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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미리캔버스 creator: Anemone123
     
    
    ● 청년 우울증 증가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청년기(19~39세) 우울증 환자는 2014년 약 11만 명에서 2023년 36만 명 수준으로 증가해 10년 사이 225%라는 매우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적 변화가 아니라, 청년층의 정신건강이 구조적·사회적 압박 속에서 점점 취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특히 청년기 우울증이 2020년 이후 만성질환 1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통적으로 만성질환을 주도하던 고혈압·간질환 등을 제치고 정신질환이 1순위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가 큽니다.
     
    세계적 추세를 보더라도 보통 우울증은 노년층에서 높게 나타나지만, 한국은 예외적으로 20~30대의 유병률이 70대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는 독특한 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청년들이 경제적 불안, 고용 불안정, 사회적 경쟁, SNS 비교 압박 등 복합적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중장년층 못지않은 정신적 과부하를 견디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다시 말해 청년층의 우울은 개인적 취약성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정책적 허점이 누적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민감한 그룹을 직접적으로 압박한 결과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청년 우울증 증가세는 단순한 건강 지표가 아니라, 청년 세대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 청년 우울증의 구조적 원인
     
    청년 우울증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취약성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니라, 청년을 둘러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사회 구조의 변화 속에서 청년층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고, 이러한 압박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며 정신건강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먼저 경제적 불안정은 청년 우울증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드는 반면 단기 계약직과 플랫폼 노동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청년들은 안정적인 소득과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전세 사기, 급격한 월세 상승, 주거 안정성까지 겹치며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주거는 인간의 기본권과 밀접한 요소인 만큼, 이 영역에서의 불안은 곧 삶 전체가 위협받는 감각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취업난과 과도한 경쟁 문화는 청년들이 성장기부터 지속적으로 느껴온 압박을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확대시키는 구조입니다. 청소년기 입시 경쟁, 대학 입학 이후 스펙 경쟁, 졸업 직후 취업 경쟁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실패는 곧 낙오로 간주된다는 공포가 형성됩니다. 이는 스스로를 과도하게 평가절하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게 만드는 심리적 위축으로 연결됩니다.
     
    더불어 SNS가 강화한 비교 압력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노출되는 타인의 화려한 일상, 성공담, 자기 계발 콘텐츠는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편집된 경우가 많지만, 이를 접하는 청년들은 ‘나는 뒤처지고 있다’는 감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비교는 자존감 저하와 자기혐오를 유발하며, 때로는 현실과 스스로 간의 격차를 극단적으로 왜곡해서 받아들이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고립과 관계의 얕아짐도 우울감을 심화시키는 원인입니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디지털 의존도 증가로 관계의 깊이가 줄어들고, 청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안정적으로 지탱해 줄 지지망을 찾기 어렵습니다. 겉으로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듯 보이지만 정작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상대는 사라졌고, 이로 인해 외로움과 고립감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형성됩니다.
     
    결국 청년 우울증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사회 구조적 압력이 겹겹이 쌓인 결과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주거·노동·디지털 환경 전반에서의 정책적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의 심리학적 영향
     
    심리학에서는 외로움이 우울증의 가장 강력한 촉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연결돼 있다는 감각이 약해지고 정서적 지지를 제공해 줄 타인이 없다고 느껴질 때 발생하는 깊은 심리적 허기와 같습니다. 특히 청년기는 인간관계가 빠르게 변하고, 정체성과 역할이 유동적으로 재구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외로움이 자리 잡으면 그 영향이 더욱 크게 확대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청년들은 학창 시절의 비교적 안정된 관계망을 벗어난 뒤, 사회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스스로 구축해야 합니다. 그러나 취업 준비, 경제적 불안, 반복되는 실패 경험 등 다양한 압박 속에서 관계 형성은 점점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을 찾지 못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사소한 문제에도 자기비난이 과도하게 커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심리적 변화는 점차 ‘나는 혼자다’, ‘누구도 나를 돕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굳어지며 고립감을 강화합니다. 또한 외로움은 스트레스 상황을 크게 증폭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같은 어려움이라도 주변에 공유할 사람이 있으면 감정의 충격이 완화되지만, 고립된 상태에서는 작은 실패도 삶 전체를 위협하는 사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확대 해석은 우울한 생각을 반복시키고, 사고의 폭을 극도로 좁히며 현실 판단력을 약화시키게 됩니다. 결국 외로움이 지속되면 청년은 자신이 사회로부터 분리된 존재라고 느끼고, 이 감정이 장기화될수록 우울증 발병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외로움이 개인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관계를 맺기 어렵게 만드는 노동 환경, 심리적 지지체계를 약화시키는 경쟁 중심 사회, 온라인 소통이 대면 교류를 대체하며 생긴 관계의 얕아짐 등이 구조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외로움은 개인이 만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연결망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구조적 손상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지뿐 아니라 공동체와 정책의 개입이 함께 필요합니다.
     
     
    ● 개인의 경험이 드러내는 현실
     
    청년 우울증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는, 어린 시절과 성인기에 걸쳐 연속적인 상처를 겪은 한 30대 초반 창작자의 경험을 들 수 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폭력과 따돌림을 겪었고, 성인이 된 뒤에는 부모를 연달아 떠나보내는 극심한 상실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심리적 기반을 흔들어 놓는 강한 외상으로 작용했고, 결국 일상적인 대면조차 어려워지는 대인기피와 깊은 우울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한동안 자신이 예전처럼 생기 있고 빛나던 사람이 아니게 된 것만 같다는 느낌을 반복했다고 말합니다. 이는 트라우마가 개인의 자존감과 정체성에 얼마나 근본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우울증이 단순한 기분 저하가 아니라 ‘존재의 변화’를 동반하는 질환임을 시사합니다.
     
    또 다른 사례는 20대 후반 여성으로,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으로 인해 일상 기능을 수행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던 경험을 들려줍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책 한 줄을 읽는 것조차 버거워졌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기본적인 행동도 큰 노력이 필요해졌습니다. 이처럼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상태는 우울증의 주요 징후 중 하나입니다. 그는 고립감이 심해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사고가 강화되었고, 작은 문제도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느껴졌다고 회상합니다. 결국 전문 상담을 통해 자신의 사고 패턴이 부정적 방향으로 과도하게 왜곡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이를 교정해 나가면서 점차 회복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 두 사례는 청년 우울증이 단순히 감정적인 슬픔을 넘어, 사고·행동·관계·기능 전반을 침식하는 질병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개인이 혼자 감당하거나 의지로 버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외상 경험·사회적 고립·경제적 압박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복합적 결과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들의 경험은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는 가벼운 표현과는 전혀 다른, 삶의 기반을 뒤흔드는 중대한 문제임을 분명히 드러내며, 한국 사회가 청년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 국가·사회 정책의 변화와 과제
     
    최근 정부는 청년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러 제도적 개선을 추진 중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변화는 정신건강검진 주기를 기존 10년에서 2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보다 빠르게 정신질환을 발견하고 치료로 연결하려는 취지입니다. 특히 우울증뿐만 아니라 조현병, 조울증 등 주요 정신질환까지 검진 항목에 포함시켜 조기 개입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층 특성을 반영한 전문 심리 상담 서비스나 회복 지원 프로그램 등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실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선 공공 상담기관에 대한 낮은 신뢰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과거 상담 경험에서 충분한 공감이나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느낀 청년들이 이후 다시 상담을 시도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접근성의 한계도 존재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시간적 여유나 지리적 거리,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공공 심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경우 해당 시설 자체가 부족하거나 접근이 어려운 문제가 빈번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정책 홍보의 부재입니다. 상담 프로그램이나 지원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들이 그러한 서비스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홍보 방식이 일방적이거나 청년층이 주로 활용하는 채널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정책은 문서상 존재할 수 있으나, 실제로 당사자들이 정보를 접하고 이용할 수 없는 구조라면 실효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신건강 관련 제도는 단순히 ‘있느냐’보다 ‘얼마나 쉽게, 신뢰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한 제도 마련을 넘어, 정책에 대한 인식 제고, 신뢰 회복, 현실적인 접근성 개선이 병행되어야 하며, 청년이 자신의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실질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데 정책적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 청년이 활용할 수 있는 정신건강 관리 전략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청년이 스스로의 심리 상태를 인식하고 회복력을 기를 수 있도록, 단계별 접근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 전략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정신건강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단계는 ‘기본 생활 패턴 점검’입니다. 정신건강의 붕괴는 대개 수면장애, 불규칙한 식사, 신체 활동 부족 등 일상 리듬의 무너짐과 함께 시작됩니다. 이른바 ‘생리적 기반’이 흔들릴 때 감정 조절 능력 역시 급격히 떨어지게 되며, 이는 우울의 초기 징후로 작용합니다. 특히 햇빛 노출이 부족하거나 야간 활동이 많을 경우 세로토닌 등의 기분 조절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단계는 ‘정서 안정화 전략’입니다. 요가, 명상, 복식호흡과 같은 신체 기반 안정 기법은 교감신경의 과잉 흥분을 가라앉히고 불안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인지 거리 두기’ 기법은, 반복되는 부정적 사고의 고리를 끊는 데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실패자야"라는 자동적 사고를 "내가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로 전환하는 방식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습니다. 3단계는 ‘전문 치료 개입 시점’입니다. 만약 기능 저하가 2주 이상 지속되고, 수면이나 식욕, 집중력, 대인관계 유지가 어려워질 정도라면 즉시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정신과 진료는 단지 약물 처방에 국한되지 않으며, 인지행동치료(CBT), 대인관계치료(IPT), 트라우마 치유 상담 등 다양한 맞춤형 접근이 가능하며, 치료 반응도 일반적으로 빠른 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개입이며, 늦어질수록 회복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됩니다.
     
     
    ● 살아남는 것의 가치
     
    오늘날 청년들은 생애 주기의 가장 역동적인 시기를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수많은 불확실성과 사회적 압박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미래 가능성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용 불안정, 주거 문제, 비대면 시대의 관계 단절, 그리고 SNS를 통한 비교 스트레스는 이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와 회복 경험자들은 공통적으로 강조합니다. 우울증은 의지력이나 성격 탓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병이며, 혼자의 힘만으로 벗어나야 하는 고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청년들이 꾸준한 치료와 정서적 지지를 통해 다시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 이전보다 더 탄탄한 자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죽지 않는 선택"은 생존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고통 속에서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서의 가능성을 믿고 지키려는, 절박하지만 가장 용기 있는 선언입니다.
     
    청년 우울증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나 일시적 감정의 기복으로 치부될 수 없습니다. 이는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인권적 과제이자 복지 정책의 핵심 영역이며, 노동 구조 전반을 재설계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회적 경고입니다. 그 해결은 거창한 제도 이전에, 청년들의 고통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고, 함께 버텨낼 수 있도록 사회가 역할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나는 왜 무기력한가…정답은 ‘이것’에 있었다
    주야

    조회수 357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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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의 공기는 더 차가워졌습니다. 사람들의 어깨에는 하루의 무게가 내려앉아 있고, 도시는 저마다의 속도로 저녁을 향해 밀려갑니다. 같은 시각, 같은 길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일을 마무리하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루의 책장을 넘깁니다. 어떤 이는 산책길로 향하고, 어떤 이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계단을 오른 뒤 비로소 숨을 내쉽니다.
     
    하지만 같은 저녁, 같은 도시 안에서도 누군가에게 이 시간은 하루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일의 시작이 됩니다. 이번 웹진은 바로 그 사람들, 우리가 도시에서 매일 만나지만 좀처럼 시선을 오래 두지 못하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 도시의 저녁이 끝나지 않는 사람들
    겨울 초입의 공기는 언제나 도시를 조금 더 느리게 만들지만, 그 느림 속에서 이상하게 더 바빠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아파트 경비 인력 축소 논란과 과로 문제가 반복적으로 회자되었고, 그때마다 “이 도시의 밤을 지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비슷한 장면을 또다시 마주했습니다.
     
    첫눈 예보가 뜨던 어느 날, 지역 커뮤니티에는 밤샘 제설 준비에 대한 글이 연이어 올라왔습니다. “오늘 밤은 제설 때문에 대기입니다”, “구역이 넓어서 나눠 맡아야 한다네요” 같은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뒤에 이어질 긴 시간과 새벽의 추위가 함께 읽혔습니다.
     
     
    경비원 초소 내부. ⓒ연합뉴스 /
     
     
    이런 장면들이 겹쳐 보이기 시작하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걷는 길, 우리가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은 누구의 손길로 유지되고 있을까?
     
