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화인
모든 청각장애인이 농인은 아닙니다.
유년기에 청각장애가 생긴 사람 중
①보청기·인공와우 등 청각 보조 장치를 사용하거나, 대화 상대방 입술의 움직임을 읽어서 상대방의 발화를 파악하고
②발성 훈련을 하여 음성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구화인이라고 합니다.
구화인은 청능훈련·구화법·발성 훈련 등을 통해 한국어를 제1 언어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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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7조회수 397
2025-04-08조회수 509
2025-03-24
2023년 통계청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주노동자 규모가 97만 5,000명이다. 추산되고 있는 미등록자 수 41만 9,000명을 합하면 130만 명 규모이다. 기타 이주민들의 인력까지 합치면 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3년간 산업재해로 사망한 이주노동자는 272명에 달한다. 총 4년간 한국에서 산재사고로 사망한 노동자 100명 중 10명은 이주노동자였다.
지난 11월 8일 전북 김제에 위치한 특장차 제조업체에서 일을 하던 '강태완(TAIVAN 타이왕)'님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의 사망은 한 해 100건이 넘게 발생하고 있다 보니, '강태완'님 사건 초기에도 언론에서는 '김제 이주노동자 사망'으로 얘기했다. 수십 건의 이주노동자 산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주노동자의 삶 이전 '미등록 아동'의 삶을 산 강태완님의 사연은 '미등록 이주아동'의 문제를 한국사회에 다시금 깨우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미등록 이주아동'
한국은 현재 미등록 이주아동을 약 2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등록 이주아동은 이주민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이주했거나 한국에서 태어난 아동 중 부모의 체류자격 상실, 난민 신청 실패 등 다양한 이유로 법적 체류 자격이 없는 아이들을 말한다.
미등록 이주아동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학습권이 보장돼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는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미등록이란 신분으로 인해 졸업 후 대학과 취업은 할 수 없다. 또한 보호막이 되어주던 학생 신분이 사라졌기에 언제든 강제출국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살게 된다.
은유 작가 '있지만 없는 아이들'(창비)에서 "미등록 이주아동은 공부할 권리는 있지만 살아갈 자격은 없는 모순된 현실에서 '있지만 없는 아이들'로 자라나는 것"이라 얘기한다.
2만 명이 넘는 이주 아동들이 '있지만 없는 아이들'로 살아간다. 그리고 40만 명의 미등록 이주민 중 한명이 된다...
'호준(한국 가명)과 호이준(몽골 가명) 사이'
'강태완'씨도 2만 명이 넘는 미등록 이주아동 중 한명이었다. '강태완'씨는 다섯 살의 나이에 부모님을 따라 한국으로 왔다. 다른 한국 아이들처럼 학교에 갔고 본명 '타이왕' 대신 '태완이'로 자랐다.
"중학교 때 친구랑 싸우게 됐는데 친구 부모님이 경찰을 부른다고 하셔가지고 담임 선생님께서 이제 경찰까지 오게 되면 한국에서 쫓겨나게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셨고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인지를 하게 됐어요. 제가 체류 자격이 없다는 것을" - 「지금 여기서 꿈을 키우는 이주아동」(이주와인권연구소) - 고 강태완님 인터뷰
남들과는 '다른' 존재라는 것은 눈치를 보는 삶을 살게 만들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태완님은 학교라는 보호막이 사라지면서 강제 출국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이삿짐을 나르고 공장을 전전했다. '미등록'이라는 신분은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배우고 싶은 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처음 구한 일이 이삿짐 일이었는데. 처음에 일을 구해서 엄청 기뻤고 일하게 해주셔서 너무 고마워가지고 근데 막상 일해 보니까. 거기 아저씨들은 이사 한 건 하면 8만원, 경력 많은 아저씨들은 15만원 이렇게 주는데 저는 하루에 막 두세 건씩 이사하고 5만 원 주더라고요." - 「미등록 이주아동과 함께사는 세상을 꿈꾸다.」(국가인권위원회 유튜브) - 고 강태완님 인터뷰
20여 년을 한국에서 살았고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고 스스로를 '한국인'이라 말했지만 법적으로 '미등록'이 되어 사회에서는 가려진 존재가 되었다.
기회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정신이 없던 2021년 7월. 법무부는 자진 출국 신고를 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미등록 이주민들에게 다시 입국할 기회를 준다고 발표했다. '미등록' 신분으로 살던 태완님은 체류자격을 받기 위해 몽골로 자진 출국했다. 5살에 떠나온 몽골은 '본국'이 아닌 다른 나라였다. 태완님에게 '본국'은 몽골이 아닌 한국이었다.
"말도 안 통하고 모르는 말을 쓰고 모르는 데 와가지고 항상 뭔가 불안하고 여기도. 여기 도착한 순간부터 (한국이) 항상 그리웠어요. '집에 가고 싶다' 이런 느낌" - 국가인권위원회 [미등록 이주아동과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다] - 고 강태완님 인터뷰], 「미등록 이주아동과 함께사는 세상을 꿈꾸다.」(국가인권위원회 유튜브)
같은 해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법무부가 미등록 이주아동 구제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태완님은 구제대책 대상이 되지 못했다. 한국에서 20년이 넘게 살았고, 본국에 대한 기억보다 한국에서의 추억이 더 많았지만 '국내 출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상에 들지 못했다.
△국내에서 출생하고 △15년 이상 국내에서 체류하고 △국내 중·고교에 재학 중이거나 고교를 졸업한 불법 체류 외국인(아동)의 경우 임시 체류자격(G-1)으로 2025년까지만 체류할 수 있다. 나수진 기자 ‘이주 인권 단체들 “법무부 미등록 이주 아동 조건부 구제 대책, 90% 이상 적용 안돼... 아동권리 보정해야”, NEWS&JOY |
높은 자격요건을 갖고 있는 법무부의 '구제대책'은 수많은 시민단체로부터 비판받았다. 그 결과 2022년 1월 구제 대상 요건이 완화된 개선안이 나왔다. 아동의 체류 기간을 15년 이상에서 6년 이상으로 줄이고, 국내 출생 및 영․유아기(6세 미만)에 입국한 사람들을 포함했다. 또한 범칙금 납부 능력이 없는 부모에게는 범칙금을 감면받을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태완님도 구제대책을 신청했고 마침내 유학(D-2) 체류자격을 받게 되었다. 대학 졸업 이후 태완님은 전북 김제에 있는 전기 특장차 회사에 연구원으로 취직했다. 사는 곳이 아닌 전북 김제로 간 이유는 법무부가 추진하는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 때문이었다. 이 사업은 인구소멸 지역에서 취업하는 외국인에게 거주(F-2)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사업이다.
그렇게 지난 6월 체류자격을 받았지만, '영주권'을 갖지 못하고 태완님은 떠났다.
태완님의 사망 소식에 한국 언론에서는 '이주노동자 사망'으로 나왔다.
곁에 있지만 없는 사람들
「지금 여기서 꿈을 키우는 이주아동」(이주와인권연구소) - 고 강태완님 인터뷰
구제대책을 통해 체류자격을 얻은 강태완님은 자신과 같은 '미등록 이주아동' 들을 지지하는 캠페인 영상을 촬영했다. 또한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험난했던 구제대책 과정을 보여줬다. 구제대책의 필요성을 알리고 미등록 이주아동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태완님이 할 수 있는 '움직임'이었을 것이다.
법무부의 구제대책은 장벽을 낮췄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한계가 명확한 대책도 2025년 3월 31일에 종료가 된다.
“꼭 외국인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한국이 됐으면 좋겠다”는 강태완님의 소망은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사회는 결코 살만한 세상이 아닐 것이다.
끝으로 12월 강태완님의 장례식이 진행되었다. 11월 8일 사고가 발생한지 36일 만에 진행 된 장례였다. 태완님 발인과 동시에 태완님이 인터뷰로 응원했던 ‘Let us dream: 지금 여기서 꿈을 키우는 이주아동’ 캠페인의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태완님이 떠나간 한국이 이주민과 더불어 살 수 있는 곳이 되기 위해 많은 연대와 정부의 변화를 바란다.
링크 : https://letusdream.campaignus.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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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7
지난 9월 28일 “청년 활동가 워크숍 - 공익활동? 제가요? 이걸요? 왜요?”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는데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청년 네트워크 위원회 ‘청플’이 온 마음을 다해 준비한 만큼 여러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혹시 워크숍 이후 10월 22일 청플이 ‘한국다문화뉴스’의 미소센터에 6차 회의를 위해 다시 모였는데요! 청플 위원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계속 따라와 주세요!
