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세계 아이들 셋 중 하나는 배움에서 소외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6억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인터넷에 연결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이는 수억 명의 아이들이 질 높은 교육 자료를 접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 세계에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은 무려 2억 4천만 명에 달하며, 저소득국가에서는 전체 인구의 85%가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냉혹한 현실 앞에서, "인터넷 없이도 AI가 가르칠 수 있다"는 역발상을 실현해 나가는 단체가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부를 둔 글로벌 비영리단체 러닝이퀄리티(Learning Equality)다.
2. 러닝이퀄리티는 어떤 단체인가

러닝이퀄리티는 2012년 UC 샌디에이고 인지과학 박사과정생이던 제이미 알렉상드르(Jamie Alexandre)가 공동 창립했다. 창립 당시 전 세계 아이들의 3분의 1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인터넷 접속 인구도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그는 "단순히 기술을 갖다 붙이는 방식으로는 진정한 교육 형평성을 달성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들의 핵심 프로젝트는 콜리브리(Kolibri)다. 콜리브리는 오프라인 우선(offline-first) 교수·학습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제품 생태계로, 콜리브리 학습 플랫폼, 커리큘럼 정렬 도구(Kolibri Studio), 공개 교육 자료(OER) 라이브러리, 그리고 다양한 교육 환경을 위한 구현 툴킷으로 구성되어 있다.
콜리브리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완전히 작동한다는 점이다.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나 재활용 노트북 같은 저가 기기에 설치해 로컬 서버를 구성하면, 주변 기기들이 이 서버에 접속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교실 내부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전기와 기기만 있다면 오지의 난민 캠프든, 교도소든, 산간 농촌 학교든 디지털 교육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그 결과는 인상적이다. 2024년 기준으로 콜리브리는 31개 언어로 제공되며, 22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고, 2024년 한 해에만 5만 3천여 건의 신규 설치가 이루어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 UNICEF, 세계비전(World Vision) 등 국제기구들도 콜리브리를 교육 프로그램에 공식 편입했다.
3. GPT-4를 '변환 AI'로 쓰다 — 커리큘럼 자동 정렬

콜리브리가 제공하는 교육 자료가 아무리 방대해도, 그 자료가 각 나라의 학교 교육과정에 맞춰 정렬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기 어렵다. 케냐 중학교 1학년 수학 시간에 미국식 커리큘럼 기반의 Khan Academy 영상이 그대로 뜬다면, 교사와 학생 모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닝이퀄리티는 GPT-4를 핵심 도구로 채택했다. 단순한 채팅 보조 도구가 아니라, 교육 자료를 각국 교육과정 체계에 맞게 자동으로 분류·구조화하는 '변환 AI(Transformative AI)'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케냐 Form I(9학년) ICT 교육과정을 예로 들면, 그 커리큘럼은 열(column), 행(line), 섹션으로 구성된 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인간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기존 자동화 시스템이 처리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였다. 러닝이퀄리티는 GPT-4를 활용해 이 이미지로부터 교과 주제 트리(topic tree)를 실시간으로 추출하고, 커리큘럼 주제 및 하위 주제를 자동으로 식별하도록 했다. 이 구조는 이후 자동화된 추천 모델과 결합돼 해당 주제 체계에 맞는 콘텐츠를 탐색·정렬하는 데 활용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다. 커리큘럼 정렬 작업은 단순하다고 해도 지루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며, 이는 비용과 인력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긴급 상황에서 새로운 기준에 맞춰 빠르게 정렬해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UNHCR은 이 과정의 자동화를 강력히 지지해 왔다.
4. 캐글 경진대회로 AI 모델을 고도화하다

러닝이퀄리티는 AI 모델 개선을 내부 개발팀에만 맡기지 않았다. 전 세계 머신러닝 전문가들을 초대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택했다.
이들은 학습 에이전시 랩(The Learning Agency Lab) 및 UNHCR과 파트너십을 맺고 캐글(Kaggle) 머신러닝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교육 콘텐츠가 특정 커리큘럼 주제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 예측하는 모델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2,000만 건 이상의 콘텐츠 항목과 1만여 개의 교육자 큐레이션 폴더로 구성된 다언어·다과목 데이터셋(STEM 강조)을 활용해, 참가자들은 수동 정렬 프로세스를 크게 능가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대회를 통해 발견된 핵심 인사이트는 앙상블 임베딩 모델의 효과였다. 단일 AI 모델이 아닌 여러 특화 임베딩 모델을 결합함으로써, 다양한 교육 자료와 커리큘럼 기준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었다. 알렉상드르 대표는 비영리 단체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명확한 목표 설정, 엄밀한 테스트 데이터 기반의 평가, 그리고 이런 경진대회 같은 개방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5. 오디오·영상 자료도 AI로 처리한다 — Whisper 연동
텍스트로 된 교육 자료를 커리큘럼에 정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콜리브리 라이브러리에는 방대한 분량의 동영상과 오디오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정렬하려면 내용을 먼저 텍스트로 변환해야 한다.
러닝이퀄리티는 2023년 구글 서머 오브 코드(GSoC)를 통해 기여자와 협력해 OpenAI의 Whisper를 활용한 전사(轉寫) 편집기를 Kolibri Studio에 시범 탑재했다. 이 프로젝트는 모든 멀티미디어 OER 자료를 위한 전처리 파이프라인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UI 기능을 제공했다.
이로써 러닝이퀄리티의 AI 파이프라인은 텍스트 문서는 물론, 동영상·오디오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반자동 커리큘럼 정렬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됐다. 현재 콜리브리 라이브러리에는 173개 언어의 교육 자료가 수록되어 있으며, STEM, 공중보건, 인터넷 안전, 교사 연수, 코딩, 생활 기술 등 K-12 전 과정을 포괄하는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6. 한국 교육 현장에 주는 시사점 — 가능성과 한계 사이에서
러닝이퀄리티의 사례는 기술이 교육 자원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를 국내 교육 환경에 적용할 때는 가능성과 함께 뒤따르는 위험과 한계를 균형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교육부와 교육단체, 학부모단체 사이에서 AI·디지털 교육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술의 도입은 신중한 설계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보조 수단으로서의 가능성. 우선 AI 기반 커리큘럼 정렬 기술은 교육 지원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율화 수단이 될 수 있다. 국내 교육 지원 비영리단체들은 교육부 교육과정이나 학년별 성취 기준에 맞는 콘텐츠를 선별하는 데 상당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자동 분류 기술을 보조적으로 활용한다면 이 과정을 단축하고, 절약된 자원을 실제 교육 현장 지원에 집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AI를 교사나 교육 전문가의 대체재가 아닌 조력자로 위치시키는 것이다. 러닝이퀄리티 역시 자동화된 정렬을 최종 판단은 아니라, 교육자의 검토를 전제한 '반자동' 프로세스로 설계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 교육 도구의 혜택은 특정 계층에 한정될 때보다, 보편적 복지의 관점에서 설계될 때 더 넓고 지속 가능한 사회적 효과를 낸다. 그렇기 때문에 도서·산간 지역, 경제적 취약계층, 학습 결손이 누적된 학생 등 교육 접근성이 낮은 다양한 상황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오프라인 우선 설계 철학이 이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인터넷 접근성이 불안정한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 교육 솔루션은 디지털 격차를 심화시키기보다 오히려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고려해야 할 위험과 한계. 그러나 AI 교육 도구의 도입이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도 직시해야 한다. AI가 생성하거나 추천하는 콘텐츠에는 편향이 내재될 수 있으며, 자동화된 커리큘럼 정렬이 교육의 다양성이나 지역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또한 디지털 기기와 AI 도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교사-학생 관계나 현장 중심의 교육 문화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학부모와 교사, 교육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도입 논의 과정이 기술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러닝이퀄리티의 모델이 남기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기술 자체보다 설계 철학에 있다. 명확한 교육적 목표, 엄밀한 평가, 그리고 교육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협업. 이 세 가지가 갖춰질 때, AI는 교육 형평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출처>
- 전 세계 2.6억 명 오프라인, 아이들 셋 중 하나 교육 소외 Learning Equality 공식 홈페이지 (learningequality.org)
- 저소득국 인구 85% 인터넷 미접속 GuideStar, Foundation for Learning Equality INC 프로필 (guidestar.org)
- 학교 미취학 아동 2억 4천만 명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unesco.or.kr)
- 콜리브리 220+ 국가·지역 설치, 2024년 5만 3천 건 신규 설치, 31개 언어 제공 GuideStar (guidestar.org, 2024)
- Whisper 연동 전사 기능 (GSoC 2023) Learning Equality Medium 블로그 (medium.com/learning-equality, 2026.04.08)
- 173개 언어 K-12 콘텐츠 제공 About Kolibri (learningequality.org/kolibri/about-kolibri)
- 카메룬 수학 점수 14% 향상, 창의·비판적 사고 36% 향상 AI for Cause (aiforcause.org, 2026.03.15)
- 과테말라 수학 향상, 미국 교정시설 GED 취득 지원 HundrED (hundred.org/en/innovations/kolibri)
- 우간다 난민 교사 훈련 및 콜리브리 활용 사례 UNHCR (unhcr.org, 2021)
- 케냐 카쿠마 난민 캠프 활용 사례 Offline Internet (offlineinternet.org, 2024.09)
- AI와 교육 형평성 — AI 격차(AI divide) 이슈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멀티미디어언어학습 저널, Vol.27 No.4 (2024)
- 제이미 알렉상드르 창립 배경 및 비전 Fast Forward (ffwd.org,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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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8※「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 버려지는 병 안에 담긴 가능성

음료 한 캔을 다 마시고 난 뒤, 그 빈 캔은 어디로 가는가.
쓰레기통, 재활용함, 길바닥, 혹은 누군가의 손에 들려 수거 차량으로 향할 것이다. 그런데 세계 어딤에서는 이 빈 캔 하나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가치 있는 자원이자 공동체의 연결 고리가 된다. 아이들이 방문을 두드리며 빈 병을 모아 학교 수학여행 경비를 마련하고, 스포츠팀이 훈련 장비를 사기 위해 온 동네를 돌며 캔을 모은다. 이웃이 문 앞에 박스를 내놓으면 자원봉사자들이 가져가고, 그 병들이 환경을 지키는 재원이 된다.
이것이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Bottle Drive)'의 풍경이다. 그리고 이 문화의 물적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병 보증금 반환 제도(Deposit Return Scheme, DRS)다. 음료를 살 때 병 보증금을 포함한 금액을 내고, 빈 병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이 제도는, 환경 보호와 시민의 경제적 동기를 교묘하게 결합해 높은 회수율을 달성한다. 독일에서는 이 제도가 '판트(Pfand)'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재활용률을 만들어냈다.
한국에도 1985년부터 빈용기 보증금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유리병 회수율은 외형적으로 99%에 달한다. 그러나 캐나다처럼 이 제도가 지역사회 모금 문화와 연결되거나, 독일처럼 시민의 일상 환경 행동으로 깊숙이 자리 잡은 것과는 거리가 있다. 환경 공익과 지역 공동체, 시민 참여가 한 병 안에 담길 수 있는 가능성을 캐나다와 독일의 사례에서 찾아본다.
2. 병 보증금 제도의 기원과 원리
병 보증금 제도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다. 현대적 의미의 제도화 이전에도, 유리병은 비쌌기 때문에 반납하고 돌려받는 문화가 존재했다. 빵집이나 우유 배달원이 병을 수거해 재사용하는 것은 20세기 초반까지 당연한 관행이었다. 문제는 1950년대 이후 일회용 포장재가 대중화되면서 이 순환 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미국 오리건주가 1971년 세계 최초의 현대적 병 보증금 법을 제정했다. '병법(Bottle Bill)'이라 불리는 이 법은 음료 용기에 보증금을 부과하고 반환 시 환급하는 구조로, 도입 즉시 캔과 병의 매립 쓰레기를 대폭 줄이는 효과를 냈다. 오리건주는 지금도 북미에서 가장 높은 87%의 음료 용기 반환율을 기록하며 제도 도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캐나다는 1970년대부터 주(Province)별로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알버타주는 1972년,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1970년에 제도를 시작했고, 이후 각 주가 독자적인 방식으로 제도를 발전시켰다. 독일은 이보다 늦은 2003년 일회용 용기에 대한 판트 제도를 본격 도입했지만, 촘촘한 인프라와 높은 보증금 금액을 바탕으로 빠르게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보증금 제도의 핵심 원리는 단순하다. 소비자가 음료를 살 때 용기 가격을 선납하고, 반환할 때 돌려받는다. 경제적 동기가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병을 버리지 않고 가져온다. 이 단순한 인센티브 설계가 높은 회수율의 비결이다.
3. 독일 판트 제도 — 세계 최고 재활용률의 비밀

독일의 판트 제도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병 보증금 제도로 꼽힌다. 독일어로 '보증금'을 뜻하는 '판트(Pfand)'는 독일인의 일상 깊이 뿌리내린 환경 행동 문화가 됐다.
제도의 출발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환경부 장관 클라우스 퇴프너가 처음으로 포장 규정을 도입했다. 일회용 포장의 시장 점유율이 28% 이상 증가하면 일회용 병에 보증금을 부과하는 내용이었다. 재활용 포장 비율이 71%로 떨어진 1991년 제도가 처음 시행됐고, 여러 법적 논쟁과 개정을 거쳐 2003년 오늘날의 판트 시스템이 완성됐다. 2022년부터는 일회용 용기에까지 제도가 확대됐다.
현재 독일의 판트 구조는 명확하다. 소비자는 음료를 살 때 재사용 유리병에는 약 8센트, 일회용 페트병과 캔에는 25센트(약 350원)의 보증금을 포함한 금액을 낸다. 이후 마트에 설치된 무인 회수기에 빈 용기를 넣으면 영수증이 출력되고, 이를 해당 마트에서 현금으로 받거나 쇼핑 금액에서 차감한다. 독일 전역의 5만 개 이상의 무인 회수기와 소매점을 통해 매년 200억 개 이상의 일회용 음료 포장재가 처리된다.
효과는 수치로 증명됐다. 일회용 판트 포장재 기준 회수율이 98%를 넘는다. 2019년 독일 포장시장연구협회 자료에 따르면 공병 하나당 재사용 횟수는 평균 40~50회, 공병 재사용률은 97.4%에 달한다. 덕분에 독일은 2015년 OECD 발표에서 재활용률 65%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자원순환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판트 제도가 단순한 재활용 정책을 넘어서는 점은 그것이 만들어낸 시민 문화에 있다. 독일 거리에서는 빈 병을 가방에 담아 마트로 향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빈 병을 길가에 두고 가기도 하는데, 이를 수집해 생계에 보탬으로 삼는 '파이퍼(Pfandsammler)'라 불리는 사람들이 그것을 가져가는 비공식 사회안전망도 작동한다. 병 하나에 담긴 보증금이 환경 행동이자 사회적 연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4.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 — 자원순환이 만드는 공동체 모금 문화

