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배우며 알게 된 경험, 이를 나누는 기부

안녕하세요. 2026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Hana입니다.
저는 부끄럽지만,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봉사활동, 기부와는 거리를 멀리하고 지냈습니다. 당시에는 학교에 다니면서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야 하던 시기였고, 주로 지역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사업 현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봉사, 기부 활동에 참여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이었던 저는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는 것에만 치중된 분위기와 한정된 봉사활동 공간으로 인해 봉사, 기부의 진짜 영향력을 깨닫지 못했고, 학창 시절이 끝날 때까지도 그 의미를 모른 채로 지냈습니다.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한 후에 참여한 게 아니라 학교의 분위기상 의무에 가까웠고, 직접 기획-진행할 수 있던 게 아무것도 없어서 봉사와 기부의 의미는 알았지만, 더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만약에 제가 봉사와 기부 활동을 직접 기획-진행하여 하나씩 쌓아 올렸다면, 봉사와 기부의 진짜 의미, 그리고 사회에 퍼질 공익적인 영향력을 알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번 콘텐츠에서는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청소년기관, 그리고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부 활동을 기획-진행하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가는 생생한 교육/재능기부 현장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기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폭넓게 제공되고 장려하는 교육, 재능기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기부>는 공익을 위해 대가 없이 타인에게 금전, 물품 또는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을 제공하는 자발적인 행위입니다. 단어만 보면 공익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기부가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게 전제이므로 개념 자체는 쉽게 설명할 수는 있지만, 다양한 사례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부의 범위를 넓혀서 확인하면, 다양한 종류의 기부와 지속가능한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교육 기부>를 다뤄보겠습니다.
<교육 기부>는 창의적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에서 사회적으로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유-초-중등 교육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교육 기부 수혜 대상자는 유-초-중등 교육활동의 멘티, 즉, 배우는 관점으로 참여하는 사람이며 유치원 교육활동(1)과 초-중등(2) 교육활동은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1) <유아교육법> 제1장 총칙 제2조(정의) 제1항에 따라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의 어린이를 유아로 정의하고, 제2장 유치원의 설립 등 제11조(입학) 제1항에 따라 유치원에 입학하여 진행하는 교육을 의미합니다.
(2) <초ㆍ중등교육법> 제2장 의무교육 제13조(취학의무) 제1항에 따라 모든 국민은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이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즉, 7살부터 초등학교 졸업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항 제3항에서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년의 다음 학년 초에 중학교에 입학시키고, 졸업할 때까지 다니게 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같은 법령 제1장 총칙 제2조(학교의 종류)에 따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공민학교, 고등학교, 고등기술학교, 특수학교, 각종학교이며 이곳에서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장 학교 제43조(교과)에 따라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외국어, 음악, 체육, 도덕 등 여러 과목을 배우며 지식과 세상을 배웁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학교를 자퇴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한다는 뉴스가 종종 보이는 만큼 사회 전반의 정책-사업은 물론, 교육/재능기부는 이들을 품을 수 있게 바뀌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기본통계>에서는 2020~2024년을 기준으로 중학교(0.5~0.8%), 고등학교(1.1~2.1%)의 학업중단율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으로 돌봄을 받을 공간이 사라지는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2024년 교육부 교육통계연보를 기준으로 초등학교~고등학교 청소년 중 학업중단을 선택한 사람이 약 54,516명입니다.
그리고 국가데이터처가 2023년에 발간한 <장래인구추계> 중 청소년 인구 및 구성비에서는 2020년을 기준으로 0~19세 나이대의 청소년 인구가 약 8,213,000명(전체 인구의 구성비 15.8%)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비율은 약 1%대이지만, 학업을 중단하고, 사회에서 고립된 사람이 많은 상황입니다.

이들을 포용하기 위해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제2조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 나이(제1항): <청소년기본법> 제1장 총칙 제3조(정의) 제1항에서 정의하는 청소년 연령대(10~25세)에 속하는 나이의 청소년들
- 대상자(제2항): 초등학교-중학교의 경우, 학교 입학 후로부터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고등학교의 경우, 진학하지 않았거나 제적-퇴학 처분에 따라 자퇴한 청소년을 의미합니다.
교육 기부도 마찬가지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같이 제공되는 추세입니다.
고양국제고등학교 교육봉사 동아리 공시니, 교육 기부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지난 8월 8일, 경기도 고양시 토당청소년수련관에서 고양국제고등학교 교육봉사 공시니의 교육 기부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동아리 부원들은 “모든 학생들이 빈부와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아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지식을 나눠준다.”라는 목표를 위해 고양국제고등학교에서 다양한 교육 관련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 분야 카드뉴스 제작 및 이후에 기수(학년)별로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기수톡에 공유하는 활동, 청소년 마음 건강을 위한 시험 기간 응원의 글 작성, 생활인권부가 주최하는 인권의 밤 부스 기획-운영 등)
매년 새롭게 생기는 고양국제고등학교의 자율동아리들 중 대표적으로 소개되는 우수한 동아리이며 기존의 다른 고양국제고등학교 동아리와 함께 활동할 수 있기에 예-체능(댄스, 뮤지컬, 보컬, 오케스트라, 밴드 등), 학술(법학, 역사학, 국제학, 외교학 등)에서 배운 내용을 교육 기부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기도 고양시의 청소년시설인 토당청소년수련관에서 교육 기부 활동으로 매년 ‘청소년 학습-진학 멘토링’을 진행해왔습니다.
매달 토요일 중 하루, 고양국제고등학교 재학생(1학년 1명, 2학년 1명)이 멘토로 참여하는 교육 기부 프로그램으로 “모의고사 풀이 방법, 나에게 알맞은 공부 방법 찾기, 고양국제고등학교 입시정보 및 생활 이야기를 다루는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학습-진로-국제 이슈-역사-예술 등 다양한 지식을 배워가는 프로그램”까지 크게 2가지 프로그램을 연달아 진행합니다.
멘토와 멘티 청소년(중학생)들이 대화하고, 여러 가지 질문들도 멘토들이 친절하게 답변하는 덕분에 궁금증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으며 별도의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매달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는 멘토 청소년들이 달라지고, 멘토의 관심사, 이슈, 진학 시기를 고려해 프로그램 기획-구성이 조금씩 달라지기에 매번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교육 노하우를 알아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 진학에 관심을 두는 청소년이 많은 점을 생각해 상반기에는 공부 관련 멘토링을 주로 진행한다면, 하반기에는 자기소개서 작성 멘토링, 자기주도학습 등 진학이라는 방향성을 고려해 교육 기부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합니다.
또한, 매달 참여하는 멘토 청소년들은 시사 이슈, 개인의 관심사 등을 고려해 매력적인 주제 프로그램을 준비-진행합니다. 무엇보다 멘티(중학생)의 관심사 및 이해도를 고려해 준비하는데, 어렵게 생각하지 않도록 최대한 교육 과정과 유사하게 설명하며 단순히 지식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응용하여 체감할 수 있는 활동도 추가한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본격적인 교육 기부 활동 전에는 멘토들끼리 시간 분배 및 준비하여 멘토링을 진행하며 공유 PPT를 준비해 서로의 교육 기부 활동을 검토하고, 확인할 수 있게 하여 교육 기부의 취지와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멘티의 상황을 생각하며 꼼꼼하게 준비한 덕분에 멘티 청소년(중학생)들은 매번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배우고, 즐겁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멘티 청소년(중학생)들은 새로운 세상을 배우고, 경험을 쌓으며 또 다른 도전을 향해 한 걸음을 디딜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멘토와 멘티가 청소년이라는 점을 고려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은 토요일 오전에 진행합니다. 그리고 시설은 도보 및 대중교통으로 쉽게 방문할 수 있고, 배리어프리 시설(엘리베이터, 경사로 등)이 보장된 청소년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청소년시설을 이용하면서 잘 몰랐던 청소년 프로그램도 알아가고, 자연스럽게 다른 관심 및 참여로도 이어지면서 지역 사회에 관심을 두고, 동시에 개인의 성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수업은 멘토링 활동입니다. 먼저, 박연우 멘토는 자기주도가 무엇인지 소개하고, 공부 방법으로 학원, 인강, 독학을 설명하며 교육 기부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3가지 전부 공부 방법 증 한 가지이며 정답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실제로 독학에도 맹점이 있고(교사 등에게 질문이 힘듦, 개인의 의지에 의존함), 학원/인강만 듣는 것도 자기주도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중요한 것은 주도권 및 집중으로 스스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관리하는 게 핵심입니다. 학원/인강 역시 이들을 들은 후, 공부의 주도권을 잡는다면, 자기주도에 도움이 되며 선호/비선호하는 과목을 확인하여 공부 시간을 다르게 분배하여 자신만의 자기주도 공부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공부 방법을 소개한 후에는 뽀모도로 공부법(최대 집중시간을 측정한 후에 여기에 10분씩 추가하여 집중시간을 늘려보는 방법), 플래너 및 자기반성 일기 쓰기, EBS EDT 학습유형 검사 활용하기 등 실제로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이예빈 멘토는 자기소개서를 처음 작성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 멘토링을 진행했습니다. 입시, 동아리 등에서 자기소개서가 필요하다는 현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자신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자기소개서 작성을 미리 해보는 것을 추천했고. 이예빈 멘토도 진로(유네스코 국제 공무원), 가치관(다양성 및 협력), 공부스타일(분석적 공부), 진학(고양국제고등학교 등)을 고려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었던 경험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자기소개서 요소를 소개했습니다.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질문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떤 비전(꿈)을 가지고 살고 싶은지?", "자신은 무엇을 잘하는지?", "무슨 과목을 재밌게 공부하는지?", 어떤 종류의 책이나 영상 등을 볼 때에 흥미를 느끼는지?", "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이예빈 멘토가 고양국제고등학교 입시에서 자기소개서 작성 경험을 풀어서 소개해주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스스로 궁금해하고, 호기심으로 탐구했던 경험), 인성영역(가치관 및 생활 속에서의 경험), 진로 영역(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입학 이후(공부, 활동, 그리고 졸업 이후까지)까지 4가지 방향을 생각하며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었다는 경험은 물론,
중학교 생활 정리(EX: 명언 전달자로 활동하며 친구들이 위로받는 모습을 통해 공감과 진정한 친절을 생각해봤었다는 경험.), 소재 마련(표로 정리해보기), 작성 팁(자신을 천천히 소개한다는 관점에서 시작해 하나씩 경험을 연결해보기/경험을 소개하며 자기 생각-다짐-분석-판단을 적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작성해보기/진솔함이 느껴지는지, 글이 막힘없이 읽히는지를 확인하며 퇴고하기)을 공유해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알아두면 좋을 내용도 정리해서 공유했습니다.
멘티들 중에는 진학을 준비하는 청소년들도 있어 이들을 위해 여름방학에 소재를 마련하고, 중간고사 이후에 초안을 작성한 후, 기말고사 이후에 퇴고해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면접 학원도 방법이지만, 진지하게 자신에 관해 생각해보는 것과 교사와 대화해보는 방법도 같이 추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수업은 멘토가 준비한 주제 활동입니다.
박연우 멘토는 ‘철학자와 국제관계 이론에 대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2가지 학문을 간단하게 소개한 후, 국제관계에 철학이 존재함을 소개했습니다.
여러 철학자들 중 토마스 홉스(현실주의: 현실을 먼저 따지며 안보, 주권, 힘의 균형을 강조), 임마누엘 칸트(자유주의 제도주의: 국가들 사이에 규칙과 약속, 협력, 제도(국제법, 국제기구)를 강조), 존 롤스(조건부 원조 의무론: 고통받는 사회를 돕되, 자립 가능 정도까지만 도와주며 국가가 폭력적일 경우에는 돕지 않는다는 조건부를 강조), 마이크 샌댈(공동체주의: 자국민에 대한 특별한 의무가 인류 보편에 관한 의무보다 우선시됨을 강조)를 소개하여 국제관계와 철학의 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소개했습니다.


이후, 홉스 VS 칸트, 롤스 VS 샌델 팀으로 나눠서 모의로 자원의 양을 분배하고, 최종 분배를 확정하는 토론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국내 군대 편성과 국제 규범 형성을 위한 기금 간 예산 분배(홉스 VS 칸트)/우리나라 복지 체제와 해외 원조 기금 간 예산 분배(롤스 VS 샌델)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며 사상과 이념이 외교 상황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이예빈 멘토는 프로이센 왕국의 군인-군사학자인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 발췌한 “전쟁이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일 뿐이다.”를 소개하며 모의로 대통령이 되어 국가의 결정을 내려보는 체험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우호적인 약소국인 옆 국가에서 전쟁이 발생했으나, 상대국이 멀리 떨어진 강대국이라는 상황을 가정하고, 1) 침묵/2) 약소국 지원(무기 등까지)/3) 일부 지원(인도적인 지원)/4) 실질적인 도움 없이 약소국지지 주장/5) 중재자로서 휴전 협상까지 5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생각해보게 했고, 이후에 실제 역사에서 활용한 외교 방법을 같이 알려주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의 이탈리아 삼국 동맹 배반(실리-현실주의)/십자군 전쟁(명분과 가치의 중시)/러-우 전쟁 초기 대한민국의 대응(제한적 개입)/세계 2차 대전에서 독일이 폴란드에 침공했을 당시, 폴란드와 협력을 맺은 영국 및 프랑스의 선전포고(상징적 개입) 등)
MBTI처럼 다양한 외교 전략을 생각해보고, 다양한 외교 전략이 사용되고 있음을 새롭게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고양국제고등학교 교육봉사 공시니의 교육 기부, 다양한 주제와 배움이 핵심!

안녕하세요! 고양국제고등학교 교육봉사 공시니 2학년(15기) 박연우, 1학년(16기) 이예빈입니다! 동아리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빈부와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아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지식을 나눠준다.”라는 목표를 위해 교육 기부를 포함해 다양한 교육 분야 관련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동안 동아리에서는 경기도 고양시 토당청소년수련관에서 교육 기부를 진행해왔는데, 교육 기부 활동을 진행하면서 멘토, 멘티 모두가 성장하고, 흥미를 잃지 않게 할 수 있는 특장점을 만들어 교육 기부 활동을 계속 이어왔습니다.
먼저, 주제 활동입니다. 박연우 멘토가 준비한 [국제관계와 철학]에서는 지금까지 배운 내용 및 앞으로 배울 내용과 연계되는 철학자를 골라서 설명해 이해하기 쉽게 교육 기부 활동을 이끌었습니다.
또한, 이예빈 멘토가 준비한 [전쟁]은 원래 정치-외교 분야로 준비하려고 했으나, 다양한 전쟁이 발생하는 시사를 고려해 중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고려해 설명했습니다. 특히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외교 전략을 설명할 때는 전문 용어 대신에 멘티의 일상과 비유한 설명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도왔습니다.
공통적으로 자기소개서 멘토링에서는 실제 경험을 말해 사례에 적용하기 쉽게 도와주었습니다. 이처럼 공시니 동아리가 경기도 고양시 토당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하는 교육 기부만의 특징이 있어 멘토, 멘티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습니다!
교육 기부를 활성화하면서 확인하게 될 미래, 모두의 성장을 지향하는 영향력

