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담벼락을 넘는 일요일

/ⓒ에디터 윤작가
나는 '월담'이라는 이름을 그저 예쁜 은유쯤으로 생각했다. 담을 넘는다, 라니. 시적이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그 이름의 내력을 알고 나면 은유는 사라지고 구체적인 얼굴이 남는다.
반월시화공단노동조합 월담은 2013년,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권리찾기 모임'이라는 긴 이름으로 시작했다. 모임이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을 정식으로 얻은 건 2021년 10월이다. 8년이 걸렸다. 그 사이 이름은 짧아졌지만 무게는 더 무거워졌다. 담을 넘는다는 건, 공장과 공단 사이에 놓인 담벼락 하나를 넘는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개별 사업장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지역의 노동자들이 함께 서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반월·시화공단은 자동차 부품과 휴대전화 부품을 만드는 작은 공장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동네다. 전국에서 불법 파견과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곳이기도 하다. 노동자는 많은데 목소리는 작다. 사업장이 작을수록 노조를 만들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월담은 그 작음을 이유로 아무도 지켜주지 않던 자리에 들어가,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를 외치고, 원·하청의 사슬을 공론화하고, 안산과 시흥에 사는 노동자라면 누구든 들어올 수 있는 노동권 공부 모임을 꾸려왔다. 임금 협상만 하는 조직이 아니라, 인권이 지켜지는 동네를 만들겠다는 조직이라는 말은 그래서 과장이 아니다.

/ⓒ에디터 윤작가
-. 일요일에만 열리는 문
안산역 동측 공영주차장, 월담노조 사무실 안이었다. 그 안에 새로운 문 하나가 생겼다. 안산시흥이주노동자상담소, 2026년 5월 17일에 문을 연 곳이다.
안산과 시흥에는 16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산다. 반월·시화공단은 이들의 노동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구조다. 그런데도 많은 이주노동자는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비자, 정보 부족 속에서 인권을 침해당한다. 실제로 공단 노동자의 55.74%가 인권 침해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상담소는 이 숫자를 뒤에 두고 만들어진 공간이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월담노조, 이주노조, 경기이주평등연대가 뜻을 모았다.
이 상담소가 다정한 이유는 문을 여는 시간에 있다. 평일 오후에는 아무도 올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만 문을 연다. 그 세 시간 안에 노무사가 임금 체불과 산업재해와 부당해고를 상담하고, 변호사가 민형사상의 어려움을 듣고, 행정사가 체류 자격과 비자 문제를 함께 들여다본다. 홍보물은 14개 언어로 만들어졌다. 서울예대 노학연대모임 '불나비'의 학생들과 지역 시민들이 자원 활동가로 앉아 상담 기록을 돕는다. 거창한 말이 필요 없는 구조다. 그저 문을 열어놓고, 올 수 있는 시간에,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기다리는 것. 다정함도 이렇게 시스템으로 설계될 수 있다는 걸 나는 그 문 앞에서 새삼 생각했다.

/ⓒ에디터 윤작가
-. 광장의 손팻말들
2026년 5월 17일, 상담소 개소식보다 먼저, 광장에서는 집회가 있었다.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 주최한 migrant workers' rally였다.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하라, 강제노동을 철폐하라,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마이크를 타고 광장에 퍼졌다.
각국의 노동자들이 돌아가며 연대사를 했다. 발음은 저마다 달랐지만 문장의 결은 비슷했다. 어떤 이의 손에는 사진이 들려 있었다. 오물이 넘치는 이동식 화장실, 안전 장비없이 일하는 작업환경, 창문도 없는 비닐하우스 기숙사 방 사진이었다. 이동식 화장싱의 오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람도 있었다. 손팻말의 문장은 짧았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사업장 변경 자유 보장." 짧아서 오히려 무거운 문장들이었다.

/ⓒ에디터 윤작가
이 요구가 왜 이렇게 절박한지는, 상담소가 다뤘던 사례 하나를 알면 이해가 빨라진다. 개소식 후 바로 이루어진 첫 상담은 한 캄보디아 노동자가 회사 기숙사로 배달된 법원 서류를 제때 전달받지 못했다. 서류는 한국어로만 쓰여 있었다. 내용을 알 수 없으니 정식 재판을 청구할 기회조차 놓쳤고, 하마터면 강제 출국 위기까지 갈 뻔했다. 상담소는 정식재판 청구권을 되살리는 절차를 도왔다. 월담노조와 상담소는 이 문제를 개인의 불운으로 남겨두지 않고, 대법원 앞 기자회견을 통해 '약식명령서 모국어 번역 의무화'를 요구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광장의 손팻말과 상담소의 서류 한 장은, 알고 보면 같은 싸움의 다른 얼굴이었다.


/ⓒ에디터 윤작가
-. 담을 넘은 후에
리본을 당기는 순간의 박수는 크지 않았다. 대단한 세리머니도 없었다. 그러나 그 작은 문 너머에 노무사와 변호사와 행정사가 앉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는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안도감이었을 것이다.

/ⓒ에디터 윤작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손팻말의 문장들과 숫자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55.74퍼센트, 16만 명, 14개 언어, 일요일 오후 세 시간. 숫자는 차갑지만, 그 뒤에 놓인 얼굴들은 뜨거웠다. 월담(越牆)이라는 이름의 노조는 이제 공장 담벼락뿐 아니라 언어의 담, 제도의 담, 무관심의 담까지 넘으려 하고 있다.
거리는 다시 평소의 얼굴로 돌아갔다. 베트남 식당에서는 여전히 고수 냄새가 났고, 사람들은 각자의 걸음으로 흩어졌다. 그러나 안산역 동측 공영주차장 한켠, 상담소의 불은 다음 일요일에도 켜질 것이다. 조합원으로, 후원인으로, 통역 서포터즈로 이 담을 함께 넘을 사람이 있다면 그 불은 더 오래 켜져 있을 것이다. 담을 넘는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으니까.

/ⓒ에디터 윤작가
월담노조와 이주노동자상담소는 차별의 벽 때문에 움츠러들었던 노동자들이 다시 어깨를 펴고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작은 씨앗입니다. 일요일 오후, 안산역을 지나다 마주치는 이 따뜻한 공간에 여러분의 응원 한 자락을 더해 주시길 바랍니다.
안산시흥 이주노동자 상담소는
1. 문턱을 낮춘 ‘일요일’ 상담소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됩니다. 안산역 동측 공영주차장 내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2. 전문가들의 무료 전문 상담소
단순한 조언을 넘어 실질적인 권리 구제를 위해 전문가들이 직접 나섭니다.
* 노동 상담: 임금 체불, 산업 재해, 부당 해고 등 (노무사)
* 생활 법률 상담: 민·형사상 법률적 어려움 (변호사)
* 비자(체류) 상담: 체류 자격 및 비자 문제 (행정사)
3. 다국어 지원 및 자원 활동처
14개국어로 된 홍보물을 제작하여 이주 커뮤니티에 상담소의 존재를 알리고 있으며, 서울예대 노학연대모임 ‘불나비’ 학생들과 지역 시민들이 자원 활동가로 참여하여 상담 기록과 운영을 돕고 있습니다.
상담소는 이주노동자가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우리 곁의 ‘사람’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합니다.

