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익웹진」은 시민 기록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가 발행하는 참여형 아카이브입니다. 경기도 공익활동 현장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글의 내용은 경기도민 에디터가 직접 취재·작성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 의견은 기관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_편집자의 말

지난 3월 17일 화요일 오후 2시 안산 지역 시민사회, 사회적경제, 문화예술, 마을, 노동, 청년, 장애인, 이주민 단체 등 130개 단체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저마다 활동하는 영역도 다루는 이야기도 달랐지만, 이들이 이날 모인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모두가 안전한 도시는 어떻게 가능한가.” 이 질문 하나를 붙들고 지난 1년을 준비해 온 안산 시민사회가, 마침내 시민추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범을 선언하는 날이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이 흘렀습니다. ‘4.16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고 다짐해 왔던 말들이, 실행의 언어로 다시 태어난 날인 거죠. 안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AN전도시에SAN다>

시민주진위원회 전체회의 및 출범식 장소 입구 포스터사진

4.16안산시민연대 공동대표 김은호 공동추진위원장 진행모습
전체회의 : 지난 1년의 여정을 돌아보다
출범식에 앞서 먼저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에서는 지난 1년간의 추진 경과와 2026년 주요 활동 계획이 공유됐어요. 회의를 이끈 김은호 4.16안산시민연대 공동대표이자 공동추진위원장은 이렇게 운을 뗐습니다.
“2024년, 우리는 안산을 생명과 안전의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담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생명안전도시 안산 만들기 프로젝트가 작년부터 시작되었고, 지난 1년의 여정은 결코 짧지 않았습니다.”
여덟 번의 포럼이 쌓아올린 공통의 언어
그중 2025년 8월부터 10월까지 총 8회에 진행된 ‘안산생명안전포럼은’ 이 모든 준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1강 ‘위험사회의 이해와 시민의 안전한 권리’로 시작한 포럼은 2강에서 안전권이 헌법과 국제 인권 규범에 근거한 사회적·국가적 책임임을 짚었고, 3강에서는 광주 5·18 사례를 통해 회복적 도시 모델의 가능성을 탐색했습니다. “기억은 과거를 묻는 것이 아니라 다시 반복되지 않겠다는 사회적 약속이다. 광주가 인권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약속을 제도와 문화로 확장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4강은 경주 지진 사례를 통해 ‘마을이 곧 매뉴얼’이라는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재난 발생 후 가장 중요한 것은 훌륭한 매뉴얼이 아니라 서로의 얼굴을 아는 관계다.”
5강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시 재난·안전 분야 실태 연구 용역 결과가 발표되었죠. 결론은 냉정했습니다. “안산시는 생명안전도시를 만들어갈 충분한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세권 중심의 고밀도 복합 개발에 집중하면서 생명과 안전이 외면되고 있다.”
6강에서는 거버넌스 전략을 논했습니다. “작더라도 시민이 직접 정책을 이야기하는 경험을 쌓으면, 그것이 행정의 방향을 바꾼다.” 7강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 시민사회 활동에 대한 성찰적 진단이었어요. 우리는 쉽게 연결되어 있지만, 뭘 할 수 있는 힘은 약해졌다는 뼈아픈 자기 점검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재난과 안전에 관한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역할을 다룬 8강까지, 총 여덟 번에 걸친 포럼은 안산 시민들의 공통 언어를 만들어냈어요. 그것은 바로 안전은 특정 사고에 대응하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의 조건이라는 것,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와 도시의 책임이라는 것, 그리고 시민 참여 없이 지속가능한 안전 정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홉 번의 워크숍이 연결한 다양한 목소리
포럼 다음에는 전체 비전 수립 워크숍 2회, 노동·마을·이주민·여성·청년·청소년·장애인 7개 부문 워크숍을 합해 총 9회 워크숍이 이어졌고, 150여 명이 참여해 각자의 경험으로 도시 안전을 이야기했어요. 포럼이 공통의 언어를 만드는 자리였다면, 워크숍은 그 언어를 각 부문의 현장으로 가져간 과정이었습니다. "나의 안전이 도시의 안전"이라는 인식이 확장되고, 서로 다른 부문의 주체들이 연결되면서 비로소 이번 출범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지역 23곳, 30회에 걸친 '찾아가는 사업 설명회'를 통해 100명 이상의 활동가들이 공감대를 함께 형성한 것도 빼놓을 수 없어요. 이 모든 과정이 쌓여, 130개 단체가 한자리에 모인 것이죠.

지난 1월 30일 열린 2차 워크숍 현장사진
정식 출범 : 다른 목소리, 하나의 결론
이번 출범식에서 가장 핵심적인 순서는 ‘안전약자 릴레이 발언’이었어요. 청년,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를 대표하는 네 명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자신이 살아온 현장의 이야기를 꺼내놓았습니다.
가장 먼저 청년 대표로 나선 영화감독 김윤정 씨가 2014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광장에 나섰던 기억을 꺼내 놓았어요. 당시 친구를 잃은 많은 또래들이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25시 광장’에 모였고, 그 역시 처음 그곳에서 목소리를 냈다고 했습니다. 스물여섯이 됐을 때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스물여덟이 됐을 때는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일어났어요.
