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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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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마지막 주, 가을밤의 선선한 공기가 기분 좋은 어느 날.
    저는 한 달 전 우천으로 연기되었던 경기도기숙사 「2025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복 더하기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축제’라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그곳은 기숙사 입사생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함께하는 자리로, 공연·입사생 운영부스·홍보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한 오후 4시 무렵, 기숙사 잔디광장은 이미 북적였습니다. 무대에서는 한창 음향 체크가 진행 중이고, 저 멀리서는 수제 문구류 판매, 무알코올 칵테일, 수제비누 만들기 체험, 비즈 식물 등 입사생들이 보기만 해도 기대되는 입사생 운영 부스들이 분주히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공연을 기다리며 자연스럽게 주변 부스를 둘러보고, 잔디 위를 걷는 발걸음마다 웃음소리와 음악이 스며들어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도민축제 입사생 부스 전경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던 부스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였습니다. 화려한 색감의 룰렛과 다양한 상품이 진열된 센터 홍보부스는 축제 입구에 자리 잡아 방문객들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았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그중에서도 사진의 포스터가 매우 눈에 띄었습니다. 올해 행복 더하기 축제에서 진행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홍보부스는 단순한 센터 소개의 공간을 넘어 다음 주 11월 8일에 열릴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 〈실타래–깁다, 잣다, 엮다, 잇다〉」를 알리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웹진을 보시는 여러분들에게도 간단하게 소개 드리자면, 이번 시민기록 컨퍼런스는 ‘시민기록자(에디터)’들의 기록이 예술과 체험으로 확장되는 자리입니다. ‘마음을 깁다’라는 주제 아래, 기록자의 실제 필체를 따라 써보는 필사 체험, 타자기로 엽서를 완성하는 타자기 체험, AI와 대화를 나누며 글을 써보는 대화형 기록 체험, 나무 위에 단어를 새기는 우드버닝 교환소 등 감성적인 체험 부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공연과 대화를 엮은 이야기 프로그램 ‘생각을 잣다’, ‘서사를 엮다’, 마지막에는 모두가 실타래를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 ‘사람을 잇다’까지 이어집니다.
    센터는 이번 부스를 통해 “나의 경험이 기록이 되고, 기록이 다시 사회의 변화를 만든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이번 컨퍼런스가 공익의 현장을 예술로 확장하는 과정임을 알렸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부스에서는 시민기록컨퍼런스를 비롯해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은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이벤트는 아래의 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STEP 1. 센터 인스타그램 팔로우 또는 뉴스레터 구독 → 맛있는 간식과 룰렛 기회!
    STEP 2. QR코드 스캔 후 시민기록컨퍼런스 사전 신청 둘 다 참여했다면? → ‘꽝 없는 룰렛’ 돌리기 1회 추가 기회!
     
    참여자들은 “한 번만 더 돌려보고 싶어요!”라며 즐겁게 웃었고, 룰렛 경품으로는 수건, 샤워볼, 에코백 등 실용적인 센터 굿즈부터 입사생 맞춤형 컵라면과 햇반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작은 보상이지만 공익활동을 향한 첫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기숙사 관장님과 수원여자대학교, 수원권선경찰서 등 축제에 협력하는 다양한 유관기관과의 만남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부스를 방문하며 소개도 들어보고 공연을 소개하고 명함을 나눠가지며 센터와의 앞으로의 협력을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홍보부스는 행사 내내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축제 속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스 중 하나였습니다. 취재를 하러 왔던 저도 모든 부스를 체험해 보며 자꾸만 본분을 잊고 재밌게 즐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부스를 즐겨본 에디터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이번 축제 참여는 경기도기숙사와의 협력 관계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2024년 4월, 양 기관은 업무협약(MOU)을 맺고 공익활동 확산을 위한 공동 노력을 약속했습니다. 작년 입사생축제 홍보부스에 이어 이번 축제 참여는 협약의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는 현장이었습니다.
     
