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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스런 역사, 그러나 기억해야 할 역사

    -1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을 맞이하며-


    출처: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잊어서는 안 될 그 역사- 일본군위안부역사

    일본은 중일전쟁을 시작하던 1930년대 초부터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던 1945815일까지 식민지였던 조선과 대만, 점령지였던 중 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동티모르 등 여성들을 전쟁터로 끌고 가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로 삼았다. 그러나 그 당시 일본군 문서에는 그 여성들을 위안부라고 표시했다. 피해여성의 수는 20여만 명을 비롯해 여러 추정치가 있으나 관련 자료가 전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기 어렵다. 한국인 생존 여성들의 경우 동원 당시 나이가 11세의 어린 나이에서 27세까지로 보고되어 있으며, 14~19세 때 동원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위안부여성은 일본 육군성의 직접적인 지시와 정부 기관, 조선총독부, 대만총독부 등이 협력을 통해 강제 동원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UN 특별보고관은 이 문제를 명확하게 전시 중 군대 성노예제(Military sexual slavery in wartime)로 규정하였다

     

    위안부여성들은 엄격한 감시와 통제 아래 하루에 많게는 몇십 명에 이르는 군인들을 상대해야 했고, 병사들로부터 폭력, 고문, 자살 강요 등의 학대를 받았다. 성병이나 임신, 질병 등이 확인되면 강제적인 시술이나 낙태를 받아야 했고 군인들을 통해 마약을 주사 받거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마약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출처: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위안소에 있던 여성들은 종전이 되자 자살을 강요당하거나 집단 죽임을 당하였고, 머나먼 타지에서 고국으로 생환하기 위해 갖은 어려움을 겪거나 귀환을 포기하기도 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위안부피해 여성들은

    위안소에서 얻은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대다수가 성병, 자궁 이상, 불임, 가혹행위로 인한 외상 등이 확인됐고, 대인공포증, 불안, 수치심, 자기 비하 등의 심리적 후유증도 심각했다.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 죄인으로 여기며 숨죽여 살아야 했고 그리하여 대부분 빈곤과 궁핍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출처: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이러한 일본군위안부피해 역사는 해방 후 알려지지 않았다. 1980년대에 이르러 윤정옥 이화여자대학교 교수(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초대 공동대표 1925 ~ )가 해방 후 돌아오지 않는 여성들에 대한 의문과 책임감으로 집념 어린 조사를 시작했고. 한국교회여성연합회와 한국여성운동 단체들이 힘을 모아 1988년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문제를 세상에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 세상으로 드러난 피해자가 없던 당시, 1991814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임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김학순(1924~1997)의 기자회견은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개설된 정신대 신고 전화를 통해 피해 사실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일본군위안부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과 피해자 접수가 시작되었지만, 일본은 정부의 관여를 계속 부인했고, 이에 정대협과 여성계는 199218,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곱 가지 요구사항-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 수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을 촉구하며 첫 번째 수요시위를 시작했다. 이후 수요시위는 매주 수요일 정대협 주최로 이어져 20111214일에 1000회를 맞이하여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출처: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일본군위안부역사에 대한 일본과 세계인의 반응

    이러한 일본군위안부역사는 세계인의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전쟁 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고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 물꼬를 튼 것이 미국 연방의회 일본군 위안부 사죄(HR121) 결의안이다. 2007730,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일본계 미국인인 마이클 혼다(Michael Honda)의원이 제기한 일본군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그 결의안은 일본군위안부역사를 명백하게 인정하고 사죄할 것과 끔찍한 범죄 행위에 대하여 현재와 미래 세대들에게 교육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를 계기로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새로운 국면를 맞이했다. 20081030, 유엔인권이사회(UNHRC)와 유럽의회 등 각국의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이러한 성과는 피해 여성들의 적극적인 증언과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의 헌신적인 활동, 재미 한인 사회의 노력이 함께 이룬 결과였다.

    2014UN 인권위원회의 최종 권고문은 이러한 세계의 목소리를 집약하고 있다. 이 권고문은 일본의 제6차 국가보고서를 심의한 뒤 채택한 최종 견해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에 권고한 최종 내용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다음과 같은 내용에 대하여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입법 및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1. 전시 중에 일본군이위안부에 대해 저지른 모든 성노예 또는 기타 인권 침해 혐의가 효과적이고

        독립적이며 공정하게 조사되고 가해자는 기소되고 유죄 판결 시 처벌을 받도록 한다.

    2.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정의로운 접근과 완전한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3. 가능한 모든 증거들을 공개해야 한다.

    4. 적절한 참고 자료를 포함시킨 교과서로 성노예제 문제에 대하여 학생과 일반 대중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5. 당사국의 책임에 대하여 공식 인정하고 공개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

    6. 위안부 역사를 부정하거나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비난받아야 한다.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

    유엔과 양심적인 세계인의 반응과 달리 일본 정부가 내민 것은 1965년에 체결된 -일 청구권 협정이었다. 일본은 이 협정을 근거로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인 배상 문제는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며 '도의적인 수준의 책임'으로 대응해왔다. 일본의 최고 재판소는 1990년대 제기된 위안부 피해자, 징용자 소송에서 "한국이 식민지 조선을 대표하여 최종적으로 청구권을 소멸시켰으므로 더 이상 청구권은 없다"며 패소 결정을 내렸다.

    이후 한국과 세계의 여론에 밀려 1992,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의 과오 인정과 사과 발언이 있었고, 이어 1993년에는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와 1995, 무라야마 총리 담화를 통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공식 발언이 나왔다. '위안소의 설치, 관리 및 위안부의 이송에 관해서 옛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밝혀 위안부 문제의 책임이 군에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19957, 무라야마 도미이치 내각은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국민기금(아시아여성기금)'을 설립했다. 기금은 한국 피해자에게 '쓰고 나이킨(償い金, 속죄금, 당시 언론은 위로금으로 해석)' 명목으로 지원했고, 국민 모금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함으로 피해 여성들이 요구했던 정부의 사죄와 법적 배상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한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 게 바로 2015 한일 위안부 협상’(이하 2015 한일 합의)이다. 박근혜 정부와 아베 신조 일본 정부가 201512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해결 방안에 합의하고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선언했으나, '굴욕 협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TF’의 보고서는 이 합의의 문제점을 공식 확인했다. 국가 간 협약이기에 파기는 못하지만, 문제가 많은 굴욕적인 외교 협상이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일 간의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한일 간의 걸림돌이 되었던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졸속으로 처리한 외교 참사였다는 것이다. UN 인권위원회의 지적대로 무엇보다 협상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이뤄졌다는 점, 그리고 평화의 소녀상 처리에 대한 이면합의가 존재한다는 점은 인권문제를 다루는 기본자세가 결여된 외교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했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하여 사실상 진정성 있는 사죄나 배상을 한 적이 없다. 겉으로는 외교적인 수사로 일관하며 뒤로는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는 것을 방해하고, 학생들에게는 위안부 역사에 대해서는 전혀 가르치지 않고 있으며 국내외 극우 세력을 통해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를 능욕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국회에서는 2026212, ‘일본군위안부피해자 보호법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서 위안부 피해 여성을 모욕하는 경우 처벌할 근거를 마련하였다.

     

    계속해서 기억하고 언급해야 할 이 역사

    명백한 증인과 증언, 증거가 존재하는 일본군위안부역사를 대하는 일본 정부와 대비되는 국가가 있다. 바로 일본과 같은 2차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이다.

     

    2차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역에서 행해진 유대인 학살은 인류의 근현대사 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역사 중 하나다. 그 비극적인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모아 그 유대인 학살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폴란드 바르샤바에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재단(Auschwitz-Birkenau Foundation)2009년에 설립하였다. 이 재단은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 유적의 보존과 관리 기금 조성을 맡고 있으며 수많은 유물·문서의 보존, 복원, 목록화하여, 고통스러운 기억을 미래 세대에 전하는 그것을 핵심 사명으로 삼고 있다. 2019126,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안젤라 메르켈 총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 역사는 (계속)언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현재와 미래에 모든 개인의 존엄을 지켜낼 수 있으며, 그것이 그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을 명예롭게 하는 것입니다.”

     

    독일의 총리는 아우슈비츠를 방문할 때마다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독일의 수도 베를린 한복판(브란덴부르크 문 남쪽)에 크기가 다른 2,711개의 격자형 콘크리트를 세운 유대인 학살 추모 공원이 약 19,073(5,750)의 광대한 면적에 조성되어, 전 세계인들이 방문하는 추모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나치 정권의 전쟁과 유대인학살에 대한 역사교육은 독일에서 의무화되어 있다. 다시는 그런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전 세계인에게 밝힌 셈이다.


    베를린 브란텐부르크 근처에 조성된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일 년 내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추모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그곳에는 수용되었던 이들의 신발과 가방, 그리고 머리카락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어 당시의 참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반지하실로 조성된 가스실과 화장장 화로를 보고 있으면 모두가 숙연해진다. 전쟁이 인간의 양심과 지성을 어디까지 파괴하는지 똑똑히 보여주는 역사적인 현장이다.

    그 수용소 현장 벽면에 걸려있던 스페인 태생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 1863~1952)의 글귀가 많은 방문객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출처: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자들은 그것을 다시 겪게 될 것이다.”

    일본군위안부역사가 고통스러운 역사지만 잊지 말고 계속해서 말하고 기억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 기억의 시도는 1991814일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이후 일본대사관 앞 정기 수요집회로 시작되었다. 수요집회 1000번째 맞이하는 시점인 20111214,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 여성을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조형물의 제작과 건립의 모든 과정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이후 평화의 소녀상(평화비)는 다양한 형태와 이름으로 국내외에 확산되어, 20267월 현재, 국내 155, 일본과 미국, 중국, 호주, 독일 등 10개국 35곳에 세워져 있다. 이제 평화의 소녀상은 전쟁 중에 당한 성노예제 피해 여성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정의로운 해결과 전쟁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평화의 상징이 된 것이다.