“왜 우리는 삶의 시간을 지나올 때마다 또 하나의 참사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걸까요. 참사는 한순간에 일어나지만, 그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불안은 우리의 일상 속에 계속 존재합니다. 안전은 구조입니다. 누구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위험을 말할 수 있는지, 책임지는 시스템이 있는지 그 구조가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은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안산나무를심는장애인야학 교장 김선영 씨는 장애인의 일상에서 안전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구체적으로 전했습니다. 저상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불안과 초조함으로 기다리는 시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 집 밖을 나올 수도,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 재난 매뉴얼 속에 장애인은 빠져 있는 현실까지. 청각장애인은 대피 안내 방송을 들을 수 없고, 시각장애인은 누군가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화재나 붕괴 사고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어요.
“장애인 안전은 복지가 아니라 권리의 문제입니다. 사고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문제입니다.”

청년,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 대표 4인의 ‘안전약자 릴레이 발언’
와이즈우멘협회 대표 도르카스 씨는 이주민의 목소리를 전해주었어요. 안산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위험한 노동 환경과 정보 비대칭으로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생명과 안전은 국적을 넘어 모든 사람의 권리입니다. 위기 상황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모든 이주민이 차별 없이 예방, 지원, 구조, 보상 체계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안산지회장 황순화 씨는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의 현실을 전했습니다. 2025년 3월 기준, 185명이 결원인 상황에서 만성적인 인력 부족은 학교 급식 노동 현장에서 산재 사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검진 대상 중 폐결절 등 이상 소견을 보인 급식실 노동자는 3,981명에 달했고, 폐암으로 1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00여 명이 폐암 의심 진단을 받았다고 해요.
“노동자가 아프고 떠나는 급식실에서 안전한 급식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안전은 사고가 난 뒤에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에 지켜야 할 권리입니다.”
네 사람의 상황과 이야기는 각자 달랐지만 결론은 하나로 모였어요. 안전은 개인이 알아서 챙겨야 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지자체가 구조적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것. 그리고 그 구조를 바꾸는 힘은 바로 시민의 참여에서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출범 선언문 : 함께 외친 세 마디

공동선언문 읽는 모습
이어서 출범 선언문 낭독이 이어졌어요. 공동추진위원장들이 함께 단상에 올라 선언문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선언문은 이렇게 시작됐어요.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묻습니다. 생명과 안전은 이 사회에서 어디에 놓여 있어야 하는가. 우리는 그 질문 앞에서 다짐했습니다. ‘4.16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지금도 사회적 재난과 일상의 위험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억은 남아 있지만 변화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선언문의 핵심 다짐은 세 가지였습니다. ▲ 생명과 안전을 도시 운영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세우겠다 ▲ 위험이 집중되는 사람들의 삶을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겠다, ▲ 시민의 참여가 도시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도록 하겠다.
선언문 낭독이 끝나자 회의장은 한 목소리로 물들었습니다. "함께 만드는 변화, 모두가 안전한 도시, AN전도시에 SAN다!" 박수와 함께 울려 퍼진 세 마디차 출범식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2026 활동 계획 : 기억이 정책이 될 때까지
시민추진위원회가 올해 추진하는 활동은 크게 네 단계로 구성됩니다.
첫째, 시민 공론 형성이에요. 가장 먼저 3월 17일부터 4월 5일까지 ‘생명안전도시 안산 시민 설문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데, 목표는 안산 시민 1,000명 이상입니다. 전체 회의에서 위성태 사무국장은 “130개 단체가 각각 10명씩만 조직해도 1,300명이 됩니다. 천 명, 2천 명, 만 명까지 한번 우리의 실력대로 해봅시다.”라고 독려했고, 현장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졌습니다.
4월 11일에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안산문화광장에서 '304개의 노란 테이블' 시민 대토론회가 열립니다. 304는 희생자의 수이자, 시민 1,000명이 직접 둘러앉아 정책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테이블의 수이기도 합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시민이 직접 논의하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둘째, 시민 참여 확대예요. 5월 한 달간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벌이고, 5월 9일 오후 3시에는 안산문화광장에서 생명·안전 시민대행진 ‘노란 빛 동행’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해요. 시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가 안산의 안전을 우리 사회 전체의 의제로 만드는 자리기도 합니다.
셋째, 정책·제도 변화 추진입니다. 시민 공론의 결과를 생명 안전 정책 요구안으로 정리해 6·3 지방선거 출마 후보와 정당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전체 회의에서 정책 협약 무용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시민추진위원회 측은 “약속해놓고 당선되면 아무것도 안 지키더라는 말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행을 관철하기 위한 후속 액션까지 철저하게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넷째, 시민 참여 거버넌스 구축입니다. 올해 하반기 8월부터 11월까지 시민 참여 안전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하는데요, 교육 4회와 워크숍 1회로 역량을 키운 뒤, 법·조례·위원회·현장을 시믿늘이 직접 점검하고 모니터링합니다. “모니터링 → 시민공론 → 정책 요구 → 캠페인”의 선순환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시민추진위원회의 주요활동 방향을 논의하는 공동추진위원장 14인

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준비 되었던 활동안내 자료
맺음말 : 현장을 기록하며
이날 전체회의에서 나온 한 마디가 오래 머릿 속을 맴돌았습니다. “우리는 쉽게 연결되어 있지만, 뭘 할 수 있는 힘은 약해졌다.” 130개 단체가 모였음에도, 연결이 실행의 힘으로 전환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솔직한 성찰이었습니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 12주기이자, 안산시 승격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거기에 6·3 지방선거까지 맞물린 해이기도 하지요. “역사적인 도시 전환의 분기점이 돼야 한다”는 말이 빈말로 들리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안산은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피해를 경험한 도시입니다. 그 아픔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정책과 구조를 실제로 바꾸어 내는 것, 그것이 시민추진위원회 스스로가 부여한 역할입니다. 취재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면서, 안산의 이번 실험이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롤모델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워크숍 참가자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안산에서 진짜 안전한 도시, 생명의 도시가 탄생한다면, 아마 세계적인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요.” 기억이 정책이 되고, 정책이 일상이 되는 날을 향한 안산 130개 단체의 발걸음이 시작됐습니다.

