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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설립 추진을 위한 집담회 현장을 다녀와서

     

    1. 행사 개요

    - 행사명 :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추진을 위한 집담회

    - 일시 : 2026630() 18:30 ~ 21:00 (2시간 20)

    - 장소 : 시흥 YMCA

    - 주최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주관 :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추진 준비위원회

    - 진행 : 김용현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추진준비위원장

    - 참석 : 시민·활동가·시의원 등 37(사전 신청자 및 현장 접수자)

     

    [환영 인사를 전하는 유명화 센터장(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환영 인사를 전하는 최은심 이사장(시흥YMCA)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과 시흥 YMCA 최은심 이사장의 환영인사로 시작된 이날 집담회는 크게 두 개의 시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시흥시의 지역 현황과 센터 설립의 필요성, 타 지자체의 설립 사례, 관련 법률 검토라는 세 개의 발제가 이어졌고, 짧은 휴식 이후 2부에서는 발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질의응답과 종합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자리를 "도와줄 사람을 모으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갈 사람을 모으는 자리"라고 소개하며 집담회의 취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집담회 현장 전경, 많은 시민과 활동가들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채운 모습 에디터_안산사라]

     

    2. 발제 정리

    발제 1.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추진 배경과 지역 현황

    발제자: 서종호 시흥YMCA 사무총장


    [시흥YMCA 서종호 사무총장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서종호 사무총장은 시흥시가 최근 10년 사이 인구 50만을 넘어서며 경기도의 중견 대도시로 성장했다는 점을 짚으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배곧, 은계, 장현, 목감 등 신도시가 개발되는 외형적 성장의 이면에는 기후위기, 고령화와 돌봄 공백, 신도심과 원도심 간의 격차 같은 사회적 틈새가 존재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러한 틈새를 메워온 것이 지역 공익활동가와 시민단체였지만, 개인의 희생과 일회성 활동에 머무는 구조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센터 설립의 당위성을 네 가지로 정리해 설명했습니다.

     

    파편화된 시민사회를 하나로 묶는 협치 플랫폼(허브)이 필요합니다.

    복잡한 세무·회계·행정 서류에 지친 활동가들에게 '비 올 때 우산'이 되어줄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소규모 모임과 1인 활동가 등 기존 체계로는 포착되지 않는 작은 목소리를 위한 스피커 역할이 필요합니다.

    안양시 등 이웃 지자체 대비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시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상향식(Bottom-up) 모델이 필요합니다.

    서종호 사무총장은 "센터 설립은 시민을 수혜자가 아닌 공동체의 주인으로 예우하겠다는 정책적 선언"이라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발제 2. 타지역 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과정 및 운영 사례

    발제자: 김유철 안양YMCA 사무총장


    [안양YMCA 김유철 사무총장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김유철 사무총장은 "시흥시는 안양시보다 여건이 좋다"는 말로 발제를 열었습니다. 안양시의 설립 과정은 2010년 최초 논의부터 20258월 정식 개소까지 무려 15년이 걸린 여정이었습니다. 2010년 논의는 시민사회가 공동정부 틀에서 이탈하며 무산되었고, 2020~2021년에는 조례가 시의회 총무경제위원회에서 계류되다 결국 부결되었습니다. 사유는 재정 부담,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정치적 편향성 우려였습니다.

     

    이후 2022년 새로운 시의원단 구성과 함께 조례가 의회를 통과했고, 2023년 공익활동촉진위원회가 출범해 리모델링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20258월에는 안양YMCA·안양여성의전화·안양장애인인권센터 컨소시엄이 수탁하며 민간위탁 방식으로 정식 개소했습니다.

    김유철 사무총장은 정치권 설득 과정에서 민관협치위원회를 공모제로 전환하고, 지하상가 활성화라는 지역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반대 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린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개소 이후에는 공간 대관 만족도가 높아졌고, 소규모 동아리와 사회적협동조합의 참여 기회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발제 말미에는 세 가지 시사점을 정리했습니다.

    감정적 대립 없이 데이터로 꾸준히 설득해 낸 '인내의 거버넌스'였습니다.

    시민사회가 스스로 수탁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타 지역 사례를 철저히 벤치마킹해 안양시 실정에 맞는 규모를 도출했습니다.

     

    발제 3. 공익활동지원센터 관련 법률 검토 및 제언

    발제자: 김수연 시흥시의회 의원 · 의회운영위원장


    [시흥시의회 김수연 의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김수연 의원은 "오늘 자리는 센터 설치의 찬반을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라, 어떤 제도와 방식으로 공익활동을 뒷받침할지 논의하는 자리"라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왜 필요한가"보다 "어떤 기능을 맡길 것인가", "예산 대비 어떤 성과를 보여줄 것인가"를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광역 7, 기초 23곳 등 총 30건의 관련 조례가 제정되어 있다고 소개하며, 핵심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 기존 자원봉사센터·사회적경제센터 등과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활동가 성장지원과 민관협력 네트워크 등 교차 영역의 허브 기능에 특화해야 합니다.

    - 직영과 민간위탁 각각 장단점이 있는 만큼, 공공성과 자율성을 함께 보장할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 초기부터 현장 지원사업 중심으로 예산을 설계하고, 구체적 성과지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 공모·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해 중복·편중 지원 우려를 해소해야 합니다.

    김수연 의원은 "오늘 토론이 유명무실한 조직이 아닌, 시민의 공익활동을 성장시키는 플랫폼을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발제자 세 분과 참석자들이 함께한 질의응답 시간, 열띤 토론 에디터_안산사라]

     

    3. 질의응답 정리

    2부 종합토론은 발제에 대한 자유로운 질문과 의견 개진으로 채워졌습니다. 참석자들의 발언은 크게 '중복성에 대한 시각차', '현장 활동가의 체감 현실', '신진 정치권의 고민', '운영 노하우'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가장 뜨거웠던 쟁점, '중복성'


    [참여자와 종합토론을 하는 모습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된 주제는 역시 '중복 사업' 문제였습니다. 준비위원회 측은 센터가 특정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활동가를 잇는 허브·플랫폼이라는 점을 거듭 설명했습니다. 이미 안양시에서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은 "실제로 운영해보니 중복되는 사업은 거의 없었다", "행정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경기도 지원은 임의단체에 지원되지 않고 1년 단위인 데 반해, 안양시 센터는 고유번호증만 있으면 지원이 가능하고 2~3년 단위로 지원하는 등 기존 체계와 실질적으로 다르게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참석자는 "'중복'이라는 개념 자체를 우리가 지나치게 자기검열하듯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예를 들며, 지원 대상과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같은 활동도 중복으로 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타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다 최근 시흥에 정착했다는 한 참석자는 "이 사업들은 궁극적으로 시민의 삶을 위한 것이지, 특정 단체나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교통비와 건강보험료 혜택이 동시에 주어지는 것을 두고 아무도 '중복 지원'이라 부르지 않는 것처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에 맞는 프레임으로 사업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은 "같은 문제를 안양은 이렇게 풀고 평택은 저렇게 푸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 지역마다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집단지성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진 센터는 외부 정치적 흔들림에도 잘 흔들리지 않는다"는 조언도 덧붙였습니다.


    [종합토론 시간에 발언하는 시흥시 양범진 시의원 에디터_안산사라]

     

    현장의 목소리: 마을활동가·소수자단체·환경단체

    갯골마을학교에서 활동하는 한 참석자는 마을 단위 활동의 현실적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보조금 사업을 하다 보면 마을의 현실이 아니라 행정 시스템에 맞춰야 한다", 하루 6~8시간을 활동하는 마을활동가들에게 인건비 배정을 20%로 제한하는 현재의 보조금 구조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변화를 계속하는데, 그 노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시스템이 왜 계속돼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시흥에서 활동해 온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6년 전 시흥에서 활동을 시작할 때 연대할 단체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이번 집담회를 통해 비로소 시흥에 이렇게 많은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센터가 시민사회 단체들의 연결 플랫폼 역할을 명확히 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종합토론 시간에 발표하는 활동가의 모습 에디터_안산사라]

     

    정왕동에서 21년째 환경단체를 운영해온 한 참석자는 별도의 지원 없이 회원 후원만으로 활동해온 경험을 나누며, 지원을 받으면 오히려 오해를 사기도 했던 현실을 전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정답을 바라지는 않지만, 중복이라는 말에 너무 매몰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소회를 남겼습니다.

     

    올해 6월 새로 당선된 한 시의원은 취임 직후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지원센터, 장애인 복지 확대 등 수많은 요청을 받았던 경험을 전하며, "결국은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현실적 고민을 솔직하게 나눴습니다. 직접 지원과 중간지원조직 설립 사이에서의 고민을 공유하면서도, "각 상임위에서 잘 설득해 나가겠다"며 협력의 뜻을 밝혔습니다.

    성과지표에 대해서도 "시민들에게 이 센터가 하는 역할과 허브 기능을 얼마나 잘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명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은 영리 부문의 '성과' 개념을 비영리 활동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짚으며, 정성적 성과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올해부터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토론회 현장 모습 에디터_안산사라]


    [김용현 설립추진준비위원장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 추후 진행과정 안내

    설문조사 실시: 준비위원회는 참석자 전원에게 연락해 설문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준비위원회의 추진위원회 전환 여부와 향후 일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합니다. 설문 결과는 참석자들에게 다시 공유될 예정입니다.

     

    추진위원회 전환 논의: 오늘 발제를 듣고 센터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개인·단체는 준비위원회가 추진위원회로 전환될 때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이 열려 있습니다. 현재 준비위원회에는 시흥YMCA, 시흥여성의전화, 시흥환경운동연합, 갯골마을학교, 우리동네연구소 등 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조례 제정 방향: 안양시 사례를 참고해, 센터 설립 근거를 조례에 곧바로 담을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되,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단기·중기·장기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해 나갈 예정입니다.

     

    운영방식 방향: 발제와 토론을 통해 민간위탁 방식에 무게가 실렸으나, 이는 시의회 상임위 차원의 설득이 필요한 사안으로, 참여 시의원들이 각자 소속 상임위에서 공감대를 넓혀가기로 했습니다.

     

    기능 설계: '시흥형' 특화 기능(비영리단체 설립·운영 상담, 활동가 역량강화, 의제발굴, 민관협력 네트워크, 아카이빙 등)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추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이어질 예정입니다.

     

    성과관리 체계: 정량 지표와 정성 지표를 함께 고려한 단계별 성과지표를 설립 초기부터 마련해, 예산 대비 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설명력을 갖춰나가기로 했습니다.

     

    5. 참여 소감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자리였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서종호 사무총장의 발제, 그 필요성이 현실이 되기까지 어떤 어려움을 거쳤는지 생생하게 들려준 김유철 사무총장의 발제, 그리고 제도와 예산이라는 냉정한 잣대로 다시 한번 점검해 준 김수연 의원의 발제까지, 세 발제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같은 질문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정말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발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이었습니다. 준비된 원고가 아니라 현장에서 활동해 온 이들의 솔직한 목소리가 오갔습니다. ‘마을 단위 보조금 사업의 경직성을 토로한 마을활동가의 발언, 연대할 곳조차 찾기 어려웠던 경험을 나눈 장애인단체 활동가의 발언, 그리고 21년째 지원 없이 활동해 온 환경단체 대표의 담담한 이야기까지이 모든 것이 왜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한지를 어떤 통계보다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마을에서 직접 활동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날 나눈 이야기들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예산도, 인력도, 정보도 부족한 상태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켜온 활동가들에게 '비 올 때 우산이 되어주는' 안전망이 생긴다면, 그리고 그 안전망이 특정 단체의 확장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손쉽게 찾아올 수 있는 문턱 낮은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면, 시흥시의 공익활동은 지금보다 훨씬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5년이 걸렸다는 안양시의 이야기는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과 동시에,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을 함께 남겼습니다. 오늘의 이 자리가 시작이라면, 앞으로도 설문에 응답하고 논의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보태고 싶습니다. 지역에서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모든 활동가들이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조금 더 오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 든든한 우산이 하루빨리 시흥에도 펼쳐지기를 응원합니다.