그동안 동아리에서 교육 기부를 진행하면서 교육 기부가 지역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정말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멘토와 멘티 모두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먼저, 멘티는 멘토가 준비한 다양한 주제 및 관심사가 반영된 교육 기부 활동(멘토링)에 참여하면서 학습 배경, 지식 축적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육 기부 활동을 계기로 더욱 다양한 교육의 기회, 새로운 관심사,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 기부를 통해 누구나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사교육(학원, 돈 등)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진학을 준비할 수 있기에 학업 및 배움의 효율을 향상하고, 궁극적으로 멘티의 성장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한, 경기도에서 거주하며 살아온 청소년인 멘토 역시 열심히 공부하면서 겪은 시행착오,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던 과정을 돌아보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잘 학습하고 있는지를 성찰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역 사회에서 살아가는 청소년에게 경험을 나눔으로써 나눔의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마음이 풍성해지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육 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한 멘티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이후 진학 및 교육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기에 교육 기부의 특장점도 확인할 수 있고, 멘토이자, 도전했던 청소년으로서 열심히 교육 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보람도 느낍니다.
청소년이 주도하는 교육 기부 활동은 멘토 청소년이 경기도의 미래가 될 미래세대에게 지식과 재능을 나누는 성격을 띠고 있어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지식-경험이 필요한 지금으로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교육 기부 활동에 참여하는 멘토/멘티 청소년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역량을 얻을 수 있고, 이것이 곧 다채로운 경기도의 미래를 만드는 데에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 단순히 개인이 많이 알아가는 게 아니라 서로 배우는 가치를 공유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같이 성장하는 경기도와 지역 사회, 나눔의 가치가 확대되어 풍성해질 경기도, 고양국제고등학교 교육봉사 공시니의 교육 기부 활동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PS. “한편, 이번 교육 기부를 진행한 경기도 고양시는 인구수가 1,071,919명으로 경기도 전체 인구 중 3번째로 인구가 많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청소년들이 지역 내에서 진행되는 여러 청소년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회의 시작점이 되는 교육 기부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토당청소년수련관 고양국제고등학교 공시니의 교육 기부를 중심으로 다뤘지만, 경기도, 더 나아가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교육 기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육 기부가 이어지며 모두에게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가게 하여 개인과 국가의 성장에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자료>
https://ggmaeuldata.or.kr/sub03/sub01.php?type=view&uid=191
https://www.hscity.go.kr/www/popltnSttus/BD_selectPopltnSttusList.do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597
https://www.law.go.kr/%EB%B2%95%EB%A0%B9/%EC%B2%AD%EC%86%8C%EB%85%84%EA%B8%B0%EB%B3%B8%EB%B2%95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5072
https://www.easylaw.go.kr/CSP/CnpClsMainBtr.laf?popMenu=ov&csmSeq=746&ccfNo=1&cciNo=1&cnpClsNo=1
https://www.bucheon.go.kr/site/homepage/menu/viewMenu?menuid=148009014002001
https://easy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703&ccfNo=2&cciNo=1&cnpClsNo=4
https://stat.gg.go.kr/statHtml/statHtml.do?orgId=210&tblId=DT_210J0001&conn_path=I2
https://www.smyc.kr/notice/?bmode=view&idx=9090603
조회수 30
2026-08-27※「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 버려지는 병 안에 담긴 가능성

음료 한 캔을 다 마시고 난 뒤, 그 빈 캔은 어디로 가는가.
쓰레기통, 재활용함, 길바닥, 혹은 누군가의 손에 들려 수거 차량으로 향할 것이다. 그런데 세계 어딤에서는 이 빈 캔 하나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가치 있는 자원이자 공동체의 연결 고리가 된다. 아이들이 방문을 두드리며 빈 병을 모아 학교 수학여행 경비를 마련하고, 스포츠팀이 훈련 장비를 사기 위해 온 동네를 돌며 캔을 모은다. 이웃이 문 앞에 박스를 내놓으면 자원봉사자들이 가져가고, 그 병들이 환경을 지키는 재원이 된다.
이것이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Bottle Drive)'의 풍경이다. 그리고 이 문화의 물적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병 보증금 반환 제도(Deposit Return Scheme, DRS)다. 음료를 살 때 병 보증금을 포함한 금액을 내고, 빈 병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이 제도는, 환경 보호와 시민의 경제적 동기를 교묘하게 결합해 높은 회수율을 달성한다. 독일에서는 이 제도가 '판트(Pfand)'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재활용률을 만들어냈다.
한국에도 1985년부터 빈용기 보증금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유리병 회수율은 외형적으로 99%에 달한다. 그러나 캐나다처럼 이 제도가 지역사회 모금 문화와 연결되거나, 독일처럼 시민의 일상 환경 행동으로 깊숙이 자리 잡은 것과는 거리가 있다. 환경 공익과 지역 공동체, 시민 참여가 한 병 안에 담길 수 있는 가능성을 캐나다와 독일의 사례에서 찾아본다.
2. 병 보증금 제도의 기원과 원리
병 보증금 제도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다. 현대적 의미의 제도화 이전에도, 유리병은 비쌌기 때문에 반납하고 돌려받는 문화가 존재했다. 빵집이나 우유 배달원이 병을 수거해 재사용하는 것은 20세기 초반까지 당연한 관행이었다. 문제는 1950년대 이후 일회용 포장재가 대중화되면서 이 순환 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미국 오리건주가 1971년 세계 최초의 현대적 병 보증금 법을 제정했다. '병법(Bottle Bill)'이라 불리는 이 법은 음료 용기에 보증금을 부과하고 반환 시 환급하는 구조로, 도입 즉시 캔과 병의 매립 쓰레기를 대폭 줄이는 효과를 냈다. 오리건주는 지금도 북미에서 가장 높은 87%의 음료 용기 반환율을 기록하며 제도 도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캐나다는 1970년대부터 주(Province)별로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알버타주는 1972년,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1970년에 제도를 시작했고, 이후 각 주가 독자적인 방식으로 제도를 발전시켰다. 독일은 이보다 늦은 2003년 일회용 용기에 대한 판트 제도를 본격 도입했지만, 촘촘한 인프라와 높은 보증금 금액을 바탕으로 빠르게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보증금 제도의 핵심 원리는 단순하다. 소비자가 음료를 살 때 용기 가격을 선납하고, 반환할 때 돌려받는다. 경제적 동기가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병을 버리지 않고 가져온다. 이 단순한 인센티브 설계가 높은 회수율의 비결이다.
3. 독일 판트 제도 — 세계 최고 재활용률의 비밀

독일의 판트 제도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병 보증금 제도로 꼽힌다. 독일어로 '보증금'을 뜻하는 '판트(Pfand)'는 독일인의 일상 깊이 뿌리내린 환경 행동 문화가 됐다.
제도의 출발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환경부 장관 클라우스 퇴프너가 처음으로 포장 규정을 도입했다. 일회용 포장의 시장 점유율이 28% 이상 증가하면 일회용 병에 보증금을 부과하는 내용이었다. 재활용 포장 비율이 71%로 떨어진 1991년 제도가 처음 시행됐고, 여러 법적 논쟁과 개정을 거쳐 2003년 오늘날의 판트 시스템이 완성됐다. 2022년부터는 일회용 용기에까지 제도가 확대됐다.
현재 독일의 판트 구조는 명확하다. 소비자는 음료를 살 때 재사용 유리병에는 약 8센트, 일회용 페트병과 캔에는 25센트(약 350원)의 보증금을 포함한 금액을 낸다. 이후 마트에 설치된 무인 회수기에 빈 용기를 넣으면 영수증이 출력되고, 이를 해당 마트에서 현금으로 받거나 쇼핑 금액에서 차감한다. 독일 전역의 5만 개 이상의 무인 회수기와 소매점을 통해 매년 200억 개 이상의 일회용 음료 포장재가 처리된다.
효과는 수치로 증명됐다. 일회용 판트 포장재 기준 회수율이 98%를 넘는다. 2019년 독일 포장시장연구협회 자료에 따르면 공병 하나당 재사용 횟수는 평균 40~50회, 공병 재사용률은 97.4%에 달한다. 덕분에 독일은 2015년 OECD 발표에서 재활용률 65%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자원순환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판트 제도가 단순한 재활용 정책을 넘어서는 점은 그것이 만들어낸 시민 문화에 있다. 독일 거리에서는 빈 병을 가방에 담아 마트로 향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빈 병을 길가에 두고 가기도 하는데, 이를 수집해 생계에 보탬으로 삼는 '파이퍼(Pfandsammler)'라 불리는 사람들이 그것을 가져가는 비공식 사회안전망도 작동한다. 병 하나에 담긴 보증금이 환경 행동이자 사회적 연대로 기능하는 것이다.
4.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 — 자원순환이 만드는 공동체 모금 문화

독일이 병 보증금 제도를 환경 정책으로 발전시켰다면, 캐나다는 그것을 공동체 모금 문화로 발전시켰다. '보틀 드라이브(Bottle Drive)'는 빈 음료 용기를 모아 보증금을 환급받아 그 수익금을 단체나 프로젝트를 위한 모금에 활용하는 캐나다 특유의 지역사회 행사다.
보틀 드라이브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기본 구조는 같다. 자원봉사자들이 동네를 돌며 문을 두드리거나 지정 장소에서 주민들이 가져온 빈 병을 수거한다. 모인 병들을 병 보증금 창구(Bottle Depot)에 가져가 보증금을 환급받고, 그 금액을 모금 목적에 사용한다. 알버타주의 경우 용량 1리터 이하 용기는 10센트, 1리터 초과는 25센트를 환급받는다.
보틀 드라이브를 활용하는 주체는 매우 다양하다. 스포츠팀이 장비 구매나 원정 경비 마련을 위해, 학교가 수학여행이나 특별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스카우트나 걸가이드가 활동 자금 마련을 위해, 비영리단체가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해 보틀 드라이브를 활용한다. 캘거리의 노스힐 보틀 데포는 45년째 지역 단체들의 보틀 드라이브를 지원해온 사례를 소개하며, 자선단체, 학교, 스포츠팀, 스카우트, 걸가이드 등 어떤 지역 단체와도 협력한다고 밝히고 있다.
보틀 드라이브가 단순한 모금 방법을 넘어서는 점은 그것이 갖는 교육적·공동체적 가치다. 아이들은 보틀 드라이브를 통해 팀워크, 책임감, 재정적 역량을 배운다. 이웃들은 문 앞에 모아둔 병을 내놓으며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을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함께 동네를 돌며 연대감을 형성한다. 재활용이라는 환경 행동이 공동체의 연결 고리가 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보틀 드라이브도 진화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턴잇(Return-It)은 '익스프레스 그룹 계정' 서비스를 통해, 지지자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병 환급금을 특정 단체 계정으로 기부할 수 있는 상시 온라인 보틀 드라이브 시스템을 운영한다. 리저널 리사이클링(Regional Recycling)은 '노 소트 보틀 드라이브(No Sort Bottle Drive)'를 통해 용기 종류를 분류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하고, 풀 소트 방식 참여자에게는 5%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해 참여 동기를 높인다.
알버타주의 성과는 인상적이다. 2024년 알버타주 음료 용기 반환율은 83~85%를 기록해 캐나다 내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이는 미국 전체 평균을 14%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이다. 2024년 한 해에만 알버타 음료용기재활용공사(ABCRC)가 21억 4,300만 개의 음료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9,930만 킬로그램의 폐기물이 매립지 대신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됐다.
5. 한국의 현황 — 높은 회수율, 좁은 문화

한국의 빈용기 보증금 제도는 1985년 소주병과 맥주병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이후 청량음료병이 추가됐고, 2003년 환경부로 관리 주체가 일원화됐다. 2017년에는 보증금이 인상됐다. 현재 소주·맥주 등 재사용 유리병에 대해 용량에 따라 70~350원의 보증금이 부과된다.
외형적 성과는 뚜렷하다. 2024년 빈용기 회수율은 99.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 수치의 이면을 보면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회수율이 높은 것은 소비자가 직접 반환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술집·마트 같은 소매점이 공병을 회수해 주류회사에 반납하는 B2B 회수 구조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직접 가게에 병을 가져와 보증금을 돌려받는 문화는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
더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보증금 제도의 적용 범위가 재사용 유리병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페트병이나 캔은 대상이 아니다. 반면 시장은 유리병에서 페트병과 캔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보증금 대상 유리병 출고량은 2003년 56억 1,900만 병에서 2025년 37억 4,200만 병으로 약 33.4% 감소했다. 회수율 99%라는 수치가 빛나 보이지만, 정작 보증금 제도가 적용되는 유리병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반환 인프라의 부족도 문제다. 한국에서 소비자가 빈용기를 반환할 수 있는 장소는 주로 구매한 소매점이다. 독일처럼 마트마다 무인 회수기가 있거나, 캐나다처럼 전용 보증금 창구(Bottle Depot)가 지역 곳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불편함이 소비자의 직접 반환을 억제하는 요인 중 하나다. 국회에서는 반환 인프라를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미반환 보증금 문제도 있다. 2020년 기준 소비자가 돌려받지 못한 빈용기 보증금이 426억 원에 달하며, 이 자금이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 축적되고 있다. 이 돈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원순환 문화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쓸 수 있음에도, 법령상 용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6. 무엇이 다른가 — 제도와 문화의 결합
캐나다·독일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제도가 문화로 이어지느냐의 문제다.
독일의 판트는 슈퍼마켓 문화의 일부다. 마트에 갈 때 빈 병을 챙겨가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됐다. 25센트라는 보증금 금액이 한 캔에 350원 수준으로 충분히 매력적이고, 5만 개의 무인 회수기가 반환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제도가 일상으로 체화된 것이다. 캐나다의 보틀 드라이브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일상의 병 반환 행동을 지역사회 모금 문화로 조직화했다. 환경 행동이 공동체 참여로 연결되는 고리를 만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 연결이 아직 약하다. 개인이 병을 직접 반환하는 것이 번거롭고, 반환 경험을 통해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문화적 연결고리가 없다. 병을 반환하는 것이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받는 거래가 아니라, 환경을 위한 기여이자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이 되려면 추가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7.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해외의 이야기가 멀게 느껴진다면, 이미 경기도 안에서 비슷한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먼저 확인해두자.
경기도 광주에서 시작된 '소우주' — 재사용 유리병 순환 모델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본사를 둔 소우주(SOUJU)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재사용 유리병에 담긴 생수와 탄산음료를 유통하고, 빈 병을 직접 회수해 재사용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수의 99.9%가 일회용 플라스틱 병에 담겨 판매되는 현실에서, 소우주는 유리병이 다시 일상의 표준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미션을 내걸고 있다.
소우주의 모델은 독일 판트 제도의 핵심 원리 — 용기를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십 회 재사용하는 순환 구조 — 를 한국 현실에 맞게 적용한 것이다. 소우주는 유리병 재사용시 일회용 페트병 대비 온실가스를 7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히며, 우리나라에서 연간 소비되는 56억 병의 페트병 생수를 재사용 유리병으로 대체하면 84,456톤의 폐기물이 줄어든다고 제시한다. 빈 병 회수 신청은 온라인 폼을 통해 간편하게 할 수 있어, 캐나다 보틀 드라이브의 '노 소트(분류 없이 내놓기)' 방식과 유사하게 참여 문턱을 낮추고 있다.
소우주의 Reuse Alliance에는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용인교육지원청, 인천광역시교육청 등 경기도 및 인근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순환경제에 동참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에서는 소우주 미네랄워터 제품이 공식 행사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소우주는 아직 작은 기업이지만, 이 실험이 의미 있는 것은 그것이 던지는 질문 때문이다. 병 보증금 제도가 재사용 유리병에만 적용되고, 정작 그 유리병 시장은 줄어드는 한국의 현실에서, 민간이 먼저 재사용 유리병의 유통과 회수 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도가 이런 선구적 시도를 공익활동 생태계와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어떨까.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세 가지 시사점
이 흐름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수 있는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경제적 인센티브와 환경 가치를 연결하는 설계가 참여를 만든다. 독일의 판트가 성공한 핵심은 충분히 매력적인 보증금 금액과 편리한 반환 인프라의 결합이었다. 소우주가 경기도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원리다. 소비자가 빈 병을 편리하게 반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참여가 따라온다. 한국에서 페트병과 캔까지 보증금 제도를 확대하고, 반환 인프라를 늘리면 시민들의 일상적인 환경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공익활동 단체들이 이런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자원순환을 지역 모금과 연결하는 보틀 드라이브 모델이 경기도에서도 가능하다. 경기도 시·군의 환경단체, 학교, 청소년 스포츠팀들이 지역 내 빈 병 수거를 통해 모금하고, 그 과정에서 환경 교육과 지역사회 참여를 함께 이끌어내는 모델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공익활동이다. 소우주가 구축 중인 Reuse Alliance 네트워크와 경기도 공익단체들이 협력한다면,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지역사회 모금과 환경 교육이 결합된 '경기도형 보틀 드라이브'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셋째, 미반환 보증금을 지역 공익활동 지원에 활용하는 제도 개선을 공론화할 수 있다. 매년 수백억 원씩 쌓이는 미반환 보증금이 더 유연하게 자원순환 공익활동에 쓰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촉구하는 정책 제언 활동은, 공익활동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소우주처럼 재사용 유리병 순환 경제를 실천하는 민간 기업의 경험을 제도 개선 논의에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맡을 수 있다.
마무리 — 빈 병 하나의 공익 경로
빈 병 하나가 독일에서 걷는 경로를 따라가 보자. 소비자가 25센트를 얹어 음료를 산다. 마시고 나서 마트에 있는 무인 회수기에 넣는다. 영수증을 받아 다음 장보기에 쓴다. 빈 병은 공장으로 가서 40~50번 다시 채워진다. 환경에는 새 용기를 만들 때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이 절약된다.
캐나다에서 같은 빈 병이 걷는 경로는 다르다. 이웃이 박스에 모아둔 병들을 보틀 드라이브 자원봉사자들이 가져간다. 보증금 창구에서 환급된 금액이 지역 축구팀의 유니폼이 되고, 학교 도서관의 새 책이 되고, 청소년 단체의 캠프 경비가 된다.
그리고 경기도 광주에서 소우주의 유리병이 걷는 경로가 있다. 소비자의 손을 거쳐 기업과 기관의 행사 테이블에 오르고, 온라인 회수 신청 한 번으로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 수십 회 새로 채워진다. 84,456톤의 폐기물이 줄어드는 경로다.
환경 공익과 지역 공동체가 빈 병 하나 안에서 만나는 것이다. 경기도의 공익활동이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가 매일 마시고 버리는 용기들이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공동체를 잇는 자원이 될 수 있다.
참고 자료
[출처 1] 알버타 데포 — 보틀 드라이브 소개 : https://www.albertadepot.ca/bottle-drives
[출처 2] 리저널 리사이클링 — 커뮤니티 모금을 위한 보틀 드라이브 : https://www.regionalrecycling.ca/blog/community-fundraising/
[출처 3] 리턴잇(Return-It, BC주) — 보틀 드라이브 프로그램 : https://www.return-it.ca/programs/bottledrives/
[출처 4] 노스힐 보틀 데포(캘거리) — 보틀 드라이브 45년 : https://northhillbottledepot.ca/bottle-drive/
[출처 5] 트레일 보틀 데포 — 보틀 드라이브 안내 : https://trailbottledepot.ca/bottle-drives/
[출처 7] 어스파이어허브 — 비영리단체 보틀 드라이브 사례 : https://aspirehub.org/bottle-drive-fundraiser/
[출처 10] Shoot in the Breeze — 알버타 음료 용기 반환율 85% 달성 : https://shootinthebreeze.ca/beverage-container-returns/
[출처 11] ABCRC — 알버타 음료 용기 재활용 여정 : https://www.abcrc.com/journey/
[출처 12] ABCRC — 재활용 FAQ(2024년 통계) : https://www.abcrc.com/recycling-faqs/
[출처 13] ScienceDirect — 확률적 환급이 음료 용기 재활용 행동에 미치는 영향(BC·알버타 연구)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56053X25003654
[출처 14] 뉴스퀘스트 — 독일 판트제도 소개 :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4707
[출처 15] 한국독일네트워크 — 독일 판트 20주년 : https://adeko.or.kr/news_deu/?bmode=view&idx=15483432
[출처 16] 뉴스펭귄 — 재활용률 1위 독일이 이끈 판트 제도 :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63
[출처 17] 데일리환경 — 독일 판트 포함 이색 환경 정책 : https://www.dailyt.co.kr/newsView/dlt202606250001
[출처 18] 세계일보 — 독일 판트 제도와 재활용 시장 변화 : https://www.segye.com/newsView/20210203515109
[출처 19] 채널PNU — 독일 판트 제도 체험기 : https://channelpnu.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3759
[출처 20] 소우주(SOUJU) — 재사용 유리병 순환경제 기업(경기도 광주시) : https://sites.google.com/souju.glass/web
조회수 141
2026-08-2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고통스런 역사, 그러나 기억해야 할 역사
-제1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을 맞이하며-

