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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미리캔버스 @kikokiko
     
     
    
    ● 특수학교 설립의 현실과 과제
     
    장애를 지닌 학생들에게 특화된 교육과 자립 역량을 키워주는 특수학교는 교육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설립 과정에서는 지역 주민의 반대와 정치적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수차례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의회의 심의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현행 제도는 구조적인 한계로 작용하여, 학부모들이 지속적으로 간절한 호소를 해야만 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중 8곳은 아직까지 단 한 곳의 특수학교도 없는 실정입니다. 모든 아동이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정치적 걸림돌을 제거하고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시급합니다. 특수학교 설립은 단순히 교육 시설을 확충하는 문제가 아니라, 장애 학생의 교육권이라는 기본권 실현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사안입니다. 서진학교의 사례에서 보듯, 특수학교는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주민들의 인식 변화도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향후에는 지방의회의 동의 없이도 교육청의 인가만으로 특수학교 설립이 가능하도록 법률 개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동시에 특수교사 인력 확보와 학급당 학생 수 기준 준수 등 교육 환경의 질을 높이는 조치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장애 학생이 지역사회 안에서 어떤 차별도 없이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포용적 교육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 특수학교는 왜 부족한가
     
    장애 아동에게 개별 맞춤형 교육과 실생활에 필요한 기능 습득을 지원하는 특수학교는 매우 중요한 교육 인프라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특수학교가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며, 그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역 주민의 반대입니다. 특수학교 설립이 추진될 때마다 일부 주민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나 교통 혼잡을 우려하며 반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2016년 교육부가 의뢰한 조사에서는 특수학교가 위치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곳 사이의 부동산 시세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서진학교가 개교한 이후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고, 오히려 학생과 주민 간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지역사회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정치적 셈법입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특수학교 설립은 교육청의 승인 외에도 지방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지역 정치인이 주민의 표심을 의식해 반대하거나 심의를 지연시키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서울 중랑구의 동진학교는 14년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으며, 성동구의 성진학교 또한 주민설명회 이후 정치적 갈등에 휘말린 바 있습니다. 때로는 교육 시설로 지정된 부지를 다른 용도와 병합하는 방식으로 우회 제안을 하며 사실상 설립을 좌절시키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세 번째는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입니다. 과거보다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주체가 아닌 사회적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이웃에 특수학교가 세워지는 것조차 꺼리는 님비(NIMBY) 반응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서진학교 사례처럼, 장애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편견이 줄어드는 경우도 많아, 인식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의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는 턱없이 부족하며, 서울시만 보더라도 25개 자치구 중 8곳은 아직 특수학교가 전무한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특수학교 입학 경쟁률이 16 대 1을 넘는 등 장애 아동의 교육 선택권은 크게 제한받고 있습니다. 특수학교는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니라 장애 아동의 삶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에, 지역 주민의 인식 변화와 정치권의 책임 있는 자세, 그리고 제도의 실질적 개선이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 정치권 개입이 만든 '무릎 꿇기'의 악순환
     
    특수학교 설립 과정에서 가장 가슴 아픈 장면 중 하나는 장애 아동의 부모들이 지방의회나 정치인들 앞에서 학교 설립을 애원하며 무릎을 꿇는 모습입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 내려놓아야 하는 이러한 현실 이면에는 지방의회 중심의 결정을 요구하는 현재의 법적 구조와 정치권의 소극적인 태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공립 특수학교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승인을 받은 뒤, 지방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민원이 발생하면 정치인들은 지역 유권자들의 반응을 의식해 적극적인 결단을 내리기보다는 책임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특수학교 설치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일반 고등학교도 필요하다”거나 “주민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겠다"라는 등의 이유로 심의 결정을 미루며, 사실상 추진을 중단시키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2017년 서진학교 설립 당시에도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으며 국민적 관심을 촉발시킨 끝에 겨우 학교 설립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수년이 흐른 지금, 성동구 성진학교 설립을 둘러싼 상황에서 다시금 학부모들이 같은 방식으로 호소해야 하는 현실은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방증합니다. 특히 정치권이 지역 개발이나 재개발과 관련된 이해관계에 얽히면서, 특수학교 설립을 조건부로 추진하거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성진학교 사례에서는 장애 아동의 교육 공간 확보가 목적이었음에도 일부 시의원들이 향후 대단위 아파트 입주를 이유로 일반 고등학교를 병설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는 공간과 수요 측면에서 현실성이 낮은 방안이었으나, ‘주민 의견을 반영했다’는 외피를 씌워 본래의 설립 취지를 흐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더 나아가 정치권은 특수학교 신설 문제를 갈등 소지가 큰 사안으로 분류해 정당 차원에서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성진학교 안건을 심의할 당시, 어느 정당도 뚜렷한 당론을 내놓지 않았으며, 일부 의원들은 찬성이나 반대 여부조차 밝히지 않고 표결 보류를 제안하며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이는 교육 정책에 있어 정치권이 그 책임을 회피하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특수학교 신설이 학부모의 절박함과 대중 여론에만 의존하는 구조로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육은 권리이며, 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부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치인은 지역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교육청의 인가만으로 특수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정치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장애 학생과 가족이 더 이상 고개 숙이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특수교육 대상자 증가
     
    최근 몇 년간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등록된 특수교육 대상자는 총 11만 5610명으로, 전년도 대비 약 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는 2019년 약 9만 명 수준에서 5년 만에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흐름과는 반대로 특수교육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장애 아동 수의 증가에 기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에는 자녀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나 낙인 우려로 인해 진단을 회피하는 부모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와 미디어의 긍정적 영향으로 조기 진단 및 교육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콘텐츠가 자폐성 장애를 자연스럽게 조명하면서, 장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일부 해소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실제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발달장애 정밀검사 건수는 2013년 2만 건 수준에서 2022년에는 18만 건을 넘어서는 등 진단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특수교육 대상자로 등록되는 아동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자폐성 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아동 수가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폐성 장애 학생은 2020년 1만 3917명에서 올해 2만 2194명으로 약 59% 증가했으며, 지적장애 학생도 같은 기간 5만 693명에서 5만 7883명으로 증가하였습니다. 현재 전체 특수교육 대상자의 약 70%가 이 두 유형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특수교육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특수학교는 195개에 불과하며, 10년 전보다 29개가 늘어났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특수학교 입학 경쟁률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으며, 일부 학부모들은 입학 면접에서 자녀가 인사를 했다는 이유로 탈락했다는 이야기까지 접하게 되면서, 자신의 자녀가 얼마나 중증의 장애를 갖고 있는지를 부각시켜야 하는 현실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장애의 중증도’를 기준으로 한 왜곡된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결국 특수교육 대상자의 증가는 단순한 통계적 현상이 아니라, 우리 교육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한 절박한 과제를 의미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수학교의 수적 확대뿐만 아니라, 특수학급의 질적 강화, 전문 교원 확충, 학부모에 대한 지원 체계 구축 등 다방면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며, 장애 학생들이 각자의 속도에 맞춰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포용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핵심적인 기반이 될 것입니다.
     
     
    ● 서진학교가 보여준 가능성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진학교는 특수학교가 지역사회와 갈등 없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학교는 2014년 설립이 처음 추진되었지만, 주민 반대와 정치적 지연으로 6년 가까이 표류하다가, 2017년 학부모들의 ‘무릎 호소’ 이후 여론이 변화하며 결국 2020년에 개교하게 되었습니다. 서진학교는 단순히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과의 상생 모델을 실현한 상징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개교 당시만 해도 ‘소음 민원’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는 학생들과 주민이 함께 플로깅(산책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에 참여하고, 학교 인근에 위치한 공공도서관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는 등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서진학교는 초등 1학년부터 직업 교육까지 총 14년간 지속되는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갖추고 있으며, 교과 내용 역시 일상생활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국어나 수학 대신 ‘머리 감기’, ‘빨래 널기’, ‘용모 단정하기’ 등의 실생활 교육이 중심입니다. 이는 자립을 위한 기초 능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자 하는 특수교육의 취지를 잘 반영한 것입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카페 실습에서는 실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졸업생들이 취업에 성공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지역 내 스마트팜 등지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장년층 취업 연계 프로그램인 '강서50플러스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보조 인력을 확보하는 등 지역사회 전체가 특수교육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서진학교의 성공 사례는 단순히 시설 하나를 설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가 장애 학생을 포용하고,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본보기입니다. 이는 특수학교가 ‘우리 동네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자원이 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사례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앞으로의 특수학교 설립 논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서진학교가 만들어낸 변화를 참고한다면, 특수학교 설립은 주민 반발과 정치적 갈등의 대상이 아닌,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공의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 제도 개선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특수학교 설립 과정에서 반복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지방의회 의결 없이 교육청 인가만으로 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법적 예외 조항을 도입해야 합니다. 또한, 특수교사 정원 충원, 교육 환경 개선, 지역사회와의 협력 강화가 병행돼야 합니다. 더불어 특수학교가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도록 주민 편의시설과의 복합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거부감을 낮추고, 장애 학생과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 인식 개선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수학교 입학 기준과 절차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학부모에 대한 상담 및 정보 제공 체계를 확대해 중증화 경쟁과 같은 왜곡된 현상을 막아야 합니다.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행정의 결단력과 정치권의 책임 있는 태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특수교육은 일부 학생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기본 토대입니다.
     
     
    ● 경기도의 특수학교 현황 및 특징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3월 1일 기준 경기도 내 특수학교 설립 현황이 공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 통계포털에서는 특수학교의 학교 유형별 집계 현황이 제공되어 있어 국립·공립·사립 특수학교의 분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경기도 내에서는 초·중·고 및 유치원 특수학급이 비교적 많이 설치되어 있으며, 특수학교 수 자체는 증가 추세이나 전체 수요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예컨대 관내 일부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서는 “2025학년도 10 월 1일 자 특수학교(급) 현황” 공지를 통해 여전히 신설·확장이 필요한 학교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는 특수학교 설립뿐 아니라 특수학급 확대, 순회 및 복합 특수학급 운영, 장애학생 배치 및 지원 체계 강화 등 다양한 접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특수학급이 설치되어 있고, 특수학교가 없는 지역에서는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 또는 순회 특수교육 형태가 지원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지역에서도 ‘특수학교 수는 늘어나지만 수요 증가 속도·지역 격차·시설·교사 확보 등’ 여러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는 수도권‑광역 지역임에도 여전히 ‘근거리 통학’이 어려운 장애학생이 존재하며, 특수학교 설립 과정에서의 주민 반발 및 의사결정 절차 지연 문제도 대체로 표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됩니다. 따라서 경기도 사례는 특수학교 설립이 단순히 양적으로 늘어나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지역 간 균형 배치, 특수교사 확보, 설립 절차 간소화, 주민 인식 개선 등이 함께 논의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경기도가 장애학생에게 ‘가까이서 배울 수 있는 특수학교’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현안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수학교는 단순히 건물을 짓는 문제가 아니라, 장애 학생이 존중받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권리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교육의 기회는 모든 아이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물리적·제도적 기반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이제는 특수학교 설립을 '선심성 정책'이 아닌, 국가와 지역사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로 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집값 떨어진다고요? 특수학교 설립에 붙은 가짜 뉴스
    주야

    조회수 212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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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추석 잘 보내셨나요? 이번 추석 연휴는 다른 공휴일과 겹쳐 최장 7일간의 쉬는 날이 생겼었는데요. 따라서 가족, 친구, 연인 간 국내외를 놀러 다니며 좋은 추억을 쌓는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연휴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일터로 향해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우리의 가족, 친구, 연인에게 커피, 택배, 택시 등을 제공했었던 사람들. 누군가의 황금연휴를 책임졌었던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이웃, 명절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 기사의 모습
    (출처: Pixabay, Surprising_Media 제공)
     
     
    명절 노동자 즉, 공휴일에도 일하는 노동자의 직종은 대표적으로 어떤 업계에 주로 분포되어 있을까요? 관련 통계를 찾아보았습니다. 비농(非農) 전 산업을 기준으로 1인 이상 기업의 상용 총 근로시간(평균 177.9H)을 분석한 결과 숙박/음식점업(183.9H),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 서비스업(178.5H), 협회·단체/수리·기타 개인 서비스업(182.2H)이 상대적으로 근로 시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이로 미루어 보아 해당 업종들에서 휴일 근무가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대우는 어떨까요? 일부 직업에서는 합당한 보상 체계가 상대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말한 직종에서 비교를 해볼까요?
     