    [단체사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의 첫걸음,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
    안산사라

    조회수 12

    2026-07-10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출처 : pexels

    1. 도입 같은 기술, 다른 속도

    생성형 AI는 이제 비영리 현장에서도 낯선 단어가 아니다. 후원자에게 보낼 감사 메시지를 다듬고, 보도자료 초안을 잡고, 행사 포스터 문구를 고민하는 활동가들의 책상 위에 챗GPT 창이 열려 있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풍경이 아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개인이 이렇게 AI를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데도 정작 조직 차원에서는 그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20262월 국내 비영리조직 활동가 3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비영리조직 종사자의 생성형 AI 활용 현황 및 인식조사'는 이 간극을 숫자로 보여준다. 응답자의 92.7%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었고, 그중 77.8%는 주 2~3회 이상, 51.3%는 거의 매일 AI를 쓴다고 답했다. 그런데 조직 차원에서 생성형 AI를 공식 도입한 비율은 26.8%에 그쳤고,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보유한 조직은 약 10%에 불과했다. 개인은 이미 AI와 함께 일하고 있는데, 조직은 아직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조사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202649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AI와 비영리, 네 가지 얼굴로 마주하는 변화의 파도'라는 공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발표자들은 비영리조직의 AI 활용 방식을 실험형, 전략형, 전망형, 신중형이라는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봤다. 발표자로는 아름다운재단 공익마케팅팀의 이윤희 매니저와 월드비전 디지털혁신팀의 김준호 과장이 함께 나서, 두 기관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AI를 조직에 들여온 과정을 공유했다.

     

    같은 시기, 같은 비영리 섹터 안에서, 한쪽은 실험으로, 다른 한쪽은 전략으로 AI에 접근했다. 이 두 갈래 길을 따라가 보면 비영리조직이 AI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보인다.

     

    2. 월드비전의 선택 전략형, 조직 전체를 위한 플랫폼


    출처 : 월드비전
     

    월드비전은 20251027, 국제구호개발 NGO로서는 처음으로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 기반 통합 서비스 플랫폼 'HALO(헤일로)'를 공식 오픈했다. 'HALO'라는 이름은 성인이나 천사 머리 위에 비치는 빛을 뜻하며, '선한 영향력을 비추는 빛'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HALO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다. IT 전문기업 아이티센씨티에스와의 협력을 통해 고도화된 검색 증강 생성(Advanced RAG)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조직 내에 축적된 방대한 지식과 자료를 활용해 실시간 답변, 문서 요약, 보고서 생성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는 올인원 AI 어시스턴트로 설계됐다.

     

    이 프로젝트가 추진된 배경은 명확하다. 조직 내 누적된 방대한 지식과 자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직원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의응답과 정보 탐색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사내 자료, 연락처, 협업 채널 등 필요한 정보를 직원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HALO의 핵심 목표였다.

     

    HALO 도입의 효과는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고 구체적이었다.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질의응답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직원들은 더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이 향상됐다. 월드비전 디지털혁신팀 김학일 팀장은 "HALO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비영리조직의 일하는 문화를 바꾸는 출발점"이라며, "직원들이 AI와 함께 성장하고, 민첩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례가 '전략형'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개인이 산발적으로 AI 도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직접 플랫폼을 기획하고, 외부 기술 파트너와 협력해 구축하고, 전사적으로 배포했다. 처음부터 '조직의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AI로 관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체계적 접근이었다.

     

    3. 아름다운재단의 선택 실험형, 현장에서 시작된 시도


    출처 :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재단의 접근은 결이 다르다. 아름다운재단 공익마케팅팀의 이윤희 매니저가 공유회에서 발표한 사례는 '실험형' 유형으로 분류됐다. 조직이 거대한 플랫폼을 먼저 구축하기보다, 현장의 실무자들이 일상 업무 속에서 AI 도구를 직접 써보며 가능성을 탐색하는 방식이다.

     

    실험형 접근의 특징은 유연함과 속도다. 별도의 플랫폼 구축이나 외부 기술 파트너십 없이도, 이미 존재하는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 카피라이팅, 자료 정리 같은 실무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낮고,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마케팅과 콘텐츠 제작처럼 창의적 작업이 많은 업무 영역에서 특히 이런 실험형 접근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이 실험형 접근은 아름다운재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92.7%의 비영리 활동가가 이미 개인 차원에서 생성형 AI를 쓰고 있다는 조사 결과 자체가, 한국의 많은 비영리조직이 사실상 '실험형'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조직의 공식 결정이 아니라, 현장 실무자 개개인의 판단과 필요에 의해 AI 활용이 자생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실험형 접근이 가진 한계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조사는 다수의 조직이 명확한 기준 없이 개인의 판단에 따라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의 정확성 확보를 위한 기준 마련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험이 자유로운 만큼, 책임의 경계도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4. 두 모델의 비교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가

    월드비전의 전략형 모델과 아름다운재단으로 대표되는 실험형 모델을 나란히 놓으면 몇 가지 중요한 차이가 드러난다.

    접근의 출발점이 다르다. HALO'조직 전체의 지식 관리'라는 명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방대한 내부 자료와 정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다룰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체계적인 답이었다. 반면 실험형 접근은 보통 개별 실무자가 마주한 구체적이고 작은 문제, 예를 들어 한 편의 콘텐츠를 더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에서 시작된다.

     

    투자의 규모와 속도가 다르다. 전략형 모델은 외부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 자체 플랫폼 구축이라는 상당한 초기 투자를 요구한다. 그만큼 도입 과정도 길고 신중하다. 실험형 모델은 이미 존재하는 상용 AI 도구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부담이 거의 없고, 시도와 적용까지의 속도가 빠르다.

     

    지속 가능성의 기반이 다르다. 전략형 모델은 조직이 플랫폼의 소유권과 운영 책임을 갖기 때문에, 담당 직원이 바뀌어도 시스템 자체는 유지된다. 실험형 모델은 개인의 숙련도와 관심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그 개인이 조직을 떠나면 노하우도 함께 사라질 위험이 있다.

     

    위험 관리의 체계성이 다르다. HALO처럼 조직이 직접 설계한 플랫폼은 처음부터 데이터 보안, 접근 권한, 정보의 출처 관리 등을 시스템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다. 반면 개인이 외부 AI 도구를 자유롭게 쓰는 실험형 환경에서는, 후원자 개인정보나 민감한 조직 정보가 본인도 모르게 AI 서비스에 입력될 위험이 상존한다. 아름다운재단 조사에서 가이드라인을 보유한 조직이 10%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 위험이 추상적인 우려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두 모델이 서로 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 조직 안에서도 공존할수 있으며, 비영리조직의 AI 도입 여정에서 실험형은 전략형으로 가는 자연스러운 전 단계일 수 있다. 현장에서 충분히 시도되고 검증된 활용 방식이, 이후 조직 차원의 체계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경로다.

     

    5. 전망형과 신중형 나머지 두 갈래 길


    아름다운재단 조사가 제시한 네 가지 유형 중 나머지 둘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유회에는 사회혁신 컨설팅 기업 엠와이소셜컴퍼니의 김정태 대표와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의 김희순 팀장도 발표자로 참여해, 각기 다른 조직 성격에서 AI를 바라보는 방식을 보여줬다.

     

    전망형은 아직 본격적인 도입 전이지만, AI가 가져올 변화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미래 전략을 준비하는 유형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신중형은 AI의 잠재적 위험, 특히 비영리조직이 다루는 민감한 정보의 특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유형이다. 인권, 권력 감시처럼 정보의 정확성과 출처의 신뢰도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활동 영역에서는 이런 신중한 태도가 자연스럽다.

     

    네 가지 유형이 공존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모든 비영리조직이 같은 속도로, 같은 방식으로 AI를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조직의 규모, 다루는 정보의 민감도, 보유한 자원에 따라 적합한 접근 방식은 다를 수 있다.

     

    6. 한국 비영리 섹터에 던지는 질문


    출처 : https://dem-labor.org/praxis/global-movements/5168

     

    월드비전과 아름다운재단의 사례, 그리고 아름다운재단 조사가 드러낸 92.7%26.8%라는 숫자의 격차는 한국 비영리 섹터 전체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가장 시급한 질문은 가이드라인의 부재다. 개인 차원의 AI 활용이 이미 일상이 된 상황에서, 조직 차원의 명확한 기준 없이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위험하다. 후원자 정보, 수혜자의 개인정보, 조직의 내부 자료가 어떻게 AI 도구에 입력되고 처리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 필요하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도 이 점을 명확히 짚었다.

     

    또 다른 질문은 자원의 격차다. HALO와 같은 전략형 플랫폼 구축은 상당한 기술적, 재정적 투자를 요구한다. 대형 국제 NGO인 월드비전이기에 가능했던 측면도 있다. 소규모 공익단체들이 이런 투자를 할 수 없다면, 이들에게는 실험형 접근이 현실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실험형 접근이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다.

     

    마지막 질문은 지식의 공유다. 월드비전이 HALO를 구축하며 쌓은 경험, 아름다운재단이 실험형 접근에서 얻은 노하우가 공유회라는 자리를 통해 공개적으로 나눠진 것은 의미가 크다. 한 조직의 시행착오가 다른 조직의 시간과 비용을 아껴줄 수 있다. 비영리 섹터 전체가 이런 지식 공유의 장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7.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월드비전과 아름다운재단의 사례를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비춰보면 세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작게 시작하는 것이 틀린 길이 아니다. 경기도 31개 시·군의 소규모 공익단체들은 대부분 월드비전 같은 대규모 플랫폼을 구축할 자원이 없다. 그러나 아름다운재단의 실험형 사례가 보여주듯, 개별 활동가가 콘텐츠 제작이나 자료 정리에 생성형 AI를 시도해보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출발점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후원자나 수혜자의 민감한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가이드라인은 규모와 무관하게 필요하다. 가이드라인 보유 비율이 10%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는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동일하게 적용되는 문제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이 공익단체들을 위한 기본적인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유한다면, 개별 단체가 각자 시행착오를 겪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셋째, 사례의 공유가 생태계 전체를 키운다. 아름다운재단의 공유회처럼, 한 조직의 AI 도입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는 자리가 한국 비영리 섹터 전반의 학습 속도를 높인다. 경기도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기록하는 공익활동 콘텐츠에도, 지역 공익단체들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시도와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담길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지역 생태계의 자산이 될 수 있다.

     

    마무리 같은 파도, 다른 항해법

    월드비전과 아름다운재단은 같은 시기, 같은 기술적 변화의 파도 앞에 서 있었다. 한쪽은 큰 배를 짓고 항로를 미리 설계해 출항했고, 다른 한쪽은 작은 보트로 먼저 물살을 느껴보며 나아갔다.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직의 규모, 자원, 다루는 정보의 성격에 따라 적합한 항해법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제 어느 비영리조직도 이 파도를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92.7%라는 숫자가 보여주듯 활동가들은 이미 AI와 함께 일하고 있다. 남은 질문은 조직이 그 흐름을 어떻게 책임감 있고, 또 전략적으로 끌어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실험에서 전략으로, 혹은 신중함에서 전망으로, 각 조직이 자신의 속도와 방식으로 이 변화에 응답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지금 한국 비영리 섹터가 통과하고 있는 가장 흥미로운 실험이다.

     

    참고 자료

    http://www.dailypop.kr/news/articleView.html?idxno=92518

    http://www.livesnews.com/news/article.html?no=55768

    http://www.lkp.news/news/articleView.html?idxno=70954

    http://www.financialr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264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27519

    https://futurechosun.com/archives/146016

    https://research.beautifulfund.org/

    https://beautifulfund.org/category/event/

     

    월드비전 HALO와 아름다운재단의 AI 도입이 보여주는 두 갈래 길
    엄프로

    조회수 119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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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헌국회 개원식 일동 념사진(출처_위키백과)

     

    다시 쉬는 날이 된 717

    717일 제헌절은 헌법이 제정된 1948년 이듬해부터 국경일공휴일이었다. 국경일(國慶日)은 나라의 경사를 기념하는 날이니 헌법을 제정한 날이 빠질 수 없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1949101일 제정되었다. 31,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을 국경일로 삼았다. 2005년에 한글날이 추가되었다. 5일제 도입으로 2008년부터 제헌절과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올해부터 둘 다 다시 공휴일이다.

    공휴일(公休日)은 국가에서 정하여 쉬는 날이다. 특별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게 아니니 각자가 원하는 대로 쉬면 된다. 설날이나 추석은 전통적으로 하는 의례가 있지만, 제헌절은 그렇지 않다. 어린이날엔 어린이를 위해 뭔가를 하면 좋지만, 그렇다고 그날만 어린이를 존중하고 아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어버이날이 공휴일이 아니라고 어버이를 공경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

    공휴일로 정하는 일은 꼭 그날만이 아니라 늘 함께 그날의 의미를 새기자는 뜻이다. 제헌절에 함께 쉼’(共休) 역시 평소에도 헌법의 의미를 생각하고 실천하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1948531일 오후, 중앙청 홀에서 열린 제헌국회 개원식.

