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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랑 한글학교 with 우크라이나

작성자: 수수꽃다리 / 날짜: 2023-04-14 / 조회수: 1378

 

 

2023224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발발한지 1년 즈음 되던 날 경기도 안산에 있는 알이랑 한글학교를 찾았다.

알이랑 한글학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온 고려인 동포들과 우크라이나인 청소년과 성인여성들이 한글과 한국의 문화를 배우며 한국정착을 위한 한국어 교실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머나먼 한국으로 피난을 왔지만 정부에서 난민자격을 부여받을 수 없어 여행비자로 계속 갱신하며 빨리 전쟁이 끝나기를 하루하루 고대하고 있다우크라이나에 있다가 전쟁 이후 먼저 한국으로 들어온 김종홍 윤민정 부부가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의 부적응을 보고 돕고자 하는 마음에 손발을 걷고 돕기 시작한 일 중에 하나가 알이랑 한글학교이다.

처음엔 우크라이나인들의 주거나 생계를 위해 이리저리 돕는 손길을 연결했고, 감사하게도 돕는 민간 기관들과 손길들이 많아서 민간단체나 기관 교회들의 우크라이나인들의 주거 렌트비와 생활비지원을 연결하고 있다

전쟁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난민 청소년들의 학업관리와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쳐서 한국생활에 정착하는 것을 돕고자 한글학교를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이 한국과 우크라이나 시간차로 인해 오후에 온라인으로 본국의 학교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나 제대로 공부가 되지 않고 있었고, 전쟁 트라우마와 타국에 와있는 불안감 때문에 안정을 취하지 못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김종홍 윤민정 부부가 소수의 청소년들을 모아 오전에 한글학교를 시작하며 학업을 돕기로 했다.

두 분의 노력을 시작으로 몇 분의 자원봉사 교사들이 지원해서 청소년 8명과 이주민 여성 10명으로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학습공간이 없어서 카페에서 하기도 하고 임시공간을 전전하며 한글학교를 이어갔다. 현재 안산동산교회에서 장소를 1년간 무상으로 대여해주어서 안정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알이랑 한글학교를 시작하면서 목표 없이 무작정 시작하면 진도가 안 나갈 듯하여 구체적인 성취목표를 잡았다. 88회 한국어 능력시험에 접수하고 시험 준비를 같이 하고 있다.

 

 

 

알이랑 한글학교의 시간표를 보니 4교시 학교 정규수업처럼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요일별 수업내용을 들여다보면 매주 월, , 수요일은 청소년들과 성인을 분반하여 문법, 읽기, 쓰기, 듣기 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수업하고 있다목요일은 봉사자 선생님을 통한 미술 치료 활동과 야외나들이, 아쿠아리움 방문, 서울랜드, 등산, 캠핑 등의 특별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 활동을 통하여 전쟁으로 인해 상하고 지친 학생들의 마음이 힘과 위로를 얻고 활력을 되찾아가는 좋은 시간이 되고 있다고 한다.

금요일에는 전체 인원을 4~5그룹으로 만들어 한 주 동안 배운 한국어 표현을 사용하여 한국어 말하기 연습 수업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인근 지역 교회 청년들이 자원봉사로 우크라이나 청소년들과 함께 한국어 일일캠프를 열고 있다. 함께 조를 이루어 레크레이션 진행과 한국요리 만들기 교실과 그동안 배웠던 한국어를 활용해서 서로 교제를 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한글학교를 처음 진행할 땐 한국적응으로 긴장하고 어둡던 청소년들의 표정이 서서히 부드럽게 풀렸고 이제는 서로가 많이 친밀해졌다.

 

 

 

목요일에는 미술치료 선생님이 오셔서 다양한 미술기법을 이용해서 청소년들의 감정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억눌렸던 마음을 풀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특별활동 중 또 하나는 우크라이나 성인반을 대상으로 뜨개질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뜨개질 기법을 익힘과 동시에 가방 모자 티코스터 등의 작품을 완성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수업이다. 만들어서 선물하며 힘든 상황에서도 나눔을 하는 넉넉한 마음이 표현되는 시간이다.

 

 

 

지난 2월 특별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서울랜드 나들이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들과 우크라이나인들이 더욱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에게 참 행복한 추억의 시간이 되었고 밝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하셨다.