일본은 중일전쟁을 시작하던 1930년대 초부터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던 1945년 8월 15일까지 식민지였던 조선과 대만, 점령지였던 중 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동티모르 등 여성들을 전쟁터로 끌고 가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로 삼았다. 그러나 그 당시 일본군 문서에는 그 여성들을 ‘위안부’라고 표시했다. 피해여성의 수는 20여만 명을 비롯해 여러 추정치가 있으나 관련 자료가 전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기 어렵다. 한국인 생존 여성들의 경우 동원 당시 나이가 11세의 어린 나이에서 27세까지로 보고되어 있으며, 14세~19세 때 동원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위안부’여성은 일본 육군성의 직접적인 지시와 정부 기관, 조선총독부, 대만총독부 등이 협력을 통해 강제 동원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UN 특별보고관은 이 문제를 명확하게 ‘전시 중 군대 성노예제(Military sexual slavery in wartime)로 규정하였다.
‘위안부‘여성들은 엄격한 감시와 통제 아래 하루에 많게는 몇십 명에 이르는 군인들을 상대해야 했고, 병사들로부터 폭력, 고문, 자살 강요 등의 학대를 받았다. 성병이나 임신, 질병 등이 확인되면 강제적인 시술이나 낙태를 받아야 했고 군인들을 통해 마약을 주사 받거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마약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위안소에 있던 여성들은 종전이 되자 자살을 강요당하거나 집단 죽임을 당하였고, 머나먼 타지에서 고국으로 생환하기 위해 갖은 어려움을 겪거나 귀환을 포기하기도 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위안부’ 피해 여성들은
‘위안소’에서 얻은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대다수가 성병, 자궁 이상, 불임, 가혹행위로 인한 외상 등이 확인됐고, 대인공포증, 불안, 수치심, 자기 비하 등의 심리적 후유증도 심각했다.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 죄인으로 여기며 숨죽여 살아야 했고 그리하여 대부분 빈곤과 궁핍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일본군‘위안부’피해 역사는 해방 후 알려지지 않았다. 1980년대에 이르러 윤정옥 이화여자대학교 교수(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초대 공동대표 1925 ~ )가 해방 후 돌아오지 않는 여성들에 대한 의문과 책임감으로 집념 어린 조사를 시작했고. 한국교회여성연합회와 한국여성운동 단체들이 힘을 모아 1988년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 세상으로 드러난 피해자가 없던 당시, 1991년 8월 14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임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김학순(1924~1997)의 기자회견은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개설된 ‘정신대 신고 전화’를 통해 피해 사실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과 피해자 접수가 시작되었지만, 일본은 정부의 관여를 계속 부인했고, 이에 정대협과 여성계는 1992년 1월 8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곱 가지 요구사항-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 수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을 촉구하며 첫 번째 수요시위를 시작했다. 이후 수요시위는 매주 수요일 정대협 주최로 이어져 2011년 12월 14일에 1000회를 맞이하여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본군‘위안부’역사에 대한 일본과 세계인의 반응
이러한 일본군‘위안부’ 역사는 세계인의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전쟁 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고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 물꼬를 튼 것이 미국 연방의회 일본군 위안부 사죄(HR121) 결의안이다. 2007년 7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일본계 미국인인 마이클 혼다(Michael Honda)의원이 제기한 일본군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그 결의안은 일본군‘위안부’ 역사를 명백하게 인정하고 사죄할 것과 끔찍한 범죄 행위에 대하여 현재와 미래 세대들에게 교육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를 계기로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새로운 국면를 맞이했다. 2008년 10월 30일, 유엔인권이사회(UNHRC)와 유럽의회 등 각국의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이러한 성과는 피해 여성들의 적극적인 증언과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의 헌신적인 활동, 재미 한인 사회의 노력이 함께 이룬 결과였다.
2014년 UN 인권위원회의 최종 권고문은 이러한 세계의 목소리를 집약하고 있다. 이 권고문은 일본의 제6차 국가보고서를 심의한 뒤 채택한 최종 견해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에 권고한 최종 내용이기도 하다.
|
일본 정부는 다음과 같은 내용에 대하여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입법 및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1. 전시 중에 일본군이“위안부”에 대해 저지른 모든 성노예 또는 기타 인권 침해 혐의가 효과적이고 독립적이며 공정하게 조사되고 가해자는 기소되고 유죄 판결 시 처벌을 받도록 한다. 2.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정의로운 접근과 완전한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3. 가능한 모든 증거들을 공개해야 한다. 4. 적절한 참고 자료를 포함시킨 교과서로 성노예제 문제에 대하여 학생과 일반 대중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5. 당사국의 책임에 대하여 공식 인정하고 공개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 6. 위안부 역사를 부정하거나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비난받아야 한다. |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
유엔과 양심적인 세계인의 반응과 달리 일본 정부가 내민 것은 1965년에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이었다. 일본은 이 협정을 근거로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인 배상 문제는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며 '도의적인 수준의 책임'으로 대응해왔다. 일본의 최고 재판소는 1990년대 제기된 위안부 피해자, 징용자 소송에서 "한국이 식민지 조선을 대표하여 최종적으로 청구권을 소멸시켰으므로 더 이상 청구권은 없다"며 패소 결정을 내렸다.
이후 한국과 세계의 여론에 밀려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의 과오 인정과 사과 발언이 있었고, 이어 1993년에는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와 1995년, 무라야마 총리 담화를 통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공식 발언이 나왔다. '위안소의 설치, 관리 및 위안부의 이송에 관해서 옛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밝혀 위안부 문제의 책임이 군에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1995년 7월, 무라야마 도미이치 내각은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국민기금(아시아여성기금)'을 설립했다. 기금은 한국 피해자에게 '쓰고 나이킨(償い金, 속죄금, 당시 언론은 위로금으로 해석)' 명목으로 지원했고, 국민 모금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함으로 피해 여성들이 요구했던 정부의 사죄와 법적 배상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한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 게 바로 ‘2015 한일 위안부 협상’(이하 2015 한일 합의)이다. 박근혜 정부와 아베 신조 일본 정부가 2015년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해결 방안에 합의하고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선언했으나, '굴욕 협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TF’의 보고서는 이 합의의 문제점을 공식 확인했다. 국가 간 협약이기에 파기는 못하지만, 문제가 많은 굴욕적인 외교 협상이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한.미.일 간의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한일 간의 걸림돌이 되었던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졸속으로 처리한 외교 참사였다는 것이다. UN 인권위원회의 지적대로 무엇보다 협상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이뤄졌다는 점, 그리고 평화의 소녀상 처리에 대한 이면합의가 존재한다는 점은 인권문제를 다루는 기본자세가 결여된 외교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했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사실상 진정성 있는 사죄나 배상을 한 적이 없다. 겉으로는 외교적인 수사로 일관하며 뒤로는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는 것을 방해하고, 학생들에게는 위안부 역사에 대해서는 전혀 가르치지 않고 있으며 국내외 극우 세력을 통해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를 능욕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국회에서는 2026년 2월 12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서 위안부 피해 여성을 모욕하는 경우 처벌할 근거를 마련하였다.
계속해서 기억하고 언급해야 할 이 역사
명백한 증인과 증언, 증거가 존재하는 일본군‘위안부’역사를 대하는 일본 정부와 대비되는 국가가 있다. 바로 일본과 같은 2차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이다.
2차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역에서 행해진 유대인 학살은 인류의 근현대사 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역사 중 하나다. 그 비극적인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모아 그 유대인 학살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폴란드 바르샤바에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재단(Auschwitz-Birkenau Foundation)을 2009년에 설립하였다. 이 재단은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 유적의 보존과 관리 기금 조성을 맡고 있으며 수많은 유물·문서의 보존, 복원, 목록화하여, 고통스러운 기억을 미래 세대에 전하는 그것을 핵심 사명으로 삼고 있다. 2019년 12월 6일,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안젤라 메르켈 총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 역사는 (계속)언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현재와 미래에 모든 개인의 존엄을 지켜낼 수 있으며, 그것이 그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을 명예롭게 하는 것입니다.”
독일의 총리는 아우슈비츠를 방문할 때마다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독일의 수도 베를린 한복판(브란덴부르크 문 남쪽)에 크기가 다른 2,711개의 격자형 콘크리트를 세운 ‘유대인 학살 추모 공원’이 약 1만 9,073㎡(약5,750평)의 광대한 면적에 조성되어, 전 세계인들이 방문하는 추모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나치 정권의 전쟁과 유대인학살에 대한 역사교육은 독일에서 의무화되어 있다. 다시는 그런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전 세계인에게 밝힌 셈이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일 년 내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추모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그곳에는 수용되었던 이들의 신발과 가방, 그리고 머리카락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어 당시의 참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반지하실로 조성된 가스실과 화장장 화로를 보고 있으면 모두가 숙연해진다. 전쟁이 인간의 양심과 지성을 어디까지 파괴하는지 똑똑히 보여주는 역사적인 현장이다.
그 수용소 현장 벽면에 걸려있던 스페인 태생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 1863~1952)의 글귀가 많은 방문객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자들은 그것을 다시 겪게 될 것이다.”
일본군‘위안부’ 역사가 고통스러운 역사지만 잊지 말고 계속해서 말하고 기억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 기억의 시도는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이후 일본대사관 앞 정기 수요집회로 시작되었다. 수요집회 1000번째 맞이하는 시점인 2011년 12월 14일,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 여성을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조형물의 제작과 건립의 모든 과정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이후 평화의 소녀상(평화비)는 다양한 형태와 이름으로 국내외에 확산되어, 2026년 7월 현재, 국내 155곳, 일본과 미국, 중국, 호주, 독일 등 10개국 35곳에 세워져 있다. 이제 평화의 소녀상은 전쟁 중에 당한 성노예제 피해 여성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정의로운 해결과 전쟁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평화의 상징이 된 것이다.
기억 문화는 기록문화와 함께 인류의 양심을 일깨우고 보편적인 가치와 원리를 추구함으로 인간 내면에 자리한 야만성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는 인류 문화의 두 축이다. 기억은 과거의 경험을 저장하고 되살리는 행위다. 현재의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 맥락에 의해서 과거는 기억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됨으로 역사의 진보를 이루는데 기여한다. 기억 문화로서 평화의 소녀상은 과거 고통스러운 역사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쟁 없는 평화 세상을 염원하는 인류의 소망을 담아내면서 세계적인 평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제1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
매년 8월 14일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지킨다. 이날은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 증언한 날을 기려 정해졌다. 이후 2012년 타이완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매년 8월 14일을 세계 기림일로 정했고, 한국에서는 2017년 법 개정을 거쳐 2018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정해졌다.
이날은 단순한 추모일이 아니다. 피해자의 용기와 증언을 기억하고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실 규명, 사죄, 배상, 역사 교육을 촉구하는 날이다. 전시 성폭력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가 책임 있게 배우고 행동하자는 의미에서 우리가 기억하고 지켜야 할 기념일이다.
제1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 총주제는 “그들의 굳센 바람, 우리의 힘찬 바람이 만나”로 정해졌다. 기억은 말에서 멈추지 않아야 한다. 기억은 책임으로 이어져야 하고, 책임은 교육과 연대로 이어져야 한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현실에서, 기림의 날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 앞에 서서 정의와 화해의 길을 묻는 날이 되어야 한다. 특히 다음 세대에게 이 역사를 정확히 전하는 일은,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시민의 책무이기도 하다.


조회수 285
2026-08-05※「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시가 식탁을 바꿀 수 있을까?