    오전 제1차본회의에서 초대 국회의장으로 피선된 이승만이 개원사를 낭독하고 있다(출처_위키백과)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이 되기까지 헌법의 눈으로 보면

    먼저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이 되는 과정부터 헌법 관점에서 살피자. ‘공휴일에 관한 법률은 국경일법과 달리 202177일에서야 제정되었다. 그 이전에 공휴일의 법적 근거는 법률이 아니라 194964일 제정된 이래 개정되었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으로서 대통령령이다. 엄밀하게는 모든 시민이 함께 쉬는 게 아니라 관공서가 쉬는 것이다. 입법권은 국회에 속하고(헌법 제40),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을 정할 수 있다(헌법 제75). 헌법 제정 이후 한참 동안 공휴일제도는 헌법에 부합하지 않았다. 공휴일인 제헌절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헌법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까닭이다.

     

    헌법은 시민의 법이다

    대개의 법령은 시민의 생활을 규율 대상으로 한다. , 시민은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헌법은 다르다. 거의 모든 헌법 규정은 시민에게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에 의무를 지우는 내용이다. 국민의 기본 의무인 납세의 의무나 국방의 의무조차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라는 헌법적 제한에 따라, 시민에 대한 국가의 의무 부과가 전근대적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법치주의에 따라 통제한다. 헌법은 제정 주체도 법률과는 다르다. 법률은 국회에서 제정한다(헌법 제53조 참조). 헌법은 대한 국민이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헌법전문, 헌법 제130조 제2). 헌법은 명실공히 국민의 법이고 시민의 법이다.

     

    국민은 주권자로서(헌법 제1조 제2) 하나의 의사를 가진 통일체이다. 시민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을 의미한다. 기본권의 주체인 모든 국민은 시민을 말한다. 어찌 보면 모순이다. 시민의 생각은 다 다른데, 그 의사를 하나로 모아 하나의 국가 의사로 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순적인 시민과 국민을 이어주는 게 민주주의다.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직업 정치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의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이고, 직업 정치인의 정치는 시민의 정치 활동을 전제로 한다. 시민의 참정권을 비롯하여 탄핵 제도는 다양한 헌법 제도는 시민의 대표를 시민이 통제하는 장치다. 국민은 개헌을 통해 민주주의 제도를 얼마든지 새로이 창설할 수 있다.

    시민은 자신의 개인적 자유를 누리면서 공적인 이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존재다. 한국 사회에서 민주시민이라는 말은 시민의 공공적 성격을 강조하려고 민주를 덧붙인 것이다. 정치를 정치인에게만 맡겼더니 모든 시민의 권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직접 민주제 또는 협치’(거버넌스)를 통해 시민의 직접 결정 또는 참여가 필요하게 되었다.

     

    함께 쉬어야 함께 결정할 수 있다

    서구의 근대 입헌주의에서 피선거권은 물론 선거권도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먹고 사는 문제로 골몰하는 사람은 자신의 문제만 돌볼 뿐 함께 살아가는 공적 문제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오늘날 레저(leisure)는 취미 생활에 한정되는 느낌의 용어지만, 넓은 의미의 은 생계 외에 사적 활동과 함께 공적 활동을 보장하는 전제 조건이다. 혼자 쉬지 않고 함께 쉬어야 함께 결정해야 할 일을 상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호 유진오-제헌헌법 초고 (출처_국가기록원)

     

    제헌헌법이 품은 공익의 정신

    제헌헌법을 들여다보면,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자유, 평등과 창의를 존중하고 보장하며 공공복리의 향상을 위하여 이를 보호하고 조정하는 의무를 진다.”라는 제5조가 눈에 띈다. 공공복리(公共福利)는 지금 헌법 제37조 제2항에도 등장한다. 공휴일(公休日)에 함께 쉰다는 공휴(共休) 의미가 담긴 것처럼 공공’(公共)은 국민의 삶과 시민의 삶이 결합한 개념이다. 공공복리는 사회 전체로서 공익(公益)과 공동의 이익으로서 공익(共益)을 함께 말한다.

    제헌헌법은 위의 제5조 외에도 전문(前文)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문구는 현재 헌법의 전문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제헌헌법 이래 대한민국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는 자유주의적 또는 정치적 민주주의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민주주의 그리고 문화적 민주주의까지 포괄한다. 제헌헌법의 기초자인 유진오는 경제적사회적 민주주의가 제헌헌법의 기본이념이라고 말한다. 과거 민주주의는 정치적 민주주의 즉 각인의 자유를 정치적으로 확보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경제, 사회, 문화의 영역에서도 각인의 자유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인의 자유는 자유방임주의가 아니다.

     

    자유방임주의 체제에서는 우승열패(優勝劣敗)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약자는 도리어 자유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상례(常例)라는 것이다.

    - 유진오, 제헌헌법의 기초자

     

    제헌헌법 제5조는 제84조로 이어진다. , 대한민국의 경제질서가 모든 국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기함을 기본으로 삼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각인의 경제상 자유는 이 한계 내에서 보장된다. 시민들이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해야 함께 쉼이 가능해지고 거기에서 민주주의 정치가 활성화한다. 시민들이 연대하여 공공의 복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그것을 위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소수자 또는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

     

    경기도 조례와 공익활동 헌법 정신의 구체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로고
     

    경기도에는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 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있다. 그 목적은 경기도 시민사회를 활성화하고 공익 활동을 증진함으로써 경기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조례 제1).

     

    시민사회는 시민, 법인 또는 단체 등 공익 활동을 하는 주체와 공익 활동의 영역이다(조례 제2조 제2). 공익 활동은 시민, 법인 또는 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공익성이 있는 활동으로 영리 또는 친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활동이다(조례 제2조 제4). 이때 시민은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사람이어서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등록한 외국인도 포함한다(조례 제2조 제1).

     

    위 조례의 기본 원칙은 각 주체가 상호 간의 다양성, 자발성 및 창조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조례 제3조 제1). 헌법이 지향하는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 정신의 구체화다.

     

    공화국은 군주가 통치하지 않는 국가의 의미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함께 결정하는 정치 체제다. 모든 시민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모든 영역에서 동등해야 하므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 또는 계층이 우위에서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지 않는 체제다.

    국민 또는 시민은 주권과 기본적 인권의 주체로서 국가의 명령에 일방적으로 복종하는 신민(臣民)이 절대 아니다. 헌법은 인권의 주체 자격에서 국적을 따지지 않고 외국인에게도 인권을 보장한다.

     

    헌법의 민주공화국은 지금의 현실을 설명하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실천해야 하는 과제 개념이다. 조례가 제시한 다양성, 자발성, 창조성은 시민으로서의 실천 목표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인권의 관계는 일차적으로는 시민과 국가의 관계다. 모든 국민, 즉 시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헌법 제10조 제1).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헌법 제10조 제1).

    헌법에서 시민과 시민의 관계는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민주공화국은 시민의 자발성과 창조성에 의존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화주의에서는 국가의 공적(公的) 영역에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共同) 결정을 강화한다. 위의 조례에서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조례 제7)와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조례 제15)를 설치한 맥락이다. 위원회와 센터는 시민의 의사와 참여 그리고 활동을 매개한다. 이들 조직은 기존의 선출직 공직자 또는 일반공무원과 나란히 시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중간 조직으로서 공공적 민주 정치를 확장한다.

     

    민주공화국은 시민들을 나누지 않는다

    사실 시민들의 이해관계는 다르다. 때로는 상충한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이해관계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다.

    민주공화국은 시민들의 이해관계가 제로섬 게임 상태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반면, 권위주의 통치 체제는 오히려 시민들을 분리하여 통치(divide & rule)한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내국인과 외국인 등을 구별한다.

    민주공화국은 서로 다른 집단 사이에 반목이 생기지 않도록 제3의 길을 찾거나 조정과 타협을 끌어내려 한다. 시민들 사이 이해 충돌이 생길 때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일은 민주공화국의 공직자, 정치인, 시민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헌법은 시민이 직점 써 나가는 혁신의 법이다.

    이미지 제안] 시민들이 함께 토론하거나 집회하는 현장 사진

    헌법은 종이 위에 글자로 쓰인 법전이 아니다. 헌법은 시민이 매일매일 직접 써나가는 혁신의 법이다. 헌법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활짝 열려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의 고민은 누가 집권하도록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민주시민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 때문에 자기 삶만 돌보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스러운 삶에 무관심 하다거나 사회의 부정의에 침묵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꾸려 가면서도 동료 시민과 함께 끊임없이 말하며 곁에 설 수 있는 사람이다.

     

    개헌은 조문 수정이 아니라 시민의 실천이다

    우리는 제헌 78주년을 지나면서 제헌헌법을 계승하면서도 핵의 위험과 기후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헌법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제헌헌법은 최초의 헌법인 점에서 헌법을 제정한 후에 그것을 구체화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순서를 밟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개헌은 단순히 헌법 조문을 수정하는 일이 아니다. 시민들의 실천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국회의 법률로써 해결하려 노력하고, 그것만으로 해소할 수 없는 문제를 찾아 국민적 합의를 거쳐 헌법에 담아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헌 문제는 시민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바꾸지 않는 추상적인 수사(修辭)에 머물거나 시민의 삶과 동떨어진 국가 조직의 변경 사안에만 골몰하게 된다.

    시민의 민주주의적 결정은 의회를 통한 방법 외에도 때로는 유권자 범주를 넘어서는 시민들의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또는 지역에 터 잡은 주민들의 직간접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의 재배치야말로 헌법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정치인이 개헌을 말할 때, 시민이 물어야 할 것들

    제헌의 주체가 국민 또는 시민이므로 개헌의 주체 또는 국민 또는 시민이다. 제헌절이 공휴일인 의미는 717일 하루의 휴일에 머물지 않는다. 공휴일이 된 제헌절은 민주시민이 함께 인간다운 삶과 쉼을 누리고 민주 공화주의의 정치를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늘 고민해야 하는 출발점이 되는 날이다.

    누군가 87년 헌법이 문제라고 말한다면, 그 헌법 탓에 국회에서 입법하지 못한 법률이 무엇이 있냐고 되물어야 한다. 특히 정치인이 헌법을 고치자고 말한다면, 다음을 따져 물어야 한다.

    · 그것이 나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는 일인지,

    · 그걸 위해 어떤 입법 활동을 했는지,

    · 개헌 이후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 목표하는 바를 성취할 것인지

    다양한 시민들의 의사를 결집한 국민의 의사는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누가 대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바로 곁의 사람들과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묻고 살피며 돌보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삶에 변화가 온다.

     

    내가 곧 헌법이 된다

    인간다운 존엄한 삶을 살 권리의 주체는 각자 시민으로서 다 다르지만,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다를 수 있지만, 어떤 예외도 없이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어야 나의 인간다운 삶이 전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민주시민으로서 공익을 생각한다고 함은 내가 가장 마지막에 권리를 주장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자리에 서는 일이다. 내가 존엄한 존재임을 스스로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완전무결한 사회가 아니다. 민주공화국의 헌법을 가졌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회는 아니다. 우리는 늘 국가 또는 사회의 부정의와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때 내가 부정의에 대해 항의하고 소수자 또는 약자 편에 설 때, 내가 그리고 우리가 곧 헌법이 된다.