/ⓒ에디터 윤작가
함께하는 방법
1. 조합원 가입: 공단의 변화를 위해 월담노조의 운영과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습니다.
2. 후원인 참여: 월담노조와 상담소가 지속 가능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세요.
3. 자원 활동: 언어별 ‘통역 서포터즈’나 상담 내역을 관리할 자원 활동가들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상담소 위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중앙대로 462 (안산역 동측 공영주차장 내 월담노조)
* 상담시간: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 5시
* 문의전화: 031-491-2460

조회수 28
2026-07-2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함께 걷는 우리, 더 나은 세상을 그리다"
지난 7월 2일 목요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한양대학교 에리카 컨벤션 3층에서 「2026 경기도공익활동가대회」가 열렸습니다. 오후 1시부터 저녁 6시 30분까지 이어진 이번 행사는 도내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익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활동을 소개하고, 그동안의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행사는 사전부스 체험, 특강, 공연, 평등문화약속문 낭독, 그리고 대화테이블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저는 6기 에디터로서 이 모든 과정을 직접 참여하고 기록했습니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컨벤션센터 3층에 마련된 2026년 경기도 공익활동가대회 안내 스크린 ⓒ에디터_안산사라]
1. 다양한 체험이 가득했던 사전부스
행사장에 도착하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여러 단체가 마련한 사전부스였습니다. 각 단체별로 부스를 운영하며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두고 있었습니다. 행사 시작 전부터 많은 활동가들이 부스를 돌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전부스에서 진행된 공예 체험 현장 ⓒ에디터_안산사라]
각 단체의 활동을 짧은 시간 안에 접할 수 있었던 사전부스는,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활동가들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의 장이 되어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직접 재료를 다루며 만들기 체험에 참여 ⓒ에디터_안산사라]

[대나무 솟대 만들기 부스 현장 모습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만들기 체험을 통해 만들어진 세월호 매듭팔찌의 모습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홍보부스를 운영하는 단체의 모습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포토부스에 참여하는 참여자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2. 한양대 에리카 학생 발표 - "공익잇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학생들이 인공지능기초 수업의 IC-PBL 프로젝트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홍보 업무에 AI를 접목한 결과물을 발표했습니다. 대표 서비스 '공익잇다'는 관심 분야나 지역을 입력하면 맞춤형 공익활동을 추천해주는 AI 챗봇입니다. 이 외에도 조별로 콘텐츠 자동생성, 다국어 확산, 숏폼 제작 자동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포스터로 소개했습니다.

[무대에서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한양대에리카학생 모습 ⓒ에디터_안산사라]
본격적인 식은 사회자의 평등문화약속문 소개로 시작되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평등한 관계 속에서 활동해나가겠다는 다짐을 나누는 순서였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오늘 하루 행사가 단순한 프로그램의 나열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대에서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한양대에리카학생 모습 ⓒ에디터_안산사라]
본격적인 식은 사회자의 평등문화약속문 소개로 시작되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평등한 관계 속에서 활동해나가겠다는 다짐을 나누는 순서였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오늘 하루 행사가 단순한 프로그램의 나열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의하는 정보라 작가의 모습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 지구인수어합창단의 감동적인 무대
강연에 이어 지구인수어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이주민과 농인 가족이 함께 어우러진 이 합창단은 무대 위에서 수어와 노래를 함께 담아내며 깊은 울림을 전해주었습니다. 여러 수어 경연대회에서 수상 경력을 쌓아온 만큼, 무대 구성과 완성도 모두 남달랐고,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하나의 무대에서 마음을 모으는 모습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지구인수어합창단 공연후 소개하는 모습 ⓒ에디터_안산사라]
5. 존중과 연결이 있는 대화테이블
이어서 대화테이블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원형으로 둘러앉아 서클(둘러앉기)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었으며, 진행요원(가디언)의 안내에 따라 짧은 발언으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각 테이블에는 대화를 이끄는 질문지가 마련되어 있었고, 참가자들은 경청을 바탕으로 안전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습니다.

[테이블마다 마련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대화테이블 진행 모습(1) ⓒ에디터_안산사라]

[테이블마다 마련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대화테이블 진행 모습(2)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테이블마다 마련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대화테이블 진행 모습(3)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6. 나의 테이블 이야기 - "활동가 번아웃과 소진"
저는 이날 여러 대화테이블 중 '활동가 번아웃과 소진'이라는 주제의 테이블에 참여했습니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활동가분들은 각자의 현장에서 겪은 번아웃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어주셨습니다. 기력 저하, 갑작스러운 의욕 상승 후 찾아오는 급격한 침체, 과도한 피로감, 수면 과다 등 다양한 형태의 소진 증상이 공유되었고, 그 원인으로는 과중한 업무량과 행정·회계·공모사업 등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아야 하는 구조,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정성 등이 공통적으로 언급되었습니다.

["경기도 공익활동가의 '번아웃과 소진'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요~" 테이블에서 참가자들이 포스트잇에 남긴 다양한 의견들 ⓒ에디터_안산사라]
각자의 대응 방법도 다양했습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거나, 사진 촬영과 같은 취미 활동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거나, 일부러 외부 활동을 만들어 숨 돌릴 틈을 마련하거나, 퇴근 후에는 집에서 일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소진은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동료들의 세심한 관심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는 공감대였습니다.
대화 말미에는 조직 차원의 개선 방안도 함께 논의되었습니다. 인원 확충을 통한 업무 부담 완화,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연월차 문화 조성, 개인 상담 비용 지원 확대, 주 4일제 도입(인원 보충 및 급여 유지·인상 포함) 등 실질적인 제안들이 나왔습니다. 특히 한 참가자는 자신이 속한 기관에서 활동가 재충전 사업의 명칭을 바꾸고 개인 상담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례를 소개하며, 이러한 지원이 실제로 활동가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저 혼자만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 많은 활동가들이 비슷한 고민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함께 고민을 나누는 것 자체가 소진을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송성영 공동대표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의 폐회사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다양한 체험이 있는 사전부스부터 시작해 강연, 공연, 그리고 가장 의미 있었던 대화테이블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알찬 시간이었기에 참여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공익활동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 덕분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씩 더 따뜻하고, 더 살기 좋게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 역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보탬이 되는 활동가로 거듭나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회수 105
2026-07-1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무대 조명이 켜지면 첫 장면은 공원이다. 아버지를 찾는 아이와 그 아이를 놀래주는 아버지의 장난. 배우의 어린 시절 기억이었다. 아버지와 그네를 탄다. 손을 놓으면 넘어질까 봐 아버지는 아이 허리를 꽉 쥔다. 또 다른 배우의 기억이었다. 우리 배우들은 이 장면에서 손가락 하나하나를 다르게 쓴다. 베트남에서 온 농인 배우는 자기 아버지 손은 이보다 더 컸다고 손짓으로 크기를 보여줬다.
다음 장면은 열일곱 살. 아이는 이제 십대다. 진학 문제로 아버지와 다툰다. 수어의 손이 커지고 손짓이 날카로워진다. 화가 난 손은 원래보다 반경이 넓어진다. 우리는 이 장면을 연습할 때마다 웃었다. 다들 우리 아버지 모습과 같다며 눈물 지웠다.
세 번째 장면, 공항이다. 아버지의 만류를 뒤로하고 사랑을 찾아 출국하는 딸. 손은 이제 등을 돌린 채로 움직인다. 등을 돌리고 수어를 한다는 건 원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농인끼리는 서로의 손을 보지 않으면 대화가 끊긴다. 그런데 이 장면만큼은 일부러 등을 돌렸다. 보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다는 걸, 우리는 그렇게 표현하기로 했다.
마지막 장면. 아버지의 유언이다. 죽으면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달라고, 딸이 있는 곳 가까이 흘러가고 싶다고, 마지막까지 딸의 이름을 부르며 눈을 감았다는 이야기. 이 장면에서 우리는 수어 없이 가슴을 뜯는 장면으로 했다. 수어도 필요 없는, 모두가 겪었던 슬픔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단순한 몸짓을 관객석에서 우는 사람 없이 보기가 힘들다.
그리고 인순이의 노래 <아버지>를 이렇게 수어로 옮겼다. 노래 하나를 오 분짜리 무언극으로 만드는데, 우리는 반년을 썼다.