    상용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숙박/음식점업에서는 약 184시간의 노동에 비해 2,803,179원을 받아 시간당 임금이 약 15,243원으로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였습니다.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 서비스업에서는 약 179시간의 근로에 비해 2,988,894원을 받아 시간당 임금이 약 16,745원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또한 협회·단체/수리·기타 개인 서비스업에서도 약 182시간의 노동에 비해 3,322,316의 임금을 받아 시간당 18,234원의 수입을 기록해 산업 평균 임금인 약 25,000원보다 30% 정도의 낮은 금액을 기록하였습니다.2)
     
    나아가 명절 노동자들의 인터뷰에서도 불편한 현실이 드러납니다. 예로 복지와 관련한 불만 사항으로 외국계 화장품 매장 매니저 B 씨(45)는 "대체 휴무를 사용해도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어서 쉬는 직장인들처럼 이틀 연속 쉬는 날은 드물다", "특히 매장이 바쁜 주말을 껴서 연속으로 쉬는 경우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3) 또한 성동구 아파트 경비원인 이모 씨(75)는 "휴가가 아예 없다 보니 명절 때 가족들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다", "아무래도 작은 아파트다 보니 내가 빠지면 대신 일할 사람이 없다"라고 털어놨습니다.4)
     
    이와 더불어 휴일 근무의 인식 측면에서도 근로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는데요. 예로 노동절 근무와 관련해 2024년 조사(인크루트·응답자 1076명)에서도 출근자 10명 중 4명은 수당이나 대체휴일 없이 근무하였습니다. 특히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 기업의 출근율은 41.3%를 기록하였고 근로기준법상 휴일 근로 수당(50% 이상) 지급 의무도 없어 아예 수당이 누락되기도 해 쉬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기도 하였습니다.5)
     
     
    ▶과로에 지친 직장인의 모습
    (출처: Unsplash, 사진가 Vitaly Gariev.)
     
     
    이러한 현상이 생겨나는 이유는 비단 개인만의 문제일까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는 구조적 문제도 있습니다. 이를 세 가지의 주요 내용으로 추려보았습니다.
     
    첫째. 저부가가치·고노동 집약 산업일수록 공휴일 근무를 통해 매출을 올립니다.
     
    서비스업, 운수·물류·배달업, 도·소매업 등은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고노동 집약 산업으로 제품이나 서비스 단가가 낮은 편입니다. 예로 높은 비중의 카페 운영 고정비·인건비, 배달 플랫폼의 배달비 경쟁, 마트의 높은 노동 의존도와 낮은 노동생산성 등의 원인이 해당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업장은 명절 특수와 함께 장시간 노동을 통한 카페의 회전율 증가, 배달비 인하와 기사 운임비 삭감(배달 기사의 근로 시간 증가)6), 마트의 단기 인력 간접 고용으로 고정 인건비 절감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자 합니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휴일에도 출근해 매출에 기여하지만 뚜렷한 보상은 받지 못하는 일도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둘째.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대기업 vs 중소기업, 정규직 vs 비정규직)가 공휴일 근무와 근무조건에 영향을 줍니다.
     
    2024년 주 52시간 초과 비중은 1∼4인(8.4%)>5∼29인(5.6%)>30∼299인(5.2%)> 300인 이상(4.6%)이었고7) 상용 300인 미만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700천 원으로 300인 이상의 6,988천 원과 약 2배 차이를 보였습니다.8) 또한 올해 6~8월 월평균 임금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208만 8천 원으로 정규직의 389만 6천 원과 약 181만 원의 차이를 보였습니다.9) 근로복지(시간외수당·휴가)에서도 비정규직은 약 35%(정규직 약 78%)의 수혜를 받았습니다.10) 따라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는 인력난, 재정 규모, 인사·복지 운영 체계 미흡 등의 이유로 비교적 취약한 근무 환경에 속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올해 노동 시장의 전체 고용 89%는 중소기업에서 이루어지고11) 비정규직 근로자는 38.2%를 기록12)하였으므로 꽤 큰 규모의 노동자들이 이를 겪고 있다.
     
    셋째. 휴식권보다 고객 만족과 운영 편의를 우선시하는 사회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흔히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사회’여서 편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텐데요. 이처럼 소비자의 고객 편의와 기업과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소비 활성화와 내수 진작 등의 목적으로 명절을 평일처럼 보내는 근무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통·돌봄 서비스·관광 산업 등이 해당하는데요. 특수한 예시인 의료의 경우 생명과 직결되기에 공휴일 근무도 필요하지만 누군가의 권리를 위해 누군가의 휴식권을 희생하는 것을 감사할 줄 모르는 시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쉼이 필요한 노동자의 뒷모습
    (출처: Pixabay, planet_fox 제공)
     
     
    반면 공휴일 근무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를 앞서 언급한 내용을 기반으로 반박하는 세 가지의 주요 입장으로 추려 보았습니다.
     
    첫째. 특정 산업뿐만 아니라 공공안전·사회기반/냉장 체인·연속공정 업종도 공휴일 근무가 필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력·수도·통신 등의 생활 인프라 산업은 365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상시 운영 업종입니다. 이는 영업 매출과 별개로 공공안전·기본권 보장의 이유로 근로자들이 명절에도 교대 근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즉석·신선식품을 생산하고 운송하는 냉장 체인과 반도체·정유·화학 등의 연속 공정이 들어가는 산업도 가동을 멈추면 품질 저하·대규모 손실·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명절에도 정상 근무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처럼 공휴일 근무가 필수적인 업종 상황의 특수성도 유연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둘째. 법적으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공휴일 근무와 보상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예로 근로기준법 제56조의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시 근로자에게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13), 근로기준법 제60조의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 제공14), 근로기준법 제52조의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시작 전까지 근로자에게 연속하여 11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 제공15), 산업안전보건법 제128조의 2의 사업주는 근로자가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 제공16)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법을 적용하는 것은 근로자와 사업주 간의 개인적인 문제라고 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셋째. 소비자의 욕구 만족과 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권리도 보장받아야 합니다.
     
    명절을 이용해 소비자들은 여가 생활을 보내며 더 많은 선택폭과 편의를 누리고 소비한 브랜드의 안정감과 만족감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기업에서도 매출 확대, 생산성에 따른 휴일 탄력 운영, 충성 소비자의 확보도 노릴 수 있게 됩니다. 예로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관한 연구」에서는 대체 공휴일 지정으로 1.5일의 관광이 증가할 경우 2조 8,239억 원의 관광 지출로 4조 9,178억 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17) 따라서 소비자 욕구와 기업체의 자유의지를 억제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보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영업하는 백화점
    (출처: Pixabay, Peggy_Marco 제공)
     
     
    그렇다면 이처럼 상반되는 여론을 합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노·사·정의 입장에서 마련할 수 있는 주요 해결책을 세 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첫째. 노동계에서는 노동자의 합당한 휴식권 보장과 보상의 표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노동계에서는 1.5배 공휴일 수당의 법적 최소 보장과 함께 근로환경과 산업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 수당 상향 논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에서의 공휴일 근무 유급휴일·가산수당·보상휴가제 등의 적절한 임금과 복지를 확실히 명시하는 노동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생활 필수 서비스업 등의 공휴일 의무 근무에서는 근로자들의 업무 일정 조정 참여·누적 보상휴가제 부여·추가 건강 검진 등의 기준안을 마련하는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공휴일 근무에 대한 동일노동·동일 임금, 휴일 근무자 위로금·명절 수당 지급, 식대와 교통비 제공 등의 개선안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둘째. 경영계에서는 복리후생/워라밸/생산성 등을 고려하며 효율적인 기업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로 경영진은 AI를 활용해 공휴일 전후의 생산·소비 등을 예측 후 공휴일 인력을 조절해 인건비 등의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휴일 주간에 휴일 근무 대신 평일 근무 시간을 조정하되 복지포인트·휴가비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탄력근무제를 확대해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반면 공휴일 근무자에게는 성과연동 휴일 근무 인센티브·선택형 보상휴가제(수당 or 휴가)·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등의 제도를 마련해 법적 리스크 완화와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사람 중심 경영의 CSR을 실천하는 회사 브랜드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셋째. 정부는 노동자들의 휴식권과 보상, 기업의 운영 안정성을 마련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기업이 노동자의 공휴일 근무에 대한 수당·휴가·근로 시간 등의 법을 지키지 않을 시 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국가/자치단체 등의 지원금 신청 제한, 국가·지방 계약법상 입찰 참여 시 불이익, 금융기관의 대출·이자율 산정 불이익 등의 제재를 가한다고 밝힌 만큼18) 법의 강제가 더욱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근로자의 휴식권과 기업의 운영 안정성도 보장할 의무가 있는데요. 예로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업종별 공휴일 근무 표준 모델 협약, 중소기업 세제지원·보조금 인센티브, 지역 공휴일 상생 협약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아가 공휴일 근로자들의 노동을 하찮게 여기거나 필수적으로 여기는 사회 인식을 경계하는 캠페인도 진행해야 합니다.
     
     
    ▶광주광역시의 제135주년 노동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광주 노사민정 대표들
    (출처: 광주광역시청, 「광주 노사민정 대표들, 135주년 노동절 맞아…」, 공공누리 제1유형 출처표시.)
     