     
    2024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경기도기숙사 업무협약식 / 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는 기숙사 입사생을 비롯해 도민들에게 공익활동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었고, 기숙사 역시 입사생들의 공익활동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센터 홍보부스를 통해 ‘시민기록 컨퍼런스’와 저와 같은 ‘아카이브 에디터’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하며, 향후에도 경기도기숙사와 지속적으로 함께하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저녁 7시 무렵, 무대 조명이 켜지며 축제의 분위기는 절정을 향해 달아올랐습니다. 해병대 시범단과 경기대 응원단 ‘거북선’의 치어리딩으로 시작된 공연은 커다란 환호를 이끌어냈고, 이어 가수 한민우, 아주대 밴드 ‘5분 쉼표’ 등의 무대가 잔디광장을 채웠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경품 추첨 무대가 이어지자, 관객석 곳곳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영상을 남기는 모습이 줄을 이었습니다.
     
     
     
    해병대 시범단과 경기대 응원단 ‘거북선’의 치어리딩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웃음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가운데, 센터 홍보부스에도 마지막까지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시민기록 컨퍼런스 포스터를 살펴보고 QR코드를 스캔하는 사람들, 굿즈를 챙기며 부스를 떠나는 사람들, 내가 사는 지역에는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있을지를 궁금해하며 브로슈어를 한 손에 쥔 채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이번 축제에서 나눈 짧은 대화와 참여가, 누군가의 새로운 공익활동의 첫 장이 되었길 바랍니다.
     
     
     
    축제를 구경하는 사람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센터는 이번 축제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올 「2025 시민기록컨퍼런스 〈실타래–깁다, 잣다, 엮다, 잇다〉」에서 더 많은 도민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공익활동 현장의 이야기가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되고,
    그 기록이 예술과 체험으로 확장되는 따뜻한 자리.
     
    11월 8일, 경기상상캠퍼스 공간 1986 멀티벙커에서 당신의 마음 한 올도 이 실타래에 엮이길 바랍니다.
     
     

     
    [현장스케치] 밤하늘에 번진 공익의 열기 - “2025 경기도기숙사 행복더하기 축제”
    또봉

    조회수 108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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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션 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
    : 비영리(공익) 활동과 조직운영 활동의 변화, 세대의 전환
     
     
    사회 이인신(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패널 허밍슈(국립대만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최승환(청년플로우 위원)
    김재순(유스보이스 대표)
    김별(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이광호(펭귄의 날갯짓 공동대표)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세계시민대회, 세션 2의 주제는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입니다. 이인신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사회로, 오전 행사 기조강연자였던 국립 대만대학교 허밍슈 교수와 4명의 공익활동가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공익 활동을 하며 현장에서 경험한 활동의 부침과 의미를 되짚어보았는데요. 공익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간략한 단체 소개로 시작한 두 번째 세션 이야기의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션 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 각자의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김재순(유스보이스 대표): 학교 밖 청소년을 잇고 나답게 성장하는 청소년 단체 ‘유스보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별(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수원 지역 2030 여성 청년 커뮤니티인 ‘허밍버드클럽’을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광호(펭귄의 날갯짓 공동대표): 정신질환과 고립, 은둔 당사자 청년들과 동행하는 단체로, 수원에서 동료 지원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승환(청년플로우 위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청년플로우’ 2기 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 단체 활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주시겠어요?
     
    김재순: 2002년 다음 세대 재단이라는 재단 법인의 청소년 사업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청소년이었어요. 제 청소년기에 아주 큰 울림을 준 활동이라 청년 활동가로도 계속 활동하다가 어느 날 '유스보이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되었습니다. 2020년도에 좀 더 제가 하고 싶은 활동에 집중하는 지금의 유스보이스를 분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별: 다산인권센터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었어요. 계엄령과 탄핵 광장 이후에 주목받았던 2030 여성 청년들의 목소리가 응원봉 불빛에 국한되어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우리 일상과 연결 지을 수 있을까 고민을 바탕으로 시작한 커뮤니티가 허밍버드클럽이고, 연애, 노동, 주거, 상담 4개 주제를 정해 수다회와 강연을 열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이광호 활동가, 김별 활동가, 김재순 활동가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광호: 저희는 정신 질환과 고립을 경험했던 당사자 청년들이 모여 있는 단체입니다. 우리가 더 이상 돌봄의 주체 혹은 서비스 받는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도 똑같은 시민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혹은 돌봄을 주고받는 존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추석 때 가족들이랑 있는 걸 힘들어하거나 혹은 다들 친구들이랑 놀러 가는 데 나만 혼자인 것 같은 박탈감을 느낄 때가 있거든요. 저희 쉼터에 와서 명절 음식도 먹고 간단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왼쪽부터 허밍슈 교수, 최승환 활동가, 이광호 활동가, 김별 활동가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최승환: 청년 플로우는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청년들의 정책 의견을 듣고 정책의 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작은 위원회이고요, 16명이 참여하고 있고, 최근에는 오늘 자리와 비슷한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 단체 안에서 세대 간 소통에 어려움이 있나요? 어떻게 해결하나요?
     
