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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이명신(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

     

     

     

     

    1. 왜 지금 비영리 일자리인가?

    최근 인구구조의 변화,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처럼 복합적인 사회 변동이 가속화되면서 비영리부문은 정부·시장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공백을 메우며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중추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공익활동이 전문성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게 수행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고용 기반 위에 활동가가 존재해야 하며, 그 활동이 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비영리 일자리는 이러한 공익활동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사회 기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자, 공익활동 종사자의 권리 보장과 역량 축적을 가능케 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다시 말해, 비영리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 창출을 넘어,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공동체 회복을 이끄는 구조적 토대(Social Infrastructure)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비영리 일자리는 정상적인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제도적 보호에서 배제된 경우가 많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시민사회의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공익활동의 사회적 기여에 상응하는 고용 안정성과 제도적 인정을 확보하는 것은 단지 노동시장 측면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민주주의와 포용적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비영리부문은 전통적으로 강조되어 온 사회적 기여뿐만 아니라 GDP·고용·세수·산업연관 효과 측면에서도 주요 산업군 못지않은 경제적 파급력을 가진 거대한 경제 엔진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연구소의 보고서(2013)에 따르면,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비영리부문은 GDP의 평균 4.5%를 차지하며, 일부 국가는 7%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찍이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노동의 종말에서 3섹터 일자리 증가를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비영리부문이 고용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에서 점차 핵심 산업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고령화·기후위기·돌봄노동 수요의 증가에 따라 향후 10년간 고용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2. 비영리 일자리 정책 현실은 어떠한가?

    UN 등 국제사회와 주요 선진국은 비영리부문의 사회적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조세 혜택, 재정지원, 제도적 기반 구축 등을 통해 시민사회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정치·경제적 환경은 이러한 흐름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지자체 간 시민사회 인프라 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제도적 기반이 취약한 지역일수록 비영리단체와 활동가의 지속가능성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현재 중앙정부는 비영리부문을 위한 별도 일자리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정부는 영리사업을 진행하는 법인에 대해서도 성장 정책을 쓰면서 공익적인 일을 위해 사람을 고용하고 활동하는 비영리에는 오히려 지원하기를 꺼린다. 쏟아지는 일자리 정책은 중소기업이나 사회적기업 쪽으로 혜택이 심하게 쏠려 있으며, 비영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공익활동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사회적 인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기도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적 기반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광역단체로서,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2021) 제정을 통해 공익활동에 대한 지원이 일부 제도화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와 일자리 전략은 부족하며, 경기도 내 비영리단체 및 공익활동가들은 고용 불안정, 낮은 처우, 경력 인정 부재, 사회안전망 미비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경기도 내 시군의 시민사회 활성화 관련 조례에서조차 비영리 일자리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관련 항목을 명시한 곳은 경기도와 용인시가 유일하며, 평택시와 광명시가 사회적 인정과 지지를 포함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경기도를 포함한 국내 비영리 일자리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조사, 정책평가, 데이터 구축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영리 일자리 창출 및 안정적 고용환경 조성을 위한 종합적인 연구와 정책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며, 경기도 차원의 선도적인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이에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2025.6~10)>를 통해 비영리부문이 지역사회에서 수행하는 공익적 역할로 인한 사회경제적 기여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공익 일자리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3. 비영리 일자리란 무엇인가?

    비영리 일자리(Nonprofit Job)’에 대해서는 아직 학술적·법적·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으며,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상태이다. 비영리 일자리가 사회적으로 보편적 개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비영리 고유성과 노동시장의 보편 기준이 조화를 이룰 때, 비영리 일자리는 특수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 전반에서 인정받는 고용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비영리 일자리란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익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로 포괄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정책에 적용하기 위해서 실체적으로 정의하면, 비영리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수익배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조직에서 일정한 보상을 받고 수행하는 유급 노동을 의미한다. 이는 자원봉사나 임시 활동과 구별되며, 사회문제 해결, 공동체 지원, 시민 권익 보장 등을 목표로 하는 지속할 수 있는 직업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4. 비영리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 기여도 창출하는가?

    기업통계등록부를 활용해 경기도 내 비영리 사업체를 추출한 결과, 2023년 기준 경기도 내 사업체 3,262,054곳 중 비영리부문에 속하는 사업체는 163,482곳으로 전체의 약 5.01%를 차지하였다. 비영리부문 사업체 종사자 수는 670,938명이며, 전체의 약 13.14%에 이른다. 비영리는 타 산업에 비해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예산 투입 대비 고용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비영리의 경제적 기여를 측정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202411월 발표한 ‘2021-2022년 산업연관표2022년 기업통계등록부를 활용하였다. 2022년 비영리부문 사업체 매출은 1177,1934,400만 원(평균 161,105만 원)이다. 2022년 경기도 GRDP 5873,286억 원 중 비영리부문의 부가가치는 842,914억 원으로, 경기도 GRDP 대비 비영리 비중은 14.35%이다. 비영리 부문은 해당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치며, 이러한 영향력은 지역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경기도 비영리 부문 규모 및 경제적 기여 효과>

     

    구분

    내용

    비영리

    부문

    규모

    사업체

    1. ) 156,333(전체의 약 5.01%)
    1. ) 163,482(전체의 약 5.01%)

    사업체 종사자

    1. ) 624,161(전체의 약 12.45%)
    1. ) 670,938(전체의 약 13.14%)

    경제적 기여

    (’22)

    사업체 매출

    1. 7,1934,400만 원(평균 161,105만 원)

    생산유발

    • 생산유발효과) 1922,425억 원
    • 생산유발계수) 1.633

    고용유발

    • 고용유발효과) 778,589
    • 고용유발계수) 6.614

    부가가치유발

    • 부가가치유발액)842,914억 원
    • 부가가치유발계수) 0.716

    GRDP

    • GRDP14.35% (경기도 GRDP 5873,286억 원 중 비영리부문은 842,914억 원)

    *: 본 연구에서 비영리는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 임의단체, 특수법인, 사회적경제를 모두 포함

     

    5.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일자리는 곧 인간의 생존이고 자존감이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굳건하게 자리 잡게 하는 매개체이다. 일자리의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사회적 가치를 모든 사람이 인식하고, 사회가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일자리를 키워야 한다. 나아가, 그 일자리가 삶을 옭아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좋은 일자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일을 통해 생산적·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은 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모든 사람의 일할 권리를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고 실현하는 것을 의미하는 기여적 정의를 강조한다. 이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공동선에 기여하는 역할에 따라 존엄과 존경을 인정받는 사회를 지향하는 개념으로, 단순히 소득이나 부의 분배를 넘어 노동의 사회적 가치와 기여를 중시한다.

    기여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는 단순히 재정적 지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비물질적 차원, 즉 비영리 활동과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인정·존중·신뢰를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비영리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적정 보수와 안정적 근로조건 같은 물질적 기반이 강화되어야 하는 동시에, 그들의 공익적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사회적 명예를 부여하는 문화적·제도적 인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 두 축이 함께 갖춰질 때 비영리 일자리는 지속가능하고 매력적인 직업 선택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민선 8기 경기도 일자리 정책은 기회소득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를 공공정책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동시에 청년·여성·장애인·중장년 등 대상별 맞춤형 지원과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민선 8기의 정책 방향을 충실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영리 일자리를 정상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로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특정 부문을 보완하는 차원이 아니라, 경기도가 지향하는 포용적·균형적 일자리 정책을 완성하는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체계도>

    근거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

    6(기본계획의 수립) 9항 비영리 일자리 지원 및 정보 제공에 관한 사항

    비전

    지속가능한 공익활동 기반 조성으로 시민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경기도

    슬로건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목표

    비영리 일자리 창출과 질적 개선을 통해

    공익활동가의 안정적 활동 기반 마련 및 시민사회 활성화 실현

    3

    추진전략

    1. 비영리 일자리 기반 조성

    2. 비영리 일자리 창출 및 지원 강화

    3. 지역 기반 비영리 일자리 거버넌스 구축

    9

    추진과제

    1-1.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2-1. 비영리 일자리 통합지원체계 구축

    3-1. 비영리 일자리 위원회 구성 및 운영

    1-2. 경기도 일자리 정책 비영리 포용 확대

    2-2. 건강한 일터 문화 조성

    3-2. ·군 단위 비영리 일자리 모델 확산

    1-3. 일자리 통계 구축 및 실태조사 정례화

    2-3. 공익활동가 사회적 인정 방안 마련

    3-3. 민간·지역 주도 경기사회연대기금 조성

     

     

    본 연구는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근거와 확산 가능한 연구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특히 비영리부문을 단순한 사회서비스 영역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재조명하며 그 경제적·사회적 파급력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점이 의미 있다. 이는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공적 관심을 높이고, 경기도를 포함한 지역 단위의 지속 가능한 비영리 일자리 정책 수립에 필요한 실증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정책적 의의를 동시에 가진다.

     

    *본 원고는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주요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를 참조하기 바람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 바로가기

         2025 공익활동페스타  ‘공익활동과 비영리생태계’ :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발표1   이명신(NPO경영연구소 대표)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이명신(비영리연구소 소장)

    조회수 63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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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
    어디선가 본 것 같고 들은 것 같은 말인가요?
    네, ‘2025년 공익활동페스타 세계시민대회’ 슬로건입니다. 그럼 이런 노래는 아실까요?
    “그대가 걸어온 길은 외롭고 힘겨웠지만 우리 함께 걸어가는 이 길은 이젠 외롭지 않아요…”
    네, 거기서 불린 노래 ‘함께’의 가사죠. 한달 전 일이라 시의성도 현장감도 모자라는 뒷북 소리가 될까 조심스럽지만, ‘기록’과 ‘약속’의 힘을 의지하려 합니다. 지난 9월 30일(화) 수원 컨벤션센터 4층에서 보고 듣고 만나며 경험한 ‘연결된 우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행사 웹자보 /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라는 슬로건처럼 국내외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만나고 연결되는 축제였습니다. 기조강연과 4개의 주제 세션에서 토론하며 공익활동의 주제를 찾아가는 탐구의 기회이자, 경기도의 공익단체와 활동가들, 그리고 시민이 교류하는 기회였습니다. 더불어 시민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변화를 고민하고 연결과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도 됐겠죠?
     
     
     
    '공익광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오)
     
     
    사회적 경제의 베이스 캠프 경기도, 기념식
    수원 컨벤션센터 4층 계단을 오르면 바로 앞에 ‘공익광장’이 방문객을 맞았습니다. 넓은 로비 천장엔 알록달록 풍선이 떠 있고 바닥엔 말랑말랑한 컬러 소파가 가득하죠. 세계시민대회를 알리는 현수막과 지역의 공익활동을 보여주는 사진을 둘러보며 방문객은 안내데스크로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넓은 창가엔 차탁과 의자 그리고 다과가 준비돼 있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죠. ‘공익광장’을 걸어 컨퍼런스 홀로 가는 길목에서 대형 현수막이 말을 걸었습니다.
     
    “2025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깊은 연대로 더 넓은 협력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경기도 공익단체 이름들과 5기 아카이브 에디터 이름이 빼곡이 적힌 걸개였습니다. DMZ스테이, 느린이웃, (사)경기시민연구소울림, 경기평화교육센터, 그물코평화연구소, 구구컬리지, 생생아쿠아, 라운지플러스… 120여개 공익단체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5기 아카이브 에디터 21명의 이름도 있었으니 제 이름 ‘꿀벌’도 일별하고 갔겠죠?
     