     
    즐거운 황금연휴를 보내면서 마주쳤었던 수많은 명절 근로자들. 그들은 누군가의 재밌는 윷놀이와 맛있는 송편 시식을 위해 마치 보름달처럼 묵묵히 추석 명절을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게 그들의 노동을 일종의 미덕으로 치부하며 당연시 여기고 있진 않았을까요? 이제는 복잡한 이해관계 속 한 사람의 노동 가치가 빛을 잃지 않는 사회를 조심스레 바라도 되지 않을까요? 모든 주체들과 공평하게 어우러지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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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누리 제1유형 (원문 PDF는 해당 페이지의 첨부파일 참조)
    공공누리 제2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원문 PDF는 해당 페이지의 첨부파일 참조)
    공공누리 제 제4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 금지 (원문 PDF는 해당 페이지의 첨부파일 참조)
    공공누리 제4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황금연휴는 딴 세상 일 아닌가요?_명절 노동자 이야기
    초스코스

    조회수 265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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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 개요와 최근 동향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취업사기 및 인신매매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나 해외 일자리를 미끼로 청년들을 현지로 유인한 뒤 여권을 빼앗고, 불법 도박 콜센터나 보이스피싱 조직에 강제 투입시키는 방식입니다. 범죄에 협조하지 않으면 감금, 폭행, 고문 등을 당하며, 일부는 사망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외교부는 10월 16일부터 캄폿주 보코산, 바벳시, 포이펫시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수도 프놈펜은 ‘적색경보’로 상향해 출국 자제를 권고했습니다. 특히 프놈펜은 다수의 국내 금융사가 진출한 지역으로, 현지 주재원과 직원들의 신변 안전 확보가 긴급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신한·우리·KB·BNK 등 주요 금융사들은 비상 연락망 구축, 야간 이동 제한, 위험지역 출입 통제 등 내부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는 납치·감금 피해자의 귀국을 위한 항공료, 숙박비, 구조활동비 등 긴급 예산도 편성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 취업사기 수법과 범죄의 실태
    최근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취업사기 사건은 단순한 채용 사기를 넘어선 국제적 조직범죄의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특히 고수익 해외 일자리,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청년들을 유인한 뒤, 현지에서 감금, 폭행, 강제 노동 등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불법 콜센터, 보이스피싱 조직, 도박 사이트 운영 등에 가담하게 되며, 거부할 경우 고문과 협박을 당하기도 합니다. 사기 수법은 치밀하고 조직적입니다. 대부분은 온라인 커뮤니티, SNS, 심지어는 지인의 소개를 통해 접근하며, ‘비자 무료’, ‘숙식 제공’, ‘초보자 가능’이라는 문구로 신뢰를 유도합니다. 일단 계약을 체결하거나 현지에 도착하면 여권을 압수당하고,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되며 사실상 인신매매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일부 피해자는 조직 내부 감시를 피해 탈출하거나, 가족 또는 외교부를 통해 구조 요청을 보내기도 하지만, 탈출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이 같은 취업사기는 2023년 말부터 본격화되었으며, 2025년 들어 매달 20~30건의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초반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들이 주된 대상이며, 대부분이 경제적 압박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배경으로 이러한 제안을 수락하게 됩니다. 피해자 중 일부는 감금된 채 범죄에 가담하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되어 한국으로 송환되는 사례도 있으며, 이는 단순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전락하는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범죄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스캠 산업’으로 불리는 구조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캄보디아 현지에는 약 20만 명에 달하는 다양한 국적의 인력이 조직적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취업사기를 기반으로 한 인신매매, 금융 사기, 도박 운영 등 다양한 범죄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관련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강화하고 있으나, 범죄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어 사전 예방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의 소개로 피해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경고나 주의 촉구만으로는 실질적인 피해를 막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취업사기는 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국제 범죄이며, 강제노동과 인신매매, 폭력 등이 결합된 심각한 인권 침해입니다. 피해자 다수는 귀국 후에도 정신적 충격과 사회적 낙인 등으로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심리적 지원체계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한국 청년 고용시장과 구조적 배경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청년 대상 취업사기 사건은 단순한 개별 범죄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 배경에는 장기화된 청년 고용난과 구조적인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1%로, 전년 동월 대비 0.7% 포인트 하락하였습니다. 이는 17개월 연속 하락세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장기간 기록입니다. 반면 전체 고용률은 같은 기간 63.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청년층만이 고용 회복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청년 인구 감소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청년층이 원하는 ‘질 높은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 산업 구조가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반도체 등 한국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은 자본 집약적인 특성상 고용 창출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여기에 ‘경력직 선호’ 현상이 더해져 신입 청년의 취업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플랫폼 산업의 급성장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퀵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의 일자리는 늘었지만, 고용 안정성과 사회안전망이 부족해 장기적인 커리어로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들이 단기 일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력 없는 노동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청년 고용의 불안정은 ‘쉬었음’ 인구의 증가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기준,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50만 4천 명을 넘었으며,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50만 명을 돌파한 수치입니다. 현재도 40만 명 안팎의 인원이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은 구직활동도 하지 않으며 사실상 사회적 단절 상태에 놓여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정부는 청년고용 장려금, 구직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수천억 원의 재정을 투입하였지만,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부족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정책이 폐지되거나 축소되는 등 혼선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실질적인 ‘고용 사다리’ 복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많은 청년들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고용난 속에서, 일부 청년들은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비현실적인 유혹에 쉽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생활비 부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청년들의 심리를 압박하고 있으며, "열심히 일해도 벼락 거지"가 된다는 절망감이 팽배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캄보디아 사건은 단지 외국에서 발생한 범죄가 아니라, 대한민국 내부 고용 시스템의 균열과 청년 안전망 부재가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외교부 및 금융권의 대응
    최근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 청년 대상 취업사기 및 인신매매형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외교부와 국내 금융권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외교부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캄보디아 내 고위험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하였습니다. 특히 2025년 10월 16일부터는 캄폿주 보코산, 바벳시, 포이펫시 등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였으며, 수도 프놈펜도 ‘적색경보(3단계)’로 상향 조치했습니다. 적색경보는 현지 체류자의 긴급용무 외 출국과 여행 예정자의 여행 취소·연기를 권고하는 단계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경보 조치는 해당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프놈펜 지역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BNK 금융그룹 등 다수의 금융기관이 진출해 있으며, 이들은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야간 외출 제한, 위험지역 출입 금지 등의 내부 지침을 마련하였고, 가족을 포함한 전 직원 대상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역시 현지 법인을 통해 유사한 안전 수칙을 운영 중이며, 수출입은행은 현지 사무소와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며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BNK 금융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현지 피해자 지원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법인(BNK캐피탈)은 약 1억 원 규모의 긴급예산을 편성하여, 납치·감금 피해자의 국내 송환을 위한 항공료 및 숙박비, 구조 활동에 필요한 차량 렌트비, 통역비, 유류비 등을 현지 한인회를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귀국 후 건강검진 등의 사후 지원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BNK는 고수익 해외 아르바이트와 관련한 사기 예방 홍보물을 제작하여 캄보디아 공항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예방 캠페인을 넘어 범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처럼 외교부와 금융권의 대응은 단순한 사후조치에 그치지 않고, 현지 정보 수집, 피해자 구조, 예방교육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사들은 자사 직원의 보호는 물론, 현지 한인 사회와 협력하여 전체 한국인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취업사기의 수법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고, 온라인을 통한 피해자 유인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대응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외교부와 금융권의 협업은 단기적 위기관리 차원을 넘어, 향후 해외 진출 청년과 기업에 대한 구조적 안전망으로 확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각 기관 간의 정보 공유 체계 구축,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구조 프로토콜 마련, 실질적인 예산 지원 확보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 민간 구조 활동과 피해 지원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년 대상 취업사기 사건에 대해 민간 차원의 구조 활동과 피해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단법인 한인구조단은 현재까지도 캄보디아 내 피해 청년들을 구조해 귀국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캄보디아 한인회 및 현지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감금 상태의 피해자를 파악하고, 물리적 감시가 느슨한 순간을 포착해 신변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구조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2023년 말부터 이 같은 사건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2025년 들어서는 한 달 평균 20~30건에 달하는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으로, 경제적 압박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해외 고수익 일자리에 응한 경우입니다.
    이들이 구조 요청을 보내는 경로는 다양한데, 일부는 탈출 후 구조단에 직접 연락하기도 하고, 또 일부는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요청이 접수되기도 합니다. 구조된 피해자들은 단순히 귀국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감금, 폭행, 협박 등의 심각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으며, 일부는 국내에 돌아와서도 후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한인구조단은 귀국 후 건강검진, 심리 상담, 법률 지원 등 다양한 회복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외교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부 금융사와 기업도 민간 구조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BNK 금융그룹은 약 1억 원의 긴급 예산을 편성해 귀국 항공료, 숙박비, 차량 렌트비, 통역비 등 구조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현지 한인회를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사후 구조활동에 참여한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현재 민간 구조 활동의 가장 큰 문제는 지속성과 재정적 한계입니다. 한인구조단과 같은 민간단체는 자발적인 기부와 협찬에 의존하고 있어 구조 활동의 범위와 속도에 한계가 있으며, 현지 위험지역에 대한 정보 접근이나 구조 실행력도 정부 차원의 협조 없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이 귀국 이후에도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질 우려가 있다는 점도 구조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일부 피해자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강제로 가담했다는 이유로 국내법상 처벌을 받거나 수사 대상이 되기도 하며, 이는 피해자 구제라는 근본적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민간 구조 활동이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구조지원 예산 확대, 민관 협력체계 구축, 피해자에 대한 법적·심리적 보호 장치 마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범죄의 ‘가해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신속한 사실 확인과 법적 구제 절차도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민간의 역할이 분명히 중요한 시점이지만, 이들이 감당하기에는 점점 복잡해지는 국제 범죄 구조에 있어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 앞으로의 해결 방안을 위한 제언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청년 대상 취업사기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부주의나 범죄 집단의 일탈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은 구조적인 청년 고용불안, 국제 범죄 조직의 확산, 국가적 대응 체계의 미비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입니다. 따라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를 위한 다섯 가지 제언입니다.
    첫째, 해외 취업 정보의 국가 인증 및 검증 시스템 도입이 시급합니다. 현재 해외 일자리 관련 정보는 대부분 민간 에이전시나 SNS를 통해 유통되고 있어, 취업 희망자가 허위 정보에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나 외교부 차원에서 검증된 해외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국가 차원의 ‘해외 취업 인증 플랫폼’을 운영하여 국민들이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청년 대상 사기 예방 교육의 전국적 확대가 필요합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취업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대부분 일회성으로 그치고 있습니다. 교육 대상도 제한적이며 홍보도 미흡합니다. 교육부와 협력해 고등학교, 대학교, 청년센터 등에서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실효성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며, 학부모 대상 프로그램도 병행해야 합니다.
    셋째, 위기 상황에 대응 가능한 외교 인프라와 구조 프로토콜 강화가 필수입니다. 현재 피해 구조는 대부분 민간단체나 한인회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외교부는 주요 고위험 지역에 ‘해외 국민 보호 전담 인력’을 상주시켜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구조에 착수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해야 합니다. 또한 피해자 구조와 송환에 필요한 예산도 상시 확보해야 합니다.
    넷째, 피해자에 대한 법적·심리적 보호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일부 피해자는 강제 가담한 범죄로 인해 한국 귀국 후에도 처벌을 받거나 낙인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법적 구제 절차와 함께 정신 건강 회복을 위한 상담, 의료 지원, 일상 복귀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하며, 이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째, 청년 고용의 질적 개선과 고용시장 구조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청년들이 해외 고수익 일자리라는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려면 국내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신성장 산업 분야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청년 대상 맞춤형 직무 교육 확대, 경력 단절 청년 지원 등이 병행되어야 하며, 청년층이 장기적인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이 조심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청년을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한 구조적 실패를 드러낸 것입니다. 이제는 경고가 아닌 실행의 시간이 필요하며, 정부, 지자체,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청년들이 더 이상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은 왜 캄보디아로 갔나… 일자리의 붕괴가 부른 비극
    주야