     

    기억 문화는 기록문화와 함께 인류의 양심을 일깨우고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추구함으로 인간 내면에 자리한 야만성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는 인류 문화의 두 축이다. 기억은 과거의 경험을 저장하고 되살리는 행위다. 현재의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 맥락에 의해서 과거는 기억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됨으로 역사의 진보를 이루는데 기여한다. 기억 문화로서 평화의 소녀상은 과거 고통스러운 역사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쟁 없는 평화 세상을 염원하는 인류의 소망을 담아내면서 세계적인 평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

    매년 814일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기림일로 지킨다. 이날은 1991814,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 증언한 날을 기려 정해졌다. 이후 2012년 타이완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매년 814일을 세계 기림일로 정했고, 한국에서는 2017년 법 개정을 거쳐 2018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정해졌다.

     

    이날은 단순한 추모일이 아니다. 피해자의 용기와 증언을 기억하고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실 규명, 사죄, 배상, 역사 교육을 촉구하는 날이다. 전시 성폭력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가 책임 있게 배우고 행동하자는 의미에서 우리가 기억하고 지켜야 할 기념일이다.

     

    1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 총주제는 그들의 굳센 바람, 우리의 힘찬 바람이 만나로 정해졌다. 기억은 말에서 멈추지 않아야 한다. 기억은 책임으로 이어져야 하고, 책임은 교육과 연대로 이어져야 한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현실에서, 기림의 날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 앞에 서서 정의와 화해의 길을 묻는 날이 되어야 한다. 특히 다음 세대에게 이 역사를 정확히 전하는 일은,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시민의 책무이기도 하다.


    2026년 제1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홍보 웹자보 (출처: 수원평화나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14)
    수원평화나비 상임대표 이주현

    조회수 25

    2026-08-05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AN전도시에 SAN' 시민추진위원회 전체회의 안내 포스터. ⓒ4.16안산시민연대

     

    2026713일 월요일 오후,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교육장에는 시민추진위원회 위원들이 모여 앉았다. 'AN전도시에 SAN' 시민추진위원회 전체회의였다. 이날 가장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은 순서는 특별강연이었다. 강연 제목은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강사로는 국회생명안전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용혜인 국회의원이 나섰다.

    올해 57, 생명안전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으로부터 꼭 12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이 글은 그날 강연에서 짚어준 법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에디터가 현장에서 느낀 것들을 함께 담아 정리한 기록이다.

    솔직히 말하면, 강연을 들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안도감보다는 무게감이었다. 법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은 반가웠지만, "이제 다 됐다"는 홀가분함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앞으로 채워야 할 것들이 더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재난안전기본법에는 '피해자'가 없었다

     

    생명안전기본법이 만들어지기 전, 우리나라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 가장 먼저 작동하던 법은 재난안전기본법이었다. 그런데 이 법에는 애초에 '피해자'라는 규정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국가가 재난을 어떻게 대응하고 관리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짜인 법이다 보니, 국가와 각 부처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만 규정하고 있을 뿐 피해자의 관점은 반영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 결과 국가는 자체적인 조사와 수습만 진행했을 뿐, 피해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대형 참사의 피해자들은 회복과 치유의 과정을 거치기는커녕 삭발을 하고 단식을 하고 거리에서 한겨울 혹한에 잠을 자야 했다. 심지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이 '반정부 세력'으로 매도되는 일까지 있었다.

    이 대목에서 에디터로서 여러 장면이 떠올랐다. 뉴스로 스치듯 봤던 유가족들의 모습, 삭발식, 단식 농성. 그때는 그저 안타까운 뉴스 한 줄이었는데, 그것이 '법에 피해자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구조적인 이유에서 비롯됐다는 걸 이번 강연을 통해 처음으로 또렷하게 이해하게 됐다. 개인의 슬픔이 아니라 제도의 공백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무겁게 다가왔다.

     


     

    생명안전기본법이 갖는 네 가지 의미

    /'생명안전기본법, 네 가지 의미' 슬라이드를 배경으로 강연이 진행되는 모습. 에디터 안산사라

     

    이날 강연에서는 생명안전기본법이 갖는 의미를 크게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국민의 안전권을 법률로 명시함으로써 헌법적 기본권을 확장했다는 점.

    둘째, 그동안 흩어져 있던 재난안전 관련 법체계의 상위에 서는 기본법이 만들어졌다는 점.

    셋째, 참사 때마다 반복해서 제기됐던 예방 미흡·부실 조사·피해자 방치라는 문제를 해소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

    넷째,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조사를 실질화하고 상설화했다는 점. 강연에서는 이 네 번째 대목을 "법의 심장 같은 부분"이라고 표현했다.

    네 가지를 순서대로 듣다 보니, 결국 이 법의 뼈대는 '권리''체계''반복 방지''독립성', 이 네 단어로 요약되는 것 같았다. 법 조문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네 가지로 정리해 들으니 왜 이 법이 필요했는지가 한결 선명해졌다.

     

    1. 헌법적 기본법의 확장 - 안전을 '권리'

    생명안전기본법 4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등에 관계없이, 일상생활과 노동현장 등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받고 안전하게 살 권리를 가진다." 안전이 권리로써 명문화된 것이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이 조항의 주어를 두고 논쟁도 있었다고 한다. '국민'이 아니라 '사람'으로 규정해야 실질적이라는 반대 의견이 있었고, 결국 이번 법에서는 '국민'으로 정리됐다. 대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별도로 담겼다.

    이 부분을 들으며 에디터로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태원 참사와 화성 아리셀 참사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겪었던 차별적 대응을 이미 우리는 목격한 바 있다. '모든 국민'에서 '모든 사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한 것은, 이 법이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 계속 자라야 할 법이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이 권리는 피해자에게는 더욱 구체적으로 확장된다. 신속하게 구조받을 권리, 예방부터 복구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고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차별받지 않고 2차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시신을 인도적으로 인계받을 권리, 생활·의료·심리 지원을 받을 권리, 조사에 참여할 권리, 그리고 기억하고 추모할 권리. 그동안 피해자들이 스스로 짊어져야 했던 부담감을 이제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권리로 바꿔놓은 것이다.

     

    2. 상위 기본법 제정 - 흩어진 법체계의 뼈대를 세우다

    두 번째 의미인 '법체계의 상위 기본법', 그동안 재난안전 관련 법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이를 하나로 꿸 설계도가 없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생명안전기본법은 바로 그 설계도 역할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법이다.

    이 뼈대를 실제로 움직이는 장치로는 대통령 소속의 국민생명안전위원회, 그리고 5년마다 국가가 수립해야 하는 생명안전종합계획이 소개됐다. 안전 정책 전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두는 동시에, 흩어져 있던 정책과 예산, 교육을 하나로 모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3. 반복된 문제를 풀 근거 안전영향평가와 알 권리

     

    /강연을 경청하는 시민추진위원회 위원들의 모습. 두 대의 스크린에 각각 강연 슬라이드가 띄워져 있다. 에디터 안산사라

     

    세 번째 의미인 '반복되는 문제 해소'는 크게 두 가지 제도로 구체화된다.

    하나는 안전영향평가다. 정부와 지자체가 새로운 법령이나 정책·사업을 추진할 때, 그것이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평가하도록 하는 제도다. 새로운 규제를 풀거나 사업을 벌일 때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지 않도록 하는 예방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피해자의 알 권리 보장이다. 앞으로 피해자들은 조사 결과와 판결문,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 유해 물질 정보까지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국가나 기업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반드시 응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성분 정보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감춰졌던 일,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둘러싼 문서 목록 하나 공개되기까지 12년이 걸렸던 일이 그 배경으로 언급됐다.

    이 대목을 들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보를 '요청해서 받아내는 것''당연히 받는 것' 사이에는 결과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피해자가 감당해야 했던 시간과 싸움의 무게가 있다. 이 법이 그 무게를 조금이나마 국가 쪽으로 옮겨놓았다는 점에서, 작아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변화라고 느꼈다.

     

    4. 독립조사기구, 법의 '심장'

    네 번째 의미인 독립조사의 실질화·상설화는 국무총리 산하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 설치로 구체화됐다. 사고 조사, 정책 개선 권고, 그리고 권고 이행 여부 점검까지 이 위원회가 맡는다.

    조사기구를 상설화하고 민간 출신 상임위원을 확보하는 것이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가장 첨예했던 쟁점이었다고 한다.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그때그때 조사위원회를 새로 꾸리면, 매번 처음부터 사람을 모으고 자료를 다시 모으느라 조사가 지연되고, 결국 조사위원의 전문성과 연속성이 이어지지 않아 '셀프 조사' 비판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동안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겪었던 한계였다.

    여기에 더해 조사가 끝난 뒤 권고사항이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조항도 새로 담겼다. 어렵게 조사하고 권고안을 만들어도 이행 여부를 아무도 확인하지 않으면 그 노력과 시간이 무의미해진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또 하나 눈에 띈 조항은 지역과 추모, 공동체 회복에 관한 내용이다. 추모시설 조성이나 기록 사업 등을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하도록 명시한 것인데, 그동안 정부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회복'이라는 영역이 국가의 의무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느꼈다.

     


     

    12, 발의와 폐기를 거듭한 시간

     

    법이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심사조차 받아보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 다시 공동발의로 힘을 모았지만, 이번에도 국회 안에서 순탄하게 논의가 진전되지는 못했다고 한다.

    결국 국회 안에서 스스로 길을 연 것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다시 목소리를 낸 것이 계기가 되어 429일 법안소위를 통과하고 57일 본회의에서 최종 가결됐다.

