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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살아가며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질문을 떠올립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이 사회는 왜 이렇게 돌아가는 걸까?”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이런 질문들은 쉽게 묻혀버립니다. 혹은 답을 찾기도 전에 “그런 게 뭐가 중요해”라는 말에 스스로 입을 닫아버리기도 하고요. 때로는 이런 고민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만큼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진행된 ‘청년질문학교’는 그런 질문을 마음껏 꺼내놓을 수 있는 곳입니다. 누구도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함께 고민하며 ‘질문하는 태도’를 배워보는 자리입니다. 정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잊지 않는 것, 그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안내 표지판(왼), 굿즈(질문&스티커)(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올해로 4번째를 맞는 ‘청년질문학교 시즌4’는 “내가 만들 다정한 세계에서”라는 부제를 달고 진행됐습니다. 이번 청년질문학교는 ‘평등평화세상 온다’라는 단체가 주최했는데요. 6월 20일부터 7월 4일까지 3주 동안 매주 금요일 저녁, 청년들이 모여 강연을 듣고, 이야기 나누고,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 프로그램으로는 7월 12일부터 13일까지, 경기도 화성의 용주사에서 1박 2일 템플스테이도 함께 했습니다.
     
    이번 시즌의 주제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평화”였습니다. ‘평등평화세상 온다’의 임윤희 사무국장은 청년질문학교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전쟁과 혐오, 배제와 고립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이런 현실 속에서 ‘평화’는 멀리 있는 거창한 이상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지금 여기서 시작할 수 있는 삶의 ‘방식’입니다. 나의 평화는 타인의 평화와 연결되어 있고, 작은 질문 하나가 함께 살아갈 사회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강연을 통해 다양한 평화의 얼굴을 만났는데요. 광장과 연대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배제 없는 사회를 상상해 보기도 하고, 전쟁 없는 일상을 꿈꾸며 일상과 평화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우리 사회 구조 속에 무수히 존재하는 외로움을 직시하고, 그 상황들을 끊어내기 위해 시도하는 새로운 시선을 모색해 보기도 했어요.”라고 청년질문학교에서 준비한 강연들에 관해 설명해 주기도 했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1강 '정보라 작가' / 사진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3주 동안 진행된 청년질문학교의 강연도 참 흥미로웠습니다. 첫 번째 시간(6월 20일)에는 소설가 정보라 작가가 함께했습니다. 『다시 만날 세계에서』, 『아무튼 데모』, 『저주 토끼』 등의 여러 작품을 통해 혐오와 차별, 그리고 평화의 감각을 전해온 정보라 작가가, 청년들과 함께 “우리가 만드는 다정한 세계”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이 모든 소수자성과 취약성과 교차성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포용하고 이 모든 다양성을 보호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남의 인생을 다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존재하니까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이번 청년질문학교의 특징 중 하나는, 강연이 시작되기 전에 강연자가 직접 쓴 책의 한 구절을 함께 낭독하는 시간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첫 시간에는 정보라 작가의 『다시 만날 세계에서』의 한 부분을 공유했습니다.
     
    정보라 작가는 ‘연대의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노동자들의 고공농성, 소수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 등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연대의 모습들을 나누며, ‘연대’라는 것이 멀리 있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강연을 통해 ‘다정한 세계’와 ‘연대’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2강 '이용석 작가' / 사진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두 번째 시간(6월 27일)에는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평화는 처음이라』를 쓴 이용석 작가가 청년들을 만나 “우리의 일상과 전쟁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옥분 할머니가 영어를 배워야 했던 이유는 바로, 전쟁 때 겪은 일을 국제사회에 증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옥분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 ‘위안부’였습니다. 평소 ‘위안부’였던 과거를 숨기고 살아왔지만 절친한 친구이자 아픈 과거를 공유한 정심이 쓰러지자, 정심을 대신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위안부’로 끌고 간 여성들에게 저지른 끔찍한 전쟁범죄를 증언하기 위해 나섭니다. 미국 의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영어로 떳떳하고 당당하게 증언하는 장면은 몇 번을 다시 봐도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동적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강의를 시작하며 이용석 작가의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의 한 부분을 낭독했습니다. 바로 ‘옥분 할머니’의 이야기였습니다. 이용석 작가는 전쟁과 평화를 거창한 이야기로만 다루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전쟁들이 우리와 얼마나 가까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려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전쟁에 쓰일 무기들을 지원하고 있고, 우리는 그 무기를 만드는 기업의 제품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도 전해주었습니다. 이날 강연을 통해 참가자들은 평화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문제라는 것을 질문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3강 '턱괴는여자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마지막 세 번째 강연(7월 4일)에는 ‘턱괴는여자들’의 정수경·송근영 대표가 함께했습니다. ‘턱괴는여자들’은 인문학과 공감 능력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으며 연구하고, 책을 쓰고, 전시를 기획하는 팀입니다. 이날 강연의 제목은 “서로 마주 보며 오래된 소외 끊기”였습니다
     
    “이제 외로움의 땅을 파헤치는 여정을 시작한다. 외로움의 구조를 읽어내고, 그 원인을 개인에게 전가하던 단편적인 구조를 읽어내고, 그 원인을 개인에게 전가하던 단편적인 관례를 끊어내며, 외로움을 형성하는 단단한 토대에 끼어들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맑은 눈의 연대를 도모한다.”
     
    강연의 시작은 역시 책 낭독으로 열었습니다. ‘턱괴는여자들’의 책,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의 한 구절을 함께 읽었습니다. 강연은 “과연 외로움은 개인적인 감정일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세상의 다양한 외로움을 조명했습니다. ‘턱괴는여자들’은 외로움을 사회구조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나누었습니다. 브라질의 사진가 카로우 셰지아크가 양로시설의 노인들을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며, 외로움이 단순한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문제라는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특히 이 시대의 청년들은 관계에서도, 일터에서도, 세상에서도 ‘평화’보다는 구조적인 폭력과 소외, 혐오와 차별 속에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런 일들은 뉴스 속에서만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지요. 청년질문학교는 그런 문제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누구나 질문하고, 쓰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자신과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갔습니다.
     
     
    청년질문학교 시즌4 강사 저서 전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청년질문학교 시즌4 템플스테이 / 사진출처: 평등평화세상 온다
     
     
    청년질문학교는 앞으로 어떤 질문을 이어가게 될까요? 이에 대해 ‘평등평화세상 온다’의 임윤희 사무국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평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마주하고, 질문을 통해 나와 사회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앞으로는 그 질문을 우리 삶으로 옮겨보려 해요.
     
    참가자들과 함께 템플스테이를 하며 일상의 속도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개인의 평화를 되짚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리고 이제는 그 경험과 질문을 담아 에세이집을 만들 예정입니다. 각각의 에세이는 질문에서 시작된 여정의 기록이 될 거예요. 나의 평화가 사회의 평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글을 통해 그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다가오는 8월 23일(토) 오후 4시, ‘평등평화세상 온다’ 공간에서 ‘청년질문학교 시즌4 에세이집 출판기념회’도 열린다고 하니 함께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정말 필요한 건 정답을 강요하는 사회가 아니라, 질문을 품고 살아도 괜찮은 사회가 아닐까요? 안산에서 매년 이어지고 있는 ‘청년질문학교’는 그 소중한 ‘시작’을 청년들에게 건네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 작은 질문 하나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질문해도 될까요?”
    레지스타

    조회수 117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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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복지홈, 삶을 바꾸는 새로운 실험의 장
     
    사진1_공간복지홈개관식 / 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지난 6월 27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 포레스트 2단지에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름은 ‘공간복지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복지시설’과는 전혀 다른 얼굴의 소통과 쉼의 공간이었다.
     
    공간복지홈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추진한 모델로,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 유휴공간을 커뮤니티 중심의 복지 플랫폼으로 전환한 공간이다. 다산 포레스트 2단지에는 약 9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데, 고령자 복지주택(116세대)을 비롯해 노인복지관, 경로당 등과도 가까워 세대 통합형 복지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공간의 진짜 의미는 ‘주민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가는 구조’에 있다.
     
    입주자들이 단순히 이용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며, 지역 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주체가 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는 협동조합 세 곳이 참여하여,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속가능한 복지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지역 커뮤니티의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공간복지홈의 대표 공간 중 하나는 ‘다산38국수’다.
    
    사진2_다산38국수
     
    
    ‘국수나무’ 브랜드로 잘 알려진 미나리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3,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제공한다. 벌써 지역 맛집으로 알려져 평일 점심시간이면 긴 줄이 늘어선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주민과 근로자들도 찾아오는 곳이 되었다. 단순한 식당이 아닌, 대화와 만남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식당 맞은편에는 ‘오늘도가게’라는 공유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남양주 별내동의 협동상회협동조합이 운영을 맡았으며, 지역 생산품과 간단한 먹거리를 상시 판매하고 있다.
     
     
    
    사진3_오늘도가게
     
    
    오늘도가게에서는 오픈채팅 기반의 공동구매 플랫폼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필요한 물건을 제안하고 함께 구매함으로써 생활비는 줄이고, 관계는 키워가는 방식을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이름부터 감각적인 ‘지구한조각’은 환경과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체험 공간이다.
    