    최승환: 제가 신입 활동가일 때 저랑 제 사수는 15년 이상 활동에 차이가 있었어요. 보도 자료 하나 써봐 이러는데 보도 자료가 일단 뭔지도 모르겠는 거예요. 그 소통이 그 간극이 너무 큰 거죠. 그분은 저한테 어디까지 알려줘야 되지?라는 생각을 하는 거고 저는 내가 어디서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지?라는 그 간극이 너무 컸던 경험이 있습니다.
     
    김별: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보다 2030 여성과 청년을 시민사회에서도 이럴 것이라는 약간 도상으로 여기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김재순: 저는 젊은 분들과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어쨌든 비영리 단체로서 사실 많은 급여를 줄 수 없는 거는 대부분 알잖아요. 그럼에도 이곳에서 일하는 이유는 어쨌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인정이 저는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요즘에는 어떤 일을 했을 때 그 일을 왜 잘했는지 또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운영하는 담당자나 대표가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자리가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이광호: 일단 저희 조직은 다 20~30대거든요. 이게 장점이면서 단점인데 어느 정도 수평적인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는 수평어를 원래 사용했었어요. 이게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반으로 돼야 하는데 이게 처음부터 이 조직에 있던 사람들은 이걸 이해하고 있는데, 중간에 들어오는 사람은 이걸 반말로 인식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야기하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이게 굉장히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수평어를 사용하지 않아요. 그리고 또 다른 문제의식은 공익 활동 자체의 중간 소통 구조가 없지 않나 하는 건데요. 저희만 그런 건가 싶고, 직업으로 이 활동을 하는 분들과 자원활동으로 하는 분들 사이 생각의 갭도 상당히 커서 이 부분도 소통이 필요한 것 같아요.
     
     
    ● 허밍슈 교수님께 질문드립니다. 선배들 세대는 사실은 활동에서 자원봉사의 개념이 컸어요. 권위주의 정권이랑 싸우기 위해서 나의 일상은 당연히 버리고 활동하는 돈도 받지 않고요. 근데 민주화가 진행되었고 이제 공익활동이 하나의 직업이 되었거든요. 여기로 취업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고 여기에서 오는 혼란도 있습니다. 혹시 대만은 상황이 어떤지요?
     
    허밍슈: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한국 사회가 대만보다 선후배 관계에 있어서 더 혼란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만에도 이러한 세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젊은 사람들이 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익단체가 의사 결정을 민주적으로 하고 젊은 세대의 기여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대격차를 해소해야 공익활동도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단체마다 조직의 의사 결정 구조를 평가하는 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재순: 저희는 프로젝트 매니저분들이 다 계세요. 프로젝트마다 담당자가 따로 있어서 의사결정 구조는 충분히 여러 토의나 회고를 해서 진행하고요. 그래서 저희 동료들은 의사결정 부분은 많이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승환: 5인 이하 사업장에서 조직 문화 점검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었었어요. 그리고 선배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조직 문화 점검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는 결론이었어요. 하지만 지리산 이음이라는 단체는 3명인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조직 문화 점검이 유의미한 결과를 낳는다고 해서 작은 단체는 조직 문화 점검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이광호: 조직 문화에 대해 점검하는 것도 노동입니다. 그렇죠.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저는 너무나 고민인데 아까 말씀드린 직업으로서의 활동가로 살고 있는 분들에게 이런 것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그리고 너무나 제한적인 자원이 우리에게 있는데 그 자원 안에서 이것들에 기여한 것들을 어떻게 보상을 만들 것인가도 고민입니다.
     