■ 안건1: 청년활동가 워크숍 만족도 조사 결과 공유 및 평가
워크숍 이후 실시 된 만족도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참가자 모두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가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워크숍 진행 시간을 길지 않게 계획했었는데요. 짧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과 더 길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아쉬웠다는 의견 모두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또 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안겨줄 수 있던 행사라는 점이 위원님들에게 좋았던 점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부스 중에서는 ‘뜻밖의 마음 쉼터’의 반응이 좋았는데요. 피상담자뿐만 아니라 상담사분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상담이었다고 답변해 주셨는데요. 또한, 선착순으로 신청한 인원 이후에도 상담을 원하는 인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 청플 위원들이 이야기하는 ‘청년 활동가 워크숍’의 좋았던 점 &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
-문정아 위원
일반적으로 위원회와 담당자들이 분리되어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청플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구성원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던 점이 좋았다. 이번 ‘청년 활동가 워크숍’이 그 좋은 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슬기 부위원장
장소가 좁아서 참가자들끼리 복작복작 교류할 수 있던 것이 장점이었다. 네트워크 시간에 청플 위원들이 나뉘어서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토크콘서트를 비롯해 워크숍 내내 즐겁고 재밌다는 느낌이 가장 강해서 매우 만족스러웠고, 계속해서 이와 같은 행사가 계속 있길 바란다.
-박정효 위원
시설이 이용하기 쾌적하였고 사전 준비가 철저해 전반적으로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토크콘서트의 경우, 사회자가 행사의 무게감을 높였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활동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자리라서 좋았다. 관심 분야의 팀을 나누어 이야기를 진행 한 점은 공통의 관심사로 연결 지점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좋았다.
아쉬운 점
-김지현 위원
장소가 뒷문이 없어서 늦게 도착해 도중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시선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있었다. 이후 행사 개최 시 이 점을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박정효 위원
행사 장소인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 편리하지 않았다. 청년 대상의 행사라면 이점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당 초 예상인원과 센터 청년활동가를 제외한 신청자 인원이 초기 행사 기획보다 줄어 아쉬움이 남는다.
-강성혁 위원장
토크콘서트에서 다양한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다만 명확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던 것 같아 아쉬웠다.
이같이 다양한 의견들을 남겨주셨는데요. 행사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모두가 기쁘게 맞이하는 분위기와 행사에 준비된 샌드위치나 과자 등 다과가 매우 풍성해서 좋았다는 의견이 정말 많았습니다. 다과 지원에 힘 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저도 워크숍에 참여했었는데요! 저는 네트워크 시간 동안 키워드를 중심으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게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청플을 처음부터 지켜본 에디터로서 정말로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 및 마무리되었다는 게 뿌듯하고, 위원분들과도 새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답니다 ㅎㅎ
■ 안건 2: ‘청년 공익활동’ 신규 사업 수요 조사 결과 분석
다음으로는 2025년 신규 사업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는데요. 총 111분이 응답했고, 그 중 42%가 공익활동에 1년 이상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청년 대상의 공익활동 지원에 대한 필요성과 참여 의사 또한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를 통해 얻은 문제점 중 하나는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 입니다. 청년 대상 공익활동 지원이 있더라도 충분히 홍보가 되지 않아 관심 및 참여 의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인데요. 이에 관심사를 중심으로 광고를 띄우는 ‘타겟팅 광고’와 홍보 업무 전담을 위한 마케팅 담당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또, 이번 신규 사업의 방향성은 많은 청년들이 참여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보다는 한 가지에 집중하여 의미 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방향에 맞게 문정아 위원님은 ‘공익활동’이라는 키워드가 너무 포괄적이기에 기후 활동 사업이나 여성 지원 등 분야별로 돌아가며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이번에 청플이 모인 곳은 청플의 ‘강성혁’ 위원장님이 대표이신 ‘한국다문화뉴스’의 미소센터였는데요! 2013년 창간한 ‘한국다문화뉴스’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로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언론사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개발, 정부 연계 사업, 후원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회의가 마무리된 후, 강성혁 위원장님과 센터를 둘러보았습니다. 미소센터는 카페형 커뮤니티 공간으로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는데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방도 마련되어 다문화 및 외국인 가족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다문화뉴스’ 미소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청플 6차 회의 너무나도 알찬 시간이었죠? 아쉽게도 다음 소식은 지금까지 힘차게 달려온 청플의 해단식인데요ㅜ 11월 19일 해단식 또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될 예정인데요. 다음 웹진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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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4
기록이 들려주는 외침
존엄, 공감, 연결, 기억, 아픔, 외면, 윤리, 동료시민, 유가족, 트라우마, 심리적 외상, 회복, 정의, 고립, 개인, 추모, 이별, 의혹, 국가, 소명, 한계, 불안, 부조리, 상실, 모욕, 연대의 힘... 이런 숱한 단어들이 붙었다, 떨어졌다, 이어졌다, 튕겨나갔다 하며 머릿속을 맴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소위 참사라 이름 붙일 수밖에 없는 재난들을 떠올리면 도덕적, 윤리적으로는 물론이고 합리적, 상식적으로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힘든 일들이 버젓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세월호 참사가 앗아간 앳된 학생들 세대가 청년세대가 되어 이제 막 그들의 꿈을 펼쳐나가려고 하는 시점에 다시 한번 그 세대의 많은 생명을 일시에 잃게 한 이태원 참사는 그래서 더 가혹하다. 세월호 참사 때는 자신의 목숨만 앞세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했고, 이태원 참사 때는 그 좁고 짧은 골목으로 젊은이들이 몰려 생때같은 목숨을 잃게 만들었다. 이는 어처구니없이 비현실적이나 상징적으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잘라내 보여주는 듯하여 섬뜩하다. 상황과 원인은 달랐으나 마치 세월호의 데자뷰인듯 참사 이후 보인 정부와 대통령의 대응, 그리고 그 이후 일어난 일들은 구석구석 비도덕적이고 비겁하고 잔인했다.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과 그 가족, 친지, 친구들의 존엄은 그 어디에서도 존중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된 싸움이 730일을 넘기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은 참사 2주기를 맞아 “참사라는 이름 앞에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 곁에서 우리 역시 서로에게 기대어 우리가 듣고 목격한 것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라며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 이태원 참사 가족들이 길 위에 새겨온 70일의 이야기’를 펴냈다.
이태원 참사 1주기에 나왔던 기록집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 생존자와 유가족이 증언하는 10.29 이태원 참사’가 주로 그 자리에 함께 있거나 희생자들의 곁에서 삶을 나눈 그들의 형제, 자매, 친구들의 목소리를 담았다면, 2주기 기록집은 그들의 부모, 친지들의 뼈아픈 외침을 실었다. 또한 멀리서도 들려오는 외국인 희생자의 부모, 친지의 외침도 함께 실렸다. 참사의 문제, 참사를 보는 관점,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 대한 면밀한 고민을 바탕으로 기획된 순서였음을 두 책을 다 접하면 비로소 알게 된다.
이태원참사 2주기 이후 유가족협의회는 작가기록단과 함께 전국을 돌며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진실을 찾기 위해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월 3일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북부 대회의실에서도 북토크가 열렸다. 이날은 특히 경기도 공익 기록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자리였고 그만큼 기록의 의미가 깊이 각인되고, 기록이 들려주는 외침이 시공간을 꽉 채워 공명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12월3일 북토크 현장 모습
이 자리에는 희생자 이주영님의 어머니와 아버지이시자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시기도 한 이정민님과 작가기록단의 박내현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에디터인 라이언(이경엽)님이 함께 하였다. 라이언님의 사회로 1부에서는 기록활동가 및 참여자 네분이 유가족의 목소리를 대신하여 책 속의 발언을 낭독해주었고 2부에서는 이정민님의 목소리로 궁금한 이야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야 할 이야기들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이 분의 굵직한 음성 저 아래 가슴 깊이 지난 2년간 끊임없이 반복되었던 무너짐과 일어섬, 절망과 각오, 분노와 삭힘, 냉대와 위로, 투쟁과 극복의 날들을 버텨올 수 있었던 힘이 느껴졌는데, 그 원천은 딸에 대한 절절한 사랑과 손잡은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함께 외친 정의에 대한 갈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깊이를 감히 누가 알랴?
작가기록단이 책의 여는 말에 쓴 다음의 소제목들은 각기 다른 유가족들이 들려준 이야기의 핵심을 잘 묶어 표현하고 있다. 낭독을 통해서도, 이주영님의 아버지 이정민님을 통해서도 공통적으로 아픔과 호소, 그리고 그것을 넘는 결기의 외침들을 들을 수 있었지만 아울러 그 안에는 우리 사회에 대한 경고도 담겨있었다.