전쟁으로 인해 지치고 막막한 마음들이 여러 기관의 지원으로 인해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되어 마치 큰 선물로 받은 것처럼 기뻐서 감사의 표현을 계속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청소년 문화활동 (댄스/비전캠프)12일 캠핑 그리고 한국 청소년과 우크라이나 청소년의 만남을 통해 한국생활에 정착하는 좋은 시간들을 가지고 있다.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윤민정씨는 마음이 힘든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이 한국의 자원봉사 선생님들과 기관들의 후원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며 마음에 위로를 받고 전쟁으로 사라진 꿈을 다시 꾸는 시간들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한다.

 

알이랑 한글학교의 전체 총괄자인 윤민정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한글학교에 관한 몇 가지를 더 소개하고자 한다.

 

수수꽃다리 : 알이랑 한글학교의 이름이 특이한데 이름의 뜻은 뭔가요?

윤민정 : 알은 이라는 뜻이고 이랑은 한국어의 누구랑 (WITH) 이런 뜻의 합성어이기도 하고 소리만으로는 한국의 아리랑을 연상하는 다의미적인 뜻이 있습니다.

 

수수꽃다리 : 우크라이나 난민들에 대한 정부나 시의 지원은 있나요?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윤민정 : 정부지원은 없었습니다. 처음에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들어올 때 3개월 여행비자가 끝날 때 나가지 않고 연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은 해주었습니다. 실질적인 주거나 생계지원은 지역의 교회와 민간단체들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3개월 정착비용과 렌트 비용을 제공해주었습니다. 모두에게 지원을 다 해줄 수 는 없어 무 연고자에 한해 생계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수수꽃다리 : 알이랑의 차후 학습프로그램에 대한 심화계획이 있나요?

윤민정 : 한국어능력시험을 514일에 접수해서 준비 중인데 시험 이후 한국 내 취업을 위해 미용과 카페 바리스타교육을 준비하고 있어요. 마침 전문적인 바리스타강사님이 장소제공과 교육제공을 도와주시겠다고 해서 빠르게 준비 중에 있습니다.

 

수수꽃다리 : 진행된 한글학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어떤 일이 있나요?

윤민정 : 한글학교 학생들의 뇌파검사를 했는데 뇌가 현재 공부를 할 수 있는 뇌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전쟁 트라우마 때문에 불안하고 마음을 둘 곳이 없어서 뇌파가 불안정했던 것 같아요그래서 청소년들의 마음의 위로와 안정을 위해 힐링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했어요그 덕분에 청소년들이 즐거운 시간이 되었고 마음에 힘을 얻고 많이 밝아졌어요.

전쟁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서 막막한 마음들이 있었는데 한글학교 참여자들이 가족처럼 여기고 서로 의지하면서 학습에도 많이 안정감을 되찾게 된 것이 가장 감사한 일 같습니다.

 

수수꽃다리 : 현재 한글학교의 어려운 점이나 불편한 사항이 있나요?

윤민정 : 학교를 운영하면서 재정이 생각보다 많이 나가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재정에 대한 별 생각 없이 일을 벌였는데 진행해가면서 재정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감을 발견했어요. 그래도 감사하게 여기저기서 채워주시는 후원으로 인해 잘 버티고 있어요.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생각보다 한국어가 잘 늘지 않아요. 마음이 힘드니 더욱 그들끼리 뭉쳐있어서 한국어 습득이 더딘 것 같아요.

 

수수꽃다리 : 현재 한글학교에 대한 필요한 지원 내용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윤민정 : 한국어 책이 필요해요 한국어 책이 워크북까지 해서 1학기에 6만원 정도 드는데 20명 정도 학생들이 있어서 총 120만원 정도의 교재비가 들어요. 매시간 마다 점심식사 경비도 많이 들어서 지원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수수꽃다리 :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현재 상황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일까요?

윤민정 : 우크라이나의 1차 정착이 끝난 후 중도입국자들의 아이들이 부적응자들이 많아요. 한글학교에 오는 청소년들은 오후에 우크라이나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는데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는 일이 많아요. 교육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거지요. 게임하고 잠자고 교육은 안 되어서 답답한 생활을 계속 했어요. 옆에서 보기에 그런 생활에서 탈출시키는 것이 시급했어요. 그래서 한글 수업을 더욱 시작하게 되었어요. 중도입국자들을 도울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시급한 문제인 것 같아요.

 

알이랑 한글학교를 나오면서 꽃샘추위로 추웠던 날씨가 자원봉사 쌤들의 사랑과 열정, 섬김으로 따뜻해짐을 느꼈고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의 환한 미소로 내 마음에도 웃음이 번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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