<AN전도시에SAN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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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1
작년 9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된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작년 말 이해식 의원 등 29인으로 발의되었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추진부서를 신설하고, 올해 5대 핵심 입법과제 중 하나로 시민참여기본법 채택하여 추진 중에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114개의 시민사회단체와 네트워크가 참여한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 시민사회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입법에 집중하고 있다. 오랫동안 시민사회 법 제정을 추진해 온 당사자 입장에서 볼 때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여건이 우호적이고 기대감도 적지 않다. 이 법 제정과 기구 설립이 현실화된다면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활성화에 획기적인 큰 변화와 전환이 기대된다.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배경과 목적
우선 시민참여기본법 제정 배경과 목적을 살펴보면, 먼저, 12.3 내란 극복 과정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보전과 확대의 제도적 보장 필요성이다. 요약하면 ‘광장’의 민주주의를 넘어 ‘일상’의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시민참여기본법이 제기된 것이다. 대의제를 넘어 주권자인 시민이 일상에서 공공의 정책 결정이나 사회문제 해결과정에 직접적인 참여를 제도적·구조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되돌릴 수 없는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와 필요성에서 제안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사회 활성화의 제도·정책 발전과정에서 이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87년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는 94년 민간운동단체지원법 발의, 2000년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제정, 2003년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설치, 2020년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 대통령령 제정 등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시민사회 활성화 제도·정책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발전시켜 왔다. 지난 윤석열 정부의 극단적인 시민사회 제도의 폐지를 계기로 시민사회 관련 법 제정 및 체계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내란을 극복하고 탄생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시민사회 과제로 반영된 것이 바로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이다.
시민참여기본법의 주요 내용 및 특징은 다음과 같다.
법의 목적으로는 ‘시민참여를 보장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추진체계를 구축함으로서 민주주의와 지속가능한 발전, 공공의 이익증진 및 사회통합 향상(제1조)’을 명시했다. 2조에서는‘시민’의 정의를 최초로 규정하였고, ‘시민참여’영역 및 활동으로 시민정책참여, 시민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등도 정의하였다. 3조에 이러한 참여를 ‘시민의 권리’로 명시하고, 4조에는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 등 6개항을 기본원칙으로 제시하였다.
주요 시책으로는 ‘시민참여 종합체계 구축’으로 시민정책참여, 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활성화 4개 영역의 실행과제로 구체화하였다. 이를 위해 5년 단위로 시민참여 종합계획 수립하게 하고, 중앙행정기관과 시도가 매년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실적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모든 정부 조직이 시민참여 정책을 상시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 조항에서는 우선 행정안전부 소속 차관급 행정위원회로 설치하도록 하고, 위원은 40명․4개 소위원회로 구성하고, 상임위원은 위원장 등 3명으로, 사무국은 별도로 구성하도록 하였다. 다만 위원회의 독립성 보장하고자‘필요한 업무를 독립적으로’수행·지원하도록(15조) 규정하였다.
아울러 지역시민사회위원회 관련해서는 시·도는 의무조항, 시·군·구는 임의조항으로 지역 조례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시·도의 경우 25조에 위원회를‘심의·의결 및 집행’기구로 규정해 사실상 국가시민참여위원회와 같은 행정위원회로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외 지역 시민참여지원센터의 경우 시·도와 시·군·구 모두 임의조항으로 규정랬으나, 다른 영역별 지원센터 등과의 충돌 또는 혼선을 막고자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역별 지원센터를 자율적으로 설치·운영할’수 있도록 하였다.
시민참여기본법이 공론화되면서 몇가지 쟁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간단히 살펴보면
첫째, 시민참여의 4대 기능 포괄성이 갖는 논란과 의미다.
시민정책참여, 숙의·공론화, 민주시민교육, 시민사회 활성화로 제시된 시민참여 4대 기능이 서로 다른 기능과 성격이라는 점에서 통합이 타당한가에 대한 지적이다. 4대 기능이 다른 성격인 것은 맞지만 타당성이 지적될 사항은 아니다. 4대 기능을 크게 구분하면 시민정책참여·숙의공론화는 시민참여‘절차’로, 민주시민교육·시민사회 활성화는 시민참여‘기반’으로 나뉜다. 즉 당초‘절차’와 ‘기반’이 포괄된 형태의 통합법안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정책(행정)참여나 숙의·공론과 같은 시민참여 절차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절차를 활용할 시민적 역량, 시민사회적 역량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제도적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어렵다. 민주시민교육은 시민의 참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기능으로, 시민사회 활성화는 시민이 보다 효율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조직을 결성하고 자원을 조달하고, 운영을 민주적으로 하기 위한 제도·정책적 기반을 만드는 기능이다. 그동안 절차법과 기반조성법의 분리 제정에 따른 비효율성을 시민참여기본법을 통해 통합적으로 구성․설계되었다는 것이 이법의 특징 중 하나이다.
