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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
    어디선가 본 것 같고 들은 것 같은 말인가요?
    네, ‘2025년 공익활동페스타 세계시민대회’ 슬로건입니다. 그럼 이런 노래는 아실까요?
    “그대가 걸어온 길은 외롭고 힘겨웠지만 우리 함께 걸어가는 이 길은 이젠 외롭지 않아요…”
    네, 거기서 불린 노래 ‘함께’의 가사죠. 한달 전 일이라 시의성도 현장감도 모자라는 뒷북 소리가 될까 조심스럽지만, ‘기록’과 ‘약속’의 힘을 의지하려 합니다. 지난 9월 30일(화) 수원 컨벤션센터 4층에서 보고 듣고 만나며 경험한 ‘연결된 우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행사 웹자보 /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라는 슬로건처럼 국내외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만나고 연결되는 축제였습니다. 기조강연과 4개의 주제 세션에서 토론하며 공익활동의 주제를 찾아가는 탐구의 기회이자, 경기도의 공익단체와 활동가들, 그리고 시민이 교류하는 기회였습니다. 더불어 시민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변화를 고민하고 연결과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도 됐겠죠?
     
     
     
    '공익광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오)
     
     
    사회적 경제의 베이스 캠프 경기도, 기념식
    수원 컨벤션센터 4층 계단을 오르면 바로 앞에 ‘공익광장’이 방문객을 맞았습니다. 넓은 로비 천장엔 알록달록 풍선이 떠 있고 바닥엔 말랑말랑한 컬러 소파가 가득하죠. 세계시민대회를 알리는 현수막과 지역의 공익활동을 보여주는 사진을 둘러보며 방문객은 안내데스크로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넓은 창가엔 차탁과 의자 그리고 다과가 준비돼 있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죠. ‘공익광장’을 걸어 컨퍼런스 홀로 가는 길목에서 대형 현수막이 말을 걸었습니다.
     
    “2025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깊은 연대로 더 넓은 협력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경기도 공익단체 이름들과 5기 아카이브 에디터 이름이 빼곡이 적힌 걸개였습니다. DMZ스테이, 느린이웃, (사)경기시민연구소울림, 경기평화교육센터, 그물코평화연구소, 구구컬리지, 생생아쿠아, 라운지플러스… 120여개 공익단체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5기 아카이브 에디터 21명의 이름도 있었으니 제 이름 ‘꿀벌’도 일별하고 갔겠죠?
     
    경기도가 사회적 경제의 베이스 캠프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컨퍼런스 홀에서 있었던 공익활동페스타 기념식에서 들었답니다. 여느 공식 행사처럼 국민의례, 내빈소개, 그리고 축사와 공익활동가들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는데요. 고영인 부지사가 대독한 김동연 지사의 축사가 인상적이었어요, 경기도가 다양한 공익활동들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경제의 베이스 캠프’라고 했거든요. 지난 정부가 사회적 재정을 계속 삭감한 거 아시잖아요. 그럴 때 경기도는 도리어 예산을 늘리고 공익활동의 가치를 확산했다네요. 인상적인 한 대목만 옮겨보겠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익활동 단체 간 협력을 공고히 하는 ‘1기업 1단체 공익 파트너십 캠페인’. 청년들 스스로 자신의 공익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공익해봄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공익 활동의 토대를 다져왔습니다. 경기도는 또한 ‘사회적경제’의 베이스캠프이기도 합니다. 전국 최초로 도청에 ‘사회적경제국’을 신설했고, ‘경기도 사회적경제원’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정부가 사회적경제 예산을 감축할 때 경기도는 오히려 예산과 재정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기업과 기관이 협업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컬렉티브 임팩트’도 강화했습니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부의장(왼),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오)의 축사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광장에 마련된 포토존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평화가 미래다”, 공익활동박람회
    기조강연장 건너편 공간에서는 ‘공익활동박람회’가 열렸습니다. 공익활동단체, 사회적경제조직, 비영리법인,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공익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단체들로 구성된 부스가 방문자들을 기다리는 곳이죠. 공익활동단체 운영을 위한 전문가들의 현장 상담과 컨설팅과 홍보, 조합원 모집, 즉석 미팅도 이루어졌습니다. 공익활동가들은 좋은 정보를 얻고 공익 주체들간의 연대의 장이 되었습니다.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비영리IT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주) 더한다, (주) 리맨, (주)아이퀘스트,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찾아가는 공익활동 상담소"가 보입니다. 이중에 ‘동행’은 이름처럼 ‘공익활동가의 비빌 언덕’이 되어 동행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입니다. 전문직종에 협의회가 있고 사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사회보험이 있듯, 공익활동가들에게 제대로 된 사회 안전망이 되고자 한다는데요. 공익활동가들이 회원으로 조합비를 내고 연대하고 상호부조하는 곳이랄까요. 공익활동가들이 신뢰받는 사회를 만드는 게 동행의 꿈이요 공익활동가의 지속가능한 활동과 존중받는 삶을 위한 안전망을 만드는 게 사명이라고 하네요.
     
    복도에 책상 하나 놓고 홍보하는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운동’ 활동가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성병관리소 홍보 자료와 함께 크고 무거운 책 『동두천을 찾고, 잇다,』(36,000원)와 “평화가 미래다” 손수건(10,000원)을 팔고 있었습니다. 활동가님들과 인사하고 이야기한 후 “평화가 미래다”에 연대하는 맘으로 책과 손수건을 샀습니다. 이 무거운 책을 펴낸 ‘동두천역사문화연구회’는 2020년 5월에 설립된 작은 동아리라네요. 동두천에서 태어났거나 오래 살고 있는 5명의 동두천 사람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고 공부하며 탐방한 결과물이랍니다.
     
    『동두천을 찾고, 잇다,』가 소개하는 ‘성병관리소’를 옮겨 적어 봅니다.
    “1971년부터 추진된 ”기지촌 대책사업- 기지촌정화사업“의 일환으로 1973년 기지촌성매매여성들의 성병을 관리하기 위해 세운 기관이 있던 건물이다. ‘양주군성병관리소’로 동두천 상봉암2리인 소요산에 6천766㎡ 부지에 2층 규모로 세워졌다. 흔히 ‘낙검자수용소’, ‘몽키하우스’, ‘언덕위의 하얀 집’으로 불리웠다. 1996년 3월 폐쇄되었고 현재 건물만 남아 있다.” (22쪽)
     
     
     
    공익활동박람회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다양한 센터 및 네트워크 소개 전시(왼),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운동을 위한 후원물품 판매 부스(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왼), 에디터(오)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 기조강연
    이번 세계시민대회의 주제는 기조강연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립타이완대학교 사회학과 허밍슈 교수가 “대만의 최근 시민운동 : 블루버드액션에서 the great recall 까지(Taiwan's Recent Citizen Movements : From the Bluebird Action to the Great Recall)”를, 이어서 “한국 시민사회의 변화와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도전들”이라는 제목으로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서복경 교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모든 강연에는 수어통역이 있었습니다. 허밍슈 교수의 영어 강연은 통역기를 통해 동시통역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허밍슈 교수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시민사회의 변화를 짚으며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시민사회의 흐름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야기한 후 이런 결론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대만의 시민사회 운동은 민주주의 발전과 긴밀히 연결되어 왔다. 야생백합운동(Wild Lily Movement)은 반독재 투쟁의 상징이 됐고, 해바라기운동(Sunflower Movement)은 권위주의의 확장에 저항했다. 밀크티연대(#MilkTeaAlliance)로 국제적 민주주의 위기에 적극 대응했다.
    한편, 학생 중심이던 시민사회 주체가 여성과 K-팝 팬 같은 집단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복경 교수는 국내의 내란과 탄핵 집회의 양상을 중심으로 분석한 후 연결과 협력, 통합을 위한 과제로 “광장과 일상을 잇자’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광장에 대한 통계가 전부가 아니라며 한국사회가 나야가야 할 구체적인 시민운동의 방향과 활동 과제를 이렇게 제시했습니다.
     
    “2050년 이후 급격한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저출생 추세의 반전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인구 감소 사회에 적응하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을 위해 평생교육과 기술 습득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지역 의료·요양·돌봄 체계와 교통·주거 등 사회 전반의 고령 친화적 재설계가 요구된다. 또한 고령화로 인해 소수자로 전환되는 아동·청소년·청년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세대 간 공존을 위한 사회적 기획이 필수적이다.”
     
     
     
    국립타이완대학교 사회학과 허밍슈 교수(왼),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서복경 교수(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가 싱어송라이터 퍼플민이 노래하다
    기조강연 후 그 자리에 도시락 점심이 제공되더니 무대에서 한 사람이 노래를 하더군요. 특별공연이라네요. 수수한 셔츠 차림의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참 맑았습니다. 공익활동가들을 지지하고 위로하는 가사가 들렸어요.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공익활동 행사에서 본 듯해서 저는 눈과 귀를 뗄 수 없었습니다. 3곡을 부르고 자리를 뜨는 그분을 알고 싶어서 후다닥 따라갔죠. 인사하고 다짜고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 그런 연결이자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싱어송라이터 퍼플민 이도영 님과의 일문일답입니다.
     
    Q. 노래를 3곡 불렀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음향 장치도 별로 같던데, 목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은 알겠는데 다른 2곡은 잘 몰라서 죄송하다.
    ‘우리 가는 길’과 ‘함께’를 불렀다. 같은 노랫말인데 ‘우리 가는 길’은 발라드 버전이고 ‘함께’는 행진 버전이다. 그 두 곡을 우리 집 식탁에서 1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만들었다. ‘우리 가는 길’ 노랫말을 써서 곡을 붙이고 보니 마음에 들었다. ‘이거 행진 버전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행진 버전으로 또 곡을 썼다. 그렇게 같은 노랫말에 두 노래가 함께 만들어졌다.
     
    Q. 노래 두 곡을 어떻게 한 시간 동안 만들 수 있나. 노랫말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2018년 서지현 검사를 시작으로 미투가 있을 때였다.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마음,‘위드유 With you’의 마음으로 노랫말을 썼다. 이후에 불러보니 두 노래가 연대의 자리에 다 잘 어울리더라. 연대 활동 나갈 때마다 부르는 애창곡이 됐다. 오늘도 이렇게 시민사회 공익활동가들이 함께하는 자리에 어울리는 곡으로 선곡했다. 이런 자리에 ‘우리 가는 길’하고 ‘함께’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부른 건데, 괜찮았나?
     