한 도시가 시민들에게 "일주일에 하루는 고기를 먹지 말자"고 제안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무엇을 먹을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고, 특히 고기를 사랑하는 문화권이라면 그런 제안은 반발만 부를 것 같다. 벨기에는 홍합과 감자튀김, 소고기 맥주 스튜로 유명한, 그야말로 육식의 나라다. 그런데 바로 그 벨기에의 한 도시가 세계 최초로 도시 차원의 '채식의 날'을 선언했고, 그것을 성공시켰다.
인구 약 26만 명의 항구도시 겐트(Ghent). 벨기에 플랑드르 지방에 위치한 이 도시는 2009년 5월 13일, 매주 목요일을 '채식의 날(Donderdag Veggiedag, 목요일 베지데이)'로 공식 선언했다. 시민들에게 목요일 하루만이라도 고기와 생선을 내려놓고 채식을 해보자는 캠페인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관공서 구내식당, 시립 학교와 어린이집이 목요일마다 채식 식단을 기본으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도시의 식당들이 채식 메뉴를 개발했으며, 시민들의 식습관 자체가 바뀌었다.
겐트의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환경·건강·동물복지라는 공익적 가치가 어떻게 개인의 선택을 넘어 도시의 제도와 문화로 정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행정이 어떻게 협력했는지, 강제가 아닌 방식으로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기후위기 시대에 먹거리 정책을 고민하는 한국의 여러 도시, 그리고 경기도에도 실질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2. 시작 — 시민단체에서 출발한 아이디어

겐트의 채식의 날은 정부가 위에서 만들어낸 정책이 아니었다. 그 출발점은 EVA(Ethisch Vegetarisch Alternatief, 윤리적 채식 대안)라는 벨기에의 채식 시민단체였다. 벨기에 최대의 채식 관련 비영리단체인 EVA는 플랑드르 지역 전역에 채식 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EVA의 접근 방식은 영리했다. 처음부터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도시의 채식 친화적인 장소들, 즉 채식 메뉴를 파는 모든 식당, 호텔, 슈퍼마켓, 감자튀김 가게를 일일이 조사해 '채식 지도(Veggie Map)'를 만들었다. 이 지도를 본 식당들이 스스로 채식 메뉴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없던 수요가 지도를 통해 가시화되자, 공급이 따라온 것이다.
2005년 플랑드르 정부가 재정 지원에 나섰고, EVA는 2007년 겐트시와 협력해 첫 번째 '목요일 베지데이'를 시작했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명확했다. 육류 소비를 줄이고, 환경을 지원하고, 윤리적 식생활을 받아들이며, 사람들에게 채식의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리고 2009년 5월 13일, 겐트시의 환경·사회 담당 부시장 톰 발타자르(Tom Balthazar)가 매주 목요일을 공식 '채식의 날'로 선언하면서, 이 캠페인은 유럽 정치사에 기록되는 사건이 됐다. 시민단체가 씨앗을 뿌리고, 도시 정부가 그것을 제도로 공식화한 협력 모델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흥미롭게도 왜 하필 목요일이었는지에 대한 답은 의외로 소박하다. EVA 관계자에 따르면 목요일을 고른 것은 전략적 결정이라기보다 미적 선택에 가까웠다. 네덜란드어로 '돈더르닥 베지데이(Donderdag Veggiedag)'가 운율이 좋게 들렸기 때문이다. 거창한 명분보다 시민들이 기억하기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름을 택한 것이다.
3. 왜 채식인가 — 환경·건강·동물복지의 교차점

겐트가 채식의 날을 도입한 배경에는 명확한 근거들이 있었다. 채식이라는 하나의 실천이 환경, 건강, 동물복지라는 세 가지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환경 측면의 근거가 가장 강력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당 부분이 축산업에서 발생한다고 평가해왔다. 가축, 특히 소가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효과를 가진다. 게다가 육류 생산은 막대한 양의 물과 토지를 소비한다. 겐트시는 이 논리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수치로 번역했다. 겐트시의 계산에 따르면, 만약 24만 3천 명의 겐트 시민 전체가 목요일 채식의 날에 참여한다면, 그 효과는 도로에서 자동차 1만 9천 대를 없애는 것과 맞먹는다.
건강 측면의 근거도 분명했다. 육류 섭취가 많은 식단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이는 심혈관 질환, 일부 암,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심장질환, 암, 당뇨, 비만 예방을 위해 하루 최소 400그램 이상의 채소와 과일 섭취를 권고한다. 채식의 날은 시민들이 이 권고에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동물복지 측면의 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육류 소비를 줄인다는 것은 곧 공장식 축산에서 고통받는 동물의 수를 줄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VA라는 단체의 이름 자체가 '윤리적 채식 대안'인 만큼, 동물에 대한 윤리적 고려는 이 캠페인의 근본 정신 중 하나였다.
이 세 가지 가치가 하나의 실천으로 수렴된다는 점이 채식의 날의 강점이었다.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도,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도, 동물을 생각하는 사람도 모두 같은 행동에 동참할 수 있었다.
4. 어떻게 정착시켰나 — 강제가 아닌 설계
겐트의 채식의 날이 성공한 진짜 비결은 '어떻게'에 있다. 도시는 시민들에게 채식을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채식이 자연스럽고 쉬운 선택이 되도록 환경을 설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 부문이 먼저 움직였다는 점이다. 2009년부터 겐트의 시립 학교와 어린이집은 목요일에 따뜻한 채식 점심을 기본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도시락을 싸 오는 아이들에게도 목요일엔 채식으로 준비하도록 권장했다. 관공서 구내식당과 공공 서비스도 목요일엔 채식을 기본 메뉴로 삼았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기본값(default)'이었다는 점이다. 고기를 원하는 학부모는 별도로 신청할 수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채식이 제공됐다. 선택의 자유는 보장하되, 기본 방향을 채식으로 설정한 넛지(nudge) 전략이었다.
식당과 요식업계를 끌어들인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겐트시와 EVA는 '베지케이션(Vegucation)'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요리사들에게 채식 요리법을 교육했다. 도시는 채식 요리사 양성에 수만 유로를 투자했고,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채식 요리의 비법을 가르치는 강좌도 열었다. 채식이 '맛없는 희생'이 아니라 '맛있는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요리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자원을 집중한 것이다.
소통 전략도 치밀했다. 겐트시는 25만 명의 시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매년 대규모 행사를 열고, 시민들이 참여를 약속하는 서명 명단을 만들고, 전용 웹사이트와 월간 매거진을 운영했다. 요리 강좌와 요리책을 통해 가정에서도 채식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눈에 보이게 만든 것이다.
이런 다층적 설계의 결과, 채식의 날은 겐트에 깊숙이 뿌리내렸다. 채식의 날은 2009년 미래세대를 위한 대상(Big Prize for Future Generations)을, 그 전해인 2008년에는 최고의 프로젝트로 식품건강상(Food and Health Award)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5. 성과 — 도시의 식탁이 바뀌다

겐트의 채식의 날은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을까. 수치들이 그 답을 보여준다.
우선 시민 인지도와 참여율이 높았다. EVA에 따르면 겐트 시민의 다섯 명 중 네 명이 이 캠페인을 알고 있었고, 세 명 중 한 명이 참여했다. 캠페인이 특정 소수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문화로 확산됐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식습관의 실질적 변화도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벨기에인의 43%가 목요일 베지데이 덕분에 이전보다 고기를 덜 먹게 됐고, 약 40%는 목요일이 아닌 다른 날에도 채식을 하게 됐다. 하루의 캠페인이 일주일 전체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파급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무엇보다 도시의 인구 구성 자체가 바뀌었다. 겐트의 채식 인구 비율은 약 7%에 이르러, 벨기에 전국 평균인 2.3%를 크게 웃돌게 됐다. 채식의 날이라는 정책이 실제로 더 많은 시민을 채식으로 이끌었다는 증거다.
식당 생태계도 변했다. 캠페인 이전 겐트에서 채식 메뉴는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다시피 했다. 그러나 지금 겐트의 채식 지도에는 100곳이 훌쩍 넘는 음식점이 등록되어 있고, 완전 채식 식당만 15곳 안팎에 이른다. 겐트는 인구 대비 채식 식당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며 '유럽의 채식 수도'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국제적 파급력도 상당했다. 겐트의 사례는 캐나다에서 일본, 호주에서 스웨덴까지 국제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브라질 상파울루, 독일 브레멘, 미국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등 세계 여러 도시가 유사한 캠페인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벨기에 국내에서도 브뤼셀, 하셀트, 메헬렌 등이 목요일 채식의 날을 따랐다.
6. 캠페인을 넘어 정책으로 — '겐트 엔 가르드'
겐트의 진정한 성취는 채식의 날을 일회성 캠페인으로 끝내지 않고, 도시의 종합적 먹거리 정책으로 발전시켰다는 데 있다.
2013년 겐트시는 '겐트 엔 가르드(Gent en Garde)'라는 이름의 도시 먹거리 전략을 출범시켰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독자적인 도시 먹거리 정책을 수립한 사례 중 하나다. 이 전략은 짧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 공급망 구축,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먹거리를 통한 사회적 부가가치 창출, 음식물 쓰레기 감축, 음식물 폐기물의 재활용이라는 다섯 가지 전략 목표를 중심으로 한다.
겐트시는 이 전략을 이끌기 위해 농업, 유통, 요식업, 시민사회, 지식기관 등 먹거리 시스템의 다양한 부문에서 온 약 30명으로 구성된 '먹거리 위원회(Food Council)'를 설치했다. 이 위원회는 2018년부터 자체 예산을 갖고 혁신적인 먹거리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연간 약 6만 유로의 예산으로 지금까지 27개 프로젝트가 지원을 받았다.
성과는 구체적이다. '푸드세이버스(Foodsavers)' 프로젝트는 2년 만에 1,000톤이 넘는 잉여 식품을 5만 7천 명 이상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재분배했다. 채식의 날 캠페인은 이 종합 전략 안에서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으며 지속됐다.
겐트의 먹거리 정책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2019년 유엔 글로벌 기후행동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유로시티즈 어워드의 '농장에서 식탁까지'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2021년 11월, 겐트는 벨기에 최초로 지역 단백질 전환 실행 계획을 발표하며, 2050년까지 기후중립적인 먹거리 공급망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캠페인이 정책이 되고, 정책이 도시의 장기 비전으로 확장된 것이다. 개인의 실천에서 시작된 것이 제도와 문화로 정착하는 완결된 경로를 겐트는 보여준다.
7. 한국·경기도와의 비교 —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한국에서도 채식 급식과 저탄소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겐트의 경험과 비교하면 접근 방식에서 배울 점이 뚜렷하다.
한국의 여러 교육청과 지자체가 '채식의 날'이나 '그린 급식의 날'을 도입해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그린 급식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한 달에 두 번 채식의 날을 운영하는 방침을 세웠고, 인천·울산·부산·전북·광주 등에서도 초중고 채식 급식을 도입했다. 경기도 역시 공공기관과 기업체 급식소 등에 '채식의 날' 운영을 권장하고 경기도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도록 채식 생활 실천을 지원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했다. 2025년 9월에는 경기도의회·경기도교육청의 후원으로 '2025 기후급식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채식 급식 도입 과정에서는 갈등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채식의 날 방침을 내놓자 축산관련단체협의회가 "일방적 채식주의 확산 정책이 육식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를 조장한다"며 반발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채식급식이 나오는 날이면 동네 치킨집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말이 나오거나, 성장기 학생들의 영양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조리 인력 부족 등 현실적 어려움을 지적하는 교육 당국 관계자들도 있었다.
겐트의 경험은 이런 갈등에 대한 힌트를 준다. 첫째, 겐트는 강제하지 않고 '기본값'으로 설정하되 선택권을 남겼다. 고기를 원하는 사람은 신청할 수 있게 함으로써 반발을 줄였다. 둘째, 겐트는 '맛'에 투자했다. 채식이 희생이 아니라 매력적인 선택이 되도록 요리사 교육과 메뉴 개발에 자원을 집중했다. 채식급식이 '먹을 게 없는 날'이 되면 실패하지만, '맛있는 새로운 경험'이 되면 성공한다. 셋째, 겐트는 시민단체와 행정이 협력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EVA라는 시민단체가 먼저 문화를 만들고 행정이 뒷받침하는 구조였기에 저항이 적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이런 접근이 효과를 보인 사례가 있다. 한 채식 급식 연구학교에서는 채식이 지구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학생 비율이 사전 59.2%에서 사후 90.9%로 크게 증가했다. 무작정 도입하기보다 구성원의 공감과 동참을 끌어내며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결론이었다. 겐트의 교훈과 정확히 일치한다.
8.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겐트의 사례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가 참고할 만한 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공익적 가치는 '쉬운 실천'으로 번역될 때 확산된다. 겐트는 "기후를 위해 채식하라"는 거대한 구호 대신 "목요일 하루만 고기를 내려놓자"는 작고 구체적인 행동을 제안했다. 경기도의 환경·먹거리 공익활동도 시민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의 형태로 설계될 때 더 널리 퍼질 수 있다.
둘째, 시민단체와 행정의 협력이 지속 가능성을 만든다. 겐트의 채식의 날은 EVA라는 시민단체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행정의 제도적 뒷받침으로 완성됐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불가능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이 시민단체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행정의 자원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때, 공익활동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적인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셋째, 기록과 확산이 변화를 굳힌다. 겐트가 채식 지도를 만들고, 성과를 수치로 측정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경험을 공유한 것이 캠페인을 세계적 모델로 키웠다. 경기도의 공익활동도 그 과정과 성과가 꼼꼼히 기록되고 공유될 때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 실제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아카이브에도 '기후 위기의 대안, 채식 밥상' 같은 콘텐츠가 기록되어 시민들에게 채식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지역의 먹거리·환경 공익활동을 기록하는 일은, 겐트가 그랬듯 작은 실천이 문화로 자리 잡는 과정을 뒷받침하는 일이다.
마무리 — 하루의 변화가 도시를 바꾼다
2009년 겐트가 목요일을 채식의 날로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육식의 나라에서 그런 시도가 성공할 리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겐트는 유럽의 채식 수도가 됐고, 시민의 3분의 1이 채식의 날에 동참하며, 전국 평균의 세 배에 달하는 채식 인구를 가진 도시가 됐다.
이 변화의 비결은 강제가 아니라 설계였다. 시민단체가 씨앗을 뿌리고, 도시가 그것을 제도로 키우고, 요리사와 학교와 식당이 함께 참여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하루, 그것도 일주일에 단 하루의 작은 변화가 도시 전체의 식탁을, 나아가 도시의 정체성을 바꿔놓았다.
먹는 것만큼 개인적인 일도 없다. 그러나 겐트는 그 개인적인 선택이 모이면 도시를 바꾸고, 환경을 지키고, 문화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경기도의 식탁 위에서도, 작은 실천 하나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상상해볼 만하다. 공익은 거창한 곳이 아니라, 목요일 점심 한 끼에서 시작될 수 있다.
<참고 자료>
- Stad Gent(겐트시) 공식 홈페이지 — Sustainable food / Gent en Garde : https://stad.gent/en/city-governance-organisation/city-policy/making-ghent-climate-neutral-2050/gent-en-garde-towards-more-sustainable-food-system
- Visit Gent(겐트 관광청) — Green travel and mindful food consumption : https://visit.gent.be/en/good-know/practical-information/why-ghent/green-travel-and-mindful-food-consumption
- SBS Food — How Ghent in Belgium became the vegetarian capital of Europe : https://www.sbs.com.au/food/article/how-this-meat-loving-city-became-the-vegetarian-capital-of-europe/4blk3o39i
- Mic — How the meat-loving city of Ghent became the veggie capital of Europe : https://www.mic.com/articles/185650/how-the-meat-loving-city-of-ghent-became-the-veggie-capital-of-europe
- NYC Food Policy Center — Veggie Thursday, Ghent: Urban Food Policy Snapshot : https://www.nycfoodpolicy.org/veggie-thursday-ghent-urban-food-policy-snapshot/
-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 Ghent en Garde: Creating Structural Change through Local Food Policy : https://unfccc.int/climate-action/momentum-for-change/planetary-health/ghent-en-garde
- Eurocities — Ghent's food revolution : https://eurocities.eu/stories/ghents-food-revolution/
- Metropolis — Ghent en Garde : https://use.metropolis.org/case-studies/ghent-en-garde
- Interreg Europe — Local food strategy Gent en Garde : https://www.interregeurope.eu/good-practices/local-food-strategy-gent-en-garde
- Interreg Europe — Gent en Garde Sustainable Food Strategy of Ghent : https://www.interregeurope.eu/good-practices/gent-en-garde-sustainable-food-strategy-of-ghent
- Vegsphere — Donderdag Veggiedag: Nearly 50% of Ghent population goes veggie every Thursday : https://vegsphere.com/blog/donderdag-veggiedag-nearly-50-ghent-population-goes-veggie-every-thursday/