     

    제헌절, 우리 시대의 '제헌'을 시작하는 날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78년이 지나는 시점임에도 우리는 1945년 해방 이전과 해방 직후 또한 한국전쟁과 권위주의 시대에 있었던 부정의의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더욱이 기후 위기와 같은 지구 차원의 문제 역시 풀어야 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헌법의 밑바탕에 인권, 민주주의, 시민, 공익, 지방자치 등의 기초를 다지면서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그래야 공휴일(公休日)이 된 제헌절이 공존과 공생을 위한 시작일이 되어 우리는 우리 시대 제헌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공휴일이 된 제헌절
    아주대학교 법학과 오동석 교수

    조회수 110

    2026-06-29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문화도시, 유네스코도시가 되기 위해 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해온 경기도 부천시>


    안녕하세요. 2026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Hana입니다. 학창 시절, 그리고 지금까지 거주하는 동안 부천에 거주하면서 가장 많이 봤던 문구는 바로 <문화도시>였습니다. 이에 맞게 부천시에서는 전국의 영화-만화 산업의 진흥을 위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만화축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까지 3대 축제를 중심으로 문화 산업을 활성화했으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시민들이 주역이 되는 축제 다락, 미디어를 활용해 문화-예술 범위를 확장하는 시민미디어교육 및 축제 등) 이처럼 부천시 내에서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덕분에 부천시는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문학, 공예 및 민속예술, 미디어아트, 영화, 디자인, 음식, 음악, 건축까지 총 8개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주요 전략으로 창의성을 반영하는 도시를 지정하는 유네스코의 사업을 의미합니다. 그중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는 이러한 도시의 영향을 통해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성공하는 것이 목표이며 전 세계 중 6개 대륙, 44개 국가, 63개 도시가 지정되어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고, 광범위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의 경우,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가입했다는 점, 세계에서는 21번째로 지정되었다는 점, 그리고 평화와 인권 존중에 초점을 두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추구한다는 걸 인정받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부천시와 부천문화재단에서 관련 산업만 잘 진행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적극적-열정적으로 참여하기에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문화도시, 유네스코도시로 알려진 부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부천악기은행>

    그리고 여러 사업들 중 부천문화재단에서는 2026년에 새로운 문화-예술 사업으로 <부천악기은행>을 시작했습니다. 부천악기은행은 경기도 부천시 시민(경기도 부천에 주소를 두고 있거나 소재 학교 및 직장에서 근무하는 경우)이라면 누구나 악기를 통해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공공 대여 서비스입니다. 이에 따라 악기를 처음 시작하고 배우고 싶은 입문자나 초보자 중심의 시민들이 부담 없이 저렴하게 악기를 대여하여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악기는 꾸준히, 조심히 관리해야 하기에 일반 시민들이 관리하기 쉽지 않으며 가격도 비싸기에 일반 국민들이 악기를 이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악기를 활용한 예술 분야가 확대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를 고려해 악기 구입이 부담스러운 시민 및 청소년들을 위해 공공에서 악기를 확보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하여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경기도 부천시의 음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부천문화재단 차원에서 부천악기은행 서비스를 준비했습니다.

     

    <부천악기은행 악기 대여, 적절한 규칙을 통해 원활한 이용을 돕는다.>


     

    부천악기은행은 저렴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으로 다양한 악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26년을 기준으로 타악기/건반악기/현악기/타악기/국악기를 대여하고 있는데, 부천악기은행은 음악을 처음 시작하려는 초보자들과 입문자들이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는 대중적인 악기들 중심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현악기, 타악기, 국악기 등 다채로운 종류가 마련되어 있어, 처음 악기를 접하는 시민들도 본인의 취향에 맞는 악기를 폭넓게 선택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피아노처럼 이동이 어려운 무거운 악기는 대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대여한 악기는 1개월(30) 이용 기간을 중심으로 대여 가격을 매기며 기존 가격 외에 대여한 악기는 1개월(30) 이용 기간을 기준으로 저렴한 대여료가 책정됩니다. 그래도 취약계층을 고려해 부천악기은행에서도 이용요금 감면 혜택과 정확한 환불기준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장애인, 노인 등에게 대여료의 50%를 감면하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만료일까지 반납하지 않을 경우에는 연체료를 부과하며 악기 파손 및 관리에 대여자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1인당 1개의 악기를 대여할 수 있으며, 기본 대여 기간 1개월에서 시작해 연장을 통해 최대 6개월까지 대여가 가능합니다. 다만, 해당 악기에 대기자가 있을 경우에는 연장이 불가하므로 장기 대여를 계획 중이시라면 대기 현황과 대여 규칙을 미리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악기 재고가 없을 경우에는 대여 기간 연장이 불가하다는 점도 참고해주세요.) 또한, 부천악기은행 신청 홈페이지에서 사용 희망일을 기준으로 최소 2일 전, 최대 14일 전까지 온라인으로 예약신청이 가능합니다. (부천시 통합회원으로 가입한 이후에 부천악기은행 온라인 서비스 이용 가능)

     

    부천악기은행 이용 정보: 주소(복사골문화센터(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장말로 107, 4(상동))), 운영시간(화요일~토요일(일요일 및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휴무), 오전 10~오후 5(, 통상적인 점심시간 오전 12~오후 1시에는 업무가 중단되며 점심시간 이후부터 다시 대여-반납 등 업무를 진행합니다.))

     

    <부천악기은행은 방치되고, 버려지는 악기의 새 삶을 부여하는 데에 이바지한다.>


    부천악기은행이 있는 복사골문화센터 4층에는 <당신의 나눔이 누군가의 첫 연주가 됩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처럼 부천악기은행을 운영하는 주체는 바로 시민 개인, 단체가 된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악기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기타를 배우기 위해 구매하였으나, 바빠지고, 관심이 떨어지면서 어느 순간에는 기타를 쓰지 않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중고로 판매할까 생각해봤지만, 시중에 좋은 제품들이 많고, 다른 중고 물품들과 비교해도 크게 메리트가 없을 것으로 보여 결국에는 버렸습니다.

     

    이를 고려해 부천악기은행에서는 가정, 학교, 단체 등에서 사용하지 않는 악기를 기증받아 공공 자원으로 순환합니다. 기증자의 관점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아 많은 공간을 뺏기는 단점, 관리하지 않을 경우에는 나중에 악기를 사용할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단점보다 지속적인 관리를 확실하게 보장받고,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는 부천악기은행으로 기증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부천악기은행에서는 공공이 관리한다는 관점에서 악기 자체는 개인 및 단체에게서 기증받고, 부천악기은행에 기증한 악기들을 관리-대여하고 있습니다. , 연주가 불가능할 정도의 악기는 기증받지 않고 있으므로 기증 이후에 악기가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는 상태인지 미리 확인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악기 기증자에게는 기증 증서를 발급하고, 복사골문화센터 4층 벽면에 있는 부천악기은행 명예의 전당에 기증 악기 목록 및 이름 기재 혜택을 제공합니다. 이 기재를 통해 악기 공공 기여를 인증할 수 있습니다. (기부자 명단은 부천악기은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 공공자산으로 편입된 이후에는 기증한 악기를 반환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생각하고 기증해주세요.)

     

    <부천악기은행에서 예술 및 기술을 나누는 활동도 같이 진행합니다.>


     

    부천악기은행은 단순히 악기를 대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술을 나누는 교육 활동도 진행합니다. 그 시작은 이달의 악기 워크숍으로 무료로 진행하여 교육생의 부담을 덜어주고, 새로운 악기를 연주해본다는 점에서 문화-예술에 관한 인식을 확대하는 장점이 있으며 경기도 부천시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역시 문화를 나누는 주체가 되므로 서로의 니즈를 충족하는 win-win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부천악기은행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맺은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


     

    지난 330, 부천악기은행 개소식을 알림과 동시에 시민의 음악 시작을 위해 경기도 부천시에서 활동하는 여러 기관이 모여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를 결성했습니다. (여기서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1) 악기 관리, 교육, 공연 등 실제 사업 운영에 함께하는 실행 파트너 실무협력단 (2) 악기 기증 및 후원을 통해 사업 기반을 지원하는 후원 파트너 기부후원단 (3) 음악교육, 문화 활동에 참여해 문화복지 확산을 함께 만드는 참여 파트너 문화나눔단으로 구성됩니다.)

     

    부천악기은행 개소식을 진행할 때,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의 역할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 악기대여자들은 현장에서 기타, 바이올린, 가야금을 대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실무자들은 부천악기은행이 가져올 장점을 현장에서 알기 쉽게 소개했습니다. 이후에 부천악기은행에 마련된 데스크, 악기보관실, 악기교육실 공간을 둘러보면서 피드백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특히 악기보관실에 직접 다녀갔을 때는 악기 보관을 위해 항온항습기를 상시로 가동하는 모습을 통해 악기 관리에 필수불가결인 존재, 공기 질을 크게 신경 쓰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를 통해 부천시립예술단 아드리앙 페뤼숑 상임지휘자가 홍보대사를 맡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부천시 내 협력 지정악기사, 관내 대학교수, 협회 관계자 등이 지닌 풍부한 실무 경험과 전문 자문을 바탕으로 한층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사골문화센터의 경우, 공간 자체가 배리어프리가 보장되어 있기에 누구나 악기를 대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돋보입니다. 복사골문화센터는 복사골스포츠센터, 부천문화재단, 부천시청소년센터 및 부천여성청소년재단 등 여러 기관이 입주하며 경기도 부천시 시민들의 이용률이 높은 생활 공간인데, 부천문화재단이 있는 4층의 유휴 공간을 활용했다는 점, 해당 공간이 엘리베이터 및 경사로가 잘 갖춰졌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공간에 부천악기은행을 마련한 덕분에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부천악기은행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악기은행의 활성화는 문화-예술 활성화라는 공익적 목적을 입증하였다.>


    한편, 부천문화재단 부천악기은행이 개설되기 이전에 경기도 화성시에서는 이미 2022년에 화성시 악기은행을 오픈했고, 경기도 오산시에서는 2019년에 전국 최초 악기 전문 도서관이자, 대여가 가능한 시설로 소리울도서관을 시작했으며 경기도 성남시에서는 2016년부터 악기도서관 악기랑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각각 시작한 시기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시민 및 생활권자(학교, 직업 등)들에게 악기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한다는 점을 통해 지역에서 문화를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악기은행이라는 공공 차원에서 대여하는 공익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는 제주월드컵경기장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서귀포시 악기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는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및 송파구(사업명: 뮤직스튜디오)에서 악기공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 목적으로 제한되긴 하지만, 경상남도교육청 예술교육원 해봄/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악기뱅크 카테고리/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악기지원센터 및 잠자는 악기 깨우기(학교별 안 쓰는 악기를 이관하는 사업), 서울특별시교육청 체육건강예술교육과 예술교육팀 악기공유마당 사업에서도 대여를 진행합니다.

     

    , 부천문화재단에서 해당 사업을 새롭게 실시했다는 점은 방치되는 악기를 나누는 환경적인 측면, 그리고 이를 활용해 문화를 나눈다는 공익적인 역할 및 영향력이 이미 입증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직 해당 문화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파주시, 수원시 등 문화재단 내에서 공간과 함께 악기를 이용할 수는 있겠으나, 외부에서 활용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기에 지자체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른 점이 원인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지역 내에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악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연주하며 문화의 주체가 되려는 방향, 이를 지원하는 것을 통해 문화의 주체가 되고, 다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양질의 문화 확산으로 이어가기를 희망합니다.

     

     

    <출처>

    https://schoolart.sen.go.kr/musicshare/fus/html/cont0030v.do

    https://www.songpa.go.kr/learn/youth/campus/instrum_lib_rental_list.do

    https://www.nakwon-communityart.or.kr/bbs/music02

    https://chsl.cne.go.kr/msi/cntntsService.do?menuId=MNU_0000000000002024

    https://yeyak.jne.kr/yeyak/main.do?sysId=yeyak

    https://www.gbe.kr/edushare/main.do

    https://artcenter.gne.go.kr/ins/in/ins/requestList.do?mi=11633

    https://service.gne.go.kr/yeyak/tl/tlList.do?insttId=artcenter#none

    https://blog.naver.com/seogwipo-si/223390621039

    https://ilibr.snart.or.kr/

    https://gnews.gg.go.kr/news/news_detail.do?number=202204111500478574C049&s_code=C049

    https://www.gggongik.or.kr/page/archive/archiveinfo_detail.php?board_idx=2348

    http://bucheoncityofliterature.or.kr/site/homepage/menu/viewMenu?menuid=023003001

    https://www.bcf.or.kr/base/contents/view?contentsNo=186&menuLevel=3&menuNo=162

    https://www.bcf.or.kr/bmib/main/view


     
     
    안 쓰는 악기, 부천악기은행을 통해 나누어 우리 주위로 확산한 문화
    HANA

    조회수 149

    2026-06-29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해 지역의 자원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꾸마 청개구리>

     

    안녕하세요. 2026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Hana입니다. 2026년을 돌아보면, 그 어느 때보다 청소년이라는 이슈를 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몇몇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 인지율, 우울감 경험률, 학습-교육입니다. 실제로 성평등가족부가 발간한 <2025 청소년 통계>를 살펴보면, <건강>에서는 스트레스 인지율, 우울감 경험률, 경제활동, 학습-교육 등 총 8가지 지표를 다루고 있으며 스트레스 인지율이 전체 청소년의 42.3%, 우울감 경험율은 27.7%, 여가는(인터넷 이용 시간) 20%로 나타났습니다. 학교에 가는 상황이 즐거운가에 관해서는 초등학생 79.4%, 중학교 71.2%, 고등학교 66.2% 결과가 나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뉴스에서도 청소년의 우울감이 증가했다, 정부 및 학교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지역-국가 차원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니즈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서 나오는 결과이며, 저 역시 청소년 시기를 보내며 정책과 사업이 제 니즈에 맞게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지역 내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청소년 시설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 시설은 청소년의 니즈를 고려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지역에서 청소년들의 활동하고,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여러 청소년 시설들의 사업 중 지역 차원에서 청소년의 니즈를 찾고, 지역과 교류하는 고리울청소년센터(약칭 꾸마)의 활동 사례인 <청개구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청소년들이 언제든지 방문해도 좋은, 무엇이든 배워갈 수 있는 꾸마 청개구리>

    꾸마 청개구리는 매년 3~12월까지 진행하는 꾸마만의 청소년 사업으로 지역 내에서 학교에 다니고, 생활하는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활동입니다. (*청소년기본법 제3조 정의 제1항을 기준으로 25세까지를 기준으로 정함.)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도 하고, 세상을 배워갈 수 있는 다양한 부스 및 체험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실제로 참여한 청소년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큽니다.