    누군가는 도로 위의 눈을 먼저 치우고, 누군가는 엘리베이터를 점검하며 한밤중의 건물을 지킵니다. 도시가 당연하게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 ‘당연함’을 만드는 누군가의 시간과 노동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남시, 연이은 강설에 밤샘 제설 작업 한파 속 공무원 1600명 투입 총력 대응 ⓒ경기타임스 /
     
     
    2. 보이지 않는 운영이 도시를 지탱한다
    경비 노동자의 업무는 단순히 ‘경비’가 아닙니다. 주차 관리, 쓰레기 분리 안내, 민원 응대까지 대부분의 단지에서 사실상 ‘종합 지원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겨울철 청소·제설 노동자는 어떨까요? 첫눈이 오면 우리는 설렘을 말하지만, 그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으면 도시 전체가 멈춥니다. 도로, 보행로, 지하철 출입구, 언덕길,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그 길에는 이미 새벽에 몇 차례 제설을 마친 누군가의 발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이들은 도시가 멈추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운영’을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정작 이들에게 돌아가는 건 제한된 휴게 공간, 외부 기온에 그대로 노출되는 작업 환경, 익숙함으로 채워진 업무 범위의 모호함이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개인의 태도가 아니라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 있습니다. 노동 조건이 구조적으로 지속되지 않는다면, 도시 서비스 역시 지속될 수 없습니다.
     
     
    3. 경기도에서 보이는 변화의 조짐들
    다행히 곳곳에서 변화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크지 않아 보이지만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첫 단계들입니다.
     
    ① 청소노동자 휴게 공간 개선 - “진짜” 휴식이 가능한 공간
    경기도 여러 지자체에서는 난방기·냉방기 설치, 환기 시설 개선, 휴게실 접근성 확보(지하/창고형 휴게실 개선), 공용 쉼터 조성 등 청소노동자 휴게실을 ‘실질적 회복 공간’으로 재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② 야간 제설·청소 노동안전 체계 개선 - “사람 중심의 제설”
    폭설 대비 야간 근무는 오랫동안 반복된 과제였지만, 최근에는 ‘인력 투입’ 중심에서 벗어나 근무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야간 제설 대비 ‘스마트 제설장비’ 도입, 기온·적설량 기반 AI 도로 센서 시범 도입 등 장비 개선·인력 로테이션·서비스 시간대 조절 등을 포함한 ‘모델 전환’ 논의입니다.
     
     
     
    ③ 아파트 경비·미화 노동자의 감정노동 완화 - “민원 가이드라인의 등장”
    경기도의 여러 아파트 단지에서는 경비·미화 노동자의 감정노동 보호를 위해 입주민 공지·가이드라인·운영 규칙 개편이 확산 중입니다.
    - “폭언·사적 지시 금지” 현수막 게시
    - 경비원 업무범위 명확화(택배·주차대행·개인 심부름 금지)
    - 감정노동 대응 매뉴얼 비치
    - 공동주택 관리지원센터의 분쟁 조정 신청 증가
    특히 수원·성남·고양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입주민 커뮤니티가 직접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주민 차원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경기도에서도 작은 변화의 신호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눈에 잘 보이는 개선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시가 노동을 대하는 방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신호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사례들은 규모는 작을지라도 ‘도시의 유지’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조금씩 방향을 바꿔가는 지점들입니다. 우리가 공존을 이야기하려면, 바로 이 작은 변화들을 더 자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4. 문제는 이미 보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글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단 하나였습니다. 우리가 매일 만나지만 잘 보지 못했던 저녁의 단면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자는 제안입니다.
     
     
     
    출처 : 에디터 또봉
     
     
    경비 노동자에게 과도한 역할을 떠넘기지 않는 일,
    청소노동자의 휴게실이 말 그대로 ‘쉬는 공간’이 되게 하는 일,
    제설 인력의 장시간 폭주 구조를 줄이는 일,
    겨울철 운영 체계를 한철 대응이 아닌 연중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일.
     
    이런 변화는 거대한 개혁이 아니라 도시가 서로를 대하는 태도를 새롭게 정비하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도시를 ‘편리함’으로 평가하지만 그 편리함은 누군가의 새벽과 누군가의 야간을 겹쳐 만든 시간입니다. 이 사실을 한 번 더 기억하는 일, 바로 그 지점에서 더 나은 도시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겨울의 도시를 지탱하는 이들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오늘보다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깊게 이 도시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도시의 겨울노동-누가 우리의 연말을 지탱하는가
    또봉

    조회수 222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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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꿈을 가져본 적 있나요? 어릴 적 누군가는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 되거나 위대한 발명가가 되거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개척자와 같은 꿈을 꾸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어른이 되면 현실에 순응해 원대했던 꿈을 잃기도 합니다. 반면 현실에 맞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꿈을 잊지 않고 실현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있는데요. 바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5기 아카이브 에디터입니다. 특히 에디터의 글은 2025년 우리 사회의 실상을 알리고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연료가 되고자 하였는데요. 한 해의 끝인 에디터 수료식과 함께 이들의 발자취를 돌아봤습니다.
     
     
     
    ▶ 개회식(왼), 정선미 운영총괄실장(오) /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인사말>
     
    수료식에 앞서 정선미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운영총괄실장께서 인사말을 해주셨습니다. 11월에 진행된 2025 시민 기록 컨퍼런스 예시를 들며 포문을 열었는데요. 당시 체험 부스에 시민들도 같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인상 깊었던 것처럼 에디터의 ‘공익’ 매개 역할의 의미에 대해 들여다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글 솜씨보다 가치관이 더욱 주목받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현장 기록과 탐방 요소를 넣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모종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자 하였는데요. 여러 고민과 애정을 가지고 함께 공익 활동을 해온 에디터들에게 감사의 뜻도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말을 잘 마무리하며 내년에도 함께 지속적인 참여를 바란다는 격려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5차 정기 회의>
    1. 5기 아카이브 에디터 활동 성과 보고
     
    5기 에디터 정기 회의와 교육은 2025년 3월 7일에 진행된 발대식을 시작으로 수료식인 11월 29일 사이에 총 9차례 진행됐습니다. 예로 1차 회의에서는 에디터 운영계획 안내와 글쓰기 교육/저작권 준수에 대한 강의가 이루어졌습니다. 2차 회의에서는 1분기 활동 점검과 2분기 계획을 수립하고 은유 작가의 강연과 함께 시민 기록자의 역할과 기록의 힘에 대해 들여다보았습니다.
     
    3차 회의에서는 상반기 활동 보고와 하반기 운영계획과 함께 2025 시민 기록 컨퍼런스 기획을 하였습니다. 이후 수원 행궁 답사를 통해 기록을 위한 사진 찍는 방법을 익혔습니다. 4차 회의에서는 3분기 활동 보고와 4분기 운영계획과 함께 2025 시민 기록 컨퍼런스 점검을 하였습니다. 또한 4.16 기억저장소를 방문해 국가 재난이 주는 시사점과 기록의 중요성을 돌아보았습니다.
     
     
    ▶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 현장 영상회 / ⓒ 에디터 직접 촬영
     
     
    추가로 실을 깁고, 잣고, 엮고 있는 것처럼 기록이라는 실로 우리의 이야기를 타래로 엮은 '실타래' 전시행사가 담긴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 현장 영상을 감상하는 상영회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렇다면 해당 과정이 에디터들에게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다음의 성과 보고에서 수치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공익 웹진 콘텐츠 제작 현황
     
    우선 아카이브 에디터들의 공익 웹진 콘텐츠 제작 현황을 살펴볼까요? 2025년 3월 7월부터 11월 24일 기준의 수치입니다. 수집한 113건의 원고 중 106건의 공익 웹진(센터 홈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발행되었고 총 조회수는 약 166,051회, 콘텐츠별 평균 조회 수는 1,277회 이상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전년*(총 조회수: 92,524회/ 평균 조회수 571회 이상) 대비 총 조회수는 1.8배(79.5%), 평균 조회수는 약 2.2배(123.6%) 증가한 수치입니다.
    cf) *2024.11.29. 기준
     
    특히 공익 웹진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섬네일 디자인을 개선하며 시의성 있고 각 지역/공간/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다룬 콘텐츠를 발행하거나 공익 웹진에 출연한 공익활동가의 네트워크 홍보 효과 등의 요소를 통해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 5기 에디터 활동 성과 보고회 자료 /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 5기 아카이브 에디터 활동 평가회의
     
    1차와 2차 정기 회의 때 작성했었던 에디터들의 활동 계획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를 통해 시민 기록자로서의 2025년 활동을 상기하면서 현재를 점검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였습니다. 예로 에디터가 작성한 대표적인 내용을 세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꿀벌 에디터는 다양하고도 평범한 사람의 현장 목소리를 전하고 특히 배제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었습니다. 또봉 에디터는 여성, 기후 문제와 관련된 현안 혹은 ‘기록’에 대한 원고도 작성하려는 목표를 마련했었습니다. 또한 현장 취재 경험도 쌓고자 하였습니다. 미리내 에디터는 누구나 공익활동가를 할 수 있는 ‘쉬운 공익’을 만들고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다루는 원고를 작성하고자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연말에 초·중반 시기의 계획을 복기하며 깨달은 에디터들의 생각은 무엇인지 궁금해지기도 했는데요. 다음의 소감 발표에서 더욱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였습니다.
     
     
    ▶ 에디터들의 회의 발언 모습 /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5기 아카이브 에디터 소감 나눔>
     
    에디터 활동 소감 나눔은 자유 발언으로 진행되었는데요. 모두가 각자의 소회와 함께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든 에디터들의 발언을 요약해 기록하였습니다.
    옐로구피: 과거에는 글을 못 쓴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었는데 현재는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센터도 함께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모든 관계자분들 고생 많으셨고 감사했습니다.
    심지: 새롭게 시작한 일이 글을 보는 업무에요. 그렇다 보니 추가적인 글 쓰는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었던 순간도 있었어요. 하지만 에디터로서 작성한 글에 회사가 관심을 가지거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같은 플랫폼을 경험했던 것은 지금의 공익을 다루는 일에 도움이 돼서 좋았습니다.
     
     
    ▶ 수료 소감을 발표하는 심지 에디터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또봉: 고등학교 때 논술을 준비했던 이후로 글을 쓴 거는 정말 오랜만이에요. 글을 작성했던 시간이 뿌듯했고 여러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던 경험은 너무 좋았어요. 내 공익 웹진 링크를 보내며 자랑하기도 했답니다.(웃음) 종종 생계를 병행하며 활동에 소홀하기도 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재도전하고 싶어요! 뽑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참비움: 2025 시민 기록 컨퍼런스에 우리의 이야기를 반영했던 것이 좋았어요. 정말 멋있는 행사였기에 한 번 더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아쉬웠던 건 개인 사정으로 4.16 기억 저장소를 방문하지 못했던 것이에요. 공익 웹진을 더욱 활발히 작성하지 못했던 것도 마음에 걸리네요. 지금도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하며 답을 찾고 있는데요. 아무쪼록 모두 애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미리내: 활동하면서 거리 문제가 다소 힘들었었지만 여러 지역을 방문해 본 경험은 의미가 있었어요. 올해는 사건 사고가 많았다고 생각해요. 때로는 진전 없는 사회에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하지만 에디터의 글을 보면서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한 명의 독자로서 너무 좋았답니다.
    레지스타: 안산 시민사회 활동을 하면서 청년 활동과 노동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4.16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사회 구축 관련 활동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특정한 글을 쓰고 나면 관련 단체의 담당자나 회원이 이를 홍보해 주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도 알려지는 게 좋았어요. 또한 지역 공익활동가와 소규모의 단체들을 응원하는 것도 보람찼습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SNS가 더욱 활성화돼 우리의 글이 많이 퍼지는 것입니다!
    꿀벌: 소수자의 목소리를 발굴하는 글을 쓰고 이를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는 자체가 좋았어요. 취재 원고의 경우 인터뷰한 사람들이 웹진을 읽으며 부끄러워하면서도 좋아하더군요!(웃음) 공익이라는 영역에서 뻔한 얘기들 외에 다양한 목소리가 오고 가길 바라요. 공공을 느끼고 다른 글들을 보며 배울 점이 많아 좋았습니다.
     
     
    ▶ 활동 인증서 수여식 기념 촬영 모습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글 좀 쓴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아!"라는 말은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그리 이상적으로 돌아가기만 하지는 않는 법이거든요. 무엇보다 AI 시대가 다가오며 사람의 손 냄새가 밴 문자의 가치는 점점 소외돼 언어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이에 아카이브 에디터들은 수년 동안 글을 지키며 각자가 바랬던 세상을 일구고자 하였습니다. 과연 글이 세상을 바꾸긴 힘들다는 의문에 올해의 아카이브 에디터들이 남긴 마지막 답변은 무엇이었을까요? 어쩌면 “작은 목소리라도 기록되면 역사가 된다.” 아닐까요?
     