    12년이라는 시간은 강연에서 "한 아이가 태어나 초등학교 5, 6학년이 될 만큼의 시간"이라고 표현됐다. 이 표현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법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 아이가 그만큼 자랄 시간이 걸렸다는 것,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이번 법 통과로 유가족분들이 조금은 위안을 받으셨을 거라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 위안이 12년의 기다림에 비하면 너무 늦게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법 통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시행령을 채우고, 법을 키워가는 일'이라는 제목의 슬라이드. 시행령 제정, 안전약자 확대, 통합 컨트롤타워라는 세 가지 남은 과제가 정리되어 있다. 에디터 안산사라

     

    법이 통과된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이 강연 내내 반복됐다. 실제로 남은 과제는 적지 않다.

    첫째는 시행령 제정이다. 피해자의 범위, 조사위원회 구성, 안전사고의 정의처럼 법의 실제 알맹이를 결정할 핵심 내용들이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다. 방향에 대한 의견은 주고받았지만, 실제 시행령이 어떻게 나올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둘째는 안전약자의 범위 확대다. 청소년이나 미등록 외국인처럼 더 취약한 사람들까지 폭넓게 포괄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이 다듬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셋째는 통합 컨트롤타워 문제다. 분산된 재난 조사를 한데 모아 결과와 사후 대책까지 통으로 점검하는 역할을 이번 법에 담고 싶었지만, 다른 부처들의 반발로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고 앞으로의 개정 과제로 남았다고 한다.

    이 부분을 들으며 오히려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법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완벽하게 담아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연자 스스로 숨기지 않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12년 만에 어렵게 만든 법이니만큼 앞으로 더 탄탄하게 다듬어가야 한다는 과제가, 오히려 이 법이 살아있는 법이라는 증거처럼 느껴졌다.

     

    무대는 이제 지역, 안산이 먼저다

     

    법은 국가 전체를 규율하는 법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작동하려면 지역의 조례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리고 그 무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으로 안산이 꼽혔다.

    사업을 추진할 때 피해자와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의무화하는 조항이 담겼다. 곧 조성될 4·16생명안전공원, 그리고 안전도시 시민추진위원회가 앞으로 만들어갈 추모·회복 사업들이 이 법의 지원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안산시 실정에 맞는 조례를 연구해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법과 조례가 있어도 이를 운영할 주체가 없으면 그저 종이에 적힌 글씨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왔다. 지역에서 안전 거버넌스를 세우고 시민들의 안전 역량을 키우는 일이 중요한 과제이며, 안산에서는 이미 시민추진위원회가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 대목에서 에디터로서 드는 생각은 이렇다. 법과 시행령은 국회와 정부의 몫이지만, 그 법을 지역에서 실제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일은 결국 우리 몫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해져 이 법이 세상에 나온 만큼, 안산에서 먼저 이 법이 잘 시행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든다.

     


     

    질의응답 시행령 일정과 예산, 그리고 남은 쟁점

     

    /강연을 마친 강연자가 질의응답 시간, 스크린에 띄운 세월호 유가족들의 사진을 짚어가며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에디터 안산사라

     

    강연 이후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시행령은 언제쯤 완성되나. 시행령 제정 기한을 정한 조항이 있는지, 언제쯤 완성된 법이 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법이 지난 5월 공포되었고 심사 과정에서 시행령의 방향까지 함께 논의했지만 강연 시점까지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나온 시행령안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조사위원회 구성에 시민사회 몫이 있나. 특정 참사를 다루는 한시적 조사기구라면 피해자 대표 추천 몫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조사기구는 상설로 운영되는 성격이라 추천 대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재난안전 분야에서 활동해온 시민사회와 유가족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인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예산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나. 상설 조사기구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일반회계에서 편성되는 것이라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는 답이 나왔다.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세월호 참사 12주기 이전 제정을 요청했던 이유 중 하나도 각 부처의 예산 편성 시점과 맞물려 있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중대재해처벌법과의 관계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이미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생명안전기본법이 어떻게 함께 작동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사례를 짚어가며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질문들을 듣고 있자니,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이 단순히 강연을 '듣는' 입장이 아니라 이미 이 법을 '어떻게 써먹을지'를 고민하는 입장이라는 게 느껴졌다. 시행령, 예산, 안전약자 범위처럼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질문들이 이어졌다는 것 자체가, 안산이 이 법을 그저 뉴스로 흘려보내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보였다.

     


     

    나오며 에디터의 생각

     

    강연을 들으며 내내 든 생각은, 12년 만에 만들어진 법인 만큼 앞으로 잘 만들어지고 잘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법 제정으로 유가족분들은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으셨을 테지만, 정작 시행령을 채우고 지역 조례로 구체화하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가 더 크게 남아 있다는 느낌이 강연 내내 떠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오랜 시간을 들여 겨우 결실을 맺은 법인 만큼, 앞으로는 더 탄탄한 법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이 법이 통과되기까지 유가족과 시민사회, 그리고 국회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해졌다는 것을 이번 강연을 통해 새삼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안산에서 먼저 이 법이 잘 시행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법은 국회가 만들었지만, 그 법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일은 결국 지역에서, 우리 손으로 해나가야 할 몫이다. 이번 시민추진위원회 전체회의가 그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맺는다.

     
     
    세월호 12년, '생명안전기본법'이 열어젖힌 시간 : 안산이 이어가야 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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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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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헌국회 개원식 일동 념사진(출처_위키백과)

     

    다시 쉬는 날이 된 717

    717일 제헌절은 헌법이 제정된 1948년 이듬해부터 국경일공휴일이었다. 국경일(國慶日)은 나라의 경사를 기념하는 날이니 헌법을 제정한 날이 빠질 수 없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1949101일 제정되었다. 31,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을 국경일로 삼았다. 2005년에 한글날이 추가되었다. 5일제 도입으로 2008년부터 제헌절과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올해부터 둘 다 다시 공휴일이다.

    공휴일(公休日)은 국가에서 정하여 쉬는 날이다. 특별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게 아니니 각자가 원하는 대로 쉬면 된다. 설날이나 추석은 전통적으로 하는 의례가 있지만, 제헌절은 그렇지 않다. 어린이날엔 어린이를 위해 뭔가를 하면 좋지만, 그렇다고 그날만 어린이를 존중하고 아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어버이날이 공휴일이 아니라고 어버이를 공경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

    공휴일로 정하는 일은 꼭 그날만이 아니라 늘 함께 그날의 의미를 새기자는 뜻이다. 제헌절에 함께 쉼’(共休) 역시 평소에도 헌법의 의미를 생각하고 실천하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1948531일 오후, 중앙청 홀에서 열린 제헌국회 개원식.

    오전 제1차본회의에서 초대 국회의장으로 피선된 이승만이 개원사를 낭독하고 있다(출처_위키백과)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이 되기까지 헌법의 눈으로 보면

    먼저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이 되는 과정부터 헌법 관점에서 살피자. ‘공휴일에 관한 법률은 국경일법과 달리 202177일에서야 제정되었다. 그 이전에 공휴일의 법적 근거는 법률이 아니라 194964일 제정된 이래 개정되었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으로서 대통령령이다. 엄밀하게는 모든 시민이 함께 쉬는 게 아니라 관공서가 쉬는 것이다. 입법권은 국회에 속하고(헌법 제40),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을 정할 수 있다(헌법 제75). 헌법 제정 이후 한참 동안 공휴일제도는 헌법에 부합하지 않았다. 공휴일인 제헌절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헌법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까닭이다.

     

    헌법은 시민의 법이다

    대개의 법령은 시민의 생활을 규율 대상으로 한다. , 시민은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헌법은 다르다. 거의 모든 헌법 규정은 시민에게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에 의무를 지우는 내용이다. 국민의 기본 의무인 납세의 의무나 국방의 의무조차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라는 헌법적 제한에 따라, 시민에 대한 국가의 의무 부과가 전근대적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법치주의에 따라 통제한다. 헌법은 제정 주체도 법률과는 다르다. 법률은 국회에서 제정한다(헌법 제53조 참조). 헌법은 대한 국민이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헌법전문, 헌법 제130조 제2). 헌법은 명실공히 국민의 법이고 시민의 법이다.

     

    국민은 주권자로서(헌법 제1조 제2) 하나의 의사를 가진 통일체이다. 시민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을 의미한다. 기본권의 주체인 모든 국민은 시민을 말한다. 어찌 보면 모순이다. 시민의 생각은 다 다른데, 그 의사를 하나로 모아 하나의 국가 의사로 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순적인 시민과 국민을 이어주는 게 민주주의다.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직업 정치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의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이고, 직업 정치인의 정치는 시민의 정치 활동을 전제로 한다. 시민의 참정권을 비롯하여 탄핵 제도는 다양한 헌법 제도는 시민의 대표를 시민이 통제하는 장치다. 국민은 개헌을 통해 민주주의 제도를 얼마든지 새로이 창설할 수 있다.

    시민은 자신의 개인적 자유를 누리면서 공적인 이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존재다. 한국 사회에서 민주시민이라는 말은 시민의 공공적 성격을 강조하려고 민주를 덧붙인 것이다. 정치를 정치인에게만 맡겼더니 모든 시민의 권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직접 민주제 또는 협치’(거버넌스)를 통해 시민의 직접 결정 또는 참여가 필요하게 되었다.

     

    함께 쉬어야 함께 결정할 수 있다

    서구의 근대 입헌주의에서 피선거권은 물론 선거권도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먹고 사는 문제로 골몰하는 사람은 자신의 문제만 돌볼 뿐 함께 살아가는 공적 문제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오늘날 레저(leisure)는 취미 생활에 한정되는 느낌의 용어지만, 넓은 의미의 은 생계 외에 사적 활동과 함께 공적 활동을 보장하는 전제 조건이다. 혼자 쉬지 않고 함께 쉬어야 함께 결정해야 할 일을 상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호 유진오-제헌헌법 초고 (출처_국가기록원)

     

    제헌헌법이 품은 공익의 정신

    제헌헌법을 들여다보면,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자유, 평등과 창의를 존중하고 보장하며 공공복리의 향상을 위하여 이를 보호하고 조정하는 의무를 진다.”라는 제5조가 눈에 띈다. 공공복리(公共福利)는 지금 헌법 제37조 제2항에도 등장한다. 공휴일(公休日)에 함께 쉰다는 공휴(共休) 의미가 담긴 것처럼 공공’(公共)은 국민의 삶과 시민의 삶이 결합한 개념이다. 공공복리는 사회 전체로서 공익(公益)과 공동의 이익으로서 공익(共益)을 함께 말한다.