    경기도가 사회적 경제의 베이스 캠프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컨퍼런스 홀에서 있었던 공익활동페스타 기념식에서 들었답니다. 여느 공식 행사처럼 국민의례, 내빈소개, 그리고 축사와 공익활동가들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는데요. 고영인 부지사가 대독한 김동연 지사의 축사가 인상적이었어요, 경기도가 다양한 공익활동들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경제의 베이스 캠프’라고 했거든요. 지난 정부가 사회적 재정을 계속 삭감한 거 아시잖아요. 그럴 때 경기도는 도리어 예산을 늘리고 공익활동의 가치를 확산했다네요. 인상적인 한 대목만 옮겨보겠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익활동 단체 간 협력을 공고히 하는 ‘1기업 1단체 공익 파트너십 캠페인’. 청년들 스스로 자신의 공익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공익해봄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공익 활동의 토대를 다져왔습니다. 경기도는 또한 ‘사회적경제’의 베이스캠프이기도 합니다. 전국 최초로 도청에 ‘사회적경제국’을 신설했고, ‘경기도 사회적경제원’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정부가 사회적경제 예산을 감축할 때 경기도는 오히려 예산과 재정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기업과 기관이 협업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컬렉티브 임팩트’도 강화했습니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부의장(왼),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오)의 축사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광장에 마련된 포토존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평화가 미래다”, 공익활동박람회
    기조강연장 건너편 공간에서는 ‘공익활동박람회’가 열렸습니다. 공익활동단체, 사회적경제조직, 비영리법인,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공익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단체들로 구성된 부스가 방문자들을 기다리는 곳이죠. 공익활동단체 운영을 위한 전문가들의 현장 상담과 컨설팅과 홍보, 조합원 모집, 즉석 미팅도 이루어졌습니다. 공익활동가들은 좋은 정보를 얻고 공익 주체들간의 연대의 장이 되었습니다.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비영리IT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주) 더한다, (주) 리맨, (주)아이퀘스트,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찾아가는 공익활동 상담소"가 보입니다. 이중에 ‘동행’은 이름처럼 ‘공익활동가의 비빌 언덕’이 되어 동행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입니다. 전문직종에 협의회가 있고 사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사회보험이 있듯, 공익활동가들에게 제대로 된 사회 안전망이 되고자 한다는데요. 공익활동가들이 회원으로 조합비를 내고 연대하고 상호부조하는 곳이랄까요. 공익활동가들이 신뢰받는 사회를 만드는 게 동행의 꿈이요 공익활동가의 지속가능한 활동과 존중받는 삶을 위한 안전망을 만드는 게 사명이라고 하네요.
     
    복도에 책상 하나 놓고 홍보하는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운동’ 활동가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성병관리소 홍보 자료와 함께 크고 무거운 책 『동두천을 찾고, 잇다,』(36,000원)와 “평화가 미래다” 손수건(10,000원)을 팔고 있었습니다. 활동가님들과 인사하고 이야기한 후 “평화가 미래다”에 연대하는 맘으로 책과 손수건을 샀습니다. 이 무거운 책을 펴낸 ‘동두천역사문화연구회’는 2020년 5월에 설립된 작은 동아리라네요. 동두천에서 태어났거나 오래 살고 있는 5명의 동두천 사람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고 공부하며 탐방한 결과물이랍니다.
     
    『동두천을 찾고, 잇다,』가 소개하는 ‘성병관리소’를 옮겨 적어 봅니다.
    “1971년부터 추진된 ”기지촌 대책사업- 기지촌정화사업“의 일환으로 1973년 기지촌성매매여성들의 성병을 관리하기 위해 세운 기관이 있던 건물이다. ‘양주군성병관리소’로 동두천 상봉암2리인 소요산에 6천766㎡ 부지에 2층 규모로 세워졌다. 흔히 ‘낙검자수용소’, ‘몽키하우스’, ‘언덕위의 하얀 집’으로 불리웠다. 1996년 3월 폐쇄되었고 현재 건물만 남아 있다.” (22쪽)
     
     
     
    공익활동박람회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다양한 센터 및 네트워크 소개 전시(왼),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운동을 위한 후원물품 판매 부스(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왼), 에디터(오)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 기조강연
    이번 세계시민대회의 주제는 기조강연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립타이완대학교 사회학과 허밍슈 교수가 “대만의 최근 시민운동 : 블루버드액션에서 the great recall 까지(Taiwan's Recent Citizen Movements : From the Bluebird Action to the Great Recall)”를, 이어서 “한국 시민사회의 변화와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도전들”이라는 제목으로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서복경 교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모든 강연에는 수어통역이 있었습니다. 허밍슈 교수의 영어 강연은 통역기를 통해 동시통역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허밍슈 교수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시민사회의 변화를 짚으며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시민사회의 흐름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야기한 후 이런 결론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대만의 시민사회 운동은 민주주의 발전과 긴밀히 연결되어 왔다. 야생백합운동(Wild Lily Movement)은 반독재 투쟁의 상징이 됐고, 해바라기운동(Sunflower Movement)은 권위주의의 확장에 저항했다. 밀크티연대(#MilkTeaAlliance)로 국제적 민주주의 위기에 적극 대응했다.
    한편, 학생 중심이던 시민사회 주체가 여성과 K-팝 팬 같은 집단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복경 교수는 국내의 내란과 탄핵 집회의 양상을 중심으로 분석한 후 연결과 협력, 통합을 위한 과제로 “광장과 일상을 잇자’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광장에 대한 통계가 전부가 아니라며 한국사회가 나야가야 할 구체적인 시민운동의 방향과 활동 과제를 이렇게 제시했습니다.
     
    “2050년 이후 급격한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저출생 추세의 반전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인구 감소 사회에 적응하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을 위해 평생교육과 기술 습득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초고령사회에 대응할 지역 의료·요양·돌봄 체계와 교통·주거 등 사회 전반의 고령 친화적 재설계가 요구된다. 또한 고령화로 인해 소수자로 전환되는 아동·청소년·청년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세대 간 공존을 위한 사회적 기획이 필수적이다.”
     
     
     
    국립타이완대학교 사회학과 허밍슈 교수(왼),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서복경 교수(오)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가 싱어송라이터 퍼플민이 노래하다
    기조강연 후 그 자리에 도시락 점심이 제공되더니 무대에서 한 사람이 노래를 하더군요. 특별공연이라네요. 수수한 셔츠 차림의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참 맑았습니다. 공익활동가들을 지지하고 위로하는 가사가 들렸어요.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공익활동 행사에서 본 듯해서 저는 눈과 귀를 뗄 수 없었습니다. 3곡을 부르고 자리를 뜨는 그분을 알고 싶어서 후다닥 따라갔죠. 인사하고 다짜고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 그런 연결이자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싱어송라이터 퍼플민 이도영 님과의 일문일답입니다.
     
    Q. 노래를 3곡 불렀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음향 장치도 별로 같던데, 목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은 알겠는데 다른 2곡은 잘 몰라서 죄송하다.
    ‘우리 가는 길’과 ‘함께’를 불렀다. 같은 노랫말인데 ‘우리 가는 길’은 발라드 버전이고 ‘함께’는 행진 버전이다. 그 두 곡을 우리 집 식탁에서 1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만들었다. ‘우리 가는 길’ 노랫말을 써서 곡을 붙이고 보니 마음에 들었다. ‘이거 행진 버전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행진 버전으로 또 곡을 썼다. 그렇게 같은 노랫말에 두 노래가 함께 만들어졌다.
     
    Q. 노래 두 곡을 어떻게 한 시간 동안 만들 수 있나. 노랫말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2018년 서지현 검사를 시작으로 미투가 있을 때였다.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마음,‘위드유 With you’의 마음으로 노랫말을 썼다. 이후에 불러보니 두 노래가 연대의 자리에 다 잘 어울리더라. 연대 활동 나갈 때마다 부르는 애창곡이 됐다. 오늘도 이렇게 시민사회 공익활동가들이 함께하는 자리에 어울리는 곡으로 선곡했다. 이런 자리에 ‘우리 가는 길’하고 ‘함께’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부른 건데, 괜찮았나?
     
    Q. 물론이다. 노래에 이끌려 말 걸게 됐다.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었다. 시간 내 주심에 감사한다. 이런 자리에서 만났으니, 노래하는 활동가? 이게 꿈이었는지, 소개 좀 해 달라.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음악 듣기를 좋아했다. 13살 여름에 엄청 충격적인 일을 겪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왔다. 그전에는 책 읽기와 공부를 좋아했는데 책도 못 읽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도 잘 안 들리는 등 집중력이 떨어지는 병이었다. 근데 음악은 다르더라. 학습 장애에 난독증인데 음악은 들렸다. 그래서 음악에 미치다시피 빠져 살게 되었다. 평생 음악만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중학교 때부터 꿈이 음악인이었지만 그시절엔 집안 형편이 어려운 내가 실현할 수 없는 꿈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문학 전공으로 뒤늦게 대학에 진학했는데 음악에 대한 꿈은 접어지지 않더라. 대학 노래 동아리라도 들어가야지 했는데 대통령이 전두환인 시대였다. 노래 부르고 있을 때가 아닌 거라. 언더서클에서 학생운동하며 음악인으로 사는 꿈은 접었다. 대학 졸업 이후에도 계속 음악은 듣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지만 음악과 상관없는 직업으로 살았다.
     
     
     
    공익활동 페스타 퍼플민 특별공연(왼), 퍼플민 인터뷰 사진(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Q.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게 살다 보면 일치하기 쉽지 않은데, 참 좋겠다. 무슨 일을 하며 살다 어떻게 이런 노래하는 활동가가 되었는지 말해 달라.
    학원에서 고등학생 입시 강사하며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 서울 살다가 고양시로 이사했는데 대학 때 학생운동 같이 한 선배가 고양시민회 사무국장이더라. 회원이 됐는데 당시 이런저런 사정으로 내가 경제적 가장으로 살던 시기인지라 전업활동가는 못하고 적극적 후원회원으로 살았다. 그시절 나의 꿈은 하루라도 빨리 전업 시민사회활동가로 사는 거였다.
     
    경제적 가장 역할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즈음에 고양 여성민우회에서 진행하는 성폭력 예방 상담원 양성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고양여성민우회 회원이 됐다. 비상근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2021년 1월 총회에서 고양여성민우회 대표로 선출되어 4년간 상임대표로 활동했다.
     
    민우회 활동 시작 시점보다 조금은 전에 친하게 지내던 동네 음악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했는데, 밴드활동은 멤버들 사정으로 중단되었지만 내가 창작이 가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게 되었다.
     
    와~ 유능하다. 싱어송라이터라니 정말 멋지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음악을 워낙 많이 듣다 보니 멜로디도 쓸 수 있더라. 어릴 때부터 글 쓰기를 많이 해서 노랫말은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작곡을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걸 알게 되니까 멜로디가 막 떠오르고 일주일에 한 곡씩 쓰고 그랬다. 나도 스스로한테 놀랐다. 작곡하는 사람이 제일 신기했는데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거다.
     
    노래를 만들고 나니 부르고 싶더라. 그래서 ‘퍼플민’이라는 노래팀을 민우회 안에서 사람을 모아서 만들었다. 고양여성민우회 송년회에서 처음으로 내가 만든 노래를 불렀고 주변인들이 음원으로 발표하면 좋겠다고 해서 이후 다섯 곡의 음원을 발표하고 고양 지역을 중심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지속하게 되었다.
     
    Q. 퍼플민은 같은 사람들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나?
    구성원은 바뀌며 이어져 왔다. 음악적으로 서로 잘 맞아야지 그냥 친하다고 같이 노래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그게 가장 힘들다. 공연은 상황에 따라서 혼자도 하고 같이도 하는 식이다.
     