    허밍슈: 공익활동이라는 단어를 여기서 처음 들었습니다. 대만에서는 시민사회 NGO나 에드보커시라는 단어를 씁니다. 대만의 NGO도 소규모고 보수도 적습니다. 안정적인 펀딩이 중요하다고 보고요. 이 길을 선택한 젊은이들의 희생은 막아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는 실험이 공익 활동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정적인 재원을 바탕으로 더 전문성을 갖춘 활동을 한다면 대중으로부터 존중받을 것이고 공익 활동 영역도 자격과 권한이 더 커지리라 기대합니다.
     
    김별: 지금 이 세션에서 되게 중요한 키워드 두 개가 지속 가능성과 세대 전환이었는데 사실 지속 가능성과 세대 전환을 원하는 이유 그리고 이걸 중요한 가치로 삼는 이유가 이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고 그러기 위해서 조금 더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고 싶다고 저는 해석을 했거든요. 근데 우리가 만나길 바라는 2030에게는 조직과 단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선이고 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얼굴을 만나기 위해 준비되지는 못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봅니다.
     
     
    ● 시민사회단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활동가로 키워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고민을 요즘은 좀 하고 있거든요.
     
    이광호: 저는 사실 벌어놨던 돈을 쓰면서 그냥 거의 자원봉사 활동을 했는데 보통 사람들이 자기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면서 이 활동판의 언어를 익혀가면서 활동을 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우리는 다른 언어를 쓰고 있고요.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판에 들어오면요. 그게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 홍보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홍보할 때 신경 쓰는 지점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김재순: 예전에 했던 방식의 공익 활동보다는 요즘 청년들이 저 활동이 되게 참신하고 재밌다 즐겁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느낄 수 있게끔 홍보합니다. 10대나 20대 분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게 인스타그램이더라고요. 템플릿 만들어서 나름 좀 예쁘게 올리고 네이밍 같은 경우도 그냥 지원 사업 이렇게 올리는 게 아니라 요즘 분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도로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최승환: 대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대에서 40대까지는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그에 맞는 포스터를 만들고, 전 시민을 대상으로는 하는 건 욕심이 아닌가 합니다.
     
    박별: 홍보 자체도 고민이지만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해요. 연애, 노동, 주거 이런 것들을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노동이나 주거 이런 단어들에 대해서 오는 어떤 편견 같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이게 굉장히 허밍버드 클럽이 좀 오픈되어 있다고 느끼지만, 막상 이렇게 활동을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인권 센터에서 하니까 뭔가 딱딱한 걸까 편견을 가지는 분들이 좀 계시더라고요.
     
    이광훈: 저희 홍보의 기준은 재미입니다. 우리가 봤을 때 재미없으면 홍보안을 다 고쳐야 합니다. 근데 요즘에는 점점 더 정형화되고 있긴 합니다. 인스타에 아무래도 청년분들이 가장 많다고 느껴서 주로 인스타에 홍보합니다.
     
     
     
    플로어 토론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대만에서는 각 단체가 안정적인 재정 확보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허밍슈: 대만도 안정적인 재정 확보는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NGO나 다른 커리어를 갖고 일을 하면서 공익 프로젝트를 만들어 크라우드 펀딩을 받기도 합니다. 이건 상업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NGO는 대만에도 없습니다.
     
     
    ● 시민단체가 새로운 공익 활동가를 맞기 위해서 어떤 조직 문화와 고민이 함께 되어야 할지 듣고 싶습니다.
     
    김별: 활동가가 학생 운동을 거쳐서 노동 운동을 거쳐서 너무 자연스럽게 투입되는 이런 스타일은 이제 조금 올드 스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을 시작할 때 예전처럼 뭔가 이 조직에 충성해야 하고 어떤 운동이 내 하나의 삶과 일치시키는 거는 요즘 2030에게는 통하지 않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허밍슈 교수님께 궁금한 점인데요. 대만은 최근에는 일상에서 어떤 공익활동을 하고 있나요?
     