‘유가족, 슬픔을 껴안고 책임을 걸머진 이들의 연대’
‘유가족, 그 이름 너머’
‘뜻밖의 삶이 우리를 기다린다’
1주기에 나온 책이 주로 이태원, 할로윈을 왜곡하며 편견과 혐오, 의혹을 부추겼던 프레임에 저항하는 이야기였다면, 2주기에 나온 책은 2년의 투쟁 기록의 타임라인을 따라 유가족들이 그야말로 ‘길’위에 서있던 기록이라는 작가기록단의 박내현님 설명대로,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이 기록집에는 혼자 슬픔으로 무너졌다가 유가족들을 만나며 살아야 할 이유, 싸워야 할 이유를 찾아 힘을 얻어 가는 부모들의 한결같은 고백이 실려 있다. 이들의 물음은 정당하다 못해 뼈저리게 정확하다. 왜 애도하기만도 버거운 유가족들이 국민을 지키고 보살피는 게 책임인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을 떠안아야 하는지, 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고 회피하기 위해 편법과 무뢰한을 일삼는지, 왜 알 권리, 안전할 권리,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주장하는 피해자들의 존엄을 짓밟고 왜곡하는지, 그것이 무엇을 누구를 위함인지, 피해자가 당연한 조치를 요구하는 과정이 왜 이리 험난해야만 하는지 등등.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자 이주영 아버지 이정민님의 마무리 말씀은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였다. 희생된 딸, 아들들을 위해서도, 남은 자식들과 앞으로 살아갈 이 땅의 온전한 미래를 위해서도. 그 싸움이 지난할지라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 용기를 얻고 힘을 내어 갈 수 있다고, 그런 공감의 확산과 실천에 동참해 주는 분들에게 고맙다고.
북토크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록집을 읽으면 좀 더 가까이, 깊이 유가족들의 마음과 상황,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잘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고통과 슬픔에도 그치지 않았던 730일의 걸음’을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으며 답을 찾는다. ‘재난참사 피해자’라는 이름 그 안에는 어떤 아픔과 부당함이 있는지 ‘참사가 물었다, 어디로 나아갈 테냐고’라는 질문에 함께 대답할 용기를 가짐으로써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기록단이 유가족들을 인터뷰하여 이런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우리는 몰랐을 것이다. 참사가 무엇을 뜻하는지, 희생자들이 어떻게 애도되고 기억되어야 마땅한지, 피해자들은 과연 누구인지, 피해자들의 권리는 무엇인지, 누가 무엇을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 우리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투사가 될 수 있는지, 누가 누구를 어떻게 도우며 살 수 있는지, 인간이 얼마나 존엄한 존재인지, 그 존엄은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지, 공감이 얼마나 필요한지, 기록이 어떤 힘을 갖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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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0
시민기록 전문가 특강 <공익활동으로서의 기록>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소설을 쓰기 위해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 등 국가 폭력을 증언하는 피해자들의 구술 기록을 수없이 살폈다는 인터뷰를 본 적 있습니다. 구술기록이 작가로 하여금 당시 사람들의 고통을 감각하도록 도왔다는 지점이 인상 깊었는데요, 이처럼 기록의 끌림을 느낄 수 있는 행사가 있습니다. 지난 11월 9일 파주 ‘지지향’에서 열린 ‘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_2024 경기도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이하 컨퍼런스)에 다녀왔는데요, 공익웹진에 기록을 쌓는 에디터로서 의미가 남달랐던 이번 행사 특강 소식 자세히 전해드릴게요.
컨퍼런스 오전 시간에는 박희정 작가의 특강 ‘공익활동으로서의 기록’이 마련됐습니다. 박희정 작가는 장애인 탈시설 문제와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에 관심을 두고 기록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인권 활동가입니다. ‘당신의 말이 역사가 되도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등의 공동 저자이기도 합니다.
책이미지 사진출처: 교보문고
박희정 작가는 자신의 활동을 인권 기록활동이라고 말합니다. 기록활동 앞에 ‘인권’이란 말을 앞세운 이유는 모든 기록을 인권의 관점으로, 인권적으로, 인권운동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기록으로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인권 침해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요, 이 원칙이 그냥 어떤 윤리일 뿐만 아니라 그것 자체가 좋은 기록을 만드는 중요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운동으로서 기록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기록이라는 수단 혹은 매개를 통해서 연대를 하고 그것을 통해서 현장의 어떤 언어들을 같이 빚어내고 또 그걸 사회에 같이 전하는 그런 활동으로서의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 활동을 통해서 우리 사회 전반에 인권의 가치가 확산하기를 바라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언어를 기록을 통해 함께 빚어내는 사람들, 지금까지 작가의 기록은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공동의 기록 작업을 시작한 계기는 2008년 ‘밀양 송전탑 사건’이었는데요,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등이 모여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의 삶을 기록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이 작업의 결과물이 ‘밀양을 살다’입니다.
‘밀양을 살다’가 출간될 무렵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경험한 기록활동가들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 귀를 기울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된 현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을 붙들려는 분투가 치열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4.16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을 구성하고 세월호 참사 1주기였던 2015년부터 10주기인 올해까지 6권의 기록집을 발간했습니다. 유가족, 생존 학생으로 불리는 이들, 희생자의 형제자매 등의 목소리를 담았고, 세월호 참사 가족 협의회의 투쟁을 기록하고 세월호 참사 10주기 백서를 제작했습니다. 글로 참사의 증거를 남기고 흩어지는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 방법을 모색하며 안산과 국회, 청운동, 광화문과 팽목항 등지에서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한 결과입니다. 박희정 작가는 기록의 의미는 사회를 바꿔내는 것에 있다고 거듭 말합니다.
“참사 희생자들의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그 전제에서, 이분들의 회복이 삶의 재구성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 ‘애도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것 다시 말해서 사회를 조금이라도 바꿔내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의 기록의 의미라는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길을 좀 찾아보는 것이라는 거였고요.
그중에 이 고통이라는 것이 항상 어떤 사회의 시선 어떻게 보면 좀 가해자의 시선에서 빠르게 정리되고 덮어버려졌다면 피해자들이 느끼고 있는 이 고통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상실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를 좀 제대로 듣고 이해해 나가자는 것이 저희 기록의 또 하나의 목적이었습니다.”
함께 언어를 짓는 공동기록의 성과는 개인을 넘어, 한 현장을 넘어 공유되고 확장되어야 하는데요, 밀양에서 세월호 참사로 그리고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에까지 확장되고 연결됩니다. 더 이상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세상을 우리 모두 바라지만 세상의 변화는 생각보다 더딥니다. 반면 참사의 기억은 순식간에 잊힙니다. 참사에 대한 공동의 기억을 다지고 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공통감각을 가진 이들이 결국 더디더라도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은 유가족과 생존자의 이야기를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2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어느 날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출간 소식을 담은 기사를 읽은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씨가 출판사로 연락해 영문판이 있는지 문의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태원 참사 당시 잊힌 외국인 희생자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빠르게 지우고 잊으려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외국인 희생자의 존재는 너무나 작아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는데요, 올해 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때 라쉐드 씨는 한국을 방문해 딸에게 추모의 편지를 써 낭독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참조)
출처 : 뉴스타파
기록은 글과 책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국에서 북토크를 열거나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를 읽는 행동독서회(참고자료 참조)를 펼치기도 합니다. 행동독서회는 ‘땡땡책협동조합’이 처음 시작 했는데요 오후 6시 34분에 이태원에 모여 책 읽기 퍼포먼스를 합니다. 오후 6시 34분은 이태원 참사 당시 112에 첫 신고전화가 닿은 시간입니다. 여러 방식으로 책을 함께 읽고 참사의 기억을 나누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록은 참사 희생자와 더 많은 시민을 연결하는 통로가 됩니다.
끝으로 박희정 작가는 인권 기록활동을 하며 알게 된 것들, 배운 것에 대해
들려줬습니다.
“근데 우리가 얼굴을 마주하고서 같이 애도할 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구나
라는 걸 이런 활동을 통해서 제가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애도의 공동체가 이제 기록 활동의 공동체가 되었다고 말씀드렸고, 이러한 일들이 애도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시도했던 일들이고 그렇게 해서 함께 연결된 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앞서 인권 기록 활동이라는 말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설명하면서 처음에는 저희도 그냥 기록이라는 말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기록이라는 거는 결국 활동이 될 수밖에 없겠구나.
우리가 지향하는기록이라는 거 사람과 사람을 잃고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여기에 연결이라는 말씀드렸잖아요.
누군가를 위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이 활동이 실은 내게 가장 이로운 일임을 깨달은 뒤 이 기록 활동을 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수록 내가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되거든요.”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더욱이 고통스러운 목소리일수록 민감하게 감각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징한 설명입니다. 그동안 나의 기록은 어땠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너와 나의 연결을 넘어 사회적 기억을 빚어내는 기록, 기록
활동을 위해 더 바지런히 세상의 소리를 듣는 연습부터 계속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1) 유튜브 “밀양을 살다 - 밀양이 전하는 열다섯 편의 아리랑” https://youtu.be/-9IXn81k53M?si=Yx_TP_79vb0N-n6j
2) 뉴스타파 기획취재 [이태원 참사 2주기] ① 우리는 아직, 보내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씨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 씨 인터뷰 https://newstapa.org/article/CCThY
3) 행동독서회_‘땡땡책협동조합’ 김민희 대표 인터뷰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26057178&memberNo=43688391
세션별 토론 '세션2' <공익 기록활동, 어디까지 왔니?>
2024경기도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 오후 주요 일정은 세션별 토론입니다. 공익활동을 기록하는 웹진에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공익 기록은 개인적인 끄적임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지향점을 갖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공익 기록 활동의 시작점부터 지금은 얼마나 어떻게 변화했고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궁금합니다. 잠시 후 만나 볼 세션 토론 2에서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익 기록 활동, 어디까지 왔니?”