둘째, 국가 기구화의 필요성과 우려. 그리고 기대
국가시민참여위원회와 같은 행정기구 설립이 타당한가 하는 논란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초기 국가청렴위원회)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내 국가인권위나 국민권익위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나 무용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 기구가 한국의 인권보호와 향상, 부패척결 및 청렴도 향상에 기여한 바는 무시할 수 없다. 정권교체기마다 독립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세계적 선진 인권국가, 청렴한 국가로 인정받거나 도약하는데 두 기관의 존재는 매우 크다. 시민참여가 민주주의를 담보하는 핵심요소라고 한다면 국가시민참여위원회는 국가 주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한층 강화하는 기구적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영국, 호주, 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이 오래전부터 국가 차원의 행정기구인 공익위원회나 시민사회청을 설립·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민사회 포획화 우려보다는 시민사회 활성화 및 이를 통한 민주주의 강화에 대한 기대가 훨씬 크다.
셋째, 지역 시민참여위원회의 역할과 구성에 대한 우려, 지역혁신기구로서의 가능성
법안 상 지역 시민참여위원회는 합의제 행정위원회로 제시되었다. 지역 시민사회로 보면 매우 생소한 구조고, 과연 목적한 바대로 구성․운영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그동안의 시행착오 등을 고려하면 우려 지점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주어진 기회와 가능성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실제 시민참여위원회가 지역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변화·혁신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기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설립된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의 「서울민주주의위원회」의 선행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더 넓고, 더 깊고, 더 많은 시민참여와 민관협치 활성화 등 시민민주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서울시 시민민주주의 기본조례’에 의해 구성되었다. 이를 위해 「1국(2급)–4과-16팀」으로 50여명의 전담인력(개방직 공무원 포함)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위원장은 민간 상임으로, 위원은 민간 비상임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었다. 주요 과와 업무는 • 온·오프 시민공론장과 민주시민교육, 행정참여 등을 담당하는 민주주의담당관, • 숙의예산제를 운영하는 시민숙의예산담당관, • 시민사회 공익활동, 민관협력을 담당하는 협치담당관, •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를 담당하는 마을공동체담당관으로 운영되었다. 시민참여기본법에서 제시된 4대 기능과 매우 유사하다. 시·도 시민참여기본조례의 선행모델로 서울시 시민민주주의기본조례를, 시·도 시민참여위원회 선행기구로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참조한다면 지역 시민참여위원회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비전, 구성과 운영 등을 보다 전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사례에 대한 평가 논란이 있지만 시·도 차원에서 시민참여와 시민사회 활성화, 지역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합의제 행정기관을 혁신적으로 도입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지역별로 어떻게 시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지역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전략기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지역 합의제 행정기관이 2019년 서울 1개 지역이었다면, 향후 1-2년 내에는 17개 광역 시도에서 전면 시행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활성화, 행정변화의 전환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시민참여기본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의 성과적 추진을 위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시민사회 과제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영역간 -주창형, 민주시민교육, 마을, 사회적경제, 공익활동 등 –의 긴밀하고 전략적인 연대와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시민사회는 제도 및 정책 대응에서 전체 영역간 연대보다는 개별 영역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영역간 상시적이고 긴밀한 연대의 부족은 시민사회 전체의 전략실행과 사회적 영향력 제고가 어려웠다. 그러나 통합법 형태로 제시된 시민참여기본법이나 지역의 시민참여기본조례는 시민사회 다양한 영역이 함께 구성․운영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이다. 영역간의 전략적 연대와 협력 없이 추진이 불가능하다. 특정한 영역이 과도하게 주도할 경우 소외된 영역의 불만 제기나 영역간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 지역 변화의 전략적 수단으로 제도와 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영역별 시민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영역별로 나누어져 시민사회의 연대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지난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 스스로 영역간 대화나 합의 회의, 숙의·공론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한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지역에서의 상시적 연대․협력의 틀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과정이 시민사회의 연대의 재구성, 지역운동과 지역 시민사회 재구성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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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두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이자 교육의 현장을 지켜봐 온 시민으로서, 저는 문득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과연 학교는 아이들에게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가.” 처음 큰아이가 초등학교 문턱을 넘을 무렵, 저의 고민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현실적이었습니다. 내성적인 아이가 낯선 환경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혹여나 학교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상처받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했습니다. 당시의 저에게 교육이란 ‘이미 정해진 환경’이었고, 저는 그저 우리 아이가 그곳에 잘 ‘적응’하기만을 바라는 평범한 학부모에 불과했습니다.
" 좋은 학교는 학부모가 함께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참여하게 된 참교육학부모회의 강의에서 제 인생을 바꾼 한 문장을 만났습니다. “좋은 학교는 학부모가 함께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제게 신선한 충격이자 새로운 가능성이었습니다. 학교를 주어진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가꾸고 변화시킬 수 있는 유기적인 공동체로 바라보게 된 시발점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교육 정책에 관심을 두고 학부모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이런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은 “우리가 직접 그런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변모했습니다.