     
    사진4_지구한조각
     
     
    운영 주체는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으로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아파트인 ‘위스테이별내’를 기획·운영해온 협동조합이다. 이 공간에서는 환경 워크숍, 제로웨이스트 체험, 소규모 주민 모임 등 지역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내 손안에 작은 정원, 나의 작은 지구조각’이라는 반려 식물 분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5_분재워크숍
     
    
    이 공간을 대표하여 운영하고 있는 그린디자이너 이경래 작가는, “이곳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녹색 터전’입니다. 자연의 섬세한 변화와 주민들의 일상이 맞닿아, 서로를 보살피고 존중하는 커뮤니티가 자라납니다. 작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마을의 숨결이 되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경험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전하였다.
     
    이 작가의 말처럼 공간복지홈은 도시 환경 속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적 쉼터로도 기능하고 있다.
     
    그중 옥상정원은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주민들에게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녹색 휴식 공간을 제공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넓은 옥상 정원은 주민들이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바람을 쐴 수 있는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다. 추후 이곳은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과 지역 농산물을 소개하는 마을 장터가 열리고, 마을 정원사를 양성하는 귀한 교육의 장이 될 예정이다.
     
    또한, 눈길을 끈 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수직정원’이다. GH는 스마트 환경연동시스템(SGIS)을 도입해 온도, 습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의 수치를 실시간 감지하고 정원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사진6_수직정원
     
    
    이는 단순한 장식이나 상징을 넘어서 도시 기후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친환경 설계 요소로 기능하고 있으며, 외벽 온도 저감, 공기질 개선 등 실제 측정 가능한 결과를 낳고 있다.
     
    공간복지홈은 아직 실험 중인 공간이다.
    이곳은 ‘복지’를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식사, 장 보기, 대화, 체험, 쉼’과 같이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더 깊고, 따뜻하게 연결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 복지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가까이에서 살아 숨 쉬며, 보다 쉽게 다가올 것이다.
    
     

     
     
     
    다산에 생긴 따뜻한 동네 사랑방, 공간복지홈
    미리내

    조회수 96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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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미리캔버스 @masary78 제공
     
     
    
    나는 머릿속이 굉장히 복잡한 사람이다. 살면서 “멍을 때린다.”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남들처럼 입을 벌려도 보고 눈자위를 풀어 보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하며 大 자로 누워도 봤지만 항상 뇌는 1초도 안 돼 잡생각에 잠식당한다. 몇십 년의 세월 동안 언젠가 내 두(頭)는 과부하에 걸려 폭발해 버릴 것이 틀림없다는 위기감마저 들었다. 그리고 늘 답을 찾기 위해 방황하였다.
     
    이렇다 보니 무교긴 하지만 문득 종교에 호기심이 생기게 됐다. 뜬금없지만 “종교인들은 가르침을 받으며 깨닫고 완성된 인격으로 살아간다는데 인생이 편하지 않을까?” 하는 다소 일차원적인 생각 때문이었다. 주위에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있어 궁금증이 새어 나오면 설교를 들어보거나 행사에 참여해 보기도 하고 가끔은 동영상으로 교리를 연구해 보는 흉내를 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에게 뭔가 큰 영감이 떠오르진 않았다.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다뤄야 하다 보니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무언가 응어리진 마음이 헤쳐지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나에 대하여 들여다보는 찰나였다.
     
     
    
    ▶ 본 이미지는 OpenAI를 활용해 제작된 창작 이미지로, 특정 인물이나 상황과 관련이 없습니다. 
     
    
    종교에서의 ‘사색’과 ‘명상’의 정의는 각각 다르다. 대표적인 예로 명상을 들자면 불교에서 명상은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번뇌를 없애며 깨달음(해탈)에 이르는 길이고 기독교에서의 명상은 말씀 묵상과 함께 하나님과 교감하여 뜻을 깨닫는 것이다. 천주교에서의 명상은 기도와 묵상을 통해 하느님과 더 깊이 만나는 시간이며 영적 독서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 종교에 따라 명상과 사색의 정의는 상이하며, 본문은 그 일반적 특징을 요약한 것입니다.
     
    하지만 의미는 일맥상통한다. 외부 세계가 아닌 나의 세상에 집중한다. 어쩌다 심연까지 내려가게 되면 나조차 무시하던 가냘픈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신 앞에서 혹은 나만의 상상 속 무언가 앞에서 돌아볼 수도 있다. 계속 헤매다 보면 나의 영혼을 마주하게 된다. 침묵과 고요 속에서 진리와 본질에 마주하고자 한다. 마침내 생명과 삶, 지구의 구성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나를 모르면서 남을 알고 세상을 알고자 하는 것. 어쩌면 오만일 수도 있지 않을까.
     
    꽤 복잡한 과정이지만 우리에겐 이 자체가 ‘쉼’으로 다가온다. 혼돈과 불안의 시대 아니던가. 갈피를 못 잡는 마음을 재정비해 심지를 곧게 세울 수 있다면 여간 반가운 일이다. 실제 정신 건강학 관점에서도 사색과 명상은 큰 의미가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에 따르면, “마음 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MBSR)는 암, 류마티스 관절염, 섬유근육통, 건선, 다발성 경화증 등 주로 만성적인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에서 전반적인 증상을 줄이고 스트레스와 정신적 문제를 감소시킨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다"라고 밝혔다.1)
    
    ※사진 출처: 전등사 템플스테이 (공공누리 제1유형)
     
    
    시대의 흐름을 탄 종교계에서도 ‘종교 휴식’을 위한 프로그램을 활발히 만들고 있다. 예로 불교에서는 정부와 협력해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며 시민들의 지친 정신을 회복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 대한불교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행복 두 배 템플스테이'를 진행하였다. 내·외국인 1만여 명에게 할인 혜택 제공과 함께 전국 113개 사찰에서 사색을 통한 마음 건강 챙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2)
     
    또한 천주교에서도 동참하고 있다. 예로 지난해 서울 명동 대성당에서는 생활성서사가 희망의 순례 희년을 기념해 시민과 함께하는 종교문화 행사를 열었다. 서울특별시와 가톨릭 언론사들의 후원과 함께 ‘행복한 북 콘서트 2024’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홍성남 신부와 박재찬 신부는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에 대해 대한 이해에 관한 이야기를 했으며, 특히 영적 쉼과 관계 개선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 모인 참가자들은 신앙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내면의 평화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3)
     
    기독교에서는 어떨까?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는 올해 청년 상담 센터 위드(WITH) 마음 성장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청년들의 가족 갈등,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 대인관계 문제 등과 같은 심리 문제를 사역 활동을 통해 해결하는 노력을 시작했다. 예로 상담사와 함께 에니어그램을 하며 기본 성향을 분석해 나를 발견하고 타인과 공존하는 법, 센터장의 주도로 크리스천 욕구 코칭을 하며 나와 공동체의 욕구 파악 등의 수업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 세대는 자아 성장과 심신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4)
    
     
    ▶본 이미지는 OpenAI를 활용해 제작된 창작 이미지로, 특정 인물이나 상황과 관련이 없습니다.
     
    
    종교의 내면 치유는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큰 특효약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공과의 협력도 이러한 필요성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종교가 우리 시대의 현실을 꽤 잘 그린 자화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스스로 깨침은 생각보다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 퍽 대단한 발견을 한 건 아니었지만 어제보다 오늘의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정신이 개운해지니 몸도 깨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달가움은 잠시. 곧 다가온 6월의 절반은 나에게 잊지 못할 고통을 선사하였다.
     
    일을 끝내고 귀가하는 동안 목이 이상하리만치 아팠다. 집에 도착하며 나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과 함께 꽥꽥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널브러졌다. 그리고 응급실로 향하였다. 목에 심한 담이 온 것이었다. 약물 알레르기가 있어 진통제 효과가 덜 해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지만 “담인데 뭐…” 하는 안일한 마음은 끝내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하루 뒤 극심한 통증으로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을 재방문 했기 때문이다. 이후 혼자 침대에서 일어나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하기까지 어언 2주가 걸렸다.
     
    이후 내 인생의 방향이 달라졌다. 나에게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게 됐다. 스스로 씻으며 밥을 먹고 걷게 된 회복의 힘에 감사하였다. 나아가 의료진의 돌봄과 종교적 실천이 한 사람을 살렸다는 것에서 깊은 울림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치료받은 병원이 가톨릭 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학병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종교계에서는 ‘신체 건강권’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대부분 종교에서 생명 보존과 인도주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다. 예로 인간 존엄성과 생명 존중의 가치, 돌봄, 공동체 유지와 치유의 일환 등의 신념을 통해 단순한 개인적 자선이나 봉사에서 오는 윤리적 행동을 넘어 교리 실천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이를 치료, 생활 교육, 활동 보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사회복지 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 종교에 따라 신체 건강권에 대한 정의는 상이하며, 본문은 그 일반적 특징을 요약한 것입니다.
     
