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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통신·전자상거래·금융과 같은 기업에서 무분별로 정보가 대량 유출되며 허술한 보안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예로 최근 한 전자상거래 기업에서 유출된 고객 계정은 당초 4500건이었지만 이후 3370만 건의 규모로 늘어난 상황이어서1) 막대한 피해 규모가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지, 해결책은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되는데요. 따라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보안 시스템의 이미지 / 출처: TheDigitalArtist / Pixabay
     
     
    개인정보 유출 피해 사례
     
    우선 역대 개인정보 유출 피해 사례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됐었는지 살펴볼까요? 관련 통계를 찾아보았습니다. 다음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부터 접수된 사이버 침해 사고 신고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예로 2023년 1,277건, 2024년 1,887건, 2025년 상반기 1,034건이 접수됐습니다. 특히 올해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하여 약 3년간 전반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는데요. 이에 대한 원인으로 lot 등을 활용한 DDoS 공격, Web Shell(원격 조종용 악성 스크립트)과 악성 URL 삽입을 통한 서버 해킹 등을 들 수 있습니다.2)
     
    그렇다면 대규모 유출 사건이 발생했던 구체적인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요? 2014년 여러 카드사에서는 경제활동 인구의 75% 즉, 약 2,000만 명의 고객이 보유한 8,000만 건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습니다.3) 올 초 한 통신사에서는 약 2,300만 명의 고객 정보**가 침해돼 사실상 국민 절반이 피해를 입었습니다.4) 또한 앞서 언급한 전자상거래 기업 사례에서는 정보 유출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을 사칭한 피싱과 스미싱 범죄의 2차 피해도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5)
     
    * 기업/가맹점/사망자 배제한 개인 정보
    ** 법인·공공기관 회선 및 다회선 등을 배제한 실제 이용자 고객 정보
     
    이러한 사고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개선되지 않고 발생하는 이유는 분명 있을 텐데요. 따라서 주요 원인을 세 가지의 측면에서 분석해 보았습니다.
     
     
    개인 정보 유출의 원인
     
    1. 기업의 안정적인 정보 보안 시스템 체계를 구축하는 투자가 미비합니다.
     
    기업의 서버 보안 체계에 대한 미비한 투자는 불안정한 보안 환경을 만듭니다. 예로 데이터 백업6), 레거시(기존 시스템) 구조 교체, 설정 오류 개선 등의 요소7)를 갖춘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유효 인증키 관리 미흡8)으로 인한 DB 접속 인증 체계의 취약점도 문제가 됐는데요. 근본적으로 개인정보 피해 원인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활동 부족 등의 요소도 거론됐습니다.
     
    실제 앞서 언급한 통신사 해킹 사건의 경우 과거 해커의 중요 시스템에 접근하는 관리자 권한 확보9)와 BPFDoor 악성 프로그램 유입 등이 원인으로 밝혀졌지만 기업에서는 유심 정보의 암호화와 패치 같은 보안 시스템에 600억 원의 미비한 투자10)를 실행해 피해를 키운 사례가 있습니다.
     
     
    ▶ 휴대전화 개인정보 유출을 보고 놀란 사람의 모습  / 출처: ⓒ AI 생성 이미지
     
     
    2. 기업의 정보 보안 문제를 담당하는 조직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의 보안 사고를 담당하거나 연관된 내·외부 인력의 권한 통제 체계가 미흡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인력 부족11), 접근 권한 관리의 소홀함, 관제 시스템의 실패12)를 꼽는데요. 예로 앞서 언급한 전자상거래 기업 해킹 사건에서도 전직 직원의 유효 인증키의 방치가 피해 원인으로 분석됐지만 고객 정보 유출이 회원의 신고로 먼저 알려졌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13)
     
    또한 CIO(IT 운영 조직)·CTO(IT 개발 조직)의 보안 업무 범위 문제와 CISO(정보보호최고 책임자)의 제한적 보안 점검 및 조치 권한과 관련한 조직 체계 문제14)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보아 기업 내·외부 인력 관리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3. 정보 보안 관련 법의 미흡함과 기업의 보안 인식 부재가 존재합니다.
     
    현행 보안 관련 주요 법에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이 있는데요. 우선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분실·도난·유출 시 개인정보처리자의 72시간 이내 알림15) 및 기술적·관리적·물리적 안전조치와 전체 매출액의 3%를 초과하지 않는 과징금 조항이 있습니다.16) 하지만 사후 처리, 낮은 경제적 제재, 모호한 안전조치 시행이라는 비판들도 존재합니다.
     
    아울러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침해 사고 인지 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24시간 이내 우선 신고 및 24시간 이내 보완 신고와 재발 방지 조치 이행 ‘명령’·시정명령 불이행 시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조항*이 있는데요.17) 하지만 66건의 늦은 혹은 미신고의 발생과 기업들의 한국인터넷진흥원 기술 지원 거부율이 58.3%를 기록해 당국의 관련 자료 제출 요구만 발생한다는 한계도 드러났습니다.18)
     
    *과태료 5000만 원 상향 조정 및 시정명령 불 이행시 매일 이행강제금이 발생하는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상태19)이므로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동시에 기업의 보안 인식 부재도 문제가 되는데요. 비용 절감, 기업 윤리 부족, 미비한 처벌 등의 이유로 보안 체계의 부족함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실제 민·관 영역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는 근 5년간 8천854만 건에 달했지만 건당 과징금은 평균 1천 원 정도의 매우 낮은 금액을 기록했습니다.20)
     
    지금까지 기업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 보았는데요. 그렇다면 이에 대해 정부, 기업, 시민사회는 어떠한 해결책을 갖추고 있는지 혹은 제시해야 할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정부의 해결책
     
     
    1. 민·관이 건강한 사이버 보안 생태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정부는 민·관의 원활한 사이버 보안 생태계를 구축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범부처 정보보호 종합대책」21)을 통해 실천하고자 하는데요. 예로 약 1,600개의 생활 기반 IT 시스템 보안 점검 및 보안 인증 제도(ISMS, ISMS-P) 현장 심사·관리, 모의해킹 및 화이트 해커를 통한 보안 훈련 강화 조치를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이용자 보호 매뉴얼 및 과징금 기반의 피해자 지원 기금 신설을 계획하였습니다.22)
     
    나아가 공공데이터 보안을 위해 공공 정보 보호 예산·인력 확보, 민간 상장사의 정보보호 공시 의무·보안 능력 등급화를 확대하였습니다. 동시에 국제 보안 환경 수준에 부합하는 AI 기반 이상 탐지 시스템, 획일적인 물리적 망 분리의 데이터 보안 중심화, IT 제품군의 보안 평가를 계획하였습니다. 정보 보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차세대 보안 기업·전문가 확충, 양자내성 암호 기술 개발, 정보보호 서비스 확대 방향도 제안하였습니다.23)
     
    이를 위해서 범국가적인 교류도 필요한데요. 따라서 핵심 정보통신 기반 시설 지정 확대, 민·관 합동의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과 정부의 유기적인 해킹 예방·대응 협력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24)
     
     
    ▶지문 인식 보안 프로그램의 이미지 / 출처: kalhh / Pixabay
     
     
    2.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인재 양성과 민·관 조직 체계를 혁신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높은 진입장벽과 수요 폭발 등의 이유로 부족한 사이버 보안 전문가를 활발하게 육성하는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 30%까지의 사이버 보안 R&D 확대와 인력 지원, 보안 교육·창업 지원 ‘S-개발자’ 프로그램, 화이트 해커 양성 ‘화이트햇 스쿨’ 등을 통해 10만 명의 사이버 보안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25)
     
    또한 조직 혁신을 위해 CEO의 보안 책임 조항을 법제화하고 CISO·CPO(개인정보 보호 책임자)에게 이사회 보고 의무와 예산 권한을 보장할 예정입니다. 반면 소규모 사업체에는 정보보호지원센터의 도움을 제공할 예정입니다.26) 나아가 사이버전(戰)·범죄 대응 전략도 마련하였는데요. 민·관·군 협의체를 기반으로 사이버 작전·수사 분야의 대학 육성, 군 사이버 안보 종사자 취·창업 연계의 ‘사이버 탈피오트’ 체계, NATO “락드 쉴즈”·美 “사이버 플래그” 등의 국제 훈련 참가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27)
     
    결과적으로 정부는 이에 기반한 국가 전반의 안전한 데이터 망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3. 개인정보보호법을 강화하고 업계의 정보 보안 인식 제고를 위한 지원을 병행해야 합니다.
     
    미비한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개정하여 합당한 처벌과 피해 보상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로 정부는 보안 사고 발생 시 한국인터넷보안기구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강제 조사 권한인 특사경(특별사법경찰권) 도입, 피해자 집단소송, 최근 3년간 “제일 매출액이 높은 연도의 3% 과징금” 및 지속적이고 상당한 규모의 개인정보 침해 시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하는 특례”* 도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28)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상태이며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28-1)
     
    아울러 업계의 정보 보안 인식을 제고할 지원책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예로 한 통신사는 올해의 해킹 사건에 대해 정부의 구독 취소 수수료 면제 연장29)과 1인당 30만 원 배상 조정안30)을 거부하였고 특정 전자상거래 기업은 피해 규모 축소와 실질 보상책 마련에 미완적인 태도를 보이며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4년 카드사 유출의 경우 신용평가사 직원이 개인정보를 유출시켜 발단됐지만 기업의 책임 회피와 KCB 무료 개인정보보호 서비스 1년 제공의 조치31) 이외에는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존재하였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안일한 문제 인식 해결을 위해서 정부는 CEO·임원진 보안 의무 교육, 우수 보안 기업 인센티브제, 중소·영세기업의 보안 패키지 보급 활성화 등의 지원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해결책
     
     
    1. 기업은 사이버 보안 시스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시행해야 합니다.
     