그 실천의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와글와글 놀이터’였습니다. 큰아이가 저학년이던 시절, 매주 월요일 오후면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만났습니다. 거창한 프로그램이나 교구는 없었습니다. 그저 두 시간 동안 마음껏 뛰어노는 것,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처음엔 네 명으로 시작했던 모임이 어느덧 수십 명의 아이로 북적였습니다.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갈등을 해결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저는 그 천진난만한 모습들을 지켜보며 교육의 진정한 주체는 아이들이며, 어른의 역할은 그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 ‘꿈의학교’와 독서 모임으로 이어지며 저와 아이들 모두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당시 경기교육이 지향했던 ‘혁신교육’의 흐름과 마을교육공동체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습니다. 학교의 문턱이 낮아지고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 당당히 설 수 있었던 그 시절, 우리는 학교 안팎이 연결되는 소중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물론 모든 시도가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시행착오도 있었고 형식적인 운영에 그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학교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교육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문법이 바뀌었다는 사실입니다.
" 와글와글 놀이터의 힘 "
제가 목격한 가장 경이로운 장면은 사회적 실천의 현장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고,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장으로 나선 아이들은 이미 완성된 ‘시민’이었습니다. 저는 그들을 보며 교육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결국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주체적인 시민’을 길러내는 데 있어야 함을 다시 한번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경기교육의 현실을 바라보는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과거 우리가 쌓아온 신뢰와 협력의 가치들이 조금씩 흐릿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이 다시 보수적이고 관리 중심적인 방향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특히 가장 안타까운 변화는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때 혁신학교를 함께 일구던 파트너였던 두 주체는, 이제 ‘민원인’과 ‘대응 주체’라는 차가운 관계로 멀어지고 있습니다.
아이의 성장은 결코 가정이나 학교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교사와 부모가 서로를 신뢰하며 아이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때 비로소 올바른 성장의 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세대가 바뀌고 시대가 변해도 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관계가 단절된 지금이야말로 ‘신뢰와 협력’이라는 교육의 원형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협력과 성장의 언어로 이어가는 경기교육으로 "
2026년, 우리는 다시 중요한 선택의 시점에 서 있습니다. 이번 선택은 단순히 한 명의 교육 행정가를 뽑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교육 철학을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저는 경기교육이 경쟁의 언어가 아닌 ‘협력’의 언어로, 관리의 시스템이 아닌 ‘성장’의 시스템으로 다시 설계되기를 바랍니다. 학부모를 교육의 ‘동료’로, 교사를 존중받는 ‘파트너’로 대우하는 문화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교육은 효율성이나 단기적인 성과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숭고한 영역입니다. 아이들의 삶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진심으로 고민하는 이들이 모여 숙의하고 토론하며 만들어가야 합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성적의 굴레에서 벗어나 조금 덜 경쟁하고,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며 어울릴 수 있는 학교를 꿈꿉니다. 배움이 교과서에 머물지 않고 삶과 연결되며, 아이들 개개인이 이미 한 사람의 존엄한 시민으로 존중받는 현장을 소망합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얻은 결론은 분명합니다. 교육은 바뀔 수 있고, 그 변화의 시작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2026년의 경기교육이 다시 한번 그 가능성의 힘을 믿고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의 삶을 중심에 둔 방향, 조금 더 따뜻하고 공정하며,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교육을 향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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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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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8

우리의 온도는 1℃ 올라갔습니다
김정현(청년플로우 2기 위원장)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36.5 ℃입니다. 이 온도는 '공익활동'이라는 몸을 안전히 유지합니다.
경기도에서 활동하면서, 동료 청년활동가가 주변에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매번 느끼고 있었다. 기성활동가들과 추구하는 것 그리고 이를 얻어가는 방식도 너무 다른 상황에서, 지역에서 혼자인 것 같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했었다. 운 좋게 지역에서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꿈꾸는 공익활동을 속 터놓고 이야기하기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청년플로우(이하 ’청플‘)는 이러한 갈증 속에서 하나의 오아시스처럼 ‘발견’되었다. 내가 활동하는 지역의 공익활동지원센터가 폐쇄된 상황 속에서, 광역센터는 나에게 존재감이 없었다. 알았다고해도 타지역에 있는 공간이, 나의 활동에 도움을 줄 거라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그런 나의 이목을 끌고 생각의 전환을 만든 건 청플이었다.
「경기도 청년활동가 네트워크 위원회 ‘청년플로우’」 청플의 공식 명칭이다. 나는 종종 이 이름에 담긴 함의를 생각해 보곤 하였다. ‘청년활동가’인 우리가 ‘교류’하며 만들어낼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번 청플 2기 활동은 우리 조직의 존재 의의를 돌아보며, 활동을 전개한 것 같다.
위원들은 경기도 내 공익활동센터와 활동공간을 방문하며, 각자의 활동을 공유하고 앞으로 같이 할 내용을 채워나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는 내부 간담회를 거쳐, 지속 가능한 공익활동을 탐색하는 외부 간담회를 지나, 한 발짝 쉬며 앞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캠프를 진행하게 되었다.
내부 간담회에서는 서로의 인생을 탐색하면서 공익활동을 하게 된 계기, 앞으로의 목표 등을 나누었다. 모호하게만 알았던 서로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었고, 위원회에서 어떠한 공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외부 간담회에서는 ‘앞으로도 공익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는 문제 인식 속에서, 다양한 지수를 매개로 청년의 목소리를 녹아내는 행사를 마련하였다. 현장에 참여한 이들은 각자의 처한 공익활동의 어려움, 주변의 시선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을 편하게 나누었고, 이를 통해 서로를 응원하고 자신의 지속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네트워크 캠프에서는 바인딩북 제작 및 방탈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면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깊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은 날이 되었다. 청플 위원이 참여한 공익활동 페스타 ’세계시민대회‘에서는 공동주관 단체로서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청년 중심의 목소리를 공식적인 공론장에서 표현할 수 있었다.