    Q. 물론이다. 노래에 이끌려 말 걸게 됐다.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었다. 시간 내 주심에 감사한다. 이런 자리에서 만났으니, 노래하는 활동가? 이게 꿈이었는지, 소개 좀 해 달라.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음악 듣기를 좋아했다. 13살 여름에 엄청 충격적인 일을 겪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왔다. 그전에는 책 읽기와 공부를 좋아했는데 책도 못 읽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도 잘 안 들리는 등 집중력이 떨어지는 병이었다. 근데 음악은 다르더라. 학습 장애에 난독증인데 음악은 들렸다. 그래서 음악에 미치다시피 빠져 살게 되었다. 평생 음악만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중학교 때부터 꿈이 음악인이었지만 그시절엔 집안 형편이 어려운 내가 실현할 수 없는 꿈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문학 전공으로 뒤늦게 대학에 진학했는데 음악에 대한 꿈은 접어지지 않더라. 대학 노래 동아리라도 들어가야지 했는데 대통령이 전두환인 시대였다. 노래 부르고 있을 때가 아닌 거라. 언더서클에서 학생운동하며 음악인으로 사는 꿈은 접었다. 대학 졸업 이후에도 계속 음악은 듣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지만 음악과 상관없는 직업으로 살았다.
     
     
     
    공익활동 페스타 퍼플민 특별공연(왼), 퍼플민 인터뷰 사진(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Q.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게 살다 보면 일치하기 쉽지 않은데, 참 좋겠다. 무슨 일을 하며 살다 어떻게 이런 노래하는 활동가가 되었는지 말해 달라.
    학원에서 고등학생 입시 강사하며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 서울 살다가 고양시로 이사했는데 대학 때 학생운동 같이 한 선배가 고양시민회 사무국장이더라. 회원이 됐는데 당시 이런저런 사정으로 내가 경제적 가장으로 살던 시기인지라 전업활동가는 못하고 적극적 후원회원으로 살았다. 그시절 나의 꿈은 하루라도 빨리 전업 시민사회활동가로 사는 거였다.
     
    경제적 가장 역할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즈음에 고양 여성민우회에서 진행하는 성폭력 예방 상담원 양성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고양여성민우회 회원이 됐다. 비상근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2021년 1월 총회에서 고양여성민우회 대표로 선출되어 4년간 상임대표로 활동했다.
     
    민우회 활동 시작 시점보다 조금은 전에 친하게 지내던 동네 음악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했는데, 밴드활동은 멤버들 사정으로 중단되었지만 내가 창작이 가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게 되었다.
     
    와~ 유능하다. 싱어송라이터라니 정말 멋지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음악을 워낙 많이 듣다 보니 멜로디도 쓸 수 있더라. 어릴 때부터 글 쓰기를 많이 해서 노랫말은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작곡을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걸 알게 되니까 멜로디가 막 떠오르고 일주일에 한 곡씩 쓰고 그랬다. 나도 스스로한테 놀랐다. 작곡하는 사람이 제일 신기했는데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거다.
     
    노래를 만들고 나니 부르고 싶더라. 그래서 ‘퍼플민’이라는 노래팀을 민우회 안에서 사람을 모아서 만들었다. 고양여성민우회 송년회에서 처음으로 내가 만든 노래를 불렀고 주변인들이 음원으로 발표하면 좋겠다고 해서 이후 다섯 곡의 음원을 발표하고 고양 지역을 중심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지속하게 되었다.
     
    Q. 퍼플민은 같은 사람들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나?
    구성원은 바뀌며 이어져 왔다. 음악적으로 서로 잘 맞아야지 그냥 친하다고 같이 노래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그게 가장 힘들다. 공연은 상황에 따라서 혼자도 하고 같이도 하는 식이다.
     
     
     
    퍼플민 앨범 및 유튜브 계정 / 출처: 퍼플민
     
     
    Q. 퍼플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는 어디서 들을 수 있는지 알려 달라.
    멜론과 지니 등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고, 네이버에 퍼플민을 치면 노래 정보가 나온다. 유튜브 채널도 있다. 퍼플민 유튜브에 공연 영상도 올리고 좋아하는 커버곡도 한 달에 한 곡 정도 올리고 있다.

     

     
    공익활동 페스타 퍼즐 세레모니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지속-공존-지역-연결, 지속가능한 공익활동 생태계로
    이제 다시 컨프런스홀로 가 볼까요? 오후 5시부터는 페스타의 마지막 순서인 폐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4개의 세션에서 오간 이야기를 서로 발표하며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청플2기 최승환 위원은 세션2가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다회”였다며, “공익단체의 조직문화와 재정문제 등 공통의 어려움들을 나누는 유익한 자리”였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어서 허밍슈 교수와 일본의 한창희 센터장의 소감 발표가 있었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유명화 센터장이 마무리 인사했습니다.
    “특히 대만과 일본과 태국의 연사를 초대해 한국 사회와 아시아의 생생한 경험을 듣고, 도전할 과제를 논의하는 장이었습니다. 지속, 공존, 지역, 연결로 지속가능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를 만들고 우리의 현안을 씩씩하게 해결해 갑시다.”
     
    마지막 순서는 네 개의 핵심 키워드를 대표자들이 하나씩 들고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무대 앞 퍼즐판에 맞추는 세레모니였는데요. 모두의 박수 속에 이번 세계시민대회의 정신이 “지속, 공존, 지역, 연결”로 둥글게 완성되었습니다.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온 공익활동이 다시 서로를 만나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이 현장 전체를 따뜻하게 감쌌습니다. 그렇게 2025 세계시민페스타는 서로의 이야기가 모여 만들어낸 울림 속에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그대가 걸어온 길은 외롭고 힘겨웠지만”
    꿀벌

    조회수 276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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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2025 공익활동 페스타의 주제세션4 이야기를 해볼까요? 세션 4의 제목은 공익활동의 혁신과 전환. 데이터가 시민사회의 공유 자산으로 활용되는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 사례들이 소개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환경을 시민사회가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할지 그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이었지요.
    참여단체들이 공동주관한 본 세션은 비영리IT지원센터 정지훈 이사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온 오프라인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고자 특별히 타운홀에 접속해 자유롭게 의견 남기는 타운홀 미팅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세션 4 사회: 정지훈 이사(비영리IT지원센터)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발표 1. ‘코팩츠 타일랜드 사례’로 보는 태국 시민들의 가짜뉴스 대응활동
     
    첫 번째 순서는 온라인과 동시통역으로 진행한 해외사례 발표인데요. 멀리 태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발표자는 방콕의 사회적기업 ‘오픈드림’을 설립하고 팩트체킹 플랫폼 ‘코팩츠 타일랜드’에서 활동하는 파티팟 수숨파오(Patipat Susumpao)님입니다.
     
     
    발표 1: 온라인 동시통역으로 진행한 해외사례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발표자는 2021년 태국에서 <가짜뉴스 수사게임 606>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스토리를 따라 미션에 도전하면서 에코챔버 효과를 인지하게 되는 게임이라고 해요. ‘에코챔버 효과’란 반향실, 즉 닫힌 공간에서 메아리를 듣듯이, 기존 관점의 정보만을 반복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확증편향을 점점 더 강화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내가 받아들이고 싶은 정보만 계속 받아들이는 현상이라니, 유튜브 알고리즘에 조종당하는 우리의 모습이 떠오르죠?
     
    606게임은 캐릭터와 채팅도 하고 정보의 진실/허위 여부를 체크해가면서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올바른 종합정보를 입력해야만 미션이 완료돼요. 흥미로운 게임 요소 때문에 20만 명 이상이 다운을 받았다는데요. 사후 테스트 결과, 무려 플레이어의 95%가 이 게임을 통해 에코챔버 효과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10~15%가 가짜정보 조사능력을 향상시켰습니다. 가짜뉴스 대응에도 재미있는 게임을 활용해야 할 이유를 보여주네요. 코팩츠 타일랜드는 앞으로 여러 지역에서 팩트체커를 양성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온라인 플랫폼에 이 인력들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발표 2. AI와 함께한 2년
     
    두 번째로 구구컬리지 박용 대표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구구컬리지는 ‘99%를 위한 교육’이라는 모토 아래, 교육 불평등 해소에 힘쓰는 비영리단체입니다. 검정고시 온라인 학습사이트를 개발·운영하면서 여기에 AI를 활용한 경험을 나눴습니다.
    재작년에 DO MAT이라는 수학 검정고시 앱을 새로 개발할 때는 10년 치 기출문제 풀이를 작성하다 보니 콘텐츠 제작에만 4개월이 소요됐다고 해요. 그런데 인공지능 비서를 활용한 이후 제작 기간이 1주일로 단축되었습니다. 물론 콘텐츠 전담자의 고충도 크게 덜었죠. 그 덕에 수학뿐 아니라 전 과목 5년 치를 업로드할 수 있었습니다.
     
     
    발표 2: 박용 대표(구구컬리지)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구구컬리지의 다른 한 축은, 비영리단체가 사용하면 좋을 도구들을 모아놓은 TOOLS99입니다. 지출결의서, 결과보고서 등 각종 서식을 공유합니다.
    열심히 작성해 봤자 아무도 읽지 않는 비영리단체의 회의록도 이제는 AI로 분석합니다. 내용 요약 및 화자별 분석으로 회의록의 가독성을 높였더니 회의의 밀도가 같이 높아졌다고 해요. 구구컬리지 사이트에 들어가면 무료 분석이 가능합니다. 적용 범위를 시의회 자료까지 넓혀서 AI를 활용한 회의록 분석과 예산안 시각화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구구컬리지의 최근 행보는 ‘1%를 위한 앱’입니다. 비영리단체들을 컨설팅하면서 시장 논리와는 반대로 소수자를 위한 앱을 개발하고 있죠. 구구컬리지의 바람대로 거대 IT기업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온라인 공간도 시민자산화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발표 3. 변화가 모이는 내 손안의 광장, 빠띠
     
    세 번째 발표자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권오현 대표입니다. 연결된 시민들이 함께 협력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이것이 빠띠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빠띠는 시민들이 대화하고 행동하는 디지털 광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매월 10~20만 명의 시민들이 빠띠 플랫폼의 온라인 캠페인과 공론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발표 3: 권오현 대표(빠띠)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그 밖에도 1 대 1 오프라인 대화실험 ‘별별대화’, 주제별 이슈 글쓰기 ‘쓰다 프로젝트’, 코로나 때 공익 마스크 앱으로 잘 알려진 공익 데이터랩 등 다양한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이 빠띠에서 펼쳐집니다. 얼마 전에는 이태원 참사 포스트잇 메시지를 시민들이 함께 디지털로 옮기는 작업도 했다는군요.
    빠띠의 발표를 듣자니 기술력보다 중요한 건 역시 기술의 방향이었습니다. IT분야 발표가 이렇게 따뜻할 수도 있다니! 누군가는 연결이 세상을 망친다고 하는데요.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연결 대신 우리에게는 안전, 신뢰, 존중 같은 좋은 연결이 필요합니다. 주요 테크기업의 목표가 단순히 축적과 연결이라면 빠띠의 목표는 더 나아가 공유와 협력입니다. 빠띠처럼 공공선에 기여하는 시민협력 플랫폼을 통해 일상의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를 바랍니다.
     