     
     
    퍼플민 앨범 및 유튜브 계정 / 출처: 퍼플민
     
     
    Q. 퍼플민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는 어디서 들을 수 있는지 알려 달라.
    멜론과 지니 등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고, 네이버에 퍼플민을 치면 노래 정보가 나온다. 유튜브 채널도 있다. 퍼플민 유튜브에 공연 영상도 올리고 좋아하는 커버곡도 한 달에 한 곡 정도 올리고 있다.

     

     
    공익활동 페스타 퍼즐 세레모니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지속-공존-지역-연결, 지속가능한 공익활동 생태계로
    이제 다시 컨프런스홀로 가 볼까요? 오후 5시부터는 페스타의 마지막 순서인 폐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4개의 세션에서 오간 이야기를 서로 발표하며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청플2기 최승환 위원은 세션2가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다회”였다며, “공익단체의 조직문화와 재정문제 등 공통의 어려움들을 나누는 유익한 자리”였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어서 허밍슈 교수와 일본의 한창희 센터장의 소감 발표가 있었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유명화 센터장이 마무리 인사했습니다.
    “특히 대만과 일본과 태국의 연사를 초대해 한국 사회와 아시아의 생생한 경험을 듣고, 도전할 과제를 논의하는 장이었습니다. 지속, 공존, 지역, 연결로 지속가능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를 만들고 우리의 현안을 씩씩하게 해결해 갑시다.”
     
    마지막 순서는 네 개의 핵심 키워드를 대표자들이 하나씩 들고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무대 앞 퍼즐판에 맞추는 세레모니였는데요. 모두의 박수 속에 이번 세계시민대회의 정신이 “지속, 공존, 지역, 연결”로 둥글게 완성되었습니다.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온 공익활동이 다시 서로를 만나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이 현장 전체를 따뜻하게 감쌌습니다. 그렇게 2025 세계시민페스타는 서로의 이야기가 모여 만들어낸 울림 속에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그대가 걸어온 길은 외롭고 힘겨웠지만”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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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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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의 마지막 날, 월말이라 분주한 마음이면서도 왠지 설레는 건 황금연휴가 코앞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단체가 공들여 준비한 2025공익활동페스타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날이었거든요. 올해 페스타의 주제는 세계시민대회. 오전에 두 차례 기조강연이 있었고, 점심 식사 후 오후부터는 4개의 주제 세션에 돌입했습니다.
     
     
    세션 1 사회: 조철민 박사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제가 취재한 세션 1의 주제는 공익활동과 비영리 생태계입니다.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시간이었는데, 사회는 ‘사단법인 시민’의 조철민 박사님이 맡았습니다. 세션 1을 선택한 이들의 관심 키워드는 아마도 ‘일자리’였을 것 같네요. 공익활동이 그저 착한 일이 아니라 이제는 어엿한 일자리가 될 수 있을까? 저도 이런 고민과 기대로 세션 1을 찾아갔습니다.
     
     
    발표 1.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황과 과제
     
    ‘보이지 않는 일자리에서 (썩) 괜찮은 일자리로’라는 부제가 눈길을 끕니다. 발표자인 이명신 NPO경영연구소 대표님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를 수행 중이었고, 발표 당시 연구가 거의 막바지 단계였습니다.
    정책에서는 일자리와 고용 관계를 함께 말합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1999년 처음 제시한 ‘Decent Job’은 괜찮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 품위 있는 일자리 등으로 번역되지요. 연구자는 더 나아가 ‘Meaningful Job’(의미있는 일자리) 개념을 제시합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근무 환경에서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기여 등 생의 의미 추구가 가능한 일자리. 여러분의 일자리는 과연 ‘의미 있는 일자리’인가요?
     
     
    발표 1: 이명신 소장(NPO경영연구소)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비영리 일자리를 하나의 산업으로 명확히 분류하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적인 국가 통계가 없고 주무부처도 제각각인 실정입니다.
    이번 연구는 비영리법인과 비영리민간단체에 더하여 사회적경제까지 범위에 포함시켰는데요. 연구 결과, 많은 비영리 단체가 경기도에 몰려 있으면서 GRDP(지역내총생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IMF나 팬데믹 같은 위기 때 비영리 일자리는 오히려 고용이 늘어 충격 흡수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경기도 기회소득 / 사진 출처: 경기도 홈페이지
     
     
    그런데도 고용 안정성, 사회적 안전망, 경력 인정 등에서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네요. 규제만 있고 지원은 거의 없습니다.
    중앙부처 일자리 정책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돼 있고, 그나마 낫다는 경기도에서조차 ‘베이비부머 라이트 잡’과 ‘청년복지 포인트’ 정도만 신청 가능합니다. 예술인, 체육인, 농어민 등 다양한 분야의 도민에게 지급하는 경기도 기회소득도 현재 공익활동가는 해당이 없는데, 사회적 기여로 봤을 때 우리가 행정에 충분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미흡한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도 더 많은 지자체의 조례 제정과 실효성 있는 고용 연계가 필요합니다.
     
     
    발표 2. 『중장년층 공익활동가의 활동과 삶』실태조사로 본 지원정책 방향
     
    두 번째 발표로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여진 사업처장은 중장년 활동가 당사자들의 정책적 요구를 살폈습니다. 동행은 전국의 공익활동가 3천 명이 조합원으로 상부상조하며 안전망을 만들어가는 조직입니다.
     
    동행이 2023년 12월 40~69세 현직 및 퇴직 활동가를 대상으로 온라인 진행했던 설문조사에 따르면, 활동가들의 임금 수준은 같은 중고령층 노동자 평균 임금보다 월 100만 원가량 현저히 낮습니다. 이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도 취약합니다. 특히 오래된 상급 책임자일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더 심한데요. 본인의 임금이 조직의 열악한 재정에 부담을 준다고 느끼지만, 막상 떠나려고 해도 후임을 구하기가 힘듭니다.
     
     
    발표 2: 여진 사업처장(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러한 상황의 중장년 활동가들이 가장 바라는 건 그래도 공익활동 분야에서 전임제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가치지향적인 활동을 해왔던 이들은 여전히 비영리 생태계에 머물기를 희망합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 이들을 위한 정책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장려금 등 직접적인 금전 지원이 제일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면, 현행 경력지원제도를 개선해서 비영리 일자리를 조성하고, 활동 경력을 살린 새로운 소득 모델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 밖에도 자기돌봄 프로그램이나 네트워크 등 중장년 활동가들이 고립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의 지향을 이어갈 수 있는 종합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발표 3. 청년 비영리 노동자의 목소리
     
    마지막 발표는 정책 설계에서 배제된 청년 활동가들의 경험과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틈사이청년연구 박정효 연구원을 비롯한 4명의 청년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를 계기로 만나 경기도미래세대재단 연구사업을 위한 팀을 꾸렸습니다. 이들은 주변에서 젊은 활동가들이 자꾸만 떠나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발표 3: 박정효 연구원(틈사이청년연구)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선행연구 자료를 찾아 고찰하고, 경기청년포털에서 크롤링 기법으로 정책을 분석하며, 비영리단체 및 개인 활동가들을 심층 면접하는 등 다양한 연구 방법을 통해 얻은 결론은 역시나 사각지대 발견이었네요. 청년 정책이 주로 영리적인 취업이나 창업 중심이라 비영리 청년 노동자가 배제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에서도 안타까운 사례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5인 미만 단체에서 일하는 청년 활동가는 단체의 사정이 뻔하다 보니 4대보험 얘기를 차마 꺼내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남을 돕는 일을 하면서 정작 자신은 병원비조차 없어 ‘동행’의 도움을 받는 사연도 아이러니했지요. 20대에 갓 들어왔을 땐 몰랐는데 30대에 접어드니 친구들의 급여와 비교해서 자괴감이 든다는 인터뷰이도 있었습니다. “미래 계획은 꿈도 못 꾼다"라는 말은, 활동가로서의 경력이 정당하게 인정되는 기여적 정의가 실현되어야만 사라지지 않을까요?
     
     
     
    주제 세션 1 강연장(왼), 한창희 센터장(요코하마 시민협동추진센터)(오) / 사진 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주제 세션 3 발표자이기도 한 요코하마 활동가의 질문에 나름의 시사점이 있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10년 전의 일본과 그대로 닮았는데, 우리는 왜 굳이 비영리의 틀을 고집할까? 기업의 CSR(사회적 책임), ESG 경영 등 외연을 더 확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번 페스타의 모토가 “연결되는 세계, 변화와 도전의 시민사회”인 만큼 비영리 생태계에도 유연한 태도가 요구됩니다. 중장년과 청년 활동가 사이에 조금은 다른 결이 존재하지만, 의미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줄어든 건 결코 아니었습니다. 개인 활동가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을 뿐이죠. 이러한 시대 흐름을 포착해 내면서도 지켜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예민하게 점검하는 일이 우리의 과제일 것입니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주제 세션1: 공익활동과 비영리생태계
    참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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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4
  • 함께 사는 즐거움을 알리고, 더 나은 삶을 상상하며

    나이 듦의 지혜를 배워가고 있는 사회주택 활동가, 김수동(탄탄주택협동조합 이사장)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

    전세사기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잃는 경제적 문제를 넘어 한 개인의 삶 전체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재난과 같다. 안식처여야 할 집은 불안과 공포의 공간으로 변한다.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고, 직장 생활이나 학업 등 기본적인 일상조차 유지하기 어렵다.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 소박하게 꿈꾸던 모든 미래 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삶은 오직 사기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스러운 법적 싸움으로만 채워진다. 이는 곧바로 정신적 파멸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은 극심한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이 생겨 대인관계마저 단절된다. 가장 힘든 것은 '네가 부주의해서 당한 것 아니냐'는 식의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적 시선이다. 도움과 위로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피해자들은 깊은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사기꾼을 잡고 피해를 복구하는 모든 과정을 오롯이 피해자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이들을 더욱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경기도의 피해현황

    20256월 말 기준으로 전세사기피해지원 특별법상 피해 사실이 인정된 피해자는 총 3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경기도 거주자가 6,657명으로 전국 두 번째로 많다. 20~30대 청년층 피해자가 75%를 차지한다. 20246월부터 20259월까지 약 14개월간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액은 6,664억 원에 달하며, 주로 수원, 화성, 부천, 안산, 용인 등 청년층 주거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의 주요 대규모 전세사기 사례로는 화성 동탄 오피스텔 사기와 수원 다세대주택 사기 사건이 있다. 화성 동탄 사건에서는 임대인 부부가 오피스텔 268채를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여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했으며, 145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수원에서는 한 임대인 일가족이 수백 건의 피해를 입히고 잠적하여 150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이들 사건 모두 사회초년생 등 젊은 층이 주요 피해자였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의 탄생

    2023년 초 경기도 화성 동탄 지역에서 대규모 오피스텔 전세사기 사건이 터졌을 때도 막막한 현실 앞에서 피해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외롭고 고립된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화성동탄 전세사기' 167명에 214억 가로채무더기 재판행(출처 : 경기일보)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629580294

     

    하지만 절망의 자리에 주저앉는 대신 함께 손을 잡고 연대와 협력으로 맞서 보자고 나선 이들이 있었다. ()한국사회주택협회가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피해를 치유하는 모델을 제안했고, 여기에 21명의 피해 당사자와 7명의 사회주택 활동가들이 마음을 모았다. 2023512, ‘피해자는 약자라는 통념을 깨고 당사자들이 직접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는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고립된 싸움이 아닌 함께 일어서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총회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세사기 피해자는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 사회에 대한 불신,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크다. 그래서 탄탄주택협동조합이 하는 일을 우리는 단순한 피해 '보상'이 아닌 '치유'라 부른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계약한 오피스텔을 가해자로부터 인수했다. 인수한 주택을 10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임대주택 사업자가 되었다. 다음으로 조합은 조합원들과 시세 90% 이하(HUG 보증보험 가입 기준)로 임대차 계약을 새로이 체결한다. 그리고 10%는 협동조합 출자금으로 약정한다. 이후 장기저리인내자금1)을 조달하여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고, 월세 수익으로 이익잉여금2)을 누적하여 출자금 반환자금을 마련하는 사업모델이다. 조합원들은 역전세가 발생한 만큼 일부 손실(6.5%)을 감수해야 했지만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하거나 필요시 보증금을 반환받아 퇴거할 수 있었다.