    개인정보 침해 사고는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기업은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통합 보안 시스템 마련에 대한 활발한 투자를 시행해야 합니다. 즉, 사고 발생-원인 분석-대응의 프로토콜을 마련하는 것인데요. 예로 SOC(보안 관제센터)를 설립해 이상 로그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 방식을 구축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보안 프로그램의 변화도 추구해야 하는데요. 예로 레거시 구조에서 벗어나 고객·인사·상품 등의 데이터 분류, 우선순위 위험 평가, 정기 점검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 보호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전반적인 관리·운영 체계도 필요한데요. 대표적으로 Secure SDLC(보안 내재형 개발)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접근·권한 관리를 진행하고 유지·보수 자동화 프로그램을 통해 OS·서버·클라우드 등의 정보를 정기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 악성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의 모습 / 출처: ⓒ AI 생성 이미지
     
     
    2. 기업의 사이버 보안을 담당하는 조직 체계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기업의 일원화된 의사결정 조직을 통해 사이버 보안에 대응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IT 팀·개발팀·운영팀 등 개별 부서의 책임 회피 대신 CISO·보안 위원회에 유출 사고 책임 권한을 부여하고 전 부서가 유기적으로 이에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외부 민·관 업체, 시민 단체, 전문가의 사이버 보안 조직 혁신 주제의 컨설팅·세미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특히 보안을 부가적인 항목이 아닌 기업의 성과 요소로 바라봐야 합니다. 즉, 조직의 유출 사고 처리 기간·대응 방식·보안 개선율 등의 지수를 상시 점검해 경영 평가에 반영하여 하나의 투자 사업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나아가 외부 인력 운영·관리에도 집중해야 하는데요. 예로 협력사 공동 보안 기준·교육 마련, 계정 발급·회수 인증키와 권한 표준 마련, 접속 로그 공동 관리 등의 방침을 통해 효율적인 사이버 보안 조직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3. 기업의 부족한 개인정보보호 의식을 함양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합니다.
     
    종종 기업은 개인정보 보호 영역보다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분야에 상대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부족한 CSR의 실천으로 사고 책임을 회피해 부가적인 피해를 발생시키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기업은 보안 사고 방지와 해결책을 고심하며 안전한 사이버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따라서 사고 방지-사고 대응-사후관리에 맞춘 보안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로 사고 방지 단계에서는 직원·외부 인력 대상 필수 보안 교육 및 훈련과 피드백의 절차를 통해 직원들의 보안 의식을 고취시켜야 합니다. 또한 사고 대응 단계에서는 관련 방침 숙지와 훈련을 실시하고 사후관리에서는 사고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한 뒤, 상담 창구를 운영해 피해 구제·보상 절차를 안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신뢰를 높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성해야 합니다.
     
     
    시민사회의 해결책
     
     
    1. 사이버 보안 프로그램의 발전과 보안 생태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합니다.
     
    시민 사회는 민·관의 안전한 사이버 보안망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될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는 활동에 참여해야 합니다. 예로 사고 발생 전·중·후 절차에 따른 권한 운영·관리 시스템, SOC의 침해 사고 대응 시스템, 피해 고객 데이터의 분석·보상 시스템의 마련을 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규모 기업도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하고 기관 혹은 기업 대상 체험·자문을 제공하며 홍보 활동도 병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사이버 보안 생태계의 현실과 해결책은 무엇인지에 관한 연구 활동도 진행할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기업·정부 등 관계자와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정확한 연구 보고서를 제공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예로 보안 구조의 취약점·개선책 분석, 조직의 비효율성·극복 전략, 사이버 보안 인식·문화 체계 등을 연구 주제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건강한 보안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야 합니다.
     
     
    ▶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시민단체·정부·기업의 모습 / 출처: ⓒ AI 생성 이미지
     
     
    2. 민·관의 사이버 보안 조직 혁신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민·관을 아우르는 사이버 보안 조직의 발전을 지원하는 활동을 통해 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예로 정부·기업·전문가가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공청회에 참여하여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피해와 조직의 문제점에 관해 얘기하고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습니다. 나아가 보안 인력의 형식적 배치 금지, 외부 보안 인력의 책임과 권한 문서화, 조직 공동 대응 훈련 등의 원칙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이해당사자와 충분히 교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외부 전문가와 연계하여 조직 혁신에 필요한 교육과 자문을 제공할 수 있는데요. 나아가 ‘보안 조직 적합성 진단’ 등과 같은 수치를 제공해 책임자의 권한·조직 투명성·보안 프로그램의 체계성 등의 평가를 실행하고 분석하여 조직 발전을 꾀할 수 있습니다. 한편 보안 협의체도 구성해 관련 이슈와 해결책을 제공하는 도움을 공유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노력은 시민사회 전반의 보안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3. 유출 사건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기업의 보안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대부분의 정보 유출 사건의 피해자는 시민들 대상인 경우가 많기에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우선 정부에 피해 규모에 따른 합당한 처벌을 촉구할 수 있습니다. 예로 버그 바운티(취약점 제보 보상 제도), 과징금 상향, 고의/중과실 기준 강화 등의 내용을 법제화하기 위한 국민 캠페인을 벌일 수 있습니다. 또한 반복 유출 기업의 사건에 관한 정보 즉, 피해 원인, 행정처분 수위, 피해 규모 등의 내용을 공공데이터로 만들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받는 운동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의 정보 보안 인식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전개할 수 있는데요. 정부 혹은 시민 단체끼리 연대하여 사이버 보안 체계 구축과 문화 형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합동 포럼을 열어 타 기업의 긍정·부정 사례 분석과 조언을 통한 새로운 비전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민 합동 체험·토론을 통해 업계의 보안 인프라 구축은 ‘비용’이 아닌 ‘합리적인 투자’라는 인식을 형성하게끔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자동화 기기에 노출될 때마다 세상의 변화에 어색할 때도 있었지만 대한민국이 IT 강국임을 몸소 체감하며 인상 깊었던 적도 많았는데요.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는 다르게 유출 이슈는 지속되며 우리 사회의 건강하지 못한 사이버 보안 문화가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과연 오늘의 고민이 평화로운 ‘보안 세계관’으로 작용할까요? 혹여 그렇다면 K-디지털 세상은 세계에 더욱 큰 영감을 줄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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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내 개인정보는 공공정보야! 이젠 놀랍지 않으신가요?
    초스코스

    조회수 429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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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간 올해의 뒷모습을 감상하다 눈을 떠 보니 벌써 크리스마스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2025년 연말은 어떠신가요? 아침 공기가 코끝을 시큰하게 하는 요즘처럼 아릿했던 감동과 환희도 있었지만 이미 지나간 후회와 미련을 상상하자니 꽤 묵직한 쓸쓸함도 밀려옵니다.
     
    문득 지금의 멀고도 가까운 이웃들의 삶은 어떤지 궁금해졌습니다. 1인 가구가 800만을 초월한 시대입니다.1) 수많은 콘크리트 속에 많은 생명이 가려져 있지만 옆 옆집의 외로운 사정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겠죠. 혼자 의식주를 해결하는 삶은 주체적인 걸까요? 고독한 걸까요?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가 3천900명이 넘었다2)는 것을 보면 전자라고 단언하기는 아마도 힘들어 보입니다.
     
    바라던 질문을 꺼내봅니다. 이처럼 씁쓸한 현실 속, 넘쳐나는 쓸쓸한 사람들을 챙겨주는 천사는 과연 있을까요? 1인 가구라는 이름으로 단순히 정의된 모습 뒤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꿈틀거리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사실 이런 사람들을 찾고 싶었습니다. 회색 지대의 세상 속에서 밝은 금빛 햇살을 내리쬐며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해주는 존재는 흔치 않으니까요.
     
    한 해의 끝에서 언젠가 이들의 귀중함을 알리고자 했던 소망을 지금 풀어보려 합니다.
     
     
    ▶1인 가구 청년들이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1인 가구 청년
     
    활기찬 청춘이란 옛말일까요? 2024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29세 이하와 30~39세에 해당하는 청년층의 비율은 35.2%를 기록하며3) 꽤 큰 규모를 보였습니다. 이 중에는 ‘고용·주거·경제 배제형’, 경제·건강·사회관계의 ‘다중 배제형’, ‘건강·주거 부분 배제형도’ 속해있었습니다.4) 이처럼 다양한 문제에서 결핍과 외로움을 겪고 있는 1인 가구 청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시민사회조직들이 있었습니다.
     
    1. 안산청년협동조합
     
    경기청년지원사업단은 경기도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생활과 원활한 사회적 교류를 형성하도록 지원하는 「경기도 청년 1인 가구 지원 프로그램 공모사업」을 실시했던 적이 있는데요.5) 이에 안산청년협동조합이 최종 선정됐었습니다. 해당 조합은 안산시 다농마트 청년몰의 청년 상인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다양한 문화 사업을 형성하기 위해 설립한 협의체인데요. 1인 가구 지원 활동으로 그린 테라피, 감정 식사 워크숍, 독서와 필사 등의 활동을 제공하기로 하였습니다.6)
     
    이를 통해 청년들이 문화 활동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며 공동체의 연대감도 체감할 수 있었는데요. 이렇듯 시민사회조직이 청년과 소통해 왔던 행보들은 혼자 사는 청년들에게 고독함을 넘어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2. 사각지대청년지원센터 봄
     
    사각지대청년지원센터 봄은 사각지대 청년이 겪는 문제 해결과 자립을 지원하는 단체인데요.7) 대표 활동으로 “청소년 쉼터 퇴소 청년의 따뜻한 겨울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사랑의 열매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었습니다. 이를 통해 자립 청년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8) 생활 기반을 형성해 주려는 모금 활동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해당 사업은 2024.11.08. ~ 2025.02.10.의 기간 동안 223명의 시민들이 총 2,635,000원을 모금했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센터는 겨울철 생활비 지원, 자립 상담, 당사자 모임의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9) 이처럼 시민사회가 제공한 따뜻한 마음은 청년들의 연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3. 민달팽이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은 비영리 주거 모델 실험과 제도 개선을 기반으로 청년 주거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입니다.10) 특히 상당한 피해를 일으켰던 전세 사기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요. 예로 전/월세 주거 상담 및 교육, 세입자 네트워크 구축, 전세 사기 대응 정책 제언 등의 활동11)을 통해 1인 가구 청년들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달팽이집’ 사업은 청년들이 낮은 거주비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최소 6개월 이상 거주 기간을 보장하면서 이웃들과의 모임을 통해 단절감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12) 이처럼 시민사회의 청년 주거권을 지키기 위한 책임감은 1인 가구 청년들에게 큰 지지대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청년이 시민단체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1인 가구 중·장년
     
    ‘끼인 세대’라 불리는 중·장년층의 1인 가구 규모는 상당합니다. 2024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40~69세 중·장년층의 비율이 45%를 차지하며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습니다.13) 또한 2017~2023년 동안 40~60대의 고독사가 전체의 75%를 기록하며 심각한 규모를 보여주었습니다.14) 이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 정서적 지지의 부재, 구조적 배제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요. 따라서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동참하는 시민사회 주체들이 늘어났습니다.
     