    실제 관련 연구도 이를 증명한다. 비영리 의료기관 Mayo Clinic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신앙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헬스 프로그램(FAITH! 앱) 연구에서 6개월간 사용 시 LS7(심혈관 건강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7가지 핵심 지표) 점수가 1.9점(대조군 0.7점) 증가해 심혈관 건강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고 밝혔다.5) 이처럼 각 신앙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신체 회복을 위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성공회에서는 2010년 요양원을 설립해 사회에서 고립되기 쉬운 노인과 장애인들에게 의료 서비스와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정식 명칭은 ‘구립용산노인전문요양원’으로 성공회의 관리 아래 당시 30만 용산 구민 중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층의 지원에 힘쓰기로 하였다. 서울 교구장 김근상 주교는 “함께 일하는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복지 혜택을 받는 이들도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는 복지관이 되도록 성공회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히며 헌신의 의지를 내비쳤다.6)
     
    원불교에서는 2024년 원광대병원·원광학원 산하기관 80여 명의 합동 의료봉사단이 30여 명의 베트남 현지 봉사자와 함께 베트남 롱안성 롱안병원에서 무료 의료를 실시하였다. 예로 원광대병원 내과·외과·산부인과 등의 진료과에서 질병 상담과 약물·수술 치료, 초음파 검사 등을 실시했다. 나아가 원광보건대는 안경 제작과 미용(헤어, 네일아트)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원광디지털대는 한복 입기와 매듭 만들기 등 한국 문화 체험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거주민들은 의료 서비스와 문화적 교류까지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7)
    
    ※사진 출처: Pixabay, 사진제공: drshohmelian
     
    
    천주교에서는 국내 최초의 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써 1991년 개관한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의 수중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예로 물속에서 부력, 수압, 수온 등 물의 특징을 이용한 종류별 기법으로 장애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취약한 기능을 회복하고 발전시키는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또한 임산부, 관절염 환자,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수중운동을 통한 건강 회복에도 주력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소통과 이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하였다.8)
     
    종교마다 가치관과 실천 방식은 다르지만, 많은 종교에서 나눔과 돌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화합하고자 하였다. 또한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해 왔다. 지친 일상에서 길을 잃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종교는 때로 부드러운 손길로 다가와 인류애의 온기를 전한다. 그 따뜻함은 가벼운 솜털처럼 은은하게, 두꺼운 솜 이불처럼 묵직한 포근함으로 삶을 감싸안으며 우리 사회에 공익적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약 10만 년의 시간 동안 인류와 종교는 샤머니즘의 시대부터 인공지능 시대까지 발전해 오며 공존하였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신앙인들이 마음의 불빛을 쫓으며 세상을 치유하는 꿈을 꾸어왔기 때문 아닐까?
     
    ▶본 이미지는 OpenAI를 활용해 제작된 창작 이미지로, 특정 인물이나 상황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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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불빛, 치유의 길
    초스코스

    조회수 157

    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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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급이 밀려도 그냥 참았어요. 괜히 문제 삼았다가 잘릴 수도 있잖아요.”
    “일하다 다쳤어요. 주변에서 산재라고 알려줬지만, 회사에서 알아서 해준다고 해서 기다렸어요. 결국 보상도 못 받았죠.”
    “팀장님이 이유 없이 업무 외의 일을 시키고 괴롭히는 것 같지만, 그냥 참고 있어요. 어쩔 수 없잖아요.”
     
    일터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거나, 앞으로 겪게 될지도 모를 상황입니다.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알면 힘이 되는 노동법률 강좌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대한민국에 ‘노동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헌법에도 명시돼 있죠. 헌법 제32조와 제33조는 노동자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제32조는 근로의 권리와 의무, 근로조건의 기준, 여성과 청소년 보호에 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33조는 노동 3권, 즉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합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국가가 보장해야 할 사회적 기본권으로 명시한 것입니다.
     
    하지만 법이 존재한다고 해서, 모든 노동자가 법의 보호를 받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뉴스에서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사례를 접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이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일이 흔했고, 불법 파견으로 일하다가 퇴직금조차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공장에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반복되는 사고, 폭염에 노출된 채 일하다 위험에 처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현실 역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산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매년 ‘알면 힘이 되는 노동법률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2025년에도 어김없이 강좌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교육은 법과 제도를 모르면 결국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알면 힘이 되는 노동법률 강좌 / 사진출처: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이번 강좌는 5월 28일부터 6월 25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안산시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열렸습니다. 총 5강으로 구성된 이번 교육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일하는 모든 시민을 돕는 실용적인 생활밀착형 강의였습니다.
     
    1강은 “노동법 기초와 임금”이라는 제목으로 유성규 공인노무사가, 2강은 “근로시간과 휴가”를 주제로 정해명 공인노무사, 3강은 “산언 안전과 산재보험”을 주제로 변수지 공인노무사, 4강은 “부당 해고와 대응”을 주제로 김지나 공인노무사, 마지막 5강은 “직장 내 괴롭힘과 직장 민주주의”를 주제로 최한솔 공인노무사가 강의했습니다.
     
    매일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상담하고, 노동문제를 해결해 온 노무사들의 생생한 경험과 실용적인 조언이 더해져 강의는 더욱 현실감 있게 진행됐습니다. 강의는 ‘임금’, ‘근로조건’, ‘산업안전’, ‘해고’, ‘직장 내 괴롭힘’ 등 일터에서 꼭 알아야 할 필수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알면 힘이 되는 노동법률 강좌 / 사진출처: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1강에서는 임금에 대한 기본 개념과 원칙부터 ‘통상임금’,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포괄임금제’ 등 쟁점이 되고 노동자의 입장에서 궁금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강에서는 노동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꼭 알아야 할 근로 시간 개념들인 ‘법정 근로시간’과 ‘연장 근로시간’, ‘휴일 근로’와 ‘야간 근로’, 그리고 ‘휴가 제도’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3강은 “일하다가 아프거나 다치지 않을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산재에 대응할 수 있는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이어 4강에서는 ‘부당 해고’와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5강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직장 내 괴롭힘’과 직장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5주간의 강의를 마무리하며 수료식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번 노동법률 강좌에는 총 101명의 시민이 수강 신청을 했고, 강의마다 평균 73명이 꾸준히 참여해 노동법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강좌를 준비한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관계자는 “하루 종일 일하고도 퇴근 후 시간을 내어 노동법을 공부하러 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매주 강의실을 가득 채워주신 수강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알면 힘이 되는 노동법률 강좌 / 사진출처: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어느 지역이든 ‘일하는 사람’이 다수지만, 안산은 특히 노동자의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산의 경제활동인구 중 약 80%가 임금노동자이고, 70만 시민 중 약 30만 명이 안산·시흥스마트허브에서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안산은 대표적인 산업도시이자, 현장 노동자들의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도시입니다.
     
    이런 안산에서 지난 2012년, 노동자들이 스스로 나서 노동권 보호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를 설립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공간인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일상적으로 노동 상담을 진행하고, 권리 교육과 노동법 강좌를 꾸준히 열어왔습니다. 이번 ‘2025 알면 힘이 되는 노동법률 강좌’도 그 활동의 일환입니다.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박재철 센터장은 인사말을 통해 “누군가가 대신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켜주지 않기에 우리는 스스로 존엄을 지켜가야 합니다. 헌법은 노동자의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고 있지만 노동자 스스로 깨치고 행동하지 않으면 그 권리는 잠자게 됩니다.”라며 노동법을 공부하고 권리를 쟁취해야 하는 의미를 전했습니다.
     
    또 “안산에서 노동하고 있는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은 안산시의 역할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만들어 가는 것은 노동자 당신의 상상과 실천이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참가자들을 환영했습니다.
     
     
    알면 힘이 되는 노동법률 강좌 / 사진출처: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강의 내용 중 머릿속에 가장 또렷하게 남은 말은 “알면 힘이 된다.”라는 강좌 제목이었습니다. 그리고 권리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함께 외쳐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강좌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배우고, 지키고, 바꾸는 시작의 자리가 됐습니다.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매년 상반기에는 노동법률 강좌를, 하반기에는 ‘안산노동대학’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안산노동대학은 2013년부터 성공회대학교와 함께 만들어 온 안산의 대표적인 시민교육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매년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부당한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괜히 문제를 만들기 싫어서”,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몰라서” 그냥 참고 넘기곤 합니다. 그렇게 참고 넘긴 일들은 결국 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복되다 보면 나도, 동료도, 그리고 우리 사회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법을 배우고, 자신의 권리를 아는 일이 중요합니다.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매년 노동법률 강좌와 안산노동대학을 통해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교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담도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괜찮은 건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일상 속 노동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창구입니다.
     
    안산뿐만 아니라 경기도 각 지역에도 이런 역할을 하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지역마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교육과 상담을 이어가는 곳들이 있습니다. 나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우리 사회의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한 번쯤 노동법을 공부해 보는 걸 권해드립니다. 그 시작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나에게도 ‘노동법’이 필요한가요?
    레지스타

    조회수 468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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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영화 "풀"은 공익적 목적으로 부천시민을 대상으로 상영된 작품으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마을공동체 한미모(구 함미모)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협력하여 기획했다. 상영은 2025년 6월 16일 오후 2시, 부천시문화재단 6층 부천미디어센터 스튜디오실에서 진행되었으며, 이후 토론회, 감상평 나누기, 시민기자단의 현장 취재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었다.
     