     
    참여업체 안내판: 구구컬리지(좌) & 빠띠(우)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끝으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온라인 자료관 ‘톺’과 ‘공익위키 프로젝트’에 대한 짧은 소개가 있었고, 빠띠의 타운홀 미팅에 남긴 질문들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좋은 앱을 개발해도 이용자가 너무 늘면 도리어 서버 비용 때문에 중단해야 하는 현실, 그래서 친환경 전기를 사용하고 전기 절약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싶다는 구구컬리지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아예 서버를 덜 쓰는 방향으로도 해법을 모색 중이라고 합니다.
    팩트체크 교육이나 팩트체크 컨텐츠 제작을 미디어 리터러시와 연계해서 지역의 공익활동 단체가 지속적으로 해나가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주제세션4 강연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이제는 공익 캠페인도 인플루언서가 참여해야 반응이 뜨겁다네요. 공익단체가 해온 고유한 활동을 인플루언서나 AI에게 알려서 일반 시민들의 핫한 관심과 만나게 하는 것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입니다. 기술이 그 만남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도 2025 공익활동 페스타 4세션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우리의 미래는 한층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는데요. 그럴수록 기술의 변화를 위기 아닌 기회로 여기면서 적극적인 도전으로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자고, 60초 영상 시대에 긴 글 남겨봅니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주제세션4: 공익활동의 혁신과 전환
    참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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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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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박미경

     

      지난해 6,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19세 청년 노동자의 수첩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남에 대한 얘기 함부로 하지 않기,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 운동하기, 구체적인 미래 목표 세우기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한 청년의 다짐이었습니다. 그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배워가며 성장하길 바랐습니다. 이 글은 그가 얼마나 성실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진1.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청년 노동자의 메모장

     



      55년 전, 19701113, 서울 평화시장에서 분신 항거한 스물두 살 청년 노동자 전태일도 그랬습니다. 그가 남긴 대학노트 7권의 일기장에는 절망은 없다라는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배움을 갈망한 나머지 입던 잠바를 팔아 중·고등 수험서를 사고, 평화시장의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근로기준법을 지키며 일하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구체적으로 꿈꾸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누구보다 진실했으며, 인간답게 일하며 살고 싶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그 바람은 다르지 않습니다.

    사진2. 전태일의 일기에 적힌 글씨 

     

     

    인간의 나라를 향한 미완의 여정

      전태일은 아무도 소외되지 않고, 인간적인 존중과 대접을 받는 사회를 꿈꾸었습니다. 그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친 지 55년이 지났지만, 그 목소리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스물두 살 청년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전태일의 외침은 한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한 질문이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긍지는 무엇인가?’

      그로부터 반세기가 흘렀건만, 전태일이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불평등과 양극화는 오히려 깊어졌습니다. 비정규직, 플랫폼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이주노동자, 프리랜서 등 이름은 달라도 불안정한 일자리에 놓인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청년 세대는 미래를 설계하기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퇴직 후에도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나라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전태일이 말했던 덩이’, 끝내 목적지까지 굴리지 못한 과업은 지금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덩이를 이어 굴려야 할 책무는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아직도 머나먼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과정보다 결과, ‘사람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습니다. 불안정한 노동의 확대는 노동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기도 합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인식이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경기도 곳곳의 산업단지, 물류센터, 봉제공장, 돌봄 현장에는 전태일의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노동 환경이 남아 있습니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 산재와 과로의 위험, 불공정한 하도급 구조 속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기계 부품처럼일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이러한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품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전국 최대의 산업지대를 품고 있으며, 제조업·운수·돌봄·플랫폼 노동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그만큼 경기도의 변화는 곧 한국 노동 현실의 변화를 상징합니다. 경기도민이 인간의 나라를 향한 발걸음에 함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대와 나눔, 전태일 정신의 다른 이름

      전태일 정신의 핵심은 연대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통보다 동료의 고통을 먼저 생각했고, 자신이 아닌 우리를 위해 싸웠습니다. ‘바보회삼동회라는 이름으로 동료들과 함께 공부하고, 법을 읽고,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그의 행동은 거대한 조직이 아닌 작은 연대로 첫 발을 디뎠습니다. 오늘날 이 연대의 정신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청년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연대하고, 이주노동자들이 지역 시민들과 함께 문화 프로그램을 열며, 돌봄노동자들이 협동조합을 세워 서로의 권리를 보호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거창한 구호보다 훨씬 더 전태일답습니다’. 연대와 나눔은 전태일이 남긴 가장 현실적인 유산입니다.

     

    사진3. 동료 시다, 미싱보조들과 함께 (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전태일)

     

     

    1113, 국가기념일로 기억해야 하는 이유

      ‘1113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할까요? 기념일 제정은 과거를 추모하기 위한 절차가 아닙니다. 그것은 국가가 노동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인간의 존엄을 제도적으로 천명하는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휴일이 아니라, 새로운 기억의 방식입니다.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노동 존중의 가치를 시민 모두가 공유하고, 사회가 제도적으로 기리는 일입니다.

      1113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다면 그날은 과거를 기리는 날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내일을 약속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노동 없는 성장이 아니라 노동이 존중받는 발전을 향한 대한민국의 선언이 될 것입니다.

     

    사진4. 11월 13일 국가기념일 지정 전태일 시민행동 추진 [전태일과 다시 만난 세계 토론회]

     

     

    경기도민이 함께 만드는 변화

      국가기념일 제정은 중앙정부의 몫이 크지만, 그 출발은 시민에게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이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노동자 수가 가장 많고, 청년과 이주노동자, 플랫폼 종사자 등 다양한 노동 형태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경기도는 이미 노동권 보호를 위해 여러 정책을 선도해 왔습니다. 노동국 설치, 노동복지센터 운영, 4·5일제 시범업체 추진 등은 일하는 사람이 살기 좋은 경기도를 향한 발걸음이었습니다. 여기에 전태일 정신을 기리는 국가기념일 운동이 더해진다면 주권자인 시민의 자발적 연대는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시민과 지방정부, 학교, 노동단체가 함께 1113일의 의미를 알리고, 작은 기념행사를 열며 전태일의 뜻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린다면 기념일 지정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그의 바람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사람이 사람답게,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바랐을 뿐입니다.

      인간의 나라는 경제지표로 세워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서로의 존엄을 인정하고, 약한 이웃의 삶을 함께 책임지는 사회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비로소, 전태일이 꿈꾸던 인간의 나라가 완성될 것입니다.

      전태일의 죽음이 20세기 한국 사회가 노동 존중 사회로 거듭나는 출발점이었다면, 국가기념일 지정은 노동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경기도민과 함께 전태일이 이루지 못한 덩이를 굴려, 목적지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획]전태일이 꿈꾸었던 인간의 나라/11월 13일 국가기념일 지정 경기도민이 함께
    박미경(전태일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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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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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의 마지막 날, 월말이라 분주한 마음이면서도 왠지 설레는 건 황금연휴가 코앞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단체가 공들여 준비한 2025공익활동페스타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날이었거든요. 올해 페스타의 주제는 세계시민대회. 오전에 두 차례 기조강연이 있었고, 점심 식사 후 오후부터는 4개의 주제 세션에 돌입했습니다.
     
     
    세션 1 사회: 조철민 박사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제가 취재한 세션 1의 주제는 공익활동과 비영리 생태계입니다.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시간이었는데, 사회는 ‘사단법인 시민’의 조철민 박사님이 맡았습니다. 세션 1을 선택한 이들의 관심 키워드는 아마도 ‘일자리’였을 것 같네요. 공익활동이 그저 착한 일이 아니라 이제는 어엿한 일자리가 될 수 있을까? 저도 이런 고민과 기대로 세션 1을 찾아갔습니다.
     
     
    발표 1.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황과 과제
     
    ‘보이지 않는 일자리에서 (썩) 괜찮은 일자리로’라는 부제가 눈길을 끕니다. 발표자인 이명신 NPO경영연구소 대표님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를 수행 중이었고, 발표 당시 연구가 거의 막바지 단계였습니다.
    정책에서는 일자리와 고용 관계를 함께 말합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1999년 처음 제시한 ‘Decent Job’은 괜찮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 품위 있는 일자리 등으로 번역되지요. 연구자는 더 나아가 ‘Meaningful Job’(의미있는 일자리) 개념을 제시합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근무 환경에서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기여 등 생의 의미 추구가 가능한 일자리. 여러분의 일자리는 과연 ‘의미 있는 일자리’인가요?
     
     
    발표 1: 이명신 소장(NPO경영연구소)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비영리 일자리를 하나의 산업으로 명확히 분류하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적인 국가 통계가 없고 주무부처도 제각각인 실정입니다.
    이번 연구는 비영리법인과 비영리민간단체에 더하여 사회적경제까지 범위에 포함시켰는데요. 연구 결과, 많은 비영리 단체가 경기도에 몰려 있으면서 GRDP(지역내총생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IMF나 팬데믹 같은 위기 때 비영리 일자리는 오히려 고용이 늘어 충격 흡수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경기도 기회소득 / 사진 출처: 경기도 홈페이지
     
     
    그런데도 고용 안정성, 사회적 안전망, 경력 인정 등에서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네요. 규제만 있고 지원은 거의 없습니다.
    중앙부처 일자리 정책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돼 있고, 그나마 낫다는 경기도에서조차 ‘베이비부머 라이트 잡’과 ‘청년복지 포인트’ 정도만 신청 가능합니다. 예술인, 체육인, 농어민 등 다양한 분야의 도민에게 지급하는 경기도 기회소득도 현재 공익활동가는 해당이 없는데, 사회적 기여로 봤을 때 우리가 행정에 충분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미흡한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도 더 많은 지자체의 조례 제정과 실효성 있는 고용 연계가 필요합니다.
     