    조회수 452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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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마지막 주, 가을밤의 선선한 공기가 기분 좋은 어느 날.
    저는 한 달 전 우천으로 연기되었던 경기도기숙사 「2025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복 더하기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축제’라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그곳은 기숙사 입사생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함께하는 자리로, 공연·입사생 운영부스·홍보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한 오후 4시 무렵, 기숙사 잔디광장은 이미 북적였습니다. 무대에서는 한창 음향 체크가 진행 중이고, 저 멀리서는 수제 문구류 판매, 무알코올 칵테일, 수제비누 만들기 체험, 비즈 식물 등 입사생들이 보기만 해도 기대되는 입사생 운영 부스들이 분주히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공연을 기다리며 자연스럽게 주변 부스를 둘러보고, 잔디 위를 걷는 발걸음마다 웃음소리와 음악이 스며들어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도민축제 입사생 부스 전경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던 부스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였습니다. 화려한 색감의 룰렛과 다양한 상품이 진열된 센터 홍보부스는 축제 입구에 자리 잡아 방문객들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았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그중에서도 사진의 포스터가 매우 눈에 띄었습니다. 올해 행복 더하기 축제에서 진행된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홍보부스는 단순한 센터 소개의 공간을 넘어 다음 주 11월 8일에 열릴 「2025 시민기록 컨퍼런스 〈실타래–깁다, 잣다, 엮다, 잇다〉」를 알리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웹진을 보시는 여러분들에게도 간단하게 소개 드리자면, 이번 시민기록 컨퍼런스는 ‘시민기록자(에디터)’들의 기록이 예술과 체험으로 확장되는 자리입니다. ‘마음을 깁다’라는 주제 아래, 기록자의 실제 필체를 따라 써보는 필사 체험, 타자기로 엽서를 완성하는 타자기 체험, AI와 대화를 나누며 글을 써보는 대화형 기록 체험, 나무 위에 단어를 새기는 우드버닝 교환소 등 감성적인 체험 부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공연과 대화를 엮은 이야기 프로그램 ‘생각을 잣다’, ‘서사를 엮다’, 마지막에는 모두가 실타래를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 ‘사람을 잇다’까지 이어집니다.
    센터는 이번 부스를 통해 “나의 경험이 기록이 되고, 기록이 다시 사회의 변화를 만든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이번 컨퍼런스가 공익의 현장을 예술로 확장하는 과정임을 알렸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부스에서는 시민기록컨퍼런스를 비롯해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은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이벤트는 아래의 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STEP 1. 센터 인스타그램 팔로우 또는 뉴스레터 구독 → 맛있는 간식과 룰렛 기회!
    STEP 2. QR코드 스캔 후 시민기록컨퍼런스 사전 신청 둘 다 참여했다면? → ‘꽝 없는 룰렛’ 돌리기 1회 추가 기회!
     
    참여자들은 “한 번만 더 돌려보고 싶어요!”라며 즐겁게 웃었고, 룰렛 경품으로는 수건, 샤워볼, 에코백 등 실용적인 센터 굿즈부터 입사생 맞춤형 컵라면과 햇반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작은 보상이지만 공익활동을 향한 첫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기숙사 관장님과 수원여자대학교, 수원권선경찰서 등 축제에 협력하는 다양한 유관기관과의 만남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부스를 방문하며 소개도 들어보고 공연을 소개하고 명함을 나눠가지며 센터와의 앞으로의 협력을 이야기하기도 하였습니다.
     
    홍보부스는 행사 내내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축제 속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스 중 하나였습니다. 취재를 하러 왔던 저도 모든 부스를 체험해 보며 자꾸만 본분을 잊고 재밌게 즐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부스를 즐겨본 에디터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이번 축제 참여는 경기도기숙사와의 협력 관계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2024년 4월, 양 기관은 업무협약(MOU)을 맺고 공익활동 확산을 위한 공동 노력을 약속했습니다. 작년 입사생축제 홍보부스에 이어 이번 축제 참여는 협약의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는 현장이었습니다.
     
     
    2024년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경기도기숙사 업무협약식 / 출처 :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는 기숙사 입사생을 비롯해 도민들에게 공익활동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었고, 기숙사 역시 입사생들의 공익활동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센터 홍보부스를 통해 ‘시민기록 컨퍼런스’와 저와 같은 ‘아카이브 에디터’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하며, 향후에도 경기도기숙사와 지속적으로 함께하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부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저녁 7시 무렵, 무대 조명이 켜지며 축제의 분위기는 절정을 향해 달아올랐습니다. 해병대 시범단과 경기대 응원단 ‘거북선’의 치어리딩으로 시작된 공연은 커다란 환호를 이끌어냈고, 이어 가수 한민우, 아주대 밴드 ‘5분 쉼표’ 등의 무대가 잔디광장을 채웠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경품 추첨 무대가 이어지자, 관객석 곳곳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영상을 남기는 모습이 줄을 이었습니다.
     
     
     
    해병대 시범단과 경기대 응원단 ‘거북선’의 치어리딩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웃음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가운데, 센터 홍보부스에도 마지막까지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시민기록 컨퍼런스 포스터를 살펴보고 QR코드를 스캔하는 사람들, 굿즈를 챙기며 부스를 떠나는 사람들, 내가 사는 지역에는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있을지를 궁금해하며 브로슈어를 한 손에 쥔 채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이번 축제에서 나눈 짧은 대화와 참여가, 누군가의 새로운 공익활동의 첫 장이 되었길 바랍니다.
     
     
     
    축제를 구경하는 사람들 /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센터는 이번 축제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올 「2025 시민기록컨퍼런스 〈실타래–깁다, 잣다, 엮다, 잇다〉」에서 더 많은 도민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공익활동 현장의 이야기가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되고,
    그 기록이 예술과 체험으로 확장되는 따뜻한 자리.
     
    11월 8일, 경기상상캠퍼스 공간 1986 멀티벙커에서 당신의 마음 한 올도 이 실타래에 엮이길 바랍니다.
     
     

     
    [현장스케치] 밤하늘에 번진 공익의 열기 - “2025 경기도기숙사 행복더하기 축제”
    또봉

    조회수 299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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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션 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
    : 비영리(공익) 활동과 조직운영 활동의 변화, 세대의 전환
     
     
    사회 이인신(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패널 허밍슈(국립대만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최승환(청년플로우 위원)
    김재순(유스보이스 대표)
    김별(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이광호(펭귄의 날갯짓 공동대표)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세계시민대회, 세션 2의 주제는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입니다. 이인신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의 사회로, 오전 행사 기조강연자였던 국립 대만대학교 허밍슈 교수와 4명의 공익활동가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공익 활동을 하며 현장에서 경험한 활동의 부침과 의미를 되짚어보았는데요. 공익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간략한 단체 소개로 시작한 두 번째 세션 이야기의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션 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 각자의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김재순(유스보이스 대표): 학교 밖 청소년을 잇고 나답게 성장하는 청소년 단체 ‘유스보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별(다산인권센터 자원활동가): 수원 지역 2030 여성 청년 커뮤니티인 ‘허밍버드클럽’을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광호(펭귄의 날갯짓 공동대표): 정신질환과 고립, 은둔 당사자 청년들과 동행하는 단체로, 수원에서 동료 지원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승환(청년플로우 위원):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청년 활동가 네트워크 ‘청년플로우’ 2기 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 단체 활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주시겠어요?
     
    김재순: 2002년 다음 세대 재단이라는 재단 법인의 청소년 사업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청소년이었어요. 제 청소년기에 아주 큰 울림을 준 활동이라 청년 활동가로도 계속 활동하다가 어느 날 '유스보이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되었습니다. 2020년도에 좀 더 제가 하고 싶은 활동에 집중하는 지금의 유스보이스를 분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별: 다산인권센터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었어요. 계엄령과 탄핵 광장 이후에 주목받았던 2030 여성 청년들의 목소리가 응원봉 불빛에 국한되어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우리 일상과 연결 지을 수 있을까 고민을 바탕으로 시작한 커뮤니티가 허밍버드클럽이고, 연애, 노동, 주거, 상담 4개 주제를 정해 수다회와 강연을 열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이광호 활동가, 김별 활동가, 김재순 활동가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이광호: 저희는 정신 질환과 고립을 경험했던 당사자 청년들이 모여 있는 단체입니다. 우리가 더 이상 돌봄의 주체 혹은 서비스 받는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도 똑같은 시민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혹은 돌봄을 주고받는 존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추석 때 가족들이랑 있는 걸 힘들어하거나 혹은 다들 친구들이랑 놀러 가는 데 나만 혼자인 것 같은 박탈감을 느낄 때가 있거든요. 저희 쉼터에 와서 명절 음식도 먹고 간단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왼쪽부터 허밍슈 교수, 최승환 활동가, 이광호 활동가, 김별 활동가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최승환: 청년 플로우는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청년들의 정책 의견을 듣고 정책의 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작은 위원회이고요, 16명이 참여하고 있고, 최근에는 오늘 자리와 비슷한 공익활동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 단체 안에서 세대 간 소통에 어려움이 있나요? 어떻게 해결하나요?
     
    최승환: 제가 신입 활동가일 때 저랑 제 사수는 15년 이상 활동에 차이가 있었어요. 보도 자료 하나 써봐 이러는데 보도 자료가 일단 뭔지도 모르겠는 거예요. 그 소통이 그 간극이 너무 큰 거죠. 그분은 저한테 어디까지 알려줘야 되지?라는 생각을 하는 거고 저는 내가 어디서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지?라는 그 간극이 너무 컸던 경험이 있습니다.
     
    김별: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보다 2030 여성과 청년을 시민사회에서도 이럴 것이라는 약간 도상으로 여기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김재순: 저는 젊은 분들과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어쨌든 비영리 단체로서 사실 많은 급여를 줄 수 없는 거는 대부분 알잖아요. 그럼에도 이곳에서 일하는 이유는 어쨌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인정이 저는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요즘에는 어떤 일을 했을 때 그 일을 왜 잘했는지 또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운영하는 담당자나 대표가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자리가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이광호: 일단 저희 조직은 다 20~30대거든요. 이게 장점이면서 단점인데 어느 정도 수평적인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는 수평어를 원래 사용했었어요. 이게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반으로 돼야 하는데 이게 처음부터 이 조직에 있던 사람들은 이걸 이해하고 있는데, 중간에 들어오는 사람은 이걸 반말로 인식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야기하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이게 굉장히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수평어를 사용하지 않아요. 그리고 또 다른 문제의식은 공익 활동 자체의 중간 소통 구조가 없지 않나 하는 건데요. 저희만 그런 건가 싶고, 직업으로 이 활동을 하는 분들과 자원활동으로 하는 분들 사이 생각의 갭도 상당히 커서 이 부분도 소통이 필요한 것 같아요.
     
     
    ● 허밍슈 교수님께 질문드립니다. 선배들 세대는 사실은 활동에서 자원봉사의 개념이 컸어요. 권위주의 정권이랑 싸우기 위해서 나의 일상은 당연히 버리고 활동하는 돈도 받지 않고요. 근데 민주화가 진행되었고 이제 공익활동이 하나의 직업이 되었거든요. 여기로 취업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고 여기에서 오는 혼란도 있습니다. 혹시 대만은 상황이 어떤지요?
     