     

    가시밭길을 걷다: 공공의 외면과 불신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길은 이름과 달리 결코 탄탄하지 않았다.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어려움은 서로 믿고 협력해야 할 공공 부문의 차가운 외면과 불신이었다.

     

    경기도 정책자금 연계가 무산되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을 거절했다. 심지어 일부 공공 인사는 사회주택 활동가들을 보조금 헌터라 음해했고, 공공의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조차 탄탄주택협동조합에 대해 부정적인 상담으로 일관했다. 이에 불안을 느낀 한 조합원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3)을 신청했고, 법원은 해당 여부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수용하여 결과적으로 조합이 임차보증금 미반환 가해자 처지가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조합은 오피스텔 인수 과정에서 14천만원이 넘는 취등록세를 국가에 고스란히 내야 했다.

     

    이처럼 제도의 사각지대와 거버넌스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의 여정은 더욱 고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난관은 보증금 반환을 위한 자금 마련이다. 경기도의 공익 목적 정책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실무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이 부각되어 결과적으로 무산되었다. 가능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다행히 우리의 진심은 시민사회의 공감과 함께 사회적 연대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사회적금융 지원,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지역 신협의 협동금융 지원, 그리고 뜻을 함께한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기부와 자문이 더해져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불가능해 보였던 길을 열 수 있었다.

     

    마음치유 100% : 신뢰와 희망의 회복

    설립 2년 만에 탄탄주택협동조합이 이뤄낸 피해 회복률 93.57%는 정부의 특별법은 물론 그 어떤 다른 대안보다 빠르고 실효성 있는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경제적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치유사회의 신뢰 회복이다.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 조합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순간이 낯설고 쉽지 않았는데이번 일로, 아직 우리 사회에 누군가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언젠가 받은 마음을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항상 마음 한편에 같은 상처를 받은 분들이 함께 힘내고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다고 우리에게 마음을 전했다.

     

    사회적경제박람회 수상 모습

     

    이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을 넘어, 사회적 재난으로 무너졌던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온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치유의 과정이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조합은 '2024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남은 과제와 새로운 시작

    탄탄주택협동조합의 성공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소중한 경험이 더 널리 확산되고 제2, 3의 탄탄주택협동조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탄탄주택협동조합 성과공유회 및 전세 대책 토론회

     

    무엇보다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을 폄훼하고 불신하기보다, 공공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거버넌스의 복원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협동조합의 활동을 뒷받침할 장기저리의 공급자 금융과 취등록세 등 세제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겪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 상실, 노동력 손실 등 깊은 내상을 지속적으로 보듬는 사회적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탄탄주택협동조합은 사회적 재난 앞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 그러나 함께일 때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희망의 증거이다. 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더 많은 연대를 이끌어 내고,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돌이켜보면, 공공의 외면과 불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던 그 막막했던 시간에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며,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기관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렇게 탄탄주택협동조합의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주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 감사드립니다.

     


    1) 장기간 낮은 금리로 빌려줄 수 있으며, 투자자가 단기 수익보다 사회적 가치나 장기 성장을 목표로 기다려주는 성격의 자금

    2) 기업의 순이익 중 배당금이나 자본전입 등으로 주주에게 분배되지 않고 회사 내에 유보된 누적액

    3) 주택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임차인이 법원에 신청하여 임차권 등기를 마치는 제도. 이 등기를 통해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음.

     
     
     
     
    [기획] 전세사기 걱정 없는 "탄탄"한 집을 향해!
    탄탄주택협동조합 김수동 이사장

    조회수 620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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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걷는 돌봄의 길, 존중받는 노동의 미래를 향해
    – 2025년 세계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부천시 일지원센터 시상식과 토크쇼 현장 스케치 –
     
     
    1. 가사노동, 그 이름에 존엄을 담다
    6월 16일. 이날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의 가장 조용하고 묵묵한 노동자들, 바로 ‘가사노동자’를 위한 날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세계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은 2011년 채택된 '가사노동자 협약(Convention 189)'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협약은 가사노동을 정당한 노동으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권리와 보호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부천시는 이날을 맞이하여 부천시 일·쉼 지원센터에서 시상식과 토크쇼를 준비했다. 행사는 단순한 기념이 아닌, 가사노동의 가치를 드러내고,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진심 어린 자리였다.
     
     
    2. 뜨거운 여름날, 따뜻한 연대가 열린 현장
    성평등노동부천네트워크, 가사서비스종합지원센터가 공동 주관하고 부천공정무역협의회, 부천시다문화가정지원센터, 부천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 부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 부천여성청소년재단, 부천시여성회관, 부천시건강가정지원센터, 부천지역노동공제회(사)일하는사람들과함께가 협력하는 제14회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감정돌봄 노동존중 시상식 및 토크쇼>가 2025. 6. 16.(월). 18:00, 부천시일쉼지원센터 다목적실에서 진행되었다.
     
     
    행사 포스터 / 출처: 부천시노동복지회관
    부천 일,쉼지원센터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귀한 노동, 서로 존중’라는 슬로건 아래 모인 이들은 가사노동자, 시민단체, 시의원, 공무원, 시민들로 다양했다. 모두가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 축사를 맡았던 노동자 대표, 시민단체 대표도 한결같이 “가사노동이 단지 ‘일’이 아닌 ‘노동’임을 인정받아야 한다"라는 공감에서였다.
     
     
    3. 시상식 – “다정함, 열정, 기쁨”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무엇보다 우수 가사노동자 표창이었다. 3개 분야(가사, 돌봄, 산후 관리)의 수상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각기 다른 삶의 궤적을 걸어왔지만, 공통점은 하나. 오랜 시간 현장에서 한결같이 성실하게 일해온 진정한 전문가들이라는 것이었다.
     
     
    시상식 및 토론쇼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4. 토크쇼 – “다른 노동자와 같은 가사노동자의 동등한 보호”
     
     
    토크쇼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이들의 삶은 단지 노동 그 자체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적 돌봄의 가치를 일깨워 주었다. 시상식 이후 진행된 토크쇼는 실제 올해 각 분야 가사노동 시상자와 부천시 사회적경제기업 대표, 부천시 의원이 참석하여 대화를 나눴다.
     
    김 00씨: 15년간 노인 돌봄 가사노동자로 일하며 치매 어르신들과 함께 해온 삶. “제가 한 일은 특별하지 않아요. 다만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역할이었죠.”
    박 00씨: “20년간 청소 및 가사노동을 병행해오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한 만큼 인정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 00씨: 현재는 다른 가사노동자들을 교육하고 멘토링까지 하는 활동가. “우리도 노동자입니다. 이름 없이 살아온 시간에 이름을 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토론의 주요 쟁점에 대해 사회적 경제 기업 대표 외 부천 시의원은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① 가사노동은 왜 아직도 법 제도 밖에 있는가?
    현재 한국은 2021년부터 ‘가사근로자 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등록된 기관이나 플랫폼을 통해 일하지 않는 대부분의 가사노동자는 여전히 근로기준법의 보호 밖에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근로계약서 없이, 전화 한 통으로 일자리를 소개받고 하루 일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산재보험은커녕, 임금체불에도 대응할 수단이 없다.
     
    ② “돌봄은 감정노동이자 전문노동” – 감정 소진 문제
    돌봄 노동은 단순히 집안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 어르신의 불안까지 다 받아내는 ‘감정노동’”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심리 지원, 상담, 쉼터 등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이주여성 가사노동자들은 언어 장벽과 인권 사각지대 문제까지 더해져 이중의 고통을 겪는다.
     
    ③ 지역 사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부천시는 일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제도적 장치를 확대해왔지만, 여전히 재정과 인식의 한계가 있다. “시의회 차원에서도 예산을 확대하고, 가사노동자를 위한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5. 지역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들은 △제도적 과제 △ 사회적 인식 개선 △돌봄 노동자 회복 지원 등이 있고 부천시일·쉼지원센터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참석자 데스크 및 팜플렛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가사노동자 외 관련 참석자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6. 마무리하며 – “노동의 가치를 묻는 사회가 되기를”
    세계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을 기념하며 열린 이번 행사는, 단순한 축하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금 어떤 노동을 가치 있게 여기고 있는가를 되묻는 자리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가사노동자들. 그들의 노동이 없다면 도시의 하루는 시작되지도, 마무리되지도 못한다.
     
    이제는 그들에게 법적 보호와 사회적 존중이라는 ‘이름’을 붙여줄 때다. 그리고 이들의 삶은 단지 노동 그 자체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적 돌봄의 가치를 일깨워 주었다.
    
     

     
     
    국제가사노동자의 날(함께 걷는 돌봄의 길, 존중받는 노동의 미래를 향해)
    럭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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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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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는 지금 독립을 미루는 청년과 신중년이라는 두 세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두 세대가 만나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문제의 대안을 20241014일 경기도 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관으로 취업특강 재미와 의미가 만나 가치 있는 중년의 일과 활동이라는 주제로 한 패스파인더 김만희 대표의 강연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신중년의 길잡이가 되어드립니다.”

     

    김대표는 “‘길잡이라는 뜻의 패스파인더. 안내자이자 개척자라고도 할 수 있죠. 나이를 먹는 건 어떤 사람이나 똑같은데, 점점 길어지는 인간의 수명 앞에서 먼저 길을 찾고 길을 만들어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꽤 든든하지 않을까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가진 나이듦에 대한 질문의 실마리를 찾고 싶었는데요. 전 재미, 의미가 한데 만난 인생 2이라는 주제로 답을 찾아가보려 해요.”라는 일성으로 강연을 시작하였다.

     

     

     

    25년간 IT업계에서 근무한 김만희 대표는 퇴직전 수익과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경제 부서에서 48세에 퇴직한 뒤 8년 간 앙코르브라보노협동조합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 본부장으로 업무를 하며 5060세대, 신중년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과 일을 연결하는 방법

    신중년의 대부분은 앞만보고 달려 왔다고 말한다. 부양할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본인이 좋아하는 일이 무언지 모르게 수십년을 살아왔고, 그래서 은퇴나 퇴직을 하고 나서야 무엇을 해야할지를 고민한다.

    인생 후반에 새롭게 무엇을 해야할지의 출발점은 무엇이어야 할까?

    돈이나 명예 대신, 김 대표는 재미와 설렘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하고 싶은 취미가 자연스럽게 일과 활동으로 연계 되어지는 삶.

     

    김대표는 그 예시로, 퇴직 전 반도체 엔지니어였던 김대현씨를 소개했다. 김대현씨는 현재 오플밴드의 기타리스트이고, 퇴직 후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김대현씨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인생학교와 취미로 시작하는 비즈니스 과정 등에 참여해서, 본인이 어린 시절 좋아했던 기타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김대현씨는 지금은 밴드 공연뿐 아니라 강의, 작곡, 음원녹음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 인생에 확신도, 열정도 생기기 마련이죠. 이것이 바로 덕질과 일, 활동이 일치되는 덕업일치아닐까요?”라고 한다.