    1. 중·장년 잡(JOB) 페스타
     
    올해 부천시는 부천고용센터·부천 일자리센터·부천지역 노사민정협의회 등 12개 관계 기관과 함께 주관한 ‘2025 중장년 잡(JOB) 페스타’를 개최하였습니다. 본 행사에서는 구직자에게 취업(이력서·자기소개서·면접) 컨설팅, 취업 타로, 이력서 사진 촬영 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실시간 면접을 시행하는 현장 채용 부스도 운영하였습니다.15)
     
    특히 중·장년 집중 취업 지원 주간을 따로 마련하여 경력·노무·창업 상담을 제공하였는데요. 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구조와 패러다임에 적응하고 경력 단절, 조기 퇴직, 나이 차별 등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취업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16) 이번 행사는 중·장년 1인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컸습니다.
     
    2. 외로움 없는 서울
     
    서울시는 시민들의 외로움을 해소하고 정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외로움 없는 서울’ 사업을 기획하였습니다.17) 특히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제공자와 수혜자의 역할을 담당하며 시민사회의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것이 큰 장점인데요. 예로 외로운 시민들이 기부된 라면 식사와 함께 고립·은둔 회복 시민의 상담을 받는 ‘서울 마음 편의점’, ‘외로움 없는 주간’에 진행되는 시민들의 ‘외로움 토크 콘서트’, 고립·은둔을 겪은 인플루언서의 고립·은둔 시민을 격려하는 캠페인18)을 통해서 ‘고독함’이라는 문제를 더욱 이해할 수 있는 체험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서울시는 함께 잇다, 연결 잇다, 소통 잇다의 미래 도시를 구상하였는데요.19) 이러한 행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사회에 건강한 정신문화가 형성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1인 가구 중·장년 사람들끼리 라면 식사와 함께 교류하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3. 한국한아름복지회(現 오픈도어)
     
    한국한아름복지회(現 오픈도어)는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소외된 부문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를 만드는 활동에 힘써왔습니다. 예로 1인 가구 주제와 관련한 지자체 컨설팅20), 약 3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오픈도어' 포럼, 법 연구 등의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재단법인 숲과 나눔과 함께한 '1인 가구 권리 시리즈'라는 부제의 토론회를 통해 제안된 정책들을 실현시키고자 국회, 서울시, 구의회와 협력하였습니다.21)
     
    5번의 토론 동안 분석한 300개 이상의 관련 정책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안전, 건강, 고립 등의 의제들은 특수청소업체 대표, 경찰, 사회복지사 등의 1인 가구 방문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도움과 함께 정교하게 분석되었는데요. 따라서 9개 분야의 122개 정책을 담은 제안서를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22) 혹여 한 두 문장의 조항들이 있다 하더라도 어딘가에 혼자 지내고 있는 중·장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것입니다.
     
     
    1인 가구 노년
     
    말년의 외로움은 부담스러운 상황이 더욱 발생합니다. 2024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70세 이상에 해당하는 노년층의 비율은 19.8%를 기록하였는데요.23) 인생의 마무리로 향하고 있는 만큼 돌봄 공백, 건강 붕괴, 안전 문제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시민사회는 이러한 위협을 잊지 않고 어르신에게 편안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 오산돌봄사회적협동조합
     
    오산돌봄사회적협동조합은 노인 장기 요양 사업을 진행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예로 기본적으로 몸을 가꾸고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신체 활동 지원을 제공합니다. 또한 가사 서비스를 담당합니다. 나아가 장기 요양 5등급(치매 등급) 수급자에게는 인지 자극과 훈련을 통한 재활형 방문요양을 지원합니다.24)
     
    활동 지원사와 요양보호사 정기 회의를 통해 조합의 발전도 추구하고 있는데요. 나아가 타 단체 후원과 지역 사회 돌봄 토론회도 진행하며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25) 최종적으로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실버산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2. 한마음 봉사단
     
    을지대학교 한마음 봉사단은 생명 존중을 위한 연구와 봉사활동을 합니다.26) 올해에는 의정부 노인종합복지관에서 '2025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힐링 스페이스(Healing Space)' 행사를 개최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예로 혈압·혈당 측정 및 교육, 치매 자가 진단 및 예방 안내, 스트레스 볼링 및 긍정 처방 등의 지원을 계획하였습니다.27)
     
    이를 통해 학부생들은 의료 실력을 함양하고 지역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돌보지 못했던 심신 건강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민간 의료 서비스 향상과 다양한 계층의 소통 창구를 마련함으로써 올해의 지역사회를 충만하게 만들었습니다.
     
    3. (사)대전‧세종소비자공익네트워크
     
    (사)대전·세종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소비자 주권을 확보하고 공정한 시장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조직인데요.28) 관련 사업으로 어르신 대상 보이스피싱을 방지하기 위해 대전시 서구종합재가센터와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예로 소비자 교육, 공익 캠페인, 협력 사업 및 상호 지원의 체계를 마련29)하겠다는 전반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기준으로 소비하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에도 같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는데요.30) 우리 사회의 데이터 안보와 건강한 소비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걸로 해석됩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활동이 모여 신종 사기 범죄에 낯선 노년층의 개인정보 보호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것입니다.
     
     
    ▶시민단체의 어르신 대상 보이스 피싱 예방 교육이 진행되는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모든 1인 가구가 소외된 채 불만족한 삶을 사는 것은 물론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 있듯이 혼자 버텨야 하는 삶에서 오는 고민과 압박감의 무게는 꽤 묵직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세상은 이상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가정을 내린 채 살아갑니다. 사별한 배우자를 떠올리며 혼자 잠에 드시는 어르신, 취업을 못 해 돈이 없어 나가지 못하는 한 청년, 초라한 밥상을 겨우 차린 채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중·장년의 모습을 떠올리며 착잡한 마음에 시달리는 게 힘들 때도 있었으니까요. 이후 벅차게 밀려오는 표현하기 힘든 응집된 감정 덩어리는 스스로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습니다.
     
    외로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겨울 눈이 오면 매서움과 포근함에 사로잡히고 싶어 어김없이 외투를 걸친 후 쏟아져 나온 사람들을 관찰합니다. 가끔 혼자 바라봐야 하는 풍경을 못 견뎌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사랑했던 사람과 첫눈을 맞았을 때의 허전함보다는 좋았습니다. 식어가고 있진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고독함의 본질은 혼자라는 물리적 상태를 넘어 마음의 결핍에서 오는 것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혹은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하는 무언가에 찔려가면서도 앉아있는 가시방석과 같은 표면적인 상황에서 오는 정서적 결손이 내 상태를 흔드는 핵심 요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눈을 헤치고 집에 도착한 순간에도 알 수 있었습니다. 데워지는 장판 위에 누워 문득 불안함과 외로움이 덧없음과 눈곱만큼의 차이인 것을 깨달은 걸 후회할 찰나, 어머니는 제게 손으로 주무른 말랑한 귤을 건네셨습니다. 지나치게 멍든 귤의 달콤함과 따뜻함은 제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 낸 촉감, 말, 눈빛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소외된 이웃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고독이 지겨워 삶의 의미를 못 찾았던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살아갈 유일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오는 크리스마스. 올해만큼은 여러분들이 홀로 버티는 사람들을 먼저 품어주려 다가가 보는 산타가 되는 건 어떨까요? 아직 크리스마스는 오지 않았고 한 사람의 소망도 남아있으니까요.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산타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1인 청년·노년·중장년의 모습 / 출처: AI 생성 이미지
    
    [참고자료]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초스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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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24
  •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박미경

     

      지난해 6,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19세 청년 노동자의 수첩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남에 대한 얘기 함부로 하지 않기,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 운동하기, 구체적인 미래 목표 세우기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한 청년의 다짐이었습니다. 그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배워가며 성장하길 바랐습니다. 이 글은 그가 얼마나 성실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진1. 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청년 노동자의 메모장

     



      55년 전, 19701113, 서울 평화시장에서 분신 항거한 스물두 살 청년 노동자 전태일도 그랬습니다. 그가 남긴 대학노트 7권의 일기장에는 절망은 없다라는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배움을 갈망한 나머지 입던 잠바를 팔아 중·고등 수험서를 사고, 평화시장의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근로기준법을 지키며 일하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자신을 사랑하고, 미래를 구체적으로 꿈꾸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누구보다 진실했으며, 인간답게 일하며 살고 싶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그 바람은 다르지 않습니다.

    사진2. 전태일의 일기에 적힌 글씨 

     

     

    인간의 나라를 향한 미완의 여정

      전태일은 아무도 소외되지 않고, 인간적인 존중과 대접을 받는 사회를 꿈꾸었습니다. 그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친 지 55년이 지났지만, 그 목소리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스물두 살 청년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전태일의 외침은 한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한 질문이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긍지는 무엇인가?’

      그로부터 반세기가 흘렀건만, 전태일이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불평등과 양극화는 오히려 깊어졌습니다. 비정규직, 플랫폼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이주노동자, 프리랜서 등 이름은 달라도 불안정한 일자리에 놓인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청년 세대는 미래를 설계하기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퇴직 후에도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나라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전태일이 말했던 덩이’, 끝내 목적지까지 굴리지 못한 과업은 지금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덩이를 이어 굴려야 할 책무는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아직도 머나먼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과정보다 결과, ‘사람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습니다. 불안정한 노동의 확대는 노동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기도 합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인식이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경기도 곳곳의 산업단지, 물류센터, 봉제공장, 돌봄 현장에는 전태일의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노동 환경이 남아 있습니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 산재와 과로의 위험, 불공정한 하도급 구조 속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기계 부품처럼일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이러한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품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전국 최대의 산업지대를 품고 있으며, 제조업·운수·돌봄·플랫폼 노동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그만큼 경기도의 변화는 곧 한국 노동 현실의 변화를 상징합니다. 경기도민이 인간의 나라를 향한 발걸음에 함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연대와 나눔, 전태일 정신의 다른 이름

      전태일 정신의 핵심은 연대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통보다 동료의 고통을 먼저 생각했고, 자신이 아닌 우리를 위해 싸웠습니다. ‘바보회삼동회라는 이름으로 동료들과 함께 공부하고, 법을 읽고,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그의 행동은 거대한 조직이 아닌 작은 연대로 첫 발을 디뎠습니다. 오늘날 이 연대의 정신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청년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연대하고, 이주노동자들이 지역 시민들과 함께 문화 프로그램을 열며, 돌봄노동자들이 협동조합을 세워 서로의 권리를 보호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거창한 구호보다 훨씬 더 전태일답습니다’. 연대와 나눔은 전태일이 남긴 가장 현실적인 유산입니다.