    허밍슈: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한국 사회가 대만보다 선후배 관계에 있어서 더 혼란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만에도 이러한 세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젊은 사람들이 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익단체가 의사 결정을 민주적으로 하고 젊은 세대의 기여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대격차를 해소해야 공익활동도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단체마다 조직의 의사 결정 구조를 평가하는 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재순: 저희는 프로젝트 매니저분들이 다 계세요. 프로젝트마다 담당자가 따로 있어서 의사결정 구조는 충분히 여러 토의나 회고를 해서 진행하고요. 그래서 저희 동료들은 의사결정 부분은 많이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승환: 5인 이하 사업장에서 조직 문화 점검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었었어요. 그리고 선배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조직 문화 점검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는 결론이었어요. 하지만 지리산 이음이라는 단체는 3명인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조직 문화 점검이 유의미한 결과를 낳는다고 해서 작은 단체는 조직 문화 점검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이광호: 조직 문화에 대해 점검하는 것도 노동입니다. 그렇죠.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저는 너무나 고민인데 아까 말씀드린 직업으로서의 활동가로 살고 있는 분들에게 이런 것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그리고 너무나 제한적인 자원이 우리에게 있는데 그 자원 안에서 이것들에 기여한 것들을 어떻게 보상을 만들 것인가도 고민입니다.
     
    허밍슈: 공익활동이라는 단어를 여기서 처음 들었습니다. 대만에서는 시민사회 NGO나 에드보커시라는 단어를 씁니다. 대만의 NGO도 소규모고 보수도 적습니다. 안정적인 펀딩이 중요하다고 보고요. 이 길을 선택한 젊은이들의 희생은 막아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는 실험이 공익 활동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정적인 재원을 바탕으로 더 전문성을 갖춘 활동을 한다면 대중으로부터 존중받을 것이고 공익 활동 영역도 자격과 권한이 더 커지리라 기대합니다.
     
    김별: 지금 이 세션에서 되게 중요한 키워드 두 개가 지속 가능성과 세대 전환이었는데 사실 지속 가능성과 세대 전환을 원하는 이유 그리고 이걸 중요한 가치로 삼는 이유가 이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고 그러기 위해서 조금 더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고 싶다고 저는 해석을 했거든요. 근데 우리가 만나길 바라는 2030에게는 조직과 단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선이고 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얼굴을 만나기 위해 준비되지는 못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봅니다.
     
     
    ● 시민사회단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활동가로 키워낼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고민을 요즘은 좀 하고 있거든요.
     
    이광호: 저는 사실 벌어놨던 돈을 쓰면서 그냥 거의 자원봉사 활동을 했는데 보통 사람들이 자기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면서 이 활동판의 언어를 익혀가면서 활동을 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우리는 다른 언어를 쓰고 있고요.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판에 들어오면요. 그게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 홍보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홍보할 때 신경 쓰는 지점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김재순: 예전에 했던 방식의 공익 활동보다는 요즘 청년들이 저 활동이 되게 참신하고 재밌다 즐겁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느낄 수 있게끔 홍보합니다. 10대나 20대 분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게 인스타그램이더라고요. 템플릿 만들어서 나름 좀 예쁘게 올리고 네이밍 같은 경우도 그냥 지원 사업 이렇게 올리는 게 아니라 요즘 분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도로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최승환: 대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대에서 40대까지는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그에 맞는 포스터를 만들고, 전 시민을 대상으로는 하는 건 욕심이 아닌가 합니다.
     
    박별: 홍보 자체도 고민이지만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해요. 연애, 노동, 주거 이런 것들을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노동이나 주거 이런 단어들에 대해서 오는 어떤 편견 같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이게 굉장히 허밍버드 클럽이 좀 오픈되어 있다고 느끼지만, 막상 이렇게 활동을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인권 센터에서 하니까 뭔가 딱딱한 걸까 편견을 가지는 분들이 좀 계시더라고요.
     
    이광훈: 저희 홍보의 기준은 재미입니다. 우리가 봤을 때 재미없으면 홍보안을 다 고쳐야 합니다. 근데 요즘에는 점점 더 정형화되고 있긴 합니다. 인스타에 아무래도 청년분들이 가장 많다고 느껴서 주로 인스타에 홍보합니다.
     
     
     
    플로어 토론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대만에서는 각 단체가 안정적인 재정 확보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허밍슈: 대만도 안정적인 재정 확보는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NGO나 다른 커리어를 갖고 일을 하면서 공익 프로젝트를 만들어 크라우드 펀딩을 받기도 합니다. 이건 상업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NGO는 대만에도 없습니다.
     
     
    ● 시민단체가 새로운 공익 활동가를 맞기 위해서 어떤 조직 문화와 고민이 함께 되어야 할지 듣고 싶습니다.
     
    김별: 활동가가 학생 운동을 거쳐서 노동 운동을 거쳐서 너무 자연스럽게 투입되는 이런 스타일은 이제 조금 올드 스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을 시작할 때 예전처럼 뭔가 이 조직에 충성해야 하고 어떤 운동이 내 하나의 삶과 일치시키는 거는 요즘 2030에게는 통하지 않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허밍슈 교수님께 궁금한 점인데요. 대만은 최근에는 일상에서 어떤 공익활동을 하고 있나요?
     
    허밍슈: 대만도 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시대가 지나 열의가 식었습니다. 2014년 대만의 해바라기 운동1) 이후 시민운동은 제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기업을 만들거나, 시골 서점이나 지역 신문을 운영하거나, 다른 커리어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사회활동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지금은 전반적으로 사회복지 아웃소싱 영역에서 서비스 제공 위주의 활동이 많습니다.
     
     
    세션2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마지막으로 오늘 참여한 소감을 나눠주세요.
     
    최승환: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이런 얘기를 되게 mpo 지원센터부터 오랫동안 얘기를 해왔고 조금 조금씩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광훈: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연대와 환대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너무 각자 살기가 너무 바쁘고 각자 눈앞의 이익이나 자본에 대한 것들을 축적하는 것들이 너무 중요한 가치가 돼버렸는데 그거에 투쟁해야 하는 것 같아요.
     
    김별: 우리가 지속할 수 있고 세대 전환을 정말 원한다면 지금 어딘가에 떠돌고 있을 어떤 단체에 가입하지 않아서 또는 조직 안에 없어서 그렇게 발화하지 못한 채 떠도는 말과 얼굴을 떠올려 본다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이 또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요?
     
    김재순: 최소한 유스 보이스라는 곳에서 일할 때만큼은, 더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급여나 나름의 문화와 복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하고 파트너십을 할 때 비용을 당당하게 제시도 하기도 합니다. 공익 활동을 할 때 돈에 대한 부분들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사회나 문화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젊은 청년분들이 더 일하고 싶어 하고 더 가치 있게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허밍슈: 대만에서는 NGO 패널 토론은 이렇게 흥미롭지 않습니다. 창의적인 의견 교환이 인상적입니다. 공익 활동의 생명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고요. 한국 공익활동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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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만 해바라기 운동은 2014318일부터 410일까지 23일 동안 대만의 대학생과 사회운동세력이 대만의 국회인 입법원을 점령한 사건으로, 졸속처리한 양안서비스무역협정에 대해 항의 활동을 벌였다.
     
     

     

     

    [현장스케치] 2025 공익활동 페스타 주제세션2: 공익활동의 지속가능성 수다회
    다름

    조회수 257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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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5기 아카이브 에디터 심지입니다여러분은 기지촌 여성, 또는 미군 위안부*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일본군 위안부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사회적 관심도 그만큼 크죠. 하지만 그에 비해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 기지 주변에서 살아온 여성들, 이른바 기지촌 여성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양공주라는 모욕적인 말로 불리며 차별받아온 이들의 삶은, 국가 안보와 경제 논리 속에서 외면되어 왔습니다.
     
     
     기지촌여성이란? / 출처: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유튜브 
     
     
    햇살이 비치는 자리
    햇살사회복지회는 평택 안정리에 있는 작은 단체입니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기지촌에서 살아온 여성들 곁을 지켜왔어요.
    그분들을 위해 공동식사를 준비하고, 병원에 같이 가고, 연극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며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70, 80대가 된 할머니들이에요.
    우리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삶을 살아오셨지만 누구보다 강인하게 자기 삶을 이끌어오신 존경스러운 어른들입니다.
     
    할머니들의 삶은 한국전쟁 이후 기지촌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시작됐습니다. 인신매매로 팔려왔던 분들도 계시고, 가족을 위해, 또는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나와 생계를 위해 기지촌에 들어오게 된 분들도 계십니다.
    기지촌에서의 삶은 혹독했습니다. 국가의 주도적인 미군 위안시설 운영과 기지촌의 착취구조 속에서 여성들은 성적·물리적·정신적·경제적 폭력을 마주하였습니다. 사회적 낙인과 차별 속에 살아야 했고, 노년에는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어요.
     
     
    - 2022, 법원은 기지촌 여성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
    여성들은 오랜 침묵을 깨고 직접 국가의 책임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부터 기지촌 여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마침내 2022년 대법원에서 국가의 책임이 일부 인정되었습니다.
    국가가 미군 위안부여성들을 성병관리소에 강제로 수용하고, 페니실린을 과다 투여하며 여성들을 통제·관리한 행위가 명백한 인권침해로 인정된 거예요.
    이 판결은 법적인 의미를 넘어,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바꾼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화예술로 지난 세월을 증언하다
     
     
    연극 <숙자 이야기> / 출처: 햇살사회복지회 홈페이지
     
     
    그때는 내가 가슴에 이따만한 돌을 가지고 있어서 무거웠어요.  그래도 햇살 다니면서 많이 나아진 거지.
    노지향 선생님이랑 연극하면서부터 이따만한 게 바스러진 거지.... 그건 안 없어져. 지금도 있기는 있어
    -수지-
     
     
    햇살은 기지촌 할머니들과 함께하며, 그 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할머니들이 함께 만든 연극과 공연들이에요.
    "숙자 이야기", "문밖에서", "오프리밋(Off-Limit)" 같은 작품에서는 할머니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연기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시간을, 연극이라는 매개로 함께 꺼내 놓는 일이었습니다.
    무대에 선 할머니들은 상처만 품은 존재가 아니었어요. 그 시간은, 삶의 조각들을 스스로 마주하고 말할 수 있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용기를 얻으며, 피해자로만 기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세상에 전할 수 있었어요.
     
     
    기지촌여성평화박물관 '일곱집매'
     
    이런 흐름 속에서 햇살은 2021, ‘기지촌여성평화박물관-일곱집매를 열게 됩니다. 평택 기지촌 안에 있는 작은 박물관이에요. 한 할머니가 기부한 땅과 담보대출, 그리고 여러 단체의 지원으로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햇살은 이 박물관을 통해 기지촌의 역사를 다음 세대와 이어가고 있어요.
     
     
     
    경계 없는 마라톤 / 출처: 에디터 촬영
     
     
    지난 1018, “경계 없는 마라톤행사가 열렸는데요. ‘마라톤이라는 말이 붙었지만, 함께 산책길을 걸으며 기지촌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전시와 함께 응용연극 워크숍, 지역 예술가들과의 네트워킹 파티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날 기지촌 할머니 한 분이 직접 샌드아트를 연습해서 공연도 하셨답니다!
     