아버지라는 곡이 만들어지기까지
새로운 공연을 준비하던 무렵이었다. 배우들에게 물었다. 이번엔 뭘 하고 싶으냐고. 대중없이 서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며칠을 모여 앉아 서로 이야기하고,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 사회에서 겪은 일들을. 눈물이 먼저 나오고 말이 뒤따라오는 이야기들이었다. 차별받은 이야기, 무시당한 이야기, 언어가 통하지 않아 억울했던 이야기. 다 다른 사연인데 끝은 같은 곳으로 갔다. 가족이었다. 그리움이었다. 이야기를 아무리 늘어놓아도 결국 마지막 문장은 두고 온 부모 이야기였다. 그래서 우리는 <아버지>를 만들었다.
농인 배우들의 사정을 들어보니 결이 비슷했다. 학령기가 되면 농학교에 갔다. 농학교는 전국 단위로 몇 곳뿐이라 대부분 기숙사 생활이었다. 여덟 살짜리가 집을 떠나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방학에만 집에 왔다. 부모는 언제나 그리운 존재였다. 매일 보는 사람이 아니라 방학에만 만나는 사람. 이주민 배우들이 국경 너머 부모를 그리워했다면, 농인 배우들은 기숙사 담장 너머 부모를 그리워했다. 거리는 달랐지만 그리움의 모양은 똑같았다.
그제야 알았다. 우리가 만들려던 건 이주민의 노래도, 농인의 노래도 아니었다. 두고 온 사람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의 노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누구 한 사람의 사연이 아니라, 무대에 선 모두의 사연이 됐다.

지구인 수어 공연단, 우리 소개를 이렇게 쓴다.
농아인, 이주민, 선주민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연대를 실천하고, 수어 예술을 통해 장애 감수성 및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실천합니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문화 차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단원들은 주로 수어로 소통한다. 청인이 음성언어를 쓰면 농인 배우가 눈을 흘기며 수어로 하라고 한다. 급해서 그랬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한 번 더 그러면 탈퇴하겠다는 엄포가 돌아온다. 나는 처음엔 이걸 농인에 대한 무례라고 여겼다. 나중에야 알았다. 이건 자기 언어를 지키는 마지막 방어선이었으며, 단원으로서 서로 공감대를 갖고자 하는 연대의 손짓이었다.
다툼이 나면 농인 배우들은 눈을 피하지 않는다. 눈을 피하면 손이 안 보이니까. 그것도 모르고 나는 다투는 둘을 떼어놓으려 했다. 떼어놓을수록 싸움은 커졌다. 말리다 보면 수어가 서툰 단원의 통역까지 내 몫이었다. 내가 싸움을 말리는 건지 싸움 안에 있는 건지 헷갈리는 순간이 여러 번이었다. 수어는 아무리 다툼이 있어도 시선만큼은 피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줄을 삐뚤게 서는 농인 배우에게 싫은 소리를 한 적도 있다. 참다못한 그 배우가 나를 자기 자리에 세우고, 음악 없이 공연을 시작했다. 중간쯤 가자, 나는 흐름을 완전히 놓쳤다. 음악을 듣고 수어를 맞추던 나는, 음악이 없으니 언제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그제야 알았다. 줄이 삐뚤었던 게 아니라, 앞사람의 수어만이 그에게는 유일한 박자였다는 것을. 나는 그날 바로 사과했다. 그의 자리를 뒤로 옮겼다. 지금은 줄이 삐뚤어도 아무 말 안 한다.
다툼을 말리다 나도 모르게 농인 배우의 손을 잡은 적도 있다. 수어 하는 사람의 손을 잡는다는 건, 말하는 사람의 입을 손으로 막는 것과 같다는 걸. 무심코 한 행동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 단체에서 매번 새로 배운다.
40년 넘게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한 무대에 서는 일이다. 쉬울 리가 없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에게 맞춰간다. 눈을 피하지 않는 법을, 손을 함부로 잡지 않는 법을, 줄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법을. 문화가 다르다는 건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 배울 게 남았다는 뜻이라고, 나는 그렇게 이해하기로 했다.

공연 커튼콜
공연이 끝나면 커튼콜 전에 배우 소개 시간을 갖는다. 베트남 농인 배우가 오늘따라 하기 싫다고 했다. 한국 수어가 아직 서툴다는 이유였다. 다른 단원 하나가 그럼 그냥 단체 인사로 마무리하자고 했다. 다들 그러자는 분위기였다.
내가 나섰다. 우리는 잘하는 수어를 보여 주려고 무대에 서는 게 아니라고 했다. 자존감을 갖고, 당당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서툴러도 괜찮다고, 서툰 것도 우리 모습이라고.
그때 베트남 농인 배우가 말했다. 그러면 나는 베트남 수어로 인사하겠다고. 그 순간이었다. 내가 이 단체를 만들면서 꿈꾸던 모습이 정확히 그 장면이었다. 한국 수어가 서툴러서 숨는 게 아니라, 자기 언어로 당당히 서는 것. 지구인 수어 공연단이라는 이름값을 그 배우 혼자 그 몇 초 안에 다 해냈다. 나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건 완벽한 무대가 아니다. 자기 언어로, 자기 방식으로 당당히 서는 사람들을 보는 일이다.