     
     
    복사골 부천문화재단(왼),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안내판(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한미모 이상하 대표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국제영화제로, 부천을 포함한 경기도 지역에서 다양한 상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DMZ Docs가 독립영화 “풀”의 상영 권한을 제공하고, 영화제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부천시민과의 소통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경기마을공동체 미디어연대(미디어연대)는 마을공동체와 미디어 단체의 연합체로, 마을 공동체 한미모(구 함미모)등 지역 주민 조직과 협력하여 영화 상영회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했다.
     
    마을 공동체 한미모는 주민 자율적으로 모인 모임으로, 영화 상영 현장에서 주민 참여를 촉진하고, 상영 후 토론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한미모 이상하 대표는 “이 영화를 통해 부천시민들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다양한 삶의 모습과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마을 공동체와의 연계를 통해 영화의 메시지가 지역사회에 더 깊이 전달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이번 독립영화 상영 후에도 지속적인 상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하였다.
     
     
    '풀' 영화 포스터 / 출처: 한미모
     
     
    이수정 감독의 영화 “풀”은 마리화나, 헴프, 대마초, 위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삼속 식물을 다룬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이다. 비무장지대에 땅을 빌려 대마씨를 뿌리고 재배한 뒤, 삼줄기는 사용하되 잎은 모두 매립한다는 조건으로 재배 허가를 받은 사례를 중심으로, 생태·산업·건강 분야에서 대마가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로 전개된다.
     
    그리고 프로그램은 크게 영화 상영, 상영 후 토론회, 감상평 나누기, 시민기자단 현장 취재 등으로 구성되었다.
     
    참여 시민들은 “영화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 “어릴 적 살던 고향의 추억과 ’삼‘이라는 풀에 기억이 되살아 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사회 이슈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 “이웃과 함께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경험이 매우 소중했다”, “마을 공동체와 함께하는 문화행사가 지역사회에 활력을 준다”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강경태 감독은 “이수정 감독은 특정한 문제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옳고 그름의 판단이 아니라 동의와 비동의를 통해 바라보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라며, “ 금지와 불법, 사실과 설득 사이의 괴리는 현실 속 다양한 사람들의 접근 방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있으며, 그 모든 목소리가 반드시 하나의 결론으로 모아지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부천시민 발언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경기마을미디어연대 이득규 pd(왼), 강경태 감독(오)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프로그램 진행 현장 /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프로그램에는 평균 35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만족도 조사 결과 70% 이상이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응답했다. 참여자들은 영화의 질, 상영 환경, 토론회 등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 보통 이상의 평가를 내렸다.
     
    이번 영화 상영은 부천시민들에게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확장하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다양한 삶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마을 공동체와의 연계는 영화의 메시지를 지역사회에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복사골 부천시문화재단,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기마을공동체 미디어연대, 마을 공동체 한미모는 각자의 역할과 협업을 통해 독립영화 “풀” 상영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부천시민의 문화적 역량과 공동체 의식을 크게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도 마을 공동체와의 협력, 시민 참여 확대, 공공 공간의 문화적 활용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 예술 활성화와 공동체 의식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을 느끼는 현장이었다.
    

     
     
     
    독립영화‘풀’ PULL하다.
    럭비공

    조회수 589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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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이브란 기록물을 수집해 주제에 맞게 정리하고 보존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오래전부터 각 분야의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 왔는데요. 따라서 올해부터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도 경기도의 공익활동을 다양하게 아카이빙하여 온라인 자료관 ‘톺’을 활성화하는 활동가들을 양성하였습니다. 특히 수료식을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진행하며 민주주의의 기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아카이빙하여 전시하였는지 배웠는데요. 그 유익했던 현장을 같이 방문해 보실까요?
     
     
    단체사진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민주화운동기념관은 국민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기리며 체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M1, M2 전시관과 교육동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M1에서는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통해 일상의 민주주의를 돌아볼 수 있고 M2에서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의 실물을 마주하며 국가폭력과 인권유린의 문제를 고심해 볼 수 있습니다. 교육동에서는 민주주의를 소재로 한 도서/사진/영상 전시와 교육이 열립니다.1)
     
     
    <민주화운동기념관>
     
    ● M1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동선의 시작에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시대별 국민의 모습을 마주합니다. 걷다 보면 사회의 다양한 계층이 만들어 낸 민주화운동의 현장에 닿게 됩니다. 주변의 여러 장소, 사물, 노래를 바라보며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떠올리고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평등에 관해 묻고 답한 뒤 공공예술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2) 이를 통해 민주 시민에게 필요한 지식과 소양을 기를 수 있었고 특히 숲과 닮은 향을 맡으며 왠지 모를 치유와 희망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 M2
     
    사진출처: 에디터 직접 촬영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박종철 열사가 사망했던 조사실은 가파른 나선형 계단 위에 한 뼘 남짓의 창문, 외시경, 빨간/노란 방 등과 함께 고문 현장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또한 칠성판, CCTV, 멍석말이 고문 도구와 간첩 조작 피해 등의 기록을 통해 1970-80년대 국가의 탄압과 6·10 민주항쟁 등 시민들의 저항과 연대의 사료들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204개의 스피커에서 들리는 찢어질 듯한 대공분실 입구의 철문 소리와 대공 부서에서 걸려 오는 전화 소리 등을3) 통해 공포와 고통을 느끼며 민주주의는 피로 써진 역사임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국민이 수호하고자 했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고찰하게 됐습니다.
     
     
    <아키비스트 수료식>
     
    ● 4차시 교육 소감
     
     
    소감나누기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 교육생 소속 단체: 이룸문화교류협회,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고양아카이브016, 한국라이브봉사단, 부천여성청소년재단, 경기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협동조합커뮤니티플랫폼 이유
     
     
    수료식에 앞서 현장 학습을 끝낸 소감과 함께 아카이브에 대하여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였는데요. 공통 의견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현세대를 위해 1987 민주화 운동에 끊겨있지 말고 90년대 이후, 최근까지 이어지는 또 다른 시민사회의 이야기들을 통해 더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영상 작업에 대한 영감을 얻었습니다. 경기 북부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프로젝트를 하고 싶습니다. 예로 파주 북부의 인구 소멸과 빈집 프로젝트의 아카이빙을 깊게 하는 실습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협동조합커뮤니티플랫폼 이유)
    3. 기념관을 민·관이 함께 설립한 것처럼 민관 협의체 등과 같이 꾸준히 협력하며 진행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총 교육 과정 소감
     
    다음으로는 1~3차시의 교육 과정을 수료하며 느꼈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에 대해 토의해 보았습니다. 공통 발언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 좋았던 점
    1. 전문적 내용을 다뤄 지역 활동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2. 이론교육이 좋았습니다.
    3. 아키비스트 역량이 공익활동가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4. 우리들의 네트워크가 생겨 좋았습니다.
     
    ※ 아쉬웠던 점
    1. 거리 등 참여에 어려움이 있어 남·북부 별도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2. 이전에 들었던 내용도 있어 아쉬웠습니다.
    3. 아카이브 활용법 강의 시간이 짧아 아쉬웠습니다.
    4. 강의 첫 시간에 참여자 네트워크를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5. 아카이브 실습 프로젝트 과정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활동 계획
     
     
    활동계획 토론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끝으로 아키비스트의 향후 활동 계획에 관해 토론해 보았습니다. 우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올해 탄핵과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민주주의’와 관련된 포럼 및 온 오프라인 활동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해당 프로젝트의 시초가 오늘의 민주화운동기념관 방문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포럼에서 패널 참여, 구술 기록, 취재 등을 통해 시군별 혹은 분야별로 경기 시민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제안하거나 변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민주주의라는 큰 틀 안에서도 노동, 인권, 성 평등 등의 다양한 주제들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또한 민주주의 관련 시민단체 네트워크와도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교육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는데요. 공통으로 협의가 이뤄진 내용들을 담아보았습니다.
     
    1. 프로젝트에 필요한 온라인 마케팅/홍보 방식을 배우면 좋겠습니다.
    2. 실습 시 자문과 심화 교육 등을 통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센터에서 아카이브 활동을 위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형태의 공유/협업 플랫폼을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4. 지역의 문제를 지자체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했는지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5. 시민사회의 기초 조사를 위한 현장 인터뷰가 필요합니다.
    6. 서로의 과거 활동과 욕구에 대해 알아보고 필요한 교육과 회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7. 기금 모금, 프로젝트 계획 등 각 단체에서 할 수 있는 것들도 포함해 우리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수료식 / 사진출처: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감각의 전시의 향연이었던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의 배움은 필히 미래의 아키비스트에게 큰 자양분이 됐을 텐데요. 앞으로 이들은 경기도 시민사회 속에 녹아들며 ‘톺’에 담긴 양질의 가치를 맘껏 펼치고자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너무나도 쉽게 기록이 버려지는 세상 속에서 아카이브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주인공이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낄 수 있는데요. 개개인의 기록과 아카이브의 서사를 통해 사회에 빛을 밝히는 ‘공익 스토리텔링’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1, 2, 3) 출처: 민주화운동기념관 전시 안내 자료
    

     

     

    [현장스케치] 아키비스트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초스코스

    조회수 194

    2025-07-30
  •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괜찮아, 엘리스

    추천활동가 : 강경남

     

     

    #청소년다큐 #행복찾기 #사회불안 #장애 #괜찮아엘리스 #청소년인권 #학업스트레스

    괜찮아,엘리스 영화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괜찮아, 앨리스>는 입시와 성적에 내몰린 청소년들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배경이 되는 꿈틀리인생학교는 교실 밖에서 스스로의 삶을 탐색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가 아닌, ‘지금 당장 행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떠난 아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용기와 진심이 전해집니다.