    제헌헌법은 위의 제5조 외에도 전문(前文)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문구는 현재 헌법의 전문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제헌헌법 이래 대한민국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는 자유주의적 또는 정치적 민주주의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민주주의 그리고 문화적 민주주의까지 포괄한다. 제헌헌법의 기초자인 유진오는 경제적사회적 민주주의가 제헌헌법의 기본이념이라고 말한다. 과거 민주주의는 정치적 민주주의 즉 각인의 자유를 정치적으로 확보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경제, 사회, 문화의 영역에서도 각인의 자유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인의 자유는 자유방임주의가 아니다.

     

    자유방임주의 체제에서는 우승열패(優勝劣敗)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약자는 도리어 자유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상례(常例)라는 것이다.

    - 유진오, 제헌헌법의 기초자

     

    제헌헌법 제5조는 제84조로 이어진다. , 대한민국의 경제질서가 모든 국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기함을 기본으로 삼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각인의 경제상 자유는 이 한계 내에서 보장된다. 시민들이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해야 함께 쉼이 가능해지고 거기에서 민주주의 정치가 활성화한다. 시민들이 연대하여 공공의 복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그것을 위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소수자 또는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

     

    경기도 조례와 공익활동 헌법 정신의 구체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로고
     

    경기도에는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 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있다. 그 목적은 경기도 시민사회를 활성화하고 공익 활동을 증진함으로써 경기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조례 제1).

     

    시민사회는 시민, 법인 또는 단체 등 공익 활동을 하는 주체와 공익 활동의 영역이다(조례 제2조 제2). 공익 활동은 시민, 법인 또는 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공익성이 있는 활동으로 영리 또는 친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활동이다(조례 제2조 제4). 이때 시민은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사람이어서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등록한 외국인도 포함한다(조례 제2조 제1).

     

    위 조례의 기본 원칙은 각 주체가 상호 간의 다양성, 자발성 및 창조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조례 제3조 제1). 헌법이 지향하는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 정신의 구체화다.

     

    공화국은 군주가 통치하지 않는 국가의 의미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함께 결정하는 정치 체제다. 모든 시민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모든 영역에서 동등해야 하므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 또는 계층이 우위에서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지 않는 체제다.

    국민 또는 시민은 주권과 기본적 인권의 주체로서 국가의 명령에 일방적으로 복종하는 신민(臣民)이 절대 아니다. 헌법은 인권의 주체 자격에서 국적을 따지지 않고 외국인에게도 인권을 보장한다.

     

    헌법의 민주공화국은 지금의 현실을 설명하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실천해야 하는 과제 개념이다. 조례가 제시한 다양성, 자발성, 창조성은 시민으로서의 실천 목표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인권의 관계는 일차적으로는 시민과 국가의 관계다. 모든 국민, 즉 시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헌법 제10조 제1).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헌법 제10조 제1).

    헌법에서 시민과 시민의 관계는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민주공화국은 시민의 자발성과 창조성에 의존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화주의에서는 국가의 공적(公的) 영역에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共同) 결정을 강화한다. 위의 조례에서 시민사회활성화위원회(조례 제7)와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조례 제15)를 설치한 맥락이다. 위원회와 센터는 시민의 의사와 참여 그리고 활동을 매개한다. 이들 조직은 기존의 선출직 공직자 또는 일반공무원과 나란히 시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중간 조직으로서 공공적 민주 정치를 확장한다.

     

    민주공화국은 시민들을 나누지 않는다

    사실 시민들의 이해관계는 다르다. 때로는 상충한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이해관계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다.

    민주공화국은 시민들의 이해관계가 제로섬 게임 상태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반면, 권위주의 통치 체제는 오히려 시민들을 분리하여 통치(divide & rule)한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내국인과 외국인 등을 구별한다.

    민주공화국은 서로 다른 집단 사이에 반목이 생기지 않도록 제3의 길을 찾거나 조정과 타협을 끌어내려 한다. 시민들 사이 이해 충돌이 생길 때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일은 민주공화국의 공직자, 정치인, 시민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헌법은 시민이 직점 써 나가는 혁신의 법이다.

    이미지 제안] 시민들이 함께 토론하거나 집회하는 현장 사진

    헌법은 종이 위에 글자로 쓰인 법전이 아니다. 헌법은 시민이 매일매일 직접 써나가는 혁신의 법이다. 헌법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활짝 열려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의 고민은 누가 집권하도록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민주시민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 때문에 자기 삶만 돌보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스러운 삶에 무관심 하다거나 사회의 부정의에 침묵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꾸려 가면서도 동료 시민과 함께 끊임없이 말하며 곁에 설 수 있는 사람이다.

     

    개헌은 조문 수정이 아니라 시민의 실천이다

    우리는 제헌 78주년을 지나면서 제헌헌법을 계승하면서도 핵의 위험과 기후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헌법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제헌헌법은 최초의 헌법인 점에서 헌법을 제정한 후에 그것을 구체화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순서를 밟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개헌은 단순히 헌법 조문을 수정하는 일이 아니다. 시민들의 실천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국회의 법률로써 해결하려 노력하고, 그것만으로 해소할 수 없는 문제를 찾아 국민적 합의를 거쳐 헌법에 담아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헌 문제는 시민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바꾸지 않는 추상적인 수사(修辭)에 머물거나 시민의 삶과 동떨어진 국가 조직의 변경 사안에만 골몰하게 된다.

    시민의 민주주의적 결정은 의회를 통한 방법 외에도 때로는 유권자 범주를 넘어서는 시민들의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또는 지역에 터 잡은 주민들의 직간접적 의사결정을 통해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의 재배치야말로 헌법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정치인이 개헌을 말할 때, 시민이 물어야 할 것들

    제헌의 주체가 국민 또는 시민이므로 개헌의 주체 또는 국민 또는 시민이다. 제헌절이 공휴일인 의미는 717일 하루의 휴일에 머물지 않는다. 공휴일이 된 제헌절은 민주시민이 함께 인간다운 삶과 쉼을 누리고 민주 공화주의의 정치를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늘 고민해야 하는 출발점이 되는 날이다.

    누군가 87년 헌법이 문제라고 말한다면, 그 헌법 탓에 국회에서 입법하지 못한 법률이 무엇이 있냐고 되물어야 한다. 특히 정치인이 헌법을 고치자고 말한다면, 다음을 따져 물어야 한다.

    · 그것이 나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는 일인지,

    · 그걸 위해 어떤 입법 활동을 했는지,

    · 개헌 이후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 목표하는 바를 성취할 것인지

    다양한 시민들의 의사를 결집한 국민의 의사는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누가 대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바로 곁의 사람들과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묻고 살피며 돌보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삶에 변화가 온다.

     

    내가 곧 헌법이 된다

    인간다운 존엄한 삶을 살 권리의 주체는 각자 시민으로서 다 다르지만,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다를 수 있지만, 어떤 예외도 없이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어야 나의 인간다운 삶이 전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민주시민으로서 공익을 생각한다고 함은 내가 가장 마지막에 권리를 주장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자리에 서는 일이다. 내가 존엄한 존재임을 스스로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완전무결한 사회가 아니다. 민주공화국의 헌법을 가졌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회는 아니다. 우리는 늘 국가 또는 사회의 부정의와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때 내가 부정의에 대해 항의하고 소수자 또는 약자 편에 설 때, 내가 그리고 우리가 곧 헌법이 된다.

     

    제헌절, 우리 시대의 '제헌'을 시작하는 날

    1948년 헌법 제정 이후 78년이 지나는 시점임에도 우리는 1945년 해방 이전과 해방 직후 또한 한국전쟁과 권위주의 시대에 있었던 부정의의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더욱이 기후 위기와 같은 지구 차원의 문제 역시 풀어야 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헌법의 밑바탕에 인권, 민주주의, 시민, 공익, 지방자치 등의 기초를 다지면서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그래야 공휴일(公休日)이 된 제헌절이 공존과 공생을 위한 시작일이 되어 우리는 우리 시대 제헌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공휴일이 된 제헌절
    아주대학교 법학과 오동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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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6-29
  •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공익(公益)’이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 떠올리는 풍경이 있습니다. 세련된 회의실, 정갈하게 인쇄된 브로슈어, 혹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비장한 표정의 활동가들. 하지만 인간의 자잘한 발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싶은 저에게, 공익은 종종 엉뚱한 곳에서 낡은 슬리퍼를 신은 채 발견되곤 합니다. 이를테면, 안산의 어느 버스 정류장 앞, 조잡하게 쓰인 커트+염색 만원이라는 입간판 같은 곳에서 말이죠. 제가 발견한, 세상에서 가장 싸고 가장 향기로운 어느 미용실의 이야기를 만원의 공익으로 재구성했습니다.

     
     
     

    1. 만원이라는 비현실, 추억이라는 현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간판 하나를 발견했다. 손바닥만 한 입간판에 씌어 있는 네 글자. ‘커트+염색 만원’. 처음엔 뭔가 잘못 읽은 줄 알았다. 2층을 올려다보니 '김량현 헤이클럽'이라는 간판이 창문에 붙어 있었다. 창문에도 커트+염색 만원문구가 크게 쓰여 있었다.

     

    요즘 세상에 만원의 가치는 어디쯤 와 있을까. 카페에 앉아 쌉싸름한 아메리카노 한 잔에 조각 케이크 하나를 더하면 가볍게 만원을 넘어선다. 내 머리를 단정하게 다듬는 비용은 동네 미용실에서도 어느덧 만 원권 지폐 한 장을 더 요구하는 시대다. 그런 시대에 커트와 염색 합쳐서 만원이라니. 이건 자본주의의 법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종의 유쾌한 도발이다.