공연 후 단톡방에서
공연이 끝난 밤, 단톡방이 시끄러웠다. 농인 배우 박수진이 먼저 글을 올렸다.
하나의 무대, 하나의 마음 ✨
서로 다른 빛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별이 되고,
서로 다른 손짓이 모여
하나의 감동이 됩니다.
무대 위에서는 모두가 주인공,
열정은 노래가 되고
우정은 춤이 되어
세상에 희망을 전합니다.
지구인공연단
"함께라서 더 빛나고,
꿈꾸기에 더욱 아름답다."
오늘도 여러분의 무대가 세상을 환하게 비춥니다.
이어서 이주민 배우 전연의 글이 올라왔다.
우리의 공연을 본 누군가는 처음으로 수어를 만나고, 농아인의 문화를 이해하며, 다름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작은 관심은 이해가 되고, 이해는 소통이 되며, 소통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듭니다.
무대 위에 함께 선 농아인과 청인, 한국인과 외국인의 모습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가 가능하다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공연을 보여 주기 위해 무대에 서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무대에 섭니다.
~우리가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이미 의미입니다.
단톡방에 내가 적었다. "작가보다 잘 쓰네."
전연이 답했다. AI 도움을 좀 받았다고. 다들 웃었다. 나도 웃었다. 웃으면서 생각했다. 문장의 마지막 손질을 사람이 했든 기계가 했든, 그 밤, 무대 위에서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손을 흔들던 건 분명 관객들이었다. 감동은 대필 되지 않는다. 그건 몸으로만 쓸 수 있는 문장이니까.
우리는 계속 갈 것이다. 줄은 여전히 삐뚤어질 것이고, 손은 또 누군가를 오해하며 잡힐 것이다.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달라던 어느 아버지의 유언이, 국경을 넘어온 딸들의 손끝에서 매번 다시 태어난다. 그 손짓 하나를 완성하는 데 9년이 걸렸고, 앞으로도 계속 걸릴 것이다. 무대가 끝나면 조명이 꺼진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걸어간다.
조회수 137
2026-07-1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전과 돌봄으로 마을을 잇는 소안지 이야기’
"우리 동네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한번 해볼 수 있을까요?“

[봉사활동 후 독서토론 책들고 인증사진]
처음 그 말을 꺼냈을 때, 솔직히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살아온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 그것도 국적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배경도 전혀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팀이 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모임 구성원들은 안산에서 오랫동안 문화예술 교육을 해온 사람들입니다. 여러 봉사모임과 시민활동에 참여해왔지만, 이번 모임은 조금 달랐어요. 그 모임의 이름은 '소안지'— 소소한 일상 속 안전지킴이의 줄임말입니다.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거창한 구호도 아니고, 화려한 슬로건도 아닌데, 이 짧은 이름 안에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았거든요. 소소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일상 속에서, 그러나 진심으로.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
소안지란 무엇인가요?
소안지는 '소소한 일상 속 안전지킴이'라는 뜻을 담은 지역사회봉사단입니다. 안전교육을 핵심 주제로 삼아 2023년부터 활동을 시작했고, 올해로 벌써 3년째 안산 지역에서 꾸준히 이어오고 있어요.
안전교육이라는 말을 들으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소안지의 안전교육은 다릅니다.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서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 상황들을 함께 배우고, 서로 알려주는 방식이에요. 이웃과 이웃이 서로를 지켜주는 안전망, 그것이 소안지가 꿈꾸는 마을의 모습입니다.
소안지는 안전교육 외에도 환경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마을의 공기와 골목길이 더 안전하고 깨끗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역 행사에 참여하고 캠페인 부스를 운영하며 이웃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왔어요.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 단단해졌습니다
소안지 팀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모임이 아니었습니다. 각자 다른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연결되어 있던 분들이 '의미 있는 봉사를 함께 해보자'는 뜻으로 모였어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분들, 결혼이나 일을 이유로 한국에 정착한 이주 배경 분들, 안산에 오래 살아온 분들, 비교적 최근에 이 지역에 자리 잡은 분들까지. 40대도 있고 50대도 있어요. 언어도, 국적도, 살아온 배경도 다 달랐습니다.
처음 몇 번의 만남은 솔직히 조심스러웠습니다. 문화가 다르니 대화가 막히는 순간이 있었고, 비슷한 주제를 이야기해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서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도 했어요.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우리가 사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게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아이들 교육 걱정. 부모님 건강 걱정. 그리고 '나도 뭔가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 선주민이든 이주민이든, 40대든 50대든, 이 세 가지 고민은 정말 똑같았습니다. 표현하는 언어는 달라도, 그 마음의 무게는 같았어요. 그 공통점이 우리를 이어주는 첫 번째 다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이어준 두 번째 다리는, 바로 각자가 가진 재능이었습니다.
손뜨개질을 잘하는 분은 그 솜씨를 팀에 나눠주고, 요리를 잘하는 분은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그림을 그리는 분은 교육 자료를 만들고, 여러 언어를 하는 분은 통역을 맡았습니다. 각자의 재능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 되는 순간, 팀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안전, 함께 배웁니다
소안지의 핵심 활동은 안전교육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안전교육은 단순히 소화기 사용법이나 대피 요령을 알려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아요.
팀원들이 처음 안전교육을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했던 건 이거였어요. '선주민 아이에게도, 이주민 아이에게도 모두 도움이 되는 교육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볼 수 없을까?' 그 질문에서 소안지 교육 프로그램의 방향이 잡혔습니다.
언어가 달라도, 나이가 달라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교육 내용. 함께 웃으면서 참여할 수 있는 활동. 배운 내용을 일상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 이 세 가지 원칙이 소안지 안전교육의 뼈대가 되었습니다.지역 행사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주민들과 직접 만나기도 하고, 환경 캠페인에서는 우리가 직접 만든 자료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이 환경 문제를 조금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안산은 이런 활동이 자라기에 참 특별한 땅입니다. 안산 원곡동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이주민 밀집 거주 지역 중 하나예요. 2002년, 원곡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국경없는 마을'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이주민과의 공존을 만들어왔습니다. 그 오랜 역사가 오늘날 안산을 '한국의 다문화 으뜸 도시'로 불리게 했어요. 하지만 제도와 정책만으로는 진짜 공동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진짜 이웃은 서류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같이 밥 먹고, 같이 일하고, 서로의 걱정을 들어주는 일상에서 만들어지니까요. 소안지는 바로 그 일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팀입니다.
어르신 곁에 앉아, 마음을 잇다 — 시니어 인지케어 봉사

[와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자역사회봉사단 활동전 인사]
소안지의 활동에 새로운 챕터가 열린 건 작년 일이었어요.
팀원들 중 몇 분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어요. "저희 부모님이 요즘 많이 힘드시더라고요. 예전 같지 않으신 것 같고...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자리에 있던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우리 나이가 되면 피할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현실이 있습니다. 내 부모님이 나이가 드신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도 그 자리에 서게 된다는 것. 그 마음이 소안지를 시니어 인지케어 봉사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시니어 인지케어 봉사는 단순히 어르신들을 '돌봐주는' 활동이 아니에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어르신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생각하고 웃을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는 활동입니다. 소안지의 시니어 봉사 프로그램은 총 3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한 회기 1시간 동안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요.