토론이 열리는 ‘지지향’ 5층 회의실로 함께 가보시죠.
오늘의 좌장은 엄상미 전 화성시 정책아카이빙 전문관 (컬쳐플레이트 선임연구원)이 맡았습니다.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초반 어색한 회의실 공기를 활기차게 만듭니다. 패널 소개가 이어졌는데요. 2002년 시민의 알권리 운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알권리연구소’ 전진한 소장, 충북 옥천에서 남다른 지역 생활을 일구고 지역 소식을 전하는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 그리고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참비움) 한수연 활동가가 함께합니다. 공익 기록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잔뼈가 굵어진 패널분들이라서 공익 기록 활동에 대한 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큽니다.
전진한 소장님의 발표로 세션2의 문을 엽니다. ‘공공기록물법 제정부터, 민간 기록 확대까지’라는 발표 제목만 봤을 때는 행정과 학술 용어로 가득한 내용이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툭!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 공익 기록 활동의 역사가 되었다는 게, 그러니까 ‘전진한’이라는 개인의 역사가 공공의 역사가 된 경우인데 이런 걸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듣다니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는 소장님이 2002년 참여연대에 취업하며 겪은 시행착오로부터 시작합니다.
“2002년도에 제가 참여연대에 취업했습니다. 근데 이상한 부서에 배치를 받았어요. 정보공개 사업단이라는 곳에···정보 공개 소송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변호사님들이 힘들어가지고 다 그만두겠다고 막 그런 식이었어요. 98년부터 요즘 검찰 특수 활동비 공개로 유명한 하승수 변호사하고 같이 일을 했는데 소송을 너무 많이 하시니까 다들 힘드신 거예요. 그래서 정보 공개 운동 그만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하다가 명지대에 이렇게 기록관리 대학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저희 전문위원들이 거기서 공부하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분들이 저한테 정보공개 운동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보공개 운동을 하더라도 그 안에 기록이 없는데 무슨 운동을 하냐···기록 관리 운동을 하자. 이렇게 회의를 해서 옳다구나 내가 드디어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열겠다고 해서 기록 관리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게 우리나라의 시민운동 역사상 처음입니다. 우리나라가 공공기록물법을 만든 게 1999년입니다. 놀랍게도 해방 이후에 45년부터 1999년까지 기록이 없어요.”
전진한 소장은 국가기록물 관리가 실제 얼마나 부실한지 실태를 고발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언론사와 협업, ‘기록이 없는 나라’라는 탐사보도를 했습니다. (참고자료 참조) 창고에 곰팡이가 잔뜩 낀 채 방치된 국가 기록물을 찾아내고, 국가 기관의 무차별 기록물 폐기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국가 기록물 관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이 같은 활동은 실제 2004년 국가 기록관리 총괄부서로 ‘국가기록원’이 자리매김하는 변화를 불러옵니다. 전진한 소장은 공익 활동 단체마다 홈페이지 제작에 신경 쓸 것을 주문했는데요, 단체의 주요 자료를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를 참조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사진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
전진한 소장이 손꼽는 참고할 만한 최근 기록 활동 사례에는 부산의 기록 공동체 ‘빨간집’, ‘10.29 이태원 참사 작가 기록단’, ‘완주 화정 마을 할머니들의 사진 기록집’, 정치인과 같은 주요 인사의 발언 빅데이터를 분석해 통찰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스피치로그’ 등이 있습니다.
사진출처: 완주미디어센터
사진출처: 스피치로그 홈페이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재난이나 온 국민이 즐거울 때 축제들도 기록해야 하고 체계적으로 본인의 알 권리를 실현해야 합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너무 정치적인 일만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큰 사회적 사건도 중요하지만 우리 마을의 기록들도 그만큼 중요하잖아요···.
여러분 기록이라는 게 어떤 건물일 수도 있고 글자일 수도 있고 사진일 수도 있고 목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록들이 앞으로 여러 분야를 통해 확대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이어서 충북 옥천에서 평범한 이웃을 취재하고 농촌의 일상과 변화를 담는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의 발표입니다. 박누리 편집장은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2010년 ‘옥천신문사’ 취재 기자가 되었고 지금은 어엿한 15년차 충북 옥천 주민입니다.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는데 교수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풀뿌리 언론 중에 옥천신문이라는 훌륭한 신문사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인상에 오래 남았고, 때맞춰 옥천신문 취재기자 공고가 떠서 운명 같은 옥천 살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흔히 서울이 우위에 있고 지역은 서울을 따라가야 할 것처럼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구조 속에서
그리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그냥 서울에 있는 게 여긴 없어 로만 인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게 대등한 존재 혹은 어떻게 본다면 어떤 지점에서는 훨씬 더 앞선 공간의 역할들을 지역사회가 이미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런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고 만드는 일들을 계속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옥천 신문 같은 비판 저널리즘의 역할이 다 해내지 못한다면 이외에 다른 형태의 기록 활동들
그리고 또 기록을 기반으로 다른 활동들을 통해서 그걸 지역사회에 계속 전파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서울의 눈과 욕망과 입이 아닌 지역의 눈으로 지역의 모습을 지역의 입으로 말하는 매체, 그렇게 탄생한 것이 ‘월간 옥이네’ 입니다. ‘월간 옥이네’는 서울이 아니라 지역,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를 보게 하는 기록을 담습니다. 군수, 군의원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니고 지역에서 사업 잘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우리 옆집에 사는 청년, 우리 동네 작은 학교 다니는 어린이, 그리고 시장에 나와서 나물 파시는 할머니들 이런 분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은 언제나 나는 뭐 별것도 없는데 뭐 하러 인터뷰하러 왔냐며 얘기하시지만, 사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다 밑줄 칠만한 것들입니다. 역사에 남은 1%가 아닌 역사를 만든 99%의 사람들의 삶을 담는 월간 옥이네는 단 한 차례 휴간 없이 통권 89호까지 발행했습니다.
사진출처: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 홈페이지
지역문화창작 공간인 ‘둠벙’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매체에 다 담지 못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많은 청소년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싶은데 실제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둠벙에 있는 커피 머신을 활용해 지역 청소년들이 직접 커피 만들어 팔고 이날 생긴 수익금을 나눠 가지도록 하는 ‘자립카페’를 운영하거나 골목 축제도 기획하고 영화제도 열고 재밌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생리대를 사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있어서 지역 교회와 협업해 공공 생리대 함을 설치하거나 기본소득과 유사한 실험을 하며 지자체에 기본소득 조례를 제안하기도 했는데, 완성형 조례를 만드는 것까지는 달성 못 했지만 ‘꿈키움 바우처라’는 이름으로 해서 1년에 3번, 10만 원이나 7만 원씩 연령대를 나눠서 지역 청소년에게 지원을 해주는 바우처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서울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는 기후정의 행진을 옥천에서도 작지만 알차게 함께하기도 하고요. 지역에 활력이 돌도록 여러 변화를 이끄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희 독자분이 해주셨던 말씀 중에 월간 옥이네를 구독하며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개개인의 소중한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하셨어요.
내가 그동안 그냥 스쳐 지나왔던 사람들의 얼굴을 좀 다시 보게 됐다고요. 예를 들어 슈퍼에 가서 내가 두부를 샀는데 두부 파는 직원이 되게 불친절했다.
그러면 예전에는 내가 이 집 앞으로는 절대 안 온다. 난 이 집에서 두부 안 사 먹는다. 마음이 그렇게 됐는데 지금은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뭔가 좀 힘드셨나 봐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래요.
근데 본인이 이렇게 생각이 바뀌게 됐던 거는 월간 옥이네를 보면서 동네 할머니들이 이런 이야기를 갖고 계시는구나!
동네 장터에 나오시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가 있으시구나 라는 거를 배우면서 본인이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다는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세상이 좀 더 너그러워지지 않을지 저희에게 이런 피드백을 주신 적이 있어서 이렇게 가지고 와서 자랑삼아서 공유합니다.”