     

    원래는 한 건물을 대여해 해당 공간과 인근 공간(공원 등)에서 식사 및 체험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되었으나 공간의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부천시 오정구 고강본동에서 청소년들이 가깝게 방문할 수 있는 초등학교와 지역 공원에서 청개구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식사의 경우, (1) 참여 청소년이 카운터에다 1,000원을 지불하면, (2) 식사 및 뒷정리를 마친 후, (3) 카운터에 정리를 완료했음을 확인한 후에 500원을 돌려받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뒷정리는 책상 정리, 설거지를 의미합니다. 공간에서 활동하는 경우에는 설거지를 진행하고, 초등학교 및 공원에서 진행하는 경우에는 쓰레기를 정리하고, 분리수거를 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책임지고 정리하는 방법과 환경을 생각하는 분리수거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식사 전/후로 부스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매주 부스의 내용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다음과 같은 부스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육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나고, 새로운 정보들을 배워갈 수 있어 청소년들의 호응이 좋습니다.

     

    (1) 신체 활동으로는 엉터리청소년센터 부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서 배드민턴, 프로펠러 장난감 등을 대여해 청개구리를 진행하는 동안에 자유롭게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이때, 같이 노는 친구들과 함께할 수도 있으며 때로는 청소년 지도사, 청소년/청년 자원봉사자, 청년 상근 활동가들과 함께 놀 수 있습니다. 때로는 기획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운동장을 활용한 놀이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경찰과 도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2) 만들기 활동으로는 요리/체험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요리의 경우에는 청소년들의 입맛을 고려해 부스를 운영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청소년/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쉽게 만들 수 있는 활동으로는 청소년 다방(아이스티, 레몬에이드 등 간단한 음료 제조)이 있으며 요리사인 청년 자원봉사자가 주도하는 샌드 만들기 부스를 운영합니다. (경우에 따라 다른 음식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달고나처럼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활동도 진행합니다.

     

    대표적인 체험활동으로는 물품 만들기(와펜, 키링 등), 미니게임(신발 던지기, 공 굴리기 등) 부스가 있으며 그 외에도 타로, 벚꽃사진관, 가족사랑 이벤트(사랑의 문구 작성 등)처럼 청소년/청년 자원봉사자와 청년 상근 활동가들에게 의견을 받아 체험활동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 오정보건소(금연클리닉: 금연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부스), 대학교 동아리(체험활동)처럼 다른 단체나 기관에서 부스를 운영해 정책-사업을 홍보하고, 동시에 부천시 오정구 고강본동에서 거주하는 청소년들과 소통-교류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과 협력으로 만들어지고, 이어가는 꾸마 청개구리>

     

    청개구리 활동은 지역 청소년들이 배우고, 놀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고,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도움을 주었기에 지금까지 청개구리가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당장 장소만 하더라도 기존의 공간이 사라졌을 때는 새롭게 활동할 공간을 찾는 것 자체가 과제였는데요,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게 쉽지 않았기에 당시에 여러 공원들을 후보로 정하고, 심각하게 고민했었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다행히 초등학교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청개구리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는데, 학교 차원에서 청소년들에게 공간을 대여한 덕분에 지역에서 거주하는 청소년들도 학교 공간(운동장, 산책로 등)을 폭넓게 이용할 수 있었으며 청개구리 활동을 통해 학교라는 공간에서 안정감을 찾고, 안전이 보장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지역에서 살아가는 지역 주민 및 단체와도 자연스럽게 교류-소통할 수 있으니, 한 번 청개구리를 이용한 청소년들은 계속 청개구리를 찾아오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청소년들과 만나기 위해 청개구리 트럭을 사용해 물건을 옮기고, 청개구리 활동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약 2년 동안 청개구리 활동을 유지해왔습니다. 매번 공간을 다시 조성해야 하는 만큼 번거로울 수 있지만, 꾸마에서 근무하는 청소년 지도사와 청소년/청년 자원봉사자, 청년 상근 활동가들이 매번 힘써주는 덕분에 학교에 다니는 3~12, 매주 수요일에 청개구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 지도사, 청소년/청년 자원봉사자, 청년 상근활동가들이 청개구리 공간에서 부스 운영, 안전 관리의 역할도 맡으며 부스 운영만을 도와주는 지역 주민 단체들의 역할도 더해져 안정적인 청개구리 운영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지금 청개구리에서는 총 6곳 이상의 지역 단체, 유관기관(청개구리맘, 고강본동새마을협의회/부녀회, 루모스봉사단, 고강본동주민자치회, 고강마을탐사단, 오정보건소)이 자원봉사 형태로 꾸마에 참여하고 있으며 단체들은 청소년들의 행복 증진과 교류-소통을 위해 매주 수요일에 모여서 즐겁게 활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체험활동 부스/식당 운영을 지원하며 특히 3주에는 수주체크인(미니게임, 타로상담)을 정기적으로 운영해 청개구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몇몇 인원들이 카운터와 식당 운영을 지원하여 원활한 청개구리 활동 운영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번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날 때에 청개구리 활동을 도와주고, 참여해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요리 부스를 선보이는 자원봉사자,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 이처럼 청개구리 기획부터 운영(부스, 질서 유지, 청소년과의 소통-교류 등), 피드백까지 모두 지역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청개구리의 역사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개구리는 청소년들의 활동을 알리는 무대, 도전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청개구리는 청소년들이 배우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그래서 꾸마에서 활동하는 청소년, 지역에서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청개구리를 찾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청개구리와 꾸마 청소년운영위원회(약칭 청운위)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청소년 자격으로 운영하는 자치기구인 청운위를 스스로 홍보하는 모습, 꾸마 소속 동아리가 직접 청소년 버스킹 무대를 선보이는 모습 등 기존에 꾸마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이 청개구리에서 활동을 더 넓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청개구리는 부천시 오정구 고강본동 청소년들과 지역이 교류하는 만남의 장!>

    청개구리가 왜 만남의 장이 되는지는 지역자문회의, 성과보고회에서 나온 자료를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개구리에서는 향후 활동 방향을 정할 때. 참고할 자료로 참여 청소년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합니다. 제가 활동하는 2024~2025년에는 제가 그 역할을 맡았는데요, 직접 2024~2025년에 청개구리를 방문하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재미/활동(37.0%), 식사(39.1%), 사람/관계(13%), 기타(10.9%)라는 결과가 나왔으며 좋았던 점에 관한 서술형 답변에서도 <어른들이 착하고 활기가 넘친다.>, <밥이 맛있다. / 밥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행사가 많아졌다. 노래방이 재밌었다.>라는 답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 경제적, 지리적, 심리적 상황을 고려해 청소년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결과, 청소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동시에 지역 주민들은 청소년들의 니즈와 관심 분야 등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어 향후 청소년 대상 공익 정책과 사업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지역 주민(청소년 지도사 등)들과 친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큰 고민도 조금씩 털어놓을 수 있게 되며 이는 앞에서 언급한 건강-심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을 빠르게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청개구리 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나 다툼이 있으면, 지역 주민들이 직접 중재하고, 해결하는 만큼 청소년들은 청개구리에서 활동하는 지역 주민들을 믿을 수 있다는 점도 청개구리의 특징입니다.

     

    <청개구리를 통해 공익을 위한 청소년 사업이 지향해야 할 길을 짚어봅시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사업은 해당 지역의 자원(사람, 자연, 공간 등)을 고려하고, 니즈를 파악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기관, 단체에서는 청소년의 니즈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청소년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자료로서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의견을 수렴하여 실제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소년들에게 의견을 적극 보내는 것으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의 참여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청소년들이 변화를 위한 고민을 시작하는 것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 향상으로도 이어져 초반에 언급했던 청소년들의 심리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청개구리는 제가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며 초중고등학교에 다녔을때도 이미 운영하고 있었을 정도로 16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거쳐온 청소년 사업입니다. 비록 저의 경우에는 성인이 되고, 청년 상근활동가에 지원하면서 그때서야 청개구리 사업을 알게 되었지만, 만약 제가 청소년이었을 때에 청개구리에 참여했다면, 지금의 저는 어떤 모습일지, 어떤 의견을 제시했을지 궁금증이 생기고, 한편으로는 어렸을 적부터 참여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세대 간에 쌓인 격차를 풀어내고, 니즈를 반영하는 것은 청소년 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러한 사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가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도 정책-사업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애로사항을 줄여가는 방향이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역 사회가 청소년을 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참고>

    https://www.law.go.kr/%EB%B2%95%EB%A0%B9/%EC%B2%AD%EC%86%8C%EB%85%84%EA%B8%B0%EB%B3%B8%EB%B2%95

    https://ggyouth.or.kr/05_provideInfo/youthStatsView.do;jsessionid=CFF9BE5F083B705C832C4B04BE97DB73?idx=261070&searchCondition=&searchKeyword=&pageIndex=1&typ


     
     
     
    지역 내 청소년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모인 부천시만의 공익 활동: 청개구리
    HANA

    조회수 308

    2026-06-29
  • "기업과 공익단체가 만날 때, 지역은 달라진다"

    202657일 오후 2,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 대회의실.

    경기도 곳곳에서 온 기업인과 공익활동가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웠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사회문제 해결을 꿈꾸는 단체가 한자리에 앉는다는 것, 언뜻 어색하게 들릴 수 있는 조합이지만, 이날 현장에서 그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261기업-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력사업 협약식 자리에는 총 18개 기업과 10개 단체, 30여 명의 관계자가 모여 올해의 협력을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경기도 전역으로 뻗어나간 공익의 물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주관하는 '1기업-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력사업'은 경기도 내 기업과 공익활동단체를 직접 연결해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단체별 최대 5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며, 신규 및 연속 참여 단체 모두 동일한 규모로 지원받는다. 환경보전, 자원순환, 이주민 통합, 공동체 회복, 생물다양성 보전 등 지역이 안고 있는 다양한 공익 의제를 다루며, 기업의 ESG 경영을 실질적으로 유도하고 지역사회의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2024년에는 5개 기업과 5개 단체가 참여했고, 2025년에는 14개 기업과 10개 단체로 규모가 커졌다. 그리고 올해 2026, 이 사업은 드디어 경기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신규 지원 기업과 연속 참여 기업이 함께 어우러진 18개 기업, 신규 5개 단체와 연속 5개 단체를 포함한 10개 단체가 이번 협약의 주역이다. 협약 이후 오는 1031일까지 각 팀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11월 중에는 성과를 공유하고 관계망을 넓히는 '오픈파트너스데이'가 예정되어 있다.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혼자 걸으면 길이 없지만, 함께 걸으면 길이 된다"

    협약식의 문을 연 것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의 개회인사였다.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와 기업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 남은 문제들은 어느 한 주체가 나선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단체도, 기업도, 시민도 함께 만나야 비로소 실마리가 보이고,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 센터장은 센터가 이 사업을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구조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함께하는 기업과 단체에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정책이 더 넓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과 나눠주셨으면 합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기업인과 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의미 있는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는 분위기가 공통적으로 흘렀다.