    허밍슈: 대만도 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시대가 지나 열의가 식었습니다. 2014년 대만의 해바라기 운동1) 이후 시민운동은 제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기업을 만들거나, 시골 서점이나 지역 신문을 운영하거나, 다른 커리어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사회활동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지금은 전반적으로 사회복지 아웃소싱 영역에서 서비스 제공 위주의 활동이 많습니다.
     
     
    세션2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마지막으로 오늘 참여한 소감을 나눠주세요.
     
    최승환: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이런 얘기를 되게 mpo 지원센터부터 오랫동안 얘기를 해왔고 조금 조금씩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광훈: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연대와 환대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너무 각자 살기가 너무 바쁘고 각자 눈앞의 이익이나 자본에 대한 것들을 축적하는 것들이 너무 중요한 가치가 돼버렸는데 그거에 투쟁해야 하는 것 같아요.
     
    김별: 우리가 지속할 수 있고 세대 전환을 정말 원한다면 지금 어딘가에 떠돌고 있을 어떤 단체에 가입하지 않아서 또는 조직 안에 없어서 그렇게 발화하지 못한 채 떠도는 말과 얼굴을 떠올려 본다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이 또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요?
     
    김재순: 최소한 유스 보이스라는 곳에서 일할 때만큼은, 더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급여나 나름의 문화와 복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하고 파트너십을 할 때 비용을 당당하게 제시도 하기도 합니다. 공익 활동을 할 때 돈에 대한 부분들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사회나 문화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젊은 청년분들이 더 일하고 싶어 하고 더 가치 있게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허밍슈: 대만에서는 NGO 패널 토론은 이렇게 흥미롭지 않습니다. 창의적인 의견 교환이 인상적입니다. 공익 활동의 생명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고요. 한국 공익활동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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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만 해바라기 운동은 2014318일부터 410일까지 23일 동안 대만의 대학생과 사회운동세력이 대만의 국회인 입법원을 점령한 사건으로, 졸속처리한 양안서비스무역협정에 대해 항의 활동을 벌였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주제세션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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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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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 : 윤지현 / 인터뷰어 : 엄상미, 배은희 오가음, 이도순

     

    1. 시민기록자 윤지현은 어떤 일을 하나요?

    저는 기록관리를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백기완 노나메기 재단이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백기완 선생님은 민중운동가거든요. 2021년 백선생님이 돌아가시면서 기념재단이 만들어졌고, 재단의 주요 사업 중에 기록보존사업이 있어서 관련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고인의 이야기(기록)를 수집하고 남기고 정리하는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 박물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일을 하기도 했는데, 거기서도 역시 기록을 수집, 정리, 평가, 서비스, 교육, 기획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기록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이것저것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기록전문가협회에서 기록공동체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협회의 운영을 함께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제가 그동안 성격이 다른 여러 기관에서 기록관리 실무를 맡았기 때문에 공공기록과 민간기록의 내용을 함께 아울러야 하는 그런 자리에 쓰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2. 올해 기억에 남는 기록에 관련된 어떤 이슈가 있을까요?

    기록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라면 특별히 떠오르는 건 없구요. 개인적으로는 바깥 활동이 참 많았습니다. 덕분에 사람을 많이 만났네요. 기존에 알던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데, 올해는 특히 새로운 기록인과 관계를 많이 맺은 것 같습니다. 일터에서 기록봉사 활동을 오셨던 학생분들과 연을 맺었고, 저희처럼 인물을 다루는 유관기관에서 기록관리를 하는 선생님과 교류했고, 행사나 학술대회 같은 곳에서 비슷한 고민과 취향을 가진 기록인들도 만났고, 문화예술 분야에서 기록 활동을 하시는 작가분들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특히 지역에서 기록을 매개로 공익활동을 하고 계신 분을 많이 만났어요. 아직은 기록관리가 생소하지만, 최근 뭔가 활동을 도모하고 있는 곳들이 참 많았거든요. 그런 곳에 제가 전달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모르겠네요.(웃음) 때론 제가 편해서 요청하신 것도 있겠지만, 그 일을 딱히 할 사람이 없어서라면 미미하지만 제게 주어진 역할이라 생각하고 했습니다. 어떤 계획하에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만나다 보니 계속 만나지네요. 지금 이런 인터뷰도 기록인을 만나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 아닐까요.