조회수 180
2026-07-20※「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콘텐츠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도입 — 쫓겨나지 않는 공간이 공동체를 살린다
1997년 6월 12일,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서 12마일 떨어진 작은 섬 에이그(Eigg)에서 68명의 주민이 환호성을 질렀다. 수십 년간 외부 지주에게 퇴거 위협을 받으며 살아온 그들이, 마침내 자신들이 사는 섬을 직접 사들이는 데 성공한 날이었다.
그 이후 에이그 섬에서는 이전에 불가능했던 일들이 일어났다. 새 주택이 지어졌고, 인구가 늘었으며, 세계 최초로 풍력·태양광·수력만으로 24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재생에너지 전력망이 주민들의 손으로 구축됐다. 땅의 주인이 바뀌자, 섬의 미래가 바뀐 것이다.
공익활동 단체가 가장 자주 부딪히는 현실적 문제 중 하나도 공간이다. 모임을 열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주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거점이 없으면 아무리 뜻이 좋아도 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 임차료가 올라 쫓겨나고, 재개발로 터전을 잃고, 지원 사업이 끝나면 공간도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재정이나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다. 어디서 뿌리를 내리느냐는 물리적 기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스코틀랜드의 공동체 토지 매입 운동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수백 년간 소수 지주에게 집중돼온 토지를 주민들이 직접 사들여 공동체 자산으로 전환하는 이 운동은, 공간의 소유가 공동체의 자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20년 넘게 실증해왔다.
스코틀랜드의 경험은 한국의 도시재생·마을공동체 사업과 놀랍도록 닮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만, 해법의 방향은 크게 다르다. 한국이 정부 주도의 시설 공급 방식으로 공동체 공간 문제에 접근하는 반면, 스코틀랜드는 공동체가 직접 땅과 건물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이 차이가 무엇을 만들어내는지가 이 글의 핵심이다.
2. 스코틀랜드의 토지 문제 — 유럽에서 가장 집중된 토지 소유

스코틀랜드의 토지 문제를 이해하려면 그 역사적 맥락부터 살펴야 한다. 스코틀랜드는 유럽에서 토지 소유가 가장 극단적으로 집중된 나라 중 하나다.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하이랜드 클리어런스(Highland Clearances)'는 지주들이 양 방목을 위해 소작농들을 대규모로 강제 축출한 사건으로, 수만 명의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났다. 이 역사적 트라우마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토지 개혁이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닌 역사적 정의의 문제임을 각인시켰다.
2024년 기준으로도 스코틀랜드 농촌 지역의 83%는 여전히 사유지가 차지한다. 토지 개혁 전문가 앤디 와이트먼(Andy Wightman)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스코틀랜드 사유 농촌 토지의 50%를 단 433명의 지주가 소유하고 있다. 이 토지 불평등 구조가 스코틀랜드 토지 개혁 운동의 배경이 된다.
정치적 전환점은 1997년 스코틀랜드 의회 분권화였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2000년 봉건적 토지 보유제를 폐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고, 2001년에는 국가복권 기금으로 1,000만 파운드 규모의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Scottish Land Fund)'을 출범시켜 농촌 공동체가 토지를 매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 결정적인 법률인 '토지개혁법(Land Reform (Scotland) Act 2003)'이 제정되었다.
이 법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공동체 우선 매입권(Community Right to Buy)'으로, 10,000명 이하 규모의 공동체가 자신들의 지역 토지에 관심을 등록하면 해당 토지가 매물로 나왔을 때 우선 매입할 권리를 갖는다. 둘째, '크로프팅 공동체 매입권(Crofting Community Right to Buy)'으로, 크로프팅(소규모 자작농) 공동체는 토지가 매물로 나오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후 2015년 '공동체 권한 강화법(Community Empowerment (Scotland) Act 2015)'으로 도시 공동체도 공공기관 소유 토지와 건물을 매입 또는 임차할 수 있는 권리가 추가되었고, 2016년 토지개혁법은 스코틀랜드 장관이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고 판단하면 지주에게 강제 매각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했다.
3. 에이그 섬 — 공동체 매입의 첫 씨앗
공익활동 단체가 가장 자주 부딪히는 현실적 문제 중 하나는 공간이다. 모임을 열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주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거점이 없으면 아무리 뜻이 좋아도 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 임차료가 올라 쫓겨나고, 재개발로 터전을 잃고, 지원 사업이 끝나면 공간도 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재정이나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다. 어디서 뿌리를 내리느냐는 물리적 기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가장 정면으로 다룬 사례가 스코틀랜드의 공동체 토지 매입 운동이다. 수백 년간 소수 지주들에게 집중되어 온 토지 소유를 주민들이 직접 사들여 공동체 자산으로 전환하는 이 운동은, 공간의 소유가 공동체의 자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20년 넘게 실증해왔다.
스코틀랜드의 경험은 한국의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사업과 놀랍도록 닮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만, 해법의 방향은 크게 다르다. 한국이 정부 주도의 시설 공급 방식으로 공동체 공간 문제를 접근하는 반면, 스코틀랜드는 공동체가 직접 땅과 건물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이 차이가 무엇을 만들어내는지가 이 글의 핵심이다.
3. 에이그 섬의 기적 — 공동체 매입의 첫 씨앗

법과 제도가 갖춰지기 전, 에이그 섬은 이미 주민들의 힘으로 그 길을 열었다.
에이그 섬은 1970년대부터 여러 사유 지주들 아래에서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주민들은 퇴거 위협에 시달렸고, 건물과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섬의 미래에 대한 결정권이 전혀 없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주민들, 하이랜드 카운슬, 스코틀랜드 야생생물 트러스트가 연대해 '에이그 섬 헤리티지 트러스트(Isle of Eigg Heritage Trust)'를 결성했다.
1997년 4월, 당시 독일인 예술가였던 섬 소유자가 매각에 동의하면서 매입 캠페인이 본격화됐다. 150만 파운드(약 25억 원)의 매입 자금이 필요했다.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기부에 참여했고, 누군지 밝히지 않은 한 익명의 여성 기부자가 75만 파운드를 단독 기부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이랜드 앤드 아일랜드 엔터프라이즈(HIE)도 1만 7천 파운드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1997년 6월 12일, 에이그 섬은 마침내 주민들의 손으로 넘어왔다.
그 이후의 변화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당시 68명이었던 섬 인구는 2022년 25주년 기념일 기준으로 110명으로 늘었고, 방문객 수도 두 배로 증가했으며, 새 주택이 건설됐다. 가장 인상적인 성취는 에너지 독립이다. 섬은 디젤 발전기 의존에서 벗어나 풍력, 태양광, 수력을 결합한 지역 전력망인 '에이그 일렉트릭(Eigg Electric)'을 구축해 세계 최초로 이 세 가지 재생에너지만으로 24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지역이 됐다. 이 전력망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도 주민들이다.
에이그 섬의 성공은 이후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수백 건의 공동체 매입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다. 2002년에는 기가(Gigha) 섬이 4백만 파운드에 공동체 매입을 완료했고, 그 이후 섬 인구가 92명에서 170명으로 늘었으며, 공동체가 운영하는 세 기의 풍력 발전기가 호텔, 상점, 레스토랑, 숙박 시설 등 지역 사업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4. 법과 기금이 만든 생태계 — 제도화된 공동체 매입
에이그 섬이 선구자적 사례라면, 그 이후에 만들어진 제도적 기반이 운동 전체를 확산시켰다.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Scottish Land Fund)은 현재 스코틀랜드 정부가 재원을 대고 내셔널 로터리 커뮤니티 기금(National Lottery Community Fund)과 하이랜드 앤드 아일랜드 엔터프라이즈(HIE)가 파트너십으로 운영한다. 5,000파운드에서 최대 100만 파운드까지의 보조금을 지역 공동체가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는 데 지원한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은 300개 이상의 공동체 조직에 5,000만 파운드(약 850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지원 대상은 농촌에 그치지 않는다. 에든버러의 코르스토핀 커뮤니티 센터(Corstorphine Community Centre)는 2023년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으로 96만 파운드를 지원받아 에든버러 시의회로부터 건물을 매입했고, 글래스고파트릭의 아넥스 커뮤니티는 24만 8천 파운드 지원으로 37년간 임차해온 건물의 소유권을 확보해 지역 건강·복지 허브를 영구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수치는 운동의 규모를 보여준다. 스코틀랜드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스코틀랜드에서 공동체 소유 자산은 853개이며, 503개 공동체 그룹이 이를 소유하고 있다. 이 자산들이 포괄하는 토지 면적은 213,803헥타르로, 스코틀랜드 전체 면적의 2.7%에 해당한다. 2000년에 비해 161,832헥타르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 10년간 스코틀랜드 나머지 지역의 공동체 소유 토지 면적은 두 배 이상 늘었다.
2024년 12월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 지원 사례들을 보면, 던운의 오크뱅크 커뮤니티 인은 14만 7천 파운드를 지원받아 지역 선술집과 레스토랑을 공동체 공간으로 재개방할 예정이고, 오크니의 스트롬니스 커뮤니티 발전 트러스트는 13만 8천 파운드를 받아 공동체 센터 소유권을 확보했다. 로컬샤의 발마카라 커뮤니티 트러스트는 16만 2천 파운드로 산림청 소유였던 야영지를 매입해 지역 커뮤니티 자연 공간으로 보존한다.
5. 소유가 만드는 차이 — 왜 토지 매입이 공동체를 바꾸는가
단순히 공간을 쓰는 것과 공간을 소유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에이그 섬과 기가 섬, 수백 곳의 스코틀랜드 공동체 매입 사례가 보여주는 차이는 명확하다.
첫째, 임차와 달리 소유는 장기적 계획을 가능하게 한다. 임대 공간에서는 계약 갱신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10년, 20년을 내다보는 투자와 프로그램 기획이 어렵다. 에이그 섬 헤리티지 트러스트가 섬 전체를 소유하면서 비로소 장기적인 주택 건설,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인구 유입 계획이 가능해졌다.
둘째, 소유는 지역 자원의 수익을 공동체 내부에 머물게 한다. 기가 섬의 풍력 발전기 수익은 지역 사업체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외부 지주에게 임대료를 납부하는 구조에서는 지역에서 창출된 수익이 외부로 유출되지만, 공동체 소유 구조에서는 그 수익이 지역 내 재투자로 순환된다.
셋째, 소유는 주민의 의사결정 권한을 만든다. 에이그 섬은 매입 직후 워크숍과 주민 공청회를 열어 새 주택을 어디에 지을지, 기반 시설을 어떻게 개발할지를 주민들이 직접 결정했다. 공간의 소유자가 됐을 때 비로소 주민들은 자신들의 마을에 대한 진정한 결정 권한을 갖게 됐다.
넷째, 소유는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인다. 사유 지주가 섬을 팔거나, 지가가 급등하거나, 재개발이 추진될 때 임차인에 불과한 공동체는 속수무책이다. 반면 공동체가 소유권을 갖고 있으면 외부의 투기적 압력으로부터 지역을 보호할 수 있다.
커뮤니티 랜드 스코틀랜드의 린세이 찰머스(Linsay Chalmers) 이사는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이 "농촌 인구 감소와 도시 쇠퇴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른 접근 방식들이 실패한 경우에도 종종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6. 한국의 현황과 비교 — 공간은 있지만 소유는 없다

한국의 도시재생과 마을공동체 사업은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본격화됐다. 전국 각지에 '도시재생 거점시설', '마을공동체 공간' 이라는 이름의 시설들이 만들어졌다. 커뮤니티 공간, 주민 카페, 공동 작업장 등 형태도 다양하다.
그러나 이 공간들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공간은 정부 보조금으로 조성되지만 공동체가 소유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 소유 건물을 공동체에 위탁하거나, 임차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시재생 사업 기간이 끝나면 지원이 중단되고, 공간 운영을 담당할 주민 주체를 찾지 못하면 시설이 방치되는 사례도 생긴다.
뉴스타파의 도시재생 10주년 기획 보도에 따르면 사업 기간이 끝난 후 방치되는 거점시설 문제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위탁할 주민 그룹을 찾지 못해 지자체가 직접 시설을 운영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연구한 학자들은 공동체가 시설의 '이용자'에 머물고 '소유자'가 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 가능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스코틀랜드와 한국의 차이는 여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스코틀랜드는 공동체가 직접 자산을 소유하는 것을 목표로 법률과 기금을 설계했다. 공동체가 땅이나 건물의 실제 소유자가 될 때, 비로소 장기적 관리와 지속 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국의 경우 공간 제공에는 적극적이지만, 그 공간의 소유권을 공동체에 이전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물론 맥락의 차이도 있다. 스코틀랜드는 농촌 과소화와 대지주 문제가 결합된 특수한 역사적 조건 위에서 운동이 전개됐다. 한국의 도시 밀집 환경에서 토지 소유의 문제는 훨씬 복잡하다. 지가가 높고 개발 압력이 강한 도시에서 공동체가 토지를 직접 매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러나 도시재생 연구자들이 제안하는 '시민자산화' 개념, 즉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등이 도시재생 사업지 내 자산을 실제로 매입하거나 장기 임차하는 방식은 스코틀랜드 모델과 같은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소유 여부가 지속 가능성을 결정한다는 인식이 한국에서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7.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에 남기는 질문
스코틀랜드 사례에서 경기도 공익활동 생태계와 연결되는 시사점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공간의 안정성이 활동의 지속성을 결정한다.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공익단체들이 가장 많이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가 공간 문제다. 임차료 부담, 재개발, 지원 사업 종료 후 공간 상실이 반복된다. 스코틀랜드는 공동체가 소유하는 자산, 즉 쫓겨나지 않는 공간이 공동체 지속성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경기도 내 유휴 공공시설의 장기 임차나 자산 이전, 또는 공동체 기금을 통한 소규모 자산 매입 등을 공익활동 지원 정책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동체 소유는 외부 충격에 대한 면역력이다. 지가 상승, 재개발, 정책 변화로 공간을 잃는 것은 단순히 장소를 잃는 게 아니라 그 공간에 축적된 관계망과 활동 역사를 잃는 것이다. 공동체가 자산 소유권을 가질 때 그 역사가 보존된다.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공익활동 현장을 기록하는 것처럼, 그 현장 자체가 지속될 수 있는 물리적 기반도 공익 생태계의 일부다.
셋째, 제도적 지원이 운동의 확산을 결정한다. 에이그 섬의 선구적 매입이 운동 전체를 촉발했다면,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과 토지개혁법이 그 운동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었다. 시민의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동체가 공간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법적 권리와 재정적 지원이 결합될 때 운동은 체계적으로 성장한다. 한국에서도 공동체 자산 확보를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마무리 — 땅을 갖는다는 것의 의미
1997년 에이그 섬의 68명 주민이 1.5백만 파운드를 모아 자신들이 사는 섬을 샀다는 것은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되찾는 행위였다. 세계 어디에서도 한 번도 이루어진 적 없는 100% 재생에너지 전력망을 주민 스스로 구축한 것도, 그 소유권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간이 없으면 공동체의 이야기도, 활동도 사라진다. 경기도에서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단체들이 기록하는 이야기들이 오래 남으려면, 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공간도 지속되어야 한다. 스코틀랜드는 그 지속성을 소유에서 찾았다. 공동체가 땅을 갖는다는 것은, 그 공동체의 미래가 자기 손 안에 있다는 것이다.
참고 자료
- 영국 법률 — Land Reform (Scotland) Act 2003 : https://www.legislation.gov.uk/asp/2003/2/contents
- Isle of Eigg Heritage Trust 공식 홈페이지 — Community Buyout : http://isleofeigg.org/ieht/community-buyout/
- Isle of Eigg 공식 홈페이지: https://isleofeigg.org/
- Scottish Housing News — 에이그 섬 공동체 매입 25주년 : https://www.scottishhousingnews.com/articles/25-years-of-community-ownership-marked-on-isle-of-eigg
- Press & Journal — 에이그 섬 25주년 : https://www.pressandjournal.co.uk/fp/news/highlands-islands/4401513/eigg-marking-25-years-of-community-buyout-and-inspiring-others/
- The Conversation — 에이그 섬 공동체 매입에서 배울 것 : https://theconversation.com/what-other-communities-can-learn-from-this-islander-buy-out-in-scotlands-hebrides-75896
- 스코틀랜드 정부 공식 통계 — Community Ownership in Scotland 2024 : https://www.gov.scot/publications/community-ownership-in-scotland-2024/
- 스코틀랜드 정부 — 커뮤니티 소유 면적 변화 : https://www.gov.scot/publications/community-ownership-in-scotland-2024/pages/area-in-community-ownership-changes-over-time/
- 스코틀랜드 정부 — Scottish Land Fund : https://www.gov.scot/policies/land-reform/scottish-land-fund/
- National Lottery Community Fund — Scottish Land Fund : https://www.tnlcommunityfund.org.uk/funding/programmes/scottish-land-fund
- Scottish Housing News —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 갱신 : https://www.scottishhousingnews.com/articles/renewed-land-fund-vital-for-continued-community-ownership-success
- HIE — 2024년 12월 SLF 지원 : https://www.hie.co.uk/news-and-blogs/news/2024/december/06/community-groups-receive-slf-funding/
- TFN — 스코틀랜드 토지 기금 지원 보도 : https://tfn.scot/news/community-groups-get-2million-from-scottish-land-fund
- Land Matters — Who Owns Scotland 2024 : https://andywightman.scot/2024/03/who-owns-scotland-2024-a-preliminary-analysis/
- Law Society of Scotland — 토지개혁 25년 : https://www.lawscot.org.uk/members/journal/issues/vol-66-issue-01/land-reform-25-years-in-perspective/
- 뉴스타파 — 도시재생 10년, 방치된 거점시설 : https://www.newstapa.org/article/hgFPz
- 커뮤니티 랜드 스코틀랜드 — Isle of Eigg Heritage Trust : https://www.communitylandscotland.org.uk/members/isle-of-eigg-heritage-trust/
조회수 246
2026-05-03
- 마음을 여는 첫 울림
무대 위 조명이 은은하게 번져가는 그 순간이었다. 막이 오르기도 전에 먼
저 찾아온 것은 북소리도, 춤사위도 아닌, 따뜻한 목소리들이었다. 영상 속
에서 흘러나오는 오랜 벗들의 인사말.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그 짧은 말 속에 스며든 것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었다. 함께 웃고 울었던
수십 년의 세월,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걸어온 험한 길들, 그리고 서로를 향
한 깊은 사랑과 믿음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가슴 한편이 뜨
거워지기 시작했다. 아, 굿판은 벌써 시작되고 있었구나. 사람과 사람을 잇
는 마음의 장단이 벌써 울려 퍼지고 있었다.
- 2 -