     

     

    여기서 김대표는 몇 십년간 내가 습관처럼 익숙한 것, 내가 가지고 있던 것도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신중년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지는 덕질은 더 이상 젊은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대가 인생에 걸쳐 추구해야 할 가치가 된 듯하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김대표는 많은 신중년들이 의외로 퇴직 후에 무엇을 할지 몰라서 당황한다고 하면서 본인은 변화와 전환의 계기를 여행에서 찾았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과 일을 연결하는 방법, 신중년에게 '재미와 설렘', ''가치''같이'', '도전과 실행'여행에 부여하여 인생 2막을 이룬다.

     

    신중년, 길 위에서 길을 찾다강의 자료 중- 패스파인더 강릉 대관령 여행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데에 여행만 한 것이 없다

    낯선 곳에서 잊었던 재미와 설렘도 찾고, 삶의 전환을 탐색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패스파인더는 퇴직 전후의 신중년을 대상으로 관심 있는 지역의 자연과 문화뿐 아니라 일과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가고파 여행을 마련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저도 낯선 여행 속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이 사업을 시작할 용기를 갖게 되었던 것 같다.”고 하며 김대표는 이렇게 용기를 내 재미와 설렘을 찾았다면, 그 다음에 필요한 건 실질적인 방법이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를 연결할 방법을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실질적인 결과에 다가갈 수 있다고 한다.

     

     

    내 일에 가치를 더하기

    김 대표는 그 고민에 자원봉사가 도움이 되고, 은퇴 후 하고 싶었던 것을 배우고, 이를 통해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으며, 나와 뜻이 맞는 동료를 만난다면 일거리가 일이 되는 스타트 포인트가 된다고 한다.

    김대표는 40대 중반에 퇴직한 나종민 대표를 좋은 사례로 든다.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던 끝에 나 대표는 평소 공부하고 싶었던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자 나 대표는 자신의 재능이 사회에 도움이 될 방법을 찾다가 사진 봉사활동을 다니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장애인 대상 행사에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느리고 능숙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심리적으로 위축돼 사진관 가기가 꺼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강의자료 중, 2012.1.11()에 문을 연 바라봄사진관에서 소외계층, 장애인 등 '사진약자'를 대상으로 사진 봉사 촬영 중인 모습

     

    이 일을 계기로 나 대표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소외계층, 장애인 등 사진약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바라봄 사진관을 열었다. 취미가 재능이 되고 봉사를 거쳐 가치를 더하는 일이 되었다.

    김만희 대표는 나 대표를 통해 자원봉사가 뜻 맞는 사람을 만나고, 활동의 범위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확장성을 강조한다.

    지역은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곳이 많다. 사람이 없다 보니 유휴 자원은 늘어가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지역에 필요한 바로 그것, 사람들

    우리나라의 많은 지역, 특히 농어촌과 중소도시들이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젊은 세대의 대도시 유출, 저출산, 고령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지역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김대표는 로컬의 화두가 꼭 청년에게만 국한될 필요는 없다.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5060 신중년도 청년이다. 도심에 비해 신중년이 할 수 있는 역할도 더 많고, 이것이 바로 제가 로컬에 주목한 이유다.”라고 한다.

    그러고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가 있는데 바로 '로컬 콘텐츠'이다.

    김대표가 활동하고 있는 전북 남원으로 귀촌해 식당을 운영하는 강형구, 이경진 부부, 울산에서 학원과 복지사업을 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돈이 되든 안 되든, 뭔가 재미나게 할 수 있는 게 필요한데 도시에는 왜 그게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부부가 꽂힌곳이 바로 남원이라고 한다.

    도시만큼이나 할 일도 많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도 많은 이곳에서 부부는 활발하게 일상을 꾸려가며, 틈틈이 지리산 둘레길도 걷고, 사람들을 모아 백두대간 운봉 지킴이란 자원봉사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이 모임은 등산과 함께 지역 주변 생태와 문화자원을 여행 콘텐츠로 만들어서 관광객 유치프로젝트로 이어가고 있고, 마을신문 발행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가 신중년의 인생 2막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핵심 요소, 재미와 설렘. 여기엔 사회적 가치와 의미, 도전과 실행, 그리고 함께할 파트너들이다. 함께할 파트너들은 신중년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김대표는 동년배 세대들에게 조화로운 삶을 위한 인식의 전환과 세대·지역간의 소통과 변화된 환경에서의 연결적 일처리 역량을 갖추라고 패스 파인더로서 조언한다.

    독립을 미루고 있는 청년에게는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고, 신중년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필요하다. 이 두 세대가 만나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다면, 신중년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는 젊은이들에게 든든한 지지대가 될 수 있고, 젊은이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열정은 신중년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두 세대가 함께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재미와 설렘을 느낄 수 있고, '세대 융합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신중년의 경험과 젊은이의 아이디어를 결합한 혁신적인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관점과 능력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며, 참여자들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과 함께 성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세대 간 협력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역의 고유한 문화, 역사, 자연, 산업 특성을 반영한 로컬콘텐츠를 통해 관광상품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중요한 자원을 창출시킬 수 있다.

    세대 간 협력을 촉진·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서로 다른 문화와 세대가 만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사랑과 지지, 재미와 설렘을 나누며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가는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세대를 넘어, 가치를 잇다_신중년의 ‘길잡이’가 되어드립니다
    럭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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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1-03
  • 경기RE100과 함께, 도민참여 재생에너지 사회로

    이상명(경기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1. 들어가는 글

    세계는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에 의존해 풍요와 번영을 구가해왔다. 그러나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탄소중립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세계 주요 나라들이 채택한 핵심적인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2024년 한국 사회는 평균기온과 열대야가 역대 최고치를 넘겼고 폭염일수도 평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시민들은 햇빛발전소가 없었다면 추가 발전설비를 건설하거나 전력 부족에 시달려야 했을텐데, 정말 고맙다.”라며 여름을 회고한다.

    2023424일 경기도는 경기RE100 비전을 선포하며 민선8기 도정의 핵심정책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해 탄소중립 실천과 기업들의 RE100 참여 지원, 도민들과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밝혔다. 내용에는 공공, 기업, 도민, 산단 등 4개 분야의 RE100을 추진해,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215.8%에서 203030%, 9GW 용량의 발전설비를 추가해 온실가스 배출량 40%를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1년 반이 지난 현시점에서 경기지역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2. 경기지역 에너지협동조합들의 햇빛발전소 확대 활동

    1) 활동 개요

    경기도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있어 2가지 특징을 고려해왔는데, 첫째는 시민 참여방식이다. 이 방식은 시민들이 거주하는 주택과 건물 혹은 마을 단위로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도록 설치 비용을 보조해 시민참여를 확대해왔다.

    둘째는 부지가 없거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 지방정부에 공공 유휴부지의 제공을 요청하고, 자금 모금, 설비 시공 및 관리·운영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후 전력판매 수익금으로 출자자 배당, 실무자 고용, 사회공헌활동 등을 추진하며, 각 지역의 재생에너지 확대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키워나가고 있다.

    2011311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시민들은 햇빛발전소 설치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시민참여형 에너지협동조합을 결성해나가기 시작했다. 201212월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창립한 이후, 수원, 성남, 부천, 안양군포의왕지역에서 조합을 창립했다. 협동조합 활동가들은 유럽 등 재생에너지를 활발하게 발전시켜온 나라들의 사례를 학습하며, 재생에너지가 기후위기 극복과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 자연 조건상 햇빛이 잘 비치는 곳이면 누구나 쉽게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고, 전력 판매로 참여 시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며 녹색 일자리 창출 및 지역(마을) 공동체를 조성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48월 말 현재 경기협의회에 29개 시·군지역에 38개의 시민참여형 에너지협동조합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민출자 조합원들은 13천여 명으로 약 17MW의 발전소 용량, 150개의 발전소를 관리·운영 중에 있다.

      

    <경기시민발전협동조합협의회 참여 조합/조합원 및 설치 현황>

     

    2) 시민들의 지혜와 협력을 모아 햇빛발전소 확대

    조합들이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는 방식은 주로 경기도나 시군 등의 공유부지를 20년 이상 임대해 설치하나, 일부의 경우 개인(기업)의 건물 지붕을 임대해 추진하고 있다. 건물의 옥상과 주차장은 대표적인 설치 공간이며, 공원내 건물과 주차장, 버스 차고지, 도로 법면 및 자전거도로, 배수지 등에도 설치해 나가고 있다.

    경기아트센터 옥상 햇빛발전소

    2019년도에 경기도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적으로 공공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에게 재생에너지 설치부지를 제공하고자 공공기관들의 유휴부지 제공을 요청했는데, 경기아트센터에서 옥상 공간을 임대하기로 했다. 이곳에는 경기에너지협동조합 등 세 조합이 약 300kW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마침내 202112월 경기도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지는 경기아트센터에서 도민햇빛발전소 1호 준공식을 개최하며 본격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의 출발을 알렸다. 이곳 옥상 햇빛발전소에서는 연간 약 40kWh(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해 연간 약 170톤의 온실가스를 줄이며, 일반 4인 가구 100가구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수원시 동부차고지 햇빛발전소 사례

    수원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수원시(기후에너지과, 대중교통과), 버스회사등 여러 이해당사자들과 협력해 전기버스 충전소 비가림막을 태양광발전설비로 설치해, 전국 첫 번째 친환경 에너지복합시설을 구축하였다. 수원시에서 전기버스를 100여 대 도입하며 전기 충전소에 반드시 설치해야 할 비가림막 시설을 태양광 패널로 하면 비용 저감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것으로 버스회사를 설득하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섰다. 조합에서는 설치 비용의 15억 원중 시민 모금으로 13억을 마련하는 등 시민주도형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20194월 시작해 20217월 완공하게 되었다.

    그 뒤를 이어 2024년에는 시흥에너지협동조합과 화도자연에너지협동조합이 시흥시 방산공영차고지에 1MW 용량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동두천시 트리스 사옥 옥상 햇빛발전소

    2023년 동두천자연에너지협동조합은 동두천시 소재의 트리스(반도체, 자동차, 해양플랜트 산업 등에 최고 수준의 정밀 튜브를 공급하는 회사) 공장 옥상을 20년간 임차해 68kW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었다. 조합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출자자 이익공유를 추진하고 있고, 기업에서는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동두천시민들의 복지에 쓰도록 임대료를 제공해 모범적인 상생협력의 활동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도로 법면 및 공원 주차장 등에 설치한 햇빛발전소

    고양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은 제2자유로 도로법면을 임대해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햇빛발전소를 설치했고, 2022429일 고양시와 함께 고양시 도로점용허가 및 점용료징수 일부 조례를 개정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안양군포의왕시민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의왕시가 조성한 왕송저수지 공원(그린벨트) 주차장 상부 공간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햇빛발전소의 설비로 주차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안산 시화호수로 자전거도로에 자전거도로형 태양광 설비의 설치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나 보행자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햇빛을 막아주고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경기도 내 햇빌발전소 설치 현황(6개소)>

     

    경기도내 산하 공공기관들의 RE100 햇빛발전소

    235월 경기복지재단은 협동조합과 경기 RE100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재단이 위탁중인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의 옥상과 주차장을 3개의 조합에게 제공해 인허가 및 시공과정을 거쳐 20248월 완공하였다. 또 도내 사회복지시설들이 RE100 실천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교육 마련 및 현장 방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또 협동조합들은 경기북부청사 옥상과 주차장에 약 360kW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했고, 경기도일자리재단 북부사업본부에도 71.24kW의 발전소를 설치해 운영중에 있다.