     
    발표 2. 『중장년층 공익활동가의 활동과 삶』실태조사로 본 지원정책 방향
     
    두 번째 발표로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여진 사업처장은 중장년 활동가 당사자들의 정책적 요구를 살폈습니다. 동행은 전국의 공익활동가 3천 명이 조합원으로 상부상조하며 안전망을 만들어가는 조직입니다.
     
    동행이 2023년 12월 40~69세 현직 및 퇴직 활동가를 대상으로 온라인 진행했던 설문조사에 따르면, 활동가들의 임금 수준은 같은 중고령층 노동자 평균 임금보다 월 100만 원가량 현저히 낮습니다. 이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도 취약합니다. 특히 오래된 상급 책임자일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더 심한데요. 본인의 임금이 조직의 열악한 재정에 부담을 준다고 느끼지만, 막상 떠나려고 해도 후임을 구하기가 힘듭니다.
     
     
    발표 2: 여진 사업처장(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러한 상황의 중장년 활동가들이 가장 바라는 건 그래도 공익활동 분야에서 전임제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가치지향적인 활동을 해왔던 이들은 여전히 비영리 생태계에 머물기를 희망합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 이들을 위한 정책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장려금 등 직접적인 금전 지원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면, 현행 경력지원제도를 개선해서 비영리 일자리를 조성하고, 활동 경력을 살린 새로운 소득 모델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 밖에도 자기돌봄 프로그램이나 네트워크 등 중장년 활동가들이 고립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의 지향을 이어갈 수 있는 종합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발표 3. 청년 비영리 노동자의 목소리
     
    마지막 발표는 정책 설계에서 배제된 청년 활동가들의 경험과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틈사이청년연구 박정효 연구원을 비롯한 4명의 청년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를 계기로 만나 경기도미래세대재단 연구사업을 위한 팀을 꾸렸습니다. 이들은 주변에서 젊은 활동가들이 자꾸만 떠나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발표 3: 박정효 연구원(틈사이청년연구)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선행연구 자료를 찾아 고찰하고, 경기청년포털에서 크롤링 기법으로 정책을 분석하며, 비영리단체 및 개인 활동가들을 심층 면접하는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을 통해 얻은 결론은 역시나 사각지대 발견이었네요. 청년 정책이 주로 영리적인 취업이나 창업 중심이라 비영리 청년 노동자가 배제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에서도 안타까운 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5인 미만 단체에서 일하는 청년 활동가는 단체의 사정이 뻔하다 보니 4대보험 얘기를 차마 꺼내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남을 돕는 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은 병원비조차 없어 ‘동행’의 도움을 받는 사연도 아이러니했지요. 20대에 갓 들어왔을 땐 몰랐는데 30대에 접어드니 친구들의 급여와 비교해서 자괴감이 든다는 인터뷰이도 있었습니다. “미래 계획은 꿈도 못 꾼다"라는 말은, 활동가로서의 경력이 정당하게 인정되는 기여적 정의가 실현되어야만 사라지지 않을까요?
     
     
     
    주제 세션 1 강연장(왼), 한창희 센터장(요코하마 시민협동추진센터)(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주제 세션 3 발표자이기도 한 요코하마 활동가의 질문에 나름의 시사점이 있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10년 전의 일본과 그대로 닮았는데, 우리는 왜 굳이 비영리의 틀을 고집할까? 기업의 CSR(사회적 책임), ESG 경영 등 외연을 더 확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번 페스타의 모토가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인 만큼 비영리 생태계에도 유연한 태도가 요구됩니다. 중장년과 청년 활동가 사이에 조금은 다른 결이 존재하지만, 의미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줄어든 건 결코 아니었습니다. 개인 활동가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을 뿐이죠. 이러한 시대 흐름을 포착해 내면서도 지켜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예민하게 점검하는 일이 우리의 과제일 것입니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주제 세션1: 공익활동과 비영리생태계
    참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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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4
  • 함께 사는 즐거움을 알리고, 더 나은 삶을 상상하며

    나이 듦의 지혜를 배워가고 있는 사회주택 활동가, 김수동(탄탄주택협동조합 이사장)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잃는 경제적 문제를 넘어 한 개인의 삶 전체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재난과 같다. 안식처여야 할 집은 불안과 공포의 공간으로 변한다.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고, 직장 생활이나 학업 등 기본적인 일상조차 유지하기 어렵다.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 소박하게 꿈꾸던 모든 미래 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삶은 오직 사기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법적 싸움으로만 채워진다. 이는 곧바로 정신적 파멸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은 극심한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이 생겨 대인관계마저 단절된다. 가장 힘든 것은 '네가 부주의해서 당한 것 아니냐'는 식의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적 시선이다. 도움과 위로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피해자들은 깊은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사기꾼을 잡고 피해를 복구하는 모든 과정을 오롯이 피해자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이들을 더욱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경기도의 피해현황

    20256월 말 기준으로 전세사기피해지원 특별법상 피해 사실이 인정된 피해자는 총 3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경기도 거주자가 6,657명으로 전국 두 번째로 많다. 20~30대 청년층 피해자가 75%를 차지한다. 20246월부터 20259월까지 약 14개월간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액은 6,664억 원에 달하며, 주로 수원, 화성, 부천, 안산, 용인 등 청년층 주거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의 주요 대규모 전세사기 사례로는 화성 동탄 오피스텔 사기와 수원 다세대주택 사기 사건이 있다. 화성 동탄 사건에서는 임대인 부부가 오피스텔 268채를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여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했으며, 145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수원에서는 한 임대인 일가족이 수백 건의 피해를 입히고 잠적하여 150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이들 사건 모두 사회초년생 등 젊은 층이 주요 피해자였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의 탄생

    2023년 초 경기도 화성 동탄 지역에서 대규모 오피스텔 전세사기 사건이 터졌을 때도 막막한 현실 앞에서 피해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외롭고 고립된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화성동탄 전세사기' 167명에 214억 가로채무더기 재판행(출처 : 경기일보)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629580294

     

    하지만 절망의 자리에 주저앉는 대신 함께 손을 잡고 연대와 협력으로 맞서 보자고 나선 이들이 있었다. ()한국사회주택협회가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피해를 치유하는 모델을 제안했고, 여기에 21명의 피해 당사자와 7명의 사회주택 활동가들이 마음을 모았다. 2023512, ‘피해자는 약자라는 통념을 깨고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는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고립된 싸움이 아닌 함께 일어서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총회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세사기 피해자는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 사회에 대한 불신,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크다. 그래서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하는 일을 우리는 단순한 피해 '보상'이 아닌 '치유'라 부른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계약한 오피스텔을 가해자로부터 인수했다. 인수한 주택을 10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임대주택 사업자가 되었다. 다음으로 조합은 조합원들과 시세 90% 이하(HUG 보증보험 가입 기준)로 임대차 계약을 새로이 체결한다. 그리고 10%는 협동조합 출자금으로 약정한다. 이후 장기저리인내자금1)을 조달하여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고, 월세 수익으로 이익잉여금2)을 누적하여 출자금 반환자금을 마련하는 사업모델이다. 조합원들은 역전세가 발생한 만큼 일부 손실(6.5%)을 감수해야 했지만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하거나 필요시 보증금을 반환받아 퇴거할 수 있었다.

     

    가시밭길을 걷다: 공공의 외면과 불신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길은 이름과 달리 결코 탄탄하지 않았다.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어려움은 서로 믿고 협력해야 할 공공 부문의 차가운 외면과 불신이었다.

     

    경기도 정책자금 연계가 무산되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을 거절했다. 심지어 일부 공공 인사는 사회주택 활동가들을 보조금 헌터라 음해했고, 공공의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조차 탄탄주택협동조합에 대해 부정적인 상담으로 일관했다. 이에 불안을 느낀 한 조합원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3)을 신청했고, 법원은 해당 여부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수용하여 결과적으로 조합이 임차보증금 미반환 가해자 처지가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조합은 오피스텔 인수 과정에서 14천만원이 넘는 취등록세를 국가에 고스란히 내야 했다.

     

    이처럼 제도의 사각지대와 거버넌스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의 여정은 더욱 고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난관은 보증금 반환을 위한 자금 마련이다. 경기도의 공익 목적 정책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실무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이 부각되어 결과적으로 무산되었다. 가능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다행히 우리의 진심은 시민사회의 공감과 함께 사회적 연대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사회적금융 지원,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지역 신협의 협동금융 지원, 그리고 뜻을 함께한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기부와 자문이 더해져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불가능해 보였던 길을 열 수 있었다.

     

    마음치유 100% : 신뢰와 희망의 회복

    설립 2년 만에 탄탄주택협동조합이 이뤄낸 피해 회복률 93.57%는 정부의 특별법은 물론 그 어떤 다른 대안보다 빠르고 실효성 있는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경제적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치유사회의 신뢰 회복이다.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 조합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낯설고 쉽지 않았는데이번 일로, 아직 우리 사회에 누군가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언젠가 받은 마음을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항상 마음 한편에 같은 상처를 받은 분들이 함께 힘내고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우리에게 마음을 전했다.

     

    사회적경제박람회 수상 모습

     

    이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을 넘어, 사회적 재난으로 무너졌던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온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치유의 과정이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조합은 '2024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남은 과제와 새로운 시작

    탄탄주택협동조합의 성공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소중한 경험이 더 널리 확산되고 제2, 3의 탄탄주택협동조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성과공유회 및 전세 대책 토론회

     

    무엇보다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을 폄훼하고 불신하기보다, 공공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거버넌스의 복원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협동조합의 활동을 뒷받침할 장기저리의 공급자 금융과 취등록세 등 세제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겪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 상실, 노동력 손실 등 깊은 내상을 지속적으로 보듬는 사회적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사회적 재난 앞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 그러나 함께일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희망의 증거이다. 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더 많은 연대를 이끌어 내고,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돌이켜보면, 공공의 외면과 불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던 그 막막했던 시간에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며,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기관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렇게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주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 감사드립니다.

     


    1) 장기간 낮은 금리로 빌려줄 수 있으며, 투자자가 단기 수익보다 사회적 가치나 장기 성장을 목표로 기다려주는 성격의 자금

    2) 기업의 순이익 중 배당금이나 자본전입 등으로 주주에게 분배되지 않고 회사 내에 유보된 누적액

    3) 주택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임차인이 법원에 신청하여 임차권 등기를 마치는 제도. 이 등기를 통해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음.