제1장 ― 신명, 그 첫 만남의 떨림
첫 번째 마당, 진도북놀이가 시작되는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북채가 가죽
을 때리는 그 순간, 마치 심장이 한 박자 더 뛰는 것 같았다. 쿵! 쿵! 쿵! 장
단이 울려 퍼질 때마다 객석의 모든 이들은 하나가 되어 몸을 흔들었다. 나
역시 어느새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고, 발끝까지 전해지는 진동에 온몸이 깨
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1985년 경기대 풍물패 '얼마당'의 청년 이성호가
상상이 되었다. 스무 살 청춘이 처음 북채를 잡았던 그 떨리는 순간부터, 지금 이 무대에 서기까지의 40년. 그 긴 여정이 장단 하나, 하나에 스며들
어 있었다. 풍물은 그의 삶을 관통하는 숨결이자, 세상과 자신을 이어주는
영혼의 다리였다. 그 인연이 이제는 무대 위에서 꽃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제2장 ― 해린, 그 이름에 깃든 이야기
지승 스님이 정성스럽게 지어주신 ‘해린’이라는 호에는 잔잔한 물결 위
- 3 -
로 햇살이 반짝이며, 만들어내는 물비늘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속 깊은 곳에서는 파도와 햇살이 끝없이 춤추고 있는 것
처럼 이성호에게 ‘해린’이라는 호는 어울렸다. 두 번째 마당 소리굿에서 그는 정말로 해린 그 자체가 되었다. 거친 목소
리에 실려 나오는 살아온 이야기. 풍물 굿패에서의 추억들, 민주주의의 거
친 현장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풍물의 울림, 동지들과 어깨를 맞대고 춘
그 수많은 밤들을 보는 듯했다. 소리 하나, 하나가 삶의 페이지를 넘기는 것 같았다. 때로는 애틋하게, 때
로는 당당하게, 때로는 그리움에 젖어 들었다. 무대를 채우는 공기마저 그
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같았다. 굿은 단순한 흥겨움이 아니었다. 한
사람이 살아온 모든 순간을 품고, 앞으로 걸어갈 희망을 노래하는 깊은 언
어였다.

제3장 ― 예의 길, 사랑의 춤
세 번째 마당 부포 춤이 시작되자, 나는 숨을 멈췄다. 하얀 부포가 공중에
서 꽃잎처럼 흩날릴 때마다, 무대 전체가 환상적인 빛으로 물들었다. 부포
는 살아있는 것처럼 춤췄고, 그 속에서 이성호라는 사람의 영혼이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굿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라." 그 소중한 가르침이 부포의 원을 그리
- 4 -
는 궤적마다 새겨져 있었다. 예술(藝)의 길을 걸으면서도 사람을 향한 예
(禮)를 잊지 않았던 삶. 기교를 뽐내기보다는 마음을 전하려 했던 춤사위. 부포가 하늘 높이 치솟을 때마다 나의 마음도 함께 날아올랐다. 이것은 단
순한 춤이 아니었다. 한 풍물꾼이 평생에 걸쳐 쌓아온 깨달음의 결정체였
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삶에 대한 다짐이었다. 객석의 모든 이들이 그
아름다움에 빠져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제4장 ― 삶의 터, 함께하는 울림
마지막 판굿이 시작되자 무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되었다. 함께한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어 장단을 풀어내는 그 순간, 신명은 절정에 달했다. 하지
만, 이 판굿은 그저 흥겨운 마무리가 아니었다. 그 속에는 너무나 깊은 의
미가 스며들어 있었다. 매향리의 그 메마른 땅에서, 대추리의 눈물 젖은 들판에서, 용산참사의 아
픈 현장에서, 세월호의 차가운 바닷가에서.... 그 모든 곳에서 풍물은 늘 사
람들과 함께 울었다. 억울하게 떠난 영혼들을 기리고, 더 평등한 세상을 꿈
꾸며, 목소리 없는 자들의 외침을 대신했다. 굿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었다. 삶이자 투쟁이었고, 위로이자 연대였다. 무
대 위에서 터져 나오는 장단 소리는 곧바로 광장과 거리로, 그리고 우리가
함께 써 내려온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역사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 판굿은
진정한 '삶의 터'였다.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다.

- 한 사람의 발자취, 모두의 기억
공연 내내, 그리고 여운이 가시지 않는 지금까지도, 나는 이성호라는 사람
이 걸어온 길을 떠올린다. 1988년 수원 민주 문화운동연합에서의 첫 발걸음
부터, 문화공간 삶터에서 꽃피운 아름다운 만남, 풍물굿 패 삶터에서 함께
만들어온 수많은 감동의 순간들. 정월대보름마다 이어온 지신밟기, 겨울밤을 따뜻하게 만든 달집 축제, 새해
를 맞이하는 해맞이 축제까지. 30여 년 동안 지역의 굿판을 이끌어온 그 모
든 발자취가 오늘 무대 위에서 되살아났다. 매향리와 대추리, 강정마을, 용산참사, 세월호 현장에서도 절대로 멈추지
않았던 풍물의 울림. 심지어 러시아, 일본, 베트남, 독일까지, 국경을 넘어서
도 굿의 감동을 전해온 그 놀라운 여정. 그의 삶은 예술이었다. 동시에 치열한 운동이었다. 무엇보다 사람과 함께
살아온 아름다운 연대의 역사였다. 그 모든 것이 오늘 밤 한 무대 위에서
꽃처럼 피어났다.

- 객석에서 흘러나온 진심
공연 내내 객석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힘찬 박수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훌쩍이는 소리. 무대 위의 주인공만큼이나 객석에 앉은 이들도 특별했다. 이성호와 함께 세월을 살아온 소중한 벗들, 같은 길을 걸어온 동지들, 그리
고 그의 굿을 사랑해 온 모든 사람이었다. 함께한 인연들이 보내는 뜨거운 눈물과 환호는 굿판을 더욱 벅차게 만들
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지고, 모든 이들이 하나의 큰 굿판 안에서
함께 울고 웃었다. 그 가운데 앉아 있던 나 또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뜨거운 울
림을 감출 수 없었다. 이것은 단순히 '좋은 공연을 보았다'라는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경험이었다. 한 사람의 삶 전체가, 그 삶과 함께해온 공동체의 소
중한 기억들이, 그리고 우리가 함께 일궈온 민주주의의 역사가 굿판 안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 늦은 깨달음과 새로운 다짐
공연이 끝나고 여운에 젖어 있던 나는, 뒤늦게 깨닫고 말았다. 오늘 무대
에서 풍물을 치던 그 사람이 바로, 수많은 현장마다 늘 앞장서서 함께했던
바로 그 사람이었음을 기억했다. 미처 알지 못했던 무지함이 부끄러웠고, 그런 나 자신이 미안했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속에서는 새로운 다짐이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소
중한 현장에서, 그와 함께 더 자주 마주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앞섰다.
"굿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라."
나금추 선생님의 그 소중한 가르침처럼, 이성호의 굿은 앞으로도 사람과
사람을 잇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며, 세상을 더욱 따뜻하게 울리면서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는 더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을, 서로를 사랑하고
보듬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꿈꾸며 살 것이다. 그의 건강한 모습을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그의 굿이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심어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조회수 49
2025-09-08의왕시 내손동. 오래된 주택과 신도시 아파트가 공존하는 이 마을에는 ‘골목
에서 피어난 예술’이 있다. 그 시작은 한 예술가의 조용한 시도였다. 그리고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골목은 전시장으로, 주민은 예술가로 변해갔다. ‘내
손반디불’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이 문화공동체의 시작과 철학을 대표
박준하 작가이자 대표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사진/1
Q. ‘내손반디불’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독일에서 공부할 때 그들이 가진 문화와 예술에 대한 생각이 무척 단단하다
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 자존심과 자긍심을 한국에 돌아 와서 제가 하는
예술활동을 통해서 알리고 전파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 문화의 역사
를 되살리고 싶었습니다.”
Q. 오픈스튜디오에서 시작된 활동이 공동체 문화예술로 확장되었네요. (‘내손에 반딧불’, 박준하 작가의 오픈스튜디오 이름이다.) “아무리 작은 빛이라고 해도 어둠에 삼켜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리적인 빛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희망을 은유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2017년 10월, 선선한 토요일 오후에 열린 의왕 <반딧불 축제>와 잘 어울리
는 말입니다. 그날 저녁 축제 장소인 ‘내손동 에너지연구원 앞 공터’에서는
400여개가 넘는 빛 우산과 작은 등불들이 수놓아졌습니다. 작은 빛들이 모여
커다란 빛으로 마을을 비추는 모습이 주민들간의 정다운 관계를 시각화한
모양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Q. ‘내손의 반딧불 축제’는 어떤 행사인가요?
“<반딧불 축제>는 의왕시 내손동의 지역문화공간인 ‘내손의 반딧불’이 경기
생활문화플랫폼 사업으로 진행한 <내손안의 내손동>의 결실을 맺는 축제입
니다. ‘내손의 반딧불’이 추구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에게 예술적 표현의 기회
를 제공하며, 예술이 생활과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눈여겨 볼만한 ‘빛’으로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반딧불이 등만이 끝은 아니었
습니다. 마을의 건물들을 미디어 파사드로 이용하여 지역주민들이 그간 일상
을 담아 만든 영상과 기록영상, 작가들의 작품 등을 모아 상영했습니다.”


Q. 작은도서관을 운영하시고 계신데 아카이브 활동도 하시나요?
“제게 딸이 있는데, 예술활동을 하면서 창작하는 일이 굉장히 어려워요, 그리
고 그런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가까이 하고 읽는
습관을 갖는거죠. 제 딸이 자연스럽게 책을 친구처럼 여기고 자주 들여다 보
며 친근하게 지넬 수 있는 벗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어르신들에게는 자
신 이야기를 포토에세이 책으로 펴 낼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청소년들에게는
언제든지 와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자신의 손으로 므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간도 되기도 합니다.”

Q. 이 활동이 10년 가까이 지속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예요. 하나는 ‘지속성’, 다른 하나는 ‘주민성’이에요. 매년 조금씩이라
도, 멈추지 않고 했다는 점. 그리고 늘 주민이 주체였다는 점이 우리 공동체
를 지켜준 힘이었어요. 지원이 없던 해도 있었지만, 작게라도, 같이, 꾸준히
해왔습니다.”
Q. 앞으로 내손반디불이 지향하는 방향이 있다면?
“‘예술의 생활화’와 ‘생활의 예술화’예요. “예술이 일부 사람들의 일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고, 삶이 예술이 되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평
생학습을 통한 의왕시 동아리들과 연대하여 그 가치가 높은 수준으로 향상
되기를 지향합니다. 그게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해온 일이자, 앞으로도 해
나갈 길입니다. 내손반디불이 그걸 보여주는 작지만 확실한 모델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달 8월 31일 AI를 활용한 청소년연극제가 갈뫼 작은도서관에서 열린
다. 자신들의 창작한 대본을 가지고 공연한다. 반딧불은 작다. 하지만 어두운 밤을 밝힌다. 박준하 작가와 내손반디불이 그
려온 10년의 궤적은, 예술이 어떻게 삶을 바꾸고 공동체를 잇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기록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손동 골목 어딘가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을 그 반딧불의
불빛을, 우리는 더 많은 지역에서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회수 61
2025-07-19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웃어른부터 아이들까지 어우러져 가족의 가치를 실현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시기인데요. 따라서 이번 달은 작은 공동체인 가정의 모
습부터 나아가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룬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지 돌아보
고 싶었습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이른바 ‘7세 고시’에 주목하며 가정에서의
조기 교육과 아동의 정신 건강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따라서 이번 웹진에
서는 과도한 사교육 문화와 아동 인권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며 어린이들이 건
강한 유년 시절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본 이미지는 OpenAI를 활용해 제작된 창작 이미지로, 특정 인물이나 상황과 관
련이 없습니다.
7세 고시가 무엇이죠?
7세 고시. 빠르면 4세 고시도 등장하였습니다. 어린 나이에서부터 영어, 수학 등
의 입시 공부를 과도하게 시키는 문화가 심해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예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약 81만 명이었던 초·중·고
등학생 수는 2010년 약 73만 명, 2020년에는 54만 명으로 감소했고, 2024년에는
52만 명 수준으로 예측되는데요.1) 학생들은 줄었지만 오히려 작년 초·중·고교생
1) 신소윤·이우연,“9살 손잡고 ‘떨어지면 편입’...대치동 그 학원 1800명 북새통”,한겨레, 2024.11.05.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165801.html#cb
사교육비는 총 27조 1천억 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2) 극단적인 사교육 행
태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7세 고시를 왜 시키는 거죠?
이른 조기 교육에 몰두하는 원인에는 여러 사회 요인들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
데요. 다양한 관점에서 세 가지의 이유로 추려보았습니다. 첫째. 과도한 경쟁 사회와 보편적으로 획일화된 성공 전략
현재 우리 사회는 IMF, 취업난, N포 세대에 이르는 불안정성과 양극화로 인해 “생존을 위해 경쟁한다!”라는 위기의식이 굳게 자리 잡아 과잉 사교육과 조기 경
쟁이라는 부작용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예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개인의 소득
은 임금구조뿐 아니라 개인이 처한 생애주기적, 가족적 상황에 의해 빈곤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영향력의 자기장 속에 놓여있다.”3)라고 지적합니다. 즉, 조
기 교육 열풍이 경제적 빈곤과 계층 하락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한다고 볼 수
있고 부모 세대가 겪은 성공 방향=생존 전략으로 자식에게 대물림 돼 획일화된
성공 로드맵을 제공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둘째. 공교육의 기능 상실과 소통 부재
‘공교육의 비효율성’은 학교 교육의 기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로 매일경
제와 모노리서치가 2023년 10월 18일 실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성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 중 45.6%는 한국 공교육을 미흡하다고 평가했습니다.4)
개선 방안으로는 기초학력 보장과 자기주도 학습 확대가 가장 많이 꼽혔고
(23.1%), 이어 대입 제도 변화(18.7%), 교사 역량 강화(15.3%), 다양한 학교 유형
확대(12.7%) 등이 제안돼 공교육 질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드러났습니다.5) 또
한 교육 당국의 소통 부재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요. 예로 최근 몇 년간 입시 제
도는 해마다 변화해 정시 40% 확대(2021학년도), 통합 수능 도입(2022학년도),
킬러 문항 배제(2024학년도), 의대 정원 및 무전공 전형 확대(2025학년도)로 이어
2) 신소윤·이우연,“9살 손잡고 ‘떨어지면 편입’...대치동 그 학원 1800명 북새통”,한겨레, 2024.11.05.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165801.html#cb
3) 여유진 외, 「교육불평등과 빈곤의 대물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2007-09, pp.93-94.
https://repository.kihasa.re.kr/bitstream/201002/482/2/%EC%97%B0%EA%B5%AC-07-09.pdf?utm_source
4) 박나은,“점수 줄세우기가 무너뜨린 공교육...수능 ‘이걸’로 바꾸면 된다는데”,매일경제,2023.10.18.
https://www.mk.co.kr/news/economy/10853165
5) 박나은,“점수 줄세우기가 무너뜨린 공교육...수능 ‘이걸’로 바꾸면 된다는데”,매일경제,2023.10.18.
https://www.mk.co.kr/news/economy/10853165
졌습니다.6) 이렇듯 잦은 교육 정책 변화와 학교 현장과의 소통 부족은 사교육 의
존도를 높이는 요소로 지적됩니다.
셋째. 공격적인 사교육 시장의 마케팅 전략과 규제 미흡
사교육 시장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의 문제점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한국교육정
책연구원과 국회의원들이 공동 주최한 ‘7세 고시: 유아부터 시작되는 사교육 전쟁’
정책 간담회에서 김경년 교수는 “유아 조기교육은 실질적인 필요보다 또래 집단
에 뒤처질까 하는 불안을 이용한 학원의 마케팅에 의해 일반적인 선택처럼 받아
들여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7) 따라서 서울시 교육청 같은 경우, 사교육 과열 억
제를 위해 교습비와 선행학습 광고에 대한 특별 점검을 벌였으며, 특히 의대 입시
반 광고나 교습비 초과 징수 등 불법 사항 5가지를 중점 단속했는데요.8) 하지만
사교육 시장을 규제하기 위한 단일 법률은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
니다.