독일이 병 보증금 제도를 환경 정책으로 발전시켰다면, 캐나다는 그것을 공동체 모금 문화로 발전시켰다. '보틀 드라이브(Bottle Drive)'는 빈 음료 용기를 모아 보증금을 환급받아 그 수익금을 단체나 프로젝트를 위한 모금에 활용하는 캐나다 특유의 지역사회 행사다.
보틀 드라이브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기본 구조는 같다. 자원봉사자들이 동네를 돌며 문을 두드리거나 지정 장소에서 주민들이 가져온 빈 병을 수거한다. 모인 병들을 병 보증금 창구(Bottle Depot)에 가져가 보증금을 환급받고, 그 금액을 모금 목적에 사용한다. 알버타주의 경우 용량 1리터 이하 용기는 10센트, 1리터 초과는 25센트를 환급받는다.
보틀 드라이브를 활용하는 주체는 매우 다양하다. 스포츠팀이 장비 구매나 원정 경비 마련을 위해, 학교가 수학여행이나 특별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스카우트나 걸가이드가 활동 자금 마련을 위해, 비영리단체가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해 보틀 드라이브를 활용한다. 캘거리의 노스힐 보틀 데포는 45년째 지역 단체들의 보틀 드라이브를 지원해온 사례를 소개하며, 자선단체, 학교, 스포츠팀, 스카우트, 걸가이드 등 어떤 지역 단체와도 협력한다고 밝히고 있다.
보틀 드라이브가 단순한 모금 방법을 넘어서는 점은 그것이 갖는 교육적·공동체적 가치다. 아이들은 보틀 드라이브를 통해 팀워크, 책임감, 재정적 역량을 배운다. 이웃들은 문 앞에 모아둔 병을 내놓으며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을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함께 동네를 돌며 연대감을 형성한다. 재활용이라는 환경 행동이 공동체의 연결 고리가 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보틀 드라이브도 진화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턴잇(Return-It)은 '익스프레스 그룹 계정' 서비스를 통해, 지지자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병 환급금을 특정 단체 계정으로 기부할 수 있는 상시 온라인 보틀 드라이브 시스템을 운영한다. 리저널 리사이클링(Regional Recycling)은 '노 소트 보틀 드라이브(No Sort Bottle Drive)'를 통해 용기 종류를 분류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하고, 풀 소트 방식 참여자에게는 5%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해 참여 동기를 높인다.
알버타주의 성과는 인상적이다. 2024년 알버타주 음료 용기 반환율은 83~85%를 기록해 캐나다 내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이는 미국 전체 평균을 14%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이다. 2024년 한 해에만 알버타 음료용기재활용공사(ABCRC)가 21억 4,300만 개의 음료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9,930만 킬로그램의 폐기물이 매립지 대신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됐다.
5. 한국의 현황 — 높은 회수율, 좁은 문화

한국의 빈용기 보증금 제도는 1985년 소주병과 맥주병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이후 청량음료병이 추가됐고, 2003년 환경부로 관리 주체가 일원화됐다. 2017년에는 보증금이 인상됐다. 현재 소주·맥주 등 재사용 유리병에 대해 용량에 따라 70~350원의 보증금이 부과된다.
외형적 성과는 뚜렷하다. 2024년 빈용기 회수율은 99.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 수치의 이면을 보면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회수율이 높은 것은 소비자가 직접 반환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술집·마트 같은 소매점이 공병을 회수해 주류회사에 반납하는 B2B 회수 구조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직접 가게에 병을 가져와 보증금을 돌려받는 문화는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
더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보증금 제도의 적용 범위가 재사용 유리병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페트병이나 캔은 대상이 아니다. 반면 시장은 유리병에서 페트병과 캔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보증금 대상 유리병 출고량은 2003년 56억 1,900만 병에서 2025년 37억 4,200만 병으로 약 33.4% 감소했다. 회수율 99%라는 수치가 빛나 보이지만, 정작 보증금 제도가 적용되는 유리병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반환 인프라의 부족도 문제다. 한국에서 소비자가 빈용기를 반환할 수 있는 장소는 주로 구매한 소매점이다. 독일처럼 마트마다 무인 회수기가 있거나, 캐나다처럼 전용 보증금 창구(Bottle Depot)가 지역 곳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불편함이 소비자의 직접 반환을 억제하는 요인 중 하나다. 국회에서는 반환 인프라를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미반환 보증금 문제도 있다. 2020년 기준 소비자가 돌려받지 못한 빈용기 보증금이 426억 원에 달하며, 이 자금이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 축적되고 있다. 이 돈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원순환 문화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쓸 수 있음에도, 법령상 용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6. 무엇이 다른가 — 제도와 문화의 결합
캐나다·독일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제도가 문화로 이어지느냐의 문제다.
독일의 판트는 슈퍼마켓 문화의 일부다. 마트에 갈 때 빈 병을 챙겨가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됐다. 25센트라는 보증금 금액이 한 캔에 350원 수준으로 충분히 매력적이고, 5만 개의 무인 회수기가 반환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제도가 일상으로 체화된 것이다. 캐나다의 보틀 드라이브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일상의 병 반환 행동을 지역사회 모금 문화로 조직화했다. 환경 행동이 공동체 참여로 연결되는 고리를 만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 연결이 아직 약하다. 개인이 병을 직접 반환하는 것이 번거롭고, 반환 경험을 통해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문화적 연결고리가 없다. 병을 반환하는 것이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받는 거래가 아니라, 환경을 위한 기여이자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이 되려면 추가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7.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해외의 이야기가 멀게 느껴진다면, 이미 경기도 안에서 비슷한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먼저 확인해두자.
경기도 광주에서 시작된 '소우주' — 재사용 유리병 순환 모델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본사를 둔 소우주(SOUJU)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재사용 유리병에 담긴 생수와 탄산음료를 유통하고, 빈 병을 직접 회수해 재사용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수의 99.9%가 일회용 플라스틱 병에 담겨 판매되는 현실에서, 소우주는 유리병이 다시 일상의 표준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미션을 내걸고 있다.
소우주의 모델은 독일 판트 제도의 핵심 원리 — 용기를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십 회 재사용하는 순환 구조 — 를 한국 현실에 맞게 적용한 것이다. 소우주는 유리병 재사용시 일회용 페트병 대비 온실가스를 7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히며, 우리나라에서 연간 소비되는 56억 병의 페트병 생수를 재사용 유리병으로 대체하면 84,456톤의 폐기물이 줄어든다고 제시한다. 빈 병 회수 신청은 온라인 폼을 통해 간편하게 할 수 있어,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의 '노 소트(분류 없이 내놓기)' 방식과 유사하게 참여 문턱을 낮추고 있다.
소우주의 Reuse Alliance에는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용인교육지원청, 인천광역시교육청 등 경기도 및 인근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순환경제에 동참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에서는 소우주 미네랄워터 제품이 공식 행사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소우주는 아직 작은 기업이지만, 이 실험이 의미 있는 것은 그것이 던지는 질문 때문이다. 병 보증금 제도가 재사용 유리병에만 적용되고, 정작 그 유리병 시장은 줄어드는 한국의 현실에서, 민간이 먼저 재사용 유리병의 유통과 회수 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도가 이런 선구적 시도를 공익활동 생태계와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어떨까.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세 가지 시사점
이 흐름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수 있는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경제적 인센티브와 환경 가치를 연결하는 설계가 참여를 만든다. 독일의 판트가 성공한 핵심은 충분히 매력적인 보증금 금액과 편리한 반환 인프라의 결합이었다. 소우주가 경기도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원리다. 소비자가 빈 병을 편리하게 반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참여가 따라온다. 한국에서 페트병과 캔까지 보증금 제도를 확대하고, 반환 인프라를 늘리면 시민들의 일상적인 환경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공익활동 단체들이 이런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자원순환을 지역 모금과 연결하는 보틀 드라이브 모델이 경기도에서도 가능하다. 경기도 시·군의 환경단체, 학교, 청소년 스포츠팀들이 지역 내 빈 병 수거를 통해 모금하고, 그 과정에서 환경 교육과 지역사회 참여를 함께 이끌어내는 모델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공익활동이다. 소우주가 구축 중인 Reuse Alliance 네트워크와 경기도 공익단체들이 협력한다면,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지역사회 모금과 환경 교육이 결합된 '경기도형 보틀 드라이브'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셋째, 미반환 보증금을 지역 공익활동 지원에 활용하는 제도 개선을 공론화할 수 있다. 매년 수백억 원씩 쌓이는 미반환 보증금이 더 유연하게 자원순환 공익활동에 쓰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촉구하는 정책 제언 활동은, 공익활동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소우주처럼 재사용 유리병 순환 경제를 실천하는 민간 기업의 경험을 제도 개선 논의에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맡을 수 있다.
마무리 — 빈 병 하나의 공익 경로
빈 병 하나가 독일에서 걷는 경로를 따라가 보자. 소비자가 25센트를 얹어 음료를 산다. 마시고 나서 마트에 있는 무인 회수기에 넣는다. 영수증을 받아 다음 장보기에 쓴다. 빈 병은 공장으로 가서 40~50번 다시 채워진다. 환경에는 새 용기를 만들 때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이 절약된다.
캐나다에서 같은 빈 병이 걷는 경로는 다르다. 이웃이 박스에 모아둔 병들을 보틀 드라이브 자원봉사자들이 가져간다. 보증금 창구에서 환급된 금액이 지역 축구팀의 유니폼이 되고, 학교 도서관의 새 책이 되고, 청소년 단체의 캠프 경비가 된다.
그리고 경기도 광주에서 소우주의 유리병이 걷는 경로가 있다. 소비자의 손을 거쳐 기업과 기관의 행사 테이블에 오르고, 온라인 회수 신청 한 번으로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 수십 회 새로 채워진다. 84,456톤의 폐기물이 줄어드는 경로다.
환경 공익과 지역 공동체가 빈 병 하나 안에서 만나는 것이다. 경기도의 공익활동이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가 매일 마시고 버리는 용기들이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공동체를 잇는 자원이 될 수 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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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 리저널 리사이클링 — 커뮤니티 모금을 위한 보틀 드라이브 : https://www.regionalrecycling.ca/blog/community-fundraising/
[출처 3] 리턴잇(Return-It, BC주) — 보틀 드라이브 프로그램 : https://www.return-it.ca/programs/bottledrives/
[출처 4] 노스힐 보틀 데포(캘거리) — 보틀 드라이브 45년 : https://northhillbottledepot.ca/bottle-drive/
[출처 5] 트레일 보틀 데포 — 보틀 드라이브 안내 : https://trailbottledepot.ca/bottle-drives/
[출처 7] 어스파이어허브 — 비영리단체 보틀 드라이브 사례 : https://aspirehub.org/bottle-drive-fundraiser/
[출처 10] Shoot in the Breeze — 알버타 음료 용기 반환율 85% 달성 : https://shootinthebreeze.ca/beverage-container-retu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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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2] ABCRC — 재활용 FAQ(2024년 통계) : https://www.abcrc.com/recycling-faqs/
[출처 13] ScienceDirect — 확률적 환급이 음료 용기 재활용 행동에 미치는 영향(BC·알버타 연구)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56053X25003654
[출처 14] 뉴스퀘스트 — 독일 판트제도 소개 :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707
[출처 15] 한국독일네트워크 — 독일 판트 20주년 : https://adeko.or.kr/news_deu/?bmode=view&idx=15483432
[출처 16] 뉴스펭귄 — 재활용률 1위 독일이 이끈 판트 제도 :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63
[출처 17] 데일리환경 — 독일 판트 포함 이색 환경 정책 : https://www.dailyt.co.kr/newsView/dlt202606250001
[출처 18] 세계일보 — 독일 판트 제도와 재활용 시장 변화 : https://www.segye.com/newsView/20210203515109
[출처 19] 채널PNU — 독일 판트 제도 체험기 : https://channelpnu.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3759
[출처 20] 소우주(SOUJU) — 재사용 유리병 순환경제 기업(경기도 광주시) : https://sites.google.com/souju.glass/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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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배고픔

학교 급식이 끝나면 어디로 가는가. 방과 후 혼자 집에 돌아가는 아이, 냉장고를 열어도 먹을 것이 없는 아이, 편의점 삼각김밥 하나로 저녁을 때우는 아이. 빈곤은 반드시 남루한 외모로 나타나지 않는다. 교복을 입고, 스마트폰을 들고, 학교에 나타나지만,
급식 외에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빈곤' 속에 있다.
2010년대 초 일본 도쿄 오타구(大田区)의 작은 야채 가게 주인 곤도 히로코(近藤博子)는 인근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홀어머니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 식사를 챙겨줄 수 없는 아이가 있는데, 학교 급식 외에는 바나나 한 개로 하루를 버틴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날이면 교감이 직접 집으로 마중을 나가 학교에서 주먹밥을 먹인 다음 점심 급식으로 연결한다고 했다.