어떤 자랑을 해도 모자라지 않는 김누리 편집장의 월간 옥이네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옥천 주민들, 매체에 등장하는 할머니, 청소년, 이주여성, 어린이, 고양이 등이 한눈에 그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진한, 김누리 두 분 패널의 발표 이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참비움 님과 세션 참여자들이 함께한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이 소식은 다른 웹진 에서 참비움 에디터님이 더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참고자료]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기록이 없는 나라> 연재 https://www.peoplepower21.org/?cat=19&p=551516&paged=2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 https://cfoi.or.kr
유튜브: 완주 화정마을 할머니 사진기록단 | 2023 여름 https://youtu.be/qbdfZ_lpuIk?si=jMek0-oE4ptY_2C_
스피치로그 홈페이지 https://speechlog.co.kr/
지역문화 활력소 고래실 | 월간 옥이네 홈페이지 http://goraesil.co.kr/
유튜브: 나비스 TV ‘지역 활성화 노하우를 찾아서’ 충북 옥천 지역문화 활력소 고래실 https://youtu.be/09letUG9Sm4?si=Y-nm5Vi8pbt3eX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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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9올 겨울, 산타는 어디에
경기일보 이연우 기자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12월입니다. 누군가는 들뜬 마음으로 분주할 테고 누군가는 평소와 다름 없이 차분할 텐데, 모로 가도 행복하기만 하면 되듯 모두에게 보람차고 건강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번 겨울은 꽤 따뜻할 것 같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예년보다 추위가 늦게 찾아오면서 11월 중순까지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었으니 피부로 체감하기엔 '더운 겨울'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성적인 측면에선 추위가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우리 사회 그늘진 곳에 여전히 차갑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찬 연말을 앞두고 '과연 이 시대에 산타가 있는가' 상념하며 조금은 숙연한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합니다.
#1. 언 손을 녹이는 건 따뜻한 손이 아니라 다른 언 손, “연대”
365일 24시 내내 움직이는 곳이 있습니다. 혹서기건, 혹한기건 돌아갑니다. 우리네 일터입니다. 노동자 입장에서 노동자들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가장 먼저 '현장 이야기'를 꺼냅니다.
최근 건설노동자들이 국회 앞 30m 높이 광고판에 올랐던 것을 아시나요? 당시 건설노동자들은 일용직 임금삭감안을 철회하고 고용 안정을 입법화하라며 30여 일간 고공농성에 돌입했습니다. 10월 31일 비로소 한 달 만에 땅을 딛게 된 이들은 "무도한 정치와 노동 탄압에 고통받는 노동자가 거리에서, 고공에서, 현장에서 지금도 투쟁하고 있다"고 외쳤습니다.
그 말을 방증하기라도 하듯, 얼마 뒤엔 한국철도공사 노조가 인력 충원과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준법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놀랍거나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노동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 "노조 활동을 보장해달라" 등의 이유로 투쟁에 뛰어드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니까요. 특정 기업이나 특정 지역 사건을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숱하게 벌어집니다.
작년 12월만 해도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택배 요금 인상분 공정 분배 ▲서브 터미널 인력 충원 ▲택배 기사 계약 해지 철회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실질 임금 인상 ▲복리후생 수당 지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곱씹어보면 몇 가지 궁금증이 듭니다.
Q. 노동자들이 태업·파업에 나서는 이유를 명확히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Q. 그래서 현장은 얼마나 개선됐고,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Q. 직종·산업만 달라졌을 뿐 누차 반복되는 상황인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일까.
답은 미지수입니다만 때때로 곱씹어볼 주제라곤 생각합니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과 함게하는 거리 기도회
이 외 미처 서술하지 못한, 언론에서 다뤄지지도 않은 수많은 일자리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먹고 살길을 지켜달라'고 울부짖습니다. 면전에 나서 투쟁까지 불사한다는 건 미래를 건 크나큰 용기입니다. 하지만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결국 멈추기 다반사입니다. 본인들도 시민이긴 마찬가지인데 말입니다. 투쟁에 돌입했던 노(勞)는 사(使)와 악수하며 싸움을 멈추지만 결과적으로는 빈손으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 각양각색 현장의 노동자들이 사시사철 외로움에 떠는 이유입니다.
고난함께 로고
이러한 노동자들 곁에서 작은 온기나마 나누고자 하는 '산타 같은' 이들도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어려운 이들의 편에 섭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고난함께'가 대표적입니다. 전남병 고난함께 사무총장·목사는 “분명한 건 우리는 산타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첫마디를 뗐습니다. “종교인으로서 본분을 다할 뿐 누구를 돕는다는 말은 가당치도 않다.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989년 군 복무 중 양심선언 한 한 전경을 도우며 시작한 고난함께는 노동인권, 사회적 참사, 평화통일을 위해 달립니다. 다양한 문제로 아픔을 겪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활동 원칙은 ▲되도록 연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적은 곳,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싸우는 이들을 찾아간다 ▲당사자들 한 걸음 뒤에서 연대하되 끝까지 함께한다 ▲문제가 해결되면 조용히 사라진다 등 3가지입니다. 그런데도 산타는 아니라고 합니다.
전 총장은 “언 손을 녹이는 건 따뜻한 손이 아니라 다른 언 손”이라며 “언 손들이 서로 맞잡을 때 따뜻함이 퍼진다. 그것을 연대라고 부른다. 그 연대야말로 우리 시대의 산타”라고 했습니다. “거대한 자본주의와 권력의 벽 앞에서 가끔 절망감을 느끼지만 내일도, 내년도 계속하겠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2. 조금 더 '어우러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산다문화거리(출처 : 경기일보DB)
노동자만 춥나요? 겨울이 낯설고 쌀쌀한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이번엔 '이주민'입니다. 특히 전국에서 외국인 주민 수가 가장 많은 안산지역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에 앞서, 2018년을 회상합니다. 전쟁과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나 제주도에 안착한 예멘 난민들을 만났을 때입니다. '제주도 당일치기'를 하며 예멘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A호텔에 머문다더라, B어학원에 있다더라, 새벽 C어선에서 일하고 있다더라' 등을 사전에 듣고 갔지만 실제로는 한 명도 볼 수 없었습니다. "공개되면 영업 못 한다", "알려지면 이미지 나빠진다", "우리는 절대 아니다"라며 막아서더라고요.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난민심사를 요청하는 예맨인들(출처 : 경기일보DB)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출국 시간이 1시간 30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공항을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우연히 거리에서 한 예멘인 가족을 만났습니다. 임신한 채 본국을 떠나온 예멘인 어머니는 제주도에서 아이를 출산했고, 아이의 이름을 제주도의 한 지명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제주에서의 첫 예멘 아이였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경기도에 오자 곧바로 '난민들이 안산에 몰려든다'는 얘기가 쏟아졌습니다. 지역민이 반발하고, 반발하고, 반발했으나 한 달 여 지나면서 점점 "수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다문화가정에 가장 친화적인 도시마저 '난민'에 한해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걸 느끼면서, 동시에 다른 지역과 안산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원FM 네팔팀 썸네일
지금도 조금 더 '어우러지는' 안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공동체라디오 단원FM입니다. 올해 3월 정식 개국한 이 채널(88.7MHz)은 자원봉사자 60여 명의 힘으로 움직입니다. 세월호참사유가족협의회를 통한 세월호 이야기, 반월·시화공단을 통한 노동자 이슈, 네팔어·중국어 등을 통한 이주민 다국어방송 등 안산만이 가능한 '안산만의 장점'을 하루 16시간씩 32개의 프로그램으로 방송합니다.
단원FM 캄보디아팀
정혜실 단원FM 본부장은 "여러 프로그램 특성에 맞게 안산 안에 계신 분들이 자발적으로 채워져 활동하고 있다. 예술, 환경, 인문, 페미니즘, 사회적 약자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함께 안산만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결코 빠질 수 없는 '세월호', '노동자', '이주민'이 대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주민'은 해외에서 건너온 주민뿐 아니라, 본토박이가 아닌 '국내 타향 출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정 본부장은 "안산은 조선 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이 적고, 외부에서 이주해 사는 분들이 많다. 도시 자체가 국내·외 이주민의 도시"라며 "이들이 안산에 정착하고 살면서 아이를 낳고, 청년이 되는 변화상들을 담아내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류 미디어가 싣지 않는 평범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을 때 저희를 찾아오시면 된다"며 "학력, 성별, 피부색 등을 구애받지 않고 문턱 없는 라디오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3. 우리가 이 시대의 산타가 될 수 있기를.
‘산타’, 필요한 사람 많습니다.
울면 안 된다며 슬픔을 달래주고, 혹시 선물이라도 생길까 기대감도 품게끔 산타가 필요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 각자가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지 않은 이 시대 산타가 됐으면 합니다.
모두 즐거운 12월, 크리스마스, 연말 맞이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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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1 시민기록 전문가 특강 <공익활동으로서의 기록>
작성자 : 4기 에디터 다름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소설을 쓰기 위해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 등 국가 폭력을 증언하는 피해자들의 구술 기록을 수없이 살폈다는 인터뷰를 본 적 있습니다. 구술기록이 작가로 하여금 당시 사람들의 고통을 감각하도록 도왔다는 지점이 인상 깊었는데요, 이처럼 기록의 끌림을 느낄 수 있는 행사가 있습니다. 지난 11월 9일 파주 ‘지지향’에서 열린 ‘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_2024 경기도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이하 컨퍼런스)에 다녀왔는데요, 공익웹진에 기록을 쌓는 에디터로서 의미가 남달랐던 이번 행사 특강 소식 자세히 전해드릴게요.