     

     

    3. 그야말로 기록으로 맺어진 인연이네요.

    다양한 기록인을 만나는 해였어요. 그냥 한번 쓱 만난 사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최소한 두세 번은 만났죠. 해돋이를 같이 보거나 봄꽃을 함께 보러 간다거나 생일파티를 열어준다거나. 어떤 기록인은 제가 코로나 걸렸을 때 집까지 장어탕을 가져와 주시기도 하고, 어떤 땐 제가 집들이를 가기도 했죠. 또 어떤 경우엔 행사를 겸한 여행이 되기도 했고, 학술대회를 마치고 저희 집에 와서 수다를 떤 적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생활밀착형 기록인의 관계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서로를 알고, 집을 알고, 서로의 먹거리를 챙겨주는 관계.

     

     

    4. 그게 선생님한테 너무 적절히 어울리는 거 아닙니까! 기록브록커?

    (웃음) 브로커로서 지금 구슬(사람 또는 관계)을 모으고 있는 중이에요. 누가 뭐가 필요하다 그러면 저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제가 모은 구슬들이 어딘가에 닿아 꿰어지길 바라죠. 어떤 경우는 꿰어본 적 없는 상태인 구술도 있는데, 조심스레 한번 던져넣으면 바로 구멍이 뻥 하고 뚫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엔 저 스스로 참 잘했어요하죠. 저는 아직 구슬을 모으는 중이에요. 언젠간 저 스스로 꿸 날을 손꼽으면서.

     

    5. 어떻게 보면 선생님의 기록브로커적인 기질이 오늘 시민기록컨퍼런스와도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요. 오늘 시민기록컨퍼런스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아주 유쾌합니다. 이렇게 유쾌한 행사는 처음입니다. 다들 엄청 유머러스하고 너무 밝고. 지금 우리가 지하에서 이렇게 하고 있지만, 거의 지금 지상 위 천상계에서 붕붕 떠다니는 느낌입니다. 제가 연결하고 모신 선생님들이 각자 파트에서 기량을 펼쳐주시니 제가 엄청 할 일 한 듯 뿌듯하죠. 헌데 이건 뒷이야기인데 유희로만 흘러서는 안 되겠죠. 유희적 언어에 진정성이 가려질 때를 종종 발견합니다. 진중하고 묵직함이 필요할 때는 밝힌 불을 거둘 줄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즐거웠어로 기억되는 것이 아닌, 무게 있는 내실을 가져갈 수 있는 컨퍼런스를 기대해 봅니다.

     

     

    6. 오늘 기억에 남는 발표나 세션이 있습니까?

    기조강연(“기록이 바꾼 세상, 진실이 된 기록”-진실탐사그룹 셜록 박상규 대표)이 기억에 남습니다. 중요한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잖아요. ‘보이지 않는 것을 기록해야 된다, 그리고 중요한 건 보이지 않는다’. 많이 보려고 노력해야겠어요. 저도 시민기록을 관리하면서 많이 체감했거든요. 언론에 보도되거나 항간에 떠도는 것은 그저 누군가의 입맛에 맞게 양념된 것이구나. 그것이 진실을 가릴 수가 있구나. 비슷한 뜻의 단어를 쓰더라도 표현에 따라서 전혀 달라지는 해석을 낳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기록을 대할 땐 항상 진실을 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7. 경력이 오래된 전문가도 이렇게 느끼신 바가 있으시다니요. 향후 혹시 다른 프로젝트 계획이 있으신가요?

    개인적인 프로젝트로 제가 지금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네요. 올해 사람과 관계가 모이는 해였다면, 내년엔 저의 실타래를 만들어야겠습니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일군 사람들의 기록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들의 기록을 모으고 정리하는 일을 체계화시키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8. 윤지현에게 기록이란 무엇인가요?