     
    당신의 일상으로 박물관을 초대할게요
     
    이날은 "그랜드마 햇살 가든"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전시와 후원 프로젝트도 시작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키링, 티코스터, 책갈피 같은 굿즈로 제작해 당신의 일상으로 박물관을 보내는시도예요박물관이 평택 외곽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방문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기지촌의 이야기를 더 가까이에서 나누고 싶다는 고민이 담겨 있었죠. 작지만 정성 가득한 물건들로, 기지촌 할머니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답니다.
     
     
     
                              그랜드마 햇살 가든 전시관1(왼)그랜드마 햇살 가든 전시관(오) / 출처: 에디터 촬영
     
     
    전시관에는 할머니들의 그림과 함께,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문 건너편에 적혀있었어요. 그리고 관람객들도 소망의 열쇠를 걸어두는 참여 예술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제 열쇠로 할머니들의 마음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만 같았어요
     
     
       
                          할머니 작품 경희의 집 (왼), 굿즈-경희의 귀염둥이, 강아지 까미(오) / 출처: 에디터 촬영
     
     
    저는 할머니 작품 경희의 집에 등장한 강아지 까미를 데려왔어요. 기지촌 할머니들의 작품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지촌 여성과 세상을 연결하는 다양한 공익활동이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기지촌 할머니가 만든 힙한 굿즈가 궁금하다면?! > https://tumblbug.com/7sisters_museum
     
     

     

     

    기지촌 할머니가 만든 굿즈, 왜 이렇게 힙하죠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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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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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7기후정의행진 포스터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2022년부터 시작된 이 행진은 매해 9월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각자의 이념과 가치를 품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광장에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기후 위기를 넘어 모든 생명이 존엄하게 살아갈 새로운 세상을 가치로 여기며 거대한 발걸음을 이어가는 ‘기후정의행진’입니다.
     
    올해도 기후정의행진은 어김없이 시작되었습니다. 기후정의행진은 광범위한 자발적인 대중운동이며, 단체와 개인이 ‘추진이’가 되어 행동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9월 27일, 광화문 동십자각에 모인 추진이들의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927기후정의행진의 슬로건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올해 슬로건은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입니다. 이 말에는 광장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여, 기후 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해결하며, 기후 위기에 맞서 정의로운 전환을 이뤄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1호선 종각역에 내려 밖으로 나와 걸어가는 동안, 가족과 친구들 등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저는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공감하고 동참하고자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행사장의 깃발과 부스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그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수많은 깃발 사이로 보이는 부스들이었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행사장의 체험 부스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부스마다 준비해온 택배 상자와 종이를 활용해 부스의 포스터를 손수 그리며 준비해 온 것이 개성 있었고, 인상 깊었습니다. 거리를 거닐며 많은 사람이 부스에 가서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행진하면서 서로의 속도에 맞춰가며 30분이 넘는 거리를 걸어가는 행진이 힘들지 않았던 이유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도 있지만, 힘을 주는 다양한 퍼포먼스들이 있어서 더 즐겁게 행진에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하는 사람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927기후정의행진에서의 다양한 퍼포먼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그리고 행진에 참여하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미래세대인 청년, 학생, 어린아이들이었습니다.
     
    본격적인 행진에 앞서 개회식에 참여하고 있을 때, 제 앞에 나란히 줄지어 앉아있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기 시작하면서부터 조금씩 주변을 둘러보니 현수막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붙잡고 있던 학생과 엄마 손을 붙잡고 걷고 있는 아이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청년, 학생, 어린이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가족과 함께 오거나, 활동하는 단체에서 온 미래세대들은 끝까지 행진하며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며 강요와 강압이 아닌 자신들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기 위한 행동임을 느끼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세대와 세대가 교차하는 기후정의 행진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가 우리들의 생활 속에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파괴되고 있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미래세대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도록, 우리 일상생활 속 기후정의행진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내년에도 있게 될 기후정의행진에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동참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도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927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에디터와 사람들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2. 927기후정의 행진 스케치 - 세대와 세대가 교차했던 927기후정의행진을 보다
    달리

    조회수 315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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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원고는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는 에디터 개인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꿔나가자
     
    기후정의를 외치자
    불평등을 끝내자
    우리 삶을 바꾸자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27기후정의행진 웹자보 / 출처: 기후정의행진
     
     
    ‘기후정의송’의 노랫말 일부입니다. 추석 연휴에 무료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추적〉을 다시 보다가 이 노랫말이 훅 떠올랐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17년 추적기인 영화 속 녹조 강물에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존재들이 함께 보였거든요. 불평등 세상은 서로 연결돼 신음하고 있었어요. 존엄하게, 평등하게, 모두를 위해서, 세상을 바꾸자. 그래,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 9월 27일 동십자각 앞, 기후정의 행진 스케치입니다.
     
     
     
    927기후정의행진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노래하는 기후정의(왼), 다이인(die-in)퍼포먼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왼), 경향신문(오)
     
     
    광장을 잇자, 모두를 위한 기후정의
     
    네팔어, 따갈로그어, 러시아어, 몽골어, 미얀마어, 방글라데시어, 베트남어, 스리랑카어, 아랍어, 영어, 우즈베크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중국어-번체, 캄보디아어, 태국어.
     
    9.27기후정의 행진 포스터와 6대 요구안이 이렇게 많은 다국어로 만들어졌다는군요. 기후 위기와 민주주의 불평등이 연결된 문제이듯 이 땅에 사는 사람들도 언어와 국적을 넘어 서로 연결돼 있으니까요. 9월 27일(토) 12시 반, 동십자각 앞에서부터 시청 앞까지 대로는 다양한 부스와 사전 대회 장소로 열렸습니다. 청년, 노동자, 농민이 기후정의에 목소리를 보탰고, 650단체 3만여 명이 함께 행진했습니다.
     
    생수 제공은 없고 수어 통역은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손엔 개인 텀블러와 헌 상자 종이로 만든 손피켓이 들려 있었고요. 416합창단을 비롯한 8개 시민합창단이 연합으로 합창했습니다. 12.3 내란을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던 광장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와 미얀마의 민중가요를 번안한 노래 “우리의 하루”였습니다. 미얀마와 대한민국 시민들을 이어주는 노래죠. 음악에 맞춰 행진하던 시민들은 사이렌이 울릴 때 종각역에서 ‘다이인(die-in)’으로 드러누웠습니다. 지구 위 모든 존재가 고통받는다는 의미의 퍼포먼스였습니다.
     
     
    올해(2025)의 기후정의 걸림돌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고통을 가중시키는 ‘올해의 기후정의 걸림돌’이 선정되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국토교통부, 오세훈 서울시장, 몬산토 바이엘, 이스라엘 정부 등입니다. 탄소중립기본계획 후퇴, 탈화석연료 전환 지연, AI·반도체 산업 확대, 기후재난 불평등 심화 등의 이유였습니다. 2025년은 2035년 국가 탄소 배출 감축 목표(NDC) 설정의 '기후 골든타임'이지만,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정의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네요.
     
     
    비건은 기후정의다, 부스 스케치
     
    “동물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No! 어업 No! 육식, 물살이도 살고 싶어요.”
    “No! 축산업, 동물은 우리의 친구.”
    “Go Vegan, 우리를 먹지 말아요.”
    “육식=기후 위기, 전체 온실가스의 51%. STOP!”
     
     
     
    기후위기와 비건 부스(왼),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927 기후정의 행진 참여 단체 중 ‘기후위기 비건행동’이 내는 목소리입니다. “비건(Vegan)- 건강, 동물, 지구를 구한다!”는 외침이 간판 현수막이네요. 포스터마다 물살이 그림에, 돼지도 보이고 닭도 있습니다. 그 뒤 탁자 위엔 “비건은 사랑입니다”라는 홍보물이 놓여 있고 활동가들이 미소 띤 얼굴로 기념품도 나눠줍니다. 조금 더 살펴볼까요?
     
    비건(Vegan, Veganism)이란 유동적인 채식주의도 있지만 완전한 채식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환경이나 동물권 등 신념을 동기로 육식을 거부하며 동물 유래 성분이 쓰인 제품 사용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동물을 착취하지도 잡아먹지도 말자, 채식은 건강이고 경제요 생태요 자비요 평화라고 봅니다. 마음을 바꾸고 음식도 삶도 바꾸는 “대안적인 삶”이죠. 생명을 죽이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단백질 때문에 동물을 죽인다고요? 비건은 채식이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의 보고라고 합니다. 육식과 축산업은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 물 부족 식량부족의 주범이고요.
     
     
     
    채소먹는 기후정의(왼), 기후정의 책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비건은 사랑입니다” 홍보물엔 비건인들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올림픽 육상 4관왕 칼 루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데 육류 단백질이 불필요함을 깨달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내가 비건 채식을 시작한 그해에 육상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티베트 인권 운동가 달라이 라마는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삶은 인간만큼이나 말 없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하다.”
     
    저도 고백해 봅니다. 올해 10년 차 비건이거든요. 기후정의 때문에 시작한 건 아니고, 11년 전 암 수술이 계기가 됐어요. 단식 등 자연치유를 하다가 채식이 좋아진 경우였습니다. 동물성 식품을 끊고 채식만 하니 제 몸이 점점 가볍고 건강해졌습니다. 평생 가족력 B형간염 보유자였는데 항체가 생겼습니다. 감기몸살을 달고 살던 몸이 지난 10년간 피곤을 모르는, 감기도 안 걸리는 몸이 되었고요. 기후위기 대안적 삶으로 비건만 한 게 있을까요?
     
     
     
    도롱뇽과 동물들이 함께 행진(왼), 지구는 시원하게 마음은 따뜻하게 행진 물품(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기후정의 광장에서 제 마음이 자꾸만 동물들에게 향했겠죠? 동물 머리 탈을 쓰고 동물 인형의 몸으로 행진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서 행진하는 노란 도롱뇽. 커다란 검은 머리의 곰과 말도 여러 명 있고 부리가 길고 다리가 긴 새들도 멋졌습니다. 광장 곳곳에서 만나는 돼지 소 닭 물살이들 그림도 계속 말을 걸더군요. 기후정의 평등 약속문에도 동물들이 나왔으니까요.
     
    “발언과 대화에서 반말과 비속어를 쓰지 않고. 여성·성소수자·장애인·청소년·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와 비인간동물을 차별하거나 대상화하지 않습니다.”
    기후정의란 결국 비인간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어 보입니다.
     
     
    결국 민주주의, 결국 정치다
     
    9월 24일 제80차 유엔총회에서 한 이재명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기억합니다.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제 평화와 공존을 강조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해 에너지 대전환도 언급되었죠. “올해 안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하겠다”라며 2040년 탈 석탄을 공약했지만 기후 당사자들의 참여와 논의가 배제되었다는 지적도 받았습니다.
     
    “민주주의와 평화 없이 기후 위기 해결은 불가능하다.”
    광장의 목소리를 한마디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치는 재생에너지 전환, 민영화로 이어질 가능성, 정의로운 공공재생에너지 전환, 이 모든 건 정치를 빼곤 이야기할 수 없겠죠. 모든 불평등이 연결돼 있다고 기후송이 아무리 노래한들, 정치가 일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요? 정치하는 엄마들이 내건 현수막은 그래서 더 따끔하게 정곡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벼락치기 안 하는데 정부가 돼서 지금 뭐 하는 거야! 빵점.”
     