곤도 씨는 충격을 받았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졌다. 2012년 8월, 그녀는 자신의 야채 가게 한 켠에 '아이가 혼자 들어와도 괜찮은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어린이 식당(こども食堂)'이라는 이름의 공간을 열었다. 밥 한 끼를 같이 먹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25년, 일본 전역의 어린이 식당 수는 12,602개소에 달한다. 전국 공립 소학교 수의 약 70%에 해당하는 숫자다.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어떻게 일본 사회 전체로 퍼져나갔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한국의 아동 돌봄 공백 문제에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를 이 글에서 살펴본다.
2. 탄생과 확산 — 한 야채 가게에서 전국으로
곤도 히로코가 운영한 '기분내키는 대로 야채가게 단단(気まぐれ八百屋だんだん)'은 처음부터 특별한 공간이었다. 무농약 야채를 판매하는 이 가게는 점점 지역 주민들의 교류 공간이 됐고, 아이들의 학습 지원 공간이 됐으며, 어른들의 재학습 공간으로 발전해갔다. 그 연장선에서 2012년 8월 '단단 어린이 식당(だんだんこども食堂)'이 탄생했다.

'어린이 식당'이라는 이름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도쿄 도시마구(豊島区)에서 아동 지원 활동을 하던 NPO법인 '도시마 어린이 WAKUWAKU 네트워크'의 구리바야시 지에코(栗林知絵子)가 이 개념을 받아들여 자신의 지역에 어린이 식당을 열었고,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2015년에는 도시마구와 인정 NPO법인 도시마 어린이 WAKUWAKU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어 '제1회 어린이 식당 서밋'이 열렸고, 전국에서 약 200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확산 속도는 놀라웠다. 2016년에는 전국 300여 개, 2018년에는 2,286개, 2019년에는 3,718개, 2020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4,960개로 증가했다. 그리고 2024년에는 마침내 10,000개를 돌파해 10,867개에 달했고, 2025년 확정값으로는 12,602개소로 집계됐다. 운영 주체는 NPO법인, 지역 주민 그룹, 종교 단체, 기업, 개인 자원봉사자 등 다양하다. 개설 비용은 보통 수십만 엔 정도이며, 월 운영 비용도 수만 엔 수준으로 시작할 수 있다. 진입장벽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급속한 확산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무엇이 이 운동을 이렇게 빠르게 퍼뜨렸을까.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 일본 사회에서 아동 빈곤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일본의 아동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높은 수준으로, 사회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둘째, 참여의 문턱이 매우 낮았다. 특별한 자격이나 자본 없이도 이웃의 마음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었다. 셋째, SNS를 통해 정보가 빠르게 공유됐다. '어린이 식당 만들기 강좌' 같은 실용적 정보가 퍼지며 따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3. 어린이 식당은 무엇인가 — 두 개의 축
어린이 식당을 단순한 급식 지원 시설로 보면 그 본질을 놓친다. 인정 NPO법인 전국 어린이 식당 지원센터 무스비에(むすびえ)의 정의에 따르면, 어린이 식당에는 두 개의 큰 축이 있다. 하나는 '아동 빈곤 대책'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 교류 거점'이다.
이 두 축의 공존이 중요하다. 만약 어린이 식당이 순수하게 빈곤 아동을 위한 시설로만 규정된다면, 이용 아동에게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어린이 식당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누구든지 올 수 있는 곳'이라는 포용성이다. 어려운 가정의 아이도, 맞벌이 부모를 둔 아이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지역 주민 누구나 와서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다. 특정 자격 요건 없이 열려 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도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올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무스비에의 조사에서 전체 어린이 식당의 71.7%가 '연령이나 속성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이라고 답했다. 어린이 식당은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 전체가 함께하는 공동체의 식탁인 것이다.
메뉴는 대체로 단순하고 따뜻하다. 카레, 된장국, 야채 볶음, 주먹밥 같은 가정식이 중심이다. 요리를 하는 것은 동네 아주머니, 퇴직한 요리사, 가정주부, 학생 자원봉사자들이다. 음식값은 무료 또는 100~300엔(우리 돈으로 약 800~2,500원) 수준이다. 같은 식탁에 앉아 함께 먹고, 이야기 나누고, 숙제를 함께 하는 것이 핵심이다.
4. 전국 지원 네트워크 — 무스비에가 만드는 생태계
어린이 식당이 단순한 개별 활동의 집합을 넘어 사회적 운동으로 성장한 데는 전국 지원 네트워크 '무스비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2018년 설립된 무스비에는 '어린이 식당이 전국 어디에나 있고 모두가 안심하고 갈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환경을 정비한다'는 미션을 가진 인정 NPO법인이다. 이사장은 오랫동안 빈곤 문제에 관여해온 사회운동가 유아사 마코토(湯浅誠)다. 무스비에는 매년 전국 어린이 식당 수를 조사·발표하고,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며, 지역 네트워크 단체들이 연결되도록 돕는다.

무스비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지역 네트워크'의 중요성이다. 개별 어린이 식당들이 혼자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지역 내 식당들이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지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바현의 사례에서는 지역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편의점 체인, 식품 기업, 지역 슈퍼마켓들이 식재료를 기부하고, 기업 직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방식의 협력이 자리 잡았다. 정부도 움직였다. 일본 내각부는 어린이 식당을 아동 빈곤 대책의 일환으로 인정하고, 지방 정부를 통한 재정 지원을 확대해왔다. 시작은 민간이었지만, 정부와 기업이 뒤에서 받쳐주는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5. 한국의 현실 — 급식카드와 지역아동센터의 한계
한국에도 결식 아동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있다. 크게 두 가지 축이다. 하나는 아동급식카드(급식 지원 카드)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아동센터다.
아동급식카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한부모 가정 등 18세 미만 취약계층 아동들의 결식 예방과 영양 개선을 위해 음식점 등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발급하는 카드다. 제도 자체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2026년 6월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발표한 운영 실태 조사 결과는 제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2024년 기준 충전됐지만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된 금액이 약 171억 원으로 전체 충전금의 7.8%에 달했다. 충전금의 10%도 사용하지 않은 아동이 4,800여 명에 달했다. 카드 사용 시 아이가 느끼는 낙인감, 사용 방법 미숙지, 일부 부모의 부적정 사용 등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카드가 '밥 한 끼'만 해결한다는 점이다. 아이가 혼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계산하는 경험, 식당에서 혼자 앉아 밥을 먹는 경험은, 배를 채울 수는 있지만 따뜻함과 연결을 주지는 못한다.
지역아동센터는 돌봄 공백을 메우는 또 하나의 축이다. 2023년 기준 전국에 4,200여 개소가 운영되며 약 10만 명의 아동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는 자격 요건을 갖춘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며, 공간과 인력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 아이들도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일본 어린이 식당의 '누구든 올 수 있다'는 포용성이 한국 지역아동센터에는 구조적으로 내재되어 있지 않다.
6. 무엇이 다른가 — 제도 대 문화
일본 어린이 식당과 한국의 아동 급식 지원 체계를 비교할 때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제도 대 문화'의 차이다.
한국의 접근 방식은 본질적으로 제도적이다. 누가 지원 대상인지, 얼마를 지원할지, 어떤 방식으로 지급할지를 정부가 정하고 시민은 수혜자로서 그 제도에 접근한다. 제도는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낙인의 문제, 사각지대의 문제, 따뜻한 관계의 부재 문제를 제도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일본 어린이 식당의 접근 방식은 본질적으로 문화적이다. 이웃이 이웃을 챙기는 것, 동네 어른이 아이의 밥을 함께 먹어주는 것이 기반이다. 제도가 없어도, 보조금이 없어도, 마음이 있으면 내일 당장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모이면서 문화가 만들어진다.

두 가지 접근이 상호 보완적일 수 있다는 것이 일본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일본도 처음에는 민간 문화 운동으로 시작됐지만, 이후 정부의 재정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도 아동급식카드 같은 제도적 지원을 유지하면서, 그 위에 이웃이 함께 밥을 먹는 문화를 더하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
낙인 문제 해결의 측면에서도 어린이 식당 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취약계층 아동'이 아니라 '누구나 올 수 있는 동네 밥상'으로 프레이밍을 바꾸면, 도움이 필요한 아이가 손을 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공동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7.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일본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비슷한 움직임이 이미 우리 곁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 자라난 '어릔이식당 작은숲’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는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에너지가 모여 '어릔이식당 작은숲'이라는 이름의 공동체 식탁이 열리고 있다. 2024년 11월부터 매달 한 번씩 문을 여는 이 식당은, 어느 한 기관이 운영하는 곳이 아니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를 중심으로 15년간 다져온 '꿈마을공동체' — 지역 교회와 성당, 주민자치회, 작은 도서관, 학교, 복지관, 마을협동조합 등 20여 개 단체가 느슨하게 연결된 지역 네트워크 — 가 돌아가면서 식당을 열고 있다. 음식을 만드는 일은 각 단체가 1년에 한두 번만 담당하면 된다.
이 식당의 이름이 '어릔이식당'으로 표기되는 것은 오타가 아니다. '어린이'와 '어른'의 만남을 중의적으로 담은 것이다. 마을 기업 '나눔과이음'이 알록달록한 비빔밥을 준비하면, '한살림 북서울노원지구'는 주먹밥을 만들고, 수공예 작가 모임 '마디상회'는 라탄 바구니와 꽃병으로 식탁을 꾸민다. 중고생 청소년들은 손님으로도 오지만, 테이블 메니저로서 동생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말을 건네는 역할도 맡는다. 소박한 한 끼지만,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 운동의 핵심 키워드는 일본에서 온 개념인 '이바쇼(居場所)'다. 직역하면 '있을 곳'이지만, 그 안에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있어도 되는 곳, 평가받지 않는 곳, 믿을 만한 사람이 있는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말로는 '안식처', '비빌 언덕'에 가깝다. 어린이 식당은 밥을 주는 곳이 아니라, 이바쇼를 경험하는 곳이다.
'어릔이식당 작은숲'의 에너지는 공릉동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2025년 10월 16일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어린이 식당 활동가 대회'에는 서울, 경기뿐 아니라 제주, 부산, 대구, 광주, 충북 등 전국에서 85명이 모였다. 복지관 사회복지사, 청소년센터 직원, 협동조합 구성원, 학부모 등 다양한 이들이 '어린이 식당'이라는 화두 하나로 연결됐다. 노원구에서는 상계동 청소년센터, 경춘선숲길 작은 도서관, 중계동 어린이도서관 근처 공간으로 점점 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세 가지 시사점
이 흐름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수 있는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낮은 진입장벽이 운동을 만든다. 어린이 식당이 12년 만에 12,000개소를 넘어선 비결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공릉동 사례도 마찬가지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는 작은 싱크대 하나로 식당을 운영하고, 한 달에 한 번만 2층 로비를 어린이 식당으로 변신시킨다. 경기도 31개 시·군의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교회,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등 이미 존재하는 공간 어디든 충분한 조건이 된다.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는 것이 이 운동의 출발점이다.
둘째, 포용적 설계가 낙인을 없앤다. 아동급식카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낙인감이다. 카드를 꺼내는 순간 '지원 대상'임이 드러나는 구조가 사용을 꺼리게 만든다. 반면 어린이 식당은 누구나 오는 곳이기 때문에 낙인이 없다. 공릉동 어린이식당도 이 원칙을 그대로 따른다. 저소득을 증명할 필요가 없고, 자원봉사로 참여할 기회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무스비에는 이를 어린이 식당 운영의 5대 원칙 중 하나인 '포용성'으로 명시한다. 경기도의 먹거리 지원 정책을 설계할 때, '지원 대상'을 별도로 분리하기보다 지역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포용적 공간을 만드는 방향이 낙인 문제 해결에 효과적일 수 있다.
셋째, 기록과 네트워크가 운동을 키운다. 무스비에가 매년 전국 어린이 식당 수를 조사·발표하고, 지역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온 것이 운동의 지속적 성장에 결정적이었다. 2025년 전국 활동가 대회가 보여주듯, 지금 한국에서도 어린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거나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 경기도는 이 흐름을 받아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경기도 내 먹거리 돌봄 공익활동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유사한 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면, 작은 시도들이 더 큰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곤도 히로코는 어린이 식당을 시작하며 거창한 사회 변혁을 꿈꾸지 않았다. "동네 아이가 바나나 한 개로 하루를 버틴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을 뿐이다. "아주머니들이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가게 한 켠에 밥상을 펼쳤다.
그 밥상이 12년이 지나 12,000개가 됐다. 전국 소학교 수의 70%에 달하는 숫자다. 매주 혹은 매달 문을 여는 그 밥상 앞에 앉아, 아이들은 밥 한 끼를 먹고,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동네에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경기도 어느 동네에서도 그런 밥상이 열릴 수 있다.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마음이 있고, 공간이 있고, 함께 할 이웃이 있으면 된다. 가장 오래된 공동체의 방식, 함께 밥 먹기가 가장 새로운 공익활동의 형태가 되는 것이다. 공익은 언제나 밥 한 끼처럼 따뜻하고 구체적인 것에서 시작된다.
마무리 — 밥 한 끼의 힘
곤도 히로코는 어린이 식당을 시작하며 거창한 사회 변혁을 꿈꾸지 않았다. "동네 아이가 바나나 한 개로 하루를 버틴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을 뿐이다. "아주머니들이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가게 한 켠에 밥상을 펼쳤다.
그 밥상이 12년이 지나 12,000개가 됐다. 전국 소학교 수의 70%에 달하는 숫자다. 매주 혹은 매달 문을 여는 그 밥상 앞에 앉아, 아이들은 밥 한 끼를 먹고,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동네에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서울 공릉동의 어릔이식당 작은숲이 보여주듯, 그 밥상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차려지기 시작했다. 경기도 어느 동네에서도 그런 밥상이 열릴 수 있다.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마음이 있고, 공간이 있고, 함께 할 이웃이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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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 무스비에 — 2024년도 전국 어린이 식당 수 조사(확정값, 10,867개소) : https://musubie.org/news/press/11208
[출처 3] 무스비에 — 2024년 어린이 식당 10,000개소 돌파 보도자료 : https://musubie.org/news/press/10825
[출처 4] 무스비에 — 2023년도 전국 어린이 식당 수 조사(확정값, 9,132개소) : https://musubie.org/news/8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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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8] 오리카네 라보 — 어린이 식당이란? 역할과 취지 소개 : https://www.orikane.co.jp/orikanelab/18584/
[출처 9] 고단샤 코크리코 — 이름 붙인 사람 곤도 히로코 씨 인터뷰 : https://cocreco.kodansha.co.jp/cocreco/general/life/pHNqE
[출처 10] 닛케이 우먼 — 어린이 식당 1호 탄생 이야기 : https://woman.nikkei.com/atcl/column/23/013000056/112000032/
[출처 11] 이노베이션홀딩스 CSR — 곤도 히로코 씨 인터뷰 : https://www.ihd.co.jp/wp/csr/news/202502032573
[출처 12] 무스비에 10주년 사이트 — 지역에 뿌리 내리는 어린이 식당 : https://ks10th.musubie.org/interview/16
[출처 14] 정책브리핑 —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실태 조사결과 :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56767842
[출처 15] 대한급식신문 — 관리 사각 드러난 결식아동 급식카드 : https://www.f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367
[출처 16] 국가정보포털 — 아동급식지원 현황 통계 :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707
[출처 17] 공공데이터포털 — 보건복지부 지역아동센터 현황 2023년 : https://www.data.go.kr/data/15004404/fileDat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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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16일 목요일, 노무현시민센터 1층에서 시민기록자 심화교육 워크숍이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 교육은 크게 인공지능과 글쓰기 특강과 심화 워크숍으로 구성되었다. 필자는 아카이브 에디터로 본 워크숍에 참여하였다.
아카이브 에디터와 공익위키 에디터가 함께 모인 자리는 처음인 만큼, 체크인으로 워크숍을 시작했다. 첫 강의에서는 노무현시민센터 사료연구팀장이 노무현시민센터를 소개하고 시민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했다.