     

    사진3. 동료 시다, 미싱보조들과 함께 (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전태일)

     

     

    1113, 국가기념일로 기억해야 하는 이유

      ‘1113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할까요? 기념일 제정은 과거를 추모하기 위한 절차가 아닙니다. 그것은 국가가 노동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인간의 존엄을 제도적으로 천명하는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휴일이 아니라, 새로운 기억의 방식입니다.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노동 존중의 가치를 시민 모두가 공유하고, 사회가 제도적으로 기리는 일입니다.

      1113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다면 그날은 과거를 기리는 날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내일을 약속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노동 없는 성장이 아니라 노동이 존중받는 발전을 향한 대한민국의 선언이 될 것입니다.

     

    사진4. 11월 13일 국가기념일 지정 전태일 시민행동 추진 [전태일과 다시 만난 세계 토론회]

     

     

    경기도민이 함께 만드는 변화

      국가기념일 제정은 중앙정부의 몫이 크지만, 그 출발은 시민에게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이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노동자 수가 가장 많고, 청년과 이주노동자, 플랫폼 종사자 등 다양한 노동 형태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경기도는 이미 노동권 보호를 위해 여러 정책을 선도해 왔습니다. 노동국 설치, 노동복지센터 운영, 4·5일제 시범업체 추진 등은 일하는 사람이 살기 좋은 경기도를 향한 발걸음이었습니다. 여기에 전태일 정신을 기리는 국가기념일 운동이 더해진다면 주권자인 시민의 자발적 연대는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시민과 지방정부, 학교, 노동단체가 함께 1113일의 의미를 알리고, 작은 기념행사를 열며 전태일의 뜻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린다면 기념일 지정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그의 바람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사람이 사람답게,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바랐을 뿐입니다.

      인간의 나라는 경제지표로 세워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서로의 존엄을 인정하고, 약한 이웃의 삶을 함께 책임지는 사회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비로소, 전태일이 꿈꾸던 인간의 나라가 완성될 것입니다.

      전태일의 죽음이 20세기 한국 사회가 노동 존중 사회로 거듭나는 출발점이었다면, 국가기념일 지정은 노동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경기도민과 함께 전태일이 이루지 못한 덩이를 굴려, 목적지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획]전태일이 꿈꾸었던 인간의 나라/11월 13일 국가기념일 지정 경기도민이 함께
    박미경(전태일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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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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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청년의 날’, 청년이 주인공이 되는 하루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은 ‘대한민국 청년의 날’입니다. 청년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자신의 삶과 꿈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든 법정기념일이죠. 청년의 날은 청년 스스로 권리를 찾고, 사회 변화를 만들어가자는 움직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청년 단체와 조직이 힘을 모아 ‘청년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자’는 뜻을 함께했고, 그 결과 2020년 「청년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청년의 날이 공식적으로 국가에 의해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입니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자립’과 ‘참여’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이제 청년은 누군가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능동적 주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법은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를 청년으로 정의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주거·문화·정신건강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청년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설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도록 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날 제정 이후, 전국 곳곳에서는 청년축제와 토론회, 네트워킹 행사 등 청년들이 모이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청년이 주인공이 되는 이 하루는,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청년들의 목소리가 사회 속으로 이어지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 참여 부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안산 청년의 날’, 청년의 참여를 담다
     
    안산에서도 청년들이 지역 사회에서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청년 문화와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안산 청년의 날’을 매년 기념하며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의 시작은 2017년 제정된 ‘안산시 청년 기본 조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안산 청년들은 ‘안산청년네트워크’를 구성해 청년 정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역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기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조례가 제정되면서, 청년의 권리와 책임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 조례는 청년 정책의 수립과 시행, 지원 사업의 계획과 평가, 참여 기회 보장 등 청년 활동 전반을 명시하며, 청년들이 지역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안산시와 지역 청년들은 청년의 창의적 활동과 문화적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안산 청년의 날 축제’입니다. 축제는 청년들의 참여와 주도로 매년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며, 청년들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 참여 부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축제는 핑계고 : 아주 특별한 하루
     
    2025년 ‘안산 청년의 날 축제’는 9월 27일 토요일, 안산시 중앙동 한호전 앞 공영주차장에서 열렸습니다. 약 8천여 명의 청년과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다섯 번째로 열린 올해 축제의 주제는 “축제는 핑계고: 아주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청년 주도형 축제로 진행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축제는 안산시와 함께 청년들이 운영하는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대로’와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스테이션’이 공동 주관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이 이어지며 중앙동 일대는 청년의 활기와 에너지로 가득 찼습니다. 축제는 청년들이 일상 속 잠시 쉬어가며 자신을 돌아보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었는데요. 이 날 만큼은 청년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하루, 스스로를 위한 하루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 무대 공연 ‘인디페스타’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청년이 만들고, 청년이 즐기는 다양한 프로그램
     
    먼저 행사장 곳곳은 청년들의 관심사에 맞춘 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펼쳐졌는데요. ‘타로랜드’에서는 연애, 진로, 인간관계 등 삶의 고민을 주제로 한 타로 상담이 이뤄져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 ‘뷰티공방’에서는 네일아트, 친환경 화장품, 액세서리를 만들거나 체험할 수 있었고, ‘아트공방’에서는 페이스페인팅, 키링 만들기, 반려식물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무해월드’ 부스에서는 청년정책 홍보와 청년단체 활동 소개가 함께 이뤄져 청년의 날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메인 무대에서는 음악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청년들이 참여한 밴드와 여러 인디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라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인 ‘인디페스타’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현장을 찾은 청년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오후 6시에는 청년의 날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안산 지역에서 청년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온 청년 당사자들을 응원하고 상을 수여하는 자리였으며, 안산시장과 시의회 의장도 무대에 올라 청년들과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청년들이 직접 기획한 이번 축제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가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설명하며, “청년들이 마음껏 즐기고 안산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 가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축제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스탠딩에그 공연에서는 많은 관객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청년들의 뜨거운 열정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 기념식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서로를 응원하는 청년의 날, 변화는 시작됐다.
     
    “치열한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고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대로 문지원 센터장
     
    “음악이 흐르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청년들의 이야기가 들리고 마음들이 자연스레 공유되는 것, 안산시 청년의 날 축제가 열리는 이유에요.”
     
    -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스테이션 전상혁 센터장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날은 이미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무엇보다 “청년이 사회의 중심에 서야 한다"라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고민과 도전, 그리고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고, 서로의 연대로 발전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죠.
     
    청년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닙니다. 청년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따뜻한 약속의 날입니다. 축제를 통해 즐거운 하루의 의미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에게 용기와 위로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청년을 위한 하루, 특별한 오늘을 통해 서로를 응원하다
    레지스타

    조회수 514

    2025-10-20
  • 학교급식의 끝은 어디인가? 2003년, 아이 3살 때 시작한 학교급식운동을

    아직도 끝내지 못하고 있는 원로 먹거리 활동가, 박미진(경기먹거리연대 공동대표)

     

    추석의 풍성한 밥상, 우리 아이들의 급식에도 이어져야 합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면, 우리는 자연스레 풍성한 밥상을 떠올립니다. 햅쌀로 빚은 송편, 달콤한 햇과일, 정성스럽게 장만한 나물과 전,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나누는 따뜻한 웃음소리까지... 한 자리에 모인 가족과 함께 나누는 추석 밥상은 단순한 음식의 나열이 아니라, 오랜 세월 이어져온 건강과 사랑의 상징이자 세대를 잇는 약속입니다.

     

    특히 먹거리에는 단순한 포만감을 넘어 삶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좋은 재료를 정성스럽게 준비해 나누는 밥상은 곧 공동체 정신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그 밥상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라는 조상의 뜻을 전해 받습니다. 추석 밥상에 담긴 풍성함은 단순한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 그리고 미래를 향한 배려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먹거리의 가치는 학교급식에도 고스란히 이어져야 합니다. 하루 세 끼 중 최소 한 끼 이상을 책임지는 학교급식은 단순히 아이들의 배를 채우는 제도가 아닙니다. 급식은 곧 교육이며,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방패이자 지역사회와 농업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민··정이 함께 20여 년간 쌓아온 경기도의 성과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친환경 무상급식을 도입하고 확산시켰습니다. 2004년 경기도 최초 주민발의로 학교급식지원조례를 제정하고 20여 년간 친환경 무상급식을 선도하며 전국적 모범이 되어 왔습니다. 이는 학부모, 시민사회단체, 생산자, 그리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함께 만들어온 협치의 결실이었습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고, 지역 농민의 친환경 농업을 지지하며, 먹거리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사회적 약속이었습니다.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농민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했고, 학부모에게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건강한 먹거리가 무엇인지 배우며 자라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협치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제도를 만들고 보완하며 오늘의 성과를 일궈낸 것입니다. 경기도의 사례는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지금은 국가 정책으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2024년 경기도 학교급식지원조례 주민발의 청구인 접수 기자회견

     

    흔들리는 아이들의 밥상, 왜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하는가?

    그런데, ‘학교급식은 갑자기 왜? 친환경무상급식 언제적 일인데...’ 하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최근 경기도에서 친환경무상급식을 지키기 위해 학부모들이 다시 거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유는 지난 724일 경기도교육청이 발송한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 개선 지침때문입니다. 방학을 앞두고 갑자기 내린 이 지침의 핵심은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시 품질보다는 가격을 중심으로 한 경쟁입찰 확대입니다. 이는 지난 20년간 만들어 온 친환경무상급식의 성과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투명성과 효율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가격 중심의 저가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저가 입찰은 필연적으로 식재료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지금까지 지켜온 안전성·친환경성·공공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대형 유통업체난 수입농산물이 학교 급식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큽니다. 결국 아이들의 건강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학교급식을 통해 유지되던 지역 농산물과 친환경 농업 생산 기반도 약화 될 가능성이 커져서 지속가능성이 후퇴될 것입니다.

    참고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합니다.

    영양선생님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급식은 단순히 가격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 몸에 들어가는 음식인데, 질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것이 가장 우선이지요. 저가 경쟁은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값싼 식재료를 먹게 할 겁니다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학교급식이 비용 절감 대상이 된다면, 우리 아이들의 밥상은 누가 지켜 줍니까?”

     

    지역 생산자들 또한 깊은 우려를 드러내며 고통스러워 합니다 학교급식이 있어야 농민들이 친환경 농사를 이어갈수 있습니. 그런데 이번 교육청 지침이 시행되면 안정적인 판로가 무너지고 더 이상 친환경 농업을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결국 농민도 아이들도 다 피해를 보게 됩니다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합니다. 학교급식은 단순히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지켜내는 공공정책이라는 것입니다.