     

    그 낡은 입간판을 보는 순간, 내 안의 오래된 서랍 하나가 삐걱거리며 열렸다. 고등학교 시절, 동인천 대한서림 사거리에 있던 미용 기술학교. 주말이면 미용을 배우는 학생들이 실습 겸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머리를 깎아줬다. 어머니에게 이발비를 받아 싼 맛으로 이발하고, 남은 돈으로 만화책을 봤던 얄팍한 추억이 살아났다. 때로는 고등학생인 나보다 어린 학원생이 손을 바들거리며 가위를 들었다. 가끔은 쥐가 파먹은 듯 삐죽거리는 머리를 보며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뒤에서 쓱 가위를 뺏어 들고 능숙하게 수습해 주던 선생님의 손길이 있어 안심했던 시간이었다. ‘커트+염색 만원이면 아마 그때와 비슷할 듯 속으로 웃음이 비죽 새어 나왔다.

     

    나는 그 비현실적인 가격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졌다. 설령 머리를 망친다 한들 어떠랴. 내가 카메라 불빛을 받는 연예인도 아니고, 머리카락이란 결국 자라나기 마련인 유한한 세포 뭉치일 뿐인데. 호기심이라는 유치한 연료를 채우고, 나는 2층 계단을 올랐다.


     

    2. 미용실의 외피를 두른 기묘한 대피소

    문을 열었을 때, 나는 잠시 공간의 좌표를 잃었다. 그곳은 미용실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순수한 창고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온전한 살림집도 아니었다. 미용 도구와 정체불명의 살림살이들이 기묘한 동거를 나누는 공간 한가운데, 낡은 미용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초현실적인 풍경에 압도되어 슬그머니 발을 빼려던 찰나, 사장님이 튀어나왔다. 사냥감을 포착한 맹수처럼, 그러나 눈빛만큼은 지독하게 해맑은 얼굴로.

    머리 깎으러 오셨어요?”

    , 아니에요. 지나가다 궁금해서다음에 올게요.”

    평일 오전이라 한산하지, 주말엔 장난 아닙니다. 아무도 없을 때 깎고 가세요.”

    그의 자연스러운 호객에는 묘한 자력이 있어서, 나는 나도 모르게 그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궁둥이를 붙이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의자 위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는 개 두 마리였다.

    미용실에 개가 있네요?”

    저 칸막이 뒤에 네 마리 더 있어요. 총 여섯 마리죠. 개 좋아하세요?”

    아니요겁이 많아서 동물은 다 무서워합니다.”

    내 고백에 사장님은 호탕하게 웃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요 녀석들은 손님만 오면 알아서 창가 지정석으로 가요. 안 짖어요.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자기들이 알아서 그러네. 신기하죠?”

    공간에 가득한 미약한 개 내음과 비염이 있는 내 코의 긴장감 속에서, 그렇게 기묘한 이발이 시작되었다.

     
     

     

    3. 안산에서 가장 싸고, 세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가위질 소리 사이로 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가격으로 운영이 돼요?”

    사장의 대답은 단순했다.

    저는 강아지 밥값만 벌면 돼요.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딱 필요한 만큼만 벌죠.”

    그는 이전에 본오동에서 미용실을 할 땐 커트와 염색에 6천 원을 받았다고 했다. 국회의원도 단골이었고, 직원도 둘이나 뒀던 잘나가는 원장님이었다. 혼자 이곳으로 옮겨오며 가격을 인상한 게 고작 만원이란다. 이야기 도중, 사장님이 갑자기 창문으로 돌진하더니 창밖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엄마! 그거 열무야? 맛있겠다! 나도 줄 거지? 땡큐! 그럼, 내일 9시에 와요, 파마하게! 나 지금 일하는 중이야!”

     

    돌아선 그의 얼굴엔 멋쩍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동네 어르신인데 파마할 때가 지났는데도 안 보이시길래, 언제 지나가나 창밖을 매일 살폈단다.

    여기로 이사 온 후부터는 혼자라 파마는 안 하는데, 80세 이상 할머니들만 아침 일찍 해드려요. 우리 가게는 80세 이상이면 파마든 커트든 염색이든 다 무료거든. 폐지 줍는 어르신들도 오시고어떤 날은 하루 종일 공짜 손님만 치러요.”

    그럼, 강아지 밥값은요?”

    내가 걱정스레 묻자,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

    대신 주말에 손님이 많아요. 평일엔 택시 기사님들이 오시고. 강아지 밥값은 충분합니다.”

     
     
     

    4.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의 무게

    염색약이 머리카락에 스며드는 긴 시간 동안, 나는 한 남자의 행복론을 들었다. 강아지들과 살다 보니 아무리 청소해도 개 냄새가 나고, 그게 미안해서 손님들에게 비싸게 돈을 못 받겠다는 남자. 어르신들을 보면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나서 가위를 쥔 손에 차마 돈을 쥐지 못하겠다는 남자. 저녁 6시에 문을 닫고 청소를 끝낸 뒤, 창밖을 보며 소주 한 잔을 기울일 때 세상 부러운 것이 없다는 남자. 머리가 끝났다. 거울 속 내 모습은 꽤 단정했고, 마음은 그보다 훨씬 더 묵직해져 있었다.

    고맙습니다. 여기 만 원이 참 부끄럽네요.”

    지갑을 열려는데 사장님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이왕이면 계좌이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보통은 세금이나 탈세를 떠올리며 의아해할 타이밍이다. 하지만 그의 다음 대답은 내 세속적인 짐작을 기분 좋게 무너뜨렸다.

    다음에 오실 땐 현금 주시고요, 오늘 처음이잖아요.

    첫 손님은 계좌이체로 받으면 고마우신 손님 이름이 찍히니까. 이름을 기억하고 싶어서 그래요.”

    싸게 머리 깎은 내가 더 고마운데요.”

    아니에요. 나한테는 우리 애들 밥값 주시는 고마운 분입니다. 이름은 알고 있어야죠.”

     

    타인의 이름을 기억하겠다는 것. 그것은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당신과 나 사이에 하나의 유대를 맺겠다는 선언이었다. 만 원짜리 한 장에 이름의 기억을 덤으로 주는 미용실이라니. 이 얼마나 위트있고, 다정한 경영 방식인가.

     

    5. 창밖의 소주 한 잔, 우리가 잊었던 공익

    그 후로 종종 나는 그 2층 창가를 바라본다. 어떤 날은 사장님이 홀로 창밖을 보며 쓸쓸히, 그러나 유연하게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고, 또 어떤 날은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시끌벅적하게 잔을 부딪치고 있다. 그 풍경을 보며 나는 공익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다시 쓴다. 공익은 멀리 있지 않다. 거창한 사회 운동이나 대단한 기부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버려진 유기견들을 거두어 제 식구로 키워내고, 지나가는 동네 노인의 안부를 창문 너머로 소리 높여 물으며,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의 머리를 대가 없이 다듬어주는 것. 그리고 나를 찾아온 낯선 손님의 이름을 기억하려 애쓰는 것.

     

    비염이 있는 나에게 그 미용실은 코끝이 간지러운, 그리 녹록지 않은 공간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조만간 그곳의 문을 다시 열 것 같다. 이미 그 남자의 따뜻한 가위질에 중독되어 버렸으니까. 행복이 만 원짜리 한 장으로 거래되는 그 이상한 미용실은, 오늘도 안산의 한구석에서 세상을 아주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구원하고 있다.


    김량현 사장
     
    만원의 공익
    윤작가

    조회수 189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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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포스터)

     

    안산(安山). 사람들은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안 산다, 안 산다' 하면서도 결국 사는 곳이 안산이라고.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그 안에는 뭔가 씁쓸한 진실이 담겨 있다. 집값이 싸서, 공장이 가까워서, 달리 갈 데가 없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모여든 사람들이 만든 도시. 그러나 나는 이 이름을 다르게 읽고 싶다. 안전하게(安全하게) 산다. 안전하게 살고 싶어서 모인 사람들의 도시. 그것이 안산이어야 한다, 그래서 59일의 행진은 말하고 있었다.

     

    (행사 진행 요원)

    오후 세 시, 두 갈래의 물줄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원고 앞 원고잔 공원 입구에서 한 줄기가, 중앙동 월드코아 광장에서 또 한 줄기. 바람이 조금 불었지만, 따뜻한 봄볕이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깃발을 들고 있었다. 깃발이란 원래 선언이다. 내가 여기 있다는, 내가 이것을 원한다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행진 전)
     
     
    (안전도시에 산다 깃발)                                                   (선두에 선 라퍼커션)
     

    라퍼커션의 드럼 소리가 먼저였다. 타악기의 진동은 공기를 통해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가슴팍을 두드리고, 발바닥을 타고 올라와 무릎을 움직이게 한다. 사람들이 걸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이윽고 자연스럽게, 마침내는 즐겁게. 선두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배치가 아니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먼저 안전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 한마디 없이 그 줄 세움이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 뒤로 시민들이 이어졌고, 후미에는 노동자들이 든든하게 받쳤다. 안산시청 앞에서 두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졌을 때, 그것은 이미 강이었다.

     
     
    (행진)
     

    나는 깃발들을 오래 바라보았다. 손으로 만든 깃발, 글씨를 써넣은 깃발, 그림을 그려 넣은 깃발. 깃발 컨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은 일동 지역아동센터가 만든 '우산 깃발'이었다. 우산. 비바람으로부터 서로를 지켜주겠다는, 그 단순하고 완벽한 상징. 어른들이 수십 장의 기획안과 정책 문서로 표현하려 했던 것을 우산 하나로 해냈다.

     
    (우산 깃발)
     

    안전이란 결국 그런 것이 아닐까. 비가 올 때 곁에 우산을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혼자 비를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것. 산업단지에서 일하다 다친 이주노동자에게 말이 통하는 안내가 있다는 것. 노후 건물에 혼자 사는 노인에게 누군가의 시선이 닿는다는 것. 장애인이 휠체어를 밀며 이 도시의 어느 골목이든 막힘없이 갈 수 있다는 것. 이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걸었다.