이후 특강이 이어졌다. 김성우 캣츠랩 연구위원이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와 쓰기를 어떻게 바꿀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언어 습득 과정에서의 차이를 이야기하며, “인간은 삶으로 말을 배우고 인공지능을 데이터로 말을 배운다”라고 말했다.

인식론적 경로 의존성과 인공지능이 인지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기는 멈추고, 인공지능에 생각 자체를 맡기게 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유튜브를 볼 때 내가 볼 영상을 직접 고르지 않고 알고리즘이 골라주는 영상을 보는 것이 그렇다. 강연자는 “마찰 없는 자유는 단지 효율성일 뿐”이라고 언급하며, “지식 영역에서의 효율성은 빠르게 폐쇄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10대 청소년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극우 영상을 반복해서 시청하다가 극우적 사고를 갖게 되는 현상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은 인간의 글쓰기와 인간의 도움을 받은 인공지능의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였다. 강연자는 칼로 무를 베듯 가를 순 없지만, 글을 쓴 당사자는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읽는 것 또한 인공지능에 맡기면서, 점점 원문을 읽기보다는 요약본을 읽게 된다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것도 지식 영역에서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10분 안에 책 한 권 다 읽기’, ‘1시간 안에 드라마 보기’ 등의 콘텐츠가 점점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약과 결론만 빠르게 소비하는 태도가 굳어지면, 정보를 스스로 판단하고 질문하는 힘도 함께 옅어질 수 있다. "요약만을 읽을 때 권력은 다른 이의 것이 된다"라는 말처럼, 원문을 읽으며 직접 생각하고 고민하고 의문을 품는 과정이야말로 시민 각자가 판단의 주체로 남기 위해, 나아가 민주주의를 지탱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과 글쓰기는 글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듣고 싶은 주제다. 평소 관심 있던 주제였기에 듣게 되어 좋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후 점심을 먹으면서 서로 교류했다. 각자 속해있는 비영리조직에 이야기를 나누며 대화가 점점 확장되었다. 그 후 필자는 노무현시민센터 3층에 있는 카페 ‘커피사는세상’에 들렀다. 메뉴판을 보다가 눈길을 끄는 이름이 있었다. 다름 아닌 ‘노짱의 캔커피(깨어 있는 커피)’이다.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따뜻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분위기를 잘 살린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캔 커피를 마시며 다시 교육실로 들어섰다.
심화 워크숍은 아카이브 에디터와 공익위키 에디터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공익위키 에디터는 박효경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가 <공익위키 공동기록 페이지 만들기>를 주제로 진행했고, 아카이브 에디터는 장희숙 민들레출판사 편집장이 <자신의 글 퇴고해보기>를 주제로 진행했다. 필자는 아카이브 에디터로 참여했기에, <자신의 글 퇴고해보기> 강연에 참여하였다.

장희숙 편집장은 '2026 시민기록자 양성을 위한 입문과정'에서도 <글을 쓰고 정리하기>라는 주제로 강연한 적이 있다. 그는 "글쓰기란 곧 글을 고치는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하며, 글 고치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강원국의 글쓰기> 책의 한 구절을 인용했는데, "잘 쓰는 사람은 잠깐 쓰고 오래 고친다. 못 쓰는 사람은 오래 쓰고 잠깐 고친다. 쓰다가 진이 빠져 고칠 엄두가 나지 않는다"라는 문구에서 필자를 비롯한 여러 에디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필자가 예전에 읽었던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가 생각났다. 저자 피터 엘보는 생각을 검열하거나 미리 계획하지 않고, 멈추지 않은 채 무작정 써 내려가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3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시간을 한 번에 몰아 쓰기보다는 50분 쓰고 10분 쉬고, 다시 50분 고치고 10분 쉬고, 또 50분 고치는 식으로 세 번에 나눠 쓰는 편이 낫다고 했다.

이어서 강사는 퇴고 과정에서는 숲과 나무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숲은 글의 내용이 주제에 얼마나 잘 모아져 있는지, 즉 주제를 얼마나 잘 전달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나무는 명료한 표현, 비문 여부, 표현의 적절성, 맞춤법 등을 살피는 것이다. 에디터들에게 특히 와닿았던 제안도 있었다. "잘 쓰려고 하기보다 못난 글을 피하자"라는 것이었다.
이후에는 우리가 직접 쓴 기사와 문장에 대해 직접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었다. 필자의 글 ‘바다 아래 잠든 이름들을 찾아서’라는 장생탄광 수몰사고에 관해 설명이 부족하여, 뒤의 글을 읽는 데 방해가 되는 호기심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 글을 사고와 그 사고를 해결하려는 모임 사이에서 초점을 모임에 맞추기 위해 배치에 대해 많이 고민하다가, 독자들이 이 사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라는 지점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호기심은 늘 좋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읽기에 방해되는 호기심도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 그 외에도 제목(주제)에서 벗어나는 내용이나, 독자가 더 궁금해할지 등을, 실제 에디터 글에 직접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짚어 주니 이해가 훨씬 잘 되었다. 우리가 쓴 문장을 직접 바로잡아 보면서, 비문이나 의미가 모호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누구나 글을 쓰면서도 잘 쓰고 있는지 확인받고 싶을 때가 있다. '잘 쓰고 있다'라는 확인이 아니라 '이렇게 쓰면 더 좋겠다'라는 제안을 더 듣고 싶기도 하다. 이번 시간은 한 방향 강연이 아니라, 교육생의 글을 미리 읽고 직접 피드백을 주었던 시간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많은 에디터가 이 시간을 가장 유익했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다시 아카이브 에디터와 공익위키 에디터가 함께 모여 시민기록컨퍼런스 준비 회의를 진행했다. 시민기록컨퍼런스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주최하는 시민기록자 중심의 행사이다. 공익활동 현장의 이야기를 기록·전시·체험으로 확장해 공익기록의 의미를 공유하는데 목적이 있다. 작년의 경우는 ‘실타래’라는 제목으로 타자기 엽서 체험, 귀로 듣는 기록물 전시, 단어 교환소 등 다양한 부스와 체험으로 행사가 꾸려졌다.
행사의 대상을 시민기록자로 한정할 것인지, 시민으로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에디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홈커밍데이처럼 1기 에디터부터 6기 에디터까지 모두 모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토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으나, 아쉽게도 시간이 부족해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에디터를 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에디터의 성장과 웹진의 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적절한 교육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워크숍이었다. 필자 또한 6기 에디터로 활동을 시작하며 역량 강화에 대한 욕구가 컸다. 그래서 종일 워크숍인 만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질 높은 교육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이번 교육을 계기로 에디터로서 공익활동의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앞으로도 에디터들이 전하는 소소하지만 알찬 공익활동 이야기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따뜻한 응원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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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3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로 그리는 환경교육, 시흥YMCA에게 길을 묻다

기후위기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다.
뉴스에서도, 학교에서도, 동네 게시판에서도 흔하게 마주친다. 그러나 위기를 이야기만 하는 것과, 그 위기에 대응할 교육 체계를 갖추는 것은 전혀 다른 층위의 문제다. 한 사람의 목소리로는 만들 수 없고, 결국은 여러 단체가 손을 맞잡아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에서 이 물음에 가장 구체적으로 답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가 시흥시다. 시흥시는 환경부 지정 환경교육도시이며, 관내 여러 환경단체와 중간지원조직들이 힘을 모아 시흥 환경교육플랫폼이라는 협력체계를 함께 꾸려가고 있다.
시흥시는 2023년 환경부로부터 법정 환경교육도시로 지정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하나다. 환경교육도시는 환경교육 추진 기반과 성과, 앞으로의 계획이 우수한 지자체를 환경부가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로, 지정 이후 시흥시는 환경교육 전담 조직을 꾸리고 지역 환경교육 종합계획을 세우는 등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왔다. 시흥환경교육플랫폼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태어난 결과물 중 하나다.


1. 시작 : 사라진 네트워크의 빈자리에서 시작된 논의
시흥시에는 원래도 환경교육과 관련한 네트워크가 존재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시점엔가 그 네트워크는 활동을 멈추었고, 시흥의 환경교육은 한동안 구심점 없이 각 단체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흩어져 이어가는 모양새였다. 상황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건 시흥시가 환경부 지정 환경교육도시로 선정되면서부터다. 관내에 있는 여러 환경단체와 중간조직들 사이에서 "이제는 통일된 환경교육을 함께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가기 시작했고, 그 논의는 지난해 실제 발족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지금의 환경교육플랫폼이다.

2. 다시 나아가기 위해 연대하다.
환경교육은 흔히 한 기관, 한 프로그램의 몫으로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역 안의 여러 주체가 자원과 정보를 나누지 않으면 오래 지속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한 단체가 아무리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그 단체가 힘이 빠지는 순간 지역의 환경교육 전체가 함께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흥이 겪었던 '네트워크의 공백'은 바로 이런 취약함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했다.
"단체가 필요했다. 공동으로 대처할 곳이 필요했다." 서종호 사무총장이 이 지점을 짚으며 꺼낸 말이다. 개별 단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환경교육을 이어가는 것과, 여러 단체가 하나의 창구를 통해 목소리를 모으는 것은 확연히 다른 무게를 가진다. 흩어져 있던 목소리들이 하나의 이름 아래 모이면, 행정을 상대할 때도, 사업을 기획할 때도 훨씬 단단한 근거를 갖게 된다. 사무총장 말에 따르면 경기도 안에서도 이런 형태의 환경 교육 협력체는 흔치 않다고 한다. 그만큼 시흥의 시도는 의미 있는 실험이기도 하다.

3. 시흥YMCA의 동행
여기서 한 가지,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다. 환경교육플랫폼은 시흥YMCA가 만든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플랫폼의 중심에는 시흥에코센터가 있고, 시흥환경교육네트워크가 간사단체로서 실무를 지원하는 구조다. 시흥YMCA는 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여러 단체 가운데 하나이며, 주도적인 위치에 있지는 않다.

사무총장은 인터뷰 내내 이 부분을 몇 번이고 다시 짚었다. "우리가 만든 게 아니라서, 이건 꼭 참고해달라"는 당부가 유독 또렷하게 남았다. 여러 단체의 몫으로 돌려놓으려는 태도였다. 환경교육 플랫폼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여러 단체가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 맡으며 함께 걸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시흥YMCA는 그 여정에서 성실한 동행자의 자리를 택하고 있었다.

4. 거버넌스 구축: 협력 구조로 단단해지는 환경교육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단체는 생각보다 많다. 규모가 크지 않은 단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활동하다 보니, 서로의 활동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과제였다. 최근에는 시흥시 차원의 기후 관련 행사를 여러 단체가 함께 시도했고, 올해부터는 이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환경기금의 지원을 받아 홍보를 진행한 환경교육주간에는, 6월 초를 기점으로 열 개 단체가 각자의 장소에서 체험 활동을 열었다. 한 곳에 모여 큰 규모의 통합 행사를 만드는 단계라기보다, 각 단체가 자기 자리에서 준비한 활동을 열고 서로의 소식을 공유하는 정도라고 사무총장은 담담히 말했다.