     

    사회 불안, 섭식장애, 가족과의 갈등 등 각기 다른 상처를 가진 청소년들이 조금씩 자신만의 속도로 회복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이 진솔하게 그려집니다. 아이들의 여정은 단순히 공부를 쉬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 내려가는 시간입니다. 진로와 입시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응원해주는 어른들의 모습입니다.

     

    <괜찮아, 앨리스>는 경쟁 중심의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함께 묻고 있습니다.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와 교사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이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변화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괜찮아, 앨리스>힘들고 어두운 시대,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은 어떤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동시에, 지친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더욱 단단한 연대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며, 앞만 보고 달려가기보다 남들과 함께하는 길을 선택한 용감한 앨리스들을 응원합니다.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기차

     

    그림책「기차」책표지[글쓴이 천미진, 그림 설동주] (출처 : 도서출판(주) 키즈엠)

     

    추천활동가 : 김민희

     

    #그림책 #기차 #평화통일 #남북분단 #비밀의숲 #함흥역 #휴전선 #이산가족

     

    여름휴가, ‘기차라는 그림책을 여러분께 추천드립니다. 녹음이 우거지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기차에 앉아서 창밖을 보고 있으면 온갖 시름이 다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림책 기차는 기차 타고 여행하는 설렘을 생각하며 남한과 북한이 자유롭게 왕래하게 되었을 때를 상상하는 그림책입니다. ‘비밀의 숲을 지나 보고 싶었던 북쪽의 가족을 만나고 영국 런던까지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19458월 광복과 함께 그어진 38선은 한국전쟁 이후 휴전선(군사분계선)으로 그 이름이 바뀌며 수많은 이산가족과 가슴 아픈 분단의 이야기를 만들어왔습니다. 분단 이전에는 기차 타고 광활한 대륙까지 왕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해서 국외 여행을 생각하면 비행기를 떠올리는 분단국 사람이 되고 만 것이지요. 그러나 그림책 속 기차는 분단선을 넘고 비밀의 숲을 지나 함흥역에 내립니다. 그곳에서 보고 싶었던 가족을 만나고 대륙을 지나 평화가 일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림책 기차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기차 타고 어디까지 가고 싶나요?”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대도시의 사랑법

     

     

    대도시의 사랑법 책표지[글쓴이 박상영](출처 : 창비)

     

    추천활동가 : 랄라

     

    #인권 #사랑 #30#성소수자 #퀴어 #다양성 #대도시의사랑법 #출판사창비

     

    이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사는 곳, 생김새, 살아가는 방식, 생각이 모두 다르지요. 비슷한 사람은 있겠지만, 똑같은 사람이 둘일 수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세계를 갖고 있기에, 한 사람의 고유한 세상을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각 개인이 가진 고유성을 보장하는 것이 바로 인권이고, 나를 나로서 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시작입니다. 모두 다른 사람의 수만큼 사랑의 방향도 모양도 다양합니다. 사랑하는 대상, 방식, 깊이 등 모두가 자신의 사랑을 만들어가지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 영화, 드라마도 어딘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박상영 작가가 쓴 <대도시의 사랑법>이 바로 그 책입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책, 영화, 드라마로 제작되어 있는데요. 각 콘텐츠마다 고유의 느낌이 있으니 선호하시는 매체를 골라보시면 됩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주인공인 성소수자 영이 만난 다양한 사람과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대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과 허기, 온기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인데요. 주인공 영이 정체성으로 인해 마주하게 되는 부딪침, 뜨거웠던 사랑과 이별, 이 사회를 살아가는 30대 초반이 겪는 흔들림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책은 무겁다가도 때로는 위트있고, 외롭다가도 사랑이 넘치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지금도 이 사회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살아가고 또 이별을 합니다. 언젠가의 나였고, 또 누군가의 과거이자, 현재, 미래일 이야기.. 여름만큼 뜨거운, 대도시의 사랑 이야기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시면 어떨까요?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지구 위 블랙박스

     

     

    지구 위 블랙박스 예능 포스터(출처 : KBS 공식사이트)

    추천활동가 : 이영란

     

    #지구위블랙박스 #KBS #기후위기 #환경예능 #지속가능성 #지구를지키는방법

     

    기후위기가 일상이 되는 시대에서 소개해드릴 콘텐츠는! 환경 예능인 지구 위 블랙박스입니다. 자칫 무겁게 느낄 수 있는 기후 재난 주제를 드라마와 콘서트 형식으로 구성해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4년이 지난 2049, 기후 재난으로 생명이 살 수 없어진 지구에 유일하게 남은 데이터 센터인 블랙박스에서 2023년 생명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지구의 모습을 영상으로 감상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그 영상에서는 기후변화로 파괴되고 있는 국내·외 여섯 곳이 배경이 되어 아티스트들이 지구에서 음악으로 남긴 마지막 기록을 확인하게 됩니다.

     

    어쩌면 지구 위 블랙박스는 지금처럼 기후위기가 멈추지 않고 가속화된다면, 우리에게도 지구의 아름다움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요?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한 관심과 함께 우리의 삶의 방식을 고민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공익활동가 추천 콘텐츠 미션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 / F1 더 무비

                    

     

    미션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                   F1 더 무비(출처 : 네이버 영화)

      

    추천활동가 : 김은주

     

    #노인 #중장년 #헐리우드노장배우 #톰크루즈 #브래드피트 #여름휴가 #영화추천 #긍정

     

     

    휴가철에 즐길 만한 노인관련 여러 콘텐츠를 찾아보았지만 마음을 신나게 사로잡는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나이가 들면서 화사한 감정의 끌림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10년째 복용 중인 혈압약의 효과가 워낙 뛰어나서인지, 무슨 일을 해도, 누구를 만나도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의 설렘은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런 저 자신을 돌아보며, 요즘 들어 자꾸만 나이 탓을 하게 되는 제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자랑도 아닌 나이를 핑계 삼는 스스로에게 혀를 차며 머리를 하고 친 기분이 들게 했던 노인(?) 영화 두 편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저는 헐리우드 노장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를 두 편 보았습니다.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 누구나 아는 이 두 배우는 이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당당하게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 파트너 역을 맡은 배우들과 조연들도 대부분 중장년 이상의 배우들입니다. 일부러 노인 영화를 고른 것이 아닌데, 이제 많은 영화에서 노인들이 자연스럽게 주인공이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첫 번째 영화는 만 63세의 톰 크루즈가 주연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입니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이 영화에서 그는 비행기에 맨몸으로 매달리는 엄청난 액션을 직접 소화해내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열정과 체력을 보여줍니다. 매일 이제 늙었어” “나이 탓이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저에게 깊은 반성과 함께 묵직한 자극을 안겨준 영화였습니다.

     

    두 번째는 만 61세의 브래드 피트가 은퇴 후 복귀한 F1 레이서로 등장하는 더 무비>입니다. 자동차 경주의 긴박함과 더불어, 세대 간의 충돌과 화해, 그리고 우정을 세련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브래드 피트는 자신감과 매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나이를 뛰어넘는 매력을 뽐냅니다. 젊은 배우들과의 호흡뿐 아니라, 여성 배우와의 로맨스 장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설렘을 전해줄 만큼 자연스러웠습니다. 그의 모습을 보며 이제는 정말 시대가 바뀌었구나,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 여름, 휴가철에는 저처럼 젊은 시절의 우상이었던 배우들의 노년의 영화를 보며, 자신의 긍정적인 노년도 함께 응원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기획]여름휴가, 쉼가 성찰을 함께! 공익활동가 콘텐츠 서재에 초대합니다!
    경기도공익활동가 5인

    조회수 128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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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음으로 기억하다. 광복 80주년 화성시 만세길이 전하는 이야기

     

    한 동 민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장)

     

    최근 곳곳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축소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똑바로 기억하고,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독립은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선물이 아니라,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의 치열한 외침과 피의 대가로 이루어진 결과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번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다시금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단순히 기념하는 것에서 나아가, 구체적인 장소와 사람, 사건을 통해 독립운동의 생생한 흔적을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특히 오늘 소개하는 글은 경기도 화성 지역의 독립운동을 복원한 화성3.1운동 만세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길은 단순한 탐방로가 아니라, 191943일 화성 우정면·장안면 일대에서 수천 명의 주민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행진했던 실제 경로를 복원한 길입니다. 이 길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그날 그 자리에서 외쳤던 독립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일이며, 지금 우리가 기억하고 지켜야 할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입니다.