     
     
    (몸 깃발)
     

    며칠 전, 조용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일이 있었다. 생명안전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꼭 12년이 지난 뒤의 일이다. 12. 그 긴 시간 동안 유가족들은 거리에 섰고, 시민들은 광장에 모였고, 활동가들은 국회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 법이란 선언이다. 이제 안전은 국가가 베푸는 혜택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권리라고 이 나라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늦었다. 그러나 왔다. 그리고 온 것들은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시청 앞)
     

    안산은 희생자 250명이 학교에 다녔고, 골목에서 뛰어놀았다. 10년 넘는 세월 동안 안산은 세월호의 도시였다. 슬픔의 도시, 기억의 도시. 그러나 안산 시민들은 슬픔에 머물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물었다. "세월호 이후 안산은 정말 안전해졌는가." 기억이 기억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질문은 행동이 되었고, 행동은 130개의 지역 주체가 모인 시민추진위원회가 되었다. '304개의 노란 테이블' 시민대토론회가 되었고, 마침내 다섯 가지의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 되었다. 이제 안산은 세월호의 도시가 아니라, 안전의 도시로 거듭나려 한다. 슬픔을 동력 삼아, 변화를 향해.

     
     
    (광장)
     
    (살판 식전 공연)
     

    안산문화광장 물의광장. 시장 후보들이 나란히 섰다. 더불어 민주당 천영미 후보,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 조국혁신당 조안호 후보, 진보당 홍연아 후보. 서로 다른 정당,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 섰다. 이주민 대표가 앞으로 나왔다. 언어가 달라도, 국적이 달라도, 이 도시에서 일하고 사는 사람이라면 똑같이 안전해야 한다고. 장애인 대표가 나왔다. 도시의 턱을 없애달라고, 경사로와 점자블록이 방치되지 않는 도시를 만들어달라고. 노동자 대표가 나왔다. 산업단지에서 매년 반복되는 사고를, 더 이상 개인의 불운으로 처리하지 말아달라고. 시민 대표가 나왔다. 이 모든 요구가 선거철 공약이 아니라, 임기 내내 지켜야 할 약속이 되어달라고.


    (시장후보)
     

    다섯 가지였다.

    1. 도시 비전 및 행정계획 수립: 4.16 정신을 계승한 중장기 안전 전략 마련

    2. 시민안전센터설치: 시민과 소통하며 일상 속 안전 교육을 전담할 기구 마련

    3. 안전투자 적극 확대: 재난관리기금 조성 비율 상향 및 안전 인프라 예산 증액

    4. 안전영향평가제도화: 취약계층의 관점에서 정책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

    5. 전담 행정조직 확대: 분산된 안전 부서를 통합하고 민관 협력 거버넌스 내실화

     

    생명·안전 가치를 담은 도시 비전 및 행정계획 수립. 시민안전센터 설치. 안전 예산과 재난관리기금의 적극적 확대. 안전영향평가 제도화. 생명·안전 전담 행정조직 확대와 민관협력 거버넌스 강화. 어렵지 않은 말들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실제 예산이 되고, 조례가 되고, 담당 부서가 생기고, 취약계층의 목소리가 정책 설계 단계부터 반영되는 일은, 누군가 끊임없이 요구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걸었다. 그래서 전달했다.

     

    정치인의 약속이란 언제나 유효기간이 불분명하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광장에 모인 시민들 앞에서, 이주민과 장애인과 노동자의 손에서 직접 건네받은 요구안을 들고 한 약속은 조금 다르다. 증인이 있는 약속은 그 무게가 다르다. 이날 광장에 있었던 모든 사람이, 그 약속의 증인이다.

     
     

     

    행진이 끝나고 사람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깃발은 접혔고, 드럼 소리는 멎었고, 광장은 다시 평범한 광장이 되었다. 그러나 무언가가 달라졌다. 그것은 도시의 표면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변화다. 함께 걸었다는 사실, 같은 방향을 향했다는 기억, 우리가 원하는 것을 큰 소리로 말했다는 경험. 이런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몸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도시란 무엇인가. 건물과 도로와 행정구역의 합산이 아니다.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갖는 책임감의 총합이다. 내 옆집 사람이 오늘 안전한지,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무사히 집에 돌아가는지, 이주민 아이가 아플 때 말이 통하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이것을 묻고, 따지고, 바꾸려는 사람들이 함께 걸었던 59일의 안산은, 그래서 잠깐 더 나은 도시였다.

     

    안전하게 산다. 그래서 안산이다. 함께 걸었던 우리 모두의 바람이었다.

     

    *2026년 5월, 안산에서*
    안전하게 산다, 그래서 안산이다
    윤작가

    조회수 183

    2026-06-26
  • 평화를 기억하기 위한 시민의 공간

    동두천에 우리의 기억과 평화의 집을 짓겠습니다

     

    먼저, 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 주세요

     

    윤금이. 19921028, 경기도 동두천에서 주한미군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여성입니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 기지 주변에 형성된 '기지촌'에서 살았습니다. 기지촌이란 미군 기지 주변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역으로, 극심한 가난 속에서 달리 선택지가 없었던 많은 여성들이 미군을 상대로 일하며 살아가던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이 구조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국가가 조직적으로 만들고 관리한 체계였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여성들에게 "달러를 버는 민간 외교관"이라며 애국심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안전은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살해당한 기지촌 여성은 윤금이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그동안 억눌려 있던 동두천 시민들의 분노에 불을 붙였습니다. 캠프케이시 정문 앞에 시민 2천 명이 모였고, 동두천 상인들은 미군 출입을 거부했으며, 택시 기사들은 미군 승차를 거부하는 저항운동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동두천에서 시작된 이 목소리는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시민의 힘이 역사를 바꿨습니다

     

    윤금이 사건은 '주한미군의 윤금이 살해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이후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미군의 범죄는 대한민국 법정에서 다룰 수 없었습니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라는 협정 때문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미군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질러도 한국 법원이 아닌 미국 군법에 따라 처리되는 구조였습니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한국 법정에 서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끝내 살인을 저지른 미군 케네스 마클을 대한민국 법정에 세웠고, 그는 최종 15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또한 불평등한 SOFA를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전국으로 확산되어 두 차례(19911차 개정의 실질적 이행 및 20012차 개정)의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윤금이씨의 죽음은 단순한 개별 범죄가 아니었습니다. 한미 관계가 수직적 관계에서 상호 존중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온 국민에게 각인시킨, 가슴 아프지만 중요한 역사의 변곡점이었습니다.

     

    지금도 계속되는 기억

     

    동두천에서는 매년 10월 사건 당일을 추모일로 정해 '기억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주관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매년 30여 명의 시민이 모여 그날을 기억하며 평화를 향한 다짐을 이어갑니다. 올해 2026년이면 34주기가 됩니다.

     

    기억은 그냥 사라지지 않습니다. 누군가 계속 붙잡고 있기 때문에 남아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함께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2026, 윤금이씨 사건이 있었던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작은 건물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건물주가 시민들에게 매입 의사를 타진해 온 것입니다.

     

    이 건물을 시민의 힘으로 매입해, 기억과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그리는 미래입니다. 복수나 응징이 아닌, 기억과 평화, 화해와 연대의 공간. 그곳에서 윤금이씨를 기억하고,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도록 나누는 것. 그것이 이 공간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도 함께 지켜주세요

     

    이와 함께, 지금 동두천에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요산 초입에 서 있는 낡은 2층 건물, 1973년에 세워진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입니다. 기지촌 여성들이 국가의 명령에 따라 강제로 성병 검사를 받고, 격리 수용되었던 곳입니다. 전국에서 당시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건물은 이곳이 유일합니다.

     

    동두천시는 이 건물을 철거하고 관광시설을 지으려 합니다. 시민들은 600일이 넘도록 이를 막아왔습니다. 202410월에는 기습적으로 들이닥친 포클레인 앞에 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2025년에는 UN 특별보고관 세 명이 대한민국 정부에 공식 권고안을 보내왔습니다. "피해자들의 서사가 복원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을 다하고, 철거 계획을 철회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20264, 마침내 국가 주도 대화협의체가 출범했습니다.

     

    이 건물을 지키는 일은 단순히 낡은 건물을 보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곳에 새겨진 여성들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역사가 지워지지 않도록 하는 일입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이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 기억해 주세요.

    윤금이라는 이름을, 동두천 성병관리소라는 공간을, 그곳에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기억해 주세요.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이 역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 알려주세요.

    이 글을 주변에 공유해 주세요. 더 많은 시민이 알수록, 이 공간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커집니다.

     

    . 함께해 주세요.

    매년 10월 동두천에서 열리는 '윤금이 기억의 날' 행사에 참여해 주세요. 30명이 함께하던 자리에 300명이 모인다면, 그 의미는 달라집니다.

     

    . 기금에 함께해 주세요.

    윤금이씨 사건 현장의 건물을 시민의 힘으로 매입하는 기금 모금에 참여해 주세요. 작은 힘이 모여 공간이 되고, 공간이 기억이 되고, 기억이 평화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제야 국민이 되었다!"

     

    20263, 국회 토론회에서 한 피해 여성이 외친 말입니다. 대한민국 국적으로 살아왔지만 늘 그늘에서 없는 사람으로 살아야 했던 그가, 처음으로 국민으로 불린 날의 외침이었습니다.

     

    이 외침이 오래 울리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평화가 미래입니다.

    그 미래는, 기억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갑니다.

     

     

    ─────────────────────────────

    함께하고 싶다면

    문의 :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031-823-6155

     

     

    윤금이 기억의 날

    기억과 평화의집 참여하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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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920pixel, 세로 1080pixel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 활동

    소요산 앞 천막 농성장 참여하기 (609일째 운영 중)

     

     
    평화를 기억하기 위한 시민의 공간
    관리자

    조회수 234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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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레터] 우리 동네 주권, 우리가 찾는다!