     

     
    [현장스케치] "글 좀 쓴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아!" 5기 에디터의 마지막 답변은?
    초스코스

    조회수 314

    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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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은 공익활동가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강력한 신념과 투지가 넘치는 혁신가? 삶이 여유 있어 활동하는 사람? 수입이 적은 사람?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공익활동가를 확실히 정의하기에는 어려운 면도 다소 있는데요. 특히 자원봉사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자리 잡은 공익활동의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공익활동과 비영리 일자리의 사회적 인정과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연구 결과와 토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기도 비영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포럼)을 개최하였습니다. 현장으로 떠나보실까요?
    
     
    개회식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3차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
     
    1. 발제
     
    이번 3차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사업에 앞서 열린 2차 포럼도 있었는데요. 당시 논의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와 비영리경영연구소(이명신 소장)가 함께 발간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발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해당 연구의 목적은 비영리 부문의 공공·사회경제적 기여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모델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공익 일자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올해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사업’과 함께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의 통합 체계로 재편하였는데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사업으로도 추진되었지만 예산의 규모와 안정성 문제로 성과는 미비했습니다.
    
     
    이명신 소장(비영리경영연구소)의 발제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아울러 중앙정부와 경기도 일자리 정책은 중소기업, 사회적기업, 공공기관 등을 중점으로 계획돼 비영리 영역은 여전히 소외되고 정규직 전환 고용 연계 사업인 ‘청년 일자리 매치업 취업지원 사업’은 비영리단체의 열악한 재정구조로 사실상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영리 일자리는 타 산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투입 예산의 규모가 클수록 고용 유발 효과도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예로 향후 3년 동안 총 300억 원을 비영리 일자리에 투자할 경우 생산유발효과 약 489.9억 원, 고용유발효과 약 198.42명, 부가가치 유발효과 214.8억 원의 성과와 최종 GRDP(지역 내 총생산) 기여율도 0.00366%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향후 과제 및 종합 제언으로는 1. 비영리 통계 기반 강화 2. 사회경제적 효과 검증 체계화 3.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4. 협력적 거버넌스 및 사회적 대화 5. 청년 공익활동가 정책 강화 6. AI와 비영리 일자리 대응 7. 기본 사회 및 기본소득 연계 8. 일의 패러다임 전환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최종 보고서 내용 링크:
     
     
    2. 패널 토론
     
    3차 협력 사업에서는 2차 포럼에서의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패널 분들의 토론을 이어가기로 하였습니다. 패널로 노주현(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사무국장), 김혜영(헤이영 대표/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위원), 손석환(사회적협동조합 마을로 상임이사), 조철민((사)시민 이사)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패널토론/ ⓒ에디터 직접촬영
     
    
    1-1. 비영리 일자리의 발전 가능성
    (경기도청년공익활동인턴일 경험 사업을 중심으로)
    -노주현-
     
     
    
    노주현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가의 낯선 영역
     
    가족들조차도 본인의 공익활동가로서의 직업·정의·경계에 대해 모를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도 행정 일을 진행할 때 공익활동가가 속한 직업·직군 분류 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느낄 때 불편하다고 생각합니다.
     
    ● 청년 공익활동가 인턴 면접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 공익활동가 인턴을 선발하고자 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면접자들의 공익활동가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과 열의 뒤에는 가려진 청년 취업 실태의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예로 조직의 경직성, 지속되는 비정규직 신분, 단기간에 능력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스템의 부정적인 경험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공익활동’을 통해 다른 장점을 찾고자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와 가능성
     
    청년과 함께 가꾸어 갈 비영리 일자리에서의 핵심은 신선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로 몇 가지 원칙을 마련해 봤습니다.
     
    □ 처음부터 너무 많은 일을 하지 말자.
    □ 단체의 특성상 바쁠 때는 아주 바쁘니 한가할 때 여유를 누리자.
    □ 늘 (본인이) 혼자 일을 해와서 일을 공유하는 것이 어설플 수 있으니 이해 바란다.
    □ 퇴근 시간이 되면 주저 없이 일어나자.
     
    결론적으로 일반 사회에서의 경쟁 시스템·지속적인 비정규직 구조·능력을 빨리 증명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스템·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들과의 차별점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처음 공익 활동을 경험하는 청년들이 비영리 일자리의 가능성에 주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겪은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처럼 공익 활동의 가치·의미와 경력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인정받아 비영리 일자리가 활발히 개발되기를 바랍니다.
     
     
    1-2. 지역의 다양한 비영리 일자리를 통해 바라본 과제
    -손석환-
     
     
    
    손석환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비영리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
     
    비영리 일자리는 ‘착한 일’을 하므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에 적은 급여가 당연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이에 필요한 ‘돈’도 중요합니다. 예로 중앙정부 일자리 정책에서는 비영리 영역이 지원 사업에서 다수 배제되어 있습니다. 한편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를 중소기업·소상공인·사회적 경제 섹터 내에서 해석하며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거시적으로 보자면 비영리 일자리는 공공의 지원 제도 없이 자생할 수 없는 문제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청년들에게는 한계가 있는 직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회 소득 제도도 다소 의문이 생기는데요. 좋은 취지이지만 지원 제도를 넘어 실질적인 일자리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
     
    물론 사회적 경제 영역은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투입되는 시간·에너지·업무량에 비해 낮은 급여, 철학·희생·보람에 의존하는 일자리, 초라한 법적 지위·제도, 폐쇄적 조직문화와 같은 한계들은 10년 전에도 똑같은 논의를 했었던 부분입니다.
     
    따라서 향후 5가지의 측면에서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가 논의됐으면 좋겠습니다.
     
     비영리 영역의 가난은 정당한 것인가?
     매년 논의되는 뻔한 문제와 대안 얘기는 바뀔 수 있을까?
     청년의 미래가 기대되는 영역인가? 비영리 영역의 주된 대상은 누구일까?
     비영리의 경제적 기반은 최소 어느 정도의 규모여야 할까?
    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이 수립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1-3. 2030 세대에게 매력적인 비영리 일자리 고찰
    -김혜영-
     
     
    
    김혜영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서두
     
    청년 활동가가 사라지며 공공 의제를 다루고 정책·공익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활동가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자원봉사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영리 영역은 매력적인 경력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합니다. 따라서 커리어 성장·인정 요소를 제안하며 청년 맞춤형 커리어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커리어 성장
     
    청년들은 비영리 영역에서 높은 연봉·복지와 같은 안정감보다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성장감을 상대적으로 크게 고려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전문가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경영·기획·마케팅 등의 역량 함양 및 비영리 영역에 특화된 ‘사회적 임팩트 설계·측정 능력’, ‘지역 사회 기반 문제 해결 역량’, ‘커뮤니티 조직화 및 시민 참여 촉진 능력’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추천합니다. 조직·개인의 성과 및 전략 분기별 점검, 해외 연수·장학생 지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커리어 인정
     
    비영리 활동가를 자원봉사자 정도로 인식하는 데 전환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문 인정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예로 ‘비영리 활동가 인증 제도’를 통해 연수·교육·현장 경력 등의 점수가 기준 충족 시 커리어로 인정해 줘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회계’의 도입으로 역량 강화·조직 관계·공동체 신뢰 등의 성과를 지표화해 자기효능감과 사회적 환원율을 가시화해야 합니다. 이는 활동가의 삶의 기반을 보장하는 수단이 돼야 합니다.
     
     
    1-4.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어떤 과제가 필요한가_사례와 제안
    -조철민-
     
     
    
    조철민 패널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비영리 일자리 관련 사업 사례
     
    경기도는 관련 조례에 ‘비영리 일자리’ 조항을 명시하는 등 선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여러 비영리 일자리 정책 사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로 ‘청년 공익활동 일자리 지원 사업’,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공익활동 사회적 인정에 관한 연구 조사 및 담론 형성 사업,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계획 중인 공익활동 사회적 인증 시범 사업인 ‘안양 공풀’이 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방향
     
     공공인재 양성 과정이라는 변화된 관점
    비영리 일자리 지원은 예산을 받는 ‘수혜적 관점’이 지배적이어서 투자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도 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공공인재 양성의 ‘투자’라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는 담론과 홍보 활동이 필요합니다.
     
    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비영리 일자리
    국제노동기구(ILO)의 ‘괜찮은 일자리’ 지표를 적용해 비영리 조직 스스로 재정적 기반 확충·민주적인 조직문화 형성·공익활동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비영리 조직 지원, 특히 중·소 규모의 비영리 조직들의 안정적 일자리를 위한 불필요한 규제나 편견 해소도 중요합니다. 나아가 비영리 일자리의 원활한 채용을 위한 박람회 개최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비영리 일자리의 가치·관심 제고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비영리 시민사회·공익활동의 가치를 이해하고 관련 일자리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예로 공교육 혹은 청소년 교육·체험 과정에서 시민사회·공익활동의 이해와 비영리 일자리의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져야 합니다. 나아가 청년·중장년·경력단절 여성 등의 공익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종합 토론
     
    자리에 참석해 주신 공익활동가와 센터 관계자분들도 패널분들과 종합 토론을 이어가기로 했는데요. 주요 내용을 흐름 순으로 담아보았습니다.
    *패널 이외 토론자: 이명신(비영리경영연구소), 유일영(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김유리(사단법인 시민)
     
    이명신) 비영리 일자리가 직업으로써 인정받은 경우가 전무하다 보니 우리의 생계와 환경과 관련된 고민이 많은데요. 하지만 이를 넘어 AI가 비영리 일자리에 주는 변화까지 고민하면서 더욱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사실 공익활동은 소통·공감과 같은 대면 서비스의 일이라 비교적 안전하고 AI 기술은 업무에 활용하는 정도로 생각했지만 상황은 예측 불가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예로 경기도는 3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가 많아 행정 일이나 단순 업무에 있어서 인력 소모가 많은데요. 이에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10인 이상의 단체도 자동화에 따라 직원이 불필요하게 될 수 있는데요.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가 소멸해 가는 미래에 비영리의 대 공황이 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유일영) 김혜영 대표에게 2030 세대의 입장을 질문하고 싶어요. 커리어의 성장과 인정을 통해 비영리 일자리의 활력을 되찾아 온다고 하셨는데 활력이 있었던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활동가가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명칭은 무엇이 좋을까요?
     
     
    
    서울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박승배 센터장(왼), 유일영 팀장(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김혜영) 시민사회단체에 속해 있을 때 4·50대 활동가가 막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분들의 2·30대 시절이 활력이 있던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활동가라는 단어 자체가 ‘돈은 포기하고 사회적 가치를 쫓는다’는 상징으로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는 활동가의 분류를 세분화한 하나의 단어가 등장했으면 좋겠어요.
     
    김유리) 개인적으로 오히려 활동가라는 단어를 더 쓰려고 해요. 중간지원조직들이 생겨나면서 단어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다고 봐요. 예로 매니저·코디네이터 등의 직급으로 표현하는 것에 비해 직업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단어는 부족한 경우도 생기거든요. 또한 NPO·시민단체 보다 임팩트 지향 조직·소셜 섹터라는 단어들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좀 더 상징성 있는 단어가 생겨야 한다고 봅니다.
     
    추가로 이명신 소장께 질문하고 싶어요. 현재 사회연대 경제는 정부의 123대 국정 과제에 들어갔지만 시민 사회 과제는 564개 세부 과제에 크게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비영리민간단체의 범위 설정 문제도 있는데요. 정부 정책 대상에서의 단체 등록 시 비영리성과 공익성이 필수지만 민법상에는 공익성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비영리사업으로 구분되지만 공익 단체로는 모호한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고민도 하셨을까요?
     
    이명신) 비영리성·공익성·자율성 요소들의 논란은 발생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비영리의 Member-serving(회원 기반 활동)과 Public-serving(공익활동)의 관점을 볼까요? 우리는 주로 시민 사회 활성화 관련 논의에서 Public-serving과 비정치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큽니다. 반면 미국은 둘의 구분은 있으되 혼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로 총기 협회의 경우 Member-serving 및 501(c)(4)*에 해당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Council on Foundations(재단협의회)는 재단을 지원하는 것이 주 업무이므로 관련 정책 옹호 활동을 활발히 전개합니다.
     