[지역사회 봉사단 – 신체활동중]
첫 번째는 신체 활동입니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간단한 스트레칭과 체조예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동작이 이렇게 시원한지 몰랐어요" 하며 활짝 웃으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팀원들 마음도 덩달아 가벼워진답니다.
두 번째는 인지 케어입니다. 두뇌를 자극하는 퀴즈, 속담 게임, 낱말 맞추기 등 다양한 인지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정답을 맞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 자체가 즐거울 수 있도록 합니다. 기억 속 옛날이야기를 꺼내시는 어르신들의 눈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느끼기 어려운 감동이에요.
세 번째는 소근육 활동입니다. 손을 쓰는 만들기 활동인데요, 에코 소품 만들기, 손뜨개, 종이접기 등 다양하게 진행해왔어요. 작은 손 동작들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내가 이걸 만들었어요!" 하며 완성품을 들어 보이시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매달 한 번 와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되는 이 봉사는 11월까지 이어질 예정이에요. 한 달에 한 번이지만, 그 한 번이 어르신들에게, 그리고 우리 팀원들에게도 한 달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됩니다.

[지역사회 봉사단 – 소근육활동 만들기]
'낀 세대'가 마을의 중심이 됩니다
흔히 40~50대를 '낀 세대'라고 부릅니다. 윗세대와 아랫세대 사이에서 양쪽을 다 챙겨야 하는 세대. 자녀를 키우면서 동시에 부모님을 돌보는 세대. 아직 한창 일해야 하는데 체력은 예전 같지 않은 세대.
그런데 저는 이 '낀 세대'가 사실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연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르신들의 언어를 이해하면서도 아이들과도 소통할 수 있고, 지역의 변화를 오래 지켜봐온 눈이 있으면서도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일 유연함도 있거든요. 선주민과 이주민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오랜 경험과 삶의 무게를 가진 중장년층이 함께 앉으면, 이야기는 깊어지고 관계는 단단해집니다. 소안지가 3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도 바로 그 단단함에서 왔다고 저는 믿어요.
전국 곳곳에서 중장년 여성들이 중심이 된 마을 공동체들이 지역 돌봄과 교육, 문화 활동을 이끌고 있어요. 경기도 역시 이주민과 선주민이 함께하는 통합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단순한 지원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안지의 활동은 그 정책의 바깥이 아니라, 바로 그 안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씨앗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독서토론하는 모습]
다음 한 걸음을 함께 내딛기를
소안지의 이야기가 거창하거나 특별한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봉사가 끝난 후 잠깐 앉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테이블 하나, 책 몇 권, 서로의 재능을 나눌 수 있는 작은 프로그램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 소소한 것들이 모여서 소안지가 되었고, 소안지가 3년을 이어왔습니다.
선주민도 이주민도, 40대도 50대도, 각자의 언어도 각자의 재능도 다 달라도 괜찮아요. 오히려 다르기 때문에 더 풍성해지는 게 공동체니까요.
100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제2의 삶, 어쩌면 제3의 삶까지 준비해야 하는 시대. 그 긴 시간을 혼자 버텨내는 것보다, 함께 돌보고 함께 나누고 함께 연결되는 것이 훨씬 더 잘 살아가는 길이라는 걸 저는 이 팀을 통해 배웠습니다.
당신의 동네에도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이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웃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소안지는 그 첫 걸음을 이미 내딛었습니다. 그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어요. '그냥 한번 나와보자, 한번 해보자'— 그 작은 용기 하나였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 한 걸음을 내딛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조회수 167
2026-06-3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파트는 어떻게 마을이 될 수 있었을까?
30여 년 전인 1990년대 후반부터 시민사회에서는 아파트를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생활 공동체'로 바라보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특히 1998년 한 시민단체가 아파트공동체연구소를 설립해 아파트 분쟁 중재, 임대아파트 주민 권리 확대, 주민자치조직 활성화, 공동체 프로그램 개발 등에 나서며 이웃 간 단절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모델을 모색했다. 당시만 해도 아파트는 관리와 소유의 대상일 뿐 '마을'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시민사회는 꾸준히 아파트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특히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임차인이라는 이유로 관리비 내역조차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고, 입주자대표회의와 같은 주민자치조직을 구성할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주민들의 노력 끝에 2000년 1월 임대주택법이 개정되면서 임차인대표회의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관리규약의 제·개정, 관리비 운영, 공용시설 유지·보수 등에 대해 임대사업자와 협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위스테이별내
경기도 남양주에 조성된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현재 491세대 약 1,400명의 주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단순한 아파트를 넘어 주민들이 직접 공동체를 만들고 운영하는 ‘마을형 주거 모델’을 실현하며 주목받아 왔다.
단지 내에는 6개의 협동조합과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30여 개 동아리에서 300여 명의 주민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의 재능과 시간을 나누는 활동화폐 ‘별’을 운영하며 공동체 경제를 실험하고 있다.
위스테이별내는 공동육아와 돌봄, 주민자치와 사회적경제가 어우러진 새로운 주거 공동체 모델로 평가받으며 한국 사회의 대안적 주거 문화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월 8일, 서울 명동의 커뮤니티 공간 '동네마실'에서 열린 『아파트는 어떻게 마을이 되었나』 북토크 현장을 찾으며 자연스럽게 30여 년 전 아파트 공동체를 꿈꾸던 사람들의 고민이 떠올랐다. 그들이 상상했던 공동체의 모습이 오늘날 위스테이별내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당시의 문제의식과 실천들이 20여 년의 시간을 거쳐 협동조합형 주거 모델로 이어진 것은 아닐까? 위스테이별내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주거 실험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 온 아파트 공동체 운동과 주민자치의 흐름 위에서 탄생한 결과물처럼 보였다. 과연 위스테이별내 주민들과 협동조합은 어떻게 아파트를 공동체로, 마을로 만들어 왔을까?
"8년 임대 아파트인데 의무 임대 종료 기간이 28년까지 2년 정도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조합이 만들어지고 입주하기 전까지 약 3년, 그리고 입주해서 지금까지 약 6년. 그 9년의 시간 동안 아파트 곳곳에서 마을을 만들며 살아왔습니다. 그 기억과 기록들을 이제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이 그간의 공동체 활동을 기록한 단행본 『아파트는 어떻게 마을이 되었나』 출간을 기념하는 북토크의 시작이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상우 상임이사는 "이 자리는 엄숙한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왔는지 편하게 대화하며 나누는 축제"라며 행사의 문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출판 기념회를 넘어, 수직적이고 단절된 공간으로 여겨지던 아파트가 어떻게 수평적이고 연결된 '마을'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자리였다. 40여 명의 주민 작가들이 직접 써 내려간 360페이지 분량의 생생한 기록은, 주거 불안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공동체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었다.
절박함과 자부심이 빚어낸 10년의 기록
위스테이별내 사회적협동조합 김경환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책을 출간하게 된 두 가지 이유를 밝혔다.