    광복의 진정한 의미는 기억 위에 서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독립운동의 현장을 복원하고 계승하려는 지역의 노력에 주목하며, 이 글을 통해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임을 함께 되새겨보았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화성3.1운동 만세길이란?

     

    화성3.1운동 만세길은 화성시 우정, 장안지역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자 당시 마을사람들이 걸으며 만세를 외쳤던 길을 역사적 고증을 통해 정비한 31km의 도보 탐방로를 말한다.

    2000명이 어깨를 걸고 함께 힘차게 걸으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만세소리로 천지가 진동했던 그날, 191943일 우정면 장안면의 삼괴반도 일대의 역사적 감동을 느끼며 걸어보는 길을 다시금 만든 것이 화성3.1운동 만세길이다.

    화성지역은 일제강점기 민중 중심의 독립운동이 활발히 전개된 지역이다. 특히 일본인 경찰 2명을 처단한 것은 전국에서 유일한 사례였다. 1919328일 수원군 송산면 사강리에서 수원경찰서 순사부장 노구찌를 처단한 일과 43일 우정·장안면 사람들이 장안면사무소와 우정면사무소를 파괴하고 화수리 주재소 가와바타 도요타로(川端豊太郞) 순사를 처단 했던 것이다.

    지역민들의 조직적이고 공세적인 독립운동에 대한 탄압이 제암리, 고주리 학살과 마을들을 불태우는 야만적 만행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격렬한 독립만세운동이 펼쳐진 화성지역은 남다른 자부심을 지닌 곳이다.

    특히 우정면·장안면 일대는 삼한시대 상외국(桑外國)’이 있었던 곳으로 이후 상귀, 삼귀, 삼괴로 입말이 바뀌면서 삼괴반도(조암반도)로 불리게 되었다.

    이 지역의 만세시위는 어느 지역보다 격렬하게 전개되었다. 사전계획을 통한 조직적이고 거국적인 연합 만세시위를 진행했다. 이는 종교와 계층을 초월한 대규모, 조직적인 무력항쟁이었다. 일제의 말단통치기구인 면사무소와 경찰관주재소를 불태우고 일본인 순사를 처단하는 공세적 만세운동을 펼치며 삼괴반도(조암반도)를 승리의 기쁨으로 넘치게 만들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쌍봉산에 올라 만세 소리 목청껏 외쳤던 그날, 100년 선조들의 우렁찬 만세소리는 독립을 위한 염원과 굽힐 줄 모르는 기상이었다. 가장 치열하고 격렬했던 승리의 항쟁지였던 그곳, 그날은 해방의 날이었다.

     

    만세길을 만들다

     

    191943일 화성의 우정면, 장안면 지역 30여 명의 만세시위 주동자들을 시작으로 인근 마을 주민 2,000명 이상이 참가하여 격렬한 시위가 진행되었다. 주곡리에서 시작해 옆 마을 화수리까지 시계방향으로 삼괴반도를 한 바퀴 돌며 하루동안의 해방구를 만들었던 역사적 사건이었다. 즉 주곡리석포리수촌리어은리(장안면사무소)쌍봉산조암리화산리(우정면사무소)한각리화수리(경찰관주재소)를 돌면서 2,000명의 시위군중들은 대한독립만세를 목청껏 외칠 수 있었다. 이들은 어깨를 걸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들을 따라 마을 친구 이름을 부르며 함께 웃으며 힘차게 새로운 역사에 동참하였던 것이다.

    만세시위에 참가한 2,000명은 당시 우정, 장안면에서 집집마다 장정 한 명씩 나온 엄청난 숫자였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장소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는 2019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각 지역마다 3.1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시점과 일치하였다. 화성시는 3.1운동을 전국에서 가장 조직적이고 공세적인 만세운동을 펼쳤던 곳이라는 자부심에 더해 이를 기억하고 계승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

    불행한 일이지만 일제는 야만적 탄압으로 마을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폭행하고 잡아갔다. 그리고 이들은 내란죄(內亂罪)’로 처벌하였다. 다른 지역 3.1운동 관계자들이 치안유지법위반이나 출판법위반으로 처벌받은 것에 비해 내란죄라는 중형으로 탄압 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은 기억과 기록을 남겼다. 구술과 재판 기록을 통해 그날의 만세길을 복원할 수 있었다.

    3.1운동의 의의를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201711월 독립운동 유허지 정비 및 만세길 조성 연구가 시작 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92월에 화성3.1만세길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31km 만세길에는 무엇이 있나

     

    주요한 거점 마을을 따라 그때 그 분들의 마음으로 100년 전의 그 길을 다시 걷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직접 걷는 화성3.1운동 만세길을 통하여 화성지역의 독립운동의 의의를 널리 알리고 독립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것이다.

     

    화성3·1운동 만세길은 191943일 우정·장안 지역에서 만세를 외치며 걸었던 길과 역사적 현장을 복원한 길이다. 만세길은 총 31km로 이어져 있으며, 100여 년 전 독립운동가들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복원하고자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만세길은 당시 길의 약 60% 이상을 복원하여 조성 되었다.

    1919, 만세를 외치며 걸었던 길에는 독립운동가의 집터, 생가, 관공서, 횃불시위 장소 등이 남아있어 그날의 역사를 되새겨 볼 수 있다.

     

                                               <3·1운동 만세길 지도>

    현재 만세길 안내판은 총 204개에 이른다. 종합안내판 6, 구간 이정표 4, 자원해설판 14, 쌍봉산 파노라마 6, 상징안내판 6, 보행주의 안내판 8, 방향안내판(지주형) 33, 방향안내판(부착형) 127개 등이다. 또한 곳곳에 안내 리본을 달아서 이를 따라서 방문객들이 쉽게 길을 찾아서 걷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13개 스탬프 함을 마련해 주요한 포인트 지점에서 스탬프를 찍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만세길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려는 노력이다.

    스탬프는 1)만세길 방문자센터, 2)차병혁생가 3)개죽산 횃불 시위터 4) 백낙열 집터 5)수촌교회 6)옛 장안면사무소터 7)쌍봉산 8)조암리 9)김연방묘소 10)옛우정면사무소터 11)각리,죽리 12)한각리광장터 13)화수리 주재소터에 위치해 있다

    한편 화수리에 방문자센터를 마련하였다. 예전의 보건소 지소를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방문자센터를 운영하여 31km 만세길을 종합적으로 안내할 수 있도록 했다.

    우정읍 화수리의 오래된 옛 보건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된 방문자센터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2019년에 문을 열었다. 만세길의 출발점이기도 한 이 곳은 선열들의 치열했던 투쟁을 함축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첨탑 형태의 외벽에는 화성독립운동가의 이름이 새겨진 벽돌을 활용해 추모의 의미를 더했으며, 내부의 오래된 벽 위로 격자 형태의 구멍이 뚫린 새로운 벽을 쌓아올려 방문객들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심어주고 있다.

     

    <화수리 화성3.1운동 만세길 방문자센터>

     

    만세길 방문자센터는 건물 자체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두 차례의 세계적 어워드에 선정되면서, 전 세계에 일제의 참혹한 만행과 화성3·1운동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만세길 내 주요한 유허지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각 마을의 대표적 독립운동가 집터를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향후 과제

    걷고 싶은 만세길이 되어야 한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마을길 조성에 마을주민들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 꽃과 나무를 심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있는 걷고 싶은 만세길이 되어야 한다.

    화성시는 지역의 독립운동 관련 조사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과거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옛길을 복원하고자 했다. 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하는 작업을 통해 만세길 조성을 해나갔다. 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에 완료하여 더욱 뜻깊은 행사를 갖고자 했다. 3.1운동 만세길을 복원함으로써 화성시의 독립운동 정신을 시민과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조성된 화성 3.1운동 만세길은 1919년 만세운동 당시 걸었던 길을 60% 이상 복원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코스가 길고 거점 사이 이동 거리 및 시간이 길어 일반 시민들이 탐방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한계가 있다.

    탐방로를 시민들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구간별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기획 운영, 홍보, 시설 정비 등 다각적인 운영 및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단계적인 실행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화성 3.1운동 만세길 전 구간에 대한 현황과 실태 파악을 통해 탐방로 활성화를 위한 단기-중기-장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구역별 단기 탐방코스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화성3.1운동만세길을 탐방하고 체험하면서 3.1운동의 높깊은 역사적 의미를 깨닫는 지역적 명소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기획]걸음으로 기억하다 : 광복 80주년 화성시 만세길이 전하는 이야기
    관리자

    조회수 124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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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 만의 국민연금 개혁, 그 의미와 과제 : 국가와 사회의 존재 이유

     

    제갈현숙(한신대학교 강사)

      대한민국은 노인을 위한 나라일까?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본 사람보다 보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인구에 회자했고, 무엇보다 제목이 담고 있는 강렬함으로 한 번 듣게 되면 잊기 어렵다. 영화의 제목처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어떤 나라이고, 대한민국은 그런 국가가 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노인빈곤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했던 2009년부터 한국은 줄곧 1위를 차지해 왔다. 최근 발표된 노인빈곤율은 38.2%(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빈곤층에 속한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K-컬처로 부상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는 상당히 모순되는 우리 사회의 이면이다.