    *501(c)(3): 제한된 정치 참여와 시민 참여 활동이 가능한 자선공익 조직 501(c)(4):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시민 참여 활동이 가능한 사회복지 조직
     
     
    결론적으로 모두는 ‘비영리성’이라는 목록으로 묶이는데요. 우리도 굿즈 판매·바자회를 통한 부가적인 수익은 발생하지만 수익 목적의 활동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비영리 일자리와 사업의 경계를 엄격하게 나누기보다 유연하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혜영) 향후 비영리 일자리는 구조·문화적인 변화가 맞물려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의식적인 변화가 없으면 물리적인 변화도 한계가 있는 것처럼요. 아! 공익활동가의 명칭을 떠올려보니 몇 가지 아이디어가 생각나요. 저처럼 정책활동에 참여하는 경우 정책 참여 구조설계사는 어떨까요?
     
    이명신) 사회문제 해결 전문가, 지역사회 공동체 서비스 기획자, 의제 정책 설계자라는 단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체 기념 촬영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오늘 나눈 얘기들을 토대로 비영리 일자리와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 동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실증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 공익 활동의 가능성은 경기도 시·군 센터와 함께 비영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영리사업의 아픈 손가락이기도 했던 투자 가치가 낮은 ‘부실주’라는 편견은 이제 회복됐을까요? 당당하게 말해봅시다! 비영리 일자리가 돈 잡아먹는 하마라고? 오히려 돈 찍어 내는 황금 거위란다!
     
     

     
    [현장스케치]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3차 포럼(의정부) - 돈 잡아먹는 하마? 돈 찍어 내는 비영리 일자리는 어때?
    초스코스

    조회수 305

    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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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4기 에디터 바람자전거입니다.
    최근 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AI로 재편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뉴스를 봐도 AI, 내년도 준비 회의나 워크숍을 해도 AI가 빠지지 않습니다. 업무에서 만이 아니라 AI로 편지를 쓰고, 사주도 보고, 상담도 하는 지금, 이러한 AI의 발전으로 가장 먼저 IT 기업의 일자리들이 줄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불안감이 사회적 스트레스가 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비영리 일자리로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는 주제로 경기도-시·군 센터 네트워크 협력포럼이 열렸습니다. 비영리 일자리 AI시대에 어떤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비영리 일자리로 지역의 미래를 말하다’ 포럼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현실과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포럼은 경기도의 지역 특성상 1차 군포, 2차 평택 안성, 3차로 의정부로 나눠서 진행되었습니다. 필자는 2025년 11월 28일 금요일 오후2시, 평택대학교 제2피어선빌딩 2층 소강당에서 개최된 포럼에 참여했습니다.
     
     
     
    진행을 맡아주신 김낙빈 안성시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좌)과 발제 후 질문에 답하고 계시는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장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2차 포럼의 사회는 김낙빈 안성시공익활동지원센터장, 발제는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 토론으로는 김혜련 평택안성흥사단 운영위원, 용솟음 비상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조철민 (사)시민 이사 3분과 현장에는 평택, 안성, 수원 등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활동가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포럼 참석자들과 현장 질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비영리 일자리가 지역의 미래에 어떤 포지션으로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읽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결과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이 발표한 연구는 2025년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연구의 핵심은 비영리 일자리의 개념 정립, 생태계 진단, 규모 추계, 그리고 정책 제안입니다.
     
     
     
     
    #2.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규모와 경제적 기여
     
    연구결과, 경기도의 비영리 부문은 상당한 규모와 경제적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놀라운 발견부가가치 기준 경기도 GRDP의 비영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료 14.35%에 이릅니다. 이는 미국의 GDP 대비 비영리 비중 5.4% 보다 훨씨 높은 수치입니다. 비영리는 생산 유발, 고용 유발,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상당합니다.
    특히 고용 유발 효과는 전 산업 평균 1.1명 대비 6.1명으로 훨씬 높습니다. 비영리는 노동 집약적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큽니다.
     
     
    #3.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실: 텅 빈 지원
     
    연구 결과 비영리 일자리 정책의 현실은 한마디로 “텅 빔”이었습니다. 아무데도 주문할 데가 없습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활성화 정책 예산은 청년 공익활동가 통합 지원 체계 구축(3억 1천만원)과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사업(1억 3,600만원)을 합쳐 약 4억 4,600만원 입니다. 반면 기회소득 정책(농업인, 체육인, 아동 돌봄, 장애인, 기후 행동 등)에는 수백억 원이 투입됩니다.
     
     
    #4.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제안
     
    연구진은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라는 슬로건 아래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란 단순히 물질적 투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비영리 공익 활동을 가치 있는 활동으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자리는 생존이고 자존감이며,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자신의 삶을 자리 잡게 하는 매개체입니다.
     
     
     
     
    3개년 예산 제안: 1단계 100억 원 2단계 100억 원, 3단계 100억 원, 총 300억 원을 투입했을 때 경기도 GRDP에 기여하는 효과와 고용 창풀 효과를 분석했습니다. 
     
    ※ 해외 사례 참고: 일본과 폴란드의 세금 1% 기부 제도, 네이버후드 매칭 펀드(공익 활동에 쓰인 시간·재능·현물·현금에 정부가 보조금을 매칭), 비영리 일자리 플랫폼 등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토론과 질의 응답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연구자의 발제에 이어 현장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생생한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3명의 토론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토론1 : 비영리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로 이어지려면
     
    김혜련 평택안성홍사단 운영위원은 평택 지역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평택시민사회단체연대 담쟁이에는 24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지만, 상근 활동가가 있는 곳은 반상근까지 포함해도 약 7곳 정도입니다. 자체 활동 공간을 가진 곳은 더 적습니다.
     
    “활동가로 일하면서 사회 이슈에 민감해야 하고, 지역사회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내가 고용주인지 고용되는 노동자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김혜련 위원은 연차가 오래되면서 경력에 맞는 급여를 받지 못해 위탁 운영 기관으로 이동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비영리 일자리의 업무 역역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행정인지 마케팅인지 구분이 어렵고, 닥치는 일을 모두 해야하며, 메뉴얼도 없습니다. 활동가의 입장에서 3가지 정책 제안을 하였습니다.
     
     
     
    토론 2: 공익과 생존사이, 지역 비영리 일자리의 현실
     
    용솟음 비상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청년 활동가의 관점에서 생생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비상구는 “어떻게 하면 평택에서 더 재미있게 청년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청년 공간을 만들고 공익 활동을 시작했지만, 수익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행사나 단기 프로그램 등 외부 사업을 병행하면서 처음 설립 목적과 방향성이 흔들리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공익을 위한 활동도 지속 가능한 기반이 있을 때 비로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한 고민은 저희만의 고민이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비영리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구조적 과제입니다.”
     
     
    비영리 일자리는 단순히 고용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지속 가능성 그 자체입니다. 공익을 위해 출발한 단체들이 생존 때문에 방향을 잃지 않도록,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토론 3: 지역의 비영리 일자리, 어떤 과제가 필요한가
     
    조철민 (사)시민 이사는 사례와 제안을 중심으로 비영리 일자리의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비영리 일자리 관련 사업은 많지 않습니다.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청년 인턴제), 공익 활동의 사회적 인정(직업 분류 코드 상향), 활동가 진로와 노동권 논의, 참여 수당 제도(광주광역시 광산구) 정도입니다. 
    경기도는 비영리 일자리 조례에 비영리 일자리 조항이 명시된 유일한 광역 조례를 가지고 있으며, 청년 인턴 사업과 기회소득 정책 등을 선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공익 활동이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인식의 전환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로부터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비영리 일자리,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비영리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 정책이 아닙니다. 이것은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투자이며,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지키는 기반입니다. 경기도 비영리 부분은 GRDP의 14.35%를 차지하며, 67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고용 유발 효과는 전 산업 평균보다 높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경제적 기여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텅 비어 있습니다. 정책적 지원은 미비하고, 사회적 인식은 낮으며, 활동가들은 생존과 공익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인식전환: 공익 활동가를 공공인재로 인정하고,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책적 지원: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쓸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비영리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우리로부터 시작: 선배 활동가든 청년 활동가든, 우리 스스로가 먼저 주장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지역 특성 반영: 시군마다 공익 활동 환경이 다릅니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일자리 구조가 필요합니다.
     
    “모든 비영리 활동가에게 비영리 일자리 정책이 에어비엔비 같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꿈꿉니다.”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
     
    단체사진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지역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활동가가 오래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 때, 좋은 공익 활동도 장기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공익을 위해 출발한 단체들이 생존 때문에 방향을 잃지 않도록,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며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이것이 AI의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현장스케치]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2차 포럼(평택)
    바람자전거

    조회수 245

    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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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포럼이 열린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현장의 역동성에 주목하면서 미래를 향한 진취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숨겨진 곳을 밝히고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온 공익 활동가들. 그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이제는 ‘좋은 일’을 넘어 ‘좋은 일자리’로 당당히 인정받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익활동을 하는 사람이 웃을 수 있는 좋은 일자리, 비영리 일자리”
     
    11월 18일 화요일,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와글와글터에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시군 센터가 협력하여 진행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공론화 포럼’은 이 중요한 전환점을 알리는 희망의 장이었습니다. 이 자리는 공익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활동가의 안정적인 삶에서 찾고, 그들의 노동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함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며 정책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포럼의 취지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박은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정책협력팀장 /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는 2025년 한 해, 연구 사업으로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연구 사업을 담당한 박은주 정책협력팀장님은 이번 연구에 대해 “아주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적은 예산이지만 굉장히 괄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저희는 자평하고 있습니다”라며 그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이 연구 결과가 단순한 보고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전역에서 한번 같이 얘기를 나누고 지역에서 비영리 일자리가 좀 자리 잡고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어떤 인식이라든지 제도 개선에 대한 제안들을 끌어낼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는 포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비영리 일자리 관련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것과 더불어, 비영리 일자리에 관한 인식을 확장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행사는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박은주 정책협력팀장님의 안내와 함께, 공익 활동의 미래를 향한 희망적인 비전이 담긴 인사말로 문을 열었습니다.
     
     
    유명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이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님은 서두에서 이 연구가 단순히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활동가들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과제였음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연구 결과가 나온 직후의 벅찬 감동을 나누며, “우리가 드러내지 않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우리가 우리의 활동이 가치 있는 활동으로만 평가했던 이 부분이 경제에 있어서의 하나의 축을 담당하고 있었구나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공익 활동이 사회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바를 가시적으로 정리하고, 이와 관련한 논의를 확장해 나갈 기회를 마주하게 된 것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나아가, 이 중요한 연구 결과가 보고서로만 머물지 않고 “어떻게 경기 지역에 있는 활동가들과 이거를 공론화하고 알릴 건가에 대한 고민”에서 이 포럼이 시작되었음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센터장님은 최근 행안부의 조직 개편 등 국가적 차원에서 시민사회 활성화에 대한 방향 전환의 물꼬가 터지고 있음을 언급하며, 비영리 일자리나 사회적 가치를 국가 정책적 변화라는 큰 틀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정책과 관련한 내용을 배우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정라원 군포시협치지원 팀장님이 참가자들에게 포럼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날 포럼의 시작을 함께해 준 군포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는 정라원 군포시 협치지원팀장님은 이 자리가 “현장 체험을 가진 활동가 정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비영리 일자리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임을 강조했습니다. 정 센터장님은 현장의 노력이 곧 정책의 방향이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 “여러분들의 경험과 의견이 비영리 현장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힘이 될 것이고 지역사회의 공익 가치를 확장하고 사회적 인정을 받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천희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장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올해 하반기에 개소한 안양시공익활동지원센터도 이 포럼을 함께 준비했는데요, 천희 센터장님은 관련 사업으로 안양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익활동 사회적인증 사업 소개와 함께, 경기센터와 광명센터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비영리 일자리 논의를 확장하는 계기로서 포럼의 의미를 짚어주셨습니다.
     
     
    포럼 진행을 하고 있는 권예성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포럼의 전체 진행은 두번째 발제를 진행한 곳이기도 하며, 역시 오늘 포럼을 함께 준비한 권예성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인사말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포럼이 시작되었습니다. 포럼의 첫 순서로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장님이 발제를 담당해 주셨습니다. 이명신 연구소장님은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결과’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비영리 일자리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그 사회경제적 기여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수익 배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입니다.”
     