    나의 몸과 마음을 살찌게 하는 것. 양식이네요.(웃음)

     

     

     

     

     

     
    기록활동가 인터뷰 : "유쾌한 기록브로커의 일상"_윤지현
    바람자전거, 참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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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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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정부 체제 및 시장경제 활황 하의 세금 인하와 각종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얽힌 실타래는 당기지 않는다.’의 안재욱 저자는 생산 능력이 있는 노동자에 대한 복지제도가 오히려 노동자의 근로 의욕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실체적인 성과가 없다고 주장하며 이와 같은 제도 구축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복지연금을 비롯한 지나친 복지제도 마련은 일본의 *니트족(*일본에서 쓰는 은어.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근로 의욕을 상실한 무직자를 뜻함)히키코모리 발생 사태와 같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중년(35~59) 니트족은 약 123만명으로, 15~34세 젊은 니트족의 2.3배 수준이다.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청년 니트족은 12% 줄었으나 중년 니트족은 오히려 5% 늘어난 실정이다. 2008년 일본의 완전실업율은 4.0%, 15~24세 젊은 니트족의 실업율이 7.2%로 청년실업율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나 20026.4%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하다가 2007년에는 4.9%에서 2008년에는 5.2로 상승했다. 2021년 일본의 니트족 비율은 9.8%를 넘어가고 있는 실태이다. 이처럼 일본의 25~34세층의 실업율 상승은 니트층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저자가 언급한 일할 능력이 있는 노동자의 연령대 및 조건이 불확실하다는 문제와 더불어 노동자의 근로 의욕 상실과 자체적 무직상태경제침체 사태를 고려하더라도 노동복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자면, 우선 청년 복지제도는 개인을 포함하여 조직산업사회적 측면에서도 필수적인 요소이다. 근로복지기본법(177764) 11조에는 본 법안으로써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표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이 분명하게 나타나있다. 또한 제 312항에 따르면 근로자가 어떠한 조건에 관계없이 차별을 받지 않고 근로복지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임금근로시간을 제외한 근로복지정책은 근로자의 경제사회활동의 참여기회 확대, 근로의욕의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현 근로복지공단의 핵심비전의 가치와도 일치한다. 이들은 회복공유상생연대를 목표로 기업 규모나 임금 격차에 상관없이 노동자를 사회안전망과 이어주며 사회적 위험으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일에 주력한다. 이러한 법안과 재단의 비전을 살펴보면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으로써 개인을 보호함과 동시에 생산력을 높여 사회와 전반적인 국가 경제의 발전을 도모함을 전제로 하고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노동자 개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 발전과 융성을 바탕으로 노동복지가 국가 발전에 주요한 요소로 기여한다는 것을 정부에서 공인한 것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다음으로 노동자에 대한 복지제도는 사회적으로 취약한 근로자의 생활 영위에 도움을 주어 노동력 확보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우수인력을 확보유지육성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는 노동 이직에 따른 기회비용을 축소시키고 경제가 활황 시에 노동 인력 부족 사태와 노동시장 조건 변화에 대응키 위해 기업은 복지를 확대함으로써 우수 인력 및 특수 인적자본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함으로써 투자 확대의 결과까지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ampbell(1993)Huang(1998)의 노동이직 모형에서 이직에 따른 기회비용은 유능한 인력의 유출과 이로 인한 신규 인력의 선발, 교육, 훈련 및 배치에 따른 비용인 바, 기업복지 확대와 경쟁기업보다 높은 임금은 이직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마디로 노동복지가 증가하면, 자본가는 어느 정도 잔업수당의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현 노동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노동자의 신규 고용을 증대시키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이런 점에서 노동복지의 증대는 노동자의 고용을 감소시키고, 노동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갖는다(Ehrenberg,1996. OECD, 1986) 결과적으로 사용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노동복지는 결과적으로 노동자에게 이로울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동기부여 및 기업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림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노사관계를 안정화하는 데 긍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출처 : 조선비즈

     