첫째는 '절박함'이었다.
"우리는 의무 임대 기간 8년 종료를 2년 정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토록 많은 성과를 내고 수직적 구조의 아파트에서도 수평적 마을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음에도, 이런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이 있었습니다. 이런 아파트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 과연 잘하는 일인지 세상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둘째는 '자부심'과 '책임감'이었다.
김 이사장은 "우리는 대한민국 최초의 협동조합 공동체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많은 시행착오와 모범 사례를 갖고 있다"며, "이 사회적 자산을 묻혀두기 아까워 또 다른 위스테이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이자 매뉴얼로 이 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책은 기획부터 원고 작성, 편집까지 모든 과정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다. 491세대 1,400여 명의 주민 중 300여명이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로 참여하고 있으며, 그중 40여 명이 기꺼이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냈다.
변호사에서 주거 혁신가로, 양동수 대표가 말하는 '시작’

이날 북토크의 첫 번째 토크 세션 '시작의 이야기'에는 위스테이 모델을 설계한 사회혁신기업 '더함'의 양동수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한국 사회의 가장 구조적인 문제인 금융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겠다는 절박함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난민, 이주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돕다 보니, 한국 사회가 점점 각자도생의 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 전체가 점점 더 어려워지겠구나 싶었죠. 해외 사례를 보니 공동체 토지 신탁(CLT) 같은 좋은 제도가 많았지만 한국 법체계에서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임대주택 관련 법이 바뀌는 것을 보고, 일반 건설사가 아닌 사회적 경제 주체가 관여하면 훨씬 좋은 방안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양 대표는 위스테이별내 부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당시엔 허허벌판이었지만 뒤로 보이는 불암산과 청명한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여기서 뭔가를 하면 정말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그는 이후 국토부, LH와 협의하며 사회적 협동조합 방식, 지분 구조 설계, 커뮤니티 공간 확보 등 위스테이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다.
형제 아파트의 연대, 그리고 주거 중립성의 실현
이날 자리에는 위스테이별내의 '형제 아파트'라 불리는 고양시 위스테이지축 사회적협동조합의 전승욱 이사장도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전 이사장은 "별내가 2년 먼저 시작하며 겪은 어려움과 시행착오, 이를 풀어가는 방법들이 책에 잘 정리되어 있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집이 돈이 아니라 삶을 지켜주는 공간이자 이웃과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서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행사의 깊이를 더한 것은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隨處作住)'의 최경호 소장의 미니 강연이었다. 최 소장은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주거 문제, 특히 청년 세대의 '임대 세대화' 현상을 지적하며 위스테이 모델의 사회적 의미를 짚었다. 그는 현재 한국 사회의 주거 사다리가 끊어진 상황에서, 임대와 자가 사이의 이분법을 깨는 '주거 중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0년, 40년을 저축해도 살 수 없는 집값을 빚내서 사게 하는 구조는 결국 다음 세대의 진입 장벽만 높일 뿐입니다. 임대와 자가 사이에 큰 구분이 없는 상황, 즉 '주거 중립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협동조합을 통해 간접 소유하면서도 임대차 관계를 맺는 위스테이가 바로 그 대안적 영역입니다."

"협동조합을 통해 간접 소유하면서도 임대차 관계를 맺는 위스테이는 소유이면서도 소유가 아니고, 임대인이면서도 임대가 아닌 제3의 영역입니다. 이런 모델이 많아져야 임대로 살든 자가로 살든 큰 차이가 없는 사회가 됩니다. 또한, 위스테이처럼 다양한 평형이 섞여 있어야 노후에도 평생 살던 동네를 떠나지 않고 그 안에서 이사하며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가 가능해집니다.”
최 소장은 특히 '커뮤니티 시행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건축물만 짓는 시행사가 아니라, 갈등을 조율하고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마을 활동가와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위스테이별내가 보여준 9년의 기록은 바로 그 커뮤니티 시행의 성공적인 사례입니다.”라며 위스테이별내가 커뮤니티 공간을 단지 외부와 나누고, 다양한 평형을 섞어 세대 간, 계층 간 어울림을 만들어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와 호흡하는 진정한 의미의 마을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파트, 다시 마을을 꿈꾸다


북토크 현장은 주민 작가들이 자신들의 얼굴이 새겨진 도장을 찍어주며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는 따뜻한 풍경으로 가득 찼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등 다양한 주거 공동체 관계자들도 참석해 연대의 뜻을 밝혔다.
행사를 진행한 이상우 상임이사는 "위스테이별내의 아파트 공동체가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만의 섬으로 고립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청년과 시니어가 함께 어우러지고, 지역 사회와 소통하며 계속해서 흐르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때로는 서툴고 때로는 치열했던 우리들의 이야기, 그 속에는 내 집을 넘어서 우리 마을을 고민했던 진심이 녹아 있습니다."
김경환 이사장의 말처럼, 『아파트는 어떻게 마을이 되었나』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이웃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콘크리트 숲 속에서도 온기 넘치는 마을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다.
의무 임대 기간 종료라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도, 위스테이별내 주민들은 여전히 함께 밥을 먹고, 신문을 만들고, 책을 펴내며 마을을 가꾸고 있다. 이들의 치열하고도 따뜻한 기록이 앞으로 대한민국 주거 문화에 어떤 변화의 씨앗을 틔울지 기대해 본다.
『아파트는 어떻게 마을이 되었나』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이웃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콘크리트 숲 속에서도 온기 넘치는 마을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다. 의무 임대 기간 종료라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도, 위스테이별내 주민들은 여전히 함께 밥을 먹고, 신문을 만들고, 책을 펴내며 마을을 가꾸고 있다. 이들의 치열하고도 따뜻한 기록이 대한민국 주거 문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회수 192
2026-06-26※「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행사 포스터)
안산(安山). 사람들은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안 산다, 안 산다' 하면서도 결국 사는 곳이 안산이라고.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그 안에는 뭔가 씁쓸한 진실이 담겨 있다. 집값이 싸서, 공장이 가까워서, 달리 갈 데가 없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모여든 사람들이 만든 도시. 그러나 나는 이 이름을 다르게 읽고 싶다. 안전하게(安全하게) 산다. 안전하게 살고 싶어서 모인 사람들의 도시. 그것이 안산이어야 한다, 그래서 5월 9일의 행진은 말하고 있었다.