    이 소장님은 시민사회 활성화 논의에서 공익 활동가의 노동 인권과 일자리 개선 문제가 오랫동안 소외되어 왔음을 지적하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이명신 소장님의 발제 / ⓒ에디터 직접 촬영
     
     
    활동가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지만, 정작 자신의 노동 인권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소장님은 이 움직임이 “떼를 쓰는 게 아니라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습니다. 헌법에 명시된 모든 국민의 ‘일할 권리’ 보장을 비영리 분야에서도 강력히 요구해야 함을 역설한 것이죠. 시민사회 활성화의 핵심이 바로 ‘사람’과 ‘권리’에 있다는 본질을 짚어 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를 위해서, ‘일’을 재정의하고 일자리의 경제적 기여에 관해 분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인정과 존경 등 관계에 기반이 되고 자신을 성장시켜 자기실현과 사회의 공익에 기여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죠. 일자리가 담당하는 역할이 광범위해지면서 일자리 관련 정의도 포괄적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포괄적인 정의로는 정책을 만들 수가 없죠. 그래서 포괄적인 정의를 바탕으로 비영리 일자리를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수익 배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로 정의했습니다. 소장님은 비영리 일자리 종사자의 규모와 경제적 기여 효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며, 비영리가 실제적으로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를 경제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정책 활성화의 근거를 만든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소장님은 경기도의 다양한 일자리 정책 속에서 비영리 분야가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구체적인 통계로 제시하며, 특히 규제 정책은 많으나 지원을 위한 정책이 부족함을 지적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논의를 인용하며 ‘기여적 정의(Contributive Justice)’를 위한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사회 모든 구성원이 공동선에 기여하는 역할에 따라서 존엄과 존경을 받는 그런 사회가 돼야 한다.”라는 비전을 제시하는 슬로건인데요. 연구는 이러한 비전 아래 일자리 기반 조성, 창출 지원 강화, 거버넌스 구축 등 촘촘한 활성화 정책 타겟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발제를 들으면서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공익활동이 언제까지나 ‘선행’으로만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행은 누군가의 자발성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공익활동의 수요는 사회의 다변화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익활동에도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 있으니 공익활동 역시 하나의 일자리로 상정하고 어떻게 ‘좋은 일자리’로 탈바꿈 시킬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경험하게 되었답니다.
     
     
    “공익 활동은 나의 비약적인 성장 터전”
     
    두 번째 발제는 광명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3년간의 연구 중, 올해 진행된 광명시 공익 활동가 FGI(표적집단심층면접) 결과를 중심으로, 박영선 (사)시민 정책위원께서 맡아주셨습니다. 박영선 위원님은 한양대학교에서 제3섹터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도 활동하고 계시는 분이랍니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활동가들이 실제로 느끼는 자기 성장과 사회적 인정에 대한 간절한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박영선 (사)시민 정책위원의 두 번째 발제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박영선 위원님은 FGI를 통해 활동가들이 활동 과정에서 경험하는 개인적 성취와 변화가 매우 역동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활동가들은 공익 활동을 통해 ‘내가 변했어’,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됐어’ 혹은 ‘인생의 다음 단계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라는 식의 생각을 하곤 한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저 역시 공익활동을 하면서 기존에 접할 일이 거의 없었던 영역에 새로 도전하게 되기도 하고, 전혀 보지 못했던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보면서 제 역량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열정과 투지에 불타오르기도 했는데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생각일 뿐이었던 제 안의 변화를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말로 들으니 새로운 기분이었습니다. 공익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은 타인을 위한 헌신을 넘어, 활동가 스스로의 삶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을 느끼고 있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답니다.
    하지만 박영선 위원님은 여기서 더 나아가서, 우리 사회가 활동가들을 향한 사회적 인정이 단순한 개인적 만족을 넘어, 공익 활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와 사회적 임팩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활동가의 일을 지나치게 가볍게 생각하는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공익활동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일례로 한 활동가는 결혼 전 상견례에서 장인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이해시키기 위해 거의 1시간 동안의 설명을 거쳐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는 공익 활동의 정체성이 사회적으로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현실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박영선 위원님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사회적 자산화’의 중요성을 제시했습니다. 가령 매달 ‘이달의 활동가’나 ‘이달의 사업’을 선정하여 그들의 활동 기록을 활동가 아카이빙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겠죠. 박 위원님은 활동가 아카이브가 갖는 교육적 가치의 중요성도 제시했습니다. 오늘의 활동 기록 자체가 미래 세대에게 전달하는 강력한 교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지려면, 시민사회의 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공 홍보의 장에 단체의 성과를 공공적으로 게시하면서 점진적으로 공익활동이 비영리 일자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발제가 마무리 된 후 이어진 토론의 현장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에디터 직접 촬영
     
     
    발제가 마무리 된 이후에는 앞선 발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한 의견을 듣고 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현실을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다각화할 수 있어, 좋은 논의의 장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익활동의 범주 설정을 위해서는 사회와의 끊임없는 대화와 협상이 필요합니다.”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전 대표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토론의 첫 번째 주자인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전 대표는 오랫동안 현장 활동가로 지내온 경험을 바탕으로, 비영리 일자리가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짚어주었습니다. 이하나 전 대표는 공익 활동의 범주 설정에 있어 ‘정치 활동’의 경계 문제를 언급하며, 공익활동의 범주와 관련한 해석이 정권이나 지자체 단체장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죠. 이하나 전 대표님은 우리가 이런 논의에 뛰어들어. 계속해서 대화와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런 과정이 있어야 공익활동이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역동성을 지니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하나 전 대표님은 지역사회에서 청년 지원을 받은 활동가를 길게 고용할 수 없어 결국 내보내야 했던 사례나, 행복마을관리소의 단기 계약직 고용 관행을 언급하며 비영리 일자리의 고용 불안정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공익활동이 좋은 일자리가 되기 어렵게 만드는 난관이므로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 할 요소겠지요.
    가장 뜨거운 주제였던 ‘비영리는 왜 돈을 얘기하지 못하는가’에 대해서도 이하나 전 대표님은 피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일자리에 관한 질문을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비영리 분야에 10년 넘게 일하면서 돈 달라는 이야기 하는 사람 저밖에 없었습니다. ‘얼마를 줄 거냐’라는 이 질문을 저만 수월하게 하고 대부분 못 물어봐요. 남의 급여를 위해서는 열심히 투쟁하면서, 본인 문제는 하나도 챙기지 못하는 상황은 옳지 않아요. 현재 비영리 일자리로는 생존이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이하나 전 대표님은 돈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물어본 사람을 민망하게 만드는 문화를 꼬집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영리와 이윤 추구, 그리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인건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할 때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특히 선배 활동가들이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여 후배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모범을 보여야 함을 피력했습니다.
    사실 저 역시 이 토론을 듣기 전에는 인건비와 영리 추구에 대한 구분이 희미했던 것 같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인건비를 받으면 공익활동이 아닌 것만 같았어요. 하지만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었는데, 일단 저부터가 비영리 일자리에 관한 생각을 고쳐먹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개인적인 성장이 사회적 과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경력 인정’ 되는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론 및 질의에 참여하고 있는 강은숙 광명평생교육사협회 이사 / ⓒ에디터 직접 촬영
     
     
    마지막 토론자인 강은숙 광명평생교육사협회 이사님은 현장에서 겪는 노동의 실질적 가치 문제와 사회적 인정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끌었습니다.
    강은숙 이사님은 공익 활동 영역에서 노동이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너무 당연시되고 그런 문화를 선배들이 계속 학습을 시켰던 관습을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활동가들의 노동은 보상받아야 하며, 이는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본 전제입니다. 강은숙 이사님은 공익 활동가의 정당한 보상에 대한 인식을 사회 전반적으로 끌어올려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강 이사님은 공익 활동가들이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내는 경력 설계와 성장 경험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경력 인정 체계가 확립되지 않으면 공익활동은 일자리로서 인정받기 어려워질 수도 있겠죠.
     
     
    “우리 스스로 변하고, 당당히 요구하고, 권리를 인정받는 비영리 일자리 노동자가 되자!”
     
    토론이 마무리되고 플로어에서는 발제와 토론에 대한 여러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발제와 토론에 대한 질의응답이 열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 / ⓒ에디터 직접 촬영
     
     
    비영리 일자리의 범위 설정에 대한 플로어 질문에 대해, 이명선 소장님은 “비영리의 어떤 캐파를 크게 가져가는 것이 저희가 대정부나 대기업 또는 대시민과 소통할 때도 저는 오히려 오히려 이게 더 전략적으로도 맞다”라며 전략적 포괄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처럼 비영리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포괄적인 범위 속에서도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에 맞춤화된 정책을 따로 만들어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정책은 항상 포용성을 가지게 되어 있으므로, 그 안에서 가장 힘든 대상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오늘 포럼은 공익 활동가 스스로가 ‘명예로운 활동’을 넘어 ‘전문적인 노동’으로서의 권리와 가치를 주장하고, 그에 합당한 사회적 인정과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긍정적인 전환점이었습니다. 비영리 일자리의 경제적 기여를 통계로 확인하고, 활동가들의 깊은 내면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도 하면서, 경기도 공익 활동 생태계가 더욱 성숙하고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논의가 연구로 끝나지 않고 현실화할 수 있도록, 현장 활동가와 정책 전문가들은 직면한 현실의 문제와 난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협력할 것입니다. 공익 활동이 우리 사회를 이끄는 견고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 공익 웹진을 접하신 여러분께서도 이 희망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현장스케치] 2025 경기도 시군센터 네트워크 협력 1차 포럼(군포)
    옐로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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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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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평화영화제 '감독과의 대화' - <애국소녀> 남아름 감독 / 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제공
     
     
    영화로 묻고, 응답한 3일간의 축제
     
    올가을, 경기도 안산에 평화의 깊은 물결이 번졌습니다. 작년 첫 장을 연 데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안산평화영화제가 20251030일부터 111일까지 롯데시네마 안산고잔점에서 관객과 마주했습니다. 3일 동안 영화는 질문이 되었고, 또 대답이 되었으며, 관객들은 스크린을 통해 평화를 다시 생각하고 느끼고 나누었습니다.
     
    이번 영화제는 경기도 평화통일교육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평등평화세상 온다가 주관했습니다. 무엇보다 의미 깊었던 것은, 이 축제에 총 8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했다는 사실입니다. 수치 이상의 무게를 가진 함께라는 존재감, 그것은 이 도시가 평화라는 이름의 고민과 상상을 분명 품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행사의 슬로건은 평화는 O하다”. 명확히 답을 내리지 않은 채 빈칸을 남겨둔 문장은, 어쩌면 선언보다 더 강한 질문이었습니다. 평화는 과연 무엇일까? 따뜻하다? 필요하다? 멀다? 혹은 이미 가까이 있을까?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발견되는 평화의 형태를, 영화는 열린 결말처럼 관객에게 맡겨둔 채 우리는 만났습니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 , , 우리는 그 질문에 또 다른 질문을 더했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 상영장을 채운 이웃들, 그리고 우리 자신까지 평화라는 단어는 누군가의 입장에서만 말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잇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관객은 그저 영화를 바라보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주체가 되어 있었습니다.
     
    안산평화영화제 '감독과의 대화' - <3학년 2학기> 이란희 감독 / 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제공
     
    <3학년 2학기> 이란희 감독과 함께 단체사진 / 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제공
     
     
    7편의 영화로 엮은, 평화의 얼굴들
     
    이번 영화제의 스크린에는 총 7편의 작품이 올랐습니다. 각자의 언어와 색으로 평화를 말하는 작품들이 이어지며, 관객들은 서로 다른 경험과 질문들을 마음에 담아갈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만난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애국소녀였는데요. 민주화 세대 부모에게서 자라난 한 청년(감독 남아름 본인)이 세월호 참사 이후 민주주의의 진짜 의미를 다시 묻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세대 간의 온도 차이, 사회가 겪는 상처와 질문, 그리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고민들이 스크린 위에 차곡히 쌓였습니다.
     
    이 작품은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제작되었고, 이후 제15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장편 대상을 거머쥐며 주목받았습니다. <애국소녀>가 전하는 힘 있고 진솔한 질문들은 영화제를 연 첫 작품으로 충분히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영화제의 마지막 장을 닫은 폐막작은 다큐멘터리 노 어더 랜드 : No Other Land였습니다. 2024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작이자,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인 이 작품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감독들이 함께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 영화입니다. 전쟁의 현실을, 피해와 시선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카메라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스크린 너머로 전해지는 울림은 관객의 숨결까지도 잠시 멈추게 했습니다. 국경을 넘고, 언어를 건너며 던진 질문 평화란 과연 무엇인가?’, 그 물음은 상영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또한 젠더·노동·장애·공동체·청년세대의 삶을 담은 다양한 작품들도 함께 했습니다.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신인남우상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은 영화 3670,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도 자신만의 진로와 내일을 찾아가는 열아홉 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은 〈3학년 2학기〉는 극장 상영의 기회가 많지 않았던 만큼 이번 영화제에서 더욱 빛났습니다.
     