     

    10개 팀 협력 사업 소개

    협약식은 각 팀의 소개 시간을 중심으로 활기차게 이어졌다. 18개 기업과 10개 단체는 총 10개 팀으로 구성되어 각각의 공익사업을 추진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팀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어보았다.

    왕숙천 생물다양성 지킴이 팀은 남양주환경운동연합과 ()빙그레가 함께한다. 왕숙천의 생태계를 모니터링하고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활동으로, 플로킹(걷기 정화 활동)과 시민 교육을 병행해 지역 하천의 생태 가치를 주민들과 함께 확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지자체와의 협력 경로도 모색한다고 밝혔다.

    탄천 생물다양성 프로젝트는 사단법인 성남환경운동연합과 ()인베랩, 카카오(판교아지트)가 손을 잡았다. 탄천을 따라 소규모 서식지 조성, 생태교란 식물 관리, 하천 정화 활동을 추진하며 시민 참여 기반의 생태 보전 활동을 이어간다. 특히 정량적인 성과를 통해 탄천 생태 회복의 실질적인 변화를 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봉사활동으로 만들어가는 '이음 고리' 프로젝트는 사회적협동조합 내비두(비두)와 감동크린협동조합, 원예협동조합 푸름채움, 호원새마을금고 세 기업이 함께한다. 사회적협동조합 내비두는 고립과 은둔 상태의 청년·중장년을 심리적으로 지원하고, 이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다. 원예협동조합 푸름채움은 치유와 관계 형성에 중점을 둔 플렌테리어·원예 프로그램을 활용해 협력사업을 채워나간다. 고립된 이들이 단순히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봉사하고 일을 경험하는 주체가 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라온과 함께 폐자원을 새자원으로! 팀은 안양라온봉사단과 사회적기업 ()다숲, 에이치엠더블유(), 오슬로가 협력한다. 버려지는 폐현수막, 폐섬유, 병뚜껑 등을 새로운 자원으로 변환하는 자원순환 체험 활동과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을 운영한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새로운 가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인상 깊었다.

    가치를 입다, 자립을 돕다: 로컬 상생 옷장 프로젝트는 안코사회적협동조합과 주식회사 위더스타운이 추진한다. 자원순환을 기반으로 한 ESG 캠페인을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지역 연계형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활동이다. 위더스타운은 다양한 사회 공익 활동에 참여해 온 기업으로, 청년 네트워크와 연계해 새로운 공익 무대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회통합을 위한 이주민과 함께 성장하기는 의정부이주노동자센터와 김하늘컴퍼니가 손잡은 팀이다. 캄보디아, 네팔, 미얀마, 인도네시아 공동체와 함께 노동자 법 교육, 워크숍,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하늘컴퍼니 대표는 직접 캄보디아 공동체에서 활동하며 이주민이 사업의 수혜자가 아닌 주체적 참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일하는 식탁? 밥 먹는 식탁! (직장인 청년 소셜다이닝)은 프로젝트 산장과 강경푸드, 스무살이협동조합이 함께한다. 혼밥과 고립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청년 직장인들을 위해 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계망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강경불고기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강경푸드는 지난해에도 같은 사업에 참여해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경험한 바 있으며, 올해는 더욱 체계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문산천 생물다양성 보전 파트너십 프로젝트는 DMZ생물다양성연구소와 파주도시공사의 협력으로 이뤄진다. 파주 문산천 일대의 생물다양성 가치를 시민에게 알리고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한 시민 참여형 환경보전 활동이 중심이다. 파주도시공사는 연속 참여를 통해 도시 개발 기업으로서의 ESG 실천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유독 눈길을 끈 팀이 있었다. 바로 코스탈 주식회사와 사단법인 트루의 플라스틱 장난감 업사이클을 통한 기업 ESG활동 팀이다. 올해로 3년 연속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이 팀은,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지역 내 지속 가능한 환경 공익의 구체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주시에 기반을 둔 코스탈 주식회사는 전기·전력용 비철금속 소재와 가공 제품을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파트너 단체 사단법인 트루는 고양시를 기반으로 매년 20만 점 이상의 폐장난감을 재활용하고 '장난감학교 쓸모'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내 대표 플라스틱 업사이클 전문 단체로, 장난감 환경윤리헌장 제정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입법화 추진 등 정책적 변화까지 이끌고 있다.

    한편 공유공존공공을위한연구소와 소우주 주식회사, 생생아쿠아, 주식회사 예성아름터가 함께하는 남양주 옹달샘 프로젝트는 지역 상점들을 거점으로 시민 누구나 텀블러만 있으면 자유롭게 물을 마실 수 있는 공공급수 공간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일상 속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시민 참여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 목표다.

     

     

    기업과 공익단체가 함께 만드는 사회적 가치: 박주원 이사 강연

    협약식을 마친 후에는 박주원 지속가능경영재단 ESG협력담당 이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 주제는 '기업과 공익단체가 함께 만드는 사회적 가치'였다. 강연에서는 ESG가 단순한 기업 홍보 수단이 아닌, 지역사회와의 진정한 연대를 통해 실현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특히 기업과 공익단체의 협업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에게 성장의 기회가 되는지, 실제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이날 강연은 협약식에 참석한 기업인과 단체 관계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더 나은 역할을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이 선언이 아니라 현장의 언어로 내려오는 순간이었다.

     

    기업이 바뀌면, 지역이 달라진다

    이날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 대회의실은 경기도 곳곳의 변화가 모여든 출발점이었다. 1기업-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력사업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환경, 생물다양성, 자원순환, 이주민 통합, 청년 고립, 지역 공동체 등 다양한 공익 의제가 기업과 단체의 협력 속에서 지역 현장의 언어로 풀려나가고 있다. ESG가 보고서 속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실천이 될 때, 기업과 공익단체 모두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사업은 매년 증명해 왔다. 오는 10, 18개 기업과 10개 단체가 어떤 결실을 가지고 다시 모이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지금 이 봄날의 약속들이 경기도 곳곳에서 조용하지만 확실한 변화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현장스케치] 1기업 – 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약식, 지역을 바꾸는 협력의 약속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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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5-20
  • 애인 노동권 현장에서 만난 권리를 만드는 노동

     

    장애인들이 지하철에서 비장애인들로부터 왜 기어 나왔냐라는 말을 들으면 처음에는 다 울어요.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해 고개를 숙이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말해요. ‘우리도 함께 살아가는 시민입니다.”

    매주 화요일,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 노동자들이 지하철 문턱을 넘는 순간 지하철은 한동안 멈춰 서고, 사람들의 시선은 한곳으로 몰린다. 누군가는 눈살을 찌푸리고, 누군가는 대놓고 혐오의 말을 던진다. 그러나 그들은 매번 지하철에 오르고 서울로 향한다. 그리고 거리에서 외친다.

    이것도 노동이다.”

     

    2025년부터 김포장애인야학 권리중심팀에서 일하고 있는 염은정 활동가는 장애인 노동권 운동을 노동의 개념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보통 노동을 생산성과 이윤으로 판단하잖아요. 그런데 장애인의 권리를 알리고, 인식을 바꾸고,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것도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그의 활동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진 인권 감수성이 34년간의 교육개혁 운동을 지나 장애인 노동권 운동으로 이어졌다.

     

    학생 인권운동에서 장애인 노동권 운동까지

    1989년 전교조 교사들이 해직되던 시절,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염은정 활동가는 해직 교사들과 함께 교문 앞에 섰다.

    학생들과 소통도 잘되고, 공부도 잘 가르쳐주시던 선생님들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해고를 당한 거예요. 그때 처음에는 왜 그런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저 선생님들을 지켜야 한다라는 생각은 강했죠.”

    해직 교사들의 출근 투쟁을 돕기 위해 교문을 열어주고, 선생님들과 함께 목소리를 냈다. 그 경험은 곧 학생 인권 문제로 이어졌다.

    당시 학교는 두발 규제와 복장 검사, 소지품 검사까지 일상이었다. 그는 속옷 색깔을 검사하고, 치마를 들쳐 속바지까지 검사하던 시대였다고 회상했다. 학생회 출마에도 성적 제한이 있었고, 학생들은 학교의 주체가 아니었다.

    그래서 염은정 활동가는 학생회 성적 제한 철폐’, ‘두발 자유화’, ‘복장 자율화운동을 시작했다. 학교 안의 작은 문제 제기는 지역 다른 학교와의 연대로 이어졌고, 교육운동으로 이어졌다.

    이후 참교육학부모회 활동과 교육 운동으로 30년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학생인권조례 제정, 친환경 학교급식 운동, 고교평준화 운동 등 굵직한 교육 현안 속을 쉼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몸이 무너졌다. 이석증으로 쓰러지고, 이에 따라 운전 중 사고까지 겪었다. 활동을 잠시 멈추며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장까지 하면서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쉬면서 생각해 보니 현장과 조금 멀어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영역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 무렵 그의 시선이 머문 곳이 김포장애인야학이었다. 평소 장애인 평생교육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매주 화요일, 중증장애인과 지하철을 타는 이유

    그리고 지금 염은정 활동가는 매주 화요일이면 중증장애인 노동자들과 함께 서울로 향하는 지하철을 탄다. 서울시의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 폐지에 맞서 해고된 장애인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사람들에게 우리도 여기 함께 살고 있다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우리가 이동하는 것 자체가 캠페인이에요.”

    휠체어가 지하철에 오르려면 열차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지하철이 지연된다고 사람들은 불편해하고, 눈살도 찌푸린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비로소 장애인의 현실이 드러난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안 보이게 만드는 사회였잖아요. 장애인 자식을 둔 부모는 무슨 죄라도 지은 듯 쉬쉬하며 밖에도 나오지 못하게 만들고, 안 보이니까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여겼던 거죠.”

    <사진2, 사진3 : 김포장애인야학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들과 염은정 활동가가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결의대회에서 문화 공연과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계속 거리로 나온다. 축제에서 공연도 하고, 투표소 접근권을 조사한다. 사회 속에 함께 존재한다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권리를 보장하는 것

    염은정 활동가는 처음 장애인 운동을 접하며, “저 자신도 오랫동안 장애인을 도움받아야 하는 존재로만 바라봤다라고 털어놓았다.

    우리는 도와주면 착한 줄 알고 살아왔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먼저 물어봐야 하더라고요. 도움이 필요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그동안 우리는 장애인의 선택권 자체를 빼앗아 온 사회였던 거죠.”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일방적인 시혜나 복지보다 장애인의 권리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운동 현장에 들어와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동권 현실이었다. 비장애인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작은 턱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앞서도 말했지만, 엘리베이터 타면 집에나 있지 왜 돌아다니냐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요. 그런데 사실 우리가 타고 다니는 지하철 엘리베이터도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결과물이거든요.”

    2000년대 초반, 장애인 이동권 운동은 생존의 문제였다. 리프트 추락사고가 이어졌고, 장애인들은 지하철 선로에 내려가며 싸워야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지하철 엘리베이터다. 그리고 이 엘리베이터는 장애인보다 비장애 교통약자들의 이용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더디게 변하고 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우리가 한다.”권리 중심 일자리의 의미

    현재 염은정 활동가가 가장 집중하는 것은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운동이다.

    김포장애인야학에는 현재 30명의 중증장애인 노동자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거리에서 권익옹호 캠페인을 하고, 문화예술 공연을 하고, 이동권을 모니터링하고, 시민들에게 장애 인권을 알리는 모든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 생산이다.

    염은정 활동가는 말했다.

    국가가 UN이 정한 장애인권리협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기 때문에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말해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우리가 할 테니 우리의 노동으로 인정해 달라. 그런데 현실은 눈에 보이는 생산만 노동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저는 노동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모의 짐인 줄 알았다노동이 바꾼 삶의 감각

    권리중심 일자리에서는 다르다. 비록 긴 시간은 일하지 못하지만, 노동자로 인정받는다. 월급을 받고, 지역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인한다.

    그 변화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다. 표정과 태도, 삶의 감각이 달라진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한 노동자분이 그러셨어요. ‘나는 평생 부모의 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번 돈으로 어버이날 선물을 사드렸는데, 부모님께서 펑펑 우셔서 둘이 붙잡고 한참을 울었다라는 거예요. 그분이 자기 존재를 스스로 인정하게 된 순간이잖아요. 내 존재가 쓸모 있다고 느끼는 거죠. 그 변화가 너무 커요.”

     

    생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최저임금 밖에 놓인 사람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현재 중증장애인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이다.