    누구든 노인이 되고, 노인이 되면 소득 활동에 제한이 온다. 사회적으로는 은퇴가 강요되고, 새로운 일자리는 구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신체적 노화로 마음먹은 대로 일하기도 어렵다. 사회적, 신체적 배경으로 노인이 되면, 대다수 사람은 소득단절에 직면하고, 소득이 단절되면 누구든 빈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산업화와 함께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생산성 높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서 고령 노동자 퇴출을 요구했고, 이를 위해서 노년기 소득단절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필요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은 고령 노동자 퇴출을 위해 퇴직제도를 본격화하면서,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공적 연금제도를 보편화하기 시작했다. 즉 퇴직이라는 강제 규정은 퇴직 이후의 소득보장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전제로, 국가가 공적연금제도를 운영해야 하는 배경이 됐다.

    노인을 위한 나라의 출발은 공적연금제도를 통해 적어도 노인 빈곤을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의 책임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높은 노인빈곤율을 보면,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

     

    국민연금이 내 돈 내 산또는 적금이라고요?

     

    국가가 국민연금을 운영하는 목적은 노후 빈곤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노후 빈곤 예방을 위해 국민연금 급여를 통해 보장돼야 할 소득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 방식은 어떻게 돼야 할지가 가장 제도의 핵심축이 된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방식으로 운영한다. 대부분 국가에서도 사회보험방식으로 공적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GDP2/3 이상인 1,200조 원 이상을 연금기금을 적립하지 않는다.

    사회보험은 민간보험과 다르게 각자가 낸 보험료만큼을 급여로 지급하지 않는다. 그 대신 소득대체율을 적용해서, 모든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 대비 연금급여 수령액의 비율을 사회적으로 정한다. 이번 개혁 이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0%, 은퇴 전 월평균 소득이 200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80만 원을 보장하는 것이다. 즉 급여 수준을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확정급여(Defined Benefit) 제도이다. 그러므로 가입자 각자가 낸 보험료 총액과 받게 될 급여 수준은 직접 관련되지 않고, 전체 경제활동 상태가 중요하다. 한 사회에서 일정 나이에 이르러, 소득 활동을 하게 되면 강제적으로 공적연금에 가입되고, 사회가 파괴되지 않는 한 새로운 가입자와 새로운 수급자는 연속해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경제활동을 하는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기반으로 연금 수급자에게 급여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요 재정 이상의 재원을 적립할 필요가 없다. 한국의 건강보험처럼 대다수 국가는 연금기금을 적립하지 않고 그 해 필요한 재원을 걷어서 바로 지급한다. 그러므로 많은 미디어에서 국민연금을 내 돈, 내 산처럼 또는 적금처럼 취급하는 것은,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의도적인 혼란 야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은 국회와 정부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3차 국민연금 개혁, 왜 오래 걸렸을까?

     

    대통령선거 전인 320, 국회는 지난 3년간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국민연금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198810인 이상 사업장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시작됐던 국민연금은 1998년과 2007년 두 차례 개혁 이후 18년 만에 제도적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1, 2차 연금개혁은 제도가 시행된 이후 매우 빠르게 진행됐던 반면, 3차 국민연금 개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차이는 이전 두 번의 연금개혁이 모두 소득보장은 축소하면서 보험료만 인상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고, 그 결과 노후 빈곤 예방에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다는 비판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선 두 차례의 연금개혁을 통해 보험료율은 3%에서 현재 9%로 세 배 인상됐지만, 소득대체율은 70%에서 40%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 초기 제도 유입을 위해 낮게 설정했던 보험료 수준이 정상화됐고, 더 인상해야 한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그러나 제도 도입 20년 만에 소득대체율을 이렇게 낮춘 국가는 이례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인하지 않는다. 그 결과 한국의 공적연금은 OECD 국가 중 낮은 소득대체율 국가에 머물고 있다. OECD 회원국 평균 소득대체율은 50%를 넘지만, 한국은 31.2%19.5% 낮다. 두 번에 걸친 소득대체율 인하 조치로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 빈곤 예방은 어려워졌다.

     

    : 평균소득자 기준의 의무연금(mandatory schemes: 공적연금+의무민간연금) 제도의 소득대체율로,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가정함.

       자료: OECD(2023), Pension at a glance 2023

     

    낮은 소득대체율은 결국 급여 적정성으로 연결된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73.7%60만 원 미만의 저급여 상태에 머물고 있다. 기초연금을 추가하더라도 노후최소생활비에 도달하지 못한다.

     

    : 국민연금 공표통계(2023. 11월 말 기준)

     

    이러한 이유로 3차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 사항을 소득보장 강화를 위한 소득대체율 인상과 적립 기금의 규모를 국민연금의 안정으로 보면서 소득대체율은 더 낮추고 보험료율을 인상하자는 의견으로 갈리며 대립해왔다. 이에 지난해 국회에서는 연금개혁 최초로 시민대표단을 조직하면서 연금개혁 공론화를 추진했다.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두 입장에 대해 시민들은 똑같은 조건에서 학습하고 토론하면서, “더 내고(보험료율 13%), 더 받는(소득대체율 50%)” 개혁안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윤석열 내란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새롭게 정부안을 내면서, 세대 간 갈등을 조장했다. 1년 넘는 사회적 쟁점은 올해 국회 협의를 통해 표면상 더 내고, 더 받는연금개혁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보험료는 9%에서 13%44.4% 인상됐지만, 소득대체율은 40%에서 43%7.5% 상향됐을 뿐이다. 이러한 개혁은 시민대표단의 결정과는 상당한 거리가 존재한다.

     

    국민연금 개혁은 계속될 테지만, 어떻게?

     

    3차 연금개혁이 단행된 이후 당시 일부 언론과 대통령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세대 갈등의 불씨가 더욱 지펴졌다. 이번 개혁을 통해 기성세대가 더 많이 받고, 청년세대는 덜 받게 됐다는 불공정 시비였다. 이 시비를 가리기 위해서 먼저 소득대체율 하락 과정을 봐야 한다.

    1차 개혁으로 70%에서 60%로 축소, 2차 개혁으로 50%로 하락시킨 후, 2028년까지 매해 0.5%씩 하락시켜 40%까지 낮추도록 했다. 이는 뒤집어 보면, 1970년생 이상은 국민연금 시행과 동시에 가입할 수 있었고, 그러므로 소득대체율이 높았던 시기의 적용을 받으므로 최근 가입자에 비대 소득대체율이 높은 편이다. 바로 이 점을 시민대표단은 중요하게 봤다. 현세대 노인 빈곤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 즉 청년세대의 노인 빈곤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대체율 상향이 정답이 된다. 소득대체율이 43%가 아니라 50%로 상향될 때, 노후최소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제10차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노후최소생활비는 월 1361천 원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43%일 때 급여액 평균은 1195천 원으로 최소생활비에 미치지 못하지만, 소득대체율 50%로 상향하면 급여액 평균은 139만 원으로 최소생활비를 달성하게 된다. 소득대체율 50%로 상향할 때, 실제 혜택을 받게 되는 세대는 50대 이상이 아니라, 보험료 기여 기간이 많이 남은 청년세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언론과 일부 정치인들은 이러한 측면을 부각하지 않고, 단지 보험료 총액과 급여액 총액만 단순 비교하며 세대 간 위화감을 조성했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은 세대 내 연대(계층 간 재분배)뿐만 아니라, 세대 간 연대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이 된다. 그런데 재정을 둘러싸고 세대 간 연대보다는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국가는 내가 노인이 돼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를 불식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키워왔다. 대한민국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국민연금은 중단될 수 없다. 또한 연금기금이 설혹 고갈돼도, 이는 국민연금 중단과 관련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공적연금을 운영해 온 독일에서 나치 정권은 전쟁을 일으키며, 적립됐던 기금을 모두 탕진했지만, 현재까지 연금제도는 잘 유지되고 있다. 대신 전쟁 후 적립식 재정 운용에서 부과식, 즉 한 해에 지출된 재원을 가입자에게 걷어서 그 해 지급하도록 개혁했다. 이는 국가가 노후소득 자금을 멋대로 사용하거나, 거대 기금으로 국민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개혁으로 평가됐다. 독일의 연금기금은 총급여의 한 달 정도의 규모보다 적게 적립되어 운영한다. 독일제도에 비추어 보면, 국민연금기금은 거대규모로 2064년까지 유지될 뿐만 아니라(기금 유지를 위한 개혁 지속), 보험료의 급격한 인상을 완충해 줄 수 있다. , 국민연금기금은 제도를 좌우하는 키가 아니라, 보험료 인상을 조절해 줄 수 있는 완충 기금 또는 준비금적 성격을 띤다. 이 오해를 국가가 제대로 풀 때, 청년들의 불안은 연대로 전환될 수 있다.