    다음으로 기업복지 확대는 노동자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숙련된 인력이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기여함으로써 신규 인력 육성에 들어갈 기회비용을 제외하고도 노동력 재생산에 관련된 비용을 감소시켜 생산성 향상에 이바지함과 동시에 노사관계의 완화를 도모할 수 있다. 효율임금 이론에 따르면 기업복지 확대는 근무태만 축소와, 기업이 근로자를 사회적 동반자로서 공정하게 대우한다는 선물로 기능하여 근로의욕과 유효노동을 증대시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Shapiroand Stiglitz(1984)의 근무태만모형을 살펴보면, 근로자 소속 기업의 임금 수준이 경쟁 상대 기업의 임금수준보다 높을 경우 근로자가 근무태만으로 인해 해고를 당했을 때 감수해야하는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성실하게 근무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근로자의 자발적 근로 증대는 기업의 감독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기업복지에 내포된 특징 중 하나인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공공복지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보완적 성격을 갖는다. 과도한 노동복지는 근로자의 근로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기업을 비롯하여 국가의 복지정책과 관련지어 우선적인 기본소득 충당 수준을 파악하고 노동자의 수요 부족 사태에 대비한 방안까지 상세하게 살펴보아야할 부분이다.

     

    ▲ 출처 : center on budget and policy priorities

     

     

    미국의 경우를 보면 미국은 오랫동안 기본소득 지급에 의한 자체 실업 사태를 우려하여 근로장려세제, 이른바 EITC를 대안으로 도입하여 근로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이 적을 경우 근로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여 EITC 대상을 확대하고 지급액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새롭게 제도를 개선시켰는데, 이는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에 이어 2009년부터 한국에도 변형 도입된 부분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세 지급과 같은 국가 전반의 복지제도 구축과는 달리 노동 복지는 어떤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조건, 각각의 조합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지며 기업에서 제공 가능한 복지 범위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고 노동자의 경제적 부담감을 온전히 해소시켜주는 수준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노동복지의 궁극적인 목표는 노동자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 아닌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기업 내 복지 제도만으로 노동자의 삶이 충족될 수도 없을뿐더러 이를 근로 의욕 상실로까지 단정짓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물론 노동복지가 단순히 긍정적인 결과만을 도출하지는 않는다. 노동복지의 확대는 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하는 데 드는 노동비용을 증대시킴으로써 상근 노동자의 고용 감소 및 및 단기 노동자의 고용 확대라는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기 노동자의 낮은 처우 문제로 인해 비자발적인 성격과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뿐더러 생산성 하락이라는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업의 조율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복지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임금수준을 높이는 등 정규직 노동자와의 균형을 맞추려 한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이다. 이러한 기업의 변화를 통해 더욱 긍정적인 결과까지 도출할 수 있다. 중견대기업은 많은 노동자들이 다같이 생산 활동을 수행하기에 노동자들 사이의 연대의식이 강화될 수 있고 더욱 큰 집합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업에서 비정규정규 노동자간의 복지 수준 조율을 통해 근로자 간 집합적 역량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면, 동료 노동자들간의 친밀도가 높아지며 접촉 및 빈도나 공유 이해의 폭이 높아지며 결과적으로 연대의식까지 증진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노동복지는 노동력의 재생산에 대한 안전망이며 근로자의 집합적 행동에 대한 지지망이 될 수 있다. 이는 근로복지기본법 제 13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며 근로복지가 근로자의 생활 수준 향상에 기여함으로써 자발적 근로 증대생산성 향상이라는 효과를 통해 사회 및 경제 활황에 주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노동자를 신규 고용하는 것보다 충분히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시켜 이직 및 퇴사 등에 따른 기회비용을 축소시키는 것이 우수인력의 생산성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낭비를 절감하고 기업 성장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근무태만을 축소시키고 유효노동을 증대시키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노동복지만으로 노동자가 태만해질 만큼의 충분한 자본과 혜택을 누릴 수 없기에 근로 의욕 저하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본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가 작성한 원고로, 센터의 공식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노동복지제도의 필요성과 역효과에 대한 의견
    디딤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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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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