    생산성이 없으니, 최저임금도 줄 필요 없다는 거잖아요. 결국 인간의 가치를 생산성으로만 판단하는 사회예요라고 꼬집었다.

    염은정 활동가는 장애인의무고용제 역시 실효성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공공기관과 기업은 장애인 의무 고용 대신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고 의무 고용을 회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는 고용부담금이 최저임금 보다 낮게 산정돼 있어 고용보다 부담금 납부가 경제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장애인 고용을 돈으로 해결하는 구조로는 안 바뀌어요. 정부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거죠. 궁극적으로는 장애인 일자리라는 말 자체가 사라지는 사회가 되어야 해요. 장애인도 떳떳한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요.”

    실제로 서울대병원의 경우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고용부담금으로 148700만 원을 내 공공기관 중 최다 납부액을 기록했다.

    <사진4 : 429일 혜화역에서 진행된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모습이다.>

     

    이에 따라 매일 아침 8시 혜화역에서는 장애인 의무 고용을 요구하는 피케팅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2026520일 현재 1,079일째를 맞고 있다.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인간 중심 사회로

    인터뷰 말미,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염은정 활동가는 살짝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저에게 장애인 노동권 운동은 이제 시작이에요. 10년은 해야죠.”

    이석증을 앓고 난 후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이제는 밤샘 활동이 두렵기도 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일에 미쳐 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겼다.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에서 인간 중심의 사회로 갔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인간은 아주 포괄적인 의미예요. 누군가를 배제하지 않는 사회요라는 말을 남겼다.

    그가 말하는 장애인 노동권은 단지 일자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누군가를 도움받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시민이자 노동자로 인정하는 일.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다시 배우는 일이었다.

     

    해시태그 추가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 #중증장애인최저시급 #장애인의무고용 #김포장애인야학

     
    “이것도 노동입니다”…34년 교육운동가가 장애인 노동권 현장으로 들어간 이유
    관리자

    조회수 142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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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중장년행복캠퍼스 #중장년프로그램 #인생2#화성시평생교육

    #경기공익활동지원센터 #중장년

     

    인생의 절반을 살고 나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지금까지는 가족을 위해, 직장을 위해 달려왔는데, 이제 남은 시간은 어떻게 채워야 할까.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새로운 일상을 맞이한 중장년층에게 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저 역시 그런 분들을 만나러 화성으로 향했습니다.

    4월 한 달 동안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두 차례 직접 방문해 수업 현장을 취재했는데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풀어보려 합니다. 캠퍼스가 어떤 곳인지, 어떤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는지, 그리고 제가 직접 들어가 본 향기로운 인생 향수 수업이 수강생들에게 어떤 의미인지까지 함께 나눠볼게요.

     

    [화성시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강의장소 입구 베너]

     

    1.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 어떤 곳인가요?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는 말 그대로 중장년층을 위한 전용 배움터입니다. 단순한 문화센터나 취미 교실과는 결이 다릅니다. 이곳은 은퇴 전후의 중장년이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성공적인 노후 생활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공간이에요.

     

    캠퍼스가 내세우는 비전은 이렇습니다.

    중장년과 함께 건강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기 위해, 위기를 행복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

    이 한 문장에 이곳의 철학이 담겨 있어요. 중장년기를 위기나 쇠퇴의 시간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출발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실제로 캠퍼스는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세 가지 전략적 추진 과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인생 2막의 새 출발, 둘째는 평생 배움, 셋째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 인프라 구축입니다.

     

     

     [화성시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강의장 곳곳에 붙여있는 홍보지]

     

    구체적인 사업 구조를 보면 더 명확하게 이해가 됩니다. 캠퍼스는 크게 네 가지 축으로 운영되는데요, 교육과정 동아리 활동 사회공헌팀 일자리 연계 및 인큐베이팅 순으로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교육으로 시작하지만, 배움이 끝나도 관계와 활동은 계속 이어지는 구조예요. 이 흐름 속에서 개인의 성장이 지역사회 기여로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공간도 중장년 전용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동아리실과 휴게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서, 수업이 끝난 후에도 수강생들이 자유롭게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어요. 재취업 및 창업 지원, 공유 사무실 운영, 코칭·심리 검사·집단 상담 등의 종합 상담 서비스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화성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홈페이지 포토갤리러]

     

    2025년 한 해 동안의 운영 성과를 보면 이 캠퍼스가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정규 교육과정 31개를 운영했고, 인문·교육 특강과 야간 과정도 운영했습니다. 커뮤니티 동아리 활동은 19개 팀에서 94, 사회공헌팀은 18개 팀에서 193회의 활동을 수행했어요. 이 숫자들은 단순한 실적이 아닙니다. 그 뒤에는 각자의 이유로 이곳 문을 두드린 수백 명의 중장년이 있습니다.

     

    2. 2026년 상반기 17개 프로그램과 사회공헌 활동

     

    2026년에는 경기도와 화성 특례시의 지원이 더욱 확대되면서 상반기에만 17개 교육과정이 개설되었습니다. 정원 262명으로 계획했지만 신청자가 넘쳐 317명으로 확정되었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어요. 이 중 처음 참여하는 신규 수강생이 179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그만큼 새롭게 문을 두드리는 분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분들 한 명 한 명이 새로운 출발을 결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화성시 배이비부머 행복캠퍼스 개강식 당일 프로그램소개 시간]

     

    17개 과정의 이름을 보면 그 다양함에 먼저 놀라게 됩니다. 행복 육아 영상, 웰라이프 플래너, 예비 부모를 위한 행복 지수, 행복한 옷·가구 만들기, AI로 말하는 직장인의 비밀, 아는 만큼 보이는 현대미술, 부스트 자격 과정, AI로 여는 디지털 추억 앨범, 코치 인증 자격 과정, 사주 명리, 시니어 브레인 음악 놀이 지도사(2), 어반 스케치, 꽃차 소믈리에 양성 과정, 향기로운 인생 향수, 화성형 혁신 통합 돌봄 리더 양성 과정, 목조각 예술, 그리고 시민 전문가 소양 과정까지입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예술과 기술, 자격증과 취미가 고루 섞여 있어요.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든, 어떤 삶을 꿈꾸든 자신에게 맞는 문을 찾을 수 있는 구성입니다.

     

    교육과정이 끝난 후에는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과정을 함께 들은 수강생들이 자연스럽게 모임을 만들고, 캠퍼스에서는 활동비와 전용 공간을 지원해줍니다. 그리고 이 동아리 활동이 사회공헌팀으로 발전하는 구조예요. 취미에서 시작해 이웃을 돕는 활동가로 성장하는 과정, 그것이 이 캠퍼스가 설계한 흐름입니다.

     

     

    [[화성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홈페이지 사회공헌 소개 영상자료 ]

     

    2025년 기준으로 운영된 18개 사회공헌팀의 활동 분야는 정말 폭넓습니다. 돌봄 및 복지 분야에서는 화성형 혁신 통합 돌봄 리더 양성 과정 수료자들이 지역사회 돌봄 체계 강화를 위해 활동합니다. 생명 존중 분야에서는 생명지킴이(게이트키퍼) 교육을 수료한 분들이 화성시 자살예방센터와 협력해 이웃의 위험 신호를 파악하고 전문 서비스와 연결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시니어 교육 지도 분야에서는 시니어 브레인 음악 놀이 지도사, 꽃차 소믈리에, 웰라이프 플래너 등 전문 자격을 취득한 분들이 지역사회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화성시 배이비부머 강의장 내부에 걸린 사회공헌소개액자]

     

    디지털 및 AI 활용 분야에서는 AI로 여는 디지털 추억 앨범 수료자들이 디지털 역량을 활용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고, 문화 예술 및 공예 분야에서는 어반 스케치, 목조각 예술, 향기로운 인생 향수 수료자들이 재능을 지역사회와 나눕니다. 특히 반려견 관련 공모사업인 '가치로운 비'처럼 독특한 사회공헌 모델이 발굴되어 운영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움이 멈추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이 이웃에게 흘러가는 구조.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가 추구하는 진짜 목표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3. "향기로운 인생 향수" 수업 현장 속으로

     

    제가 직접 참여해 취재한 과정은 17개 중 향기로운 인생 향수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향수를 만드는 수업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천연 성분을 활용한 비누와 입욕제를 만들며 내 몸을 직접 돌보는 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나중에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취미 수업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었어요.

     

     

    [화성시 배이비부머 향기로운인생수업 강의장 내부 입욕제실습]

    첫 번째 방문 입욕제 만들기

    강의실 문을 여니 책상 위에 파란 그릇, 유리 비커, 작은 저울, 투명한 비닐봉지 가득 담긴 흰 가루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수강생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강사의 설명에 집중하고 있었어요.

    이날의 주제는 천연 입욕제, 흔히 배쓰봄이라고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은 만들기 전에 입욕의 효능부터 짚어주는 것으로 시작됐어요. 반신욕은 15, 족욕은 42도 이하의 물에 발을 담그며 15분이 적당합니다. 핵심은 뜨거운 온도 자체가 아니라 온도 차를 이용해 몸의 순환을 돕는 원리예요. 하부와 말단 부위를 따뜻하게 하면 따뜻한 기운이 위로 올라가 순환이 일어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꾸준히 반복하면 3주쯤 지나면서 등 쪽으로 온기가 퍼지는 걸 느낄 수 있다고 하셨어요. 운동하기 어려운 분들에게 특히 권장하는 방법이고, 일주일에 두세 번이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재료는 베이킹 소다, 구연산, 옥수수 전분을 기본으로, 호호바 오일, 글리세린·비타민히알루론산 혼합 보습제, 정수기 물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한방 약재를 선택해 더할 수 있어요. 황금(黃芩)은 항균·미백 효능이, 정향(丁香)은 강력한 항균·살균력이, 감초(甘草)는 피부를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수강생들은 본인의 피부 상태와 목적에 맞는 약재를 직접 골랐어요. 자신을 위해, 또는 가족을 위해 고르는 그 선택 하나하나가 이미 배움의 과정이었습니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강의실 안에는 은은한 아로마 향이 퍼졌습니다. 페퍼민트, 라벤더, 레몬, 유칼립투스 등 각기 다른 향을 직접 맡아보고, 오늘 만들 입욕제에 넣을 향을 고르는 시간도 있었어요. 같은 재료라도 어떤 향을 고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의 제품이 완성된다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이 내 취향이자 내 몸의 필요를 반영한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화성시 배이비부머 향기로운인생수업 강의장 내부 천연비누실습]

     

    두 번째 방문 MP 비누 만들기

    두 번째 방문에서는 MP(Melt & Pour) 비누 만들기가 진행됐습니다. 비누 베이스를 녹여 색과 향, 기능성 성분을 더해 굳히는 방식으로, 비누 제조법 중 가장 접근성이 높은 방법입니다. 유치원생도 도전할 수 있다는 강사님의 말에 수강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이날 배운 재료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노란색의 핵심 성분인 토코트리에놀은 파의 씨눈에서 추출한 천연 항산화제로, 피부 재생과 여드름 케어에 효과적입니다. 화이트 비누 베이스에는 동백기름과 시어버터가 혼합되어 보습 효과가 뛰어나고, 파란색 계열에는 쪽(藍草)에서 추출한 인디고 색소가, 빨간색 계열에는 선인장에 기생하는 연지충(Cochineal)의 천연 색소가 활용됩니다. 자연에서 이렇게 다양한 색과 효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화성시 배이비부머 향기로운인생수업 강의장 내부 강사님 강의중]

     

    수업 중간에 강사님이 꺼낸 이야기가 강의실을 잠시 조용하게 만들었습니다. 조개는 몸속에 들어온 이물질로 진주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였어요. "우리도 삶에서 받은 상처를 어떤 보석으로 만들어갈 것인지 생각해 보세요." 비누를 만들면서 나온 말이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누구에게나 다르게 가닿았을 것 같은 문장이었습니다. 인생을 오래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더 특별하게 울렸겠죠.

     

    4.수업 이후, 이들이 꿈꾸는 활동들

    수강생들과 짧게 이야기를 나눠보니 등록 이유가 저마다 달랐습니다. 오래전부터 천연 제품에 관심이 있었던 분, 건강이 안 좋아진 뒤 내 몸을 직접 챙겨보고 싶어진 분, 은퇴 후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던 분, 자녀에게 직접 만든 것을 주고 싶었던 분까지요. 시작은 각자 달랐지만, 몇 주를 함께 배우다 보니 공통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 건강을 위해 시작했는데, 이제는 요양원 어르신들께 직접 만든 비누를 드리고 싶어졌어요. 그게 진짜 사회공헌인 것 같아요."