    현재 협동조합들은 경기도의 공공부지활용 햇빛발전소 확대사업공모에 참여해 약 8MW 용량의 부지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경기국악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는 시공중에 있고,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건설본부, 경기도농업기술원 등에서 인허가 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3) 시민 누구나 햇빛발전소 설치 참여 제도 및 정책 제안 활동

    협동조합들의 역할은 직접 햇빛발전소 설치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시민 누구나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참여하고 경제적 이익을 얻도록 시민참여를 돕는 일이다. 시민들의 목소리나 제안을 모으는 공론장을 운영하고, 이를 정부나 지방정부에 전달해 시민참여형 제도를 마련하고 정책을 펼치도록 제안하고 있다.

    20245~6월에는 경기도가 추진한 경기 RE100 실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인 RE100 국가 실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법' 개정 농촌 RE100 실현을 위한 '영농형태양광지원법률(가칭)' 제정 산업단지 RE100 실현을 위한 '산업집적법' 개정을 위한 활동에 경기도민들이 참여하도록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희망하는 시민사회단체들과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의 활동에 함께하여 40조 원의 경기도 금고 선정에 '기후금융' 평가를 적용받도록 하기 위한 경기도 금고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개정 활동, 탄소중립 도민추진단 활동, 도와 시·군의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 수립과정에 참여해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와 사업계획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4) 기업RE100 추진 및 지역사회 공헌 활동

    기업RE100 추진

    협동조합들은 22년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보유한 REC를 식스티헤르츠와 함께 카카오 제주본사(1,900MWh) 10여개 소셜벤쳐등 중소기업과 소규모 전력거래 실증사업을 추진하였다. 23년에는 카카오 판교아지트(2,000MWh)와 카카오 게임즈(100MWh), 현대캐피탈(42MWh)REC를 제공하였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매년 안산시 사회적경제조직들에 사회적경제상생기금을 전달해왔고, 라오스, 필리핀 등 해외 지역에 태양광 설치를 지원해오고 있다. 수원시민햇빛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복지법인 '꿈을 키우는 집10.08kW 용량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했고, 매년 10가구 정도의 미니 태양광을 설치·지원하고 있다. 안양군포의왕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은 더불어 가는 배움터 길대안학교에 1.5kW, ‘안민희망둥지지역아동센터3kW 태양광 설치를 지원하였다.

    수원, 양평, 여주지역 협동조합, 주민발전소 관리운영 지원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은 화서1동이 제공한 좋은마을만들기사업 평가에서 받은 상금과 공공부지 위에 18kW의 햇빛발전소를 시공하고, 이후 관리운영을 하며 발생하는 수익금을 마을에 제공해 마을복지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양평에너지협동조합은 에너지자립마을인 세월리 마을공동발전소(30kW)와 옥현리마을상생발전소(60kW)를 관리운영을 지원하고, 참살이협동조합은 여주시 관내 3개 마을발전소를 관리운영하고 있다.

     

    3.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실현에 햇빛발전소의 역할

    20212월 미국 텍사스주의 450만 가구는 영하 18도까지 내려가는 한파로 인해 수일간 이어진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경험했다. 전력 공급이 끊기고 강추위까지 이어져 24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 태양광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보유한 가구들은 잘 대응하거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어, 이후 시민들의 햇빛발전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언론과 경기도 보도자료 등을 참고해 장기간 폭염과 열대야를 겪은 도민들이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이룬 성과를 소개해 본다

    1) 구양리 햇빛두레발전소 사례

    여주시 구양리 마을에서는 햇빛두레발전소를 추진해왔는데, 마침내 20245월 완공한 이후 정치인들과 시민들의 방문이 계속되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구양리 마을 주민들 60여 명은 협동조합을 결성한 후 마을공유지와 창고 지붕 등에 1,000kW 용량의 태양광발전소 설치계획을 세우고, 산업부의 햇빛두레발전소 지원사업 공모에 참여 선정되어 REC 우대 적용 및 장기저리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전기 판매수익으로 받는 연평균 매월 1천만 원 이상의 수익으로 마을행복버스와 마을식당을 운영해 주민들에게 이동과 식사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마을공동체가 햇빛발전소를 공동으로 운영하며 수익을 마을주민복지로 공유하는 마을을 만들어, 고령화된 농촌 마을에 새로운 희망을 가꾸어 가고 있다.

    2) 경기 RE100 자립마을사업 사례(평택시 호정마을 에너지자립마을)

    경기 RE100 자립마을사업(옛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전기료 절감에 초점을 맞춘 자립마을을 선정해 설치비의 80%를 지원한다. 20237월 가구당 7748천원의 전기요금 납부(전기사용량 : 363kWh)하던 마을 주민은, 3kW 태양광 설치 이후 325kW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해 기본요금 수준의 전기요금 납부하고 있다. 또 마을내 10kW 마을공용발전소에서 나오는 수익은 매월 16~20만원으로, 7만원을 지붕 임대료로 제공한 후 남은 수익을 마을발전기금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3) 경기 RE100 기회소득마을 사례(이천시 어석1리 에너지기회소득마을)

    경기 RE100 기회소득마을(옛 에너지 기회소득마을)은 태양광설비 투자에 대한 주민 배당수익 지원에 초점을 둔다. 마을 내 개인 건물 및 부지 등에 100~1kW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고, 지분을 투자한 주민에게 연이율 25% 수준의 발전수익을 매월 현금으로 배당한다.

    마을 주민 20명은 협동조합 출자자로 경기도와 이천시의 보조금 및 자부담금을 마련해 285kW의 주민 수익형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 이 발전소에서는 하루 평균 1,200kWh의 전력을 생산해, 매월 약 800만원의 수익을 올려 마을 유지관리비 및 발전기금을 제외하고 출자 주민들이 햇빛기회소득으로 월 15만원의 수익을 20년간 얻게 된다고 한다

    4) 남양주시 위스테이별내 임대아파트옥상 햇빛발전소 사례

    공동주택 옥상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려면 주택 소유자의 2/3가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나, 소유주가 단일한 협동조합 주택이라 설치 관련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없었다. 아파트 7개 동에 설치된 태양광으로 22년 한 해 약 30h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 전력으로 지하주차장이나 승강기 등 공용 전기료를 절감하였고, 공용 사용량 감소로 한전과 계약한 요금제를 기존 종합계약에서 단일계약으로 바꿀 수 있었다. 이후 가구 전기료는 월평균 7,500원씩(280h 사용 기준) 절감해, 태양광 생산 전력 포함 전기료로 환산하면 가구당 월 13천원 가량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한다.

     

    4. 경기도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는 탄소중립사회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필수적인 인프라로 그 역할을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매우 부족해, RE100 이행 수출 기업들에게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시민 누구나 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줄여주거나 없애주어야 한다. 햇빛발전소를 설치할 때 초기 비용부담이 큰데, 정부 예산으로 일정 비율의 비용을 보조하거나 할부금융상품과 같이 녹색금융제도를 마련해 장기간에 걸쳐 갚을 수 있도록 지원하면 좋겠다. 또 시민들이 재생에너지 설치 지식과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교육을 지원하고, 설치부지에 대한 타당성 상담 및 조사, 인허가, 시공 및 설비 유지관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행정부서나 기관들이 촘촘하게 배치되기를 바란다.

    도시화로 공동주택이 많이 들어서고 있지만 설치된 햇빛발전소를 많이 볼 수 없는데, 신규 공동주택 햇빛발전소 설치 의무화, 기존 공동주택 옥상의 경우 현 주택 소유자 2/3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규정등을 완화하거나 개선해야 한다.

    햇빛발전소를 설치할 부지가 없거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는 시민들은 지역 에너지협동조합에 출자자로 참여해 재생에너지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 출자금에 대한 배당을 받을 수도 있고, 협동조합을 통해 함께 지역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20245월 경기지역의 기후위기비상행동,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에너지협동조합들이 함께 모여 경기3030 실현 100만 도민행동을 출범했다. 2019년 기준 경기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도민들이 사용하는 전력소비량 대비 약2.5%에 불과한 것을 2030년까지 30%로 높여가자는 운동이다. 도민이 직접 혹은 협동조합에 참여해 재생에너지 생산자가 되거나, 재생에너지 확대 제도개선 및 정책제안 참여, 교육 및 문제해결 공론장에 참여해 미래를 설계하는 일원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

     
     
    [기획] 경기RE100과 함께, 도민참여 재생에너지 사회로
    경기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이상명

    조회수 4651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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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평소 출퇴근길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시나요? 저는 주로 책을 읽거나, 팟캐스트를 듣는 편인데요. 오늘은 제가 운영하는 소셜 섹터 팟캐스트, ‘파도 한 스쿱을 소개합니다.

     

     

    팟캐스트란 오디오 플랫폼으로, 라디오와 유사한 미디어 콘텐츠입니다. 그렇지만 라디오와는 다르게, 청취자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방송을 들을 수 있죠. 제가 운영 중인 파도 한 스쿱네이버 오디오클립, 팟빵, 애플 팟캐스트 3개 채널을 통하여 주 1회 팟캐스트 콘텐츠를 기획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4620일 기준 구독자 수 142(네이버 오디오클립과 팟빵의 구독자 수를 합한 수치), 평균 청취수 약 100회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제는 장애인이동권, 패스트패션, 노키즈존, 동물권 등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셜섹터 이슈들을 다룹니다. 주제별 20~40분간 각계의 관점을 다루고 소개함으로써, 함께 사는 사회 속 지속적인 변화를 함께하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하실 것 같아요. 저희는 아동 공공기관의 서포터즈 활동을 함께한 팀이었습니다. 가정 위탁, 실종 아동 등과 같이 아동 권리와 관련된 주제로 콘텐츠 제작을 하는 게 과제였어요. 저희는 공공기관의 대외활동을 넘어 한계 없이 더 많은 아이디어를 맘껏 펼치고, 열린 결말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보자는 마음이 모여 파도 한 스쿱이 탄생했습니다.

     

    이름에 담긴 의미를 소개하자면, 파도라는 단어에는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는 어떤 사회적 운동이나 현상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저희의 일이 사회적 운동에 포함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이름이 딱 와닿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하루에 하나씩, 작은 것부터 함께 하자는 뜻에서 한 스쿱을 붙였답니다. 이러한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변화를 향한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변화의 시작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더했습니다.

     

    작년 1월에 처음 오픈하였고, 어느덧 70회의 방송을 진행하였어요. 주변에서 종종 방송 소재가 떨어지면 어떡하냐와 같은 질문도 해 주시는데, 이 부분에서는 전혀 걱정이 없어요. 사회적 가치는 우리 일상과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소재의 폭이 넓고 다양하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다룰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우선순위를 정하기가 어렵답니다.

     

     

    지금까지 다루었던 주제 중에서는 대안학교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일반 중·고등학교를 졸업했기에 보편적인 교육 환경 속에서 자라왔는데, 저희 멤버 중 한 명이 대안학교 출신이에요. 이 에피소드를 준비하면서 대안학교에서는 교과서 대신 영어 원서로 수업하거나,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는 프로젝트형의 수업을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자신이 관심이 있는 직업인을 실제로 만나 해당 직업에 대해 인터뷰하고, 이를 통해 배운 것들을 레포트로 작업화하는 과정을 중학교 때 해보았다는 게 인상 깊었어요.