    더불어 단편 음어오아, 산행, 코끼리 뒷다리 더듬기역시 저마다의 속도로 관객과 만나며 평화의 또 다른 결을 보여주었습니다. 7편의 영화들을 건너며 관객은 나와는 다른 삶속에서 오히려 나와 닿아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낯설지만 익숙하고, 멀지만 가까운 공감의 순간들. 우리는 그 속에서 평화라는 이름의 다양한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상영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감독과의 대화(GV), 관객 토크, 참여 프로그램들이 이어지며 스크린 밖으로 확장된 평화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천천히 연결했습니다. 극장을 나선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졌고, 영화는 삶 속에서 다시 자라났습니다.
     
    이 영화제는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함께 사유하고 경험하는 평화의 시간이었습니다. 영화 속의 이야기들이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드는, 아주 조용하지만 확실한 방식으로 말입니다.
     
     
    안산평화영화제 현장 - 티켓 배부 / 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제공
     
    안산평화영화제 현장 - 포토존 / 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제공
     
     
    영화와 마주한 목소리 우리의 이야기가 되다
     
    안산평화영화제의 객석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공간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관객을 넘어 참여자가 되었고, 자신이 품고 온 기억과 감정을 꺼내며 서로의 이야기를 이어 붙였습니다. 영화는 서사의 시작이었고, 그 끝은 관객의 마음에서 다시 쓰였습니다.
     
    영화제에 참가한 한 청년은 상영 후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습니다.
    민주주의가 제도가 아니라 기억이고 책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 다른 관객은 영화가 끝난 후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고 합니다.
    전쟁, 폭력, 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이렇게 진솔하게 마주한 건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많은 이들이 말했습니다.
    평화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계속 쓰는 이야기 같다.”
     
    오랫동안 안산에서 삶을 이어온 한 시민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안산에서 열린 행사 중 가장 좋았어요. 앞으로 꾸준히 이어져 거리극 축제처럼 이 도시의 대표적인 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 말을 남긴 목소리에는 기대와 응원의 온도가 선명히 묻혀 있었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스크린 속 타인의 삶을 바라보며 결국 나의 일상, 너의 경험,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떠올렸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서로의 마음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가는 순간, 평화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피부에 닿는 감각이 되었습니다.
     
    이번 안산평화영화제는 그래서 더욱 특별했습니다. 영화는 스크린 안에 머물지 않았고, 관객의 마음에서 다시 숨쉬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평화는 그렇게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영화 한 편, 서로에게 건넨 한마디, 그리고 스쳐 지나간 시선 한 번으로도 우리는 이미 평화를 쓰고 있었다는 것을.
     
     
    안산평화영화제 현장 - 이모지 퀴즈 이벤트(왼), 안산평화영화제 현장 - 평화 사진찍기(오) / 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제공
     
    안산평화영화제 기획단 / 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제공
     
     
    왜 지금 평화영화제를? 영화제가 남긴 울림
     
    우리는 종종 평화를 거대한 선언문 속에서, 정치적 언어 속에서만 떠올립니다. 그러나 안산평화영화제는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말합니다. 평화는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 곳곳에 흐르고 있는 감각이라고.
     
    내가 건네는 말 한마디에,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관계를 이어주는 작은 행동에 이미 평화는 존재다고.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평화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영화제는 스크린 너머에서 속삭였습니다.
     
    영화는 단지 감동을 위한 예술이 아닙니다. 때론 질문이 되고, 상처를 들여다보는 거울이 되며, 서로의 삶을 잇는 접점이 됩니다.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 평화는 O하다는 반드시 고민해 봐야 할 빈 칸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당신의 평화는 어떤 모양인가요? 영화는 답을 주지 않았지만, 질문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 물음표는 영화제가 끝난 뒤에도 오래 마음속에 머물러, 삶 속에서 천천히 자라날 것입니다. 친구와 나누는 짧은 대화, 낯선 사람에게 내미는 작은 배려, 부당함에 고개를 드는 용기. 그 모든 순간이 평화를 키우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평화는 언제나 삶의 온도와 닮아 있으니까요.
     
    영화제를 주관한 평등평화세상 온다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화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같은 공간에서 평화를 나눌 수 있어 감동적이었습니다. 일상에서 평화를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준비한 자리였는데, 관객들이 함께 울고 공감하고 생각을 나눠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슬로건처럼 , , 우리의 마음이 이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제가 남긴 흔적은 3일간의 상영 일정이 아닙니다.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 그 첫 장을 함께 넘겼다는 감각. 그것이 우리에게 돌아온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평화는 O하다 : ‘나’, ‘너’ 그리고 ‘우리’에게 평화는 무엇인가요?
    레지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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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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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에서 정리된 2025년 축제 리스트 / 출처 : 에디터 캡쳐(SNS X)
     
     
    지나간 10월의 주말들, 휴대전화 화면을 위로 넘길 때마다 쏟아지던 목록은 일종의 지도가 되어 저를 어디론가 데려다주곤 했습니다. 서울에서는 바비큐를 굽고, 전주에서는 비빔밥을 비비고, 원주에서는 만두가 쪄오르고, 양양에서는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사이, 인천에는 꽃게가, 서천에는 소곡주가, 강릉에는 커피 향이 피어올랐다는 소식이 줄줄이 흘러나왔습니다.
     
    누군가는 주말마다 짐을 싸고, 또 누군가는 집 앞 광장으로 나가 그 도시가 일 년에 한 번 펼치는 자기소개서를 읽듯 축제를 바라봅니다. 화면을 스치듯 지나가던 짧은 게시물 몇 장만으로도 가을의 질감이 전해지는 이유는, 축제가 결국 사람의 감성과 장소의 온도를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공동의 경험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축제는 필요합니다. 지역이 자기 얼굴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축제만큼 강력하고도 즐겁게작동하는 장치는 많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 도시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음식과 소리와 빛과 몸짓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상인들의 매대와 농가의 수확물은 단순한 상품을 넘어 이야기의 증거가 됩니다.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무엇보다, 서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같은 무대 앞에 모여 같은 순간을 좋았다고 기억하는 장면은 지역 사회가 느슨한 연대의 감각을 회복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경기도 곳곳에서 열리는 문화·농산물·역사 자원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축제들이 지자체와 시민사회, 활동가와 자원봉사자의 손발이 맞물릴수록 더 튼튼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잘 만든 축제는 장식이 아니라 지역 상생의 기반이 됩니다.
     
     
    그렇지만 밤이 깊어 조명이 꺼지면, 다른 얼굴이 남습니다.
    넓은 잔디밭에 얼기설기 남은 쓰레기, 돌아가는 길 내내 이어진 자동차의 붉은 브레이크등, 다음 날 아침 공원에서 산책하던 주민이 중얼거리는 밤새 잠을 설쳤다는 말, 집안 구석에서 몸을 웅크린 반려동물의 떨림 같은 것들입니다.
    오늘은 축제가 남긴 환호의 여운 뒤, 우리가 잘 보지 않던 장면을 조금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화려한 불꽃은 한순간 사람을 올려다보게 했지만, 그 빛이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생태의 시간과 호흡이 있습니다. 최근 대규모 불꽃 행사 이후 반려동물과 도시 야생동물의 스트레스, 유실과 충돌, 행사 직후 특정 지점의 미세먼지 수치 급등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제는 축제의 환호 속에서 자연과 이웃의 목소리도 함께 들을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합니다. ‘즐거움책임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우리는 축제를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경기도의 사례로 시야를 더 낮춰 보면 논점은 더욱 구체적입니다.
     
    첫째는 쓰레기 문제입니다. 다회용기와 보증금제를 도입한 곳도 있지만, 여전히 대형행사 직후에는 혼합폐기물이 산처럼 쌓입니다. 행사 동선 설계와 청소 인력 배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지점입니다. 취식 부스의 일회용 포장 관행, 유입 인파 대비 수거 거점의 밀도, 10시 이후 급격히 늘어나는 무단 투기는 기획 초기의 공급사 계약과 운영 규정으로 미리 개입해야 합니다.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둘째는 동물과 생태입니다. 축제의 소음과 강한 조명, 연소물질은 반려동물뿐 아니라 하천·습지·녹지대에 의존해 살아가는 조류·소형 포유류에게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줍니다. 특히 철새 이동 시기와 야간 이동 특성을 고려한 일정 설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굳이 불꽃을 사용해야 한다면 시간대·지속시간·반경·음압을 제한하는 규정이 필요합니다.
     
    불꽃 소음과 섬광이 동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깊습니다. 연구 결과와 현장의 목소리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최태규 수의사(곰 보금자리프로젝트 대표)개는 갑작스러운 폭발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극심한 공포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고, 반려동물 구조 단체는 하네스와 목줄을 끊고 유실되는 사례가 매우 많다며 축제 기간 반려동물 동반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실제로 불꽃 명소인 노들섬은 축제 기간 반려동물 출입을 제한했습니다. 이 영향은 반려동물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는 철새 이동기에는 작은 새들이 밤에 이동하는데, 불꽃에 놀라 충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 송도 인근에서 불꽃축제 직후 저어새 사체가 발견된 사례를 언급했습니다.(참고 : 경향신문 2024.10.7.)
     
     
    출처 : AI활용 일러스트 이미지 제작
     
     
    셋째로 교통·안전과 주민 피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100만 인파가 기사 제목을 장식하는 순간, 사실상 그 도시의 일상은 잠시 멈춥니다. 인근 상권에는 호재지만, 주거 지역에는 침습입니다. 축제의 범위가 넓을수록 주민과의 사전 소통과 완충지대 설계(차량 우회·임시주차·보행 동선·소음 차단)가 만족도를 가릅니다.
     
    마지막으로는 일회성 구조에 대한 지적입니다. 축제의 기억이 다음 계절의 삶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아무리 화려해도 한철 반짝임으로 스쳐갈 수 있습니다. 공공예산과 후원, 활동가의 노동이 집중된 그 며칠 이후 무엇을 남길 것인지 늘 고민해야 합니다. 행사의 장식이 아니라 지역 문화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이 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저는 축제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마음 편하게 즐기고 싶습니다. 그래서 하지 말자가 아니라 이제는 이렇게 하자에 가깝도록 우리가 함께 상상해볼 수 있는 방향들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
     
    1. 축제의 시간을 넓히기
    축제가 지역에 남기는 것이 단순한 기억에 그치지 않는다면, 그 경험은 훨씬 오래 갈 것입니다. 축제가 끝난 다음 주에 소규모 워크숍이나 남은 재료를 활용한 클래스, 지역 작가·농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어떨까요? 잠깐의 흥분 대신, 서서히 스며드는 여운으로 계절을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행사 준비에 투입된 자원과 관계망이 축제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다음 계절의 생활과 배움으로 확장되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2. 조금 더 조용한 축제 실험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축제를 즐길 필요는 없습니다. 불꽃 대신 드론·레이저·빛의 퍼포먼스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용되는 도시가 늘고 있습니다. 다만 드론 역시 야생조류의 이동 경로와 고도, 시간대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기술의 채택이 아니라, 지역의 생태와 생활 리듬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축제의 연출을 계속해서 새롭게 고민해보는 태도입니다. 때로는 조용한 밤 축제와 같이 소리를 줄이고 빛의 밀도를 조절하는 시도가 더 깊은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3. 쓰레기와 함께 사라지지 않는 기억
    다회용기와 보증금제, 그리고 세척 스테이션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는 축제를 상상합니다. “쓰레기통이 왜 없죠?”가 아니라 컵 반납하는 곳이 어디죠?”, “여기 두면 내년에 또 써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현장입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이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지역의 자원 순환 방식을 체험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축제의 쓰레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없는 축제 문화가 남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지역축제 현장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4. 주민이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인 축제
    축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편을 감내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올해 우리 동네 축제는 이렇게 달라졌다고 먼저 말하는 주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동네 사람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끝난 뒤 함께 돌아보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방식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순간에 웃었는지, 어떤 부분에서 불편했는지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다음 해를 밝히는 불씨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법을 만들지 않아도, 마을과 도시가 조금 더 편안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축제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 바람이 모이면 실제 변화가 발생합니다. 이미 몇몇 경기도 시군에서 이런 시도들이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음 가을이 기대됩니다.
     