    '지방 정치개혁과 자치분권 운동본부' 출범 이야기

     

    노건형 (수원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처장/

    전국경실련 지방 정치개혁과 자치분권 운동본부 공동본부장)

    안녕하세요, 경기도 공익활동가와 도민 여러분 어느덧 만물이 소생하는 4월입니다. 우리 동네 곳곳에도 봄꽃이 피어나듯, 우리가 사는 지역의 민주주의에도 새로운 변화의 싹이 트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지난 319, 전국 20여 개 지역 경실련이 힘을 합쳐 '지방 정치개혁과 자치분권 운동본부'를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들이 왜 모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경기도와 우리 동네를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칠지 핵심만 콕콕 집어 소개해 드립니다

     

    1. 30년 된 지방자치, 왜 아직도 '중앙' 눈치만 보나요?

     

    1995년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벌써 30년입니다. 강산이 세 번 변할 시간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지방정치의 현실은 여전히 '중앙정치의 하부조직'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대 양당이 공천권을 독점하면서, 지역의 일꾼들이 주민이 아닌 중앙당과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는 구조가 고착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민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지방정치, 이제는 진짜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주민의 품으로 되찾아올 때입니다.

     

    2. "지방 정치, 이대로는 안 됩니다

     

    > 지난 319일 진행된 '지방 정치개혁과 자치분권 운동본부' 출범식 현장. 활동가들이 주민을 배제한 행정통합 반대와 지방의회 독립을 외치며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3. 운동본부가 약속하는 '3대 분야 9대 개혁 과제'

     

    운동본부는 이번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 동네 정치를 바꿀 세 가지 큰 약속을 준비했습니다.

     

    정치 기득권 타파: "진짜 일꾼을 뽑게 해주세요"

     

    * 중대선거구제 실질화 : 한 선거구에서 2명만 뽑아 양당이 나눠 먹는 구조를 깨고, 3~5명을 뽑아 다양한 전문가와 소수 정당이 의회에 진입하게 합니다.

     

    * 무투표 당선 방지 : 후보가 혼자 나와도 그냥 당선되는 건 NO! 유권자가 찬반을 선택하는 '승인투표제'를 도입해 심판권을 복원합니다.

     

    * 지역정당(로컬파티) 허용 : 우리 동네 문제에만 진심인 '진짜 동네 정당'이 활동할 수 있게 법적 장벽을 허뭅니다.

     

    주민 직접 참여 강화: "우리가 직접 결정합니다"

     

    * 주민참여 3법 장벽 철폐 : 주민소환, 주민투표 등의 문턱을 낮춰 정치인들이 주민을 무서워하게 만들겠습니다.

     

    * 주민참여예산제 실질화 : 소소한 민원 해결을 넘어, 주민이 직접 우리 동네 핵심 예산을 짜고 집행할 권한을 가집니다.

     

    자치권 및 재정 분권 확립: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지킵니다"

     

    * 지방의회 독립 보장 : 지자체장을 감시해야 할 의회가 인사권과 예산권을 지자체장에게 구걸하지 않도록, 의회의 독립성을 완전히 확보하겠습니다.

     

    4. 이런 공약은 '절대 사절'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들

     

    운동본부는 지역을 망치는 '나쁜 의제'들에 대해서도 단호히 맞설 예정입니다.

     

    * 밀실 행정통합(메가시티) : 주민 동의 없는 단체장들만의 '메가시티' 추진은 멈춰야 합니다.

     

    * 선심성 특구 유치 : 재원 대책 없는 이름만 거창한 '특례'는 결국 지역의 재정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 묻지마 신도시 개발 : 구도심을 슬럼화시키고 토건 카르텔의 배만 불리는 개발보다 구도심 재생이 우선입니다.

     

    * 수도권 규제 완화 묵인 : 지역의 대표라면 지방 소멸을 부추기는 중앙의 정책에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5.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운동본부는 말로만 외치지 않습니다. 이미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1. 철저한 모니터링: 최근 전국 17개 광역의회 의원들의 출석률 실태 조사를 발표해 '일 안 하는 의원'들을 가려냈습니다.

     

    2. 공천 개혁 질의: 각 정당에 질의서를 보내 기득권을 내려놓을 의지가 있는지 묻고, 그 답변을 도민 여러분께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3. 부적격자 명단 발표: 재산, 전과, 이해충돌 등 후보자의 됨됨이를 꼼꼼히 검증해 '이런 후보는 안 된다'는 명단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6. 경기도민 여러분, 함께해 주세요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누군가를 심판하는 장이 아닙니다. 우리 동네를 위해 누가 가장 열심히 땀 흘릴지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정당만 보고 뽑는 '묻지마 투표' 대신, 후보자가 공천권자의 심부름꾼인지 아니면 진짜 우리 동네 일꾼인지 꼼꼼하게 살피는 여러분의 '매의 눈'이 필요합니다. 경기도 공익활동가와 도민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이 우리 동네를 바꿉니다

     

    [문의 및 참여]

     

    * 전국경실련 지방 정치개혁과 자치분권 운동본부 031-253-2266

     

     

     

     

     

     

     

     

     

     

     

     

     

     
    리 동네 주권, 우리가 찾는다! '지방 정치개혁과 자치분권 운동본부' 출범 이야기
    관리자

    조회수 179

    2026-04-20
  • [현장스케치] 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첫걸음 - 국회 시민정치포럼 — 거대한 불신의 장막과 차가운 정치적 단절의 벽을 넘어, 경기도 골목마다 다정한 참여와 민주주의의 푸른 숲을 일구어내는 감동의 여정

     

    정치적 무관심과 쉴 새 없는 대립의 그늘 뒤편에서, 민주주의의 복원을 외치며 시민정치의 찬란한 내일을 빚어내는 눈부신 발자취를 마주하다

    끝없는 정쟁과 국민의 목소리가 외면당하는 차가운 여의도 정치의 현실 속에서, 저마다의 삶의 현장에서 묵묵히 민주주의의 숨결을 되살리기 위해 손을 잡고 걸어온 시민들과 공익활동가들. 방관과 냉소의 장막을 깨부수고, 묵묵히 시민 중심의 정치 개혁과 참된 민주주의의 그물망을 촘촘히 엮어 온 ‘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첫걸음 - 국회 시민정치포럼’ 현장의 눈부신 발자취를 깊이 들여다보다.

    "우리는 과연 ‘정치는 어차피 소수의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라며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차가운 방관의 장막을 걷어내고, 경기도 구석구석의 평범한 이웃들과 시민정치 활동가들, 그리고 공익활동가들이 손을 맞잡으며 저마다의 진심으로 평화와 상생의 품을 엮어내는 ‘시민정치포럼이 전하는 민주주의 자치의 품’을 어떻게 활짝 열어갈 수 있을까?" 풀뿌리 시민정치 자치와 참여 민주주의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경기도 전역에 상생과 자치의 숲을 깊이 일구어가는 감동의 여정을 깊이 조명한다.

    ‘[현장스케치]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첫걸음 - 국회 시민정치포럼’이 품은 3가지 핵심 과제와 비전

    1. 방관과 냉소의 장막을 허무는 ‘풀뿌리 시민정치 참여 및 자발적 민주주의 생태계 구축’

      • 엘리트 중심의 닫힌 정치 구조와 무력한 방관 태도에서 벗어나, 경기도민과 공익활동가들이 동네 골목과 일상에서부터 스스로 정치의 주인이 되어 목소리를 높이는 자발적 생태계 다지기.

      • "진정한 민주주의 자치의 완성은 거창한 정당의 정치 선언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동네 골목 작은 공간에 모여 앉아 이웃들과 손을 잡고 우리 삶을 바꿀 정책을 토론하며 정치에 참여하는 소박한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철학 실천.

    2. 고립을 넘어 온기를 잇는 ‘시민 참여형 정치 감수성 및 연대 강화’

      • 정치가 외면당하고 국민들이 겪는 정치적 무력감을 개인의 탓으로 치부하지 않고, 지역 사회와 공익활동 현장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지혜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공론장 창출.

      • "혼자서 거대한 기득권 정치의 벽과 마주하면 막막하고 두렵지만, 경기도 도민들이 손을 잡고 시민정치의 목소리를 높이면 그 어떤 불신도 따스한 품으로 녹아내린다"라는 통찰.

    3. 경기도 31개 시·군 골목마저 평화와 참여의 그물망으로 잇는 ‘상생 시민정치 네트워크’

      • 시·군의 경계를 뛰어넘어 경기도 내 시민사회 단체들과 도민들이 유기적으로 손을 잡고, 모든 이의 주권이 온전히 발현되는 상향식 민주주의와 정치 자치 실현.

      • "모든 도민과 이웃들이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로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평화로운 공생의 무대" 완성.

    현장의 온기로 채워졌던 뜨거웠던 토론과 교감의 시간들

    도내 각지에서 모인 시민정치 활동가들과 참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수많은 도민이 한자리에 모여 국회 시민정치포럼의 열기를 나누고, 경기도를 진정한 '도민이 주인이 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고향'으로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았던 현장은 깊은 공감과 함께 뜨거운 연대의 온기로 가득 채웠다.

    • 참가자들의 진솔한 고백 및 상생 나눔 세션: "정치가 우리의 삶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늘 냉소하고 지쳐 있었는데, 오늘 이 포럼 현장에 모여 도내 구석구석에서 올라온 평범한 이웃들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 손으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자'며 손을 맞잡으니 비로소 세상을 바꾸는 진짜 따뜻한 온기가 우리 주변에 흐르고 있음을 깨닫는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히던 참석자들의 뭉클한 순간들.