컨퍼런스 오전 시간에는 박희정 작가의 특강 ‘공익활동으로서의 기록’이 마련됐습니다. 박희정 작가는 장애인 탈시설 문제와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에 관심을 두고 기록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인권 활동가입니다. ‘당신의 말이 역사가 되도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등의 공동 저자이기도 합니다.
책이미지 사진출처: 교보문고
박희정 작가는 자신의 활동을 인권 기록활동이라고 말합니다. 기록활동 앞에 ‘인권’이란 말을 앞세운 이유는 모든 기록을 인권의 관점으로, 인권적으로, 인권운동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기록으로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인권 침해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요, 이 원칙이 그냥 어떤 윤리일 뿐만 아니라 그것 자체가 좋은 기록을 만드는 중요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운동으로서 기록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기록이라는 수단 혹은 매개를 통해서 연대를 하고 그것을 통해서 현장의 어떤 언어들을 같이 빚어내고 또 그걸 사회에 같이 전하는 그런 활동으로서의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 활동을 통해서 우리 사회 전반에 인권의 가치가 확산하기를 바라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언어를 기록을 통해 함께 빚어내는 사람들, 지금까지 작가의 기록은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공동의 기록 작업을 시작한 계기는 2008년 ‘밀양 송전탑 사건’이었는데요,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등이 모여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의 삶을 기록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이 작업의 결과물이 ‘밀양을 살다’입니다.
‘밀양을 살다’가 출간될 무렵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경험한 기록활동가들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 귀를 기울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된 현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을 붙들려는 분투가 치열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4.16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을 구성하고 세월호 참사 1주기였던 2015년부터 10주기인 올해까지 6권의 기록집을 발간했습니다. 유가족, 생존 학생으로 불리는 이들, 희생자의 형제자매 등의 목소리를 담았고, 세월호 참사 가족 협의회의 투쟁을 기록하고 세월호 참사 10주기 백서를 제작했습니다. 글로 참사의 증거를 남기고 흩어지는 고통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 방법을 모색하며 안산과 국회, 청운동, 광화문과 팽목항 등지에서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한 결과입니다. 박희정 작가는 기록의 의미는 사회를 바꿔내는 것에 있다고 거듭 말합니다.
“참사 희생자들의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그 전제에서, 이분들의 회복이 삶의 재구성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 ‘애도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것 다시 말해서 사회를 조금이라도 바꿔내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의 기록의 의미라는 것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길을 좀 찾아보는 것이라는 거였고요. 그중에 이 고통이라는 것이 항상 어떤 사회의 시선 어떻게 보면 좀 가해자의 시선에서 빠르게 정리되고 덮어버려졌다면 피해자들이 느끼고 있는 이 고통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상실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를 좀 제대로 듣고 이해해 나가자는 것이 저희 기록의 또 하나의 목적이었습니다.”
함께 언어를 짓는 공동기록의 성과는 개인을 넘어, 한 현장을 넘어 공유되고 확장되어야 하는데요, 밀양에서 세월호 참사로 그리고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에까지 확장되고 연결됩니다. 더 이상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세상을 우리 모두 바라지만 세상의 변화는 생각보다 더딥니다. 반면 참사의 기억은 순식간에 잊힙니다. 참사에 대한 공동의 기억을 다지고 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공통감각을 가진 이들이 결국 더디더라도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은 유가족과 생존자의 이야기를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2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어느 날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출간 소식을 담은 기사를 읽은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씨가 출판사로 연락해 영문판이 있는지 문의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태원 참사 당시 잊힌 외국인 희생자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빠르게 지우고 잊으려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외국인 희생자의 존재는 너무나 작아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었는데요, 올해 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때 라쉐드 씨는 한국을 방문해 딸에게 추모의 편지를 써 낭독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참조)
출처 : 뉴스타파
기록은 글과 책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국에서 북토크를 열거나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를 읽는 행동독서회(참고자료 참조)를 펼치기도 합니다. 행동독서회는 ‘땡땡책협동조합’이 처음 시작 했는데요 오후 6시 34분에 이태원에 모여 책 읽기 퍼포먼스를 합니다. 오후 6시 34분은 이태원 참사 당시 112에 첫 신고전화가 닿은 시간입니다. 여러 방식으로 책을 함께 읽고 참사의 기억을 나누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록은 참사 희생자와 더 많은 시민을 연결하는 통로가 됩니다.
끝으로 박희정 작가는 인권 기록활동을 하며 알게 된 것들, 배운 것에 대해
들려줬습니다.
“근데 우리가 얼굴을 마주하고서 같이 애도할 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구나
라는 걸 이런 활동을 통해서 제가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애도의 공동체가 이제 기록 활동의 공동체가 되었다고 말씀드렸고, 이러한 일들이 애도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시도했던 일들이고 그렇게 해서 함께 연결된 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앞서 인권 기록 활동이라는 말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설명하면서 처음에는 저희도 그냥 기록이라는 말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기록이라는 거는 결국 활동이 될 수밖에 없겠구나. 우리가 지향하는
기록이라는 거 사람과 사람을 잃고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여기에 연결이라는 말씀드렸잖아요. 누군가를 위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이 활동이 실은 내게 가장 이로운 일임을 깨달은 뒤 이 기록 활동을 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수록 내가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되거든요.”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더욱이 고통스러운 목소리일수록 민감하게 감각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징한 설명입니다. 그동안 나의 기록은 어땠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너와 나의 연결을 넘어 사회적 기억을 빚어내는 기록, 기록
활동을 위해 더 바지런히 세상의 소리를 듣는 연습부터 계속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1) 유튜브 “밀양을 살다 - 밀양이 전하는 열다섯 편의 아리랑” https://youtu.be/-9IXn81k53M?si=Yx_TP_79vb0N-n6j
2) 뉴스타파 기획취재
[이태원 참사 2주기] ① 우리는 아직, 보내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씨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 씨 인터뷰 https://newstapa.org/article/CCThY
3) 행동독서회_‘땡땡책협동조합’ 김민희 대표 인터뷰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26057178&memberNo=43688391
#2 세션별 토론 '세션1' <공익활동 기록, '재미'와 '의미'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작성자 : 4기 에디터 채쿄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저는 최근 2024년의 연말을 맞이하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요. 바로 11월 9일 ‘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 기록]’에 참여했답니다~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는 파주 지혜의 숲 ‘지지향’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웹진을 통해 세션 토론 [“공익활동 기록, ‘재미’와 ‘의미’ 모두 잡을 수 있을까?”]와 ‘참여자 네트워크’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경기도 공익 기록활동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계속 집중해 주세요!
세션 1은 고승혁 좌장(소프트콘 컴퍼니 대표)님의 진행으로 윤명희 교수님(前 파주중앙도서관장), 임민아 대표님(미디어랩 ‘이유’ 대표) 그리고 심지 님(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총 네 분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파주’는 남북 경계의 지역으로 분단과 동시에 종전과 평화를 상징하는 지리적 특성이 있는데요. 윤명희 교수님은 이러한 특성을 담아내 파주의 역사적인 기록들을 후대에 잘 전수하는 것이 도서관의 역할이라 생각하셨다 합니다. 따라서 파주 중앙도서관에서 지역기록화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처음 시작은 도서관 서비스 ‘휴먼 in Paju’ 였습니다. 파주에서 40년 이상 살아온 분들의 기록을 ‘시민채록단’이 발굴 및 출판하여, 도서관에 코너를 마련해 전시했는데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민간 기록을 공공 기록으로 남길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을 더 체계화했습니다. 현재는 파주의 기억을 기록하는 조직 및 아카이브 시스템이 구축되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주중앙도서관은 시민과 함께 하는 풀뿌리 기록화 사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날 윤명희 교수님께서는 기록화 사업에 참여했던 시민분들이 자신만 알고 있던 기록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기쁨과 사회적 유대감을 느낀다고 얘기해주셨습니다. 이같이 공익활동 기록의 ‘재미’와 ‘의미’ 둘 다 잡을 수 있는 지점은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임민아 대표님은 아마추어리즘을 통한 시민기록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전문 장비가 필요한 전통적 미디어와 달리 오늘날 우리는 손 안의 스마트폰만으로도 많은 걸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시민기록은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순간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날 것’입니다. 임 대표님은 유튜브 채널(커뮤니티플랫폼 이유TV)의 ‘임사장이 간다!’ 코너를 통해 아마추어리즘 시민 기록을 실천 중이신데요. 오직 스마트폰과 셀카봉만으로 지역의 역사, 시민사회 활동 등 현장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시민 기록에서만 나올 수 있는 유머도 있는데요. 부천 협동조합 지역신문사인 ‘콩나물 신문사’는 종합 언론사 신문에 실리지 않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독자들에게 쉽고 재밌게 다가가기 위해 신문 1면을 백지로 내어 아이들의 낙서장으로 활용되거나, 명절 기간에는 윳놀이 판을 인쇄해 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전문적이지 않아도 시민기록을 통해서 ‘지역과 사회를 위해 누가 어떻게 힘쓰고 있는지’를 ‘재밌게’ 전달할 수 있는데요. 재미와 의미에 더불어 지속성을 위해 ‘성취감’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공익 기록 활동의 지원은 기획된 사업에 시민들을 참여시키는 방식보다 그들이 직접 기획 및 주도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윤명희 교수님과 임민아 대표님의 유익한 발제를 들어보았는데요! 아카이브 에디터로서 저도 ‘공익활동 기록이 재미있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던져보곤 했었는데, 두 분의 발제 내용을 들으며 많은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두 분과 심지 에디터님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요. 그 내용은 심지 에디터님의 웹진에서 확인해 주세요!