▶본 이미지는 OpenAI를 활용해 제작된 창작 이미지로, 특정 인물이나 상황과 관
련이 없습니다.
7세 고시를 받은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6) 구무서, “경제불황·저출생 다 뚫어버린 사교육비...'잦은 제도 변경이 불안감 키워'”,뉴시스,2025.03.14.
https://www.newstong.co.kr/mobile/NewsView.aspx?seq=13483410&allSeq=3&txtSearch=&cate=0&cnt=-3&subCate=7
&order=default&newsNo=10
7) 이영일,“부모 불안 이용한 돈벌이, ‘7세고시’...쏟아진 전문가들 우려”,교육언론[창],2025.04.30.
https://www.educh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80
8) 김성웅 ,“의대 증원에 '초등 의대반'까지 과열 조짐... 政, 강남 주요학원 단속”,뉴데일리경제,2024.02.23.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4/02/23/2024022300208.html
그렇다면 7세 고시를 받은 아이들은 어떠한 문제점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지 아동
인권(UN 아동권리협약) 측면에서 세 가지의 악영향을 추려보았습니다. 첫째. 아이의 발달권 침해
UN 아동권리협약 제6조는 “당사국은 가능한 최대한도로 아동의 생존과 발달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제29조는 “아동의 인격·재능 및 정신적·신체
적 능력의 최대한의 계발”을 목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9) 또한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근아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실제 논리적 추론
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발달하기도 전에 중·고교에서 배우는 수준의 문제를 아이
에게 풀라고 시키는 건 학대이며 불안‧우울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될 가능
성도 높다.”10)고 우려했습니다. 따라서 과잉 조기 교육을 받을 경우 아이의 정상
적인 발달에 따른 성장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의 놀이와 휴식권 침해
UN 아동권리협약 31조는 “당사국은 문화적·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
는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촉진하며 문화·예술·오락 및 여가 활동을 위한 적절하
고 균등한 기회의 제공을 장려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11) 예로 2018년
아동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49분, 학습 시간
은 6시간 49분에 달합니다.12) 국제아동복지기관협의회(ISCI)가 주관한 'Children’s
Worlds' 조사에서는, 한국 8세 아동 삶의 만족도는 조사 대상 22개국 중 하위권
인 평균 3.30 점이며, 9.4%가 자기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13) 이는
학습 중심의 환경이 아동의 놀이와 휴식권을 제약해 비만, 면역력 약화, 성장호르
몬 분비를 방해해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셋째. 아이의 심리적 안정권 침해
9) 구리시립도서관. (n.d.). UN 아동권리협약 전문 [PDF 파일]. 구리시립도서관. https://www.gurilib.go.kr/attachfile/down/A6.pdf (접근일: 2025.05.20.)
10) 변태섭 ,“‘7세 고시는 학대, 아이 뇌 망가트려’··· 소아정신과 교수의 단호한 조언”,한국일보,2025.04.15.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1411290003241
11) 구리시립도서관. (n.d.). UN 아동권리협약 전문 [PDF 파일]. 구리시립도서관. https://www.gurilib.go.kr/attachfile/down/A6.pdf (접근일: 2025.05.20.)
12) 조희연, “초등생, 하루 6시간 49분 공부... 노는 시간은 49분”,세계일보,2022.05.04.
https://www.segye.com/newsView/20220504514514
13) 국제아동복지지표학회(ISCI), 『Children’s Worlds Comparative Report 2020』(2020),
https://isciweb.org/wp-content/uploads/2020/07/Childrens-Worlds-Comparative-Report-2020.pdf
지속적인 시험과 경쟁은 아동에게 큰 스트레스입니다. 강남·서초·송파 등 사교육
밀집 지역의 9세 이하 아동은 정신건강 문제로 진단받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
타났습니다.14)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우울증 및 불안장애 관
련 건강 보험 청구 건수는 서울 평균(291건)을 크게 웃돌며 송파구 1442건, 강남
구 1045건, 서초구 822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15) 상대적으로 아이들은 주체적인
감정 조절과 균형을 잡는 능력이 덜 발달 됐기 때문에 더욱 심적으로 타격이 클
수 있는데요. 이는 아동의 심리적 안정성을 저해하고 분노를 키우며 이후 성인이
돼서도 사회성과 자존감을 갖추는 데 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본 이미지는 OpenAI를 활용해 제작된 창작 이미지로, 특정 인물이나 상황과 관
련이 없습니다. 행복한 7세를 보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행복한 7세를 보내게 하려면 교육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 보아야
하는데요. 주요 해결책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기회의 평등과 폭넓은 직업 교육 장려
누구나 평등한 기회를 받고 자라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예로 경기도 교육청의
‘꿈의 학교’ 프로젝트는 지역사회가 주도해 학생들이 다양한 꿈을 실현할 수 있도
록 진로 탐색 활동을 제공하고 있습니다.16) 제과제빵, 농업, 1인 미디어 등 학생
14) 김찬호,“‘4세 고시, 7세 고시’에 멍드는 아이들···한 해 27만명 정신과 진료 받는다”,경향신문,2025.05.05.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050600091
15) 김찬호,“‘4세 고시, 7세 고시’에 멍드는 아이들···한 해 27만명 정신과 진료 받는다”,경향신문,2025.05.05.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050600091
16) 경기도교육청 마을교육공동체 홈페이지
https://village.goe.go.kr
주도 참여형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17) 이러한 사업이 성행한다면 기회
의 다양성과 실질적 진로를 보상해 사교육 과열을 낮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독일의 이원화 직업 교육제도(Dual System)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독
일의 고등학교 졸업생 중 약 절반은 2년에서 3년 반 정도 회사와 직업 학교의 두
곳에서 실습과 이론을 통해 300개 이상의 (기술 분야) 직업 훈련을 받고18)사회에
진출합니다. 이는 청년 실업률을 낮추고 산업 경쟁력을 높여 왔는데요. 우리 사회
도 민관협의체의 일자리 개혁을 시도한다면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인문학 교육과 교육 주체들의 공동체 설립
인문학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자아 성찰 등의 정신적 가치에 대해 교육해야 합니
다. 예로 올해 태국에서는 유네스코와 함께 ‘아동 및 청소년과 함께하는 철학
(PwCY)’을 통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윤리적, 철학적 질문을 토의하기 시
작했는데요.19) 실제 영국의 48개 학교를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 철학 교육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은 또래보다 읽기와 수학에서 더 높은 점수를 보였으며 불우한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큰 향상이 관찰됐다20)고 하니 국·영·수 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교육 주체들이 활발히 소통하는 기구가 필요합니다. 예
로 지리산에 위치한 토지 달빛 놀이터(토지 마을 학교)와 토지초등학교는 드물게
교사,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함께 하는 운동회를 기획하며 교류하였습니
다.21) 이렇듯 공동체 문화를 교육계에서 장려하면 당사자 간의 요구를 절충하고
수용해 균형 있는 교육 개혁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17) 경기도교육청 마을교육공동체 홈페이지
https://village.goe.go.kr
18)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BIBB), 「이원화 직업교육제도 소개」, https://www.bibb.de/en/77203.php,2020.11.04.
19) UNESCO, What a trapped tiger can teach kids about philosophy, 2025.03.27.,
https://www.unesco.org/en/articles/what-trapped-tiger-can-teach-kids-about-philosophy?utm_source
20) UNESCO, What a trapped tiger can teach kids about philosophy, 2025.03.27.,
https://www.unesco.org/en/articles/what-trapped-tiger-can-teach-kids-about-philosophy?utm_source
21) 조태용, “학부모, 교사, 아이들이 함께 노는 학교가 있습니다”,오마이뉴스,2023.10.01.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65246
▶본 이미지는 OpenAI를 활용해 제작된 창작 이미지로, 특정 인물이나 상황과 관
련이 없습니다. 셋째. 사교육 시장에 대한 규제 기준 확립
현재 우리나라는 사교육과 관련한 법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예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공정거래법,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등
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법령에 걸쳐 규제가 이루어져 일관성이 없고 온라인 강
의 콘텐츠와 같은 신종 사교육 형태에 대한 규제가 미비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기존 법령의 집행이 느슨하여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단일화된 법률과 강화된 규제 원칙을 마련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에서
는 사교육 업체와 문항 거래가 적발된 교원에 대해 시·도 교육청 엄정 조치, 수능
출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퇴직 입학사정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등의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였는데요.22) 실효성이 있길 바라며 무엇보다 교육청 중심의
정기적 실태조사 및 제재 방안이 보완되길 바랍니다.