    • 경기도형 시민정치 자치 도시 확산을 위한 유쾌한 브레인스토밍: "동네마다 주민들이 함께 모여 지역의 정치적 현안을 유쾌하게 토론하고 대안을 찾는 '우리동네 시민정치 사랑방'을 상설화하자", "시민들의 반짝이는 목소리를 엮어 더 큰 정치 개혁을 만드는 '경기 시민정치 연대 네트워크'를 튼튼하게 꾸리자"며 쉴 새 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던 반짝이는 눈빛들.

    • 응원과 다짐의 피날레: "비록 우리가 마주한 거대 정쟁의 파고와 정치 불신의 벽이 때로는 높고 매섭다 할지라도,

    [현장스케치]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첫걸음 - 국회 시민정치포럼
    참비움

    조회수 3231

    2024-09-27
  • [현장스케치] 22대 국회, 시민사회와 손잡다 – 2024 공익활동가주간 기념심포지엄 — 거대한 불통의 장막과 단절의 벽을 넘어, 경기도 골목마다 다정한 협치와 연대의 푸른 숲을 일구어내는 감동의 여정

    여의도의 정쟁과 쉴 새 없는 일방적 입법의 그늘 뒤편에서, 국회와 시민사회의 따스한 손잡기를 마주하다

    끝없는 대립과 각자도생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치의 일상 속에서, 저마다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묵묵히 손을 맞잡아 온 22대 국회와 시민사회. 상생과 협력의 실천으로 민주주의에 온기를 불어넣어 온 ‘22대 국회, 시민사회와 손잡다 – 2024 공익활동가주간 기념심포지엄’의 눈부신 발자취를 깊이 들여다보다.

    "우리는 과연 ‘정치와 시민사회는 서로 다른 길을 갈 뿐’이라며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차가운 방관의 장막을 걷어내고, 경기도 구석구석의 평범한 이웃들과 국회의원, 그리고 공익활동가들이 손을 맞잡으며 저마다의 진심으로 평화와 상생의 품을 엮어내는 ‘22대 국회와 시민사회가 품은 협력의 품’을 어떻게 활짝 열어갈 수 있을까?" 민관과 국회를 아우르는 풀뿌리 파트너십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경기도 전역에 상생과 자치의 숲을 깊이 일구어가는 감동의 여정을 깊이 조명한다.

    ‘22대 국회, 시민사회와 손잡다 – 2024 공익활동가주간 기념심포지엄’이 품은 3가지 핵심 과제와 비전

    1. 방관과 분절의 장막을 허무는 ‘풀뿌리 민관협력 및 시민사회 입법·정책 생태계 다지기’

      • 일회성 행사나 형식적인 소통에서 벗어나, 경기도 내 시민사회와 22대 국회가 동네 골목과 일상에서부터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와 제도 개선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자발적 생태계 다지기.

      • "진정한 파트너십 자치의 완성은 거창한 국회의 입법 선언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동네 골목에서 시민들과 정치인들이 손을 잡고 이웃의 아픔을 보듬는 소박한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철학 실천.

    2. 고립을 넘어 온기를 잇는 ‘시민 참여형 사회적 가치 감수성 및 연대 강화’

      • 지역 사회의 복잡한 현안을 어느 한 주체의 책임으로 떠넘기지 않고, 국회와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지혜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공론장 창출.

      • "혼자서 거대한 입법 과제를 마주하면 막막하고 두렵지만, 경기도 시민들과 공익활동가들이 국회와 손을 잡고 행동하면 그 어떤 부조리도 따스한 품으로 녹아내린다"라는 통찰.

    3. 경기도 31개 시·군 골목마저 평화와 상생의 그물망으로 잇는 ‘협력 파트너십 네트워크’

      • 시·군의 경계를 뛰어넘어 경기도 내 시민사회와 국회가 유기적으로 손을 잡고,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과 상향식 민주주의 실현.

      • "모든 도민과 이웃들이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로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평화로운 공생의 무대" 완성.

    현장의 온기로 채워졌던 뜨거웠던 심포지엄과 교감의 시간들

    국회와 도내 각지에서 모인 시민사회 대표들과 공익활동가들, 그리고 더 나은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수많은 도민이 한자리에 모여 상생의 뜻을 모으고, 서로의 손을 꼭 잡으며 힘찬 출발을 다짐했던 심포지엄 현장은 깊은 공감과 함께 뜨거운 연대의 온기로 가득 채웠다.

    • 참가자들의 진솔한 고백 및 상생 나눔 세션: "그동안 국회와 시민사회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것처럼 멀게만 느껴졌는데, 오늘 이 자리에 모여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손을 맞잡으니 비로소 세상을 바꾸는 진짜 든든한 동반자를 만났다는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라며 미소 짓던 참석자들의 뭉클한 순간들.

    • 경기도형 상생 자치 도시 확산을 위한 유쾌한 브레인스토밍: "동네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함께 모여 지역의 현안과 입법 과제를 해결하는 '우리동네 상생 협력 사랑방'을 상설화하자",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의 가치를 나누고 서로를 돕는 '경기 시민사회-국회 연대 네트워크'를 튼튼하게 꾸리자"며 쉴 새 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던 반짝이는 눈빛들.

    • 응원과 다짐의 피날레: "비록 우리가 마주한 정치적 불확실성의 파고와 사회적 격차가 때로는 높고 매섭다 할지라도, 경기도 구석구석에서 피어나는 이 지혜롭고 푸른 협력의 손길들이 모여 모든 도민이 소외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평화로운 내일을 활짝 열어주기를 바란다"며 환한 미소와 박수로 마무리된 연대.

    정직한 땀방울과 다정한 손길로 그려가는 경기도의 찬란한 내일

    세상을 바꾸고 진정한 상생 자치와 공생의 시대를 여는 위대한 힘은 차가운 법안 심사 보고서나 거창한 정치인의 홍보 마케팅 슬로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 아침 경기도와 국회의 현장에서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서로의 눈을 맞추고 "우리의 힘을 모아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자"며 다정한 온기를 나누는 정직한 땀방울과 다정한 연대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방관과 단절의 장막을 걷어내고 경기도 구석구석에 평화와 협력의 숲을 영원히 일구어가는 공익활동가들과 시민사회, 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 곳곳에서 피어나는 이 지혜롭고 푸른 온기들이, 모든 도민이 소외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기도의 내일을 활짝 열어주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현장스케치] 22대 국회, 시민사회와 손잡다 – 2024 공익활동가주간 기념심포지엄
    참비움

    조회수 3352

    2024-07-12
  • 낡은 틀에 갇힌 투표를 넘어, 진정한 민주주의의 숨결을 불어넣는 길

    우리가 매번 마주하는 선거의 풍경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정당의 색깔에 가려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는 지워지고, 승자와 패자만 갈리는 거친 경쟁의 장 속에서 투표함에 넣는 하얀 종이 한 장이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문득 허전함과 회의감이 밀려올 때가 있다.

    "과연 선거는 지금보다 더 공정하고, 다양하고, 따뜻한 방식으로 바뀔 수 있을까?" 승리만을 좇는 낡은 정치의 문법을 넘어, 소외된 이웃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모든 도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선거 제도의 혁신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웹진에서는 ‘선거는 바뀔 수 있을까?’라는 묵직한 화두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전선에서 더 나은 투표와 참여의 길을 모색하는 공익활동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희망의 기록을 조명한다.

    선거와 민주주의의 변화를 위해 우리가 함께 그려야 할 3가지 가치

    1. 승자독식의 낡은 틀을 깨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선거 제도 개혁

      • 1등만이 모든 것을 갖는 구조에서 벗어나, 소수자의 의견과 다양한 정치적 견해가 비례성 있게 의회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지속적인 목소리.

      • 거대 정당 중심의 담론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실생활 밀착형 의제가 공론장의 중심에 서도록 돕는 풀뿌리 정치 참여 활성화.

    2. 참여의 문턱을 낮추고, 모든 도민이 평등하게 권리를 행사하는 장벽 없는 투표

      • 장애인, 이주민, 청소년,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차별 없이 정보를 얻고 쉽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촘촘한 배려와 인프라 구축.

      • 투표일 하루의 행사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정책을 토론하고 후보를 검증하는 상시적인 민주주의 문화 정착.

    3. 혐오와 대립을 넘어, 연대와 상생의 가치를 심어주는 시민의식

      • 선거판을 흔드는 자극적인 갈등과 가짜 뉴스를 경계하고, 공동체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하는 성숙한 시민사회 역량 함양.

      • "나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꾸는 다정한 시작"이라는 믿음으로 이웃과 함께 투표에 참여하고 연대의 손을 잡는 풀뿌리 힘 기르기.

    현장의 온기로 채워졌던 뜨거웠던 토론과 교감의 시간들

    선거와 민주주의의 변화를 고민하는 공익활동의 현장은 묵은 체증을 씻어내듯 치열한 성찰과 희망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 선거 개혁 연속 토론회 및 워크숍: "우리의 투표가 어떻게 더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까"를 주제로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하던 활동가들과 도민들의 진지한 눈빛들.

    • 풀뿌리 정치 학교와 유권자 캠페인: "민주주의는 투표함 속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주민들의 손끝에서 싹튼다"며 참여의 즐거움을 나누던 감동의 순간.

    • 응원과 다짐의 피날레: "더 공정하고 따뜻한 선거, 모든 사람이 소외되지 않는 민주주의의 길을 끝까지 함께 다져나가겠다"며 환한 미소와 박수로 마무리된 연대.

    정직한 참여와 다정한 손길로 그려가는 경기도의 찬란한 내일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변화는 가만히 앉아서 주어지는 제도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낡은 관행에 당당히 물음을 던지고 새로운 평등의 길을 직접 닦아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 있는 손길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더 공정하고 다정한 선거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단단한 내일을 가꿔가는 경기도의 공익활동가들과 도민들. 경기도 구석구석에서 피어나는 이 민주적 온기들이, 모든 도민이 차별 없이 존중받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기도의 내일을 활짝 열어주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선거는 바뀔 수 있을까?
    생강

    조회수 4968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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