[기획]시민기록컨퍼런스_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서의 기록(에디터 심지)
#3 세션별 토론 '세션2' <공익 기록활동, 어디까지 왔니?>
작성자 : 4기 에디터 다름
2024경기도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기록’ 오후 주요 일정은 세션별 토론입니다. 공익활동을 기록하는 웹진에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공익 기록은 개인적인 끄적임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지향점을 갖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공익 기록 활동의 시작점부터 지금은 얼마나 어떻게 변화했고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궁금합니다. 잠시 후 만나 볼 세션 토론 2에서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익 기록 활동, 어디까지 왔니?”
토론이 열리는 ‘지지향’ 5층 회의실로 함께 가보시죠.
오늘의 좌장은 엄상미 전 화성시 정책아카이빙 전문관 (컬쳐플레이트 선임연구원)이 맡았습니다.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초반 어색한 회의실 공기를 활기차게 만듭니다. 패널 소개가 이어졌는데요. 2002년 시민의 알권리 운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알권리연구소’ 전진한 소장, 충북 옥천에서 남다른 지역 생활을 일구고 지역 소식을 전하는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 그리고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참비움) 한수연 활동가가 함께합니다. 공익 기록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잔뼈가 굵어진 패널분들이라서 공익 기록 활동에 대한 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큽니다.
전진한 소장님의 발표로 세션2의 문을 엽니다. ‘공공기록물법 제정부터, 민간 기록 확대까지’라는 발표 제목만 봤을 때는 행정과 학술 용어로 가득한 내용이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툭!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 공익 기록 활동의 역사가 되었다는 게, 그러니까 ‘전진한’이라는 개인의 역사가 공공의 역사가 된 경우인데 이런 걸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듣다니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는 소장님이 2002년 참여연대에 취업하며 겪은 시행착오로부터 시작합니다.
“2002년도에 제가 참여연대에 취업했습니다. 근데 이상한 부서에 배치를 받았어요. 정보공개 사업단이라는 곳에···정보 공개 소송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변호사님들이 힘들어가지고 다 그만두겠다고 막 그런 식이었어요. 98년부터 요즘 검찰 특수 활동비 공개로 유명한 하승수 변호사하고 같이 일을 했는데 소송을 너무 많이 하시니까 다들 힘드신 거예요. 그래서 정보 공개 운동 그만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하다가 명지대에 이렇게 기록관리 대학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저희 전문위원들이 거기서 공부하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분들이 저한테 정보공개 운동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보공개 운동을 하더라도 그 안에 기록이 없는데 무슨 운동을 하냐···기록 관리 운동을 하자. 이렇게 회의를 해서 옳다구나 내가 드디어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열겠다고 해서 기록 관리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게 우리나라의 시민운동 역사상 처음입니다. 우리나라가 공공기록물법을 만든 게 1999년입니다. 놀랍게도 해방 이후에 45년부터 1999년까지 기록이 없어요.”
전진한 소장은 국가기록물 관리가 실제 얼마나 부실한지 실태를 고발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언론사와 협업, ‘기록이 없는 나라’라는 탐사보도를 했습니다. (참고자료 참조) 창고에 곰팡이가 잔뜩 낀 채 방치된 국가 기록물을 찾아내고, 국가 기관의 무차별 기록물 폐기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국가 기록물 관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이 같은 활동은 실제 2004년 국가 기록관리 총괄부서로 ‘국가기록원’이 자리매김하는 변화를 불러옵니다. 전진한 소장은 공익 활동 단체마다 홈페이지 제작에 신경 쓸 것을 주문했는데요, 단체의 주요 자료를 효율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를 참조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사진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
전진한 소장이 손꼽는 참고할 만한 최근 기록 활동 사례에는 부산의 기록 공동체 ‘빨간집’, ‘10.29 이태원 참사 작가 기록단’, ‘완주 화정 마을 할머니들의 사진 기록집’, 정치인과 같은 주요 인사의 발언 빅데이터를 분석해 통찰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스피치로그’ 등이 있습니다.
사진출처: 완주미디어센터
사진출처: 스피치로그 홈페이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재난이나 온 국민이 즐거울 때 축제들도 기록해야 하고 체계적으로 본인의 알 권리를 실현해야 합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너무 정치적인 일만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큰 사회적 사건도 중요하지만
우리 마을의 기록들도 그만큼 중요하잖아요···.
여러분 기록이라는 게 어떤 건물일 수도 있고 글자일 수도 있고 사진일 수도 있고 목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록들이 앞으로 여러 분야를 통해 확대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충북 옥천에서 평범한 이웃을 취재하고 농촌의 일상과 변화를 담는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의 발표입니다. 박누리 편집장은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2010년 ‘옥천신문사’ 취재 기자가 되었고 지금은 어엿한 15년차 충북 옥천 주민입니다. 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는데 교수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풀뿌리 언론 중에 옥천신문이라는 훌륭한 신문사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인상에 오래 남았고, 때맞춰 옥천신문 취재기자 공고가 떠서 운명 같은 옥천 살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흔히 서울이 우위에 있고 지역은 서울을 따라가야 할 것처럼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구조 속에서 그리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그냥 서울에 있는 게 여긴 없어 로만 인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게 대등한 존재 혹은 어떻게 본다면 어떤 지점에서는 훨씬 더 앞선 공간의 역할들을 지역사회가 이미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그런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고 만드는 일들을 계속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옥천 신문 같은 비판 저널리즘의 역할이 다 해내지 못한다면 이외에 다른 형태의 기록 활동들 그리고 또 기록을 기반으로 다른 활동들을 통해서 그걸 지역사회에 계속 전파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서울의 눈과 욕망과 입이 아닌 지역의 눈으로 지역의 모습을 지역의 입으로 말하는 매체, 그렇게 탄생한 것이 ‘월간 옥이네’ 입니다. ‘월간 옥이네’는 서울이 아니라 지역,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를 보게 하는 기록을 담습니다. 군수, 군의원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니고 지역에서 사업 잘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우리 옆집에 사는 청년, 우리 동네 작은 학교 다니는 어린이, 그리고 시장에 나와서 나물 파시는 할머니들 이런 분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은 언제나 나는 뭐 별것도 없는데 뭐 하러 인터뷰하러 왔냐며 얘기하시지만, 사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다 밑줄 칠만한 것들입니다. 역사에 남은 1%가 아닌 역사를 만든 99%의 사람들의 삶을 담는 월간 옥이네는 단 한 차례 휴간 없이 통권 89호까지 발행했습니다.
사진출처: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 홈페이지
지역문화창작 공간인 ‘둠벙’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매체에 다 담지 못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많은 청소년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싶은데 실제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둠벙에 있는 커피 머신을 활용해 지역 청소년들이 직접 커피 만들어 팔고 이날 생긴 수익금을 나눠 가지도록 하는 ‘자립카페’를 운영하거나 골목 축제도 기획하고 영화제도 열고 재밌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생리대를 사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있어서 지역 교회와 협업해 공공 생리대 함을 설치하거나 기본소득과 유사한 실험을 하며 지자체에 기본소득 조례를 제안하기도 했는데, 완성형 조례를 만드는 것까지는 달성 못 했지만 ‘꿈키움 바우처라’는 이름으로 해서 1년에 3번, 10만 원이나 7만 원씩 연령대를 나눠서 지역 청소년에게 지원을 해주는 바우처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서울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는 기후정의 행진을 옥천에서도 작지만 알차게 함께하기도 하고요. 지역에 활력이 돌도록 여러 변화를 이끄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희 독자분이 해주셨던 말씀 중에 월간 옥이네를 구독하며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개개인의 소중한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하셨어요. 내가 그동안 그냥 스쳐 지나왔던 사람들의 얼굴을 좀 다시 보게 됐다고요. 예를 들어 슈퍼에 가서 내가 두부를 샀는데 두부 파는 직원이 되게 불친절했다. 그러면 예전에는 내가 이 집 앞으로는 절대 안 온다. 난 이 집에서 두부 안 사 먹는다. 마음이 그렇게 됐는데 지금은 오늘 날씨가 너무 추워서 뭔가 좀 힘드셨나 봐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래요. 근데 본인이 이렇게 생각이 바뀌게 됐던 거는 월간 옥이네를 보면서 동네 할머니들이 이런 이야기를 갖고 계시는구나! 동네 장터에 나오시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가 있으시구나 라는 거를 배우면서 본인이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다는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세상이 좀 더 너그러워지지 않을지 저희에게 이런 피드백을 주신 적이 있어서 이렇게 가지고 와서 자랑삼아서 공유합니다.”