     
    출처 : AI활용 일러스트 이미지 제작
     
     
    축제가 더 단단해지기 위해, 저는 몇 가지 풍경을 떠올립니다. 밤하늘을 찢는 폭음 대신 건물 외벽을 캔버스로 삼는 조용한 빛의 쇼, 일회용 컵 대신 지역 도예가의 머그를 손에 쥔 사람들, 축제 다음 주말에 열리는 되돌아보기 장터와 기록전, 그리고 무엇보다 인근 주민이 올해는 확실히 나아졌다고 먼저 말하는 순간입니다.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우리는 기쁨을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작은 생명의 리듬까지 함께 아우르는 기쁨이길 바랍니다. 축제를 대하는 마음에 다음 문장을 더하면 충분합니다.
    축제의 끝이 지역의 시작이 되도록 설계한다.”
     
    축제의 계절 가을은 매년 돌아옵니다. 설렘을 지키면서도 더 책임 있게 오래가는 길을, 함께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축제, 다르게 보기- 불꽃이 사라진 뒤에
    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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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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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공익해봄 프로젝트: 함께 만들어온 시간의 결실
     
     
     
     
    공익해봄 성과공유회 전경 / ⓒ공익인간
     
     
    2025년 11월 1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의정부에서 열린 ‘공익해봄 성과공유회’ 현장을 공익인간 에디터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풍경은 마치 작은 전시회를 방불케 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사진 트리에는 각 팀의 활동 장면과 현장의 기록이 촘촘히 매달려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적힌 짧은 글귀들은 청년 활동가들의 진심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한쪽 벽면에 놓인 아날로그 감성의 스티커 사진기는 참가자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습니다. 사진기를 통해 즉석에서 찍힌 흑백 사진들이 곧바로 출력되어 옆면을 가득 채웠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웃는 모습 속엔 어느새 친밀해진 청년들의 따뜻한 교류가 묻어났습니다. '디지털 온기', '같이의 가치', '함께 만든 시간' 같은 메시지들이 사진 위에 남겨지며, 그 순간의 공감과 연대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성과공유회는 이렇게 감각적이고 정감 어린 풍경 속에서 시작되었으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는 분위기로 열렸습니다. 단지 결과를 나열하는 자리를 넘어서, 청년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공익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질문을 함께 나누는 장이었습니다.
     
     
     
     ⓒ공익인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공익의 의미를 고민하고 실천해온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서로를 반갑게 맞이하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날의 오프닝은 각 팀의 활동 부스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팀별로 포스터와 활동 결과물, 사진, 실제 시제품 등을 전시해두었고, 참가자들은 이를 둘러보며 질문하고 피드백을 나누었습니다. 현장은 활기로 가득했고, 각자의 여정에 응원을 보내는 따뜻한 말들이 오갔습니다.
     
    지난 6월 양평에서 1박 2일간의 캠프를 함께했던 청년 공익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그 속에서 얻은 배움과 성과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성과공유회는 단순한 결과 발표를 넘어 이들이 겪은 시행착오와 고민, 그럼에도 계속해 보겠다는 의지를 담아내는 진정성 있는 행사로 채워졌습니다.
     
    공익해봄 성과공유회에서 선보인 다양한 프로젝트 부스들은 각기 다른 주제와 시선으로 지역 사회와 사람을 바라보며, 공익활동의 의미를 확장하는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아래는 그중 일부 부스를 소개합니다.
     
     
    감각적인 비주얼, 따뜻한 취지로 시선 집중!
    손끝으로 전하는 마음,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의 한 걸음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부스는 ‘손으로 그리는 세상’ 팀의 점자 키링 체험이었습니다. 귀여운 솜털 키링과 반짝이는 홀로그램 리본에, 참가자들이 점자 도구로 정성스럽게 새긴 문구가 더해져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는 체험 기회가 제공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파스텔 톤의 키링과 다양한 색상의 리본, 그 위에 올려진 점자판·점필·한글 점자 표로 구성된 체험 키트였습니다.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호기심도 자극했죠. 현장에서 제공된 랜덤 키링 상자를 여는 듯한 재미도 더해졌습니다.
     
     
    시각장애에 대한 이해, 손으로 직접 체험하며 공감
     
    참가자들은 테이블에 앉아 팀원의 설명을 들은 후, 각자의 문구를 점자판에 새기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체계를 이해하고, 직접 손끝으로 점을 눌러 단어를 새기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오타가 날까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였고, 또 누군가는 리본을 고르며 문구에 담을 의미를 신중히 고민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평소에 점자를 써본 적도, 가까이 본 적도 없었는데 손끝으로 하나하나 눌러보니 얼마나 정성이 필요한 일인지 알겠더라"라며, “그동안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라고 전했습니다.
     
     
     
     
    점자 키링 체험 / ⓒ공익인간
     
     
    인식 개선, 청년의 감수성과 창의성으로 풀어내다
     
    ‘손으로 그리는 세상’ 팀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각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체험을 통해 공감이 시작된다’는 기획 의도 아래, 키링이라는 친숙한 오브제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정보 전달을 넘어서, 직접 손으로 느끼고 만들 수 있는 체험형 부스를 통해 참가자들의 몰입과 이해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부스는 운영 시간 내내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완성된 키링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거나 서로의 문구를 읽어보는 등 유쾌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공익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청년다운 방식으로 경쾌하게 풀어낸 팀의 시도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시각장애인을 향한 관심과 배려는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렇게 작은 실천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리본에 새긴 단어 하나, 문구 하나에 담긴 정성과 마음이 곧 공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공익해봄 성과공유회에서 만난 이들의 손끝은 누군가에게 다정한 위로이자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었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처음 점자를 접해봤어요. 누군가를 위한 메시지를 담아 만든 키링이라 그런지 더 의미 있게 느껴졌고, 일상 속에서도 공익을 실천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 에디터 공익인간
    ‘손으로 그리는 세상’ 팀의 부스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진심과 배려,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손끝이 닿은 그 감각이, 내일 누군가의 세상을 밝히는 작은 빛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인라이트팀 제작물 / ⓒ공익인간
     
     
    ‘무지개이야기’ – 인라이트팀
     
    주제: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통합 교육 놀이
    내용: 귀여운 캐릭터와 다양한 활동 카드, 보드게임 등을 통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를 중심으로 한 통합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였습니다.
    특징: 시각적으로 친근한 디자인과 참여형 구성이 돋보였으며, 현장에서 아이들이 즉석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키워드: #장애통합 #비장애이해 #교육놀이
     
     
    중장년층 말벗 서비스 소개 / ⓒ공익인간
     
     
    ‘나온’ –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말벗 서비스
     
    주제: 중장년층의 취미, 적성 발견을 돕는 1:1 대화형 서비스
    내용: 퇴직 이후 공백기를 겪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대화를 통해 새로운 관심사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포인트:‘나온이’라는 친근한 캐릭터와 QR 기반 인터페이스를 통해 직접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었으며, 실제 상담 사례도 직관적으로 소개되어 이해를 도왔습니다.
    키워드: #중장년활동 #인생2막 #취미탐색
     
     
     
     ⓒ공익인간
     
     
    ‘다시쓸학교’ – 다시쓸권리팀
    주제: 자원 순환과 환경 보호 교육 프로젝트
    내용: 다회용기를 학교 내에서 활용하고, 그 과정을 학생들과 함께 실천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환경 교육과 함께 일상 속 실천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자 했습니다.
    전시: 설문조사 결과, 활동사진, SNS 운영 사례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었으며, 퀴즈 이벤트와 경품도 준비되어 현장에서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키워드: #재사용 #환경교육 #학생참여
     
    각 부스는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직접 체험하거나 대화를 통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성과공유회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이어진 프로젝트 발표와 피드백 시간 또한 현장에서의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깊이 있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강연과 나눔, 그리고 수료의 순간
     
    성과공유회는 총 3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는 ‘멘토 특강’으로, 캠프 당시 함께했던 멘토들이 현장에서 다시 참가자들과 만나 강연을 진행하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김기강 멘토는 ‘결핍과 불만, 연결과 변화’를 주제로, 사회복지사에서 공익 중개사로 전환하게 된 본인의 여정과 그 과정에서의 좌절, 혁신, 창업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2부에서는 각 팀의 프로젝트 발표와 수료식이 이어졌으며, 3부에서는 전체 참가자들이 모여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소감 나눔의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공익인간
     
    "청년들의 상상력과 실천이 만드는 공익의 미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유명화 센터장의 환영사
     
    먼저 유명화 센터장의 환영사로 본 성과공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유명화 센터장은 따뜻한 환영의 인사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와 향후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유 센터장은 “올해 처음 시도한 <공익해봄 프로젝트>는 걱정과 기대 속에서 출발한 시도였지만, 오늘 이렇게 성과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라며 환영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이 자리는 단순히 그간의 결과물을 나누는 자리를 넘어, 청년들의 실험과 상상, 그리고 연결이 만들어낸 여정을 서로 축하하는 자리”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양평 캠프 이후에도 꾸준히 팀을 유지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참가자들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여러분의 활동 속에서 진정한 공익의 모습이 보였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역 소멸이나 청년 유출처럼 사회의 변화 속에서 우리가 함께 모이고 실천하는 이 자리는, 앞으로의 공익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모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 센터장은 환영사의 마지막을 이렇게 맺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 있는 분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이후에 공익활동가로서의 비전을 품고 지속적인 실천을 이어나간다면, 그 자체로 이 프로젝트는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공익의 경계를 확장하고, 서로를 허용하는 관계 속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여러분이야말로 공익 그 자체입니다.”
     
    이날 센터장의 환영사는 청년 참가자들에게 격려와 희망을 전하며, 공익활동의 지속성과 확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나누는 인상 깊은 메시지로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공익인간
     
     
    "2025 공익해봄 프로젝트, 함께 만들어낸 2952시간의 기록"
     
    이어서 사업 담당자인 김보라 주임의 2025 공익해봄 프로젝트의 활동 성과 공유가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2월부터 11월까지 약 9개월간 총 15개의 세부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40회의 회의와 2952시간에 달하는 활동을 통해 총 300여 명의 시민과 만났습니다. 7개 팀이 각자의 주제와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했으며, 경기도 내 6개 지역에서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김보라 주임은 ‘공익해봄’이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고 실험과 도전을 응원하는 공익 플랫폼임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봄부터 시작된 참가자 모집을 시작으로 교육, 캠프, 프로젝트 기획 및 실행, 그리고 오늘의 성과공유회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발표 자료를 통해 생생히 전달했습니다. 각 팀이 펼친 활동 사례도 간략히 소개되었으며, 발표가 끝난 후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올 한 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구나”, “이제야 실감이 난다"라는 소감이 오갔습니다.
     
     
    함께한 시간의 기록: 다시 연결되는 마음들
     
    성과공유회의 또 다른 백미는, 6월 캠프에서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영상과 사진 기록이었습니다. 무대 한편에서는 지난 캠프 활동들이 사진으로 구성된 슬라이드 쇼로 상영되었고, 참가자들은 이를 보며 웃고 박수를 쳤습니다. “그때 이 얘기 기억나요?”, “우리 저기 있었잖아요”라며 자연스럽게 추억을 공유하는 모습은, 공익해봄 프로젝트가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하나의 커뮤니티로 성장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앞서, 참여자 간의 긴장을 풀고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공익활동 밸런스 게임’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평생 좋아하는 음식 못 먹기 vs 싫어하는 음식 매일 한 입씩 먹기’, ‘마동석에게 맞고 이국종 교수에게 수술받기 vs 이국종 교수에게 맞고 마동석에게 수술받기’ 등 유쾌한 질문들이 이어지자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고, 참가자들은 손을 들며 각자의 선택을 공유했습니다. 특히 “성과공유회 준비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발표냐? 기다리기냐?”는 질문에는 많은 참가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밸런스 게임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공익활동 배틀’이라는 주제로 팀별 자기소개를 나누었고, 이어지는 사례 발표와 특강을 통해 서로의 활동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익인간
     
     
    ‘공익해봄’ 프로젝트 발표: 공익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담다
     
    발표는 총 7개 팀이 무대에 올라, 팀당 약 10분간의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각 팀은 활동의 목표, 기획 배경, 현장 실행 과정, 겪었던 어려움, 그리고 변화된 인식 등을 진정성 있게 공유하며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설명했습니다.
     
    디지털 온기팀은 정신질환을 가진 이웃과 함께 에어컨 청소 서비스를 기획하고, 이를 실제 지역사회에서 운영한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정신질환을 가진 이웃이 공익의 대상이자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노동을 통한 회복의 가치를 조명했습니다.
     