오후 세 시, 두 갈래의 물줄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원고 앞 원고잔 공원 입구에서 한 줄기가, 중앙동 월드코아 광장에서 또 한 줄기. 바람이 조금 불었지만, 따뜻한 봄볕이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사람들은 저마다 깃발을 들고 있었다. 깃발이란 원래 선언이다. 내가 여기 있다는, 내가 이것을 원한다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라퍼커션의 드럼 소리가 먼저였다. 타악기의 진동은 공기를 통해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가슴팍을 두드리고, 발바닥을 타고 올라와 무릎을 움직이게 한다. 사람들이 걸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이윽고 자연스럽게, 마침내는 즐겁게. 선두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배치가 아니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먼저 안전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 한마디 없이 그 줄 세움이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 뒤로 시민들이 이어졌고, 후미에는 노동자들이 든든하게 받쳤다. 안산시청 앞에서 두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졌을 때, 그것은 이미 강이었다.

나는 깃발들을 오래 바라보았다. 손으로 만든 깃발, 글씨를 써넣은 깃발, 그림을 그려 넣은 깃발. 깃발 컨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은 일동 지역아동센터가 만든 '우산 깃발'이었다. 우산. 비바람으로부터 서로를 지켜주겠다는, 그 단순하고 완벽한 상징. 어른들이 수십 장의 기획안과 정책 문서로 표현하려 했던 것을 우산 하나로 해냈다.

안전이란 결국 그런 것이 아닐까. 비가 올 때 곁에 우산을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혼자 비를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것. 산업단지에서 일하다 다친 이주노동자에게 말이 통하는 안내가 있다는 것. 노후 건물에 혼자 사는 노인에게 누군가의 시선이 닿는다는 것. 장애인이 휠체어를 밀며 이 도시의 어느 골목이든 막힘없이 갈 수 있다는 것. 이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걸었다.

며칠 전, 조용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일이 있었다. 「생명안전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꼭 12년이 지난 뒤의 일이다. 12년. 그 긴 시간 동안 유가족들은 거리에 섰고, 시민들은 광장에 모였고, 활동가들은 국회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 법이란 선언이다. 이제 안전은 국가가 베푸는 혜택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권리라고 이 나라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늦었다. 그러나 왔다. 그리고 온 것들은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안산은 희생자 250명이 학교에 다녔고, 골목에서 뛰어놀았다. 10년 넘는 세월 동안 안산은 세월호의 도시였다. 슬픔의 도시, 기억의 도시. 그러나 안산 시민들은 슬픔에 머물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물었다. "세월호 이후 안산은 정말 안전해졌는가." 기억이 기억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질문은 행동이 되었고, 행동은 130개의 지역 주체가 모인 시민추진위원회가 되었다. '304개의 노란 테이블' 시민대토론회가 되었고, 마침내 다섯 가지의 구체적인 정책 제안이 되었다. 이제 안산은 세월호의 도시가 아니라, 안전의 도시로 거듭나려 한다. 슬픔을 동력 삼아, 변화를 향해.


안산문화광장 물의광장. 시장 후보들이 나란히 섰다. 더불어 민주당 천영미 후보,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 조국혁신당 조안호 후보, 진보당 홍연아 후보. 서로 다른 정당,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 섰다. 이주민 대표가 앞으로 나왔다. 언어가 달라도, 국적이 달라도, 이 도시에서 일하고 사는 사람이라면 똑같이 안전해야 한다고. 장애인 대표가 나왔다. 도시의 턱을 없애달라고, 경사로와 점자블록이 방치되지 않는 도시를 만들어달라고. 노동자 대표가 나왔다. 산업단지에서 매년 반복되는 사고를, 더 이상 개인의 불운으로 처리하지 말아달라고. 시민 대표가 나왔다. 이 모든 요구가 선거철 공약이 아니라, 임기 내내 지켜야 할 약속이 되어달라고.

다섯 가지였다.
1. 도시 비전 및 행정계획 수립: 4.16 정신을 계승한 중장기 안전 전략 마련
2. 「시민안전센터」 설치: 시민과 소통하며 일상 속 안전 교육을 전담할 기구 마련
3. 안전투자 적극 확대: 재난관리기금 조성 비율 상향 및 안전 인프라 예산 증액
4. 「안전영향평가」 제도화: 취약계층의 관점에서 정책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
5. 전담 행정조직 확대: 분산된 안전 부서를 통합하고 민관 협력 거버넌스 내실화
생명·안전 가치를 담은 도시 비전 및 행정계획 수립. 시민안전센터 설치. 안전 예산과 재난관리기금의 적극적 확대. 안전영향평가 제도화. 생명·안전 전담 행정조직 확대와 민관협력 거버넌스 강화. 어렵지 않은 말들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실제 예산이 되고, 조례가 되고, 담당 부서가 생기고, 취약계층의 목소리가 정책 설계 단계부터 반영되는 일은, 누군가 끊임없이 요구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걸었다. 그래서 전달했다.
정치인의 약속이란 언제나 유효기간이 불분명하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광장에 모인 시민들 앞에서, 이주민과 장애인과 노동자의 손에서 직접 건네받은 요구안을 들고 한 약속은 조금 다르다. 증인이 있는 약속은 그 무게가 다르다. 이날 광장에 있었던 모든 사람이, 그 약속의 증인이다.

행진이 끝나고 사람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깃발은 접혔고, 드럼 소리는 멎었고, 광장은 다시 평범한 광장이 되었다. 그러나 무언가가 달라졌다. 그것은 도시의 표면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변화다. 함께 걸었다는 사실, 같은 방향을 향했다는 기억, 우리가 원하는 것을 큰 소리로 말했다는 경험. 이런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몸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도시란 무엇인가. 건물과 도로와 행정구역의 합산이 아니다.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갖는 책임감의 총합이다. 내 옆집 사람이 오늘 안전한지,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무사히 집에 돌아가는지, 이주민 아이가 아플 때 말이 통하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이것을 묻고, 따지고, 바꾸려는 사람들이 함께 걸었던 5월 9일의 안산은, 그래서 잠깐 더 나은 도시였다.
안전하게 산다. 그래서 안산이다. 함께 걸었던 우리 모두의 바람이었다.

조회수 161
2026-06-26"기업과 공익단체가 만날 때, 지역은 달라진다"
2026년 5월 7일 오후 2시,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 대회의실.
경기도 곳곳에서 온 기업인과 공익활동가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웠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사회문제 해결을 꿈꾸는 단체가 한자리에 앉는다는 것, 언뜻 어색하게 들릴 수 있는 조합이지만, 이날 현장에서 그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26년 1기업-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력사업 협약식 자리에는 총 18개 기업과 10개 단체, 30여 명의 관계자가 모여 올해의 협력을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경기도 전역으로 뻗어나간 공익의 물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주관하는 '1기업-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력사업'은 경기도 내 기업과 공익활동단체를 직접 연결해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단체별 최대 5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며, 신규 및 연속 참여 단체 모두 동일한 규모로 지원받는다. 환경보전, 자원순환, 이주민 통합, 공동체 회복, 생물다양성 보전 등 지역이 안고 있는 다양한 공익 의제를 다루며, 기업의 ESG 경영을 실질적으로 유도하고 지역사회의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2024년에는 5개 기업과 5개 단체가 참여했고, 2025년에는 14개 기업과 10개 단체로 규모가 커졌다. 그리고 올해 2026년, 이 사업은 드디어 경기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신규 지원 기업과 연속 참여 기업이 함께 어우러진 18개 기업, 신규 5개 단체와 연속 5개 단체를 포함한 10개 단체가 이번 협약의 주역이다. 협약 이후 오는 10월 31일까지 각 팀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11월 중에는 성과를 공유하고 관계망을 넓히는 '오픈파트너스데이'가 예정되어 있다.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혼자 걸으면 길이 없지만, 함께 걸으면 길이 된다"
협약식의 문을 연 것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의 개회인사였다.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와 기업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 남은 문제들은 어느 한 주체가 나선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단체도, 기업도, 시민도 함께 만나야 비로소 실마리가 보이고,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 센터장은 센터가 이 사업을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구조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함께하는 기업과 단체에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정책이 더 넓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과 나눠주셨으면 합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기업인과 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의미 있는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는 분위기가 공통적으로 흘렀다.