▶본 이미지는 OpenAI를 활용해 제작된 창작 이미지로, 특정 인물이나 상황과 관
련이 없습니다. 7세. 나이만으로도 너무 사랑스러운 시기인데요. 마냥 행복하고 신나게 건강한 유
년 시절을 누리는 것이 권리인 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꼬마들에게
포근한 둥지를 제공해 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비단 부모만의 문제도
아닌 사회의 압박이 아이들을 병들게 한 것 아닌가 싶은 씁쓸함이 몰려왔습니다.
22)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2025.03.13.,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56678726&utm_source
8
※ 파일명 : (제출월일)제목_이름(활동명) / 사진파일 별도첨부
※ 경기천년바탕 Regular, 글자크기 13p(본문), 줄 간격 160%, 상하여백 15, 좌우여백 25, 머리말·꼬리말 15, 300단어 기준 양식에 벗어난
자료를 받았을 시 기준에 따라 수정하여 원고료 지급범위를 정함. ※ 1매에 27행을 기준으로 30%(8행)미만 작성된 매수는 지급매수로 산정하지 않으며 이미지는 홈페이지 업로드 크기와 별도로 센터
양식 기준 최대 10행으로 취급
유년 시절의 기억은 평생을 간다죠? 에디터에게도 어렸을 적 가족, 친구들, 동네
사람들과 놀았던 기억이 오래 남아있는데요. 때로는 추억을 떠올리며 힘든 날의
위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죠. 아이들이 뛰
노는 웃음소리가 널리 퍼져도 불편하지 않을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어
떻게 생각하시나요?
조회수 56
2025-05-20과거가 현재를 구할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에서 한 말이다. 5.18민주화운동 이야기인
《소년이 온다》를 쓸 때 그와 함께 한 질문이라 했다. 그 책을 쓰는 동안만의
질문이었을까. 지난 5월 17일(토) 광주의 5.18전야제를 다녀오는 동안 내게도
살아 있는 질문이었다. 과거가 현재를,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는 현장을 보
았기 때문이다. 45년 전의 광주가 오늘 대한민국을 구하고 있었다. 총칼이 아
니라 노래와 시로, 춤과 연극으로 연대하는 민주주의 대축제였다. 부끄러운 고백으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1980년 5월에 나는 대구에 사는
여고 2학년이었다. 당시 TV 화면에 나오는 광주는 ‘폭도’와 ‘빨갱이’의 도시
였다. 대학생이 된 후에도 광주는 두려운 ‘벽’이었다. 독재와 냉전 시대 교육
에 길든 아이가 광주의 진실을 마주하기까지는 20년이 더 걸려야 했다.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로 올해도 광주를 다녀오는 복을 누렸다. 개
인으로서가 아니라 4.16합창단으로서 ‘민주주의 대합창’ 공연에 서는 덕분이
었다. 구묘역 신묘역을 방문하고 5.18민중항쟁기념행사의 꽃이라 일컬어지는
전야제도 즐길 수 있었다. 올해는 18일 밤까지 1박 2일로 확대 진행된 전야
제를 하루만 보고 돌아온 게 아쉽다. 5.18 민주 광장, 동구 금남로 1~3가 차
없는 거리, 동구 중앙로 일대는 시민 참여 부스 물결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
곡’이 울려 퍼질 때마다 누구라도 목청껏 함께 부르는 축제였다. 다시 만난 소년, 아! 오월이여
17일(토)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추모식부터 소개하고 싶다. 안
산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해 구묘역을 들르고 신묘역에 도착했을 땐 5·18민주
유공자유족회가 주최 주관하는 추모식은 끝나고 있었다. 식전 공연으로 놀이
패와 장애인예술단의 공연이 있었고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한 전통 제
- 2 -
례 의식을 마친 전통 한복을 입은 분들을 볼 수 있었다. 2부 순서인 국민의
례로 시작하는 추모식(10시 30분)은 내빈 소개, 추모사, 유가족 대표의 인사
가 있었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헌화와 분향이 있었다. 추모식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순서는 ‘다시 만난 소년, 아 오월이여!’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5·18민주화운동 추모시 낭송 퍼포먼스’였다. 광주시낭송협
회 사람들이 5·18 광주 추모시를 모아서 한 편 한 편 낭송하는 공연이었다. 오월 광주를 추모하되 시와 음악으로, 피로 쓴 민중항쟁의 역사가 노래와 시
로 살아나는 시간이었다. 이창병의 ‘망월동에서’ 첫 자락을 보자. “광주 금남로에서/ 이 나라 최후의
거리마다 쓰러진 넋들의 통곡은/ 우리들의 침묵 속에 깊이 가라앉아 있습니
다.” 고정희는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라고 읊었다. 김준태의 ‘오 광주
여! 우리나라 십자가여!’는 광주일보(구 전남일보) 1980년 6월 2일 자 조간 1
면에 실렸던 시다. 계엄 당국의 검열에 기자들이 사표로 저항한 그 시였다. 다시 만난 소년, 아! 오월이여/ 광주시낭송협회/ 추모식에서 낭송된 시 맛보기
길을 가다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 것이다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
꽃 떼들도 나비들도 흩어져버린 광주여. 호남이여. 쓰러지고 엎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들의 피투성이 도시여. 죽음으로써 삶을 찾으려 했던
아아, 너 통곡뿐인 남도의 불사조여. 우리들의 도시
우리들의 도시
아아, 광주여 광주여 광주여 광주여.
‘민족의 십자가여’ /김준태
동호야!
죽은 친구의 등허리를 껴안고 우정을 포개고 죽은 소년
억울한 주검을 나르던 열여섯에게 민주란 무엇이었을까
어젯밤 나누어 삼킨 주먹밥 한 덩어리
마지막 눈물처럼 가슴에 퍼부었겠지
주먹밥처럼 꼭 끌어안고
죽음도 떼어놓지 못한 밀도로
어린 친구들은 하늘에서도 주먹밥이 되었을까
-‘주먹밥의 밀도’ /전숙
네가 오리고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 3 -
“우리는 사람이 개처럼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하지
만 신문에는 한 줄도 실리지 않았다.” 45년 전 전남일보 기자들의 그 절규가
시로 다시 살아나는 시간이었다. “끝나지 않는 오월 다시 찾은 민주주의 당신
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80년 오월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날을 잊지 않겠습
니다.” 시와 노래로 하는 기억의 다짐이었다. 민주주의 대축제 대합창
3부로 구성된 민주주의 대축제 5·18전야제는 지정남 배우가 진행했다. 1부 ‘오월광주 환영대회’는 오월길맞이굿을 시작으로 금남로에 집결하는 수만 명
의 민주 평화 대행진 대열을 노래와 춤으로 환영하는 행사였다. 2부는 ‘민주
주의 축제’로 뮤지컬과 노래로 꾸며지고 3부는 ‘빛의 콘서트’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비롯한 노래밴드들의 무대였다. 전야제 중앙무대는 금남로 4가역
교차로에 설치되고 양방향으로 여러 개의 대형 스크린이 있었다. 내가 416합창단으로 참여하는 ‘민주주의 대합창’ 공연은 17일(토) 오후 3시반
에 시작했다.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였다. 서울 부산 안산 광주
등에서 온 7개 시민합창단이 개별 공연으로 두 곡씩 부른 후 대합창단으로
함께 두 곡을 불렀다. 광주는 광주였다. 7개 합창단 중 푸른솔합창단, 1987합
창단, 광주흥사단합창단 3개가 광주 소재 합창단이었다. 푸른솔합창단(광주): 2015년 6월 ‘합창’을 통해 민주 인권 평화로 상징되는 ‘광주정신’을 전달하
고, ‘광주공동체’의 희망을 노래하고자 창단했다. 2017년, 2018년 창작 뮤지컬 ‘빛의 결혼식-임
을 위한 행진곡’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615시민합창단(서울): 2009년 8.15행사 공연을 시작으로, 민족의 역사와 겨레의 삶에 수많은 아
픔을 안긴 분단장벽을 허물고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의 새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창단했다. 1987합창단(광주): 광주 전남의 1980년 5.18민중항쟁의 불꽃을 1987년 6월 항쟁의 횃불로 군부
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헌법을 쟁취한 그 뜻을 노래와 합창으로 계승하고자 2018년 창단했다. 광주흥사단합창단(광주): 1913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창립한 민족운동단체 흥사단. 독립운동, 대
한민국의 민주화, 청소년 계몽, 육성운동으로 2017년 3월 창단, 형화와 자유를 노래한다. 박종철합창단)부산):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와 6월 항쟁의 정신을 기리고, 시민문화운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2016년 8월 16일 창단했다. 416합창단(경기안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 일반 시민으로 2014년 창단됐다. 소외와 불의, 불평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에 함께 한다. 이소선합창단(서울):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의 영결식을 계기로 2011년 결성된 노동자 합
창단이다. 서울시로부터 2020년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받았다.
- 4 -
민주주의 대합창에서 불려진 노래 제목을 소개해 본다. 아, 민주정부/ 무궁화
/ 다시 만난 세계/ 타는 목마름으로/ 죽창가/ 깍지손 평화/ 그날이 오면/
죽순밭에서/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개벽/ 껍데기는
가라/ 인간의 노래/ 돌덩이/ 오월의 노래2/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전체 합창단이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과 ‘광주출전가’를 불렀다. 전야제 2부 순서를 연 뮤지컬 <봄의 겨울, 겨울의 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80년 봄과 2025년의 겨울이 중첩되는 판타지 스토리의 뮤지컬. 공연은 “계엄이 계엄이 계엄이 계엄이 계엄이 선포됐다.”를 반복해 부르면서
시작했다. 이어서 “2024년 12월 3일 도시를 통제하고 국회를 해산하고 수많
은 사람들을 붙잡아 가두겠다고 계엄령이 선포됐다.”라는 가사는 45년 광주
와 현재의 서울을 관통하는 ‘계엄’을 보여 주었다.
“응 엄마, 나? 여의도 가는 길.”
“응 여보. 걱정말게. 서울 다 와 부렀어. 아 어치게 가만히 있나. 국회 앞에
탱크가 처들어와부렀다는디!”
이어서 노래한다. “하늘에는 헬리콥터가 거리에는 탱크부대가. 상상해 본 적
없어. 이런 세상이 다시 올 거란 걸.”
그랬다. 45년 전의 그 계엄령 세상이 21세기에 다시 올 줄은 나도 상상하지
못했다. “추운 겨울이 더욱 추워질지도 모른다,”라고 노래하면 “안 돼! 우리
가 만든 나라”라고 화답했다. “어떻게 가만히 있어. 학교에서 배웠는데. 나도
다 알아. 이거 5·18 때랑 똑같은 거잖아. 우리도 광주 사람들처럼 나서야 되
는 거잖아.”라고 젊은 여성이 외치면 “어쩌면 다시 봄이 오지 않을지 모른다” 라고 노래했다. 현재와 과거를 노래와 춤으로 연결해 주었다. 1980년 오월이
2024년 12월이고, 광주의 영령이 오늘의 우리를 구했음을. 가수 이은미가 작곡가 김형석이 해석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광주에
서 사람들과 같이 부르고 싶었단다. ‘서른 즈음에’, ‘가슴이 뛴다’ 그리고 ‘애
인 있어요’를 열창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라서일까, 시종 가슴 뭉클하고 눈
물을 멈출 수 없었다. 작곡가 김종률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존경,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의 찬사 그리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 5 -
담아” 작곡했다고 했다. 5·18전야제 브로셔의 글을 옮겨 본다. 민주항쟁의 연원 오월광주로 연어처럼 몰려오는 민주시민들. 고향 집 부모의 마음으로 뜨겁게 환
영하는 오월 광주 공동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금남로에서 새로운 세계를 전망하다. 항쟁의 연원 5·18: 계엄의 밤, 장갑차 앞을 맨 몸으로 가로막은 시민들의 용기는 광주 시민군의 헌
신이었습니다. 남태령의 새벽, 고립된 농민들을 끝내 지켜낸 연대의 마음은 오월 어머니들의 사랑이
었습니다. 한남동의 눈보라를 맞으며 새로운 세계를 꿈꾸던 낭만은 민주대성회의 횃불이었습니다. 승리의 약속 5·18: 오월의 기억으로 내란과 맞서 싸우고 있는 국민들이 민주주의 승리의 염원을
안고 광주로 달려올 것이며, 광주 공동체가 고향 집 부모의 마음으로 뜨겁게 환영할 것입니다. 서로에게 감사를 표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내란청산과 민주승리를 약속하는 축제를 펼칩니다. 미래의 표상 5·18: 5·18은 미래의 표상으로 승화할 것입니다.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민주국가, 국가
주권이 실현되는 자주국가는 오월 광주가 꿈꾸었던 대한민국입니다. 계급과 계층, 성별과 세대를
넘어 누구나 서로를 귀하게 여기며 존중하는 대동세상을 오월 광주가 먼저 체험했던 미래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그리고 ‘5.18헌법’ 5·18전야제 시민참여 부스의 인상을 정리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올해도 45년
전 오월의 ‘주먹밥’이 있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사랑의 밥을 3개나
받아먹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모델이 된 독일 기자 한스 패터를 기리는
초록 택시와 운전자가 있었다. 그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제시하면 광주의
소주 ‘잎새주’ 샘플 한 병 받을 수 있었다. “1980년 5월, 광주로 간 택시운전
사”라는 문구와 초록 택시가 라벨로 붙어 있는.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이라 불리는 광주인권상을 아는가? 5·18기념재단이
2000년부터 인권과 평화를 위해 기여한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수여하는 상이
다. 올해 수상자는 동남아시아에서 군사폭력과 인권침해에 맞서 생존자 보호, 진실 규명, 평화 구축 활동을 펼쳐온 인권 단체 ‘아시아 정의와 권리(Asia
Justice and Rights, AJAR)’다. 특별상은 필리핀 코르딜레라 지역에서 34년
간 예술을 통해 인권과 공동체 권리를 옹호해 온 ‘DKK문화동맹’이 받았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인 고 문재학 열사를 비롯한 민주
유공자들의 묘비를 찾아보자. 구묘역에도 신묘역에도 너무나 어리고 젊은 얼
굴들을 보라. “5·18정신 계승 민주유공자법 제정하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 유족·가족에 대한 교육지원, 취업지원, 의료지원, 대부, 양로지원, 양육지
원 및 그 밖의 지원”이나 “국가와 지자체는 각종 기념·추모 사업을 실시하고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시설물이나 교양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라.
- 6 -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이라 적힌 부채를 보았다. 홍보 부스에서 “청원 참
여” 유인물이 배포되고 있었다. 5·18정신을 국가가 책임지고 헌법에 새겨야
한다는 요지였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광주의 희생과 단호한 투쟁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지켜졌다. 12·3 불법 계엄의 국민 승리가 바로 오월광주
의 승리”라며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통해 대한민국을 지켜온 힘이 국
민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새기겠다"라고 말했다. 5·18 정신을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현재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
하여....
수록 후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과 불의에 항거한 4.19와 5.18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
명에 입각하여....
조회수 66
2025-05-20아직도 가끔 힘이 드는 날이면 정글짐 꼭대기에 올라 모래바람을 휘몰아치던, 구
름사다리 너머로 세상을 내려다보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곤 합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 동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네모난 철봉과 미끄럼틀, 모
래 대신 깔린 고무매트, CCTV 아래 놓인 그네... 어쩌면 이건 ‘아이들을 위한 공
간’이 아니라 ‘어른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만든 공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곤 했습
니다. 사라진 놀이권, 아이들은 도시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사진 1 (출처 : 에디터 직접촬영)
“뛰면 혼나는 세상, 누구를 위한 놀이터인가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우리나라의 관리대상 놀이터는 총 83,810
개입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3.7%가 주택단지 내에 있으며, 이는 많은 놀이터
가 해당 단지 주민만 이용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도시공원 내 놀이터는
전체의 14.5%로, 아파트 외 거주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출처 : 행정안전부. (2025). 『전국 어린이놀이시설 안
전관리시스템(2024년 4월 기준)』. https://www.cpf.go.kr/cpf/ko/nori/0001/index.jsp)
공원은 또 다른 인간의 동반자인 반려견 산책로로 바뀌고, 방과 후 시간은 학원으
로 향하는 아이들의 스케줄에 밀려 놀이 시간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저출생으로
아이 수가 줄어들었다는 말은 자주 들리지만, 그렇다고 놀이공간까지 줄어드는 것
이 당연한 일일까요?

사진 2 (출처 : 에디터 제작 / 챗GPT 활용 ai 생성 이미지)
놀이가 사라진 아이들, 성장에도 틈이 생긴다
놀이는 단순한 시간이 아닌 감정 조절, 사회성, 창의성을 키우는 아이들의 필수
활동입니다. WHO와 유니세프는 놀이를 아동의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유
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에서도 “모든 아동은 적절하고 균등하게 여가와 놀이를 누
릴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여전히 놀이를 ‘사치’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등 입학
전부터 시작되는 사교육, 방과 후 시간을 채우는 학원 스케줄, 그리고 놀이를 위
한 공간은 점점 유료화되고 있습니다. 더하여,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놀이터는 민원이나 안전의 이유로 통제되는 놀이시
설도 많습니다. 미끄럼틀에서 넘어졌다고 민원이 들어오면 그 시설을 없애는 경우
나 공원에서 ‘아이들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놀이터를 폐쇄한 사례도 흔치 않
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안전’을 이유로 아이들의 모험과 자율은 통제되고, 놀이
터는 규칙 속의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 김태형은 “아이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놀이를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기
쁨과 행복 같은 감정을 체험합니다. 이 자유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만큼, 이를 박
탈당하면 무력감에 빠지고 맙니다.” 라고 말합니다. (출처: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161006051800805)
놀이에 대한 어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놀이가 단지 여유가 아닌 권리로
받아들여질 때, 우리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
다.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바로 이 ‘놀이의 자유’입니다. 사라진 놀이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들 – 국내외 사례로 본 실천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실제 지역사회에서는 어떤 실천이 이루어
지고 있을까요? 제도적 한계를 넘어 아이들의 놀이권을 회복하고자 했던 국내외
의 시도들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살펴봅시다.
[경기도] 놀이활동가 파견사업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2022년부터 경기도 내 아동 돌봄시설과 놀이공간에 놀이활
동가를 파견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이 사업은 전문 놀이활동가가 각 기
관에 상주하거나 정기적으로 방문해 아동의 발달 단계에 맞는 놀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하고
놀이를 통해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었으며, 기관 내 돌봄
교사의 부담을 줄이고 놀이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아동의 놀이 경험을 회복하는 데 기여한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
았습니다. (출처: 경기도여성가족재단, 2022)

사진 3 (출처 : 경기도여성가족재단 홈페이지)
[전북 완주군] 이동형 플레이버스
완주군은 교통이 불편하거나 놀이터가 없는 농촌 마을을 중심으로 ‘이동형 플레이
버스’를 운영하였습니다. 전문 놀이강사가 장착된 차량을 타고 마을을 순회하며
놀이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들이 매주 규칙적인 놀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
습니다. 이 사업은 놀이권 사각지대 해소와 더불어 지역 공동체 회복에도 기여했
습니다. (출처: 완주군청 아동청소년과, 2022)
[독일 프라이부르크] 자연 그대로의 놀이터 조성
독일 프라이부르크시는 기존의 인공적인 시설물 대신 자연지형을 그대로 활용한
‘자연 놀이터’를 조성했습니다. 이곳에서는 흙, 나무, 돌 등을 활용해 아이들이 자
유롭게 탐색하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위험 요소도 최소
화하지 않고 아이 스스로 통제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부모들의 높
은 만족도와 지역 아동의 정서 안정에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
니다. (출처: Freiburg City Council, 2021)

사진 4 (출처 : 에디터 제작 / 챗GPT 활용 ai 생성 이미지)
놀이터는 단지 미끄럼틀이 아닙니다. 그곳은 아이들이 사회를 배우고 자신을 시험
해보는 실험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공간을 줄이고, 통제하고 있습니다. 아이
들이 다시 놀이터로 돌아오게 하려면, 단지 공간만이 아닌 ‘놀이할 권리’ 자체를
돌려주어야 합니다. 놀이권은 단순한 문화가 아닌, 아이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건이자 사회가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 어른들의 작은 변화가 아이들의 큰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놀이터 옆 벤치에 앉기
보다, 아이 옆에서 한 번쯤 그네를 밀어주는 사회, 그게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첫걸음 아닐까요?
[참고자료]
경기도여성가족재단. (2024). 『아동 놀 권리 보장을 위한 연구』. https://www.gwff.kr/storage/board/privacy/2024/11/11/PRIVACY_ATTACH_17313
04910929.pdf
경기데이터드림. (2024). 『어린이 놀이시설 현황』. https://data.gg.go.kr/portal/data/service/selectServicePage.do?infId=I6Y5W00421
151P0RPW7Y12521845&infSeq=1
행정안전부. (2025). 『전국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시스템(2024년 4월 기준)』. https://www.cpf.go.kr/cpf/ko/nori/0001/index.jsp
연합뉴스. (2016). 『놀이의 박탈이 만드는 감정의 상처』.
https://www.yna.co.kr/view/AKR20161006051800805
조회수 56
202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