의미 있는 지점은 또 있다.
시흥에코센터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환경교육사 2급 양성기관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 인터뷰가 이뤄질 당시만 해도 전국에서 이런 인증을 받은 곳은 천안과 시흥, 단 두 곳뿐이었다. 이후 2026년부터는 경남환경재단이 새롭게 지정되며 세 곳으로 늘었지만, 수도권 안에서는 여전히 시흥이 유일하다. 시흥에코센터를 중심으로 이 네트워크가 발족한 배경에는 이런 전문성의 축적도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여러 단체가 모였다는 것을 넘어, 실제로 환경교육 인력을 길러내는 인증 체계까지 지역 안에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각 단체가 개별적으로 따내던 공모사업들도, 이제는 네트워크 차원에서 모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사업 하나하나를 개별 단체가 따로 준비하고 보고하던 방식에서, 네트워크가 창구가 되어 자원을 나누는 방식으로 옮겨가는 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변화가 아니다. 단체 간의 신뢰가 쌓여야 가능한 일이고, 동시에 그 신뢰를 다시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올해부터는 현장에서 거버넌스 형태를 갖추기 위한 준비를 여러 단체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방향이 뚜렷하게 그려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5. 동마다 마을학교가 있는 도시
네트워크 활동이 실제 시민의 삶에는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을까. 사무총장은 조심스럽게 답했다. "단체 규모가 크면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겠지만" 하고 운을 뗀 뒤, 시흥의 사례로 와글학교와 댓골마을학교를 꺼냈다. 댓골마을학교에서는 우유팩이나 폐건전지를 모아오면 화장지나 식용유로 바꿔주는 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시흥시에는 특징이 하나 더 있다. 동마다 마을학교가 다 있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촘촘한 구조다. 다만 모든 마을학교가 환경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중에서도 시흥시 차원에서 환경 관련 활동을 이어가는 마을학교들이 있는 것이다. 시가 직접 관여하는 사업이기에 가능한 특이점이라고 사무총장은 짚었다. 동 단위까지 촘촘하게 퍼져 있는 마을학교의 존재는, 환경교육이 생활권 안으로 스며들 수 있는 잠재적인 통로이기도 하다. 동네 마을학교에서 반복되는 작은 실천들이 결국 더 오래 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인터뷰 내내 떠나지 않았다. 댓골마을학교의 사례는, 아직 시흥 전역으로 넓게 퍼지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다른 동의 마을학교들이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6. 민(民)과 관(官) 사이, 예산이라는 현실
네트워크가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방향은 무엇일까. 사무총장의 답은 환경 정책이라는 것이 민간이나 행정 어느 한쪽만의 힘으로 주도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함께 참여하겠다는 의제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늘 따라붙는다. 좋은 취지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고, 결국 누가 어떤 자원을 대고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시흥에는 이미 몇십 년째 활동을 이어온 환경교육 연합이 있다. 그 안에서도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 캠페인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 등 성격이 저마다 다른 여러 단체가 얽혀 있다. 성격이 다른 단체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모이다 보니, 지향점을 맞추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다. 여러 단체가 모여 만든 네트워크이다 보니 한계도 뚜렷하다는 것이 솔직한 진단이다. 예산이 없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쉽게 나서기 어렵고, 상급 기관과의 협의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환경교육네트워크가 아직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정식 등록 이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보니 직접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그래서 지금은 시흥YMCA라는 단체명을 빌려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환경교육주간 행사 역시 시흥YMCA가 사업을 수주하고 공모를 통해 각 단체에 나누어주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름을 갖추지 못한 네트워크가 이름을 가진 단체의 어깨를 빌려 걸음을 떼고 있는 셈이다. 겉으로 드러난 활동의 화려함 뒤에는, 이렇듯 아직 제도의 틀 안에 자리 잡지 못한 현실이 함께 있었다. 여러 단체가 뜻을 모아 만든 협의체라 하더라도, 법인격이나 고유번호증 같은 최소한의 행정적 장치가 없으면 지원 사업 하나에 지원서를 내는 것조차 쉽지 않다. 결국 그 빈틈을 메우는 몫은 시흥YMCA처럼 이미 법인격을 갖춘 단체의 몫으로 돌아가고, 그 단체 역시 넉넉한 여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지역을 위해 기꺼이 짐을 나누어 지고 있는 셈이었다.
"지역의 색을 담은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환경교육을 하는 이유는 결국 하나로 모인다. 교육이 실제 환경 보호라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 이 지점에서 사무총장은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전제를 달고 앞으로의 과제를 짚었다. 표준화된 교보재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지만, 지역마다 처한 환경 의제가 다른 만큼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과 교보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느 지역은 갯벌이 의제이고, 어느 지역은 대기질이 의제일 수 있다. 하나의 틀로 모든 지역을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각 단체가 필요에 따라 이를 각색해서 쓸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이런 작업을 해낸다면, 개별 단체 차원이 아니라 네트워크 차원에서 함께 추진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사무총장은 덧붙였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구상이지만, 네트워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언젠가 여러 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역 맞춤형 콘텐츠를 만드는 날이 온다면, 그 출발점은 오늘의 이 인터뷰에서 나온 소박한 바람일지도 모른다.
시흥 YMCA의 뿌리
시흥의 환경 활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체가 하나 더 있다. 시흥에서 가장 오래 활동해온 시흥 환경운동연합이다. 전국 단위의 플로깅 활동은 물론, 철새를 비롯한 생태 모니터링까지 폭넓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시간 축적된 이런 활동들이, 지금의 환경교육 플랫폼이 설 수 있는 토양이 되어주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시흥YMCA가 있다. 시흥YMCA가 가장 공을 들여온 활동은 생태환경 보전이다. 터널 건설을 반대하며 생태 보존을 지켜낸 운동은 지금까지도 시흥YMCA를 대표하는 활동으로 꼽히며,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30년 가까이 청소년활동을 중심에 두었던 단체가, 어느새 생태를 지키는 일에도 오랜 시간 발을 담가온 것이다. 처음부터 환경단체로 출발한 곳이 아니기에, 시흥YMCA가 걸어온 궤적은 조금 다르게 읽힌다. 청소년의 삶을 고민하던 자리에서 출발해, 그 삶을 둘러싼 자연과 지역 사회, 그리고 인권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넓어져 온 셈이다. 청소년활동과 환경활동, 인권활동이 서로 멀지 않다는 것을 시흥YMCA의 걸음이 보여주고 있다. 이번 환경교육플랫폼 참여 역시, 그런 오랜 확장의 연장선 위에 놓여 있는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 밖의 활동 연혁은 시흥YMCA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함께 걷는다는 것
환경교육플랫폼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시흥의 단체들은 저마다 다른 역사와 방식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몇십 년째 생태를 지켜왔고, 누군가는 마을 단위에서 우유팩과 폐건전지를 모으며, 누군가는 아직 정식 등록조차 마치지 못한 채로 활동을 이어간다. 그 사이에서 시흥YMCA는 동행자의 자리를 지키며, 네트워크의 한 축을 묵묵히 받치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사무국을 나서며 든 생각은 하나였다. 완성된 체계를 자랑하는 것보다, 지금 가진 한계를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어쩌면 더 단단한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한 네트워크가 다른 단체의 이름을 빌려 사업을 이어가고, 큰 통합 행사 대신 몇 단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체험을 여는 지금의 모습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음이다. 예산도, 제도적 근거도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여러 단체가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가며 걷고 있다는 것. 그것이 지금 시흥의 환경교육이 서 있는 정직한 자리다. 그리고 그 걸음의 한편에는, 30년 가까이 지역과 함께 걸어온 시흥YMCA가 여전히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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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9※「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학교와 마을을 잇다”…경기마을교육공동체, 31개 시군 연대로 새로운 출발

저출생, 학교 통폐합, 지역 소멸, AI시대….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학교 교육만으로는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다시 경기도 곳곳의 마을을 연결했다.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멈췄던 경기도 마을교육 네트워크가 31개 시군을 아우르는 ‘경기마을교육공동체’로 다시 출범했다. 학교와 마을, 행정과 시민이 함께 교육을 책임지는 새로운 교육자치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7월 11일 화성시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열린 경기마을교육공동체 출범식에는 교육활동가와 교사, 학생, 학부모, 정치권, 교육청 관계자들이 참석해 교육자치 플랫폼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했다.


멈췄던 연대, 다시 하나로…경기도 31개 시군 광역교육네트워크 출범
이번 출범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었다.
이는 구명옥 추진위원장이 소개한 경기마을교육공동체가 출범하기까지의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경기마을교육공동체협의회가 활동했지만, 이후 중단됐다”라며,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활동가들이 다시 힘을 모아 광역 네트워크를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 3월 경기마을교육공동체가 공식 출범한 이후 14개 분과를 중심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경기도 31개 시군으로 조직을 확대했다”라며, “오늘 창립총회는 그동안 준비해 온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마을교육공동체는 그동안 정책 협약과 교육정책 제안, 회원 조직 정비, 네트워크대회 개최 등을 추진하며 광역 조직의 기반을 다져왔다.

“더 큰 조직보다 더 단단한 교육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출범식 직전 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이영식 초대 이사장은 “31개 시군이 함께하는 광역 네트워크가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들었고, 누군가는 제 생각을 망상이라고도 했지만, 오늘 이 자리는 기적처럼 만들어졌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풀뿌리 교육운동을 넘어 교육자치 플랫폼으로 사람을 잇고, 마을을 잇고, 미래를 잇는 새로운 역사를 31개 시군이 함께 만들어 가겠다”라고 선언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전체를 하나의 학습공동체로 연결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교육의 주체가 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이영식 이사장은 “지역을 돌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함께할 사람이 줄어 들었다’, ‘모일 공간이 없다’, ‘혼자 버텨 왔다’라는 이야기였다”라며, “마을교육 활동가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사업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 찾아갈 수 있는 공동체와 함께 기댈 수 있는 동료”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조직이 아니라 가치의 연결”이라며, “학교와 마을, 교육청과 지방정부, 대학과 기업, 주민과 시민이 함께하는 교육자치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더 큰 조직이 아닌 서로 기대고 도와 줄 수 있는 더 단단한 공동체를 지향하겠다는 의미이며, 교육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다시 교육을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다짐이었다.
“학교와 마을의 벽을 허물겠습니다”
교육청의 역할도 분명했다. 마을교육 활동가들이 지역에서 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행정의 문턱을 낮추고, 학교와 지방정부를 연결하는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마을교육공동체를 ‘벽 깨기 교육’의 연장선으로 소개했다.
안 교육감은 “학교와 지역, 교육청과 시청의 벽을 허무는 것이 우리 교육을 살리는 방법이라고 20년 넘게 이야기해 왔다”라며 “마을교육공동체 시즌2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즌2의 핵심 과제로 ▲31개 시군 전체가 참여하는 조직 ▲읽기(R)·문화예술(A)·스포츠(S)를 중심으로 한 ‘RAS 교육’ ▲교육청과 지방정부가 함께하는 협력체계를 제시했다.
이어 “학교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시설이 필요하면 시설을 지원하고, 예산이 필요하면 예산을 지원해 마을교육공동체가 날개를 달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밝혔다.

“마을이 우리들의 교실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날 무대의 주인공은 마을교육 활동가들만이 아니었다.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는 마을교육이 정책을 넘어 일상 속 교육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안성 공도초등학교 4학년 박지후 학생은 “예전에는 학교 안에서만 배우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마을 곳곳이 교실이 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라며, “어린이들의 꿈이 마을 안에서 더 크게 자랄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고 제안했다.


김포 양곡고등학교 2학년 김아리 학생도 “학교와 학원만 오가던 마을이 이제는 배움과 놀이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설렜다”라며 “마을 어른들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슬기 씨는 “학부모는 단순한 교육의 소비자가 아니라 마을의 자원이 아이들에게 잘 연결되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라며 “학교 담장을 넘어 교육의 동반자로 함께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학교도 문을 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현장에서 마을학교를 운영해 온 김봉수 남창초등학교 교장은 학교와 마을의 협력이 가져온 변화를 소개했다.
그는 “마을은 열심히 노력했지만 학교가 함께하지 못해 허공의 메아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학교장과 마을학교장을 함께 맡으면서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졌다”라며, “학교도 문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 앞으로 시즌2에서는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교육생태계 구축을 위한 6대 과제
이날 출범식에서는 경기마을교육공동체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도 발표됐다.
구명옥 추진위원장은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제정 추진 ▲마을교육공동체 기본법 제정 추진 ▲경기도 31개 시군 거점 마을학교 운영 ▲마을교육공동체지원센터와 마을교육대학 설립 추진 및 마을교육사 양성 ▲주민 참여형 교육자치 실현 ▲돌봄과 배움이 연결되는 지역 교육공동체 구축 등 여섯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현장의 실천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과 제도를 함께 만들겠다”라며,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변화도 함께라면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출범식은 단순히 새로운 단체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가 아니었다. 학교와 마을이 따로 존재하던 교육에서 벗어나 지역 전체가 아이들의 배움을 책임지는 새로운 교육자치 모델을 함께 선언한 자리였다.
그리고 이날 제시한 경기마을교육공동체가 풀어가야 할 숙제는 결코 녹록지 않아 보인다. 구명옥 추진위원장의 말처럼 현장의 실천을 반드시 법적·제도적으로 연결해야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경기마을교육공동체가 31개 시군을 연결하는 광역 네트워크를 넘어 교육정책을 제안하고 현장을 잇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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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시가 식탁을 바꿀 수 있을까?

한 도시가 시민들에게 "일주일에 하루는 고기를 먹지 말자"고 제안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무엇을 먹을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고, 특히 고기를 사랑하는 문화권이라면 그런 제안은 반발만 부를 것 같다. 벨기에는 홍합과 감자튀김, 소고기 맥주 스튜로 유명한, 그야말로 육식의 나라다. 그런데 바로 그 벨기에의 한 도시가 세계 최초로 도시 차원의 '채식의 날'을 선언했고, 그것을 성공시켰다.
인구 약 26만 명의 항구도시 겐트(Ghent). 벨기에 플랑드르 지방에 위치한 이 도시는 2009년 5월 13일, 매주 목요일을 '채식의 날(Donderdag Veggiedag, 목요일 베지데이)'로 공식 선언했다. 시민들에게 목요일 하루만이라도 고기와 생선을 내려놓고 채식을 해보자는 캠페인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관공서 구내식당, 시립 학교와 어린이집이 목요일마다 채식 식단을 기본으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도시의 식당들이 채식 메뉴를 개발했으며, 시민들의 식습관 자체가 바뀌었다.
겐트의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환경·건강·동물복지라는 공익적 가치가 어떻게 개인의 선택을 넘어 도시의 제도와 문화로 정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행정이 어떻게 협력했는지, 강제가 아닌 방식으로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기후위기 시대에 먹거리 정책을 고민하는 한국의 여러 도시, 그리고 경기도에도 실질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2. 시작 — 시민단체에서 출발한 아이디어