    가나다팀은 어르신들의 생애를 기록하고 콘텐츠화하는 창업형 프로젝트를 통해 세대 간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했습니다.
    몽당&GO 팀은 교사로서 마주한 공교육의 한계를 넘어, 공익활동으로 그 역할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소개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발표 후에는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는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시간은 단순히 성공 사례만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떠오른 질문을 함께 공유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진짜 도움이 되려면 우리는 무엇을 더 고민해야 할까?”,
    “지속 가능성을 위해 우리 팀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지?”
     
     
      
      
     
    ⓒ공익인간
     
     
    이와 같은 질문들은 팀 내 논의를 넘어, 참가자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공익해봄’ 프로젝트가 단순한 체험을 넘어서, 청년들의 성장을 이끄는 실천의 장이었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김기강 멘토의 이야기: “불만은 창업의 씨앗이 되다
     
    김기강 멘토는 강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시절, 결핍과 무력감을 느꼈던 경험과 그 한계를 넘기 위한 실천을 진솔하게 들려주었습니다. 정신병원과 복지관 등 다양한 현장에서 근무하며 복지제도의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던 그는, 제도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새로운 길을 만들고자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단지 제도 탓만 하며 좌절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라며, 돌봄 서비스를 유료화하거나 정신장애인과 함께 에어컨 청소 사업을 운영하며 만든 실천적 공익 모델을 소개했습니다. 공익이 제도 밖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낀 동료성과 회복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 또한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공익인간
     
     
    수료와 다짐: 더 멀리 가기 위한 이정표
     
    모든 팀에게 수료증이 수여되었으며, 센터 측에서는 향후 프로젝트 연계 및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후속 지원 계획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전략사업팀 이상화 팀장은, “성과공유회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며, 참가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공익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을 위해: 공익의 마음으로 연결된 오늘, 함께 걸어가길 바랍니다
     
    끝으로, 각자가 느낀 ‘공익해봄’의 의미를 키워드와 문장으로 나누는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한 참가자는 ‘공익활동의 다양한 모습과 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들며, “공익이 꼭 정해진 틀 안에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 담당자인 김보라 주임은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며, 이 여정을 함께해 준 모든 참가자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습니다.
     
    성과공유회는 단순한 결과 보고를 넘어, 지난 수개월간의 여정을 되짚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밀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공익은 여전히 어렵고, 활동은 결코 녹록지 않지만, 청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질문하고 연결하며 실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에디터로서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익은 특별한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평범한 이들이 자신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타인과 연결되고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살아나는 것이라는 점을. 그리고 그 첫걸음을 내딛는 이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다양한 시도, 질문, 시행착오, 그리고 연결과 실천이 모여 만들어낸 작은 결실이 바로 이날의 성과공유회였습니다. 이제 이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겠지만, 공익을 향한 마음은 그날의 따뜻한 공감과 함께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손을 맞잡았던 기억, 함께 웃고 울었던 감정은 이들의 다음 걸음을 응원하는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공익해봄 프로젝트’ 현수막 아래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성과공유회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과 손에는 ‘공익해봄’, ‘나도 해봄’, ‘공익활동’ 등의 문구가 들려 있었고, 그 손끝에서 시작된 작은 실천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믿음을 함께 전했습니다.
     
     
    공익의 마음으로 연결된 오늘, 이 걸음을 함께 이어가길 바랍니다.
     
     
    ⓒ공익인간
    

     
    [현장스케치] ‘해봄’이 ‘해냈음’이 되다 – 공익해봄 프로젝트 성과공유회
    공익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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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26
  •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이명신(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

     

     

     

     

    1. 왜 지금 비영리 일자리인가?

    최근 인구구조의 변화,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처럼 복합적인 사회 변동이 가속화되면서 비영리부문은 정부·시장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공백을 메우며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중추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공익활동이 전문성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게 수행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고용 기반 위에 활동가가 존재해야 하며, 그 활동이 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비영리 일자리는 이러한 공익활동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사회 기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자, 공익활동 종사자의 권리 보장과 역량 축적을 가능케 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다시 말해, 비영리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 창출을 넘어,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고 공동체 회복을 이끄는 구조적 토대(Social Infrastructure)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비영리 일자리는 정상적인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제도적 보호에서 배제된 경우가 많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시민사회의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공익활동의 사회적 기여에 상응하는 고용 안정성과 제도적 인정을 확보하는 것은 단지 노동시장 측면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민주주의와 포용적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비영리부문은 전통적으로 강조되어 온 사회적 기여뿐만 아니라 GDP·고용·세수·산업연관 효과 측면에서도 주요 산업군 못지않은 경제적 파급력을 가진 거대한 경제 엔진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연구소의 보고서(2013)에 따르면,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비영리부문은 GDP의 평균 4.5%를 차지하며, 일부 국가는 7%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찍이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노동의 종말에서 3섹터 일자리 증가를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비영리부문이 고용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에서 점차 핵심 산업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고령화·기후위기·돌봄노동 수요의 증가에 따라 향후 10년간 고용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2. 비영리 일자리 정책 현실은 어떠한가?

    UN 등 국제사회와 주요 선진국은 비영리부문의 사회적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조세 혜택, 재정지원, 제도적 기반 구축 등을 통해 시민사회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정치·경제적 환경은 이러한 흐름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지자체 간 시민사회 인프라 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제도적 기반이 취약한 지역일수록 비영리단체와 활동가의 지속가능성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현재 중앙정부는 비영리부문을 위한 별도 일자리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정부는 영리사업을 진행하는 법인에 대해서도 성장 정책을 쓰면서 공익적인 일을 위해 사람을 고용하고 활동하는 비영리에는 오히려 지원하기를 꺼린다. 쏟아지는 일자리 정책은 중소기업이나 사회적기업 쪽으로 혜택이 심하게 쏠려 있으며, 비영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공익활동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사회적 인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기도는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적 기반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광역단체로서,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2021) 제정을 통해 공익활동에 대한 지원이 일부 제도화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와 일자리 전략은 부족하며, 경기도 내 비영리단체 및 공익활동가들은 고용 불안정, 낮은 처우, 경력 인정 부재, 사회안전망 미비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경기도 내 시군의 시민사회 활성화 관련 조례에서조차 비영리 일자리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관련 항목을 명시한 곳은 경기도와 용인시가 유일하며, 평택시와 광명시가 사회적 인정과 지지를 포함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경기도를 포함한 국내 비영리 일자리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조사, 정책평가, 데이터 구축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영리 일자리 창출 및 안정적 고용환경 조성을 위한 종합적인 연구와 정책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며, 경기도 차원의 선도적인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이에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2025.6~10)>를 통해 비영리부문이 지역사회에서 수행하는 공익적 역할로 인한 사회경제적 기여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정책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공익 일자리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3. 비영리 일자리란 무엇인가?

    비영리 일자리(Nonprofit Job)’에 대해서는 아직 학술적·법적·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으며,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상태이다. 비영리 일자리가 사회적으로 보편적 개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비영리 고유성과 노동시장의 보편 기준이 조화를 이룰 때, 비영리 일자리는 특수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 전반에서 인정받는 고용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비영리 일자리란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익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로 포괄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정책에 적용하기 위해서 실체적으로 정의하면, 비영리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수익배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조직에서 일정한 보상을 받고 수행하는 유급 노동을 의미한다. 이는 자원봉사나 임시 활동과 구별되며, 사회문제 해결, 공동체 지원, 시민 권익 보장 등을 목표로 하는 지속할 수 있는 직업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4. 비영리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 기여도 창출하는가?

    기업통계등록부를 활용해 경기도 내 비영리 사업체를 추출한 결과, 2023년 기준 경기도 내 사업체 3,262,054곳 중 비영리부문에 속하는 사업체는 163,482곳으로 전체의 약 5.01%를 차지하였다. 비영리부문 사업체 종사자 수는 670,938명이며, 전체의 약 13.14%에 이른다. 비영리는 타 산업에 비해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예산 투입 대비 고용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비영리의 경제적 기여를 측정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202411월 발표한 ‘2021-2022년 산업연관표2022년 기업통계등록부를 활용하였다. 2022년 비영리부문 사업체 매출은 1177,1934,400만 원(평균 161,105만 원)이다. 2022년 경기도 GRDP 5873,286억 원 중 비영리부문의 부가가치는 842,914억 원으로, 경기도 GRDP 대비 비영리 비중은 14.35%이다. 비영리 부문은 해당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치며, 이러한 영향력은 지역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경기도 비영리 부문 규모 및 경제적 기여 효과>

     

    구분

    내용

    비영리

    부문

    규모

    사업체

    1. ) 156,333(전체의 약 5.01%)
    1. ) 163,482(전체의 약 5.01%)

    사업체 종사자

    1. ) 624,161(전체의 약 12.45%)
    1. ) 670,938(전체의 약 13.14%)

    경제적 기여

    (’22)

    사업체 매출

    1. 7,1934,400만 원(평균 161,105만 원)

    생산유발

    • 생산유발효과) 1922,425억 원
    • 생산유발계수) 1.633

    고용유발

    • 고용유발효과) 778,589
    • 고용유발계수) 6.614

    부가가치유발

    • 부가가치유발액)842,914억 원
    • 부가가치유발계수) 0.716

    GRDP

    • GRDP14.35% (경기도 GRDP 5873,286억 원 중 비영리부문은 842,914억 원)

    *: 본 연구에서 비영리는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 임의단체, 특수법인, 사회적경제를 모두 포함

     

    5.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일자리는 곧 인간의 생존이고 자존감이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굳건하게 자리 잡게 하는 매개체이다. 일자리의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사회적 가치를 모든 사람이 인식하고, 사회가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일자리를 키워야 한다. 나아가, 그 일자리가 삶을 옭아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좋은 일자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일을 통해 생산적·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은 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모든 사람의 일할 권리를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고 실현하는 것을 의미하는 기여적 정의를 강조한다. 이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공동선에 기여하는 역할에 따라 존엄과 존경을 인정받는 사회를 지향하는 개념으로, 단순히 소득이나 부의 분배를 넘어 노동의 사회적 가치와 기여를 중시한다.

    기여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는 단순히 재정적 지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비물질적 차원, 즉 비영리 활동과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인정·존중·신뢰를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비영리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적정 보수와 안정적 근로조건 같은 물질적 기반이 강화되어야 하는 동시에, 그들의 공익적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사회적 명예를 부여하는 문화적·제도적 인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 두 축이 함께 갖춰질 때 비영리 일자리는 지속가능하고 매력적인 직업 선택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민선 8기 경기도 일자리 정책은 기회소득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를 공공정책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동시에 청년·여성·장애인·중장년 등 대상별 맞춤형 지원과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민선 8기의 정책 방향을 충실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영리 일자리를 정상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로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특정 부문을 보완하는 차원이 아니라, 경기도가 지향하는 포용적·균형적 일자리 정책을 완성하는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 경기도형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체계도>

    근거

    경기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

    6(기본계획의 수립) 9항 비영리 일자리 지원 및 정보 제공에 관한 사항

    비전

    지속가능한 공익활동 기반 조성으로 시민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경기도

    슬로건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목표

    비영리 일자리 창출과 질적 개선을 통해

    공익활동가의 안정적 활동 기반 마련 및 시민사회 활성화 실현

    3

    추진전략

    1. 비영리 일자리 기반 조성

    2. 비영리 일자리 창출 및 지원 강화

    3. 지역 기반 비영리 일자리 거버넌스 구축

    9

    추진과제

    1-1.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2-1. 비영리 일자리 통합지원체계 구축

    3-1. 비영리 일자리 위원회 구성 및 운영

    1-2. 경기도 일자리 정책 비영리 포용 확대

    2-2. 건강한 일터 문화 조성

    3-2. ·군 단위 비영리 일자리 모델 확산

    1-3. 일자리 통계 구축 및 실태조사 정례화

    2-3. 공익활동가 사회적 인정 방안 마련

    3-3. 민간·지역 주도 경기사회연대기금 조성

     

     

    본 연구는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근거와 확산 가능한 연구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특히 비영리부문을 단순한 사회서비스 영역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재조명하며 그 경제적·사회적 파급력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점이 의미 있다. 이는 비영리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공적 관심을 높이고, 경기도를 포함한 지역 단위의 지속 가능한 비영리 일자리 정책 수립에 필요한 실증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정책적 의의를 동시에 가진다.

     

    *본 원고는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주요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를 참조하기 바람

    경기도 비영리 일자리 활성화 정책 연구 보고서 바로가기

         2025 공익활동페스타  ‘공익활동과 비영리생태계’ :  비영리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발표1   이명신(NPO경영연구소 대표)

    기여적 정의를 위한 투자, 비영리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이명신(비영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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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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