    <강연을 수강한 학생들의 후기>

     

    그리고 이 에피소드 덕분에 대안학교에 출강하기도 했습니다. 대안학교에서 진행하는 창업 수업에서의 선행 사례를 소개하는 특강으로, 90여 명의 중학생에게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강연에서는 팟캐스트의 탄생 배경부터 크라우드 펀딩, 공모 사업 등 공익활동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소개하였습니다. 더불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이름난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대학 생활을 보내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청소년이었을 때 누군가 이러한 말을 해 주었길 바랐던 것 같기도 하네요.

     

     

    저희는 팟캐스트 외에 인스타그램 콘텐츠도 꾸준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는 귀로만 듣는 매체이기 때문에, 구독자와의 친밀감이 높지 않다는 점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서는 저희의 일상 속에서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순간을 보다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여행 중 발견한 업사이클링샵 소개, 사회적경제 관련 제품 소개 및 실제 사용 리뷰, 여름맞이 건강 밥상 메뉴 소개 등 다채로운 콘텐츠가 있으니 구경해보세요!

    어느덧 팟캐스트를 시작한 지도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요, 여전히 쉽지만은 않습니다. 사회의 이슈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오해를 받을 일도 많고요. 그럼에도 나의 의견을 말하고, 서로의 의견이 달라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 이것이 파도 한 스쿱이 지향하는 방향성이에요.

    파도 한 스쿱의 청취자들이 방송을 통해 꼭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가 바로 사회적 가치라는 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저는 평소에 길을 가다가도 사회적 가치가 담겨 있거나, 어떤 이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것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거든요. 저희는 그게 재밌어서, 다른 사람들도 일상에서 그걸 발견하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도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는 재미를 발견해보시길!

     

    네이버 오디오 클립: 파도 한 스쿱 : 오디오클립 (naver.com)

    팟빵: 파도 한 스쿱 : 팟빵 (podbbang.com)

    애플 팟캐스트: Apple팟캐스트에서 만나는 파도 한 스쿱

    인스타그램: 파도 한 스쿱 | 팟캐스트(@wave1scoop)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는 재미를 나눠요
    보라유

    조회수 2447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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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식 홈페이지

     

    세상에는 수많은 기념일과 기념주간이 있지요. 71~5일은 무슨 주간일까요? 공익웹진을 구독하는 분들에게는 아마도 의미 있는 기간일 텐데요. 바로 올해 처음 개최된 공익활동가주간입니다. 공익활동가주간의 의미와 주요 행사들은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류홍번 운영위원장의 기고문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73일자 기획웹진) 이번 웹진에서는 기념주간의 개막을 알린 심포지엄 풍경을 전해봅니다.

     

     

    장맛비가 모처럼 쉬어가던 71, 여의도 국회의사당 옆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시민사회와 22대 국회의 공동과제와 역할>이라는 이름의 심포지엄이 개최되었습니다. 오프라인 신청 정원 70명이 일찌감치 선착순 마감될 만큼 전국의 활동가와 정책 입안 관계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좌석이 모자라고 제8간담회실이 비좁게 느껴질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지요. 아쉽게도 이곳에 직접 오지 못한 온라인 신청자들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유튜브 링크와 오마이TV 생중계를 통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더나은미래, 라이프인, 소셜임팩트뉴스도 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본 심포지엄은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와 13명의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는데요, 진행을 맡은 송원찬 공동운영위원장의 소개처럼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가 활동한 지 올해로 딱 10년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를 크게 두 가지로 꼽겠습니다. 첫째는 활동가들의 헌신이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 형성을 위해 공익활동가주간에 마련되었다는 점, 둘째는 지난 531일 출범한 22대 국회가 의욕적으로 시민사회와 함께 공동의 입법전략과 대안을 모색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김민문정 공동대표(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염형철 이사장(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도 환영사를 통해 정치와 시민사회의 협력에 기대함을 표하며 모두 함께서로 연결을 강조했습니다.

     

    왼쪽부터 송원찬 운영위원장, 김민문정 대표, 염형철 이사장

    출처: 오마이TV 유튜브 채널

     

    다음으로는 공동주최자 11인을 포함하여 이 자리에 참석한 국회의원 13인의 짧은 축사가 있었습니다. 13명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초선의원이었는데요. 지금의 이 초심, 변함없이 지켜가실 것을 믿어보겠습니다!

    본격적인 순서로 신진욱 교수(중앙대 사회학과)<한국사회 변화주체로서 시민사회의 역할과 도전>이라는 제목의 기조 발제를 이어갔습니다.

    “1987 민주화 이후의 20년과 2008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의 시민참여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분석한 결과, 21세기의 시민참여는 비조직적이고 다양해졌을 뿐 결코 약화나 침체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참여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에너지가 존재합니다. 다만, 현 정부 들어 표적감사, 왜곡담론, 인력 및 예산 축소 등 제도적 환경이 나빠지는 가운데 국회와 시민사회의 긴밀한 거버넌스가 요청됩니다.”라고 전하였습니다.

     

    왼쪽부터 신진욱 교수, 정란아 위원장, 이승훈 위원장, 류홍번 위원장

    출처: 오마이TV 유튜브 채널

     

    이어서 3인의 발표자가 나섰습니다. 첫 번째 순서인 정란아 정책위원장(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은 핫핑크돌핀스, 호주제 폐지, 유치원 3법 등 사례 중심으로 시민사회와 국회 간 협력이 이끈 사회변화를 돌아봤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변화는 법과 제도에서 나오는 것이니 입법기관인 국회가 시민사회의 제안을 잘 살려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로 이승훈 공동운영위원장(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은 그간 국회와 시민사회의 협력을 현안대응형, 제도개선형, 위기극복형의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면서 특히 협력의 정점으로서 2016 탄핵 촛불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탄생한 문재인정부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며 더욱이 현 정권이 시민사회 생태계를 전면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의 극복을 위해 국회에 협력 메뉴얼과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역소멸 위기 앞에서 로컬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자고 제언했습니다.

    세 번째로 류홍번 운영위원장(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은 한국 민주주의가 반복 퇴행하는 이유를 미완의 시민사회에서 찾았습니다. 6월 민주항쟁 이후 갈등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왔던 한국 시민사회는 현 정부의 노골적인 반()시민사회 정책과 마주했습니다. 앞서 문재인정부가 유리한 여건에서도 여러 한계를 드러낸 까닭은 정권 초기 2년 내에 빠르게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며 법안의 중복성 검토 미비, 소극적 입법전략(Low Key), 설득과 소통 부족도 실패 요인이라고 전했습니다. 22대 국회는 이를 교훈 삼아 전략적 성과를 이뤄야 할 것입니다.

     

    왼쪽부터 임정근 이사장, 박동순 국장, 노영권 대표, 하재찬 이사, 송재봉 의원

    출처: 오마이TV 유튜브 채널

     

    끝으로 임정근 이사장(사단법인 시민)이 좌장을 맡아 4인 토론을 이끌었습니다. 박동순 국장(한국YWCA연합회)은 지역YWCA를 법인화하는 재구조화 과정에서의 힘들었던 경험을 나눴습니다. 지자체마다 담당 부서가 다르고 담당 공무원의 법 적용과 해석이 달라 상충하는 부분의 조정을 역설했습니다.

    노영권 공동대표(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는 마을만들기 활동의 가치와 성과를 확인시키며 수원시의회 마을만들기 조례 폐지 추진을 막아낸 사례를 들려줬습니다. 현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향식 사업으로의 변경이나 지원 중단을 감행하고 있기에 22대 국회에서 마을공동체활성화기본법 법제화 운동을 펼치고자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하재찬 상임이사(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는 사회적경제와 시민사회의 지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국가권력과 시장을 견제하도록 시민사회는 기계적 중립을 떠나 진보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국회는 발의보다 제정의 관점에서 선()제정-()개정 전략을 세우자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인 송재봉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심포지엄을 준비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한 패널입니다. 국회 내 연구모임 간 협력, 시민사회조직 간 논의구조 구축 등 공감대 마련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대화와 설득을 통해 우선 가능한 것부터 해나가자고 제언했습니다.

     

    오늘날 일각에서는 시민단체의 위기와 소멸이라는 진단이 흘러나옵니다. 국회가 시민사회를 경쟁상대로 여긴다는 의심의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진욱 교수의 설명처럼 과거 시민사회 활동이 시민운동, 민중운동이었다면 지금은 마을공동체, 주민자치, 협동조합, 사회적경제 등 그 주체와 방식이 오히려 확장되고 다원화됐습니다.

    이번 기념심포지엄은 우리 시민사회가 어떤 식으로든 전진해온 그간의 발자취를 되새기며 서로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내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시민사회활성화기본법 제정 실패라는 아쉬움을 딛고 22대 국회에 새 희망을 거는 자리, 불통과 압박으로 일관하는 정권에 맞서 위기 극복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밟아주면 더 잘 자라는 보리처럼, 탄압이 내공을 강화하는 역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위기가 기회였던 역사적 사례들도 얼마든지 알고 있지요. 어둠이 짙을수록 별은 더 빛난다는 말도 있잖아요. 지금이야말로 어느 패널의 제안대로 고군분투 말고 협동분투가 필요한 때입니다. 동행, 시민, 지원, 연대.... 이미 우리의 이름 속에 들어있는 바로 그 가치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변해왔고, 세상의 변화엔 늘 공익활동가가 있었으니까요.

     

     

    [현장스케치] 22대 국회, 시민사회와 손잡다 – 2024 공익활동가주간 기념심포지엄
    참비움

    조회수 2551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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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릴라가 아니에요. ‘공릴라’(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에요!”

     

    공릴라, 약간 낯설지만 흥미로운, 뭔가 움직임이 마구 상상되는 이름의 느낌 그대로 2024년 경기마을주간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가 공동주관하여 보이는 라디오가 펼쳐졌다. 충분히 신선하고 역동적으로 공익활동 퍼뜨리기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공릴라, 약간 낯설지만 흥미로운, 뭔가 움직임이 마구 상상되는 이름의 느낌 그대로 2024년 경기마을주간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가 공동주관하여 펼친 보이는 라디오는 충분히 신선하고 역동적으로 공익활동 퍼뜨리기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공릴라가 첫 선을 보인 곳은 628일 금요일 안양시에 위치한 김중업건축박물관 특별전시관 1층에서였다. 전날부터 2024 경기마을주간이 안양예술공원 곳곳에서 다양한 주제의 섹션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둘째 날 1030분부터 16시까지 보이는 라디오 공릴라가 현장의 한 섹션으로 열리고 유튜브로 생방송되었다.

     

     
     

    마을공동체와 공익활동의 연결이 지당한 만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손잡고 서로의 역할을 보충하면서 지지하는 활동이 가시화되는 현장의 모습과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진행 일정을 보니 각 파트별 주제 선정에서부터 이야기 손님 섭외, 얘기 내용 정리에 이르기까지 협력한 단체들이 많이 고민하며 준비한 흔적이 역력했고 그동안 전하고 싶었던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가히 짐작이 가기도 했다.

    다음은 진행된 꼭지들 순서다.

     

     

    공릴라(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 개국

    - 하나를 위한 모든 것 (all for one)

     

    파트 1 : 공익활동? 대체 그게 뭔데?!

    - 세대별로 들어보는 공익활동 이야기

    - 공익활동, 대체 어떻게 하는 건데?

     

    파트 2 : 경기도 톺아보기: 북부 vs 남부

    - 우리동네 활동 인프라 공유

    - 경기 남·북부 공익대첩

     

    파트 3 : 협치 마을센터 vs 공익센터

    - 우리 센터 자랑배틀

    - 공동체의 주체: 마을 그리고 공익?

     

    부스 : 보이는 목소리 나도 할 말 있어!”