모든 행사 준비 과정에서 위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프로그램의 주역으로 나섰다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청년 활동가는 언제든 현장의 앞에서 그리고 핵심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계기들이었고, 나는 그러한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다.
운영 과정에서 센터의 지지와 담당자의 헌신이 우리의 자리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 업무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이겠지만, 이는 청년활동가를 동등한 동료로 대하는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충분히 해결될 일들이다.
인간은 몸이 침투한 바이러스를 처리하기 위해 체온을 올리곤 한다. 특히 겨울철 체온이 1℃ 상승하면 면역 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져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체온이 조금만 올라가더라도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긴다.
나는 사람의 신체 반응이 공익활동의 체계와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끔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럼에도 일련의 과정들이 유의미한 건, 효율과 사익만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 사회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 면역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세상을 유지하고 또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가기 때문이다.
15명의 위원들은 서로를 알아가고 최종적으로 나를 알아가는 한 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온도를 다시 정상적으로 올리기 위한 힘을 얻었다. 각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우리는 경기도라는 몸에서 지역을 구하기 위한 지킴이로 살아갈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안정감은 지속 가능한 활동의 원동력이다. 이렇게 살아가다 ’공익의 온도‘가 1℃ 올랐을 때, 청플 활동이 우리에게 크나큰 부분이었음을 인지할 것이다.
청플 위원들과 함께, 정상 체온이 된 사회를 즐길 날을 고대한다.

담당자와 청플 위원들 1차 간담회
우리의 세계를 열자
노민주(수원환경운동연합 활동가)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80 ℃입니다.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우리의 세계를 열었어요.
안녕하세요, 수원환경운동연합 노민주입니다. 수원환경운동연합은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의 「2025 공익활동가 역량강화 지원사업」을 통해 2030 여성 활동가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교육의 주제는 여성 청년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연애, 주거, 상담, 노동으로 선정했습니다.
지난 해 12월 윤석열 퇴진 광장은 ‘응원봉 광장‘이라고 불릴 만큼, 응원봉을 든 2030 여성이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2030 여성 활동가 교육」은 ‘광장에 모인 여성들의 목소리와 응원봉의 불빛이 서울을 넘어 우리의 일상까지 연결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노동을 주제로 교육했습니다. 강사로 노무사사무소 씨앗의 이지혜 노무사님이 애써 주셨습니다. 이날은 청년 노동 경험을 톺아보고, 근로계약서 작성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교육 참여자들은 노동자로서 권리와 의무 등의 정보가 부족하고, 부당한 상황을 판단하는 근거와 대처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노동 경험을 공유하며 2030 여성으로서, 활동가로서 처한 상황과 고민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2030 여성의 불안을 개인의 것으로 축소하고, 예민하다는 이미지를 재생산한다는 사실에 공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위로받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30 여성 활동가 교육」을 톺아보니, 단순한 교육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와 닮은 누군가에게 “너의 하루는 어때? 오늘도 안녕해?”라고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우리의 세계를 여는 자리였습니다.

2강 사진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활동가들의 진정한 동반자 모델로 우뚝 서다!
이바다(평화누리 상임대표)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100 ℃(펄펄 끓음)입니다. 단순한 학습을 넘어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는 시간이었어요.
이번 2025년 경기북부 공익의제 해결형 프로젝트 1권역 사업은, DMZ 인접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임진각, 덕진산성, 해마루촌 등을 둘러보는 평화·생태·역사 탐방과 ‘DMZ접경지역 시민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와 토론을 내용으로 고양, 파주지역 활동가들이 1박 2일동안 교류와 향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이번 과정에서 가장 큰 성과는, 접경지역 시민사회가 한 공간에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했다는 점입니다. DMZ 일대의 역사·문화 탐방과 발제와 토론이 결합되면서, 단순한 학습을 넘어 네트워크와 교류가 함께 이뤄지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임진각, 덕진산성, 해마루촌 등 현장 탐방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포함한 남북 문제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적절하게 배치돼 분단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평화와 화해를 위해 시민 활동가들이 담당해야 할 일들을 고민하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사업에서 돋보였던 것은 활동가들과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 스텝들과의 긴밀한 협업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주로 사업의 콘텐츠 발굴과 내용을 공유하는 일에 주력하였고, 센터 스텝들은 활동가들의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제반 환경과 필요한 섭외를 도맡아 주었습니다. 이러한 역할분담과 협력 덕분에 일정과 장소, 먹거리 등에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기획 의도에 맞게 프로그램이 잘 추진되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제안으로는, 탐방과 주제 토론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구조로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이번에는 활동가들 중심의 사업이었다면 이 경험을 살려 DMZ지역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번 참여를 통해 느낀 점은, 접경지역이라는 공통된 조건을 가진 단체들이 함께 연결될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각자 고유의 활동을 넘어, 함께 기획하고 함께 실천할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 계기를 만들어 준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이 이어져, 지역 시민사회가 더 넓은 연대와 실천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DMZ 시민사회 생명 평화 포럼 및 워크숍
모여라, 의정부 기후환경 지킴이
최순덕(의정부풀뿌리시민회의 기후환경분과장)
2025년 센터와 함께한 저의 공익의 온도는 1.5 ℃입니다. 지구 평균 기온을 낮추기 위한 우리 모두의 실천행동 목표 온도입니다.