10개 팀 협력 사업 소개
협약식은 각 팀의 소개 시간을 중심으로 활기차게 이어졌다. 18개 기업과 10개 단체는 총 10개 팀으로 구성되어 각각의 공익사업을 추진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팀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어보았다.
왕숙천 생물다양성 지킴이 팀은 남양주환경운동연합과 (주)빙그레가 함께한다. 왕숙천의 생태계를 모니터링하고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활동으로, 플로킹(걷기 정화 활동)과 시민 교육을 병행해 지역 하천의 생태 가치를 주민들과 함께 확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지자체와의 협력 경로도 모색한다고 밝혔다.
탄천 생물다양성 프로젝트는 사단법인 성남환경운동연합과 (주)인베랩, 카카오(판교아지트)가 손을 잡았다. 탄천을 따라 소규모 서식지 조성, 생태교란 식물 관리, 하천 정화 활동을 추진하며 시민 참여 기반의 생태 보전 활동을 이어간다. 특히 정량적인 성과를 통해 탄천 생태 회복의 실질적인 변화를 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봉사활동으로 만들어가는 '이음 고리' 프로젝트는 사회적협동조합 내비두(비두)와 감동크린협동조합, 원예협동조합 푸름채움, 호원새마을금고 세 기업이 함께한다. 사회적협동조합 내비두는 고립과 은둔 상태의 청년·중장년을 심리적으로 지원하고, 이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다. 원예협동조합 푸름채움은 치유와 관계 형성에 중점을 둔 플렌테리어·원예 프로그램을 활용해 협력사업을 채워나간다. 고립된 이들이 단순히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봉사하고 일을 경험하는 주체가 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라온과 함께 폐자원을 새자원으로! 팀은 안양라온봉사단과 사회적기업 (주)다숲, 에이치엠더블유(주), 오슬로가 협력한다. 버려지는 폐현수막, 폐섬유, 병뚜껑 등을 새로운 자원으로 변환하는 자원순환 체험 활동과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을 운영한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새로운 가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인상 깊었다.
가치를 입다, 자립을 돕다: 로컬 상생 옷장 프로젝트는 안코사회적협동조합과 주식회사 위더스타운이 추진한다. 자원순환을 기반으로 한 ESG 캠페인을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지역 연계형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활동이다. 위더스타운은 다양한 사회 공익 활동에 참여해 온 기업으로, 청년 네트워크와 연계해 새로운 공익 무대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회통합을 위한 이주민과 함께 성장하기는 의정부이주노동자센터와 김하늘컴퍼니가 손잡은 팀이다. 캄보디아, 네팔, 미얀마, 인도네시아 공동체와 함께 노동자 법 교육, 워크숍,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하늘컴퍼니 대표는 직접 캄보디아 공동체에서 활동하며 이주민이 사업의 수혜자가 아닌 주체적 참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일하는 식탁? 밥 먹는 식탁! (직장인 청년 소셜다이닝)은 프로젝트 산장과 강경푸드, 스무살이협동조합이 함께한다. 혼밥과 고립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청년 직장인들을 위해 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계망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강경불고기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강경푸드는 지난해에도 같은 사업에 참여해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경험한 바 있으며, 올해는 더욱 체계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문산천 생물다양성 보전 파트너십 프로젝트는 DMZ생물다양성연구소와 파주도시공사의 협력으로 이뤄진다. 파주 문산천 일대의 생물다양성 가치를 시민에게 알리고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한 시민 참여형 환경보전 활동이 중심이다. 파주도시공사는 연속 참여를 통해 도시 개발 기업으로서의 ESG 실천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유독 눈길을 끈 팀이 있었다. 바로 코스탈 주식회사와 사단법인 트루의 플라스틱 장난감 업사이클을 통한 기업 ESG활동 팀이다. 올해로 3년 연속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이 팀은,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지역 내 지속 가능한 환경 공익의 구체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주시에 기반을 둔 코스탈 주식회사는 전기·전력용 비철금속 소재와 가공 제품을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파트너 단체 사단법인 트루는 고양시를 기반으로 매년 20만 점 이상의 폐장난감을 재활용하고 '장난감학교 쓸모'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내 대표 플라스틱 업사이클 전문 단체로, 장난감 환경윤리헌장 제정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입법화 추진 등 정책적 변화까지 이끌고 있다.
한편 공유공존공공을위한연구소와 소우주 주식회사, 생생아쿠아, 주식회사 예성아름터가 함께하는 남양주 옹달샘 프로젝트는 지역 상점들을 거점으로 시민 누구나 텀블러만 있으면 자유롭게 물을 마실 수 있는 공공급수 공간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일상 속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시민 참여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 목표다.



기업과 공익단체가 함께 만드는 사회적 가치: 박주원 이사 강연
협약식을 마친 후에는 박주원 지속가능경영재단 ESG협력담당 이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 주제는 '기업과 공익단체가 함께 만드는 사회적 가치'였다. 강연에서는 ESG가 단순한 기업 홍보 수단이 아닌, 지역사회와의 진정한 연대를 통해 실현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특히 기업과 공익단체의 협업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에게 성장의 기회가 되는지, 실제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이날 강연은 협약식에 참석한 기업인과 단체 관계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더 나은 역할을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이 선언이 아니라 현장의 언어로 내려오는 순간이었다.

기업이 바뀌면, 지역이 달라진다
이날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 대회의실은 경기도 곳곳의 변화가 모여든 출발점이었다. 1기업-1단체 공익파트너십 협력사업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환경, 생물다양성, 자원순환, 이주민 통합, 청년 고립, 지역 공동체 등 다양한 공익 의제가 기업과 단체의 협력 속에서 지역 현장의 언어로 풀려나가고 있다. ESG가 보고서 속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실천이 될 때, 기업과 공익단체 모두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사업은 매년 증명해 왔다. 오는 10월, 이 18개 기업과 10개 단체가 어떤 결실을 가지고 다시 모이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지금 이 봄날의 약속들이 경기도 곳곳에서 조용하지만 확실한 변화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조회수 162
202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