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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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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4
6개 분야 활동가 및 당사자들이 바라는 우리 사회의 모습
계엄으로 인해 치러진 조기 대선을 맞이하여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이하 경기공익센터)에서는 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청년, 퀴어, 풀뿌리단체 등 6개 분야의 활동가와 당사자 약 60명을 대상으로 5월 15일 ~ 26일까지 '내가 바라는 우리사회의 모습'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주민 분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핵심 키워드: 결혼이민자, 일자리 확대, 교육, 한국생활 적응
이주민 분야에서는 특히 결혼이민자를 위한 실질적 지원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일자리 확대와 교육 기회 제공, 한국생활 적응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이중언어 교육환경 조성과 지역별 다문화 커뮤니티 운영을 통한 정보 공유도 중요한 요구사항이었습니다.
"시혜의 대상이 아닌 변화의 주체로 서고 싶다"는 목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장애인 분야: "당연한 일상을 꿈꾸며"
핵심 키워드: 장애, 평등, 평화, 소망, 희망, 배리어프리, 장애인이동권, 함께
장애인 분야에서는 **'평등'과 '장애인이동권'**이 가장 강조되었습니다. 차별 없이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웃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도 비 오는 날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사회, 계단 때문에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배리어프리 환경이 절실합니다.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아주 작은 관심"이라는 한 마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청소년 분야: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핵심 키워드: 공정한 세상, 정의, 행복한 사회, 청소년 권리, 인권, 양심, 안전
청소년들은 무엇보다 '공정한 세상'과 '정의'를 강조했습니다. 나이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공정한 대가를 받으며 지낼 수 있는 사회, 돈과 권력이 아닌 정의와 양심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원했습니다. 행복하고 안전한 사회에서 청소년의 권리와 인권이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세요. 청소년이 행복한 나라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듭니다"라는 메시지가 울림을 줍니다.
청년 분야: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핵심 키워드: 다양성, 청년, 민주주의 회복, 사회적 불평등 해소, 차별 없는 세상, 존중, 기후위기 대응, 협치, 청년일자리, 노동권
청년들은 '다양성'과 '민주주의 회복',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가장 많이 언급했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에서 서로 존중받으며 살아가기를 원하고, 경력이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청년일자리와 노동권 보장을 바랐습니다. 또한 서로 비난하기보다 국민을 위해 협력하는 협치 정부를 원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 균형발전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습니다.
퀴어 분야: "사랑하는 권리, 존재하는 권리"
핵심 키워드: 차별금지법, 혼인평등, 성소수자 인권, 혐오 반대, 동성혼 법제화, 성별정정법, 트랜스젠더·퀴어, HIV/AIDS 감염인
성소수자들은 '차별금지법'과 '혼인평등'을 가장 절실하게 요구했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동성혼 법제화를 통해 법적 보호와 사회적 인정을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 보장과 혐오 반대, 성별정정법 개선 등을 통해 직장과 학교에서 더 이상 숨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원했습니다.
소수자 안에서도 더욱 소외되기 쉬운 트랜스젠더나 HIV/AIDS 감염인에 대한 관심도 컸습니다.
"모두가 서로를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표현이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풀뿌리단체 분야: "지역에서 시작하는 변화“
핵심 키워드: 풀뿌리단체, 지속가능성, 연대, NGO 자생력, 공존사회, 청소년, 이주민, 성평등, 평화
풀뿌리단체 활동가들은 '풀뿌리단체'의 역할과 '지속가능성', '연대'를 가장 강조했습니다. 지역사회가 변화의 출발점이며, NGO의 자생력을 키워 공존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청소년과 이주민이 배제되지 않는 사회, 성평등이 실현되는 사회, 평화를 중심으로 한 사회를 바랐습니다.
"평화는 노력과 연대로 만들어집니다"라는 메시지가 인상 깊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세상
6개 분야 모든 응답자들의 목소리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키워드는 '존중', '평등', '공정', '함께'였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사회는 특별히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고, 각자의 목소리가 존중받으며, 함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입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 "모두의 공익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도민 여러분의 참여와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관심과 배려로 시작하는 변화가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다시 한번 6개 분야(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청년, 퀴어, 풀뿌리단체) 설문에 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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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
미군반환공여지1), 무엇이 문제이고 경기북부에 무엇을 남겼나?