저는 의정부 지역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실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주민들과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익활동가입니다. 공익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노후화된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을 인근 마을로 이전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열린 시민공론장에 참여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환경 문제는 결국 지역주민들의 삶과 건강, 그리고 미래 세대의 권리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고 공익활동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미래 세대인 우리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을 보장받는 것은 행복권과 건강권과 같은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연대하여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한 감시와 참여에 나서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생활 속 환경문제를 함께 발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지역 공동체 활동을 통해 친환경적 삶을 실천하는 지역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탄소중립 실천행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마을 공동체가 쉽고 즐겁게 기후행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지난해 ‘공익활동지원센터 1기업1단체 지원사업’에 참여했었고 올해 역시 사업에 선정되어 환경 지킴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에너지전환에 대한 이해교육, 에너지절약 캠페인, 기후변화가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학습하는 마을하천 생태체험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주제로 한 기후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주민들이 쉽고 즐겁게 환경 지킴이로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사업이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시민들의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된 대응책은 여전히 부족한 현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 시민단체가 주민들과 직접 호흡하며 기후 관련 공익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실천 행동의 가치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연을 보호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개인의 노력이 지역사회와 연대한다면, 그 파급 효과는 더욱 크고 넓게 확산될 것입니다. 나의 작은 공익 활동을 숫자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개인의 작은 실천이 하나하나 모이면 행복의 온도가 되어 우리 사회에 따뜻한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작은 바램이 있다면 지구환경 지킴이로서의 작고 소소한 실천 행동이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온도계가 될 수 있도록 더 활기차게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DMZ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 교육에 참여한 지역주민들

8월 22일 에너지의 날 불끄기 캠페인 참여 후 주민들이 인증샷과 함께 참여소감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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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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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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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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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31
청년의 시선으로 더 나은 미래 정책을 고민하는 경기도 청년활동가 박시우(청년다음랩연구소)
청년 당사자로서 ‘모두의 지속 가능한 다음’을 고민하게 된 계기
어렸을 적부터 ‘장래희망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번듯한 정답을 하나 골라 말하곤 했습니다. 직업명을 듣고 별다른 질문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반응이 익숙해질 무렵, 어느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질문을 마주했습니다.
‘당신이 살고 싶은 사회는 어떤 모습입니까?’
폭우로 반지하 주택이 침수되고 산불로 삶의 터전이 사라졌다는 기사, 즐겁게 떠난 수학여행에서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 이태원 거리에서 또래 친구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 사회초년생 청년 노동자나 실습생들이 일하다가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 딥페이크 성착취물 피해가 주변 학교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 10대에서 20대까지 자라오면서 잊기 어려웠던 기사들의 내용입니다.
나의 교육도, 집도, 일터도, 살아갈 지구마저도 무엇 하나 지속가능하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대로 정말 괜찮은 것인지 함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모두의 삶이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한 발 나아가고 싶은데, 도대체 무엇부터 해야 하는 것인지 막막했습니다.
해결되어야 하는 현실의 문제들은 무엇인지 당사자로서 고민하고, 실제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계획하고 시도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상상하고 싶었습니다. <청년다음랩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청년 다음학교’나 ‘청년정책 실험실’에 참여하게 된 계기도, 그 답을 찾아가기 위한 한 걸음이었습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수많은 시민이 광장에 모여 제가 진정 바라는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지 외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경쟁과 격차 속에서 무기력해지는 아이들을 방임하지 않는 사회, 포기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회,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존중하는 차별 없는 사회, 모두가 공동체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사회, 일터와 집과 거리가 안전한 사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어떤 정부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는지 다함께 고민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청년미래사회정책을 상상하는 프로젝트에 함께 진행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우리들의 ‘피로’에도 대안이 필요하다.
저는 대학생 당사자로 구성된 연구팀 ‘우리 사이’의 팀원으로 속하여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대학생의 일상이 된 아르바이트, 학업을 병행하기 위해 휴식과 여가 시간을 줄이며 피로한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는 주변 대학생 친구들을 떠올리며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자 했습니다.