    하늘에 펄럭이는 깃발도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기후위기는 인권침해다!”
     
     
    기후는 정치다 현수막(왼), 기후위기는 인권위기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3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도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재난참사도 늘어납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광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삼성반도체 희생자들과 팔레스타인 긴급행동도 말했습니다.
    “반노동 반환경 재벌특혜 반도체 법 OUT.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하라!”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
    기후정의는 결국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책임질 정치의 일입니다.
     
     
     
    이태원참사 3주기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참여 부스(왼), 노동권과 기후정의 보장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홍보물(왼), 팔레스타인 해방과 기후정의 홍보 부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UN 연설이 말잔치가 안 되도록 정부가 기후시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길 바란다. 기후정의 행진에서 나온 기후시민의 6대 요구안을 들어보자.
     
    1. 탈핵·탈화석연료,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하라.
    2. 성장과 대기업 위한 반도체·AI 산업 육성 재검토,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하라.
    3.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사회 공공성 강화하라.
    4.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5.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 수출 중단하라
    6.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먹거리 기본권 수립하라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927기후정의 행진 광장은 삶에 이어져 있었습니다. 행진 대열에서 만난 검은 망토를 입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동하던 거대한 인형을 잊을 수 없더군요.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나르는 신화 속 뱃사공 카론입니다. 기후재난과 생태 파괴로 죽어간 존재들과 사회적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퍼포먼스였죠. 여성환경연대 간판 현수막의 질문도 잊히지 않더군요. “그런데 누가 기후 정책을 결정하나요?” 행진 트럭에 붙은 현수막은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모두의 존엄을 보장하라!”라고 외치고 있었고요.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퍼포먼스(왼), 여성환경연대 현수막(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모두의 존엄 보장 현수막(왼),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기후정의행진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탄소 감축 목표를 세웠다면서도 원전을 늘리고 공공 재생에너지는 손 놓고 있는 정부. 기업은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책임은 사회에 떠넘기니, 피해는 노동자, 농민, 서민에게 전가되는 현실. 신공항 건설, 대규모 개발, 군비 확충에 몰두하는 현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4대강의 거짓말은 과거의 일이기만 할까요?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6만여 명에 달한다죠. 미국과 NATO가 국방비를 계속 늘리니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증가하겠죠.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을 세계 4위로 성장시키고 무기 수출을 확대하려네요. 무기 수출은 생명에 가해잖아요. 신공항 건설은 군사력 확대 아닌가요? 반전과 군축이 기후정의인데,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죠?
     
     
    바로 그 밤 한강 불꽃축제라니
     
    기후정의송을 부른 몇 시간 후였습니다. “민주주의, 기후위기, 불평등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라는 노래가 무색하게도 그 밤에 서울 하늘에 불꽃축제가 있었습니다. 종로구 혜화동에 있던 저는 설마 전쟁이 났나 했어요. 대포 소리 총소리 같은 굉음이 계속 들렸거든요. 60대인 제가 이 정도 공포로 느낀다면, 어린아이들과 노약자들은 어쩌죠? 고요히 잠자던 동물들은요? 아기들이 깨서 자지러지게 울고 잠들지 못하고 보채지 않았을까요?
     
     
     
    불꽃놀이 폐지 서명(왼), 60+기후행동 부스(오) / 사진출처: 빠띠(왼), 에디터 직접 촬영(오)
     
     
    누구 좋으라고 하는 불꽃축제일까요? 기후정의와 멀어도 너무 멀리 먼 길 아닌가요? 불꽃용 화약을 제조하고 팔아 이득을 얻는 사람들 말고 괴로운 이들은 어쩌죠? 인터넷에 “불꽃축제 폐지 서명과 요구안”이 반가웠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요구합니다. 동물과 자연, 그리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주세요. 생태와 건강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축제로 전환해 주세요. 지자체와 기업이 책임 있는 문화 조성을 위해, 불꽃놀이를 포함한 축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해 주세요. 주요 행사에서 불꽃놀이를 전면 중단해 주세요.”
     
     
    

     

     

    #1. 927기후정의 행진 스케치 -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꿀벌

    조회수 385

    2025-10-13
  • 학교급식의 끝은 어디인가? 2003년, 아이 3살 때 시작한 학교급식운동을

    아직도 끝내지 못하고 있는 원로 먹거리 활동가, 박미진(경기먹거리연대 공동대표)

     

    추석의 풍성한 밥상, 우리 아이들의 급식에도 이어져야 합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면, 우리는 자연스레 풍성한 밥상을 떠올립니다. 햅쌀로 빚은 송편, 달콤한 햇과일, 정성스럽게 장만한 나물과 전,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나누는 따뜻한 웃음소리까지... 한 자리에 모인 가족과 함께 나누는 추석 밥상은 단순한 음식의 나열이 아니라, 오랜 세월 이어져온 건강과 사랑의 상징이자 세대를 잇는 약속입니다.

     

    특히 먹거리에는 단순한 포만감을 넘어 삶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좋은 재료를 정성스럽게 준비해 나누는 밥상은 곧 공동체 정신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그 밥상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라는 조상의 뜻을 전해 받습니다. 추석 밥상에 담긴 풍성함은 단순한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 그리고 미래를 향한 배려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먹거리의 가치는 학교급식에도 고스란히 이어져야 합니다. 하루 세 끼 중 최소 한 끼 이상을 책임지는 학교급식은 단순히 아이들의 배를 채우는 제도가 아닙니다. 급식은 곧 교육이며,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방패이자 지역사회와 농업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민··정이 함께 20여 년간 쌓아온 경기도의 성과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친환경 무상급식을 도입하고 확산시켰습니다. 2004년 경기도 최초 주민발의로 학교급식지원조례를 제정하고 20여 년간 친환경 무상급식을 선도하며 전국적 모범이 되어 왔습니다. 이는 학부모, 시민사회단체, 생산자, 그리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함께 만들어온 협치의 결실이었습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고, 지역 농민의 친환경 농업을 지지하며, 먹거리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사회적 약속이었습니다.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농민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했고, 학부모에게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건강한 먹거리가 무엇인지 배우며 자라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협치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제도를 만들고 보완하며 오늘의 성과를 일궈낸 것입니다. 경기도의 사례는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지금은 국가 정책으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2024년 경기도 학교급식지원조례 주민발의 청구인 접수 기자회견

     

    흔들리는 아이들의 밥상, 왜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하는가?

    그런데, ‘학교급식은 갑자기 왜? 친환경무상급식 언제적 일인데...’ 하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최근 경기도에서 친환경무상급식을 지키기 위해 학부모들이 다시 거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유는 지난 724일 경기도교육청이 발송한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 개선 지침때문입니다. 방학을 앞두고 갑자기 내린 이 지침의 핵심은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시 품질보다는 가격을 중심으로 한 경쟁입찰 확대입니다. 이는 지난 20년간 만들어 온 친환경무상급식의 성과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투명성과 효율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가격 중심의 저가 경쟁을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저가 입찰은 필연적으로 식재료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지금까지 지켜온 안전성·친환경성·공공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대형 유통업체난 수입농산물이 학교 급식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큽니다. 결국 아이들의 건강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학교급식을 통해 유지되던 지역 농산물과 친환경 농업 생산 기반도 약화 될 가능성이 커져서 지속가능성이 후퇴될 것입니다.

    참고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합니다.

    영양선생님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급식은 단순히 가격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 몸에 들어가는 음식인데, 질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것이 가장 우선이지요. 저가 경쟁은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값싼 식재료를 먹게 할 겁니다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학교급식이 비용 절감 대상이 된다면, 우리 아이들의 밥상은 누가 지켜 줍니까?”

     

    지역 생산자들 또한 깊은 우려를 드러내며 고통스러워 합니다 학교급식이 있어야 농민들이 친환경 농사를 이어갈수 있습니. 그런데 이번 교육청 지침이 시행되면 안정적인 판로가 무너지고 더 이상 친환경 농업을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결국 농민도 아이들도 다 피해를 보게 됩니다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합니다. 학교급식은 단순히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지켜내는 공공정책이라는 것입니다.

     

    추석 밥상과 학교급식의 교훈

    추석 명절, 우리가 차리는 밥상을 떠올려 봅니다. 만약 우리의 명절 밥상이 값싼 수입쌀 송편, 제철도 아닌 장거리 운송된 수입 과일,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채소로 채워진다면 그 밥상을 과연 진정한 풍성함이라 할 수 있을까요?

     

    추석의 의미는 값싼 먹거리의 양적 풍성함이 아니라 정성으로 지켜온 건강한 밥상에 있습니다. 학교 급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의 급식은 예산 효율성으로만 따질 수 없는,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입니다. 때문에 비용 절감이 아니라, 학생 건강과 먹거리 안전, 지역 농업과 환경 보전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지침은 단순히 조달방식을 바꾸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들의 식탁을 값싼 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가 힘들게 일궈온 공공성과 협치의 성과를 무너뜨리는 결정입니다.

     

    친환경무상급식 지키기! 10만 서명운동에 함께 해 주세요

    지난 724일 경기도교육청 공문 시행 이후 725일에 경기먹거리연대 활동가 워크숍에서 상황을 공유하고 경기지역 주요시민사회단체와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85일에는 5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학생 먹거리 안전 위협, 친환경 급식 공공성 훼손하는 경기도교육청 식재료 저가 경쟁입찰 체제 도입 저지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하였습니다.

     

    그동안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교육기획위원회, 농정해양위원회 위원을 비롯한 수 많은 도의원들과 면담을 통해 도교육청 구매방식 개선 지침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87일 도교육청 규탄 기자회견 및 김동연 경기도지사 면담, 이후 813일에는 도지사와 함께 친환경농산물 생산-소비 소통프로그램 현장 방문도 진행했습니다.

     

    87일 도교육청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에 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은 지침 보류를 발표했으나, 이후 공대위 공식 면담 요구와 지침 완전 철회 요구에는 묵묵부답입니다. 때문에 821일 도교육청앞에서 1,300여명이 모여 대규모 도민대회를 개최하였으며 917일 기자회견을 통해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1031일까지 학교급식 식재료 저가 경쟁 부추기는 경기도교육청 지침 완전 철회, 친환경무상학교급식 안정적 운영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11월 서명 결과를 모아 경기도교육청과 관계기관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친환경무상급식을 지키는 작은 실천, 10만 서명운동에 함께 해 주세요

    8월 21일 도교육청규탄 도민대회

    8월 7일 경기도지사 면담

     

    풍성한 명절 밥상의 행복을 학교급식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다가오는 추석,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아이들의 밥상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풍성한 명절 밥상에서 느끼는 행복이 아이들의 학교급식에도 이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미래 세대이자 우리 사회의 희망입니다. 그들의 밥상이 곧 우리의 내일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지침을 완전히 철회해야 합니다. 급식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위한 조건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절차적 효율성이나 예산 절감이 아니라, 학생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교육청이 진정으로 교육기관이라면,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위한 조건을 지켜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9월 7일 10만인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

     

    올 추석, 우리 밥상에 차려지는 풍성한 먹거리처럼, 아이들의 급식에도 건강과 안전,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가 담기기를 소망합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밥상을 지키는 일은 곧 공동체를 지키는 일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이 교훈을 다시 새겨,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미래 세대와의 약속을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내는 길에, 우리 모두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모두에게 희망과 웃음이 가득한,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해요] 경기도교육청 지침 완전 철회, 친환경학교무상급식 안정적 운영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

    https://answer.moaform.com/answers/WaLp2Q

    *경기도민이 아니어도 누구나 서명 참여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앞장서 친환경무상급식을 추진해왔고, 이는 학생과 학부모•농민•지역사회가 함께 일궈온 소중한 성과입니다. 