경기북부는 대한민국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군사시설과 개발제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중첩 규제로 인해 수십 년간 낙후되어 왔습니다. 특히 의정부·동두천·포천 등은 전국 기초지자체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지역주민들의 교육, 복지, 문화생활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미군기지의 집중 배치입니다. 1953년 한국전 정전협상 이후 경기북부는 한미안보협력을 이유로 수많은 주한미군기지를 받아들였고, 이는 국방이라는 대의 속에서 지역의 개발 가능성과 자산을 오랜 기간 제약받게 만든 구조였습니다. 경기북부에는 반환된 기지만 해도 30여 개에 이르며, 그 면적은 약 2,000만㎡(600만 평)이상입니다. 예를 들어 의정부의 CRC(Camp Red Cloud)2)는 약 87만㎡, 캠프 스탠리3)는 250만㎡ 이상입니다. 반환 대상 기지 중 상당수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장기간 도시계획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들 기지가 차지했던 자산 가치(공시지가 기준)는 2023년 기준 약 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이 땅은 수십 년간 무상으로 사용되었으며, 지역은 오히려 출입제한과 환경오염, 보상 부재에 시달렸습니다.
주한미군기지 및 한국군 주둔지는 군사시설보호구역, 고도제한, 출입통제를 낳고 이는 개발지연, 토지 이용 제한, 지역 공동화를 유발했습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해당 지역을 과밀 억제권역으로 지정하여 대기업·대학·공공기관 유치를 제한했고 일자리 부족·인구 유출 등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 환경보호 명목의 개발 제한 구역 시행은 개발제한, 도시 성장의 왜곡을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군부대 인근 토지 개발 행위 제한, 토지매매·건축행위 제한 등으로 재산권 침해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산림보호구역 및 수변구역 규제는 산림,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을 통해 친환경 개발조차 지연시켰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균형개발 총량규제는 국토부의 광역권 개발 총량제인데 이 때문에 산업단지 조성, 공공시설 이전 등 제약이 가해졌습니다. 상수도보호구역 및 환경규제는 수질보호를 이유로 공장과 공공시설을 제한하였고 산업단지 유치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지역산업 기반을 약화시켰습니다. 지금은 많이 완화되었지만 군 공항, 미군기지 인근 비행안전구역 등을 사유로 고도제한을 실시하여 고층건물 높이 제한 등으로 도심 발전에 한계를 설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중첩 규제가 경기북부에 끼친 핵심 악영향은 경기북부의 전 지역에 오랜 세월동안 그늘을 짙게 드리웠습니다. 경제 낙후와 일자리 감소, 대기업·공공기관 이전 제한으로 청년층 이탈, 저생산성 산업 구조 고착이 고질적인 병폐가 되었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심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정주 여건의 악화는 인구 유출을 초래했고, 이는 지역 공동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문화 기반의 부족으로 젊은 세대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도시 공간의 불균형과 난개발, 정비계획에서 소외된 구도심의 슬럼화, 그리고 개발 가능한 토지의 부족으로 인해 외곽 위주의 확장이 이루어지면서 도시 기능의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주거·교통·문화 인프라 부족에 국책사업·광역교통망 투자 우선순위에서 제외됨으로 인해서 수도권에 있음에도 수도권답지 않은 생활환경 속에서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서 재정자립도 최하위권 고착화 되었고 세수 기반 약화 → 자체 사업 추진력 부족과 중앙정부 의존도 상승 → 정책 독자성 결여라는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중첩 규제는 경기북부가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지방보다 열악한 처지’에 놓이게 만든 구조적 원인입니다. 규제 완화 또는 지역특례법 제정 없이는 근본적인 전환이 어렵다는 점이 정책적 교훈입니다.
오염된 자연을 다시 지역의 품으로
반환된 미군기지의 또 다른 문제는 심각한 토양·지하수 오염입니다. 환경부와 국방부의 합동 조사 결과, 벤젠·석유계 탄화수소(TPH)·납 등의 오염이 다수 기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었습니다. 이러한 오염을 정화하는 데 드는 비용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정화 주체가 한국 정부로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미군 측은 SOFA(주한미군지위협정)에 의거 ‘현재 상태로 반환’을 고수하고 있고 오염 정화 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또한 정화 방식에서 자연경관·건물 보존과의 충돌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CRC 내 예배당과 벙커는 보존 가치가 있지만, 해당 부지에 유류오염이 존재할 경우 철거 없이 정화가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다음이 요구됩니다.