겐트의 채식의 날은 정부가 위에서 만들어낸 정책이 아니었다. 그 출발점은 EVA(Ethisch Vegetarisch Alternatief, 윤리적 채식 대안)라는 벨기에의 채식 시민단체였다. 벨기에 최대의 채식 관련 비영리단체인 EVA는 플랑드르 지역 전역에 채식 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EVA의 접근 방식은 영리했다. 처음부터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도시의 채식 친화적인 장소들, 즉 채식 메뉴를 파는 모든 식당, 호텔, 슈퍼마켓, 감자튀김 가게를 일일이 조사해 '채식 지도(Veggie Map)'를 만들었다. 이 지도를 본 식당들이 스스로 채식 메뉴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없던 수요가 지도를 통해 가시화되자, 공급이 따라온 것이다.
2005년 플랑드르 정부가 재정 지원에 나섰고, EVA는 2007년 겐트시와 협력해 첫 번째 '목요일 베지데이'를 시작했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명확했다. 육류 소비를 줄이고, 환경을 지원하고, 윤리적 식생활을 받아들이며, 사람들에게 채식의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리고 2009년 5월 13일, 겐트시의 환경·사회 담당 부시장 톰 발타자르(Tom Balthazar)가 매주 목요일을 공식 '채식의 날'로 선언하면서, 이 캠페인은 유럽 정치사에 기록되는 사건이 됐다. 시민단체가 씨앗을 뿌리고, 도시 정부가 그것을 제도로 공식화한 협력 모델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흥미롭게도 왜 하필 목요일이었는지에 대한 답은 의외로 소박하다. EVA 관계자에 따르면 목요일을 고른 것은 전략적 결정이라기보다 미적 선택에 가까웠다. 네덜란드어로 '돈더르닥 베지데이(Donderdag Veggiedag)'가 운율이 좋게 들렸기 때문이다. 거창한 명분보다 시민들이 기억하기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름을 택한 것이다.
3. 왜 채식인가 — 환경·건강·동물복지의 교차점

겐트가 채식의 날을 도입한 배경에는 명확한 근거들이 있었다. 채식이라는 하나의 실천이 환경, 건강, 동물복지라는 세 가지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환경 측면의 근거가 가장 강력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당 부분이 축산업에서 발생한다고 평가해왔다. 가축, 특히 소가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효과를 가진다. 게다가 육류 생산은 막대한 양의 물과 토지를 소비한다. 겐트시는 이 논리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수치로 번역했다. 겐트시의 계산에 따르면, 만약 24만 3천 명의 겐트 시민 전체가 목요일 채식의 날에 참여한다면, 그 효과는 도로에서 자동차 1만 9천 대를 없애는 것과 맞먹는다.
건강 측면의 근거도 분명했다. 육류 섭취가 많은 식단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이는 심혈관 질환, 일부 암,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심장질환, 암, 당뇨, 비만 예방을 위해 하루 최소 400그램 이상의 채소와 과일 섭취를 권고한다. 채식의 날은 시민들이 이 권고에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동물복지 측면의 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육류 소비를 줄인다는 것은 곧 공장식 축산에서 고통받는 동물의 수를 줄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VA라는 단체의 이름 자체가 '윤리적 채식 대안'인 만큼, 동물에 대한 윤리적 고려는 이 캠페인의 근본 정신 중 하나였다.
이 세 가지 가치가 하나의 실천으로 수렴된다는 점이 채식의 날의 강점이었다.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도,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도, 동물을 생각하는 사람도 모두 같은 행동에 동참할 수 있었다.
4. 어떻게 정착시켰나 — 강제가 아닌 설계
겐트의 채식의 날이 성공한 진짜 비결은 '어떻게'에 있다. 도시는 시민들에게 채식을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채식이 자연스럽고 쉬운 선택이 되도록 환경을 설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 부문이 먼저 움직였다는 점이다. 2009년부터 겐트의 시립 학교와 어린이집은 목요일에 따뜻한 채식 점심을 기본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도시락을 싸 오는 아이들에게도 목요일엔 채식으로 준비하도록 권장했다. 관공서 구내식당과 공공 서비스도 목요일엔 채식을 기본 메뉴로 삼았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기본값(default)'이었다는 점이다. 고기를 원하는 학부모는 별도로 신청할 수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채식이 제공됐다. 선택의 자유는 보장하되, 기본 방향을 채식으로 설정한 넛지(nudge) 전략이었다.
식당과 요식업계를 끌어들인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겐트시와 EVA는 '베지케이션(Vegucation)'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요리사들에게 채식 요리법을 교육했다. 도시는 채식 요리사 양성에 수만 유로를 투자했고,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채식 요리의 비법을 가르치는 강좌도 열었다. 채식이 '맛없는 희생'이 아니라 '맛있는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요리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자원을 집중한 것이다.
소통 전략도 치밀했다. 겐트시는 25만 명의 시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매년 대규모 행사를 열고, 시민들이 참여를 약속하는 서명 명단을 만들고, 전용 웹사이트와 월간 매거진을 운영했다. 요리 강좌와 요리책을 통해 가정에서도 채식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눈에 보이게 만든 것이다.
이런 다층적 설계의 결과, 채식의 날은 겐트에 깊숙이 뿌리내렸다. 채식의 날은 2009년 미래세대를 위한 대상(Big Prize for Future Generations)을, 그 전해인 2008년에는 최고의 프로젝트로 식품건강상(Food and Health Award)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5. 성과 — 도시의 식탁이 바뀌다

겐트의 채식의 날은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을까. 수치들이 그 답을 보여준다.
우선 시민 인지도와 참여율이 높았다. EVA에 따르면 겐트 시민의 다섯 명 중 네 명이 이 캠페인을 알고 있었고, 세 명 중 한 명이 참여했다. 캠페인이 특정 소수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문화로 확산됐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식습관의 실질적 변화도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벨기에인의 43%가 목요일 베지데이 덕분에 이전보다 고기를 덜 먹게 됐고, 약 40%는 목요일이 아닌 다른 날에도 채식을 하게 됐다. 하루의 캠페인이 일주일 전체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파급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무엇보다 도시의 인구 구성 자체가 바뀌었다. 겐트의 채식 인구 비율은 약 7%에 이르러, 벨기에 전국 평균인 2.3%를 크게 웃돌게 됐다. 채식의 날이라는 정책이 실제로 더 많은 시민을 채식으로 이끌었다는 증거다.
식당 생태계도 변했다. 캠페인 이전 겐트에서 채식 메뉴는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다시피 했다. 그러나 지금 겐트의 채식 지도에는 100곳이 훌쩍 넘는 음식점이 등록되어 있고, 완전 채식 식당만 15곳 안팎에 이른다. 겐트는 인구 대비 채식 식당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며 '유럽의 채식 수도'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국제적 파급력도 상당했다. 겐트의 사례는 캐나다에서 일본, 호주에서 스웨덴까지 국제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브라질 상파울루, 독일 브레멘, 미국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등 세계 여러 도시가 유사한 캠페인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벨기에 국내에서도 브뤼셀, 하셀트, 메헬렌 등이 목요일 채식의 날을 따랐다.
6. 캠페인을 넘어 정책으로 — '겐트 엔 가르드'
겐트의 진정한 성취는 채식의 날을 일회성 캠페인으로 끝내지 않고, 도시의 종합적 먹거리 정책으로 발전시켰다는 데 있다.
2013년 겐트시는 '겐트 엔 가르드(Gent en Garde)'라는 이름의 도시 먹거리 전략을 출범시켰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독자적인 도시 먹거리 정책을 수립한 사례 중 하나다. 이 전략은 짧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 공급망 구축,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먹거리를 통한 사회적 부가가치 창출, 음식물 쓰레기 감축, 음식물 폐기물의 재활용이라는 다섯 가지 전략 목표를 중심으로 한다.
겐트시는 이 전략을 이끌기 위해 농업, 유통, 요식업, 시민사회, 지식기관 등 먹거리 시스템의 다양한 부문에서 온 약 30명으로 구성된 '먹거리 위원회(Food Council)'를 설치했다. 이 위원회는 2018년부터 자체 예산을 갖고 혁신적인 먹거리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연간 약 6만 유로의 예산으로 지금까지 27개 프로젝트가 지원을 받았다.
성과는 구체적이다. '푸드세이버스(Foodsavers)' 프로젝트는 2년 만에 1,000톤이 넘는 잉여 식품을 5만 7천 명 이상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재분배했다. 채식의 날 캠페인은 이 종합 전략 안에서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으며 지속됐다.
겐트의 먹거리 정책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2019년 유엔 글로벌 기후행동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유로시티즈 어워드의 '농장에서 식탁까지'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2021년 11월, 겐트는 벨기에 최초로 지역 단백질 전환 실행 계획을 발표하며, 2050년까지 기후중립적인 먹거리 공급망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캠페인이 정책이 되고, 정책이 도시의 장기 비전으로 확장된 것이다. 개인의 실천에서 시작된 것이 제도와 문화로 정착하는 완결된 경로를 겐트는 보여준다.
7. 한국·경기도와의 비교 —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한국에서도 채식 급식과 저탄소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겐트의 경험과 비교하면 접근 방식에서 배울 점이 뚜렷하다.
한국의 여러 교육청과 지자체가 '채식의 날'이나 '그린 급식의 날'을 도입해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그린 급식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한 달에 두 번 채식의 날을 운영하는 방침을 세웠고, 인천·울산·부산·전북·광주 등에서도 초중고 채식 급식을 도입했다. 경기도 역시 공공기관과 기업체 급식소 등에 '채식의 날' 운영을 권장하고 경기도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도록 채식 생활 실천을 지원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했다. 2025년 9월에는 경기도의회·경기도교육청의 후원으로 '2025 기후급식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채식 급식 도입 과정에서는 갈등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채식의 날 방침을 내놓자 축산관련단체협의회가 "일방적 채식주의 확산 정책이 육식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를 조장한다"며 반발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채식급식이 나오는 날이면 동네 치킨집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말이 나오거나, 성장기 학생들의 영양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조리 인력 부족 등 현실적 어려움을 지적하는 교육 당국 관계자들도 있었다.
겐트의 경험은 이런 갈등에 대한 힌트를 준다. 첫째, 겐트는 강제하지 않고 '기본값'으로 설정하되 선택권을 남겼다. 고기를 원하는 사람은 신청할 수 있게 함으로써 반발을 줄였다. 둘째, 겐트는 '맛'에 투자했다. 채식이 희생이 아니라 매력적인 선택이 되도록 요리사 교육과 메뉴 개발에 자원을 집중했다. 채식급식이 '먹을 게 없는 날'이 되면 실패하지만, '맛있는 새로운 경험'이 되면 성공한다. 셋째, 겐트는 시민단체와 행정이 협력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EVA라는 시민단체가 먼저 문화를 만들고 행정이 뒷받침하는 구조였기에 저항이 적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이런 접근이 효과를 보인 사례가 있다. 한 채식 급식 연구학교에서는 채식이 지구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학생 비율이 사전 59.2%에서 사후 90.9%로 크게 증가했다. 무작정 도입하기보다 구성원의 공감과 동참을 끌어내며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결론이었다. 겐트의 교훈과 정확히 일치한다.
8.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겐트의 사례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만한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공익적 가치는 '쉬운 실천'으로 번역될 때 확산된다. 겐트는 "기후를 위해 채식하라"는 거대한 구호 대신 "목요일 하루만 고기를 내려놓자"는 작고 구체적인 행동을 제안했다. 경기도의 환경·먹거리 공익활동도 시민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의 형태로 설계될 때 더 널리 퍼질 수 있다.
둘째, 시민단체와 행정의 협력이 지속 가능성을 만든다. 겐트의 채식의 날은 EVA라는 시민단체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행정의 제도적 뒷받침으로 완성됐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불가능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이 시민단체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행정의 자원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때, 공익활동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적인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셋째, 기록과 확산이 변화를 굳힌다. 겐트가 채식 지도를 만들고, 성과를 수치로 측정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경험을 공유한 것이 캠페인을 세계적 모델로 키웠다. 경기도의 공익활동도 그 과정과 성과가 꼼꼼히 기록되고 공유될 때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 실제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아카이브에도 '기후 위기의 대안, 채식 밥상' 같은 콘텐츠가 기록되어 시민들에게 채식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지역의 먹거리·환경 공익활동을 기록하는 일은, 겐트가 그랬듯 작은 실천이 문화로 자리 잡는 과정을 뒷받침하는 일이다.
마무리 — 하루의 변화가 도시를 바꾼다
2009년 겐트가 목요일을 채식의 날로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육식의 나라에서 그런 시도가 성공할 리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겐트는 유럽의 채식 수도가 됐고, 시민의 3분의 1이 채식의 날에 동참하며, 전국 평균의 세 배에 달하는 채식 인구를 가진 도시가 됐다.
이 변화의 비결은 강제가 아니라 설계였다. 시민단체가 씨앗을 뿌리고, 도시가 그것을 제도로 키우고, 요리사와 학교와 식당이 함께 참여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하루, 그것도 일주일에 단 하루의 작은 변화가 도시 전체의 식탁을, 나아가 도시의 정체성을 바꿔놓았다.
먹는 것만큼 개인적인 일도 없다. 그러나 겐트는 그 개인적인 선택이 모이면 도시를 바꾸고, 환경을 지키고, 문화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경기도의 식탁 위에서도, 작은 실천 하나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상상해볼 만하다. 공익은 거창한 곳이 아니라, 목요일 점심 한 끼에서 시작될 수 있다.
<참고 자료>
- Stad Gent(겐트시) 공식 홈페이지 — Sustainable food / Gent en Garde : https://stad.gent/en/city-governance-organisation/city-policy/making-ghent-climate-neutral-2050/gent-en-garde-towards-more-sustainable-food-system
- Visit Gent(겐트 관광청) — Green travel and mindful food consumption : https://visit.gent.be/en/good-know/practical-information/why-ghent/green-travel-and-mindful-food-consumption
- SBS Food — How Ghent in Belgium became the vegetarian capital of Europe : https://www.sbs.com.au/food/article/how-this-meat-loving-city-became-the-vegetarian-capital-of-europe/4blk3o39i
- Mic — How the meat-loving city of Ghent became the veggie capital of Europe : https://www.mic.com/articles/185650/how-the-meat-loving-city-of-ghent-became-the-veggie-capital-of-europe
- NYC Food Policy Center — Veggie Thursday, Ghent: Urban Food Policy Snapshot : https://www.nycfoodpolicy.org/veggie-thursday-ghent-urban-food-policy-snapshot/
-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 Ghent en Garde: Creating Structural Change through Local Food Policy : https://unfccc.int/climate-action/momentum-for-change/planetary-health/ghent-en-garde
- Eurocities — Ghent's food revolution : https://eurocities.eu/stories/ghents-food-revolution/
- Metropolis — Ghent en Garde : https://use.metropolis.org/case-studies/ghent-en-garde
- Interreg Europe — Local food strategy Gent en Garde : https://www.interregeurope.eu/good-practices/local-food-strategy-gent-en-garde
- Interreg Europe — Gent en Garde Sustainable Food Strategy of Ghent : https://www.interregeurope.eu/good-practices/gent-en-garde-sustainable-food-strategy-of-ghent
- Vegsphere — Donderdag Veggiedag: Nearly 50% of Ghent population goes veggie every Thursday : https://vegsphere.com/blog/donderdag-veggiedag-nearly-50-ghent-population-goes-veggie-every-thur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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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설립 추진을 위한 집담회 현장을 다녀와서”
1. 행사 개요
- 행사명 :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추진을 위한 집담회
- 일시 : 2026년 6월 30일(화) 18:30 ~ 21:00 (약 2시간 20분)
- 장소 : 시흥 YMCA
- 주최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주관 :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추진 준비위원회
- 진행 : 김용현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추진준비위원장
- 참석 : 시민·활동가·시의원 등 37명(사전 신청자 및 현장 접수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과 시흥 YMCA 최은심 이사장의 환영인사로 시작된 이날 집담회는 크게 두 개의 시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시흥시의 지역 현황과 센터 설립의 필요성, 타 지자체의 설립 사례, 관련 법률 검토라는 세 개의 발제가 이어졌고, 짧은 휴식 이후 2부에서는 발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질의응답과 종합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자리를 "도와줄 사람을 모으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갈 사람을 모으는 자리"라고 소개하며 집담회의 취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2. 발제 정리
발제 1.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추진 배경과 지역 현황
발제자: 서종호 시흥YMCA 사무총장