     

    추석 밥상과 학교급식의 교훈

    추석 명절, 우리가 차리는 밥상을 떠올려 봅니다. 만약 우리의 명절 밥상이 값싼 수입쌀 송편, 제철도 아닌 장거리 운송된 수입 과일,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채소로 채워진다면 그 밥상을 과연 진정한 풍성함이라 할 수 있을까요?

     

    추석의 의미는 값싼 먹거리의 양적 풍성함이 아니라 정성으로 지켜온 건강한 밥상에 있습니다. 학교 급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의 급식은 예산 효율성으로만 따질 수 없는,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입니다. 때문에 비용 절감이 아니라, 학생 건강과 먹거리 안전, 지역 농업과 환경 보전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지침은 단순히 조달방식을 바꾸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식탁을 값싼 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가 힘들게 일궈온 공공성과 협치의 성과를 무너뜨리는 결정입니다.

     

    친환경무상급식 지키기! 10만 서명운동에 함께 해 주세요

    지난 724일 경기도교육청 공문 시행 이후 725일에 경기먹거리연대 활동가 워크숍에서 상황을 공유하고 경기지역 주요시민사회단체와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85일에는 5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학생 먹거리 안전 위협, 친환경 급식 공공성 훼손하는 경기도교육청 식재료 저가 경쟁입찰 체제 도입 저지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그동안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교육기획위원회, 농정해양위원회 위원을 비롯한 수 많은 도의원들과 면담을 통해 도교육청 구매방식 개선 지침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87일 도교육청 규탄 기자회견 및 김동연 경기도지사 면담, 이후 813일에는 도지사와 함께 친환경농산물 생산-소비 소통프로그램 현장 방문도 진행했습니다.

     

    87일 도교육청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에 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은 지침 보류를 발표했으나, 이후 공대위 공식 면담 요구와 지침 완전 철회 요구에는 묵묵부답입니다. 때문에 821일 도교육청앞에서 1,300여명이 모여 대규모 도민대회를 개최하였으며 917일 기자회견을 통해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1031일까지 학교급식 식재료 저가 경쟁 부추기는 경기도교육청 지침 완전 철회, 친환경무상학교급식 안정적 운영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11월 서명 결과를 모아 경기도교육청과 관계기관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친환경무상급식을 지키는 작은 실천, 10만 서명운동에 함께 해 주세요

    8월 21일 도교육청규탄 도민대회

    8월 7일 경기도지사 면담

     

    풍성한 명절 밥상의 행복을 학교급식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다가오는 추석,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아이들의 밥상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풍성한 명절 밥상에서 느끼는 행복이 아이들의 학교급식에도 이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미래 세대이자 우리 사회의 희망입니다. 그들의 밥상이 곧 우리의 내일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지침을 완전히 철회해야 합니다. 급식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위한 조건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절차적 효율성이나 예산 절감이 아니라, 학생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교육청이 진정으로 교육기관이라면,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위한 조건을 지켜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9월 7일 10만인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

     

    올 추석, 우리 밥상에 차려지는 풍성한 먹거리처럼, 아이들의 급식에도 건강과 안전,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가 담기기를 소망합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밥상을 지키는 일은 곧 공동체를 지키는 일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이 교훈을 다시 새겨,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미래 세대와의 약속을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내는 길에, 우리 모두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모두에게 희망과 웃음이 가득한,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해요] 경기도교육청 지침 완전 철회, 친환경학교무상급식 안정적 운영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

    https://answer.moaform.com/answers/WaLp2Q

    *경기도민이 아니어도 누구나 서명 참여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앞장서 친환경무상급식을 추진해왔고, 이는 학생과 학부모•농민•지역사회가 함께 일궈온 소중한 성과입니다. 

    모두의 노력으로 발전 시켜온 친환경학교무상급식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무너뜨리는 경기도교육청의 독단적 결정이 완전 철회되고,

    학생들의 안전한 밥상이 공고히 지켜질 수 있도록 함께 촉구해주세요.

     

    ▶️10만 서명용지 전달: 11월. 경기도교육청,경기도청,경기도의회에 공개 전달

    ▶️서명운동 후속: 11월. 2026년 친환경학교무상급식 안정적 운영 방안 공개토론회

     

     
    [기획] 친환경 무상급식, 함께 지켜요!!
    경기먹거리연대 박미진 공동대표

    조회수 812

    2025-09-29
  • 함께 사는 즐거움을 알리고, 더 나은 삶을 상상하며

    나이 듦의 지혜를 배워가고 있는 사회주택 활동가, 김수동(탄탄주택협동조합 이사장)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잃는 경제적 문제를 넘어 한 개인의 삶 전체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재난과 같다. 안식처여야 할 집은 불안과 공포의 공간으로 변한다.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고, 직장 생활이나 학업 등 기본적인 일상조차 유지하기 어렵다.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 소박하게 꿈꾸던 모든 미래 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삶은 오직 사기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법적 싸움으로만 채워진다. 이는 곧바로 정신적 파멸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은 극심한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이 생겨 대인관계마저 단절된다. 가장 힘든 것은 '네가 부주의해서 당한 것 아니냐'는 식의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적 시선이다. 도움과 위로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피해자들은 깊은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사기꾼을 잡고 피해를 복구하는 모든 과정을 오롯이 피해자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이들을 더욱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경기도의 피해현황

    20256월 말 기준으로 전세사기피해지원 특별법상 피해 사실이 인정된 피해자는 총 3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경기도 거주자가 6,657명으로 전국 두 번째로 많다. 20~30대 청년층 피해자가 75%를 차지한다. 20246월부터 20259월까지 약 14개월간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액은 6,664억 원에 달하며, 주로 수원, 화성, 부천, 안산, 용인 등 청년층 주거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의 주요 대규모 전세사기 사례로는 화성 동탄 오피스텔 사기와 수원 다세대주택 사기 사건이 있다. 화성 동탄 사건에서는 임대인 부부가 오피스텔 268채를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여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했으며, 145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수원에서는 한 임대인 일가족이 수백 건의 피해를 입히고 잠적하여 150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이들 사건 모두 사회초년생 등 젊은 층이 주요 피해자였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의 탄생

    2023년 초 경기도 화성 동탄 지역에서 대규모 오피스텔 전세사기 사건이 터졌을 때도 막막한 현실 앞에서 피해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외롭고 고립된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화성동탄 전세사기' 167명에 214억 가로채무더기 재판행(출처 : 경기일보)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629580294

     

    하지만 절망의 자리에 주저앉는 대신 함께 손을 잡고 연대와 협력으로 맞서 보자고 나선 이들이 있었다. ()한국사회주택협회가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피해를 치유하는 모델을 제안했고, 여기에 21명의 피해 당사자와 7명의 사회주택 활동가들이 마음을 모았다. 2023512, ‘피해자는 약자라는 통념을 깨고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는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고립된 싸움이 아닌 함께 일어서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총회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세사기 피해자는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 사회에 대한 불신,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크다. 그래서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하는 일을 우리는 단순한 피해 '보상'이 아닌 '치유'라 부른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계약한 오피스텔을 가해자로부터 인수했다. 인수한 주택을 10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임대주택 사업자가 되었다. 다음으로 조합은 조합원들과 시세 90% 이하(HUG 보증보험 가입 기준)로 임대차 계약을 새로이 체결한다. 그리고 10%는 협동조합 출자금으로 약정한다. 이후 장기저리인내자금1)을 조달하여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고, 월세 수익으로 이익잉여금2)을 누적하여 출자금 반환자금을 마련하는 사업모델이다. 조합원들은 역전세가 발생한 만큼 일부 손실(6.5%)을 감수해야 했지만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하거나 필요시 보증금을 반환받아 퇴거할 수 있었다.

     

    가시밭길을 걷다: 공공의 외면과 불신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길은 이름과 달리 결코 탄탄하지 않았다.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어려움은 서로 믿고 협력해야 할 공공 부문의 차가운 외면과 불신이었다.

     

    경기도 정책자금 연계가 무산되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을 거절했다. 심지어 일부 공공 인사는 사회주택 활동가들을 보조금 헌터라 음해했고, 공공의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조차 탄탄주택협동조합에 대해 부정적인 상담으로 일관했다. 이에 불안을 느낀 한 조합원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3)을 신청했고, 법원은 해당 여부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수용하여 결과적으로 조합이 임차보증금 미반환 가해자 처지가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조합은 오피스텔 인수 과정에서 14천만원이 넘는 취등록세를 국가에 고스란히 내야 했다.

     

    이처럼 제도의 사각지대와 거버넌스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의 여정은 더욱 고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난관은 보증금 반환을 위한 자금 마련이다. 경기도의 공익 목적 정책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실무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이 부각되어 결과적으로 무산되었다. 가능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다행히 우리의 진심은 시민사회의 공감과 함께 사회적 연대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사회적금융 지원,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지역 신협의 협동금융 지원, 그리고 뜻을 함께한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기부와 자문이 더해져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불가능해 보였던 길을 열 수 있었다.

     

    마음치유 100% : 신뢰와 희망의 회복

    설립 2년 만에 탄탄주택협동조합이 이뤄낸 피해 회복률 93.57%는 정부의 특별법은 물론 그 어떤 다른 대안보다 빠르고 실효성 있는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경제적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치유사회의 신뢰 회복이다.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 조합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낯설고 쉽지 않았는데이번 일로, 아직 우리 사회에 누군가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언젠가 받은 마음을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항상 마음 한편에 같은 상처를 받은 분들이 함께 힘내고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우리에게 마음을 전했다.

     

    사회적경제박람회 수상 모습

     

    이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을 넘어, 사회적 재난으로 무너졌던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온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치유의 과정이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조합은 '2024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남은 과제와 새로운 시작

    탄탄주택협동조합의 성공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소중한 경험이 더 널리 확산되고 제2, 3의 탄탄주택협동조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성과공유회 및 전세 대책 토론회

     

    무엇보다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을 폄훼하고 불신하기보다, 공공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거버넌스의 복원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협동조합의 활동을 뒷받침할 장기저리의 공급자 금융과 취등록세 등 세제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겪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 상실, 노동력 손실 등 깊은 내상을 지속적으로 보듬는 사회적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사회적 재난 앞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 그러나 함께일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희망의 증거이다. 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더 많은 연대를 이끌어 내고,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돌이켜보면, 공공의 외면과 불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던 그 막막했던 시간에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며,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기관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렇게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주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 감사드립니다.

     


    1) 장기간 낮은 금리로 빌려줄 수 있으며, 투자자가 단기 수익보다 사회적 가치나 장기 성장을 목표로 기다려주는 성격의 자금

    2) 기업의 순이익 중 배당금이나 자본전입 등으로 주주에게 분배되지 않고 회사 내에 유보된 누적액

    3) 주택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임차인이 법원에 신청하여 임차권 등기를 마치는 제도. 이 등기를 통해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음.