- 국방부 주관이 아닌 지자체 주도형 정화 및 보존 계획 수립
- SOFA 개정 요구, 또는 한미 간 ‘정화비용 분담 협정’ 체결
- 문화재·환경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지별 맞춤형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
철수 이후의 공동화(空洞化)4), 경제적 재설계는 필수
반환된 기지들은 지역 공동화(空洞化)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 인천의 캠프 마켓, 의정부의 CRC 그보다 더 큰 캠프 스탠리 등은 반환 이후 수년이 지나도 개발 지연으로 방치되거나, 군사시설로 제한된 용도만 부여된 상태입니다. 이는 경기북부가 자체 재정이나 개발역량이 부족한 반면, 중앙정부의 관심과 투자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성남 판교는 1990년대 초 공군비행장 이전과 함께 국책개발지구로 지정되어 첨단산업단지로 전환되었습니다.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프로젝트는 항만·미군기지를 시민 친화적 상업·문화지구로 개발해 도시의 대표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경기북부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그간의 희생에 대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따라서 경기북부는 국가 주도의 종합개발계획 수립을 통하여 경기북부형 판교 또는 메디-웰니스 산업지구 모델 등의 종합개발계획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광역교통망 확충 연계형 개발 죽 GTX-C 노선, 순환도로 등과 연계한 상권·인프라 구축이 요구됩니다. 그간의 희생을 고려할 때, 공익적 기능과 수익 모델을 병행한 공원·박물관, 창업 지원 시설, 의료 복합 시설 등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절실합니다.
의정부의 선도적 사례: CRC 공론장의 의미
2025년, 의정부시는 전국 최초로 미군기지 반환을 둘러싼 시민 공론장(CRC 공론장)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시민, 전문가, 정치인,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주제로 숙의하고, 실질적 대안을 도출했습니다.
공론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첫째, CRC 부지는 시민의 땅으로 무상양여 되어야 한다.
둘째, 개발은 정부가 주도하되, 시민의 참여와 지역의 이익이 우선되어야 한다.
셋째, 보존과 경제개발이 균형 잡힌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민주도 공론장은 참여민주주의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전국 미군기지 반환 논의의 새로운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아가야 할 방향 : 도민과 함께 만드는 공정한 전환
미군기지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닙니다. 미군기지는 국가 안보라는 대의로 지역민의 희생을 담보로 사용되었기에, 반환 후에는 그 희생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시민 모두의 공유지(Commons)로 전환될 당위성이 있습니다. 공동체 복원, 환경·역사 보존, 참여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무상양여와 공공적 활용은 필수적입니다. 이는 환경 정의, 지역 균형발전, 그리고 참여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이제는 전문가와 정치인만이 아닌 경기북부 주민과 전 도민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시기입니다.
경기북부는 오랜 시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왔습니다. 이제 그 땅은 희생의 상징에서 희망의 공간이자 공공의 공간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헌법이 말하는 정의이고, 지속가능한 지역의 미래입니다.
1) 미군반환공여지 : 한국정부가 주한미군에 기지, 시설, 군사훈련 등에 필요한 땅을 공여해 미군이 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땅으로, 미군기지와 시설을 포함해 미군의 군사훈련을 위해 확보한 땅이었으나 사용목적 종료 후 한국정부에게 반환된 땅을 뜻함 (출처 : 경기뉴스포털) 2) 캠프 레드 클라우드(Camp Red Cloud) : 2018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과 녹양동에 걸쳐있던 주한 미국 육군의 군영으로, 시설관리사령부 태평양 지역대에서 관리하였다.(출처 : 위키백과) 3) 캠프 스탠리 :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에 위치한 주한미군 제8군의 군영으로, 제46수송중대 등 여러 부대가 주둔했었다. 1955년 천막 마을로 시작해 1969년부터 본격적으로 건물이 들어섰다. 2017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폐쇄되었다.(출처 : 위키백과) 4) 공동화(空洞化) : 으레 있어야 할 것이 없어져 텅 비게 됨(출처 : 네이버 한자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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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2
※ 해당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이 넘친다. 대한민국의 개혁, 전환의 출발과 완성은 지역의 변화와 개혁이다. 세상의 개혁과 전환은 개개인의 삶에 대한 변화이며 이는 구체적인 생활 단위, 공동체의 변화이다. 대한민국 거주자의 1/4 이상이 경기도에 있다. 경기의 변화가 대한민국의 변화를 만든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권력의 집중이 과도한 한국 사회에서 오늘 우리가 제시하는 변화의 선언은 이후 우리 모두의 실천 과제이다.’
-4월 19일 경기사회대개혁 토론회 경기도민선언 中-
지난 4월 19일 오후 3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 경기지역 31개 시군에서 출발한 100여 명의 경기도민이 모였다. 윤석열의 친위쿠데타와 일터와 광장을 메운 노동자, 시민의 저항,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그리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불법 계엄 이전과는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라고 선언하고 열린 조기 대선. 하지만 추운 겨울 광장에서 울려 퍼진 다양성과 평등, 전환에 대한 합의와 선언은 오간 데 없이 나름 유력하다는 후보들의 입에서 나오는 구체성 떨어지는 거대한 담론과 선언은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시대의 흐름과 정신과는 한참 거리가 먼 ‘환심성 공약’은 그 실효성도 의문이거니와 실제 정책에 반영되고 시행된다면 더 큰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우리는 예전에도 유사한 경험을 한 바 있다. 박근혜 국정농단에 맞서 싸우며 정권의 교체를 이뤄냈지만, 재벌과 부자의 곳간은 늘어나도 대다수 노동자, 시민의 처지는 더 가난해지고 불평등과 양극화는 변함이 없었고 더 심화되어 삶은 더 고달프고 퍽퍽해졌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던 도덕과 상식도 무너졌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옛말처럼 원칙과 도덕성이 결여된 근본없는 정치가 횡행했다. 그 결과 다시 정권이 바뀌었고 ‘친위쿠데타’로 대변되는 괴물 같은 정권의 폭주를 나았다. 세상의 변화, 새로운 나라를 얘기했지만, 결과는 퇴행이었고 소위 흑역사의 반복이었다.