‘공교육’은 공적 주체에 의해, 공적 재원으로, 공적 절차에 따라 운영되는 교육으로 공익을 목적으로 합니다. 헌법 제31조 1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갖는다’는 헌법에 명시된 가치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는 초·중·고등학교 교육을 공교육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교육 현실은 ‘입시 전쟁’이었습니다. 청소년들의 삶이 중노동에 가까운 학습 노동과 치열한 입시 경쟁 스트레스에 놓여 있기에 한국의 공교육은 ‘위기’라고 합니다. ‘청소년 자살률 1위’, ‘과도한 사교육비’, 어디서부터 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대학생 당사자인 우리 연구팀은 공교육이 된 ‘대학 교육’을 상상해 보는 것부터 출발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대학 교육이 초·중·고등학교 교육처럼 공교육에 포함되어 대학 등록금이 무상화된다면, 대학생들에게 어떤 생활적 변화가 있을지 알아보고자 ‘공교육에 포함된 대학 교육이 주는 생활적 변화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나와 관련된 연구 주제를 직접 발굴하고 실현가능한 연구 주제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팀원들과 정책연구를 지원하는 코치님과 함께 다듬어지지 않은 질문이더라도 하나씩 쌓아가며 길을 찾아나가는 경험 자체를 배우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인식 조사의 참여 대상은 사립대학교에 다니고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대학생으로 설정하였으며, 연구팀원들 주변의 대학생 12명을 대상으로 1:1 인터뷰를 진행해 시사점을 도출하였습니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대학생 인터뷰이들과 인터뷰 시간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고, 시험공부와 장시간의 알바로 잠을 5시간밖에 못 잔 인터뷰이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생각하고, 몰입하고,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를 팀원들과 종합했을 때, 경제적 어려움으로 등록금 이외의 대학 교육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는 대학생들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 학습권 침해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에게 익숙한 ‘국가장학금’ 제도를 낯설게 보기
시사점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인터뷰이와 인터뷰 진행자 모두 ‘국가의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등록금 인상을 통제해 왔고, 이미 국가장학금을 통해 공적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 등록금 2천만 원 시대?’, 반값 등록금 운동으로 대학의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의학 계열뿐만 아니라 2010년대에 이미 모든 계열의 등록금이 천만 원 이상으로 치솟았을지도 모릅니다. 인터뷰를 통해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와 국가장학금 연계 규제, 대학 재정지원으로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는 정책적 효과를 통해 대학생과 학부모들의 등록금 부담이 실질적으로 완화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높은 보증금으로 청년으로서 주거 공간 하나 마련하기 어려운 지금의 현실에, 그에 준하는 ‘돈’의 무게가 하나 더 얹어졌을 일상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숨이 막힙니다. 2000년대 초중반의 학생들이 이미 살인적인 등록금을 감당해 내고 있었다는 것조차 이번 연구를 하며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국가에서, 지역의 단체에서, 부모님의 기업에서 다양한 형태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왜 만들어졌는지 과거의 상황을 통해 비로소 인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부가 ‘국가장학금’을 통해 공적 재원을 투입하지 않았다면, 서울에 내 집 한 채를 대출 없이 마련하겠다는 말처럼 서울에 있는 대학에 대출 없이 다니겠다는 말 역시 절대 닿을 수 없는 꿈으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다양한 활동과 학습에 집중해야 할 학생들을 저임금 아르바이트로, 더 착취적으로 일상을 구성하도록 몰아넣어서는 안 되기에 등록금 인상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이 더욱 느껴졌습니다.
동시에, 인터뷰를 통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국가장학금 정책은 소득분위별, 계열별 차등을 두고 지원하고 있고, 성적 등의 자격조건을 갖춰야 하는 등 지원을 받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바탕에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 기조가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공고한 철학은 저를 포함한 주변 청년들이 대학 교육이 공교육화된다면 어떤 생활적 변화가 있을지 다양한 상상을 펼쳐보기 어려운 배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사립대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 대학들이 계속해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의문스럽게 다가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국가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대학을 운영하는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왜 막대한 등록금이 사립재단의 재산 축적에 사용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장학금 제도가 우리에게 당연해진 것처럼, 등록금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대학 교육도 우리에게 익숙한 현실이 되어갈 수 있지 않을지 하는 기대와 함께 연구를 마무리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일상이 어떤 변화를 거쳐 구성되었는지 알게 되는 경험은 뜻밖이었습니다.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이 전에 비해 나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민도 연구자가 될 수 있다.
2025년 3월 22일, 청년다음정책실험실의 5개 팀이 최종 연구결과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피드백 청취를 진행하는 결과공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5개의 연구 주제는 ‘공교육에 포함된 대학교육이 주는 생활적 변화에 대한 대학생 인식조사’, ‘학교와 지역이 함께하는 미래교육공동체 가능성 탐구’, ‘집 · 주거비부담 완화를 위한 부동산 정책 청년 인식조사’, ‘청소년 · 청년의 사회참여활동 영향 연구’, ‘넷제로 시대 공공교통 활성화를 위한 액션플랜 연구’였습니다.

사진1. 청년다음정책실험실 결과공유회

이미지1. 공교육에 포함된 대학교육이 주는 생활적 변화에 대한 대학생 인식 조사 표지
‘우리 사이’ 팀은 전문가 특강과 자료를 통한 탐색을 바탕으로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의 도입 배경’을 정리하고, 인터뷰이들의 고민과 질문을 참고하여 ‘사립대학 등록금 관련 Q&A’를 제작하여 결과 공유회 보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첫 번째 발표 순서라 긴장되었지만, 공유회에 초청한 인터뷰이들이 인터뷰 중 들었던 질문들을 해소하고 새로운 관점의 고민을 이어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다른 팀의 발표를 들으며, 5개의 연구 주제들이 서로 연결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청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복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공유회와 리뷰 모임에서, 1기 청년다음정책실험실에서 고등교육 분야의 주제로 연구를 진행한 참여자들의 소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전 연구 결과 남았던 질문이나 실제 대학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사례를 덧붙여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연구하고, 새롭게 알게 된 인사이트를 서로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변화를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당사자로부터 출발한 상상에는 힘이 있다.
사회의 변화가 너무 거대해 보일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한 걸음은 무엇인지 함께 객관화하고, 실제로 실천해 보는 경험이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당사자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에 몰두하기보다 ‘빠르게 돈을 모아야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압박을 받으며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막막한 미래 속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청년들의 밀접한 현실에서부터 시작된 상상일 수 있음을 기억하고, 앞으로 자기 문제를 주체적으로 고민해 가는 청년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그 기회를 만들어가는 일을 계속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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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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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8