     
     
     
     
    [기획] 전세사기 걱정 없는 "탄탄"한 집을 향해!
    탄탄주택협동조합 김수동 이사장

    조회수 923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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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알려진 것 같지만 잘 모를 수 있는 곳 연천. 연천을 보면 대한민국 생태계를 알 수 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데요. 특히 잘 보존된 습지에 많은 동·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높은 생물 다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 보존 가치에 주목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연천 환경 보호를 위한 2차 포럼을 개최하였는데요. 그 현장을 다녀와 봤습니다!
     
     
    지속가능한 연천군 자연 생태계를 위한 포럼이 "연천의 생태 보전 시민과학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연천의 생태 보전 시민 과학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포럼은 연천희망네트워크와 협력하여 개최됐습니다. 연천 자연 생태 보전에 관심 있는 주민, 공익활동가, 전문가 등이 자리해 주셨고 전문가들의 패널 토크와 시민과 함께하는 플로어 토크로 진행됐습니다. 사회는 강신호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께서 담당하셨습니다.
     
     
    패널 토크
     
    1. 오창길 (사단법인 자연의 벗)
     
     
    사단법인 자연의 벗 오창길 이사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기조 강연으로 오창길 사단법인 자연의 벗 이사장은 “생태 보전을 위한 시민 참여 사례”를 보여주었는데요. 일본과 한국의 예시를 주로 소개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일본 사례로 이시카와 현의 '제비 프로젝트'가 있는데요. 매년 5월 10일 ~ 16일에 시행되는 애조(愛鳥) 주간에 초등학생들이 줄어드는 제비를 조사하며 새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활동입니다. 또한 이즈미시의 두루미 보호 활동도 있는데요. 이즈미 시립 소우 중학교 '두루미 클럽(두루미 보호단)'이 생겨 1997년부터 28년 연속 1만 마리 이상의 두루미가 도래하는 성과를 냈습니다.1)
     
    우리나라에서는 사단법인 자연의 벗에서 진행하는 '독수리하늘길 지키기' 운동이 있는데요. 독수리는 과도한 방목/도시화, 농약 중독, 송전선 충돌 등으로 인해 멸종 위기종이 됐습니다. 따라서 먹이 주기, 독수리 포럼, 독수리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통해 독수리를 보호하고 있고 1,000마리의 독수리들이 증가해 도래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다거북 놀당갑서'라는 활동도 하고 있는데요. 제주 해안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인공조명, 사람이 파놓은 모래 등의 원인으로 바다거북이 산란하지 않거나 폐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녀와 에코 다이버의 바다거북 모니터링/수중 청소, 산란지 조사/보호 조례 제정 추진, 빛 공해 저감 등을 통해 바다거북이 돌아오게끔 하고 있습니다.
     
     
     
    2. 이강협 (국립수목원 전문 연구원)
     
    국립수목원 이강협 전문 연구원이 패널로 참여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다음은 이강협 국립수목원 전문 연구원이 “연천의 습지식물과 습지 생태환경 보전의 중요성”에 관하여 강연해 주었습니다. 습지의 주요 기능인 수질정화, 영양분과 먹이 공급, 기후 조절 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통현리 습지를 중심으로 연천이 지닌 소중한 자연자산에 주목하였습니다.
     
    연천의 습지는 임진강 주변의 하천형 습지, 산지습지, 은대리 습지 등 생물 다양성이 높은 곳이 많은데요. 특히 통현리 습지는 군 훈련장으로 사용돼 일부 매립되기도 했지만 멸종 위기 생물종이 다수 확인되며 보호 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높은 시민의 관심과 지속적인 관찰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과거 제주 비자림의 경우 50년 된 삼나무를 베고 왕복 4차로 구역으로 확장하면서 생태계 무너짐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과 시민 단체들이 있었는데요. 당시 등장한 문제 중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관련 법의 한계, 개발 위주 정책 등과 함께 시민들의 부족한 생태 지식도 안타까웠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연천에서도 습지 서식 생물종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무엇보다 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였습니다.
     
     
    cf) 연천 자연환경의 높은 가치로 인해 유네스코 다중 지정 지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부탁드립니다.
     
     
    플로어 토크
     
    강연 후 플로어 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다음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플로어 토크가 진행됐습니다. 이강협, 오창길 전문가와 함께 얘기한 주요 질문을 정리해 Q&A 형식으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1. 연천 생태 보존을 위해 지자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강협) 행정 기관이 보는 자연은 이용 수단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힘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창길)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처럼 중간 조직이나 행정 지원조직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은 핵심 지역 주민을 만나 지역 문제, 환경 운동, 특히 행정에 관심이 많은 분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연천의 관광 유치, 생태 교육, 인식 개선 등의 목표를 총체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까요?
    이강협) 지역 주민들이 제일 사랑하는 종과 지식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가능합니다.
    오창길) 연천은 DMZ를 주축으로 생태 관광을 핵심 사업으로 해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들 대상의 환경축제와 같은 생태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숙박 형태를 통해 현장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연천만의 한정판 굿즈 사업 등도 좋은 예시가 될 것 같습니다.
     
    3. 임진강 평화습지원과 댑싸리 공원의 가치는 어느 정도 되나요?
    이강협) 생태 관광 효과 면에서 좋지만 주변 경관과 생태계를 해치는 요소가 발생한다면 걱정됩니다. 따라서 지역 구성원이 생태 지식을 쌓고 소통해야 균형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4. 일본의 제비 프로젝트를 보면 전체주의적 시각으로 강제적인 환경 교육을 실시하는 거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오창길) 환경 교육은 생존 교육입니다. 우리도 의무 교육인데 교육청/시민 단체/환경부 모두 사업의 전후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제비 프로젝트가 지역의 전통이 됐고 일본 학부모들이 희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래된 연구에서는 위인들 100명의 유일한 공통점이 도시에 강이 흐른다는 결과를 낸 적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
     
    5. 습지가 있다는 것과 습지로 지정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이강협) 지정 습지는 국가에서 관리합니다. 문제는 습지의 가치가 평가절하돼 전 세계적으로 매립된다는 점입니다. 예로 이탄습지는 온도가 낮아 물이끼가 식물들이 죽을 때 썩지 않고 쌓이게 해 타 생물의 서식지가 되고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해 기후 위기를 저해하고 있습니다. 작은 습지의 힘은 어마어마합니다.
     
    6. 연천의 시민 단체에서 지역 생태 자원을 알리고 교육하고자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시작할까요?
    이강협) 생물 사진전과 같은 문화·예술 활동을 제공해 보세요.
    오창길) 2020년대 이후 성공적인 환경 운동 사례로 ‘제로 웨이스트 숍’, ‘플라스틱 방앗간’ 사업을 들 수 있는데요. 플라스틱 방앗간은 5년간 3,000명의 참여 인원이 늘었습니다. 이처럼 연천도 두루미 사업을 고안해 보고 유료 진행 후 기금 조성을 통해 보존 활동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터뷰
     
    현장에 참석하신 공익활동가이자 지역 주민을 인터뷰한 내용을 Q&A 형식으로 요약하였습니다. 김00(새와 생명의 터), 김**(생태 세밀화가)분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1.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00) 몰랐던 생태 교육 활동을 알 수 있어 유익했고 관련 전문가랑 같이 연천의 멸종 위기식물을 탐구해 보는 활동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김**) 다른 사례들을 참고해 연천의 생태 보존의 방향성을 깨달은 것 같아요. 연천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의논을 모아서 뭔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연천 생태 보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김00)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어 기후 위기 등에 관심이 많다 보니 흥미를 가지게 됐습니다.
    김**) 생태계가 살아있는 연천이 좋고 생물을 그려 보존 활동을 알리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강(兩江)사계’ 전시도 현재 하고 있습니다.
     
    3. 주민으로서 연천의 생태 보존 현장의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요?
    김00) 장점: 좀 더 보존된 환경이 많아서 다양한 생물들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단점: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보존 활동과 정책으로 연결되는 점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연천군과 시민들의 관심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김**) 장점: 오늘과 같은 포럼들이 열려 연천 환경에 관심이 많아질 때 좋습니다.
    단점: 쓰레기 매립지, 댐 등의 시설들이 들어올 때 속상합니다.
    따라서 시민들은 힘을 키우고 연천군은 지역 홍보에만 집중하지 말고 본질적인 자연 보존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오늘 이후로 환경 운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됐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무엇을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00) 네. 우리 지역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 우리 주변에 무엇이 살고 있고 문제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환경의 가치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5. 향후 연천 환경 보존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
    김00) 사진을 많이 찍어서 생태계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싶어요.
    김**) 아무리 사소해도 꾸준히 ‘같이’하는 시민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6. 정부/지자체/시민 사회가 어떻게 연계해야 공익활동이 활성화될까요?
    김00) 토론회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이후 일방적이지 않고 서로 맞춰가는 정책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김**) 정부: 방향성을 올바르게 제시해야 합니다.
    지자체: 개인적으로 철원의 ‘여성 농업인을 위한 생태 세밀학’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지자체의 공무원들이 주민들에게 열린 환경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 정부의 정책 실현에 관심을 가지고 올바르게 집행될 수 있도록 바탕을 제공해야 합니다.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포럼이 끝난 후 바라본 강연 무대 위에 설치한 친환경 생분해 현수막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사소한 물건 하나까지도 환경 보호 활동으로 승화한 센터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처럼 센터는 올해 추가 원탁토론회를 열어 구체적인 연천군 생태 보전 방안을 마련하는 장기 마라톤을 펼칠 예정인데요. 39명의 지속 가능한 연천의 자연을 바라는 소원이 먼발치의 꿈이 아닌 발치의 꿈으로 이뤄지길 바라겠습니다.
    