    당장 적은 소득과 월급으로 사회보험료를 내는 게 부담되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국민연금제도가 강제 가입이 아니라면, 우선 절반의 재정 책임을 지고 있는 기업은 당장 사회보험료를 거부할 수 있다. 또한 시민들도 인생의 다양한 질곡에서 먼 미래의 보장을 위해 현재 보험료 기여를 피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개인 투자나 개인연금으로 시장을 통한 상품계약으로 진행될 경우, 시장의 위험 요소를 개인이 감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일정 소득 이상이 되지 못할 경우, 미래를 위한 대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연금이 제도화되기 이전 세대는 노후를 위한 준비가 불가능했다. 그때보다 경제가 발전했으므로 개인의 상황이 좋아졌다고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임금노동자 8명 중 1명이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이고, 5명 중 1명은 200만 원 미만 임금을 받고 있다. 즉 노후소득 보장은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일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서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간 사회적 부양제도에 국가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한국 사회는 초저출생이 심화되었고,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인간에 대한 존엄이 노후까지 보장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 빈곤 예방이 실현돼야 한다. 이에 대한 국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감시가 절실하다

    [기획]18년 만의 국민연금개혁, 그 의미와 과제 국가와 사회의 존재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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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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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 흘리는 도시, 안산
     
    안산은 땀 흘리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입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불이 켜진 공장들, 쉼 없이 돌아가는 일터들이 밀집해 있고, 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 속에서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삶의 안전망이 필요하고, 서로를 보듬는 손길이 절실한 곳이기도 하지요. 누군가는 오늘도 혼자서 무너져가는 집을 바라보며 한숨을 짓고, 누군가는 아이 손을 잡고 차가운 방에서 내일을 걱정하고 있을 겁니다.
     
     
    2015년 3월 22일, 한 알의 씨앗
     
    바로 그런 고민에서 시작된 단체가 있습니다. 이름도 마음도 따뜻한 곳, '사단법인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 공제회 좋은 이웃'입니다. 어느 날 좋은 이웃 회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언제까지 단순히 '요구하는 존재'로만 머물러야 할까요? 우리도 스스로 나누고 실천하는 주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시 창립을 함께한 김태환 님의 이 말이 씨앗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노동자 봉사 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같은 뜻을 가진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준비모임에 모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특별한 것 없었습니다. 미용사, 전기 기술자, 페인트공, 배관공… 화려한 재능이라기보다는 삶에서 익힌 '직업'의 손 기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삶에서 익힌 이 기술들이 누군가에겐 삶을 다시 세우는 소중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2016년 4월, 첫 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단체가 바로 '따숲네'입니다. 이름처럼, 따뜻한 숲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따숲네 봉사모임 단체사진 / 사진출처: 따숲네
    따숲네 신미향 회장 / 사진출처: 따숲네
     
     
    저는 참여할 생각이 없었어요.
     
    지금은 따숲네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미향 님도 처음엔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봉사는 시간과 돈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로 생각했죠. 저는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 마음도 몸도 바쁘게 살고 있었거든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일상. 남을 도울 여유 같은 건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걸려 온 한 통의 전화가 그녀의 삶을 바꿔놓았습니다. 어르신 염색 좀 도와줄 수 있겠냐는 부탁이었어요. 오래된 미용사 자격증이 있었거든요. 한 번쯤은 괜찮겠지, 하고 갔죠. 그날, 그녀는 오랫동안 방치된 머리카락으로 인해 움츠러들어 있던 할머니의 모습을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정리해 드린 후 거울을 보며 환하게 웃는 할머니의 얼굴 또한 봤습니다. 그 모습에 오히려 제가 행복해졌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 다음 달도, 그다음 달도… 어느새 계속 함께하고 있더라고요." 봉사는 여유가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녀는 그렇게 깨달았습니다.
     
     
     
    사진출처: 따숲네
     
     
    봉사의 숨은 뿌리들.
     
    현재 따숲네는 약 50여 명의 회원이 있으며, 그들 대부분이 여유롭지 않은 생활을 하지만 이 작은 마음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운영비는 회비와 다양한 지원 사업, 노동조합과 지역단체의 기부금으로 마련됩니다. 고대 병원, 삼화페인트, 서안산 로터리클럽 등에서 정기적으로 후원과 봉사를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예전엔 당근 마켓을 뒤져가며 물품을 구했어요. 싼 가전, 헌 가구를 수리해서 썼죠. 요즘은 좀 여유가 생겨 가구당 100~150만 원 정도는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매해 드립니다."
     
    1년에 8번, 여름(7, 8월) 과 겨울(12, 1월) 을 제외한 시기에 봉사가 이루어집니다. 지금까지 누적 80여 회. 정기적으로 모이는 봉사자 수는 평균 15명 정도. 따숲네 회원들 외에도 4.16 가족, 청년 조직 마니또, 삼화페인트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도배, 장판은 뜻을 함께하는 사장님이 비용을 최소화해 도와주고, 전기, 청소, 정리, 정돈은 회원들이 직접 나섭니다. 상황에 따라 가전과 가구를 새로 들여놓기도 합니다.
     
     
     
    사진출처: 따숲네
     
     
    "돈으로 주세요"라는 말.
     
    "우리의 진심을 믿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사진만 찍고 가는 거 아니냐?', '형식적으로 왔다가 대충 하고 가는 거 아니냐?'라며 차라리 돈으로 달라는 경우도 많았죠.“
     
    세상에 차가운 바람이 많이 불어서, 따뜻한 손길마저 의심하게 된 사람들이 있죠. 그것이 봉사자들에게는 가장 큰 상처였습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의 집을 찾았다가, 독립한 자녀의 반대로 하루 전날 취소된 적도 많습니다. 경계의 눈빛. 의심의 말투. 하지만 봉사자들은 그 모든 것을 견디고, 결국은 바꿔냅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다해, 손을 보태면… 그들의 표정이 달라져요. 고마움, 안도, 환함. 그걸 보면 우리도 변해요. 그게 봉사의 기쁨이에요."
     
    의심이 신뢰로, 경계가 감사로, 차가움이 따뜻함으로 바뀌는 순간들. 그 순간들이 따숲네 사람들을 계속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사진출처: 따숲네
     
     
    "우리가 진짜 보고 싶은 건, 아이들의 웃음이에요"
     
    대상자는 드림스타트, 장애인 단체, 동사무소 등에서 소개받습니다. 요즘은 다양한 가족형태가 많아졌습니다. 대부분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고, 청소와 정리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아이들이에요. 보살핌을 받아야 할 시기에 방치되어 있죠. 건강도, 정서도 위험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따숲네는 단순히 집을 고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젊은 봉사자들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멘토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이 달라집니다.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요. 그 웃음소리가 우리가 진짜 보고 싶은 거예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면, 보호자들의 얼굴도 조금씩 밝아집니다. 그렇게 한 가정이 조금씩 회복되어 갑니다.
     
     
     
    사진출처: 따숲네
     
     
    기억에 남는 집.
     
    "시각 장애인의 집이었어요. 집 전체에 곰팡이가 가득했죠. 보이지 않으니, 본인도 몰랐던 거예요." 그 집에 들어선 순간, 봉사자들은 말을 잃었습니다. 시각 장애인 혼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실감했습니다.
     
    "도배, 장판을 새로 하고 화장실을 청소하는데 냄새가…, 말 그대로 전쟁이었죠. 바퀴벌레가 떼로 몰려다니는 집도 있었어요. 소리 지르고 도망치며 청소했어요. 그 집들은 이제 깨끗하게 변했답니다.“
     
    나는 그,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땀과 정성이 담겨있는지, 신미향 회장의 상기된 표정을 보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진출처: 따숲네
     
     
    따숲네가 바라는 것.
     
    "기부와 봉사, 저도 처음엔 여유 있는 사람들이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군요. 마음이 있는 사람이 하는 거예요.“
     
    신미향 회장 역시 한 부모로 아이를 키웠고, 한때 전구 하나 못 갈아 어둠 속에서 살던 날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땐 누가 전구 하나만 갈아줬으면 좋겠다, 그랬거든요. 지금은 따숲네가 전구를 갈아드려요. 봉사가 끝난 뒤에도 연락해 주시면 언제든지 달려갑니다."
     
    자신이 받고 싶었던 작은 도움을, 이제는 누군가에게 베풀고 있는 것입니다. 따숲네의 가장 큰 바람은 젊은 사람들의 참여입니다.
     
    "살기 어려워서겠지요. 그래도 한 번만 용기 내어 오셨으면 좋겠어요. 매달 아니어도 괜찮아요. 시간 날 때, 마음 동할 때 오시면 됩니다. 부담 없이 오셔서, 따뜻한 숨결을 함께 나눠주세요."
     
     
      
    사진출처: 따숲네
     
     
    따뜻한 숲이 되다.
     
    이름 없는 손길들이 모여 만든 숲. 그곳에선 오늘도,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너져가는 집이 따뜻한 보금자리로 바뀌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다시 희망을 품게 되고, 혼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변화의 이름은 바로 '따숲네'입니다.
    따뜻한 숲처럼, 지친 사람들에게 쉼을 주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절망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
     
    그곳에서 오늘도 누군가는 전구를 갈아주고, 누군가는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누군가는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봉사는 여유가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따숲네 회원들은 삶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뜻한 숲, 따숲네. 그곳에서 오늘도 사랑이 자라고 있습니다.
    
     

     
     
     
     
    따숲네, 따뜻한 숨결을 나누는 사람들
    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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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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