어떤 자랑을 해도 모자라지 않는 김누리 편집장의 월간 옥이네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옥천 주민들, 매체에 등장하는 할머니, 청소년, 이주여성, 어린이, 고양이 등이 한눈에 그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진한, 김누리 두 분 패널의 발표 이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아카이브 에디터 참비움 님과 세션 참여자들이 함께한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이 소식은 다른 웹진 에서 참비움 에디터님이 더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참고자료]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기록이 없는 나라> 연재 https://www.peoplepower21.org/?cat=19&p=551516&paged=2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홈페이지 https://cfoi.or.kr
유튜브: 완주 화정마을 할머니 사진기록단 | 2023 여름 https://youtu.be/qbdfZ_lpuIk?si=jMek0-oE4ptY_2C_
스피치로그 홈페이지 https://speechlog.co.kr/
지역문화 활력소 고래실 | 월간 옥이네 홈페이지 http://goraesil.co.kr/
유튜브: 나비스 TV ‘지역 활성화 노하우를 찾아서’ 충북 옥천 지역문화 활력소 고래실 https://youtu.be/09letUG9Sm4?si=Y-nm5Vi8pbt3eXx7
#4 참여자 네트워크 "당신에게 공익기록이란?"
작성자 : 4기 에디터 채쿄
세션 토론이 끝나고 시민기록컨퍼런스 참가자 모두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모두 돌아가며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공익기록은 무엇이며,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 이수정 과장님은 “공익기록이란 ‘4기 아카이브’이다”라는 감동적인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이 밖에도 참가자분들이 너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답니다. 이렇게 각자 사는 지역, 나이, 직업 등은 다를지 몰라도 공익 기록에 관심과 열정으로 모여 교류하는 자리가 정말 의미 있었는데요. 준비된 시간이 길지 않아 내심 아쉬웠답니다,,(다음엔 더 많은 활동을 길게 했으면..!)
이렇게 ‘2024 경기도 공익활동 시민기록컨퍼런스 [너와 나의 연결, 공익 기록]’을 성황리에 마쳤는데요! 공익기록의 가치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기록의 방향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너무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번 시민기록컨퍼런스가 출판단지가 위치한 파주에서 개최된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책은 정보 전달의 역할도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교류하도록 돕는 중요한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공익 기록도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공익 발자취를 기록하고, 사회 구성원들을 연결하며 더 나은 사회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두 가지가 매우 닮아있지 않나요? 앞으로도 공익 기록에 대해 고민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길 바라며 이번 웹진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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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실태
국제결혼이주여성은 주로 외국 출신의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경우를 지칭합니다. 이 여성들은 주로 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국제결혼을 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언어, 문화, 경제적 이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의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이 직면하는 여러 가지 사회적, 법적, 경제적 문제들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결혼 생활의 불안정성과 가정 내 폭력 문제, 사회적 차별 등이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삶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과 취업 차별로 인해 겪고 있는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이슈입니다. 가정폭력의 경우, 결혼이주여성 10명 중 4명 이상이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 중 42.1%가 가정 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변했으며, 이 중 일부는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적, 정서적 폭력까지 포함됩니다. 이러한 폭력은 여성들이 언어 장벽과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쉽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장기간 고통 속에 머무르게 만듭니다.
(출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00797.html)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은 취업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차별을 경험합니다.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은 낮은 임금을 받는 단순 노동직에 종사하거나, 취업 기회조차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사회 내에서 여성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추가적인 복합 차별을 받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주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거나, 성차별적 대우를 받는 일이 빈번합니다.
(출처 –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30823000543)
이와 같은 문제들은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법적 장치와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가정폭력에 대한 법적 보호와 상담 서비스가 강화되어야 하며, 국제결혼이주여성이 안정적으로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취업 기회를 보장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 국제결혼이주여성의 현황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2020년 기준 약 200,000명 이상의 이주여성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이며, 중국 조선족 출신의 여성들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2430)
국제결혼은 특히 농촌 지역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결혼 생활 중 이주여성이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고 농촌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노동 참여는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동시에 이주여성들에게는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국제결혼이주여성 중 상당수는 결혼 초기 언어적 장벽을 겪으며,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한 경우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들 중 많은 이들이 가정 내 폭력과 차별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보호 및 사회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CNN방송은 2020년 8월 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한국의 결혼이주여성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이민제도와 사회에 만연한 인종 및 성 차별로 신음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이주한 여성들의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결혼 생활의 불안정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00803127600009)
● 국제결혼이주여성이 겪고 있는 문제점
1. 언어 및 문화적 차이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가장 먼저 직면하는 문제는 언어 장벽입니다.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거나 능숙하지 않은 이주여성은 가정 내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이는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회생활에서도 언어 장벽으로 인해 고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화적 차이도 큰 문제로 작용합니다.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문화나 가족 중심적 생활 방식이 외국인 여성들에게는 낯설 수 있으며, 이러한 차별에서 오는 갈등은 종종 가정 내 폭력이나 차별로 이어집니다.
2. 가정 내 폭력 및 학대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경험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가정 내 폭력입니다. 많은 이주여성이 남편이나 시댁으로부터 신체적, 정서적, 경제적 폭력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결혼 생활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중차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주여성들이 결혼 비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러야 하며, 이로 인해 가정 내 폭력을 참아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폭력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어적 문제와 법적 지식 부족으로 인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3. 법적 보호의 미비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은 종종 법적 보호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가정 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나 이혼 후 체류 자격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을 때, 이주여성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법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혼 후 체류 자격을 상실하는 경우, 본국으로 강제 송환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피해 여성들이 가정 폭력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법적 보호 미비는 여성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4. 사회적 차별 및 편견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외국인으로서의 차별과 편견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소위 ‘백인’이나 ‘선진국’에 대한 인식과 ‘유색’, ‘개도국’, ‘후진국’에 대한 태도가 다른 것도 큰 문제가 됩니다. 한국 사회는 단일 민족 의식이 강하고 외국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이주여성들은 이로 인해 배제되거나 차별받는 경험을 종종 합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이러한 차별이 더욱 두드러지며, 이는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통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국제결혼이주여성 지원 사례
1. 한국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외국인으로서의 차별과 편견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단일 민족 의식이 강하고 외국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이주여성들은 이로 인해 배제되거나 차별받는 경험을 종종 합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이러한 차별이 더욱 두드러지며, 이는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통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2. 일본
일본은 국제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사회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어 교육과 직업 훈련을 통해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이주여성들의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고, 심리 상담 및 법적 지원을 제공합니다.
3. 독일
독일은 국제결혼이주여성들에게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독일에서는 이주여성들을 위한 언어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 적응 교육을 제공하며,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보호 시설과 법적 지원이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주여성들이 노동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직업 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국제결혼이주여성 문제 해결방안
1. 언어 교육 및 문화 적응 지원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국제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익힐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언어 장벽을 해결하는 것이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가정 내에서 의사소통 문제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게다가 접근성, 육아, 돌봄노동으로 참여가 어려운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의 현실을 고려하여 개선될 필요성도 있습니다.
2. 가정 내 폭력 방지를 위한 법적 보호 강화
가정 내 폭력을 예방하고, 피해를 입은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안전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긴급 보호소와 상담 서비스를 확대하고,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결혼 비자와 체류 자격을 분리하여 가정 폭력 상황에서 여성들이 비자 문제로 인해 결혼 생활을 유지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정책적 변화도 필요합니다.
3. 사회적 차별 완화 및 인식 개선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잘 통합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 캠페인을 강화해야 합니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줄이고, 다문화 사회로서의 한국의 변화를 수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주여성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이들이 사회적 경제적 기회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 경기도의 국제결혼이주여성 지원 정책
경기도는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정보(출처 : 경기도청 누리집)
경기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주여성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주여성들이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직업 훈련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는 가정 내 폭력 피해자를 위한 긴급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주여성들이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주여성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의료 서비스와 심리 상담 지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이러한 지원 정책은 이주여성들이 가정 내에서 겪는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결혼이주여성들은 언어적,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뿐만 아니라 가정 내 폭력, 법적 보호 미비, 사회적 차별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법적 보호, 언어 교육 및 문화 적응 지원,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에 있어서도 국제결혼이주여성이 한국 문화를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시각보다는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이주여성들의 인권 보호와 사회 통합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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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