    - 라디오에서 다루지 않는 의제 제안

     

    공릴라 폐국

    - 새로운 만남을 위해

     

     

     
     

    공릴라(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 개국 - 하나를 위한 모든 것 (all for one)

     

    공릴라의 개국은 이를 위해 협력한 경기도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임민아 공동운영위원장,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강민진 대리,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곽현지 팀장이 베테랑 같은 면모로 생방송의 장점을 살려 청취자와 청중의 반응을 유도하며 유쾌하고 신나게 문을 열었다. 경기마을주간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고, 14개 지역 15개 단체가 연대하고 있는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의 활동 얘기를 들려주고, 공익활동의 보람을 공유하며 공익활동가와 공익단체들이 더 많이 소통하고 알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모두가 공익으로 하나 될 수 있기를이란 소망에 기운을 모아 시작을 알렸다.

     

    파트1: 공익활동? 대체 그게 뭔데?

     

    이 시간에는 각 세대를 대표하여 사회자인 30대 청년네트워크 청플1) 위원장이자 한국다문화뉴스 강성혁 대표, 20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청년네트워크 청플 위원이자 화성그물코학교 김지현 교사, 40대 광명경실련 유병욱 정책실장, 50대 사단법인 경기시민연구소 울림남권길현 운영위원 3명의 이야기 손님이 각자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저마다의 관점에서 공익활동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나누어주었다.

    우선, 공익활동이 뭔지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33색의 대답이 흥미로웠다. 40대대표는 아담스미스의 경제학 이론에 나오는 보이지 않는 손을 언급하며 하고자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이것이 결국 다수 시민에게 보편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 되어 공익적으로 된다고 하며, 조금 더 적극적으로는 함께 잘 살기 위한 태도를 갖고 그런 일을 선택하는 것이라 답했다. 그런가 하면 감수성이 예민한 20대 대표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되, 각자의 선과 벽을 연결하고 넘을 수 있게 하는 활동을 공익활동이라고 본다는 예리한 답을 내놓기도 했고, 50대 대표는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함도 공익적일 수 있다는 관대한 답을 주었다. 그리고 공익활동가가 직업이 될 수도 있지만 경계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인 상식선에서 공익활동을 하는 사람을 공익활동가라고 할 수 있겠다는 데는 모두 다 동의하였다.

    다음 질문은 청취자 측에서 올려준 공익활동의 범위와 관련한 것이었다. 주로 어디에서 공익활동이 펼쳐지냐는 질문에 제일 먼저 제시된 예는 재난상황이었다. 그 누구를 막론하지 않고 서로 필요한 것을 채워주며 함께 재난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것 그 자체에서 극명하게 공익성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기부나 참여가 이루어지는 모든 범위가 공익활동 범주에 들어간다는 얘기도 나왔고, 거기에 마음을 울리는 답도 보태졌다. 내 이웃의 아픔과 어려움을 도외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혹은 민주적 주체로 인정받고 행동할 수 있다면 그 자리는 공익활동이 지나간 자리라는 답이 그것이다.

    이어 공익활동의 기본 이해에 꼭 필요한 꼼꼼한 질문이 던져졌다. 봉사활동과 공익활동의 차이는 뭐냐는 것이다. 여기에 공익활동은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성이 요구되기도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가 하면, 자선과 공익활동은 분리하여 생각되어야 한다는 예리한 답도 있었다.

     

    다음으로는 나에게 공익활동은 ○○이다라고 정의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이 있었다. 이럴 때 늘 예상치 못한 단순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답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50대는 나에게 공익활동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다.’라고 하며 오랜 시간 공익활동을 통해 성장한 보람을 실어 답했고, 40대는 나에게 공익활동은 나의 30대다.’라고 하면서 30대에 공익의 가치를 위해 몸 바쳐 열정적으로 살았던 자신의 개인사를 반영한 답을 내놓았다. 20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의미심장한 답을 내놓았다. ‘나에게 공익활동은 줄다리기다.’라고. 그러면서 설명하기를 한 가닥의 줄을 잡아당기는 것이 아니라 공익에 대한 인식활동을 둘러싼 원 형태의 줄을 당긴다는 것이다. 20대의 청년이 깊이 있는 고민을 거친 정제된 생각과 표현으로 공익활동의 의미를 또렷하게 제시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고 고무적이었다. 역시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공익활동을 하는 보람에 대해서 이들은 존중과 배려라는 이상적 가치를 실천의 자리로 가져오는 보람,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보람을 얘기하는가 하면, 변하는 지점을 발견할 때의 보람, 다양함에 마음이 열리는 것을 볼 때의 보람을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공익활동 참여 동기 또한 가슴에 남았다. 20대는 방과후 대안학교를 경험하면서 학교교육에서 채워지지 않는 삶의 균형을 위해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지만 이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사회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자각, 사회변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가 이들을 움직여 공익활동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관심이 있어도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사회적 취약층도 어떻게든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우리 곁에 시민활동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려 깊은 생각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건 고마운 일이다. 이에 곁들여 공익활동에 참여를 쉽게 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 나눔도 빠뜨릴 수 없다.

    작은 동아리, 커뮤니티를 연결하여 취미활동과 공익활동이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만들어 알리는 것, 지지하는 단체에 가입하여 회비를 내는 것, 토론회나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 소액 후원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있었고 지자체 SNS를 통한 공익활동 정보 제공도 공익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알리는데 매우 유용할 것 이라는 의견 등을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널리 알려진 인용문과 모두의 의지를 담아 유익하고 흥미로웠던 토크쇼 첫 번째 라운드가 마무리되었다.

     

    인간의 마음은 민주주의의 첫 번째 집이다.”

    마음과 마음의 연결을 포기하지 말자.”

     
     

    파트 2 : 경기도 톺아보기, 북부 vs 남부

     

    두 번째 파트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안명희 운영지원팀장이 사회를 맡고 이야기손님으로는 북부 대표로 경기 북부 청년망고 협동조합 조한나 대표, 남부 대표로는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민진영 공동대표가 나왔다.

    북부와 남부의 현황을 비교해가며 공익활동의 전개 상황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는데, 북부는 특히 인프라 부족, 경제적 자원 부족, 이동거리로 인한 만남의 제약 등이 어려운 상황으로 거론되었고, 남부는 상대적으로 북부에 비해 일자리나 인프라 측면에서는 유리하나 현 시점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활동가나 시민단체에 대한 후원과 지지의 폭이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였다. 활동가도 남부에 더 많고 북부의 경우 생업이 주업인 사람들이 많아 공익활동에 참여할 여력이 부족한 점도 짚어졌다. 그래도 공익활동이 활발한 분야를 꼽아달라고 했을 때, 북부에서는 자연환경보존, 농촌지역과 농민지원, 평화운동,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활동 등을, 남부에서는 초대손님의 관심영역이 그래서일 수도 있으나 국제공항 이전 문제 등 지역 현안 이슈가 거론되었다. 공익활동문화를 비교해보면 어떻겠냐는 질문에는 북부는 잘 뭉치고 활동가들이 지치지 않는다는 답이 나온 반면, 남부 쪽에서는 동서 연결의 어려움이 지적되었다.

    북부와 남부 인적자원의 특징도 비교해 보았다. 북부에는 역시 청년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왔고 남부에서는 시민단체 인적자원의 유지나 확보를 위해 기부금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하며, 공익활동가가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공적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며, 이들이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활동공간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이 강조되었다. 아울러 청년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고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여 지속적인 공익활동가 풀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언급되었다. 공익활동의 추세를 장기적인 관찰을 유지하며 지원계획과 이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청년을 위한 사업으로 시도하는 청플(청년활동가 네트워크)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마풀(마을활동가 자원풀) 등을 통해 개인은 물론 지역조직이 있는 단체들이 연대, 협력, 소통할 수 있는 기반과 기회를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는 점 또한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끝으로 공익활동을 하는 지역단체 리스트 작성 및 공개와 공익활동에 대한 공감 요청, 공론화 요청이 있었다.

     

     

    파트 3: 협치, ‘마을센터’ vs ‘공익센터’/ 공릴라 폐국: 새로운 만남을 위해

     

    세 번째 꼭지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신남균 센터장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이 나와 정보와 현황, 자랑을 주고 받는 밸런스게임으로 진행되어 양 센터의 직원들의 현장 응원, 유튜브 생방송 댓글 응원까지 더해 재미와 열기가 가득했다.

    우선 두 센터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2015년에 경기도따복공동체지원센터로 문을 열었는데 이때는 사회적경제 파트와 마을공동체 파트를 통합 지원하는 체제였다가 2019년부터 두 파트가 나뉘어 지금의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로 독립 운영을 시작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남부센터가 2020년에 북부센터가 2022년에 문을 열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공익센터가 마을센터가 간 길을 보고 따라갈 수 있었다고 하는 훈훈한 멘트를 통해 두 센터가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각 센터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마을센터에서는 현장 밀착의 힘을 강조했고 공익센터에서는 필요를 채우고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경기마을주간에 협력하여 참여한 만큼 공익활동주간에 대한 홍보도 놓치지 않았다. 71일부터 5일까지 전국 공익활동지원센터 공동으로 공익활동주간을 진행하며 특히 71일에는 시민사회활성화기본법과 마을기본법 관련한 심포지엄이 국회에서 열린다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덧붙여 현재 경기도에는 5개의 지자체에서만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앞으로 더 활발한 공익활동을 위한 지원과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는 발언에도 힘이 실렸다.

    또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측에서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의정부에만 사무실이 있는 반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북부, 남부 사무실이 따로 있어서 인프라가 부족한 북부에서는 공간 대여가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략사업팀에서 ‘1기업 1단체 공익파트너십 캠페인으로 사회공헌을 유도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보완했으면 하는 것으로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는 마을공동체 활동의 성과를 측정해서 증명하는 일과 시·군과의 협력체계, 행정지원 방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지원형태 등을 들었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시·군지원이 직접사업과 간접사업으로 동시에 이루어져 지역시민의 힘이 강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얘기했다.

    앞으로 인구감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 등의 문제가 지금과 같은 정책 운영만으로는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나, 포기하고 절망하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인생에는 3번의 기회가 있다는 걸 명심하고 뭔가를 시도하면 삶의 질이 그만큼 달라질 것이고 공동체로 인한 관계도 행복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두 센터의 기저임을 두 센터장의 뚝심 있는 발언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공릴라 폐국: 새로운 만남을 위해

     

    이 파트에서는 첫 선을 보인 공릴라의 하루를 돌아보며 마무리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시도였던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협업, 서로를 보완하며 더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한 첫 움직임은 매우 활기차고 의미 있었다. 현장에서도 5시간 이상의 긴 생방송이었지만 아쉬움이 남았고, 유튜브 댓글로도 앞으로도 이런 협력, 특히 공릴라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들을 남겨졌다. 위트가 넘치는 또는 관심과 응원을 주고 받은 현장과 청취자의 소통도 즐겁고 좋았다.

    공릴라를 공동주관했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는 어디서든, 어떻게든 찾아가는 공릴라를 이어가보겠다는 약속을 하며 공익활동이 새로운 날개를 달고 더 큰 기운으로 날아오르고 퍼질 것임을 예고하였고, 이에 거는 기대가 한껏 커지는 공릴라의 출발이었다.

     

    이 방송은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유튜브 다시보기]

     

    <각주>

    1) 청플 :  경기도 청년네트워크 위원회 [][]로우 물 흐르듯 살고 싶은 청년들이 바꾸어 갈 사회의 물줄기!’라는 의미

     

     
     
     
     
    [현장스케치]보이는 라디오 ‘공익활동 릴레이 라디오’ 출발
    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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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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