     
     
     
     
    [기획] 전세사기 걱정 없는 "탄탄"한 집을 향해!
    탄탄주택협동조합 김수동 이사장

    조회수 619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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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100. 세계의 기업이 무한한 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것처럼, 우리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공공의 가치가 주목받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다양한 청년 공익활동가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청년 활동가들의 현실과 미래 가능성을 들여다보기 위한 2025 청년활동가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른바 “N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 간담회였는데요. 그 활기찼던 현장으로 같이 떠나보시죠!
     
     
    청년 활동가 간담회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을 위한 질문 -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번 행사는 청년 플로우 2기가 주관하였고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에 관심 있는 30여 명의 청년들이 자리해 주셨습니다. 오늘을 통해 모두가 청년 공익활동 실태와 주요 과제를 도출하고 정서적 교류를 하길 희망하였습니다. 또한 청년 네트워크 구축과 청년 플로우 위원회의 활동도 내실화하기를 목표하였습니다.
     
     
     
    발제
    ● 강필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강필준 활동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가 "<공익활동가 지수>로 보는 청년 공익활동가의 현실"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이번 간담회는 두 가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먼저 사단법인 시민이 2023년에 연구한 「한국 청년층의 시민사회 공익활동 현황조사」를 통해 청년들이 공익활동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에서 진행한 「2025 공익활동가 지속 가능지수 연구」의 '공익활동가 지수' 항목을 바탕으로 청년 공익활동의 문제점들을 추려 이야기해 보는 토크 자료를 만들었고 청년 플로우 2기 논의의 주요 의제로도 채택하기로 하였습니다.
    발제는 강필준 활동가가 준비한 “<공익활동가 지수>로 보는 청년 공익활동가의 현실”이었는데요. 우선 청년 공익활동가 지표를 통해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경제적 여건(평균 값)에서 급여는 2,170,000원(세전/2025), 부채는 18,270,000원(일반청년x1.5), 주거비용은 월 574,350원이었습니다. 최저임금 미만 활동가는 5명 중 1명, 기대출 평균 이율은 11.7%(시중은행 평균 4%)를 기록하였습니다. 사회적 여건에서 1인 가구 활동가는 65.2%(평균 56.9%), 평균 관계망은 6명(평균 3.7명), 활동 중점 업무는 의제 41%/서비스 58%를 기록하였습니다.
     
    나아가 공익활동가 지수를 토대로 청년 공익활동의 현실을 수치화하여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공익활동가 지속 가능지수는 2020년에서 2025년까지 60점대로 낮은 점수에 머물러있고 특히 청년 활동가는 올해 60.7점(전체 65.4)으로 활동 만족도/동료 관계/역량 등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기록하였습니다.
     
     
    플로어 중 한 명이 공익활동가 지수 측정 항목을 살펴보며 공감 가는 부분을 선별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특히 조직 문화(자율성/의사소통/민주적 의사결정)에서 평균 약 3.65로 전체 집단 중 제일 크게 낮은 점수를 보였습니다. 활동가 정체성/만족도도 가장 많이 하락하고 있는데요. 정체성(사명감/비전/자부심)과 만족도(적극성/지원/발전) 평균 수치는 3.58, 3.64로 전체 집단 중 제일 큰 점수 차이를 보였습니다. 반면 Z세대에 이를수록 급여 만족이 약 3.2점을 기록하며 전체 집단 중 제일 큰 점수 차의 만족도를 보였는데요.
    이를 통해 청년 활동가들의 경제적·사회적·심리적 어려움과 조직문화 과제를 고민하게 됐고 장기적 가능성이 있는 시민운동의 방향성을 마련하는 것에 크게 공감하게 됐습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패널토크를 통해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패널토크
    ● 사회자: 최승환(의정부 자연에너지 협동조합)
    ● 패널
    1) 김누리(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 이음)
    2) 강필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3) 유보희(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중 김누리 패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어진 패널/플로어 토크에서는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하기로 하였는데요. 앞서 살펴본 공익활동가 지수를 바탕으로 큰 공감대를 형성한 문항들을 선별해 토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을 Q&A로 정리하였습니다.
     
     
     
    1. 급여 액수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유보희) 연구 결과에서 만족도가 높아졌어도, 3.0점 대는 여전히 낮은 점수라고 생각해요. 시민운동이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고,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단체 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의 특성상 회원이 줄어들면 운영비 부족이라는 한계는 늘 존재해왔어요. 혼자 활동할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삶의 변화를 겪으면서는 적은 급여가 점점 더 크게 다가왔어요.
     
    김누리) 급여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의아했어요. 한편 이해가 되는 건 비영리사업이고 청년의 낮은 연차로 볼 때 만족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 플로어) 노동 인식이 개선되면서 최저임금법을 준수하는 단체가 많아져 급여 만족도가 상승하지 않았을까요?
     
     
    2. 업무의 전체 흐름을 알고 계십니까?
     
    김누리) 일종의 잘 갖춰진 플랫폼이 없어 인수인계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조직문화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지만 보편적인 시민 단체의 문화는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의 일을 지양하고 공통의 목표를 확실히 성립해 장기적으로 조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강필준) 부서를 자주 옮겨 다녀서 업무 전체의 흐름을 익히기 힘든 경우가 많아요. 해결책으로는 서울시NPO지원센터 당시의 ‘활동가 도구상점' 같은 플랫폼이나 다른 중간지원조직의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보희) 소규모 조직에서는 모든 일을 함께 하고 있어서 전체 업무의 흐름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인원이 적은 거에 비해 1년 치 기존 사업도 많고, 시민단체 특성상 매번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 추가되면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요.
     
    최승환) 제가 있는 곳은 2명이 속한 단체라 홍보부터 결산까지 업무의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힘에 부칠 때가 있어요.
     
    김누리) 활동 초반에는 또래 동료들과 왠지 비교되거나 특히 피드백을 받지 못할 때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어요. 특히 중간관리자의 애매한 업무 지시 등으로 내 업무 방향과 목표를 상실했을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어요. 사수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중 유보희 패널(왼), 최승환 사회자(오)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조직문화를 점검하는 공식적인 시간이 있습니까?
     
    강필준) 동행은 3명에서 14명의 조직으로 커진 상태인데요. 최근에 리더십 강의를 내부에서 진행하였는데 담당자도 잘 모르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외부 전문 코치나 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승환) 보통 5인 이하의 단체들이 많아서 조직 문화가 생략되는 경향이 있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플로어 1) 재단법인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워크숍 등을 통해 미션/비전/핵심가치 등을 점검하고 각 부서/사업처/국 별로 일의 방식을 만듭니다. 컴퓨터 바탕화면 개선 등 아직은 초기지만 시작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 플로어 2) 일 터질 때만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패널토크와 플로어 토크를 자유발언+오픈채팅방을 통해 이어가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 활동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나요?
     
    강필준) 최소한의 환경 보장이 된다면 청년 활동가들은 자부심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공익 활동은 내가 선택해서 참여하는 거잖아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최승환) 개인적으로 활동 단체에 후원금을 낼 때 자부심이 생겨요.
     
    5. 꾸준한 공익 활동을 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최승환) 8년 동안 공익 활동을 하면서 좋은 환경에서 좋은 동료들과 같이 일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필준) 활동가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웃음) 국정기획 회의 등에서 청년 공익활동가의 이슈가 나와야 하고 사회적으로 관심받고 인정받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누리) 지리산 이음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을 통해 청년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처럼 시민들에게 우리를 알리는 인터뷰나 사례들을 많이 모집하고 싶습니다.
     
    유보희) 공익 활동가도 이제는 직업으로 인정받는 시대에요. 그렇기에 우리의 활동이 노동으로 존중받고 그에 걸맞은 임금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를 위한 사회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해요. 따라서 청년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관련 정책을 청년이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N 년 뒤, 나는 여전히 활동가일까?”라는 주제로 패널토크 중 강필준 패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플로어 1) 같은 활동가라는 소속감과 정체성을 가진 네트워크에 참여해 무언가 만들어 냈으면 좋겠어요. 특별법 제정 등의 즉각적인 효능감보다는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플로어 2) 세상에 대한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이 동기부여가 돼 공익 활동을 시작했지만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공익 활동을 기획하는 등에 도움이 되었고 직업으로써의 자부심도 생기게 됐습니다.
     
    + 플로어 3) 사실 공익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관련 대외활동을 하면서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실망감이 들기도 하였고요. 이젠 방향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익 활동을 스펙, 단기 성과물, 급여 등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행동의 본질에 집중해 장기적인 효과를 거뒀으면 좋겠어요.
     
    + 플로어 4) 현실적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시민 단체의 근로계약서 미작성, 임금 미보장, 근로 인식 후퇴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은 있지만 오히려 활동 후 단체보다는 외부에서 더욱 챙겨줄 때 섭섭함이 생기는 것 같아요.
     
    + 플로어 5) 세대가 다른 활동가들하고도 소통해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주장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을 위해서는 멘토와 멘티처럼 서로의 연결을 통해 지지하고 배우고 공감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간담회에 참여한 플로어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참여자 인터뷰
     
    마지막으로 플로어 세 분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서00(녹색연합), 문**(이천청년정책발전소), 이@@(경실련)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1. 참여하게 된 계기와 꿈꾸는 사회는 무엇인가요?
     
    이@@) 정책 분야와 관련해 센터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아 오게 됐습니다.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많아지는 사회가 오길 바랍니다.
    문**) 이천의 청년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좋은 기회가 있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후세가 살기 좋은 세상을 바랍니다.
    서00) 활동 지속 법을 고민하다가 오게 됐습니다. 모든 생명이 고통 없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2. ‘공익’은 사회적/자아적 관점에서 어떤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서00) 환경 보존의 사회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자아적으로는 사랑하는 것들과 잘 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문**) 공익은 청렴, 결백, 봉사의 가치를 지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보람을 느끼기 위함입니다.
    이@@) 공익은 같이 발전하는 공동체 가치가 있습니다. 내면적으로는 스스로 배워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간담회 현장에서 청년활동가들 간의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공익 활동에 있어 가장 큰 고민과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00) 임금 미지급과 같은 현실적 문제가 고민됩니다.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문**) 급여입니다. 활동이 지속되려면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치를 하거나 영향력 있는 청년 활동가들이 등장했으면 합니다.
    이@@) 세대가 다른 공익활동가들의 소통입니다. 서로 아우르고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4. 청플 위원과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을까요?
     
    서00) 청년들이 가볍게 소통하는 네트워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심리 상담도 받아보고 싶어요.
    이@@) 활동가 역량 개발 프로그램이나 다른 단체와 교류하는 기회도 갖고 싶어요.
    문**) 청년이니까 축제 개최와 같은 재밌는 활동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기성세대와 청소년의 중간 역할도 하고 싶어요.
     