서종호 사무총장은 시흥시가 최근 10년 사이 인구 50만을 넘어서며 경기도의 중견 대도시로 성장했다는 점을 짚으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배곧, 은계, 장현, 목감 등 신도시가 개발되는 외형적 성장의 이면에는 기후위기, 고령화와 돌봄 공백, 신도심과 원도심 간의 격차 같은 사회적 틈새가 존재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러한 틈새를 메워온 것이 지역 공익활동가와 시민단체였지만, 개인의 희생과 일회성 활동에 머무는 구조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센터 설립의 당위성을 네 가지로 정리해 설명했습니다.
① 파편화된 시민사회를 하나로 묶는 협치 플랫폼(허브)이 필요합니다.
② 복잡한 세무·회계·행정 서류에 지친 활동가들에게 '비 올 때 우산'이 되어줄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③ 소규모 모임과 1인 활동가 등 기존 체계로는 포착되지 않는 작은 목소리를 위한 스피커 역할이 필요합니다.
④ 안양시 등 이웃 지자체 대비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시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상향식(Bottom-up) 모델이 필요합니다.
서종호 사무총장은 "센터 설립은 시민을 수혜자가 아닌 공동체의 주인으로 예우하겠다는 정책적 선언"이라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발제 2. 타지역 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과정 및 운영 사례
발제자: 김유철 안양YMCA 사무총장

김유철 사무총장은 "시흥시는 안양시보다 여건이 좋다"는 말로 발제를 열었습니다. 안양시의 설립 과정은 2010년 최초 논의부터 2025년 8월 정식 개소까지 무려 15년이 걸린 여정이었습니다. 2010년 논의는 시민사회가 공동정부 틀에서 이탈하며 무산되었고, 2020~2021년에는 조례가 시의회 총무경제위원회에서 계류되다 결국 부결되었습니다. 사유는 재정 부담,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정치적 편향성 우려였습니다.
이후 2022년 새로운 시의원단 구성과 함께 조례가 의회를 통과했고, 2023년 공익활동촉진위원회가 출범해 리모델링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2025년 8월에는 안양YMCA·안양여성의전화·안양장애인인권센터 컨소시엄이 수탁하며 민간위탁 방식으로 정식 개소했습니다.
김유철 사무총장은 정치권 설득 과정에서 민관협치위원회를 공모제로 전환하고, 지하상가 활성화라는 지역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반대 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린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개소 이후에는 공간 대관 만족도가 높아졌고, 소규모 동아리와 사회적협동조합의 참여 기회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발제 말미에는 세 가지 시사점을 정리했습니다.
① 감정적 대립 없이 데이터로 꾸준히 설득해 낸 '인내의 거버넌스'였습니다.
② 시민사회가 스스로 수탁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③ 타 지역 사례를 철저히 벤치마킹해 안양시 실정에 맞는 규모를 도출했습니다.
발제 3. 공익활동지원센터 관련 법률 검토 및 제언
발제자: 김수연 시흥시의회 의원 · 의회운영위원장
김수연 의원은 "오늘 자리는 센터 설치의 찬반을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라, 어떤 제도와 방식으로 공익활동을 뒷받침할지 논의하는 자리"라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왜 필요한가"보다 "어떤 기능을 맡길 것인가", "예산 대비 어떤 성과를 보여줄 것인가"를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광역 7곳, 기초 23곳 등 총 30건의 관련 조례가 제정되어 있다고 소개하며, 핵심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 기존 자원봉사센터·사회적경제센터 등과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활동가 성장지원과 민관협력 네트워크 등 교차 영역의 허브 기능에 특화해야 합니다.
- 직영과 민간위탁 각각 장단점이 있는 만큼, 공공성과 자율성을 함께 보장할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 초기부터 현장 지원사업 중심으로 예산을 설계하고, 구체적 성과지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 공모·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해 중복·편중 지원 우려를 해소해야 합니다.
김수연 의원은 "오늘 토론이 유명무실한 조직이 아닌, 시민의 공익활동을 성장시키는 플랫폼을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3. 질의응답 정리
2부 종합토론은 발제에 대한 자유로운 질문과 의견 개진으로 채워졌습니다. 참석자들의 발언은 크게 '중복성에 대한 시각차', '현장 활동가의 체감 현실', '신진 정치권의 고민', '운영 노하우'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가장 뜨거웠던 쟁점, '중복성'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된 주제는 역시 '중복 사업' 문제였습니다. 준비위원회 측은 센터가 특정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활동가를 잇는 허브·플랫폼이라는 점을 거듭 설명했습니다. 이미 안양시에서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은 "실제로 운영해보니 중복되는 사업은 거의 없었다"며, "행정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경기도 지원은 임의단체에 지원되지 않고 1년 단위인 데 반해, 안양시 센터는 고유번호증만 있으면 지원이 가능하고 2~3년 단위로 지원하는 등 기존 체계와 실질적으로 다르게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참석자는 "'중복'이라는 개념 자체를 우리가 지나치게 자기검열하듯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예를 들며, 지원 대상과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같은 활동도 중복으로 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타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다 최근 시흥에 정착했다는 한 참석자는 "이 사업들은 궁극적으로 시민의 삶을 위한 것이지, 특정 단체나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교통비와 건강보험료 혜택이 동시에 주어지는 것을 두고 아무도 '중복 지원'이라 부르지 않는 것처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에 맞는 프레임으로 사업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은 "같은 문제를 안양은 이렇게 풀고 평택은 저렇게 푸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며, 지역마다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집단지성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진 센터는 외부 정치적 흔들림에도 잘 흔들리지 않는다"는 조언도 덧붙였습니다.

현장의 목소리: 마을활동가·소수자단체·환경단체
갯골마을학교에서 활동하는 한 참석자는 마을 단위 활동의 현실적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보조금 사업을 하다 보면 마을의 현실이 아니라 행정 시스템에 맞춰야 한다"며, 하루 6~8시간을 활동하는 마을활동가들에게 인건비 배정을 20%로 제한하는 현재의 보조금 구조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변화를 계속하는데, 그 노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시스템이 왜 계속돼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시흥에서 활동해 온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6년 전 시흥에서 활동을 시작할 때 연대할 단체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며, 이번 집담회를 통해 비로소 시흥에 이렇게 많은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센터가 시민사회 단체들의 연결 플랫폼 역할을 명확히 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왕동에서 21년째 환경단체를 운영해온 한 참석자는 별도의 지원 없이 회원 후원만으로 활동해온 경험을 나누며, 지원을 받으면 오히려 오해를 사기도 했던 현실을 전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정답을 바라지는 않지만, 중복이라는 말에 너무 매몰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소회를 남겼습니다.
올해 6월 새로 당선된 한 시의원은 취임 직후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지원센터, 장애인 복지 확대 등 수많은 요청을 받았던 경험을 전하며, "결국은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현실적 고민을 솔직하게 나눴습니다. 직접 지원과 중간지원조직 설립 사이에서의 고민을 공유하면서도, "각 상임위에서 잘 설득해 나가겠다"며 협력의 뜻을 밝혔습니다.
성과지표에 대해서도 "시민들에게 이 센터가 하는 역할과 허브 기능을 얼마나 잘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명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은 영리 부문의 '성과' 개념을 비영리 활동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짚으며, 정성적 성과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올해부터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4. 추후 진행과정 안내
설문조사 실시: 준비위원회는 참석자 전원에게 연락해 설문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준비위원회의 추진위원회 전환 여부와 향후 일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합니다. 설문 결과는 참석자들에게 다시 공유될 예정입니다.
추진위원회 전환 논의: 오늘 발제를 듣고 센터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개인·단체는 준비위원회가 추진위원회로 전환될 때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이 열려 있습니다. 현재 준비위원회에는 시흥YMCA, 시흥여성의전화, 시흥환경운동연합, 갯골마을학교, 우리동네연구소 등 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조례 제정 방향: 안양시 사례를 참고해, 센터 설립 근거를 조례에 곧바로 담을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되,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단기·중기·장기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해 나갈 예정입니다.
운영방식 방향: 발제와 토론을 통해 민간위탁 방식에 무게가 실렸으나, 이는 시의회 상임위 차원의 설득이 필요한 사안으로, 참여 시의원들이 각자 소속 상임위에서 공감대를 넓혀가기로 했습니다.
기능 설계: '시흥형' 특화 기능(비영리단체 설립·운영 상담, 활동가 역량강화, 의제발굴, 민관협력 네트워크, 아카이빙 등)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추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이어질 예정입니다.
성과관리 체계: 정량 지표와 정성 지표를 함께 고려한 단계별 성과지표를 설립 초기부터 마련해, 예산 대비 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설명력을 갖춰나가기로 했습니다.
5. 참여 소감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자리였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서종호 사무총장의 발제, 그 필요성이 현실이 되기까지 어떤 어려움을 거쳤는지 생생하게 들려준 김유철 사무총장의 발제, 그리고 제도와 예산이라는 냉정한 잣대로 다시 한번 점검해 준 김수연 의원의 발제까지, 세 발제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같은 질문 '시흥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정말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발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이었습니다. 준비된 원고가 아니라 현장에서 활동해 온 이들의 솔직한 목소리가 오갔습니다. ‘마을 단위 보조금 사업의 경직성을 토로한 마을활동가의 발언, 연대할 곳조차 찾기 어려웠던 경험을 나눈 장애인단체 활동가의 발언, 그리고 21년째 지원 없이 활동해 온 환경단체 대표의 담담한 이야기까지’이 모든 것이 왜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한지를 어떤 통계보다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마을에서 직접 활동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날 나눈 이야기들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예산도, 인력도, 정보도 부족한 상태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켜온 활동가들에게 '비 올 때 우산이 되어주는' 안전망이 생긴다면, 그리고 그 안전망이 특정 단체의 확장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손쉽게 찾아올 수 있는 문턱 낮은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면, 시흥시의 공익활동은 지금보다 훨씬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5년이 걸렸다는 안양시의 이야기는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과 동시에,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을 함께 남겼습니다. 오늘의 이 자리가 시작이라면, 앞으로도 설문에 응답하고 논의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보태고 싶습니다. 지역에서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모든 활동가들이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조금 더 오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 든든한 우산이 하루빨리 시흥에도 펼쳐지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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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명과 이동의 불편 속에 살아가는 노령 참전 어르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조용한 방 안에서도 멈추지 않는 소리
“귀에서 계속 소리가 납니다.”
어르신은 창문을 닫고 잠시 말을 멈췄다.
주변은 조용했다.
하지만 어르신의 귀에는 조용하지 않았다.
‘삐—’
‘웅—’
누군가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가 하루 종일 이어진다.
밤에도,
식사할 때도,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도.
젊은 시절 전쟁터에서 들었던 폭음과 긴장 속의 시간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몸 어딘가에 남아 있다.
전쟁은 끝났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간이다.
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는 묻는다.
우리는 참전을 기억하고 있는가.
아니면 기념하고만 있는가.
살아남은 이후의 시간
전쟁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전장을 떠올린다.
그러나 전쟁은 총성과 함께 끝나지 않는다.
그 후의 삶으로 이어진다.
특히 고령의 참전 어르신들에게 남은 것은 훈장보다 더 긴 시간의 신체적 변화일 수 있다.
청력 저하,
이명,
관절 기능 저하,
보행 어려움,
만성 통증,
사회적 고립.
이 문제는 하나씩 따로 오지 않는다.
귀가 잘 들리지 않으면 외출이 줄고,
외출이 줄면 사람을 만나지 않게 되고,
움직임이 줄면 건강이 더 악화된다.
이동권 문제는 결국 삶의 문제로 연결된다.