     
     
     

     
    [현장스케치] 대한민국 생태계의 보고, 연천을 잘 알고 계시나요?
    초스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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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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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구미 건설현장 온열질환 산재 사망, 진상규명·재발방재대책 촉구 기자회견'사진 / 출처: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2025년 7월 7일, 경북 구미시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20대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쓰러져 끝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구미 지역에는 35도를 웃도는 폭염 특보가 발효되어 있었으며, 체감온도는 40도를 넘는 등 매우 위험한 작업 환경이었습니다. 사망한 노동자는 낮 1시 이후 작업을 중단한 한국인 노동자들과 달리 오후 4시까지 작업을 지속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는 작업 도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동료들이 신고해 119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병원 이송 도중 사망하였습니다. 병원 측은 체온이 40.2도에 달했으며, 급성 온열질환으로 인한 심장 쇼크와 호흡 곤란이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산재 사고를 넘어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인권 사각지대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장은 '폭염 시 야외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의 지침을 일부 이행했지만,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이를 철저히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내국인 노동자와의 작업 시간 차별이 있었고, 현장에서 냉방 장비나 충분한 휴식처 등 기본적인 보호 장비도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 노동자는 고용허가제 하에 단기계약으로 체류 중이었으며, 한국어 소통이 어려워 작업 지시나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폭염 경보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나 사업주는 그에게 제대로 된 휴식이나 대체 작업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노동계에서는 이를 명백한 인권 침해 사례로 보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이주노동자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소모품'처럼 다뤄지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건설업, 농축산업, 제조업 등 고위험 분야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낮은 임금, 장시간 노동, 안전장비 부족, 언어 장벽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이는 온열질환이나 안전사고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노동시간·환경 기준을 국내 노동자와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며, 특히 재난 상황에서는 이들의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동계 또한 “사업장 변경 제한 등 구조적인 억압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 한,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단순히 폭염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제도적·구조적 차별 속에서 이주노동자의 생명이 방치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과 현장 점검 강화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 이동노동자 인권 증진을 위한 주요 정책
     
    가. 이주노동자 인권 보장 정책토론회
    2025년 7월 17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와 전남노동권익센터는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주노동자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전국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특히 ‘사업장 변경 제한 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이 집중 조명되었습니다. 한국의 고용허가제 하에서 이주노동자는 원칙적으로 사업장을 변경할 수 없으며, 이는 ILO(국제노동기구)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반복적으로 지적해 온 문제입니다. 발제자들은 이러한 제도가 이주노동자를 ‘사업주에게 종속된 신분’으로 만들며, 강제노동과 다름없는 현실을 초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주노동자의 여권을 압수하거나, 이직을 막기 위해 협박·감금을 동반한 사례들이 현장 사례로 공유되었고, 이는 명백한 국제 인권 기준 위반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법적·제도적 개선안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주노동자를 단순노동력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실질적 보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나. 지역 참여형 권익 증진 사업
    경기도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는 2025년 ‘지역 참여형 이주노동자 권익증진 사업’을 통해 이동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정착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민간단체, 노동조합, 이주 단체 등 지역사회 주체들과 협력하여 이주노동자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경기도는 특히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에 ‘현장 상담소’를 운영하여 노동권 침해 사례를 직접 접수하고, 전문 상담사와 통역사를 배치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 안정성 강화, 산재 처리 지원, 의료 지원, 주거 안전점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해당 사업은 중앙정부의 정책과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지역 현실에 맞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특히 공공기관의 접근성이 낮은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포괄적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 전국 단위 요구안 및 연대 활동
    2025년 5월 노동절을 전후해, 이주노동자 단체들과 민주노총은 공동으로 ‘이주노동자 10대 정책 요구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요구안은 현재 이주노동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포괄적으로 반영하며, 실질적인 제도 개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주요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 임금 체불 방지 및 강제 송금 폐지, 안전한 기숙사 제공, 산업안전 규정의 실효성 확보, 체류권 보장 및 추방 위협 중단, 이주노동자 전담 상담소 확충, 모국어 통역 시스템 구축, 폭력·성희롱 피해자 보호 체계 마련, 노동조합 가입 권리 보장, 공공의료 접근성 확대 등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이 같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대규모 집회, 캠페인, 국제 연대 활동도 벌이고 있으며,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 인권이사회에도 관련 실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과의 연대는 이주노동자 이슈를 ‘주류 노동운동’의 핵심 의제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의 관심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정부·지자체 대책
     
    가. 고용노동부 폭염 안전 특별대책반 운영
    2025년 7월 9일, 고용노동부는 여름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됨에 따라 건설업·물류업·조선업 등 야외 고위험 사업장을 대상으로 ‘폭염 안전 특별대책반’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기후 변화로 인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극심한 더위와, 이로 인한 온열질환 사고가 우려되면서 마련된 조치입니다. 특별대책반은 전국 주요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2시간마다 최소 20분 이상 휴식”과 같은 기본 안전 수칙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감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침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폭염 시 근로자 건강보호 지침’에 근거한 것으로, 실외 노동자들의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열사병 등의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또한, 대책반은 33도 이상 기온이 지속될 경우 적용되는 ‘폭염특별안전관리지침’의 준수 여부를 중점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 지침은 고온 시 작업시간 단축, 냉방 휴게시설 제공, 작업장 내 냉방장비 운영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이행 시 과태료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됩니다. 아울러,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질식 재해 가능성도 동시에 점검하고 있어, 폭염 외 위험요소에 대한 복합적 대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 예산 및 물품 지원 확대
    정부는 폭염 대응을 위한 현장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도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기존의 폭염 대응 예산 200억 원에 더해, 2025년에는 추가로 150억 원을 확보하여 총 35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을 우선 대상으로 하여 이동식 에어컨, 제빙기, 산업용 선풍기 등 폭염 대응 장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장비는 7월 말까지 각 현장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또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원콜(One-Call)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요청 시 현장에 필요한 안전장비를 신속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단순한 장비 제공을 넘어, 산소·가스 측정기, 환기 시스템, 개인 호흡보호구 등 현장 특성에 따른 맞춤형 안전장비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아울러 산업안전공단은 이동노동자, 이주노동자 등 폭염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동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우선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작업 특성과 건강 상태를 고려한 폭염 대응 매뉴얼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대응은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산업안전 체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성
     
    그렇다면 앞으로 더 무더워질 날씨에 발맞추어 이동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바뀌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2025년 여름, 경북 구미에서 이주노동자가 폭염 중 사망한 사건은 단순한 산재가 아닌, 한국 노동 현장의 구조적 차별과 인권 부재를 드러낸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고용노동부의 특별대책반 운영, 폭염 장비 지원 확대 등 다각적인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제도 변화는 미비합니다. 특히 이주노동자와 이동노동자는 고용형태나 체류 신분에 따라 폭염에도 차별적 처우를 받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단순한 관리 부실이 아닌 인권의 문제입니다.
     
    우선적으로, 폭염 고위험 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현재의 폭염 지침은 권고 수준에 불과하여, 사용자의 자율에 맡겨지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이를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에 명시하고, 일정 온도 이상에서는 의무적인 작업 중지와 냉방 휴식 제공을 법적으로 강제해야 합니다. 플랫폼 노동자와 여성 이주노동자처럼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도 포함한 법적 보호의 범위 확대가 필요합니다.
     
    둘째, 현장 인권 감시 체계의 실질화가 요구됩니다. 노동 감독관의 인원 및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특히 이주노동자 밀집 사업장에는 외국어 통역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상시 투입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노동자 본인의 참여가 보장된 작업환경 감시 체계를 도입하여, 일방적 점검이 아닌 협력형 안전 관리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고용허가제를 비롯한 제도 개혁을 통해 이주노동자 인권보호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사업장 변경 제한은 이주노동자를 ‘신분 종속’ 상태로 몰아넣는 구조로, ILO 협약과 국제 인권 기준에 어긋납니다. 체류권 보장, 자유로운 직장 이동, 폭력·착취 피해자 보호 체계 마련 등 실질적인 권리 보장이 이뤄져야 하며, 이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국가 차원의 기구 마련도 시급합니다.
     
    넷째, 온열질환 대응 인프라의 지속적 확충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생수나 제빙기 제공을 넘어, 이동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접근 가능한 ‘휴식처’, ‘그늘막’, ‘응급의료체계’ 등을 공공 인프라로 확보해야 합니다. 서울시의 생수 나눔 캠페인처럼 지역 특화 대응도 중요하지만,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준과 예산 지원 체계가 병행되어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폭염 대응 논의는 기후 위기 시대 노동권 보호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건강은 생명’이라는 원칙 아래, 단기적인 재난 대응을 넘어서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산업안전 기준과 노동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의 관점에서 기후정책과 노동정책을 통합하는 접근이 요구됩니다. 더 이상 이주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적 개혁과 인권 중심의 정책 설계가 절실합니다.
    

     

     

    “일하다 죽었다”…노동자에게 여름은 왜 더 치명적인가
    주야

    조회수 13304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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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영화 "풀"은 공익적 목적으로 부천시민을 대상으로 상영된 작품으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마을공동체 한미모(구 함미모)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협력하여 기획했다. 상영은 2025년 6월 16일 오후 2시, 부천시문화재단 6층 부천미디어센터 스튜디오실에서 진행되었으며, 이후 토론회, 감상평 나누기, 시민기자단의 현장 취재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었다.
     
     
     
    복사골 부천문화재단(왼),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안내판(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한미모 이상하 대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국제영화제로, 부천을 포함한 경기도 지역에서 다양한 상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DMZ Docs가 독립영화 “풀”의 상영 권한을 제공하고, 영화제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부천시민과의 소통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경기마을공동체 미디어연대(미디어연대)는 마을공동체와 미디어 단체의 연합체로, 마을 공동체 한미모(구 함미모)등 지역 주민 조직과 협력하여 영화 상영회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했다.
     
    마을 공동체 한미모는 주민 자율적으로 모인 모임으로, 영화 상영 현장에서 주민 참여를 촉진하고, 상영 후 토론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한미모 이상하 대표는 “이 영화를 통해 부천시민들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다양한 삶의 모습과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마을 공동체와의 연계를 통해 영화의 메시지가 지역사회에 더 깊이 전달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이번 독립영화 상영 후에도 지속적인 상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하였다.
     
     
    '풀' 영화 포스터 / 출처: 한미모
     
     
    이수정 감독의 영화 “풀”은 마리화나, 헴프, 대마초, 위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삼속 식물을 다룬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이다. 비무장지대에 땅을 빌려 대마씨를 뿌리고 재배한 뒤, 삼줄기는 사용하되 잎은 모두 매립한다는 조건으로 재배 허가를 받은 사례를 중심으로, 생태·산업·건강 분야에서 대마가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로 전개된다.
     
    그리고 프로그램은 크게 영화 상영, 상영 후 토론회, 감상평 나누기, 시민기자단 현장 취재 등으로 구성되었다.
     
    참여 시민들은 “영화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 “어릴 적 살던 고향의 추억과 ’삼‘이라는 풀에 기억이 되살아 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사회 이슈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 “이웃과 함께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경험이 매우 소중했다”, “마을 공동체와 함께하는 문화행사가 지역사회에 활력을 준다”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강경태 감독은 “이수정 감독은 특정한 문제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옳고 그름의 판단이 아니라 동의와 비동의를 통해 바라보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라며, “ 금지와 불법, 사실과 설득 사이의 괴리는 현실 속 다양한 사람들의 접근 방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있으며, 그 모든 목소리가 반드시 하나의 결론으로 모아지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부천시민 발언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마을미디어연대 이득규 pd(왼), 강경태 감독(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프로그램 진행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프로그램에는 평균 35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만족도 조사 결과 70% 이상이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응답했다. 참여자들은 영화의 질, 상영 환경, 토론회 등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 보통 이상의 평가를 내렸다.
     