    5. 공익활동에 관심이 없는 청년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서00) 따분하고 어려운 것이 아닌 매력적인 활동임을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요?
    이@@) 대학생들은 어떠한 가치로 되돌아오는 걸 원할 수 있어요. 사회 문제와 연관 짓는 것도 좋지만 자기 계발 등의 특정한 무언가를 안겨줘야 해요.
    문**) 현실적으로 급여, 재미와 같은 특정한 보상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희소식은 유명화 센터장께서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청년 정책이 더욱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히셨다는 점인데요. 이 기회를 통해 청년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정치(공익) 활동의 주인이 되는 순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세대인 이른바 MZ 활동가들이 오랫동안 꿈을 이어가면서 공익 현장도 발전해 세상의 푸른 봄이 사시사철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현장스케치] RE100 시대, 청년 공익활동도 재생할 수 있어요!
    초스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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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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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세 작은도서관 오현정 관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마을활동도 공익이다 시리즈 1]
     
    “마을에서 일 벌이는 여자, 오현정”
    ㅡ도서관부터 ESG 네트워크까지, 그녀가 만드는 연결의 지도
     
     
    “책을 좋아했어요. 술 마시는 대신, 책 읽는 놀이터 하나쯤은 있었으면 했죠.”
     
    서울살이를 접고 화성으로 내려왔을 때, 그는 낯설고도 허전한 마을에 살기 시작했다. 놀이터도, 사람도, 책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만들기로 했다. 작은 도서관 ‘만세 도서관’. 처음엔 ‘내 아이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는데, 정작 아이는 사춘기여서 오지 않았다. 대신 동네 아이들이 왔다. 엄마들이 따라왔다. 그렇게 오현정의 마을살이는 시작됐다.
     
     
    만세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 중인 시니어 봉사자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처음엔 아무도 안 왔어요. 프로그램을 준비해도… 그래서 책을 들고나갔어요. 상인들에게, 주민들에게, 길 위의 사람들에게.”
     
    에코백 하나로 시작한 책 배달은 책수레가 되었고, 이웃과의 대화가 되었고, 결국엔 마을의 얼굴을 바꾸는 손길이 되었다. 벽화도 그렸다. 각국의 국기를 함께 그리고, 쓰레기가 넘치던 길목에 맥문동을 심었다. “남의 나라 국기 아래엔 쓰레기를 못 버릴 테니까요.” 농담 같지만, 깊은 배려가 깃든 전략이었다. 그렇게 쌓인 이야기는 마을을 바꾸고, 활동가들을 모았고, 네트워크가 되었다. 오현정은 화성 마을만들기네트워크의 사무국장을 거쳐 운영위원장을 지냈고, 지금은 경기도 마을만들기네트워크의 상임대표로 활동 중이다.
     
    “어떤 정권이 바뀌었고, 갑자기 마을공동체센터를 직영하겠다고 했어요. 그때 우리 활동가들이 직접 시장실에 들어가 담판을 지었죠. 성명서에 주민들의 이름을 담아.”
    시민이 행정을 견인한 순간이었다.
     
     
    깨끗한 마을 만들기 활동 홍보 배너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그녀는 공모사업을 ‘포기’한 적도 있다.
     
    사업비를 위해 하려던 일을 거꾸로 맞추고 있는 나를 보게 되면, 우리는 방향을 잃어요. 그래서 기꺼이 포기했어요. 우리가 갑이에요. 활동가들이요.” 그 말에선 단호함과 자유가 동시에 들렸다.
     
    화성은 도농복합 도시다. 아파트 단지의 촘촘한 네트워크와 농촌의 오랜 단연차들이 교차한다. 그는 이 복합성 안에서 마을마다의 고유한 결을 존중하며, 소외되지 않도록 손을 뻗는다. 그리고 지금, 그는 ESG 시민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있다. 행정과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테이블에 앉는 구조다. “기업의 사회 공헌과 시민단체의 실천이 연결되면, 활동가에게도 인건비가 생기고, 시민 기금도 자라나요. 우리가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어요.”
     
     
    마을 속 SDGs 활동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오현정의 활동엔 늘 ‘사람’이 있다.
     
    상처도, 회복도, 시작도, 모두 사람에서 온다. 유방암 수술 이후, 활동을 쉬었을 때도 “동료들이 매일 집에 와서 밥을 먹여줬어요. 그 덕에 금방 나았죠.” 가끔은 번아웃이 오기도 한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곁에서 “같이 하자"라고 말해주는 동료가 있어 다시 일어난다.
     
    마을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회의할 땐 다들 고래고래 소리 지르지만, 끝나면 ‘밥 먹자’고 해요. 그게 마을이에요.”
    갈등을 모른 척하지 않고, 회의실에서 풀고, 안 되면 내려놓는다. “우리가 돈 벌려고 하는 일 아니잖아요. 안 하면 그만이죠.”
     
    그가 꿈꾸는 건,
     
    서로 돌보는 마을. “셰어하우스요. 각자 방은 있지만, 공유 부엌에서 함께 밥 먹고, 안 오면 ‘왜 안 와?’ 하고 연락해 주는. 그런 곳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평생교육협동조합도 준비 중이다. 나이와 경력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배움으로 성취를 느끼게 하는 곳. “시니어가 아이들을 돌보고, 아이들이 마을을 배우는 곳.” 
     
     
     
    작은 도서관에서 시작해, 평생교육대상 수상자이자 마을 정책 기획자까지. 하지만 그는 말한다. “처음엔, 그냥 내가 놀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고민은 안 해도 돼요. 그냥 시작하면 돼요. 실패하면 포기해도 돼요. 그걸로 충분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친 활동가들에게 말한다.
    “쉬어도 돼요. 마을은 혼자 지키는 게 아니에요. 내가 없어도 누군가는 지켜줄 거예요. 이미 만들어놓았으니까, 그걸로 충분해요.”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마을에서 일 벌이는 여자, 오현정
    나미

    조회수 582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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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쑤~~” 민요나 판소리를 부를 때 자주 쓰는 추임새다. 흥을 돋우고 소리꾼을 응원하며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마법의 소리다. 안산에는 한 20년 “얼쑤!”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광폭 시민 활동가 얼쑤 김미숙의 일문일답 추임새를 들어 보자. “각자도생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로, 얼쑤!”
     
     
    후원하고 활동하는 단체 목록을 세어보니 26개더라. 조금만 소개해 달라.
     
    안산YWCA의 평생회원이자 현재 회장이다. 활동비를 받는 자리가 아닌 비상근 활동가다. 4.16안산시민연대 공동대표, 안산평화연대 공동대표, 안산 기후위기 비상행동 공동대표기도 하다. 오라는 데 많고, 가야 할 데도 많다. 사랑하는 4.16합창단 소프라노 단원, 시화호생명지킴이와 안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이자 강사이며 (사)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에서 환경 방송 ‘얼쑤의 얼쓰Earth’를 진행하고 있다.
     
    안산·시흥 지역 노동자들의 생활안정과 권익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사)일하는 사람들의 생활공제회 ‘좋은이웃’의 생활안정팀에서 오래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만나 잔치 음식도 해 먹고 지지하는 만남을 6번 진행하는데, 8월에는 여행도 간다. 양계장에서 일하는 한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는 한 달에 휴일이 두 번뿐이다. 이동의 자유도 이웃과의 소통도 없다. 외부에서 병원균이 옮겨 와 닭이 조류독감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이유다. 모임에서 뭐가 좋았냐 물으니, 올 때 전철도 타고 나무도 보고 자동차도 보고, 사람들과 얘기한 거라고 하더라.
     
     
     
    안산환경운동연합 활동사진(왼), 안산YWCA 활동사진(오) / 사진출처: 얼쑤
     
     
    단원FM 활동사진(왼), 4.16합창단 활동사진(오) / 사진출처: 단원FM, 4.16합창단
     
     
    단체 상관없이 제일 신경 쓰는 건 탈핵이다. YWCA가 2년마다 집중 과제를 선정하는데 10년 넘게 ‘탈핵’이 있다. 우리 아이 초등학교 6학년 때 환경운동연합, 안산YWCA 등이 버스 한 대로 월성 원전 이별 퍼포먼스에 갔다. 후쿠시마 핵폭발 사고는 정말 무서웠다. 핵에너지가 안전하고 경제적이라 하지만 잘못된 정보다. 고장도 잦고 터지면 끝이다. 탈핵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운동이 중요하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에서는 작년에 발전 수익으로  사회 기여를 1억 원 했다. 발전 수익을 낼 수 있고,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 귀한 사례다. 그래서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홍보위원으로 활동하며 햇빛발전에 대해 홍보하고 조합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열심히 권유하고 있다.
     
     
    월성 원전 이별여행 / 사진출처: 얼쑤
     
     
    여성 단체 YWCA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아이를 낳고 나니 환경이 망가진 게 보이더라. 내가 배워서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무언가 기여하고 싶었다. 당시에 돌도 안 된 아기의 사교육을 위해 선생님을 집으로 부르는 주변 사람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와 직접 재미있게 놀고 싶어 아이를 안고 도서관, 서점, 미술관을 다녔다. 아이 교육에 대해 좀 더 배우고 싶어 찾아간 게 YWCA였다.
     
    처음 권유받은 게 NIE(Newspaper In Education) 지도사였다. 당시 N.I.E.가 붐이었다. 신문을 활용한 교육 자료로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는 활동이다. 심화 과정 수료 요건이 60시간인가 80인가 봉사 후 보고서 제출이었다. 5살 딸아이를 데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N.I.E. 교육 봉사를 했다. 2년, 3년 계속하니 ‘검증된 강사’ 소리 들으며 강의 요청을 받았다. 새로 문을 연 지역아동센터나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작은 도서관에서 봉사 수업을 하다 보니 입소문이 나고 점점 강사 경험이 쌓였다. ‘시화호생명지킴이’라는 단체도 찾아가 교육을 받고 지역에 봉사하게 되었다. 지금 내 주업이 강사다. 독서 강사, N.I.E. 강사, 환경 강사 등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아이 잘 키우려던 엄마가 광폭 시민 활동가가 된 어떤 전환점이 있었나?
     
    4.16세월호 참사였다. 단체라고는 YWCA, YMCA, 시화호생명 지킴이, 환경운동연합 정도만 알다가 4.16 참사를 계기로 수많은 시민과 연결되었다. 안산에 연대하는 작은 시민단체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이상하게 여겼던 이 사회가 그래도 여기까지 굴러온 건 이분들 덕분이겠구나, 알겠더라. 시간이 되면 달려가 힘을 보태고, 행동하고 후원하게 됐다. 내 삶이 '각자도생'에서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로 전환했다.
     