    모두의 노력으로 발전 시켜온 친환경학교무상급식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무너뜨리는 경기도교육청의 독단적 결정이 완전 철회되고,

    학생들의 안전한 밥상이 공고히 지켜질 수 있도록 함께 촉구해주세요.

     

    ▶️10만 서명용지 전달: 11월. 경기도교육청,경기도청,경기도의회에 공개 전달

    ▶️서명운동 후속: 11월. 2026년 친환경학교무상급식 안정적 운영 방안 공개토론회

     

     
    [기획] 친환경 무상급식, 함께 지켜요!!
    경기먹거리연대 박미진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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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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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 홈페이지
     
     
    
     
    ● 가정위탁제도란?
     
    가정위탁제도는 친부모가 아동을 직접 양육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자격을 갖춘 위탁가정에 아동을 일정 기간 위탁하여 보호·양육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단순히 ‘임시 보호’를 넘어, 아동이 안정된 가정환경 속에서 신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가능한 경우 다시 원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핵심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가정위탁은 아동복지법 제3조에 명시된 제도적 근거를 바탕으로 운영되며, 아동의 최선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가정형 보호’ 방식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가정위탁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아동의 보호자 또는 친부모가 실직, 질병, 이혼, 정신질환, 가정폭력, 아동학대, 유기 등 다양한 사유로 인해 아동을 적절하게 돌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은 현실 속에서 빈번히 발생합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아동이 국가의 개입 없이 방치될 경우, 학대의 지속, 빈곤의 악순환, 방임으로 인한 정서적·신체적 손상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와 지자체가 공적 책임 아래에서 이러한 아동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회복지체계의 기본 책무 중 하나입니다.
     
    가정위탁제도는 2000년 강원도에서 처음 시범 운영된 후, 2003년 전국으로 확대되어 본격적인 제도화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제도의 도입은 ‘모든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아동 권리 중심의 철학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이는 1989년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의 기본 정신과도 맞닿아 있으며, 집단시설보다는 개인의 일상과 사랑이 있는 가정환경이 아동의 발달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정 내 보호를 받은 아동은 언어 발달, 정서 안정, 사회성, 학업성취 등의 영역에서 시설보호 아동에 비해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 가정위탁제도의 유형
     
    가정위탁제도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일반 가정위탁은 친인척이나 일반 가정이 아동을 양육하는 형태이며, 전문 가정위탁은 학대 피해, 장애, 경계선 지능 등의 특수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전문 자격을 갖춘 가정에서 보호하는 형태입니다. 일시가정위탁은 긴급한 상황에서 단기간 보호를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위탁 유형은 아동의 상황과 보호 필요성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개별화된 아동복지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위탁은 단순히 위탁가정만의 헌신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위탁가정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꾸준히 강화해 나가야 하며, 사회 전체가 위탁가정을 '특별한 가족'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 또한 필수적입니다. 가정위탁제도가 진정으로 보호아동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양육 권한에 대한 제도적 보완, 지역 간 예산 격차 해소, 위탁가정 모집과 사후지원 시스템의 체계화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결국 가정위탁은 아동복지의 최전선에서 국가와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자,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존엄과 사랑의 실천입니다.
     
     
    ● 가정위탁제도의 장점
     
    가정위탁제도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가정환경 중심의 양육입니다. 아동은 태생적으로 정서적 안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가정위탁은 보호아동이 위탁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일상적인 가족 경험을 함께 하게 함으로써, 집단생활 위주의 시설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개별적인 돌봄을 제공합니다. 위탁가정에서는 아침을 함께 차려 먹고, 학교에 다녀와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잠들기 전 책을 읽어주는 등 가족의 루틴 안에서 아동이 자연스럽게 정서적 유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아동의 자존감 회복과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학대·방임 등의 경험으로부터 받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둘째, 사회적 통합 촉진의 기능입니다. 가정위탁제도는 아동이 지역사회 내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의 경우, 일반 또래와 단절된 생활을 하며 고립되기 쉬운 반면, 위탁가정 아동은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며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갑니다. 이는 아동의 사회화 과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형성하게 해주며,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도 자신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자각을 바탕으로 더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게 만듭니다. 또한 가정위탁은 편견을 깨고, 아동복지를 지역 전체의 과제로 확장시키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셋째, 비용 효율성의 장점이 있습니다. 가정위탁제도는 국가 또는 지자체가 아동을 보호하는 방식 중 가장 효율적인 방식 중 하나입니다. 시설보호의 경우, 운영비와 인건비, 건물 유지비 등 막대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는 반면, 가정위탁은 위탁부모에게 직접 지원금(양육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실질적인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일반 위탁가정에는 아동 1인당 월 30만~50만 원의 양육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으며, 전문 위탁의 경우 월 100만 원까지 지원이 가능합니다. 이는 아동 1명을 위해 시설을 운영하는 비용에 비하면 매우 경제적이며, 아동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도 큽니다.
     
    이처럼 가정위탁제도는 아동의 발달 측면, 사회적 통합 측면, 그리고 정책적 효율성 측면에서 모두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제도입니다.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아동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 전체가 ‘함께 키우는 문화’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 가정위탁제도의 문제점
     
    가정위탁제도는 아동복지의 핵심적 대안으로 기능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법적 권한의 부재입니다. 위탁부모는 아동을 실질적으로 양육하고 있음에도 법적으로는 ‘양육자’가 아닌 ‘동거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위탁아동이 병원 진료를 받을 때, 진단서 발급이나 수술 동의와 같은 중요한 의료적 결정에 위탁부모가 개입할 수 없으며, 학교생활에서도 학적 변경, 진로 결정 등 여러 가지 행정적 절차에서 제한을 받습니다. 친권자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친권자가 소재불명이거나 비협조적인 경우, 위탁부모는 사실상 손발이 묶인 채 양육을 이어가야 하는 실정입니다.
     
    두 번째는 사회적 편견과 낮은 인식 수준입니다. 위탁부모들은 종종 “돈 받고 남의 아이 키운다"라는 식의 부정적 시선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자신이 하는 돌봄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정서적 고립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특히 장애 아동이나 학대피해아동을 돌보는 경우, 위탁부모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이중의 부담을 떠안게 되는데도,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나 지지는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부 위탁부모들은 “사랑으로 돌보는 일이지, 돈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주변의 오해와 무관심에 상처를 받는다고 털어놓습니다.
     
    셋째는 지자체별 지원 격차입니다. 가정위탁제도는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에 따라 예산이 배분되는 ‘지방이양 사업’으로 분류되어 있어, 지역에 따라 위탁가정에 제공되는 지원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위탁아동이라 하더라도 A 지역에서는 월 50만 원을, B 지역에서는 30만 원만을 지급받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는 아동의 생활 수준과 교육 환경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정부가 정한 양육보조금 권고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는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연령과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등 실효성 있는 차등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넷째는 전문 위탁가정의 부족입니다. 2022년 기준 전국의 위탁가정 중 비혈연 관계에 기반한 위탁가정은 974가구에 불과합니다. 이는 전체 위탁가정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하며, 특히 학대 피해 아동, 장애 아동, 경계선 지능 아동 등 특수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감당할 수 있는 전문위탁가정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입니다. 전문 가정위탁은 보육, 사회복지, 상담, 의료 등의 자격을 갖춘 가정이 담당해야 하며, 이들은 월 100만 원 수준의 전문보호비를 지원받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돌봄의 강도와 책임도 크기 때문에 참여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양육 대리권의 부재와 후견제도의 한계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법적으로 위탁부모에게는 아동을 대신해 법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 즉 양육 대리권이 부여되지 않아 현실적인 양육 활동에 제약이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로 ‘후견제도’가 존재하지만, 이 역시 위탁부모가 쉽게 접근하기 어렵고, 필요한 권한 이상으로 과도한 책임과 법적 부담을 요구받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위탁부모는 아동을 돌보는 데 필요한 권리는 없이 의무만 떠안는 구조 속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제도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고, 새로운 위탁가정 모집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정위탁제도는 아동복지의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제도적 기반의 미비, 행정적 비효율, 사회적 무관심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현장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다 실효성 있는 법 개정과 제도적 정비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 경기도 가정위탁 보호 사업
     
    경기도 가정위탁 보호 사업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가정이라는 가장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아동이 건강하고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위탁가정에 실질적인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아동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위탁제도의 안착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제도를 넘어, 한 아이의 삶을 품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공동체적 양육'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가정위탁 보호 유형은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먼저 일반 가정위탁은 친인척 또는 일반 가정이 비교적 양육이 쉬운 아동을 돌보는 형태이며, 가장 보편적으로 운영되는 유형입니다. 전문 가정위탁은 학대 피해를 경험했거나 장애를 가진 아동 등,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보육·사회복지·상담 등 자격을 갖춘 전문 위탁부모가 돌보는 제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일시가정위탁은 부모의 질병, 입원, 긴급상황 등 일시적으로 양육이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간 동안 아동을 맡아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경기도는 위탁가정에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양육보조금은 위탁아동 1인당 월 45만 원을 기준으로 지급되며, 아동용품 구입비는 최초 위탁 시 가정당 100만 원을 일회성으로 지원합니다. 또한 아동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상해보험 가입, 심리검사 및 치료비 지원, 자립 정착금 및 대학 등록금 지원 등 폭넓은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전세자금 대출 지원 등 주거 지원도 가능합니다.
     
    위탁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먼저 위탁을 희망하는 자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이후 위탁부모로서의 자질과 환경을 점검하는 부모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교육을 마치면 해당 가정에 대한 가정환경 조사와 심의가 진행되며, 이를 통과한 경우 아동이 배치되어 실제 양육이 시작됩니다. 위탁 후에는 지속적인 사례관리가 이루어져, 위탁가정과 아동 모두가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가정위탁 보호에 관심이 있는 시민은 경기도 내 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해 상담 및 신청이 가능합니다. 경기남부가정위탁지원센터(https://gg-foster.or.kr, ☎ 031-234-3980)는 수원, 성남, 용인, 화성 등 남부권역을 담당하며, 경기북부가정위탁지원센터(http://kgfoster.or.kr, ☎ 031-821-9117~8)는 고양, 의정부, 파주, 남양주 등 북부권역의 가정을 지원합니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주세요.” 이 간절한 한 마디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경기도가 위탁가정과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적 연대의 시작입니다. 가정위탁은 아이 하나를 살리는 일이자, 우리 사회의 품을 넓히는 일입니다.
     
    가정위탁제도는 단지 아이를 맡는 ‘임시 보호’가 아니라, 아이가 사회의 일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복지 장치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법적·제도적 미비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그 역할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실질적 양육 권한 부여, 재정 지원의 확대, 전문위탁가정의 활성화가 동반될 때, 이 제도는 더욱 많은 아동들에게 가정의 따뜻함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돈 받고 남의 아이 키운다구요?” 위탁부모들이 눈물로 말하는 진짜 이야기
    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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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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