이러한 배경 아래 경기도의 노동, 시민, 사회운동 진영이 진정한 변화, 진정한 전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이에 대한 합의, 지속적 실천과 결과 창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깊은 고민을 시작하고 머리를 맞댔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사회는 지역의 변화 없이는 불가능하고, 생활과 거주를 공통의 기반으로 하는 지역의 변화를 통한 자기 삶의 변화가 없다면 각종 매체를 통해 울려 퍼지는 소위 유력 정치인, 원내 1, 2, 3당의 외침은 또 다른 기만의 시작이라 결론지었다.
지역에서 합의하고 실천할 과제와 구체적 이행 경로를 모았다. 각자 자기 영역에서 벌여내던 운동과 고민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놨고, SNS 등을 통해 같은 고민을 하는 경기도민의 상상을 모았다. 그 결과 구체적인 방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긴 다양한 의제들이 모였다. ‘아 그래. 우리가 이걸 놓치고 있었네.’ ‘이런 방법이 있었네.’라며 무릎을 치게 하는 ‘생명·안전 / 복지·의료·돌봄 / 노동 / 기후·환경 / 인권(성평등, 소수자, 이주민 권리 등) / 농업과 먹을거리 / 교육 / 지방자치·민주주의 / 평화 / 경제’ 등 10개 영역에 대해 70여 개의 의제가 제출됐다.
한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 모였다. 경기도민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주말 오후로 토론회 일정을 잡았지만, 반대 급부로 주말을 포기하고 모일 수 있을까?라는 염려가 있었지만 기우였다. 넓은 경기도의회 대강당이 꽉찼다. 그렇게 영역별로 마련된 10개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자신의 고민과 경험을 이야기하고, 다른 참가자의 고민과 경험을 존중하며 구체적 합의를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사분이 일이 모여있는 경기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며, 결국 ‘경기도가 변해야 대한민국이 변한다.’라고 했다. ‘앞으로의 경기도는 노동자, 시민의 기본권이 확대·강화되고 노동자, 시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공성이 확대·강화에 경기도여야 한다’라며 공동의 지향을 확인했다. 어느 한 당사자, 특정 지역과 특정한 이해집단의 요구가 아닌 경기지역 노동, 시민, 사회운동 진영 공동의 요구와 실천을 합의했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지었다.‘하루가 멀다’고 터지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에서 안전한 경기도. 특권과 차별을 조장하는 교육과 사회 정책에서 벗어나 장애, 국적, 다양한 지향과 취향이 차별받지 않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평등한 경기도.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개발과 지역 편중 사업에서 벗어나 정의로운 전환, 기후 정의, 공유의 대안적 경제가 자리 잡는 경기도. 경기북부 접경지역 주민과 대한민국 국민이 전쟁의 위협과 긴장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공존, 번영하는 경기도. ‘이전과는 모든 것이 달라진 경기도여야 한다’라고.
토론회가 마무리된 이후 오늘까지 들려오는 대선 관련 소식은 많은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이전의 구태에서 단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변화와 개혁의 대상이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되겠다고 나서는 지금의 상황이 다수의 노동자, 시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노동자, 시민의 삶은 그 누구도 아닌 노동자, 시민 스스로 개척하고 신장시켜야 한다는 불변의 진리만 확인시킨다.
4월 19일 토론은 다시 하반기 2차 토론으로 이어진다. 6월 조기 대선이 마무리되면 연이어 지방선거와 총선거가 뒤를 잊는다. 그때도 이렇게 원칙과 방향 없이 주인이 돼야 할 우리가 대상이 되어 살아갈 순 없다. 토론회를 통해 다듬어질 것이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정교해질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지역의 의제를 가지고 1,400만 경기도민을 만날 것이다. 담론이 아닌 정책으로, 구호가 아닌 실천 방도로 변화된 경기도 변화의 청사진이 탄생할 것이다.
이렇게 4월 19일 오후, 상상에만 존재하던 뜬구름 잡는 식의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과 변화의 구호가 이제야 굳건하게 두 발로 땅을 딛고서 첫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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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9조회수 463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