현장 메모
“병원 한 번 다녀오면 하루가 끝나요”
오전 8시 40분.
한 어르신이 집 문을 나선다.
천천히 계단 손잡이를 짚는다.
잠시 멈춘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시 숨을 고른다.
목적지는 병원이다.
왕복 이동시간 약 세 시간.
진료 시간은 10분 남짓.
하지만 어르신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진료가 아니라 이동이다.
버스 시간 확인.
승하차.
대기.
귀가.
하루 일정 대부분이 이동에 쓰인다.
그리고 다음 예약을 고민한다.
“몸이 힘든 것도 힘든데 자꾸 밖에 나가기 어렵게 돼요.”
그 말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점점 좁아지는 생활반경을 의미했다.
오전 10시 17분, 11시17분
복지기관 셔틀을 기다리는 어르신.
“오늘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요.”
그 말 속에는 이동의 피로뿐 아니라 생활의 축소가 담겨 있었다.
복지는 있는데 닿지 않는 사람들
현재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이용률과 체감은 다르다.
왜일까.
첫째, 정보 접근의 어려움
둘째, 신청 과정의 복잡성
셋째, 이동의 부담
넷째, 도움 요청에 대한 심리적 부담
특히 고령층은 디지털 환경 변화 속에서 더욱 멀어진다.
앱 예약,
온라인 신청,
전자 안내.
제도가 있어도 닿지 못하면 복지가 아니다.
지역 복지 관계자가 말하는 현장의 과제
Q. 가장 필요한 변화는 무엇입니까.
A. 서비스 확대보다 전달 방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복지가 아니라 찾아가는 복지가 되어야 합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요.
A. 이동지원, 동행지원, 통합 안내, 방문 상담입니다. 특히 고령 보훈대상자는 건강·복지·교통이 함께 연결되어야 합니다.
공익적 해결은 가능한가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시도되고 있다.
문제는 규모와 지속성이다.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① 찾아가는 보훈·복지 통합서비스: 한 번 방문으로 건강 상담, 복지 안내, 생활 지원, 이동 상담까지 함께 연결.
② 이동권 지원 확대: 병원 동행 서비스, 생활 이동 차량, 예약 지원, 근거리 순환 이동체계 구축
③ 청각 건강 관리 체계: 정기 청력 확인, 이명 상담, 생활 적응 교육, 보청기·보조기기 접근 개선
④ 지역 안전망 구축: 통장, 주민, 복지관, 자원봉사, 병원을 연결하는 공동체 네트워크.
우리 동네가 실천할 수 있는 다섯 가지
□ 보훈 어르신 이동 동행단 운영
□ 세대공감 방문 인터뷰
□ 디지털 안내 지원
□ 건강·복지 통합상담
□ 생활 불편 신고 창구 확대
전쟁은 끝났지만 공동체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누군가는 긴 시간을 견디며 살아왔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질문받고 있다.
그분들이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무엇을 준비했는가.
보훈은 기억의 의식이 아니라 삶의 조건이다.
이동할 수 있는 권리.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권리.
그 권리가 보장될 때,
비로소 감사는 현실이 된다.
그리고 그때,
보훈은 과거를 기념하는 일이 아니게 된다.
현재를 책임지는 일이다.
현충일 추모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후의 364일도 중요하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병원을 갈 수 있는지,
혼자 생활하지 않는지,
필요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지.
그 질문이 보훈의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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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9※「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문화도시, 유네스코도시가 되기 위해 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해온 경기도 부천시

안녕하세요. 2026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Hana입니다.
학창 시절, 그리고 지금까지 거주하는 동안 부천에 거주하면서 가장 많이 봤던 문구는 바로 <문화도시>였습니다. 이에 맞게 부천시에서는 전국의 영화-만화 산업의 진흥을 위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만화축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까지 3대 축제를 중심으로 문화 산업을 활성화했으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시민들이 주역이 되는 축제 다락, 미디어를 활용해 문화-예술 범위를 확장하는 시민미디어교육 및 축제 등) 이처럼 부천시 내에서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덕분에 부천시는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문학, 공예 및 민속예술, 미디어아트, 영화, 디자인, 음식, 음악, 건축까지 총 8개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주요 전략으로 창의성을 반영하는 도시를 지정하는 유네스코의 사업을 의미합니다. 그중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는 이러한 도시의 영향을 통해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성공하는 것이 목표이며 전 세계 중 6개 대륙, 44개 국가, 63개 도시가 지정되어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고, 광범위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의 경우,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로 가입했다는 점, 세계에서는 21번째로 지정되었다는 점, 그리고 평화와 인권 존중에 초점을 두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추구한다는 걸 인정받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부천시와 부천문화재단에서 관련 산업만 잘 진행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적극적-열정적으로 참여하기에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문화도시, 유네스코도시로 알려진 부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부천악기은행>
그리고 여러 사업들 중 부천문화재단에서는 2026년에 새로운 문화-예술 사업으로 <부천악기은행>을 시작했습니다. 부천악기은행은 경기도 부천시 시민(경기도 부천에 주소를 두고 있거나 소재 학교 및 직장에서 근무하는 경우)이라면 누구나 악기를 통해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공공 대여 서비스입니다. 이에 따라 악기를 처음 시작하고 배우고 싶은 입문자나 초보자 중심의 시민들이 부담 없이 저렴하게 악기를 대여하여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악기는 꾸준히, 조심히 관리해야 하기에 일반 시민들이 관리하기 쉽지 않으며 가격도 비싸기에 일반 국민들이 악기를 이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악기를 활용한 예술 분야가 확대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를 고려해 악기 구입이 부담스러운 시민 및 청소년들을 위해 공공에서 악기를 확보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하여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경기도 부천시의 음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부천문화재단 차원에서 부천악기은행 서비스를 준비했습니다.
<부천악기은행 악기 대여, 적절한 규칙을 통해 원활한 이용을 돕는다.>

부천악기은행은 저렴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으로 다양한 악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026년을 기준으로 타악기/건반악기/현악기/타악기/국악기를 대여하고 있는데, 부천악기은행은 음악을 처음 시작하려는 초보자들과 입문자들이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는 대중적인 악기들 중심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현악기, 타악기, 국악기 등 다채로운 종류가 마련되어 있어, 처음 악기를 접하는 시민들도 본인의 취향에 맞는 악기를 폭넓게 선택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피아노처럼 이동이 어려운 무거운 악기는 대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대여한 악기는 1개월(30일) 이용 기간을 중심으로 대여 가격을 매기며 기존 가격 외에 대여한 악기는 1개월(30일) 이용 기간을 기준으로 저렴한 대여료가 책정됩니다. 그래도 취약계층을 고려해 부천악기은행에서도 이용요금 감면 혜택과 정확한 환불기준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장애인, 노인 등에게 대여료의 50%를 감면하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만료일까지 반납하지 않을 경우에는 연체료를 부과하며 악기 파손 및 관리에 대여자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1인당 1개의 악기를 대여할 수 있으며, 기본 대여 기간 1개월에서 시작해 연장을 통해 최대 6개월까지 대여가 가능합니다. 다만, 해당 악기에 대기자가 있을 경우에는 연장이 불가하므로 장기 대여를 계획 중이시라면 대기 현황과 대여 규칙을 미리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악기 재고가 없을 경우에는 대여 기간 연장이 불가하다는 점도 참고해주세요.) 또한, 부천악기은행 신청 홈페이지에서 사용 희망일을 기준으로 최소 2일 전, 최대 14일 전까지 온라인으로 예약신청이 가능합니다. (부천시 통합회원으로 가입한 이후에 부천악기은행 온라인 서비스 이용 가능)
- 부천악기은행 이용 정보: 주소(복사골문화센터(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장말로 107, 4층(상동))), 운영시간(화요일~토요일(일요일 및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휴무), 오전 10시~오후 5시(단, 통상적인 점심시간 오전 12시~오후 1시에는 업무가 중단되며 점심시간 이후부터 다시 대여-반납 등 업무를 진행합니다.))
부천악기은행은 방치되고, 버려지는 악기의 새 삶을 부여하는 데에 이바지한다.

부천악기은행이 있는 복사골문화센터 4층에는 <당신의 나눔이 누군가의 첫 연주가 됩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처럼 부천악기은행을 운영하는 주체는 바로 시민 개인, 단체가 된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 주변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악기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기타를 배우기 위해 구매하였으나, 바빠지고, 관심이 떨어지면서 어느 순간에는 기타를 쓰지 않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중고로 판매할까 생각해봤지만, 시중에 좋은 제품들이 많고, 다른 중고 물품들과 비교해도 크게 메리트가 없을 것으로 보여 결국에는 버렸습니다.
이를 고려해 부천악기은행에서는 가정, 학교, 단체 등에서 사용하지 않는 악기를 기증받아 공공 자원으로 순환합니다. 기증자의 관점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아 많은 공간을 뺏기는 단점, 관리하지 않을 경우에는 나중에 악기를 사용할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단점보다 지속적인 관리를 확실하게 보장받고,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는 부천악기은행으로 기증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부천악기은행에서는 공공이 관리한다는 관점에서 악기 자체는 개인 및 단체에게서 기증받고, 부천악기은행에 기증한 악기들을 관리-대여하고 있습니다. 단, 연주가 불가능할 정도의 악기는 기증받지 않고 있으므로 기증 이후에 악기가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는 상태인지 미리 확인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악기 기증자에게는 기증 증서를 발급하고, 복사골문화센터 4층 벽면에 있는 부천악기은행 명예의 전당에 기증 악기 목록 및 이름 기재 혜택을 제공합니다. 이 기재를 통해 악기 공공 기여를 인증할 수 있습니다. (기부자 명단은 부천악기은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단, 공공자산으로 편입된 이후에는 기증한 악기를 반환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생각하고 기증해주세요.)
부천악기은행에서 예술 및 기술을 나누는 활동도 같이 진행합니다.

부천악기은행은 단순히 악기를 대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술을 나누는 교육 활동도 진행합니다. 그 시작은 이달의 악기 워크숍으로 무료로 진행하여 교육생의 부담을 덜어주고, 새로운 악기를 연주해본다는 점에서 문화-예술에 관한 인식을 확대하는 장점이 있으며 경기도 부천시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역시 문화를 나누는 주체가 되므로 서로의 니즈를 충족하는 win-win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부천악기은행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맺은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

지난 3월 30일, 부천악기은행 개소식을 알림과 동시에 시민의 음악 시작을 위해 경기도 부천시에서 활동하는 여러 기관이 모여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를 결성했습니다. (여기서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는 (1) 악기 관리, 교육, 공연 등 실제 사업 운영에 함께하는 실행 파트너 실무협력단 (2) 악기 기증 및 후원을 통해 사업 기반을 지원하는 후원 파트너 기부후원단 (3) 음악교육, 문화 활동에 참여해 문화복지 확산을 함께 만드는 참여 파트너 문화나눔단으로 구성됩니다.)
부천악기은행 개소식을 진행할 때,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의 역할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 악기대여자들은 현장에서 기타, 바이올린, 가야금을 대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실무자들은 부천악기은행이 가져올 장점을 현장에서 알기 쉽게 소개했습니다. 이후에 부천악기은행에 마련된 데스크, 악기보관실, 악기교육실 공간을 둘러보면서 피드백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특히 악기보관실에 직접 다녀갔을 때는 악기 보관을 위해 항온항습기를 상시로 가동하는 모습을 통해 악기 관리에 필수불가결인 존재, 공기 질을 크게 신경 쓰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부천악기은행 파트너스>를 통해 부천시립예술단 아드리앙 페뤼숑 상임지휘자가 홍보대사를 맡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부천시 내 협력 지정악기사, 관내 대학교수, 협회 관계자 등이 지닌 풍부한 실무 경험과 전문 자문을 바탕으로 한층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사골문화센터의 경우, 공간 자체가 배리어프리가 보장되어 있기에 누구나 악기를 대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돋보입니다. 복사골문화센터는 복사골스포츠센터, 부천문화재단, 부천시청소년센터 및 부천여성청소년재단 등 여러 기관이 입주하며 경기도 부천시 시민들의 이용률이 높은 생활 공간인데, 부천문화재단이 있는 4층의 유휴 공간을 활용했다는 점, 해당 공간이 엘리베이터 및 경사로가 잘 갖춰졌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공간에 부천악기은행을 마련한 덕분에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부천악기은행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악기은행의 활성화는 문화-예술 활성화라는 공익적 목적을 입증하였다.

한편, 부천문화재단 부천악기은행이 개설되기 이전에 경기도 화성시에서는 이미 2022년에 화성시 악기은행을 오픈했고, 경기도 오산시에서는 2019년에 전국 최초 악기 전문 도서관이자, 대여가 가능한 시설로 소리울도서관을 시작했으며 경기도 성남시에서는 2016년부터 악기도서관 악기랑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각각 시작한 시기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시민 및 생활권자(학교, 직업 등)들에게 악기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한다는 점을 통해 지역에서 문화를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악기은행이라는 공공 차원에서 대여하는 공익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는 제주월드컵경기장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서귀포시 악기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는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및 송파구(사업명: 뮤직스튜디오)에서 악기공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 목적으로 제한되긴 하지만, 경상남도교육청 예술교육원 해봄/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악기뱅크 카테고리/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악기지원센터 및 잠자는 악기 깨우기(학교별 안 쓰는 악기를 이관하는 사업), 서울특별시교육청 체육건강예술교육과 예술교육팀 악기공유마당 사업에서도 대여를 진행합니다.
즉, 부천문화재단에서 해당 사업을 새롭게 실시했다는 점은 방치되는 악기를 나누는 환경적인 측면, 그리고 이를 활용해 문화를 나눈다는 공익적인 역할 및 영향력이 이미 입증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직 해당 문화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파주시, 수원시 등 문화재단 내에서 공간과 함께 악기를 이용할 수는 있겠으나, 외부에서 활용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기에 지자체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른 점이 원인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지역 내에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악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연주하며 문화의 주체가 되려는 방향, 이를 지원하는 것을 통해 문화의 주체가 되고, 다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양질의 문화 확산으로 이어가기를 희망합니다.
<출처>
https://schoolart.sen.go.kr/musicshare/fus/html/cont0030v.do
https://www.songpa.go.kr/learn/youth/campus/instrum_lib_rental_list.do
https://www.nakwon-communityart.or.kr/bbs/music02
https://chsl.cne.go.kr/msi/cntntsService.do?menuId=MNU_0000000000002024
https://yeyak.jne.kr/yeyak/main.do?sysId=yeyak
https://www.gbe.kr/edushare/main.do
https://artcenter.gne.go.kr/ins/in/ins/requestList.do?mi=11633
https://service.gne.go.kr/yeyak/tl/tlList.do?insttId=artcenter#none
https://blog.naver.com/seogwipo-si/223390621039
https://gnews.gg.go.kr/news/news_detail.do?number=202204111500478574C049&s_code=C049
https://www.gggongik.or.kr/page/archive/archiveinfo_detail.php?board_idx=2348
http://bucheoncityofliterature.or.kr/site/homepage/menu/viewMenu?menuid=023003001
https://www.bcf.or.kr/base/contents/view?contentsNo=186&menuLevel=3&menuNo=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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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