    우리 집이 단원고등학교 근처 빌라 101호다. 302호가 단원고 2학년 4반 고 박수현 군의 집이었다. 2002년 3월에 이사 와서 제일 처음 사귄 이웃이 수현이 엄마 영옥 언니였다. 언니는 “배추전 먹으러 와.” “떡볶이 했으니 올라와.” 하고많은 날 우리를 불러주거나 음식을 갖다주었다. “밥이 똑떨어졌어, 밥 한 공기 줄 수 있어?” “언니 달걀 좀 주세요.” 이게 우리 일상이었다. 수현이가 고2 때 우리 딸이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외동인 딸에게 수현이는 가장 가까운 오빠요, 놀이 상대이었다. 수현이는 연년생인 누나의 가방을 들어주고, 밤이 늦으면 누나 마중을 나가는 동생이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2014년 4월 16일, 집에서 컴퓨터로 N.I.E. 수업 자료를 만들다 인터넷 속보를 본 거다. 세월호와 단원고, 이걸 보는 순간 수학여행 간 수현이 생각이 나 바로 영옥 언니한테 전화했다. “걱정하지 마, 다 구했대. 그래도 다 젖었을 테니 깨끗한 옷 챙겨서 지금 형부랑 내려가는 중이야.” 그랬다. “너무 다행”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놀란 가슴에 배는 고픈데 먹고 싶은 게 없어 밥을 물에 말아 후루룩 먹은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애들을 못 구했다는 거다.
     
     
    세월호가 내 이웃의 일이자 내 일로 연루되었군요.
     
    그날 아이가 학교에서 오길래 “수현이 오빠가 어떻게 됐는지 모른대. 우리 같이 학교로 가볼까? 사람들이 모여 소식을 듣는 것 같아.” 말하며 단원고에 갔다. 4월 16일,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랐던 첫 번째 촛불 기도회로 4.16활동이 시작됐다. 멈출 수가 없었다. 영옥 언니가 진상 규명이라든가 서명 활동을 계속하니 나는 뭐라도 언니를 도와야 했고 돕고 싶었다. 참사 4일째, 남편과 아이랑 셋이 진도 체육관에 갔다. 영옥 언니와 은희 언니와 유가족이 된 지인들을 보았다. 두 언니는 당시 내 인생의 롤 모델이었다. 울고 소리 지르고 쓰러지고, 민간 잠수사가 어떻고, 왜 찍어, 카메라 뺏고, 막 드잡이하고, 그걸 다 보았다. 사복 경찰이 진짜 많았다.
     
     
    얼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 사진출처: 얼쑤
     
     
    감히 그분들만큼 큰 아픔, 슬픔에 빠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그 슬픔을 같이 겪었다. 너무 끔찍한 세월이었다. 영옥 언니가 진도에 계시면서, “뉴스에서 나오는 거 저거 다 거짓말이야”라며 진실을 알려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뜨거운 폰을 얼마나 눌러댔던지 오른쪽 집게손가락이 아파서 아직도 잘 못 쓴다.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거의 20년 가까이 지낸 지인하고 의절하는 일도 있었다. 참사 후 며칠 안 돼서 노란 리본 이미지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쓰는데, 저작권에 걸린다고 1인당 몇백만 원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딸 학교 보내기 전에 노란 리본으로 머리를 묶어주고 뒤통수를 찍어서 그걸 지금까지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있다. 못 바꾸겠다.
     
     
    굳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세월호 참사는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군요?
     
    그렇다.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언니와 함께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다. 대학을 왜 가는지 몰랐다. 그런데 내가 대학에 갔더라면 더 일찍 진보적인 사상을 접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을 텐데, 모르고 살아 너무 안타깝더라. 나는 부당한 일을 보면 조용히 떠나는 식으로 살았다. 일만 하다 결혼했고, 아이 낳고서야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는 거리를 둘 수 없는 내 일이었다. 우리 애는 수현이네 집에서 먹고 놀기 좋아했다. 오빠 놀아 줘, 하면 수현이는 뭐 하고 놀까, 물어보며 다리에 미끄럼을 태워주는 오빠였다. 수현이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유치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커서 오빠랑 결혼한다고 했다. 수현이가 부모님에게 무언가 사 달라고 하면 “넌 1층 장모님한테 가서 얘기해라” 놀림받을 정도였다. 그런 수현이가 우리 곁을 떠나 너무 안타까웠다.
     
     
    참사가 아이한테도 큰 영향을 미쳤을 거 같은데 괜찮은지?
     
     
    2014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장을 찾은 얼쑤 가족 / 사진출처: 얼쑤
     
     
    아이가 한동안 수현이를 입 밖에 못 내더라. 딸은 모태신앙이었는데 참사 후 하나님은 없다 했다. 수현이 오빠가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거다. 중학교 2학년 때 학교 수업 중에 자꾸 다른 책을 읽었다. 왜 그러느냐니까 “내일 죽을지도 모르잖아. 지금 안 읽으면 모르고 죽잖아.” 그랬다. 수현이 오빠를 며칠 만에 찾았냐 하길래 일주일쯤이라 했더니, 배 안에서 하루만 살고 죽었으면 좋겠다더라. 살아 있었으면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럽고 무섭고 춥고 보고 싶고 그랬겠냐고. 딸아이는 여주로 고등학교를 갔는데, 어느 날 택시 기사가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안산이라 했더니 ‘세월호!’ 라며, “말 잘 듣는 애들은 가만히 있어서 다 죽고, 말 안 듣는 애들만 살았다”라고 하더란다. 아이가 “그 기사를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라면서, 그 자리에서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세월호의 기억은 여전히 아이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애도하고 있었다.
     
     
    시민 활동가로서 바쁜 중에 4.16 합창단 활동도 한다.
     
     
    4.16합창단 공연장에서 얼쑤 가족(왼쪽부터 친언니 만주벌판, 얼쑤님 어머니, 얼쑤)과 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 군 엄마 최순화님 / 사진출처: 얼쑤
     
     
    4.16합창단이 생길 때부터 마음이 갔는데 몇 년 전에야 결합했다. 친언니 ‘만주벌판(별명)’도 단원이다. 좋은 목소리와 건강한 정신을 주신 엄마도 합창단 행사로 자주 본다. 아픔이 있는 곳에서 노래로 폭넓게 연대하니 참 좋다. 최근엔 전태일 의료 센터 건립을 위한 공연도 했다.
     
     
    현재 가장 마음 쓰는 활동이나 고민도 좀 나누자.
     
     
    2025 안산YWCA 김미숙 회장(얼쑤) 취임식이 진행되었다. / 사진출처: 얼쑤   
     
     
    아무래도 YWCA 회장이라는 중책이 마음 쓰인다. 지금 회원 증모 기간인데, 이걸 내가 잘 못한다. 대신 남편이 평생회원에 가입하게 했고, 내년에 우리 딸 돈 벌면 평생회원 가입시키려 한다. YWCA는 기독청년여성회(Young Women Christian Association)이다. 나도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기독교 신앙이 왜 필요한가, 계속 질문한다. 내가 나가는 교회와 한국 기독 교회들이 정말 예수를 따르는지, 세상의 빛과 소금인지, 우는 자와 같이 울고 웃을 때 함께 좋아해 주는가, 의심스러웠다.
     
    남편은 교회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내가 “왜 교회를 비판하지 않아?”라고 하면 그는 "나는 좋은 것만 들으려고해, 부분적으로 동의되지 않는다 해서 굳이 기분나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라는 식이다. 답답함을 느끼지만, 그 말이 또 틀린 건 아니다. 나는 일부 교회가 없어져도 된다고 본다. 교회 안에만 하나님이 계시는 게 아니니까. 헌금도 교회 말고 사회로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인데, 남편은 다르다. 그가 우리 가정의 주 수입을 담당하니 내 뜻대로 할 수 없다. 내 수입은 사회로 12조 13조도 낸다. YWCA가 있어서 사회 정의나 연대의 갈증이 해소되고 내 신앙을 이어가는 거 같다.
     
     
    YWCA 활동가로서 정체성을 좋아하는군요?
     
    그렇다. 7월 초 YWCA 신입 직원 교육이 있었다. 작년에 못 해서 올해 교육 대상이 꽤 많았다. 사람들은 삼성이나 SK에 입사 지원할 때 그 회사에 대해 공부한다. 그런데 모 법인에 대해서는 모르고 오는 사람이 태반이다. 회장으로서 YWCA의 100년 역사와 안산YWCA의 40년 역사를 강의하며, “YWCA를 알고 나면 내가 참 좋은 기관에서 일하고 있구나, 자부심을 느낄 거예요.”라고 말해 줬다. YWCA가 교회는 아니지만, 이젠 교회보다 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목소리와 행동을 계속해야 한다.
     
     
    안산YWCA 소속으로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연대활동을 하고 있는 얼쑤님 모습 / 사진출처: 안산시민사회연대, 4.16안산시민연대
     
     
    YWCA 회장으로서 자부심 뿜뿜인데, 어려움은 없는지?
     
    역사 인물 최용신 선생은 안산의 자랑이자 YWCA의 자랑이다. YWCA에서 공부하고 농촌 계몽 운동(을) 하셨는데, YMCA로 아는 사람들이 있더라. 최근에는 내가 어느 단체에 가니 안산 YMCA에서 오신 얼쑤라고 소개를 해서 ‘YWCA’라고 바로잡곤 한다. 최용신 기념관 관련 기사에도 몇 년에 한 번씩 YMCA라고 나온다. 재작년에도 메일로 항의했다. 시에서 발행한 책자도 스티커로 다 수정하게 한 적 있다. 남성이 디폴트인 사회라 여성 단체를 더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얼쑤 / 사진출처: 얼쑤
     
     
    ‘회장님’, ‘이사님’ 호칭 보다 ‘얼쑤’가 좋다. 사람들은 ‘얼쑤’ 말고 ‘회장 김미숙’을 쓰라 한다. 공적인 자리에서야 어쩔 수 없지만, 활동가로서는 ‘얼쑤’가 편하다. 지금까지의 내 활동을 보고 “대단하다, 기왕이면 학위를 좀 업그레이드해서 더 많이 강의하고 돈도 더 받아봐”라고 말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러면 지역에서 적은 돈만 줄 수 있는 데서 누가 활동하나. 나 같은 사람도 있어야지.” 더러는, “왜 그렇게 활동이 많냐", “정치할 거냐” 한다. 정치하란 말은 10년 전부터 들었지만, 내 대답은 같다. 너무 열심히 하다 병나서 죽을 거라고. YWCA 회장만으로도 ‘거룩한 부담감’이 큰데 더는 아니다.
     