    이번 영화 상영은 부천시민들에게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확장하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다양한 삶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마을 공동체와의 연계는 영화의 메시지를 지역사회에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복사골 부천시문화재단,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기마을공동체 미디어연대, 마을 공동체 한미모는 각자의 역할과 협업을 통해 독립영화 “풀” 상영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부천시민의 문화적 역량과 공동체 의식을 크게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도 마을 공동체와의 협력, 시민 참여 확대, 공공 공간의 문화적 활용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 예술 활성화와 공동체 의식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을 느끼는 현장이었다.
    

     
     
     
    독립영화‘풀’ PULL하다.
    럭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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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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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4월 4일 탄핵이 선고된 이후 약 2개월의 짧고도 긴 국정 공백기의 마침표가 찍혔는데요. 무엇보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이라는 정치적 긴장과 혼란 속 이루어진 선거라는 점에서 국민과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동시에 법사위 청문회,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대선 후보별 유세 발언 등의 중대 국면에 이례적인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기도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는 최종 투표율 79.4%를 기록하며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였습니다.1) 이에 대한민국 정치사의 중요한 분기점에서 뜨겁고도 무거웠던 민심이 표현된 선거 현장을 돌아보며 오늘날 민주주의에 대하여 고찰해 보았습니다.
     
     
     
    (왼) 사전 투표소, (오) 본 투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 양주시 옥정 2동의 5월 30일 사전 투표소와 6월 3일 본 투표소를 방문하였습니다. 에디터도 먼저 투표에 참여한 후 13명의 시민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민주주의를 학습한 세대부터 민주주의를 쟁취해 온 세대를 포함하는 20~70대 시민을 아우르며 폭넓고 균형 잡힌 정치 참여에 대한 시각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이후 세대 흐름을 고려해 2·30, 4·50, 6·70대로 연령층을 묶은 후 각 세대별 인식을 비춰 볼 수 있는 세 분을 중심으로 정치에 대한 인식, 민주주의의 의미, 선거의 상징성 등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을 기록하였습니다. 
     
     
    ※ 다음의 인터뷰는 녹음을 기반으로 가명을 사용해 정리하였고, 발언의 취지는 유지한 채 표현 방식만 다듬거나 편집자 판단에 따라 주요 발언을 인용해 재구성했습니다.
     
     
    1. 이전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를 치르고 느낀 소감은 어떠셨나요?
    (이공익.25세) - 유권자들이 후보 공약의 중요성을 덜 느낀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로 제 또래들이 생각보다 후보 공약에 집중하지 않고 인터넷 여론에 치중을 많이 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또한 혐오를 드러내는 행동들이 보일 때마다 안타까웠습니다.
    (최미연.42세) -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기에, 무언가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민수.60세) - 지금의 정치적 혼란을 투표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2. 매번 선거에 임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시나요?
    (이공익.25세) - 내 소중한 한 표가 어떻게 될지 몰라도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기에 반드시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이 참정권을 가지게 된 지 얼마 안 됐기에 여성분들이 투표에 활발히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최미연.42세) - 자식들과 미래를 위한 마음으로 늘 투표에 임했습니다.
    (강민수.60세) - 이전에는 잘하는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고, 혹여 아니더라도 맞춰가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지금은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3. 사전투표 첫날의 투표율이 19.5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만큼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세상을 꿈꾸며 투표에 참여하셨나요?
    (이공익.25세) -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의사 표현하며 특히 여자나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들이 안전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투표하였습니다.
    (최미연.42세) - 우리 사회가 가짜 뉴스도 많고 색깔론으로 너무 나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사라지고 정치적 갈등이 해소됐으면 좋겠습니다.
    (강민수.60세) - 부모 세대보다는 우리 후 세대들이 살만한 세상을 꿈꾸며 투표하였습니다. 저는 87항쟁의 주역이었습니다. 과거의 민주화운동을 통해 사회가 진보한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한편, 12월 3일 이후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을 깊이 성찰하며 투표에 참여하였습니다.
     
    4.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광장에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이를 보면서 느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평가해 주실 수 있나요?
    (이공익.25세) -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집회에 참석한 경험이 있습니다. 광장에 모인 각각의 시민들에게 어려운 결정일 수도 있는데 국민으로서 당연하게 나서야 한다는 태도가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이 없으면 나라도 없는 거니까요!
    (최미연.42세) - 놀랄 정도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에 대한 자긍심이 솟기도 하였습니다.
    (강민수.60세) - 100점 이상입니다. 뒤에 서서 지켜보는 것이 아닌 누구나 나서서 민의를 전달하는 참여 민주주의를 직접 하고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또한 이를 표현하는 것이 비폭력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며 선진화된 민주주의 의식의 가치가 실현되는 현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5. 20/40/60대 시민의 관점에서 민주주의와 투표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공익.25세) - 20대는 투표를 처음 하거나 몇 번 경험한 세대입니다. 민주주의 제도를 통해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더욱 가지거나 혐오 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미연.42세) - 투표는 국민이 최대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고 전반적으로 언행일치가 되는 후보들이 당선되는 것에서 제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민수.60세) - 사실 민주주의를 완전히 구현하는 표현 방식은 한계도 존재할 수 있기에 가장 필요한 것이 투표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이런 수단이 작동이 잘 안될 때 광장에 나가서 목소리를 낼 수도 있죠.
     
    6. 민주시민이 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태도나 행동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공익.25세) -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혐오를 접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미연.42세) - 지역감정을 버리고 젊은 세대들을 생각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민수.60세) - 뜻이 다른 상대의 의견도 들어주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약속입니다. 약속을 어긴다는 것은 정치적 혼란을 만듭니다. 시민과 정치세력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이 나라의 시스템을 움직이는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7.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나 공공기관들도 어떤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공익.25세) - 용기 내서 말하지 못하는 민의를 모아서 전달하는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관련 시민 운동을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특히 시민단체가 젊은 세대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인터넷으로 홍보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최미연.42세) - 국민을 대변하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관련 설문조사도 자주 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매체가 되길 바랍니다.
    (강민수.60세) - 우선 만들어진 목적에 충실해 적극 활동해야 합니다. 사회가 이를 원할 시 자연스레 융성시키고 원하지 않으면 저절로 쇠퇴하게 할 것입니다.
     
    8. 우리 사회가 국민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이공익.25세) - 서로 달라도 경청하고 수용하려는 태도와 정부, 지자체, 시민사회가 국민의 정치 참여도를 올릴 수 있게 가깝게 다가오길 바랍니다. 예로 학교에서 청소년이나 대학생에게 정부와 지역사회의 좋은 활동을 소개하거나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센터에서는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노력을 하길 바랍니다.
    (최미연.42세) - ‘소통’이 중요합니다. 특히 매일매일 소통한다는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민수.60세) - 과거 공직사회가 국민들의 1-10까지의 기본적인 요구를 해결했다면 현시대는 매우 복잡해 1.5, 3.75 등의 다양하고 세부적인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소외하지 않고 폭넓게 대변하는 조직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표하는 시민의 모습 / 출처 : Pixabay © geralt
     
     
    이번 선거는 단순히 대통령을 선출한다는 절차를 넘어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체감하고 참여하는지 여실히 보여준 시간이었습니다. 투표에 숨겨진 현장의 목소리는 정치가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일상의 선택과 행동에서 비롯됨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나아가 선거를 준비하며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스스로 다양한 사회적 의제와 정치적 담론을 형성하는 데 참여하며 온 오프라인에서 활발히 토의하고 연대하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를 집단적인 퍼포먼스와 상징으로 만들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승화했다는 것입니다. 바로 약 7개월간 펼쳐진 빛의 물결로 불린 ‘응원봉 집회’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등장한 독창적이고 자발적인 집회 형태는 단순히 즐기는 K-POP 문화가 아닌 비폭력·비 대립, 세대 통합, 시민 주체성 등의 가치를 전달하였습니다. 궁극적으로 정치적 위기 상황을 꺼지지 않는 LED와 풍자하는 피켓으로 극복하며 지속적인 주권 의지와 해학적인 면모를 선보였기에 큰 신선함을 주었습니다.
     
     
    ▶ 여의도 국회 응원봉 집회를 담아낸 일러스트 / 출처: AI 기반 도구를 활용해 제작
     
     
    기존 시민 주도 활동도 능동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전형적인 소셜 미디어 캠페인, 거리의 발언, 지역 커뮤니티의 활동 등이 이어졌고 우리 사회는 노동, 환경, 예술 등 시민사회의 다양한 요구들이 교류되고 발전하는 공론의 장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점차 이를 뛰어넘어 국민 청원과 고발장 제출, 헌법재판소 공개 변론의 국민 참여,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토론회 등 실제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신·구의 융복합적인 정치·문화적 현상은 일종의 ‘생활 민주주의’의 형태로 오늘날 민주주의를 탄생시켰습니다.
     
    투표함은 닫혔지만 민주주의는 계속됩니다. 제도적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스스로 민주 질서를 판단하고 느끼며 한 표를 행사하는 시민들을 목도하였습니다. 특히 개개인의 적극적 참여와 집단적 표현 문화는 향후 일종의 ‘감각의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몸소 실천하며 체득했던 민주적 경험은 선거 결과를 넘어 온몸의 감각으로 남아 후대에 전해지고 민주주의를 진화시키는 불씨가 돼 다가오는 시대에 깊은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민심은 물과 같아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방향을 잃은 배를 가라앉히기도 한다.” 다양한 시민들과 소통했던 2일간의 기록은 직접 대의민주주의를 체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습니다. 무엇보다 극단적인 정치 갈등 속 허무주의를 느끼기보다 작아 보이지만 막강한 힘을 가진 투표용지에 주권을 행사하는 시민들을 보며 민심의 무서움과 민주주의가 생생히 살아있어 작동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952년부터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직접 선출해 온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하지만 그 이후 민주주의의 정착 과정은 멀고도 험난했습니다. 2024년 12월 3일의 밤과 대통령 선거, 그리고 헌정질서의 의미와 민주주의의 방향에 대해 우리 역사는 어떤 평가를 할까요?
     
     
     
    ▶에디터의 투표 인증샷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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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초스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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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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