사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고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 사건이 너무 크게 다가왔어요. 그냥 뉴스에 나오는 사건이 아니라 내 아이의 일처럼 느껴졌죠. 앞으로 우리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이래도 되는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힘든 시기를 통과하며 지역에서 하는 집회나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됐어요. 큰 역할은 아니지만 그냥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어요. 연대하고 같이 있는 사람,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4.16시민대학 사진제공 조은상


    세월호참사 10주기 4160인 합창에 참여하고 사진제공 조은상


    안산시민연대 촛불문화제에서 사진제공 조은상



    = 장애인에게 일이란 어떤 의미라고 보십니까?

    - 일은 삶을 바꾸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센터에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일자리에 참여하는 분이 “내가 번 돈으로 가족들에게 짜장면 한 그릇을 사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라던 말을 잊을 수 없어요. 큰 변화라고 느꼈어요. 일하고 돈을 벌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이게 장애인의 삶의 위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주체로 살게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중증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단순한 수입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사회의 구성원으로 지역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가 더 커요.

    그래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 불러요. 시혜적 성격을 거부하고, 이동권, 탈시설, 교육 등 장애인 권리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날이죠. 올해도 3월 26일에 청와대 앞에서 <22회 3.26 전국장애인대회 및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을 열었어요. 최옥란 열사 기일에 열린 22회 3.26 대회였죠. 효자동 복지센터 인근에서 출발해서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하고 집회와 열사들을 기리는 추모제도 진행했어요. 많은 활동가들이 각자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전국에서 모여요. 



    3.26 전국장애인대회 사진제공 비마이너



    장애인 권리 보장 다이인(
    die-in) 행동 사진제공 조은상


    장애인 접근권 보장 기자회견 참여 중 발언 사진제공 조은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삭발 투쟁 사진제공 조은상 


    = 앞으로의 삶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 지금까지 활동하고 또 아이를 기르면서 앞만 보고 살아온 것 같아요. 그런데 작년부터인가 앞으론 어떻게 살지? 이런 고민이 들었어요. 앞만 보고 가지 말고 소소하게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과 차도 마시고 서로를 지지하고 나누면서 사는 삶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어요. IL센터의 활동가로, 동료상담가로 목소리를 내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면서 살아야죠.

    돌아보면 누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온 게 아니라 그때그때 부딪히며 길을 만들어 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큰 계획보다는 지금처럼 살 것 같아요. 필요한 자리에 가 있고 연대하며 살고 싶어요.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살았다 싶어요. 앞으로도 휠체어와 함께 제가 길을 만들며 살아갈 것 같아요.
     


    “휠체어와 함께 길을 만들며 여기까지 왔어요.”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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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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