    효순이 미선이 저금통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우리 딸이 재작년엔가 “엄마 생일 선물 뭐해줄까?” 하다가 “엄마는 물건은 안 좋아하니까 엄마 이름으로 기부해 줄게.” 그러더니 효순이 미선이 평화공원 짓는 데 딸이 5만 원을 기부해 준 적 있다.
     
    그때그때 마음 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위해, 내 할 만큼만 한다.

    

     
     
     
    “회장님”보다 활동가 “얼쑤”가 좋아요!
    꿀벌

    조회수 1016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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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복지홈, 삶을 바꾸는 새로운 실험의 장
     
    사진1_공간복지홈개관식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지난 6월 27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 포레스트 2단지에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름은 ‘공간복지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복지시설’과는 전혀 다른 얼굴의 소통과 쉼의 공간이었다.
     
    공간복지홈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추진한 모델로,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 유휴공간을 커뮤니티 중심의 복지 플랫폼으로 전환한 공간이다. 다산 포레스트 2단지에는 약 9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데, 고령자 복지주택(116세대)을 비롯해 노인복지관, 경로당 등과도 가까워 세대 통합형 복지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공간의 진짜 의미는 ‘주민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가는 구조’에 있다.
     
    입주자들이 단순히 이용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며, 지역 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주체가 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는 협동조합 세 곳이 참여하여,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한 복지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지역 커뮤니티의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공간복지홈의 대표 공간 중 하나는 ‘다산38국수’다.
    
    사진2_다산38국수
     
    
    ‘국수나무’ 브랜드로 잘 알려진 미나리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3,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제공한다. 벌써 지역 맛집으로 알려져 평일 점심시간이면 긴 줄이 늘어선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주민과 근로자들도 찾아오는 곳이 되었다. 단순한 식당이 아닌, 대화와 만남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식당 맞은편에는 ‘오늘도가게’라는 공유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남양주 별내동의 협동상회협동조합이 운영을 맡았으며, 지역 생산품과 간단한 먹거리를 상시 판매하고 있다.
     
     
    
    사진3_오늘도가게
     
    
    오늘도가게에서는 오픈채팅 기반의 공동구매 플랫폼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필요한 물건을 제안하고 함께 구매함으로써 생활비는 줄이고, 관계는 키워가는 방식을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이름부터 감각적인 ‘지구한조각’은 환경과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체험 공간이다.
    
     
    사진4_지구한조각
     
     
    운영 주체는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으로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아파트인 ‘위스테이별내’를 기획·운영해온 협동조합이다. 이 공간에서는 환경 워크숍, 제로웨이스트 체험, 소규모 주민 모임 등 지역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내 손안에 작은 정원, 나의 작은 지구조각’이라는 반려 식물 분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5_분재워크숍
     
    
    이 공간을 대표하여 운영하고 있는 그린디자이너 이경래 작가는, “이곳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녹색 터전’입니다. 자연의 섬세한 변화와 주민들의 일상이 맞닿아, 서로를 보살피고 존중하는 커뮤니티가 자라납니다. 작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마을의 숨결이 되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경험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전하였다.
     
    이 작가의 말처럼 공간복지홈은 도시 환경 속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적 쉼터로도 기능하고 있다.
     
    그중 옥상정원은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주민들에게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녹색 휴식 공간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넓은 옥상 정원은 주민들이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바람을 쐴 수 있는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다. 추후 이곳은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지역 농산물을 소개하는 마을 장터가 열리고, 마을 정원사를 양성하는 귀한 교육의 장이 될 예정이다.
     
    또한, 눈길을 끈 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수직정원’이다. GH는 스마트 환경연동시스템(SGIS)을 도입해 온도, 습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의 수치를 실시간 감지하고 정원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사진6_수직정원
     
    
    이는 단순한 장식이나 상징을 넘어서 도시 기후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친환경 설계 요소로 기능하고 있으며, 외벽 온도 저감, 공기질 개선 등 실제 측정 가능한 결과를 낳고 있다.
     
    공간복지홈은 아직 실험 중인 공간이다.
    이곳은 ‘복지’를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식사, 장 보기, 대화, 체험, 쉼’과 같이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더 깊고, 따뜻하게 연결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복지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가까이에서 살아 숨 쉬며, 보다 쉽게 다가올 것이다.
    
     

     
     
     
    다산에 생긴 따뜻한 동네 사랑방, 공간복지홈
    미리내

    조회수 616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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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이브란 기록물을 수집해 주제에 맞게 정리하고 보존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오래전부터 각 분야의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 왔는데요. 따라서 올해부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도 경기도의 공익활동을 다양하게 아카이빙하여 온라인 자료관 ‘톺’을 활성화하는 활동가들을 양성하였습니다. 특히 수료식을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진행하며 민주주의의 기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아카이빙하여 전시하였는지 배웠는데요. 그 유익했던 현장을 같이 방문해 보실까요?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민주화운동기념관은 국민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기리며 체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M1, M2 전시관과 교육동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M1에서는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통해 일상의 민주주의를 돌아볼 수 있고 M2에서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의 실물을 마주하며 국가폭력과 인권유린의 문제를 고심해 볼 수 있습니다. 교육동에서는 민주주의를 소재로 한 도서/사진/영상 전시와 교육이 열립니다.1)
     
     
    <민주화운동기념관>
     
    ● M1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동선의 시작에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시대별 국민의 모습을 마주합니다. 걷다 보면 사회의 다양한 계층이 만들어 낸 민주화운동의 현장에 닿게 됩니다. 주변의 여러 장소, 사물, 노래를 바라보며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떠올리고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평등에 관해 묻고 답한 뒤 공공예술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2) 이를 통해 민주 시민에게 필요한 지식과 소양을 기를 수 있었고 특히 숲과 닮은 향을 맡으며 왠지 모를 치유와 희망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 M2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박종철 열사가 사망했던 조사실은 가파른 나선형 계단 위에 한 뼘 남짓의 창문, 외시경, 빨간/노란 방 등과 함께 고문 현장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또한 칠성판, CCTV, 멍석말이 고문 도구와 간첩 조작 피해 등의 기록을 통해 1970-80년대 국가의 탄압과 6·10 민주항쟁 등 시민들의 저항과 연대의 사료들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204개의 스피커에서 들리는 찢어질 듯한 대공분실 입구의 철문 소리와 대공 부서에서 걸려 오는 전화 소리 등을3) 통해 공포와 고통을 느끼며 민주주의는 피로 써진 역사임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국민이 수호하고자 했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고찰하게 됐습니다.
     
     
    <아키비스트 수료식>
     
    ● 4차시 교육 소감
     
     
    소감나누기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교육생 소속 단체: 이룸문화교류협회,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고양아카이브016, 한국라이브봉사단, 부천여성청소년재단,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협동조합커뮤니티플랫폼 이유
     
     
    수료식에 앞서 현장 학습을 끝낸 소감과 함께 아카이브에 대하여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였는데요. 공통 의견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현세대를 위해 1987 민주화 운동에 끊겨있지 말고 90년대 이후, 최근까지 이어지는 또 다른 시민사회의 이야기들을 통해 더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영상 작업에 대한 영감을 얻었습니다. 경기 북부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프로젝트를 하고 싶습니다. 예로 파주 북부의 인구 소멸과 빈집 프로젝트의 아카이빙을 깊게 하는 실습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협동조합커뮤니티플랫폼 이유)
    3. 기념관을 민·관이 함께 설립한 것처럼 민관 협의체 등과 같이 꾸준히 협력하며 진행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총 교육 과정 소감
     
    다음으로는 1~3차시의 교육 과정을 수료하며 느꼈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에 대해 토의해 보았습니다. 공통 발언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 좋았던 점
    1. 전문적 내용을 다뤄 지역 활동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2. 이론교육이 좋았습니다.
    3. 아키비스트 역량이 공익활동가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4. 우리들의 네트워크가 생겨 좋았습니다.
     
    ※ 아쉬웠던 점
    1. 거리 등 참여에 어려움이 있어 남·북부 별도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2. 이전에 들었던 내용도 있어 아쉬웠습니다.
    3. 아카이브 활용법 강의 시간이 짧아 아쉬웠습니다.
    4. 강의 첫 시간에 참여자 네트워크를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5. 아카이브 실습 프로젝트 과정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활동 계획
     
     
    활동계획 토론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끝으로 아키비스트의 향후 활동 계획에 관해 토론해 보았습니다. 우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올해 탄핵과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민주주의’와 관련된 포럼 및 온 오프라인 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해당 프로젝트의 시초가 오늘의 민주화운동기념관 방문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포럼에서 패널 참여, 구술 기록, 취재 등을 통해 시군별 혹은 분야별로 경기 시민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제안하거나 변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민주주의라는 큰 틀 안에서도 노동, 인권, 성 평등 등의 다양한 주제들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또한 민주주의 관련 시민단체 네트워크와도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교육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는데요. 공통으로 협의가 이뤄진 내용들을 담아보았습니다.
     
    1. 프로젝트에 필요한 온라인 마케팅/홍보 방식을 배우면 좋겠습니다.
    2. 실습 시 자문과 심화 교육 등을 통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센터에서 아카이브 활동을 위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형태의 공유/협업 플랫폼을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4. 지역의 문제를 지자체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했는지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5. 시민사회의 기초 조사를 위한 현장 인터뷰가 필요합니다.
    6. 서로의 과거 활동과 욕구에 대해 알아보고 필요한 교육과 회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7. 기금 모금, 프로젝트 계획 등 각 단체에서 할 수 있는 것들도 포함해 우리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수료식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감각의 전시의 향연이었던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의 배움은 필히 미래의 아키비스트에게 큰 자양분이 됐을 텐데요. 앞으로 이들은 경기도 시민사회 속에 녹아들며 ‘톺’에 담긴 양질의 가치를 맘껏 펼치고자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너무나도 쉽게 기록이 버려지는 세상 속에서 아카이브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주인공이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낄 수 있는데요. 개개인의 기록과 아카이브의 서사를 통해 사회에 빛을 밝히는 ‘공익 스토리텔링’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1, 2, 3) 출처: 민주화운동기념관 전시 안내 자료
    

     

     

    [현장스케치] 아키비스트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초스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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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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