    "내가 이걸 배워서 가족한테 더 나아가 지역에 도움이 되는 활동가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앞으로 동아리를 결성해 정기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논의 중이라고 했어요. 개인의 관심으로 시작한 배움이 지역사회를 향한 나눔으로 확장되는 과정, 그것이 이 캠퍼스가 처음부터 그려온 그림이기도 합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강의실 게시판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 문구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함께 따뜻한 나눔으로 발전해 나가자!"

     

    [화성시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강의장 외부 벽면에 액자]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는 그 문장을 매일 조금씩 실현해가는 공간이었어요. 배움이 동아리로, 동아리가 사회공헌으로, 사회공헌이 일자리로 이어지는 이 선순환 구조가 중장년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고 있었습니다. 은퇴 이후가 막막하게 느껴지신다면, 혹은 뭔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의 17개 문 중 하나를 두드려보세요. 향기는 이미 그 안에서 시작되고 있으니까요.

     
    화성 중장년 행복캠퍼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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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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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이 주는 보람과 기쁨: "책장 사이에서 피어나는 아이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성남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킹덤 작은 도서관에는 매일 책 향기만큼이나 따스한 미소로 이웃을 맞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 중심에서 1년째 실무자로 자원활동을 하며 도서관의 살림을 도맡고 있는 김은경 자원활동가님을 만나, 도서관이라는 공익공간이 우리 지역에 전달하는 보람과 기쁨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사진 1

     

    성남시 분당구 미금로 170, 남현문화센터 402호에 있는 킹덤작은도서관을 소개합니다.

     

    Q1. 도서관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들의 만남이다.

     

    "가장 즐거운 건 역시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예요. 아이들이 도서관 문을 열고 새로 들어온 책이 있나 설레는 표정으로 들어와 책장을 훑어보는 모습이 너무 예뻐요. 삶며시 들어오는 녀석들, 우당탕 들어오는 녀석들 다양하지만 책을 읽는 모습이나 저희가 준비한 독서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하는 아이들을 보면 이 일을 잘했구나싶어 저도 모르게 힘이 납니다. 아이들이 도서관이 집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공간으로 여기며 찾아와 주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사진2,3,4

     

    Q2. 이곳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경험하나요?

     

    도서관은 독서를 통해 생각을 넓히고 창의적이 사고력을 키우며 세상에 이로움을 주는 성장 플랫폼으로 자유 민주주의의 시민으로 성장을 돕는 평생학습관입니다. 특히 작은 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이웃 사랑방으로 안심하고 누구나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지요.

     

    이 곳에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책이 어떻게 관리가 되는지를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나눕니다. 도서 대출과 반납에 대한 전산 시스템 사용법도 배우고요. 수많은 책이 도서관에 들어와 이용자를 만날 준비를 마치는 전 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책과 도서관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독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2025년에는 그림책으로 하는 영어 교실을 통해서 영어는 언어로 쉽게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2,500권으로 시작해서 현재 약 7,000권을 갖게 되었고 지금도 희망 도서를 꾸준히 구입하며 학생과, 성인 모두가 성장하는 모습 속에서 보람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Q3. 운영하시면서 보람찼던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최근에 진행했던 북큐레이션전시가 기억에 남아요. 특정 주제를 정해 책을 전시했는데, 평소 눈에 띄지 않던 책들이 주제별로 묶어서 새롭게 소개되는 모습이 좋았어요. 아이들도 평소보다 더 큰 관심을 보이며 즐겁게 참여해 주었고요. 다양한 책속에서 길을 찾고 새로운 관점에 대한 발견으로 지속적인 독서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는데, 아이들이 책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많이 뿌듯했습니다.”

     

     

    Q4. 자원활동가로서 어려운 점도 있으실 텐데, 그럼에도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사실 제가 성격상 아주 꼼꼼한 편은 아니라서, 새로 도입된 시스템을 배우거나 도서관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일이 가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책과 아이들 곁에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옵니다. 현재 저를 포함해 총 7명의 자원활동가가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는데, 이 일이 주는 '보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Q5. 앞으로 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요즘 아이들이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책 읽기를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도서관이 조금 더 편안한 사랑방 같은 곳이 된다면 아이들이 다시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도 유익한 특강이나 프로그램을 더 활성화해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독서의 기회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성남시의 지속적인 지원 덕분에 도서관이 3년째 잘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의 소중한 공간으로 남길 바랍니다.“

     

    [기자의 시선]

    김은경 선생님과의 인터뷰 내내 도서관은 단순한 '책 저장소'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아이들의 꿈이 자라나는 '살아있는 공간'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이 공간을 지켜가는 사랑은 전하는 분들이 함께 하고 있어서 우리의 내일은 한 권의 좋은 책처럼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도서관이 주는 보람과 기쁨 “책장 사이에서 피어나는 아이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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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20
  •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 안산의 밤, 평화를 묻다

    202642, 안산 중앙동 월드코아 광장에서

     

    차가운 아스팔트에 누운 사람들

     

    4월의 안산은 아직 춥다. 바람이 몰아치는 중앙동 월드코아 앞 광장, 그 바닥에 사람들이 눕기 시작했다. 스스로 선택해서,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팔을 벌리고, 그대로 멈췄다. 다잉 퍼포먼스. 죽음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는 행위. 이란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집어삼킨 이름들.

     

    지나가던 사람들이 멈춰 서서 바라봤다. 어떤 이는 그냥 걸어갔다. 그것도 하나의 대답이다. 우리는 타인의 죽음 앞에서 얼마나 자주 그냥 걸어가는가. 전쟁은 멀리 있고, 뉴스는 흘러가고, 오늘도 밥을 먹어야 한다. 그 무심함이 세계를 지금 이 꼴로 만들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안산평화연대와 안산민중행동이 이번 집회를 열었다. '미국의 침략전쟁 규탄, 파병 반대, 긴급평화촛불'. 이름이 길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단순하다. 우리 아이들을 전쟁터로 보내지 말라는 것. 이렇게 말하면 너무 감상적인가. 그러나 감상적인 것과 옳은 것이 반드시 다른 건 아니다.

     

     

    미친 운전자를 끌어내려야 할 때


    한겨레평화통일포럼의 강신하 씨가 여는 말을 맡았다. 그는 트럼프가 말하는 '힘에 의한 평화'가 일제강점기 이토 히로부미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평화를 외치면서 자국 이익을 위해 국제법을 위반하고, 베네수엘라를 침공하고, 이란을 침공하고, 이제 쿠바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 그 말을 듣는 동안 나는 그 논리의 익숙함이 오히려 섬뜩하게 느껴졌다.

     

    미친 운전자는 운전석에서 끌어내려야 한다.” 그는 2차 대전 말기, 히틀러에 의해 순교한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의 말을 인용하며 말을 이어갔다. 오늘날 세계는 인터넷과 무역 등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한 사람의 광인이 그 연결망 전체를 고통에 빠뜨리고 있으며, 세계 시민이 연대하여 그 광인, 트럼프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트럼프는 지구를 떠나라."

     

    구호는 과격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생명을 연료처럼 쓰는 모든 방식에 대한 거부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함께 외쳤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자유발언 1 :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다음 차례는 어디인가

     

    첫 번째 자유발언자는 지금 이 순간의 전쟁을 이야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략전쟁이 한 달을 넘겼다.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 그런데 트럼프는 오늘도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언급했다. 다른 나라의 주권과 그 나라 국민의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 태도로 일관한 것이다. 발언자는 이번 전쟁이 기울어가는 패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의 발악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를 겨냥한 우크라이나 전쟁, 베네수엘라 침공, 쿠바 겨냥, 이란 침공. 그다음은 어디인가. 결국 미국이 패권을 지키려면 최후의 경쟁자는 중국이다. 불타는 서남아시아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광장은 잠시 조용해졌다.

     

    뒤이어 발언자가 짚은 것은 한국 정부의 태도였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는 서방 공동성명에 이재명 정부가 동참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법 침공과 민간인 학살에는 침묵하던 나라들이 이란의 자위적 조치에는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했다. 그 성명에 한국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리고 작년 관세협상 팩트시트에 담긴 이른바 동맹 현대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인정, 미국 무기 구매, 주한미군 현금 지원- 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한미 연합훈련 프리덤 실드FS·Freedom Shield가 대북 작전에서 대중국 작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읽어야 한다고 했다. 만약 윤석열이 이런 합의를 했다면 강한 비판을 받았을 것이며, 민주당이라고 해서 나라의 안보와 국익을 파는 행위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발언자의 말이 맞다. 여야가 한통속으로 미국의 압박에 끌려다니는 상황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정파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 이라크 파병으로 김선일 씨가 참혹하게 살해당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 시민이 나서야 한다. 민중의 힘으로 정부를 견제하고 국익과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

     

     

    3대의 병역, 그리고 기록되지 않은 이름들

     

    두 번째 발언자는 국립영천호국원에 잠든 한 아버지의 딸로서 그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6·25 전쟁 당시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 날짜를 잡아놓은 상태에서 보국대로 끌려간 아버지는 1951년 이승만의 긴급 명령으로 강제 동원된 민간인 부대, '지게 부대'에서 총도 군복도 없이 지게와 맨손으로 물자를 날랐다고 한다. 굶주림과 질병, 가혹한 폭격 속에서 아버지는 다시 영덕에서 제주도로 끌려갔고, 넉 달간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모두들 전사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냈다. 전사 통지서를 기다리며 눈물로 살았던 할머니와 고모들, 예비 신랑이 전사했다는 소문에 고통받던 어머니, 그 충격으로 석 달 만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까지. 휴전 후 아버지는 살아 돌아와 두 사람은 결혼했지만,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야 했다고 한다. 또 전쟁이 일어날까, 또 끌려가진 않을까. 가슴이 벌렁거리는 삶.

     

     

    그의 오빠는 10·26사태와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군부 시절 32개월간 군생활을 하며 소식을 닿지 않아 어머니는 밤새 울며 기도했다고 한다. 남동생은 노태우 정부 시절 27개월 포병으로 복무했고, 무거운 장비를 들다가 허리를 다쳐 지금도 후유증이 있다.

     

    그의 큰아들은 박근혜 정부의 북풍 몰이 속에 군대에 갔다. 작은아들은 최전방 GP에서 복무하는 동안 시국 뉴스에 심장이 벌렁거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 미국에서 일하는 큰 아들은 배낭여행으로 이란을 몇 번 다녀온 것이 문제가 되어 비자를 받으러 왔다가 5개월간 발이 묶였다.

     

    아버지로부터 오빠, 남동생, 조카들까지 3대가 '병역명문가'로 검색된다. 참전용사요 숨은 영웅이라지만, 뒤집어 말하면 3대에 걸친 전쟁 피해자의 역사다.

     

    그는 호주 시드니 안작 메모리얼Anzac Memorial에서 본 동상 이야기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전사한 군인 한 명을 여성 세 명이 어깨로 받치고 서 있는 동상. 어머니, 아내, . 그 앞에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전쟁은 결코 남성들만의 일이 아니다. 그 무게와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하는 건 결국 수많은 여성이다. 국가는 그 여성들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다. 기록하지도, 기억하지도 않는다. 그는 말했다. 3대 병역명문가 말고, 3대 평화명문가의 역사를 쓰고 싶다고. 우리 아들딸들에게 물려줄 가장 좋은 선물은 평화라고.

     

     

    휘파람과 촛불 - 광장이 끝나도 남는 것

     

    집회의 마지막 순서로 휘파람의 노래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구호 대신 노래. 주먹 대신 촛불. 어떤 이는 눈을 감고 들었고, 어떤 이는 옆 사람 어깨에 살짝 기댔다. 분노와 슬픔이 잠시 다른 형태를 취하는 시간이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노래는 끊어지지 않았다.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은 흩어졌고, 광장은 다시 그냥 광장이 되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무언가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이름 붙이기 어려운 것.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이 도시에 있다는 확인.

     

    작은 불꽃들이 가까이 모여 있으면 쉽게 꺼지지 않는다. 오늘 밤 안산의 광장이 그것을 보여줬다. 우리 아버지가 겪은 비극을 손자들에게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의 아픔을 손녀들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차가운 4월의 밤에 촛불을 들었다. 그 불꽃은 오늘도 꺼지지 않는다.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 안산의 밤, 평화를 묻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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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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